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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이 만든 영화 국제영화제 진출>

연합뉴스 | 기사입력 2008.04.22 11:16 | 최종수정 2008.04.22 16:12

(아산=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고등학생이 만든 단편영화가 세계적인 영화제에 초청받아 화제가 되고 있다.

오는 7월 10-19일 뉴욕 맨해튼에서 열리는 '제31회 아시안아메리칸 국제영화제(AAIFF)' 경쟁작 단편부문에 자신의 영화 '천국보다 먼 서울'이 선정된 전형민(18.아산고 2년) 군은 22일 "평소 하고 싶었던 얘기를 영화로 만들 수 있어서 좋았다"며 "아직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전 군은 지난해 12월말 방학을 맞아 단편영화를 제작하기로 하고 같은 학교 친구들 7명을 배우로 섭외했다.

6㎜ 카메라 등 장비는 대여하고 영화의 제작.감독에서부터 편집.연출, 시나리오 작업에 이르기까지 모두 전군이 맡았기 때문에 제작비가 들어갈 일은 거의 없었다.

지리적으로는 서울과 가까이 있지만 심리적으로는 멀리 떨어져 있는 아산에서 살면서 느끼는 문화적 소외감과 학교 주변에 즐길 거리가 없는 지역 청소년문화 등 생활 속에서 느꼈던 답답한 감정들이 전부 영화의 소재가 됐다.

바스트샷, 풀샷, 로우 등 낯설었던 촬영기법으로 마침내 러닝타임 10분짜리 영화 '천국보다 먼 서울'이 탄생했고 전 군 어머니는 전 군이 찍어낸 영화를 국내 소규모 영화제와 국제 영화제 등 7-8곳에 응모했다.

전 군은 "지난 15일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낙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땐 모든 기대를 접었다"며 "그로부터 이틀 뒤 세계적인 국제영화제에서 경쟁작으로 선정됐다는 메일을 받았을 땐 전혀 실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내 영화제도 아닌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에 당당히 진출하게 됐지만 그의 성공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전 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 단편영화 '호흡법 제 2장'에 배우로 출연하기도 했을 만큼 어릴 때부터 영화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고 영화사를 운영한 경험이 있었던 어머니도 오디션을 적극 주선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전 군은 "영화나 방송 등의 분야에 관심이 많다"며 "다른 이들이 연기나 워킹을 하듯 나 역시 여러가지 경험을 쌓아 언젠간 꿈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