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朴시장 '서울 빚 계산법' 말 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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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 땐 "복식부기 기준"… 시장 되고나선 "단식부기 기준"
후보 시절 복식부기 기준으로 서울시의 빚 7조원을 줄이겠다고 공약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공약 이행 계획을 발표하면서 단식부기를 기준으로 사용해 의문을 낳고 있다. 또 7조원 이상의 채무감축 계획에 임대주택 확대 공약이 반영되지 않아 계획의 현실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박 시장은 지난 10일 내년 서울시 예산안을 발표하면서 2011년 현재 20조933억원인 채무를 2014년까지 13조425억원으로 7조원 이상 줄이겠다고 했다.
↑ 박원순 서울시장이 12일 오전 지지자들과 함께 한'번개 산행' 에서 어린이와 손 잡고 북한산을 오르고 있다. 서울시 제공
박 시장은 후보 시절 복식부기를 기준으로 서울시 부채 25조5,364억원 중 7조원을 줄이겠다고 밝힌 반면, 나경원 전 한나라당 후보는 단식부기를 기준으로 한 채무 19조6,105억원 중 4조원 이상을 감축하겠다고 했다. 박 시장 측은 당시 TV토론 등에서 "구멍가게에서나 단식부기를 쓰고 공기업, 공공기관은 복식부기를 사용한다"며 "단식부기로는 서울시 부채 규모가 6조원 적어지는데 이는 서울시 재정현황을 분식회계로 덮겠다는 것과 같다"고 밝혔다.
채무는 단식부기를 기준으로, 부채는 복식부기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채무는 이자를 붙여 지급해야 하는 차입금으로 지방채 등이 해당되며, 부채는 자산계정에 대비되는 부채계정에 들어가는 모든 금액으로 임대주택 보증금, 퇴직급여 충당금 등이 포함된다. 채무에는 계산되지 않는 금액이 부채에는 포함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부채 규모가 더 커지는 것이다.
박 시장은 그런데 후보 시절에는 부채 개념을, 당선 후에는 채무 개념을 사용하고 있다. 채무를 기준으로 할 경우 서울시 빚은 수치상으로 6조원가량 줄어든다. 박 시장은 기준은 부채에서 채무로 바꿨지만 감축 목표 7조원은 바꾸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빚을 줄인다고 하면 이자를 지불해야 하는 채무를 관리하는 게 맞기 때문에 채무를 기준으로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박 시장의 임대주택 8만호 건설 공약을 고려하면 부채를 기준으로 할 때 빚 관리에 불리한 측면이 있다. 지난해 말 부채와 채무의 차액 약 6조원 중 절반이 넘는 3조5,000억원가량이 SH공사 등의 임대보증금이다. 공약대로 임대주택을 확대하면 보증금도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채무는 늘지 않아도 부채는 늘어나게 된다.
빚 7조원 줄이기 가능한가
서울시의 채무 감축 계획 중 대부분은 SH공사가 줄여야 하는 몫이다. 계획에 따르면 SH공사의 채무 감축액은 7조1,369억원으로 서울시 전체의 감축액 7조508억원보다 많다.
하지만 SH공사의 채무 감축 계획에는 박 시장의 임대주택 확대 공약이 반영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SH공사의 계획은 전임 시장의 임대주택 6만호 공급 계획을 기준으로 세운 것"이라고 밝혔다. 박 시장의 공약대로 임대주택 공급 규모를 8만호로 늘리면 선투자 사업비 등이 추가로 발생하기 때문에 채무가 늘어나게 된다.
SH공사의 투자비 회수 계획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서울시는 내년에 마곡ㆍ은평ㆍ문정지구 등 분양으로 투자비 6조6,438억원을 회수하고 2013년과 2014년에는 각각 8조원 이상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곡ㆍ세곡지구 등 강남권은 분양률을 100%로, 그 밖의 지역은 80% 정도로 계산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의 공약을 검증한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처장은 "부동산 경기의 불확실성과 유럽발 금융위기 변수 등이 고려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박 시장의 임대주택 확대 등 복지 공약과 부채 감축 공약은 상충되는 측면이 있다"며 "이명박 대통령이 현실성이 떨어지는 '747 공약' 때문에 비판을 받는 것을 보더라도 지키기 어려운 공약은 빨리 인정하고 털고 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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