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노무현 ‘從北정권’,그리고 이명박 ‘中道·左派정권’을 거치면서 한국 정치 현상을 규정하는 용어로 가장 많이 동원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포퓰리즘’(populism)이다. 영국의 캠브리지 사전은 포퓰리즘을 ‘보통사람들의 요구와 바람을 대변하려는 정치사상, 또는 활동’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포퓰리즘을 학문적으로 점잖게 설명한 것이다. 포퓰리즘은 現實에서 大衆영합주의, 大衆선동주의, 大衆동원정치 등 부정적 결과를 낳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大衆에 호소하면서 정치적으로 도구화하는 정치논리라는 것이다. 실제로 포퓰리즘을 선택한 國家나 指導者의 정책은 역사적으로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에바페론 등 과거 中南美 지도자, 1950년대 英國을 휩쓴 복지주의의 망령, 日本 집권 민주당의 일부 左派的 정책, 그리고 최근의 잉락 泰國 총선 승리자의 포퓰리즘 정책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일반적으로 국민소득 2만 달러가 넘어서는 시점에 어느 나라에서나 복지 포퓰리즘이 기승을 부린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의 복지 포퓰리즘은 與野가 따로 없다. 與黨이 오히려 포퓰리즘 정책에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홍준표 한나라당 신임 대표는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右派 포퓰리즘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與黨 대표 스스로 포퓰리즘이란 亡國의 急行列車의 乘客이 된 것이다. 얼마 전 기획재정부가 정치권에서 제시하는 각종 복지정책에 투입되는 연간 소요액을 조사해 본 결과 최소 41조 원에서 많게는 60조 원의 재정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60조 원은 올해 전체 예산 309조 원의 5분의 1 수준이다. 올해 보건·복지·노동 예산(86조 원)과 비교해도 4분의 3에 육박하는 규모다. 政治權의 요구를 모두 받아들여 60조 원을 추가로 복지에 풀면 내년 복지 관련 예산만 약 146조 원으로 올해의 1.7배 규모에 이른다. 구체적으로 △무상의료 (20조1000억∼39조 원) △기초노령연금 확대(5조3898억 원) △무상보육(5조1000억 원) △반값 등록금(3조∼3조6000억 원) △아동수당 도입(2조5260억 원) △실업부조(2조1336억 원) △무상급식(1조7000억 원) △영아 양육수당 확대(4360억 원) △주택바우처(4320억 원) △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기준 완화(2819억 원) 등의 순이다. 이는 국가 재정을 破綻내고도 남을 엄청난 액수다. 與野 할 것 없이 정부의 복지 지원을 대폭 강화하자는 복지 포퓰리즘 정책을 내놓고 있으나 재정 마련 문제에 들어가면 누구하나 解法을 내놓는 정치인이 없다. 결국 재원 마련은 모두 國民의 稅金으로 돌아간다는 얘기다. 한국의 2010년도 총 복지예산은 81조원이었으며, 올해는 86조원으로 역대 복지예산 중 최대로 편성됐다. 이는 中央政府 총예산의 28%에 해당되는 액수로 2011년도 국방예산(31조4031억)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은 액수다. 상황이 이런데도 左派진영은 現복지예산을 절대규모로만 볼 것이 아니라 GDP 대비 비율로 보고, 시대가 변하고 요구되는 복지수준도 변했는데 복지예산은 국민들의 욕구에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을 선동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시급히 해결해야 할 정치-경제-사회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 복지재정의 과다 지출에 따른 國家負債 증가는 왜 생각하지 않는가? 얼마 전 공개된 기획재정부의 ‘재정통계 개편안’에 따르면, 2009년 말 359조6천억 원이었던 國家負債가 새 기준(국제기준 재정통계 방식) 적용 시 476조8천억 원으로 117조2천억 원이나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GDP 대비 國家負債비율이 기존의 33.8%에서 44.9%로 11.1%포인트 높아졌다. 이는 OECD 평균인 53.4%보다는 낮지만 國家破産 위기에 직면한 스페인(46.1%) 아일랜드(46.0%) 등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국 경제는 지금 잔인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악화(惡貨)가 양화(良貨)를 구축한 현 상태로 대한민국호(號)는 전진할 수 없다. 복지 포퓰리즘은 대한민국호(號)를 침몰시키기 위한 左派의 장기전략이다. 경제학 이론에 ‘괴물(怪物)은 굶기라’(Starve the beast)는 말이 있다. 怪物은 뭐든지 있으면 먹어치워 버리는 습성을 갖고 있다. 무상복지라는 이름의 ‘포퓰리즘 怪物’을 이제는 굶기는 수밖에 없다. 국민들도 이제 복지 포퓰리즘의 虛構性을 간파해야 한다. 左派진영이 내놓은 이른바 무상복지의 아편에 취해서는 안 된다. 《열린사회와 그 적들》의 저자인 영국의 철학자 ‘칼 포퍼’는 “모든 정치적 이상 가운데 인간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소망이 가장 위험할 것이다. 왜냐하면 지상에 천국을 건설하겠다는 의도가 늘 지옥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라고 했다. 左派진영이 주도하는 무상급식, 무상의료, 무상보육 등 이른바 ‘무상(無償) 시리즈’는 국가 재정파탄의 지름길이다. 무상급식은 受益者 부담에 어긋난다. 무상의료는 의료서비스의 질적 하락과 국가재정 파탄의 재앙을 몰고 온다. 무상보육은 현재 내실화되지 못한 수많은 유아 보육기관의 不實을 초래한다.
논란이 되고 있는 ‘반값등록금’은 소득재분배와 受益者부담 원칙에 맞지 않으며, 학력 인플레와 대학부실의 가속화를 야기하는 원인이 될 것이다. 苦痛 없이 밝은 未來는 있을 수 없다. 언제부터인가 大韓民國은 主人은 온데간데없고 客만 넘쳐나는 나라가 됐다. 이대로 가면 우리사회는 주저앉을 수도 있다. 政治人들을 필두로 일반 國民에 이르기까지 모두 나라살림은 안중에도 없다. 무책임하고 기회주의적인, 그리고 눈앞의 이익에 급급한 세태이니 이를 어쩔 것인가. 우리도 ‘에비타’를 노래해야만 하는가? 포퓰리즘이라는 죽음의 유령이 우리 옆에 바싹 다가서 있음을 느낀다. 인기 영합적 복지 포퓰리즘 정책은 大韓民國을 망하게 하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조갑제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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