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돈분뇨의 효율적인 처리방안
축산연구소 축산환경과의 최동윤 박사님의 자료입니다.
Ⅰ. 머리말
최근 국내외적으로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에서는 환경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환경문제에 대한 관심 및 인식확대 등으로 축산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축산업을 둘러싼 국내외적 여건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가능한 환경친화형 축산업을 유지․발전시키기 위해서는 가축 사육과정에서 발생하는 분과 뇨를 어떻게 합리적으로 처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양축가들에게 가장 큰 현안이 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사육되고 있는 가축으로부터 배출되는 분뇨는 연간 3,256만톤에 이르고 있으며, 이중 양돈분뇨가 43.5%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표 1) 양돈분뇨 처리의 해결 여부가 우리나라 분뇨처리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큰 열쇠라 할 수 있다.
양돈분뇨는 오염 부하량이 높은 고농도 오염물질이기 때문에 유출시 수질 및 토양오염의 영향이 큰 반면에, 비료성분이 높아 적절하게 처리하면 자원으로서 가치가 매우 높다.
양돈분뇨를 처리하는 방식으로는 크게 정화 처리하여 방류하는 방식, 퇴비화 및 액비화를 통해 농경지에 환원하는 자원화 방식, 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축산폐수 공공처리장에 위탁하여 처리하는 방식, 해양투기 방식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중 양돈분뇨를 환경친화적으로 처리하여 토양에 작물의 비료원으로 활용하기 위한 자원화 방식으로는 퇴비화 방법과 액비화 방법이 있다.
퇴비화 및 액비화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으며, 이러한 처리방식은 사육규모, 사육방식, 돈사형태 등 농장여건에 맞게 적용된다.액비화는 퇴비와는 달리 속효성인 비료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노력시간, 초기설치비, 유지비용적인 측면에서
퇴비화보다 훨씬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액비화의 궁극적인 분뇨 순환체계는 농경지로부터 생산된 사료(곡물, 농산부산물, 조사료 등)가 가축 사육에 이용되고, 가축은 인간에게 유용한 축산물(고기, 우유, 모피 등)과 함께 지력증진에 필요한 분뇨를 생산하며, 이 분뇨는 다시 액비로 농지에 환원되어 곡물과 사료를 생산하는 밑거름이 되는 체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따라서 양돈분뇨 관리문제의 합리적 해결방안은 가축과 경종작물과의 자원순환체계를 어떻게 유지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며, 이에 맞추어 어떻게 하면 질 좋은 양돈분뇨 액비를 생산하여 작물에 이용할 수 있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Ⅱ. 액비화의 필요성
축산분뇨 액비라 함은 가축의 사육과정에서 배출되는 분․뇨 및 청소수의 혼합물
또는 기타 처리과정에서 발생되는 물질을 비료로 활용할 목적으로 수집, 저장하고 일정기간 동안 부숙시켜 병원성 미생물, 충란, 잡초종자 등을 사멸시키고 난분해성 물질 등을 분해하여 환경에 노출되어도 위해성이 없고 경종적으로 안정화된 액상물을 말한다.
액비는 작물생육에 필요한 성분인 질소, 인, 칼리 이외에도 칼슘, 마그네슘, 나트륨 등과 같은 미량원소도 포함하고 있어 비료로서의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연간 생산되는 축산분뇨를 비료자원으로 활용할 경우 우리나라 화학비료 소요량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 재배작물별 시비기준을 고려한 비료성분 총 요구량은 질소 279,884톤, 인산 140,464톤, 칼리 182,599톤이며, 이에 대해 축산분뇨로부터 발생되는 비료성분의 양은 질소 222,331톤, 인산 64,716톤, 칼리 86,107톤으로써, 전체 소요되는 화학비료중 질소 86.7%, 인산 53.6%, 칼리 52.7% 가량을 축산분뇨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된다(표 2). 물론 이러한 계산은 축산분뇨를 작물이 이용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부숙시키고, 작물이 액비내 비료성분을 100% 전부 이용했을 경우를 가정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퇴비는 제조과정에서 질소손실이 커 제조 후에 질소성분은 상대적으로 낮고 인산함량이 높은 반면, 액비는 인산함량이 질소함량보다 낮기 때문에 작물의 양분균형을 고려할 때 퇴비보다 유리한 면이 있다. 또한 액비화는 분뇨처리 비용이 9,077원/두로서 퇴비화시 15,427원/두에 비하여 41.2%의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축산분뇨를 액비화하여 작물재배시 화학비료의 일부 또는 전부를 대체함으로써 축산분뇨로 인한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고 축산농가의 분뇨처리 비용절감 및 경종농가의 화학비료 사용량을 절감할 수 있다.
Ⅲ. 액비처리 실태 및 문제점
1. 액비처리 실태
2002년 말 기준으로 전국 규제대상(허가․신고대상) 축산농가에 대한 분뇨처리 시설 설치 및 운영실태에 대한 조사결과, 축산분뇨 처리시설 설치농가의 92%가 순수자원화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었으며, 이중 퇴비화 79.6%, 액비화 3.5%, 퇴비화+액비화가 8.5%로 조사되었다(농림부, 2002). 또한 현재 농림부를 비롯한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유기자원의 순환에 의한 친환경농업 육성을 위하여 경종농가에 액비저장조 설치를 지원하는 가축분뇨 액비화 시범사업을 계속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2002년 말로 전국에 설치되어 있는 액비저장조의 설치규모는 총 1,032개소(경종농가 777, 축산농가 255개소)에 1,078기가 설치되었고, 액비 살포량은 연간 236천톤 규모이며, 살포면적은 26,653천평 정도이며, 액비를 이용하는 주요작물은 벼이고, 지역에 따라 채소, 과수, 초지 등에 이용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표 3).
시도별 액비저장조 설치현황은 강원도가 257농가(24.9%)로 가장 많았고, 전북 220농가(21.3%), 충남 121농가(11.7%) 순이었으며, 액비 저장조 규모는 평균 200톤 용량이었다(표 4).
2. 액비화 문제점
양돈분뇨를 액비로 이용할 때 발생하는 가장 큰 문제점은
첫째.악취발생이라고 할 수 있다.
액비를 농경지에 살포하기 위해서는 폭기나 교반시설 설치하여 부숙을 촉진시키고 어느정도 악취를 저감시켜야 하나, 대부분의 농가가 액비를 저장조에 단순 저장함으로써 농경지에 살포할 경우 악취가 발생하여 주위로부터 많은 민원이 발생하고 있다.
둘째, 액비를 살포할 농경지의 확보가 어려운 점이다.
현행 오분법(오수․분뇨 및 축산폐수처리에 관한 법률)에 의하면 축산농가가 가축분뇨를 액비화 하려고 할 경우, 액비를 살포할 농경지를 확보하여야 하나 양돈농가는 자가 농경지를 확보한 농가가 거의 없어 농경지를 확보한 경종농가의 협조가 없이는 액비화 처리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셋째, 우리나라 경작지 실정에 맞는 액비살포 장치의 개발이 미흡하고 작부체계상 액비의 살포시기가 집중되어 액비 살포장비가 부족하며 살포기술이 미숙하다는 점이다.
현실적으로 액비를 살포하기 위한 액비 운반차량, 살포장비 등을 개별 농가별로 확보하기가 어렵고, 농경지 살포시 균질살포가 어려울 뿐 아니라 살포에 많은 시간과 인력이 소요되어 액비를 이용할 경종농가의 관심이 저조하다고 할 수 있다.
넷째, 양돈농가와 경종농가의 상호협조가 아직은 미흡하다는 점이다.
액비를 농경지에 살포하기 위해서는 질 좋은 액비를 공급하여야 하나 축산농가는 경제적인 분뇨처리에만 급급하여 경종농가와의 협조가 미흡할 뿐 아니라 질 좋은 양돈분뇨를 공급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으며, 경종농가는 자신들의 노력이나 부담은 최소화 하면서 품질 좋은 액비가 공급되기만을 바라고 있다.
다섯째, 액비 살포량을 농가 임의로 결정하여 농경지에 살포하고 있는 점이다.
액비는 살포 전에 살포대상 농경지의 토양 및 액비의 비료성분을 분석하고, 작물별 시비요구량 등을 시․군 농업기술센터에서 발급받아 살포토록 해야 하나, 일부 농가에서 임의대로 살포하여 작물의 피해를 유발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액비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관 및 단체의 협력체계 구축이 미흡하다는 점이다.
액비의 자원화를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양돈농가와 경종농가를 연계시켜 주는 행정, 지도, 농축협, 단체의 역할분담 체계구축이 미흡하여 생산된 액비의 원활한 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Ⅳ. 액비의 효율적인 처리방안
양돈분뇨 액비이용 추세는 경종농가의 친환경농산물 생산, 가축분뇨 자원화 순환체계와 연계되어 액비저장조 지원사업 등이 계속 확대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에서도 경종농가에 대한 액비저장조 지원사업을 확대 지원하여 경종과 축산을 연계시키는 자원순환형 농업을 계속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양돈분뇨의 액비화 사업은 앞에서 언급한 문제점들로 인하여 확대 추진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양돈분뇨 액비화 사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행정, 지도, 농축협, 협회의 유기적인 협조아래 양돈분뇨를 운반해서 질 좋은 액비를 만들고
이 액비를 농경지에 균일하게 살포해 주는 역할을 전담할 수 있는 액비유통센타(가칭)의 운영을 각 지역에 시범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액비유통센터에는 고품질 액비생산에 필요한 시설 및 운반․살포장비를 지원하고 운영비는 양돈농가와 경종농가에서 일부 충당하고 부족한 부분은 중앙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개별적으로 처리하고 있는 기존의 액비저장조 보유농가에 대해서는 일부 부대시설(폭기․교반시설)을 지원하고 액비화사업에 대한 농가 기술교육을 강화하는 한편, 액비의 원료가 되는 양돈분뇨를 양돈농가에서 고액분리하여 경종농가에 공급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겠다.
액비유통센터를 설치하여 운영할 경우의 기대효과는 양돈농가는 분뇨처리 비용이 절감되며, 경종농가는 액비 활용도가 증가되어 친환경농산물 생산이 가능하여
농가소득이 증대되며, 지방자치단체는 축산․경종농가의 연계를 통한 지역농업의 활성화 및 지역 농산물의 특산품화(브랜드화) 추진이 가능하리라 사료된다.
또한 농업기술센터는 지역에 적합한 전문기술의 보급, 홍보 및 교육을 강화하는 지역농업의 중추적 역할을, 농협은 지역에서 생산되는 친환경농산물의 유통, 가공 등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농가 소득증대에 기여하고, 액비유통센터는 비료성분이 균일하고 안전한 악취저감 액비를 생산하여 농가가 필요할 때 적기에 액비를 공급할 수 있게 된다.
◇ 축산․경종농가가 연계된 액비유통센터 모델
○ 액비유통센타를 중심으로 한 액비이용
- 액비이용체계 : 축산농가 → 액비유통센타 → 경종농가 농경지
- 액비유통센터에서 비료성분이 균일하고 안전한 악취저감 균질액비 생산
- 액비운반 및 살포전담으로 경종농가의 액비이용 증가
V. 맺는 말
최근에는 친환경농업이 어느 시기보다 강조되고 있고, 소비자들도 차별화된 농산물을 원하고 있는 시점에서, 경종농가에서도 액비를 이용한 친환경 농산물 생산의지도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경종농가들은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할 목적으로 양돈분뇨 액비를 작물의 비료원으로 확보하기 위해 액비저장조를 설치하고 양돈농가에서 생산된 양돈분뇨를 공급받고 있다.
그러나 양돈농가에서 공급하는 슬러리의 질 저하, 경종농가에서의 액비저장조 관리 및 액비제조의 미숙, 살포장비 부족으로 인한 적기 살포 지연, 액비 살포시 악취발생 등으로 인하여 액비사용상 많은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액비의 성분분석 없이 농가 임의로 액비를 과다 살포하여 농작물의 피해를 가져오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하며, 농촌의 쾌적한 환경을 보존함은 물론 오염된 환경을 정화하고, 생태계를 보존하는 환경친화적 축산업을 실현해야 할 책임이 우리 양돈농가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아무리 좋은 액비를 생산한다 하더라도 이를 이용해야 할 수요자(경종농가)가 없으면 아무 필요가 없다. 따라서 양돈농가는 질 좋은 액비를 공급하고 수요자인 경종농가는 질 좋은 농산물을 생산했을 때, 양돈분뇨가 환경오염원이 아닌 농산물 생산에 필수적인 자원으로 인식이 될 것이다. 또한 축산농가, 경종농가, 행정, 지도, 농협, 협회 등이 서로 관심을 가지고 액비이용 연계체계가 지속적으로 추진되어 나갈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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