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광조우 아시안올림픽의 박태환

박태환 4색 '깔맞춤' 패션 탐구생활

출처: 스포츠조선 | 전영지 | 입력 2010.11.18 15:04 |  

　자유형 4관왕을 노리는 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의 4가지 색 패션이 화제다. 승리를 부르는 의상 컨셉트도 '광저우 금메달 프로젝트'의 일부였던 걸까. 박태환은 매 경기 다른 유니폼과 소품으로 용의주도하게 패션 센스를 뽐냈다. 시상대엔 금메달만큼 반짝이는 태극마크 스니커즈를 신고 올랐다. 맞춤형으로 제작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신발과 세상에 단 하나뿐인 헤드폰도 눈길을 끌었다. 지난 1월 패션화보 촬영장에서 박태환을 마주쳤었다. 로마세계선수권 부진 직후 혹독한 호주 전훈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수영 관련 질문에는 시종일관 활달하게 답하다가도 수영 이외의 질문엔 입을 다물었다. 평소 좋아하는 패션 이야기도, 음악 이야기도 부담스러운 눈치였다. 이제는 말할 수 있다. '위대한 수영 영웅' 박태환이 금메달 퍼레이드와 함께 선보인 비범한 패션 열전을 분석했다.

　▶14일 자유형 200m '맨 인 레드'

　박태환은 첫 금메달을 따낸 14일 자유형 200m 예선에선 빨간 유니폼에 레드컬러가 포인트로 들어간 헤드폰을 쓰고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빨강머리에 빨간 유니폼을 입은 박태환의 자신감 넘치는 존재감은 출전 선수들 사이에서 단연 눈에 띄었다. 이날 입은 빨간 유니폼은 공식스폰서인 스피도에서 박태환의 특별 주문에 따라 제공한 것으로, 아시안게임 선수단 결단식에서 화제가 된 빨강머리와 색깔을 맞춘 것. 또 박태환의 트레이드 마크인 헤드폰도 노란색에 레드 컬러로 포인트를 주면서 의상과의 조화를 이뤘다. 매 대회 화제가 돼온 박태환의 헤드폰은 신세대들 사이에 인기 높은 브랜드 '닥터드레'의 '비츠 바이 닥더드레 스튜디오' 제품으로 알려지며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헤드폰 컬러를 취향에 따라 고르는 맞춤형 제품으로 가격은 40만원대 이상이다.

　▶16일 자유형 400m '맨 인 화이트'

　광저우에서 두 번째 금메달 도전에 나선 16일, 박태환은 화이트 유니폼에 블루 컬러로 포인트를 줬다. 흰 바탕에 파란색 로고가 돋보이는 헤드폰은 최근 출시된 '비츠 바이 닥터드레 프로' 제품. 일반 제품보다 10만원 정도 비싸다. 여기에 발목까지 올라오는 나이키 에어조던 블루 운동화를 신어 푸른 빛깔을 맞추는 센스를 발휘했다. 세상에 하나뿐인 박태환표 운동화로 앞코와 로고 부분에 푸른색 크리스털을 촘촘하게 박아넣었다. 크리스털의 양과 신발 크기에 따라 100만~150만원을 호가한다.

　▶17일 자유형 100m '맨 인 블루'

　자유형 100m에서 대한민국을 뒤흔든 세번째 금메달이 나오던 날 박태환은 네이비 컬러의 유니폼을 입었다. 헤드폰도 또 한번 바꾸었다. 닥터드레 관계자는 "3가지 헤드폰 가운데 첫날 선보인 빨간 헤드폰만 올해 초 브랜드 론칭을 앞두고 음악 마니아로 알려져 있는 박태환 선수에게 업체에서 선물한 것이다. 평소 음악과 패션에 관심이 많은 박선수가 직접 컬러를 고른 커스트마이징(맞춤형 제작) 제품이고 나머지는 따로 선물받거나 구입한 것 같다"고 밝혔다.

　▶시상대의 태극 운동화.

　박태환은 금메달을 자축하기 위해 시상식용 운동화도 미리 준비했다. 영광의 골드 레이스를 확신했음에 틀림없다. 평소 좋아하는 스니커즈에 반짝이는 스왈롭스키 크리스털로 태극마크를 촘촘히 수놓고 한자 이름을 새긴 팬던트도 만들어 달았다. 이 신발은 신세대 스니커즈 마니아들이 열광하는 커스텀 디자이너 '웨슬리' 정유창씨의 작품이다. 정유창씨는 지드래곤, 빅뱅, 크라운J 등의 무대용 스니커즈를 만들어준 전문 디자이너로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박태환에게 태극 스니커즈 제작을 의뢰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저우행을 앞두고 시상식 '태극슈즈'까지 꼼꼼히 챙긴 패셔니스타의 센스에 네티즌들은 '금메달을 미리 알고 준비한 것 같다' '박태환의 결의와 애국심의 증거'라며 뜨거운 관심을 표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