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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영정보(2015-382)

구봉88 2015. 6. 27. 16:05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5- 381호.   2015.   6.  25)

 

 

 

본문이미지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올 경제성장률 3.1% 그칠 것”…6개월 전보다 0.7%p 낮춰

  2.윤병세 "정상 오르는 길 여럿"…한일관계 해법 다각모색

  3.오바마 'TPP 신속협상권' 획득…협상 급물살탈듯(종합2보)

  4.채굴 기술 일취월장… 2차 셰일혁명 온다

  5.기업들, 엔저·온실가스·최저임금에 수사 부담까지… 발등의 불

  6.원전 발전 저렴할까?…“사고 위험 비용 최고 343조 원”

 

기업경영

  1.기대에 못미친 '갤S6'…고민 깊어지는 삼성전자

  2.애플워치 26일 국내 시판… 삼성·LG전자 ‘긴장’

  3.[Smart M] 빨리, 더 빨리…데이터 속도전쟁

  4.카카오택시 돌풍 / '앱택시' 새바람 일으킨 카카오택시 성공비결

  5.한국 자동차 인건비 '세계 최고 수준'

  6.'청년 취업률 95%' 일본, "취업 걱정 없어요"

  7."모바일커머스, 플랫폼 확보 전쟁…'협상·성장·변화·투자'가 성공 키워드"

  8.다음카카오는 덩치 키우고, 네이버는 쪼개고

  9.저유가에 투자 줄이고 자산 팔고…글로벌 에너지업계 '생존 몸부림'

  10.[이슈분석] 웨이퍼 기반 LED칩의 빛과 그림자

  11.2020년 해외직구 1조달러로 성장, 온라인 구매객 45%수준으로

  12.검찰 수사 장기화로 쇄신안 못 내놓는 포스코

  13.[한경 단독 인터뷰] 황우석 "줄기세포 실체 인정받아…불치병 연구에 온몸 던질 것"

  14.[코리아 빅데이터 어워드] 빅데이터를 빅비즈니스로 키우다

  15.대기업그룹 절반 조세회피처에 역외법인…237개 운영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시 황제 밑에서도 기죽지 않는 리커창… 총리 취임 2년 전문가 호평

  2.“美, 올랑드·사르코지·시라크 통화도 엿들었다” 위키리크스 감청자료 폭로

  3.“오드리 헵번의 미모는 굶주림의 흔적”

  4.['내일의 韓國'을 꿈꾸는 나라들] [1] 콩고민주공화국 르포

  5.평양 전력 사정?…"평양대사관도 하루 몇 차례 정전"(종합)

  6.[오늘 6·25 65주년] “전쟁자료 디지털화 보급…미 교과서엔 없는 한국戰 학교에서 꼭 가르쳐야죠”

  7.구글 억만장자 부부, 이혼도장 찍었네

  8.박원순 서울시·신연희 강남구, 사사건건 충돌

  9.'LG, 2억년 역사 팰리세이즈 절벽 구했다' NY타임스 대서특필

  10.울고 싶었는데 뺨 맞은 비노계, 못뛰쳐나가는 이유가...

  11.유승민, 재신임 고비 넘겨…국회법 개정안 자동폐기로 결론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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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경제 수정전망’ 뜯어보니
정부가 올해 실질 경제성장률이 3.1%에 그칠 것이라는 내용의 수정전망을 25일 내놨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3.8%)보다 0.7%포인트 낮춰잡은 것이다. 15조원 이상의 재정 보강이 실현되고, 세계 경제도 3.5% 성장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2015년 경제 전망 변화
올해 소비자물가는 0.7% 상승하는데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연초 단행된 담뱃값 인상 효과(0.6%포인트)가 포함된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물가가 0.1% 오르는 데 그친다는 뜻이다. 특히 내년 물가도 1.3% 오르는데 그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사실상 4년 연속 물가상승률이 2%를 밑돌 것이라고 본 것이다. 지난해와 2013년 물가상승률은 모두 1.3%였다.

민간소비·수출 대폭 하향 조정
건설투자 증가율만 높여 3.2%→4.5%
“물가 올 0.7%↑ 내년 1.3%↑”
하반기도 기준금리 인하 압박 가능성


한국은행의 한 간부는 “내년 물가 전망이 눈에 띈다. 정부가 보수적으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4월 발표한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물가상승률은 0.8%, 내년은 2.2%로 제시한 바 있다. 정부가 올 하반기에도 한은에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할 가능성이 있어보인다.

민간소비 증가율 전망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말에는 올해 3.0% 늘어날 것으로 봤으나 이번에 2.1%로 0.9%포인트나 낮춰 잡았다. 반면 설비투자 증가율은 종전 전망 5.8%에서 5.6%로 소폭 하향 조정하는 데 그쳤고, 건설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3.2%에서 4.5%로 크게 높였다. 수출액은 3.7% 증가에서 1.5% 감소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는 정부가 민간소비와 수출부진이 성장률을 끌어내리는 핵심 축으로 보면서, 건설 경기 활성화에 정책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실제 정부는 추경 예산의 상당부분을 사회간접자본(SOC) 쪽에 배정할 예정이다.

올해 취업자 증가는 당초 예상(45만명)보다 조금 적은 43만명, 경상수지 흑자규모는 애초 전망(820억달러) 보다 더 많은 940억달러가 될 것으로 정부는 전망했다.
세계일보
최저임금 올리고 고용 확대… 해외주식 매매 한시 비과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부처 합동브리핑에 참석해 ‘2015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설명하고 있다.
김범준 기자
올 하반기 정부의 최대 정책과제로는 내수진작과 일자리창출이 꼽힌다. 기획재정부는 민간의 인프라투자를 촉진하고 청년고용 확대, 서민 생활비 부담 경감 등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대외경제정책분야에서는 ‘제2의 해외투자붐’ 조성에 주목할 만하다. 이는 시중에 넘쳐나는 달러를 해외로 내보내 환율부담(원화약세 유도)과 수출부진을 해소하자는 의도가 깔려 있다. 

 
◆민간 인프라투자 유인·청년고용 확대 등… 내수 진작


정부는 25일 발표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민간 여유자금을 인프라투자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국내투자를 활성화하는 계획을 담았다. 연기금·산업은행·민간자본이 공동 참여하는 10조원 규모의 한국인프라투자플랫폼(KIIP)을 가동하기로 했다. 30조원 규모로 조성된 기업투자촉진프로그램을 이용해 사물인터넷, 차세대 이동통신망 등 유망분야 투자를 유도한다. 서울 여의도우체국을 포함해 도심 ‘금싸라기 땅’에 있는 우체국 건물과 공공청사는 민간 자본을 끌어들여 상업시설로 개발한다. 유휴 국·공유지에는 시민주 방식으로 야구장, 오페라극장 등을 짓는다.

정부는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기존 교원의 명예퇴직을 확대하고, 신규교사 채용을 늘리기로 했다. 어린이집 보조·대체교사 채용도 확대하고, 지방병원을 중심으로 간호사도 늘린다.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하던 ‘청년인턴 지원제’는 중견기업까지 확대해 현재 3만5000명인 지원대상을 5만명까지 늘리기로 했다. 청년근로자 수가 일정기준 이상으로 증가한 기업에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청년고용증대세제’를 신설한다. 정부 내 ‘해외 청년일자리 협의체’를 구성하고, 재외공관과 코트라 등을 활용해 ‘해외 일자리 지도’도 만든다. 

메르스 대응 수출 상담회 25일 서울 서초구 염곡동 코트라에서 진행된 ‘메르스 대응 온라인 수출상담회’에서 국내 기업인들이 화상 상담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남정탁 기자
◆서민 생활비 부담 경감… 소비 동력 제고


정부는 최저임금을 단계적으로 올리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최저임금 통계 기준, 지역·업종별 최저임금 등 제도 전반에 대한 노사정 논의를 거쳐 개선방안을 마련한다. 기업이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데 대한 근로소득 증대세제 인센티브를 추가해 세액공제 혜택을 더 주기로 했다. 서민들이 에너지·통신·의료 등 주요 생활비를 덜 부담하게 하는 정책도 마련한다. 여름철인 7∼9월 주택용 전기요금 3·4구간을 통합해 누진구조를 개편하고 우선돌봄 차상위가구와 신규 기초수급자 총 87만가구에도 복지할인을 적용해 연간 전기료 460억원을 절감해 주기로 했다. 170여개 중증질환 치료 전반에 건강보험 적용을 확대하고, 유통단계별로 마진을 분석해 의약품 가격을 내리는 방안도 검토한다.

펀드에 투자했다가 원금손실이 났을 때에는 세금을 물리지 않도록 주식 등의 매매·평가차익에 대해서는 펀드 환매 시에 과세하도록 바꾼다. 면세하는 통관절차 간소화(목록통관) 한도를 100달러에서 150달러로 높여 해외직구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황교안 국무총리(왼쪽), 이병기 비서실장과 함께 회의장으로 걸어가고 있다.
서상배 선임기자
◆제2 해외투자붐 조성… 중국 공략


정부가 ‘제2의 해외투자붐’ 조성에 팔을 걷어붙인다. 2007년 해외주식 투자로 발생한 매매차익에 3년간 세금을 매기지 않는 정책을 내놓은 지 8년 만이다. 먼저 일반 주식투자자들과 금융기관의 해외증권 투자를 활성화한다. 해외주식 매매·평가차익 및 환차익에 대해 과세를 하지 않는 해외주식투자전용펀드를 한시적으로 도입한다. 환차익에 대해 과세한 2007년보다 더욱 완화된 조치다. 보험사들의 해외투자를 유인하기 위해 투자 가능한 외화자산 범위를 확대했다.

정부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후 확대될 중국 중서부의 인프라 투자 기회를 활용하기 위해 민간과 금융, 정부가 참여하는 합동대응체계인 ‘코리안 패키지’(가칭)를 구성하기로 했다.

건설·중공업·컨설팅 분야 기업들이 금융사·연기금 및 정부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정책을 활용해 새로운 먹거리도 찾는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 카자흐스탄 방문 때 주창한 일대일로는 중국 중서부, 중앙아시아, 유럽을 아우르는 육상 실크로드 경제벨트와 중국 남부, 동남아시아의 바닷길을 잇는 해상 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 경제공동체를 만들자는 구상이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오픈마켓인 알리바바 티몰(T-mall)에 개설된 한국관을 확충하는 프로젝트도 추진된다.
매일경제
◆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


정부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충격으로 인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8%에서 3.1%로 낮췄다. 성장률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기금 변경, 공기업 조기 투자 등 총 15조원이 넘는 재정 보강을 추진하기로 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5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15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했다. 최 부총리는 "소비와 서비스업은 세월호 사고 때보다 더 크게 위축됐고, 메르스가 진정돼도 부정적 영향이 경제 전반에 미칠 수 있다"며 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는 메르스 충격으로 성장률이 0.2~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추경을 편성하지 않는다면 성장률이 2%대로 주저앉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가용 재원을 총동원해 성장률 '마지노선' 3.1%를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세수 부족분을 메우기 위한 세입 추경 5조원에 더해 메르스·가뭄 대응과 수출 활성화, 청년고용, 서민생활 안정 사업을 위한 추가 지출에 세출 추경 5조원 이상을 편성하기로 했다.

세부적인 추경안은 다음달 초 당정 협의에서 구체적인 세출 리스트에 근거해 결정하기로 했다.

정부는 또 지방자치단체도 추경을 편성하도록 유도하고 재정 집행에도 속도를 내 지방재정 지출을 3조원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 11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낮춘 데 이어 재정 보강을 통해 통화·재정 '쌍끌이' 부양책을 쓰겠다는 전략이다.

국외 주식 매매·평가차익과 환차익에 대해 비과세하는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를 도입한다. 올해 940억달러로 예측되는 막대한 경상수지 흑자로 인한 외환 수급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달러 퍼내기' 정책 가운데 하나다. 앞서 2007년 6월~2009년 말 한시적 비과세 기간에 해외 펀드 수는 300여 개, 설정액은 26조원가량 늘어난 바 있다.

국내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산업은행이 인프라스트럭처 프로젝트를 발굴하면 연기금·생명보험사 등과 함께 투자하는 '한국인프라투자플랫폼(KIIP)'을 10조원 규모로 조성한다.

또 개인이 소액 지분 투자를 하고 수익을 나눠 갖는 '시민주' 방식으로 국공유지에 야구장·공연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 <용어 설명>

▷ 추가경정예산(추경) : 예산이 확정된 이후에 생긴 부득이한 사유로 인해 이미 성립된 예산에 변경을 가하는 예산을 말한다. 추경예산은 이미 확정된 예산에 변경을 가져온다는 점에서 국회에 제출된 예산(안)을 수정하기 위한 수정예산과는 다르다.

[김기철 기자 / 조시영 기자]
매일경제
◆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을 포함해 15조원 규모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것은 올해 성장률 3%를 달성하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이다. 2%대 후반과 3%대 초반 성장률은 수치상으로 큰 차이가 없지만 상징적 의미에서 그 차이는 막대하다. 3%대 성장률은 우선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 패스를 밟는지 판가름하는 수치다.

또 지난해 7월 최경환 경제부총리 취임 이후 야심 차게 추진했던 '초이노믹스' 성패를 가늠하는 성적표이기도 하다. 올 하반기 국회 복귀가 예상되는 최 부총리 입장에서는 경제수장으로서 성적표가 그의 정치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다. 정부가 올해 3%대 성장률에 목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특히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로 소비가 대폭 위축됐다는 점은 올해 한국 경제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 이찬우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메르스가 경제성장률을 0.2~0.3%포인트 정도 끌어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만약 추경을 포함한 재정 보강이 없다면 올해 경제성장률이 2%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15조원 규모 재정 보강은 정부가 끌어 쓸 수 있는 모든 재원을 동원해 성장률 3%대를 지키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정부의 추경 편성에도 불구하고 3%대 성장률 달성은 쉽지 않아 보인다. 우선 추경으로 편성한 돈이 적절한 시점에 경제에 투입될 수 있을지 의문시된다. 국회법 개정으로 여야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게 되면 추경을 포함한 경제활성화 정책의 국회 통과는 요원해진다.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실제 자금이 집행되기까지 일정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추경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추경예산 집행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재정이 성장률에 기여하는 정도인 재정승수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어 추경을 하더라도 3%대 성장률 달성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르스로 인한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도 불확실하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로 집계돼 전달보다 6포인트나 급락했다. 소비심리가 급락하면 이는 소비 감소로 이어지고 경제성장률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메르스 사태로 소비심리가 얼어붙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지난해 세월호 사태 때 소비자심리지수가 4포인트 하락한 것을 감안할 때 메르스 충격이 그보다 훨씬 더 클 것임을 예고하는 부분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메르스로 인해 경기 회복세 자체가 꺾여서 다시 경제가 침체기에 들어설 우려가 있다"며 "메르스로 인한 골이 세월호보다 더 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노영우 기자 / 박윤수 기자 / 김태준 기자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장예진 기자 = 25일 발표된 2015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 따르면 정부는 추경과 기금, 공공기관 투자 등으로 구성된 '15조원+α' 규모의 재정보강책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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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결국 국교정상화 50주년이 아주 자연스러운 계기가 되고 있고 이를 놓치면 서로 도움이 안 될 수 있다. 이것을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해 나가자는 문제의식을 갖고 여러 형태의 대화를 하고 있다고 보면 될 것 같다.

-- 이를 두고 2013년과 현재의 대일정책 기조가 변화했다고 볼 수 있나.

▲ 우리 외교정책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히 일관성이 있다고 말하고 싶다. 천천히 가더라도 꾸준히(slow and steady) 가고, 나름대로 큰 원칙을 지킨다는 것이다.

내용상의 큰 변화라기보다는, 이제는 의지 면에서 현안을 풀어가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면서 관계 개선을 모색해 나가야 할 시기가 아니냐는 생각을 하고 있고 이는 일본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본다.

-- 한일 정상회담은 언제쯤 열리나.

▲ 양국 협력의 장애물이 되는 현안 진전에서 서로 만족스럽다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이 되면 정상회담을 할 수 있는 시점도 당겨지지 않겠나.

결국 동북아 국가 간의 갈등을 풀면서, 그 과정에서 우리가 같이 풀 수 있는 방법이 있다. 그런 측면에서 아주 중요한 과제는 연내 가장 빠른 시기에 한일중 정상회담을 갖도록 여러가지 노력을 하고 있고 앞으로 더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 연내 한일 정상회담을 갖도록 노력한다는 뜻도 되나.

▲ 한일중 3국 정상이 만나게 되면 양자 간 접촉은 자연스럽게 있게 된다. 어떤 형태로 하느냐는 앞으로 자연스럽게 해결이 될 것이다.

(양자 정상회담) 여건이 빨리 조성되면 두말할 나위 없이 좋지만, 여건 조성에 좀 시간이 걸리면 그것을 보완하는 다양한 노력이 있을 수 있다. 그중 하나가 다자회담인 한일중 정상회담이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길이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어느 한 길만 고집해서 갈 필요는 없다. 여러 가지 대안(alternative) 루트도 있기 때문에 그런 것도 염두에 두면서 갈 필요가 있지 않겠나.

-- 군위안부 문제 선결이 한일 정상회담의 전제조건인가.

▲ 위안부 문제를 포함한 여러 핵심 현안들에서 진전이 있게 되면 자연스럽게 정상회담을 위한 긍정적인 여건이 조성될 것이고, 그걸 통해 양국 간의 지속가능한 신뢰가 구축될 수 있다.

--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연기 당시 상황은.

▲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에 전념하기 위해 방미를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고 했을 때 미국을 포함해 국제사회에서 거의 전폭적인 이해가 있었다.

이런 상황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에게 (전화로) 전하면서 '좀 불가피하게 됐다'고 하니 첫 반응이 '우리 걱정은 하지 마라, 당신 일에 대해 걱정해라'였다. 서로 오해의 소지가 전혀 없이 다 이해가 됐다.

(메르스라는) 이런 예외적 이유로 재조정된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날짜를 찾는데 시간이 그렇게 오래 걸릴 것 같지는 않다. 상호 편리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차원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의 필요성은 어떻게 보나. 중국에 대한 설득은.

▲ 미국 정부내 검토가 완료되지 않은 상황이며, 일단 우리 국방 당국이 실무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앞으로 필요하다면 정부 내에서 추가적인 협의를 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 이 문제가 진행돼 나가는 과정에서 관심을 갖고 있는 나라들에 대해서는, 그것이 중국이든 다른 나라든 충분히 정보를 공유하고 대화를 가질 생각이다.

-- 핵무기 소형화 등 북핵 상황은 어떻게 보고 있나.

▲ 상당히 우려스러운 수순으로 가고 있다는 점에서는 많은 나라들이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 특히 소형화 관련해서는 상당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보는 것 같다.

국제사회의 일관된 메시지를 통해 북한이 결국은 전략적 계산법을 바꿔야 한다. 그 과정에서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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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 한국일보


[이슈 분석]
美, 5년 전보다 굴착시간 절반 단축… 굴착거리도 두 배 이상 길어져

빅데이터 활용해 성공률 높여, 생산비 배럴당 50달러도 눈앞

OPEC 저가공세에 주춤했지만 유가 다시 美 업체가 좌우할 수도



사우디아라비아 등 기존 산유국의 증산 공세 때문에 가격 경쟁력을 상실하며 위기를 맞았던 미국의 셰일오일 산업이 기술혁신을 앞세워 다시 전성기를 맞을 채비를 하고 있다. 생산단가가 획기적으로 낮아지며 조만간 ‘제2차 셰일 혁명’이 도래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셰일오일 산업이 다시 활기를 띨 경우 장기적으로 세계 원유 시장에 공급 초과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가공세 이겨낸 ‘기술의 힘’

25일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이 출판하는 저명 기술잡지 ‘MIT 테크놀로지 리뷰’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셰일오일 산업은 기술 혁신을 거듭하면서 생산비 절감 및 생산량 증가 효과를 동시에 거두고 있다.

이 잡지는 셰일오일 산업이 제2 전성기를 노릴 수 있는 비결로 ‘기술 혁신’을 꼽았다. 셰일오일은 유정(油井)에서 뽑아내는 일반적 원유 채취와 달리, 퇴적암 지층인 셰일층에서 원유를 추출해 낸다. 수직으로 땅을 판 다음 다시 수평굴착을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들고 고난도 기술이 요구된다. 그런데 최근 셰일오일 업체들의 경험이 쌓이면서 채굴 관련 실용 기술이 개선됐고, 여러 곳의 동시 굴착이 가능해졌다. 5년 전에 비해 굴착 시간은 50% 단축됐고, 반대로 한 번에 팔 수 있는 굴착거리는 두 배 이상 길어졌다. 드릴날이나 실시간 원격조종 기술 발전도 계속 이뤄지고 있어 생산성은 갈수록 향상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 싱크탱크인 맨해튼연구소는 “셰일오일 산업 발전 속도는 정보통신(IT) 기술의 요람인 실리콘밸리와 무척 닮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IT 기술의 접목으로 관련 데이터가 급증한 것도 기술 발전에 도움을 주고 있다. 맨해튼연구소는 지난달 ‘셰일 2.0시대’라는 보고서를 통해 “빅데이터가 셰일 2.0시대를 주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셰일오일 채굴 과정에서 생긴 각종 경우의 수와 특이 상황들이 모두 데이터로 저장되고, 그것이 다음 채굴에 유용한 본보기로 이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생산비 배럴당 50불도 가능

이런 기술 발전에 따라 셰일오일 업체들은 생산비 절감 효과를 거두게 됐고, 셰일오일의 손익분기점 또한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오정석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셰일오일 손익분기점은 지난해 배럴당 75달러에서 최근 60달러로 낮아졌으며, 조만간 50달러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셰일오일 손익분기점이 낮아지면 최근 주춤했던 셰일오일 산업은 다시 활력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미국 내 석유굴착 시설의 개수는 646곳으로, 지난해 말 1,536곳에 비해 58%가 감소했다. 배럴당 100달러를 넘나들던 초고유가 상황에서 셰일오일 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섰지만, 유가가 배럴당 50~60달러 수준으로 떨어진 지난해 하반기 이후 수지타산이 맞지 않자 굴착이 상당수 중단된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이 미국 셰일오일 산업을 겨냥해 고의적으로 생산 과잉 상태를 만들어 저가공세를 했다는 음모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셰일오일 덕 원유 공급초과 예상

생산비 절감 덕에 셰일오일 산업은 과거보다 더 수지 맞는 장사가 될 전망이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선만 돼도 경제성이 있기 때문에, 저유가 때문에 폐쇄됐던 채굴현장이 다시 열릴 가능성도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셰일오일 기술혁신이 국제유가를 더욱 아래로 끌어 내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셰일오일이 기존 원유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 제1차 셰일혁명이 석유수출국기구(OPEC) 중심의 가격결정 체계를 약화시켰다면, 제2차 셰일혁명은 국제시장에서의 원유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려 주는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OPEC과 미국의 생산량으로 보아 원유 공급초과 상태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셰일오일 기술이 전통적 원유산업을 자극하는 부수적 효과도 거두고 있다. 로이터는 최근 셰일오일 기술 접목을 통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던 유전지대 170곳이 재개발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에 매장된 원유는 약 1,410억배럴로 추정된다. 오정석 연구원은 “과거에는 중동 국가들이 증산을 주도했지만, 앞으로는 미국 셰일오일 업체들이 국제유가에 따라 물량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는 생산자 역할을 할 것”이라며 “OPEC은 과거처럼 생산량 조절을 통한 고유가 정책을 추진하기 어려워질 것”이라 예측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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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상반기 산업계 4대 과제
내수 침체 속 경영 압박하는 현안들에 전전긍긍

엔저의 장기화, 자동차 부품·철강 등 수출액 급감

탄소배출권 거래제, 정부 이달 말까지 감축안 유엔 제출

내년도 최저임금 결정, 노동계 1만원 인상 요구 큰 부담

강화되는 사정수사, 현대중공업·한진해운 등 압수수색



상반기 한국 산업계는 유독 어려움이 많았다. 내수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되며 침체했고, 수출은 5개월 연속 전년 대비 감소하며 산업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 같은 어려움의 이면에는 산업계가 자체적으로 풀기 힘든 과제들이 산적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수출 감소로 이어진 엔저 등 환율문제, 환경 규제가 강화되며 떠오른 온실가스 감축문제, 끊임없이 인상론이 대두되는 최저임금, 정부의 기업수사 압력 등이다.

끝 모를 환율 수렁

우선 엔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우리 기업의 수출 경쟁력이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1분기 자동차 부품 수출은 6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고 현대기아차의 미국과 유럽시장 점유율도 하락세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기업 300곳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중소기업들은 상반기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엔저 등 환율문제를 꼽았다.

특히 일본 수출은 심각한 지경이다. 농산물, 석유제품, 철강, 화장품 등의 수출액이 급감했으며 수출량을 그대로 유지해도 엔화 약세로 기업들이 쥐는 돈이 줄어들고 있다. 무엇보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일부 중소기업들은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체력이 소진된 상황이다.

문제는 단기간에 환율이 반전될 가능성이 적고 정부와 기업도 뾰족한 해결책이 없다는 점이다. 대한상의가 지난달 수출기업 3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7%가 엔저로 피해를 입었으나 10곳 중 7곳은 대응책이 없다고 응답했다.

사업 이전 우려되는 온실가스 감축

재계는 정부에서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로 제시한 4가지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를 8억5,060만톤으로 잡고 이달 말까지 최종안을 확정해 유엔에 제출할 계획이다.

정부는 배출 전망치보다 14.7~31.3% 감축하는 방안을 두고 고민하고 있지만 재계는 감축목표를 최대한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제단체에서는 주력산업의 경우 이미 최신기술로 세계 최고의 에너지 효율을 달성하고 있어 추가 감축 여력이 별로 없다는 입장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업계의 감축 여력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가장 완화된 방안인 14.7%로 결정돼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악의 경우 기업들은 신규투자를 줄이고 사업장을 해외로 이전할 수도 있다. 국내의 한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업체는 가격경쟁에서 중국업체에 밀릴 것을 우려해 중국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철강업계도 정부 할당계획안에 맞추려면 생산량을 최대 절반 이상 줄여야 할 판이라 신규 투자를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기업들은 온실가스 감축이 힘들면 결국 생산량을 줄일 수 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온실가스 감축기술 상용화에 시간이 걸리면 최후 수단은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경제 침체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용 축소 거론되는 최저 임금 인상

이달 29일까지 결정될 내년도 최저임금 수준도 재계의 ‘뜨거운 감자’다. 최저 임금은 매년 근로자와 사용자, 공익위원이 참여하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하는데 매년 조금씩 인상됐다.

현재 노동계는 80% 가까이 인상된 1만원 이상을 목표로 잡고 있지만, 재계는 올해 시급인 5,580원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재계는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거의 정체돼 있는데 최저 임금은 연평균 7.6% 증가한 점을 동결 이유로 내세운다.

특히 최저 임금 급등은 대기업보다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심각한 타격이 될 전망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와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중소기업 429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최저 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 신규채용을 줄이겠다는 응답이 절반 가까이 됐다.

하지만 올해 정치권에서 유례 없이 공감대가 형성된데다 정부도 내수를 살리려고 임금 인상에 긍정적이어서 예년보다 최저 임금이 큰 폭으로 오를 수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소비위축과 디플레이션 우려가 크기 때문에 임금 인상으로 내수를 살려야 한다”는 기조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들의 임금 인상 열풍도 재계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올해는 유독 편 들어주는 우군이 적어서 목소리를 내기 힘들다”며 “하지만 큰 폭의 임금인상이 고용축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전했다.보이지 않는 사정 수사의 끈

정부의 사정 수사도 재계로서는 부담스러운 요소다. 특히 부정부패 척결을 강조한 황교안 국무총리의 부상은 사정수사가 강화될 것이란 신호이기도 하다.

포스코와 동국제강 등이 검찰 수사로 어수선한 가운데 현대중공업 한진해운 등도 최근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 이마트와 다음카카오는 국세청의 특별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여기에 공정거래위원회도 대기업의 일감몰아주기를 조사하고 있다. 임상혁 전경련 상무는 “경제상황이 매우 좋지 않은 만큼 특별세무조사를 가급적 자제하고 검찰 수사도 너무 장기화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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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TV


2013년 기준 우리나라의 주거용 전기요금은 ㎿h당 101.4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58.2%에 그친다. 산업용 전기요금은 91.9달러로 OECD 평균의 74.4%다.

국내 주거용 전기요금을 100이라고 하면 일본은 238.8이며 독일은 382.2다. 산업용 전기요금을 100이라고 하면 이탈리아는 350.1이며 일본은 189.6이다.

이같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한 전기요금은 발전단가가 싼 원전의 발전량이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데서 비롯된다.

2014년 기준 에너지원별 발전단가는 원전이 1㎾h당 55원으로 가장 저렴하며 석탄화력 63.4원, 가스화력 155.8원이다. 신재생에너지인 태양광과 풍력은 200원 이상이다.

2014년 발전원별 설비 비중을 보면 원전은 22.2%로 액화천연가스(LNG·28.7%), 석탄(28.2%)보다 낮다. 석유 발전의 비중은 4.1%, 기타는 16.8%다.

하지만 실제 발전량의 경우 원자력 발전은 전체의 30.0%나 된다. 석탄 발전은 39.3%며 LNG 발전과 석유는 각각 20.4%, 1.4%였다. LNG 발전 설비가 많지만 발전단가가 저렴한 원전과 석탄 발전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앞으로 정부는 원전의 비중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현재 건설 중인 원전 11기에 더해 2기를 추가하기로 했다. 2029년까지 원전의 설비용량을 22.2%에서 28.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저렴하고 온실가스 배출도 없는 원전을 통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

◆ 천문학적인 ‘원전 뒷감당’ 비용

원전을 값싼 발전원으로 여기며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지만 그 뒷감당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비용이 요구된다.

원전을 둘러싼 가장 대표적인 비용은 원자력 발전에 사용되고 남은 핵연료인 '사용후핵연료' 관리 비용이다.

고준위 방사능과 고열을 내는 이 핵연료봉의 성질이 사라지는 데는 10만 년 이상이 필요하다. 정부는 사용후핵연료를 지하 500m에 저장할 계획이다. 2050년까지 지하 저장 공간을 마련하는 데는 53조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투입될 예정이다.

최근 폐쇄가 결정된 고리 1호기부터 시작될 원전 해체 작업에도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현재 가동 중인 23기의 원전 가운데 2029년까지 수명이 만료되는 것은 12기다. 이들 원전을 해체하는 데 드는 비용은 1기당 6033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미래창조과학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은 제염(시설 내 방사성 물질 제거)·해체·절단·철거 등 원전 해체 과정에 필요하지만 아직 미개발된 원전 해체 기술을 2021년까지 확보하기 위해 18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 “외부비용 고려하면 저렴하지 않다”…“사고위험비용 최고 343조원”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해 3월 발표한 '원자력 발전 비용의 쟁점과 과제' 보고서에서 원전은 직접 비용인 발전 원가만이 아니라 다양한 외부 비용을 유발한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원전 사고 위험 비용이 58조 원에서 343조 원에 이른다고 분석했다. 규제를 통해 원전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한수원이 사용한 안전 규제 비용은 1조1000억 원 규모며 원전 발전을 위해 정부가 지원한 연구 개발비, 수용성 향상을 위한 주변 지역 지원 사업, 홍보 사업, 규제기관 운영비 등 정책 비용은 5169억 원(2013년 기준)이다.

여기에 입지 갈등 비용, 미래 세대 비용도 원자력 발전의 외부 비용으로 꼽힌다.

입지 갈등 비용이란 원전 관련 시설의 입지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입지 선정 과정에서 의견 충돌로 발생하는 비용, 입지 선정 합의가 되지 않아 사업이 지연돼 발생하는 비용, 합의를 이루기 위한 행정 지원 비용 등이 모두 포함된 것이다.

경주에 들어서는 중저준위 방사성 폐기물 처분장의 입지 갈등 비용은 무려 9394억 원이었으며 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옮길 송전선로를 건설하는 데 따른 갈등 비용도 원전 1기당 4037억 원으로 분석된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인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을 둘러싼 갈등 비용이 얼마나 될지는 가늠하기 어렵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현 세대가 사용하는 원자력 발전이 미래에 유발할 수 있는 회복 불가능한 피해도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사용후핵연료 처분장의 경우 운영 기간이 만료되면 영구 폐쇄되기 때문에 국토 일정 부분에 대한 손실 비용이 발생한다.

2013년 말 국무총리실 산하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은 이처럼 국가와 국민이 부담하고 있는 외부 비용이 적지 않아 원전의 발전단가가 결코 저렴하지 않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우선 연구원은 현재 원전 사업자가 부담하는 사적(私的) 비용을 48.8원으로 추산했다. 원전 건설비(3조원)가 ㎾h당 22.6원이며 연료 주기 비용(사용후핵연료 관리비 등) 8.4원, 수선 유지 비용 13.6원, 원전 해체 비용 4.3원으로 추산했다. 이 비용은 발전단가에 대부분 반영됐다.

반면 연구원은 사적 비용 외에 국가·국민이 부담하는 외부 비용이 적지 않다고 분석했다. 이는 발전단가에 포함되지 않은 비용이다.

우선 원자력 관련 연구 개발 예산 및 홍보 비용은 ㎾h당 2.4원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중대 사고 위험 비용 등 외부 비용이 ㎾h당 0.2원에서 251.9원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 외부 비용들이 원전 사업자가 부담하는 사적 비용(48.8원)에 더해지면 원전의 발전비용은 ㎾h당 51.4원에서 254.3원이 될 것이라는 게 연구원 분석이다. 이는 국회예산정책처가 외부 비용에 포함했던 입지 갈등 비용과 미래 세대 비용이 포함되지 않은 수치다.

환경정책평가연구원 이창훈 연구위원은 "원자력 발전의 외부 비용을 반영할 경우 경제적으로 저렴하다고 생각됐던 원자력의 장점이 희석되며 다른 에너지원의 발전단가에 근접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수력원자력은 이에 대해 "2차 에너지 기본계획에서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해 원전 비용을 계산한 바 있으며 여전히 석탄, LNG보다 경제성이 확보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한수원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 원전 사고 대책 비용을 원전 발전단가에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지만 이를 반영한 나라는 한 곳도 없다"며 현재 발전단가 산정의 합리성을 강조했다.

김재현기자 (honor@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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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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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글로벌 '톱5' 시장中 단 한곳도 1위 못해
출시 첫 달조차 미국시장 1위는 '아이폰6'

“글로벌 스마트폰의 히트모델 판도가 바뀌고 있다.” 주요 국가별 스마트폰 히트모델 분석. 자료=카운터포인트리서치
올해 4월10일 한국·미국·영국 등 20개국에서 본격 출시된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 판매실적이 당초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전 세계에서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가장 큰 미국·중국·인도·브라질·인도네시아 등 5개 국가 중 단 한 곳에서도 삼성전자는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커녕 노트를 포함한 갤럭시 시리즈를 판매순위 1위에 올리지 못했다.

25일 홍콩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4월 판매물량 기준 미국 내 판매순위는 애플의 ‘아이폰6’가 갤럭시S6 신규 출시에도 여전히 1위를 고수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가 각각 2, 3위에 올랐다. 아이폰6 플러스는 4위, 갤럭시 노트4는 5위를 각각 차지했다.

이 같은 결과는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월별로 3000종 이상의 스마트폰 모델 판매량 자료를 집계해 정기 분석을 한 4월 및 5월 보고서를 통해 공개됐다.

글로벌 7000만대로 갤럭시 시리즈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린 ‘갤럭시S4’ 판매기록을 넘어 애플에게 내준 세계시장 점유율 1위 자리도 재탈환하겠다는 삼성전자의 목표 역시 실상과 점차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

강경수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미국 시장에 대해 “애플과 삼성이 1위에서 5위권을 차지하고 6~8위권에 LG전자 제품들이 포진돼 있는 것을 보면 상당히 한국 시장과 유사하다”며 “한국과 비슷하게 사업자가 주도하는 까닭에 전통적으로 국내 브랜드들이 미국에서 강세를 보여 국내시장 못지않은 효자 노릇을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의 흐름을 보면 한국시장에서 절대강자로 군림하던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지위가 급속도로 약해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판매량 기준 한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 점유율은 33%까지 폭증했다. 지난해 9월까지 만해도 줄곧 한 자릿수에 머무르던 아이폰의 국내 시장점유율은 같은 해 10월 두 자릿수인 10%를 넘어선 데 이어 불과 한 달 사이 무려 3배 가까이 치솟았다. 반면 삼성전자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해 10월 60%에서 46%로 14%포인트나 급감했다.

톰 강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이사는 “한국 스마트폰 시장 역사상 외국산 브랜드가 20%를 넘긴 적이 없다”고 분석하면서 놀라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애플은 지난 4월말 한국·싱가포르·베트남 시장의 작년 12월28일부터 올해 3월28일까지 석 달 만에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갑절 이상 뛰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갤S6, 애플강세 美 이어 中시장마저 ‘아이폰6’에 밀려

금액으로는 미국에 이어 2위이지만 물량만 놓고 볼 때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우에도 샤오미와 애플이 시장을 휩쓸고 있다. 5위권 바깥에서도 삼성전자를 찾아보기 힘들며 레노버, 화웨이 제품들이 주로 차지하고 있다.

지난 4월 중국 내 판매순위는 ▲1위 애플 ‘아이폰6’ 16기가바이트(GB) ▲2위 샤오미 레드미2(Redmi2) ▲3위 애플 ‘아이폰6 플러스’ 64GB ▲4위 샤오미 Mi4 ▲5위 샤오미 레드미 노트 순이었다.

중국 다음으로 거대 시장인 인도를 보면 모토롤라, 노키아, 삼성전자 그리고 인도 현지업체들이 골고루 포진돼 있다. 인도 판매 1위는 모토롤라가 달성했으며 2위에는 샤오미가 이름을 올렸다. 삼성전자는 3위다. 브라질 시장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삼성전자는 3위부터 상품명이 거론되기 시작한다.

특히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아예 맥을 못 추고 있다. 지난 4월 판매물량 기준 인도네시아 판매순위에서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상위 5위 안에 하나도 들지 못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인도네시아가 흥미로운데, 애플·삼성과 같은 글로벌 메이커들이나 샤오미 등 중국산을 제치고 1위로 등극한 브랜드가 ‘SMARTFREN’이라는 인도네시아 현지 업체이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흥시장에서 글로벌 메이커가 아닌 현지 업체들이 선전하는 모습은 이제는 인정해야 할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전자의 ‘갤럭시S6’·‘갤럭시S6 엣지’ 출시 이후 누적 판매량은 1450만대로 추측된다. 지난 4월10일 첫 출시 후 3주간 4월 판매량이 610만대, 5월 판매량은 840만대 규모로 각각 파악된다는 게 카운터포인트리서치의 추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패했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전작 ‘갤럭시S5’도 판매 초기에는 출시된 지 두 달도 채 안 돼 글로벌 1100만대를 돌파하는 등 초반 분위기가 좋았다”면서 “갤럭시S6가 성공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갤럭시S6 엣지 스페셜 에디션. 사진=삼성전자
◆ 멀어져가는 역대최고 ‘갤S4’ 기록…S5는 깰 수 있나

오히려 ‘갤럭시S6’ 공개를 본 뒤 대기수요가 애플로 돌아서면서 ‘아이폰6’ 판매가 되레 증가하고 있다는 암울한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모델별 글로벌 4월 합계 판매량 순위에서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는 각각 3, 4위를 기록했다. 이에 반해 출시된 지 6개월이 지났음에도 애플의 아이폰6와 아이폰6 플러스는 각각 1, 2위로 식지 않는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삼성 갤럭시S6 시리즈가 전작을 뛰어넘었지만, 아이폰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다”고 보도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스마트폰 판매대수를 기존 8100만대에서 7500만대로 하향조정했고, 이중 갤럭시S6의 판매대수를 2100만대에서 1800만대로 낮췄다”며 “갤럭시S6와 저가폰 등 2분기 삼성전자 스마트폰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해 실적에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올 2분기 전사 실적에 견인차로 촉망받던 삼성전자 ‘갤럭시S6’ 마케팅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전자는 이달 들어 15일부터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를 삼성·신한·KB카드의 이동통신사 제휴카드로 구매하거나 구입 후 이동통신비 신규 자동이체를 신청하고 이벤트에 참여하는 고객 전원에게 4만9000원 상당의 무선 충전기를 무료로 증정하고 있다.

업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 ‘갤럭시S6’ 시리즈 판매가 생각만큼 좋지 않다는 움직임이 이미 한 달 전부터 감지되고 있었다”면서 “삼성전자가 모바일 마케팅 전략 수립에 벌써 한 달 넘게 절치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뿐 아니라 LG전자의 신작 스마트폰인 ‘G4’도 판매세가 신통치 않은 것으로 보여 국내 전자업계의 2분기 경영실적 부진은 물론 나아가 우리나라 수출의 가장 커다란 몫을 담당하는 정보통신(IT) 수출도 감소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일경 기자 ikpar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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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시장 확대는 반길 일이나 강력한 경쟁자 상륙에 페블 등도 추격

ㆍ삼성은 동그란 베젤 ‘기어A’, LG는 ‘어베인 럭스’로 반격 태세

지난 4월 출시되자마자 ‘밀리언셀러’가 된 애플워치가 26일 국내에 상륙한다. 스마트폰 사례에서 보듯이 애플 제품은 스마트워치 생태계를 확장시킬 지원군이자 한국 기업들의 강력한 경쟁자이다. 애플워치를 맞은 국내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요동칠지 관심을 모은다.

애플 공인대리점 프리스비는 애플워치가 출시되는 26일 평소보다 매장문을 일찍 여는 ‘얼리버드 이벤트’를 실시한다고 24일 밝혔다. 애플워치는 이날부터 애플 온라인 스토어와 프리스비, 윌리스 매장에서 살 수 있다. 프리스비는 매장에 구매자들이 몰릴 것을 대비해 최대 3시간 정도 일찍 문을 연다.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에 대비해 손소독제도 구비한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워치 자체가 아직 생소한 만큼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아이폰6 사례를 보면 성공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아이폰6 판매 때는 구매 희망자들이 새벽부터 통신사 대리점과 매장 앞에서 장사진을 쳤다.

애플은 애플워치 출시 이후 공식 판매 규모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에쿼티리서치는 첫 출시일인 4월24일 이후 두 달간 700만대가 팔린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판매한 스마트워치 120만대의 다섯 배가 넘는 규모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가 2014년 460만대에서 올해 2810만대로 511%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 가운데 54.8%인 1540만대가 애플워치 몫이라고 내다봤다. 애플워치가 글로벌 스마트워치 시장을 팽창시키는 기폭제 역할을 한다는 얘기다.

시장이 확대되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경쟁자들로선 웃고 있을 수만은 없다. 당장 지난해 애플 제품이 없는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1위와 6위였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다.

페블·핏빗 등 신예들 추격세도 만만치 않다. 페블은 지난해 70만대의 스마트워치를 팔아치우며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최근 기업공개로 6억달러의 자산가가 된 한국계 제임스 박이 최고경영자(CEO)인 핏빗은 지난해 자사 최초의 스마트워치 ‘핏빗 서지’를 60만대 팔았다.

국내 업체들로서는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고가의 애플과 샤오미 등 저가의 신예들 사이에 끼어 고전했던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할 판이다. 이에 양사는 반격 태세를 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차기 스마트워치 ‘기어A’ 출시로 정면승부에 나설 계획이다. 사각형 모양이던 종전 삼성전자의 스마트워치와 달리 기어A는 둥근 디스플레이를 채택했다.

해상도는 지금까지 출시된 삼성전자 스마트워치 가운데 가장 높다. 회전이 가능한 원형 베젤로 다양한 기능을 구현하는 것도 특징이다.

LG전자는 ‘LG워치 어베인’의 고급형 모델을 준비 중이다. 지난 11일 ‘워치 어베인 럭스’라는 상표를 출원했다. 구체적인 사양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럭스’가 화려하고 아름다움 등을 뜻하는 만큼 워치 어베인보다 업그레이드된 제품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연합뉴스



두 달 만에 700만대 판매 '대박'…삼성-LG '초긴장'

(서울=연합뉴스) 고상민 기자 = 애플의 첫 스마트시계인 '애플워치'의 국내 출시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애플은 26일부터 온라인과 애플 전용샵을 통해 애플워치를 판매한다.

애플워치는 지난 4월 안방 시장인 미국을 비롯한 1차 출시국에서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대박'을 터트리며 스마트워치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애플워치 열풍은 아직 시장 미성숙 단계인 국내에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25일 시장조사기관 슬라이스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애플워치는 4월 말 출시 이후 이달 중순까지 279만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13년 일찌감치 스마트워치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의 누적 판매량과 맞먹는 수준이다. 삼성은 '갤럭시 기어'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6종의 스마트워치를 선보였는데 지난해 내놓은 '갤럭시 기어S'까지 총 200만대가 팔린 것으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들은 추산하고 있다.

CNN머니 등에 따르면 애플은 이달 말까지 추가로 500만대 이상을 출하할 예정이어서 두 달간 총 판매량은 700만대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애플워치의 인기는 한국 시장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질 것이라는 게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원동력은 국내에서 부쩍 늘어난 아이폰 사용자들에 있다. 아이폰 사용자들은 브랜드 충성도가 강한 데다 신제품에 호기심이 많은 '얼리 어댑터'가 많은 만큼 실제 애플워치 구매에 나설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6의 성공에 힘입어 지난해 11월 한국 시장 점유율을 33%까지 올린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워치는 통화 기능이나 UX(사용자경험) 기능으로 봤을 때 특별할 게 없지만, 애플이라는 브랜드 만으로 국내에서도 상당한 판매량을 올릴 것으로 점쳐진다"고 말했다.

애플워치의 공습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바짝 긴장하는 모양새다.

삼성전자는 처음으로 원형 화면을 도입한 '갤럭시 기어A'(가칭)의 출시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 때문에 글로벌은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일정 기간 애플워치에 주도권을 내줄지 모른다는 전망이 나온다.

LG전자는 올해 초 잇따라 내놓은 스마트워치 'LG 워치 어베인'과 'LG 워치 어베인 LTE'가 글로벌 시장에서 순항하는 만큼 당분간 이 두 모델의 판매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애플워치 열풍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스마트워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워치 시장도 국내 제조사들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면서 "독자적인 디자인 개발을 비롯해 특화 기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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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경쟁사보다 몇 배 더 빠른 무선통신 서비스를 내놓겠다."

통신업계에 '데이터 속도전'이 치열하다. 현재까지 시중에 출시된 최대 속도의 무선 통신기술은 '3밴드 광대역 LTE(3CA)'로 이론적으로 300Mbps의 속도를 보여준다. 하지만 통신 3사는 이보다 몇 배 빠른 통신기술을 개발해 서비스를 서두르고 있다. 바로 LTE와 와이파이를 묶어 데이터 속도를 극대화한 '이종망 묶음 기술'인데 이 기술을 활용하면 소비자는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빠른 속도의 통신을 체험할 수 있게 된다.

LG유플러스는 휴대전화에서 고화질(HD) 영화 1편을 6초에 내려받을 수 있는 무선 서비스를 올해 안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경쟁사가 최근 발표한 기술보다 2초 빠른 속도이다.

앞서 지난 16일에는 KT가 업계 최초로 '기가 와이파이'를 상용화한 바 있다. LTE와 와이파이 망을 동시에 활용해 데이터를 최대 1.17Gbps 속도로 전송할 수 있는 기술로 삼성 갤럭시S6와 S6엣지에서 우선 서비스된다.

KT의 발표가 나오자 SK텔레콤도 곧이어 최대 1.17Gbps의 속도를 자랑하는 '멀티패스' 네트워크 구축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동통신사들이 내놓은 속도는 '이론상' 속도다. 실제로 구현되는 속도는 이에 못 미친다. 이론상 최대 속도 기준으로 소비자들은 연내 고화질 영화 1편을 6초, 초고화질(UHD) 영화 1편은 1분12초, 50개 음원 파일은 1초에 내려받을 수 있다. 이종망 묶음 기술을 활용한 이통사의 속도 경쟁은 2020년께 상용화가 예상되는 5G(5세대) 통신망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전초전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하지만 속도전의 가장 큰 이유는 이동통신 서비스가 데이터 중심으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따라서 이를 '4.5G 전쟁'이라고 보는 의견도 있다. 물론 기존에도 데이터 속도는 서비스 품질의 우위를 결정짓는 요소로 통신업체의 가장 중요한 자존심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달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요금이 부과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가 출시되면서 경쟁 업체의 속도 준비를 더욱 의식하게 됐다.

사용자들이 보다 많은 데이터를 소비하면 이동통신사의 수익성도 개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음성과 문자는 무제한 쓸 수 있게 되면서 수익성을 높이려면 데이터 중심으로 소비를 유도해야 하는 절박함도 작용했다. 더 빠른 속도는 고품질의 영상·게임·음원 등 콘텐츠 소비를 늘릴 수 있는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빠른 속도를 즐기는 소비자일수록 데이터 소모 속도에 걸맞은 고가의 데이터요금제로 옮겨갈 유인도 커진다.

그동안 이동통신사들은 데이터 중심 요금제의 음성 무한 혜택을 내세워 요금 절감 효과를 홍보했다. 6월 21일 기준 이통3사의 데이터 중심 요금제 가입자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기존에 쓰던 요금제보다 낮은 요금제로 이동하는 패턴을 보였다. 하지만 저렴한 데이터 요금제로 이동하면 추가로 데이터를 사용한 만큼 요금을 더 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절감 효과를 보는 것은 아니다. 무심코 썼다가 요금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이통3사 모두 데이터 중심 요금제에서 제공하는 기본 데이터량을 소진하면 추가로 쓴 만큼 요금을 부과한다. MB당 20.48원의 요율을 적용하지만 요금을 산정하는 방식은 업체마다 제각각이다. KT는 데이터 기본 제공량 소진 후 추가 요금이 가장 비싸다. 5GB 가까이(5GB 미만) 추가 사용하면 2만5000원이 요율대로 부과된다. 하지만 5GB를 넘어서면 요금이 다시 큰 폭으로 늘게 된다. KT는 사용자의 요금 폭탄을 막기 위해 데이터를 이월하거나 미리 당겨 쓰는 '밀당' 서비스를 도입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기본 제공된 데이터량이 소진되기 직전과 소진됐을 때 공지해준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1만8000원을 추가 요금의 상한선(880MB를 추가로 썼을 때 나오는 비용)으로 정했다. 사용자가 이보다 더 많은 용량을 써도 요금이 그 이상 과금되지 않는다. 다만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진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원하면 추가 비용을 내고 속도 제한을 풀 수 있게끔 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금 폭탄을 방지하려면 본인의 데이터 사용 패턴 파악에 보다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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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 카카오택시 돌풍 / '앱택시' 새바람 일으킨 카카오택시 성공비결 ◆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면 배회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이를 활용하는 택시기사들이 늘고 있다. 택시기사 오명석 씨(60)가 중구 필동 매경미디어그룹 근처에서 카카오택시 앱을 이용해 콜을 받고 있다. [김재훈 기자]
3개월 전에 등장한 카카오택시가 택시 이용 문화를 바꾸는 것은 물론 택시업계 판도까지 바꿔놓고 있다. 또 카카오택시가 만들어 낸 '앱택시 경제'는 단순히 콜택시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국내에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접목)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기존 콜택시 서비스들이 전화를 통해서만 예약을 받고 콜비를 1000원씩 받았다면, 다음카카오는 과감히 콜비를 없애고 스마트폰 터치 몇 번으로 택시를 호출할 수 있도록 했다. 기사와 승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정확히 연결하고, 택시기사에 대한 정보를 미리 제공하고, 서비스 이용 후 승객은 기사를, 기사는 승객을 평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을 크게 줄였다. 또 기사가 승객 목적지를 알고 태우기 때문에 거리 문제로 실랑이할 일도 없다.

다음카카오는 생활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택시 서비스를 통해 아직은 O2O가 생소한 사람들에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이어주는 서비스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 이로써 다방면으로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O2O 서비스를 확장하고 비즈니스를 재편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셈이다.

택시 기사나 이용자들에게 콜비를 받지 않는 데다 당장 수익 모델이 나올 수 있는 사업이 아닌데도 다음카카오가 공을 들이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최근 내비게이션 서비스 '김기사'로 유명한 록앤올을 인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선애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카카오택시가 출시되면서 수면 아래에서 많은 것이 바뀌었다"면서 "콜택시에 대한 소비자의 심리적 저항이 많이 옅어졌다. 기존 콜택시는 단거리에선 택시를 부르기 힘들었는데, 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하면 그런 부담이 없다"고 분석했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택시는 다음카카오에서 처음 내놓은 O2O 서비스인데, 최근 수치들을 보면 잘되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다음카카오가 O2O 방식 커머스 사업으로 추가 수익 모델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들은 다음카카오가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을 플랫폼으로 활용해 카카오택시 성공 사례를 기반으로 대리운전이나 퀵 서비스, 택배 등 물류 운송 분야에까지 서비스를 확장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카카오톡 국내 가입자만 3800만명이며 전 세계 가입자는 1억8000만명이다.

오프라인에서 '주먹구구'식으로 분산돼 움직이던 기존 시장을 모바일 중심으로 옮겨와 시장이 바뀐 사례는 이미 존재한다. 그동안 소위 '지라시'로 동네에 자기 가게를 알렸던 음식점들에 가게 홍보부터 주문, 피드백까지 주고받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 '배달의 민족'도 대표적인 사례다.

다양한 브랜드 화장품을 모아 판매하는 플랫폼인 미미박스를 비롯해 다음날이면 물품을 수령할 수 있는 '로켓배송' 시스템을 만든 쿠팡도 마찬가지다.

모바일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O2O 서비스 확장은 이용자뿐만 아니라 그 분야 종사자에게까지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카카오택시는 기존에 있던 콜택시 시장 전체 파이를 키웠다"면서 "원래 있던 서비스 이상으로 키우면서 업계 종사자들도 함께 '윈윈'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앱택시 시장은 자체 서비스뿐만 아니라 다른 앱과 상승효과도 가져왔다. 카카오택시가 어느 정도 선점 효과를 누리고 있지만 SK플래닛 티맵택시도 무서운 속도로 따라잡고 있다. 티맵 이용자가 2000만명을 넘는다. 내비게이션 시장에서 쌓은 티맵 신뢰도가 티맵택시에 더해져 상승효과를 가져온 것이다. 티맵택시도 최근 누적 다운로드 수 160만건을 돌파하고 이용하는 택시기사가 4만명을 넘었다.

하지만 기존 콜택시업계는 당장 구조조정 위기에 직면했다. 현재 콜택시 회사는 등록된 기사만 6만3000명에 달한다. 콜택시 회사는 콜비로 받는 수수료 1000원의 일부를 가져가는 방식으로 돈을 벌어왔다. 하지만 카카오택시가 서비스를 시작한 후로 승객이 줄면서 일부 회사들은 매출이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지역 한 콜택시 업체 관계자는 "카카오택시 때문에 일부 회사는 적자로 돌아섰다"며 "기사들도 동요하면서 일부 콜택시 기사는 카카오택시 기사를 신청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조희영 기자]

매일경제
◆ 카카오택시 돌풍 / 우버와 무엇이 다른가 ◆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우버(Uber)가 한국에 진출했지만 '불법'으로 찍혀 사실상 서비스를 접게 된 반면 합법 서비스인 카카오택시는 한국에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대조적인 모양새다.

우버는 총 투자자금 조달액이 100억달러(약 1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등 글로벌 비상장 업체 중 가장 높은 가치를 지닌 회사로 성장했다. 페이스북과 구글도 상장 전에 이 정도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우버가 이처럼 높은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오직 모바일로만 서비스하며 일반 이용자들을 택시 기사로 끌어들였기 때문이다. 우버는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로드하고 이름과 이메일,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 이후 앱으로 배차 신청을 하고 승객 위치와 목적지를 전송하면 우버 기사 프로필과 이동 소요 시간, 요금 등을 알 수 있다.

요금은 앱에 입력된 신용카드 정보로 자동결제되기 때문에 차에서 내리면서 요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미국에서는 구글과 연동돼 구글 맵으로 위치를 찾으면 우버 요금과 시간도 계산돼 나온다. 우버가 활성화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워싱턴DC 지역에서는 일반 이용자들이 자기 차를 이용해 세컨드 잡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참여율과 만족도가 높다.

카카오택시는 우버보다는 우버에서 시행 중인 '우버 택시'와 유사하다. 미국에서는 일반 택시 기사들도 우버에 가입해 우버 택시를 운행 중이다. 하지만 우버 택시도 우버와 마찬가지로 앱에 입력된 신용카드로 결제를 하기 때문에 택시에서 내릴 때 요금을 내지 않는다는 점이 다르다.

우버는 중국에서 특히 인기를 끌면서 중국 토종 택시앱 디디콰이디(滴滴快的)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하루 이용자 100만건을 넘어서면서 우버 본사는 중국에 10억달러(약 1조1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 1위 디디콰이디는 하루 평균 약 400만건에 달하는 택시 영업을 할 정도로 중국 시장을 장악했으며 지속 투자로 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손재권 기자]

여성들 심야택시 타면 `안심메시지` 전송

◆ 카카오택시 돌풍 / 달라지는 콜택시 풍속도 ◆

"예전에 스마트폰을 택시에 두고 내린 적이 있었는데 찾을 방법조차 없었어요. 하지만 카카오택시를 쓰고부터 그런 걱정이 완전히 사라졌어요."

술자리가 잦은 직장인 성수연 씨(가명·27)는 택시에 가방이나 휴대폰을 놓고 내렸던 곤혹스러운 경험이 몇 번 있었다. 하지만 현금 결제를 한 택시는 번호판을 외우지 않는 이상 분실물을 찾을 방도가 없어 매번 자포자기했다. 하지만 지난달 주변 지인 추천으로 이용하기 시작한 카카오택시 덕분에 소지품을 분실하더라도 어려움 없이 찾을 수 있게 돼 마음이 편해졌다.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에 등록된 기사 연락처와 탑승 이력을 조회해 손쉽게 분실물을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화를 하지 않고 콜택시를 부르는 것도 큰 변화다. 승객은 앱을 통해 원하는 목적지와 현재 위치를 바탕으로 기사를 호출한다. 기사 역시 콜 요청 수락 후 승객에게 전화를 걸지 않고 간단한 메시지를 보내고 목적지로 이동한다. 택시 이동경로가 실시간으로 앱에 나타나기 때문에 택시 도착시간에 딱 맞춰 목적지로 나가면 돼 이용하기가 훨씬 수월해졌다.

심야시간 택시 이용 풍속도도 바뀌었다. 특히 여성은 불안함에 이용을 꺼렸던 심야시간 택시도 카카오택시를 이용하면 안심할 수 있다. 서비스가 제공하는 '안심 메시지' 기능을 이용하면 카카오톡 그룹 채팅방이나 개인 대화방에 탑승 이력을 남길 수 있어 탑승자나 가족, 지인들 마음이 한결 놓이게 됐다.

가까운 거리를 이용하려는 콜을 기사들이 받지 않는 사례가 많아 거리가 먼 시 외곽 지역을 목적지로 통보한 뒤 중간에 내리는 승객도 있다.

위기를 느낀 기존 콜택시 업체 중 일부는 카카오택시를 쓰는 기사를 회원에서 제명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군포에 사는 한 택시기사는 "기존 콜택시와 카카오택시 두 개를 이용하고 있다"며 "서울 시내에선 카카오택시 이용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경기도권에서는 아직 기존 콜택시도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고 말했다.

취객이나 낯선 승객에 대한 공포심이 컸던 기사들 역시 카카오택시를 통해 승객 정보를 미리 알 수 있어 안심하고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서비스가 빠르게 확장되고 있는 만큼 역효과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콜비 무료 정책을 펼치고 있는 다음카카오 정책과 달리 콜비를 받는 택시가 있다는 제보가 대표적이다. 몇몇 기사들은 고의로 받기도 하지만 대부분 기사들이 콜비 무료 정책에 대해 인지하지 못해 생긴 해프닝이다.

다음카카오 관계자는 "콜비 문제를 포함해 고객들이나 기사들이 겪는 불만 사항이나 문제점을 보고받는 즉시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시행 초기에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발 빠르게 대응해 서비스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겠다"고 설명했다.

[추동훈 기자]
매일경제
◆ 카카오택시 돌풍 ◆


경기도 김포의 한 물류업체에 다니는 서희정 씨(30). 자택이 서울 염창동인 서씨는 회사 회식이 늦게 끝날 때면 귀갓길이 늘 걱정이었다. 택시를 잡기가 힘들고 잡더라도 안전하게 집에 도착할 때까지 긴장하는 일이 많았다. 하지만 두 달 전 카카오택시를 처음 이용해 본 뒤로는 이런 걱정을 크게 덜었다.

서씨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 집주소를 입력하고 기다리면 5분 만에 택시가 도착한다"며 "기사 얼굴과 이름, 차량번호 등을 가족에게 전송할 수 있어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미국 업체 우버의 대항마로 지난 3월 말 서비스를 시작한 토종 앱택시 '카카오택시' 열풍이 뜨겁다. 한 번 타본 승객을 대부분 단골로 확보하며 택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나가고 있다.

24일 다음카카오에 따르면 이날 카카오택시 누적 콜은 석 달 새 300만건을 돌파했다. 카카오택시 가입 기사도 9만명을 돌파해 전체 택시(28만대)의 3분의 1, 개인택시(16만명)의 50%를 넘어섰다. 스마트폰에 카카오택시 앱을 내려받은 사람만 200만명으로 이들의 택시 호출만 하루 평균 10만건에 달한다. 초기에는 하루 1만건도 채 안됐지만 최근 들어 이용이 급증하고 있다.

불과 석 달 만에 앱택시 시장점유율 90%를 장악한 카카오택시의 경쟁력은 무엇보다 '안심·신속·저렴'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승객 위치를 알려주고 행선지만 입력하면 된다. 곧 '기사가 몇 분 뒤 도착한다'는 안내글과 기사 정보가 뜬다. 또 콜택시 수수료(일반 콜택시는 1000원)도 없어 상대적으로 싸다.

다음카카오는 카카오택시의 성공적인 출범에 자신감을 얻어 곧 새로운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이른 시일에 퀵서비스와 대리운전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카카오택시는 기사들에게 수수료를 받지 않아 수익모델이 뚜렷하지 않지만 국내 시장 규모가 4조원대에 달하는 대리운전은 요금의 일부를 수수료로 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IT강국 한국이 모바일테스트 베드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서찬동 기자 /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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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르노삼성 부산이 佛공장 추월
한국GM, 5년새 임금 50%↑



[ 정인설 기자 ] 한국 완성차업체 근로자 임금이 세계 최고 수준으로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호봉제와 강성 노조로 인해 임금이 매년 오르는 데다 최근 원화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는 “부산공장 근로자 인건비가 최근 르노자동차 프랑스공장 근로자 인건비 이상으로 오른 것으로 파악됐다”고 24일 말했다. 이 회사 다른 관계자는 “부산공장 근로자 인건비가 르노 프랑스공장보다 2%가량 더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2년 전만 해도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평균 인건비는 르노 프랑스공장의 81% 수준이었다. 르노삼성 근로자 인건비가 르노 프랑스공장 근로자를 추월한 것은 처음이다.

르노삼성이 회사 실적과 관계없이 매년 기본급을 올리는 호봉제를 시행하는 데다 원화 강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은 2011년 2921억원의 적자를 냈지만 그해 기본급을 6% 인상하는 등 10년간 해마다 4~6%씩 기본급을 올렸다.

다른 완성차업체도 마찬가지다. 지난 5년간 한국GM 임금은 50% 올랐다. 현대자동차 임금은 30% 상승했다. 10년간 추이를 보면 현대차 근로자 1인당 평균 임금은 2004년 4900만원에서 지난해 9700만원으로 갑절이 됐다. 독일 BMW(6000만~7000만원)와 비교하면 1.5배 수준이다. 이는 각 회사의 사업보고서를 기초로 분석한 것으로 기본급과 수당 상여금이 포함됐다. 다만 근로시간 등은 감안되지 않았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 임금 인상을 자제하는 방향으로 노사 간 대타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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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도쿄(일본)= 정진우, 김민우 기자 ] [['잃어버린 20년' 일본, 부활의 현장을 가다]<3>-①[르포]일본 청년 고용시장 보고서, '20년만에 훈풍']

 

일본 도쿄 신주쿠구에 위치한 와세다대학교. 머니투데이 특별취재팀이 창간기획 '현장에서 본 아베노믹스' 취재를 위해 이 학교를 방문한 지난 9일 학교 곳곳에서 검은색 정장에 하얀색 셔츠를 입은 학생들이 많이 보였다. 남녀 할 것 없이 비슷한 스타일의 옷을 입고 있던 탓에 '이 학교 교복이 아닐까'란 생각마저 들었다.

학교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그런 복장을 한 학생들은 대부분 취업 준비생이란다. 일본의 청년들이 신입사원 면접때 입고 가는 드레스코드다. 취업 준비하는 학생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들에게 요즘 일본 취업 시장 분위기를 물었다. 이 학교 정치경제학부 4학년에 재학중인 이카와 토모히로(23세) 군은 "신입직원이 필요하다고 학교에 직접 찾아오는 기업들도 많고, 공개채용을 하는 기업도 많다"며 "지금 한 회사에 최종 합격한 상태고, 몇군데 더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마가시 류(22세, 법학부 4학년) 양도 "아베 내각이 들어서기전인 3년전과 비교하면 확실히 고용시장이 좋아졌다"며 "현재 두 곳의 회사에 합격했는데, 여러 곳 합격해서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다"고 말했다. 스즈키(22세, 경영학부 4학년)군 역시 "3년 전보다 기업들 실적이 좋아져서 그런지 취업이 잘 되고 있다"며 "주변에 취업을 걱정하는 친구들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튿날 오전, 도쿄역에서 기차로 40분 거리에 떨어져 있는 아시아대학교. 이 학교는 한해 졸업생이 1600명 정도에 불과한 중소대학교다. 매년 이맘때 취업 시즌이면 기업들이 직접 와서 취업 설명회도 하고 채용공고도 낸다. 3년전까지만 해도 6000개 안팎의 회사가 구인요청을 했는데, 아베 내각이 들어서고나서 꾸준이 늘어 최근엔 8000개 이상의 회사가 구인 요청을 하고 있다.

나리타 아시아대 취업지원부장은 "올해 학생들 취업률이 95%를 기록했는데, 3년전 80%에서 많이 상승했다"며 "아베노믹스 이후 채용을 늘리는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어서, 요즘엔 취업 지도에 큰 어려움을 못 느낀다"고 말했다. 이 학교 법학과 4학년 우쯔이 유우끼(22세) 군도 "최근에 취업률이 높아진 것을 실감한다"며 "3년 전엔 1개 회사에 들어가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3~4개씩 합격한 후 자신이 원하는 회사를 골라서 간다"고 강조했다.
일본 청년 고용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 각 대학교 취업률은 90%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학생들은 여러개 회사에 합격해 고민할 정도다. 일본 최고 명문대를 비롯해 중소대학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신규 인력이 모자란 기업들이 졸업을 앞둔 학생들을 많이 뽑고 있다. 도쿄대 공대 4학년 사사키 코지(22세)는 "고용시장이 좋아진 것을 피부로 느낀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할 것없이 채용 인원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게이오대 종교사회학과 4학년 하시마 유리(21세)양 역시 "여성 고용시장도 많이 좋아졌다"며 "여성 채용 규모도 늘고, 육아휴직이나 출산휴가 쓰는 분위기가 많이 확산되고 있다는 얘길 들었다"고 설명했다.

대학 관계자들은 지난 2012년 말 출범한 아베 내각 이후 고용 시장이 확실히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금융정책과 통화정책, 성장전략 등을 통해 기업 실적이 개선돼 고용 여력이 생겼다는 것. 특히 2020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건설붐이 일면서 호텔이나 도로 등 인프라 공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 신규 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토 모토시게 도쿄대 경제학부 교수는 "아베노믹스 덕분에 고용률이 20년래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며 "2006년 고이즈미 내각때도 고용이 좋았지만, 지금처럼 좋진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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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달 일본 정부가 발표한 실업률은 작년 말과 같은 3.4%를 기록했다. 이 수치는 1997년 이후 최저 실업률이었다. 또 지난 3월 유효구인배율(구직자 1명당 구인 수)은 1.15배로 23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이러다보니 일부 기업은 신입직원을 넉넉하게 뽑고 있다. 합격을 해도 다른 회사로 갈 가능성이 큰 탓이다. 일본의 한 시중은행 채용담당관은 "다음달 합격자 발표를 해야하는데, 정원보다 50%이상 뽑을 계획"이라며 "합격하고도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고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아베노믹스로 인해 경력자나 은퇴자들의 재취업도 늘고 있다. 우리나라의 코트라와 같은 역할을 하는 제트로(JETRO)는 최근 230명에 달하는 경력직원을 뽑았다. 대부분 제트로 출신이다. 제트로가 아베노믹스의 중요한 한 축인 '재흥전략: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을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전문가들을 영입했다. 티카시 요시오카 제트로 기획과장은 "제트로에서 아베노믹스의 '1만개 중소기업 해외 진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인력이 부족해 경력자들을 재취업 시켰다"며 "엔저 영향으로 기업들의 수출 실적이 좋아졌고, 제트로가 할 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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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세종= 박재범·정혜윤, 도쿄(일본)= 정진우·김민우 기자 ] [편집자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2년 말 '잃어버린 20년'을 벗어나기 위해 아베노믹스를 추진했다. 통화정책(양적완화)과 재정정책, 성장전략 등 ‘세 가지 화살’로 구성된 아베노믹스는 초기엔 비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 경제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 덕분에 일본이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규제개혁을 통한 신사업 창출 등 성장 동력만 확충되면 일본 경제는 완전히 살아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니투데이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일본의 경제·정치·산업현장을 직접 취재, 출범 시기가 비슷한 박근혜 정부와 아베 내각의 명암과 성패를 비교·분석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20년전 일본이 겪은 문제점에 대한 현재적 접근과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대한민국의 '길'을 고민해본다.

[['잃어버린 20년' 일본, 부활의 현장을 가다]<3>-②고용절벽의 답 아베노믹스에서 찾는다]

 

# 2012년 말 취임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목표는 명확했다. '잃어버린 20년'에서 벗어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금융정책과 재정정책, 성장전략 등 이른바 '세 개의 화살'로 불리는 아베노믹스를 통해서다. 지난 2년여동안 확장적 재정·통화정책을 통해 경제지표가 개선됐고, 단기적인 심리도 좋아졌다는 평가가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장잠재력 확충 없인 지속적인 발전이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많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노동가능인구가 감소하는 게 가장 큰 문제다. 규제개혁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필요하다는 해법은 이미 제시됐다. 아베노믹스의 세번째 화살인 성장전략이 바로 그것이다. 성장전략은 잠재성장률을 높이는 관점에서 거의 모든 분야의 구조개혁을 통한 '국가 경쟁력 향상'이 목표다.

그중에서도 아베 내각이 역점을 둔 게 '노동시장 개혁'이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상황이지만, 일본에서도 성장전략 중 노동시장 개혁이 가장 어려운 작업이다. 이토 모토시게 도쿄대 교수는 "노동시장 개혁은 간단하지 않은 문제다"며 "여기엔 문화와 역사 등 모든 분야가 담겨 있기 때문에, 개혁은 오래 걸리고 매우 힘든 것이다"고 지적했다.

아베노믹스의 고용·노동 분야 성장전략은 △노동시간 규제 개혁 △한정 정규직 확산 △외국인 노동력 수용 확대 등으로 요약된다. 아베 총리가 노측과 사측을 설득하면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건 정책들이다. 노사는 상생을 목표로 협력관계를 구축,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줬다.

먼저 노동시간 제도 개혁엔 과로에 대한 근로감독 강화와 탄력근무제 확산, 재량노동제 확대, 화이트칼라(White collar) 면제 등이 있다. 근로자들이 과로를 하지 않고, 탄력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고, 비경제활동 인구의 노동시장으로의 유입을 이끄는 게 목표다. 특히 재량노동제는 기업에서 기획과 조사 등 특정 업무 수행 근로자에 대해, 업무를 수행하면 계약에 따라 '일정 시간' 근무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화이트칼라 면제' 는 직무범위가 명확하고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고연봉 화이트 칼라 근로자에 대해선 노동시간 규제를 없애는 것이다. 그동안 노동시간을 다 못채울 경우 100% 성과급을 받기 힘든 사례가 많았는데, 외근등 탄력적으로 근무시간을 활용할때도 성과급을 모두 준다는 의미다.
한정 정규직 확산을 통해 고용률을 끌어올리는 것도 아베노믹스의 특징이다. 이 제도는 근로자의 임금과 고용보장은 정규직과 동일하지만 근무지역과 시간, 직무는 비정규직처럼 한정적인 근로자들을 노동시장에 진출시키는 게 핵심이다. 지난 2013년 4월부터 동일 직장에서 5년 이상 근무한 비정규직 근로자의 무기고용 전환이 의무화됨에 따라 기업들이 인건비 절감 측면에서 채택하고 있다.

2014년 유니클로 1만6000명, 일본우정그룹 4700명, 이케아 2400명 등을 한정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일본 정부는 근로계약 체결·변경시 근로조건의 명시나 정규직과의 동등 대우 등 한정 정규직 정착을 위한 실무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중규직'(비정규직과 정규직 사이의 고용개념)을 추진하려고 하다가 노총 등의 반대로 유보했는데, 이와 유사한 개념이다.

이밖에 외국인 수용도 늘리고 있다. 외국인 기능실습 제도를 확충하고 제조업과 간병, 가사도우미 등 3개 분야에서 외국인의 일본 현지 취업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추진 중이다. 개발도상국에서 파견하는 실습생의 대상 인원과 직종, 실습기간(최대 3년에서 5년)을 확대했다. 또 일본 해외 자회사 외국 근로자의 일본 현지 채용을 추진하고 일본 간병 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외국인의 일본 현지 취업 확대, 국가전략특구에서의 외국인 가사도우미 채용 허용 등이다. 일본 정부는 올해부터 외국인 기능실습 수료자가 건설업에 2년간 종사할 수 있는 한시 조치(2020년까지)를 취했다. 이를 조선업에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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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내 많은 전문가들은 이처럼 지난 2년여간 아베 내각이 노동시장 개혁을 통해 고용률 향상을 이끌었다고 분석한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남긴 유산이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 인구의 격감과 노동시장의 양극화, 기업의 투자의욕 감소 등인데 노사정이 힘을 합쳐 이를 서서히 극복하고 있다는 것. 실제 최근 6년간 고용률을 살펴보면 △2009년 70.5% △2011년 71.1% △2013년 71.7% △2015년 1분기 73.1% 등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장상수 아시아대학교 특임교수는 "아베 내각은 출범 이후 줄곧 '경제동우회'라는 경제단체들로부터 꾸준히 노동관련 규제 개혁 내용을 접수하고 개선책을 마련했다"며 "고용형태의 다양화와 근로시간, 파견근로, 직업소개 등에서 유연성을 확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일본은 대립과 투쟁의 단계를 지나 성숙된 협조적 노사관계를 통해 고용·노동시장을 바꾸고 있다"며 "한국의 상황과 너무 다르다"고 지적했다.

물론 일각에선 '단카이 세대'(일본 베이비부머) 은퇴로 노동력 공급이 부족해 최근 일본의 고용시장이 활기를 찾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일본의 생산가능인구(15~64세) 비율이 1990년 69.7%에서 1995년 69.5%, 2000년엔 68.1%, 2010년엔 63.8%, 2013년엔 62.1% 등으로 계속 떨어지는 등 구직자보다 일자리가 남는 현상이 발생했다는거다. 야수히코 타니가와 와세다대 교수는 "단카이 세대들의 퇴직으로 기업들은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부족해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지금 사람을 안 뽑으면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길것으로 보고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분석에도 대다수 전문가들은 아베 내각이 성장률을 높이기 위해 적극 추진한 노동시장 개혁 등으로 고용률 상승은 물론 고령화에 따른 생산가능인구의 격감과 같은 노동시장의 구조적 문제에 적극 대응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이 부문은 일본에 비해 고령화 속도가 빠르고 노동시장 양극화 등 고용·노동 문제가 첩첩산중인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김규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박사는 "현재 우리나라 잠재성장률 추정치가 대체적으로 3%수준인데, 1990년대 일본 버블붕괴 이전과 유사하다"며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따른 노동력 부족 문제에 대한 대응책이나 노동시장의 양극화 해소 방안, 기업의 내부 유보를 투자로 유인할 수 있는 방안 등 일본의 사례를 보면서 교훈을 찾고 지속적인 정책 개발을 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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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도쿄(일본)=김민우 기자] [편집자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2012년 말 '잃어버린 20년'을 벗어나기 위해 아베노믹스를 추진했다. 통화정책(양적완화)과 재정정책, 성장전략 등 ‘세 가지 화살’로 구성된 아베노믹스는 초기엔 비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부터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등 성과가 가시화되면서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일본 경제전문가들은 아베노믹스 덕분에 일본이 장기불황의 터널에서 빠져나오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 규제개혁을 통한 신사업 창출 등 성장 동력만 확충되면 일본 경제는 완전히 살아난다는 분석도 나온다. 머니투데이는 창간 14주년을 맞아 일본의 경제·정치·산업현장을 직접 취재, 출범 시기가 비슷한 박근혜 정부와 아베 내각의 명암과 성패를 비교·분석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20년전 일본이 겪은 문제점에 대한 현재적 접근과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대한민국의 '길'을 고민해본다.
[['잃어버린 20년' 일본, 부활의 현장을 가다]<3>-③일본 리쿠르트 오카자키 수석연구원]

"상당히 밸런스가 깨진 상황이다"

일본의 대표적 구인·구직업체 리쿠르트사의 오카자키 히토미 대졸자 고용시장 수석연구원 겸 사업기획부장은 일본의 고용시장 상황을 이렇게 평가했다. 일본의 고용시장은 지표상으로 호조를 보이고 있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수요와 공급의 미스매치,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인력수급 격차 등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그는 "일본의 고용시장은 지표상으로 확실히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대졸자들의 경우 취직하고자 하는 학생 수에 비해 뽑고자 하는 인원이 30만명 정도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리크루트가 지난 4월 일본 문부과학성 '학교기본조사보고'를 토대로 분석한 '2016년 대졸자 구인배율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일본 대졸자의 구인배율은 1.73배로 2009년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구인배율이란 민간기업의 신입사원 채용자수를 취업희망대졸자수로 나눈 수치다. 수치가 높을 수록 구직자규모 대비 신규채용규모가 커 고용시장이 좋다는 의미다. 버블붕괴 직전인 1990년 구인배율은 2.86배 였다. 2000년 이후 구인배율의 평균은 1.3배다.

그러나 오카자키 연구원은 "업종별로 보면 건설업의 경우, 대졸 취업희망자 한 명당 일자리가 6개 있는 것으로 나온다"며 "상당히 밸런스가 깨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종별 구인배율을 보면 올해 건설업의 구직자수 대비 신규채용규모는 6.18배이며 유통업은 5.65배다. 제조업은 1.73배, 금융업은 0.23배, 서비스 정보업은 0.56배로 집계됐다. 건설업과 유통업은 입사하려는 사람이 부족하고 금융업과 서비스정보업 등은 들어가려는 사람에 비해 신규 채용규모가 모자라 산업수요와 인력공급에 미스매치가 심각하다는 얘기다.

이 같은 왜곡현상은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의 구인배율을 통해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직원수 300명 미만의 구인배율은 3.59배인 반면 직원수 5000명 이상의 대기업은 구인배율이 0.7배에 불과하다. 300명 미만의 중소기업은 취업희망자 1명당 일자리가 3배 이상 많은 반면 직원수 5000명 이상의 대기업은 10명이 지원하면 3명은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다.

그는 "아베노믹스와의 인과관계를 설명할 수 는 없다"고 전제하면서 "1990년대 버블이 꺼지면서 건축업 수요가 줄어든 이후 학생들의 건축 관련학과 진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이즈미 시절 노동자 파견법을 개정하면서 파견노동자를 써도 되는 범위가 많이 늘었다"며 "이 때문에 유통업은 임금이 낮고 비정규직을 늘리려는 추세가 되면서 학생들이 진출을 꺼려하는 분야"라고 덧붙였다.

결국 임금격차와 정규직과 비정규직간의 차별 때문에 고용시장에 왜곡이 발생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민주당 정권 집권 후에 이를 되돌리려 했지만 실패했다"며 "최근 일본은 '블랙기업'이라고 해서 근로조건이 매우 열악한 기업에 대해 비판적인 컨센서스가 형성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아베정권에서는 노동자 파견법을 개정해서 파견노동자를 한 번 더 고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지적했다.

오카자와 연구원은 또 일본 대학취업률에도 어느 정도 허수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은 대학졸업자 중 72%가 취업을 희망하는데 이 가운데 69.8%가 졸업과 동시에 취업을 한다"며 "그러나 그중에 여러가지 사정으로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다고 답한 28% 가운데에는 취업을 희망하는데 일종의 구직단념자로 분류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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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Invest Chosun][모바일커머스 향후 전망, 전문가에게 듣는다]

"소프트뱅크·KKR 투자자 미래 전망에 탁월한 능력"

"대규모 적자 쌓여가지만 지금은 성장에 집중할 때"

"고객은 이제 싼 물건이 아닌 상품에 대한 책임을 원해"

"쿠팡 '로켓배송'사업 투자 성공열쇠는 알고리즘 구축"



[06월18일 17:04 인베스트조선 유료서비스 게재]








지난해 매출액 2조5000억원에 186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신세계의 시가총액은 2조3000원이다. 순차입금을 더한 기업가치는 4조원이다. 그래도 쿠팡(Coupang)보다 낮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 소프트뱅크가 쿠팡에 10억달러(1조1000억원)를 투자한다. 쿠팡의 기업가치는 50억달러로 평가받았다. 지난해 쿠팡의 매출액은3500억원, 순손실은 1200억원에 달했다.


지난 4월에는 사모펀드 KKR과 앵커에쿼티파트너스가 티켓몬스터(이하 티몬)의 지분을 샀다. 티몬의 가치는 7억8200만달러(약 8500억원), 2010년 창업 이후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내왔다.


사실 이들의 투자는 기존의 상식으로는 합리화가 어렵다. 쿠팡과 티몬은 스타트업 또는 벤처기업의 단계를 넘어선 중견 기업 수준에 이르렀고 고용 규모들을 고려하면 대기업 수준이다. 이 때문에 거품이 꼈다는 평가도 있다.


모바일커머스 투자자, 경영진, 외부 분석가 등을 만나 향후 전망과 기업가치에 대해 들어봤다. 그들은모바일커머스 시장에 대해 확신에 가까운 '믿음'을 갖고 있었다. 이제 시작 단계라고 강조했다. 그들은 '협상', '성장', '변화', '투자'를 키워드로 꼽았다.






-소프트뱅크, KKR, 앵커애쿼티가 잇달아 모바일 커머스 기업에 투자한 이유는.


"복잡한 이유가 없다. 간단하다. 10억달러를 투자한 소프트뱅크는 10년 안에 쿠팡의 기업가치가 50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믿고 있기 때문이다. 10배의 수익을 내겠다는 생각으로 투자했다. 믿음이 있기 때문에투자한 것이다."


이에 '쿠팡이나 티몬의 현재 기업가치는 어떻게 계산된 것인가'라고 묻자 이구동성으로 "협상"을 언급했다. 거래금액 등을 기준으로 가치평가를 할 수 있지만, 참고자료는 될 수 있어도 전통적인 M&A처럼 정형화된 가치 산정 방식은 없다고 전했다.


-'협상'이란 어떤 의미인가.


"투자 이후 기업가치 성장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나온 결과가 현재 기업가치다. 투자를 받으려는 쪽은 왜 이 사업의 성장성이 좋은지, 향후 성장성을 고려했을 때 현재의 가치가 얼마 정도인지를 설득한다. 투자자가 동의한 결과가 현재의 기업가치다. 거래금액의 배수 기법 등을 사용해 기업가치를 평가하기도 하지만 이 역시 협상의 결과를 합리화하는 수단이다.


소프트뱅크, KKR은 누구보다 기업 재무 분석과 미래 전망에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들이다. 모바일커머스 기업이 급성장하고 있고, 앞으로 전체 소매유통 시장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할 거라고 예상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체 소매유통 시장 규모는 거래액 기준 260조원이다. 이 가운데 이커머스(E-Commerce) 시장 규모는 45조원으로 전년대비 18% 성장했다. 이커머스 시장 성장의 일등공신은 모바일커머스였다. 2014년 모바일커머스는 전년대비 2배 이상 성장해 이커머스 시장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쿠팡, 티몬, 위메프가 속해 있는 모바일커머스 시장 규모는 4조8000억원이며 모바일 거래 비중은 59%였다. 올해 모바일 비중은 72%로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지마켓·인터파크 등 오픈마켓 기반 이커머스 업체의 전체 거래액 중 모바일 비중은 25%였다.


-시장 성장성이 좋지만, 적자가 계속된다면 계속 기업이 가능한가


"반문하고 싶다. 지금 수익내서 뭐할 것인가. 당기순이익을 낸다고 해서 어떤 의미가 있는가. 없다. 투자자 입장에선 지금 회계상 흑자가 안 나도 된다. 거래액을 2조원에서 4조원, 10조원으로 늘리고 나중에 1조원, 2조원 이익을 내는 게 더 중요하다. 수익을 내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지금은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은 성장해야 할 단계다.


모바일커머스 경영진과 투자자들은 수익성보다도 현금흐름(Cash-flow)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확인해보면 손익계산서는 적자지만, 현금흐름은 좋은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오히려 월·분기 단위로 이익을 내면 후회한다. 고객을 유치하고 기술을 개발하는데 써야 할 자금을 적기에 쓰지 못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금은 몇 억원의 이익을 내는 것보단 거래액을 늘리는 게 훨씬 중요하다. 수익을 내지 않겠다는 게 아니라 당분간은 성장이 더 중요한 가치다. KKR같은 PEF가 투자한 것은 현금흐름 때문이다."


한 모바일커머스 관계자는 "정말 돈을 벌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 투자를 잠시 멈추고 월간 흑자 여부를 점검해봤다"며 "그 달에 1억원 정도 흑자가 났는데, 그 이후 자신감을 갖고 공격적으로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른 모바일커머스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투자를 멈추면 당기순이익 을 낼 수 있다"고 자신했다.




 


- 현금흐름은 인정하지만 공급자에 대한 대금 지급을 늦춘다는 지적도 있다.


"소셜커머스 3사의 매입채무와 미지급금이 지난해 말 기준 각 사당 평균 2000억원대로 늘어난 건 사실이다. 다만 이는 거래 규모가 늘어나며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이다. 소매유통 1위 롯데쇼핑의 지난해 말 기준 매입채무 및 미지급금은 5조6000억원이다. 위탁매매 거래는 최대 3주, 직접 상품을 구입해 유통하는 사입(仕入) 거래는 최대50일 안에 대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이는 계약에 따른 것이다. 시장이 성장하며 거래 규모가 커지고, 유입되는 현금이 늘어나며 대금 결제엔 문제가 없다는 게 3사의 공통된 입장이다."


지난해 아마존은 매출액 890억달러(약 99조원)에 2억4100만달러(약 270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그러나 매출이 전년대비 19% 성장하며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흐름은 2013년 54억달러(약 6조원)에서 68억달러(약 7조6000억원)로 늘었다. 현금을 너무 빨리 창출해내서 운전자금이 필요하지 않는 '역 운전자금 모델'(negative working capital model)이다.


- 지마켓이나 옥션의 기반도 탄탄하다.


"기존 이커머스기업과 모바일커머스 3사는 다르다. 3사는 빅데이터에 근거한 나름의 알고리즘을 가지고 있다. 어느 시간대 어떤 소비자가 들어와 어떤 상품을 사는지 데이터가 나오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상품 진열 구조를 만들어낸다. 한정된 화면에 정보를 담아내는 모바일 기술도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모바일커머스 기업들은 유통회사가 아니라 정보기술(IT) 회사라고 정의한다.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못한다. 이커머스의 주류인 오픈마켓 모델은 통신중개업자로서 장터 역할을 한다. 구매 데이터는 있지만 판매자와 소비자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모바일커머스 3사만큼 데이터 분석이 어렵다.


오픈마켓의 경우 온라인을 기반으로 해 포털에 대한 종속도가 높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쿠팡, 티몬, 위메프는 통신판매업자로 등록돼 있다. 이 때문에 물건 판매에 대한 책임을 져야한다. 반면 오픈마켓은 판매 책임을 지지 않는다. 고객들은 이제 싼 물건이 아니라 상품에 대한 판매 책임을 지는 것도 원하고 있다."


- 대형 유통기업들도 모바일커머스의 성장에 대응하고 있다.


"관심이 있는 것과 실제 그런 채널을 제공하는 것은 다르다. 쿠팡, 티몬, 위메프 같은 채널은 제공할 수없다. 대형 유통기업들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동일한 가격대로 제품을 팔아야 한다. 온라인에서 싸게팔면 구축효과가 생긴다. 무엇보다 대형 유통기업들의 시각으론 모바일커머스를 할 수 없다. 손익계산이 먼저인 곳 아닌가. 몇년간 손실을 감내하며 계속 투자할 수 없다. 그렇게되면 주가는 하락할 것이고 투자자들도 떠난다."


이와 관련 한 대형 유통사 관계자는 "사실상 모바일커머스의 성장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 쿠팡의‘로켓배송’어떻게 봐야하는가. 소프트뱅크는 높게 평가했다.


쿠팡은 "배달과정까지 즐거워야 오프라인 유통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물류와 배송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쿠팡은 이를 모바일커머스를 넘어선 '다이렉트 커머스'라고 명명했다.


국내 택배업계의 서비스가 높은 수준이었다면 로켓배송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이란 얘기다. 2016년을 목표로 이머커스 국내 최대 규모인 10만제곱미터(㎡) 규모 인천물류센터를 신축 중이며 현재 8개의 물류센터를 16개까지 확충할 계획이다.


다른 모바일커머스사들의 생각은 달랐다. "국내에 이미 물류 인프라가 충분히 깔려있는데 수천억원을 투자하는 건 과잉투자다. '로켓배송'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는 충분히 올릴 수 있겠지만, 실제로 일반 택배와 배달 시간이 크게 차이나지 않아 실체가 불분명한 서비스다."


쿠팡의 물류 투자 성패를 가를 열쇠는 알고리즘 구축이다. 물류는 운전자금이 대규모로 들어가는 사업이며, 수요-저장-공급의 수학적 공식을 풀어내 효율적인 알고리즘을 만들어내지 못하면 실패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


쿠팡의 물류전략은 짐 다이(Jim Dai)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담당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쿠팡이 인수한 실리콘밸리 기업 캄씨의 최고경영자로 유통 최적화, 빅데이터 분석, 전자상거래 고객관리 기술을 연구해왔다.


- 현재 3사 과점·경쟁 체제다. 앞으로 누가 시장의 승리자가 될 것인가.


"세 회사의 지난해 전체 거래액은 각각 2조원 안쪽으로 비슷하다. 쿠팡은 물류센터와 배송에 투자하며 사입 거래를 늘렸다. 상품매출이 크게 늘어나며 경쟁사보다 재무제표상 매출액이 커졌다. 매출에서 차감한 쿠폰 할인액까지 감안하면 아직 3사가 크게 차이가 난다고 보기는 어렵다. 결국 누가 먼저 혁신해 경쟁사와 차별화하냐의 싸움이 되어가고 있다. 그런 면에서 지금은 이익보다는 투자를 늘릴 때다. 투자로 경쟁자들이 성장할 수 없는 장벽을 만들고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야 한다."


인터뷰 가운데 한 모바일커머스 관계자는 지마켓을 설립한 구영배 전 대표를 언급했다. 그는 "구영배 전 대표이사가 지마켓을 지금까지 경영해왔다면 티몬이나 쿠팡, 위메프 등이 소셜커머스에서 모바일커머스로 전환하고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받을 수 있는 기회조차 허락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과 최대 할인매장 업체 월마트의 경쟁은 온라인 대(對) 오프라인커머스의 대표적인 대결로 평가받는다. 월마트의 지난해 매출액은 4856억달러(약 540조원)로 아마존의 5배다. 최근 5년간 매출 성장세는 아마존의 승리다. 월마트는 매출이 20% 늘어난 반면, 아마존은 3배 넘게 증가했다. 현재 미국 증시에서 아마존의 시가총액은 2000억달러(약 223조원)로 월마트 시가총액(2332억달러, 약 26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특별 취재팀=황은재 팀장, 이재영·이서윤·위상호·한지웅·박상은 기자




[인베스트조선 투자금융팀 inves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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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Invest Chosun]

다음카카오, M&A 적극적…모바일 중심 O2O 승부수

네이버, 독립회사제도 도입…스타트업 관련 활동도 재개



 








국내의 대표적인 정보기술(IT)기업인 다음카카오와 네이버의 사업 확장 전략이 뚜렷한 방향 차를 보이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O2O(Online to Offline)라는 비전을 제시하고 관련기업을 인수해 덩치를 키우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특히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이 많다. 네이버는 분사와 사내 독립기업을 통해 작고 빠른 조직을 만들고, 메신저 라인(LINE)을 중심으로 해외사업 다각화에 집중하고 있다.


다음카카오는 최근 6개월간 크고 작은 인수합병(M&A) 6건을 진행하며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O2O에 승부를 걸었다. 카카오택시·김기사(내비게이션)·교통정보 앱을 중심으로 한 교통을 한 축으로 핀테크(카카오페이)·중고거래(셀잇) 등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전략도 카카오톡에만 집착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인도네시아 3위 SNS 패스를 인수한 게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올 초엔 10~20대 대상 사진형 SNS인 '쨉'을 내놓기도 했다.


스타트업 벤처캐피털(VC)인 케이큐브벤처스와 지난 1월 1000억원 규모로 발족한 케이벤처그룹이 이런 전략의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다. 케이큐브는 극초기 스타트업에, 케이벤처그룹은 한 단계 올라선 벤처회사에 투자한다. 키즈노트, 빙글(관심사 기반 SNS), 다이닝코드(빅데이터 맛집검색), 스트라티오(근적외선 이미지센서) 등의 O2O 업체에 투자했다.


첫눈·브레인펍·아이코텍트·서치솔루션 등 스타트업 인수에 적극적이던 네이버는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본격화한 2013년 이후 움직임이 눈에 띄게 줄었다. M&A는 해외 계열사를 통해 진행하고 있다. 라인은 지난해 말 마이크로소프트의 음악스트리밍서비스 믹스라디오를 인수했다. 올해 2월에는 일본 웹페이홀딩스를 인수했고, 일본의 인텔리전스그룹과 합작법인인 오브(AUBE)를 세웠다.


네이버는 대기업화되고 있는 조직에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사내 벤처와 분사를 장려하고 있다. 지난 2월 독립기업제도(CIC; Company-In-Company)를 도입했다. 조직이나 서비스를 독자적 인사·재무체계를 가진 단위로 분할하는 것이다. 웹툰·웹소설 부문을 셀(Cell)로 독립시킨 게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4월엔 기업용 생산성 도구를 다루는 부문을 웍스모바일로 분사했다. 네이버 관계자는 "생존을 위해 작고 빠른 조직이 필수적"이라며 "가능성 있는 조직이나 서비스는 언제든지 CIC 형태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지난 5월 서울 강남에 스타트업 지원센터인 D2 스타트업 팩토리(D2SF)를 개관하고, 이달 초엔 교육용 소프트웨어 플랫폼 스타트업인 엔트리코리아를 지원키로한 점은 눈여겨 볼 부분이다.


VC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네이버의 중소기업·스타트업 접근이 조심스러웠던 게 사실"이라며 "신사업 발굴과 기술 혁신을 위해선 스타트업 지원·인수가 필수적인 만큼 앞으로는 다음카카오와 함께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생태계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재영 인베스트조선 기자 leej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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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비즈

[Invest Chosun][구조재편 돌입한 에너지업계]①

주요 24개사, 올해 투자 계획보다 20% 줄여

M&A 위축…셸-BG그룹 인수 등 대형거래는 성사

중소형사 버티기 힘겨울 듯…하반기 이후 매물로 나올 가능성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면서 글로벌 에너지업계에도 변화가 오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고 자산매각 계획을 내놓는 등 비용절감에 들어갔다. 유가급락 직후 인수·합병(M&A) 시장은 다소 얼어붙었으나, 대형사간 굵직한 거래들이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다.


시장에선 올 하반기 이후 수익성 악화를 버텨내지 못한 중소형사들이 대거 매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보다 자산가치가 떨어지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인수할 기회가 열렸다는 평가다. 기업들간 크고 작은 거래로 향후 업계구도가 바뀔 가능성이 커졌다.


◇ 경기둔화에 유가급락…투자 줄이고 비용절감 카드 꺼낸 기업들


글로벌 에너지업계는 5~7년전만 해도 호황기 속에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었다. 2008년 금융위기 여파로 경기가 둔화됐음에도, 중국의 폭발적인 경제성장이 수요를 이끌었다. 국제유가 또한 이 시기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는 등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기업들은 성장에 대한 기대로 투자를 늘렸고, M&A도 활발히 이뤄졌다. 국내업체들 또한 이 흐름을 타고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오래 지나지 않아 분위기는 바뀌었다. 글로벌 경기침체가 이어졌고, 유가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기업들의 실적도 악화됐다. 로열더치셸(Royal Dutch Shell)·엑손모빌(Exxon Mobil)·시노펙(Sinopec)·셰브론(Chevron) 등 주요 글로벌기업들은 2011년 이후 지속적으로 매출감소와 수익성 저하를 겪고 있다.








유가가 급격히 떨어진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기업들이 사업전략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셸은 올해 당초 계획보다 자본투자를 20억달러가량 줄일 계획이다. 대신 올해부터 약 20억달러가량의 비핵심자산 매각에 나선다.


벤 반 뷰어든 셸 최고경영자(CEO)는 “비핵심자산 매각과 함께 영업비용 및 자본지출을 지속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고 밝힌 상태다.


다른 글로벌기업들도 비슷한 상황이다. 투자는 줄이고 구조조정이나 자산매각과 같은 비용절감에 무게를 두는 모습이다. 셸을 비롯해 셰브론·BP·토탈(Total) 등 주요 글로벌기업 24개사가 올해 계획한 자본투자 규모(합산)는 총 2645억달러로, 지난해보다 20% 줄었다. 


M&A 시장도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시장조사기관 IHS와 컨설팅업체 언스트앤영(EY) 등에 따르면, 올 1분기 글로벌 에너지업계에서 이뤄진 M&A는 총 282건이다. 지난해 4분기보다 33.3%가량 감소했다. 거래자산 규모도 1583억달러에서 416억달러로 줄었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대형거래들은 다시 등장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원유탐사기업인 핼리버튼(Halliburton)이 동종업체인 베이커휴즈(Baker Hughes)를 346억달러(한화 약 38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지난 4월엔 셸이 영국 BG그룹을 700억달러(76조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최근 10년간 업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거래다.


전반적으로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를 견뎌내는 전략에 들어간 가운데, 비교적 재무상태가 양호한 대형사들이 전략적으로 M&A에 나선 모습이다. 업계에선 유가가 배럴당 10달러대까지 하락했던 1990년말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많다. 초대형 M&A로 꼽히는 엑손모빌의 탄생(789억달러), BP의 아모코(Amoco) 인수(482억달러), 셰브론의 텍사코(Texaco) 인수(420억달러)가 모두 이때 이뤄졌다.


◇ 하반기 이후 무너지는 기업 나올 전망…M&A 기회 열린다


시장상황이 악화됐음에도 지금까지는 중소형사들도 잘 견뎌내고 있다. 고유가 시기 생산원유의 판매가격을 헷징(Hedging) 해놓은 게 컸다는 평가다. 하지만 상당수의 헷징계약이 올해말 만료된다. 현재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감산의지를 보이지 않는데다 미국의 증산으로, 당분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적지 않다. 해당기업들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올 하반기부터는 못 버티는 업체들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재무적 여력이 되는 대형사들은 M&A를 통해 다시 수익성을 끌어올릴 기회”라고 설명했다.








에너지산업에 대한 투자양상이 달라지고 있는 것도 기업들에겐 부담요인이다. 과거에는 개발효과만 보고도 투자자들이 자금을 댔다. 지금은 일정수준의 수익성이 보장돼야 투자가 이뤄진다. 사업성뿐만 아니라 비용관리도 중요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수요처 확보도 중요해졌다. 미국 등에선 정부가 더 이상 일정기간 기업들로부터 에너지원이나 전기를 구매하겠다는 계약을 맺지 않는 쪽으로 정책방향을 바꾸고 있다. 기업들이 스스로 수요까지 확보해야 하기에 부담이 더 커졌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서부지역엔 독립계 중소형사들이 많은데, 이들이 개발에 뛰어들어 성과를 보기까진 보통 10년 정도 걸린다”며 “지금 같은 변화 속에서는 이 기업들이 버텨내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기업들도 이와 같은 상황을 지켜보며 M&A를 염두에 두는 분위기다. EY가 지난달 주요 글로벌 석유기업 경영진을 상대로 한 조사에 따르면, 약 56%가 향후 1년내 자산 및 기업을 인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M&A를 고려하는 기업 중 72%는 2억5000만달러 미만의 거래를 원한다고 응답했다.


EY는 “저유가 상황은 경쟁기업 및 자산을 저가에 매입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며 “올 하반기부터 M&A가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곳저곳에서 지각변동의 신호가 차례로 나타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간 전략적 합종연횡과 크고 작은 거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이나 GS에너지 등 국내업체들한테도 좋은 기회라는 의견이 많다. 다만 현재의 재무적 부담을 극복하고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가 과제로 언급되고 있다. 




[김진성 인베스트조선 기자 jskim86@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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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신문



최근 발광다이오드(LED) 업계는 사파이어가 아닌 웨이퍼 기판으로 LED 칩을 생산하는 기술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기술 차별화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플립칩과 함께 등장한 중요한 기술 변화로 꼽힌다.

현재 LED용 웨이퍼로는 사파이어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사파이어 웨이퍼에 갈륨나이트라이드(GaN)를 증착해 LED 칩을 만들고 있다. 비싼 사파이어 대신 실리콘을 사용하면 LED칩 원가를 더 낮출 수 있다.

이 사장에는 일본 도시바가 가장 먼저 첫발을 내디뎠다. 미국 조명업체인 브리지룩스 기술 자산을 인수해 8인치 실리콘 웨이퍼 기반 LED를 양산하고 있다.

이어 삼성전자가 올해 초 양산에 들어갔다. 자사 스마트폰 카메라용 플래시 등에 적용했다. 하지만 아직은 로엔드 제품으로 소규모만 생산하고 있는 단계다.

실리콘을 적용하면 LED칩 생산 단가를 낮출 수 있고, 대형화·양산 등에도 용이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 8인치 실리콘 제품은 기존 4인치 사파이어 제품 대비 생산성이 4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플립칩과 달리 실리콘 웨이퍼 LED 시장 성장에 업계는 반신반의하고 있다. 초기 기대했던 가격 경쟁력이 계속해서 상쇄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바와 삼성전자 등이 기술 개발에 뛰어들 당시만 하더라도 사파이어 기판 가격은 상당히 고가였다. 하지만 사파이어 기판 활용도가 높아지면서 가격이 급락했다. 불과 3~4년 전만 하더라도 사파이어 기판 1㎡가 35달러에 달했지만 지금은 5달러 불과하다. 실리콘 대비 가격차가 크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LED칩 생산 원가에서 기판이 차지하는 비중이 10% 수준밖에 안 된다”며 “기판 소재를 바꾼다고 하더라도 큰 원가 절감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실리콘 기판 LED 제품은 가격 외 또 다른 경쟁력을 확보해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실리콘이 사파이어 물성을 따라잡는 데는 한계가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실리콘 LED 양산 계획을 놓고 일부 전략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며 “사파이어급 고출력 LED칩 기술을 확보하면서도 가격경쟁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은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조사업체 IHS는 2013년 전체 LED 시장에서 1%에 불과했던 실리콘 LED 시장이 2020년에는 삼성전자 시장 진출로 4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전자신문


플립칩은 글로벌 발광다이오드(LED) 업체인 루미레즈가 가장 먼저 기술 개발에 성공했고, 원천특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루미레즈는 글로벌 LED 조명 업체와 플립칩 원천기술 특허 공유는 물론이고, 긴밀한 기술동맹을 맺어 중국 등 후발 국가의 시장 참여를 견제하고 있다.

생산량을 기준으로 보면 국내 업체가 플립칩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세미콘라이트가 대량 생산체제를 갖춰 플립칩을 생산하고 있는 대표적인 곳이다. 최근 서울바이오시스와 LG이노텍 등도 합류했지만 아직은 소량 생산이다. 중국은 사난이 양산에 들어갔지만 역시 초기 단계라 생산량이 적다.

특히 세미콘라이트는 루미레즈 특허를 피해 실버 프리 플립칩 기술을 개발해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플립칩과 관련한 특허 109건을 출원했고, 35개는 이미 등록됐다. 세미콘라이트는 현재 월 2억개 LED 플립칩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올해 설비 투자를 더 늘릴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부분 회사가 루미레즈 원천 기술인 실버 반사기를 적용한 플립칩 기술을 활용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향후 플립칩 시장이 커지면 제2 특허전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플립칩에서 칩스케일패키징(CSP)이 가능한 화이트 플립칩 LED는 국내 업체들이 주도적으로 기술 개발을 하고 있는 분야다. 제조 방식은 업체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칩 상태에서 백색광을 내는 개념은 동일하다.

제조 방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형광체 필름을 플립칩 위에 붙이는 방식과 형광체를 액상 실리콘에 희석해서 플립칩에 도포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선 삼성전자와 LG이노텍이 이 분야 기술 선점에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는 필름 부착 방식을 택했고, LG이노텍은 형광체를 채워 몰딩한 뒤 자르는 방식을 택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에서 차세대 선행 기술로 철저한 보안 속에 개발하고 있을 정도로 눈치작전이 만만치 않다”며 “올 하반기 제품 상용화가 이뤄지면 내년부터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전자신문

발광다이오드(LED)는 일찌감치 개발된 기술이지만 일반인의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다. 특히 삼성전자가 TV 백라이트유닛(BLU)에 LED를 적용하면서 LED 산업은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BLU를 통해 LED 칩 성능의 지속적인 개선이 이뤄졌고 원가 경쟁력을 어느 정도 확보하게 되면서 일반 조명으로 확산됐다. LED 기술 방향은 TV가 ‘바로미터’ 역할을 해왔다.

최근 국내 TV 업체들이 BLU 광원에 새로운 형태 LED 칩을 적용하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플립칩 LED 기술을 처음 적용했고, 올해는 한 단계 더 진화한 화이트 칩스케일패키징(CSP) LED 적용을 추진하고 있다. 구동전류가 기존 수평형 LED칩보다 두 배 이상 높아 LED 패키지 수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LG전자 역시 올 하반기 출시 예정인 TV에 화이트 플립칩 LED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대부분 국내 BLU 제조업체는 플립칩 LED 채택을 서두르고 있다.

중국 TV 제조사인 스카이워스, TCL 등도 플립칩 LED 적용을 계획하고 있다. 이들은 국내 플립칩 LED 업체들과 기술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TV 업체들이 앞다퉈 도입하고자 하는 플립칩 LED는 기존 LED칩과 달리 두 전극을 연결하는 금속 와이어와 같은 연결 구조가 없다. LED칩 전극을 직접 인쇄회로기판(PCB)에 부착했다. 금속 와이어 연결에 필요한 별도 공간이 필요치 않아 BLU 두께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화이트 플립칩 LED는 칩 상태에서 백색광을 구현할 수 있는 기술로, 플립칩 생산 과정에서 리드프레임을 이용한 패키징 공정 단계가 생략됐다. 덕분에 재료비 등 LED 제품 원가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무엇보다 1㎟ 이하 작은 백색광원을 구현할 수 있어 다양한 산업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화이트 플립칩 LED를 적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플립칩 기술이 기존 수형평 LED칩에 이은 차세대 조명 기술로 떠오르고 있다”며 “특히 화이트 플립칩은 제작 공정이 반도체 공정과 유사해 중국 업체들의 공세에 맞대응할 수 있는 비장의 무기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플립칩 LED 기술은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조명업체가 국내 기술에 관심을 보이며 기술 협력 러브콜을 요청할 정도다.

기존 수평형 LED칩의 기술적 한계가 드러나면서 더욱 빠르게 새로운 구조의 대안 기술이 부각되고 있다. 종래 수평형칩은 와이어본딩이 필요해 칩을 소형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또 높은 열저항과 낮은 구동전류 등이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아 있었다. 플립칩은 공정단계를 간소화할 수 있고 와이어본딩이 없어 물리적 충격에도 강하다. 열방출이 우수해 동일 면적 대비 몇 배 더 높은 전류인가가 가능하다.

박은현 세미콘라이트 사장은 “그동안 TVLED 기술은 LED 산업의 미래 기술 방향 나침반 역할을 해왔다”며 “올해 TV에 화이트 플립칩이 본격 적용되면 내년부터 일반 조명과 자동차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플립칩을 기반으로 국내 LED 산업 위상이 다시 한 번 높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일부 칩 업체는 플립칩 필요성을 인지하면서도 새로운 바람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 난이도 높은 칩 기술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뿐 아니라 플립칩 생산을 위한 신규 투자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LED 산업은 중국과 대만의 거센 추격에 세계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원가 경쟁력과 기술 차별화를 갖추지 못한 칩 업체 10여 군데가 자취를 감췄다.

불과 5년 전만 하더라도 블루오션이었던 LED 산업이 지금은 레드오션이 됐다. 해마다 가격이 20%씩 떨어지면서 시장에서 요구하는 가격을 맞추지 못하는 상황까지 내몰렸다. 그 중심에는 중국 업체 공세가 컸다.

플립칩은 칩 크기를 줄여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면서도 효율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어 시장 요구에 대응 가능한 기술이라는 게 업계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LED 산업의 새로운 물결을 국내 시장이 주도해 나간다면 고사 위기에 놓인 국내 LED 산업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기술적 차별성만이 중국 업체와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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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해외직구 1조달러로 성장, 온라인 구매객 45%수준으로

2020년이 되면 국경을 넘나드는 전자상거래(B2C), 즉 해외직구 규모가 1조 달러에 근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5일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의 리서치 부문인 '알리리서치'와 컨설팅 전문기업인 액센츄어(Accenture)는 최근 낸 보고서에서 2014년 2330억 달러( 258조원)였던 국경 간 전자상거래 규모는 향후 5년 간 평균 27.4%씩 성장해 2020년에는 9940억 달러(110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알리바바의 전자상거래 뉴스사이트인 '알리질라닷컴(Alizila.com)'은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전하며 이는 각국 안팎에서 벌어지는 전 세계 전자상거래 규모의 30%에 육박하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국가별로 이뤄지는 국내 전자상거래 총 규모도 2014년 1조3560억 달러에서 2020년에는 2조4000억 달러까지 2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2020년에는 국경 간 전자상거래에 참여하는 사람도 급증해 2014년 3억900만명이었던 전자상거래 '쇼핑객' 수는 5년 간 평균 21.1%씩 늘어나 2020년에는 9억430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2020년 전 세계에서 전자상거래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쇼핑객의 45%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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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지금 기업에선…

쇄신委 매주 두 번 4시간씩 회의
인사혁신·거래관행 개선 등 논의
쇄신안 발표시점 놓고 고심

특수강 등 非핵심자산 팔았지만
해외사업 손실·계열사 실적부진
구조조정 효과 아직은 '미미'



[ 김보라 기자 ]
포스코는 지난달 14일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구성했다. 검찰 수사로 얼룩진 회사 이미지와 내부 기강을 바로잡기 위해서였다. 권오준 회장이 직접 쇄신위원장을 맡을 정도로 의지가 강했다. 쇄신위는 구조조정, 책임경영, 인사혁신, 거래관행, 윤리의식 등 5개 분과위로 나누어 경영쇄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출범 40일이 지나도록 포스코는 쇄신안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검찰수사 장기화로 쇄신안 확정 못해

포스코 관계자들에 따르면 쇄신위는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 네 시간씩 회의를 하며 쇄신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투명입찰을 위한 거래관행 개선방안, 인사혁신을 통한 책임인사 체제 확립방안, 사회공헌 확대방안 등을 놓고 집중적인 토론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직원이 허리띠를 더 졸라매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지난달 첫 자문위원 회의 결과 ‘순혈주의 타파’와 ‘기업문화 전반의 혁신적인 변화’를 주문 받았다. 또 지난 18일엔 사외이사와 자문위원단, 쇄신위가 함께 1차 중간점검 회의를 열고 “비자금 사건에 대한 의혹을 털어내고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고민을 함께하자”는 데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쇄신위 출범 이후 팀장급 이상 직원의 토요일 근무가 부활했고, 임원들의 출근시간도 빨라지는 등 조직 내부에 변화도 생겼다.

이런 움직임만 보면 쇄신에 대한 의지가 약해졌다고 볼 수 없다. 하지만 쉽게 쇄신안을 확정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당장은 ‘내홍’이 원인이 됐다. 미얀마 가스전 매각 검토에 대한 문건 유출을 둘러싸고 대우인터내셔널 사장이 물러나는 사태가 발생했다.

검찰 수사의 장기화도 한 원인이 됐다. 지난 3월13일 포스코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으로 시작한 검찰수사는 3개월이 지났지만 마무리되지 않고 있다. 포스코의 한 사외이사는 “당초 검찰 수사가 종료되는 시점에 수사 결과를 최대한 반영한 쇄신안을 내놓겠다는 구상을 했지만 수사가 장기화하면서 이마저도 어려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성과는 아직 미미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포스코특수강, 포스화인, 미국USP 등 계열사를 매각했다. 포항시 지곡동 대형마트 건물, 베트남과 마산 백화점, 포스타워 등 비핵심 자산도 팔았다. 이를 통해 지난해 1조5000여억원의 현금을 확보했다. 올해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에 포스코건설 지분을 팔아 1조2000여억원을 추가 확보했다. 포스코플랜텍, 포스하이알 등 부실 계열사는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하지만 재무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권 회장 취임 직전인 지난해 1분기 포스코가 확보한 현금은 4조3589억원이었으나 올 1분기에는 4조417억원으로 줄었다. 연결기준 차입금도 28조원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 사업 손실과 계열사 부실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다행히 최근 들어선 괜찮은 조짐도 보인다. 신용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포스코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 부정적’에서 ‘BBB+ 안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부실 자회사 처리도 가닥을 잡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과의 내홍도 진정되는 분위기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사업본부장 출신의 김영상 사장이 대우인터내셔널 신임 대표이사가 된 후 자발적으로 포스코 쇄신에 동참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쇄신안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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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대법원 '1번 배아줄기세포' 등록 신청 허용…11년 만에 연구 길 열려

모든 시설·인력 이미 완비…내일이라도 등록 신청 가능
정부 미래지향적 검토 기대

질병관리본부 허가 받으면 국제 공동연구 나설 것



[ 이준혁/조미현 기자 ] 황우석 박사(사진)의 ‘1번 배아줄기세포(NT-1)’ 등록 신청 자체를 거부한 질병관리본부 처분은 부당하다는 24일 대법원 확정 판결에 따라 그동안 침체됐던 국내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다시 활기를 띨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0일 내 등록 여부 결정

이번 대법원 판결로 질병관리본부가 더 이상 황 박사 연구팀의 NT-1 등록 신청을 거부할 명분이 없어졌다. ‘생명윤리법’에 따라 2010년부터 연구자는 인간 줄기세포주를 질병관리본부에 등록해야 관련 연구를 진행할 수 있다. 그동안 질병관리본부는 “난자 수급 과정에서 비윤리적인 문제 등이 있었다”며 황 박사가 2003년 4월 서울대 재직 시절 만든 인간 배아줄기세포주의 등록신청 자체를 거부했다.

황 박사는 이런 규정 때문에 인간 줄기세포주 대신 반려견 복제 등 동물 줄기세포주 연구에 몰두해 왔다. 법원의 이번 판결로 황 박사가 등록신청서를 다시 제출하면 질병관리본부는 180일 이내에 등록 여부를 결정한다.

이날 판결로 등록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적지 않다. 질병관리본부의 등록 허가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NT-1 및 관련 서류의 ‘과학적 적절성’이기 때문이다. 황 박사는 지난해 2월 미국에서 NT-1 관련 특허 등록에 성공하기도 했다.

논문 조작 자체는 사실로 밝혀졌지만 황 박사가 개발한 배아줄기세포 제조법은 그동안 캐나다 물질특허·방법특허, 유럽연합(EU)과 뉴질랜드 줄기세포 배양액 특허 등을 확보하는 등 일정 부분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줄기세포 등록되면 연구 재개

과학계와 의료계에 따르면 줄기세포주 등록은 사실상 줄기세포 연구 자격을 얻게 된다는 의미다. 작년 7월 현재 질병관리본부에 등록된 줄기세포주(국내 기관 신청분)는 모두 85개다. 배아연구기관으로 지정된 연구소는 줄기세포주가 등록된 이후 자체 생명윤리위원회(IRB)를 열어 연구 여부를 결정한다. 황 박사가 근무하는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은 배아연구기관으로 등록돼 있다. 대통령 직속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는 생명윤리법과 관련된 사안을 검토·의결하는 기관이어서 민간단체의 연구승인 여부를 결정하지 않는다.

◆“사법부가 행정부 대신 문 열어”

줄기세포주는 배양 조건만 맞으면 지속적으로 증식할 수 있고,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세포주를 말한다. 이날 대법원은 “줄기세포주 등록제의 목적은 이미 수립된 줄기세포주의 연구와 이용을 활성화하는 데 있다”며 “과학적 요건만 갖출 것을 등록요건으로 정한 만큼 윤리적 이유로 등록을 거부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앞서 열린 1·2심에서도 “2004년 생명윤리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난자 수급과 관련한 윤리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며 “난자 수급에 비윤리적 행위가 있거나 단성생식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등록을 거부한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다.

법률전문가들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줄기세포주 등록 기준이 명확해졌다고 분석했다. 시대적 상황에 맞춰 더 이상 윤리적 잣대로 미래과학적 연구를 가로막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의학계에선 크게 환영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한 종합병원의 줄기세포연구소 관계자는 “미국 영국은 물론이고 중국에서도 시험관 수정 시술을 시도하고 남은 난자를 연구 목적으로 사용하는 ‘에그 셰어링(난자 공유제도)’을 시행하고 있다”며 “우리도 (배아줄기세포 연구가) 전진할 수 있는 대승적 결단이 필요한데, 종교계 등의 반발과 부정적 여론 때문에 행정부의 결단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 역할을 사법부가 해준 것”이라고 반겼다.

◆“승인해주면 해외서 활동”

“여기까지 오는 데 정확히 11년 걸렸습니다.” 이날 휴대폰을 통해 들려오는 황 박사의 목소리는 차분했지만 깊은 감회가 섞여 있었다. 그는 “등록 반려가 부당하다고 판결한 것은 사법부가 NT-1의 실체를 인정한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그러면서 “후속되는 여러 가지 과정(줄기세포주 등록, 특허 등록 등)에서 정부가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배아줄기세포 연구 허가가 나올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황 박사는 “내가 직접 언급하기는 적절치 않다. 하지만 1·2·3심 모두 동일한 견해가 나왔다. 정부가 과거에 매달리지 말고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검토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줄기세포 등록 재신청은 언제 할 것이냐’는 질문에 “정부 입장을 난처하게 하고 싶지 않다. 그동안 국민들께 많은 실망을 드렸고 정부도 당혹스러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황박사는 “하지만 수년 전부터 모든 시설과 인력은 완비돼 있다”며 “정부가 긍정적으로 판단해준다면 당장 내일이라도 신청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는 또 “만약 허가를 해주면 이미 주요 5개국과 국제공동연구체제가 갖춰져 있는 만큼 서둘러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착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박사는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하면서 해외에서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여러 가지 제한된 여건과 부정적 여론이 상존해 있는 만큼 다국적 연구팀과 해외에서 연구하는 것이 홀가분하다는 것이다. 황 박사는 “줄기세포를 수립하고 초기 분화하는 과정까지만 연구할 것이다. 그 이후 특정 질환에 대한 줄기세포 연구는 의학자들이 임상을 통해 진행하는 것이 맞다”고 했다.

이준혁/조미현 기자 rainbow@hankyung.com

황우석 줄기세포 연구 11년 만에 길 열렸다

대법 "등록 거부는 부당"


[ 이준혁 기자 ] “연구과정이 비윤리적이었다”는 이유 등으로 황우석 박사가 만든 ‘1번 배아줄기세포(NT-1)’의 등록 신청을 받아주지 않은 것은 부당하다는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는 ‘NT-1’ 등록 절차를 재개해야 한다. 황 박사가 제출한 ‘NT-1’에 하자가 없으면 황 박사는 줄기세포 논문 조작 파문 이후 11년 만에 인간 줄기세포주 연구를 재개할 수 있게 된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24일 황 박사가 질병관리본부를 상대로 낸 ‘줄기세포주 등록반려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1·2심을 확정했다. 1·2심은 “2004년 생명윤리법이 제정되기 전에는 난자 수급과 관련한 윤리적 기준이 명확하지 않았다”며 “난자 수급에 비윤리적인 행위가 있거나 단성생식으로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서 등록 신청서를 받아주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NT-1’은 황 박사 연구팀이 핵을 제거한 난자에 인간 체세포를 주입하는 방법을 통해 최초로 수립한 줄기세포주다. 황 박사팀이 만들었다고 발표한 줄기세포 중 유일하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다. 대법원 판결 직후 황 박사는 “사법부가 ‘NT-1’의 실체를 인정한 만큼 이제 정부도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승인에 대해 좀 더 미래지향적으로 검토해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황 박사는 “연구 승인만 해준다면 결초보은하는 심정으로 불치병 연구에 온몸을 던지겠다”고 호소했다.

■ 배아줄기세포

embryonic stem cell. 수정한 지 14일이 안된 배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서로 다른 세포나 장기로 성장할 수 있는 분화 능력을 지닌 일종의 모세포로, ‘간세포(幹細胞)’ ‘전능세포’로도 불린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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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이젠 빅데이터 경영이 비즈니스를 바꾼다.

매경미디어그룹과 미래창조과학부가 주최하고 한국빅데이터학회·한국정보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제2회 코리아 빅데이터 어워드' 수상자가 발표됐다. 코리아 빅데이터 어워드는 개인정보에서 공공정보까지 데이터 가치와 데이터 가치 활용도를 높이자는 취지에서 제정돼 올해로 2회째를 맞이했다. 코리아 빅데이터 어워드는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적용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경쟁력을 높인 사례를 발굴하고 빅데이터 활용을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코리아 빅데이터 어워드는 제조, 금융, 유통, 기술, 정보통신, 경영자 등 6대 부문에 걸쳐 선정했으며 각 분야 최고 기업에는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이 수여된다.

이 상은 지난 1년간 각 분야에서 빅데이터 전략과 최근 1년간 데이터 분석 성과, 데이터 분석 활용도를 심사했다.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관련 특허출원 여부 등 빅데이터 기술력과 빅데이터 시스템 구축 사례도 평가됐다. 특히 경영자 분야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최고경영자(CEO)의 경영이념이 회사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했는가를 평가했다.

그 결과 현대중공업(제조), 신한카드(금융), 한국IBM(정보통신), 롯데백화점(유통), 케이티하이텔(기술), SK플래닛(경영자) 등이 최고상인 미래창조과학부장관상을, 두산중공업(제조), 굿모닝아이텍(경영자) 등이 통계청장상을, 더존비즈온(정보통신), 미소정보기술(기술) 등이 중소기업청장상을 각각 받게 됐다. 또 메타비즈(정보통신)는 매경회장상, 비아이큐브(기술)는 한국정보화진흥원장상으로 선정됐다.

이번에 수상한 기업의 공통점은 '빅데이터'를 단지 유행어로 인식하지 않고 회사 경영과 업무 관행을 바꾸는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현대중공업은 경영일반, 공정물류 및 안전 부문에서 수집된 다양한 형태의 빅데이터를 분석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개선점을 도출했으며 특히 최근 5년간 수집된 안전사고 빅데이터의 사고 유형을 분석해 사고 발생률을 줄였다.

신한카드는 '빅데이터 철학'을 세운 것으로 유명하다. 신한카드의 빅데이터 경영은 곧 고객 중심 경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해 맞춤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빅데이터를 통해 나온 '코드 나인'은 누적 200만좌 이상 발급됐고 기존 카드 대비 이용률이 24% 이상 높다.

롯데백화점도 빅데이터를 MD(매장 구색), 마케팅, 서비스 전 분야에 걸쳐 활용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은 빅데이터를 회사 비즈니스의 핵심으로 삼았다. SK플래닛은 사용자 로그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사용자 특성에 맞는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추천 플랫폼 '레코픽(Reco Pick)'을 선보였으며 KTH는 대용량 데이터 실시간 분석, 추천 솔루션 '데이지'로 사용자의 행동 분석을 통한 추천형 분석 결과를 제공한다. 한국IBM은 최고 수준의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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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홍콩·케이만군도·파나마 順…SK그룹, 조세회피처 법인 '최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 기자 = 국내 대기업그룹 두 곳 중 한 곳이 최근 유럽연합(EU)이 지목한 케이만군도 등 조세회피처(Tax Haven)에 역외법인을 설립해 운영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SK그룹은 조세회피처에 설립한 역외법인이 가장 많았다.

25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올해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상호출자제한 61개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역외법인을 전수 조사한 결과 작년 말 기준으로 33개 대기업그룹이 조세회피처에 237개 역외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33개 그룹의 전체 역외법인 3천155개사의 7.5%에 해당한다.

조세회피처는 법인의 실제 발생소득 전부 또는 상당한 부분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거나 법인의 부담세액이 실제 발생소득의 15% 이하인 국가나 지역을 말한다.

전 세계 기업이나 부호, 투자자 입장에선 절세나 탈세 등을 위한 효자 지역이지만 각국 정부로선 엄청난 규모의 세수 감소의 주범으로 꼽히는 곳이다.

그러나 조세회피처에 있는 법인이라고 해서 모두 탈세 목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아니다.

각 대기업그룹이 현지에서 관련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곳들도 많다. 예컨대 제품 판매업이나 무역, 물류 등의 관련 사업을 영위할 목적의 법인도 적지 않다.

국내 33개 그룹이 운영중인 조세회피처 내 법인은 홍콩이 140개사로 가장 많고 ▲ 케이만군도 49개사 ▲ 파나마 19개사 ▲ 버진아일랜드 14개사 ▲ 마셜군도 6개사 ▲ 버뮤다 4개사 ▲ 모리셔스 3개사 ▲ 바베이도스 2개사 등 8개국에 분산됐다.

그룹별로는 SK그룹이 가장 많은 69개사로, SK그룹 전체 역외법인 284개사의 24.3%에 달했다. SK그룹 내 역외법인 네 곳 중 한 곳이 조세회피처에 있는 셈이다.

SK그룹 역외법인을 조세회피처별로 보면 홍콩 32개사, 케이만군도 32개사, 파나마 3개사, 버진아일랜드와 버뮤다 각 1개사로 집계됐다. 이들 역외법인은 해운업을 하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주로 금융업이나 투자자문업, 벤처투자 등 금융·투자업을 영위하고 있어 시선을 끈다.

롯데그룹의 조세회피처 역외법인은 홍콩 25개사, 버진아일랜드 9개사, 케이만군도 3개사, 모리셔스 1개사 등 38개사로 두 번째로 많았다.

삼성그룹은 홍콩 16개사, 파나마 3개사, 케이만군도 1개사 등 모두 20개사의 역외법인을 조세회피처에 둔 것으로 파악돼 3위를 차지했다.

이어 CJ그룹은 홍콩 10개사와 버진아일랜드 2개사 등 모두 12개사로 집계됐고 이랜드그룹은 홍콩 8개사, 케이만군도와 버뮤다에 각각 1개사 등 모두 10개사로 나타났다.

현대중공업그룹도 홍콩과 파나마, 마셜군도에 각각 2개사, 버뮤다와 모리셔스에 각각 1개사 등 모두 8개사의 역외법인을 보유했다.

한화그룹과 현대그룹, 효성그룹 등 3개 그룹은 홍콩 등 조세회피처에 7개씩의 역외법인을 두고 있다.

공기업인 한국전력은 홍콩 4개사와 바베이도스 1개사 등 5개사, 한국가스공사도 마셜군도 4개사와 버뮤다 1개사 등 5개사의 역외법인을 각각 조세회피처 국가에 설립한 것으로 조사됐다.

LG그룹, 한진그룹, 미래에셋그룹 등은 각각 4개사,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그룹, 코오롱그룹 등은 3개씩의 역외법인을 조세회피처에 뒀다. GS그룹, 농협그룹, 두산그룹, 금호아시아나그룹, 대림그룹, 동부그룹, OCI그룹, 동국제강그룹, 한진중공업그룹, KT&G, 세아그룹, 아모레퍼시픽그룹 등의 조세회피처 역외법인은 2개씩이다. LS그룹, 대우조선해양그룹, 하이트진로그룹, 한솔그룹 등은 1개씩의 조세회피처 역외법인을 두고 있다.

indig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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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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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일보

리커창(사진) 중국 총리가 시진핑 국가주석의 그늘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에서는 국가주석이 정치·외교·국방 등을 총괄하고 총리가 경제를 책임지는 역할 분담이 이뤄져 왔다. 장쩌민-주룽지,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를 거치면서 굳어진 전통이다.

주룽지 총리는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문제를 진두지휘했고, 글로벌 경제 위기 당시 원자바오 총리 주도로 4조 위안 규모의 경기 부양책이 나왔다.

공산당 서열로는 주룽지, 원자바오 총리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에 이어 3위였지만 현재 리 총리는 서열 2위로 올라서 있다. 하지만 시 주석이 경제까지 직접 ‘개입’하면서 리 총리의 역할이 없어졌다는 평가가 많았다. 2013년 11월 개최된 중국 공산당 제18기 3중전회(18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가 끝난 뒤 발표된 ‘결정 문건’은 대부분 거시경제가 주제였지만 시 주석 명의로 발표됐다. 시 주석은 경제 정책을 총괄하는 중앙재경영도소조 조장까지 맡고 있다.

하지만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4일 “리 총리가 전임자들만큼 각광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서서히 세계 2위의 경제를 운영하는 능력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2013년 3월 국무원 총리로서 정부를 이끈 지 2년이 지나면서 전문가들의 후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리 총리는 과거 수출과 자본 투자에 의존하던 중국의 국가개발 모델을 국내 소비 위주로 개편하고 있다.

홍콩 소재 투자회사인 보콤인터내셔널의 훙하오 투자전략가는 “경제구조 개혁이 진행되고 있는 중국은 현재 소비가 빠른 성장에 가장 큰 기여자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취임 후 과감한 개혁을 통한 국가의 시장개입 차단, 창업 활성화를 통한 경제 활력 제고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2013년에 비해 50%가량 증가한 매일 1만개의 창업이 이뤄지고 있다.

SCMP는 “시 주석이 덩샤오핑 이후 가장 강력한 지도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시간이 갈수록 리 총리가 시 주석의 그늘에서도 빛을 잃지 않고 있다”고 평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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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미국이 정보기관의 감청 문제로 서유럽 국가들과 ‘불편한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에는 프랑스의 전현직 대통령이 감청 리스트에 올랐다. 2013년에는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미 국가안보국(NSA)의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휴대전화 감청사실을 폭로해 최근까지 독일 검찰이 수사를 진행했다.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는 23일(이하 현지시간) NSA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자크 시라크,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 등 3명을 감청하고 통화 내용을 녹음했다고 보도했다.

위키리크스는 NSA가 일급비밀로 분류한 문건을 토대로 2006년부터 2012년까지 프랑스 대통령과 다수의 정부 고위 관리들의 휴대전화 감청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일간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들은 감청 목록에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클로드 게앙 전 내무부 장관과 베르나르 발레로 전 외교부 대변인, 피에르 비몽 전 주미 프랑스대사 등의 휴대전화 번호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었다고 전했다.

NSA의 기밀문건에는 그리스의 유럽연합(EU) 탈퇴 가능성, 유로존 경제 위기, 중동평화 과정, 올랑드 정부와 독일 정부와의 관계 등 유럽 정치와 관련해 프랑스 정부 인사들이 논의한 다양한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위키리크스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5개 상임이사국 중 하나인 프랑스는 미국의 핵심 동맹국이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미국과 관련된 국제기구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해왔다”면서 “그럼에도 감청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위키리크스 설립자인 줄리안 어산지는 “프랑스인들은 그들이 뽑은 정부가 적대적인 감시를 받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면서 “조만간 더 중요한 폭로가 있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동안 미국의 대테러 작전에 가장 큰 힘을 보태온 프랑스는 배신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올랑드 대통령은 24일 긴급 안보회의를 소집한 뒤 미국을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대통령궁은 성명에서 “프랑스의 안보를 위협하는 어떤 행동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미국은 2013년에 프랑스 지도자들을 감시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었다”며 “미국이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로랑 파비위스 프랑스 외무장관은 제인 하틀리 주프랑스 미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해명을 요구했다.

집권 사회당은 “이번 감청은 정말 충격적인 국가 차원의 편집증”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사르코지 전 대통령 역시 “감청은 용납하기 어려우며 특히 우방 간에는 더더욱 그렇다”고 비판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 문제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우리는 국가안보 목적이 아닌 경우에는 외국을 대상으로 정보 감시활동을 하지 않으며 이는 세계 지도자들에도 적용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랑스는 미국에 없어선 안 될 동맹”이라고 강조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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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동아일보]
막내아들, 어머니 전기서 밝혀2차대전때 나치치하서 영양실조… 눈밑 다크서클은 천식 후유증

‘세기의 요정’으로 불렸던 여배우 오드리 헵번(1929∼1993·사진)의 우아한 미모는 제2차 세계대전 때 굶주림과 그로 인한 병마의 흔적이라고 그의 막내아들이 밝혔다. 보통 여성들에겐 부럽기 그지없는 미모의 비결에는 평생을 따라다닌 전쟁의 상흔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헵번이 두 번째 남편인 이탈리아 출신 정신과 의사 안드레아 도티와의 사이에서 낳은 둘째 아들 루카 도티(45)는 최근 영국에서 ‘가정에서의 오드리: 내 어머니의 부엌에 대한 추억’이란 책을 펴냈다. 자상한 어머니로 아이들에게 직접 요리를 해줬던 헵번의 특별 레시피와 함께 부엌에서 어머니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소개한 책이다. 도티는 스스로 ‘밥상머리 전기’라고 이름 붙인 이 책에서 “엄마는 평생 전쟁을 끌어안고 살았다”며 2차 대전이 그녀의 삶에 남긴 상흔을 자세히 소개했다.

영국 데일리미러가 공개한 그 책에 따르면 발레리나를 꿈꾸며 영국 런던에서 유학하던 열여섯 헵번은 나치 독일의 공습이 심해지자 1944∼45년 나치 치하의 네덜란드로 보내졌다. 하지만 나치의 식량 징발로 인한 지독한 굶주림에 시달렸다. 전쟁이 끝날 무렵 기아로 사망한 네덜란드인이 2만2000명에 이를 정도였는데 헵번은 튤립 구근까지 캐 먹으며 39kg의 체중으로 살아남았다. 이때 걸린 영양실조 빈혈 황달 부종으로 인해 170cm의 키에 45kg 안팎의 빼빼 마른 체형을 갖게 됐다. 또 퀭한 눈 아래 특유의 진한 다크서클은 이때 앓게 된 천식의 후유증이었다고 한다.

헵번은 2차 대전 때 겪은 시련으로 인해 발레리나가 되겠다는 꿈과 건강, 따뜻한 가정을 잃었다는 상실감에 평생 시달려 좋은 음식과 가정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고 한다. 특히 굶주림이 극에 달했을 때 네덜란드 병사가 준 초콜릿 바를 먹고 아사를 이겨낸 뒤 초콜릿 중독자가 돼 매일 저녁 초콜릿을 챙겨 먹었다고 한다. 또 한 끼에 두 접시를 비울 정도로 스파게티를 좋아했고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탐식했지만 결코 살찌는 법이 없었다고 한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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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내일의 韓國'을 꿈꾸는 나라들] [1] 콩고민주공화국 르포

학교·보건소·마을회관·우물가까지 태극기·삼성전자 로고

"우리도 할 수 있다"… 돼지 치고 재봉틀 돌리며 '自立' 배우기

콩고민주공화국 남부 시골 마을‘키쿨라’의 보건소 소속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한자리에 모여 환하게 웃고 있다. 이들 뒤편 보건소 건물 외벽에는 건립을 후원한 한국 구호기관과 기업 이름, 그리고 태극기가 선명하게 보인다. /정지섭 기자

"웬 발렌시 까발리 니세니 모모세…."




지난달 26일 해바라기를 빼닮은 토종 들꽃 '키루루쿤자'가 휘날리는 찻길을 달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 남부의 시골 마을 키쿨라에 있는 누루 초등학교에 들어섰다. 교문 앞에서 기다리던 400명 전교생이 몰려나와 귀청이 떨어질 듯 노래를 부르며 춤췄다. 200개가 넘는 토착어 중 하나인 벰바어 구전 민요로 "너 나를 놀려댔지. 지금 와서 날 좀 봐라"는 노랫말이다. 3년 전에 번듯한 새 학교 건물을 갖게 되자 이를 자랑하고 싶어 안달난 학생들이 손님이 찾아올 때마다 부르는 '제2의 교가'가 됐다.




이 학교 건물엔 학교 마크가 달려있을 자리에 신축 교사 건립 비용을 대준 한국월드비전과 삼성전자 로고가 그려져 있다. 이 학교뿐 아니다. 보건소·마을회관·영농조합, 심지어 작은 우물가까지 콩고민주공화국 농촌 지역 곳곳을 다닐 때마다 '한국' 찾는 게 어렵지 않다. 건물 외벽에는 한국 NGO·지방자치단체·개인의 이름이나 태극기가 선명한 페인트로 그려진 게 익숙한 풍경이다.




마을 주민들 살아가는 모습도 60~70년대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던 우리 농촌과 빼닮았다. 날품팔이나 막노동 외에는 할 일이 없던 주민들이 돼지를 치거나 빵을 굽고, 재봉틀을 돌리며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있다.




넓은 국토와 풍부한 지하자원을 가졌지만 고질적 정치 불안으로 세계 최빈곤국 신세를 면치 못하던 이 나라가 21세기 들어 차츰 안정을 찾아가면서 나타난 변화다.




국제구호기구 월드비전과 함께 만난 콩고민주공화국 방방곡곡의 사람들에게 한국은 그저 멀고 낯선 아시아의 나라가 아니다.




월드비전 키순카 사업장 책임자 안드레 응웨즈씨와 키쿨라 사업장 책임자 무롱고 은심바씨는 "한국은 우리에게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줬다"고 했다. "전쟁의 비극과 가난을 딛고 불가사의할 정도로 놀랍게 변신하지 않았습니까? 우리라고 못할 게 있겠어요? 한국이 밟은 길을 그대로 따라갈 겁니다. 저 노래를 좀 들어보세요." 그들이 가리키는 손끝으로 재봉틀을 돌리는 마을 아낙들의 노랫소리가 들려왔다. "콩카쿠위야, 콩카쿠위야." 토착어인 시상가어로 "앞으로 가자"는 뜻이다.




가난과 정치적 혼란, 동족상잔을 딛고 70년 만에 세계 최빈곤국에서 세계 10위권 경제강국으로 올라선 대한민국의 스토리는 지금도 지구촌 곳곳에서 '살아있는 교과서'로 활용되고 있었다.





[키순카·키쿨라(콩고민주공화국)=정지섭 기자 xanadu@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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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뉴스

"전압 고르지 않아 냉장고는 잦은 고장 일으켜"


[CBS노컷뉴스 안윤석 대기자]

북한의 전력 사정이 매우 열악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평양 내 외국대사관들도 하루 몇 차례 정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위스개발협력처 (SDC)의 토마스 피슬러 평양사무소장은 24일 평양의 외국대사관 공관도 하루 3~4 차례 정전이 되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 방송에 말했다.

특히 "지난 겨울 전력난이 심각했으며, 몇 시간 동안 정전이 지속됐고, 심하게는 매 시간 마다 전기가 나간 적도 있다"고 말했다.

피슬러 사무소장은 "지난 2013년 11월 평양에서 근무를 시작한 이래 지난 겨울처럼 전력난이 심했던 것을 경험하지 못했으며, 지금의 전력 상황은 지난 겨울 보다는 조금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호베르투 콜린 평양주재 브라질대사도 "지난 겨울 전력 상황이 훨씬 심각했다"며 "자주 정전이 됐고, 전압도 매우 낮았다"고 말했다.

피슬러 사무소장은 최근 전력난이 심각한 이유와 관련해 "가뭄으로 수력발전소가 제대로 가동되지 못하고 있다는 내용의 글을 자주 접했다"고 말했다.

평양소식통도 "평양시내에는 하루에도 세네번씩 정전이 계속되고 짧게는 10분에서 20분, 길게는 반나절 동안 전기가 공급되 않고 있다"고 CBS노컷뉴스에 전했다.

소식통은 "전력이 공급되도 일정한 전압이 유지되지 않아 냉장고와 선풍기를 제대로 사용할 수 없으며, 특히 냉장고는 잦은 고장까지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평양 소식통도 겨울철보다 전력 사정이 나아졌지만, 전력 공급이 원할하지 않은 지역 주민은 휴대전화 충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소식통은 "전력사정이 악화되자 중국산 배터리를 구매하는 가정이 늘고 있으며, 최근에는 12볼트 배터리를 이용해 전등을 켜고 선풍기와 휴대전화까지 충전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유엔은 지난 10일 북한의 가뭄 상황을 현지에서 직접 살펴본 이후 작성한 보고서 초안에서 "지난 18개월 동안 계속된 건조한 날씨로 마실 물이 부족하고, 수질도 나빠졌으며, 수력발전을 통한 전기 생산도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워싱턴 포스트' 신문도 22일 "북한에서 지난해 겨울부터 강수량이 부족해 강과 댐 수위가 낮아져 수력발전소를 제대로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22일 "11일부터 20일 사이 황해남북도의 전반적 지역에서 비교적 많은 비가 내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여전히 장기적인 가뭄이 완전히 해소될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 홍순직 수석연구위원은 "2013년 현재 북한의 발전량은 221억 kWh로 최고치(292억 kWh)를 기록했던 1989년 대비 24.3%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인천 지역의 전력 소비량 226.7억 kWh와 비슷한 수준이며, 이로 인해 2013년 북한의 발전 가동률은 전체 발전설비 724만 kW 대비 약 34.8%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경제난에서 벗어나 지속발전하기 위해서는 1인당 국민소득 3,000 달러에 도달하는 2022년까지 264만 kW의 신규발전 설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ysa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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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서울신문]

“미국 교과서에 한국전쟁은 없습니다. 그게 참전용사 인터뷰 등을 담은 디지털 교과서를 만들려는 이유입니다.” 미국에서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으로 인식되는 경우가 많다. 미국 중·고교에서 한국전쟁은 거의 다루지 않는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 반기를 든 서맨사 프레이저(32) 조지아주 우드스톡 리버리지고교 역사 교사는 미국 교사들이 한국전쟁을 제대로 가르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디지털화해 보급에 나섰다. 그는 23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전쟁유업재단의 자료를 활용해 교사들에게 커리큘럼 등을 제공하는 ‘한국전쟁 디지털 히스토리 프로젝트’의 웹사이트(www.kwdhproject.org)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프로젝트 참여 계기와 의미는.

-한국전 참전용사인 할아버지의 권유로 유업재단 활동에 참여해 미 교과서의 한국전쟁 분석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이런 중에 이 프로젝트의 소장을 맡아 최근 웹사이트를 완성했다. 웹사이트는 유업재단이 보훈처 후원으로 2011년부터 축적한 600여명의 참전용사 인터뷰와 그들이 소장한 사진과 편지, 일기, 문서 등 역사 자료 5000여점을 활용해 교사들에게 필요한 커리큘럼 등을 제공한다. 내가 할아버지로부터 생생하게 들은 한국전쟁의 교훈과 참전용사들에 대한 존경심을 모든 학생들이 배울 수 있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전쟁에 대한 평가와 미 교육에서 한국전쟁의 비중은.

-미국이 한국전쟁에 개입한 것이 궁극적으로 한국을 지켰으며 오늘날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중대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볼 때 한국전쟁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그러나 다른 교사들과 대화할 때 그들이 “우리는 한국전쟁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말할 때 슬픔을 느낀다.

→프로젝트를 접한 학생들의 반응은.

-주변에서 쉽사리 만날 수 있는 참전용사 할아버지들의 인터뷰와 사진 자료 등을 접하면서 한국전쟁을 생생하게 체험한다는 점에서 학생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들이 직접 참전용사를 인터뷰해서 웹사이트에 올리기도 하고, 관련 포스터 전시회 등도 개최한다. 한국전쟁의 생생한 기록이 교실로 고스란히 옮겨와 살아 있는 학습이 이뤄지고 있다.

→프로젝트를 통한 앞으로의 계획은.

-웹사이트에 더 많은 자료 등을 축적함으로써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디지털 교과서 기능을 하도록 할 계획이다. 또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드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학생들은 웹사이트와 디지털 교과서를 통해 한국전쟁에 대한 이해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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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공동창업자 세르게이 브린, 결혼생활 8년 만에 종지부

과거 20대 여직원과 불륜… 최근엔 변호사와 교제중

미국 실리콘밸리의 억만장자 커플인 세르게이 브린(41) 구글 공동창업자와 동갑내기 아내 앤 보이치키가 결혼 8년 만에 이혼했다고 경제 전문 온라인 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가 24일 보도했다. 두 사람은 2013년 브린의 사내 불륜 스캔들이 터진 후 별거 생활을 유지해왔다. 이들은 지난 5월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카운티법원에서 이혼 승인을 받았다.




스탠퍼드대 출신인 브린은 지난 1998년 보이치키의 언니 수전의 집 차고를 빌려 구글을 창업했고, 2007년 집주인의 여동생인 보이치키와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예일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보이치키는 2006년 유전자 정보 분석업체인 '23앤드미(23andMe)'를 창업해 현재 CEO(최고경영자)를 맡고 있다. 언니 수전은 인텔을 그만두고 현재 구글 부사장 겸 유튜브 대표를 맡고 있다.




두 사람의 불화는 2013년 구글을 뒤흔든 사내 불륜 스캔들에서 비롯됐다. 당시 구글글라스 사업을 총지휘하던 브린이 마케팅 담당이던 영국계 20대 여성 어맨다 로젠버그와 로맨스를 즐긴다는 보도가 나왔고, 잦은 부부 싸움 끝에 브린이 집을 나오는 것으로 별거가 시작됐다.




로젠버그는 브린과 사귀기 전 구글의 안드로이드 담당 부사장이었던 휴고 바라와 교제했다. 바라는 애인이 회사 오너와 사귄다는 소문이 터진 후 2013년 8월 중국 스마트폰업체인 샤오미의 수석부사장으로 옮겼다. 하지만 브린은 최근 로젠버그와 결별하고, 미모의 실리콘밸리 변호사인 니콜 섀넌과 사귀고 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섀넌은 특허 전문 업체인 '클리어액세스IP'의 창업자로, 스탠퍼드대 로스쿨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브린과 섀넌은 이달 초 중미 카리브해의 섬나라인 자메이카에서 열린 소셜데이팅업체 '룰루'의 창업자 결혼식에 초대받아 참석한 모습이 언론에 포착됐다.




브린과 보이치키의 이혼으로 300억달러에 달하는 브린의 재산 분할이 관심사가 되고 있다. 보이치키도 재산 1억달러 이상을 지닌 억만장자지만, 파경의 원인 제공자가 브린인 만큼 상당한 위자료를 받았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재산 분할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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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원순 서울시·신연희 강남구, 사사건건 충돌

입력 : 2015.06.25 03:07
    [韓電 부지 공공기여금 사용처, 대치동 제2시민청 건립 계획, 구룡마을 개발 방식…]

    강남구 제외한 '한전 부지 개발 협상'에 갈등 더 깊어져

    區 "한전 부지 공공기여금 잠실운동장 개발에 쓰려고 강남구만 빼고 협의하느냐"
    市 "잠실까지 복합개발 필요… 현대차와 市 협의는 적법"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이 현대차그룹과 벌일 한전 부지 개발 사전 협상을 두고 또 다시 크게 불거지고 있다. 박원순 시장(새정치민주연합)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새누리당)의 소속 정당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론 설명하기 어려울 정도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강남구는 24일 "현대차그룹이 한전 부지 개발과 관련해 공공 기여금 1조7030억원을 제시했다는 사실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았다"며 "현대차그룹과 하는 협상에 강남구가 참여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를 서울시가 지속적으로 묵살하고 있어 강남구를 배제한 사전 협상을 전면 거부한다"고 발표했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강남구를 협상 조정협의회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현대차그룹에서 나오는) 공공 기여금을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개발에 사용하려는 의도 때문"이라며 "공공 기여금이 한전 부지 주변 영동대로 일대 개발에 최우선 사용되지 않는 한 사전 협상을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강남구는 한전 부지를 포함해 코엑스부터 잠실종합운동장까지 지역을 '국제 교류 복합 지구'로 묶어 포괄적으로 개발하겠다는 서울시의 계획에 반대해왔다. 반면 서울시는 이 지역에 좀 더 종합적인 개발 계획이 필요하며, 잠실주경기장 리모델링 등에 시 재원 투입을 최소화하는 차원에서 공공 기여금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구가 거부한다고 해서 현대차그룹과 벌이는 협상에 법적·행정적 지장이 생기지는 않는다"며 "충분한 의견 교류를 위해 강남구를 설득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신연희 강남구청장의 최근 갈등.
서울시와 강남구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것은 2012년 박원순 시장이 취임하면서 구룡마을 개발 방식을 바꾸겠다고 발표했을 때부터다. 당시 사업 허가권을 가진 강남구는 이에 정면으로 맞섰다. 이 과정에서 강남구는 구룡마을 개발과 관련된 서울시 전·현직 간부 3명을 공무집행 방해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결국 서울시는 작년 12월 "강남구 방식을 전면 수용하겠다"며 구룡마을 개발 재개를 선언했다.

강남구는 지난 3월 서울시의 제2시민청 개관 계획을 두고도 대립각을 세웠다. 서울시는 당시 서울시청사 지하에 위치한 시민 모임 공간인 시민청 이용객이 늘어나자 강남구 대치동 서울무역전시장(SETEC) 부지에 제2 시민청을 건립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강남구는 "서울시가 갑의 위치를 활용해 구와 사전 협의 없이 사업을 결정했다"며 반대했다.

최근 한 달 넘게 지속되고 있는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서도 강남구는 서울시와 부딪쳤다. 지난 4일 밤 박원순 시장의 긴급 브리핑 이후 강남구와 서울시는 자가 격리 통지서 발급 주체가 누구인지를 놓고 갈등했다. 강남구는 서울시가 제대로 된 음압 병상도 갖추지 않은 상태에서 긴급 발표를 하는 바람에 시설 격리 대상자를 수용할 공간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보였다. 신연희 구청장은 지난 22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서울시장께서 심야 긴급 브리핑을 해 강남구는 완전히 폭탄을 맞은 격이 돼 버렸다"며 박 시장을 직접 비판했다.

이런 갈등에 대해 강남구의회 여선웅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사안별로 시장과 구청장의 입장이 다를 수는 있으나 신연희 구청장이 자신의 주장을 관철시키는 방법은 비이성적이고 마치 '보복 운전'을 하는 것 같다"며 "정치권에서는 박원순 시장과 대립각을 세워 인기를 얻은 뒤 내년 총선에 출마하려 한다는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서울시 간부도 "신 구청장의 반대는 합리적 수준을 넘어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라 했다. 이런 얘기를 들은 신 구청장은 최근 구청 내부 회의에서 "총선 출마 계획이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시가 강남구 처지를 충분히 고려해주지 않기 때문에 이런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신 구청장이 한전 부지 공공 기여금 사용 문제 논의를 위해 만나자고 했지만 박원순 시장은 미루기만 한다"고 했다. 개발 계획 등을 담당하는 기술직 공무원 인사권은 서울시가 쥐고 있어, 신 구청장으로서는 이들이 사업 내용에 강남구 입장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수 있는 여지도 있다. 재정적 측면에서도 예전엔 강남구에서 걷은 세금을 강남구가 많이 가져갔으나 2008년부터는 각 구에서 걷은 세금을 서울시가 모아 25개 구에 골고루 나눠 주는 정책을 펴오는 바람에 강남구의 재정 자립도(올해 59.9%)가 10년 전인 2005년(89.9%)보다 크게 악화된 것에 대해서도 강남구의 불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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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 2억년 역사 팰리세이즈 절벽 구했다' NY타임스 대서특필

  • 뉴시스

     

  • 입력 : 2015.06.25 08:44 | 수정 : 2015.06.25 09:23

    록펠러가문 "LG전자 신사옥 재설계 결정에 감사"

    
	미국 환경단체의 LG전자 신사옥 건립 반대 홍보 이미지. 사옥 건립 이후 고층 건물이 우후죽순 들어설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프로텍트더팰리세이즈' 홈페이지 캡처
    미국 환경단체의 LG전자 신사옥 건립 반대 홍보 이미지. 사옥 건립 이후 고층 건물이 우후죽순 들어설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프로텍트더팰리세이즈' 홈페이지 캡처

    "인간과 공룡은 물론, 그랜드 캐년보다 앞선 2억년 역사의 팰리세이즈 절벽이 개발의 위기에서 벗어났다."

    뉴욕타임스가 환경단체와 미주신사옥 문제를 합의한 LG의 결정을 높이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24일 A섹션 18면에 "한국의 거대기업 LG가 팰리세이즈 파크의 풍치를 보호하기 위해 LG전자 북미 신사옥의 높이를 143피트(약 43m)에서 70피트(약 21m)로 낮추기로 5개의 환경보호단체와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팰리세이즈 절벽은 지난 한세기가 넘도록 록펠러 가문과 시민운동가들, 환경단체들에 의해 보호 유지돼 왔다"며 "이번 합의로 조지 워싱턴 브리지 북쪽의 팰리세이즈 절벽은 최근 125년 사이에 세 번째로 개발 훼손의 위기를 벗어나게 됐다"고 전했다. LG의 1차 설계안은 1000여명의 고용창출이 될 것이라는 기대속에 2년전 잉글우드클립스 시의회에서 통과되고 소송에서도 승리했지만 원안대로 지어질 경우 조지워싱턴 브리지 남쪽처럼 난개발을 가속화할 것이라는우려가 있었다는 것이다.

    록펠러가문의 후손이자 환경전문 변호사인 로렌스 록펠러 미국보존협회 회장은 "(LG 신사옥이) 나쁜 선례가 될 수 있었지만 LG가 국가적 보물을 보호하는 용단을 내렸다"고 찬사를 보냈다.

    록펠러 회장은 "지난 11개월간 LG는 시닉허드슨과 자연자원보호위원회(NRDC), 뉴저지보존재단 뉴욕뉴저지트레일위원회 등 자연보호단체들과 협의를 계속 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LG가 팰리세이즈 절벽 일대에 서식하는 매와 대머리독수리 등 조류를 보호하는데도 기여했다"며 열렬한 조류관찰가인 LG그룹 구본무 회장이 록펠러재단의 자연문화유산 보호에 경의를 표한다는 서한을 보낸 사실을 소개했다.

    타임스에 따르면 록펠러 회장의 조부인 존 D 록펠러는 1920년대 후반부터 1930년대까지 팰리세이즈 절벽 주변이 개발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대 부지를 은밀히 사들인 후 팰리세이즈 공원국에 기부했다. 이와 함께 조지워싱턴 브리지 북쪽으로 12마일 일대의 타운들이 35피트의 고도제한을 하도록 로비를 펼쳤다. 덕분에 허드슨강 건너편 포트 트라이온 파크에서 바라보는 천혜의 스카이라인이 보호될 수 있었다.

    그러나 2012년 잉글우드클립스 타운정부가 LG 신사옥 건축을 위해 고도제한을 143피트로 대폭 완화하면서 록펠러 가문은 물론, 팰리세이즈 일대 주민들과 환경보호단체들이 반대운동에 나서게 됐다.

    팰리세이즈 절벽은 19세기 말 빌딩 공사에 필요한 자갈 채취를 위해 다이너마이트로 폭파되는 등 훼손이 가속화되면서 뉴저지여성클럽연맹이 당시 시어도어 루즈벨트 뉴욕주지사와 포스터 맥고완 부리스 뉴저지주지사를 설득해 '인터스테이트 파크'로 지정하도록 했다. 이어 JP 모건이 채석장 회사들로부터 개발권한을 매입해 더 이상의 훼손을 막을 수 있었다.

    수잔 스미스 팰리세이즈 문화자연보존협회 이사는 "당시의 노력이 팰리세이즈 절벽을 구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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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영석 기자 = 한국이 총체적으로 변화에 얼마나 잘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에서 100점 만점에 65점을 받았다.

    25일 글로벌 회계·컨설팅사인 KPMG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가 집계하는 변화대응능력지수(Change Readiness Index)에 따르면 한국의 점수는 0.649(1점 만점)로 평가돼 25위에 올랐다.

    zerogroun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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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일리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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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구경민 이미영 기자] [[the300] "당청 관계 복원할 수 있는 길 찾기로 당에 약속"]

     

    새누리당은 박근혜 대통령이 재의를 요구한 국회법 개정안은 자동폐기로 결론내렸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친박계 의원들의 사퇴 요구에도 불구하고 원내대표 자리를 지켰다.

    25일 유 원내대표는 국회법 개정안 처리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국회로 다시 돌아온 국회법에 대해 우리당은 표결에 응하지 않기로 뜻을 모았다"며 "청와대와 국회가, 특히 여당이 끝까지 싸우는 모습은 안좋겠다고 해서 재의 표결은 안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국회로 돌아온 국회법 개정안을 본회의 재의에 부치지 않으면 19대 국회가 종료와 함께 국회법 개정안이 자동 폐기된다.

    새누리당은 이날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직후 5시간에 걸친 마라톤 의원총회를 열고 격론 끝에 이같이 의견을 모았다.

    여야 협상 책임자인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대해선 일각에서 '사퇴론'도 제기 됐지만, 재신임을 하는 뱡항으로 봉합됐다.

    그는 "의원님들께서 당청 소통이 잘 이뤄지지 못했던 점을 걱정 많이 하셨고, 원내대표인 저하고 청와대의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걱정도 질책도 했다. 그 점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당청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길을 저나 김무성 대표나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유 원내대표는 우선 당내에서의 위기는 넘겼지만 당장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과제에 직면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현재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와 관련한 법안 처리 외의 나머지 국회 의사일정은 국회법 개정안 재의 여부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이에 유 원내대표는 "야당관계는 관계대로 풀어나가겠다"며 "야당이 메르스법도 하겠다고 해서 9시 회의 기다린다고 하고 급한건 급한거대로 하면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

      노컷뉴스

    '99년 변정일 법안'에도 찬성…김희정·유기준 등 각료도 유사법안 발의·서명


    [CBS노컷뉴스 장관순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서명한 '국회의 시행령 통제법안'이 추가로 확인됐다. '거부권 엄포' 대상이 된 최근 국회법 개정안과 내용에 별반 차이가 없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의 이율배반적 태도가 거듭 비판을 받고 있다.

    2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검색 결과 박 대통령은 한나라당 의원 시절인 1999년 11월 같은 당 변정일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찬성 서명했다. 법안은 박 대통령 외에 황우여 현 교육부총리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등 소속 의원 전원이 찬성하는 형태로 제출됐다.

    법안의 주요 내용에는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에 대한 국회의 효율적인 통제를 위해, 상임위원회는 정기적으로 위원회 또는 상설 소위원회를 개최해 소관 행정입법의 법률 위반 여부 등을 심사하도록 한다"는 게 담겼다.

    국회에 시행령 등의 하극상 여부를 사실상 '상설 감시'할 의무를 규정한 것이다. 법안의 입법 취지에는 "국회의 국정감시·통제기능의 실효성 확보"가 적시돼, 국회의 시행령 통제권 행사 의도가 분명히 담겼다.

    이에 앞서도 박 대통령은 안상수 의원이 1998년 12월 대표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서명한 사실이 확인돼 있다.

    이 법안도 "중앙행정기관의 장은 대통령령 등 행정입법이 법률에 위배되거나 법률의 위임범위를 일탈한다는 등의 (국회 소관 상임위) 의견이 제시된 때에는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이에 따르도록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들 법안은 최근 정부에 송부된 국회법 개정안과 큰 틀에서 차이가 없거나, 훨씬 강한 강제력을 규정하고 있다. 이에 찬성했던 박 대통령의 과거 행보는 '국회의 행정입법 통제는 삼권분립 위반'이라던 최근 입장과 거리가 멀다.

    박근혜 정권 각료들의 시행령 통제법안 찬성 사실도 잇따라 드러났다.

    황우여 부총리는 '1999년 변정일안'과 2005년 6월 심재철 의원 발의 국회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심재철안도 "국회 상임위는 정기적으로 행정입법의 위법 여부를 검토하고, 위법 판단시 소관 행정기관장에게 통보해야 한다. 기관장은 통보 내용을 행정입법에 반영한다"고 강제 규정을 뒀다.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은 본인이 직접 시행령 통제법안을 발의했다. 그는 2005년 6월 "상임위가 행정입법의 위법 사항을 통보한 경우, 행정기관장은 통보 내용에 대한 향후계획 및 결과를 지체없이 보고한다"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을 낸 바 있다. 여기에는 유정복 현 인천시장, 정병국 의원 등이 서명했다.

    청와대 정무특보인 새누리당 김재원 의원도 유사법안 2개에 찬성한 바 있다. 그는 '2005년 심재철안'과 2006년 2월 엄호성 의원이 발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서명했다. 엄호성안은 행정입법의 위법성 심사권한을 국회의원 개인에게까지 부여하는 '파격적' 내용이었다.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도 법안에 서명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대통령과 국무위원들이 국회에 있을 때 생각 따로, 청와대와 정부에 가고 나서 생각 따로의 행태를 보이는 것은 정치불신만 키울 것"이라며 "그때 헌법과 지금의 헌법은 똑같은 헌법이다. 정부가 이제는 위헌 논란을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프레시안

    與, 국회법 폐기 '당론' 결정…유승민 "청와대와 소통 못해 송구"

     [최하얀 기자, 김윤나영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개정 국회법' 재의 요구에 따라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위가 바닥으로 추락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25일 오후 장시간 토론 끝에 국회로 돌아온 개정 국회법의 '자동 폐기'를 결정했다. 

    유 원내대표의 거취 문제는 크게 불거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당분간은 직위를 유지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이후 야당과의 관계 악화는 물론이고, 당내 장악력 약화와 당·청 관계에서의 열세 등 겹겹의 고난이 유 원내대표 앞에 놓여있다.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이 개정 국회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자 이날 오후 1시 반께 의원총회를 열어 다섯 시간가량 거부권 정국을 빠져나갈 수습책을 논의했다. 전례에 비추어 상당히 많은 수인 40명의 의원이 의총장에서 발언을 했다는 점에서도 사안의 민감성이 전해진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의원총회 초반엔 친박계 의원들의 격앙된 발언이 이어졌다고 한다. 그러다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국회법 처분 방식에 대한 논의가 집중적으로 이루어졌다고 알려졌다. 

    개정 국회법을 다시 본회의에 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아주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전해진다. 그러나 '자동 폐기' 의견이 대세였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영우 의원은 회의 중간에 기자들을 만나 "(논의의) 큰 방향은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의 입장과 뜻을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전했고, 김무성 대표는 회의를 마친 후 "대통령께서 한 고뇌에 찬 결정은 당이 절대 존중한다"는 결론이 내려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새누리당은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시 개정 국회법을 본회의에 다시 부치겠단 입장을 밝혀 온 정의화 국회의장을 우선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설득에도 정 의장이 재표결을 강행할 경우 "전부 퇴장하기로 (의총에서 결정)했다"고 여상규 의원은 전했다. 

    거부권 행사되자 '카오스'… 친박 사퇴 성명 vs. 비박 긴급 회동

    사실 새누리당의 개정 국회법 '뭉개기'는 예상됐던 일이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이전부터 당내엔 '자동 폐기가 수습책'이란 여론이 퍼져있던 터였다. 그런 만큼 이날 의총장 안팎의 관심은 개정 국회법 처분 방식보다는 유 원내대표 거취 문제에 쏠려있었다. 

    새누리당의 한 비박계 의원은 전날인 24일엔 "스크럼을 짠 (조직적으로 사퇴 요구를 할) 친박계 의원이 몇 명일지가 예상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판이 깔려야 알 거 같다.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다. 

    그러다 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예상보다 훨씬 높은 수위의 발언을 꺼내놓자, 당내는 크게 술렁였다. 또 다른 비박계 의원은 통화에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인정하고, 유 원내대표는 살리는 게 유일한 수습책이라고 생각했었다"며 "그런데 대통령의 발언은 싸우자는 것"이라고 성을 냈다. (☞ 관련 기사 : 박근혜 '거부권' 행사 국무회의 발언 전문

    의총이 열리기 전엔 친박계 김태흠 의원과 김현숙 의원이 유 원내대표를 강하게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며 압박의 수위를 높여갔다. 김태흠 의원은 "무능 협상과 월권 발언으로 작금의 상황을 초래한 것에 대해 유 원내대표는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현숙 의원은 "국회법 개정안이 위헌적 요소로 (운영위원회에) 계류돼 있었으나 유 원내대표는 '아무 문제없이 통과될 법'이라고 (지난달 28일) 보고해 법안 통과에 결정적인 근거를 제공했다"며 "사실과 다른 정보를 보고했던 유 원내대표의 정확한 해명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한편, 박민식·황영철·김성태·홍일표·김세연·정수성·정미경·김영우 등 8명의 초·재선 의원들은 의원총회 전 '당 화합을 위한 긴급 모임'이란 제목의 회동을 통해 유 원내대표의 면책론에 공감대를 모았다. 

    박민식 의원은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을 만나서도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되기 직전인 지난달 28일 의사결정 과정을 되짚으며, "(당론 투표가 아닌) 자율 투표를 했다"면서 "지금 와서 위헌성 논란이 있다고 특정인의 책임을 묻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

    비박계 김성태 의원은 "이번 국회법 거부로 유 원내대표가 책임진다면 이건 대의 민주주의가 실종되는 위험에 처할 공산이 있다"면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헌법이 부여한 대통령의 권한으로 끝나야 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당내 분란과 갈등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제 자신 돌아보는 계기…매우 송구스럽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부딪치는 분위기 속에서 시작된 의원총회의 결론은 사실상의 유 원내대표의 '직위 유지'다. 김무성 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거취를 묻지 않는 것이냐'는 질문에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 의총에서 나온 모든 것을 모아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중히 논의해보겠다"고 했지만, 이대로 거취 논란은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유 원내대표 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하지만은 않다. '유승민 사퇴' 성명을 냈던 김태흠 의원은 이날 "당청 간 상처가 났는데 도려내거나 치료하거나 해야지 덮고 간다고 되겠느냐"면서 "원내대표로서 당에서 의견을 모으는 리더십 측면에서 상처를 받았고, 앞으로 (야당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야당이) 신뢰를 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수평적 당·청 관계를 강조하던 유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 말미에는 "청와대 식구들과 함께 당·청 관계 개선"에 힘쓰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청와대 실무진을 겨냥해 '얼라'라는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던 그다. (☞ 관련 기사 : 유승민 "청와대 얼라들이 하는거냐…굉장히 위험")

    유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을 만나서도 "청와대와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을 한다. 제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면서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 "앞으로 당·청관계 복원을 위한 길을 찾아보겠다"면서 일각의 사퇴 요구에 대해선 "더 잘하라는 채찍으로 받아들이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기 전엔 "국회 선진화법에 따라 여당 원내대표로서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었다. 

    당내, 당·청 관계뿐 아니라 야당과의 관계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당초 야당은 개정 국회법을 대통령이 국회로 돌려보낼 경우, 유 원내대표·정의화 의장 등과 협의해 재표결에 부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본회의를 통과한 법의 자구를 수정해가면서 협상한 '신의'를 전제한 기대다. 

    그러나 이날 새누리당이 '자동 폐기' 결론을 내린 후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새누리당이 국회의 권리와 의무를 스스로 포기함으로써 의회민주주의에 조종을 울린 것"이라면서 "여야 간의 합의도 헌신짝처럼 저버린 배신의 정치"라고 비판했다. '배신의 정치'는 박 대통령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정치권을 겨냥해 사용한 표현이다. (☞ 관련 기사 : 박근혜, 유승민 겨냥 "배신의 정치"

    프레시안

    [분석] 황교안 '정치사정' 깔린 임기 후반기 정국 구상

     [박세열 기자]

     
    대통령이 정쟁의 중심에 섰다. 정치적 위기에 부딪혔을 때마다 나왔던 특유의 '돌파력'으로 보는 이들이 있다. 그러나 지금은 야당 대표 시절이나, 여당 비대위원장 시절과 다르다. 국정을 책임져야 할 당사자는 대통령이다. 통합의 정치를 내세워 사회 갈등과 정치권 갈등을 풀어나갈 책임도 있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25일 오히려 갈등에 불을 댕겼다. '6.25 선전포고'다. (☞관련기사 : 박근혜 '거부권' 행사 국무회의 발언 전문

    이상돈 중앙대 명예교수는 "최고지도자가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그대로 드러냈다"며 "감정을 통제하는 것은 리더십의 중요한 요소다"라고 지적했다. 이 명예교수는 "그야말로 조선시대 4색당쟁을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발언으로 여당은 친박과 비박으로 완전히 갈라졌다. 야당이 친노와 비노의 프레임에 갇힌 것과 더불어 빗댄 발언이다. 

    박 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정국은 얼어붙었다. 박 대통령이 비난의 언어를 구사할수록, 박 대통령이 원하는 것은 더욱 멀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살리기 법안 처리는 당분간 물 건너갔다. 일부 법안은 야권으로부터 의료 영리화 추진법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는데다, 지지자의 여론을 중시하는 야당 입장에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법안에 찬성할 명분을 찾을 수 없게 됐다. 

    박 대통령이 "당리당략"의 소산으로 두 차례나 언급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조성특별법은 호남 지역의 숙원 사업이었다. 게다가 여야 합의로 이미 통과됐는데도, 박 대통령은 "국민 세금(부담)만 가중시키는 것"의 사례로 언급했다. 역시 여야 관계와 지역 화합에 찬물을 끼얹는 발언이다. 

    정부가 이날 발표한 '15조 재정 투입'의 효과도 반감될 것으로 보인다. 윤태곤 의제와전략그룹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대통령의 발언으로 오늘 추경을 포함한 15조 재정투입과 같은 경제적 '빅 이벤트'가 묻혔다. 추경은 '심리적 효과'도 있는 것인데, 그런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상황이 뻔히 예상되는데도 박 대통령은 '6.25발언'을 내놓아 갈등의 뇌관을 쳤다. 

    한국갤럽 조사에 따르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은 29%이다.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메르스 사태 대처 과정에서 드러난 무능은 여론조사 결과에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분노'가 정치권을 향해 터져 나온 셈이다. 박 대통령은 '국민', 특히 지지층에 호소하는 전략을 택했다. 향후 박 대통령은 TV 노출을 극대화하며 민생 행보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野 해석에 동조, 與 일부를 적으로 돌리는 '저의'는 뭘까

    박 대통령이 유능한 과목은 있다. 정치 게임이다. 이날 박 대통령의 발언은 국정 동력 상실로 생긴 여백을, 반대파에 대한 비판으로 메꾸려는 의지가 실려 있다. 모든 책임은 반대파에 있다. 그래서 정치권을 '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무기는 '공천권'이다. 

    국회법 개정안의 핵심은, 정부가 국회에서 제정한 모법을 넘어서는 시행령을 제정할 때 국회가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그나마 '요구'는 '요청'으로 완화됐다. 상당수 전문가들은 위헌이 아니라고 하는데, 박 대통령은 이를 '위헌'으로 규정했다. 또 여당은 강제성이 없다고 하는데 박 대통령은 "강제성이 있다"는 야당의 해석에 동조했다. 심지어 수많은 전문가들의 자문을 거쳐 "위헌이 아니다"라고 판단했던 정의화 국회의장의 해석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은 반기를 들었다. 과거 1998년, 1999년에 행정부에 대한 국회의 권한을 강화하는 법안에 찬성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거부권 행사 명분이 약해진 상황임에도, 거부권 행사를 밀어붙였다. 이미 박 대통령의 발언에는 거부권 행사 이유를 뛰어넘는 정치의 언어들이 난무하고 있다. 

    첫째, 국회법 개정안을 처리한 것이, 자신에 대한 반대 세력의 "저의"가 있는 것으로 봤다. 정치권이 불순한 음모를 통해 대통령을 "당리당략"의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는 데 대한 "배신감"이 서려 있다. 

    둘째, 박 대통령은 "정부여당"과 "정부여당"을 돕지 않는 그룹으로 정치권을 갈라놓았다. 전선을 야당 초소 앞이 아니라 여당 내 비박(非朴) 세력 앞에 그었다. 비박·야당그룹으로 반대파를 설정하고, 그 반대파를 "심판해달라"고 했다. 

    박 대통령은 "우리 정치는 국민을 중심에 두는 새로운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만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며 "정치적으로 선거 수단으로 삼아서 당선된 후에 신뢰를 어기는 배신의 정치는 결국 패권주의와 줄세우기 정치를 양산하는 것으로 반드시 선거에서 국민들께서 심판해 주셔야 할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이 자당 소속 의원을 '심판해달라'고 읍소하고 나선 것이다. 박근혜 브랜드를 내세워 배지를 달아놓고, 국정 발목을 잡는 야당에 동조하고 있는 세력은 "존재" 이유가 없다는 '사심'을 가감 없이 내보였다. 

    현재 청와대 정무 기능은 마비됐다. 정무수석은 공석이고, 두 명의 대통령 정무특별보좌관인 윤상현, 김재원 의원은 조정 역할이 아니라 박 대통령의 '스피커' 역할에 충실하다. 정무기능이 없는 상태에서 작성된 이같은 '원고'는 누구의 작품일까. 여권 안팎에서도 설왕설래한다.  

    확실한 것은 여야 막론하고 "나를 반대하는 이들과 같이 일 못한다"는 메시지다. 여권은 격랑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최악의 경우 대통령 탈당과 함께, 당이 쪼개지는 것도 감안하겠다는 각오 없이는 이같은 발언을 내놓을 수 없다. 국회의 거부권 재의결 여부와 관계없이 추후 당청 관계의 대변혁을 예고한 것이다. 

    왜 이런 수를 뒀을까. 대통령 비서실장을 지내며, 과거 여권 내 권력 투쟁을 지켜봐 왔던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은 "대통령이 국회법 거부권 행사를 통해 국회를 윽박지르고 새누리당 비박계 숨통을 위협, 차기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려는 전략이라 분석한다"며 "친박들이 나서서 비박에게 가혹한 비판의 날을 세울 것"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는, 임기 반환점 이후 새로 그린 정국 구상이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황교안 국무총리를 앞세워 "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삼으면서, 첫 타겟을 "정치권 부패"로 잡은 것도 맥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검찰 장악력을 이용해 '성완종 리스트' 수사 등 '정치권 사정'과 함께, 공천 개입을 통해 총선을 앞두고 '구태 정치인' 물갈이를 병행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감정'이 들어간 개혁은 성공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당은 당분간 박근혜 대통령 앞에 납작 엎드릴 전망이다. 그러나 '비박계' 등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옥죄기 시작했다고 판단할 경우, 여권은 격랑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 대표주자인 이재오 의원은 이미 박 대통령을 겨냥,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그 후폭풍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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