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외여행

지구촌 막걸리 유람기

구봉88 2011. 6. 9. 17:33

지구촌 막걸리 유람기

 

 조주청의 지구촌 막걸리 유람기 "페루"

안데스 쿠스코, 중앙아시아 티벳과 라오스 3국의 토속주
 

<사진> 안데스 산자락 마을 어귀마다 주막집이 자리 잡고서 옥수수 막걸리 치차를 판다.
 
막걸리 열풍은 올해도 식을 줄 모른다. 천덕꾸러기였던 막걸리가 이제는 홍대 앞, 삼청동의 와인바를 막걸리바로 변신시키고 일류 백화점 주류 코너에 성큼 뛰어올라 한 자리를 차고앉더니 골프장 그늘집에서도 인기 메뉴가 되었다. 한국 토속주 막걸리는 한류 열풍에 편승, 외국에서까지 바람을 일으킨다. 서울의 번듯한 막걸리집은 일본 관광객으로 빼곡하다. 그러나 영양가 가득한 막걸리는 지구촌에서 유일무이한 우리만의 전통 가양주라 우길 수 없다. 막걸리 자부심에 부푼 마니아는 실망할지도 모르지만 엄연한 현실이다. 
 
페루, 안데스 고원 옥수수 막걸리 치차 
 
페루 남부에 위치한 쿠스코는 케츄아어로 ‘배꼽’이란 뜻이다. 지구의 중심, 쿠스코는 태양의 제국 잉카의 수도였다. 남미의 척추 안데스산맥 속에 자리 잡은 거대한 분지 쿠스코는 해발 3740m, 백두산 꼭대기보다 1000m가 더 높은 곳에 자리 잡았다. 
 
어둠살이 내리는 쿠스코의 뒷골목을 스산한 바람을 타고 흘러나오는 가느다란 선율, 그것은 귀에 익은 ‘엘콘도 파사’가 아닌가. 한 가닥 명주실 같은 가락을 따라 골목길을 돌아돌아 찾아간 곳은 인디오의 동네 주막집이다. 옥수수 막걸리 ‘치차(Chicha)’가 이곳의 유일한 술이다. 옥수수로 만드는 쿠스코 막걸리 치차는 쿠스코뿐만 아니라 옥수수가 나는 곳이면 어디서든 쉽게 맛볼 수 있는 남미 인디오의 전통술이다. 치차 술은 우리의 막걸리를 빼다 박았다. 색깔이 뿌옇고 맛은 시금털털하다. 그늘진 땅바닥에 묻힌 술독까지 우리네 술독과 비슷하다. 다른 점이라면 그들은 쌀이 아닌, 옥수수로 술을 담는다는 것이다. 

 치차 술은 참으로 대중적이다. 시골 길가의 흙벽돌집 대문에 깃대처럼 막대 하나가 꽂혀 있고 그 끝에 꽃이 묶여 있으면 그 집은 주막집이다. 그곳에서 파는 치차 술은 술꾼이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것이 아니다. 우리네 농사꾼이 허기진 배를 채우고 일의 고됨을 풀기 위해 막걸리를 마시듯 그들도 술이라기보다는 간식처럼 치차를 마신다.  길을 가던 부부가 나란히 주막 안으로 들어가 구석에 쪼그려 앉은 채로 치차를 마시며 쉬다 다시 갈 길을 가는가 하면, 산에서 알파카 떼를 몰던 소년도 쪼르르 내려와 코 묻은 푼돈을 내고 치차 한 잔을 마신다. 
 

<사진1> 쿠스코 골목의 치차 술집에서 인디오 트리오가 엘콘도 파사를 구성지게 부른다. 
<사진2> 잉카의 후손 케추아족 노부부가 치차를 마시다 구천을 헤매는 그들의 조상을  읊은 노래를 들으며 눈물을 흘린다.
<사진3> 대문에 꽃을 단 장대가 꽂힌 것은 치차 주막이라는 표시다. 길 가던 인디오 부부가 치차 한잔씩 마시고 나온다.
 
<사진> 니얄람의 색주집에서 트럭 기사가  창을 마시며 여자에게 수작을 건다.
 
티벳, 빨아마시는 조 막걸리 창

네팔에서 티벳으로 들어가는 길은 히말라야산맥이 가로 막고 있다. 유일한 찻길(車道)인 ‘우정의 도로’는 봄이 무르익어도 눈과 얼음으로 막혀 있다가 4월말이 되어서야 길이 뚫린다. 
 
사륜구동(4WD)으로 펜스도 없는 비포장도로를 기어오르는 길은 오금이 저려 오는 곡예다. 열길 높이의 눈 크랙(Crack)을 빠져 나갈 때는 숨을 죽여야 한다.
 
산맥 너머 첫 동네 해발 4200m의 히말라야 산간 마을 니얄람(Nyalam)에 한집 두집 등불이 켜진다. 히말라야 산 아래는 봄이 무르익었지만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자락에 붙어있는 이 작은 마을엔 겨우 내내 켜켜이 쌓였던 눈이 아직도 응달에 집채만 하게 남아 있다.
 
네팔에서 목숨을 걸고 히말라야를 넘어 온 트럭은 니얄람에 차를 세우고 하룻밤을 잔다. 티벳에서 네팔로 내려가려는 트럭도 날이 어둡기 전에 하산을 포기하고 이곳에서 하룻밤을 잔다. 저녁을 먹고 난 화주(貨主)와 운전기사는 객사(客舍)에서 좀처럼 눈을 붙이지 못한다. 외딴 히말라야 산촌 마을, 니얄람 동네 거리엔 주막집이 불을 밝힌다. 나무로 된 미닫이 창을 드르륵 열고 들어가면 가느다란 램프 불 아래 아마도 한 달쯤 세수를 하지 않은 듯한 나그네가 여자들과 어울려 술을 마시고 있다.
 
달큼하고 시큼텁텁한 냄새, 이것은 그들이 빨대로 빨아 마시는 ‘창(Chang)’이라 불리는 티벳의 전통술이다. 티벳엔 내한성 조(粟)가 주식이다. 검은 조 이삭은 알이 굵어 기장과 흡사하다. 조를 쪄서 라이보리로 만든 누룩과 버무리는 것까지는 우리 막걸리 양조법과 흡사하다.
 
우리 막걸리는 술독에 담아 물을 붓고 뜨뜻하게 가온(加溫)하여 발효시키지만 창은 누룩과 버무린 조를 자루에 담아 마르지 않을 정도로 물을 뿌려 축축한 상태로 난로가에 던져두거나 부뚜막에서 발효시킨다.
 
손님이 오면 발효된 좁쌀을 생맥주잔 같은 컵에 담아 빨대를 꽂아낸다. 주전자의 뜨거운 물을 잔에 부어 1~2분 기다리면 발효된 조가 물에 희석되어 막걸리보다 훨씬 도수 높은 전내기가 된다. 
 
빨대로 다 빨아 마신 후 또 뜨거운 물을 부으면 또 한 잔의 창이 된다. 도수가 조금 약해질 따름이다. 티벳 사람들은 세 번째 잔이 가장 맛있다고들 한다. 보통 다섯 번쯤 우려먹지만 열 번 우려먹는 사람도 있다.
 
빨대로 다 빨아 마신 후 또 뜨거운 물을 부으면 또 한 잔의 창이 된다. 도수가 조금 약해질 따름이다. 티벳 사람들은 세 번째 잔이 가장 맛있다고들 한다.
 
<사진1> 눈 크랙을 빠져 나갈 땐 심장이 얼어붙는다.
<사진2>  티벳의 니얄람에서 라싸쪽으로 조금  더 가면 우정의 도로에서 가장 높은  라룽라 패스(5200m) 길 옆에 다루초 (經文旗 : 오색으로 장식한 티벳의 기도 깃발)가  솟아 삼라만상에 불심을 날려 보낸다.
<사진3> 절벽 길을 오르노라면 오금이 저려온다. 
 
<사진> 야흔족 남정네가 대낮에 술독에 빨대를 꽂고 라오토를 빨아 마신다.
 
라오스, 찹쌀과 누룩 막걸리 라오토
 
라오스엔 인구의 60%를 차지하는 라오족이 메콩 강변에서 논농사를 짓고 65개나 되는 소수 종족 대부분이 이 나라 남부 블로방 고원 정글 속에서 그네들의 독특한 삶을 살아간다. 야흔족 300여 명, 70여 집이 모여 사는 나사신 마을에 가면 우리나라 민속촌을 방불케 하는 디딜방아, 절구질, 키질로 벼를 탈곡하는 모습에 놀라게 된다.
 
그들의 주식은 논벼가 아니고 찹쌀 밭벼다. 분주하게 일하는 사람은 모두가 여자이고 남자는 보이지 않는다. 남자는 들에 나가 일하지도, 정글 속에서 사냥하지도 않고 대낮부터 집안에서 술타령이다. 대나무발로 엮은 고상(高床) 가옥 창문을 열면 화사한 햇살이 한 아름 들어올 텐데 그들은 굳이 창을 꼭꼭 닫고 호롱불을 켜 놓은 채 술을 퍼마신다. 아니, 퍼마시는 게 아니라 술독가로 빙 둘러앉아 길다란 대나무 빨대로 술을 빨아 마신다.
 
첫 번째로 용수에서 걸러낸 청주처럼 싸한 맛이지만 표현 못할 이상한 향취가 배었다. 라오토(Laotho)라는 이 술을 빚는 데는 여간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찹쌀을 쪄서 누룩과 버무려 술독에 넣고 물을 붓는 것은 막걸리 양조법과 다를 바 없는데 여기에 담배 잎, 매운 고추, 생강, 가지 뿌리와 ‘베틀넛’을 넣는다. 베틀넛은 환각성이 있는 열매다. 
 
이들은 술이 익으면 퍼내는 법이 없이 ‘캄’이라 부르는 기다란 대나무 빨대를 박아 빨아 마신다. 용수에서 떠낸 청주 맛이 나지만 술맛이 칼칼하고 막걸리보다 도수가 높고 감칠맛이 일품이다.

라오토(Laotho)라는 이 술을 빚는 데는 여간 정성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찹쌀을 쪄서 누룩과 버무려 술독을 넣고, 여기에 담배 잎, 매운 고추, 생강, 가지 뿌리와 ‘베틀넛’을 넣는다. 

<사진1> 남자들이 술 마실 동안 여자들은 일을 한다.
<사진2> 블로방 고원에서 찹쌀 밭벼를 추수하고 있다. 
<사진3> 그들은 술이 취하면 전통악기로 노래 가락을 뽑아낸다. 
 
 
 
페루, 티벳, 라오스의 골프 정보
 
남아메리카 중부 태평양 연안에 위치한 페루의 쿠스코는 인근에 잉카 유적지인 마추픽추를 두고 있다. 지난해 본지 5월호에 지구촌 199개국의 골프 코스 정보가 실렸는데 이에 따르면 페루에는 15개의 골프 코스가 있으며 수도 리마의 로스잉카스GC가 베스트 코스다.  서장(西藏)자치구로 불리는 중국령 티벳에는 아쉽지만 골프 코스가 없다.
 
<골프 다이제스트> 중국판에 따르면 수도인 라싸에 골프 연습장이 한 곳 있는 정도라고 한다.  인도차이나반도 중앙부에 자리잡은 라오스에는 5개의 골프 코스가 있으며 수도 비엔티안에 위치한 단사반 남눔 리조트가 베스트 코스다. 최근 라오스에 한국인의 골프장 사업이 활발하다. 올해 1월 국내 기업 부영에 의해 전홀 야간 조명 시설을 갖춘 27홀 회원제 부영라오씨게임GC가 비엔티안 인근에 개장했다. 
 
현지 미디어인 라오코리아타임즈에 따르면 비엔티안 인근에 4개 골프장이 있는데 부영라오씨게임GC 외에도 한국 기업인 코라오그룹의 18홀 락십시GC가 리모델링을 거쳐 올해말 재개장할 예정이다. 비엔티안 시내에서 가장 가까운 코스는 락혹(6km)GC이며 남눔댐 방향 60km 지점에 덴사반리조트가 있다. 트래킹으로 유명한 세계 문화 유산 도시인 루앙프라방에서도 한국의 다음건설에서 36홀 골프 코스를 건설하고 있으며 9홀이 운영중이다. 베트남항공(02-757-8920)에서는 하노이를 경유해 비엔티안과 루앙프라방으로 가는 하루 2회 비행편을 제공한다. 
- 글 남화영 <사진 제공> 라오코리아타임즈 
  

 
 
 
 
 
 
 
 
 
 
 
 


 

글·사진 조주청-여행작가, 세계 120개국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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