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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시사정보-12/12

구봉88 2013. 12. 15. 23:54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3-658호,   2013.  12.  12.)

 

 

 

1.우크라이나 새국면…`EU·러 힘싸움`에 美 개입

2.전 세계는 제조업 '르네상스', 한국은 노동·환경 규제로 옥좨

 

 

3. 기업경영

  -스마트TV 진화…음성·동작인식까지

  -[올 문화시장 5대 키워드] 양극화, 팍팍해진 삶… '웃픈 잉여' 주요 이슈로

  -IT공룡 3인방, 국내 광고시장 ‘야금야금’

  -섬유산업 부흥 ‘신섬유’에 달렸다

  -"40조 구조조정 시장 잡자" 글로벌 전문기업 몰려온다

  -[리빌딩 파이낸스 2014] 1부. 금융의 미래를 고민하다 <2> 은행, 비밀병기를 키워라

  -美 실리콘밸리서 뜨는 3대 화두 `B·M·W`

  -高임금·잦은 파업에 매력잃은 한국…中에 車공장 뺏긴다

  -삼성전자-애플, 세계 9개국서 50여건 ‘특허 전쟁’

  -홈에서도 안통한 특허공격…삼성 ‘이중고’

  -<저성장의 벽, 기술력으로 뚫는다>대형마트 ‘빅데이터’ 활용… 고객 트렌드 맞춰 ‘선제적 마케팅’

  -ING 삼킨 MBK `재계11위` 포스

 

4.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포럼>國史교육 목적은 올바른 국가관 확립

 

 

우크라이나 새국면…`EU·러 힘싸움`에 美 개입

유 럽연합(EU)과 러시아의 힘겨루기 속에 악화 일로로 치닫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미국이 적극적인 개입 의사를 밝혔다. 디폴트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반정부 시위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열강들의 힘겨루기 양상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정부의 강압적인 진압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며 제재를 포함한 대응책을 마련 중이라고 보도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결정된 바는 없지만 제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여러 선택권을 놓고 고심 중이지만 구체적인 부분은 아직 말할 단계가 아니다"고 말했다고 WP가 전했다. 미국은 과거에도 폭압적 정권을 상대로 해당국 자산 동결이나 고위 공직자 여행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미국 정부가 강경한 방침을 밝히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한발 물러섰다.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정부가 반정부 시위대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지 않을 것을 미국 측에 통보했다.

칼 우그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빅토르 야누코비치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입장은 시위대에 무장 폭력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라고 파블로 레베디예프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이 전해왔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유럽과 러시아의 자존심 대결 양상을 보이던 우크라이나 반정부 시위 사태에 미국이 적극적인 개입에 나선 것은 우크라이나 시위가 자칫 유혈사태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 라디오 방송인 에호 모스크비는 이날 새벽 1시부터 야권 시위대가 진을 친 키예프 독립광장 주변에선 바리케이드 철거 작전을 강행하는 경찰과 시위대가 충돌하면서 양측에서 각각 10여 명씩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진압부대는 이어 야권 시위대 지휘 본부가 차려진 인스티투트스카야 거리의 노조건물 주변 바리케이드를 제거하는 작전에 들어갔으나 시위대의 강력한 저항으로 퇴각했다.

이날 바리케이드 철거 작전에 대해 우크라이나 당국은 시민 불편을 해소하고 도시 기능을 회복시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이며 평화적 시위대 강제해산 시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비탈리 자하르첸코 내무장관은 "누구도 시민의 평화적 시위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다른 시민의 권리도 무시해선 안 되며 수도의 정상적 기능이 훼손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반정부 시위가 좀처럼 잦아들 조짐을 보이지 않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EU와 재협상 추진 의사를 밝혔다. 미콜라 아자로프 우크라이나 총리는 각료회의에서 "EU와의 제휴협상 재개를 위해서는 200억유로(약 29조원)가 필요하다"고 밝혔다고 모스크바타임스가 11일 보도했다.

아자로프 총리는 "유럽 관료들은 우크라이나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지켜봤지만 상호 이익을 가져올 사업을 고민하거나 원조의 규모를 문의하는 데는 인색하다"고 EU를 비난했다. 이런 액수가 나온 구체적 근거는 나오지 않았으나 최대 교역국인 러시아와 무역이 타격받는 점이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인구 4500만명의 우크라이나는 옛 소련 시절부터 운영하던 철강과 화학 산업에 의존하고 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도 앞서 우크라이나가 2017년까지 매년 200억달러(약 21조원)가 필요하며 우크라이나 경제 회생에 총 1600억달러가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U가 지금까지 우크라이나를 지원한 최대 규모는 6억1000만유로였다.

우크라이나 정부의 재정적 곤경 탈피가 이번 사태 해결의 핵심으로 떠오르자 EU가 국제통화기금(IMF)ㆍ세계은행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단 우크라이나가 EU와 자유무역협정(FTA)을 서명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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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는 제조업 '르네상스', 한국은 노동·환경 규제로 옥좨


박 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취임 후 처음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기업 관련 규제를 도입할 때 속도 조절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12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회장 취임 후 100일을 넘긴 소회와 함께 내년 국내외 경제에 대한 전망,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주문 등 약 1시간30분간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이날 모두발언에서 박 회장은 △대외 경제여건 변화 △국내 경기 활성화 △제조업 경영환경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정부와 기업의 관심과 대응을 당부했다.

박 회장은 "현재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시장은 '제조업 르네상스'를 이루기 위해 기업 경영환경 개선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우리는 반대로 노동ㆍ환경규제를 대거 도입하고 있다"며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시행 시기와 완급 조절 면에서 보면 지나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기업 경영환경의 악화로 국내 설비투자 대비 해외투자 비율이 급격하게 올라가는 등 국내 고용문제도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박 회장은 이어 "정치권과 정부가 관심을 갖고 있는 복지ㆍ환경ㆍ노동 문제 해결의 필요성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다만 갈등을 증폭시키기보다는 이런 움직임이 경제활성화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회장은 국회 입법 과정에서 경제계와 소통이 필요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기업에 규제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공청회를 한다고 하지만 관련 기업들은 그런 게 있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무조건 규제를 양산하기보다는 기업과 충분한 대화와 협의를 거치고, 그래도 부족할 때는 규제와 입법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 회장은 "내년은 기업이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본격적인 경기 회복을 준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진단하면서 "기업, 근로자, 정치권, 경제계가 갈등보다는 함께 이길 수 있는 게임의 판을 짜야 한다"고 제안했다. 내년에 기대되는 경기 회복과 관련해서는 그 속도가 매우 완만해 여전히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와 관련해서는 국내외 상황 변화에 따른 당국의 발 빠른 대응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경상수지 확대로 원화 강세가 계속되고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이루어지면서 한국의 신흥시장 수출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밝혔다.

그는 "선진시장에 대한 수출 비중을 높이고 우리가 맺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하다"면서 "수출의 낙수효과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만큼 내수산업과 서비스산업의 활성화가 경제계에 시급한 화두"라고 덧붙였다.

[김은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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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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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TV 진화…음성·동작인식까지

"스마트TV는 샀지만 볼 게 없다. 잘 사용하지 않는다…."

스마트TV 기능이 내장된 최신 TV를 구매한 소비자의 공통적인 불만이다. 스마트TV라고는 하지만 여전히 즐겨 보는 방송이나 애플리케이션(앱ㆍ응용프로그램)만 사용한다는 것이다. 이는 삼성전자, LG전자의 고민과 같다. 소비자가 더 많이 스마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게 과제다. 삼성ㆍLG전자가 더 진화한 스마트TV를 개발하고 있는 배경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내년 1월 7일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국제가전쇼(CES)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차세대 스마트TV를 공개한다.

LG전자는 지난해 2월 HP로부터 인수한 운영체제(OS)인 웹OS를 내장한 스마트TV를 공개할 예정이며 삼성전자도 자체 OS인 타이젠(Tizen)을 내장한 '타이젠 스마트TV'를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TV 제조사들이 올 한 해 공들여 개발한 자체 OS가 내장된 TV를 CES에서부터 볼 수 있다"며 "한국 전자 정보 산업의 숙원이던 OS 독립을 TV에서부터 이뤄내는 것이기에 한국 TV산업에 또 한번 획을 긋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삼성의 타이젠TV, LG의 웹OS TV를 포함해 내년 스마트TV의 가장 큰 흐름은 '시청자 맞춤형'이다.

양사는 스마트TV 콘텐츠를 늘리되 소비자에게 쉽고 단순하고 재미있게 다가간다는 기조를 세우고 개발에 몰두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프로그램인 'S추천(Recommandation)'을 발전시킨 소프트웨어를 내장한다. 시청자가 동시간대에 많이 보는 방송이 자동으로 추천되고 좋아하는 장르에 맞춘 영화와 비디오가 추천되는 방식이다. 여기에 야후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스마트TV에서 최신 뉴스와 날씨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온(News on)'의 진화된 버전을 탑재한다.

LG전자도 단순한 사용자환경(UX)과 사용자 중심의 편의성과 직관성을 높인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LG 스마트 TV는 '음성과 동작인식 기능' 인증을 세계 최초로 획득했다. 여기에 퀄컴과 제휴해 TV와 스마트폰을 연결할 수 있는 '올조인(AllJoyn)' 플랫폼도 채택된다. 이것을 사용하면 TV, 스마트폰, 태블릿, 카메라 등 스마트 기기의 제조사와 관계없이 서로 연결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서 보던 콘텐츠를 집 TV에서 이어볼 수 있게 하는 개념을 실현한다.

삼성과 LG가 스마트TV에 집중하는 것은 LED, UHD, OLED 등 디스플레이 패널 값이 출시 이후 분기마다 급락하기 때문이다. 스마트TV 등 소프트웨어 기능 없이는 프리미엄TV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TV 수익이 떨어지는 것을 스마트 기능을 제공해 가치를 높여 보강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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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문화시장 5대 키워드] 양극화, 팍팍해진 삶… '웃픈 잉여' 주요 이슈로



'중산층 드라마' 사라지고 사회불안 다룬 영화 줄이어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 중 하나인 '문화 융성'은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리고, 문화로 소통하며, 문화를 매개로 차이를 줄이는 사회 통합의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올해 문화계는 진전된 변화상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케이블채널 tvN의 '꽃보다 할배'의 뜨거운 인기를 통해 20대 젊은이와 70대 할아버지가 세대 차이를 넘어 소통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일깨웠다. 1990년대 문화 코드와 로맨스를 버무린 케이블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해 당시 유행했던 가요나 영화가 다시금 조명을 받으며 40대의 감수성에 젊은 세대 역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사회 현실을 반영한 작품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면서 흥행의 키워드로 등극하기도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비롯해 영화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숨바꼭질' 등 양극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대거 선보이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줬다.

양극화라는 것이 어제오늘 이야기가 아니고 한국만의 문제도 아니지만 올해 문화계에서는 더 자극적으로 해석됐다. 양극화가 극에 달하면서 문화계도 이를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만4,044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보다 5.9%나 증가한 수치다. 나라 전체적으로는 점점 부유해지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모두가 그렇지는 않다.

올해 문화계에서 가장 유행한 말 중에 하나는 '잉여'였다. 이미 '88만원세대'는 옛말이 됐다. 사전적으로 잉여는 '쓰고 난 후 남은 것, 나머지'를 뜻한다. 자본주의 경제학적으로는 '팔리지 않고 남아도는 상품'인 '잉여상품' 같은 용어로 쓰인다.

잉여는 문화계에서 지난 9월 최태섭의 '잉여사회'라는 이름의 책이 나온 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이후 영화에서도 '잉투기' '잉여들의 히치하이킹' 등이 잇따라 나왔다. 내용 자체는 그동안 나온 '백수' 이야기와 크게 다를 바 없으나 '잉여'라는 사회의 밑바닥층이 어느새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잉여가 유행하는 등 양극화는 더욱 확대되는 현상이다. 영화의 경우 빙하기가 도래한 이후 계급별로 나뉜 열차의 운명을 그린 '설국열차' , 주택에 대한 빈부격차를 다룬 '숨바꼭질' 등이 양극화를 표현했다. 좀비영화인 '월드워Z' '웜바디스' 등도 사회불안을 다룬 작품이다. 소설과 뮤지컬에 이어 올해 영화로도 개봉한 '레미제라블'의 성공도 이런 분위기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다.

TV에서도 양극화는 심화됐다. 평범하고 단란한 중산층을 요즘 TV 드라마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상류층 아니면 하류층으로 극명하게 나뉜다. 평범한 중산층이 맡던 캐릭터들을 이제는 실직한 가장, 생활전선에 뛰어든 주부, 무직 상태인 자녀 등 하류층이 차지하고 있다. 그러는 동안 시청자들은 드라마 '상속자들' 의 재벌과 신데렐라 모습에서 환상을 꿈꾸고 이른바 '힐링'프로그램으로 위안을 삼고 있다.

최수문기자 chsm@sed.co.kr

[올 문화시장 5대 키워드] 남자, 아빠 육아 등 부성애·남성코드 바람




군대 예능프로·남자배우 두각

'남자 이야기' 공감대 형성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 중 하나인 '문화 융성'은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리고, 문화로 소통하며, 문화를 매개로 차이를 줄이는 사회 통합의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올해 문화계는 진전된 변화상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케이블채널 tvN의 '꽃보다 할배'의 뜨거운 인기를 통해 20대 젊은이와 70대 할아버지가 세대 차이를 넘어 소통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일깨웠다. 1990년대 문화 코드와 로맨스를 버무린 케이블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해 당시 유행했던 가요나 영화가 다시금 조명을 받으며 40대의 감수성에 젊은 세대 역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사회 현실을 반영한 작품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면서 흥행의 키워드로 등극하기도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비롯해 영화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숨바꼭질' 등 양극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대거 선보이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줬다.

2013년 대중문화계는 유독 '남자 바람(男風)'이 거셌다. 연초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7번 방의 선물'과 지난 3월 인기리에 종영된 드라마 '내 딸 서영이'로 지펴진 '부성애(父性愛)' 코드의 불씨가 방송 프로그램으로까지 옮겨갔다. MBC 예능프로그램 '아빠! 어디가?'를 필두로 아빠들의 육아 도전을 관찰카메라로 담아낸 KBS 예능프로그램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이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다.

부성애 코드에 '군대'라는 키워드도 추가됐다. 사석에서 종종 회자되지만 공공연한 콘텐츠로 주목받지 못했던 군대 소재 이야기가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를 통해 한층 부각됐다. 또 예능에 다큐멘터리 요소를 결합한 '나 혼자 산다'는 혼자 사는 남성들의 라이프스타일에 돋보기를 들이대며 그들만의 진짜 이야기를 담아 공감대를 이루기도 했다.

영화계도 '남자 바람(男風)'이 불었다. 2013년 한국영화의 흥행과 관련, 남자배우들의 두각이 두드러졌다. 2013년 한국영화 흥행 순위(11일까지)를 보면 '7번 방의 선물'을 시작으로 '설국열차''관상''베를린''은밀하게 위대하게''숨바꼭질''더 테러 라이브''감시자들''신세계''박수건달'이 1위에서 10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영화들은 모두 남자배우의 활약이 눈부셨던 영화들이다.

이처럼 남성을 전면에 내세운 콘텐츠가 연이어 관심을 받고 있는 이유로, 30·40대 여성의 활발한 문화 소비를 꼽는다. '남자 탐구생활'이라는 공통분모로 묶인 각종 방송 프로그램을 두고 여성 시청자들의 반응이 더욱 뜨거웠다. 각종 시청률 조사기관의 지표에 따르면, 앞서 열거한 프로그램의 주 시청 층이 40대 여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황금 시간대 그간 제대로 부각되지 않은 남성의 속살을 진솔하게 드러낸 프로그램들로 30·40대 여성 시청자들의 호기심과 구미를 당겨 이들을 TV 앞으로 불러모은 것이다. 영화 관객의 연령대 역시 30, 40대 여성 비중이 높아지면서 무게감 있는 40대 남자배우나 청춘의 파릇파릇함이 묻어나는 20대 남자배우를 선호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연기 내공이 다져진 40대 배우들의 위력은 시간이 갈수록 거세지고, 매해 잠재력이 상당한 젊은 남자배우들이 충무로에 수혈되고 있는 것을 볼 때 앞으로 몇 년 동안 남자배우 전성시대가 지속될 것이라는 게 영화 업계의 중론이다.

[올 문화시장 5대 키워드] 레트로, '응답하라 1994' 등 복고 콘텐츠 쏟아져




90년대 영화 잇단 재개봉… 관련 문화상품 소비 급증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 중 하나인 '문화 융성'은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리고, 문화로 소통하며, 문화를 매개로 차이를 줄이는 사회 통합의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올해 문화계는 진전된 변화상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케이블채널 tvN의 '꽃보다 할배'의 뜨거운 인기를 통해 20대 젊은이와 70대 할아버지가 세대 차이를 넘어 소통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일깨웠다. 1990년대 문화 코드와 로맨스를 버무린 케이블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해 당시 유행했던 가요나 영화가 다시금 조명을 받으며 40대의 감수성에 젊은 세대 역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사회 현실을 반영한 작품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면서 흥행의 키워드로 등극하기도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비롯해 영화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숨바꼭질' 등 양극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대거 선보이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줬다.

영화 '건축학개론', 드라마 '응답하라 1997' 등을 통해 지난해부터 불어 닥친 복고(Retro·레트로)의 인기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 10월 시작한 tvN드라마 '응답하라 1994'는 케이블 드라마로는 이례적으로 평균 시청률 10%에 육박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서태지와 아이들' '농구대찬치' 등 1990년대 굵직한 문화코드와 로맨스를 버무린 이 드라마는 '복고 전성시대' 한가운데 자리한 주요 콘텐츠가 됐다,

스크린도 '레트로' 시류에 편승했다. 90년대 영화들의 잇따른 재개봉 열풍이 그것이다. 올해 2월 '러브레터'(1995)를 시작으로, '레옹' (1994),'4월 이야기' (1998),'그랑블루' (1993), '8월의 크리스마스' (1998) 등이 연이어 극장에 걸렸다. 이따금 옛 작품들이 재개봉돼 관객을 찾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1990년대 추억의 명화들이 속속들이 재개봉했다. 방송·영화 등 대중문화 전반으로 90년대식 복고가 전성 시대를 맞고 있는 격이다.

1990년대는 '문화 대통령' 서태지는 물론 다양한 문화적 아이콘(상징)이 많았으며 일본 대중문화 개방과 맞물려 일본 명작들이 다수 소개되는 등 진정한 의미의 대중문화 황금기로 규정된다. 당시 대학 시절을 보내며 풍부한 문화 콘텐츠를 흡수한 90년대 학번들이 지금은 문화 콘텐츠 생산자(박진영·신원호 PD 등)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문화 소비 측면에서도 1990년대를 소재로 한 문화 상품은 당시 청소년기와 대학 시절을 보낸 지금의 30∼40대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사회적으로 어느 정도 위치에 올랐지만, 하루하루 피 말리는 삶의 전쟁터에서 마음 의지할 곳이 없는 30~40대 중년층에게 정서적으로 가장 풍요로웠던 그때 그 시절을 곱씹게 하는 '추억 팔이' 아이템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게 했다. 90년대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쏟아지고 활발히 소비됐던 이유다. 이에 더해 20대 젊은 층 역시 '레트로' 콘텐츠에 큰 관심을 보였다. 당시 소비됐던 문화와 현재 자신이 소비하는 문화의 공통분모를 찾으려는 모습 역시 1990년대 문화 콘텐츠 인기에 힘을 실어주는 또 다른 요인이 됐다.

김민정기자 jeong@sed.co.kr

[올 문화시장 5대 키워드] 세대공감, 조용필 공연서 20~60대 하나돼 "오빠"




중장년 고달픈 삶 다룬 책

자녀세대서도 뜨거운 화제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 중 하나인 '문화 융성'은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리고, 문화로 소통하며, 문화를 매개로 차이를 줄이는 사회 통합의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올해 문화계는 진전된 변화상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케이블채널 tvN의 '꽃보다 할배'의 뜨거운 인기를 통해 20대 젊은이와 70대 할아버지가 세대 차이를 넘어 소통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일깨웠다. 1990년대 문화 코드와 로맨스를 버무린 케이블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해 당시 유행했던 가요나 영화가 다시금 조명을 받으며 40대의 감수성에 젊은 세대 역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사회 현실을 반영한 작품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면서 흥행의 키워드로 등극하기도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비롯해 영화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숨바꼭질' 등 양극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대거 선보이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줬다.

올해 문화 시장을 강타한 키워드 중 하나는 단연 '세대 공감'이다. 꽃할배의 예상을 벗어난 행동에 웃음보가 터졌고, 베이비부머 세대의 상실감과 외로움에 20~30대 젊은 세대들은 깊이 공감했다. 환갑을 훌쩍 넘긴 가왕의 공연장에선 젊은이들이 오빠를 외쳤으며, 공연장이나 영화관에선 머리가 희끗희끗한 어르신들이 젊은이들과 어울려 관람하는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문화를 매개로 20대와 70대가 소통하고 공감하며 이해하는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린 셈이다.

올해 가장 눈길을 끈 문화 뉴스는 케이블 채널 tvN의 '꽃보다 할배'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 후속작인 '꽃보다 누나'가 방영될 정도로 뜨거운 인기를 누렸다. '꽃보다 할배'는 '꽃할배' '할류'라는 신조어까지 낳으며 케이블채널로는 이례적으로 평균 시청률 6.6%(닐슨코리아 케이블 가입 가구 기준)를 기록하며 장안의 화제로 떠올랐다. 고령화 사회의 흐름 속에서 70대는 물론 20~30대 젊은 층의 감각에도 어필했다는 평가다. '꽃할배'의 평균 나이는 74세. 이순재(78), 신구(77), 박근형(73), 백일섭(69) 등 네 명의 원로 배우들이 가감 없이 보여주는 좌충우돌 유럽 배낭여행기는 인위적인 웃음이나 설정에 질려 있던 시청자들에게 참신하게 다가왔다. 꽃할배가 인기를 끌면서 이들을 모델로 내세운 광고들이 잇따라 선보였고, 공중파 채널에선 꽃할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를 방영했다.

50~60대 중장년층의 고달픈 삶에 천착한 책 '그들은 소리내 울지 않는다(송호근 지음)'는 베이비부머 (1955~1963년생으로 715만명으로 추산)는 물론 그들의 자녀 세대로부터 공감을 얻으며 뜨거운 화제를 낳았다. 출판사 측은 "책의 주인공이자 당사자인 50대와 50대를 눈앞에 둔 40대말 연령층에서 70% 이상 구매했으며 특히 아버지에게 선물을 하거나 아버지 세대를 이해하기 위해 직접 책을 읽는 20~30대 독자층도 많았다"고 전했다. 이런 분위기에 맞춰 출판계에선 '오십의 발견' '인생 오십 남달리 살피고 사랑하라' 등 50대를 키워드로 내세운 책들이 쏟아지기도 했다. 여기에다 조용필, 이문세, 들국화 등 50~60대 레전드급 가수들이 대거 무대에 오르며 아이돌 못지않은 인기를 누렸다. 특히 올해로 데뷔 45주년을 맞은 '가왕' 조용필이 야심차게 내놓은 '바운스'는 주요 음원 차트 1위를 석권하는 등 세대를 불문하고 뜨거운 사랑을 받았다. 이문세 역시 지난 6월 잠실 주경기장에서 데뷔 30주년 공연 '대한민국 이문세'를 가졌는데, 5만여명의 관객이 몰리며 성황을 이뤘다. 40대 이상 중장년층 팬은 물론 20~30대 젊은 세대까지 공연장을 찾으며 세대 공감의 뜨거운 무대를 선사했다.

정민정기자 jminj@sed.co.kr

[올 문화시장 5대 키워드] 십시일반, 출판·가요계도 크라우드 펀딩 확산




소액투자 받아 도서 출판… 영화계서도 모금 잇따라

박근혜 정부의 핵심 국정 기조 중 하나인 '문화 융성'은 누구나 차별 없이 문화를 누리고, 문화로 소통하며, 문화를 매개로 차이를 줄이는 사회 통합의 중요한 키워드라 할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올해 문화계는 진전된 변화상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케이블채널 tvN의 '꽃보다 할배'의 뜨거운 인기를 통해 20대 젊은이와 70대 할아버지가 세대 차이를 넘어 소통할 수 있다는 중요한 사실을 일깨웠다. 1990년대 문화 코드와 로맨스를 버무린 케이블 드라마 '응답하라 1994'를 비롯해 당시 유행했던 가요나 영화가 다시금 조명을 받으며 40대의 감수성에 젊은 세대 역시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갈수록 팍팍해지는 사회 현실을 반영한 작품들이 대중들의 관심을 끌면서 흥행의 키워드로 등극하기도 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비롯해 영화 '설국열차', '더 테러 라이브', '숨바꼭질' 등 양극화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대거 선보이면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을 보여줬다.

벤처업체의 초기 자금조달을 위한 아이디어로 각광받았던 '크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 올해 문화계에서도 확산됐다. 크라우드 펀딩은 말 그대로 불특정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하는 것으로, 참신하고 유망하지만 수익성이 확인되지 않은 기획(프로젝트) 또는 아이템이 주요 대상이다. 말 그대로 '십시일반(十匙一飯·열 사람이 한 숟가락씩 밥을 보탠다)'이다.

출판계의 대표적인 경우가 인터넷서점 알라딘이 지난해부터 시작한 '스페셜 북펀드'다. 알라딘이 미리 원고를 검토해 도서를 선정하고 독자들에게 1인당 최대 5만원까지 모금해, 현재까지 총 80여건 1억7,000여만원을 모금했다. 장르도서 전문출판사인 북스피어나 도모북스, 다이피아 등 중소 출판사들도 적극적이다. 무엇보다 펀딩 과정에서 독자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고, 소액이나마 출판비용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가요계에서는 올해 8월 1세대 아이돌그룹 젝스키스 멤버 김재덕과 그룹 제이워크가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총 339명으로부터 2,687만원을 모았다. 이 외에도 김형중, 더원(본명 정순원), 슈퍼스타K 2 출신 김지수 등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500만∼1,000만원 상당의 금액을 팬들로부터 투자받았다. 지난 10월에는 13년차 인디밴드 '3호선 버터플라이'가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한정판 LP앨범 제작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소액으로 투자에 참여하는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도왔다는 뿌듯함이, 아티스트에게는 창작비용 부담 감소라는 측면에서 '윈윈'이다.

영화계에서도 '26년'이 총 1만5,000명에게서 7억여원을 모금했고, '또 하나의 가족'도 같은 방식으로 지난달 모금에 나섰다. '사도' '내 마음의 고향' '향' 등은 크라우드펀딩회사 유캔펀딩을 통해 지원받았다. 또 거창 양민학살사건을 다룬 영화 '청야'도 이달 개봉을 앞두고 크라우드펀딩에 나섰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헌정영화 '수요일'(가제)도 마찬가지다.

이재유기자 0301@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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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공룡 3인방, 국내 광고시장 ‘야금야금’

올 모바일광고 6배 껑충, 급성장하는 한국 매력적
구글 전세계 독주 속 페이스북·트위터도 눈독
정작 국내 인터넷기업은 공정위 눈치보느라 몸사려


구 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국내 광고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미 국내시장에 진출해있던 구글은 서비스를 강화하며 시장을 잠식하고 있으며 페이스북과 트위터까지 가세해 한국 광고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에 대응해 국내 인터넷 기업들도 다양한 광고상품을 출시하고 있지만 불공정거래 행위 여부 등으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눈치를 보고 있어 이들과의 경쟁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폰 보급률이 79.5%로 세계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모바일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모바일 광고시장도 지난 2011년 761억원에서 올해 4169억원(전망치)으로 6배가량 성장했다.

시장의 성장과 함께 모바일 광고의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모바일 광고 플랫폼 업체인 메조미디어에 따르면 TV 광고 효과를 100으로 봤을 때 모바일 광고 효과는 65라고 분석했다. 또 닐슨코리아가 지난 6월 발표한 모바일·PC·TV 1일 사용량 분석 결과를 보면 평균적으로 PC는 86분, TV는 180분, 모바일은 203분으로 모바일이 가장 많은 시간을 차지했다.

현재 국내를 포함한 전 세계 모바일 광고 시장은 '구글 쏠림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구글은 전 세계 113억3500만달러(약 11조9267억원) 규모의 모바일 광고 시장에서 55.97%를 점유했다. 한번 시장을 선점하면 크게 변화되지 않는 광고시장의 성향을 고려하면 글로벌 모바일 광고 시장은 구글이 차지한 셈이다.

페이스북과 트위터도 국내 시장 진출을 본격 선언했다. 특히 페이스북은 지난 2011년 한국 지사 설립 후 3년간 공석이던 한국지사장에 조용범 부사장을 선임하면서 한국 시장공략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댄 니어리 페이스북 아시아·태평양지역 총괄 대표는 "수준 높은 광고 시장과 높은 모바일 사용 인구는 물론 1100만명의 페이스북 월 사용자를 보유한 한국은 페이스북에 매우 중요한 시장"이라며 "조용범 지사장 선임으로 한국 시장에서 마케팅 활동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광고시장 선점 의지를 내비쳤다.

페이스북은 광고를 통한 수익 올리기에 한창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 3.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60% 늘어난 20억달러였으며 이 중 49%가 광고매출이었다. 최근에는 앱 설치 광고(CPI)에 동영상을 삽입해 앱을 다운로드하기 전에 해당 앱의 기능을 영상으로 미리 보여주는 신규 광고상품을 출시하기도 했다. 본사 차원에서는 페이스북 동영상 광고서비스를 시범서비스 중이며 '페이스북 애드 익스체인지(FBX)'란 이름을 붙인 광고 플랫폼을 시험가동 중이다.

트위터의 행보도 눈여겨볼 만하다. 트위터는 지난달부터 △프로모션 트윗 △프로모션 트렌드 △프로모션 계정으로 구성된 광고상품을 공식 출시했다. 트위터는 나스미디어, 메이블, 메조미디어, 와이즈버즈, 이사칠미디어, 인크로스 등 6개 광고판매대행사(미디어렙)와 손잡고 광고상품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광고대행사 관계자는 "트위터가 광고상품을 출시한 주부터 대행사들을 돌면서 본격적인 활동에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고 전했다.

현재 트위터는 한국지사가 설립돼 있지만 지사장은 공석이다. 하지만 본사에서 지난 9월 모펍을 인수함에 따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를 대상으로 광고사업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펍은 광고업체들이 광고를 구매하고 타깃 광고를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업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를 비롯한 해외업체뿐 아니라 카카오톡, 라인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다양한 모바일 광고상품이 출시됐다"며 "내년에는 모바일 광고의 기법이 다양해지면서 SNS와 모바일이 결합한 형태의 광고가 더 많이 등장하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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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산업 부흥 ‘신섬유’에 달렸다

시장 年16%대 성장 전망
슈퍼·스마트·에코 섬유, 타산업과 융합 ‘활용 무한’
中, 정부 주도로 산업 육성.. 국내는 탄소섬유 등 생산중


'슈퍼 섬유'와 '스마트 섬유' '에코 섬유' 등의 '신섬유'가 섬유시장 부흥을 위한 돌파구로 떠올랐다. 자동차, 전자, 항공 등 다른 산업군과도 연관성이 깊어 사업 가치가 무한하기 때문이다.

세계 다양한 나라가 이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일본과 미국, 독일을 선두로 우리나라와 중국 역시 시장 선점에 사활을 걸고 나섰다.

12일 한국섬유산업연합회에 따르면 세계 신섬유 시장은 2008년 약 2094억달러 규모에서 2015년 약 5814억달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소한 앞으로 7년간은 연평균 약 16%씩 시장이 커질 전망이다. 이는 의류 등 일반 섬유시장의 성장률(5.9%)보다 3배 가까이 높은 것이다.

탄소섬유, 아라미드 섬유를 포함하는 슈퍼 섬유란 나일론이나 기존 의류용 섬유보다 강도나 탄성 등을 대폭 키운 제품이다. 이들 슈퍼 섬유는 플라스틱이나 금속소재를 대체하며 산업용 섬유의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스마트 섬유는 자동체온 조절 및 심박수 측정 등 건강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옷 등에 쓰인다. 이 때문에 섬유산업 외 다른 산업과 융합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탄소섬유의 경우, 최근 산업 환경이 점점 경량화, 고기능화 되는 추세를 타고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는 중이다. 일본과 미국에 이어 2000년대 중후반부터는 국내 업체들도 경쟁대열에 합류했다. 여기에다, 중국 정부가 탄소섬유 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겠다고 발표한 가운데 중국 업체들의 추격 또한 가시화되고 있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탄소섬유가) 진입장벽이 높은 분야라고는 해도 중국정부 차원의 지원이 뒷받침되면 기술 추월은 시간문제"라며 "현재 국내 업체들이 T800(숫자가 높을수록 기술이 우위) 수준까지 올라섰는데 중국도 T700 정도를 목표로 쫓아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섬유업계는 신섬유가 다른 기간산업과의 연관성이 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자동차, 조선, 전자, 건설 등에 소요되는 핵심소재로 높은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현재 효성, 태광, 코오롱, 휴비스 등이 신섬유 개발에 착수, 탄소섬유와 아라미드 섬유, 고강력PE섬유 등을 상업생산 혹은 시험생산 중이다.

스마트섬유의 경우 독일이 선도 국가다. 특히 전통적으로 강한 군수용 스마트섬유와 자동차 산업용 소재 분야에서 연구 개발이 활발하다.

최근 몸에 착용 가능한 정보기술(IT)기기가 상용화되기 시작하면서 스마트 섬유의 사용처는 더욱 다양화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스ㄸ마트 섬유는 섬유기반 직물센서, 발열섬유, 발광섬유, 디지털 사 등의 형태로 IT 등 첨단 신기술과 융합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july20@fnnews.com 김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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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조 구조조정 시장 잡자" 글로벌 전문기업 몰려온다

알릭스파트너스·A&M 이어 FTI컨설팅도 한국진출 검토

글로벌 구조조정 컨설팅기업과 투자기업이 새로운 노다지로 급부상한 국내 구조조정 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국내 구조조정 시장은 웅진·STX·동양 등 대기업 구조조정 매물과 공기업 민영화 물량 등이 쏟아지면서 이미 4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12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구조조정 컨설팅기업인 알릭스파트너스와 알바레즈앤마살(A&M)이 국내 시장에 들어온 가운데 최근 FTI컨설팅의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 진입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FTI컨설팅이 국내에 들어오면 세계 3대 구조조정 컨설팅기업이 모두 진입한다. 알릭스파트너스는 지난해 7월 입성한 후 하이테크·자동차부품회사·부실채권(NPL)자산 등 3~4개 업체와 구조조정 자문을 진행하고 있다. A&M은 지난달 한국사무소를 정식 개설하고 스테인리스 업체의 구조조정 자문역을 맡고 있다.

구 조조정 컨설팅기업에 이어 채권인수 등에 직접 뛰어드는 구조조정전문 투자은행(IB)도 한국 시장의 문을 속속 두드리고 있다. 구조조정 전문 IB 빅3 중 하나로 꼽히는 라자드는 지난 6월 한국지사를 설립했다. 최근에는 일본 오릭스의 100% 자회사로 구조조정 IB 글로벌 1위인 훌리안로키사가 국내 신생 투자기업과 제휴해 국내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구조조정 시장을 블루오션 초기 단계로 바라보고 있다. 대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이들과 함께 움직이는 중소기업들의 구조조정 또한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미 대기업 및 공기업 매물이 40조원으로 추산되는 상황에서 앞으로 도미노처럼 이어질 중소기업 매물까지 더해질 경우 시장 규모는 예상할 수 없을 정도로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 코치 알릭스파트너스 부회장은 3월에 발간한 한국 구조조정 시장 보고서에서 "한국 상장사의 17%, 특히 해운업의 44%, 건설업의 35%가 파산 위기에 노출돼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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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구조조정사 몰려온다] "상장사 30% 반년 내 파산 위기" … 30년 노하우 무장 '군침'

글로벌 구조조정 전문회사들이 한국 시장으로 몰려오는 것은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한국 상장사 10곳 중 3곳이 반년 안에 파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가 나올 정도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가리지 않고 부실 기업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전문 지식을 가지고 부실기업을 제대로 구조조정할 수 있는 곳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도 이들에게는 매력적이다. 한국보다 일찍 산업이 성숙한 미국과 유럽 지역에서 30여년 동안 구조조정을 전문으로 해온 이들을 필요로 하는 곳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알릭스파트너스가 반년마다 한 번씩 발표하는 ‘기업 부실화 지표(CDI)’에 따르면 현재 국내 상장사 1,500곳 중 약 30% 정도가 반년 안에 파산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특히 세계 경기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조선업의 경우 75%가 파산 위기에 처한 것으로 분석됐으며 금융업(35%), 건설·부동산업(10%), 자동차관련부품업(10%) 등에도 위험 기업이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기업 구조조정, 중소기업 성장 정체로 국내 구조조정 시장 커져=3대 글로벌 구조조정 전문회사 중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에 진출한 알릭스파트너스의 정용환 한국대표는 12일 “이미 2년 전부터 한국 시장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하고 진출 준비를 했다”며 “당시 우리가 한국 진출을 결정한 배경은 경기 부진 장기화에 따른 대기업의 구조조정,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중소기업의 성장 정체, 사모펀드나 기관투자가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 보유한 부실자산(NPA·Non Performance Asset) 관련 구조조정 매물 등 세 가지 측면에서 큰 시장이 열리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인데 실제 그러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STX·동양그룹 등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이 연쇄적으로 쓰러지고 있다. 정 대표는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당시는 국내 기업이 유동성 공급 등과 같은 임시 방편으로 빠르게 회복됐지만 최근 경기 부진이 길어지면서 조선·해운·금융업 등은 펀더멘털 개선 없이는 살아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경기 부진 장기화로 국내 대기업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대기업이 힘들어지면서 연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성장 정체 문제도 한국 구조조정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대표는 “국내 대기업에 의존해 성장했던 중소기업들이 성장의 한계에 부딪혔다”며 “중소기업들이 자생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해외 진출을 해야 하는데 해외 거래처를 찾을 능력도, 해외 기업을 인수·합병(M&A) 하더라도 이를 관리할 능력도 없어 이런 부분에서 도움을 주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사모펀드·금융기관·국부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들이 투자한 부실기업 관련 시장도 구조조정 시장의 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사모펀드들은 과거 10년 전에 싸게 산 매물을 별다른 노력 없이 거시 경제 회복에 따라 자연스럽게 가치가 높아져 큰 이득을 보면서 되팔았지만 이제 그런 시절은 상상하기 힘들다”며 “최근 국내에서 활동하는 사모펀드들이 투자한 기업의 가치 개선을 위해 사모펀드들과 많은 얘기를 나누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진입 무기는 구조조정 경험=글로벌 구조조정 전문회사들은 미국과 유럽 등 산업과 기업이 성숙 단계에 접어든 시장에서의 오랜 구조조정 경험과 전문 지식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기업화된 구조조정 회사의 효시로 꼽히는 알릭스파트너스는 지난 1981년 미국에서 설립됐으며 그동안 제너럴모터스(GM), 코닥, 일본항공(JAL) 등의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알릭스파트너스는 최근 구조조정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한국·일본·중국·싱가포르·홍콩 등 아시아 지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A&M도 비슷한 시기인 1983년에 설립됐으며 최근 한국을 비롯해 중국·홍콩·인도 등 아시아 지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알릭스파트너스는 현재 하이테크·자동차부품업체와 재무적 투자자가 들고 있는 부실 자산에 대해서도 구조조정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으며 A&M의 경우 코스닥에 상장된 스테인리스 업체인 대양금속과 해외 매출처 다변화를 위한 상담을 진행중이다. 대양금속 관계자는 “A&M이 전세계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고객이 상당히 많아 해외 거래처 확보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귀띔했다.

성시종·고병기기자 s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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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빌딩 파이낸스 2014] 1부. 금융의 미래를 고민하다 <2> 은행, 비밀병기를 키워라

파리바, 독일 안방서 온라인 영업 배짱… 먹거리 창출의지 돋보여

국내은행 내수시장만 올인… 글로벌 은행순위 한참 뒤져

저성장에 대출 축소로 대응… 악순환 부르는 미봉책일 뿐

순혈주의 고질적 병폐 벗고 성과중심 인재 영입도 절실

지난 10월 로이터통신은 프랑스계 은행인 BNP파리바의 독일 시장 진출전략에 대한 심층기사를 게재했다. 기사에 따르면 BNP파리바는 본국인 프랑스와 주력 진출지인 이탈리아에서의 손익감소를 만회하기 위해 유럽의 최대 경제대국인 독일 시장 공략에 나섰다. 독일은 유로존에서 경제회복 속도가 가장 빠르고 잠재 성장성이 높은 국가다.

흥미로운 것은 BNP파리바가 내세운 '무기'다. BNP파리바는 현지은행 인수나 지점확대 같은 재래식 접근방법을 버렸다. 대신 '헬로뱅크(Hello Bank)'라는 온라인 전용 은행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웠다.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가 양분하는 독일 내수시장에 맞서기 위한 BNP파리바만의 비밀병기인 셈이다. 헬로뱅크는 오는 2017년까지 독일 고객 40만명 확보라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아직 반기결산이 끝나지 않아 헬로뱅크의 실적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BNP파리바의 행보는 자체만으로도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부심하는 국내 은행들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돈이 되든 그렇지 않든 일정 부분 리스크를 떠안으면서라도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배짱을 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헬로뱅크의 존재를 알려준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BNP파리바는 온라인 은행에 초점을 맞췄는데 그만큼 비용도 적게 들뿐더러 리스크 관리가 용이하다는 결론을 얻었기 때문"이라며 "천편일률적 영업구조에 매몰된 국내 은행들로서는 한번쯤 연구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고 지적했다.

◇자산구조의 틀부터 바꿔라=은행은 국가 기반산업이라는 특성상 경제성장률과 밀접한 관련을 맺는다. 1970년대 10.3%를 기록했던 우리나라 평균 경제성장률은 1990년대 6.7%를 찍더니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했던 2008년 이후부터는 2.9% 수준으로 폭삭 주저앉았다.

저성장이 은행 수익구조에 미치는 영향은 절대적이다. 금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경제성장률이 1% 하락하면 순이자마진(대손감안)은 7bp(0.01%포인트)가량 감소한다. 금융연구원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50년 이후 1%로 뚝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금까지 해오던 영업방식을 고수하고 자산구조의 틀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은행산업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당장에야 대출자산 축소로 저성장 국면에 대응할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노형식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성장에는 대출자산 축소로 대응할 수 있지만 경제 전체적으로 신용의 총량이 줄기 때문에 저성장을 촉진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결국 체질 자체를 바꿔야 한다. 살이 찐다고 먹을 것만 줄이면 당장에는 다이어트 효과를 보겠지만 결국 '요요현상'을 겪는 것처럼 체계적인 '식단(포트폴리오)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비용절감)'이 병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사고만 안 치면 다행?…해외에서의 존재감 절실=우리나라 은행들만이 가진 주특기는 무엇일까. 4대 은행만 놓고 봤을 때 흔히 우리은행과 국민은행은 각각 기업금융과 소매금융에,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은 프라이빗뱅킹(PB)과 리스크 관리에 특화된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그럴까. 우리은행이 기업금융에 강점을 지녔다는 평가는 전신이었던 상업은행 때부터 저절로 주어진 것이다. 국민은행 역시 합병 전이었던 국민·주택은행이 가진 자산을 고스란히 물려받으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을 뿐이다. 은행들의 속살을 뒤집어보면 '그 나물에 그 반찬'인 게 현실이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 은행들이 유독 내수시장에서만 존재감을 찾으려 한다는 사실이다. 국내 은행들은 전가의 보도인 '금리'를 수단으로 삼아 출혈경쟁에 그야말로 '올인'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이 벌어들인 이익 중 이자이익의 비중은 2007년 72%를 기록한 후 2009년 84%, 2011년 82%, 2013년 6월 말 91%로 급증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순위만 봐도 국내 은행들의 후진성이 확연히 드러난다. 더뱅커에 따르면 2012년 말 현재 국내 은행 중 세계 순위(총자산 기준)가 가장 높은 곳은 우리금융그룹으로 79위에 불과하다. 우리금융 뒤로는 신한금융(86위), 하나금융(87위), KB금융(88위) 순으로 별반 차이가 없다. 리딩뱅크라고 자부하는 국내 은행들의 초라한 현주소다. 시중은행의 한 고위관계자는 "돈 버는 것은 차치하고 잘하고 있다는 평가조차 없다"며 "오히려 최근 분위기만 놓고 보면 해외시장에서 사고(?)만 안 치면 다행이라는 비아냥마저 나올 정도"라고 토로했다.

◇CEO, 정치틀 벗어나 위기돌파의 선봉장 돼야=국내 은행에 대한 질타는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적돼왔지만 고쳐지지 않을 뿐이다. 그 밑바탕에는 국내 은행의 고질적 병폐인 후진적 지배구조가 깔려 있다.

이성용 베인앤컴퍼니코리아 대표는 지난달 열렸던 서경 금융전략포럼에서 "은행 경영진의 독립성을 보장하고 순혈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성과 중심으로 최고 인재를 영입할 수 있을 때 더 큰 성장을 도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때마다 찾아오는 파벌싸움, 자리보전을 위해 단기성과에 집착하는 경영진이 판을 치는 상황에서 산업의 질적 발전 논의는 설 자리가 없다. 최근만 해도 '금융시장의 빅뱅'으로 불릴 정도인 인수합병(M&A)의 큰 장이 섰지만 뚜렷한 청사진을 제시하며 시장을 선도하는 주체는 보이지 않는다. 그릇된 지배구조가 만들어낸 보신주의의 결과다.

BNP파리바가 영업 근원지인 프랑스를 넘어 벨기에·독일 등지에서 새로운 실험에 나설 때 국내 은행들은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둘러싸고 소모적 논쟁에 빠져 있었다. 안타까운 사실은 산업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러한 논쟁이 현재도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도 똑같은 모습으로 찾아올 것이라는 점이다. '3년 주기설'로 대변되는 정치금융, 여기서 비롯된 줄서기 문화, 그리고 관성의 법칙에 빠져버린 안일한 영업관행 등이 다람쥐 쳇바퀴 돌듯 지속된다면 은행산업 발전은 먼 미래의 일일 뿐이다.

박해욱기자 spook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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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실리콘밸리서 뜨는 3대 화두 `B·M·W`

◆ BMW로 뜨는 실리콘밸리 ◆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흔히 오가는 얘기 가운데 하나가 'on the BMW'와 'off the BMW'다. IT 업계에서 왠 자동차 얘기냐고 하겠지만 BMW는 빅데이터(B), 모바일(M), 웨어러블(W)의 머리글자를 조합한 것이다.

'on the BMW'는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뜨거운(red hot)' 분야인 세 가지 아이템 중 하나를 하는 기업이라는 의미고 'off the BMW'는 반대다. BMW가 프리미엄 명차인 것처럼 실리콘밸리의 BMW도 돈이 되는 '명품'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BMW의 첫 글자인 빅데이터 산업은 많은 실리콘밸리 기업의 돈줄이 되고 있다. HP, 오라클, EMC 등 이곳 기업들은 앞다퉈 빅데이터 솔루션을 출시하며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고 있다. 수익에 도움이 되는 서버와 스토리지 판매도 급속히 늘고 있다.

모바일 분야의 위력은 더욱 대단하다. LBS 사업 강화를 선언한 시스코는 스마트폰 앱에서 다양한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 회사인 펀웨어와 손을 잡았다. 펀웨어 솔루션을 시스코가 구축하는 네트워크에 장착하면 스마트폰을 가진 사람에게 일대일 맞춤형 광고가 가능해진다.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도 시장이 급성장할 전망이다. 현재까지는 구글에서 시제품으로 내놓은 안경 형태의 구글 글래스와 삼성전자의 시계 모양 갤럭시 기어가 대표 상품이다. 이들은 헬스케어 산업으로 확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 받는다. 삼성전자 실리콘밸리 전략혁신센터를 맡고 있는 손영권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시계나 의료용 터치패드 센서 등 웨어러블 모바일 기기를 통해 만성 질환 예방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새너제이(미국) = 이승훈 기자]

 

자고나면 10곳씩 창업…BMW 타고 헬스·마케팅·게임 질주

◆ BMW로 뜨는 실리콘밸리 ◆

"좋은 엔지니어를 추천해 달라는 얘기를 많이 듣습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같은 자리에 취업 공고를 내면 수천 장의 이력서가 몰렸는데 지금은 구인난이 심각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7년째 벤처캐피털 업무를 하고 있는 스티븐 곽 스틱인베스트먼트 디렉터의 얘기다. 실제로 지난 8월에만 이 지역에서 하이테크 일자리가 22만1400개나 새로 생겼다. 미국 전역에서 새로 생겨난 일자리에 육박하는 숫자다. 고용 증가율도 9.4%로 미국 평균보다 월등하게 높다.

이 지역 기업들의 주가 상승률도 최근 거침없다. 실적이 뒷받침되는 데다 산업 전망도 밝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실리콘밸리 150개 기업의 최근 6개월 주가 상승률은 12.23%를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9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7.43% 상승에 그쳤다.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주가 상승에 큰 힘을 보태는 것이 BMW(빅데이터ㆍ모바일ㆍ웨어러블 기기)산업이다. 이 가운데 빅데이터는 지난 수년간 실리콘밸리의 가장 큰 화두가 되고 있다.

댄 르윈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은 "서로 연결된 다양한 기기와 클라우드 시스템을 통해 손쉽게 꺼내쓸 수 있는 정보, 그리고 이것을 조합시키는 소프트웨어는 수많은 비즈니스 가능성을 열고 있다"며 "개인정보 침해에 대한 논란을 어떻게 제거하느냐가 산업 성공의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모바일 분야도 2년새 창업 기업이 30~40배 늘어날 정도로 폭발적이다. 자고 나면 10여 개 기업이 새롭게 생길 정도다. 스마트폰에 탑재하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하는 곳이 늘면서 최근에는 이를 잘 포장해서 소개해주는, 소위 앱 마케팅 앱도 인기다.

미국에서 최근 등장한 '앱 그라티스'는 매일 유료앱 가운데 하나를 선정해 하루만 공짜로 써 볼 수 있도록 해 준다. 이용자는 유료앱을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어서 좋고 앱 개발업체는 손쉽게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위치기반서비스(LBS) 산업도 모바일을 통해서 다시 뜨고 있다. 2000년을 전후해 처음 등장한 LBS는 처음에는 새로운 서비스라며 각광받았지만 사업 내용에 비해 너무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급격히 위축됐다.

예를 들어 사용자에게 할인쿠폰을 제공해주기 위해서는 많은 영업사원이 수만 명의 자영업자를 찾아 제휴를 맺어야 했기 때문이다. 또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등장하지 않아 PC 등을 통해 쿠폰을 다운로드해야 했다.

최근에는 시스코를 중심으로 LBS 사업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LBS 시스템이 깔린 호텔에 사람이 들어서면 스마트폰을 통해 호텔 내 식당에 대한 맞춤형 할인쿠폰이 제공되는 방식이다. 복잡하고 어마어마하게 큰 스포츠 경기장에서 좌석 찾기와 내 위치 확인도 LBS를 통해 할 수 있다.

몸에 부착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헬스케어산업에 진출하는 것도 주요 테마 가운데 하나다. 록헬스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 헬스케어와 관련한 창업기업에 대한 투자는 전년보다 액수로는 46%, 건수로는 56% 증가해 누적투자액이 14억달러를 기록했다.

안경이나 시계 타입을 넘어서 최근에는 생체 패드 시제품도 등장했다. 스티커 형태로 이를 몸에 붙인 뒤 실시간으로 혈압 당뇨수치 혈당량 등 자신의 정보를 스마트폰으로 전달하고 이를 의사가 전달받아 실시간 진단을 내려주는 시대도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새너제이(미국) = 이승훈 기자]

`미래의 삼성·LG` 될 한국벤처 찾아요

◆ BMW로 뜨는 실리콘밸리 ◆

"스트라티오의 핵심 경쟁력은 경쟁 제품보다 4배가량 높은 해상도와 적은 전력 소모량입니다. 스마트폰 카메라에 탑재되면 헬스케어산업에 폭넓게 활용될 겁니다."

지난달 모바일 적외선 이미지 센서를 개발하는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 스트라티오 이제형 대표의 호소력 높은 설명이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메리어트 호텔 캘리포니아볼룸을 가득 메운 200여 청중을 사로잡았다.

'K-테크@실리콘밸리2013'의 주요 세션인 '스타트업-피치'의 한 장면이다. 이는 투자자인 심사위원과 일반 청중에게 자신의 기업을 4분 안에 설명하는 것이 과제다.

지난달 행사에서 심사를 맡은 정기현 SK플래닛 전무는 "자신만의 기술적 강점과 사업모델의 확장성 등을 더 보여준다면 해외 투자자들의 관심을 충분히 끌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처음 시작된 K-테크 행사는 올해로 2년차를 맞으며 한국의 IT 기술력을 알리는 행사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열린 콘퍼런스에는 전년보다 2배 가까운 750여 명이 몰리며 뒷자리에서 서서 듣는 사람이 속출했다. 국내 40여 개 IT기업과 연구소 등이 참가한 수출상담회도 행사 기간에 현지 기업인 500여 명이 방문해 상담금액 4800만달러와 계약금액 770만달러를 기록했다.

행사를 주최한 미래창조과학부의 박일준 소프트웨어정책관은 "실리콘밸리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대기업 위상이 높아지면서 한국 IT 벤처기업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며 "단순한 전시 행사가 아닌 실질적 투자가 이뤄지는 행사로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들어 대한민국 정부가 창조경제를 선언한 이후 미국 벤처의 심장부인 실리콘밸리에서 다양한 창업지원 활동이 펼쳐지고 있다. 가장 핵심적 역할을 하는 곳은 반도체 회사가 밀집돼 있는 소위 '반도체 거리'에 위치한 실리콘밸리 IT지원센터다.

1998년 문을 연 이곳은 현재 51개 중소ㆍ벤처 기업이 입주해 있다. 이 가운데 20여 곳이 모바일 부품이나 소프트웨어 분야 등에서 글로벌 톱 20개 기업과 비즈니스를 협력하고 있다.

센터 운영을 담당하는 권중헌 KOTRA 실리콘밸리 관장은 "실력 있는 국내 기업이 미국 시장을 무대로 활동할 수 있도록 사업공간 제공과 분야별 맞춤형 컨설팅, 현지 마케팅과 홍보 지원 등을 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스타트업 지원을 위해 실리콘밸리 IT지원센터는 지난 5월 창업지원센터를 열었다. 이는 플러그&플레이와 유사한 창업전문보육센터의 성격으로 글로벌 창업에 필요한 공간 제공과 멘토링, 해외 투자 유치 등을 원스톱으로 지원해 주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비자다. 3개월짜리 관광비자로 들어와 사업을 좀 더 구체화할 때 쯤이면 어김없이 비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현지에서는 정부가 전문직 비자 쿼터 확대에 보다 매진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낸다.

[새너제이(미국) = 이승훈 기자]

 

스타트업 무한지원…실리콘밸리의 힘

◆ BMW로 뜨는 실리콘밸리 ◆

실 리콘밸리 서니베일에 위치한 플러그&플레이 건물 로비 게시판. 구글이나 페이스북 등도 이 건물의 서너 평 공간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회사를 키운 후 대기업에 지분을 매각해 거금을 확보하는 "엑시트(exit)"에 성공한 기업들 이름이 빼곡히 붙어 있다.
' 스타트업 기업들의 상상 놀이터.' 끊임없는 혁신 기업을 배출하는 실리콘밸리의 힘인 창업전문보육기관(액셀러레이터)을 단적으로 묘사한 말이다. 플러그&플레이나 Y콤비네이터, K9벤처스 같은 이 지역 액셀러레이터들은 신생 벤처기업(스타트업)에 꼭 필요한 초기 자금 지원과 기업 운영 조언, 맞춤형 투자 유치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 한복판인 서니베일에 위치해 있는 플러그&플레이에는 현재 300여 개 기업이 창업보육을 받고 있다. 이곳에는 연간 180곳이 넘는 벤처투자자와 정부, 학계, 기업 인사가 다녀간다.

페르난도 고베이아 플러그&플레이 디렉터는 "세계적 수준의 벤처투자자와 대기업들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스타트업에 다양한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이곳의 최대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플러그&플레이 로비 1층에 놓인 대형 TV 화면에 보이는 스케줄표에는 이곳을 찾게 될 기업들 이름이 녹색 블록으로 칠해져 빼곡히 적혀 있다. 여기에는 세계적 벤처투자 업체인 노웨스트벤처파트너스(NVP), 인텔캐피털 등을 비롯해 삼성벤처스, 프록터&갬블, 르노 등 대기업 이름도 보였다.

고베이아 디렉터는 "최근에는 베스트바이, EMC, 알카텔, 폭스바겐 등 대기업들이 리서치 시설의 일부를 여기에 두길 원해 2층 일부 공간을 확장하고 있다"며 "창업 기업과의 긴밀한 교류를 통해 혁신 아이디어를 얻겠다는 것이 이들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새너제이(미국)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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高임금·잦은 파업에 매력잃은 한국…中에 車공장 뺏긴다

◆ 車업계 脫한국 러시 ◆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내부 전경. 르노자동차의 중국 첫 공장 설립이 확정되면서 부산공장의 생산물량이 축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 제공=르노삼성자동차>
12일 한국GM에는 비상이 걸렸다. 수백 건의 통상임금 소송 결과를 좌우할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18일 내려진다는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GM과 미국 GM 본사 간 가장 빈번하게 이뤄지는 정보교환이 통상임금 관련 사항이다. 한국의 통상임금 상황은 사법부 판결 진행상황부터 사소한 언론보도까지 모두 번역돼 GM 본사로 실시간으로 전달되고 있다.

높은 인건비와 늘어나는 규제, 다국적 기업의 중국 생산기지 확대전략이 맞물리면서 한국시장의 투자매력이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GM의 군산공장에 이어 르노삼성의 부산공장도 생산물량 축소가 예상되면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탈한국 러시'가 빨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후 대대적인 외자유치 정책을 폈고 중국시장과 인접해 있다는 장점 때문에 아시아에서 투자 매력이 비교적 큰 나라 중 하나로 손꼽혔다.

그러나 참여정부가 출범한 이후 늘어나기 시작한 각종 규제와 외국자본에 대한 적대적인 사회 분위기, 갈수록 높아지는 생산비용이 맞물리면서 최근 10년 동안 투자 허브로서 위상을 급속도로 잃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같은 추세는 글로벌 기업이 중국 현지에 생산 공장을 확대하는 추세와 맞물려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프랑스 르노그룹의 경우 후베이성 우한시에 중국시장 첫 공장을 세워 2016년부터 연간 15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는 "중국공장이 완공되면 굳이 한국에서 비싼 비용을 들여 자동차를 만든 뒤 수출하지 않고 현지에서 직접 생산하는 전략을 선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폭스바겐, 도요타, GM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도 중국 현지 공장 확대를 최고 전략 과제 중 하나로 설정하고 대대적인 투자를 준비 중이다. 현대차도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제4공장 준공을 검토 중이다.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까다로운 중국 본토 규제가 상당 부분 완화된 반면 한국은 제조 생산기지로서 위상과 장점이 크게 줄어들면서 외국 제조 업체의 탈한국 러시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한국GM도 유럽시장에 수출해 왔던 쉐보레 차종을 현지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혀 이 차종을 주력으로 생산했던 전북 군산공장이 막대한 조업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의 경우 부진한 공장 가동률을 근거로 한국 공장라인 일부 폐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문도 설득력 있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GM 관계자는 "글로벌 생산공장을 대상으로 한 물량 조절과 차종 배치는 철저하게 수익성 위주로 본사가 판단해 결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GM은 댄 애커슨 회장이 내년 1월 물러나고 메리 배러 부사장이 최고경영자(CEO)직을 승계할 예정이어서 글로벌 생산공장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 작업이 진행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 자동차 제조시장의 경쟁력이 급속도로 추락하는 것은 외국차 업계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노조파업으로 약 8700억원에 달하는 생산차질을 빚은 바 있고 이에 따라 울산공장 등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해외 공장과 비교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현대차가 운영 중인 8개 글로벌 생산공장을 비교한 결과 한국(울산) 공장은 차 1대 생산을 위한 투입시간(HPV)과 편성효율에서 각각 최하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HPV지수의 경우 한국은 차 1대를 생산하는 데 평균 28.4시간이 투입돼 미국(앨라배마 생산공장ㆍ14.4시간)보다 2배 높았고 신흥국가인 브라질(21.2시간)이나 터키(27.3) 시간보다도 더 높았다. HPV지수가 높을수록 투입 비용이 높아져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자동차 업계 일각에서는 "현대차가 한국에서 생산을 지속하는 한 글로벌 경쟁력은 그만큼 더 추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현대차의 내년 이후 국내외 공장 증설이나 투자 계획은 중국을 비롯해 대부분 글로벌 시장에 집중돼 있다.

[채수환 기자 / 부산 = 박동민 기자]..

한국GM 1조·현대車 5조 통상임금 `폭탄` 조마조마

◆ 車업계 脫한국 러시 ◆

현재 노조 등이 제기한 수건의 통상임금 소송 중 대법원 판결을 앞둔 소송도 있어 한국GM은 자동차 업계에선 가장 먼저 '피해자'가 된다.

이 때문에 한국GM은 작년 말 8000억원의 충당금을 실적에 반영했다. 이게 전부가 아니다. 한국GM은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부담해야 될 3년 소급분만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한국GM 총 근로자는 1만6000여 명. 한국GM은 소급분 외에 첫해부터 연간 지급해야 될 추가 부담이 3000억원이 넘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GM 본사는 한국의 고비용 생산구조를 지적해온 터라 해마다 반복돼온 '철수설'에 기름을 부은 꼴이 됐다. 급기야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을 찾았을 때 댄 애커슨 GM 회장은 "통상임금 문제가 해결돼야만 한국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GM의 차기 CEO로 임명된 메리 배러 부사장도 지난 8월 방한 당시 한국의 통상임금 소송 진행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GM은 한국GM 수출물량의 30%를 차지하는 유럽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시키기로 했다. 가뜩이나 GM에는 대표적인 고비용 생산기지로 지목된 한국GM이 통상임금 후폭풍까지 맞을 경우 구조조정이나 공장폐쇄와 같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으로 내몰릴 것이란 염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GM만이 아니다. 한국 자동차 업계가 통상임금 '뇌관'에 전전긍긍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룹 전체적으로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3년 소급분과 첫해 지급액이 현대차 5조원을 포함해 무려 13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완성차 업계가 부담해야 할 인건비 증가총액은 9조원, 매년 추가로 부담해야 할 인건비 증가분은 2조1000억원에 달한다.

[임성현 기자]..

외국車 생산 `한국 엑소더스`

◆ 車업계 脫한국 러시 / 한국GM도 물량 축소 ◆

한국GM 군산 공장에 이어 르노삼성차의 부산 공장도 생산 물량이 대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차의 모기업인 프랑스 르노그룹이 중국 합작공장을 설립하면서 부산 공장에서 중국 수출용으로 생산 중인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3만대 물량이 고스란히 중국 공장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가동될 예정인 르노의 후베이성 공장은 부산 공장에서 생산 중인 'QM5'(SUV) 후속 모델을 주력 차종으로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제롬 스톤 르노 부회장은 "한국 자동차 업계 임금이 다른 나라보다 높다"며 "경쟁력 있는 공장에 생산 물량을 분배할 수밖에 없다"고 밝혀 부산 공장의 생산 물량 조정을 시사했다.

오는 18일로 예정된 대법원의 통상임금 산정범위 판결도 내년 이후 외국차 업체의 한국 투자ㆍ생산에 민감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은 모두 통상임금과 관련해 한국에서 소송 중이다.

자동차 업계 고위 관계자는 "한국은 2001년까지 글로벌 자동차 생산기지로서 생산단가나 품질 면에서 경쟁력이 있었다"며 "하지만 그동안 임금이 지속적으로 올랐고, 파업도 낮은 상황에서 통상임금마저 큰 부담이 되면 굳이 한국에서 자동차 생산공장을 가동할 이유가 없어진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통상임금 산정 범위 확대와 관련해 18일 오후 2시 전원합의체 판결을 내리기로 확정했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통상임금 범위가 넓게 확정되는 순간, 한국은 자동차 산업의 생산기지로서 가치를 잃어버리고 빠른 속도로 공동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다.

[채수환 기자 / 김은표 기자 / 부산 = 박동민 기자]

 

고용환 노조위원장, "르노, 中으로 물량 빼가고 신차투입 안하면 심각"

◆ 車업계 脫한국 러시 ◆


" 중국공장이 생기면 생산 물량이 일부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얼마나 많은 물량이 빠져나가고 대체 물량이 부산공장에 투입되는지가 중요합니다." 고용환 르노삼성자동차 노조위원장은 르노그룹의 중국공장 진출과 관련해 "2016년 중국공장이 가동되면 부산공장의 물량 일부가 빠져나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산공장에서 빠져나가는 물량만큼 르노그룹에서 신차 물량을 주지 않으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고 위원장은 "내년에 닛산 로그의 생산이 본격화되면 연간 8만대를 OEM 방식으로 생산하게 된다"며 "르노삼성의 SUV인 'QM5'와 동시에 계속 생산하는 것이 힘들고 2016년께 QM5가 단종된다는 얘기도 있어 지금 부산공장에서 생산해 중국으로 수출하는 3만대 정도의 QM5 물량이 중국공장으로 빠져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중국공장으로 물량이 대거 빠져나가고 신차 물량이 투입되지 않는다면 노조도 그냥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해 890여 명의 희망퇴직으로 추가적인 구조조정은 불가능한 상황인데 부산공장 물량을 대거 가지고 간다면 사측에서 또 구조조정 얘기가 나올 것이고 그렇게 되면 노조도 어떤 대책을 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부산 = 박동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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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애플, 세계 9개국서 50여건 ‘특허 전쟁’



삼성전자와 애플은 9개국에서 50여 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지금까지 일진일퇴의 공방을 거듭하며 한 치의 양보도 없는 특허 전쟁을 벌이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 소송전은 지난 2011년 4월 애플이 미국 북부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 새너제이지원에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제소하며 시작됐다. 이에 삼성전자는 한국, 독일, 일본 법원에 애플이 오히려 자사의 특허를 침해했다며 ‘맞불 작전’을 폈다. 이후 전 세계 9개 국(한국, 미국, 일본, 독일, 호주, 영국, 네덜란드, 프랑스, 이탈리아)에서 지금까지 양 사는 지루한 특허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양사의 안방이라 할 수 있는 한국과 미국에서 열린 소송이 관심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1차 소송에서 애플에 사실상 완승을 거두며 아이폰3GS와 아이폰4 등 제품의 판매금지 판정을 이끌어 냈다.

국내 소송과는 달리 미국에서 벌어진 소송은 애플에 압도적으로 유리한 판결이 많았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삼성전자와 애플이 모두 상대방 특허를 침해했다고 결론, 미국 수입 금지 판결을 내렸으나 미국 대통령이 애플 제품의 수입 금지 판결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삼성전자의 제품만 미국 수입이 금지됐다.

새너제이지원 소송에서도 삼성전자는 사실상 애플에 완패한 상태다. 새너제이지원에는 내년 3월 갤럭시S3와 아이폰5 등 양사의 주요 제품이 포함된 2차 특허소송도 예정돼 있다. 지금까지 결과로 보면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유리한 판결을 얻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

 

`창과 방패` 특허전, 삼성 반격카드는?

12 일 오전 삼성전자가 서울중앙법원에서 열린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완패한 직후 관련 부서인 삼성전자 IM(인터넷ㆍ모바일)부문이 발칵 뒤집혔다. "한국에서 이런 판결이 나올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거나 "전 세계에서 진행 중인 소송전에서 불리한 결과로 작용할지 걱정된다"는 목소리가 들렸다.

이번 소송은 쌍방 간 특허 침해를 주장했던 지난해 국내 1차 소송과는 달리 삼성 측이 일방적으로 애플을 몰아치는 모양새였다. 그런 만큼 삼성은 이번 재판 승리를 위해 장기간 치밀한 준비를 했다. 소송 초기 5건이라고 주장했던 특허 침해 건수도 3건으로 자발적으로 줄였다. 특허 법리를 치밀하게 검토해 꼭 이길 수 있는 건수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런데 이날 삼성은 법원에서 단 한 건도 승리하지 못했다. 게다가 텃밭인 국내 법원에서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번 판결로 당장 삼성전자 영업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다. 소송 대상이 된 애플 제품 상당수가 출시된 지 한참 지난 것으로 애플 제품 수입금지가 무산된 판결 결과가 매출에 미치는 변수는 미미하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번 판결이 특허소송에 임하는 삼성전자의 입지를 상당히 좁힐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 관측이다. 삼성은 최근 애플과 소송전에서 표준특허보다 상용특허에 집중하려는 모습을 보여왔다. 기술표준과 특허의 교집합 성격인 표준특허는 특허권 침해를 인정받기 어려운 최근 추세를 감안한 것이다.

이번에 한국 법원에 제기한 3건의 특허 모두 상용특허 관련 내용이었다. 이번 재판 결과가 전 세계 9개국에 걸쳐 열리는 재판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변수다. 반면 아직 1심 판결이 나온 것에 불과해 상급 법원 판결을 기다려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특허청 관계자는 "이번 판결이 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은 추후 상황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며 "삼성 측이 항소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밝힌 만큼 아직 재판이 끝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이번에 삼성이 승소 판결을 받은 독일에서는 삼성이 승기를 잡고 있다. 2011년 6월 애플이 특허 침해로 삼성을 처음 제소한 이래 독일 법원은 지난해 3월, 9월, 12월에 걸쳐 삼성이 애플 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독일 법원의 전문적이고 공정한 판결을 환영한다"며 "앞으로도 삼성 측에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각국에서 애플과 팽팽한 특허전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 입장에서 한국 소송 패배의 쓰라린 결과를 독일 승소 판결로 어느 정도 만회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반적인 승기는 삼성이 잡고 있다"며 "앞으로도 기술 보호를 위한 특허소송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홍장원 기자 / 김규식 기자 / 손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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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에서도 안통한 특허공격…삼성 ‘이중고’



美 ‘자국기업 편들기’속 잇단 고배

국면 전환용 국내 상용특허訴

기각 판결…경쟁력 흠집 우려

삼성 “유감, 모든 법적조치 검토”

삼성전자가 애플의 상용특허 침해를 주장한 내용 전부가 국내 법원으로부터 기각되면서 향후 소송전에서 삼성전자가 ‘이중고(二重苦)’에 처할 위기에 놓였다. 막혔던 표준특허 대신 상용특허로 승부를 걸었지만 이마저 통하지 않았고, 홈그라운드인 국내서도 애플에 패소하며 향후 소송 향방을 낙관할 수 없게 됐다. 삼성전자는 “법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당사의 특허권리를 확보하기 위해 모든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표준특허는 원칙에 막히고, 상용특허는 파워 떨어지고=지난 2년반 동안의 특허전에서 삼성전자의 주무기는 표준특허였다. 하지만 표준특허는 공정하고 합리적, 비차별적으로 특허를 제공해야 한다는 이른바 ‘프랜드 원칙’ 때문에 번번이 최종 법정 판결에서 ‘실패한 카드’가 됐다.

지난 8월 미국에서의 1차 본안소송에서 삼성전자는 무선통신 표준특허를 내세웠지만 배심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미국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양사가 수입금지를 놓고 진행한 소송에서도 삼성전자는 3세대(G)통신 표준특허로 아이폰의 수입금지 명령을 이끌어내며 승리를 거두는 듯했지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이 역시 수포로 돌아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삼성전자가 표준특허를 소송에 남용해 반독점법을 위반했는지 조사하며 삼성전자를 압박해 왔다. 모두가 표준특허로 경쟁사를 견제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논리 때문이었다.

이런 와중에 이번에 삼성전자가 주장한 상용특허 ▷화면 분할에 따른 검색 종류 표시방법 ▷가로ㆍ세로 회전 상태에 따른 사용자환경(UI) 표시방법 ▷문자메시지(SMS)와 사진 표시방법 등은 프랜드 원칙에서 자유롭다. 이에 애플 침해 판정이 날 경우 삼성전자는 보다 적극적으로 권리행사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법원에서 3건 모두 기각되면서 삼성전자의 상용특허는 소송 무기로서는 아직 물음표로 남게 됐다. 특히 내년 3월 미국에서 시작될 2차 본안소송은 양사의 상용특허끼리 맞붙는 대결이어서 이번 판결로 분위기 자체는 애플로 넘어갔다는 평가다.

▶애플은 자국에선 승리, 삼성은 국내 소송마저 패=삼성전자가 미국 소송에서 잇따라 애플에 패할 때마다 ‘보호무역주의’ ‘자국 편들기’ 등의 논란이 일었다. 이 같은 여론은 삼성전자에 적잖은 우군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한 특허법인 관계자는 “아무런 여론 없이 애플 승리로 귀결되면 그 결과가 특허 소송 전반의 레퍼런스(기준)가 될 수 있는데, 애국주의 판결이란 잣대가 개입되면서 삼성이 반박할 수 있는 구실이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조차 패소하면서 그동안 삼성전자에 우호적이었던 여론이 부메랑이 돼서 돌아올 수 있다고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달리 자국기업보호 차원의 판결을 받지 못함으로써 특허 경쟁력 자체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이 상용특허로도 경쟁사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보여줄 기회였는데 이를 놓치면서 되레 삼성 특허 경쟁력에만 흠집이 나게 됐다”고 말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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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의 벽, 기술력으로 뚫는다>대형마트 ‘빅데이터’ 활용… 고객 트렌드 맞춰 ‘선제적 마케팅’


지난 6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문을 연 복합쇼핑몰 ‘롯데쇼핑 에비뉴점’ 의류매장을 찾은 고객들이 쇼핑을 하고 있다. 롯데쇼핑 제공

# 이마트는 최근 1000만 명에 달하는 고객의 구매이력 정보를 마케팅에 활용하는 ‘빅데이터’를 업계 최초로 가동하기 시작했다. 빅데이터 마케팅은 대규모의 온·오프라인 정보를 수집·분석해 개인의 행동이나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영업 전략을 실행에 옮기는 것이다.

이마트는 이를 위해 지난 한 해 동안의 방대한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한 후 구매패턴을 분석하고 있다. 올 들어 아웃도어 용품 코너에 간편요리 식품 매대를 배치하는 역발상 실험을 하게 된 것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덕분이었다. 실제로 아웃도어 용품 고객의 경우 일반 고객보다 구매액이 2배나 높았다.

# 롯데마트는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매장에 국내에도 전무한 ‘해피라인’을 도입했다. 계산대 앞에 카트가 두 대만 기다려도 바로 옆에 새 카운터를 열어주는 것이다. 현지 시장 조사 결과 대형마트 이용고객의 가장 큰 고충이 계산대 앞에서 30분 이상씩 길게 줄을 서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이 서비스 덕분에 현지에 ‘한국계 대형마트는 정말 빠르다’는 강한 인식을 심어줬다. 롯데마트는 이 같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지 진출 5년 만에 점포 수를 36개로 확대하고 연매출 1조 원 시대에 진입했다.

저성장 기조에 의무휴업·신규출점 제한 등 규제 리스크까지 엎친 데 덮친 대형마트 업계는 올해 연매출 신장률(기존점 기준)이 사상 최초로 마이너스대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유통·소비재 업계 전반이 장기화된 소비침체로 인해 저성장의 늪에 빠져드는 모습이 확연해진 상황이다.

이에 따라 유통·소비재 업계는 과학적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고 국경과 영역을 넘나드는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의 해외점포 수는 현재 중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을 중심으로 146개까지 늘어났다. 국내 점포 수(106개)를 훨씬 앞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마트도 베트남, 몽골 시장 진출을 가시화한 상황이다. 이마트는 베트남에 복합몰 개발을, 몽골 지역에는 상품공급과 경영 노하우 등을 전파, 교두보를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당장 2015년 상반기 베트남에 1호점 개장을 목표로 별도 법인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몽골에선 현지 대표 유통기업인 알타이홀딩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효율적인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홈쇼핑 업계의 해외 진출도 본격화되고 있다. GS샵은 지난 2009년과 2011년 인도와 태국에 차례로 진출한 데 이어 2012년엔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로 해외 진출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4월에도 터키 등 3개국에 잇따라 진출하며 글로벌 성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우수 중소기업 해외판로 확대에 힘써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다.

CJ오쇼핑은 2017년까지 해외에서 50%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는 글로벌 기업으로의 성장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2004년 중국 상하이(上海)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7개 국가, 9개 지역에 진출해 있으며 해외시장을 위한 상품소싱 전문 자회사인 CJ IMJ를 설립해 해외시장 확대를 추구하고 있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2011년 중국 상하이 지역에 재진출하며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상품을 중심으로 편성해 중국 TV홈쇼핑 시장에서 올해 전년대비 2배 이상의 매출 성장을 거두고 있다.

오프라인 강자의 온라인 사업 투자 확대 등으로 인한 영역파괴 현상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마트는 내년 초에 국내 최초로 온라인 전용 쇼핑센터를 경기 용인시 기흥구 보정동에 개장할 방침이다. 온라인 전용 쇼핑센터는 겉보기에는 일반 점포와 유사해 보이나 인터넷 사용자의 주문만 전문으로 처리한다는 점에서 구별된다.

온라인쇼핑 시장이 스마트폰 대중화에 따른 모바일 전자상거래 시장의 폭발적 신장세, 불황형 사업으로 검증받은 홈쇼핑의 선전, 오픈마켓에 이은 소셜커머스의 잇단 시장 안착, 대형 유통사의 인터넷사업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연평균 20% 안팎의 가파른 신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현재 이마트의 인터넷쇼핑몰인 이마트몰의 경우 오프라인 매장 상품 3만5000여 종과 온라인 전용 상품 7만5000여 종 등 총 11만여 종의 상품을 취급하고 있다. 연매출은 2009년 940억 원에서 올해 6000억 원으로 5.4배 증가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마트는 올 들어 스마트폰용 쇼핑 애플리케이션을 출시한 데 힘입어 모바일 쇼핑 매출액(1∼10월 누적)이 전년동기대비 1000%가량 늘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1인가구, 맞벌이 부부 증가 등으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 방문보다 스마트폰으로 장을 보는 고객층 저변이 확대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관범·최준영 기자 frog72@munhwa.com

<저성장의 벽, 기술력으로 뚫는다>백화점 업계 ‘발상의 전환’… “아웃렛·복합몰 승부수”

롯데百, 아웃렛 매출 5년새 330억→1조5000억

신세계百, 하남·인천 등에 복합몰… 중장기 동력

현대百, 판교에 ‘수도권 최대 복합몰’ 조성 중


백화점 업계는 3년 연속(2009∼2011년) 두 자릿수의 매출 고공 신장률 행진을 이어오다가 지난해는 5.5%, 올해는 2.9%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불황 속 호황을 누리는 아웃렛, 복합몰 등으로 외연을 빠르게 확장하는 등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12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13일 경기 이천시에 아시아 최대 규모(5만3000㎡)의 프리미엄 아웃렛을 오픈한다. 이로써 롯데백화점은 2008년 10월 광주 월드컵점 오픈 이래로 총 아웃렛 10호 점을 운영하게 됐다. 2008년 330억 원에 그친 이 회사의 아웃렛 연간 매출은 2010년 3700억 원, 2011년 5700억 원, 2012년 1조200억 원 등으로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매출은 지난해보다 47% 증가한 1조5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내년에는 경기 고양점·구리점 등을 연이어 오픈하는 등 아웃렛 매출액을 2조 원대에 올려놓을 방침이다. 롯데백화점은 아웃렛뿐만 아니라 복합쇼핑몰을 동시에 개발하는 ‘투 트랙(two track)’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내년 중으로 수원점 및 동부산점을 복합쇼핑몰로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그룹은 올해 투자 규모를 전년보다 10여% 늘린 2조5000여 억 원을 집행했다. 이를 통해 백화점이 추진하는 경기 하남 교외형 복합쇼핑몰, 동대구 복합쇼핑센터 건설 사업 등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교외형 복합쇼핑몰이 쇼핑·여가·외식·문화생활 등을 한곳에서 즐기는 라이프스타일센터(LSC)로 침체된 유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신세계그룹은 2016년쯤부터 차례로 문을 열 예정인 하남·인천·대전·안성·의왕·고양 등의 복합쇼핑몰을 향후 그룹의 중장기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경기 파주·부산·여주 등에 문을 연 프리미엄 아웃렛 사업도 대폭 강화해 나가고 있다. 여주 점포의 경우 매장 규모를 현재 2만5800㎡(약 7800평) 수준에서 내년에는 4만8900㎡(1만4800평) 수준으로 확장케 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은 당장 내년 하반기 한강 아라뱃길 김포터미널 아웃렛 개장을 시작으로 아웃렛과 복합몰 사업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특히 2015년에 오픈하는 경기 판교 알파돔시티 복합쇼핑몰은 수도권 최대 규모의 복합몰로 만들어질 예정이다. 현대백화점은 2015년 하반기 개장 목표로 인천 송도신도시에도 프리미엄 아웃렛을 열 예정이다.

이관범 기자 frog72@munhwa.com

 

<저성장의 벽, 기술력으로 뚫는다>美월마트에 신라면 납품… ‘식품·패션 韓流’ 해외공략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고, 핵심사업에 투자 집중하고.’

식품·패션업계가 장기 ‘저성장의 덫’을 극복하기 위해 혁신에 가까운 체질 개선 노력을 펼치고 있어 주목된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식품·패션업체들은 불필요한 비용은 줄이되 신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는 부문에 대해선 투자를 집중하는 이른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저성장 위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우선 CJ제일제당의 경우 내실경영 강화에 본격 돌입했다. 글로벌 사업에선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바이오와 사료사업을 확대하고 있는 반면 내수시장에선 대대적인 식품 구조혁신을 통해 시장점유율이 낮고 수익성이 떨어지는 제품들은 과감히 정리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시장 선점이 어려웠던 분말 카레와 간장 사업은 철수를 단행했다.

CJ제일제당은 앞으로 비효율적이고 방만하게 운영돼 왔던 각종 경비도 줄이는 한편 수익 위주의 견실 경영을 지향하며 핵심 제품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농심은 웰빙 트렌드에 충실한 신제품을 통해 시장 파이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특히 튀기지 않은 면 제품을 통해 라면에 건강과 웰빙 이미지를 구축, 저성장 위기를 탈출하겠다는 방안이다. 또한 미국 월마트와 중국 타오바오몰 등 해외 주요 유통망에도 꾸준히 입점해 라면 수출을 활성화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동원F&B도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중국 현지 맞춤형 참치캔 제품을 선보이며 중국 시장 개척을 시도하고 있다. 또한 급속하게 변화하는 유통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뉴채널팀을 온라인 사업부로 확대하고 온라인 전용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앞으로 히트 신제품 개발을 위해서 투자도 늘릴 계획이다.

에버랜드 패션부문은 새롭게 브랜드를 선보이기보다 기존 주력 브랜드 육성을 통해 저성장 위기 극복에 나서고 있다. 특히 업계 화두로 떠오른 제조유통일괄화(SPA) 및 아웃도어 부문에서의 시장 선점을 위해 ‘에잇세컨즈’와 ‘빈폴아웃도어’에 대한 투자 확충 계획을 세웠다. 앞으로 수년 내 중국시장 공략도 본격화해 신규수익을 창출한다는 청사진을 세웠다.

이랜드그룹은 외형 매출 신장보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여 영업이익을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설계했다. 주력사업 역시 불황기 소비자들이 부담없이 선택할 수 있는 SPA와 아웃렛 쪽에 초점을 맞췄다. 이랜드는 앞으로 중국 사업부의 성공을 베트남, 인도 등으로 이어가고 미국과 유럽에서 인수·합병(M&A)한 브랜드를 통해 글로벌 경영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최준영 기자 cjy324@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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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G 삼킨 MBK `재계11위` 포스

'방송, 보험, 제약, 커피, 아웃도어, 테마파크, 저축은행, 소프트웨어 등등.'

얼핏 보면 문어발 확장을 하는 국내 재벌들의 계열사 명단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이런 업체들을 모두 소유하고 있는 곳은 다름 아닌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다.

MBK가 지난 11일 국내 생명보험 업계 5위권인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에 대한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으면서 왕성한 MBK의 '식욕'이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국내 경기 침체와 검찰의 대기업에 대한 고강도 수사로 국내 기업들이 인수ㆍ합병(M&A) 시장에서 움츠러든 틈을 파고들어 MBK가 사실상 M&A 업계의 독주체제를 굳혀가고 있다. 특히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는 MBK의 20번째 경영권 인수 방식(바이아웃)이자 국내 보험 업계 진출이라는 점에서 남다른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 재벌과 어깨 나란히

2005년 출범 이후 8년간 굵직굵직한 M&A를 잇달아 성공시킨 MBK는 올해 들어서만 총 5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으며 웅진코웨이, 네파, 고메다 등 기업을 사들였다. 특히 자산이 23조원에 달하는ING생명 한국법인까지 품에 넣으면서 보유 기업들 자산 규모가 32조원(CEO스코어 집계)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를 국내 대기업 집단과 비교해 보면 재계 서열 11위에 해당한다. 10위인 한화(35조9000억원)보다 작지만 11위인 두산(29조4000억원)보다는 큰 규모다. MBK가 사실상 국내에서 10대 재벌 수준의 위상을 갖춘 셈이다.

MBK는 현금 창출 능력이 우수한 기업을 선호하기로 유명하다. 쉽게 이야기하면 절대로 망하지 않을 것 같은 기업을 사들인다는 의미다.

기업 경영 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MBK가 인수한 국내 기업 중 공시 실적을 파악할 수 있는 8개사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총매출은 3조2567억원, 영업이익은 3881억원으로 집계됐다.

평균 영업이익률이 11.9%에 달하는 것이다. 이는 국내 상장사의 평균 영업이익률(5.92%ㆍ2012년 기준)은 물론 삼성그룹의 올해 영업이익률인 10.8%보다도 높은 수치다.

이 같은 MBK의 거침없는 영토 확장 배경에는 MBK의 최대 경쟁력으로 꼽히는 자금 조달 능력이 자리 잡고 있다. MBK는 그동안 블라인드 펀드(투자 대상을 사전에 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투자받는 펀드)로 수조 원에 달하는 자금을 모집했다. 2005년 처음 조성한 블라인드 1호 펀드가 1조원을 모았고, 2008년 2호 펀드에도 1조5000억원이 들어왔다. 최근 모집을 완료한 3호 펀드는 이보다 규모를 더 늘려 약 2조9000억원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 소화불량 해소가 최대 과제

MBK가 독보적인 '먹성'으로 M&A 시장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지나친 먹성이 '소화불량'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MBK가 지난 8년간 비약적으로 성장하며 많은 기업을 집어삼켰지만 이를 다시 재매각하는 투자회수(Exitㆍ엑시트) 작업은 아직까지 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PEF는 인수한 기업을 매각해 자금을 지원해 준 투자자들에게 투자금에 추가 이익을 되돌려주고 펀드를 청산하는 구조를 갖고 있다. 기업 인수가 PEF의 출발점이라면 매각은 PEF 역량의 화룡점정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다.

국내 연기금 고위 관계자는 "엑시트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좋은 수익률을 올려주지 못한다면 앞으로 MBK의 명성에 큰 흠집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손일선 기자 / 오수현 기자]

 

MBK 사람들…`강력한 1인` 김병주와 화려한 참모

MBK 가 굴지의 대기업 그룹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한 배경에는 김병주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이 자리 잡고 있다. MBK라는 사명이 '마이클 병주 김'이라는 이름의 앞 글자에서 따왔다는 사실만 봐도 MBK에서 그의 영향력을 쉽게 가늠해 볼 수 있다.

1963년 경남 진해에서 태어난 그는 10대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동부 명문 학부인 하버포드칼리지에서 영문학을, 하버드대에선 경영학 석사(MBA) 학위를 취득했다. 하버드대 재학 당시 파슨스디자인스쿨에서 유학 중이던 박태준 전 총리의 넷째딸 박경아 씨를 만나 결혼했다. 졸업 후 살로먼스미스바니를 거쳐 세계 최대 PEF인 칼라일에 입사하면서 그의 인생은 큰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칼라일-JP모건 컨소시엄은 한미은행을 4500억원에 인수한 뒤 4년 후 이를 씨티그룹에 되팔아 7000억원대 시세차익을 남겼다. 이 딜은 김 회장에게 막대한 부와 명예를 안겨줬다.

이 같은 성공 가도에선 김 회장을 보좌하는 참모진 역할도 컸다. 윤종하 대표, 부재훈 부사장, 케이씨(KC) 쿵, 김광일 부사장 등이 김 회장의 오른팔로 거론되는 브레인이다.

MBK의 한국대표를 맡고 있는 윤종하 대표는 시카코대 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칼라일에 입사하면서 김 회장과 인연을 맺게 됐다. 부재훈 부사장은 사실상 MBK 내 입지가 김 회장 다음 가는 2인자로 불린다. 살로먼스미스바니 근무 당시 김 회장과 인연을 맺게 된 부 부사장은 인보이스, 고메다,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 등 일본 기업들에 대한 MBK의 경영권 인수 작업을 총괄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의 매제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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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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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럼>國史교육 목적은 올바른 국가관 확립


역 사는 ‘과거와 미래와의 대화’다. 우리가 어떤 미래를 꿈꾸느냐에 따라 과거에 대한 해석이 달라진다. 또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 즉 객관적 사실과 역사가의 사관(史觀)이 만나 이뤄진다. 그러니 과거의 사실을 역사적 사실로 만드는 것은 결국 역사가의 현재 관심이다. 과거 사실에 역사가의 손길이 미쳐야, 그 사실은 역사로 태어난다. 그리고 역사가의 관심은 결국 그의 시선이 어떤 미래를 향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치열한 역사 전쟁이 일어난 이유도 결국 우리가 어떤 미래를 형성해 갈 것인지에 대해 첨예한 입장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어느 누구도 역사 해석권을 독점할 수 없어 역사 해석에서 갈등은 불가피하지만, 우리 사회의 좌·우 사이에서 그것이 이토록 치열한 이유는 ‘분단’이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 때문이다.

남북한이나 한·일의 공동 교과서도 아닌데, 나라의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를 둘러싸고 상호 비방과 매도를 넘어, 교과서 검증의 주체인 ‘교육부 실종’ 직전까지 간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그동안의 논란을 뒤로하고 고등학교 한국사(韓國史) 검정 교과서의 수정 절차가 완료됐다.

그렇지만 문제는 지금부터다. 많은 논란을 거쳐 교과서는 확정됐지만, 여전히 어떤 교과서를 선택하고 ‘왜’ ‘어떻게’ 그 교과서를 가르칠 것인지는 전적으로 학교와 교사의 자율적 결정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 교과서의 결정은 담당 교사의 추천과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교장이 최종 결정한다. 검정 교과서로 승인된 8종의 교과서 가운데 어느 교과서가 선정돼도 원칙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한국사를 ‘왜’ 가르쳐야 하고, ‘어떻게’ 가르쳐야 하는지는 전적으로 담당 교사의 몫이다. 만일 교사가, 한국사 교육의 목적이 학생들이 건강한 국가관과 역사관을 가짐으로써 올바른 역사적 정체성(正體性)을 갖게 하고, 성숙한 자유민주주의 사회의 시민을 양성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그는 얼마든지 자신의 역사관에 맞는, 자신이 원하는 내용을 학생들에게 주입할 수 있다. 설사 ‘객관적 사실’이라는 것이 확립됐다 할지라도 그것에 대한 해석과 의미 부여는 가르치는 사람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1948년 8월 15일에 건국된 대한민국의 시작을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건국이 아니라 ‘분단의 시작’이라고 해석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 해석의 문제다.

우리는 그동안 한국사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의 정통성과 정체성이 아니라, 오히려 정통성과 정체성을 북한에 부여하며 반(反)대한민국 ‘종북 전사(從北戰士)’를 키우려는 교사 집단들의 잘못된 행태를 목도했다. 교실 안에서 교사와 학생의 관계는 역전될 수 없는 상하 권력 관계이고, 교권은 보호돼야 하기 때문에 그릇된 교육을 일삼는 교사를 감독할 수 있는 적절한 방책을 찾기가 매우 어렵다.

학부모의 깨어 있는 관심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궁극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올바른 역사 교육을 위해, 서로 왜곡하고 비방하며 역사전쟁을 벌일 게 아니라 치열한 토론의 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일제의 몰락과 해방을 계기로 서로 다른 이념에서 출발한 남북한이 그동안 국민의 자유와 복리를 증진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고, 어느 쪽이 성공했는지를 토론해야 한다. 이런 토론이 확산돼 학생들의 사고를 지배하려는 시대착오적인 역사 교사들의 시도가 발을 붙일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 역사 교육은 단순히 과거에 대한 ‘기억’ 만들기가 아니다. 철학자 리처드 로티의 표현처럼 ‘우리나라 이뤄내기(Achieving Our Country)’이며, 미래를 향한 ‘창조의 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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