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 이야기 - 도시 광산업출처:글:이성재/ (사)한국귀금속보석감정원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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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 중에서 쓰레기란 단어의 정확한 어원과 말뜻은 아래
답 글 중에서 어느 것일까?
①시래기(무청 말린 것)처럼 하찮다는 순 우리나라 말이다.
②슬래기(Slaggy)란 영어 말에서 나온 것이다.
정답은 ②번이다. 쓰레기는 순수 우리말이 아니고 영어 Slaggy에서 나온 말이 정답이다. 스래그(Slag)는 철광석을 용해 제련할 때 배출되는 못 쓰는 쇠찌거기를 말한다. 이 스래그의 파생어 슬래기가 다시 우리나라에서 쓰레기로 변한 말이다.
옛날 우리나라에는 쓰레기란 개념이 없었다. 옛날 사람들은 무엇 하나 버리지 않고 살았다. 농사를 짓건 나무를 해서 불을 때건, 짐승을 잡아 고기를 먹건, 바닷가에서 생선을 잡아 생활을 하건 이 모든 것이 자연과 더불어 사는 삶 이었다. 모든 생활이 자연으로 되돌리거나 죽어서도 자연으로 돌아가는 인생이었다. 살던 집이 장마에 무너져도 자연으로 돌아갔고 설사 불타고 남은 것이 재뿐이라도 그 재를 논밭에 뿌려서 거름이 되게 하였다.
생활용구나 의복 심지어 짚신까지도 땔감이나 두엄이 되어 자연으로 돌아가도록 우리 선조들은 지극히 순리적이고 자연적인 삶을 살았다. 먹고 남긴 음식은 가축의 먹이가 되거나 거름으로 바뀌었고 심지어 사람들의 소, 대변이나 기르는 짐승의 오물까지도 퇴비가 되어 자연의 일부가 되었다. 우물물로 세수하고 등목을 감고, 쌀을 씻어도 그 버린 물을 가두어 미나리를 키웠고, 미꾸라지가 살게 하였다. 다시 말해 근대화되기 이전에는 쓰레기란 낱말이나 개념조차 없었던 것이다.
근대에 들어와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화학제품이 일상화 된 후 나일론, 플라스틱, 비닐, 콘크리트 같은 것이 쌓여 슬러그가 되었는데 그 슬러그가 쓰레기란 말로 변하여 썩지 않는 폐기물이 넘쳐나기 시작했던 것이다. 광산에서 제련하고 남은 못 쓰는 쇠 찌꺼기를 일컫듯 세상에서 쓰지 못하고 버린 것을 쓰레기라고 한다. 그런데 이 쓰레기가 새로운 자원으로 급부상하여 새로운 돈벌이 수단이 되고 있다. 이른바 ‘도시 광업’이다.
산속 광산이 아닌 도심에서 알짜배기 금과 은을 캐내는 산업을 도시 광산업(Urban Mining)이라고 부른다. 이 귀금속들은 산중 광석에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다. 도시의 창고나 야적장에 쓰레기로 처박혀있는 휴대폰, 컴퓨터, 텔레비전, 냉장고 같은 전자제품의 전기 접점에서 이 귀중한 금속을 찾아내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우리나라뿐이 아니고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미국 유럽등지에서 최근 급격히 주목 받고 있는 신종 노다지 산업이다. 더욱 금은이나 백금 가격이 급등하면서 도시 광산업은 더욱 각광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금년 3월에 금값이 온스 당 1,030달러를 호가 하였고 최근에도 750달러 선을 맴돌고 있으니 폐가전제품에서 금과 은 같은 귀금속을 추출해 낸다면 이는 일거양득, 일석 3조의 엄청난 돈벌이 산업인 것이다.
보통 일반 광산에서는 1톤의 광석에서 5g 정도의 순금을 얻는데 비하여 폐기된 휴대폰에서 얻는 금은 톤당 평균 150g를 얻을 수 있다고 하니 이런 노다지가 없는 것이다. 어디 이것뿐인가?
버려진 휴대폰 1톤에서 은 3kg, 구리 100kg, 기타 이리듐 같은 것도 부산물도 챙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전자 대국이라 할 일본의 일본물질재료연구소가 일본 내에 존재하는 모든 가전제품에서 회수할 수 있는 금속을 추정한 바에 의하면 어마어마한 양이다. 금이 약 6,800톤으로 전 세계 금 매장량의 16%, 은 6만 톤으로 전 세계 매장량의 22% 인듐(LCD 액정화면 제조용)이 1,700톤으로 세계 매장량의 61%가 된다는 연구 결과였다.
일본 다음의 전자산업 시장을 갖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우 일본만은 못하지만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추산한 폐가전제품의 회수 가능한 귀금속은 다음과 같다.
버려지는 휴대폰 한 대에 금 0.02g, 은 0.14g, 니켈 0.27g, 텅스텐 0.39g, 팔라듐 0.005g이 들어있다는 것인데 우리나라는 휴대폰을 포함해 연간 약 860만대로 추산되는 폐전자제품이 나온다고 한다. 이것을 리사이클링 한다면 여기에서 일 년에 금 3,754kg, 팔라듐 1,572kg, 은 20톤, 탄탈륨 4,000kg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밖에 폐플라스틱과 비닐에서 160만 톤의 석유를 재생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를 달러로 환산하면 약 15억불에 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수치는 말장난이 아니고 실제 현실에 부합하는 수치이므로 범국가적인 차원에서 환경 재생산업을 육성 지원하여 공해도 줄이고 자원획득도 하는 일석 3조의 경제적 이득을 얻어야 할 것이다.
우리 업계에서는 고금 정련산업으로 출발하여 산업폐기물 재생업에 진출한 (주)삼원금속과 코리아금은정련(주) 등의 여러 회사들이 있는데 산업폐기물에서 귀중한 자원도 회수하고 천년이 가도 썩지 않을 공해물질을 처리하여 후손들에게 깨끗한 금수강산을 물려주리라 기대하며 큰 성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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