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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가스전 탐사 현장에 설치했던 시추 장비. |
종합상사들에 비상이 걸렸다. 매출이 쪼그라드는 곳도 적지 않고 수익을 늘리려 해도 안정적인 사업모델을 찾기가 쉽지 않다.
SK네트웍스, 삼성물산,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현대종합상사 등 이른바 5대 종합상사로 불리는 대형사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업계 1위인 SK네트웍스(대표 문덕규)는 계속 매출이 줄고 있다.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분기에 3.1%, 2분기에 11.7%, 3분기에 7.2%가 줄어들었다. 영업이익도 3분기에는 16% 늘었으나 1분기
-50.7%, 2분기 -8.7%를 기록했다. 특히 2분기에는 당기순손실이 261억7300만원이나 발생해서 적자전환했다.
지난해에도 국내 종합상사들 중 상당수는 글로벌 경기 침체로 철강, 석탄 등 원자재 거래량이 줄고 가격마저 하락하면서 어려운 한
해를 보내야만 했다. 업계 1위인 SK네트웍스는 지난해 27조945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2위는 25조3259억원의 매출을
올린 삼성물산이었으며, 3위는 17조5711억원의 매출을 올린 대우인터내셔널이 차지했다. 현대종합상사와 대림코퍼레이션, STX도
전년 대비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GS글로벌과 아이마켓코리아는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보이며 선전해 대조를 보였다.
대우인터내셔널(대표 이동희)은 창사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외형이 줄었다.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의 매출 규모는 17조5711억원으로
2011년 19조4571억원에 비해 9.7% 감소했다.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의 매출 규모가 줄어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외형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도 1654억원에서 1519억원으로 8.2% 감소했다. 다만 순이익은 비핵심자산 매각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48억원 증가한 215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종합상사(대표 정몽혁)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반토막났다. 현대종합상사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5조4684억원으로 전년
5조4488억원에 비해 196억원(0.4%)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영업이익 규모는 2011년 528억원에서 지난해 288억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현대종합상사의 수익성 악화는 세계 경기침체 영향으로 주요 원자재 가격이 하락한 데다 엔화가치 하락이 외형과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매출에 비해 극히 낮은 영업이익도 문제다. 최근 3년간 종합상사들의 평균 영업이익률은 약 1%. 100만원어치 팔아서 겨우 1만원
버는 셈이다. 이마저도 3분기 들어 0.5%까지 떨어지면서 사실상 남는 것 없는 장사를 해온 셈이 됐다. 벌어놓은 돈이 없다
보니 신규 투자여력도 낮은 편이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오면 종합상사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는 업종의 하나인 것도 이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조조정의 칼바람도 불고 있다. SK네트웍스는 지난 10~11월 희망퇴직을 받아 상사 부문 인력의 10%에
해당하는 인원을 구조조정했다. 이 회사가 인위적인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은 10년 만이다. 이 회사의 전신인 SK글로벌은 2003년
분식회계와 소버린과의 경영권 분쟁을 겪으면서 워크아웃에 들어가 대규모 구조조정을 했다.
인력 구조조정에 나선 이유는 전통적 종합상사의 역할이 약화된 가운데 자원개발 등 신사업에서도 고배를 마시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2010년 9월 브라질 철광석 기업인 MMX의 지분 13.69%를 총 7억달러에 매입한 것이 문제였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브라질 경제가 휘청대면서 지난 1분기에만 총 19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 때문에 SK네트웍스는 조직 통폐합을 진행하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상사 및 자원개발 부문 등을 중심으로 경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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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준공된 SK네트웍스의 중국 선양 SK 시외버스터미널. |
업계 1위 기업의 행보는 파장이 크다. 다른 종합상사들도 SK네트웍스의 구조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물산 상사 부문은 지난해 9월 본사 인력 100여명을 삼성 에버랜드, 호텔신라, 삼성토탈 등의 계열사로 보내기도 했다.
종합상사들이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것은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서다. 본업인 무역업의 경쟁력이 갈수록 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SK네트웍스를 보면 올 들어 지난 3분기까지 SK네트웍스의 누적 매출액 19조4868억원 가운데 상사 부문은 5조3556억원으로
27.4%에 그쳤다. 상사 부문의 영업이익도 전체 영업이익의 17.1%인 24억여원에 그쳤다. 휴대폰 판매, 주유소 운영,
호텔사업(워커힐) 등 내수 부문이 전체 매출의 4분의 3, 영업이익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상사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자체적으로 글로벌 상품 유통망을 갖추면서 종합상사의 설자리가 없어지고 있다”며 “신사업인 자원개발마저 부진해
구조조정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종합상사들은 대기업 계열사로 출범했다. 계열사들의 물건을 수출 대행하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 종합상사의 수익모델이었다. 정부와
재벌총수들의 외형 키우기 드라이브 때문에 거품이 잔뜩 끼고 있었으나 IMF 외환위기 전까지는 그런 대로 순항하면서 수출역군으로서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1997~1998년 환란 이후 사정이 급변했다. 계열 제조업체들이 경비절감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수출업무를 하기 시작했고
삼성전자나 현대차처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계열사들은 비용뿐만 아니라 효율성 면에서도 더 이상 계열 종합상사들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견하지 못한 상태에서 국내외 영업여건이 악화되면서 종합상사들은 극심한 실적 부진에 시달렸다.
2000년대 들어 종합상사들은 해외 자원개발 등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아 변신을 시도했으나 마구잡이식 투자로 투자금을 까먹는 사태가
잇달아 발생해 요즘 한계사업을 정리하고 새로운 성장전략을 짜느라 영일(寧日)이 없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9월 30일 중국 칭다오(靑島) 소재 조선소인 청도현대조선 지분을 단돈 1달러에 매각했다. 현대종합상사는 보유
중인 청도현대조선 지분 96.36%의 3분의 2가량인 66.25%를 신규 투자자인 산둥산푸·국청홀딩스 컨소시엄에 넘겼다.
청도현대조선은 현대종합상사가 조선업이 호황이던 2005년 조선사업에 직접 진출해 사업수익을 확보할 목적으로 중국 링산조선소를
인수해 설립한 합작회사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조선업 불황이 겹쳐 이 회사는 자본잠식에 빠졌다. 자본잠식 규모는
2010년 618억원, 2011년 1033억원으로 커졌다.
현대종합상사는 지난 8월 마다가스카르에 위치한 암마토비 니켈광산에서도 손을 뗐다. 현대종합상사는 2010년 8월
한국광물자원공사로부터 암마토비 니켈광산 지분 0.5%를 166억원에 인수했다. 광물자원 분야의 개발을 확대해 사업다각화를 꾀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생산 일정이 지연되면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었고 한국광물자원공사에 지분매각 청구권을 행사해 301억원에
매각했다. 이 광산의 지분 3%를 소유한 삼성물산도 매각 청구권을 행사해 사업에서 철수했다.
SK네트웍스도 구조조정 차원에서 자산매각에 열심이다. 터키의 철강사업 정리, SK증권 보유지분 매각, 1세대 UCC(동영상)
사이트인 ‘풀빵닷컴’ 매각 등 잇따라 자산을 정리했다. 대우인터내셔널도 지난해 교보생명 지분과 중국 산동시멘트법인 지분을
매각했고, 최근엔 부산공장도 태광실업에 넘겼다.
종합상사들의 체질 개선은 회사별로 제각각 진행 중이다. 해외자원개발에 열심인 곳은 대우인터내셔널과 현대종합상사, LG상사가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개발투자가 최근 결실을 거둬들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지난 6월 미얀마 가스전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7월부터는 중국 국영회사인 CNPC의 자회사 CNUOC에 가스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이 발견한 3개 미얀마
가스전 가채매장량은 4.5조㎥(원유 환산 시 약 8억배럴)다. 이는 국내 천연가스 소비량의 3년치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양이다.
대우인터내셔널은 2014년부터 미얀마 가스전에서 연간 4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이익을 거둬들일 전망이다. 2014년
하반기부터는 셰일가스, 발전소 등 생산직전 단계 중심의 자원개발과 플랜트 분야 투자를 통해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동해 가스전과
미얀마 AD-7광구 시추 탐사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LG상사는 종합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중국 완투고 유연탄 광산의 생산량을 기존 550만t에서
600만t으로 확대한다. 지난 8월에는 보위엔그룹과 베이징에서 석탄화공 플랜트 지분 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기업 중 최초로
해외 석탄화학 분야에 진출했다. 오만 8광구의 원유생산량을 늘릴 계획이고, 호주 동(銅)광산 개발업체 지분 인수 작업도 진행
중이다. GS에너지와 손잡고 STX에너지 인수에도 참여하고 있다. 주익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GS에너지와 LG상사 컨소시엄은
일본 오릭스로부터 STX에너지 지분 62~63%를 5400억원에 매입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주 연구원은
컨소시엄이 STX에너지의 지분을 인수하면 LG상사는 안정적인 유연탄 수요처를 확보하게 되고 GS에너지는 발전사업을 확대하는 데
긍정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STX에너지는 국내 최초의 민자 석탄 발전사업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북평화력발전소는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기준 민자 석탄 발전사 중 유일하게 착공됐다.
현대종합상사는 최근 예멘 LNG사업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2009년 생산을 시작한 예멘 LNG는 생산이 본격화하면서 57억원의
수익이 발생했으며, 올해는 400억원 내외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도 큰 폭으로 뛰어올랐다. 현대종합상사 주가는 예멘
LNG 기대감을 재료로 지난 11월 26일부터 12월 5일까지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12월 5일에도 3만6600원으로 끝나
연중 최고치를 기록했다. 권해순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내년 예멘 LNG 개발이익 600억원을 포함해 총 4곳의 자원개발사업에서
확보하게 될 개발이익이 1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라며 “자원개발사업이 본격적인 수확기에 진입하면서 현대상사의 기업 가치도 한
단계 올라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
기를 탈출하기 위해 외부인사를 CEO(최고경영자)로 영입하는 결단을 내린 곳도 생겼다. LG상사는 지난 11월 29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 6월부터 LG상사 상근고문을 맡아온 이희범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을 신임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내정했다. 하영봉
LG상사 대표이사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난다. 내년 2월말에 경총 회장 임기가 끝나는 이희범 부회장은 이때까지 경총 회장을 겸직할
것으로 전망된다.
행정고시 12회 수석합격자인 이 회장은 상공부 수출1과장, 총무과장, 산자부 산업정책국장, 무역위원회 상임위원, 차관보,
자원정책실장, 차관을 거쳐 2003년부터 2006년까지 산자부 장관을 지냈다. 이후 한국무역협회 회장, 대한상사중재원 이사장,
한·미경제협의회 회장 등을 맡았고 STX중공업과 STX건설 회장직을 역임하기도 했다.
장관을 지내고 경제5단체장을 맡고 있는 거물을 LG상사가 대표이사로 모셔온 것은 그만큼 LG상사가 처한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3분기 LG상사 영업이익은 15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9%나 감소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트레이딩
물량이 줄어든 데다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자원개발에서도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무역과 자원개발의 전문가인 이 회장은
LG상사의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셈이다.
종합상사들은 정부의 해외 자원개발 정책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제5차 해외 자원개발 기본계획’을 통해 국내 업체의 투자 확대가 힘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합상사들의 자원개발사업이 마냥 보랏빛 전망인 것만은 아니다. 뛰어드는 시기도 늦었고 해외자원개발은 일본 종합상사들이
시장을 선점하는 바람에 우리 기업들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다. 미쓰비시상사, 미쓰이물산, 마루베니, 스미토모 등 일본의 대형
종합상사 7개사는 지난해 3월 결산 결과 배당금이 1조엔에 달했다. 대부분 해외 유전·가스전·광산 투자에서 나온 것이다. 일본
종합상사들이 이처럼 막대한 돈을 벌었다는 말은 그만큼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우리 종합상사들이 이 분야에서 돈 벌기 힘들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자원개발사업도 현재로서는 실적하락의 주범으로 전락했다. 석탄과 원유 등 국제 원자재 값은 올 들어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급락했다. SK네트웍스의 경우 브라질 철광석 개발에 나선 지 3년째지만 이번 3분기에는 18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당기순이익도 무려 83%나 줄었다. 대우인터내셔널과 현대종합상사처럼 해외자원개발에서 큰 성과를 거둔 곳도 원자재 가격이 내려가면
수익성이 악화된다.
업계 1위 SK네트웍스는 선택과 집중을 키워드로 사업 구조조정 중이다. 올 3월 취임한 문덕규 SK네트웍스 대표이사는 취임과
동시에 항공운수, 콘텐츠 제작·유통, 의약품 수출·판매, 신용카드·금융업 등 총 15개 사업목적을 정관에서 삭제했다. ‘돈이 안
되는’ 사업을 과감하게 정리하고 핵심사업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다. 그러나 SK네트웍스는 SK텔레콤(휴대폰 판매 대행)과
SK에너지(주유소 운영 대행) 등 계열사 의존도가 높아 다른 종합상사와 비교했을 때 사업구조가 몹시 취약한 편이다. 게다가
해외사업 부실로 인해 자원개발 등 해외사업 비중을 줄일 것으로 예상돼 향후 성장동력이 저하될 것으로 우려된다.
삼성물산(대표 최치훈)은 다른 종합상사와 달리 건설부문의 비중이 커서 상대적으로 종합상사 이미지가 약한 편이다. 삼성물산의 경우는
상사 부문과 건설 부문이 한 회사로 있으면서 한쪽이 업황이 안 좋으면 다른 쪽에서 상쇄하는 식으로 시너지효과를 누렸으나 최근
건설경기가 나빠서 앞으로도 이런 구도가 가능할지는 불투명하다. 올 하반기 들어 삼성물산이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을 계속 사들였고
증권가에서는 삼성물산의 삼성엔지니어링 인수설이 나돌고 있어 삼성물산은 향후 큰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상사들의 고민은 자전거 타기에 비유할 수 있다. 페달을 밟지 않으면 자전거가 쓰러지듯이 종합상사들은 신규 사업모델을 계속
발굴해야 생존할 수 있다. 그러나 신규 사업모델이 말처럼 쉬운 게 아니라는 게 문제다. 해외자원개발만 해도 오랜 세월 동안 막대한
비용을 투입해야 하며 성공 가능성도 높지 않은 편이다. 익명을 요구한 종합상사 관계자는 “본업인 무역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신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종합상사들의 고뇌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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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Report] 2013 인기 검색어 분석해 보니 … 명품 대신 중고 '폭풍 클릭'
예능 콘텐트 맑음, 연예인·명품 흐림. 2013년 우리나라 소비자들의 눈과 귀는 재미있는 콘텐트에 쏠렸다. 올해 1~11월
스마트폰과 PC 등 정보기술(IT) 기기의 구글 검색창에서 한국인이 자주 찾은 단어 1만 개의 목록을 뽑아 서울대 생활과학대학
리테일연구팀 교수 5명과 함께 분석한 결과다. 국내 스마트폰의 91%를 차지하는 안드로이드폰에는 구글 검색이 기본 앱으로 깔려
있어 구글 인기검색어는 한국인의 관심사를 보여준다.
JTBC ‘마녀사냥’‘히든싱어’ 예능 톱 10
올해 구글 인기검색어의 가장 큰 특징은 방송·영화·만화 등 즐길 거리를 찾는 콘텐트 검색이 확연히 늘었다는 점이다. 인기검색어
상위 100개 중 67개가 콘텐트 관련 검색어로, 지난해(30개)보다 2배 이상 증가했다. 방송 관련 검색어가 지난해 17개에서
올해 30개로, 영화 검색어가 5개에서 21개로 늘었다. 서울대 나종연 교수는 “TV 본방송을 보는 사람보다 모바일이나 태블릿
PC 등 다른 매체로 콘텐트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데이터 전송 속도가 빠른 LTE 스마트폰의
보급률이 50%가 넘는 등 모바일 네트워크 환경이 좋아진 점도 올 한 해 콘텐트 소비를 촉진시켰다고 볼 수 있다. 영화에선
관객수 900만 명 고지를 넘어선 ‘설국열차’ 등 상위 10개 중 7개가 한국 영화였다.
콘텐트 검색이 늘어난 데는 공급 채널이 다양해진 미디어 환경의 역할이 컸다. 여정성 교수는 “종합편성채널이나 예능 케이블 채널이
인기 프로그램을 속속 터뜨리면서 비지상파 콘텐트 검색어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TV 예능 분야에선 상위 10개
인기검색어 중 5개가 JTBC(마녀사냥·히든싱어)와 tvN(꽃보다할배·SNL·푸른거탑) 제작 프로그램이었다. 여 교수는 “이제
검색은 정보 탐색을 위한 창(窓)이 아니라 자투리 시간에 즐길 거리를 제공하는 일종의 ‘펀(fun)’, 놀이가 됐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연예인처럼 전통적으로 검색량이 많았던 단어들의 인기는 떨어졌다. 연예인 검색어는 상위 100개 중 11개로
지난해(29개)보다 줄었다. 관심의 무게가 연예인에 대한 정보에서 이들이 출연한 콘텐트로 옮겨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품 검색에서 명품 브랜드들은 거의 자취를 감춘 것도 큰 특징이다. 대신 전동이륜차(세그웨이·만도풋루스)나 스마트폰
사진출력기(포포), 3D 게임헤드셋(오큘러스리프트) 등 신종 기기들에 대한 관심이 검색어에 반영됐다. 동시에 홈쇼핑과 오픈마켓
단골 상품인 주방용품 장미칼·캐치맙(걸레)이 인기검색어로 꼽혔다. 이에 대해 추호정 교수는 “불황의 영향으로 쇼핑이나 상품
검색어들이 지난해보다 소박한 생활밀착형으로 변화한 것이 특징”이라며 “동시에 전문적인 영역의 상품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SUV, 캠핑 열풍에 크기 가릴 것 없이 인기
쇼핑 검색에서도 중고와 가격비교 사이트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홈쇼핑 1위 업체인 GS숍이 모바일쇼핑으로 시장을 확대하면서
검색어에서도 1위에 올랐 다. 휴대전화 가격비교, 저가 거래 사이트인 뿌앙·빠싹·뽐뿌가 상위 10위 안에 모두 진입해 보조금에
따라 들쭉날쭉한 스마트폰 판매가격에 대한 불신이 확인됐다. 자동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강세였다.
특히 소형 SUV로 주목을 받은 쉐보레 트랙스가 1위에 올랐다.
건강에 대한 관심은 ‘공포’와 ‘집밥’으로 요약됐다. 살인진드기와 노로바이러스가 1, 4위에 올랐다. 살인진드기는 중국·일본
등에서 130명가량의 사망자를 낸 데 이어 국내에서도 강원·제주·수도권에서 사망자가 나왔다. 나종연 교수는 “검색은 실체가
뚜렷하지 않은 공포감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쓰인다”며 “온라인에 퍼져 있는 다양한 정보를 취합해 스스로 공포감을 조절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능 프로그램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결합한 ‘집밥’ 테마도 건강 검색어에 드러났다. 스스로 건강식품을 만들어보고 체험해
보는 DIY(Do It Yourself)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것이다. 간헐적 단식이나 개똥쑥·해독주스·함초·양파효소 등은
전문가의 도움 없이도 온라인 정보를 활용해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건강관리법들이다.
스마트폰값 비교 사이트 많이 찾아
이슈 검색에서도 의혹이나 불안을 검색으로 해소하려는 욕구는 확인됐다. 가을 태풍은 언제 오는지, 필리핀을 강타한 하이옌 태풍의
경로는 어떻게 되는지 등 태풍에 대한 궁금증이 검색으로 나타났고, 올해 SNS 최대 이슈였던 남양유업 직원의 대리점주에 대한 막말
사건도 이슈 검색어 2위에 올랐다. 이유리 교수는 “서로 다른 주장이 극렬하게 대립하고, 알고 보면 거짓으로 들통나는 사건이
많아지면서 진실이 뭔지 확인하려는 욕구가 커졌다”고 말했다.
이외에 앱 검색에서 1위에 오른 카카오톡은 올 7월 세계 회원수 1억 명(국내 3500만 명)을 넘어서면서 ‘국민 모바일
메신저’가 됐다. 기업 관련 검색에선 제니퍼소프트라는 국내 소프트웨어개발회사가 1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경기도 파주 헤이리에
위치한 이 회사는 한 TV 방송에서 파격적인 복지혜택과 근무환경을 제공하면서도 높은 성장세를 유지하는 최고경영자(CEO)의
리더십이 소개되면서 폭풍 검색 대상에 올랐다.
종합 1위를 차지한 진격의 거인은 일본 애니메이션으로 식인 거인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다. MBC ‘무한도전’에서 ‘진격의
준하’로 패러디되는 등 여러 매체와 네티즌 사이에서 다양하게 응용돼 인기를 끌었다. 나종연 교수는 “거대한 무엇인가가 앞으로 뚫고
나가는 것에 이런 말을 많이 패러디해 썼다”며 “답답한 것에 대한 돌파구를 찾거나, 거대한 존재가 밀고 들어오는 것에 대한
통쾌함이나 불안감을 느끼는 대중문화 코드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J Report] 최고 화제는 새 교황, 장소는 미 디즈니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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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위 진격의 거인 - 수많은 패러디 |
올 한 해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가장 많이 관심을 가졌던 이야깃거리는 올해 초 선출된 ‘교황 프란치스코 1세’였다.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테마파크의 원조 ‘디즈니랜드’는 1년간 가장 많이 찾은 장소로 꼽혔다.
페이스북은 10일 전 세계 페이스북 회원 11억9000만 명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화제·장소 등을 추려 순위를 매긴 ‘2013
페이스북 트렌드’를 공개했다. 화제는 사용자들이 자신의 타임라인에 올리거나 공유하는 게시 글에 포함된 단어를, 장소는 게시 글 중
‘체크인’에 올라온 곳을 기준으로 삼았다. 체크인은 페이스북 사용자가 특정 장소에 머무를 때 위치 기반 정보 시스템을 이용해
자신의 위치를 표시하는 서비스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에게 가장 뜨거웠던 이야깃거리는 새 교황에 이어 ‘선거’ ‘로열 베이비’(영국 윌리엄 왕세손 부부의 아들), 지난달 필리핀을 강타한 초대형 태풍 ‘하이옌’ 순이었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한국에서 가장 많이 찾은 장소는 서울 명동거리였다. 한국 사용자뿐 아니라 일본·동남아시아에서 온 관광객들이
많이 체크인하며 1위에 올랐다.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2위)와 서울 잠실 롯데월드(3위)가 그 뒤를 이었다. 이색 레스토랑과
술집들이 몰려 있는 이태원은 4위에, 한국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인사동 거리는 5위를 차지했다. 서울 삼성동 코엑스와 신사동
가로수길·이화여대·강남역 등 쇼핑과 먹거리를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장소들이 뒤를 이었다.
전 세계적으로 태국은 쇼핑, 미국은 테마파크의 나라였다. 디즈니랜드의 뒤를 이어 페이스북 사용자들이 두 번째로 많이 찾은 장소는 태국 방콕의 유명 쇼핑몰 ‘시암파라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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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 권하는 사회` 가계부채 1000조시대
10월말 대출 잔액 676조…전달보다 4조 늘어
전세 대출 증가 등 원인…사상 최고치 `경신`
가계대출이 폭증하고 있다. `빚 권하는' 부동산 대책에 따른 것으로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불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실상
가계부채가 1000조원을 돌파했다는 분석이다. 9월 말 기준으로 전체 가계부채는 991조7000억원이다.
한국은행이 10일 발표한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에 따르면 10월말 말 현재 은행과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저축은행ㆍ신용협동조합ㆍ새마을금고ㆍ상호금융 등)의 가계대출 잔액은 총 676조1000억원으로 전달보다 4조원이 늘었다.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은 작년 12월 659조9000억원에서 올해 2월 654조4000억원까지 줄었으나 3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5월부터는 매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증가폭도 8월 3조3000억원에서 9월 1조2000억원으로 축소됐다가 이번에 다시
확대됐다.
가계대출 증가는 정부의 부동산 대책 탓이 크다. 한은 관계자는 "8ㆍ28 대책 등으로 주택매매 거래량이 크게 늘어나고, 전월세 대책으로 전세 대출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대출잔액을 한달 전과 비교하면 주택담보대출이 411조4000억원으로 2조3000억원 늘었다. 마이너스통장, 예ㆍ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도 264조7000억원으로 1조8000억원 늘었지만 증가폭은 주택담보대출이 더 크다.
특히 은행보다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이 이용하는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이 커지고 있어 대출 상환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월말 말 현재 저축은행, 신협,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200조9000억원으로 전달보다
1조5000억원 늘어나면서 사상 최초로 200조원을 넘어섰다. 또 예금취급기관이 아닌 주택금융공사와 국민주택기금의 주택대출 잔액도
72조7000억원으로 한달 전보다 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2조5000억원 늘어난 475조2000억원이다.
한민옥기자 moh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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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영업익으로 이자 60%도 못 갚아”
[서울신문]
부채 상위 10개 기관의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영업이익으로 이자의 60%도 갚지 못하는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관리하는 우리나라 공공기관 전체의 총부채는 565조 8000억원으로 국가채무(446조원)보다 120조원가량 많았다.
무리한 사업 강행과 방만 경영이 부른 정부와 공공기관의 합작품이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10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공기관 부채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정부 관리 295개
공공기관 중 부채 규모가 큰 12개 기관에 대한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공공기관은 한국가스공사, 한국석유공사, 한국전력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광물자원공사,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철도시설공단,
예금보험공사, 한국장학재단 등이다.
12개 기관의 지난해 부채는 412조 3000억원으로 공공기관 전체(493조 3000억원)의 83.6%를 차지했다. 지난 15년간
부채 증가액이 가장 큰 곳은 LH로 123조 4000억원에 달했다. 이어 한전(64조 7000억원), 예보(45조
9000억원), 가스공사(28조 5000억원), 도로공사(19조 7000억원) 순이었다.
이자 부담이 있는 금융부채가 많아 빚의 질도 좋지 않았다. 12개 기관 중 돈을 빌려 사업을 하고 장기간 갚는 구조인 예보와
장학재단을 빼면 10개 기관의 금융부채 비중은 전체의 70.4%였다. 10개 기관은 차입금 의존도(총자산에서 총차입금이 차지하는
비중)가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돌파했다. 반면 10개 기관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4조 3000억원에 불과해 7조
3000억원에 이르는 연간 이자의 60% 정도도 못 갚는 상황이었다. 석탄공사와 광물공사는 원금 상환이 불가능한 상태다.
부채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국책사업에서 비롯된 막대한 적자였다. 사회간접자본(SOC)을 담당하는 공공기관은 신도시 개발,
경부고속철도, 4대강 살리기 등으로 2004년 이후 부채가 급증했다.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은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한 2008년
이후 부채가 크게 늘었다.
박진 조세연 공공기관연구센터 소장은 “보금자리, 혁신도시, 해외자원개발, 4대강 살리기, 철도운송 등 이명박 정부의 역점 사업들에
대해 근본적인 사업 조정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부채 감축 성과를 기관장 평가에 반영하고, 공공요금에 대해서는 공공기관이 원가
절감에 나서는 한편 정부가 원가보상률을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MB시절 공공기관 빚더미",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갚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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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개 공공기관의 영업이익 합계와 이자비용 합계 추이. 2008년부터 이자비용이 영업비용을 넘어서기 시작했다. (출쳐=조세재정연구원 자료) |
공공기관 부채현황 공개... 12개 기관 부채가 나라빚 육박
[CBS노컷뉴스 장규석 기자]
토지주택공사(LH), 한국전력, 예금보험공사, 코레일, 수자원공사 등 12개 주요 공공기관들의 부채가 400조원을 넘어섰다. 그리고 이 가운데 10개 기관은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할 정도로 부실해진 것으로 드러났다.
조세재정연구원이 10일 '공공기관 부채해결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통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H와 한전, 수자원공사, 코레일 등 12개 주요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부채는 412조3천억원에 달했다.
올해 국가채무 규모가 446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이들 12개 기관의 부채가 나라빚 규모에 육박하고 있는 셈이다.
12개 기관 가운데는 LH의 부채가 138조1천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한전(95.1조), 예금보험공사(45.9조),
가스공사(32.3조), 도로공사(25.3조), 석유공사 (18조), 철도시설공단(17.3조), 철도공사(14.3조),
수자원공사(13.8조) 등의 순이었다.
◈ MB정부 들어 공공기관 빚 급증
1997년만 해도 이들 12개 공공기관의 채무는 60조원이 채 안됐지만, 15년 만에 거의 7배로 불어났다. 특히 지난 이명박 정부들어 5년 동안 이들 공공기관의 빚은 빠르게 늘어 부채가 무려 200조원 이상 급증했다.
LH는 이 기간 동안 보금자리 사업과 신도시.택지 사업,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사업과 아라뱃길 사업을 하느라 막대한 빚을
끌어들였다. 또, 한전은 석유값 급등에도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면서, 석유공사는 해외 유전개발에 나서면서 빚더미에 올랐다.
이렇게 정부 정책이나 사업을 떠맡으면서 빚더미에 오른 공공기관들은 이제 영업이익으로는 이자도 못 갚을 정도로 부실해졌다.
조세연구원에 따르면, 12개 공공기관에서 예금보험공사와 한국장학재단을 제외한 10개 공기업의 지난해 영업이익 합계는 4조3천억원. 이에 반해 이자비용은 7조3천억원에 달해, 결국 이자를 갚기위해 또 빚을 내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실제로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곳은 5개 기관에 달했고, 석탄공사와 코레일, 한전은 영업적자로 인해 심지어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 공공요금 인상, 사업 축소로 이어지나...
그런데도 이들 공공기관들은 높은 연봉과 과도한 성과급, 후한 복리후생을 누려, 방만경영을 해왔다는 질타를 받고 있다.
이에따라 정부는 11일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발표하고, 공공기관의 과다한 부채와 방만경영을 바로잡을 특단의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하지만, 조세재정연구원은 이날 공공기관 자구 노력에 더해, LH의 보금자리 사업이나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사업, 해외자원개발 사업 등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또 특단의 원가절감 노력에도 불구하고 요금인상 요인이 있을 경우는 공공요금 인상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따라 공공기관의 과다한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국에는 기관 스스로의 자구노력과 함께, 공공요금 인상이나 공공사업 축소 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hahoi@cbs.co.kr
공공기관 부채 작년 566兆… 국가채무보다 120兆 많아
LH-도로공사-한전 등 ‘빅12’ 정부 산하기관 부채의 84% 차지
SOC 분야는 盧정부때 증가세… 에너지쪽은 MB정부때 늘기 시작
조세硏 “대규모 구조조정 필요”
[동아일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산하 686개 공공기관의 총 부채가 지난해 말 566조 원으로 국가채무보다 120조 원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재정연구원은 공공기관 부채가 이명박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 추진한 해외자원 개발과 주택 사업 등으로 급증한 만큼
이들 사업에 대한 대규모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기획재정부와 안전행정부 등 정부 부처와 조세재정연구원은 10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공공기관 부채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의 ‘부채의 원인과 대책’ 자료를 발표했다.
조세재정연구원이 부채 규모가 크고 증가 속도가 빠른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도로공사 한국수자원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전력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대형 공공기관 12곳을 집중 분석한 결과 이들 대형 기관의 부채 규모가 작년 말 412조 원으로 전체
중앙정부 산하 공공기관 부채의 84%를 차지했다.
이처럼 일부 공공기관에 부채가 집중된 것은 정부의 주요 정책 사업이 이들 기관을 통해 추진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에너지
공공기관의 부채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났다. 예컨대 석유공사는 해외 석유 개발 기업을 사들이기 위해
대규모 외화를 차입했고 가스공사는 해외자원 개발 투자에 6조 원대의 자금을 투입했다.
집을 짓고 도로와 뱃길을 만드는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공공기관의 부채는 노무현 정부 때인 2004년부터 증가세가 시작됐다.
LH는 2008년 이후 5년간 부채 증가액이 71조 원이나 돼 대형 공공기관 12곳 가운데 가장 증가 폭이 컸다. 신도시 개발,
국민임대주택 건설, 세종시 및 혁신도시 개발로 부채 규모가 급증한 데다 보금자리주택 건설로 부채 증가 속도도 빨라졌다.
수자원공사는 4대강 살리기와 경인아라뱃길 사업에 따른 부채 증가액이 9조 원을 넘었다.
안행부가 집계한 지방 공기업의 부채는 지난해 말 73조 원으로 2008년 말보다 26조 원가량 늘었다. 2006년 지방 개발
사업이 확대됐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이후 미분양이 크게 늘어 전국 16개 도시개발공사의 빚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조세재정연구원은 과거 정부가 추진한 사업을 계획대로 추진하면 부채 문제를 도저히 해결할 수 없다고 보고 공공기관별로 사업을
조정하라고 권고했다. 수자원공사의 4대강 살리기와 경인아라뱃길 사업, LH의 보금자리주택 사업과 혁신도시 사업, 석유공사와
가스공사의 해외자원 개발 사업, 코레일의 철도운송 사업 등은 규모를 축소하는 정도로는 안 되고 사업을 대폭 축소하거나 중단해야
한다고 봤다.
현오석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린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 관련 민간 전문가 간담회에서 “부채
해소 실적이 부진한 공공기관장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공공기관 스스로 개혁 계획을 만들고 정부가 이행 실태를 평가해 보상하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세종=홍수용 기자 leg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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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5% R&D 투자, 약 같은 화장품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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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쿠르노 사장 |
“경제위기 때 유럽 소비자는 이미지 위주의 고가 화장품에서 효과가 확실한 약국 화장품으로 돌아섰습니다. 불황기에 한국 소비자는 어떤 선택을 할까요.”
유럽 1위 약국화장품기업 피에르파브르더모코스메틱(PFDC)의 에리크 뒤쿠르노(46) 사장은 “경제위기 후 최근 5년여 동안 유럽
화장품 시장이 3.1% 감소했지만 PFDC의 약국화장품은 8% 성장했다”고 강조했다. PFDC는 온천수 화장품 ‘아벤느’와 고급
헤어 제품 브랜드 ‘르네 휘떼르’ 등 10개 브랜드를 운영한다. 약사 출신인 창업주 피에르 파브르(1926~2013)가 의약품과
유사한 제조과정과 효과를 지향하는 ‘약국화장품(dermocosmetics)’이라는 개념을 1961년 세계 최초로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에서도 일부 고가 수입 화장품이 두 자릿수로 역신장했다. 유럽과 유사한 현상일까.
“PFDC 매출이 한국에서도 올 10월 57%까지 늘었다. 한국 등 아시아 소비자는 아름답고 비싼 명품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불황 때는 소비자들이 진짜 효과 있는 제품을 찾는다. 우리는 제품 이름도 감성적 단어 대신 ‘과민감성 크림’ 등
바로 효능을 알 수 있게 붙인다.”
-한국 시장 비중이 어느 정도인가.
“내년 예상 매출이 200억원이다. 매출 6800만 유로(약 983억원)의 중국에 비하면 규모가 작은 건 맞다. 하지만 성숙하고
매우 수준 높은(sophisticated) 시장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다. 한국 여성은 피부에 신경을 쓰고 수많은 제품을
사용한다.”
뒤쿠르노 사장은 “한국은 매우 혁신적”이라고 거듭 말했다. 그는 “아시아에 연구개발(R&D)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라며
“세계적인 혁신국가인 한국이 큰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남프랑스의 소도시에서 출발한 PFDC가 140여 개국에
진출하면서 각 시장에 맞는 제품을 연구개발하는 것이 가장 큰 숙제라는 것이다.
-PFDC의 핵심 가치가 ‘혁신’인가.
“매출의 5%를 R&D에 투자한다. 전 세계 화장품 회사 중 가장 높다. 글로벌 기업도 3% 수준이다. ▶건강과 아름다움에 관련한 사업만 한다 ▶R&D에 투자한다 ▶자연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세 가지가 대원칙이다.”
뒤쿠르노 사장은 아벤느의 ‘똘레랑스 엑스트렘 크렘(과민감 피부용 크림)’을 들어 보이며 “세계에서 유일한 이 멸균 크림은
PFDC 철학의 상징”이라고 설명했다. 튜브를 누르면 입구가 튀어나오면서 크림이 나온 다음 입구는 도로 들어가버리는 특이한
구조였다. 세균이 용기 안으로 침투 못하도록 해 보존제 등 피부에 부담을 주는 성분을 넣지 않아도 되게 만들었다. “간단해
보이지만 용기·크림·생산공정 등의 개발에 10년이 걸렸다. 지금도 우주복 같은 옷을 입고 제조실에 딱 한 사람만 들어가서
작업한다. 감기만 앓아도 출근이 안 되고 ‘외로움 수당’으로 임금도 30% 더 받는다.”
‘우주복 크림’은 중국에서만 매출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뒤쿠르노 사장은 “창업주와 피 한 방울 안 섞인 내가 글로벌 기업의
후계자로 지명받은 것은 이런 기업 철학을 공유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PFDC는 공익재단 소유다. 창업주가 생전에 주식의
65%를 기증했다. 올 7월 창업주 유고 전 최연소 재단 이사인 뒤쿠르노가 경영권을 낙점받았다.
구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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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미래 포럼] 30억 심야통화 분석한 서울시…최적의 심야버스 노선 찾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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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다산홀에서 열린 ‘빅데이터 미래포럼 2013’ 행사에서 한선화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첨단정보연구소장이 주제 발표를 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기업들, 고객을 집단 아닌 개인 맞춤형 분석
공공서비스·과학 연구도 빅데이터 활용 활발
[ 임근호 기자 ]
#1. 서울시가 지난 9월 선보인 심야버스는 빅데이터 덕분에 최적의 노선을 쉽게 산출할 수 있었다. 서울시는 우선 30억개에
이르는 휴대폰 통화량을 분석해 심야시간(0~5시)에 사람들이 어디에 많이 있는지 파악했다. 여기에 스마트카드를 통한 택시 승하차
정보 1주일분, 기존 버스노선의 시간·요일별 이용량 패턴을 분석해 가장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가도록 심야버스 노선을 정했다.
설문조사 결과 서비스 만족도는 90.5%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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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과 한국경제신문은 10일 빅데이터포럼 등 과학문화 확산을 위한 각종 행사를 공동 개최하는 내용의
업무협정(MOU)을 맺었다. 김기웅 한경 사장(왼쪽)과 박영서 KISTI 원장이 협약서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허문찬 기자
sweat@hankyung.com |
#2. 현대카드는 지난해 3월 GS25편의점을 통해 아이스컵 음료 15종을 출시했다. 얼음이 든 컵에 커피, 에이드, 식혜 등의
음료를 따라 시원하게 마시는 제품이다. 여기에도 빅데이터가 쓰였다. 현대카드는 900만 가입자의 카드결제 정보를 분석했다. 이를
통해 직장인들이 회사 주변에서 점심 무렵 1000~2000원 내외의 시원한 커피를 많이 사먹는다는 것을 파악했다. 제품을 내놓고
스마트폰을 통해 점심시간에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면서 아이스컵 매출은 전년보다 100% 이상 늘었다.
빅데이터가 정부 정책, 기업 마케팅, 과학 연구 등 사회 전 부문에 걸쳐 필수적인 의사결정 도구가 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이 10일 한경 다산홀에서 공동 개최한 ‘빅데이터 미래 포럼 2013’에서 박영서 KISTI
원장은 “세계 각국 정부와 주요 민간 기업들에 빅데이터가 새로운 경제적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며 “빅데이터 활용이 국가와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자 미래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균의 종말’ 시대의 기업마케팅
이날 포럼에서 주제발표를 한 한재선 KT넥스알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KAIST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겸직교수는 “그동안 손을
대지 못했던 비(非)정형 데이터도 빅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게 되면서 기업의 마케팅과 제품생산 활동에 새로운 차원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름, 나이, 성별, 주소, 소득 등이 정형화된 데이터라면 비정형 데이터는 어떤 형식을 갖추지 않은 모든 데이터를 말한다. 예컨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블로그에 쓴 글이나 인터넷 검색어 등을 말한다. 2015년에는 기업이 축적한 데이터 중 비정형
데이터 비중이 77%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앞으로 이를 분석해 의미 있는 결과를 뽑아내는 일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업들의 마케팅도 이에 맞춰 변화하고 있다. 이전에는 연령별, 성별, 소득별로 소비자 그룹을 나눴다. 이에 따라 그룹맞춤형
마케팅을 펼쳤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그룹을 넘어 개인맞춤형 마케팅으로 발전하고 있다. 미국의 일부 대형마트에선 개인의 구매 패턴에
따라 각각 다른 쿠폰을 발행하고 할인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보내주고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이 검색한 단어나 ‘좋아요’를
누른 글을 바탕으로 광고를 노출시키고 있다.
때문에 빅데이터 시대에는 기업들이 ‘평균의 종말’이란 개념에 유념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버지니아 로메티 IBM 회장은
최근 출간된 ‘이코노미스트 2014 세계경제대전망’(한경BP)에서 “고객을 집단이나 고객층이 아닌 하나하나의 인간으로 분석해야
한다”며 “고객의 평균적 특성이 아닌 한 명의 개인이 가진 특징과 욕구를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로 정부·과학연구 혁신
임성우 서울시 정보기획단 정보시스템 담당관은 ‘공공데이터 개방과 빅데이터 활용이 도시행정에 가져온 변화’를 주제로 발표했다. 그는
“빅데이터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창구”라며 “심야버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정책 결정이 내려질 수 있었던 것도 한 해
60만건이 걸려오는 다산콜센터의 민원 전화를 빅데이터로 분석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산콜센터에 걸려오는 전화 중 상당수가
새벽에 택시를 잡기가 너무 어렵다는 내용이었다는 설명이다. 내년 상반기 빅데이터센터를 설립할 서울시는 앞으로 모든 시정에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과학계에서도 빅데이터가 필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데이터 전송 속도와 저장 비용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전 세계에서 쏟아지는 자료를 기반으로 연구를 진행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선화 KISTI 첨단정보연구소장은 “부처 간 이기주의로 인해 정보의 공유가 가로막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미국의 6개 연방 부처가 참여하는 ‘빅데이터 R&D 이니셔티브’와 같은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빅데이터
복잡하고 양이 방대해 기존의 기술로는 분석하기 어려웠던 데이터. 휴대폰 통화량, 카드결제, 기상정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 인터넷 검색내역, 도로 교통량 등이 모두 빅데이터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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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미래 포럼] 한국, 데이터 생산·소비 '최고'…활용은 '바닥'
[ 김태훈 기자 ] 삼성경제연구소와 통신 장비업체 시스코에 따르면 한국 모바일
사용자의 1인당 월 데이터 트래픽량은 963메가바이트(MB)에 달한다. 서유럽(458MB), 북미(360MB),
아시아·태평양(86MB)보다 월등히 높은 수치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발달한 한국이 데이터 생산과 소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증거다.
하지만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고 경영에 활용하는 기업은 아직 드물다. 해외에선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JP모건체이스
등이 금융상품 개발, 고객의 생산·판매시설 위치 선정, 소비 트렌드 파악을 위해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하고 있다. 반면 국내
은행권은 아직 이를 활용한 서비스가 많지 않다. 보험업체들이 빅데이터를 보험사기 분석이나 신규 고객 발굴에 활용하거나
신용카드사가 이상 결제패턴을 검출해 부정 사용을 사전 예측하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함유근 건국대 경영대 교수는 최근 열린 ‘금융권의 수익성 제고를 위한 빅데이터의 활용’ 세미나에서 “개인 정보유출 우려, 업무별로
단절된 데이터, 단기성과 위주의 경영 때문에 국내 금융권의 빅데이터 활용이 부진하다”며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이 좋아하거나
심지어 모르고 있던 내용까지 먼저 제공하는 스마트금융 서비스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빅데이터 관리와 분석에 필요한 지식 기반도 취약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해 5월 빅데이터 분야 국내 인력수요가 2017년까지 약 1만4000명으로 예상되지만, 관련 전문인력은 100명 내외에 불과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국내 빅데이터 활용 수준도 걸음마 단계다. 국내 빅데이터 분석업계는 소셜 분석에 치중하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 쌓인 자동화 공정데이터, 금융데이터 등 활용 폭을 넓혀야 하는 대상이 많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김태훈 기자 tae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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