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미래 성장동력은 | |
전자·정보·반도체 기술 축적… 로봇산업 육성 ‘안성맞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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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국보 84호 마애삼존불상이 새겨진 충남 서산의 가야산. 정상에 열기구인 듯한 풍선이 떠 있다. 산불이 잦은 봄과 가을, 여름과 겨울에도 360° 산불 감시가 가능하다. 적외선 사용이 가능해 어두운 밤에도 선명한 영상을 제공한다.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천수만에도 무선 조정 로봇 자동차가 24시간 밀렵 감시활동을 펼친다. # 3. 퇴근시간을 훨씬 지난 시간 충남 천안시 쌍용로. 한겨울 매서운 추위 속에서 음주운전 단속이 한창이다. 운전자들에게 측정기를 내미는 손은 경찰이 아니라 로봇이다. 이동이 자유롭고 자동 알코올 농도 측정과 카메라까지 부착됐다. 도주차량을 막기 위한 자동 요철은 로봇과 실시간 반응이 가능한 센서로 연결, 설치돼 있다. 먼 미래의 가상 스토리쯤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실용화 로봇이 상용화 될 경우 일상 속 곳곳에서, 그리 멀지 않은 미래에 실현 가능하다. 특히 충남은 천안과 아산을 중심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자동차부품 산업 등이 집적화돼 있어 미래 로봇산업의 메카로서의 잠재력이 풍부하다. 전략산업으로 육성되고 있는 전자·정보산업, 자동차부품 산업, 디스플레이 산업, 첨단영상산업 등도 로봇과 밀접도가 높아 그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세계 로봇산업 동향과 전망=로봇산업의 발전은 전 세계적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미래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 또한 가늠키 어려울 정도라는 게 전문기관들의 분석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008년 107개 기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향후 5-10년 후 가장 유망한 산업으로 로봇산업이 바이오, 신약과 함께 이름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2008년 지식경제부가 분석한 세계 로봇시장 동향과 전망에서는 2007년 세계 로봇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8.9%가 성장한 81억2600만 달러로 추산된다. 2013년 300억 달러, 2018년 약 1000억 달러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1970년대부터 경제산업성을 중심으로 총무성 등 각 부처가 유기적으로 연계해 로봇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전 세계 산업용 로봇 수요와 생산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혼다의 아시모, 강아지 로봇 등 엔터테인먼트 로봇 분야도 선도적이다. 미국도 NASA와 과학재단 등이 앞장서 군사용과 극한로봇(사람과 기계, 장비 등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에서의 역할을 수행하는 로봇)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로봇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한 중국과 대만, 아랍에미레이트연합 등도 중장기 기술개발 프로그램을 마련해 휴머노이드 로봇, 우주·해양·극지개발 및 탐사 로봇, 제조업용 로봇 등의 개발에 적극적이다. ◇국내 현황=반면 지식경제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 투자규모가 미국의 5분의 1, 일본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모터, 센서, 동력전달 장치 등 핵심 부품의 국산화율도 40% 미만이다. 감속기는 95% 이상 수입에 의존한다. 로봇 전문기업 187개 중 매출액 50억원 미만의 중소기업이 85.6%에 달하나 이에 종사하는 연구인력은 전체 2007명의 59.1%인 1187명에 불과하다. 로봇의 수요가 큰 대기업들도 연구, 개발비용 투자보다는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2008년 국내 로봇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18.8%가 상승한 8957억원 규모다. 연구개발 투자비도 1135억원으로 20.6%가 늘었다. 여전히 성장 가능성과 잠재력은 풍부한 셈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육성 의지, 장기적 안목의 투자 및 연구개발이 뒷받침된다면 세계 로봇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가 가능하다는 전망이다. ◇충남의 가능성=특히 충남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자동차부품, 전자·정보 산업의 집적도가 높아 로봇산업 육성 기반이 구축돼 있다. 충남테크노파크 전략산업기획단 이상호 연구원은 “충남 아산 등을 중심으로 국내 산업용 로봇의 약 60% 이상의 수요가 발생하지만 정작 로봇이나 로봇 부품을 만드는 기업은 경기 안양, 시흥, 화성 등 수도권 주변에 몰려 있다”며 “그나마 센서와 모터 등 주요 부품이나 완제품의 약 80% 이상은 일본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또 “이 같은 현상은 로봇과 밀접한 자동차부품, 전자·정보 산업을 전략산업으로 육성하면서 로봇산업은 제외돼 있는 것은 아이러니 한 것 아니냐”고 덧붙였다. 이 연구원을 비롯한 로봇 전문가들이 충남의 신 성장동력으로 로봇산업을 꼽는데 주저하지 않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에서다. 기반 구축이 이뤄진 충남이 로봇산업을 육성하기에 안성맞춤이라는 말이다. 이 연구원은 “정부차원에서 대전은 서비스·국방로봇, 광주는 가전로봇, 경남은 산업용 로봇을 정책적으로 육성하고는 있지만 프로그램이나 조립기술뿐 아니라 핵심부품을 생산해낼 수 있는 원천기술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단기간 성과에 목매지 말고 10년, 20년 이상 장기적 안목으로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나 지자체 차원의 정책적 육성과 로봇을 가장 필요로 하는 대기업 등 민간투자가 어우러져야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충남 로봇산업의 방향을 실용화 또는 상용화 로봇으로 설정했다. 충남의 지리적 여건을 감안해 해상사고 및 적조, 해파리 발생, 산불·밀렵 감시 등을 담당하는 저가형 지능형 로봇개발 사업을 적합사업으로 꼽았다. RC 헬기·비행기·배 등에 자율주행, 비젼 인식, 모션제어 등의 요소기술을 적용하고 이동통신 사업자와 조기경보 체계 구현을 위한 기술을 공동 개발한다면 곧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정부와 로봇관련 기업이 유기적 지원 시스템을 갖추고 지역 각 대학 내 로봇 동아리, 로봇학과, 전기·전자·기계 전공 등 우수인력을 양성해 지역에서 활용하는 지역인재 선순환구조 구축도 필요하다. 충남의 풍부한 인적자원과 천안·아산 지역의 기계, 전자부품 산업체 결합을 통해 에듀테인먼트(에듀케이션+엔터테인먼트) 로봇 분야도 잠재력이 크다. 교육용 로봇 융복합 기술센터 등의 인프라가 필요하다. 로봇산업의 육성으로 잉여인력의 재활용과 효율성을 높이고 이를 바탕으로 산업용, 국방용, 농업·공업용, 가정용 로봇 등 로봇산업 전반에서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황해동 기자 happy2hd@daejonilbo.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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