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자기아내를 뭐라고 부르는가?
중국은 워낙 땅이 넓고 역사 또한 유구하다 보니 지역마다 풍속 및 기본 일상습관이 각자 다르며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예를 들면 현재 중국 내의 아내에 대한 칭호, 가장 흔히 듣는 칭호로는 라오푸어(老婆), 푸런(夫人), 타이타이(太太), 시퍼얼(媳妇儿), 아이런(爱人), 내이즈(内子) 등으로 근 10개에 이르며 이에 반해 영어에서 온 따링(达令)이나 와이프 등의 칭호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중국인은 예로부터 겸손함, 공경함을 바탕으로 닦아, 밖에서 자기 아내 칭호까지 낮추어 라오푸어(老婆), 자우캉(糟糠), 너이런(内人), 니앙즈(娘子), 지엔너이(溅内), 푸어니앙(婆娘) 등으로 불렀다. 또 고대에서는 서양 식의 달콤한, 깜찍한, 아름다운 등 뜻을 담은 아내에 대한 칭호는 저급하며 겸손치 못하다고 취급하였다.
각 지역의 아내에 대한 칭호는 듣기만 해도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또 많은 감동적인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1. 라오푸어(老婆)
라오푸어(老婆)는 현재 중국 내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칭호로 1000여 년 전의 당나라 때부터 부르기 시작하였으며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겨있다고 한다. 당시 한 선비가 급제에 합격하여 큰 벼슬이 되었으며 점차 늙어가는 아내를 버리고 대신 예쁘고 젊은 아내를 새로 맞을 궁리를 하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 지내온 조강지처 인지라 차마 직접 내쫓지는 못하여 ‘하폐연잔, 낙엽귀근성노우’(荷败莲残,落叶归根成老藕, 연꽃이 아무리 아름다워도 때가 되면 시들어 뿌리 밑거름이 된다)란 글귀로 간단히 제시해 주었다.
이에 마누라가 슬기롭게 ‘허황도숙, 취강견미신’(禾黄禾熟,吹糠见米新, 벼가 여물었으니 갈아서 불기만 하면 새 입쌀을 얻겠구나)란 글귀로 대처하자 선비는 말문이 막힌 체 자기 잘못을 깨달았다. 현명한 마누라는 뒤이어 ‘노공십분공도’(老公十分公道, 라오궁공(남편)은 매우 정직하다)고 칭찬하였으며 마이아이신도 ‘노파일편파심’(老婆一片婆心, 라오퍼(아내)의 마음이 지극하다)이라고 대응하여 그 뒤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서로 사랑을 지켰다. 이 뒤로 라오푸어(老婆), 라오공(老公) 이라는 칭호가 널리 퍼졌으며 오늘날까지 전해 내려왔다.
2. 자오캉(糟糠)
자오캉은 지게미와 쌀겨를 혼합한 거친 음식의 칭호로 가끔 쌀겨 먹을 정도로 어려운 시절 함께 건너와 준 아내를 칭하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고난을 함께해준 아내에 대한 고마움의 마음이 깃들어 난다.
한나라 때, 황제 유수(刘秀)가 홀몸인 누이 호양공주(湖阳公主)를 위해 재능이 특출하며 처가 있는 송홍(宋弘)을 부마(附马, 황족 사위)로 받아들이려 하였다. 송홍의 마음을 떠본다고 황제가 ‘세상에서 지위와 제부만 가지면 친구나 아내는 얼마든 찾을 수 있지 않는가’고 질문하자 송홍은 ‘가난할 때 사귄 친구를 버려서 안되며, 자오캉(糟糠,쌀겨) 먹으면서 같이 건너온 아내를 버릴 리는 더 없다’라고 답변하였다. 송홍의 정직함에 감동된 황제는 그만 둘 수 밖에 없었으며 후에 송홍에게 큰 벼슬을 내려 주었다.
그 뒤로 사람들은 이 2000여 년 전의 이야기를 인용하여, 오늘까지도 어려운 시기를 함께 건너준 아내를 자우캉(糟糠-조강지처)이라고 칭하였다.
이 밖에도 임금의 부인은 후앙허우(皇后), 벼슬이 있는 관료의 아내는 부인(夫人), 문인의 아내는 저우징(拙荆), 선비의 아내는 니앙즈(娘子), 상인의 아내는 지엔너이(贱内), 시골인의 아내는 푸어니앙(婆娘) 이라고 불렀다.
현재에 와서도 지역별로 산동성에서는 아내를 푸어니앙(婆娘), 하남성에서는 우리더(屋里的, 한방에 사는 사람), 하북에서는 쟈리더(家里的, 한집에 사는 사람), 섬서에서는 와타니앙(娃他娘, 애기 어머니), 호남과 사천에서는 탕커(唐克), 상해에서는 라오부(老布), 대만에서는 아이런(爱人), 홍콩에서는 내이즈(内子)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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