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 의지와 상관없이 변질되는일이 없으려면....
김제동과 유재석이 정말 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솔직히는 하지 말았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전투구(泥田鬪狗)
이는 진흙탕에서 싸우는 개라는 뜻인데, 명분이 서지 않는 일로 몰골사납게 싸우는 것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래서 절대 정치인만은 되지 말았으면 합니다. 정부나 국회에서 정치가들이 하는 양을 보면 눈꼴 사나운 때가 한 두번이 아닙니다. 전부 그렇지는 않지만 그들의 권력을 향한 욕망과 그 권력을 누리는 방식이 너무 뻔뻔하고 때론 역겹습니다. 어떤 정당의 옳고 그름을 떠나 서로 대척하며 싸우는 일이 필연인 까닭에 때론 난장판같은 작태가 펼쳐집니다. 한 사람이 변질되는 것은 정치판보다 쉬운 곳이 없는 듯 합니다.
폴리테인먼트
이 말은 정치(politics)와 오락(entertainment)이 결합된 신조어입니다. 연예인 출신 정치가를 뜻합니다. 혹은 오락을 즐기듯이 재미있게 하는 정치를 말하기도 하죠. 총선 때만 되면 연예인이나 방송인 출신들이 정치판에 줄을 대는 일이 벌어집니다. 그래서 자신이 민 사람이 당선되면 소위 그 빽으로 정부의 한 자리를 차지하거나, 정당의 '비례대표'순에 의해 국회의 금배지를 달죠. 혹은 자신이 직접 출마해서 국회의원이 되기도 합니다. 이것이 가능한 까닭은 방송활동을 통해 충분한 인기와 인지도를 얻고 친숙한 이미지를 확보해 놓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연예인이나 방송인의 유명세를 이용해 이미지를 개선하거나 선거 운동에 이용하려는 정당이나 후보가 있는 한 이런 폴리테인먼트는 더욱 사라지지 않겠죠.
변하는 사람
정말 예전에 알았던 그가 전혀 아닌 듯 한 정치인이 있습니다. 아마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대한 따가운 시선이 그와 같지 않을까요? 아직도 <전원일기>를 통해 보여주었던 그의 소시민적이고 소탈한 이미지가 기억납니다. <역사스페셜> 등의 진행에서 보여준 교양있고 신뢰있던 이미지도 기억납니다. 그는 현 정권의 대통령 선거를 돕고 그 논공행상을 통해 장관에 임명된 예입니다. 그후 그가 보여준 행보는 구설수애 오르기 일수였습니다. 그의 막말 논란, '대동아전쟁'이란 일본 우익적 용어를 입에 담은 논란, 회피연아 동영상 유포자 고소 등, 한 나라의 문화를 책임지는 장관으로서 실망적인 언행이 많았습니다.
정치가 사람을 변하게 하는 것인지, 정치가 그 사람의 숨겨진 본성을 드러내게 하는 건지 알 수 없습니다.
유재석과 김제동이 이 세가지를 결코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결국은 정치판에 발을 담구지 말았으면 하는 겁니다.
김 제 동
두 말할 필요가 없는 사람입니다. 요즘 그만큼 정치색 논란이 큰 연예인도 없을 겁니다. 뜻하지 않게 그의 소신있게 한 행동들이 보수 언론과 세력에 의해 좌파논란으로 몰리고 방송계에서 퇴출당하는 지경에 처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결코 꺽이지 않는 소신과 양심은 수 많은 대중의 지지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여기에 누구도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달변가라는 사실은 그가 정치인이 되어도 왠지 무난할 것만 같은 흔치 않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를 아는지, 그래서 그런지 수 많은 팬들이 그가 정치만은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대중이 그를 좋아하는 것은 정치색을 떠나 행동하는 양심이란 평가때문입니다. 만일 그가 이런 대중의 인기를 등에 없고 본격적으로 정치판에 입문한다면 그의 변질된 면모를 볼까 두려운 까닭입니다.
유재석은 어떨까요? 확실히 국민MC란 타이틀은 아무나 가지는 것이 아닌 게, 왠만하면 각종 조사에서 상위권에 자리 매김되는 것이 그입니다.
음악전문사이트 <몽키3>가 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회원 925명을 대상으로 5월 7일부터 13일까지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서울시장에 출마하면 당선될 것 같은 연예인은?'
14일 그 결과를 발표했는데 유재석이 총 627표(68%)란 압도적인 지지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응답자들은 유재석의 겸손하고 바른 이미지는 물론 부드러운 리더십 또한 최고라는 평가를 내렸다고 합니다. 물론 이런 조사가 그의 정치적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확실히 그만한 인기라는 것은 유리하겠죠.
이 둘이 정치인만은 되지 말기를 바라는 것은 우리가 사랑한 그들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게 될까 두려운 까닭입니다. 김제동이 존경을 받는 것은 사실 정치색을 떠난 사람된 도리, 양심과 소신에 따른 도리를 다한다는 것에서 비롯됩니다. 좌파논란조차 사실 그에게는 터무니없는 누명입니다. 정치인이 되는 순간 옳은 것을 옳다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말하기는 힘들어집니다. 당의 정략이 앞서고 당의 이득을 따라 움직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적당한 사진이 없어 유재석 단독 사진으로]
차라리 일상의 복장으로 정치판을 응시하며 비판하고 심판을 가할 수 있는 광범위한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남아주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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