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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이보는 천안함사건과 중국

구봉88 2010. 6. 1. 08:30

[리톈샤오 칼럼] 中, 천안함 진실이 불편한 이유

 

2010.05.24 13:16 입력 | 2010.05.29 20:25 수정

 

 

천안함 사건이 다시 한번 세계의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 한국과 미국, 영국, 호주 등이 참가한 다국적 연합조사단의 보고서에서 드러난 것처럼 천안함은 북한 잠수정 어뢰공격에 침몰했다.

 

그동안 툭하면 핵실험을 감행하며 국제사회를 위협해 온 북한의 깡패같은 행동으로 볼 때 이번 어뢰 공격도 뜻밖의 소행은 아니다. 놀라운 것은 오히려 한국의 태도다. 치욕을 당하고도 침착하게 대응한 한국의 태도는 국제사회의 안목을 새롭게 했다. 한국이 수행한 엄격하고도 치밀한 조사와 대응과정에서 보여준 이성적 접근은 많은 이들을 탄복케 했다.

 

북한의 기습공격은 선전포고와 다름이 없다. 사건의 동기나 현실적인 가능성 측면에서 한국은 처음부터 북한의 소행으로 확정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각종 가능성을 고려해” 극히 신중하게 증거를 수집하고 조사했다. 조사단은 어뢰의 파편이나 어뢰 뒷부분에 문자 등이 북한이 사용하는 어뢰와 일치한다는 핵심적인 물증을 확보한 후에야 결론을 내렸다. 또한 정식 발표를 하기 전에 두 차례에 걸쳐 중국, 일본, 러시아 등 30여개 국가에 조사결과를 통보했다. 지난 이 대통령의 방중 기간에도 중공 고위층에 사건의 상황에 대해 통보한바 있다.

 

북한의 어뢰공격에 의해 침몰된 것으로 밝혀진 천안함.(ⓒ AFP/Getty Images)

 

이렇다면, 한국의 호소에 따라 북한을 엄하게 질책하는 것이 순리일 것이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은 한국 정부의 대응방식을 완전히 신뢰한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또 북한을 강력히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한국과 함께 북한을 제재할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의 이런 노력과는 대조적으로 중공 당국이 천안함 조사 결과가 발표될 무렵 상당한 ‘불쾌함’을 드러낸 것은 깊이 생각해 볼 부분이다. 우선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4월 30일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에서 사전에 조사 결과 통보하려 했으나 중공은 의도적으로 “비공개적인 장소가 아니라”는 구실로 거절했다. 이후에도 천안함 사건 관련 조사 결과에 대한 통보를 끊임없이 지연시켰다.

 

뒤이어 중공은 북한 김정일을 비밀리에 접대하던 과거 관례를 깨고 화려하고 대대적인 규모로 김정일의 방문을 환대했다. 목적은 바로 김정일을 치켜세워 이 대통령의 발언을 막는 동시에 한국과 국제사회가 추진할 수 있는 제재행동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후 새로 부임한 주한 중공대사 장신썬(張鑫森)은 한국 정당 지도자들을 예방할 때 야당 대표만 접견하고 여당 대표는 만나지 않았다. 또 야당 대표와의 회견에서 고의적으로 “천안함 침몰사건을 일으킨 장본인이 누구인지 확실한 증거가 없는 것 같다”고 표시해 한국 측에서 미리 제공한 증거를 부인했다.

 

그 후 한국 정부에서 사전에 조사결과를 미리 브리핑할 때도 주한 중공대사 장신썬은 참가를 거부하고 의도적으로 한 단계 낮은 지위 공사를 참석시켰다.

 

마지막으로 한국이 20일 정식으로 조사보고를 발표하자 중공 외교부는 마치 공정한 입장을 지킨다는 듯 “(남북) 양측은 마땅히 냉정하고 자제하며 적절하게 관련 문제를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공 관영 신화사는 고의적으로 북한 측의 반대와 강경한 반응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장차 ‘전면전’으로 대응할 거라고 보도했다.

 

그렇다면 중공은 왜 천안함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 것에 대해 이처럼 불쾌해하고 화를 내며 안절부절못하는가? 여기에는 중공의 말 못할 고민이 있다.

 

첫째, 중공은 일찍이 천안함 사건의 진상을 분명히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중공과 북한은 주종(主從)관계로 종이 중대한 일을 하는데 주인이 모를 리가 없다. 이것이 바로 중공이 한국 측의 조사결과를 들으려고 하지 않는 원인이다. 즉 중공은 이미 모든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조사결과를 들을 필요가 없다. 한국이 여러 차례 거듭해서 중공에 조사결과를 통보한 것은 도리어 본래 모르는 척 하고자 했던 중공을 심히 낭패하게 만들었다. 중공이 조사발표회에 고의로 직급이 낮은 공사를 파견한 것은 한편으로는 듣고 싶지 않기 때문이고 또 한편으로는 ‘철모르는’ 한국에 따끔한 교훈을 주기 위해서이다.

 

둘째, 일단 천안함 사건이 공개되어 중공이 배후에서 북한을 지지한 진실이 폭로되면 중공의 처지가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현재 중공이 북한의 배후이자 버팀목이란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북한 경제의 명맥은 중공의 손아귀에 달려 있으며 북한의 고급 군사기술도 거의 대부분 중공이 전해준 것이다. 중공은 북한 석유 소비량의 90%, 소비품의 80%, 식량의 45%를 제공하고 있다. 바로 중공의 경제적 보장이 있기 때문에 북한은 비로소 군사공업을 발달시킬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는 어뢰와 다른 무기를 포함한다. 다시 말해 중공의 지지가 있었기 때문에 북한이 함부로 한국에 손을 쓴 것이다. 때문에 천안함 사건이 일단 북한의 소행으로 입증된다면 모든 이목이 중공에 집중될 것이다.

 

때문에 중공은 한편으로 국제사회의 북한에 대한 제재조치에 따르지 않을 수 없지만 이렇게 될 경우 북한의 힘을 약화시킬 수 있다. 다시 말해 중공이 북한을 이용해 미국에 도발할 능력을 약화시키게 된다. 다른 한편 한국이 조사 발표한 확실한 증거 앞에서 중공이 만약 국제사회와 맞선다면, 가령 유엔 안보리에서 반대표를 행사한다면, 중공은 철저히 고립될 것이다. 이는 그동안 중공이 써온 ‘중립’과 ‘공정’이란 가면을 벗기게 될 것이다.

 

이런 진퇴양란의 곤경에 처한 중공은 어쩔 수 없이 “조사결과 청취를 거절하고 결과를 부인하며” “대대적으로 김정일을 환대”하면서 “양측이 마땅히 냉정하고 자제해야”한다는 등의 방법으로 천안함 사건의 진상을 저지하고 축소시키려 하는 것이다. 동시에 중공은 또 ‘고육지책’으로 자신이 북한과 무관하다고 시치미를 떼면서 “원자바오 총리가 김정일에게 충고했다”고 선전하면서 소위 “북한의 핵융합기술에 진전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엄정한 태도’를 표명하고 있다.

 

셋째, 천안함 사건의 진상이 공개되면 중공의 ‘남북한 양다리 걸치기’ 술책이 파산한다. 중공은 한반도에서 이미 북한과 군사동맹관계를 맺었음에도 한국과 또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 그 목적은 바로 한미 동맹에 끼어들어 양국관계를 이간하려는 것이다. 하지만 천안함 사건은 북한을 위해 책임을 전가하고 한국 측에 압력을 가하게 하여 중공의 진면목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게 했다. 그러니 어찌 중공이 분노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신화사에서 고의로 ‘북한이 장차 전면전을 치르려 한다’고 강조하는 것은 사실상 남의 칼을 빌려 살인하려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의 효과는 아직도 신속히 퍼져나가고 있다. 중공에 대해 말하자면 이번 일은 ‘너무 영리한 계략을 쓰려다 도리어 생명을 잃는’ 결과가 될 것이다.

 

글/ 리톈샤오(李天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