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 공약 PT’ 취지…정책 대결 기대
상위권 주자들 “내가 적임자” 강조만
이재명 “억강부약” 이낙연 “민주 적통”
정세균 “정권재창출” 추미애 “정·공·법”
전략 노출 피한 듯…본경선서 공개 예상
권역별 순회경선 11회…‘슈퍼위크’ 도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7일 ‘정책 대결’이라는 진검승부 대신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였다. 당 대선경선기획단이 각 후보별 대표 공약 소개를 위해 마련한 '국민면접 3탄 정책언팩쇼' 행사에서다. 대표 공약이 이번 경선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로 떠오른 만큼, 6인 컷오프(11일)도 이뤄지지 않은 시점에서 상대편에 미리 전략을 노출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날 언팩쇼는 ‘대표 공약을 소개하는 프레젠테이션(PT) 경쟁’이라는 행사 취지가 무색해졌다. 일부 후보들이 구체적인 공약 내용을 밝히지 않고, 본인이 왜 민주당 후보가 되어야 하는지 역설하는 데 치중했다.
지지율 상위권 후보들에게 이같은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브랜드 정책’인 기본소득에 대한 자세한 설명 대신 억강부약(抑强扶弱), 대동세상(大同世上) 등 자신의 정치 철학을 설명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자신의 대선 공약인 신복지 구상을 설명하는 대신 김대중·노무현·문재인 대통령 등 역대 민주정부 대통령의 주요 성과를 열거하며 본인이 ‘민주당 적통’임을 강조했다. 정세균 전 총리도 노 전 대통령 검찰 조사, 세월호 사고, 촛불 시위 등을 언급하며 정권 재창출의 필요성과 함께 자신이 그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정공법’(정의·공정·법치)를 내세우며 개혁 선명성을 드러냈다.
박용진 의원은 자신의 대표 공약인 국부펀드가 ‘1강’ 이 지사의 기본소득보다 낫다고 강조하며 ‘몸값 키우기’에 나섰다. 박 의원은 “국민 여러분, 기본소득을 받기 위해 증세를 얼마까지 감당하시겠느냐”라며 “국부펀드는 재정 투입 없이 자산운용만으로도 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언팩쇼 이름에 어울리는 PT도 있었다. 김두관 의원은 집값 잡기의 일환으로 전국을 5개 메가시티와 2개의 특별자치도로 개편하는 ‘5극2특’ 분권 구상을 공개했다. 최문순 강원지사는 ‘고용복지국가’ 구상과 함께 취직·육아·교육·주택사회책임제 등 가정국가의 4대 책임을 제시했다. 양승조 충남지사는 주4일근무제와 ‘윤석열·최재형 방지법’ 제정 등을 공약했다.
민주당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회의를 열고 대선후보 선출을 위한 권역별 순회경선을 8월7일(대전·충남)부터 9월5일(서울)까지 총 11차례 실시하는 본경선 일정을 마련했다. 또 경선 흥행을 위해 국민과 일반당원을 합친 선거인단 투표 결과를 3차례에 걸쳐 발표하는 ‘슈퍼 위크’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