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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오어진 기자 |
[너무 부려먹은 건 아닙니까? CEO만 모르는 '번 아웃 신드롬']
"누가 하겠나, 이번에도 일 잘하는 자네가"
휴식도 학습도 한계도 없이 쏟아지는 일, 열정을 불태우다… 스스로를 불태울수도
A급 인재를 C급으로 다루는 건 아닌지
◇딜레마:믿었던 인재, 사표를 꺼내다
"아니, 회사에 직원은 당신밖에 없대요? 왜 집까지 일을 싸가지고 오는 거예요!"
일 잘하는 A급 인재로 알려진 남편, 김잘난 과장을 자랑스러워하던 아내도 일감을 싸들고 와서 주말 내내 일하는 남편을 보면 결국
한마디 할 수밖에 없다. 이런 김 과장의 속사정을 알 리 없는 나 사장은 매번 기대 이상으로 성과를 내주는 김 과장이 믿음직스러워
중요한 업무를 몰아준다. 그러면 김 과장도 빨리 성장할 것이라 여기면서 말이다. 하지만 팽팽하게 당겨진 줄은 언젠가 끊어지는
법. 칭찬만 받던 김 과장이 어느 날부터인가 의욕을 잃고 성과도 부진해지기 시작한다. 나 사장은 '곧 나아지겠지'하며
기다려봤지만, 김 과장은 급기야 퇴사하겠다고 조심스레 말문을 연다. 도대체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해결책:A급 인재를 고민하게 하지 말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에서 가장 일 많이 하기로 소문난 한국에서 A급 인재로 사는 일은 무척이나 피곤하다.
상사는 과도하게 업무를 주고, 우수 인재는 마다하지 않고 이를 받아들이는 경향이 합쳐지니 일은 해도 해도 줄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가정에서도 빈자리가 크다. 부인과 자녀의 불만이 늘어나고 결국 체력적, 정신적인 한계에 부딪힌 직원은 나동그라진다. 모든
에너지가 다 소진되어 한순간에 나가떨어져 버리는 '번 아웃(burn out) 신드롬'에 빠지게 된 것이다. '번 아웃 신드롬'에
빠진 사람은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예방이 최선의 치료라는 말이 있듯이 A급 인재가 '번 아웃 신드롬'에 빠지지 않게 미리
신경 써야 한다. 이를 위해 A급 인재를 관리할 때 놓치기 쉬운 사실들을 기반으로 다음 세 가지를 기억하자.
첫째, 리더는 A급 인재에게 업무를 맡길 때 그가 이미 한계를 넘어서지는 않았는지 항상 확인해야 한다. A급 인재들은 겉으로는
모든 일과 상황을 잘 통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기 쉽다. 보통 조직의 관리자들은 A급 인재에게 업무를 몰아준다. 시키는 일마다
잘해내니, '이 일도 자네가 맡아보지'라는 식으로 일을 주는 것이다. 이런 경우 A급 인재는 대체로 군소리 없이 업무를
잘해내지만, 그들은 이미 현재 하고 있는 업무량을 버거워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저 상사의 기대감 때문에 '못하겠다'라는 말을
하지 못하고, 무리해서 업무를 받는 것이다.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있는 업무량을 넘어서고, 결국 상사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의 역량 부족을 탓하면서 번 아웃 신드롬에 빠지게 된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데도 말이다.
둘째, A급 인재에게는 학습 시간이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A급 인재는 특별히 가르쳐 주지 않아도 알아서 업무를
잘 해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그만큼 남들에게 보이지 않는 노력을 더 많이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들은 자신을 향한
주위의 기대를 저버리고 싶지 않아서 개인적 희생을 마다치 않고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과 공을 들여서 완수해낸다. 이러면 당연히 더
큰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이고,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결국 번 아웃 신드롬에 빠진다. 따라서 A급 인재에게 새로운 업무를 맡길
때는 충분한 직무 역량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 학습 기회는 업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은 물론, A급 인재에게 조직에
감사하는 마음, 충성심 등을 갖게 하는 효과도 있다.
셋째, A급 인재도 휴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기억하고, 휴식을 계획하도록 권해야 한다. A급 인재는 매사에 항상 열정적이기 때문에
상사가 보기에 그들이 정말 일을 즐기는 것같이 보인다. 그것이 그들에게 휴식이 필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닌데도 상사는 종종 휴식의
여유를 주지 않고 업무를 부여한다. 인구에 비해 지적 업적이 탁월하기로 유명한 유대인들은 매주 일요일이면 그 주 금요일 저녁에
시작하는 안식일에 어떻게 휴식을 취할지 궁리한다. 한국인 상사라면 직원이 놀 궁리부터 한다고 꾸짖겠지만, 사실 그러한 사고방식은
마감일을 정하고 업무와 인생을 계획하는 습관을 길러주는 유대인의 지적 전통이다. 휴식 기간에는 온전히 쉬는 법을 배우는 A급
인재는 재충전을 통해 기운을 차릴 것이다.
A급 인재를 업무에 질려 나가떨어지게 만드는 번 아웃 신드롬. 그저 슬럼프 정도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자칫하면 소중한 인재를
회사 밖으로 내쫓을 수도 있기에 반드시 예방해야 한다. 특히 A급 인재의 번 아웃 신드롬은 회사에도 큰 손해가 되는 동시에, 인재
개인에게도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하게 만들어 앞길을 막는 재앙과도 같다. 과도한 기대와 한없는 과로로 A급 인재가 타버리는
일을 막는 것, 그것은 온전히 리더의 몫임을 잊지 말자.
☞번 아웃(burn out) 신드롬
한 가지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신체적·정신적으로 모든 에너지가 소진된 상태를 '번 아웃'이라고 한다. 번 아웃 신드롬은 이런 상황에 빠진 사람이 피로를 호소하며 무기력증, 자기혐오, 직무거부 등에 빠지는 현상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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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선 대중화·中선 고급화 전략… 파리바게뜨 "7년뒤 해외매출 2조3천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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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
리바게뜨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도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저렴한 가격에 빵,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고객에게 충분한 공간을 제공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쯤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점 안에서 한 커플이 입맞춤을 하고 있다./이혜운 기자 |
['K 푸드' 시대… 한국이 만들고 세계가 먹는다]
[6] 프랜차이즈 시작부터 해외진출 준비한 SPC그룹
- 2020년 해외 점포 3000개
美매장, 半카페·半빵집 스타일… 서부지역 점포엔 백인이 더 많아
中선 손님 대부분이 고소득층, 100만원짜리 케이크도 있어
- 핵심 경쟁력은 '휴면 반죽'
영하 30도에서 발효 정지시켜 각 매장에 배송해 오븐에 구워
中엔 공장 3개 지으며 도입… 美엔 한국서 반죽해 배로 보내
SPC그룹의 프랜차이즈 빵집 브랜드
파리바게뜨(Paris Baguette)는 허영인(許英寅·64) 회장이 1988년 프랜차이즈에 뛰어들며 만들었다.
당시 프랜차이즈 빵집 브랜드는 '○○당', '○○제과', '○○빵집'이 주류였다. 빵의 본고장 프랑스 수도 '파리'와 프랑스의
대표 빵인 '바게트(baguette)'로 브랜드를 만든 이유가 있다. 1980년대 초 미국에서 제과제빵 기술을 배우면서부터
"세계로 간다"는 꿈을 키웠던 허 회장은 해외에서도 통할 이름이 필요했다. 브랜드 로고에도 파리의 상징 '에펠탑'을 그려 넣었다.
프랜차이즈 사업 시작 10년 만인 1990년대 후반 국내 1위로 올라선 파리바게뜨는 2004년엔 마침내 해외로 진출했다. 꿈을 현실로 만들겠다는 일생의 도전이었다. 이때 SPC는 프랑스 등 8개국에 파리바게뜨를 상표 등록했다.
25년 전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며 이름부터 글로벌 브랜드임을 체화시킨 SPC는 지난 10년 동안 세계 1, 2위 경제 대국인 미국과 중국부터 들어간다는 'G2 공략'을 단계적으로 현실화하는 중이다.
◇
미국은 대중화, 중국은 고급화 전략
미국 진출 전략은 주식(主食)으로 빵을 먹는 미국인에게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다양한 빵을 편하게 먹게 하겠다'는 대중화 전략이었다.
지난 17일 오전 8시 미 뉴욕 맨해튼 40번가. 11일 전 문을 연 4층짜리 파리바게뜨 타임스스퀘어점의 샌드위치는 한 시간 만에
동이 났다. 케빈 스톨(38·회사원)씨는 "집 앞 델리(deli·샌드위치집)와 값은 비슷한데 포장이 깔끔하고 종류가 많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빵집은 100여종을, 파리바게뜨는 300종을 팔고 있다.
같은 날 출근 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타임스스퀘어점. 한 커플이 키스를 하고 있다. 미국에서 빵집은 빵을 사서 나가는 곳이고,
앉아서 먹는 곳은 레스토랑이나 카페다. SPC는 한국 스타일을 더했다. 한국처럼 매장을 넓게 만들어 반(半)카페·반(半)빵집
스타일로 운영한다.
미국 내 29개 점포는 2011년부터 흑자다. 2005년 진출 초기에는 교포만 찾았지만, 현재 미국 서부 팰로앨토점의 고객 60%는 백인이고, 현지인 고객이 대부분인 뉴욕 타임스퀘어점의 매출은 하루 1만달러 안팎이다.
반면 중국에서는 최고급을 지향한다. 같은 날 오후 뉴욕에서 서쪽으로 1만2000km 떨어진 중국 상하이(上海). 시내 중심지인
인민광장에서 서쪽으로 5km쯤 떨어진 중산베이루(中山北路)의 대규모 쇼핑몰 환치우강(環球港)에 있는 파리바게뜨를 찾았는데 도무지
앉을 자리가 없었다. 왕핑(王平·31) 부점장은 "우리 브랜드는 중국의 고소득층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대만식 디저트 업체
빠스우두씨(85度C) 등 경쟁업체는 파리바게뜨보다 10~20% 정도 싸다. 중국 파리바게뜨가 사전 주문 생산만 하는 축하케이크는
1800~ 5800위안(31만~100만원). 한국 파리바게뜨에서는 21만원짜리가 가장 비싼 케이크다. SPC는 중국 1호점이자
해외 1호점부터 외국인 밀집 지역에 있는 상하이 구베이(古北)에 열었다. 처음부터 외국인이 사먹는 고급 빵이라는 이미지를 노렸다.
중국 124개 점포 중 60%는 흑자를 내고 있다. 황희창 중국 법인장은 "중국 젊은이 사이에서 파리바게뜨는 스타벅스, 하겐다즈와 함께 고급의 상징으로 통한다"고 말했다.
◇
핵심 경쟁력은 '반죽'
현지화를 뒷받침한 제품 경쟁력의 핵심은 SPC그룹만의 '반죽 노하우'와 '장거리 배송' 시스템에 있다.
빵은 밀가루 반죽을 발효시키고 구워 만든다. SPC는 1988년 '베이크 오프 시스템(Bake off system)'을 국내 처음
도입했다. 영하 28~35도에서 발효활동을 정지시켜 '휴면반죽(dormant dough)'을 만든다. 각 지점은 휴면반죽을 하루
2~3회 배송받아 발효시킨 뒤, 오븐에 구워 빵으로 완성한다.
이 시스템으로 파리바게뜨는 5개 공장에서 1000가지가 넘는 재료로 만든 600종의 빵을, 11개 물류 센터를 통해 3200개
지점에 하루 두세 번씩 배달할 수 있게 됐다. 다른 국내 업체는 SPC보다 10년 늦게 시스템을 도입했다.
해외 진출에서도 이 시스템은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해외에서 판매하는 빵 종류는 300개로 현지 경쟁 업체의 3배다.
중국에서도 공장 3개를 지으며 이 시스템을 처음 적용했고, 다른 업체는 최근에야 도입했다. 미국에는 온도를 영하 18도로 일정하게
유지하는 특수 컨테이너에 반죽을 실어 배로 보낸다.
◇
2020년 60개 국가 3000점 목표
2009년 45개였던 SPC의 해외 매장은 올해 말엔 178개에 달할 전망이다. 곧 빵의 본고장인 파리에도 매장을 낸다. 앤서니
파베즈 SPC 전무(미주 최고운영책임자)는 "2020년까지 미국에 1000개, 중국에 1000개 등 점포를 60개 국가
3000개로 확대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현재 SPC의 해외 매장 169곳 가운데 중국 6곳을 빼고는 모두 직영점이다. SPC는 내년부터는 가맹 사업을 시작한다. 정태수
파리바게뜨 대표는 "가맹사업자 모집이 성공적으로 되면 점포수는 수년 사이에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상하이(중국)=김진 기자]
[뉴욕(미국)=이혜운 기자]
글로벌 제빵그룹 SPC… 시작은 1945년 황해도서 문 연 '상미당'
SPC그룹의 역사를 보면 '시골 빵집이 어떻게 글로벌 제빵 그룹으로 커 왔는지'를 잘 알 수 있다. 또 제2, 제3의 글로벌 식품과 제빵기업이 탄생하는 게 불가능하지 않다는 사실도 함께 알 수 있다.
SPC그룹은 고(故) 허창성(許昌成) 명예회장이 1945년 황해도 옹진에서 세운 빵집 상미당(賞美堂)에서 출발했다. 1948년 상미당은 서울 을지로 방산시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1959년 삼립제과공사로 바뀌었다.
현재 SPC그룹을 이끌고 있는 허영인(許英寅) 회장은 허 전 명예회장의 차남이다. 삼립식품에 입사해 일을 하던 그는 1981년
미국 캔자스시티에 있는 AIB(American Institute of Baking)에 가서 1년 6개월 동안 제빵 공부를 했다. 허
회장이 귀국한 뒤부터 그룹은 식품기술연구소를 세우는 등 선진국의 제빵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1986년에는 법인 파리크라상을 세워 1988년부터 브랜드 파리바게뜨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빵 반죽부터 매장에서 만들어지는 고급 빵집인 파리크라상도 직영점으로 운영하고 있다.
1990년대 후반 프랜차이즈 빵집 1위에 오른 SPC그룹은 중국 등 해외에 대한 시장조사를 한 뒤 2004년 첫 해외 점포를 중국 상하이(上海)에 냈다. 같은 해 허영인 회장은 SPC그룹을 출범시켰다.
SPC그룹이라는 이름에는 회사의 역사가 들어가 있다. S는 삼립식품이나 샤니를, P는 파리크라상을, C는 회사(company)를
뜻한다. 현재 12개 계열사와 22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작년 그룹 매출은 3조4500억원으로 2008년 1조7500억원의 두
배였다. 올해 해외 매출은 20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2020년 해외 매출 목표는 2조3000억원이다.
[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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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 80%가 등락 심한 경매로 가격 결정… 日은 18%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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락시장 배추 경매장 - 지난 7일 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에서 배추 경매가 진행되는 모습. 경매로 결정되는 배추 도매가격은
9월 초 이후 줄곧 떨어져 25일에는 1망(배추 3포기)당 3000원대 초반에 낙찰됐다. /김연정 객원기자 |
[풍년의 역설] [2] 가격 변동 부추기는 경매
전국 농산물 표준가격 가락시장 한 곳에서 결정… 물량따라 가격 요동칠 수밖에
농민·도매상이 사전에 계약… 일정기간 가격 정하고 거래하는 定價 수의매매 방식 늘려야
"허~이. 이상훈(가명), 이상훈, 허~이. 4300원 866번."
지난 7일 밤 11시 서울시 송파구 가락시장 배추 경매장. 전동차에 올라탄 30년 경력 최현근 경매사가 배추가 쌓인 트럭 30여대를 지나가면서 경매를 진행하고 있었다.
최씨가 배추 트럭을 지날 때마다 중간도매상 60여명은 구형 휴대전화같이 생긴 응찰가 입력기를 움켜쥔 채 마음에 드는 배추가 나오면
재빠르게 가격을 입력하고 있었다. 최씨가 부른 이름들은 배추를 팔려고 내놓은 출하자, 4300원은 배추 3포기가 들어가는 망당
낙찰가격, 886번은 낙찰받은 중간도매상의 번호이다.
낙찰이 안 되면 경매사는 그냥 "다음"이라며 넘어가는데, 이날은 경매 초반부터 "다음"이 자주 나왔다. 3개 트럭 연속으로 낙찰이 안 되자 최 경매사는 "아, 이거 죽겠네"라며 혀를 찼다.
이날 배추 낙찰가는 4000원대 초반이었고, 간간이 3000원대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 9월 초까지만 해도 망당 1만5000원을
호가했던 배추 값이 3분의 1로 떨어졌다. 배추 경매 가격은 계속 떨어져 최근에는 망당 평균 낙찰가가 3040원까지 추락했다.
간신히 포기당 1000원 선을 유지하는 중이다. 한 도매상인은 "경매에 나온 물량의 10% 정도는 임자도 못 찾고 헐값에 김치
공장으로 넘어간다"고 말했다.
◇
농산물 80%는 경매로 가격 결정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채소와 과일 가격은 급등락 폭이 너무 크고, 지나치게 자주 급등락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점이라고 지적한다.
지난 2010년 배추 파동 당시에는 배추 값이 포기당 1만원을 넘겼고, 올해는 배추 값이 너무 떨어져 포기당 도매가격이
1000원대로 떨어졌다.
우리나라 농산물 값의 변동이 이처럼 큰 이유는 가격 결정이 거의 송파 가락시장 한 곳에서, 경매로 이뤄지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우리나라 1년 과일·채소 유통 물량의 4분의 1을 취급하는 가락시장의 도매가격은 전국 표준가격 역할을 하는데, 이곳에서
이뤄지는 거래 중 80% 이상이 경매로 가격을 정한다.
주어진 물량을 두고 경쟁하는 경매는 물건이 없을 때는 가격을 더 올리고, 물건이 많을 때는 가격을 원가 이하로 떨어뜨리는 경향이 있어 가격이 급등락할 수밖에 없다.
남양호 국립농수산대학 총장은 "1년간 농산물 값 평균을 내보면 거의 일정하다. 문제는 들쑥날쑥한 변동성"이라며 "도매시장 경매는 이런 변동성을 오히려 부추기는 부작용이 있다"고 말했다.
농산물 도매가격이 경매로 정해지기 시작한 것은 1980년대 후반부터다. 경매 제도가 처음 시행될 때는 농산물이 소비자에게로 가는
유통 경로가 도매시장뿐이었고, 상인들의 담합이 심해 경매가 가격 결정의 투명성을 보장한다는 순기능이 있었다. 그러나 이미 농산물
유통의 투명성이라는 목표가 달성된 이후에도 경매만으로 농산물 값을 정하다 보니, 가격 급등락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
'정가 수의매매' 늘려야
경매를 보완할 농산물 가격 결정 방식으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것이 '정가(定價) 수의(隨意)매매' 방식이다. 농산물 재배 농가와
도매상이 일정 기간의 가격을 미리 정해 농산물을 거래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배추 수확기에 매일 트럭 1대분을 출하하는 농민은
매일 달라지는 시가 대신 미리 계약을 한 도매상에게 배추를 넘기고 한 달 단위의 평균 가격을 정해 나중에 정산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작년 8월 도매시장 관련법을 바꿔 이 같은 정가 수의매매 방식을 전면 허용했지만, 가락시장에서도 비중이 10% 남짓에 불과하다〈
그래픽 참조〉.
이미 대형화된 도매상들이 기존 방식인 경매로도 마진을 충분히 남기고 있기 때문에 정가 수의매매라는 새로운 방식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가 수의매매는 가락시장 같은 대형 도매시장보다는 틈새를 노려야 하는 지방 시장에서 성공적인 사례가 나오고 있다. 대전
노은시장에서 활동하는 도매법인인 대전중앙청과는 친환경 농산물만 거래하는 저온(低溫) 경매장 안에 농산물을 가공하는 시설을 갖추고,
올해부터 정가 수의매매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아직 실적이 많지 않지만 국내 도매법인 중에서는 첫 시도다. 대전중앙청과는
충청권에서 농협공판장에 이어 둘째로 큰 도매법인인데, 작년 거래실적이 1500억원에 이른다. 대전중앙청과는 향후 대부분 거래를
정가 수의매매 방식을 도입해 처리할 계획이다.
[김태근 기자]
日, 농산물 경매원칙 폐지 대부분 定價 수의거래… 농산물 품질 향상 효과도
일본은 경매 과정에서 농산물 가격이 급등락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1999년 관련법을 개정해 경매 원칙 제도를 폐지했다.
대신 정가·수의 매매를 유도하고 있다. 그 결과 일본 중앙도매시장에서 취급되는 청과물 가운데 경매 비율은 1995년 55.1%에서
2008년 18.7%로 크게 줄었다. 반면 정가·수의 매매 비율이 크게 늘었고 지금은 청과물 거래 대부분이 정가·수의 매매로
처리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도 수의 매매 관행이 자리 잡기 시작했고, 현재 도매 물량의 90%가 수의 매매로 처리되고 있다.
정가·수의 매매 확대는 농산물 가격 안정에 기여했을 뿐 아니라, 농산물 품질을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거뒀다는 게 일본과 유럽 도매상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수많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동시에 참여하는 경매에선, 동시간대에 같은 품종의 다른 물건 가격이 가장 큰 영향을 준다. 가급적 많은
물량을 빠른 시간 내에 처리하는 게 핵심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품질 차이를 제대로 살펴볼 여유가 없다.
반면 판매자와 구매자가 만나 개별 협상을 하는 정가·수의 매매 체계에선, 품질 차이를 가격에 반영할 수 있다. 일본 동경에 있는
'오타' 도매시장 관계자는 "개별적으로 가격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상품 판매자는 품질 차이를 제대로 어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되었고, 이 과정에서 좋은 물건은 제값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해 농산물 품질이 많이 향상됐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화훼 시장을 가진 네덜란드에선 알스미어(Aals meer) 등 5개 도매시장에서 경매가 이뤄진다. 우리처럼
가락시장 한 군데서 가격이 결정되지 않고 여러 개의 도매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기 때문에 같은 제품에 대한 가격 차이가 크지 않다.
[박유연 기자]
경매없이 곧바로 소비자에게… 유통비용 대폭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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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초 경기도 안성시에 문을 연 농협 농식품 물류센터에서 농협 직원들이 최신 설비를 이용해 토마토를 낱개 포장하고 있다. /주완중 기자 |
농협 안성 농식품 물류센터… 6단계 유통과정 4단계로 축소
경기도 안성시 미양면에 있는 농협 안성농식품 물류센터. 서울 강남역에서 차로 1시간 20분이 걸리는 이곳은 농지 한가운데 우뚝
솟아 있어 멀리서 보면 성(城)처럼 보인다. 축구장 3개를 합친 것보다 넓고, 5톤 화물차 86대가 동시에 농산물을 내리고 실을 수
있는 시설이 1층에, 농산물을 씻고, 다듬고, 껍질을 벗기는 가공 시설이 2층에 들어서 있다. 3층에는 농산물 품질 검사 시설과
냉동 보관실이 있다.
센터 운영을 책임지고 있는 안영철 농협중앙회 농산물도매분사장은 "우리는 서울 가락시장이나 이마트, 롯데마트 같은 대형 유통업체를 경쟁자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문을 연 이 센터는 정부와 농협이 도매시장과 대형 유통업체 중심의 농산물 유통 경로를 다양화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농산물 유통 비용을 줄이려면 경매에 편중된 가격 결정 방식을 다양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통 경로도 다양하게 만들어 경쟁을
유도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센터는 오후 6시부터 전국 산지에서 농산물을 받고 수량과 품질을 검사한 뒤, 다음 날 오전 6시 전에 중소형 수퍼마켓, 식당
등으로 배송한다. 농산물 값은 농협이 생산자인 농민과 소비자인 중소형 수퍼마켓, 식당 등을 중개해 협의해서 결정된다. 도매시장과
달리 경매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곧바로 소비자에게 물건이 가기 때문에 유통 비용이 적다. 농산물이 도매시장이나 대형 유통업체를
거치면 유통비만 11~ 18%가 붙는데, 이곳에선 수수료 4%만 붙는다. '농민-산지 유통인-도매법인-중도매인-하매인-소매상'으로
이어지는 6단계 유통이 '농민-물류센터-소매상-소비자' 4단계로 축소되는 셈이다.
농협은 올해 이 센터에서 1조원의 농산물을 시중에 유통할 계획이고, 장기적으로는 2조원까지 처리 물량을 늘릴 계획이다. 2조원이면
우리나라 연간 농산물 유통량의 20%에 해당한다. 이천일 농식품부 유통정책관은 "이 정도면 도매시장과 대형 유통업체에 충분히
자극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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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분기 영업익 10조시대` 과제는…
소비자가전ㆍ디스플레이 부진 그늘
휴대폰ㆍ반도체 견인차…추후 성장성 의문
5대 신수종사업도 뚜렷한 성과없어 속앓이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돌파했다.
분기 영업이익 10조 시대 개막은 지난 4일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가이드라인에서 이미 예견된 일이었으나 25일 공식 발표를 통해 이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10조의 벽을 넘어서면서 이제 `10조'가 세간의 기준점이 돼버린 것이다. 하지만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휴대폰과 반도체 등 특정 분야의 높은 의존율은 개선되지 않고 고착화되고 있으며 다른 분야에서의 성장 돌파구는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삼성전자는 2013년 3분기에 연결기준으로 매출 59조800억원, 영업이익 10조1600원의 실적을 기록해 사상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최대 실적을 기록한 25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변동이 없었다.
◇CEㆍ디스플레이는 부진…10조 달성 퇴색=영업이익 10조 돌파를 견인한 것은 휴대폰과 반도체였다.
IM(IT&모바일) 부분은 36조5700억원의 매출과 6조7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IM부문의 매출은 전체의 61.9%, 영업이익은 65.9%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둔화에도 불구하고 IM부문은 전분기 매출이 3%, 영업이익의 7%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갤럭시노트3 등 고가 제품의 판매량 증가와 더불어 보급형 스마트폰의 확대 전략을 구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부문은 9조74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분기보다 12% 신장했다.
영업이익은 2조600억원으로 17% 증가했다.
반도체 부문은 SK하이닉스의 중국 우시 공장 화재로 D램 가격이 폭등한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삼성전자 사업의 또 다른 축인 CE(소비자가전)부문과 디스플레이 부문의 실적이 위축되면서 영업이익 10조의 빛이 바래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 3분기 CE 부문 매출은 12조500억원(VD사업부7조6800억원), 영업이익은 350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보다 6%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무려 18% 감소했다.
영업이익율은 2.9%로 내려앉았다.
CE 부문의 실적 저조는 TV 시장의 침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생활가전 부문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감소했다.
TV 사업의 부진은 그대로 부품인 디스플레이 패널(DP)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디스플레이패널 매출은 8조9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9800억원으로 12% 감소했다.
◇높아진 눈높이 부담감=삼성전자 내부에서는 정작 분기 매출 10조 달성을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다.
그만큼 기대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한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제 영업이익이 10조를 못 넘기면 사업을 못했다는 소리를 듣게 됐다"고 말했다.
다행히 4분기는 ITㆍ전자 산업의 최대 성수기여서 매출이 증가해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한다면 10조 이상의 영업이익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스마트폰, TV 등 완제품의 판매가 늘면서 자연스럽게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부품 매출도 늘어날 전망이다.
25일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김현준 삼성전자 무선기획부 상무는 "4분기에는 마케팅 비용이 일부 증가하겠으나 매출 대비 적정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내년 1, 2분기에도 여전히 10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릴 수 있을지 장담하기는 어렵다.
매출과 영업이익의 3분의2를 차지하는 휴대폰의 경우 하이엔드 스마트폰 시장의 포화에 따라 삼성전자는 보급형 라인업을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도 점차 강화되고 있어 향후 IM 부문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반도체의 경우 4분기까지 성장이 이어지겠으나 내년은 다소 둔화될 것으로 보인다.
백지호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는 "내년에는 D램 시장은 수요보다 공급이 수급을 결정짓는 중용한 요인이 될 것"이라며 "내년 D램 성장률은 올해 수준을 넘기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역성장했던 TV 시장의 경우 내년에는 월드컵 효과로 다소 회복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침체가 지속될 경우 성장성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UHD TV 등 차세대 TV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미 평판TV 시장 자체가 포화돼 있어 그 효과도 크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신수종 사업은 어디에=영업이익 10조 달성이라는 화려한 조명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현재 삼성전자를 떠받들고 있는 스마트폰과 반도체가 무너질 경우 대안이 없다는 점에서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미 TV와 디스플레이에 이어 휴대폰도 중국이 빠르게 국내 업체를 뒤쫓고 있다.
이런 위기 의식속에 삼성은 지난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을 발표했다.
태양전지, 2차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ㆍ제약, 의료기기가 그것으로 2020년까지 23조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5대 신수종 사업가운데 뚜렷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분야가 없다.
한 전자 업계 관계자는 "3년의 시간이 흐른 만큼 신수종 사업에 대한 재검토와 함께 성장 돌파구를 찾는 구체적인 액션 플랜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희종기자 mindle@
삼성, 스마트폰 고공성장에도 고민하는 이유…
IM 영업익, 전체의 65.9%… 독과점 고착 ‘경쟁없는 독주’ 우려
삼성전자의 IM(IT모바일) 사업부문이 휴대폰 시장의 부정적 전망 속에서도 나홀로 성장을 지속하며 있지만, 전사 실적에서 IM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갈수록 확대되면서 큰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시장점유율이 2/3선을 넘어 사실상 독과점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경쟁없는 독주'체제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삼성전자의 2013년 3분기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IM 부문의 영업이익이 차지하는 비중은 65.9%로 전사 영업이익의 2/3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IM부문 영업이익 비중은 지난 1분기 74%를 최고점으로, 3분기에는 그나마 반도체 부문의 선전으로 다소 낮아졌지만, 여전히 전체 실적에서 차지하는 사업비중이 절대적이다.
IM 사업부문에 대한 편중현상이 갈수록 심화되면서, 이미 해외 주요 언론들도 우려섞인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분기 삼성의 실적 발표 이후 "스마트폰 성공이 삼성의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매출의 상당 부분을 스마트폰 사업에 의존하고 있지만, 스마트폰 시장 자체가 성숙기에 접어들었고 앞으로 매출 전망도 밝지만은 않다는 설명이다.
증권업계에서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움직임이 언제든지 삼성의 전체 실적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다소 우려섞인 분석들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25일 IR 컨퍼런스콜에서는 스마트폰 시장의 위축과 글로벌 제조사들의 M&A(기업인수 및 합병) 등 급변하는 휴대폰 시장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는 애널리스트들의 질문이 잇따랐다.
정체기로 진입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삼성의 독주체제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60∼70%으로 사실상 독과점 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삼성전자의 지난 2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이미 70%를 넘어섰다고 보고했다.
지난 2011년까지만 해도 56.9%에 달했던 삼성전자의 과점체제가 불과 2년도 안돼 70%를 넘겼고, 이러한 독주체제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특히 경쟁업체인 LG전자의 `LG G2'가 당초 기대치에 못 미치고 있고, 팬택은 내부적으로 큰 구조조정기에 있어 삼성독주 체제가 장기화될 조짐이다.
단말기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사업자들이 공존하고 서로 경쟁을 해야 혁신도 있고 발전도 있는 법인데, 삼성은 사실상 지금
경쟁사라고 할 만한 사업자가 없는 상황"이라면서 "이같은 독과점 환경에서 삼성이 지속적으로 혁신의 주체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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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음성인식 휴대전화 판매량 10억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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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아이폰4S의 음성인식 기능인 시리. (AP=연합뉴스 DB) |
미국 시장조사업체 "2017년엔 14억대까지 증가"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올해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한 휴대전화의 판매량이 10억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음성인식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의 판매량이 지난해 8억5천600만대에서 10억4천900만대로 22.5% 늘어날 것이라고 28일 발표했다.
SA는 이 수치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2017년에는 다시 14억2천100만대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전체 스마트폰 중에서 음성인식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율도 올해 63%에서 2017년 75%로 늘어날 전망이다.
음성인식 스마트폰 비중은 성숙시장(mature market)이 성장시장(emerging market)보다 높았다. SA는 북미
시장에서는 내년에, 서유럽 지역에서는 2017년에 음성인식 스마트폰 비중이 90%를 넘어설 것이라고 집계했다. 이는 중저가
제품보다 최고급 제품에 음성인식 기능을 탑재하는 비율이 더 높기 때문이다.
음성인식 기능은 애플이 시리를 통해 처음 선보였으며 삼성전자·LG전자·팬택 등 국내 업체들이 각각 S보이스·Q보이스·스마트보이스라는 이름으로 스마트폰에 탑재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개발하는 구글의 구글나우 역시 음성인식 기능의 일종이다.
SA는 음성인식 기능이 앞으로 극복해야 할 점으로 ▲ 정확성 ▲ 언어 수 ▲ 하드웨어 성능 ▲ 다른 입력도구와 경쟁 ▲ 라이선스 비용 등을 들었다.
소음이 가득한 곳에서도 사람은 이른바 '칵테일 파티 효과' 덕분에 원하는 소리를 골라서 들을 수 있지만 스마트폰은 그게 어렵기 때문에 아직 정확성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세계 각지의 다양한 언어와 방언에 대응해야 하고, 무리 없이 음성을 인식할 수 있을 만큼 하드웨어 사양을 갖춰야 한다.
동작인식 등 다른 입력도구와도 경쟁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음성인식을 위한 지적재산권에 대해 라이선스도 지불해야 한다.
그러나 SA는 음성인식이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많지만, 대형 업체들은 음성인식 기능을 지속적으로 탑재하고 음성인식 기술업체들도 기술적 문제를 차차 해결해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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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1000만화소 시대… 직격탄 맞은 디카(디지털카메라)
출력해도 화질 떨어지지 않고 앱 이용해 사진 바로 보정도… SNS 전송돼 디카 성능 앞질러
카메라제조사, 와이파이 결합 등 신제품 차별화에 고심
디지털카메라가 처음 등장했을 때 '필름카메라의 화질, 색감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디지털카메라는 빠르게 발전해 결국 필름 카메라의 자리를 빼앗았다.
비슷한 현상이 디지털카메라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카메라 성능이 진화하면서 디지털카메라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
직격탄 맞은 '똑딱이 카메라'
최신 스마트폰에는 디지털카메라처럼 1000만화소(畵素)가 넘는 카메라가 들어간다. 화소는 화면을 구성하는 미세한 점을 뜻한다.
화소가 많으면 그만큼 사진이 선명하고, 크게 출력해도 화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똑딱이 카메라'로 부르는 소형
디지털카메라는 1600만화소 안팎이다.
삼성전자 갤럭시S4,
LG전자 G2의 카메라는 그에 육박하는 1300만 화소를 갖추고 있다.
소니의 엑스페리아Z1는 2070만화소로 어지간한 디지털카메라보다 해상도가 더 높다.
스마트폰에는 디지털카메라가 가지지 못한 강점도 있다. 우선 스마트폰은 찍은 사진을 바로 전송하거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올릴 수 있다. 사진 편집용 앱(응용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사진을 바로 보정하거나 각종 효과를 넣는 것도 가능하다. 파노라마
사진처럼 과거에는 고가(高價)의 전문 장비, 프로그램을 사용해야 얻을 수 있었던 사진도 스마트폰으로 간단하게 찍을 수 있다.
젊은 층은 사진을 찍고 친구들과 함께 보는 것을 하나의 놀이로 받아들인다. 이에 맞춰 스마트폰 카메라에는 사진의 품질을 높여 주는
각종 기능이 추가되고 있다. LG전자가 G2에 탑재한 손떨림 방지 기능이 대표적이다. LG전자는 "달리는 자동차처럼 흔들리는
곳에서도 선명한 사진을 찍을 수 있게 해주는 기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소형 디지털카메라 시장은 뚜렷한 하락세다. 일본 '카메라·영상 제품 연합(CIPA)'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11개 일본 제조사가 세계 시장에 판매한 소형 디지털카메라는 지난해 같은 기간 판매량의 54.3%에 그쳤다. 지난해 81.8%였던
렌즈 교환식 카메라보다 감소폭이 훨씬 컸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도 전 세계 소형 디지털카메라 생산량이 올해 9523만대에서
2017년에는 6564만대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
"스마트폰과 차별화" 카메라 회사들 고심
카메라 전문 제조업체들은 스마트폰과의 차별화를 위해 골몰하고 있다. 캐논 코리아 신상헌 과장은 "30배 이상의 배율처럼 스마트폰에 없는 기능을 탑재하거나, 무선 통신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캐논·후지필름 등 대다수 카메라 전문 제조업체가 와이파이(WiFi·무선인터넷) 기능이 있는 카메라를 판매하고 있다.
니콘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카메라도 출시했다. 가트너는 통신 기능이 있는 카메라의 생산량이 올해 191만대에서 2017년에는 2398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이 방식에서 앞서가는 업체는 세계 스마트폰 1위 업체인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는 카메라에 LTE(4세대 이동통신) 기능까지
넣었다. 산이나 바다 같은 곳에서는 와이파이로 사진을 전송하기 어렵지만 LTE를 쓰면 그 자리에서 바로 보낼 수 있다.
삼성전자 박한용 과장은 "카메라에 LTE를 넣는 것은 기술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이동통신사와의 협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카메라 전문 제조사들이 쉽게 엄두를 못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채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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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51.4% 고성장 중국 ‘황금알’ 사업 뭐길래…
정부 주도 빅데이터 산업 육성… 국내기업 진출 정부차원 통합지원 필요
중국이 정부 주도로 빅데이터 산업 육성에 나서면서 관련 시장이 2016년 6억달러를 넘어설 정도로 빠르게 성장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국내외 빅데이터 관련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중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은 미국과 일본, 유럽연합이 빅데이터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 대응해 관련 정책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빅데이터에 대한 대응이 늦었다는 판단아래 정부차원에서 힘을 싣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중국 빅데이터 시장은 2011년 7760만달러 규모에서 오는 2016년 6억1700만달러로 연평균 성장률 51.4%의 성장이 예상된다.
또 빅데이터와 관련한 네트워크, 서버 등 하드웨어, 기업 자원관리를 위한 소프트웨어, 정보보호 등에서 폭발적인 성장이 예고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빅데이터 산업 육성에 한발 늦었지만, 국가적 특성에 따라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제1위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데이터에 숨겨진 가치를 찾는 빅데이터에 유리하다.
또 민간기업들도 정부에 맞춰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특성과 다른 나라에 비해 IT 도입이 늦어 빅데이터에 맞는 인프라를 맞추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인구 정보처리를 위한 빅데이터센터를 중국 산시성 정보산업단지에 건설 중이고, 공공서비스와 금융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클러스터를 만들고 있다.
KOTRA측은 "중국 빅데이터 시장은 인터넷ㆍ전력ㆍ통신 기업 주도로 확산될 전망"이라며 "해외 기업은 세분화 시장에 주력하는 선도적인 중국 IT 솔루션 업체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데이터 처리ㆍ분석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중국 빅데이터 시장이 고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내외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오라클 관계자는 "중국의 빅데이터 시장은 잠재력이 높고 규모 자체가 다른 나라에 비해 커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며 "이미 일부 기업들은 중국 내 실적에 따라서 분기 실적이 달라질 정도"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도 한국데이터베이스진흥원 등을 중심으로 티베로, 와이즈넛, 알티베이스, 위세아이텍 등 데이터베이스(DB) 업체들과 엔코아, 웨어밸리 등 관련 업체들이 시장공략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이들 업체가 중국 시장에서 성과를 내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우리나라 정부의 빅데이터 관련 지원정책이 부처별로 제각각 추진돼 효율성이 떨어지고, 국내 빅데이터 시장 환경이 초기 단계에 있어 구축사례 등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도 내달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산자원부, 안전행정부는 빅데이터 정책을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 역시 국내 빅데이터 정책은 부처별로 추진돼 국내 기업의 중국 등 해외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SW업계 한 전문가는 "빅데이터는 산업간의 융합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핵심인데, 현재 국내 빅데이터
정책은 연관 부처에 맞춰 개별적으로 진행되는 형태"라며 "전체 빅데이터 사업을 범 부처 차원에서 추진하는 중국이나 일본 모델을
참고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형근기자 bass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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