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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황토방과 구들

구봉88 2008. 6. 24. 21:11

  황토방과 구들 

 

 

 

 

황토방에는 구들이 제격이다. 초가지붕에 황토벽, 여기에다 지글지글 끓는 구들장에서 옹기종기 모여 앉아 군밤이나 고구마를 구워 먹던 기억은 우리 민족의 대표적 정서이다. 「인류 최초의 바닥난방」이라고 하면 너무 과대평가했다고 혹자는 말할 수 있겠지만 구들의 우수성은 서양의 주거문화와 난방방법과 비교해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구들은 김치, 태권도 등과 함께 우리 민족의 대표적인 자랑거리임이 틀림없다.

구들은 온돌(씩솶)이라고도 불리우는 순 우리말 이름으로 「구운 돌」에서 그 어원을 찾기도 한다.

구들의 역사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기원전 3세기경부터 나타나기 시작해 약 10세기경에는 한반도 전역으로 전파되어 이른바 「민족의 난방법」이 된 것으로 학계에서는 추론하고 있다.

구들 난방의 기본원리는 아궁이에서 땐 더운 연기가 방고래를 통과하면
서 구들장을 데우도록 방바닥 밑으로 연기가 통할 골을 만들고 그 위를 얇고 넓은 돌(구들장)로 덮은 다음, 다시 그 위를 황토로 발라 연기가 방으로 새지 않게 하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그 효율성과 기능성은 서양의 벽난로나 온풍기에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수하다.

전통 구들의 우수한 점은 첫째로 바닥난방 방식이란 점이다. 이 방식은 데워진 공기는 천장으로 올라가고 식은 공기는 바닥으로 내려오는, 대류작용을 원활하게 해 방 전체를 따뜻하게 한다.

둘째는 구들장을 데워 방안 공기를 따뜻하게 하는 간접가열방식이기 때문에 열기가 오래 간직되고 화재의 위험도 적다.

셋째로 구들장과 이를 덮고 있는 황토가 가열돼서 발산하는 원적외선 방사에너지가 질병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넷째로 구들은 아궁이와 함께 하고 있어 난방과 취사를 겸했다는 점이
다. 즉 취사를 함과 동시에 잉여열기로 난방까지 되게 했다는 점이다.

그러나 이같이 우수한 전통 구들은 아파트의 보급 등으로 사라져 버려 깊은 산골지역이 아니면 구경하기 힘들게 됐고 덩달아 구들을 잘 놓는 「구들장이」들도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오랫동안 열기가 머무르도록 한 「고래」의 배열 방식, 공기와 열의 흐름과 전달 원리에 따라 「불목」과 고래의 높낮이를 맞추는 방법, 그리고 열에너지가 땅으로 스며 낭비되지 않게 고래 입구에 설치한 「부넘이」의 형태나 굴뚝에서 역류하는 찬 공기를 막는 「개자리두둑」 등 선조들의 지혜가 가득 깃들어져 있는 전통 구들을 현실에서 다시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우리 후손들의 몫이라 하겠다.


*구들의 명칭과 기능

△아궁이=불을 때는 곳으로 부뚜막을 형성하여 솥을 앉히고 취사를 할
수 있게 만들어 진 곳.

△불목=아궁이와 고래 사이에 있는 일종의 턱으로 연기가 고래로 잘 빨
려 들게 하는 기능을 하며, 좁혀져 있어서 목과 같은 기능을 함. 「부넘
기」 또는 「불고개」라고 하기도 한다.

△고래=방바닥 밑의 연기가 지나가는 통로로서 구축형태에 따라 줄고래, 허튼고래, 부채고래, 꺽은고래, 혼합고래 등으로 구분한다.

△구들장=고래를 덮고 방바닥의 바탕을 만드는 평평한 돌로, 지역 자연 여건에 따라 냇가에서 평평한 돌들을 골라 쓰거나 산에서 떼낸 얇은 판석이 쓰이는데 이 일을 「구들장 뜬다」라고 말한다.

△개자리=일반적으로 고래 끝 부분에 있고, 고래로부터 오는 연기를 모
아 굴뚝으로 내 보내는 역할과 연기의 역류와 빗물의 유입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굴뚝개자리=굴뚝 바로 밑의 깊이 파인 부분으로 역시 연기의 역류를 방지하고 굴뚝 속에서 떨어지는 재를 받아주는 역할을 하는 곳.

△굴뚝=연기가 배출되는 부위로 함경도 지역에서는 「구새」라고도 함. 지역과 형편에 따라 돌과 벽돌로 쌓은 것, 판자·피나무 껍질·빈 통나무를 이용한 것 등이 있다.

△구들장이=불을 다루는 장인이라는 뜻으로 옛날 마을마다 구들을 잘 놓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곳 저곳 불려 다녔음.

출처 : 토함산 솔이파리
글쓴이 : 솔뫼 원글보기
메모 : 황토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