■ 스타 이야기

그리스 잡은 한국 대표팀 7가지 기록

구봉88 2010. 6. 13. 21:41

그리스 잡은 한국 대표팀 7가지 기록

매일경제 | 입력 2010.06.13 18:30 | 수정 2010.06.13 19:53

 
'승패만 보면 월드컵 재미의 절반을 놓치는 것이다. 그 속에 숨은 기록을 봐야 한다.' 차범근 전 감독이 강조하는 '월드컵 즐기기' 제1 원칙이다. 2대0. 지난 12일 기분 좋게 첫 단추를 꿴 태극전사들은 그리스전 승리로 승점 3점을 챙긴 동시에 다양한 진기록도 만들어냈다. 승패 이면에 숨은 흥미로운 기록의 향연을 들여다 보자.
 
◆ 아시아 선수 첫 3개 월드컵 연속 골 = 태극전사의 주장 박지성이 만들어낸 또 하나 진기록이 있다. 아시아 선수 사상 첫 3개 월드컵 대회 연속 골 기록이다. 박지성은 2002년 한ㆍ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2개 대회 연속 골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기록에 또 도전하는 선수는 안정환(다롄). 안정환은 2002년 조별 예선 2차전 미국전에서 동점 헤딩골을 넣은 뒤 16강 이탈리아전에서 헤딩 골든골을 집어넣으며 화려한 골잔치를 벌인 대표 킬러다. 박지성은 월드컵 통산 아시아 최다 골(3골) 부문에서도 안정환, 알 자베르(사우디) 등과 타이를 이루게 됐다.
 
 ◆ 박지성ㆍ이영표ㆍ김남일 월드컵 3연속 출전 = 자기관리가 철저한 선수들만 해낼 수 있는 진기록. 3개 월드컵 연속 출전 기록이다. 월드컵이 4년마다 열리니 무려 12년을 계속 대표로 뛴다는 의미가 된다. 박지성, 이영표(알 힐랄), 김남일(톰 톰스크)이 이 꿈을 이뤘다.
 
◆ 국내파 감독 첫 월드컵 본선 승리 = 가장 먼저 허정무 감독이 만들어 낸 진기록이다. 국내파 감독들에겐 월드컵 사령탑이 '독배'나 다름없다. 단 1승을 거둔 기록이 없어서다. 이전 사령탑을 맡았던 면면을 보자. 김정남, 이회택, 김호, 차범근. 하나같이 명장들이다. 하지만 이들 중에 월드컵 본선에서 승전보를 전한 감독은 단 한 명도 없다. 그러니 이번 승리는 값질 수밖에 없다. 허정무 감독은 1954년 첫 도전 이후 56년 만에 국내파 감독으론 월드컵 본선 첫승을 거두며 한을 풀었다.
 
◆ 남아공월드컵 첫번째 승리 =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32개국 중 첫 승리라는 것도 기분 좋은 기록이다. 전날 열린 A조 두 경기가 모두 무승부를 기록한 이후 한국이 첫 승리를 따낸 것이다.
 
◆ 원정 월드컵 유럽팀 상대 첫승 = 홈 월드컵이 아닌 원정 월드컵에서 유럽팀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것도 기록이라면 기록이다. 2002년 월드컵 8강전 스페인과의 경기 이후 8년여 만에 무실점 경기를 펼친 것도 의미 있었다는 평가.
 
◆ 한국 역대 월드컵 최단시간 골 = 이정수가 터뜨린 첫골의 의미도 남다르다. 이날 첫골은 한국이 출전한 역대 월드컵에서 기록한 최단시간 골이다. 종전 기록은 2002년 한ㆍ일 월드컵 당시 한국이 폴란드와의 첫 경기 전반 26분 만에 황선홍이 터뜨린 선제골. 이 기록보다 무려 19분 빠른 것이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멕시코와 경기에서 하석주가 전반 27분에 선제골을 기록한 적이 있다.
 
◆ 한 경기 멀티골도 기대해볼만 = 월드컵 승리 행진이 이어지면서 지켜봐야 할 기록도 있다. 우선 아시아 최다 골 기록. 안정환과 박지성이 강력한 후보다. 박지성이 그리스전에서 귀중한 1골을 추가하면서 안정환ㆍ알 자베르(현 사우디 알 힐랄 구단주) 3명은 통산 월드컵 3골로 최다 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1골만 추가하면 월드컵 아시아 최다 골 영예를 안게 된다.
 
멀티골의 주인공 탄생도 관전포인트다. 한국 선수로 월드컵에서 한 경기 두 골을 넣은 선수는 아직 없다.
 
그동안 박지성과 안정환이 3골을 넣었고, 유상철, 황선홍, 홍명보 등이 2골을 넣었지만 한 경기에서 2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
 
 이번 남아공의 경우는 다르다. 박주영(AS 모나코) 이동국(전북)과 함께 박지성 등 한층 업그레이드된 킬러들이 호시탐탐 멀티골을 노리고 있다.
 
[신익수 기자 / 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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