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번개산행기
2010년 4월 17일 절친과 12일 약속한 설악산 대청봉
등산계획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
서울 서초동을 출발(06:00)하여, 올림픽대교를 타고 미사리길을 향해
춘천 고속도로를 경유, 남춘천지나 동홍천 I.C를 빠져나와 인제,
원통, 미시령을 통과하여...
등산코스는 오색 약수 한계령 코스를 정하고
서울을 출발한지 약 2시간 30여분 경과...
경춘고속도로를 빠지나와 이곳에 도착하는 내내
하늘은 더없이 맑고 쾌청해보였다.
상쾌함도 잠시
미시령을 빠져나와 드넓게 펼쳐진 동해바다를 안고
오색 약수입구 등산로에 도착 하니 웬걸!
입산 금지란다! 허~ㄹ 산불조심!!
(3월 1일부터 5월 15일까지 국립공원이 전부 그렇다네요...)
우리 대한민국이나 세계적으로 기상이변만으로도
더없이 잔인하게 흘러가는 4월!
수많은 아픔을 주고...
국내외의 크고작은 사건, 천안호사건, 군용헬기추락, 속초 관광버스추락,
최진영 자살, 중국 칭하이(靑海)지진, 유럽 아이슬란드 화산폭발등...
사실 T.S엘리어트가 쓴 “4월은 잔인한 달” 이라는 말이
그의 작품“황무지” 라는 서사시 5부중에
제1부 “죽은 자의 매장”편에 등장하는
좀 메마르고, 황량한 인간존재의 불안한 상황을 표현 한 것처럼,
지난 겨울의 정적을 깨고
희망과 새생명, 기쁨과 환희가 있어야 할 4월에
아직도 작년이면 만개했던 진달래도 고개를 못들정도로
깊은 심연(深淵)의 혼미속에 빠져 봄을 망각하는 상태가 된것 같다.
왜! 대한민국 우리는
아직도
서해앞바다와 편나누기 다툼의 희뿌연 연무속 언저리에서 헤매고 다니며,
우리들을 자각하지 않고,
우리들을 흔들어 깨우려는 봄의 대향연에
박자를 맞추지 못하는지?
어찌되었든 등산코스를
등산로가 허용된 설악동을 경유하여 신흥사입구, 와선대를 거쳐 비선대,
금강굴을 들리어 내려오다, 우측 마등령길로 올라보기로 하고
설악동으로 출발!
고등학교때 수학 여행 온뒤로
36년간 설악콘도 언저리 손두부집은 와봤어도 여지껏 한번도 와보지 않았던,
설악동 케이블카로 오르는 권금성 산아래를 지나,
분단 한반도의 조계종 최북단에 위치한 신라때 창건된 古刹인
신흥사 입구로 들어서기전
세계최대 청동 석가모니좌불상을 마주하니
(높이 14.5m 좌대높이만 4m, 폭이 13m로서
87년 4월부터 청동 108톤을 녹여시작, 92년 10월 봉안점등을함)
저절로 머리가 조아려지네...
나의 가족들 이름을 새겨서 촛불 봉헌하고 삼배하니,
부처님이 굽어보시는 모습에 마음 한결 가볍게 일주문을 통과하니, 우측으로 신흥사 본사찰과 그 뒤로 울산바위가 맑은 하늘 햇볕아래 그림처럼 보이네요.
신흥사전경
신흥사는 대웅전이 없다.극락보전의내부
신흥사 담장을 구성하고 있는 자연석과 입구의 사천왕부
입구 우측 멀리보이는 울산바위의 전경
입구를 지나 오르면 이조 후기 건립된 사적비를 비롯하여
용암, 대원, 벽파 큰 스님들의 비석과 부도가 모셔져 있고
이름 모를 10여기의 부도가 나란히 서있습니다.
이 설악동 계곡을 오르면 좌우에 낙락장송이
좌우에 즐비하게 나를 맞이하여 준다.
이 소나무들은 이번에 서울 남대문 복원시에 사용된 강릉의
금강송(金剛松)과 같은
금강송(적송)으로서 정말 시원하고 곧게 자란것이, 세계에 어디에
내놓아도 비교할 수 없는,
우리나라만이 가진 금강송(金剛松)이라 자부할 만 하다.
오름길 좌측으로 대청봉, 천불동 계곡을 흘러내려
설악동으로 흐르는 오름계곡의 개울은
4월에도 내린 눈의 영향인지, 봄철 건조기 치고는
제법 풍부한 수량(水量)속의 푸르른 물빛과 하얀 바닥돌이
더욱 투명하고, 깨끗한 明鏡같아 시리게 보인다.
그 거울같은 맑은물속에 떠올려지는
마냥 즐겁게 보냈던 고등학교 시절의 수학여행!
그때는 이런 자연의 모습이 눈에 찼을까만은,
(그때 비선대 앞에서 찍은 단체사진)
아직은 덜 영글은 인생의 길목이지만, 그래도 제법 운치있는 생각과 더불어.
그때 그시절 수학여행왔던 여학교 학생들과의 담넘은 미팅후,
학생부장 선생님께 걸려서 단체기압 받던 그림이 떠올라
입가에 잔잔웃음을 띄우게 한다.
그때 서울여관!
어딘지는 못찿았지만...
길가의 음료수를 팔면서 기념품을 파는 가게를 지나려는데
아주머니가 물을 한병 권한다.
얼떨결에 “얼마예요” 라고 하니
“그냥 드세요!” 라고 한다.
이 친절 때문에 내려오는길에 고마움에 보답하는
막걸리를 사 마시게 되었지만...
조금 더올라
와선대를 지나서
봄이 오면 산속의 이름모를 꽃들의 향기가 골짜기를 메우고,
여름이면 녹음방초(綠陰芳草)에 신선미를 느끼고,
가을이 오면 오색 단풍에 물들이고,
눈이 내리는 겨울이 오면 설화(雪花)가 골짜기를 장식하니
외설악 가운데 으뜸가는 절경이라 할 수 있는 개화설경(開花雪景)명소로
설악산의 대표적 명승지 비선대(飛仙臺)에 다다른다.
와선대에서 비선대로 건너오는 다리
그 옛날
연속된 바위에 폭포를 이루는 광경은 흡사 우의(羽衣) 자락이
펄럭이는 것 같으며, 마고선녀(麻姑仙女)가 이곳에서 하늘로 승천하였다고
하는 전설에 따라 비선대라 하였다고 하는데...
비선대 (飛仙臺)!!
비선대의 바닥에 새겨진 글씨
중앙에 비선대라는 글씨 이외는 새기지 말았어야할 글씨들...
계곡 돌바닥에 새겨진 비선대란 글씨만이 그런 연고(緣故)를
되새기게 해주는것 같다.
이곳은 비선대의 전면에 솟아오른 3개의 바위!
좌측에 금강굴을 품고있는 미륵봉(일명:장군봉), 중앙이 형제봉,
우측이 여름, 가을에 암벽등반 애호가들이 매달리는 신선봉이랍니다.
이곳에 만남의 집! 비선대 휴게소가 자리잡고 있고,
휴게소밑으로 계곡 다리가 개설되어 있다.
이곳 전면 계곡 아랫쪽으로 미끌어지듯 흘러내리는 바위위의 물살!
이곳 비선대 위로 다리를 지나면 왼쪽으로 천불동계곡,
우측으로 금강굴, 마등령을 오르게 된다.
금강교 다리에서 본 천불동계곡
금강굴에서 본 천불동계곡
멀리 좌측 천불동 계곡 끝 대청봉 자락이나,
우측 마등령 자락등에는 알프스처럼 아직 눈으로 덮인것이
오는 계절과 가는 계절의 낯설음과 미련 인가?
계절의 이중적 고통을 느끼게 한다.
금강굴을 오르는 이곳부터는 경사가 급해지는데
걸어올라가면서 자꾸 앞의 위를 쳐다보게 된다.
뒤로 나자빠질것같은 착각에 조심스러워 진다.
어질 어질하다.
이때 시선을 잡아 내려주는 이놈! 다람쥐!
사람을 크게 두려워 하지않는 듯 산을 오르는 우리들 주변에서
종종걸음으로 오르락 내리락 한다.
금강굴을 오르는 길은 자연석 돌계단과 철제 계단등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금강굴 전망대 오름계단
아직 주변은 동면에서 채 깨어나지 않은듯
진달래도 보이지 않으며, 보이는것은 생강나무꽃만 보인다.
도시 사람들은 언뜻 보면 산수유 나무꽃으로 착각 하는 수도 있지만
자세히 보면 꽃 모양이 다름을 알수 있다.
산수유-생강나무꽃과는 차이가 많다.
금강굴 오름길 중간 전망대에서 잠시숨을 돌리고
마지막 급경사 철계단을 오르니
금강굴 안내표지와 함께
미륵봉 상부에 마치 새집처럼 동굴 속에 자리잡은 금강굴 암자가
눈에 들어오면서 마지막 계단을 향해 올랐다.
드디어 동굴 암자에 도착하니 암자스님께서 반긴다.
먼저온 3명도 앉아계시고 우리는 동굴암자에 모셔진 부처님께
삼배예를 드리니, 1300여년전 신라시대 원효대사님께서 수행하시던
그 자리에서 오늘 내가 고승(高僧)의 체취를 느끼며,
암자내부전경
좌측 촛불 아래 대형 돋보기를 통하여 부처님 진신사리를 볼수있다.
모셔진 부처님 진신사리를 보면서
가내길상, 무사무탈 소원을 빌고 뒤돌아 앞으로 쳐다보니 ...
금강굴 맞은편으로는 4월이지만
아직 동면(冬眠)하는 설악산의 절경이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신선대, 대청, 중청, 소청봉!
자연속에서 자연으로서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저들도.
자연의 섭리대로 살고있으나
더디오는 봄날의 그리움, 세월의 야속한 아쉬움이야 왜 없겠는가?
봄을 재촉하는 마음을 생강나무에게
전할 뿐인것 같다.
하산길에 마등령을 오르기로 하였으나 일기상 취소하고 곧장 하산하여,
내림길에는 오름길에 물한병의 고마운 인연을 주신,
그 음식점에 들러 도토리 해물부침과 막걸리 한잔으로 요기를 하니
도토리 해물파전 맛이 끝내줘요!!
어느덧 시계는 오후 3시를 가르키고 있다.
작년 11월에 한라산 정상을 기점으로
지리산 천왕봉을 올랐으니,
이번에 시간을 잘못 택하였지만..
5월에는 꼭 설악산 종주를하여 대청봉에 오르고,
6월에는 백두산천지를 꼭 올라볼 계획이다.
다음을 위해 기약만하고
전통음식 명인이 만드시는 물회, 막국수를 먹으러
양양 낙산사로 향발 하였다!
-구봉-
'◘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북한산둘레길 지도 (0) | 2010.11.11 |
---|---|
등산 사고 예방 요령 (0) | 2010.11.02 |
[스크랩] [제 주 {산} ] 지역별정보 (0) | 2010.03.27 |
[스크랩] 금강이숨겨진....山 (0) | 2009.12.01 |
[스크랩] 노적봉 (0) | 2009.11.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