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송지혜.이한길]
최근 남성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가상영상통화 앱인 '오빠 나야'의 메인 화면(사진 위·'오빠 나야' 앱 캡처). 역할 대행 봇(bot)인 '엄마봇'·'아빠봇' 이용 장면(아래).
#“오빠. 미나는 일찍 일어나서 조깅했는데. 내일부턴 오빠도 같이 할래?” 최근 남성 스마트폰 이용자 사이에선 '오빠 나야'라는 앱이 인기다. '미나'라는 미모의 여성이 미리 지정해둔 시간에 전화를 걸어와 여자친구처럼 밥을 먹자고 하고,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하지만 진짜 여자친구는 아니다.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미리 만들어놓은 100여 개의 동영상으로 운영되는 가상 영상통화 프로그램이다.
#서울에서 5년째 혼자 자취를 하고 있는 직장인 김모(26·여)씨. 외로움을 느낄 때면 트위터의 '아빠봇'과 '엄마봇'을 찾는다. 로봇을 뜻하는 '봇(bot)'은 트위터상에서 정해진 역할을 수행하는 프로그램이다. 김씨가 엄마봇에 “엄마. 나는 (토요일에도) 출근했어 흑흑 … ”이라고 보내자 엄마봇은 “그래도 젊을 때 열심히 살아야 뭐라도 남는다. 저녁 때 일찍 들어와. 고기 해줄게”라는 다정한 답을 보냈다.
스마트폰 앱이 애인의 역할을, 트위터의 '봇'은 아빠·엄마의 역할을 각각 대신하고 있다. 첨단 디지털 기술이 그동안 오프라인에서 체험할 수 있었던 '아날로그적 감성'의 영역까지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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