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영 리더쉽

삼성과 엘지의 경영전략패턴

구봉88 2010. 12. 19. 12:48

위기에 대처하는 삼성과 LG의 차이는?

출처: 뉴시스 | 김정남 | 입력 2010.12.19 06:03 |  

【서울=뉴시스】김정남 기자 = "새로운 10년이 시작됐으며, 이는 이전 10년과는 다르다. 21세기의 10년은 굉장히 빠르다. 저도 긴장하고 있고, 임직원들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어려워진 사업에 있어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리더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 위축되거나 조급해하지 말고 경영진을 중심으로 가장 중요한 일에 조직 전체의 힘을 모아야 한다." (구본무 LG 회장)

한국형 오너의 전형인 이들의 최근 발언에는 '위기'라는 단어가 관통하고 있다. 누구나 얘기할 수 있는 식상한 단어지만, 이들이 내뱉은 까닭에 그 무게감은 산업계 전반에 남다르게 다가오고 있다.

양사의 주력사업인 전자 업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는 점과 현재 양사의 사업 포트폴리오로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는 점이 위기의 근원인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이들의 발상은 대동소이했지만, 내놓은 처방전은 판이했다.

이는 올해 조직개편 및 인사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삼성은 대수술을 감행한 반면 LG는 예년 수준의 행보를 보였다. 각각 특유의 스피드경영과 인화경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삼성은 미래에 대한 고민의 흔적을 여지없이 보여줬다. 미래 융·복합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방편으로 그룹 차원의 미래전략실을 발빠르게 신설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줬다는 평가다.

사장단 이동폭도 적지 않았다.

장남인 이재용(42) 삼성전자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장녀인 이부진(40) 호텔신라·삼성에버랜드 전무 역시 사장으로 승진했다.

박근희(57) 중국삼성 사장은 삼성생명 보험부문 사장으로, 최치훈(53) 삼성SDI 사장은 삼성카드 대표이사 사장으로 전보됐다. 박상진(57) 삼성전자 디지털이미징사업부장 사장은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으로, 조수인(54)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 메모리반도체담당 사장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으로 옮겼다. 강호문(60)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 사장은 중국삼성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김인(61) 삼성SDS 사장은 삼성라이온즈 대표이사 사장으로, 지성하(57) 삼성물산 상사부문 사장은 그룹스포츠업무 총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최도석(61) 삼성카드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번 인사를 통해 용퇴했다. 이윤우(64) 삼성전자 부회장도 대표이사직을 내놨으며, 그룹의 핵심실세였던 최광해(54) 전 삼성 전략기획실 부사장도 사표를 제출했다.

반면 LG는 올해 인사를 통해 특유의 인화경영을 그대로 보여줬다는 평가다. 대부분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유임됐기 때문이다.

지주회사인 (주)LG의 강유식(62) 부회장은 자리를 지켰다. 권영수(53) LG디스플레이 사장, 허영호(58) LG이노텍 사장 등 전자계열사 CEO들도 모두 유임됐다. 통신·서비스계열사의 수장들인 이상철(62) LG유플러스 부회장, 김대훈(54) LG CNS 사장 등도 유임됐다.

주요 화학계열사도 대동소이했다. 김반석(61) LG화학 부회장, 차석용(57) LG생활건강 사장, 한명호(51) LG하우시스 사장 등도 내년 해당사업을 이끌게 됐다.

구본준(59) 부회장이 올해 새롭게 LG전자 사령탑에 오른 것 외에 서브원, LG도요엔지니어링, 루셈 등의 계열사를 제외하고는 큰 변화가 없었던 것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사장이 바뀐다는 것은 그 기업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변화함을 의미한다"며 "자신의 업무와 관련한 모든 것들이 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임원은 물론 하부조직까지도 자연 긴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처방전에는 양사의 기업문화가 그대로 반영됐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다.

삼성은 치밀하다는 그룹 이미지와 함께 최근에는 예전 현대를 떠올릴만큼 저돌적이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향후 신성장동력을 육성하면서 올해와 같은 큰 변화가 잇따를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삼성 안팎에 인수합병(M & A)에 대한 설(說)이 끊이지 않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반면 LG는 여전히 보수적인 문화를 고수하는 분위기다. "돌다리를 두드려보고도 건너지 않는다"는 얘기도 그냥 나온 것이 아니었다. 올해 LG전자의 큰 위기에도 불구하고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 전자계열사들의 진용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재계 한 소식통은 "LG전자 휴대폰사업본부를 중심으로 변화의 기운이 강하지만 여전히 그룹 전반에는 인화경영의 흐름이 지배적"이라며 "때문에 믿고 맡기는 책임경영 문화가 자리잡은 반면 전반적인 속도전에서 밀리는 단점도 있다"고 진단했다.

산업계 전반에 변화의 기운이 분명한 가운데 삼성과 LG가 내놓은 처방전에 따른 성과에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surrender@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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