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수산양식

전복 건조처리

구봉88 2015. 4. 1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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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 해조류를 먹고 사는 고급 해산물이다. 조개류 가운데 황제로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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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은 깨끗한 바다에서 난 해조류를 먹고 산다. 다시마나 대황, 미역, 감태 등이 먹잇감이다. 전복에서 독특한 해조류 냄새가 묻어나는 건 이 때문이다. 버릴 것도 하나 없다. 내장까지도 먹는다. 껍데기인 각(殼)도 유용하다. 우리 몸에 좋은 건 당연지사.

한 마디로 저지방, 고단백의 영양식품. 산모나 어린이, 노약자, 환자 등의 건강식으로 으뜸이다. 맛도 그만이다. 날것으로 먹으면 오돌오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오감이 호사한다. 익혀 먹으면 감칠맛이 난다. 육질도 부드럽다. 구워먹으면 물리지도 않는다. 전복죽 한 그릇도 호사를 선사한다.

전복은 조개류 가운데 가장 높은 대접을 받는다. '조개류의 황제'로 불린다. 주산지는 전남 서남해안이다. 우리나라 전복 생산량의 95%를 차지한다.

전복에 버금가는 영양식품으로 해삼도 있다. 전복이 먹고 남은 해조류 찌꺼기와 배설물을 먹고 사는 해삼에는 미네랄이 풍부하다. 원기를 북돋아준다. 수산생물 가운데 드물게 칼슘과 인, 철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성장기 어린이나 임산부에 좋다. 당뇨, 천식에 최고 효과를 보인다. 항암효과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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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해삼 자숙과정. 박종주 씨가 해삼을 찌고 익히는 과정을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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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해삼. 세척과 자숙과정을 거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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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개류의 황제' 전복과 '바다의 오이'로 불리는 해삼을 말려 부가가치 높은 식품으로 만든 사람이 있다. 완도 신지도에서 전복양식을 하고 있는 박종주(50·글로리아수산 대표)씨가 그 주인공.

박씨는 지난해 4월 전라남도 완도군 군외면 6700㎡에 냉동 저온창고를 갖춘 가공공장을 짓고 건전복과 건해삼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 생산량은 건전복과 건해삼 각 매달 3톤씩이다. 즉석식품용 통조림도 있다.

"전복 가두리 양식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을까 고민했죠. 그러다가 구전으로 전해오는 방식이 있어서 찾아봤습니다. 전문가를 찾아 자문을 얻고 문헌도 뒤져봤죠. 그렇게 해서 건전복과 건해삼을 개발했습니다."

박씨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전라남도무역교류단에 참여하면서 수출을 시작했다. 이후 중국, 홍콩 등 화교권과 미국, 캐나다 등에 전량 수출했다. 판매 가격도 생것으로 팔 때보다 3배 정도 더 받았다. 지난해 6개월 동안 수출액이 223만 달러나 된다. 박씨 자신도 놀랄만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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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전복. 세척과 자숙과정을 거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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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전복. 탈각과 세척, 자숙, 건조과정을 모두 거친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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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전복 생산은 생전복의 껍데기를 벗기는 것으로 시작됩니다. 탈각(脫殼)을 한 몸체를 씻어 김으로 쪄서 익히는 자숙(煮熟)과정을 거쳐 건조하죠. 건해삼은 생해삼의 내장을 제거하고 쪄서 건조하고요."

이렇게 건전복 1kg을 만드는데 들어가는 생전복은 10kg. 건해삼 1kg에는 생해삼 25kg이 들어간다. 1일 생산량은 건전복과 건해삼 각 100kg이다. 전복과 해삼 소비 촉진에 크게 기여하면서 어가 소득까지 높이고 있다.

게다가 건전복은 생전복보다 효용가치도 더 높다. 전복을 쪄서 말리면 아미노산의 일종인 타우린 성분이 표면에 더 많이 생긴다. 시력 회복에 한 몫 한다. 오래 전 전복을 '천리광'이라 한 것도 이런 연유다.

혈압과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도 낮춰준다. 간과 신장 기능 향상에도 도움을 준다. 건전복은 또 '단백질 창고'에 다름 아니다. 건전복 100g에 단백질이 56g이나 들어있다.

건해삼은 궤양성 대장암 등을 예방하는 항암효과가 있다. 당뇨, 천식에도 최고 효과가 있는 약재다. 피부노화도 막아준다. 수산생물 가운데 드물게 철분제이기도 하다. 알칼리식품으로 혈액도 정화시켜 준다.

건전복, 건해삼은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다. 1급 호텔에서 스테이크나 주스 등의 재료로 쓰인다. 미국과 캐나다 등지에서도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화교식당에서 많이 쓴다. 품질과 가격 모두 흡족해 한다.

그럼에도 아직 국내에선 생소하기만 하다. 전량 수출되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 박씨는 최근 완공한 제2공장에서 국내용 캔제품과 즉석식품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국내에서도 금명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전남도에서 해외 홍보와 바이어 발굴 등을 적극 돕고, 지식경제부에서도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 지원하고 있다"며 "전남에서 세계로 나아가는 전복·해삼 가공 수출 전문기업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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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복양식장. 건전복을 개발한 박종주 씨 소유의 양식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