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위 진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하늘에서 떨어지고 땅에서 솟은 사람처럼
날 뛰고 설치면서 유승민 하나 죽이기 위해 친박이 친박을 헐뜯고 바보로 만들면서 진박을 당선시키라는 협박에 가까운 유세를 떨다가 결국 대구 민심은 새누리당을 돌아앉게 만들었다.
결국 새누리당 텃밭인 대구 동구을은 지난해 6월까지도 유승민 새누리당 당시 원내대표의 4선이 확실시 됐으나 지난해 7월 배신의 정치 파동 이후 진박 논란의 진앙지로 떠올랐다.
그로부터 8개월이 지난 현재 대구 동구을은 친박 vs 비박 대결의 최전선이다.
최근 새누리당의 연이은 공천 살생부와 여론조사 유출 파문이 궁극적으로 유 의원을 겨냥한다는 의혹과 함께 동구을 공천을 바라보는 세간의 관심은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정작 유 의원은 외부의 논란에 일절 언급을 삼간 채 조용히 지역에서 마이웨이 선거운동에 몰두하고 있다. 진박을 자처하며 도전장을 내민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유 의원의 컷 오프 가능성을 염두에 두지 않고 정정당당하게 경선을 치른다는 각오다.
대구 동구을은 보수 성향이 강해 새누리당 후보가 거의 예외 없이 당선된 곳이다. 유승민 의원은 경제학 박사에 KDI 출신으로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에 의해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장으로 발탁된 후 2004년 17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2005년 1월 유승민 의원은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후 같은 해 10.26 재보궐 대구 동구을에 출마한다.
당시 노무현 대통령 최측근이자 실세였던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출마하자 박근혜 대표가 유승민 의원을 차출한 것이다. 당시 박 대표의 지원을 입은 유승민 의원은 접전 끝에 8.8%포인트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공공기관 이전 공약을 내세운 이강철 후보가 얻은 득표율 44%는 非한나라당 후보가 대구에서 얻은 역대 최고 득표율이었다. 지역 주민들은 아직까지 당시 박근혜 대표가 수차례 유승민 의원 지원사격을 나오며 힘을 보탠 것을 기억한다고 한다.
2007년 대선 경선에서 박근혜 선거대책위 정책메시지 총괄단장까지 맡았던 유승민 의원은 이후 점차 박 대통령에게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으며 짤박(짤린 친박), 脫朴 소리를 듣게 됐다.
지난해 4월 원내대표 자격으로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통해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 기조를 비판했다.
급기야 지난해 6월 국회법 개정안 협상을 이끌던 중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신의 정치라는 말을 듣고 내달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당초 대구시장 출마를 고려하다 이후 동구갑을 염두에 뒀던 이재만 전 동구청장은 진박의 기치를 세우고 도전을 선언했다.
이재만 전 구청장은 지난해 11월15일 출마를 선언하며 원내대표였던 유승민 의원은 대통령께서 국민을 위해 그렇게 호소한 경제활성화 법안 하나 통과시키지 않았다. 본인의 정치적 야망을 위해 야당 입장을 우선시하고 자기 정치에 몰두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승민 의원은 지난 2월1일 예비후보 등록을 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앞만 보고 뛰겠다. 봄이 곳 올 것이라고 했다.
두 후보자의 선거운동 스타일은 판이하게 다르다. 3선에 원내대표 출신인 유승민 의원은 오히려 언론의 노출을 극도로 삼가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지역 구석구석을 발로 찾아다니며 소통 강화에 힘쓰고 있다. 지역민들에게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이유로 시끌벅적한 간담회도 지양한다. 그의 소신대로 앞만 보고 하던 대로 한다는 것이다.
이재만 전 구청장은 초기 떠들썩한 진박 마케팅으로 자주 언론에 오르내렸다. 지난해 12월 그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홍문종, 조원진 등 친박계 의원들이 대거 참석해 진실한 사람을 선택해달라는 대통령과 일할 사람은 이재만 후보라고 힘을 실었다.
친박으로서는 대구에서 다 이겨도 유승민 한 명을 꺾지 못하면 패배라는 의식이 짙다.
이곳을 수성하지 못 하면 박 대통령의 레임덕을 부를 것이란 위기론까지 제기되며 친박계 좌장격인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직접 이 전 구청장을 지원사격하고 있다.
그러나 오히려 이런 진박 마케팅이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말 이재만 전 구청장의 지지율이 유승민 의원의 뒤를 바짝 뒤쫓는 양상이었으나 갈수록 편차가 커져 지난달 18~19일 중앙일보가 엠브레인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유 의원이 55.8%로 이 전 구청장의 27.0% 지지도를 크게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측은 현장의 분위기는 여론조사 결과보다 더 좋다며 공천을 확신하고 있다. 지난해 7~9월 경로당 가면 분위기가 냉랭했는데 지금은 고생했다. 힘내라, 용기 내서 잘 하라는 격려를 받는 등 주민들의 오해가 풀렸음을 실감한다는 것이다.
이재만 전 구청장측은 진박이라는 꼬리표로 언론을 통해 이미 많은 공격을 받고 역풍을 맞았다고 했다.
이들은 여론조사 결과도 야당 지지자들의 역선택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새누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진보성향 유권자가 유승민 의원을 선택한 결과며 실제는 박빙이라고 자체 평가하고 있으나 이것은 구차한 변명에 불과하다.
그러나 최경환이 대구를 누비며 박대통령을 위해 일하라고 당선시켜줬더니 라는 말이 터져 나오자 대구시민들은 누가 누구를 국회의원 만들어 줬느냐 대구의 국회의원들은 대구 시민이 선출 한 것이지 누가 국회의원을 만들어 줬다는 것이냐는 반발에 민심이 돌아앉았다.
대구 민심은 유승민 하나 죽이자고 새누리당 친박이 일열 종대로 줄을 서는 모습은 더 이상 눈뜨고 볼 수 없다는 소리와 함께 최경환이 설치지 않고 가만히 뒀더라면 대구동구 정서가 보수성향이 짙고 또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기 때문에 박 대통령에 배신은 용서 하지 못한다는 정서로 유승민 의원이 고전하고 이재만 전동구청장이 유리했을 텐데 전세는 최경환 때문에 역전되었다.
결국 최경환이 유승민의 선거를 도와 준 것이고 반면 이재만 전 구청장에 기를 빼앗아 버린 꼴이 되었다.
그래서 정치는 순리대로 해야 하는 것이다.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에 속단은 금물이다. 그러나 지금의 분위기로 보면 최경환의 진박 논리가 새누리당 자산이고 아까운 인재인 이재만 전 동구청장에 큰 재앙을 안겨 준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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