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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10대 기술'로 미래 먹을거리 만든다

구봉88 2013. 12. 18. 20:07


< ETRI '10대 기술'로 미래 먹을거리 만든다>

휘어지는 OLED 조명 원천기술
휘어지는 OLED 조명 원천기술

(대전=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의 전신인 한국전자기술연구소(KIET)가 출범한 지 오는 30일로 37주년을 맞는다.

ETRI는 1994년 세계 최초로 256M DRAM 개발, 1996년 세계 첫 CDMA 이동통신방식 상용화, 2006년 세계 최초 휴대인터넷 와이브로(Wibro) 상용화, 2011년 세계 최초 4세대 이동통신시스템 'LTE-Advanced' 개발 등을 이뤄내며 ICT 기술의 진화를 선도해왔다.

올해 한해 동안 ETRI가 이뤄낸 10대 성과를 되짚어보고, 미래의 먹을거리를 책임질 창조경제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 국산 SW로 하늘을 날다

지난해 1월 ETRI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무인항공기용 운영체제(OS) 'Qplus-Air(큐플러스-에어)'.

국내 최초로 무인항공기에 적용해 항공기의 두뇌로 조종 및 통제역할을 하는 임베디드 운영체제(OS)를 개발했지만, 해외 제품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보니 기술을 이전받겠다고 나서는 국방관련 업체가 없었다.

결국 이 기술을 개발한 연구원들이 직접 창업을 통해 상용화하기로 하고 최근 한국항공우주산업의 헬리콥터용 상태감시 시스템에 탑재하는 계약을 맺는데 성공했다.

이번 성공을 바탕으로 항공전자, 무기체계, 원자력 등 다양한 시스템에 적용할 계획이다.

◇ "바라만봐도 기기 연결" 시선통신기술

스마트폰에 있는 자료를 출력하고 싶은데 프린터의 주소를 모른다면.

기존 통신 방식으로는 통신대상의 장치 주소나 전화번호 등 식별자를 알지 못하면 연결이 어려웠다.

ETRI가 통신대상의 식별자를 모르더라도 스마트폰 화면에서 대상을 보고 선택하기만 하면 근접해 있는 주변 디바이스와 바로 연결해주는 기술을 개발했다.

회의실 등 실내에서는 휴대전화, 프로젝터, 프린터, 가전 등 다양한 기기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고 식당, 백화점, 극장 등 간판을 스마트폰으로 비추고 터치하기만 하면 해당 업소에 대한 정보를 통신비를 들이지 않고 얻을 수 있다.

안경형태의 단말과 같은 웨어러블 스마트 기기(Wearable smart device)에 사용하거나 셀룰러 기반 기기 간 직접통신 방식 등에 활용할 수 있다.

◇ "컴퓨터와 영어로 대화해요" 지니튜터(Genie tutor)

벽지 산간에 있는 초등학생부터 학원에 갈 시간을 내기 어려운 직장인까지 언제 어디서나 영어 학습을 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ETRI가 개발한 '지니튜터' 서비스는 컴퓨터가 인간의 말을 인식, 의미를 이해해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대화를 할 수 있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 기술이다.

원어민이 아닌 한국인의 영어 발음에 최적화된 음성인식 기술을 적용해 컴퓨터가 발음의 적절성, 유창성, 문법의 정확성 등을 평가, 학생들에게 피드백을 주게 된다.

◇ "골목 찾기도 가능" 지니아이(Genie eye) 명동

"앞으로 400m 가서 유진빌딩에서 왼쪽으로 가라는데, 초행길인데 빌딩 이름을 어떻게 아느냐고..."

처음 가보는 약속 장소에 갈 때 스마트폰을 이용하는 이들이 많지만, 지도 서비스를 검색해도 길을 찾기 쉽지 않다.

신 반도체 소자 이용한 선박 레이더 동영상
신 반도체 소자 이용한 선박 레이더 동영상

지도에서 보이는 것과 실제 블록의 거리가 차이가 있거나, 웹 지도에서는 건물의 이름만 있을 뿐 자세한 정보가 나와있지 않기 때문.

ETRI는 사용자가 쉽고 편리하게 위치를 찾을 수 있도록 건물의 사진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 길을 검색할 수 있는 '지니아이 명동' 기술을 개발했다.

현재 서울 명동에서 날씨, 조명등에 따라 변화하는 특징과 수시로 변화하는 거리를 DB로 구축해 시범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 장애우·노약자도 맘 놓고 외출하세요

ETRI가 글씨나 기호 등을 판독해 시각장애인에게 주변 환경에 관해 알려 주는 안내 시스템을 개발했다. 예를 들어 주변을 카메라로 검색해서 "잠시 후 오른쪽에는 화장실이 있습니다", "정면에 2번 출구가 있습니다", "911번 버스가 도착했습니다"처럼 정보를 음성으로 알려 주는 방식이다.

지하철역, 보도, 버스정류장 등 다양한 장소에서의 방향·위치정보뿐만 아니라 버스번호, 만나는 사람 등 객체정보를 인식한 뒤 상황에 맞도록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앞으로 증강현실(AR) 기술과 결합하면 더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 현대중공업과 손잡고 스마트선박 레이더 개발

차세대 국방·통신산업에 쓰이는 전력 증폭기술이 개발됐다.

ETRI는 반도체 소자인 질화갈륨(GaN)을 이용해 크기는 줄어들고 효율은 높인 전력 증폭기를 개발, 지난 7월 이를 이용한 '선박용 디지털 레이더' 개발에 성공했다.

디지털 레이더는 해상도가 기존 제품보다 2배 이상 뛰어나 악천후 속에서도 10km 밖에 있는 70cm 정도의 소형 물체까지 탐지할 수 있다.

이번에 내비게이션 기능을 보강함으로써 선박의 안전한 항해를 위한 근거리 및 원거리 탐지가 더 정확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마음대로 휘어지는 OLED 조명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조명은 광효율이 우수하고 가벼워 형광등이나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대체할 차세대 조명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전력소모가 많고 가격이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ETRI가 차세대 OLED 조명의 효율을 높이고, 휘어지는 OLED 조명에도 적용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개발했다.

빛을 산란하는 효과가 있는 나노구조체를 이용해 빛이 갇히는 문제점을 해결했으며, 특히 250도 이하의 비교적 저온 상태에서도 공정이 가능해 플렉서블(휘어지는) OLED 조명에 쓰이는 플라스틱 폴리머 등에도 적용할 수 있다.

개인의 취향을 아는 소셜 TV
개인의 취향을 아는 소셜 TV

◇ 스마트TV보다 똑똑한 스마트 매직윈도우TV

시청자의 명령을 해석해 시멘틱 검색(의미 기반 검색)을 해주고 시청자를 인식해 맞춤형 광고까지 보여주는 똑똑한 TV가 나왔다.

ETRI가 개발한 '스마트 매직윈도우 TV'는 '이용자 식별 기술', '지능형 동영상 콘텐츠 검색 기술', '다국어 방송 기술' 등 다양한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우선 이용자 식별 기술은 스마트 TV를 보는 시청자에 따라 맞춤형 광고를 내보내는 기술이다.

스마트TV에 부착된 카메라로 시청자를 인식해 시청하는 가족 구성원의 취향에 맞춰 TV 화면을 바꿀 수 있다.

지능형 동영상 콘텐츠 검색 기술은 사용자가 원하는 동영상을 찾아주고 추천도 해주는 기술이다.

컴퓨터가 단어, 문장의 뜻을 이해하고 논리적 추론까지 하는 차세대 웹 기술인 시맨틱 웹 기술과 음성인식 기술 등을 통합해 키보드로 입력할 필요 없이 음성을 인식, 해석할 수 있는 기술이다.

다국어 방송 기술은 최근 늘고 있는 다문화 가정을 위해 개발됐다.

스마트TV가 방송망과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점을 이용해 인터넷에서 가져온 다국어 오디오를 동기화시켜 결혼이주여성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자국어로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기술이다.

◇ 고화질보다 4배 선명한 초고화질 TV

ETRI가 KT스카이라이프와 공동으로 4K급 초고화질(UHD) TV를 개발했다.

UHD TV는 HDTV 이후 차세대 방송으로 주목받고 있는 서비스로, 가정에서도 영화관 수준의 초고화질 화면을 즐길 수 있다.

현재 서울 목동 KT스카이라이프 방송센터에서 시험방송되고 있으며, KT 스카이라이프는 일반 가정에서도 위성 UHD 방송 서비스를 수신할 수 있는 수신기를 개발해 2015년부터 상용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슈퍼컴으로 질병 알아낸다

앞으로 슈퍼컴퓨터를 이용해 질병을 찾아낼 수 있게 된다.

ETRI는 2011년 개발한 슈퍼컴퓨터 '마하'를 이용해 DNA 분석시간을 기존 12시간 19분에서 5시간 54분으로 절반 이상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가 마무리되는 2016년이 되면 개인별 DNA를 표준군과 대조해 차이 나는 변이형질을 추출, 개인별로 특별히 취약한 암이나 만성질환을 가졌는지 여부를 1시간 이내에 검사할 수 있다.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