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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처럼" 의 마케팅 전략

구봉88 2010. 5. 14. 11:11

. 서론

 

과학기술의 발달과 글로벌화로 인한 기업 간의 경쟁은 무한경쟁체제에 이르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서 기업이 살아 남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경쟁우위가 요구되고 있고, 이를 위한 경쟁전략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살아 남기 위한 경쟁은 산업 전반에 걸쳐 이미 익숙해져 있을 정도이다. 특히, 국내 주류업계의 시장경쟁은 그 대표적 케이스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치열하게 진행되어 왔다. 최근 세간에 관심을 끌며, 급신장하고 있는 두산주류BG의 ‘처음처럼’의 시장진출 과정에서 나타난 본원적 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 본론

 

1. 소주시장 구도

지난해까지만 해도 소주 시장은 수도권을 텃밭으로 진로가 절반 이상 장악한 가운데, 나머지 9개 업체들은 10%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자도주(自道酒)’ 9개 업체는 해당지역에서는 90%~45%의 시장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소주시장은 자도주 선호 의식으로 인한 영향으로, 지역별 점유율 차이가 심하게 나타나고 있으며, 맛의 차별화 정도가 높지 않고, 유사한 패키지와 디자인(병형, 상표형태) 등을 사용하고 있다. 즉, 제품은 차별화보다는 정형화 경향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구도는 지난 2월 두산의 ‘처음처럼’이 출시되면서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 ‘처음처럼’은 저도주(低度酒)와 알칼리수 등으로 제품 차별화를 주도, 점유율 끌어 올리면서 기존의 보수적인 소주 시장에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2. ‘처음처럼’의 돌풍

 

지난 2월 첫선을 보인 ‘처음처럼’은 출시 17일 만에 1,000만병, 100일만에 6,300만병, 최단기간 1억병 판매 돌파하는 신기록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시장 점유율도 지난해 말 5.3%에서 2월 7.3%, 4월 8.7%, 6월 9.4%, 8월 10.9%로 단기간에 두 배 수준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당초 올해 말 10%의 소주시장 점유율을 목표로 잡았던 두산은 점유율 목표를 15%로 끌어올렸다.

특히, 전국 소주시장의 40%를 차지하는 수도권 시장에서 2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이며, 지난해 업계순위 6위였던 두산은 ‘처음처럼’의 판매신장에 힘입어 2위로 올라섰다.

 

3. ‘처음처럼’의 본원적 전략

 

소주업계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처음처럼’은 ‘산업내의 세분시장을 타깃으로 정하고, 여기에 적합한 전략을 수행함으로써 경쟁기업을 배제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는 교과서적인 본원적 전략에 충실하고 있다는 평가가 만만치 않다. 특히, 본원적 전략의 한가지만 구사한 것이 아닌 원가 집중화 전략과 차별적 집중화 전략을 동시에 진행하는 복수전략을 추구, 시장접근에 있어 효율성을 높였다.

 

① 세분화 전략 :

두산의 시장 세분화 전략은 전체 소주 소비량의 78%를 소비하는 ‘헤비 드링커(소주 소비량이 가장 많은 계층·연령 집단)’인 35~45세 연령집단을 뒤로하고 소비량이 낮은 25~35세 연령집단을 타깃으로 설정, 이들을 대상으로 집중화 전략을 진행했다. 또, 집단 세분화와 함께 지역 세분화도 동시에 진행을 했다. 전국을 대상으로 하지않고 소주 점유율을 40%를 점하고 있는 수도권을 타깃으로 설정하고, 초기에는 여론을 형성하는 오피니언 리더들이 많은 광화문, 강남과 젊은이들이 많은 신촌 등 ‘超 세분화 전략’까지 구사했다. 특히, ‘처음처럼’은 시장 세분화 개념을 포괄하는 산업 세분화 전략을 채택, 구매행동뿐만 아니라 생산원가 및 고객 Needs 충족에 소요되는 원가를 아울러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세분화의 배경에는 진로라는 ‘거인’을 대상으로 싸움에서 전면전을 피해야 했으며, 35~45세 연령집단에서는 경쟁사 제품인 ‘참이슬’의 아성이 워낙 굳건해 승산이 낮고, ‘타깃 연령대가 설득되면 나머지 연령대도 따라가게 돼있다’는 판단이 주요 원인이었다.

 

② 차별화 우위 :

 ‘처음처럼’의 최대 성공요인은 젊은 층의 웰빙 트렌드 공략이다. 웰빙 열풍에 따른 저도주 선호 현상에다 아스파라긴 및 알라닌 등이 함유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알칼리 환원수'를 사용, 건강까지 생각한 소주라는 새로운 컨셉트를 사용했다.

 

기존의 소주가 ‘깨끗함’이라는 가치를 제시한데 반해 ‘처음처럼’은 깨끗함은 기본으로 거기에다 건강까지 생각한 소주라는 차별화를 강조했다.

 

특히, 단순히 알코올 도수를 21도에서 20도로 1도 내리는   `순한 소주` 전략은 경쟁 업체들이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어 차별성이 없다는 판단 아래 `알칼리 환원수`라는 차별화 우위요소를 적극 활용한 것이 주효했다.

 

또, `처음처럼'이라는 브랜드도 ‘술 먹은 다음날 깨끗한 느낌’을 연상케 하였으며, 두산주류BG 사장이 대장암을 치료하면서 알칼리 환원수 효능을 직접 체험한 것이 신제품 개발의 계기가 되었다 점을 적극 홍보하는 등 모든 컨셉트를 ‘몸에 좋은 술’이라는 차별화에 집중했다.

 

이러한 차별화 전략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가시적인 특성보다는 소비자가 제품에 대해 느끼는 감정, 심리적 차이, 브랜드 이미지 등 비가시적 차별화 원천을 활용한 차별화 우위전략으로 시장에 접근한 것으로 평가된다.

 

③ 원가 우위 :

‘처음처럼’의 또 다른 성공 요인은 출고가를 기존 800원에서 730원으로 70원 낮춘 가격 경쟁력이다. 인하효력이 최종 소비자에게까지 연결될 가능성 또는 비율은 높지는 않았지만 도매상이나 업소 주인들은 인하분 만큼의 마진을 확보가 가능, 유통경로에 있어 매력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두산은 알코올 도수를 21도에서 20도로 1도 낮춤에 따라 발생하는 5원을 포함한 제조원가 10원, 세금 35원(酒稅체계가 알코올도수에 따라 부과) 경감, 노조의 임금 및 단체협약의 일임 등에 따른 인건비 절감 등으로 원가를 낮춤에 따라 경쟁사 대비 원가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특히, 주정을 구입하여 완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 있어 기술적 수준이 유사한, 즉 원가 차별화가 어려웠던 소주업계에서 두산의 원가 우위는 low price 보다는 low cost 라는 차원에서 강력한 경쟁우위의 원천을 창출한 것이다.

 

이밖에 두산은 출고가 인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기존 주류도매상 위주의 판매망을 전환, 출시 1년 전부터 도매상 관리조직과 업소 관리조직을 이원화해 운영했다. 신제품의 빠른 회전이 가능했던 비결인 셈이다.

 

④ 본원적 경쟁전략 :

 ‘처음처럼’이 성공적으로 시장에 진출하게 된 요인은 단순한 상품의 차별화나 가격경쟁력만은 아니었다. 근원적인 요인은 두산그룹의 ‘혁신경영’에서부터 시작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룹 구조조정을 하면서 ㈜두산의 운영체계를 Business Group(BG)와 Business Unit(BU)로 나누고 각 BG 아래 Profit Center로서 사업단위인 BU를 두고 각 단위별 책임경영과 성과경영 체제를 갖추었다.

 

이러한 체제에서 두산주류BG는 한때 ‘그린소주’로 시장점유율 20%, 업계2위까지 올라갔던 두산이 점유율 5%, 업계 6위로 밀려나면서 위기의식을 가지면서부터 ‘처음처럼’의 신화가 시작되었다. 이러한 위기의식을 사내에 전파하고, 구성원의 동조를 이끌어내면서 신상품 개발에 착수, ‘성장동인’ 들을 결집시키고 새로운 가치사슬을 만들어나갔다.

 

진로라는 막강한 상대를 대상으로 해야 하는 두산은 ‘우리 기업은 왜 경쟁자와 달라야 하는가?’라는 의문에서부터 시작. 우선 가치사슬의 수정으로 비용절감을 통한 원가우위 요소를 찾아내고, ‘참이슬’과 차별화된 상품을 만들어 차별화 우위 요소를 찾았다. 특히, ‘참이슬’이 9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갖고 있던 서울지역을 공략하기 위해 20~35세 집단을 집중 공략하는 세분화 전략까지 수립하는 등 전략적 포지셔닝을 명확히 설정하는 등 경쟁전략을 구사하였다.

 

4. ‘처음처럼’의 본원적 전략 재고

 

위에서 살펴본 것처럼 ‘처음처럼’의 본원적 전략은 거의 완벽할 정도로 짜임새를 갖추고 있고 시장에서 호평을 받으며 질주를 하고 있으나 ‘성공’으로 평가하기에는 이른 것 같다.

 

두산의 지난 상반기 매출은 전년대비 91억원이 증가한 1,441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72억원인 2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초기 마케팅비용 집중현상과 시장점유율 향상에 따른 규모의 경제 등 변동요소는 있지만 두산의 원가우위전략은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로 볼 수 없어 결국에는 경영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또, 경쟁사들의 알칼리수 원료 및 저도주 도입으로 차별화가 희석되고 있어 상품차별화에 있어서도 지속 가능한 경쟁우위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경쟁사의 신제품인 ‘참이슬 후레쉬’ 출시 이후에도 ‘처음처럼’이 계속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진로의 신제품 공략시장을 서울을 피해 지방시장으로 잡은 점과 저도주 시장의 선점효과 등으로 보아 ‘처음처럼’의 본원적 우위전략은 전반적으로 성공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 결론

 

내 술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주류업계의 경쟁은 기업 경쟁전략의 여러 측면을 배울 수 있을 정도로 다양한 전략들이 구사되어왔다. 경쟁기업이 채택하는 전략에 따라 순식간에 시장점유율이 가파른 곡선으로 변화하는가 하면 소비자의 트랜드 및 Needs 변화, 기술의 발달 등 시장환경의 변화에 대응한 전략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이러한 경쟁구도에서 ‘처음처럼’은 ‘知彼知己’에서 얻은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원가 집중화 전략과 차별적 집중화 전략을 동시에 진행하는 복수전략을 추구했다는 점. 그리고, 성공적인 시장공략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내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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