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스타의 눈웃음은 대중에게는 친밀감을 준다. 남성 팬에게는 살살 녹이는 힘이 있다. 단, 자연스러워야 한다. 차별화할 만한 개성도 갖춰야 한다. 누구나 웃는다고 눈웃음이 자연스럽게 지어지는 것도 아니다. 그렇게 보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큼 웃음이 예쁜 여자 연예인이 그리 많은 것은 아니다. 눈웃음으로 대중을 기분 좋게 해주고 마음까지 들뜨게 만들 만한 여성스타는 우선 이효리 손예진 신민아 한승연 티파니 설리 등을 꼽을 수 있다. 배우 손예진의 눈웃음은 위력을 발휘한다. 웃지 않는 손예진은 기계적인 청순가련형 미녀일 뿐이지만, 눈웃음을 날리면 귀여움이 가미되며 호감도가 급상승한다. ‘개인의 취향’에서 5살 연하인 이민호와 나이 차를 느끼지 않게 하는 힘도 애교가 흘러나오는 기반인 사랑스러운 눈웃음이 있기 때문이다. 손예진은 원래 내숭기가 잠복해 있는 청순미녀의 이미지였지만 ‘연애시대’ ‘스포트라이트’ ‘개인의 취향’에서 일상적이면서 털털한 이미지로 바꿔가며 이미지 수명을 늘려나가고 있다. 여기에 그의 사랑스러운 눈웃음이 적지 않은 역할을 하고 있다. 손예진은 최근 실제 한 안과병원에서 ‘눈웃음이 매력적인 여자 연예인은 누구?’라는 설문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다. 손예진은 한국 및 해외 팬들에게 공통적으로 통하는 호감을 주는 눈매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톱스타 이효리의 눈웃음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4집 수록곡 중 일부에 대해 표절 사실을 직접 인정하고 후속곡 활동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에 예능 출연은 한다 하더라도 그의 눈웃음을 쉽게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웃으면 반달 모양으로 눈이 감기는 이효리를 마다할 남자가 어디 있겠는가. 너무 많이 웃어서인지 눈가에 주름이 제법 잡혔지만 대중은 이마저도 사랑한다. 이효리가 크게 웃다보면 잇몸이 약간 드러나는데, 이것도 그의 개성이 돼버렸다. 이효리의 웃음은 ‘패밀리가 떴다’ 같은 리얼 예능프로그램에서 장난기 등으로 표출되곤 한다. 이런 웃음은 마치 시청자를 향한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효리의 눈웃음은 주로 무대에서 형성된, 섹시하고 강한 그의 이미지에 부드럽고 털털함의 요소를 녹여내는 역할을 한다.
티파니도 소녀시대 초기 존재감을 알리는 데 눈웃음이 크게 작용했다. 티파니의 웃음은 상큼하고 청량하며, 서글서글하고 귀엽다. 약간만 웃어도 환해질 정도로 눈웃음이 많이 지어지는 게 특징이다. 그래서 티파니의 볼살은 애교살이 됐다. 카라의 한승연도 약간만 웃어도 얼굴 전체로 확산되는 눈웃음이다. 그의 웃음은 밝고 발랄한 느낌을 줘 카라가 초창기 뜨지 못할 때 처져 있거나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주었음은 물론이다. 광고시장에서 인기 상한가인 배우 신민아는 눈웃음과 보조개가 청초한 보름달을 연상케 한다. 절제된 눈웃음이 매력을 선사한다. 한 성형외과 의사는 신민아는 눈, 입 어느 한 곳이 과하지 않게 자연스럽게 같이 웃는 얼굴이라고 평했다. 걸그룹 f(x) 설리의 귀엽고 깜찍한 눈웃음은 존재 자체로 사람을 즐겁게 한다. 항상 배시시 웃고 있는 설리는 티 없이 맑아 보인다. 설리는 방송에서 나와 웃고만 있어도 ‘라디오스타’의 네 MC는 좋아서 어쩔 줄을 몰랐다. 마치 초창기 예능에 나오면 어떤 실수를 해도 용납이 됐던 김희선과 비슷한 경우다. 실제로 설리는 음악프로그램에서 가사를 잘못 부르는 실수를 저질렀는데, 눈웃음 한 방으로 오히려 팬들의 격려를 받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이 밖에도 원더걸스 소희의 눈웃음은 특유의 뚱한 표정과 묘하게 어울려 차별화한 느낌을 준다. 배우 전도연도 자주 코를 찡긋하며 밝게 웃어 주변 사람을 기분 좋게 만든다. 원진성형외과 박원진 대표원장은 “가장 아름다운 웃음은 눈과 입이 같이 웃는 얼굴”이라면서 “눈은 반달 모양을 지으면서 눈가 주름은 과하지 않으며, 입은 자연스럽게 웃을 때 입꼬리가 올라가고 윗니가 8개 정도 보이는 웃음이 가장 아름다운 웃음이라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건 어디까지나 전문가의 웃음에 대한 기능적인 분석이고, 미소는 얼굴 근육을 움직여 입을 약간 구부릴 뿐이지만 많은 걸 펴준다. 웃음은 몸의 면역체계까지 강화해준다고 한다. 연예인이 웃으면 웃음의 효과를 더욱 커진다. 많은 사람이 보게 되니.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