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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정보-10/29

구봉88 2013. 12. 15. 23:24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3-580호,   2013.  10.  29.)

 

 

 

 

본문이미지

 

 

1.美 경기회복 제동 걸리나

2.뉴욕 증시, 5가지 '비이성적 과열'의 징후

3.세계서 가장 얇은 디지털기기 부품 선보여

4.셰일가스, 아직은 불확실한 에너지

5.6자 재개조건 핵심차이는…'비핵화 먼저냐, 함께냐'

6."경제활성화 외치면서 규제벽은 왜 쌓나"…쓴소리 쏟아낸 재계

7.[심층 진단] '영혼없는 관료'들의 정책 실패 상징물… 기업만 발동동

8.“기업하기 힘들다” 볼멘소리 하는데… 한국 기업환경 세계 최상위권

9."대기업, 두부 만들게 해달라" 콩 농가의 하소연

10.복지부, 원격진료 2015년 시행 입법예고…2010년 이어 두번째…이번엔 잘될까

 

 

11. 기업경영

  -경제 주력산업, 2014년 경기침체서 탈출 ‘청신호’

  -현대·기아차 신뢰도 美서 동반 추락

  -12차 세계한상대회

  -맥도날드 철저한 위생관리… 주부들도 ‘깜짝’

  -삼성, 55조 투자 계획 등 30대그룹 "당초 목표한 투자·고용 계획대로 추진"(종합)

  -짐 데이비스 SAS "데이터 분석, 관리방식 먼저 정립해야"

  -구글, 개방형 하드웨어 '아라'로 삼성·애플 압박

  -“세상에 없던 제품으로 승부” 혁신전쟁

  -"페이스북, 블랙베리와 회동"..인수戰 뛰어들까

  -유통업계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진다

  -토종 커피전문점 이디야 첫 '1000호점' 비결

  -성장동력 잃은 기아車, 현대車 그늘 못 벗어나나

  -[비즈&라이프] 회사의 리더는 '치어리더'가 돼야 한다

  -[비즈&라이프] IBM 따라하려는 DELL, 차라리 '마블' 벤치마킹하라

  -[중소·중견기업, 근로시간 단축 비상] 초과근로 수당 줄면 직원 떠날텐데…정부 "알아서 해결하라"

  -한민희 KAIST 경영대학장 "기업 구성원 가족처럼 배려…한국식 경영모델 집중 연구"

  -[이슈분석]11월 국회, 게임산업에 사망선고 내리나

  -세계 게임시장 규모 930억달러

  -신한금융, 올해 그룹사중 유일하게 2조 순익 비결은

 

12.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한국 기업환경평가 세계 7위

   -미대에 천재는 못 들어가

   - 파독 광원·간호사 초청행사 마무리…"고국발전 뿌듯"

   -"교육, 한국처럼 돼서는 안 돼"<스웨덴 신문>

   -이란 '核 대신 경제'…에너지 투자 장벽 낮춰

   -新냉전세대 등장?

   -춘천에 레고랜드 동아시아선 처음

   -‘세계 100대 풀타임 MBA’ 3년 연속 선정의 비결

   -승패·득표율 따라 與 역학구도·野 대여투쟁 '지각변동'

   -"한국의 미국 군사기술 도용 심각"<美외교전문지>

 

 

美 경기회복 제동 걸리나

9월 잠정주택 판매 5.6% 하락

제조업 생산도 0.1% 증가 그쳐


[ 뉴욕=유창재 기자 ] 미국 경제 회복세의 동력이 약해지고 있다. 그동안 경제 회복을 이끌어온 주택 시장과 제조업의 상승세가 눈에 띄게 둔화되면서다. 이에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가 더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Fed는 29~30일 이틀에 걸쳐 통화정책 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다. 적어도 이번 회의에서 테이퍼링을 결정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미국 부동산중개인협회(NAR)는 28일(현지시간) 지난달 미국의 잠정주택판매지수가 전달에 비해 5.6% 하락한 101.6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2010년 5월 이후 3년4개월 만에 가장 큰 하락폭이다. 시장에서는 이 지수가 0.1% 높아졌을 것으로 예상해왔다. 잠정주택판매지수는 주택 매매계약에 서명은 했지만 거래는 완료되지 않은 계약 건수를 집계한 것으로, 1~2개월 후 주택시장의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미국 주택시장은 지난해 초 바닥을 찍고 상승하며 미국 경제 회복을 주도해왔다. 하지만 지난 5월 벤 버냉키 Fed 의장의 테이퍼링 시사 이후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가 오르면서 상승세가 둔화됐다. 문제는 대기 수요가 워낙 많아 금리 인상이 주택시장에 주는 충격은 일시적일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과 달리 4개월 넘게 판매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다. 모기지회사인 프레디맥에 따르면 고정금리인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지난 8월 연 4.58%로 정점을 찍었다가 최근 연 4.13%까지 하락했다. 금리 외에 다른 수급 요인도 작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지난 수개월간 집값이 너무 가파르게 올라 수요가 둔화된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발표된 8월 S&P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는 7년 만에 최고폭인 전년 대비 12.8% 올라 미국 주택 가격의 급격한 상승을 뒷받침했다.

미국 제조업도 횡보하는 양상이다. 유럽, 중국 등 해외 수요가 늘어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Fed는 지난달 제조업 생산이 연율 기준 0.1% 늘어나는 데 그쳤다고 이날 발표했다. 지난 8월 증가율 0.5%와 전문가 예상치 0.3%에 모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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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 5가지 '비이성적 과열'의 징후

S&P500지수 과도한 상승·비관론자도 투자 주문

[ 이미아 기자 ] “17년 전 앨런 그린스펀이 경고했던 ‘비이성적 과열’의 신호가 현재 미국 증시에서 보인다.”

마켓워치는 28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S&P500지수가 사상 최고치인 1762.11을 기록한 데 대해 이같이 묘사했다. 마켓워치는 ‘시장의 호황이 보여주는 5가지 신호’란 제목의 칼럼을 통해 “1996년 12월 그린스펀 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경고했던 주식시장의 ‘비이성적 과열’이 재연될 우려가 있다”고 보도했다.

첫 번째 신호는 “S&P500지수 상승폭이 지난 수십년간 평균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다. 마켓워치는 그 증거로 올해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로버트 실러 예일대 교수가 개발한 ‘계절조정 주가수익률(CAPE)’을 예로 들었다. CAPE는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최근 10년간 S&P500지수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산출한 것이다. 실러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S&P500지수의 장기 평균 CAPE는 16배인데, 현재 CAPE는 24배다. 그린스펀이 비이성적 과열을 지적했던 1996년 12월 당시의 28배와 비슷한 수준이다.

마켓워치는 “증시 비관론자들이 낙관론을 들고 나온다”는 것을 두 번째 신호로 봤다. 특히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지난 9월 “이제 나를 ‘닥터 리얼리스트(realist·현실주의자)’라고 불러 달라”며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증시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마켓워치는 “비관론자들마저 증시에 몰리는 것은 증시가 꼭짓점에 다다랐다는 의미라는 투자자들 사이의 속설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켓워치가 꼽은 세 번째 신호는 “누구도 채권 투자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다. 증시 상승폭이 워낙 크다 보니 상대적으로 투자자들에게 채권시장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채권 투자에서 주식 투자만큼 고수익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생각이 투자자들 사이에 퍼져 있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또 상장사들이 증시 호황을 틈타 증자와 회사채 발행을 늘린다는 것을 네 번째 신호로, 단타매매 수익을 노리는 개인 투자자 급증을 마지막 다섯 번째 신호로 각각 짚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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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서 가장 얇은 디지털기기 부품 선보여



오늘부터 킨텍스서 '소재산업대전'

패키지 두께 1.2? → 0.5?로 줄여

삼성·애플에 탑재 땐 연 1조 매출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전동기 설계전문회사 키네모션은 최근 지름 40㎜짜리 초소형 공기압축기(컴프레서)를 개발했다. 전자제품·기계류에 공기를 공급하는 컴프레서는 지금까지 지름 105㎜ 수준이면 소형 제품으로 통했다. 이 회사 최유영 대표는 “기존 제품과 비슷한 수준의 힘을 내면서 크기를 절반 이상 줄여 소형 전자제품과 자동차, 특수 전투복 등에 적용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현재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양산을 추진 중이다. 최 대표는 “향후 3년간 100억원대 매출을 내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네모션은 30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KINTEX)에서 열리는 '2013 글로벌 소재부품 산업대전'에서 컴프레서 시제품을 선보인다. 이 행사를 기획한 산업통상자원부 최태현 소재부품정책국장은 “올해는 기존 제품보다 더 작고 얇으면서 기능을 대폭 향상시킨 것이 뚜렷한 트렌드”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부품 전문업체인 하나마이크론과 심펙, 코리아써키트 등은 세계에서 가장 얇은 멀티칩패키지(MCP)를 내놓는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정보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인 MCP는 얼마나 얇게 만드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좌우된다. 하나마이크론 정진욱 수석연구원은 “기존 1~1.2㎜인 패키지 두께를 0.5㎜로 줄였다”고 자랑했다. 이 프로젝트에 공동 참여한 심펙은 130㎛이던 초박형 기판(PCB)을 70㎛로 줄이고, 코리아써키트는 기존 제품보다 20% 이상 얇아진 0.4㎜짜리 임베디드 PCB를 개발하는 성과를 올렸다. 정 수석연구원은 “정부가 78억원을 지원하고 연구원 60여 명이 3년을 투자한 성취물”이라며 “삼성전자·애플 스마트폰 등에 탑재되면 앞으로 2년 안에 한 해 1조원대 매출이 가능하다”고 기대했다.

 동양제강은 특수 폴리에틸렌섬유 소재로 만든 방탄복·특수밧줄(로프)을 선보인다. 이 회사는 60년 이상 로프를 생산해온 전문업체. 일본에서 들여오던 1000억원대 방탄복의 수입 대체효과를 기대한다. 동양강철은 알루미늄 압출재를 적용한 액화천연가스(LNG) 선박 탱크를 출시했는데 경제효과가 5조원대에 이른다.

 최근 10여 년간 국내 소재·부품산업은 가파르게 성장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01년 620억 달러이던 수출액은 지난해 네 배(2534억 달러)로 커졌다. <그래픽 참조> 기업의 체력도 세졌다. 매출 2000억원 이상, 수출 1억 달러 이상인 소재·부품 중핵기업은 2004년 155개에서 지난해 304개로 늘어났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2020년까지 중국·독일·미국 다음으로 '소재·부품 4강'에 들겠다는 것이 정부의 구상이다. 수출 6500억 달러, 무역 흑자 2500억 달러를 달성해 일본을 밀어내겠다는 것.

 이를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숙제도 많다. 연구개발 투자가 급선무다. 성장이 유망한 핵심 분야는 선진국과 4~7년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가령 '꿈의 신소재'로 불리며 연간 10% 이상 성장하는 탄소섬유 시장에 한국은 이제 갓 진입한 상태다. 세계적인 소재업체인 도레이의 닛카쿠 아키히로 사장은 최근 본지와 인터뷰하면서 “소재산업은 하루아침에 성과가 나오지 않는다”며 “최소 10~20년을 기다릴 수 있는 경영철학, 창의적 아이디어를 가진 중소 벤처기업과의 협력·지원이 동시에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수출입이 특정 국가에 쏠려 있다는 사실도 걸림돌이다. 한국은 독일·미국·일본 등 '소재 빅3'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39.8%로 지나치게 높다. 반대로 전체 수출액의 3분의 1 이상이 중국에 편중돼 있다.

 김재홍 산업부 제1차관은 “성장이력 시스템 구축, 기술획득형 인수합병(M&A) 지원 등을 통해 2020년까지 중핵기업 800개, 전문기업 6000개를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상재 기자

글로벌 소재부품 산업대전

30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리는 국내 최대 규모 소재·부품 전시회. 올해는 '창조경제의 씨앗, 소재부품 산업에 심다'라는 주제로 국내외 780여 기업·연구기관·대학이 참여한다. 산업통상부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OTRA가 주관한다.

이상재 기자 sangja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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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셰일가스, 아직은 불확실한 에너지


"미래 전망 불투명한 '셰일혁명'

에너지계획과 산업영향 기반한

시나리오별 대비책 마련해야"

정우진 < 에너지경제硏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wjchung@keei.re.kr >


셰일가스에 대한 낙관론과 비관론이 엇갈리면서 세계 에너지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 지난 14일 대구에서 개최된 세계에너지총회에서도 ‘셰일가스의 미래’가 화두였다. 셰일가스가 에너지업계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도 혁명을 몰고올 것이라는 평가와 셰일가스 개발이 과장됐다는 부정적 견해로 엇갈렸다.

에너지 대부분을 해외 시장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서는 셰일가스로 인한 국제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질수록 에너지 정책수립이나 기업의 투자결정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위한 전문가그룹에서 원자력 비중을 크게 낮추는 안을 권고했다. 그렇게 되면 가스발전 비중을 높여야 하는 것이 불가피해 벌써부터 전력가격 상승을 걱정하고 있다. 만약 국제적으로 셰일가스 생산이 늘어난다면 가스가격은 물론 국제 에너지가격의 안정세가 기대되면서 한국의 에너지 수입부담을 낮출 것이다.

셰일가스의 확대가 긍정적 효과만 주는 것은 아니다. 특히 석유화학이나 철강, 조선 등 한국의 주력산업이 셰일가스의 향방에 따라 산업경쟁력에 큰 영향을 받는다. 셰일가스로 세계 최대 가스생산국이 된 미국은 가스가격 하락으로 에너지 원가 비중이 높은 석유화학과 철강산업이 다시 경쟁력을 찾으면서 한국의 수출경쟁력에 타격이 예상된다. 셰일가스가 확대된다면 최근 수주액이 급증하고 있는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나 드릴십 등 해상 플랜트 수출 역시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셰일가스 생산과 교역 확대로 조선산업의 경우 한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LNG선의 건조량이 늘어나는 효과가 기대되지만 중국이나 유럽 등에서 셰일가스 생산이 본격화된다면 원유나 가스의 해상 교역량이 축소되는 부정적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 이처럼 한국 경제와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셰일가스의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것은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그만큼 높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러면 셰일가스의 불확실성은 어디에서 오는가. 우선 미국발 셰일혁명이 미국 이외의 지역으로 확대될 수 있는가이다. 현재 중국과 아르헨티나, 폴란드 등 셰일가스 부존량이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광구개발이 한창이다. 이들 나라에서 셰일가스 개발이 성과를 보인다면 에너지시장에 주는 파급력이 매우 클 것이다. 현재는 셰일가스 지역이 미국과는 다른 지질구조와 물부족, 인구밀집지역 등 여러 난관으로 광구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럽도 셰일가스가 풍부하지만 환경위험에 대한 저항이 높아 아직 개발에 착수도 못하고 있다. 따라서 상당 기간 미국 외 지역에서 셰일가스 생산이 크게 늘어나기는 어렵다는 견해가 많다. 설사 생산이 확대돼도 생산비가 미국보다는 크게 높을 것이란 전망이다.

셰일혁명의 진원지인 미국도 거품이 많이 끼었다는 논란이 나오고 있다. 미국의 낮은 가스가격은 사실상 생산비에도 못 미친다는 견해가 많다. 실제로 일부 셰일가스 생산기업들이 도산했으며 석유메이저인 셸도 최근 셰일광구 자산가치를 20억달러 이상 감가상각하고 일부 자산은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또, 전통적인 가스전과는 달리 셰일가스전은 2~3년 만에 생산이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지하수 오염, 폐수처리 등 환경문제에 대한 미국 내 저항도 거세다. 물론 이런 거품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셰일가스에 대한 또 다른 기술혁신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 미국에서 셰일혁명이 시작된 지 수년이 지난 작년쯤부터 셰일가스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됐지만 지나치게 확대된 감이 있다.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냉철하게 셰일가스의 변화를 주시하면서 다양한 시나리오를 세워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정우진 < 에너지경제硏 선임연구위원·객원논설위원 wjchung@keei.re.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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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 재개조건 핵심차이는…'비핵화 먼저냐, 함께냐'


北 '다단계 프로세스' vs 美 '6자 열리면 비핵화가 중심목표'

우다웨이, 미측과 조율 결과에 따라 6자회담 재개 가닥

(워싱턴=연합뉴스) 이우탁 특파원 = "지금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경로를 만들고 있는 중이다."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에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난 뒤 기자들에게 한 말이다.

2008년 12월 마지막 회담을 끝으로 5년 가까이 열리지 못하고 있는 북핵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해 중국이 적극적으로 나오면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특히 이번 우 대표의 미국 방문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구체적인 조건을 조율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다면 6자회담과 관련해 미국과 북한이 가장 첨예한 차이를 보이는 '조건'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북핵 문제에 정통한 전문가들의 전언과 분석을 종합해보면 6자회담의 성격과 협상의 단계화 여부에 대한 입장차이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은 비핵화 협상을 할 용의가 있으나 대화의 전제조건을 수용할 수 없으며, 대화의 초기단계에 협상 상대를 믿을 수 있는 과정을 거친 뒤 9.19 공동성명에 언급된 분야의 협상을 폭넓게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

협상분야를 세분해보면 ▲비핵화 ▲정치 ▲군사 ▲경제 분야로 나뉠 수 있다.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접촉한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초빙교수는 이와 관련해 군사분야에서는 평화조약 논의와 한미 군사훈련이, 경제분야에서는 제재해제 문제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북한 측 기류를 전했다.

물론 4개 분야의 협상은 동시에 가동되며, 비핵화와 나머지 3개 분야의 진전은 연동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북한이 대화 초기에 핵과 미사일 발사실험의 모라토리엄(유예)을 이행할 의지가 있음도 함께 전했다. 인공위성 발사실험이 포함되는지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관련해서는 북한의 입장이 구체적으로 시사된 적은 없다.

 


위트 교수는 북한의 이런 협상전술을 '비핵화 다단계 협상' 구상이라고 표현했다.

이에 반해 미국의 입장은 '비핵화가 중심목표임을 수용하라'는 것으로 요약될 수 있어 보인다.

한국은 물론 일본도 합의한 미국의 요구는 북한에 의해 협상이 중단된 6자회담을 재개하려면 비핵화는 다른 사안과 연동돼있는 의제가 아니라 6자회담의 선행의제, 다시말해 중심적 의제임을 북한이 받아들여야만 6자회담이 재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6자회담이 중단된 2008년 12월 이후 두 차례의 핵실험을 강행하고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한 상황의 변화가 뚜렷한 상황에서 '도로 제자리'로 가서 협상할 수 없다는 정치적 메시지와도 맥을 같이한다.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을 수용할 경우 미국은 북한이 요구하는 다른 의제도 논의될 수 있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이달 초 일본에서 열린 '미·일 안전보장협의위원회'를 개최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비핵화를 결심하고 이를 위해 진정성 있는 협상에 나선다면 우리는 대화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북한과 불가침 조약을 체결할 준비도 돼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은 2008년 12월 마지막 회담에서 큰 장애물로 등장한 '신고와 검증'의 대상으로 확대해야 함을 역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핵심은 고농축우라늄(HEU)을 비롯한 UEP시설(영변은 물론 북한 전역 대상)을 포함시키고 이를 초기단계부터 현장에서 조사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복귀 등을 북한의 비핵화 '의지(또는 신뢰) 확인' 차원에서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중국은 북한과 미국의 이런 차이 속에서 힘든 중재를 벌이고 있는 형국이다. 우 대표가 천명한 '자신감'이 미국을 만족시킬 내용을 바탕으로 했다면 이번 기회에 미국과 중국은 6자회담 재개조건에 호흡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렇지 않고 두루뭉술하게 상황변수를 엮어 회담의 재개를 도모하려 할 경우 미국의 거부가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 또 북한도 중국이 과도하게 미국에 경도된 조건에 합의할 경우 추후 이를 수용하지 않을 공산도 배제할 수 없다.

우 대표가 미국 측 당국자들과 어떤 협의를 했는지는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예상된다. 5년 가까이 공전된 6자회담이 다시 가동될 수 있을지는 이제 `각론'으로 넘어간 관련국간 협의결과에 따라 방향이 잡힐 것으로 전망된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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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성화 외치면서 규제벽은 왜 쌓나"…쓴소리 쏟아낸 재계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왼쪽 두 번째)이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에 참석, 인사말을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산업부장관-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

삼성 "반도체공장 입지규제 비효율적"

현대차 "고용 유연성 이렇게 없어서야…"

尹 장관 "올 투자·고용계획 이행해 달라"


[ 김대훈 / 이태명 기자 ]

“반도체 공장을 짓는데 입지 규제가 너무 비효율적이다” “고용 유연성이 이렇게 없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정부와 30대 그룹 사장단 간담회. 경제 활성화를 위한 기업 투자 확대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4월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린 정·재계 연석회의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했다”고 전했지만 회의장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한국경제신문이 단독 입수한 회의록에 따르면 기업들은 각종 규제·법규에 대한 불만과 함께 경직된 노동시장, 전기요금 인상 등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공정거래위원회 차관급 고위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재계에선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조석제 LG화학 사장 등 30대 그룹 사장들이 나왔다. 윤 장관과 경제단체 부회장단의 모두 발언에 이어 30대 그룹 사장들이 돌아가면서 마이크를 잡았다.

○노동 규제 등 불만 쏟아져

첫 번째로 이상훈 삼성전자 사장이 나섰다. 그는 “반도체가 공급 부족이어서 내년 투자를 앞당겨 추진하고 있다”며 “그런데 화성사업장에 신규 반도체 라인을 지으려는데 건설부지가 산업단지와 택지지구에 겹쳐 있어 건축허가를 따로 받아야 한다”고 했다. 같은 반도체 라인인데 입지부지에 따라 허가 절차가 서로 다른 비효율성을 지적한 것. 이어 “정부는 환경보전시설, 에너지절약시설, 연구개발 등의 투자세액 공제율을 올해 10%에서 내년 3%로 낮춘다고 하는데, 정부가 이전에 밝힌 정책 우선순위와 안 맞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조석제 LG화학 사장은 지주사 규제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지주사의 브랜드 사용료까지 포함된다고 해서 걱정이 많다”며 “공정위원장이 브랜드 사용료는 대상이 아니라고 해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다시 규제할 경우 지주사 입장에선 애로사항이 많다”고 말했다.

정진행 현대차 사장은 노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의 가장 큰 현안은 노사 분규”라며 “고용 유연성이 이렇게 없고, 고용 형태를 규제하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고 했다. 이어 “(정부 노동정책은) 기업이 망하는데 해고를 못 하게 막는 것”이라며 “산업경쟁력 제고 측면에서 노동 규제·입법을 고민해달라”고 호소했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도 노조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울산에 폴리에틸렌 공장을 짓고 있는데, 플랜트건설노조의 집단 행동으로 인해 하루 건설 목표치의 50%도 못 채우는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최인범 한국GM 부사장은 통상임금 논란을 지적했다. 그는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면 기업의 노동비용이 급증한다”며 “기업의 경쟁력을 고려해 규제를 도입하는 데 완급을 조절해달라”고 했다.

○전기요금 인상 등 해결 촉구

조선·항공업계에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에 더 신경 써달라는 건의가 많았다. 서용원 대한항공 수석부사장과 서재환 금호아시아나 사장은 “항공산업이 고용 창출 여력이 큰데, 고용창출세액공제 대상에서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고영렬 대우조선해양 부사장은 “조선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데 은행권에서 선박금융 대출을 잘 안 해준다”고 했다.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남윤영 동국제강 사장, 방한홍 한화케미칼 사장, 이우현 OCI 사장 등이 “생산원가에서 전기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데, 요금을 인상하면 공장을 돌릴 수 없다”고 지적했다.

SK와 GS, 효성은 산업부지 부족 문제를 해결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병열 GS칼텍스 사장은 “GS칼텍스는 전남 여수 부지가 포화상태여서 설비 투자를 못 하고 있다”며 “인근에 산이 있는데 산업단지로 지정이 안 돼 개발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장형옥 효성 부사장은 “울산에 프로판 탈수소 공장을 증설하려는데, 원료를 공급받을 항만이 부족하다”고 했다.

김대훈/이태명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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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진단] '영혼없는 관료'들의 정책 실패 상징물… 기업만 발동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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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하기 힘들다” 볼멘소리 하는데… 한국 기업환경 세계 최상위권



정부의 각종 규제와 경제민주화 추진으로 “기업하기 힘들다”는 기업들의 볼멘소리와 달리 한국의 기업환경은 세계에서 최상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세계은행(WB)이 발표한 ‘2013년 기업환경평가’에서 한국이 평가대상 189개국 중 7위를 기록해 지난해(8위)보다 한 단계 상승했다고 29일 밝혔다. 한국은 2011년(8위) 처음으로 10위권 내 진입한 이후 3년 연속 ‘톱 10’ 지위를 유지했다. 주요20개국(G20) 가운데 미국(4위)에 이어 두 번째로 순위가 높다. 아시아 국가 중 싱가포르(1위)와 홍콩(2위), 말레이시아(6위)는 강세를 보인 반면 일본(27위), 중국(96위)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평가항목 중에서 한국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법적분쟁 해결(2위)과 전기 연결(2위) 분야였다. WB는 한국 법원이 2010년 도입한 전자소송 시스템을 ‘우수 사례’로 소개하며 소송절차를 간소화해 투명성과 보안성을 높였다고 평가했다. 온라인을 활용한 시스템이 갖춰지면서 세금 납부 분야가 지난해 30위에서 25위로 뛰어올랐고, 건축 인허가 항목도 지난해 26위에서 18위로 올랐다.

한국은 세부지표 33개 중 건축 인허가 비용, 전기연결 소요시간 및 비용 등 규제 관련 8개 항목이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반면 창업 부문은 지난해 24위에서 34위로, 투자자 보호 부문은 49위에서 52위로 떨어지는 등 기업활동 관련 항목에서 점수가 깎였다.

기재부 관계자는 “행정서비스가 빨라지면서 기업의 업무부담이 줄어든 부분이 반영됐다”며 “퇴출 단계에서는 2011년 패스트트랙(회생절차 조기종결) 제도가 도입되면서 기업회생절차를 밟을 때 기업과 투자자의 비용부담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WB는 기업이 창업부터 퇴출까지 생애주기 동안 겪는 규제를 창업·건축 인허가·전기연결·재산권 등록·자금조달·투자자 보호·세금납부·국제교역·법적분쟁 해결 등 10개 부문으로 나눠 평가한다. 가령 창업 부문은 내국인 5명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의 10배 규모 자본금을 가지고 상품을 생산·판매하는 주식회사를 창업하는 상황을 가정한다. 이후 창업자가 정부기관과 접촉하는 데 필요한 절차, 소요시간, 창업비용, 은행에 예치하는 최소자본금 등에 점수를 매긴다.

이번 평가에서 재산권 등록 분야는 75위로 평가항목 가운데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주로 등기와 관련된 재산권 등록 분야는 여전히 절차가 번거로워 우리가 가장 취약한 분야”라며 “투자활성화 대책을 통해 기업들이 현장에서 느끼는 애로사항을 적극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세종=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

 

정부 “고용 훈풍 분다” 기대했는데… 사업체 종사자수 증가폭 급락



고용 훈풍은 아직 멀었다. 넉 달 연속 늘어났던 사업체 종사자수 증가폭이 줄었다. 정부가 고용회복의 단초로 보는 20만명 선을 눈앞에 두고 수치가 또 고꾸라졌다.

고용노동부는 29일 9월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지난달 사업체 종사자수는 18만7000명 느는 데 그치며 전월(19만5000명)보다 증가폭이 줄었다. 불과 2주 전 통계청의 9월 고용동향 발표에서 두 달 연속 40만명 이상 취업자 수가 늘었다며 고용 훈풍을 기대케 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결과다.

노동부 관계자는 “통계청 조사 대상기간이 추석 대목인 지난달 8∼14일 주간이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늘어난 일자리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추석에 따른 일종의 착시현상이라는 설명이다. 노동부가 주관하는 사업체노동력조사는 매월 말일을 기준으로 조사하기 때문에 지난 통계청 조사와는 달리 일시적인 추석 대목의 영향을 배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통계청 조사에선 청년층 취업자가 16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와 청년 실업 문제에 숨통이 트이는가 싶더니만 이번 사업체노동력 조사 결과는 밝지 않았다.

신규취업, 전직, 복직 등을 포함하는 입직자수는 58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5000명 줄었다. 입직률도 0.3% 포인트 떨어졌다. 사업체노동력조사는 연령별로 집계되지 않아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신규취업자의 다수를 청년층이 차지하고 있어 입직자수 감소는 청년층 고용여건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해석을 가능케 한다.

노동부는 “종사자가 가장 많은 제조업에서 고용 정체를 겪고 있는 것이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제조업 종사자는 지난달 333만5000명으로 집계됐고 증가폭은 4만9000명으로 전달(5만8000명), 지난해 같은 달(6만6000명)보다 눈에 띄게 줄었다.

도·소매업(-4만1000명), 금융·보험업(-2만명), 출판·영상·통신업(-1만4000명), 부동산·임대업(-1만2000명) 등은 종사자수가 줄어들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4월 11만4000명으로 바닥을 친 뒤 4개월 연속 늘었던 종사자 증가폭은 결국 20만명 선을 넘지 못하고 다시 하향 곡선을 그렸다. 정부는 본격 고용회복을 알리는 기준을 20만명대 중·후반으로 본다. 이번 결과는 기대치에 한참 미치지 못한 채 ‘완만한 개선 흐름’을 이어가는 데 그쳤다.

통계청 고용동향의 원자료인 경제활동인구조사는 전국 3만2000가구의 만 15세 이상을 대상으로 표본조사를 실시한다. 노동부의 사업체노동력조사는 종사자 1인 이상 2만8000개 표본 사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다. 경제활동인구조사의 취업자는 무급 가족 종사자 등 비임금 근로자를 포함하기 때문에 사업체노동력조사의 종사자보다 규모가 크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

투자대책 국회 통과 안되면 내년 성장 0.2%P 줄어 3.7%

◆ 정부 - 30대그룹 간담회 ◆

정 부가 중립적으로 본 내년도 성장률 전망치가 3.7%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앞서 내년도 예산안을 수립하면서 공표했던 전망치 3.9%보다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3.7%라는 비공개 내부 전망은 정부가 잇달아 발표했던 투자활성화 대책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추진이 안 될 것을 전제한 것이다. 그만큼 내년도 4%에 육박하는 성장이 쉽지 않다는 얘기다. 29일 기획재정부가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실에 제출한 ’투자대책 효과 제거에 따른 내년도 성장률 전망’이라는 자료에 따르면 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정부가 발표한 투자활성화 대책이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실질 성장률을 약 0.18%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대해 류성걸 의원실은 "정부가 앞서 발표한 내년도 성장률 3.9% 달성이라는 셈법은 올해 들어 발표한 투자활성화 대책 16개가 모두 정상적으로 추진될 것을 가정한 낙관적 전망이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앞서 정부는 7월에 2단계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면서 투자를 발목 잡고 있는 각종 규제를 폐지해 향후 약 10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준설토 처리 방안을 마련해 공장 증설 지원(2조원), 산업단지 내 공장 증설 지원(착공 후 3년간 5조원) 등 굵직한 현안이었다.

[이상덕 기자]

[이슈추적] 샌드위치 된 한국 기업가 정신

정부, 투자하라며 세무조사

국회는 경제민주화 타령만

기업, 상반기 투자진행 40%

“30대 그룹이 계획한 올해 투자·고용 계획을 100% 이행해달라.”

 29일 오전 7시30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2층.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30대 그룹 기획총괄 사장을 모아놓고 이렇게 말했다. 10여 분 후 롯데호텔 36층에선 서울 상공회의소 회장단 회의가 열렸다. 박용만 대한·서울상의 회장은 “각종 기업 관련 법안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 우려가 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2시30분 호텔 인근의 한국프레스센터 20층에선 '한국경제 성장 엔진, 기업가 정신이 꺼지고 있다' 토론회가 열렸다. 최병일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토론회에서 “기업가 정신을 높일 유인책이 필요한데 10년간 규제개혁 시늉은 많이 했지만 성과는 없다”며 “특히 칼자루를 쥔 관료의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모두 29일 하루 동안 일어난 일이다. 기업은 규제 몸살을 앓고, 기업가 정신은 위축되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기업을 모아놓고 목표 달성을 재촉했다.

 산업부가 몸이 달 만하다. 올해 30대 기업의 투자계획은 155조원, 고용계획은 14만 명이다. 상반기까지 투자진행률은 40%에 그쳤다. 국내외 경기 침체와 각종 규제 법안 추진에 공격적 투자가 어려웠기 때문이다. 3분기 투자 실적은 집계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 30대 그룹 사장들은 대체로 70% 선을 언급했다. 남은 3개월간 열심히 하면 목표를 이루고, 아니면 계획대로 되기 어려운 수준이다. 한 참석자는 “대통령의 당부도 있었는데 못하겠다고 할 수 있느냐”며 “4분기에 투자가 몰려 있는 곳이 많으니 올해는 걱정 말라는 게 대체적인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그러나 기업인들은 “이대로 가선 내년이 문제”라는 지적도 내놓았다. 한 참석자는 “이제 그만 옥죄라는 뉘앙스의 발언이 나왔다”고 전했다. 서울상의 회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이동근 대한상의 부회장은 “경제성장률은 전체적인 지표고,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의 착시(錯視) 효과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기업들 사이에선 한국보다는 외국에서 투자하는 게 훨씬 유리하다는 말이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차기 한국경제학회장인 연세대 김정식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세수부족 때문에 세무조사 등으로 기업을 옥죄면서 동시에 투자는 요구하고 있다”며 “이러면 기업이 중간에 끼여 투자 의욕을 잃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규제완화는 별다른 진전이 없다. 정부가 이번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꼽은 경제법안은 102개에 이른다. 이 중에는 제출된 지 1년이 넘은 법안도 18건이나 된다. 서비스산업 발전을 위한 기본법 제정(2012년 7월 20일) 등이 대표적이다. 창업 투자 활성화를 위한 소득공제 확대 법안에도 국회는 묵묵부답이다. 영구임대주택 난방비 부가세 면제 등 서민 생활 관련 법안도 한 묶음으로 대기 중이다.


 국회 탓을 하지만 정부도 별반 나을 게 없다. 화학물질 관리법과 화학물질 등록·평가법은 환경부의 자책골이다. 2년 넘게 기업과 협의해온 사안이 국회에서 한번에 무시됐다. 2015년 1월부터 화관법이 시행되면 화학사고가 날 경우 사업장 매출의 5%까지 과징금이 부과된다. 1000원어치 팔아 10원 남기기도 어려운 판에 50원을 과징금으로 낼 수 있다는 법안에 중소업체는 도산을 걱정하고 있다. 이날 서울상의 회장단 간담회에선 “화평법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수준의 규제”라며 “환경 기준이 가장 높은 유럽 정도로 맞춰달라는 게 석유화학업계의 절박한 호소”라는 하소연이 나왔다.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기업이 내놓는 구체적인 요구는 원칙에 벗어나지 않는다면 빨리 풀어주고, 기업은 규제완화의 효과를 입증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특히 정보와 자본이 부족한 창업 기업은 규제가 많으면 역동성이 떨어지고 창업을 주저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 기업가 정신이 살아날 리 만무하다. 이날 '기업가 정신 토론회'에서 윤상호 한경연 연구위원은 기술·경쟁·창업 등의 요소를 종합 분석할 때 한국은 40개 주요 국가 중 기업가 정신이 27위(1점 만점에 0.34점)라고 지적했다. 미국(1위)·덴마크(2위) 등 선진국은 물론이고 칠레(18위)보다 낮다. 윤 연구위원은 “현재 도입이 예상되는 각종 규제는 기업가 정신의 낙후를 가속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이석 시장경제제도연구소장은 “창조경제의 핵심은 기업가적 혁신”이라며 “그런데 정치권에선 이른바 경제민주화법의 제정이 창조경제인 것으로 오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현재 기업은 물론이고 기존 기업을 모델로 창업을 하려는 예비 기업가의 꿈도 꺾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영훈·채윤경 기자

김영훈.채윤경 기자 filic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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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두부 만들게 해달라" 콩 농가의 하소연


두부시장에서 콩 매입이 크게 줄자 농민들이 대기업 규제를 풀어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 대형마트에서 직원이 두부를 진열하고 있다. ♣♣한경DB

적합업종 지정후 덜 팔려…"두부 적합업종 지정후 콩 판로가 막혔다"

[ 강진규 기자 ] 국내 콩 생산자단체가 동반성장위원회에 국산 콩을 원료로 쓰는 두부 제조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국산 콩을 사들여 두부를 만들던 대기업들이 정부 규제로 사업 확장을 포기, 매입물량을 대폭 줄이면서 콩 생산 농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농민 회원 2000명으로 구성된 국산콩생산자연합회는 지난주 동반위를 찾아가 “대기업이 자유롭게 두부를 만들 수 있도록 규제를 풀어 달라”고 요청했다.

동반위는 2011년 11월 대기업 두부 제조사에 △‘포장두부’는 확장을 자제하고 △‘비포장 두부’는 신규 진입을 금지하며 △‘포장용 대형 판두부’는 철수토록 권고했다. 이에 따라 CJ제일제당 등은 대형 판두부 사업에서 손을 뗐다.

국산콩생산자연합회는 “대기업들이 일부 품목에서 철수하고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한 ‘1+1 이벤트’ 등을 중단하면서 콩 수매가 크게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연합회는 또 “콩 생산 농가의 소득 증대를 바란다면 대기업에 대한 두부 제조업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국내에서 생산된 콩의 40% 이상이 두부용으로 소비되고 있다. 두부 시장의 80%가량은 풀무원, CJ제일제당 등이 차지하고 있다.

조영제 연합회 회장은 “풀무원, CJ제일제당 등은 현재 지난해와 올초 수매한 콩을 아직까지 재고로 쌓아두고 있다”며 “다음달부터 본격 출하되는 햇콩 수매량이 지난해보다 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동반위는 이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라며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동반위는 농림축산식품부, 두부 제조 대기업 등과 함께 대책을 논의하기 위한 회의를 열자고 제안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콩 생산량을 늘리는 정책을 펼쳐왔는데 농민들의 판로가 막혀 당황스럽다”면서도 “현실적으로 농협을 통한 콩 수매를 확대하기는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대기업 두부 제조업체 관계자는 “동반위가 콩 수매량 정보를 요구하는 등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긴 하지만 중기적합업종 규제는 풀지 않고 콩 수매량만 늘리라고 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동반위가 두부를 중기적합업종으로 선정한 이후 두부 시장은 규모 자체가 줄고 있다.

두부 시장은 2011년 14% 커졌다. 지난해에도 3787억원으로 2011년 3627억원보다 4.4% 늘었지만 올 들어선 9월까지 2745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2837억원)에 비해 3.2%가량 줄었다. 올 한 해 전체로도 시장 규모가 3.5% 안팎 축소될 것이란 게 업계의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 규제가 없었을 때는 대기업들이 다양한 상품 개발 등으로 시장을 키워왔다”며 “하지만 대기업들의 손발이 묶이면서 시장이 줄고 콩 수매가 급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기업 규제 이후에도 중소기업의 시장점유율은 크게 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의 두부 시장 점유율은 올 들어 9월 말까지 20.3%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포인트 늘어나는 데 그쳤다.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시장이 3% 넘게 줄고 있는 마당에 점유율이 2.1%포인트 증가했다는 것은 실제로는 중소기업 매출도 줄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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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원격진료 2015년 시행 입법예고…2010년 이어 두번째…이번엔 잘될까

복지부 "더 늦출수 없다"…동네의원부터 실시키로

의사협 "의료본질 훼손"…정치권서 논란 클 듯


[ 은정진 기자 ]

이번에는 원격진료가 도입될까.

보건복지부가 ‘동네 의원’(1차 의료기관)의 원격진료 등을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올해 말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29일 발표했다. 2010년에 이은 두 번째 시도다.

○원격진료 어떻게 하나

원격진료는 의사와 환자가 떨어져 있는 장소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웹캠 등 정보기술(IT) 기기를 이용해 환자의 상태를 진료하고 처방하는 행위를 말한다.

예컨대 당뇨 환자는 첫 진료만 병원에서 받은 뒤 휴대용 혈당측정기를 이용해 주기적으로 직접 혈당을 측정한 뒤 결과를 스마트폰이나 PC를 통해 가까운 동네 의원에 보낸다.

의원 진료실에 있는 의사는 환자정보 시스템을 통해 해당 환자의 진료기록을 확인하고 원격처방과 함께 화상을 통해 적절한 혈당조절 방법을 알려준다.

전문의가 현저히 부족한 산간, 도서지역 만성질환자는 인근 보건진료소에 설치된 원격진료 시스템을 통해 전문의에게 정밀진단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대형병원 쏠림 현상’을 막기 위해 동네 의원에 대해서만 원칙적으로 허용하고, 상급 병원은 특수지역 환자 등에게만 제한적으로 할 수 있도록 법 개정안을 마련했다. 시행 시기는 2015년이다.

○의료계 거센 반발

대한의사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의료의 본질을 훼손하는 문제”라고 반발했다. 송형곤 의협 대변인은 “수술 후 재택 환자는 병원급에서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어 초진부터 대형병원으로 가겠다는 사람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의사총연합(전의총)도 성명을 내고 “화상채팅에 불과한 모니터 진료와 환자 스스로 혈압·맥박·혈당·체온 등 활력징후를 측정하는 정도로는 의사가 직접 시행하는 이학적 검사와 수억원대 의료설비를 통한 검사를 대신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전의총은 “의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IT업체·재벌들과 야합해 원격진료 허용에 관한 의료법 개정안을 강행하면 모든 의사들이 즉각 전면 파업 투쟁에 나설 계획”이라며 정부를 압박했다.

○정부 “계속 늦출 수 없다”

야당인 민주당은 당론으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일부 대형병원으로의 쏠림 현상이 가중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의사협회 등 관련 분야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야 법안 통과가 가능할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정부는 더 이상 늦출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료산업을 발전시키려면 IT를 활용할 수 있는 원격진료를 허용하는 등 ‘의료 채널을 다양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격진료가 도입되면 만성질환자들의 편의도 높아진다는 것이 정부의 생각이다.

복지부는 이달 초 의료계와 협의체를 꾸려 원격진료 허용에 대해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의료법 개정안 입법예고가 한 차례 연기됐다.

권덕철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입법예고를 계속 늦출 수는 없다”며 “입법 예고 후 사회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뒤 법률개정안을 확정해 국회에 제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말 제출할 법안이 내년 6월 이전까지 국회를 통과하면 2015년 7월부터 실제 의사와 환자 간 원격진료가 시행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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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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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주력산업, 2014년 경기침체서 탈출 ‘청신호’



내년에 우리 경제의 주력산업이 서서히 경기침체에서 탈출한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온기’가 주력산업 전체로 퍼지지는 못한다는 분석이다. 업종별로 자동차, 석유화학은 선진국 경기 반등에 힘입어 뚜렷한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전자, 조선, 철강, 건설은 가시적인 상승세를 타기는 힘들 것으로 관측됐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9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국제회의장에서 ‘2014년 경제·산업전망 세미나’를 개최했다. 자동차는 실적 호조가 예상됐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선진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유로존 리스크 등으로 억눌렸던 잠재수요가 살아나고 있는데다, 브릭스(BRICs) 등 신흥시장에서도 자동차 보급 확대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팀장은 “올해 국내 자동차업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던 일본 자동차업체의 경쟁력 회복은 일본의 경기침체 지속과 아세안지역 경제 불안 등으로 내년에는 파괴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석유화학은 미국, 중국, EU 등에서 수요 상황이 개선되면서 봄바람을 탈 것으로 기대됐다. 강력한 위협요인이던 미국의 셰일가스 기반 설비 증설도 화학제품 수급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전자, 조선, 철강, 건설은 기대와 위협요인이 교차했다. 내년 경기전망 자체가 불확실하다. 박찬호 전경련 전무는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저성장 지속, 중국 등 신흥국 성장 둔화에 따른 경기 침체의 장기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기업 활동이 어렵다”며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규제 완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경제전망 발표에 나선 윤종원 국제통화기금(IMF) 이사는 “지금 세계경제는 성장, 물가, 금융시장 등 경제 지형이 달라지는 전환점에 서 있다”며 “선진국 통화정책의 정상화가 신흥국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에 면밀히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은보 기획재정부 차관보는 “우리 경제는 주요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가계부채 등 리스크요인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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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신뢰도 美서 동반 추락

미국 등서 이뤄진 ‘리콜’ 등 원인

현대 17→21위, 기아 10→16위

고가 옵션·주행 성능 등 지적도
현대·기아차가 미국 소비자전문지 ‘컨슈머리포트’의 2013 차량 신뢰도 조사에서 순위가 동반 하락했다. 올해 미국 등에서 이뤄진 ‘리콜’ 등이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차의 아제라(국내명 그랜저)와 싼타페, 기아차 쏘렌토가 ‘추천 차량’에 진입했지만 ‘딱딱한 주행성능’(아제라·쏘렌토), ‘고가의 후방카메라 포함 옵션’(싼타페) 등에서 여전히 개선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29 일 컨슈머리포트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차량 신뢰도 조사에서 지난해보다 4계단 하락한 21위, 기아차는 6계단 떨어진 16위로 집계됐다. 현대차의 경우 2007년 7위를 기록한 이후 2008∼09년 8위, 2010∼11년 11위, 지난해 17위로 하락세였고, 올해 순위는 이보다 더 떨어졌다. 기아차는 2009년 14위, 2010년 13위, 2011년 12위에 이어 지난해 10위까지 오르며 상승세였지만 올해 6계단이나 내려앉았다.

현대기아차의 일부 차종이 추천차량에 새로 이름을 올렸지만, 현대차 벨로스터, 기아차의 옵티마(K5)와 세도나(카니발) 등은 신뢰도가 하락한 모델로 ‘비추 차량’으로 분류됐다. 특히 운행성능, 소음, 후방 시각, 2열 좌석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벨로스터 터보는 콤팩트카 부분 신뢰도 조사에서 폴크스바겐 비틀에 이어 신뢰도가 떨어지는 차 2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브랜드별 모델 평가에서 액센트가 18개 현대차 가운데 최고 모델로, 제네시스 쿠페가 최악의 모델로 각각 선정됐다.

기아차 옵티마 하이브리드는 7개 모델 가운데 최고 모델이었지만 옵티마 터보는 최악의 모델로 평가됐다.

국내 시판 중인 수입차 중에는 크라이슬러 300C, 포드 머스탱, 메르세데스-벤츠 M클래스, 포르쉐 카이엔, BMW X1과 X3 등이 추천차량에 포함됐다. 쉐보레 크루즈 1.4(터보)와 1.8, 지프 그랜드 체로키, 닛산 알티마, 포드 이스케이프, 미니 쿠퍼 등은 ‘비추 차량’에 선정됐다. 하이브리드·전기차 부문 신뢰도가 뛰어난 차량 8대는 모두 일본차였다. 대형·럭셔리차 중에서는 인피니티 G37과 아우디 A6, 렉서스 ES, 도요타 아발론 등이 좋은 평가를 받았고, 캐딜락 XTS와 BMW 335i에 대한 평가가 나빴다. 쿠페·컨버터블 부문에서는 현대차 제네시스 쿠페는 해당 차급에서 신뢰도 지수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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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商은 창조경제의 글로벌 거점"

◆ 12차 세계한상대회 ◆

한 상과 국내 기업인이 함께하는 비즈니스 축제인 제12차 세계한상대회가 45개국에서 3000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29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사흘 일정으로 막을 열었다. 이날 오후 개회식에서 정홍원 국무총리와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등 참석자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세계 각국에서 활동하는 한상들이 창조경제를 만들어 가는 주역이 되겠습니다."

홍명기 세계한상대회 대회장은 29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2차 세계한상대회 개막식에서 "행사 기간 다양한 논의와 토론을 거쳐 각국에서 온 한상들이 모국 경제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는 데 앞장설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세계한상대회는 해외 한인 경제인들과 국내 기업인들이 함께하는 한민족 최대의 비즈니스 네트워크 축제다. 호남에서 처음 열린 이번 대회에는 45개국 3000여 명이 참석해 '창조경제를 이끄는 힘, 한상네트워크'를 주제로 31일까지 사흘간 진행된다.

홍 대회장은 "창조경제란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어 내는 것"이라며 "한상들이 만들고 있는 해외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한국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를 비롯해 조규형 재외동포재단 이사장, 강운태 광주시장, 홍명기 대회장,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제2차관 등 국내외 주요 인사 3000여 명이 참가했다.

정 총리는 "창조경제가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토대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세계 각지에서 얻는 한상 여러분의 지식과 정보는 우리 경제의 훌륭한 영양분이 될 것"이라며 "이번 대회가 우리나라 경제 부흥을 위해 세계 한상들이 지혜를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세계 한상 네트워크를 확충하고 글로벌 마인드와 뛰어난 능력을 갖춘 한상 여러분이 모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조규형 이사장은 개회선언을 통해 "한상대회를 통해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더 확대하는 데 역점을 두고 해외동포 경제인들의 비즈니스 확대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대환 회장은 "많은 중견기업과 중소기업들이 세계로 뻗어 나가려면 한상과의 협력이 당면 과제가 될 것"이라며 "매경미디어그룹은 한상의 역할에 대해 독자들뿐 아니라 정부와 오피니언리더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알리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홍원 "한상의 지식과 정보는 우리 경제의 훌륭한 영양분"

◆ 12차 세계한상대회 ◆

"창조경제가 상상력과 아이디어를 토대로 이뤄진다는 점에서 세계 각지에서 얻는 한상 여러분의 지식과 정보는 우리 경제의 훌륭한 영양분이 될 것입니다."

정홍원 국무총리는 29일부터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사흘간 열리는 제12차 세계한상대회 개막식 행사에 참여해 한상의 네트워크가 박근혜 대통령의 세일즈외교와 일맥을 같이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정 총리는 이어 "'창조경제를 이끄는 힘, 한상네트워크'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대회가 우리나라 경제부흥을 위해 세계 한상들이 지혜를 모으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대회 성공개최를 기원했다.

정 총리는 "호남지역에서 처음 열리는 이번 대회에 미래의 주역인 차세대 동포기업인들이 참석해 그 의미가 더욱 각별하다"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정 총리는 "(한상대회는) 지난 2002년 국가에서 온 동포기업인과 500여개의 국내 기업인들이 참여하는 한민족 최대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로 성장했다"며 "특히 한상대회를 통해 해마다 수 천 건의 수출 상담이 이뤄지면서 동포기업과 국내기업이 서로 윈윈(Win-Win)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 총리는 또 "저는 취임 후 몇 차례의 해외순방을 통해 현지 사회에서 우리 한인들이 운영하는 기업과 그곳에 진출한 한국 기업 모두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세계 곳곳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드높이는 한상에 감사의 마음도 전했다.

[광주 = 속보부 전종헌 기자 / 최동현 기자]

오세영 회장 "라오스에 내 무덤도 만들었죠"

◆ 12차 세계한상대회 ◆

"나는 라오스에 무덤까지 만들어 놨다. 라오스에서 번 돈은 다시 라오스에 투자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반복적인 재투자를 통한 현지화가 한상 기업이 현지에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핵심 전략이다."

인도차이나반도의 대표적 한상 기업인 코라오그룹 오세영 회장(50)은 29일 매일경제와 가진 인터뷰에서 한상 기업들의 현지화 마인드를 강조했다. '라오스의 정주영'으로 불리는 오 회장은 1997년 국산 중고차 판매로 라오스에 진출한 뒤 오토바이 생산ㆍ판매, 현대ㆍ기아차 전속 판매로 코라오를 라오스 최대 현지 기업으로 일궈냈다.

오 회장은 "어느 나라나 외국 기업에 대한 반감이 존재하는 만큼 한상기업들도 현지에서 견제와 텃세에 직면할 수 있다"면서 "이를 극복하는 길은 결국 지속적인 재투자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코라오가 지난 십수년간 라오스에서 벌어들인 돈을 라오스에 재투자해 은행도 만들고, 무료 학교도 운영하고, 수해가 나면 성금도 내자 라오스인들이 우리를 국민기업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며 "개발도상국에서 성공하려면 대통령, 총리 만나 골프를 치고 정치인들에게 술접대해야 한다는 발상으론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우리 직원들이 라오스 곳곳에서 펼치는 길거리 청소, 맹인 돕기 등 봉사활동이 대통령과의 한 끼 식사보다 훨씬 강력한 힘을 갖는다"고 덧붙였다.

실제 코라오는 라오스의 경제성장과 맥을 같이하며 사업 분야를 자동차ㆍ오토바이 제조ㆍ유통에서 은행과 건설, 물류, 레저, 전자유통 등으로 확장해 나가며 지속적인 재투자를 실시했다. 3500여 명에 이르는 전체 임직원 중 라오스인 비중은 95%에 이를 정도로 고용에도 혁혁한 기여를 했다.

라오스에서 영업한 지 16년에 이르면서 코라오 직원 자녀들이 코라오에 취업을 하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다. 현지화에 완벽하게 성공했다는 방증이다.

10 년이 넘게 진행된 현지화 전략으로 '코라오'라는 사명이 갖는 브랜드 파워도 막강해졌다. 실제 라오스인들은 코라오에서 판매하는 자동차 전자제품 등의 품질에 대한 신뢰가 상당하다고 한다. 이 같은 코라오의 브랜드 파워는 결국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 가치까지 끌어올렸다는 게 오 회장의 자평이다.

오 회장은 "코라오가 조립해 판매하는 중고차조차 현지인들은 한국산 제품만큼 품질이 좋을 거란 믿음을 갖고 있다"며 "이 때문에 한국산은 라오스에선 고급 제품으로 통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4월 코라오에서 자체 개발한 픽업트럭의 모델명을 '대한(DAEHAN)'이라고 붙인 것도 한국 국가 브랜드 파워에 대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 그는 "대한이라는 브랜드가 한국인 입장에선 다소 촌스럽게 느껴질 수 있겠지만 라오스에선 고급스런 느낌을 준다"고 설명했다.

오 회장의 시야는 이제 라오스를 넘어 미얀마와 캄보디아로 향해 있다. 라오스에서 사업을 벌이기 전 그는 베트남에서 실패의 쓴맛을 봤다. 이 같은 실패와 라오스에서 성공을 발판 삼아 그는 라오스에서 빛을 본 쇼룸 설치, 고품질의 애프터서비스 등 전략은 유지하되 국가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가미하는 방식으로 미얀마와 캄보디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오 회장은 "라오스와 캄보디아 미얀마는 기본적인 정서는 비슷하지만 문화 종교 사고방식 등에서 차이가 상당하다"며 "같은 동남아시아 국가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같은 방식으로 사업을 벌이다간 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얀마 사람들은 머리가 비상하고 영국 식민지를 거쳐서인지 계약서 하나를 쓸 때도 변호사를 반드시 대동하고 차를 구매할 때 매장을 4~5번은 방문해 시험운전까지 다 해보는 반면 라오스인들은 차 시동 거는 것조차 미안해 하는 마음을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성향의 차이로 인해 차별화된 전략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 딜러십이다.

오 회장은 부의 창출에 대한 의지가 크지 않은 라오스인들과 달리 미얀마인들은 사업 의지가 상당한 만큼 이를 최대한 살려 자동차 판매 딜러사에 마케팅 판매 영업의 전권을 부여할 방침이다.

아울러 라오스에서 크게 성공한 자동차 할부금융을 캄보디아와 미얀마로도 확대할 방침이다. 라오스에서 자동차 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금융과의 시너지가 주효했다는 판단이다. 라오스 내 현대ㆍ기아차 딜러십을 보유한 코라오는 주력인 자동차 판매사업 부문과 시너지 강화를 위해 2008년 인도차이나은행을 설립하며 라오스 금융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라오스에 설치된 약 300개 판매매장을 기반으로 차 할부금융 서비스망을 구축했다.

오 회장은 인도차이나반도에 더 많은 한상 기업들이 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국가들의 경제성장률이 상당히 높은 터라 진출 국가의 경제 성장세를 발판 삼아 사업을 크게 키울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오 회장은 "삼성 현대 LG 등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1970~1980년대 한국 경제의 비약적 성장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선제적으로 인도차이나반도에서 기업을 일구면 장래 이 국가들의 국민소득이 2만달러, 3만달러가 됐을 때 삼성 LG 같은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얘기"라고 설명했다.

[조시영 기자 / 오수현 기자]

고향에 온 한상들

◆ 12차 세계한상대회 ◆

"내 고향 경제 발전에 기여하고 향토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싶어요."

이번 12차 세계한상대회는 처음으로 호남 지역에서 개최됐다. 덕분에 광주ㆍ전남 출신 한상 가운데 금의환향한 '거상(巨商)'들은 두 배의 기쁨을 맛봤다. 이들은 남다른 소회와 함께 호남 지역 발전과 지역 기업 육성을 위해 멘토링 등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전남 해남 출신으로 미국에서 미용용품 도매업체인 벤스뷰티서플라이를 운영 중인 임병주 회장(73)은 "세계한상대회의 개최지가 된 고향을 방문하니 감개무량하다"며 "내가 거주하는 미국과 한국 시장을 연계해 시너지를 거둘 수 있는 일을 적극 하고 싶다"고 밝혔다. 뷰티서플라이는 화장품, 염색약, 가발 등 미용 관련 용품을 취급하는 사업인데 한국인이 운영 중인 미국 내 뷰티서플라이 매장이 8000개가 넘는다.

임 회장은 "한국 미용업계와 미국 미용업계를 연계해 브랜드와 기업아이덴티티(CI)를 통일하는 방식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면 양국 소비자들에 대한 데이터베이스 구축이 가능하고 막강한 브랜드 파워와 구매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광주광역시 출신인 심영진 헤이코리안 사장(32)은 "이번에 알게 된 다른 한상들에게 맛있는 음식과 깊이 있는 문화 등 광주의 멋진 모습을 소개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헤이코리안은 회원 24만명, 일일 페이지뷰 100만건에 달하는 미주 최대 해외 한인 포털사이트다. 1998년 뉴욕 유학생 모임을 시작으로 미주지역 유학생 커뮤니티를 거쳐 2003년 현재의 이름을 정했으며, 지금은 해외 생활에 대해 무엇이든 물어볼 수 있는 대표 멘토링 사이트로 자리매김했다. 하루 방문자는 7만5000명, 사이트 내 온라인클럽은 2300개에 달한다.

심 사장은 "빛고을이라는 이름답게 현대사회 대표적인 빛의 사업인 ITㆍ반도체 등을 육성해 도시 정체성을 세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그만 무역회사에서 출발해 1조원 규모로 회사를 키운 박종범 영산그룹 대표(56ㆍ재유럽한인총연합회장)도 광주 출신이다.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두고 서울을 비롯한 러시아, 미국, 중동,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총 14개국에 25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1996년 기아자동차 오스트리아법인장으로 근무하다 외환위기 이후 기아차가 현대자동차에 인수되면서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홀로서기'에 나섰다. 한국의 좋은 제품을 유럽에 판다는 방침 아래 자동차 부품과 타이어를 수입하면서 한국 자동차회사들이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에 수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다.

필리핀에서 천연고무 제조ㆍ무역 사업을 하고 있는 천주환 MTQ 대표(44)는 전남 여수 출신이다. 이 회사의 연간 고무 생산량은 최대 3만6000t 규모로, 원자재를 전량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타이어 제조업체 등에 납품하고 있다.

 

"하늘나라간 남편은 젊은한상 초대회장 유지 이어가야죠"

◆ 12차 세계한상대회 ◆

손정원 노다지전자(브라질) 대표
"제가 한상대회에 참석한 것을 보면 하늘나라에 있는 남편이 미소를 지을 거예요."

이번 한상대회에 참석한 손정원 노다지전자 대표(46). 손 대표는 고(故) 이영관 전 대표 부인이다. 남편 사업을 물려받은 손 대표가 이번 행사에 참석함에 따라 가는 곳마다 주목을 받으면서 젊은 한상들 결속력도 더욱 단단해졌다.

이 전 대표는 젊은 한상들 모임인 YBLN(Young Business Leaders Network) 초대 회장으로 생전에 모임에서 맏형 노릇을 했다. 1982년 브라질에서 소규모 전파상을 시작해 수많은 어려움을 헤치고 노다지전자를 키워냈다. 2011년 자전거 사고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 많은 한상들을 안타깝게 했다.

손 대표는 "YBLN 멤버들이 나를 '형수님'이라고 부른다"며 "규정상 45세 이하만 가입이 가능한데 다들 권유해 주시고 정회원으로 받아 주셔서 고맙다"고 말했다. 전기 어댑터와 변압기를 제조하는 노다지전자는 현재 브라질 시장 점유율 90%를 차지하고 있으며 매출은 1400만달러(약 150억원)에 달한다. 이제는 브라질을 넘어 아르헨티나, 독일 진출도 타진하고 있다.

주목받는 한상 리딩 CEO 2人

◆ 12차 세계한상대회 ◆

한 상 1세대가 갖는 의미는 각별하다. 초창기 한상들은 '창조경제' 주역들이다. 아무것도 없는 척박한 상황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어냈고 '한상'이라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해 차세대 한상을 위한 성장의 발판을 제공해왔기 때문이다. 29일 광주 세계한상대회에 참석한 특별한 한상 리딩 CEO 두 사람을 만났다.

이영헌 영리트레이딩 회장(캐나다)n
요강단지를 캔디박스로 팔아…집념있어야 해외서 성공한다

"요강단지를 캔디박스로 팔았어요."

캐나다에서 잡화무역으로 큰돈을 번 이영헌 영리트레이딩 회장(72)은 우연한 기회에 캐나다로 떠났다. 경복고 시절 아이스하키 선수로 활동했는데 신발 날에 적혀 있던 'Made in Canada'란 문구를 보고 캐나다 유학을 결심했다. 그러나 정작 캐나다에선 작은 키(165㎝)와 외소한 몸집 때문에 아이스하키 선수생활이 힘들었다. 캐나다에서 하숙생활을 하면서 사업을 하기로 결심했다.

당시 일본산 제품을 수입해 파는 무역업이 유행이었지만 그는 한국 상품을 수입해 팔기로 한다. 조국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1970년대 당시 한국에는 내다팔 게 아무것도 없던 시절이었다. 그는 "무엇이든 가져다 팔았다. 요강은 캔디박스로, 빨래판은 아마추어 예술작품으로 해서 1000종 이상을 한국에서 수입해 팔았다"고 설명했다.

사업을 하다 보면 고비도 찾아온다. 1976년 당시 돈으로 18만달러라는 빚더미에 올라앉는다. 하지만 하늘이 뚫린 게 보이기 시작했다. "저녁시간에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끼리 하는 얘기를 듣고 있었어요. 합판 가격이 뛸 것이다. 미리 사면 돈이 될 거라고 하더군요." 바로 합판무역을 시작했다. 합판 한 장에 7달러가 남았다. 10만장을 팔면 70만달러다. 빚을 다 갚았다. 이를 통해 그는 귀중한 교훈을 얻었다. 남의 말을 그냥 듣기만 하면 남의 것이지만 실행하면 자기 것이 된다는 것이다. 최근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이 회장은 대학생들을 상대로 강연을 하며 자기 경험담을 나누고 있다. 그는 젊은 한상들을 향해 "집념을 가져라. 하고 싶은 것을 만들어라"고 했다.

최종태 야마젠그룹 회장(일본)n
日명문 다이센 골프클럽 인수…한일관계 개선 다리역할 할것

재일동포 한상인 최종태 야마젠그룹 회장(61)은 일본 고베, 오사카, 교토 등지에서 부동산업, 운수업, 파친코업 등 다양한 사업을 통해 부를 쌓았다.

김종덕, 허석호, 장익제 등 골퍼 양성에도 힘을 쓴 최 회장은 최근 일본 혼슈 연안에 있는 다이센 골프클럽을 인수해 화제를 모았다.

다이센 골프클럽은 일본에 있는 2400여 개 골프장 중 50위권에 드는 명문 골프장이다.

최 회장은 "일본에서 사업을 통해 어느 정도 성공을 거뒀지만 한 번도 조국을 잊은 적이 없다"며 "골프장 운영을 통해 한국과 일본에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이 골프장에 많은 한국 관광객을 유치해 최근 악화된 한ㆍ일 관계를 개선하는 데 조금이나마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재일동포 사회에서는 배짱이 좋고 화통하며 인정이 많은 사람으로 통한다. 또 뚝심이 있어서 한 번 결심한 일을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반드시 이루고야 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동포 2세로 오사카상업대학 졸업 후 부친이 하던 무역ㆍ파친코 사업을 물려받았다. 모친은 재일민단 부단장을 지낸 권병우 여사다.

최 회장은 1988년 한국청년회의소(JC) 중앙회 부회장을 비롯해 재일한국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았다.

2007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6차 세계한상대회장을 역임했고 2010년 재일한국상공회의소 회장을 맡았을 때는 재일동포 묘지사업을 적극 추진했다. 현재 재일한국상공회의소 명예회장을 맡고 있다.

대를 이어…父子한상 눈길

◆ 12차 세계한상대회 ◆

따뜻한 '부성애'와 '부자유친' 광경이 '제12차 세계한상대회'에서 펼쳐졌다. 이번 대회에 나란히 참가한 부자(父子) 한상 모습은 주위에 훈훈함을 선사했다.

"제 아들입니다."

임창빈 미국 창텍스트레이딩 회장(75)은 마이크로소프트(MS)에서 재무책임자로 활동하고 있는 아들 임수혁 씨(43)를 한상들에게 소개했다. 임 회장 표정과 말에는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이 배어 있었다. 임 회장은 "이제는 장시간 비행기를 타면 쉽게 회복이 안 될 정도로 몸이 안 좋다. 우리 대를 이을 '영 제너레이션'이 중요하다. 은퇴를 앞두고 아들에게 한상들을 소개해 주고 싶어 몇 번이나 같이 가자고 권유해서 드디어 오게 됐다"고 말했다. 임수혁 씨는 "사람들과 관계, 약속과 신뢰를 중시하는 아버지를 항상 존경해왔다. 아버지의 가르침을 살려 한국의 훌륭한 행사와 사업들을 현지에 소개하고 싶다"고 말했다.

둥글고 선한 인상이 똑 닮은 문대동 미국 삼문그룹 회장(73)도 아들인 문성찬 삼문그룹 부회장(40)을 설득해 이번 대회에 함께 참가했다. 문 부회장은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변호사 활동을 하던 중 아버지 권유로 삼문그룹 직원들 법률 조언을 맡다가 회사 경영으로 발을 넓혔다.

문 부회장은 "국가와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아버지를 보면서 그 길을 따르고 싶다고 생각했다. 아버지가 일궈놓은 이렇게 큰 회사를 맡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나는 경영을 즐기고 있으며, 더 크고 좋은 기업체로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살다가 외국에서 정착한 '한상 1세대'와 달리 '한상 2세대'는 외국에서 태어나고 자라 한국과 결속력이 약해질 수 있는 환경이다.

임수혁 씨는 "오랫동안 외국에 체류하게 되면 한국과 인연이 약해질 염려가 있지만 이번 한상대회 참석이 이를 불식시키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모국 한국과 다른 한상들이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 더 알고 싶다"며 "이미 세계 각지에 한국인이 많이 진출해 있는데 이들과 맺은 인연을 좋은 사업 파트너나 동료로서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한상, CSR로 현지 뿌리내려

◆ 12차 세계한상대회 ◆

"이만큼 잘사는 게 우리가 잘나서 그런 것인가요? 현지 주민 도움 덕분이라고 생각해요. 받은 만큼 베풀어야지요."

이번 한상대회 참석자들은 현지에서 적극적인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ㆍ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하는 이유에 대해 한결같이 이렇게 말했다. 척박한 현지에서 피땀 흘려 견실한 기업을 만든 이들은 그 열매를 현지 사회 주민과 나누는 사회 봉사활동에 열심이었다. '나와 너'를 구분 짓기보다 기업과 사회의 공생을 추구하는 경영철학이 근간에 깔려 있다.

한상들 CSR 활동은 내용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현지 동포와 지역 주민 교육을 독려하는 '장학형', 병원 건립에 기여하는 '의료형',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형'으로 구분된다.

'장학형' 대표주자는 홍명기 듀라코트프로덕트 대표다. 미국에서 특수코팅 페인트업체를 운영하는 홍 대표는 2001년 1000만달러를 모아 '밝은미래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교육과 장학사업을 통해 한인사회 차세대 리더를 양성하고 있다. 미국에서 액세서리 유통업을 하는 문대동 삼문그룹 회장도 삼문장학회를 설립해 힘들고 가난한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회를 주고 있다.

'의료형'은 지역 주민 건강을 염려하고 소외된 이웃을 보살핀다. 세계 최대 양탄자 생산지인 미국 조지아주 돌턴에서 양탄자 원료 70%를 공급하는 창텍스트레이딩 임창빈 회장은 미국 내에 10여 개 요양원을 건립했다. 동포나 동양인들이 이곳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다.

일부 기업은 미술과 음악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이는 문화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홍성은 레이니어그룹 회장은 레이니어문화재단을 설립했다. 이 재단은 2005년 독일 함부르크 백남준재단을 인수해 백남준 작품을 상설 전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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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날드 철저한 위생관리… 주부들도 ‘깜짝’

매장창고·주방 개방 행사

250곳서 5000여명 참여

“우리집 주방보다 더 깨끗”
“우리 집 주방보다 더 깨끗해요.”

29일 맥도날드 서울 마포 공덕점을 찾은 주부 20여명은 매장의 철저한 위생관리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주부들은 30분마다 손을 씻고, 장갑 등의 위생용품을 식재료에 따라 달리 사용하며 정해진 시간이 지나면 바로 교체하는 모습을 확인했다. 또한 좋은 품질의 신선한 식재료로 만들어지는 햄버거 조리 과정을 배워 직접 만들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주부 박은영(40)씨는 “직접 눈으로 확인해보니 맥도날드의 철저한 위생 관리 시스템에 더욱 믿음이 간다”며 “앞으로 맥도날드 제품이라면 믿고 우리 아이와 가족에게 먹이겠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이날 전국 322개 매장 중 250개 매장에서 창고와 주방을 개방하는 ‘내셔널 오픈 데이’ 행사를 열었다. 매장당 20명 오전과 오후로 나뉘어 모두 5000여명의 고객이 참여했다.

29일 ‘내셔널 오픈 데이’ 행사차 맥도날드 서울 공덕점을 찾은 주부들이 햄버거를 직접 만들어 보고 있다.
이 행사는 먹거리 안전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재료관리와 조리과정을 공개,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한 취지에서 2004년 시작됐다. 조 엘린저 맥도날드 대표는 “맥도날드는 가족들을 위해 정성스럽게 요리를 준비하는 엄마의 마음으로 엄선된 식재료 사용과 철저한 위생 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맥도날드 식재료와 조리 시스템의 우수성을 보다 많은 고객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맥도날드는 고객들과의 약속인 QSC & V(Quality, Service, Cleanliness and Value: 품질, 서비스, 청결함, 가치)’ 원칙을 지키기 위해 고객의 주문이 들어옴과 동시에 음식을 만들기 시작하는 ‘메이드 포 유(Made For You)’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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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55조 투자 계획 등 30대그룹 "당초 목표한 투자·고용 계획대로 추진"(종합)

삼성이 올해 최대 55조원 투자를 약속하는 등 대기업 대부분이 당초 목표대로 투자와 고용 계획을 이행 중이며 일부는 계획을 넘는 투자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30대 그룹 기획총괄 사장단 및 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 부회장단과 투자·고용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기획재정부·환경부·국토교통부 등 유관부처 차관과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도 자리했다.

윤 장관이 30대 그룹 사장단을 대면한 것은 새 정부 출범 직후인 지난 4월 이후 두 번째다.

대부분의 기업은 당초 목표한 투자와 고용을 차질없이 이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일부 대기업은 계획을 넘어서는 투자가 있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일부 기업의 투자가 미진한 이유도 4분기에 투자가 몰려 있어서라고 밝혔다.

특히 고용의 경우 대부분의 기업이 이미 계획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삼성은 올해 초 46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가 지난 5월 53조원으로 늘렸다. 이어 반도체 및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부문을 중심으로 연말까지 1조∼2조원을 더 투자해 최대 55조원을 예상한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도 올해 투자목표 8조5000억원에서 3분기까지 76%인 6조7000억원을 집행했다. 이어 4분기에 투자를 늘리는 방안으로 전체 투자액을 8조9000억원까지 키우기로 했다.

SK그룹은 일자리 확대에 집중해 올해 7700명 고용목표를 2∼3% 넘길 것이라고 전했다.

이날 대기업들은 투자와 고용 확대를 통해 경제활력을 높이는데 앞장서는 데 뜻을 모았다. 기업이 마음 놓고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줄 것을 정부와 정치권에 요청하기도 했다. 특히 기업들은 환경·노사·금융·세제지원 등 폭넓은 분야에서 규제를 완화해줄 것을 바랐다.

한편 윤 장관은 정부의 투자활성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30대 그룹이 올해 계획한 155조원대 투자와 14만명 고용 계획을 완벽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남은 4분기에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매경닷컴 속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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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데이비스 SAS "데이터 분석, 관리방식 먼저 정립해야"

< 아이뉴스24>

[박계현기자] "기업들이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먼저 기업이 현재 처한 상황을 돌아보고 조직 내 누가 데이터를 다루는 적임자인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SAS 짐 데이비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부회장)은 최근 'SAS 프리미어 비즈니스 리더십 시리즈(PBLS, Premier Business Leadership Series)' 행사가 열린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기자와 만나 "데이터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해선 단순히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관점이 아니라 기업 내 관리방식을 먼저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 부회장은 "기업 스스로 '데이터 퀄리티, 분석모델의 퀄리티를 다루는 적절한 절차가 있는가?', '조직 내에 분석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데이터 분석을 적정한 때에 활용하고 결과를 신속하게 받아보고 있는가?', '조직 내 다수가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한을 갖고 있는가?' 등의 질문을 던져보고 기업이 데이터를 어느 정도 취급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는지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데이터 분석과 관련한 기업들의 고민 중 하나는 내부에 전문가가 많지 않다는 점이다. SAS는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데이터시각화 솔루션인 '비주얼 애널리틱스' 제품과 일반 이용자도 하둡을 다룰 수 있는 데이터매니지먼트 툴 등을 내세우고 있다.

데이비스 부회장은 "데이터 규모에 따라 전문가, 일반인이 이용하는 인터페이스가 달라질 수 있지만 SAS는 다른 두 그룹 모두 빅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비주얼 애널리틱스를 통해 아이패드·데스크톱 등에서 빅데이터 분석이 가능할 뿐 아니라 이용자는 메뉴를 클릭하는 것만으로 전문가가 설계한 고급 분석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데이터 분석과 관련해 현재 기업들이 주목하는 분야로 사기행위 적발과 고객 정보 분석 등을 꼽았다. 이들 분야는 은행, 통신사 등 업종에 관계없이 관심을 갖는 분야로, 인메모리 기술을 활용하면 데이터 분석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SAS는 지난 23일 SAP와 공동으로 'SAP 하나' 플랫폼과 SAS의 분석 기술을 활용해 다양한 공동 기술을 개발하고 향후 제품 로드맵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디스크가 아닌 메인 메모리에 모든 데이터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방식인 인메모리 기술을 활용해 기업들의 주요 고민거리였던 분석 속도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데이비스 부회장은 "빅데이터에 대해 얘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은 빅데이터가 아니라 그저 큰 규모의 데이터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며 "기존에는 1천200만 명의 고객 정보를 분석하는데 8~10시간 걸렸다면 인메모리 기술을 이용하면 수십초만에 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결국 고객들이 겪고 있던 문제는 빅데이터가 아니라 빅컴퓨팅 이슈였고 기존 고객들이 겪던 문제의 90% 가까이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며 "앞으로 'SAP 하나' 플랫폼 위에 고객 맞춤형 인텔리전스와 가격 최적화 솔루션을 구동시켜 더 큰 규모의 솔루션이 구동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한 성과 발표는 내년 6월께로 예정돼 있다.

◆ 다음은 짐 데이비스 부회장과의 일문일답.

-'SAS 프리미어 비즈니스 리더십 시리즈'에서 '데이터를 돈처럼 다루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무슨 뜻인지 설명해 줄 수 있나.

데이터 관점에서 흥미로운 시기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청중들에게 데이터를 의미있게 만들 수 있게 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질문을 던졌다. 데이터를 이용할 때 그저 사업 성과를 좀 더 효율적으로 내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는지, 아니면 데이터를 그 자체로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자산으로 보는지 나는 데이터가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내거나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러한 기회에서 장애물이 되는 데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이는 단순히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관점의 문제가 아니다. 거버넌스 문제가 있다. 데이터 퀄리티, 분석모델의 퀄리티를 다루는 적절한 절차가 있는가? 조직 내에 분석을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있는가? 데이터 분석을 적정한 때에 활용하고 결과를 신속하게 받아보고 있는가? 조직 내 다수가 데이터에 대한 접근권한을 갖고 있는가?

나는 청중들에게 이러한 분석에 대한 성숙도를 평가 해 볼 수 있는 모델을 제시하고 스스로 어떤 카테고리에 속하는지 평가해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러한 모델을 스스로 평가해 봄에 따라 데이터 취급 숙련도나 업계 평균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이러한 툴을 바탕으로 경영진은 '우리가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르렀는가', '데이터 이용의 관점에서 우리 조직을 개선시킬 점은 없는가' '우리는 데이터 분석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자문해 볼 수 있게 된다.

우리는 모두 데이터에 대해 더 잘 알기를 원하지만 이유가 무엇이든간에 기업들은 이를 실제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여기에는 몇 단계의 진입레벨이 있는 것 같다. 기업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어하지만 실제로는 진행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빅데이터가 계속 확장해 나가고 있는 건 맞나?

그렇다고 본다. 내가 얘기하고 싶었던 부분은 사람들이 빅데이터에 대해 얘기하면서도 정작 내가 무얼 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객관적으로 보려고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데이터 규모는 점차 커질 것이라고 본다. 사물인터넷의 관점에서 보면 현재 시장에는 200억 개의 IP 주소가 생성돼 있는데 2020년 경에는 500억~900억 개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사방에서 데이터가 전송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데이터환경이 현재와는 매우 달라질 것이다. 나의 키노트는 바꿔 얘기하면 '현재 범람하고 있는 데이터량이나 향후 더 증가할 데이터에 대해 준비가 돼 있냐'는 질문이기도 했다. 빅데이터는 명백한 추세다.

-SAS가 SAP 하나(HANA) 플랫폼과 협력할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그런데 그 전에 'SAP 하나는 단순한 BI 에 불과하다'고 말하지 않았나.

그랬다. SAS는 SAP와 수년간 협력해 왔다. SAS는 SAP보다 함께 기술을 개발해 나가는 고객사(Joint customer)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동시에 SAS의 힘은 예측가능한 분석에 있기도 하다. SAP 하나의 운영 환경, 웨어하우스 인포메이션, 컴퓨팅 플랫폼, 데이터 등이 SAS의 분석 솔루션이 구동되는 환경으로 확장될 충분한 이유가 있는 셈이다.

SAS는 SAP 하나 환경에서 하이엔드급 분석 솔루션을 구동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하이엔드 분석을 하나 환경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이러한 형태의 협력이 가능한 것은 SAS의 하이엔드 분석 솔루션이 SAP에는 없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과거 내 발언을 철회하려고 한다. SAP 하나는 매우 빠르게 구동이 가능하도록 디자인돼 있다. 이런 환경에서 SAS 솔루션이 구동되는 것을 시도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SAP가 단순한 BI에 불과하다는 발언은 SAP 하나의 초기 성능이 핵심업무 영역에 사용하기에는 미흡했던 탓에 나온 것 아닌가. SAP 하나의 성능이 그 당시와 비교했을 때 개선됐나.

하나는 데이터 스테이징 영역과 인메모리 플랫폼이 결합된 기술이다. 그래서 하나를 들여다보면 그 다음엔 여기에 무엇을 붙여서 쓸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SAP가 SAS와의 협업에서 제공하는 것은 하나 위에 올라가는 BI 확장성(Capability)이다. 이같은 협업은 기업에서 하나를 비즈니스 목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SAS와 SAP와 협업은 모두 스테이징 영역과 관련이 있고 SAS의 분석 솔루션이 스테이징 영역에 속한다는 특성에는 변함이 없다.

다만 내가 그 같은 말을 했을 당시에는 처음 나온 대부분의 기술이 그렇듯 하나 역시 충분히 완성된 기술은 아니었다. 이젠 하나는 완성된 기술이고 SAP 측에선 하나 이용자들이 분석 환경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술적인 확장을 해나가고 싶어한다. 이러한 점은 SAS가 원하는 것이기도 하다. 좋은 협업 관계가 형성되리라 본다.

-그렇다면 SAP 하나가 충분히 성숙한 기술이고 시장에서 확장성 또한 증명했다고 볼 수 있는 건가?

SAP는 자연스럽게 확장성을 증명했다고 본다. 우리는 시장의 수용성에 주목했다. 하나로 지칭되는 스테이징 환경은 그간 SAP 하나가 설치된 기반을 봤을 때 시장 수용성을 확보했다. SAP 하나는 두세 사람이 이끌어 가는 기술이 아니고 SAP는 하나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고 많은 투자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측면에서 SAP 하나는 이미 성숙한 기술이고 이러한 점을 고려해 협업을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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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와의 협업을 낙관하고 있나.

매우 그렇다. SAS, SAP 직원들로 구성된 두 그룹의 팀이 각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SAS 본사 소재지)와 독일 월도프(SAP 본사 소재지)를 오가면서 수개월간 함께 작업을 해왔다. 협업이 잘 이뤄질 경우에는 지난주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SAP 테크에드(TechEd) 행사에서 발표하기를 원했는데 결과가 무척 좋아서 발표할 수 있었다.

SAS의 분석모델을 SAP 하나의 워킹 환경에 집어넣어 SAS 모델이 하나 내에서 작동이 된다. 여기까지가 우리가 작업한 내용이고 SAS 솔루션과 SAP 하나가 함께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앞으로는 고객 맞춤형 인텔리전스나 가격 최적화 솔루션을 구동시키고 더 큰 규모의 솔루션이 구동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내년 6월쯤 이에 대한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하둡 툴을 포함한 데이터 매니지먼트도 함께 발표했다. 빅데이터가 특정 전문가들이 아닌 일반인들도 다룰 수 있는 영역이 될 것이라고 보는가.

SAS는 SAP 하나와의 협업 뿐 아니라 클라우데라, 호튼웍스 등 하둡 진영과도 협력해 나가고 있다. 이런 협업과 함께 데이터시각화 솔루션인 '비주얼 애널리틱스'도 지원하고 있다. 이 제품은 데스크톱에서도 구동될 뿐 아니라 통계학 박사학위나 게임 프로그래머 같은 프로그래밍 지식이 없어도 분석을 할 수 있다.

일례로 아이패드를 사용하든 데스크톱을 사용하든 '비주얼 애널리틱스'는 빅데이터에 연결이 되지만 이용자들은 그 사실을 알아차리지 못한다. 메모리에서 구동되는 시간이 무척 빨라서 분석 대상 데이터가 수천만, 수십억 건이나 된다는 것을 체감할 수 없다.

또 이 제품에는 판매량 예측과 같은 고급 분석기능도 들어간다. 판매량 예측을 원하는 이용자가 메뉴를 클릭하면 프로그램은 6가지 다른 방법으로 이를 분석한 뒤 가장 정교한 예측치를 이용자에게 전달한다. 우리는 통계학 박사들이 설계한 모델을 적용해 이러한 인터페이스를 일반인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데이터 규모에 따라 전문가, 일반인이 이용하는 인터페이스가 달라질 수 있지만 SAS는 두 다른 그룹 모두 빅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호튼웍스, 클라우데라 등 하둡 진영과 협업하고 있다. SAS가 오픈소스 커뮤니티를 위해 공헌하는 측면은 없나.

간접적으로만 있다. SAS가 오픈소스 커뮤니티와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있는지는 내가 모르는 부분이다. 다만 SAS 플랫폼을 통해 클라우데라, 호튼웍스 등의 하둡 환경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둡 클러스터 내에서 SAS 솔루션이 구동될 수 있는 등 통합 환경이 제공되고 있다. 오라클 DB 툴, 테라데이타 등과 같은 수준의 통합성을 갖췄다.

하둡은 단순한 스토리지 스트럭처로 분석 기능을 제공하지 않지만 경제적으로 데이터를 저장하고 복제할 수 있기 때문에 하둡 클러스터의 데이터를 메모리로 가져와 분석 솔루션에서 구동시키는데 활용하고 있다.

-짐 굿나잇 SAS 회장이 키노트를 통해 '사람들이 얘기하는 빅데이터가 진정한 의미의 빅데이터가 아니다'라고 얘기했는데 이게 무슨 뜻인가.

빅데이터에 대해 얘기할 때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은 빅데이터가 아니라 그저 큰 규모의 데이터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소셜네트워크에서 수집되는 데이터나 영상데이터, 제조업 공정에서 전송되는 센서 데이터 등은 빅데이터가 될 수 있을지 몰라도 그저 2천만명의 고객 정보를 처리하는 데이터를 빅데이터라고 부를 수는 없다. 이 작업은 빅데이터라기 보다는 대규모 분석에 가깝다.

기존에는 1천200만 명의 고객 정보를 분석하는데 8시간에서 10시간 걸렸다면 인메모리 기술을 이용하면 수십초만에 처리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기술은 기존 고객들이 겪던 문제의 90% 가까이를 해결할 수가 있었다. 결국 고객들이 겪고 있던 문제는 빅데이터가 아니라 빅컴퓨팅 이슈였던 셈이다.

-현재 SAS 제품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가장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뭐라고 생각하나. 또 관심을 갖고 있는 기술 적용분야는 어디인가.

굉장히 다양한 고민거리가 있지만 그 중 다수는 하둡을 어떻게 사용할지 고민하고 있고 또 어떻게 하면 분석결과를 신속하게 받아볼 수 있을지를 고민하고 있다. 의사결정을 할 때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가능한 빨리 받아보기를 원한다. 또 다수가 조직 내 전문성이나 기술부족이라는 문제를 겪고 있다. 데이터를 활용하기를 원하지만 조직 내에서 분석루틴을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현재 기업들이 주목하고 있는 분야는 사기행위 적발과 고객 정보와 관련된 분석이다. 이 분야들은 은행, 통신사 등 업종에 관계없이 주목하고 있다.

/박계현기자 kopila@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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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개방형 하드웨어 '아라'로 삼성·애플 압박


모 토로라 "모듈형 스마트폰 플랫폼 '아라' 개발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구글 자회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모듈형 스마트폰과 이를 위한 개방형 무료 플랫폼을 개발중이라고 발표했다. 직육면체 모양의 케이스에 그보다 작은 직육면체 모양의 모듈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조립해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모토로라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개방형 무료 플랫폼 '아라'(Ara) 계획을 공개하고 이용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사진은 모토로라가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아라' 모듈과 제품. 2013.10.30 solatido@yna.co.kr

'모바일 시대의 절대강자' 자리 노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구글의 자회사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무료 개방형 스마트폰 하드웨어 플랫폼 '아라' 계획을 발표한 것은 전체 모바일 세계의 패자(覇者)가 되겠다는 모회사 구글의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구글은 이미 안드로이드를 통해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분야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데, 앞으로 스마트폰 하드웨어 분야도 '개방형 생태계'로 바꿈으로써 지배 영역을 넓히겠다는 것이다.

모토로라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분야에서 "개발자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진입 장벽을 낮추며, 혁신 속도를 높이고, 개발 기간을 상당히 단축하는 것"이 아라 계획의 목표라고 밝혔다.

모 토로라 "모듈형 스마트폰 플랫폼 '아라' 개발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구글 자회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모듈형 스마트폰과 이를 위한 개방형 무료 플랫폼을 개발중이라고 발표했다. 직육면체 모양의 케이스에 그보다 작은 직육면체 모양의 모듈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조립해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모토로라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개방형 무료 플랫폼 '아라'(Ara) 계획을 공개하고 이용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사진은 모토로라가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아라' 모듈과 제품. 2013.10.30 solatido@yna.co.kr

이처럼 구글이 '개방형 하드웨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것은 세계 스마트폰 업계의 양강인 삼성전자와 애플에는 매우 큰 위협이다.

지금은 스마트폰 시장을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나 애플 아이폰 등 마진이 큰 프리미엄 제품들이 주도하고 있으나, 개방형 하드웨어 생태계가 형성되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다.

스마트폰 시장이 마치 PC 시장처럼 가격과 성능이 천차만별인 부품과 제품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이 되면, 경쟁을 통해 가격이 계속 내려갈 공산이 크다.

즉 스마트폰 시장이 지금처럼 삼성과 애플의 양강 구도가 아니라 '저마진 무한경쟁 시장'으로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안드로이드 모바일 플랫폼과 웹을 장악한 구글이 최강자 자리를 꿰차는 데 매우 유리한 상황이 조성된다.

모 토로라 "모듈형 스마트폰 플랫폼 '아라' 개발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구글 자회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모듈형 스마트폰과 이를 위한 개방형 무료 플랫폼을 개발중이라고 발표했다. 직육면체 모양의 케이스에 그보다 작은 직육면체 모양의 모듈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조립해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모토로라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개방형 무료 플랫폼 '아라'(Ara) 계획을 공개하고 이용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사진은 모토로라가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아라' 모듈과 제품. 2013.10.30 solatido@yna.co.kr

마치 PC 시대에 하드웨어의 성능 향상과 가격 하락이 엄청나게 빠르게 이뤄지면서 윈도 플랫폼을 장악한 마이크로소프트(MS)가 2000년대 초반까지 정보기술(IT) 생태계의 중심을 차지하고 패왕(覇王)의 지위를 누렸던 것과 마찬가지다.

만약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삼성전자와 애플이 고성능 제품으로 어느 정도 위치를 유지하더라도 '극한 경쟁'에 노출돼 이익률이 떨어지는 것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PC 시대에 MS가 플랫폼을 장악하면서 애플은 198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상당한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

또 1990년대까지 최대의 PC 업체였고 '명품 노트북'을 만든다는 평판을 지녔던 컴팩은 PC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2001년 델에 1위 자리를 내줬으며, 그 이듬해에는 HP에 흡수되는 비운을 겪었다.

현재 스마트폰 업계의 강자인 삼성전자와 애플도 앞으로 환경이 바뀌면 위기를 겪을 수 있음을 시사하는 사례다.

모 토로라 "모듈형 스마트폰 플랫폼 '아라' 개발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구글 자회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모듈형 스마트폰과 이를 위한 개방형 무료 플랫폼을 개발중이라고 발표했다. 직육면체 모양의 케이스에 그보다 작은 직육면체 모양의 모듈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조립해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모토로라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개방형 무료 플랫폼 '아라'(Ara) 계획을 공개하고 이용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사진은 모토로라가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아라' 모듈과 제품. 2013.10.30 solatido@yna.co.kr

다만, 만약 구글이 이런 방식으로 스마트폰 하드웨어 분야를 장악하는 데 성공하더라도 구글 자회사인 모토로라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이 반드시 높아진다는 것은 아니다. 구글의 본령은 여전히 '인터넷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이는 '소프트웨어 기업' 마이크로소프트가 2000년대 초반까지 PC 시대의 절대 강자이던 시절에도 마찬가지였다.

당시 MS는 PC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어 소프트웨어 업계뿐만 아니라 하드웨어 업계에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했지만, 마우스나 키보드 등 극히 일부 품목을 제외하면 부품이든 완제품이든 하드웨어를 직접 내놓지는 않았다.

모토로라를 앞세운 구글의 하드웨어 플랫폼 장악 시도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업체인 삼성전자에 대한 견제의 의미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구글 안드로이드에 절대적으로 의존해 왔으나, 이달 말 독자적으로 대규모 개발자 행사를 여는 등 구글 의존도를 낮추려고 시도하고 있다.

모 토로라 "모듈형 스마트폰 플랫폼 '아라' 개발중"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구글 자회사인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모듈형 스마트폰과 이를 위한 개방형 무료 플랫폼을 개발중이라고 발표했다. 직육면체 모양의 케이스에 그보다 작은 직육면체 모양의 모듈을 끼워 넣는 방식으로 스마트폰을 조립해 '맞춤형 제작'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29일(현지시간) 모토로라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이런 내용을 담은 개방형 무료 플랫폼 '아라'(Ara) 계획을 공개하고 이용자들로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사진은 모토로라가 홈페이지와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아라' 모듈과 제품. 2013.10.30 solatido@yna.co.kr

다만 구글과 모토로라의 이런 시도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PC와 달리 스마트폰은 크기, 두께, 무게가 매우 중요하므로 가장 효율적인 배치가 이뤄지도록 설계되는데, 직육면체 모양의 모듈을 끼워 조립하는 방식으로는 공간 낭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아직 실험적인 시도인 아라 플랫폼을 위해 부품 업체들이나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이 과연 적극적으로 시간과 돈과 노력을 투입할지도 확실치 않다.

과거 PC 시대에 MS는 엄청난 개발자 지원 역량을 지녔던 덕에 윈도 플랫폼 생태계의 진화를 이끌 수 있었다. 그런데도 매번 새 부품이나 프로그램 업그레이드가 있을 때마다 드라이버 충돌 문제가 생기곤 했다.

구글이 스마트폰 생태계 전반을 장악하겠다는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려면 안드로이드나 아라에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해야만 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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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없던 제품으로 승부” 혁신전쟁



세계경제 이끄는 삼성-애플-구글

[동아일보]

승자독식 현상은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시장이 공급 과잉 상태에 이르면 충분한 현금과 신기술로 생존 기반을 확고히 다져놓은 업체들은 생존하고 그렇지 못한 업체들은 경쟁에서 밀리다 사라진다. 특히 영역을 넘나드는 혁신이 일어나고, 사용자가 많을수록 이익이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가 나타나는 정보기술(IT) 시장에선 승자의 영향력이 두드러진다.

○ 강자만이 웃는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업계가 대표적으로 승자독식 구조가 확립된 곳 중 하나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의 시장점유율은 2011년 54.4%에서 올해 92.3%로 치솟았다. 윈도폰 OS로 새로 도전장을 내민 마이크로소프트(MS)는 2강 체제를 깨보려고 노력 중이지만 아직까지 한 자릿수 점유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더해 구글은 최근 모바일용 오피스 프로그램인 ‘퀵 오피스 모바일 앱’을 무료로 배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오피스 프로그램 시장도 재편하려고 하고 있다. 오피스 프로그램 시장의 전통적 강자인 MS의 시장 기반을 무너뜨리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기존 시장에서 올리는 막대한 이익을 기반으로 경쟁자의 시장 기반을 무너뜨리는 팽창 전략이 IT 시장의 승자독식 구조를 심화한다고 분석한다. 특히 개별 기업 간의 경쟁이 아니라 기업 생태계 간에 경쟁이 벌어지는 이른바 ‘플랫폼 경쟁’ 국면에선 승자 기업이 쓰는 팽창 전략의 파괴력이 더욱 커진다. 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은 “IT 분야에선 애플, 구글, 삼성전자, 아마존 같은 상위 기업만 살아남는 구조가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다”며 “이들을 견제할 새로운 경쟁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지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장기간 ‘치킨 게임’이 벌어진 반도체업계도 살아남은 1, 2위가 독식하는 비중이 더 커졌다. 29일 발표된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은 매출 4조840억 원, 영업이익 1조1640억 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지난달 발생한 중국 우시(無錫) 공장 화재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도 28.5%로 역대 최고 수준을 보였다.

삼성전자 역시 3분기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9조7400억 원, 영업이익 2조600억 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두 회사의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2006년 44.8%에서 지난해 66.0%로 늘었다. 한때 세계 반도체시장 1, 2위를 다투던 NEC와 히타치 등 일본 기업이 공급 경쟁에서 밀려나면서 ‘살아남은 자들의 잔치’가 시작된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앱·응용프로그램) 등 소프트웨어 부문에서도 승자독식 현상이 나타난다. 시장조사기관 캐널리스에 따르면 미국 내 앱 매출의 50%가량을 징가와 로비오, 디즈니 등 일부 업체가 차지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고착화되고 있다.

○ 피 튀기는 인수합병(M&A) 전쟁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남은 ‘공룡’들은 링에서 밀려난 알짜 기업들을 사들여 몸집을 더 키우고 있다. 적극적인 M&A를 통해 사업 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키고 미래 먹을거리를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9월 초까지 기업 간 인수 거래 규모는 약 5200억 달러(약 551조 원)에 이른다. 연말까지는 연간 기준으로 2000년 이후 13년 만에 최대 규모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IT 빅3’인 구글과 애플, 삼성전자가 2011년부터 최근까지 인수하거나 지분을 투자한 기업은 모두 77곳이다. 소프트웨어부터 지도, 보안, 헬스케어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구글은 2011년 모토로라 무선사업부를 인수한 데 이어 미디어 기술, 생체 인식 기술, 지도 서비스 업체 등 48개 업체에 투자해 가장 적극적이다. 올해 6월에는 애플과의 경합 끝에 이스라엘 내비게이션 서비스 업체인 ‘웨이즈’를 9억6600만 달러에 인수했다. 구글이 최근 3년간 쓴 M&A 비용은 20조 원을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 역시 음악 편집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레드매티카’를 비롯해 보안업체 ‘오센텍’ 등 14개 기업을 인수했다.

사상 최대 규모의 현금을 쌓아둔 것으로 알려진 삼성전자 역시 M&A에 돈을 아끼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의료기기와 반도체 분야 등 15개 기업에 투자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제일모직 등 계열사도 소재 분야 투자에 적극적이다.

○ 영역붕괴 속 시장 주도권 잡기 치열

이 ‘IT 빅3’ 기업들은 세상에 없는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제품 개발에도 적극적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28일(현지 시간) 실적을 공개하면서 “내년에는 새로운 범주에서 중대한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선 애플이 ‘스마트 워치’나 ‘애플 TV’ 등 새로운 혁신 제품을 공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앞서 구글 역시 ‘구글 글라스’ 등을 내놓은 데 이어 최근 사막과 바다에 풍선을 띄워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데이터센터를 물 위에서 운영하는 등 새로운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도 최근 애플에 앞서 스마트워치인 ‘갤럭시 기어’와 ‘커브드 스마트폰’ 등을 출시하며 ‘애플 트라우마’에서 벗어났다는 평가를 듣는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최근 “영원한 글로벌 초일류 기업이 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하며 연구개발(R&D) 인력의 글로벌화와 기술 기업에 대한 적극적 M&A, 전자사업군의 구조 개편을 추진하는 것도 시장의 판도를 좌지우지하는 ‘게임 체인저’가 돼 승자독식 구도를 유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정지영 jjy2011@donga.com·김지현 기자

삼성-애플-구글, 글로벌 경제 룰 바꾼다

제품 혁신으로 불황 돌파구 마련… 애플 3분기 이익 100억달러 회복

삼성-구글과 승자독식 구도 굳혀

[동아일보]

삼성전자와 애플, 구글 등 이른바 정보기술(IT) ‘빅3’ 기업이 경쟁하듯 깜짝 실적을 내놓고 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대다수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글로벌 IT 빅3 기업이 앞다퉈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으며 세계 경제 ‘게임의 룰’을 바꾸고 있다.

이들 빅3는 그동안 쌓은 기술과 자본을 앞세워 도태된 기업이나 신기술을 가진 벤처기업을 속속 사들이며 몸집 불리기 경쟁을 하고 있다. 기존 영역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제품을 내놓거나 제품을 무료로 제공해 다른 기업의 수익 기반을 무너뜨리기도 한다. 이로 인해 IT업계에선 강자만이 살아남는 ‘승자독식(勝者獨食)’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애플은 28일(현지 시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7∼9월)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가 죽은 뒤 휘청거렸던 애플은 지난달 20일 출시한 ‘아이폰 5S’와 보급형 모델 ‘아이폰 5C’가 판매 호조를 보인 덕분에 분기 영업이익 100억 달러를 회복했다. 애플은 3분기에 338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팔아 역대 3분기 판매량 중 최대 기록을 세웠다.

삼성전자도 3분기에 884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분기 사상 최대 판매량 기록을 경신했다.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55% 늘었다.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도 사상 최대였다.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시장에선 구글의 지배력이 더 강화되고 있다. 2분기 구글 안드로이드의 시장 점유율은 79.3%로 전년 동기 대비 10.2%포인트 높아졌다. 구글은 17일(현지 시간) 3분기에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는 148억9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고 밝혔다. 구글 주가는 처음으로 주당 1000달러를 돌파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빅2’가 최대 판매 기록을 경신하는 사이 나머지 기업들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다. 전통의 강자였던 핀란드 노키아와 미국 모토로라, 캐나다 블랙베리 등은 저가(低價) 휴대전화 판매량을 크게 늘린 중국 레노버(3위), 화웨이(5위)와의 힘겨운 싸움에서 밀려 아예 순위권 밖으로 사라졌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TV 시장에서도 1, 2위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장재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새로운 혁신 제품이 나오지 않는 정체된 시장에서 소비자들은 순위에서 밀린 기업의 제품을 구입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며 “당분간 상위 기업은 점점 더 유리해지고, 밀려난 기업은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현 jhk85@donga.com·김용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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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블랙베리와 회동"..인수戰 뛰어들까

- WSJ, 지난주 양사 경영진간 회동 보도
- 인수 관심여부 미확인..내달 4일까지 의향 밝혀야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경영난으로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블랙베리 경영진들이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북이 블랙베리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소식통들을 인용, 지난주 블랙베리 경영진들이 페이스북측과 회동을 갖고, 회사 인수에 관심이 있는지 의사를 타진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블랙베리와 페이스북 모두 이 사안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는 만큼 페이스북이 블랙베리 인수에 관심이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소식이 전해진 뒤로 뉴욕증시에서 거래되는 블랙베리 주가는 2.44% 상승하고 있는 반면 페이스북 주가는 1.59% 하락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말 블랙베리의 대주주 중 하나인 캐나다 보험사 페어팩스 파이낸셜홀딩스는 블랙베리를 47억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지만, 페어팩스가 자금 조달과 인수 컨소시엄 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블랙베리는 분리 매각을 위해 여러 업체들과 접촉하고 있다.

현재까지 SAP와 시스코 시스템즈, 삼성전자(005930) 등이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공동 창업주인 마이크 라자리디스, 더글러스 프레긴이 인수전에 합류할 것으로 전해졌고 최근에는 중국 레노보까지 인수 의향을 표시한 바 있다.

페어팩스는 인수를 위한 회사 실사작업을 다음달 4일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4일까지 블랙베리에 관심이 있는 기업들은 인수 의향서를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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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진다

[머니투데이 민동훈 기자][홈쇼핑 등 온라인몰은 오프라인 넘보고…백화점·마트는 인터넷·모바일 채널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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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강기영 디자이너
유통업계가 불황 탈출을 위해 온·오프라인 경계를 사실상 허물고 있다. 온라인시장의 강자인 홈쇼핑업체가 오프라인 가두매장을 내는가 하면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인터넷과 모바일 시장을 강화하고 나섰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독점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한 글로벌 캐주얼 브랜드 '페리엘리스(Perry Ellis)' 상품을 전국 베이직하우스 200여개 가두 매장에서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기존 홈쇼핑 이용고객은 TV 화면과 쇼 호스트 설명에 의존해서 상품을 구입했지만 페리엘리스는 가까운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상품을 보고 구입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생방송에서 구매 타이밍을 놓쳤을 경우에도 다음 방송까지 기다릴 필요가 없다. 급히 상품이 필요한 경우 1~2일이 걸리는 배송까지 기다리지 않고 바로 매장에서 상품을 살 수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기존 홈쇼핑 패션 방송의 한계로 꼽혔던 시공간 제약을 극복하고 온·오프라인 통합 판매를 통한 매출 확대를 노리기 위한 포석"이라고 말했다.

CJ오쇼핑도 내달부터 온·오프라인을 하나로 아우르는 새로운 통합 채널을 선보일 계획이다. TV홈쇼핑과 인터넷몰·모바일몰·카달로그 등을 한 곳에 모은 종합 온라인몰로서 온·오프라인 강점을 고루 담는다는 전략이다.

백화점과 대형마트는 온라인 채널 확대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인터넷·모바일·카달로그·오프라인 매장을 유기적으로 결합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이달부터 종이로 만든 '직접 메일'(DM)을 없애고 모바일용 DM을 제작해 각종 쿠폰과 쇼핑 정보 등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다. 올 연말에는 근거리무선통신(NFC) 시스템을 활용해 쇼핑에 필요한 쿠폰을 다양하게 제공할 계획이다.

이미 백화점의 온라인 사업은 성과를 내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는 신제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인 롯데백화점의 온라인몰 엘롯데는 올해 2000억원 매출 돌파가 확실시된다. 롯데백화점은 온라인 사업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 '모바일 커머스 기획담당'이라는 새 조직도 가동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오픈마켓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4월 11번가에 입점한데 이어 최근에는 네이버샵N에도 진출했다. 종합 온라인몰인 H몰과 CJ몰에도 무역센터점·목동점 등 7개 점포를 각각 입점시켰다.

신세계는 분리 운영하던 이마트몰과 신세계몰 제품을 한 곳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통합 플랫폼 'SSG닷컴'을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오프라인 한계를 온라인 채널 강화를 통해 극복하겠다는 복안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악의 불황을 겪는 유통업계가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다채널 전략을 앞 다퉈 선보이고 있다"며 "더 많은 고객접점을 만들어 매출을 늘리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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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커피전문점 이디야 첫 '1000호점' 비결



(1) 평균 창업비용 절반

(2) 작은 점포로 값 싸게

(3) 가맹점엔 이익 보장

매출 500억원 안넘어 출점규제 제외 '덕' 봐


[ 강창동 기자 ]

이디야커피가 커피전문점으로는 처음 국내 1000호점을 열었다. 창업비를 다른 프랜차이즈에 비해 50% 이하로 줄이고, 커피가격은 30% 싸게 공급하는 ‘5030’ 정책으로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는 평가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는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서울 답십리 사거리점을 개장해 1000호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이디야의 1000호점 개점은 2001년 서울 흑석동 중앙대 정문 앞에서 1호점을 낸 뒤 13년 만이다. 2010년 말 437개에서 작년 말 800개를 넘어섰고 올 들어서도 200개를 추가로 여는 등 최근 급속한 확장세를 보여왔다. 매출도 작년 420억원에서 올해 85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디야가 빠르게 성장한 배경은 상대적으로 적은 돈을 들여 창업할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이디야의 평균 창업비는 1억510만원으로 2억~3억원이 드는 다른 커피전문점보다 50% 이상 저렴하다. 점포 면적을 평균 33㎡로 소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커피가격도 경쟁업체에 비해 30%가량 싸다.

유통업계는 이와 함께 이디야커피가 정부의 출점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점이 급성장의 주요 배경 중 하나라고 꼽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1월 동일브랜드 커피가맹점 간 거리를 500m 이내로 신규출점을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모범거래기준’을 발표했다. 규제 대상은 가맹점 100개 이상, 커피사업부문 매출 500억원 이상으로 당시 이디야커피는 가맹점 수는 100개가 넘었지만 매출이 500억원이 넘지 않아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다.

문 대표는 이에 대해 가맹점주의 이익 보장을 중요 경영원칙으로 삼은 것이 성장 원동력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비 대비 매출이 업계 최고 수준인 평균 209%를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로열티가 매출의 3.5~5.0%인 다른 프랜차이즈와 달리 월정액(25만원)만 내면 되기 때문에 수익 면에서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문 대표는 1000호점 개장을 시작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점포 확장에도 힘을 쏟을 계획이다. 문 대표는 “내년부터 매년 300개 점포를 국내외에서 열어 2017년에는 해외점포를 합해 2000호점을 개점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매출이 늘어나면서 조만간 출점규제 대상이 되겠지만 성장세를 유지하는 데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점포 크기가 작은 이점을 활용해 수요가 늘고 있는 소규모 도시 등으로 진출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디야커피는 또 해외에선 당장 점포를 내지 않고 스틱커피를 먼저 판매하기로 했다. 문 대표는 “스틱커피는 작년 8월 처음 생산했는데 올해 1억개 판매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문 대표는 “중장기적으로는 태국을 동남아시장 공략의 발판으로 삼아 집중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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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동력 잃은 기아車, 현대車 그늘 못 벗어나나

- 경영지표 급속 악화

K7·K9 잇따라 흥행 실패… 3분기까지 누적 영업이익 19%↓

국내서 10대 중 6대 만들어 원화 강세·파업 등 겹치면 불리

- 한때 현대車 위협했었는데…

신형 제네시스·쏘나타 쏟아져도 K5 신형은 내년 말에나 나와


최대주주인 현대차의 점유율마저 한때 위협할 정도로 성장 가도를 달리던 기아자동차가 최근 부진하다. 글로벌 판매 증가세가 주춤하고, 수익성도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현대차와 격차도 다시 벌어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기아차의 국내 생산 의존도가 높은 데다, K7·K9 등 주요 고급차종의 잇따른 흥행 실패, 현대차보다 수개월 뒤처진 신차 출시 사이클, 사라진 '스타 경영자' 효과 등이 겹쳐 실적이 떨어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걸림돌들이 해결돼야 하는데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점. 29일 국내 주식시장에서 기아차의 주가는 전날보다 0.79% 하락한 6만3000원에 마감했다. 지난해 5월 4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8만4800원)보다 26% 낮은 수준이다.

점유율·수익성 지표 급속도 악화

지난 25일 발표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실적은 기아차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다. 글로벌 판매대수가 3.3% 늘어나는 데 그쳐, 현대차 증가율(9.9%)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3.3%는 올해 세계 신차 수요 증가율(3.9%)보다도 낮다. 매출은 0.4% 늘어나는 데 그쳤고, 영업이익은 19%나 떨어졌다.

대표적인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3분기에 6.0%까지 내려갔다. 같은 시기 현대차(9.7%)와 이익률 격차가 3.7%포인트 벌어져 원화 가치 상승, 파업 등에 취약한 면모를 여실히 보여줬다. 기아차 관계자는 "현대차는 10대 중 4대를 국내에서 만들지만, 기아차는 6대를 국내에서 만든다"면서 "원화 강세와 파업으로 국내 생산 중단이 겹치면 상당히 불리하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미국·중국·인도·브라질·러시아·체코·터키 등 7곳에 해외 생산망을 갖추고 있지만, 기아차는 미국·중국·슬로바키아 단 3곳이다. 내년 상반기에 중국 3공장이 완공되는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해외 증설 계획도 없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기아차의 연평균 글로벌 판매증가율은 18.7%에 달해 업계 최고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작년 대비 1.1%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도 이런 구조적인 이유 때문이다.

현대차 하위 브랜드로 전락하나

기아차는 지난해 5월 최고급차 K9을 내놓으면서 1단계 도약을 꿈꿨다. 제네시스와 에쿠스 중간급 대형 세단 시장에 도전장을 내고, 현대차뿐 아니라 수입차 소비자까지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겠다는 포부였다. 해외에선 현대차와 대당 평균 판매단가(ASP)가 비슷하지만, 국내에선 5% 이상 낮은 현실도 K9으로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K9은 당초 월 판매목표(2000대)의 4분의 1 수준인 평균 500대 남짓 팔리는 데 그쳤다. 작년 말 디자인과 성능을 업그레이드해 내놓은 '더 뉴 K7'의 인기 역시 경쟁 차종인 현대차 그랜저의 3분의 1 수준에 그치면서, 'K시리즈' 인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0년 7월의 국내 점유율(37.5%·수입차 제외)을 회복 못 하고 있다.

동부증권 임은영 애널리스트는 "성장성이 높은 해외 공장을 현대차 위주로 설립해 기아차가 소외됐고, 최근 잇따라 내놓은 K시리즈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으면서 시장에서는 기아차의 성장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가 다음 달엔 신형 제네시스를, 내년 상반기엔 신형 쏘나타를 출시하는 등 주요 차급에서 신차 공세를 펴는 데 비해 기아차는 내년 하반기에나 신형 K5 등으로 맞대응이 가능하다.

시장에서는 '디자인 기아' 슬로건을 이끈 피터 슈라이어 전(前) 기아차 부사장이 올 초 현대·기아차 총괄 디자인 사장이 됐고, 정의선 부회장 역시 현대차 기획·영업 담당으로 선을 긋는 등 '스타 효과'가 퇴색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김은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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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라이프] 회사의 리더는 '치어리더'가 돼야 한다



CEO 오피스 - '샐러리맨의 신화'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

'나를 따르라' 대신 '내가 도와주겠다'는 탈권위형 CEO

리더의 책무는 직원들의 설익은 아이디어를 다듬고 격려하는 것


[ 임현우 기자 ]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60)은 ‘샐러리맨 신화’의 대표주자로 통한다. 1985년 미국 P&G 사원으로 입사해 한국P&G 사장(1999~2001년), 해태제과 사장(2001~2004년)을 거쳐 2005년 LG생활건강 사장으로 영입됐다. 지난해 LG그룹에서 외부 인사로는 이례적으로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장수 최고경영자(CEO)가 된 데는 거침없는 사업 성장이 밑거름이 됐다. 취임 첫해인 2005년 LG생활건강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678억원, 704억원.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3조8962억원, 4455억원으로 불어났다. 실적 향상에 비춰 ‘차석용 효과’라는 평가가 나올 만하다.

거침없는 질주의 비결은 뭘까. 밖에서는 몰아붙이기식 ‘스파르타형 CEO 리더십’을 꼽을 것 같지만 사내 평가는 완전히 다르다. “나를 따르라”는 리더십이라기보다는 “내가 도와주겠다”는 서포터형 리더십이라고 임직원들은 평가한다. 오랫동안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방적인 토의를 활용해 경영과 관련한 의사결정을 한다는 것이다.

차 부회장은 “회사의 리더는 ‘리더’보다는 ‘치어리더’가 돼야 한다”고 강조하곤 한다. 소비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편리함을 주는 게 회사의 사명이고, 그러려면 직원들의 다듬어지지 않은 아이디어를 다듬고 격려하는 것이 리더의 진짜 책무라는 것이다. 관리와 통제의 과거형 리더십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제 사무실 문은 항상 열려 있습니다. 임원이나 팀장이 아니라 사원들과도 좋은 아이디어가 있으면 같이 논의해야죠. 건방지다 싶을 정도로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직원들로 충만해야 회사가 발전합니다.”

비서진을 대동하지 않고 택시나 KTX를 이용해 혼자 현장을 방문하는 것도 그의 ‘탈권위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대목. “CEO가 간다고 미리 알리면 사업장이나 연구소에서는 의전과 자료 준비에 시간을 낭비하게 됩니다.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일선 직원들이 놓치는 ‘디테일’을 꼼꼼히 챙기는 것도 차 부회장의 주특기다.

2011년 12월 ‘엘라스틴’ 샴푸 모델로 11년간 활동했던 전지현 씨와 계약이 종료될 당시 얘기다. 마케팅팀 직원들은 전씨에게 그동안 방송된 모든 광고를 영상물로 편집해 선물로 보냈다. 우연히 이를 본 차 부회장은 무릎을 치며 “이 좋은 영상을 그냥 묵히기 아깝다. TV 광고로 내보내자”고 제안했다. 이 영상은 광고계에서 보기 드문 ‘전임 모델에 대한 헌정 광고’로 화제를 뿌리며 엘라스틴을 새삼 주목받게 했다.

화장품, 생활용품, 음료를 3대 축으로 하는 LG생활건강에서는 해마다 수십~수백종의 신제품이 쏟아진다. 차 부회장은 새 상품의 이름부터 향(香), 디자인까지 직원들과 토론하고 상의한다. 지난해 LG그룹 창립 65돌을 기념해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자가 1947년 만들었던 ‘럭키크림’을 재출시한 것이나, 옷을 하루만 입고 빠는 사람이 늘어나는 점에 착안한 ‘한입세제’ 등은 그의 아이디어를 상품화해 히트한 상품이다. 올초 내놓은 남성 화장품 ‘까쉐’ 등도 개발 단계부터 차 부회장이 공을 들인 ‘작품’이다. 완제품이 나오기 전에 자신이 직접 발라보고 느낌을 전달하는 등 세세한 임상시험(?)을 거쳤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EO가 너무 작은 부분까지 챙기면 직원들이 힘들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머뭇거리지 않고 자신의 소신을 강조해 밝혔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제가 직접 제품을 써 보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건 소비자에 대한 ‘예의’입니다. 또 그렇게 해야 제품을 만드느라 고생한 직원들을 격려하고 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북돋울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명동, 홍대, 가로수길과 전통시장, 백화점을 수시로 찾는다”며 “사람들의 표정, 눈빛부터 옷차림, 메이크업까지 모든 것을 주의깊게 관찰한다”고 말했다.

차 부회장의 경영성과를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인수합병(M&A)이다. 코카콜라음료(2007년) 다이아몬드샘물(2009년) 더페이스샵(2010년) 해태음료(2011년) 바이올렛드림, 일본 긴자스테파니(2012년)·에버라이프, 캐나다 후르츠앤드패션(2013년) 등 잇단 M&A는 사세를 키운 핵심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몇 달에 한 번꼴로 M&A가 이어졌지만 LG생활건강은 ‘승자의 저주’에 빠진 적이 없다. 차 부회장은 “3~5년 안에 기존 브랜드 이상의 수익성에 도달할 수 있는 회사를 적정 가격에 인수하는 것이 철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검토 단계부터 인수팀을 구성해 회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인수 뒤 3개월 안에 미리 세워둔 정상화 과제의 80%를 이행(→'승자의 저주'에 빠지지 않는 이유)한다”고 설명했다. 인수 뒤 경영전략을 치밀하게 마련해 새 사업이 조기 정착하는 데 초점을 둬왔다는 것이다.

LG생활건강은 차 부회장 취임 이후 매출이 33분기째, 영업이익은 35분기째 연속 성장(전년 동기 대비)하는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올 3분기엔 분기 단위로 사상 최고 매출(1조1518억원)을 올렸다. 하지만 차 부회장은 “매일 절박한 심정으로 위기를 돌파한다는 자세로 경영을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은 우환에 살고 안락에 죽는다’는 맹자의 말을 가슴에 새기면서 산 게 장수 CEO의 비결이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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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라이프] IBM 따라하려는 DELL, 차라리 '마블' 벤치마킹하라

경영코치

세계 스마트 흐름 놓치고 무분별한 아웃소싱에 추락

비상장전환하고 기업용 SW회사 변신 시도

캐릭터 사업·영화 등 미활용 역량 찾아 성공한 마블처럼 숨은 역량부터 찾아야


[ 김수언 기자 ]

미국 PC 업체 델(Dell)은 1990년대 정보기술(IT) 분야 혁신의 상징이었다. 중간 유통 단계를 없애며 소비자와 제조회사를 직접 연결한 유통 혁신을 통해 2000년대 중반까지 거의 10년간 세계 PC 업계 1위로 군림했다. 그러나 델은 지금 심각한 위기에 놓여 있다. 이 회사 역시 스마트 열풍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PC 시장은 갈수록 쪼그라드는 추세다. 여기다 중국 레노버가 급부상하면서 시장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올초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은 사모펀드 실버레이크,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함께 상장주식을 사들여 25년 만에 비상장 회사로 전환하기로 했다. 극단적인 혁신 없이는 생존이 불투명하다고 보고, 이사회 통제 없이 강도 높은 개혁을 추진하기 위해서라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다음달 중순 이전에 주식 매입이 마무리되면 델 CEO는 전체 지분의 75%를 확보하게 된다.

델 CEO는 주력 분야를 PC에서 기업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PC사업을 레노버에 넘기며 IT서비스 회사로 변신에 성공한 IBM의 길을 벤치마킹해 가겠다는 것이다.

코칭포인트1 - 새로운 변신에 성공하려면 회사의 숨은 역량부터 찾아라

핵심 사업에 집중할 것인지, 아니면 기존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일은 경영자 입장에서 가장 까다로운 판단이다.

핵심 사업의 성장 잠재력을 오판하면, 아까운 자원을 주력사업보다 성공 가능성이 훨씬 낮은 비관련 사업에 허비할 수 있다. 반면에 핵심 사업의 경쟁력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너무 오래 머뭇거리면 재기의 기회를 잃고 추락할 위험이 커질 수 있다.

영화화된 마블의 대표캐릭터
현 재 델의 경우는 후자에 가깝다. 델의 핵심인 PC 사업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미 한계에 직면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성장으로 PC 시장 자체가 축소되고 있다. 게다가 델의 경쟁력이었던 직접 판매방식(direct model)에 의한 원가 우위가 레노버, 에이서, 에이수스 등 신흥 경쟁자들에게 압도당하고 있다. 사실 낮은 원가에 기반을 둔 저가 전략의 가장 큰 약점은 더 저렴한 경쟁자가 등장하면 바로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제 델에 남은 선택은 PC 사업에서 벗어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때도 경영자의 신중한 검토와 판단이 필요하다. 많은 경영자가 신성장 동력을 찾는다며 마구잡이로 기업을 인수해 실패한 경우가 허다하다.

델은 2006년 고성능 PC를 생산하는 에일리언웨어를 필두로 2009년 IT서비스 기업인 페로시스템스(Perot Systems)를 39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적지 않은 기업을 사들였다. 하지만 여전히 PC 사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고, 이를 대신할 확실한 새 사업 기반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델이 동종 업종에서 성공적으로 핵심 사업을 바꾼 IBM, 애플에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대단한 기업인수가 아니라, 기업 내부에 존재하는 미활용 역량을 찾는 일일 것이다. IBM과 애플이 각각 IT 서비스와 MP3 플레이어 분야로 핵심 사업을 재정의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내부에 축적된 역량을 새로운 방식으로 결합하고 활용했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들도 크고 작은 기업들을 인수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숨은 역량을 활용해 신사업을 펼치는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조치들에 불과했다. 자신이 갖고 있는 미활용 역량을 찾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다.

미국 마블이 주력이던 만화책 사업에서 벗어나 영화 사업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자신들이 보유한 수많은 만화 캐릭터와 흥미로운 스토리의 새로운 활용도를 늦게나마 찾았기 때문이었다. 과연 델이 가지고 있는 숨은 역량은 무엇일까.

코칭포인트2 - 핵심 경쟁력은 아무리 어려워도 아웃소싱해선 안된다

델의 성공과 추락은 재무관리 측면에서도 시사점이 많다. 델은 PC 산업에 주문생산(build-to-order) 개념을 도입해 외상매출과 재고를 대폭 줄였다. 결과적으로 순운전자본을 줄여 자본비용을 낮추는 효과를 보았다. 단기간에 시장 1위 자리를 꿰찬 가격경쟁력의 배경이다.

하지만 델은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해 부품 구매뿐 아니라 대부분의 제조 공정을 아웃소싱을 통해 해결했다. 단기적으로 이는 재무성과를 좋게 보이게 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그러나 장기적으론 기업경쟁력을 하청 업체에 뺏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하청 업체였던 에이수스 등이 더 낮은 가격으로 시장을 잠식하자 다른 경쟁 우위가 없던 델로서는 심각한 위기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 같은 델의 사례는 일시적 가격경쟁력 유지를 위한 아웃소싱의 폐단을 드러낸 것으로, 아무리 어려워도 핵심 경쟁력까지 아웃소싱하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델의 추락은 기존의 혁신에 안주한 채 새로운 혁신을 등한시한 결과이기도 하다. 직접 판매 모델의 성공에 기댄 채 비용절감만을 강조한 나머지, IT 발전을 고려한 신제품 개발이나 오프라인 매장을 통한 협력사 및 소비자와의 지속적 의사소통 구조가 없었다. 이는 지속적인 혁신의 부재로 이어졌다.(→델이 추락한 결정적 이유)

창업자 마이클 델은 IBM의 변신과 비슷한 기업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회사로 탈바꿈한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델의 변신이 성공하기 위해선 ‘무엇을 하느냐’보다 ‘어떻게 하느냐’에 집중해야 한다.

기존의 유통 관행을 깨며 단숨에 업계 1위에 올랐던 것처럼, 새로운 사업 영역에서 어떤 혁신을 보여줄 것인지가 중요하다. 그리고 변화의 과정이 일시적인 충격 요법이 아닌 장기적인 성장을 위한 질서 있는 변화를 꾀해야 한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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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 근로시간 단축 비상] 초과근로 수당 줄면 직원 떠날텐데…정부 "알아서 해결하라"

주당 52시간 초과 근로 종사자 모두 45만6000명

임금 감소·기업 부담 증가…정부, 고작 833억 지원

기업들 임금보전·설비투자·신규채용 '3중고'


[ 강현우 기자 ]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주간 40시간과 △주말(현행 16시간)을 포함한 연장 12시간 등 총 52시간으로 강제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평균 296만원인 제조업 종사자 월급이 39만원가량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급이 줄어들면 직원이 퇴사할 수 있고 신규 채용도 어려워지기 때문에 기업으로선 임금보전 압박이 커진다. 시행(새누리당과 정부는 2016년, 야당안은 공포 즉시)을 앞두고 인센티브 제공 등 소프트랜딩(연착륙)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지만 정부는 내년 예산으로 833억원만 책정했다.

○제조업 근로자 월급 39만원 깎여

근 로기준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시행되면 산업계 임금 보전 부담이 2조원을 넘고, 부담의 83%는 중소·중견기업에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화성시의 통신장비 중소기업 케이엠더블유 공장에서 직원들이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한경DB

한국노동연구원의 ‘휴일근로 연장근로 포함시 영향을 받는 근로자 규모 분석’ 보고서는 지난 4월 활동을 마친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산하 실근로시간단축위원회의 내부 자료로, 외부 공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위원회가 도출한 결론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기초가 됐다. 하지만 정부는 근로시간 단축에 따라 줄어드는 임금의 구체적인 수치가 나오는 보고서의 파장을 우려, 회의 직후 수거해 갔다고 위원회 관계자들은 전했다.

고용노동부의 ‘2010년 고용형태별 근로실태 조사’를 토대로 2010년 월급과 근로시간이 작성된 이 보고서에 따르면 주말에 일하면서 주당 52시간 초과 근로를 하는 제조업 근로자는 40만9000여명, 서비스업은 4만7000여명이다.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주당 근로시간이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어들면 45만6000여명이 영향을 받는 셈이다.

주당 근로시간을 초과하면 사업주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제조업 초과근무자의 평균 근로시간은 61.4시간, 월평균 급여는 296만3000원, 주말·연장근로에 따른 초과급여는 88만4000원이다. 근로시간 한도가 52시간이 되면 61.4시간 일하던 근로자는 9.4시간을 일할 수 없게 된다. 연장근로의 43.9%가 줄어드는 것이다. 보고서를 작성한 안주엽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연장근로에 따른 초과급여도 같은 비율에 따라 38만8000원 줄어들어 월 296만원을 받던 근로자의 월급이 257만원으로 내려간다는 추산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근로자 4만7000여명의 월급은 평균 302만원에서 32만원씩 줄어 270만원이 된다.

○기업은 임금감소분 보전 부담 커져

초과근로 수당이 줄면 직원의 생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기업이 상당 부분 보전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노동계도 임금 감소분을 보전해야 한다고 기업을 압박하고 있다.


실제 현대자동차는 올해 주간연속 2교대제를 도입해 66시간이던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줄이면서도 1인당 생산성을 높이는 조건으로 초과근로수당 감소분을 대부분 보전했다. 4만3000여명의 조합원 1인당 수당을 50만원가량 올려 현대차가 연간 부담해야 하는 추가 인건비만 2580억원에 달한다. 쌍용차, 한라비스테온공조 등도 법 개정에 대비해 교대제 개편 등을 도입 중이다.

근로시간 단축에 미처 대비하지 못한 중소기업엔 이에 따른 부담이 훨씬 크다는 것이 재계의 분석이다. 전체 임금 감소 2조852억원 가운데 83.3%인 1조7379억원이 근로자 1000명 미만 중소·중견기업에서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서 내용이 이를 뒷받침한다.

○정부 “노사 합의로 해결해야”

정부는 근로기준법 개정에 따른 기업들의 부담에 대해 사실상 뒷짐을 지고 있다. 장시간근로 개선기업 컨설팅 사업인 ‘내일희망일터혁신’에 50억원, 인건비·투자비 등을 지원하는 ‘일자리함께하기 지원제도’에 783억원 등 내년 예산에 총 833억원을 배정했다. 일자리함께하기 지원사업 중 신규채용 인건비로 171억원, 줄어드는 임금 보전에 52억원을 책정했다.

최현석 고용부 임금근로시간개혁추진단 단장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취지는 전체 근로시간을 줄여 근로자의 삶의 질을 보장하는 것”이라며 “초과 근로수당이 줄어드는 것은 노사가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최 단장은 “일부 강성 노조가 임금 감소분을 보전해달라고 해도 기업은 원칙대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원 예산도 차차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충격완화 대책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준모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노사 합의 때 법적용을 탄력적으로 하는 조항을 추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 선임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이 추가 부담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대기업이 납품 단가 조정 등으로 지원하는 것도 대책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중소·중견기업, 근로시간 단축 비상] "돈도 없고 사람도 없다"…중소·중견기업들 '울상'

산업현장에 우려 목소리

근로시간 16시간 줄어 추가인력 20% 필요…"영세기업 문 닫을판"


[ 최진석 / 김병근 기자 ] 경기 수원시의 전자부품업체 K사의 박모 사장은 주당 최장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데 대해 “현장을 전혀 알지 못하는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50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K사는 근로시간이 16시간 줄어들 경우 20% 정도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1인당 평균 급여 3000만원을 감안하면 35억원가량의 인건비가 추가 발생하는 셈이다.

박 사장은 “비용 부담도 문제지만 지금도 사람 구하기가 힘든데 그 많은 인력을 어디서 뽑아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중견·중소기업들은 근로기준법 개정안 시행 때 △새 인력 충원 △시설투자비 부담 △기존 직원 임금 보전 등 삼중고를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는 ‘비용 부담→연구개발(R&D) 투자 위축→경쟁력 약화’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자금 여력이 취약한 영세기업 위주로 폐업 사태가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작은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인력 충원이다. 경남 창원시 자동차부품업체 L사 사장은 “지방 업체들은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인데, 어떻게 그런 정책을 내놓을 수 있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기존 직원이 근로시간 단축으로 급여가 깎였다며 사표 쓰고 다른 회사로 옮기지 말라는 법도 없다”고 덧붙였다.

자금 여력이 없는 영세기업은 존폐 위기에 처할 것이란 의견도 있었다. 현대자동차 한 부품업체 사장은 “기존 직원들 임금도 보전해주고 새로운 직원을 구해 월급 주면 영업이익이 줄어들고 그만큼 부채상환이나 신규 기술개발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 중소 부품업체 대부분의 경쟁력이 약해져 영세 규모의 2, 3차 협력사들은 줄도산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고문수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 전무는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월별로 적게는 25만대를 밑돌다 최대 40만대까지 올라갈 정도로 글로벌 경기 등 대외 변수에 따라 등락이 크다”며 “생산량이 많을 때는 부품업체들도 토·일요일 근무를 해야 하지만 25만대일 때는 인력이 남아돌기 때문에 추가 인력 채용은 비효율적”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노동유연성이 낮은 상황에서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고용을 늘리는 것보다 설비자동화에 대한 투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고 전무는 “중국 등 해외 공장에서 생산하고 국내로 들여오는 ‘바이백(buy back)’ 현상도 두드러질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국내 부품업체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 새로운 노사 갈등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값비싼 생산설비가 필요한 부품업체 가운데 많은 기업의 재정건전성이 나쁘다는 점도 복병이다. 이종욱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1차 협력사 27개, 2차 협력사 380개를 조사한 결과 협력사들의 평균 부채비율이 200%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부채비율이 300%에 이르는 업체도 있어 근로시간 단축으로 인한 자금 부담으로 적지 않은 업체들이 문을 닫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진석/김병근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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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희 KAIST 경영대학장 "기업 구성원 가족처럼 배려…한국식 경영모델 집중 연구"

[ 강현우 기자 ] “기업의 본질은 효율성이지만 자본주의의 발전은 효율성만으로 가능했던 것은 아닙니다.”

한민희 KAIST 경영대학장(사진)은 29일 “KAIST 경영대학의 새로운 임무는 현시대 경영의 두 가지 키워드인 ‘기업의 사회 공헌’과 ‘고객 행복’을 경영학 교육에 반영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1986년 KAIST 경영공학과 교수로 강의를 시작한 한 학장은 1996년 경영대학 설립의 주멤버로 테크노경영대학원장 등을 지냈다. 최고참에 속하지만 ‘전임 총장의 지나친 성과주의에 삭막해진 학내 분위기를 추슬러 달라’는 강성모 KAIST 총장의 주문에 따라 지난 8월 학장을 맡았다.

한 학장은 “지난 100여년간 서구에서 자본주의가 발전한 것은 효율성이라는 목적을 미국의 청교도 정신이나 유럽의 노블레스 오블리주(상류층의 솔선수범하는 태도)가 뒷받침한 덕분”이라며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런 정신이 사라지면서 발발했다는 반성이 힘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故) 최인호 작가가 ‘상도’에서 말한 ‘사람을 남기는 장사’와 같이 기업 경영에 사람의 마음을 담는 길을 찾는 것이 경영학계의 과제”라고 말했다.

한 학장은 한국식 경영이 이런 정신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 내 핵심 구성원을 가족처럼 신뢰하고 배려하는 경영이나 외국 기업이 몇주 걸릴 일을 며칠 만에 해내는 열정과 사명감은 한국 기업의 고유한 특징”이라며 “앞으로 한국식 경영 모델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커리큘럼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 학장은 KAIST 경영대학의 강점으로 전통적인 경영 심화 프로그램과 시대 변화에 부응하는 신규 커리큘럼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을 제시했다. 이 대학은 지난 2월 SK그룹과 함께 재학생 25명 모두가 창업과 학업을 병행하는 사회적 기업가 경영전문석사(MBA) 과정을 국내 최초로 시작했고 이번 가을학기에는 녹색경영 MBA를 출범시켰다.

한 학장은 “두 과정 모두 사회적인 요구에 맞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과정”이라며 “경영대학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와 발을 맞춰 변신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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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11월 국회, 게임산업에 사망선고 내리나



“이제는 이 나라에 만연된 이른바 4대 중독, 즉 알콜, 마약 그리고 도박, 게임 중독에서 괴로워 몸부림치는 개인과 가정의 고통을 이해·치유하고 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이 사회를 악에서 구해야 합니다.”

지난 7일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가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연설은 우리나라 게임산업 역사에 남을 말이 돼버렸다. 집권 여당을 대표하는 거물 정치인이 게임산업을 국익을 헤치는 악으로 지목한 것이다. 이날 발언은 국회 차원의 `게임산업 사망 선고`이면서 나아가 국회에 상정돼 있는 여당 주도 각종 법안의 11월 처리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소아정신과 전문의인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4대 중독법안`이 처리에 탄력을 받게 되면 의료계가 주도하는 국가 질병코드 지정도 시간 문제란 것이 지배적인 관측이다.

◇11월 국회, 게임 규제법 분수령 될 듯

이런 점에서 게임업계 최대 축제인 `지스타`와 `대한민국게임 대상`이 열리는 11월은 게임산업의 운명을 가르는 달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 국회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11월 국회는 예산안과 법률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업계의 눈은 보건복지위원회에 쏠렸다. 신의진 의원이 발의한 4대중독 법안이 본회의에 상정될지 여부가 핵심이다.

신의진 대표 발의 법안은 마약, 알코올, 도박 등 사회적 문제를 야기하는 3대 중독과 인터넷게임을 같은 범주에 놓고 보건복지부 산하에 중독관리센터를 둬 관리하자는 게 핵심이다.

신 의원의 발의 법안이 국회를 통과되면 게임은 마약, 알코올, 도박과 함께 중독유발 물질과 행위로 분류돼 관리대상에 놓이게 된다. 이럴 경우, 공급과 수요를 정부가 정하는 요건에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심지어 광고나 마케팅도 정부의 관리대상에 놓이게 된다. 국민 누구나 즐기고 창의성을 발휘해 만드는 게임이 정부 정책의 틀에 묶이는 셈이다. 게임이 진흥시켜야할 산업적 성격보다는 가로막아야할 규제 대상으로 전락한다. 신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법적 타당성 논의를 거쳐 국회 본회의에 올려지면 출석의원 과반의 찬성이면 통과된다.

◇정신과 의사 중심 게임 중독코드 논의도 진행 중

게임을 질병 코드에 몰아넣는 논리 개발도 한창이다. 지난 8월 민간 의사와 대학교수가 주축이된 중독포럼이 게임을 중독유발 행위에 포함시키는 논리에 힘을 실었다. 중독포럼은 지난 8월 게임산업을 중독에 포함하는 회의를 한 데 이어 게임중독을 통계청의 질병코드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논의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게임중독을 질병코드에 포함시킬 경우, 파장은 걷잡을 수 없게 된다.

게임을 즐기는 국민 대다수가 중독에 노출된 것으로 간주하고 정부의 주시 대상에 포함된다.

질병코드에 포함하면 전담의사를 확충해야 하고 건강보험도 손볼 수밖에 없다. 자칫 국민 재정에도 부담을 안겨줄 수 있는 요소다.

게임업계로서는 황당할 수 밖에 없는 흐름이다. 게임을 중독유발 행위 또는 물질로 규정할 경우 현행 셧다운 규제의 강화는 물론 게임산업을 옥죄는 규제안이 만들어질 또 다른 법기반이 마련된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한 관계자는 “게임산업을 중독산업에 포함하면 게임산업은 사망 선고를 받는 것과 같은 단계에 이를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임업계에 들이닥친 규제이슈에 인터넷과 콘텐츠 업계도 주시하는 상황이다.

한 웹툰 작가는 “만화산업이 청소년 보호법이란 미명하에 싹이 잘린 사례도 있다”며 “창의적인 콘텐츠산업이 황폐해지면 이를 복구하는데 최소 10년이 걸린다”고 우려했다.

한 인터넷 포털 기업 관계자도 “중독을 논의하면서 콘텐츠 산업에 잣대를 들이대면 다른 산업도 규제의 칼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중독법안 논의는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규제 논의에 인터넷 게임산업 위축 심화

인터넷 게임에 대한 규제가 심화되면서 콘텐츠 산업 최대 수출 분야인 우리나라 게임산업 성장세는 크게 둔화됐다.

올해 2분기 게임 매출은 2조42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3% 증가에 그쳤다. 게임 수출 역시 7532억원으로 193억원(2.6%) 증가하는 데 머물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분기 게임 수출액은 전체 콘텐츠 산업 수출액의 57.2%에 달하는 규모다.

올해 상반기 전체로는 매출이 급감했다. 게임은 상반기 4조7882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5조690억원에 비해 2808억원(5.5%)이나 감소했다. 이 기간 수출은 1조501억원으로 177억원(1.1%) 증가했다.

최근 콘텐츠진흥원이 게임백서를 통해 발표한 지난해 실적도 전년대비 성장세가 주춤해졌다. 온라인게임은 2012년 6조7839억원 매출을 달성하며 전체 게임시장의 69.6%를 차지했다. 비중은 컸지만 전년 대비 성장률은 8.8%에 그쳤다. 2011년 30.8% 성장한 것에 비하면 성장세가 주저앉은 것이나 다름없다. 수출도 26억3891만 달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지만 전년도 48.1%의 성장률에는 크게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 “전체 게임 수출액의 91.4%(24억1085만 달러)를 차지하는 온라인게임이 플랫폼 시장 변화와 함께 규제이슈에 맞물려 매출과 수출 성장세가 크게 꺾였다”며 “세계 최고 온라인 게임 강국을 자랑하던 우리나라가 규제에 묶여 한치 앞을 내다보지 못하게 됐다”고 우려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 
 

[이슈분석]"더 이상 못 참아" 게임 협단체 중심으로 강력 반발


게임을 4대 중독물질로 규정하고 질병코드까지 만들어 관리하려 한 정부와 국회의 움직임에 게임 업계가 유래없이 강력히 반발하며 거부 의사를 표하고 있다. 관련 단체들이 잇달아 반대 의사를 공식 표명하고 있어 향후 정부 대응에 눈길이 모아진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 한국인터넷문화콘텐츠협동조합, 게임개발자연대, 문화연대, 성남시 등이 잇달아 정부와 국회에 공식 반발하고 나섰다.

업계는 올해 초 손인춘 새누리당 의원이 온라인 게임 셧다운제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법안을 발의해 `지스타 보이콧` 움직임이 일어나는 등 한차례 홍역을 치렀다. 되레 마약, 알코올, 도박과 같은 맥락으로 게임을 해석·관리하려 한 정부와 국회 움직임에 업계는 `변한 것이 하나도 없다`며 실망과 분노를 고스란히 표출하고 있다.

한국인터넷디지털엔터테인먼트협회(회장 남경필)는 공식 사이트에 조기까지 내걸고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그동안 게임업계 규제에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은 것에 비해 상당히 적극적인 대응에 나섰다.

남경필 협회장(새누리당 의원)도 “4대 중독에서 게임은 빠져야 하며 게임법 개정안이 업계를 고사시킬 수 있어 이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게임 개발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설립을 주도한 게임개발자연대는 29일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연대는 이에 앞서 성명서를 발표하고 입안 중단과 최소한의 공청회 개최를 요구한 바 있다.

문화연대도 “게임과 게임문화에 대한 현 여당의 편협한 시각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며 “게임에 대한 마녀사냥식 규제를 그만두라”고 반발했다.

문화연대는 성명서에서 “셧다운제 시행 과정이나 이번 4대 중독물질 규정 과정을 보면 정부는 청소년 폭력문제나 게임과몰입 현상의 문제 원인으로 게임을 지목하고 규제 대상으로 취급해왔다”며 “게임계에 문제의 책임을 물어 무마하려는 정부의 행정 편의적인 사고의 결과”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웹보드 게임 규제안을 반박해 온 한국컴퓨터게임학회와 한국게임개발자협회도 4대 중독물질에 게임을 포함시킨 정부와 국회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원형 한국컴퓨터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은 “우리는 문화를 향유할 권리가 있고 게임은 엄연히 술, 마약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핵심 기조가 창조경제라면 관련 정책과 법이 여기에 맞춰져야 하는데 정부가 적극 보호하고 성장을 장려하는 영화산업보다 두 배 큰 게임산업은 불의한 것으로 치부하니 앞뒤가 맞지 않다”고 지적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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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게임시장 규모 930억달러

가트너 보고서… 2015년엔 모바일이 PC 추월

올해 세계 게임시장 규모가 930억 달러(한화 98조6544억원)에 달하고 오는 2015년에는 모바일게임이 PC게임의 시장 규모를 넘어설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IT 리서치 자문기업 가트너(Gartner)는 29일 보고서를 통해 2013년 세계 게임 시장 규모를 930억 달러 규모로 추산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게임시장 규모를 790억 달러로 집계됐는데, 2013년 들어 모바일게임 플랫폼의 호조에 힘입어 140억달러 수준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33플랫폼 별로는 거치형 비디오게임이 442억8800만 달러, 휴대형 비디오게임기가 180억6400만달러, PC게임이 177억2200만달러, 모바일게임이 132억800만달러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가트너의 책임연구원 브라이언 블라우(Brian Blau)는 "모바일 기기가 급증하면서 다른 앱 카테고리에 비해 게임이 제공하는 엔터테인먼트 가치가 높아 해당 부문이 가장 큰 폭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프리미엄 모바일 기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점점 더 정교해진 게임 콘텐츠의 디스플레이가 가능해지게 돼 성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가트너는 게임 시장 규모가 2015년에는 111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는데 특히 모바일 게임 부문은 2013년(132억달러)에서 2015년 중 220억 달러로 시장 규모가 급증,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는 PC게임이 2015년에 216억달러 규모를 보일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와 같은 예측이 맞아떨어질 경우 세계 게임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시장 규모가 최초로 PC게임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서정근기자 anti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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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금융, 올해 그룹사중 유일하게 2조 순익 비결은


(자료제공=신한금융) News1

신한금융, 누적 실적 1.5조…올해 2조 달성 '무난'

(서울=뉴스1) 이현아 기자 = 신한금융지주가 2분기 연속 5000억원대 순익을 거뒀다. 1~3분기중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5595억원에 달해 연간전체로 2조원 순익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지주는 29일 올 3분기 52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에는 5553억원의 순익을 시현했다. 작년에 비해서는 줄어든 것이나 4대 금융지주중 가장 나은 성적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각각 올 3분기 4629억원, 377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실현했다.1~3분기 누적 순익은 KB금융이 1조원, 하나금융이 8988억원을 나타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우리금융이 올 3분기 3575억원의 순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2분기 연속 5000억원대 순익을 기록한 것에 대해 "마진 방어와 질적 성장을 지속하는 한편, 꾸준한 리스크관리를 통해 대손충당금 비용을 안정화시켰다"며 "위험 자산에 대한 지속적인 리스크관리에 집중한 결과 대손비용율도 과거 평균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이자이익, 전기比 0.4%↑…금융지주 중 '유일'

신한금융이 다른 금융지주사와 비교해 견조한 실적을 달성한 것은 이자이익 등 핵심이익 개선 때문이다.

3분기 중 신한금융의 이자이익은 전분기 대비 0.4% 증가한 1조6523억원을 기록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KB금융과 하나금융의 이자이익이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위험대비 수익성 높은 우량 대출고객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질적 성장을 통해 대출이자율 하락 폭을 축소시켰다"며 "월급계좌 등 저비용 예금을 늘리고 고비용 정기예금의 증가를 조절해 자금조달 비용율을 낮춰 신한은행의 3분기중 마진율은 2분기 대비 0.01%포인트 하락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자료제공=신한금융) News1

카드 포함한 3분기중 그룹 마진은 2.31%로 전분기 대비 4bp(1bp=0.01%포인트) 개선됐다. 카드의 조달비용이 감소했고 무이자할부 축소로 카드 마진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장동기 신한금융 부장은 "카드에서는 가맹점 관련 이자가 늘고 있고 개인 급여계좌 및 기관 관련 요구불예금이 증가하는 등 수익이 1조원이상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이처럼 조달비용 구조 개선, 요구불예금 증가 등이 마진 방어 요인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마진(NIM)이 바닥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지만 바닥이 굉장히 가까워왔다고 생각한다"며 "현시점에서는 안정화되는 것으로 보고 있고 마진 방어하고 우량자산 성장한다는 방침을 유지한다"고 말했다.

◇ 대손충당금·판관비 ↓…뛰어난 건전성·효율성

대기업 부실 등 기업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손비용이 2분기 연속 감소한 점도 신한금융의 실적 선방 요인이 됐다.

신한금융의 대손비용은 올 3분기 2174억원으로 전분기대비 13.4% 감소해 2분기 연속 대손비용 감소 추세를 나타냈다. 그룹의 누적 대손비용율도 0.57%로 과거 5개년 평균인 0.67%를 하회했다.

STX와 동양그룹 등 대기업 구조조정과 중소기업 상시 신용위험평가 등 충당금 추가 적립 요인이 발생했으나 그룹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고 경상적인 대손 비용도 점차 안정화됐기 때문이다.

카드의 연체율도 전분기 대비 크게 하락하면서 3분기중 대손비용이 전분기 대비 20.1% 감소했다. 은행과 카드의 연체율이 각각 0.60%, 2.05%로 양호한 수준이며 NPL(부실채권) 비율도 전분기 대비 개선세를 나타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대손충당금이 전분기대비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지난 2분기와 마찬가지로 대손충당금이 환입되는 부분 있었다"며 "건설사 관련 대출이 환수되면서 323억원이 환입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년 4분기마다 금융당국이 은행들을 대상으로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토록 지도를 해왔다"며 "금년 4분기에도 최근 자율협약, 워크아웃 등 잠재 부실 기업에 대해서는 충당금을 미리 쌓을 것으로 예상돼 올 4분기에는 대손충당금 늘어나는 것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자료제공=신한금융) News1

대손충당금뿐 아니라 판매관리비 역시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3분기 중 그룹의 판매관리비는 전분기 대비 227억원(2.1%) 감소한 1조394억원, 누적 기준은 전년동기 대비 4.3% 증가한 3조 1124억원을 기록했다.

분기중 판매관리비 감소 원인은 신한은행 판매관리비가 전분기 대비 439억원 감소했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의 3분기 중 판매관리비는 전분기 대비 152억원 증가했으나, 전산센터 이전비용 등 일회성 비용을 감안한 실제 판매관리비는 전분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

누적 기준 그룹의 총이익경비율은 50.7%로 전분기 대비 소폭 증가했으나, 신한은행의 총이익경비율은 전분기 대비 0.9%p 감소한 51.5%를 기록했다.

◇ 신한금융 '황금 포트폴리오'…3Q 카드·증권·캐피탈 실적 선방

신한금융의 장점인 비은행부문 포트폴리오 역시 신한금융의 실적을 이끌었다. 특히 3분기에는 카드의 수익성 방어와 증권, 캐피탈의 실적 개선으로 비은행부문의 이익기여가 확대됐다.

비은행부문의 이익기여 비중은 3분기말 현재 39%로서 전년도 38% 대비 1%p 증가했다. 비은행부문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716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6.7% 감소했으나, 은행부문의 전년동기 대비 감소폭인 24.4% 대비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3분기 중 비은행부문 순이익은 21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488억원 감소했으나, 지난 2분기의 일회성 요인 등을 감안하면 3분기에도 비은행부문은 양호한 수익 창출을 지속하고 있다.

신한카드의 3분기 중 순이익 1604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5.0% 감소했으나 2분기 발생한 국민행복기금 관련 상각채권매각이익 550억원과 3분기 중 발생한 전산센터 이전비용 등 일회성 비용을 감안하면 3분기에도 카드 수익성은 여전히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

특히 증권과 캐피탈의 순이익 회복과 저축은행의 전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생명보험 부문의 실적 축소 영향을 감소시켰다.

신한금융투자는 올 3분기 순이익은 16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67.5%의 실적 개선세를 보였다. 신한캐피탈 역시 전기대비 14.4% 증가한 12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반면 신한생명의 실적은 153억원으로 전기대비 25.7% 감소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생명 실적이 감소한 것은 제도변경에 따른 손익감소, 금리하락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매매이익 감소 때문"이라며 "반면 캐피탈, 증권부문의 실적이 개선돼 신한생명의 실적감소를 상쇄시켰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팀플레이가 가시화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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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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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기업환경평가 세계 7위

세계은행 189개국 평가

2012년 8위서 1단계 상승, 日 27위·中 96위 그쳐
우리나라가 세계은행의 기업환경평가에서 지난해보다 한 단계 상승한 7위를 차지했다.

29 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세계은행이 이날 발표한 기업환경평가에서 한국은 189개국 가운데 7위를 기록하며 3년 연속 한자릿수 순위를 지켰다. 한국은 2010년 16위에서 이듬해 8위로 뛰어오른 이후 지난해에도 8위 자리를 지켰다.

1위부터 5위까지는 싱가포르, 홍콩, 뉴질랜드, 미국, 덴마크 순으로 지난해와 같았다. G20(주요 20개국) 중에서는 우리나라가 미국에 이어 2번째로 순위가 높았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에서는 4번째였다. 일본은 27위로 지난해보다 3계단 떨어졌고, 중국은 96위로 5계단 하락했다.

우리나라의 순위 상승은 창업소요시간(7→5.5일) 등 시간·비용 위주 세부지표 8개가 개선된 데 따른 것이라고 기재부는 분석했다. 반면 전년보다 악화한 지표는 수출통관시간(7→8일)과 컨테이너당 수출비용(665→670달러) 2개였다.

법적분쟁해결(2위 유지), 전기연결(3→2위), 국제교육(3위 유지) 부문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법적분쟁해결과 관련해 한국의 전자소송 시스템이 이번 보고서에서 모범사례로 소개됐다.

세계은행은 한국 법원의 전자소송 시스템(2010년 도입)이 소송업무를 체계화하고 변호사 등 소송당사자의 편익을 증대시키며, 보안 및 소송의 투명성도 제고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비해 재산권등록(75위 유지), 투자자보호(49→52위)는 상대적 취약 분야로 꼽혔다.

세종=우상규 기자 skwoo@segye.com

한국 ‘기업하기 좋은 나라’ 첫 7위

[서울신문]

우리나라가 세계은행(WB)이 매년 발표하는 ‘기업하기 좋은 나라’ 순위에서 처음으로 7위에 올랐다. 법적분쟁 해결(2위), 전기 연결(2위), 국제교역(3위) 등 부문에서 최고 수준의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창업(34위), 투자자 보호(52위), 재산권 등록(75위) 부문에서는 30위권 밖으로 밀려나 제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세계은행이 29일 발표한 ‘2013년 기업환경’ 평가 결과에서 우리나라는 세계 189개 국가 중 7위에 오르며 지난해보다 순위가 1계단 상승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은행이 처음으로 국가별 순위를 발표한 2005년 27위로 시작해 2007년 30위까지 떨어졌지만 이후 꾸준히 순위가 상승, 2011년 8위에 오르며 올해까지 3년 연속 10위권 안에 들었다.

우리나라는 창업 소요시간, 건축 인허가 비용, 전기 연결 소요시간 및 비용, 재산권 등록 소요시간, 세금납부 소요시간, 지급불능 시 채권 회수율 등 8개 세부 평가 항목에서 순위가 올랐다. 하지만 수출 통관시간(7→8일), 컨테이너당 수출 비용(665→670달러) 항목에서 점수가 떨어졌다.

1~5위는 지난해와 똑같이 싱가포르, 홍콩, 뉴질랜드, 미국, 덴마크가 차지했다. 지난해 12위였던 말레이시아가 6위로 올라서며 한국을 제쳤다. 주요 경쟁국 중에서는 타이완이 16위, 일본 27위, 중국 96위였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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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에 천재는 못 들어가



[서울신문]

“수험생 한 명을 놓고 면접관이 15명이나 달라붙어 실기 점수를 매깁니다. 최고·최하점을 뺀 나머지 13명의 점수를 합산해 평균이 82~83점 정도면 안정권이죠. 실기에선 점수차가 크게 나지 않으니 결국 수능 점수가 미대 입시의 당락도 결정합디다.”

‘자연·이미지’라는 나무숲 그림으로 알려진 주태석(59) 홍익대 회화과 교수(미술대학원장)는 넋두리부터 늘어놨다. 입시 부정을 막기 위해 도입한 미대의 평준화된 실기 심사가 ‘대어’가 자랄 수 있는 숨통을 끊어 버렸다는 이야기다.

“예전에는 공부는 좀 못해도 그림만 똑부러지게 그리면 합격할 수 있었는데, 요즘은 불가능한 말이죠. ‘괴물’ 같은 미술 천재들은 아예 미대 입학이 불가능합니다.”

작가가 안타깝게 여기는 현실은 또 있다. 컴퓨터를 활용한 전사기법으로 매끈하게 처리한 그림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거칠게 손때를 탄 ‘진짜’ 회화가 설 자리를 잃었다는 푸념이다.

그는 “젊은 작가 위주의 아트페어에 가보니 회화 작품의 90%가량이 전사기법을 활용했더라”며 고개를 저었다. 작가는 1970년대 후반 극사실주의로 화단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등 40여년간 극사실주의 화풍을 고수해 왔다. 최근 검찰의 전두환 일가에 대한 미술품 압수 목록에 그의 작품 다수가 올라가 의도치 않게 유명해지도 했다.


중학교 때부터 ‘미술 신동’이란 소리를 듣던 작가는 미대 진학 이후 미술계에서 추상미술이 유행하면서 겉돌기 시작했다. 추상 화풍에 반발해 극사실에 치중하지만 교수와 동료들로부터 곁눈질을 받았다. 대학 4학년 때 참여한 대학미전에 극사실주의 작품인 ‘기찻길’을 출품해 대통령상을 거머쥐자 상황은 달라졌다.

이후 기찻길 연작을 통해 이석주·지석철 등과 함께 단색조의 추상과 미니멀리즘에 저항했다. 그러다가 1980년대 후반부터 급속히 자연으로 관심이 옮아 갔다. 어느 날 공원에 앉아 바라본 나무와 숲에 홀딱 반한 이후부터다. 그의 ‘자연·이미지’ 연작들은 매우 사실적인 방법에 기반한 극사실주의 화풍이면서도 환상적으로 보인다. 나무들은 경계가 뚜렷하지 않고 나무와 나무의 그림자가 강렬한 색채로 뒤섞여 있다.

“실제 나무 같지만 진짜 나무와는 다르죠. 실상을 통해 허상을 재창조한 것이랄까요. 극사실적으로 묘사하는 나무와 고르게 뿌려지는 스프레이 작업으로 그림자를 표현합니다.”

나이가 들어 이제 손도 떨리고 눈도 침침해졌다는 작가는 다음 달 16일까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갤러리마노에서 개인전을 이어 간다. 어느새 43회째다.

이번에도 트레이드마크인 초록색 나무숲을 들고 나왔다. 그림 속 그림자들이 정말 나무의 그것인지 모호한 풍경들이다. 그는 “회화는 평범한 것을 새로운 시각으로 포착해 우리의 눈을 뜨게 해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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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독 광원·간호사 초청행사 마무리…"고국발전 뿌듯"

'부실주최·사기 의혹' 정수코리아 관련 경찰 수사는 계속

(서울=연합뉴스) 김지헌 기자 = 주최 측의 부실한 준비와 무리한 추진으로 논란을 빚었던 파독 광원(鑛員)·간호사 초청 행사의 공식 일정이 29일로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7시 공식 일정의 마지막 행사로 서울 강남구 한국도심공항 3층 서울컨벤션에서 국무총리실과 외교부가 주최한 환송 만찬에 참석한 광원 및 간호사들은 대체로 만족스러웠다는 반응을 보였다.

참석자들은 지난 6박7일 간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고 "한국이 국제사회의 원조국가에서 공여국가로 성장한 배경에는 1960년대 여러분이 흘린 땀과 눈물과 열정이 있다"는 홍윤식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의 만찬사에는 박수를 보냈다.

이들은 행사 기간에 십시일반으로 모은 성금 1만2천달러를 홍윤식 차장을 통해 정부에 전달하기도 했다.

미국 뉴욕에서 온 피효자(70·여)씨는 "정말 잘 환대해주셔서 처음에 실망했던 것 이상으로 행복했던 일주일이었다"며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돌아가게 됐고, 발전한 고국의 모습에 우리도 이바지했구나 싶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캐나다에서 온 양승조(73)씨도 "정부에서 나서서 잘 처리해주셔서 지금 굉장히 만족스럽다"며 "독일에 갈 당시 독일보다 한국이 30년 뒤처져 있다고들 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많이 따라잡은 것 같다"는 소감을 전했다.

행사를 주최해놓고 자금을 마련하지 못해 불편과 파행을 초래한 정수코리아에 대한 원망 섞인 반응도 있었다.

독일에 파견 갔다가 캐나다 토론토에 정착한 도재환(73)씨는 "계획도 없이 저희를 이용해서 한몫 챙기려던 사람들은 행사와 무관하게 끝까지 처벌받기를 바란다"며 "도착 첫날 갈 곳도 없어 황당했던 것을 생각하면 지금도 분하다"고 말했다.

정해월(65·여)씨도 "정부와 경찰이 법적으로 따질 것을 확실하게 따져서 순리대로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지난 23일 시작된 이 행사는 주최·초청 측인 정수코리아의 자금 부족으로 숙소 예약이 사전 공지 없이 취소되고 예정된 일정이 급히 변경되는 등 초반 파행을 겪다가 지난 25일 정부 차원의 개입이 이뤄져 지금까지 진행됐다.

그간 행사는 한국관광공사가 총괄하는 가운데 포스코, 한국전력,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하루씩 돌아가며 진행을 맡았다.

행사 참가자들은 30일부터 개별적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한편 정수코리아의 초청 사기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이 단체 김문희(68) 회장을 4번째 불러 조사했다.

경찰은 행사 준비 과정에서 정수코리아와 김 회장 등이 후원금 등의 명목으로 받은 돈을 빼돌린 것은 없는지 들여다보면서 관련자 소환, 압수수색, 출국금지 등으로 수사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경찰은 행사 추진 경위, 자금 모금 과정 등을 검토해 조만간 김 회장 등에 대한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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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한국처럼 돼서는 안 돼"<스웨덴 신문>



"주당 60시간 공부…학생들 억눌려 있어"

(스톡홀름=연합뉴스) 유애리 통신원= 한국의 교육 수준이 높지만, 그 성과의 이면에는 부작용이 크다는 지적이 스웨덴 언론으로부터 나왔다.

스웨덴 일간지 아프톤블라뎃은 스테판 로벤 사민당 대표의 최근 방한 관련 특집 기사를 통해 한국교육의 명암을 해부했다.

아프톤블라뎃은 `지식이 전부, 그러나 대가가 있다'는 제목의 28일(현지시간) 기사에서 한국은 대학 진학률이 2000년 24%에서 2010년 40%로 상승해 진학률 목표를 80%로 새로 설정했다고 소개했다.

한국 15세 청소년의 수학, 과학, 읽기이해 능력이 2009년 65개 조사 국가 중 핀란드 다음으로 우수하다는 점도 거론했다. 스웨덴 학생은 28위라고 비교했다.

이 신문은 한국 학생들이 우수한 이유로 교육을 중시하는 유교사상이 지배적인 사회 분위기, 특히 부모의 높은 교육열을 꼽았다.

학생들은 하루 최대 17시간을 공부하며 대다수는 방과 후 사설학원까지 다닌다고 신문은 설명했다. 이밖에 교사의 처우가 좋은 것도 이 같은 배경으로 분석했다.

신문은 그러나 한국 교육이 거둔 성과의 이면에 있는 부정적인 면들을 지적하며 한국을 벤치마킹하는 것에 경계감을 드러냈다.

스웨덴 국영 방송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인 `한국의 교육 기적'을 인용, 한국의 우수한 학생들의 뒷모습에는 한 달에 6천 크로나(한화 100만원)의 사교육비와 산업화한 학원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이 방과 후에도 학원에서 밤늦게까지 공부해야 하는 현실 탓에 하루에 4시간밖에 못 자며 혹사당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근 한국 학교 4곳의 수업을 참관한 스웨덴 교육 전문가 안나-마리아 마틴손은 "한국의 교육시스템은 너무 교과서와 시험 위주다. 학생들이 그룹활동을 통해 서로 교류하거나 자율로 할 수 있는 여지가 극히 적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이 억눌려 있다"며 스웨덴 교육개혁에 한국을 참고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라쉬 다니엘손 주한 스웨덴 대사는 "청소년에 대한 압박이 심한 것을 주의해야 한다. 장기적인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사민당의 로벤 대표는 "스웨덴은 교육 수준을 올려야 하지만 학생들이 주당 60시간 이상 공부해야 하는 이곳처럼 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yal95@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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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核 대신 경제'…에너지 투자 장벽 낮춰



"외국 기업에 유전 개발·지분 허용"

인프라 늘려 원유수출 확대…3년간 1000억弗 유치 계획


[ 노경목 기자 ]

이란이 핵무기 대신 경제를 선택했다. 글로벌 에너지사들의 진입 장벽을 낮춰 원유 생산을 늘리겠다는 계획을 28일(현지시간) 발표한 것이다. 미국이 요구해온 농축우라늄 생산 중단을 발표한 지 나흘 만이다. 현실화되면 한국의 에너지 수급과 건설사 실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란 석유부 장관 자문역인 메흐디 호세이니는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석유산업에서 지난 수십년간 고수해온 바이백(buy-back) 방식을 폐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백은 외국 기업이 이란에서 유전을 개발할 때 석유 생산이 시작되면 운영권을 이란 국영 석유회사에 넘겨주고 사전에 계약된 수익만 받아가는 방식이다. 이것이 폐기되면 외국 기업도 유전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호세이니는 “‘윈윈’ 타입의 계약 방식이 도입되면 미국 및 유럽 에너지사들도 이란에서 이익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며 “이를 통해 향후 3년간 1000억달러(약 106조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내년 3월 영국 런던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핵무기와 관련된 서방 국가들의 제재로 이란의 원유 생산량은 크게 줄었다. 2011년 하루 350만배럴이던 생산량이 올 9월 258만배럴까지 떨어졌다. 1989년 이후 최저치다. 이란 내 석유 수요는 꾸준히 늘면서 수출 가능 물량이 줄어 이란이 원유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는 2006년 500억달러에서 지난해 200억달러 수준까지 줄었다.

FT는 “외국 자본에 적대적이던 이란 정권이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며 “서방의 투자를 유치, 노후화된 석유 생산 인프라를 개선해 원유 수출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8월 취임한 하산 로하니 대통령의 정치적 유화정책과 맥을 같이한다. 이란은 지난 24일 “의료 연구에 필요한 양을 모두 확보했다”며 핵무기 개발에 이용될 수 있는 농축우라늄 생산을 잠정 중단했다. 27일에는 수도 테헤란 시내에 있던 반미(反美) 포스터와 현수막을 강제 철거했다. 지난달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로하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했다. 두 나라 정상 간의 통화는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한국은 전체 원유의 6%를 이란에서 수입했다. 미국의 제재로 2009년 이후 신규 수주를 못 하고 있는 건설사들의 이란 사업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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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냉전세대 등장?



“北, 무력통일 위해 도발할 것”… 20대가 3050세대보다 더 우려

본보-아산정책硏 1500명 인식조사

[동아일보]

미래 통일 한국의 주역이 돼야 할 한국의 20대가 ‘신(新)냉전세대화’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다른 연령대와 비교해 북한에 대한 시선이 가장 싸늘하고 통일 전망도 더 비관적이기 때문이다.

동아일보는 최근 재단법인 아산정책연구원(원장 함재봉)과 함께 성인 남녀 1500명을 대상으로 △남북 관계 △한미 및 주변국 관계 등 69개 이슈에 대한 심층 설문조사를 벌였다.

20대의 64.6%가 ‘남북한 전쟁 발발 가능성이 있다’고 답했다. ‘가능성이 없다’(35.4%)보다 29.2%포인트 많았다. ‘6·25전쟁 세대’라고 할 수 있는 60대 이상은 ‘전쟁 가능성 있다’ 51.4%, ‘없다’ 48.6%였다. 20대가 60대 이상보다 전쟁 가능성을 13.2%포인트나 많게 보고 있는 셈이다.

20대는 그 이유에 대해 △‘북한의 현 체제 유지를 위해’(54.3%) △‘북한이 무력통일을 하려 하기 때문’(23.7%) △‘미국 등 강대국의 외교적 경제적 압박 때문’(13.3%) △‘현 정부의 강경한 대북정책 때문’(5.8%) 순으로 생각했다. 전쟁 발발 이유로 ‘북한의 무력통일 의지’를 꼽은 비율이 6·25세대인 60대 이상(37.0%) 다음으로 높았다. 30대는 19.2%, 40대는 15.7%, 50대는 14.4%였다. 전후 세대 중 20대가 30∼50대보다 북한의 무력통일 도발을 더 우려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40대 이상에서는 85% 이상의 응답자가 통일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것과 달리 20대는 응답자의 72.4%가 통일에 대한 관심을 밝혔다. 또 20대는 ‘통일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 ‘굳이 통일을 할 필요가 없다’는 통일 회의론이 다른 연령층보다 높았다. 올 4월 본보의 통일 의식 여론조사에서도 20대의 33.4%는 ‘절대 통일되지 않을 것’이라고 대답해 연령대 중 가장 비관적인 통일 전망을 보였다.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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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에 레고랜드 동아시아선 처음

5011억 들여 2016년 개장

춘천에 조성하는 레고랜드 코리아 조감도.블록 완구 '레고'를 주제로 한 테마파크 '레고랜드 코리아'가 2016년 개장을 목표로 강원도 춘천에 조성된다. 동아시아에서는 처음이며,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만들어지는 레고랜드다.

 최문순 강원도 지사와 레고랜드 운영사인 영국 멀린 그룹의 존 어셔 레고랜드 개발담당 사장은 29일 춘천 강원도청에서 레고랜드 코리아 조성을 위한 본 협약을 맺었다. 총 5011억원을 들여 2016년까지 춘천 의암호 안의 섬 중도 일대 129만1000㎡(약 39만 평) 부지에 레고랜드를 짓기로 했다. 멀린 그룹이 1억 달러(약 1060억원)를 대고 한국투자증권이 국내 투자자들에게서 2000억원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나머지 자금은 레고랜드 내 상가시설을 분양하는 등의 방법으로 충당한다. 내년 8월 공사를 시작해 2016년 7월 놀이공원을 우선 개장할 예정이다. 레고호텔과 물놀이공원, 명품 아웃렛, 박물관 등은 2018년 완공한다. 레고랜드와 별도로 사업자를 유치해 2018년까지 주변에 관광시설을 만든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강원도는 레고랜드 코리아가 준공되면 연간 9800개의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내다봤다. 관광객은 한 해 200만 명을 유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지방세 수입은 연간 44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최문순 지사는 “세계적 수준의 테마파크를 만들어 수도권은 물론 중국·일본 관광객까지 끌어들이겠다”고 말했다. 레고랜드는 현재 덴마크·미국·독일 등 전 세계 6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춘천=이찬호 기자

이찬호 기자 kab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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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00대 풀타임 MBA’ 3년 연속 선정의 비결

박영렬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장은 연세대 글로벌 MBA를 띄운 주역 중의 한 명이다.
연세대 글로벌 MBA가 최근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세계 100대 풀타임 MBA’에 3년 연속 진입했다.

세계 순위는 91위이며 아시아권에서는 홍콩대, 인도경영대학원, 홍콩과기대, 난양기술대, 중국·유럽국제경영대학원(CEIBS), 일본 고쿠사이대(國際大·IUJ)에 이어 7위다. MBA의 랭킹을 매기는 기관은 많지만 이코노미스트 랭킹은 FT(파이낸셜타임스) 랭킹과 함께 가장 신뢰받는 랭킹에 속하며, 국내에서는 연세대가 유일하게 100위 안에 들어가 있다.

연세대의 실적이 중요한 것은 이것이 풀타임 MBA 과정이기 때문이다. 대학의 랭킹을 좌우하는 중요 부문으로 문과에서는 로스쿨과 더불어 비즈니스스쿨을 들 수 있다. 글로벌 랭킹이 높은 MBA 졸업생일수록 기업에 들어가 높은 연봉을 받으면서 CEO(최고경영자)가 될 확률이 높다. 이 때문에 국내외 대학들은 MBA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MBA는 풀타임과 파트타임으로 나눌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주간과 야간(주말)과정으로 생각하면 된다.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의 경우 네 가지 MBA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이 중 풀타임 MBA과정은 글로벌 MBA뿐이다. MBA의 본질적인 경쟁력은 풀타임 과정에서 매기는 게 일반적이다.

지난 10월 22일 연세대 상경관에서 박영렬 경영전문대학원장과 김소희 MBA 실장, 이미영 홍보·대외협력실장 등 MBA 관계자들을 만났다. 며칠 전인 10월 16일에 낭보를 접한 덕분인지 표정이 상기돼 있었다. 박 원장은 전임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작년 말에 경영대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장에 취임했다.

그는 이코노미스트 랭킹의 의미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코노미스트 랭킹은 주최 측의 초청을 받아야 가능하다는 점에서 다른 랭킹보다 더 어렵습니다. 현재 100위 안에 있는 학교들이 초청을 해줘야만 랭킹에 참여할 수 있거든요.” 멤버십클럽 같은 콘셉트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이 말은 하버드, 와튼 등 글로벌 최상위권 MBA들이 인정을 해야 초청을 받을 수 있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연세대 글로벌 MBA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3년 연속 순위에 든 것은 그만 한 까닭이 있다. 연세대 글로벌 MBA는 1988년 ‘글로벌 MBA’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주요 대학의 MBA과정 중 가장 먼저 생겼다. 15년이라는 연륜이 쌓였고 졸업생들이 국내외에 진출하면서 국제적으로 인지도가 높아진 셈이다. 연세대 글로벌 MBA는 모든 수업이 영어로 진행된다. 연세대는 2010년에 글로벌 MBA의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편했고 학기도 1년에서 1년6개월로 늘렸다.

연세대 글로벌 MBA는 동아시아 전문가를 양성하겠다는 목표가 뚜렷하다. 박영렬 원장은 “외국인 학생들에게는 1주일에 네 번 한국어를 배우도록 권하고 한국인 학생들에게는 중국어 학습을 장려한다”고 말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삼성전자, 현대차 등 글로벌 기업이 늘어났기 때문에 이들 기업에 취업하려고 글로벌 MBA과정에 입학하는 외국인 학생이 많습니다.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에서 성공적인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연세대의 강점 중 하나인 한국어교육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MBA답게 학생들의 국적이 다양하다는 것도 강점이다. “2013년 가을학기 재학생 90명 중 40명이 외국인이며 현재 총 24개국의 다양한 국적의 학생들이 다니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외국인 학생들을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들이 한국 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인 학생들의 지망을 받아 친구로 지내도록 하는 ‘버디(buddy)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행사도 자주 개최한다. 지난 9월 16일 추석 연휴를 이틀 앞두고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한국 문화에 아직 낯선 글로벌 MBA 외국인 신입생들에게 ‘한국 문화와 얼(Korean culture and spirit)’이라는 주제로 한국 문화 전통 체험 행사를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팔만대장경과 한글, 한복 체험 등 다채로운 내용이 소개돼 참가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연세대는 국내 대학 중 교환학생 제도가 가장 발달한 대학 중 하나다. 연세대 글로벌 MBA는 이런 강점을 살려 세계 유수 대학과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시카고대, 코넬대, 듀크대, 베이징대, 칭화대 등 세계 명문대학에서 학습 및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연세대 글로벌 MBA의 자랑거리 중 하나로 ‘GET(Global Experience Trip)’을 들 수 있다. “여름방학, 겨울방학 동안 다양한 국가의 대학에서 학습 및 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합니다. 겟(GET)은 스페인 마드리드 소재 IESE비즈니스스쿨을 필두로 2007년 여름부터 진행하고 있습니다. 출발 전에 조별로 주제를 선정해 진행합니다.”

연세대 글로벌 MBA는 해외 명문대 MBA들과 복수학위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베이징대의 광화비즈니스스쿨, 미국 올린비즈니스스쿨 등 유수의 대학들과 복수학위 협정을 맺고 있습니다.” 올린(Olin)비즈니스스쿨(2013 이코노미스트 풀타임 MBA 랭킹 48위)과는 11월 중 복수학위 협정 세리머니를 갖고 12월에서 내년 2월 사이 접수를 받아 내년 5월부터 프로그램을 시작할 계획이다. 호주 최고 과학기술학교인 커틴(Curtin)대와도 보험계리사에 특화한 복수학위 프로그램을 협의 중이다. 영국 맨체스터비즈니스스쿨과는 이그제큐티브 MBA프로그램의 복수학위를 협의 중이다.

학교의 성가는 결국 졸업생들이 사회에서 얼마나 활약하느냐에 달려 있다. 학교 측에서는 커리어개발센터(CDC)를 설치해 학생들에게 1 대 1 코칭을 통해 개별적으로 커리어 계획을 상담해 주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의 경우 전원에게 여름 인턴십을 제공했고 취업률도 지난해 졸업생 100%, 올해 졸업생 94%로 높다.

연세대 글로벌 MBA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첫 학기가 가을에 시작된다. 졸업 이수 학점은 총 51학점. 학생들은 학기당 대략 20학점을 취득하며 마지막 학기인 2학년 가을학기 중에는 남은 학점 이수와 취업활동을 병행한다. “대개 10~12월 중에 학점 취득이 끝나 취업이 된 경우 12~1월 중에 출근이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최근 글로벌 랭킹이 상승하고 있다. 풀타임 MBA과정인 글로벌 MBA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파트타임 MBA과정들도 동반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세대 코퍼레이트 MBA과정도 최근 FT의 ‘세계 100대 이그제큐티브 MBA’에 4년 연속 선정됐다. 연세대 경영전문대학원은 오는 10월 말까지 이그제큐티브 MBA와 코퍼레이트 MBA, 파이낸스 MBA 등 3개 과정의 신입생을 모집한다.

박영렬 원장은 “글로벌 MBA를 역사와 전통을 바탕으로 해외 인재들을 흡수하는 글로벌 프로그램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 박영철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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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패·득표율 따라 與 역학구도·野 대여투쟁 '지각변동'

30일 화성갑, 포항남·울릉 재보선
30일 경기 화성갑과 경북 포항남·울릉 2곳에서 국회의원 재보선이 치러진다. 여야의 승패와 득표율에 따라 여권의 역학구도가 바뀌고 야권의 대여투쟁 방향과 수위가 좌우될 수 있어 규모는 초미니이지만 영향력 면에서는 초특급이다.

◆규모는 초미니… 영향력은 초특급

화성갑은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좌장 격인 서청원 후보의 승리 여부가 관심이다. 서 후보가 여의도에 복귀하면 그동안 김무성 의원의 독주 양상이던 차기 당권 경쟁과 이에 따른 여당 내 권력 향배에 지각 변동이 불가피하다. 서 후보와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을 당·청 쌍두마차로 하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 구상도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여권 인사는 29일 “김 의원의 YS(김영삼)계 대선배인 서 후보의 국회 복귀 추진에는 내년 당대표 선거와 지방선거, 2016년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염두에 둔 박 대통령의 원려(遠慮)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재보선 결과는 향후 여당의 당권, 2016년 총선 공천권과 그 이후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서 후보가 민주당 오일용 후보에게 패배하는 파란이 일어나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기조와 여권의 대야 노선 수정은 피할 수 없다. 서 후보가 신승할 경우에도 조정 가능성이 점쳐진다.

4·24 재보선에 이어 이번에도 초반 무기력증을 보여온 제1야당 민주당이 막판 스퍼트를 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수도권 민심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는 화성갑에서 의미 있는 득표율을 얻을 경우 박 대통령의 리더십에 타격을 입히고 여권 내부 분란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관계자는 “화성은 여당세가 강하지만 수도권 민심이 반영되는 곳이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 등에 대한 여론이 움직이고 있다”며 “이기면 좋고 지더라도 최소한 박빙의 승부를 펼치면 박근혜정부 견제론이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민주당이 포항남·울릉은 물론 화성갑에서도 크게 지면 선거지원에 주력했던 김한길 대표 체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대여 공세 전략에 대한 이견이 나올 수 있다. 

여당 일각에서는 ‘15%포인트 승패론’이 나오고 있다. 서 후보가 마지노선인 15%포인트 이내의 격차로 이기면 정치적으로는 패배했다는 의미라는 것이다. 당 관계자는 “서 후보가 안정적인 격차로 상대 후보를 따돌려야 정치적 정당성을 갖고 국회에 진입할 수 있다”며 “박빙의 승부가 되면 자연스럽게 당내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정뒷받침론 vs 정권견제론 격돌

여야 후보는 선거를 하루 앞둔 이날 마지막 득표전을 펼쳤다. 서 후보는 지역일꾼론을 내세워 국정운영에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정부가 서민경제를 살리는 데 제 모든 걸 바치겠다”고 약속했다. 

야당 후보는 국가기관의 대선 개입 의혹을 앞세워 표심을 공략했다. 오 후보는 “박근혜 정권은 어르신들에게 사탕발림으로 달콤한 약속을 해놓고 당선되니까 기초연금 공약을 파기해 노인불행 시대를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통합진보당 홍성규 후보는 “유신부활, 국정원 정치를 심판할 유일한 노동자 출신 후보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포항남·울릉에서도 새누리당 박명재, 민주당 허대만, 통진당 박신용 후보가 마지막 유세전을 펼쳤다.

이번 재보선은 화성갑 63곳, 포항 남·울릉 85곳 총 148개 투표소에서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까지 실시된다. 이번 선거에서는 기존 기표소와 달리 출입구 천막이를 제거한 개방형 기표소를 투표소마다 1개씩 시범 운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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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미국 군사기술 도용 심각"<美외교전문지>


K-1전차 <<연합뉴스DB>>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기자 = 우리나라가 미국의 무기를 베끼고 있어 미국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미국 외교 전문 매체인 포린폴리시(FP)는 28일(현지시간) 기사에서 한국이 대함미사일, 전자전(戰) 장비, 어뢰, 다연장 로켓 시스템, 이지스함 부품에 이르기까지 미국의 무기 시스템을 모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한국의 주력 전차인 K1은 미국의 에이브럼 전차를 기초로, 강을 건널 수 있는 기술을 추가한 것이다.

또 K1 전차의 개량형인 K1A1 전차는 120㎜ 활강포, 업그레이드 된 전자 시스템, 최신형 사격통제장치를 장착하고 있는데, 미국은 사격통제장치가 미국의 기술을 도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FP는 전했다.

미국은 또 우리의 대함미사일인 '해성' 역시 미국의 대함미사일 '하푼'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해성'은 지난 2003년 개발을 완료했는데 현재 미국의 대함미사일인 '하푼' 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는다.

K1A1전차 <<연합뉴스DB>>

그 결과 최근 몇 년 동안 한국의 무기 산업은 크게 성장했고, 시장 점유율도 높아져 국제적인 명성을 쌓고 있다고 FP는 소개했다.

하지만 한국이 외국에 판매한 최신식 무기가 미국의 이익에 반하는 방향으로 사용되고 미국의 무기 산업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미국이 우려하고 있다고 이 매체는 분석했다.

미국은 최대 우방인 한국의 입장을 감안해 이 같은 사실을 공개적으로 말하기를 꺼려왔지만 우려는 최고조에 달해 있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근무한 적이 있는 전직 미국 관리는 FP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군사 기술에 매우 공격적"이라며 "한국이 미국의 군사 기밀을 훔쳤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들은 가능하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 당국은 한국이 군사기술을 도용했는지를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베스 매코믹 국방기술보안국(DTSA) 국장은 "우리가 제공한 기술은 우리가 제공한 목적에 맞게 사용돼야 한다"며 "미국은 양국이 공유한 기술이 제대로 보호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한국과 대화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의대함미사일인 '해성' <<연합뉴스DB>>

그는 이어 "우리는 한국이 자체 방산시장을 키우기 원한단 사실을 알고 있다"며 "한국과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누기 원한다"고 말했다.

이 매체는 현 상황이 한국의 차기전투기(F-X) 사업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이 스텔스 전투기인 F-35 구매 뿐만 아니라 스텔스 기술 자체에도 관심을 갖고 있어 미국이 한국 정부에 엄격한 기술 보안을 요구할 것이란 얘기다.

국제 사회의 방산 전문가들은 한국이 조만간 무기 수출의 강국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에 따르면 한국의 무기 수출은 세계 16위 정도다.

시몬 위즈먼 SIPR 연구원은 FP에 "한국은 아직 마이너리그 수준이지만, 방산 시장 개척에 매우 적극적"이라며 "한국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 그들은 수년 내에 이스라엘, 독일, 프랑스 수준으로 올라설 것"이라고 말했다.

jesus786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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