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케팅 자료

잘 나가는 화장품산업

구봉88 2014. 10. 15. 10:15

화장품 업종을 담당하는 안지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아모레퍼시픽 목표주가로 300만원을 제시했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보통 250만~260만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한 것과 비교하면 40만~50만원이나 높다. 아모레퍼시픽 주가는 지난 8월 13일 사상 처음으로 2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 자리에 오른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기존 황제주였던 롯데칠성, 롯데제과 주가도 훌쩍 넘어섰다. 최근에는 240만원에 육박한다(9월 30일 종가 239만2000원).

안지영 애널리스트는 “아모레퍼시픽은 면세점 매출액 증가, 10월 중국 국경절 연휴 효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상반기 중국인들의 온라인 무비자 신청이 가능해지면 실적 상승세는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시장 성장세가 멈출 줄 모른다. 한국 드라마, K-POP 인기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가 하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한국콜마 등 주요 화장품 업체 실적도 고공 행진하는 중이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6월 화장품 수출액은 1억5251만달러로 2000년 1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국가별로는 중국, 홍콩 등 중화권 수출액이 전체의 절반가량을 차지했고 미국, 일본 비중도 상당했다. 상반기 전체 화장품 수출액 역시 7억9593만달러로 관세청이 집계를 시작한 1995년 이후 최고였다. 지난 4월 말에는 사상 최초로 국내 화장품 수출액이 수입액을 뛰어넘는 기록까지 세웠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한동안 로레알 등 외국 유명 화장품이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 시장을 장악했지만 요즘은 분위기가 달라졌다. 국내 화장품 질이 좋아지고 한류 열풍까지 맞물려 수입 화장품 못지않은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중국 화장품 시장 규모만 40조원이라 지금도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화장품 수출이 늘면서 국내 화장품 업체들도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중이다. LG생활건강이 2010년 인수한 더페이스샵은 지난해 해외 시장에서만 128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2012년보다 70%가량 늘었다. 중국뿐 아니라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오만 등 중동 시장에도 진출해 매장을 계속 늘린다는 포부다. 더페이스샵 매출은 2010년 2896억원에서 지난해 523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며 LG생활건강의 ‘효자 브랜드’로 우뚝 섰다.

중국에만 76개 매장을 보유한 아모레퍼시픽 중저가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올해 중국 100호점 매장을 오픈하는 게 목표다. 아모레퍼시픽 입장에서 중국은 결코 놓칠 수 없는 시장이다. 1993년 처음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한 아모레퍼시픽은 20여년 만에 해외 매출의 60% 이상이 중국 몫이 됐다. ‘마몽드’ ‘설화수’가 고급 브랜드로 자리매김하며 지난해 중국에서만 3387억원 매출을 올렸다. 전년 대비 30%가량 성장했다.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아모레퍼시픽은 상하이에 연간 1억개 화장품을 제조하는 대규모 생산공장을 건설 중이다.

김미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업체들의 선전이 고무적이다. 한국 화장품에 열광하는 중국인 수요가 늘면서 세계 시장에서 한국 위상도 많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국내 화장품 업체들이 성장 가도를 이어가면서 다른 대기업들도 화장품 시장에 속속 뛰어드는 모습이다.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은 화장품 사업으로 보란 듯이 재기하겠다는 포부다. 웅진그룹은 지난 5월 화장품 유통 사업을 하는 웅진투투럽을 설립했다. 이 회사는 미국 화장품 브랜드 ‘더말로지카’의 국내 판매권을 인수하며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랜드 역시 화장품 업체 인수합병(M&A)을 통해 연내 화장품 시장 진출을 꿈꾼다. 그야말로 화장품 시장이 대기업의 신흥 격전지로 떠오른 셈이다.

국내 면세점을 찾는 중국인들이 늘면서 화장품 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면세점.

 

화장품 산업 트렌드 살펴보니

원브랜드숍 인기, ODM 업체 급성장

급성장하는 화장품 산업에는 몇 가지 트렌드가 엿보인다.

첫째, 중저가 원브랜드숍의 인기다.

경기 침체로 팍팍한 살림살이가 이어지면서 화장품 업계에서도 ‘싼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중저가 화장품의 본산 격인 원브랜드숍의 확대는 최근 몇 년간 국내 화장품 시장 성장을 이끌어 왔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원브랜드숍은 말 그대로 하나의 브랜드 제품만 판매하는 화장품 매장이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 에이블씨엔씨의 미샤, 아모레퍼시픽의 에뛰드하우스와 이니스프리를 비롯해 소규모 브랜드까지 포함하면 20여개가 넘는다.

원브랜드숍의 가장 큰 특징은 뛰어난 ‘가성비’다. 가격은 저렴하면서도 뛰어난 품질로 소비자들을 잡아끌었다. 그 결과 국내 원브랜드숍의 성장률은 전체 시장 성장률을 훌쩍 넘어섰다. 지난해 국내 원브랜드숍 시장은 전년 대비 13.4% 성장한 1조7646억원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2조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전체 화장품 시장 성장률이 2~3%에 그친 점을 감안하면 현격한 차이다.

박나영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매장 수 포화, 프랜차이즈법 개정으로 출점이 힘들어진 상위 업체들이 원브랜드숍을 통해 세일, 프로모션 강도를 높이는 중이다. 원브랜드숍을 찾는 소비자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둘째, OEM·ODM 업체가 전성시대를 맞았다.

중국 화장품 시장이 연평균 20% 넘게 성장하면서 국내 OEM·ODM 업체들이 수혜를 보는 중이다. 특히 대량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연구개발(R&D) 기술력을 보유한 한국콜마와 코스맥스의 성장세가 두드러진다. 화장품 업체들이 빠르게 증가하는 수요를 충당하기 위해 ODM 업체들을 적극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미샤 등 국내 업체들이 판매하는 제품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연초 2만원대 후반에 머물러 있던 한국콜마 주가는 중국 수요가 늘면서 급등하기 시작해 최근 6만원대 초반까지 치솟았다.

국내 원브랜드숍의 경쟁 심화도 ODM 업체에 호재로 작용했다. 업체별 출혈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히트제품을 출시하기 위해 ODM 업체에 대한 신제품 개발 의존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매년 매출의 6% 정도를 연구개발에 투자해온 코스맥스 역시 최근 7년 연속 매출이 20% 이상 늘어나는 등 한국콜마 못지않은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한상훈 아모레퍼시픽 기술연구원장은 “중국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중국을 주요 고객으로 둔 OEM·ODM 업체들이 최대 수혜를 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셋째, 안티에이징 시장 활황이다.

고령화와 외모 중시 경향이 심화되면서 안티에이징(노화 방지)은 이제 유행을 넘어 사회 화두로 떠올랐다.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화장품 소비재는 전체 안티에이징 시장의 약 75%를 차지하며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줄기세포 화장품, 유전자 활성화 화장품, 펩타이드 화장품 등 바이오 화장품이 안티에이징 시장을 주도하는 분위기다. 세계 1위 화장품 기업인 로레알은 조직공학 전문기업 스킨에틱을 인수했고 국내 선두 기업인 아모레퍼시픽도 2010년 바이오사이언스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바이오기술 역량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강찬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피부미용 개념이 화려한 치장에서 건강, 젊음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웬만한 고급 제품에는 안티에이징 기능이 다 들어갈 정도다. 앞으로 화장품 산업에서 안티에이징 제품 비중은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 산업 성장세 이어가려면

벤치마킹 지양하고 차별화 주력해야

화장품 산업이 최근 급성장하고 있지만 과제 또한 산적해 있다.

“화장품은 이미지 산업이다. 이미지를 높이는 것은 결국 역사가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단시간에 세계의 중심으로 우뚝 서는 것보다 차근차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내 화장품 산업에 대한 전문가들의 냉정한 평가다.

국내 화장품 산업의 역사는 불과 50~60년 남짓이다. 우리 화장품이 처음 해외로 수출된 것은 1964년으로 50년밖에 되지 않았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 등의 화장품 기업 역사는 200~300년에 달한다. 현재 글로벌 기업들의 위상은 그간의 시간과 노력이 차곡차곡 쌓이면서 만들어진 결과라는 얘기다.

세계 화장품 시장은 큰 변화가 없는 곳이다. 지난 10년간 글로벌 톱20 화장품 기업 매출 순위는 거의 그대로다. 그 와중에 아모레퍼시픽은 가장 높은 성장을 기록한 기업으로 꼽힌다. 2004년 매출 기준 글로벌 25위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7위로 8계단 상승했다.

그럼에도 글로벌 관점에서 우리 화장품 산업이 변방에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2012년 매출 기준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 중 한국은 불과 3개 사(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에이블씨엔씨)뿐이다. 미국 30곳, 프랑스 14곳, 일본 13곳, 독일이 8곳을 보유한 것과 대비된다.

화장품 브랜드 가치도 여전히 낮다. 글로벌 브랜드평가 컨설팅 회사인 브랜드파이낸스에 따르면 프랑스 로레알의 브랜드 가치는 107억6600만달러에 달한다. 화장품 브랜드 중 단연 세계 1위다. 에이본, 팬틴, 니베아, 도브 등이 뒤를 잇는다. 반면 세계 50대 브랜드 중 국내 브랜드는 딱 하나뿐. 44위를 기록한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로 브랜드 가치는 4억4000만달러다. 로레알과 25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국내 화장품이 아시아에선 힘을 주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선 여전히 병아리 같은 존재다.

제한된 인구나 경제 규모로 인해 내수 시장은 이미 한계에 도달한 것도 화장품 업계를 짓누르는 요인이다. 우리 화장품 산업이 나아갈 길은 수출을 통한 적극적인 해외 시장 공략뿐이다. 그러나 해외 시장은 미국, 유럽의 경우 이미 오랜 기간 글로벌 기업들이 자리를 잡아온 만큼 공략이 쉽지 않다. 일본은 시장 자체가 워낙 폐쇄적이다. 신흥국 공략이 절실하지만 이도 갈 길은 멀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국내 화장품 수출점유율은 중국 24.4%, 홍콩 17.5%, 일본 12.3%, 미국 8.6%, 대만 7.6%순으로 나타났다. 이어 태국(6.5%), 싱가포르(3.3%), 말레이시아(3.2%), 베트남(3.1%)순이다. 중국, 홍콩, 대만 등 중화권 수출은 활발히 이뤄지고 있지만 그 외 지역은 상대적으로 미흡하다.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 화장품 기업들의 세계 시장 진출을 위해선 철저하게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흔히 화장품 시장에서 신규 브랜드나 제품을 출시할 때 실패할 확률이 75%가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기존 제품과의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만약 다른 제품과의 차별화에 실패한다면 세계 시장 진출도 ‘공염불’이다.

안정림 대한화장품협회 부회장은 “국내 화장품 업계는 스스로의 노력보다 벤치마킹을 일삼는 경우가 많다. 많은 기업들이 같은 아이템을 놓고 경쟁한다. 차별화가 말처럼 쉽지만은 않다. 하지만 브랜드 파워도 없고 유통망도 튼튼하지 못한 기업들이 히트상품만 따라 하려고 하니 시장에서 도태된다. 디자인, 품질, 사용법, 타깃 등에서 차별화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도 힘을 받는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국내 화장품 업체들의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2010년 4.2%에서 2011년 3.9%, 2012년에는 2.9%로 매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매출액 대비 2%대 R&D 비율은 다른 제조업과 비교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로레알그룹이 매출액의 4% 이상을 R&D로 투자하는 것과도 차이가 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화장품 대표 기업들은 R&D 비중을 조금씩 늘리는 추세다. 그럼에도 현재 매출액 대비 2%대 초중반에 머문다. 한국콜마, 한국화장품제조 등만이 4%대를 유지하는 수준이다. 때문에 차별화된 경쟁력 확보를 위해 R&D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박나영 애널리스트는 “우리나라 화장품 업체 연구개발비가 적은 편은 아니지만 글로벌 기업들과 비교하면 여전히 뒤처지는 수준이다. 다행히 국내와 중국의 기술 차이는 유지되고 있지만 안심할 수 없다. R&D 투자도 점차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개인 영세업자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대한화장품협회에 따르면 현재 국내 화장품 제조 판매업체는 4500여개에 이른다. 개인 영세사업자가 대부분이다. 최근 소비자들은 화장품 원료의 안전성 문제에 대해 관심이 많지만 영세업체들은 이에 대해 명확히 답을 못하는 곳도 부지기수다.

정부 역할도 중요하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을 세계 7대 강국에 진입시키겠다는 ‘2020 G7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할 일은 중소기업들의 판로 개척을 도와주는 것. 정부 차원에서 중소기업 간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하도록 유도하고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면 국내 화장품 생태계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

쓸데없는 규제도 완화해야 한다. 특히 국내 화장품 업계는 현행 표시·광고 제도 규제가 너무 심하다고 토로한다.

김주덕 숙명여대 교수는 “현행 국내 화장품법상 규제는 외국과 비교하면 강한 편이다. 규제는 나쁜 것을 방지하는 수단일 뿐이다. 불필요한 규제가 사라져야 국내 전반적인 뷰티 업계가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민·강승태·류지민·서은내 기자 / 일러스트 : 정윤정 / 사진 :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777호(10.08~10.14일자) 기사입니다]

 

...........................................................................................................................................

'█ 마케팅 자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업경영 시사정보 559  (0) 2014.10.15
기업경영 시사정보 558  (0) 2014.10.15
2014년 마케팅 트렌드  (0) 2014.01.17
여성용 베스트 시트 마스크의 비교자료  (0) 2012.04.14
이런 광고라면!!!  (0) 2012.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