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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영 정보(2015-357)

구봉88 2015. 6. 15. 22:11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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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세계경제 덮치는 4가지 변화의 물결]

① 전세계 GDP 절반가량이 신흥국 440개 도시에서 나올 것

② 기술변화 속도 점차 빨라져 페이스북 사용자 9년새 233배로

③ 인구 노령화, 중국·남미까지 확산… 노동층 압박 커지고 정부 세수 줄어

④ 국가간 이동 100년새 5배로… 세상의 상호연관성 커져

 

 



직감에 의존해 미래를 예측하는 것이 과연 좋은 방법일까.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는 1973년 교육부 장관을 하고 있을 때 "내 생전에 영국에서 여성 총리가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IBM의 사장이었던 토머스 J 왓슨은 1943년 "전 세계적으로 컴퓨터 시장 규모는 5대 정도일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리고 1927년에 유성영화가 처음 나왔을 때 워너 브러더스의 해리 워너는 "도대체 누가 배우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느냐"고 말했다.




네 가지 거대한 변화가 글로벌 경제 흐름을 바꾸고 있다. 이 네 가지 새로운 흐름은 사람들이 직관으로 예상하지 못했던 것이지만,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점점 커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는 전에 볼 수 없었던, 생각할 수조차 없었던 모습으로 달라지고 있다. 근본적인 변화를 겪고 있다는 이야기다.




첫째 거대한 변화는 경제 활동의 중심부가 신흥국 시장의 도시로 옮아간 것이다. 지난 2000년에는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의 95%가 선진국에 본사를 뒀다. 2025년까지는 포천 글로벌 500대 기업의 절반가량이 신흥국에 본사를 둘 것이다. 중국에 본사를 두는 기업 숫자가 미국이나 유럽에 본사를 두는 기업보다 많아질 것이다.




신흥국 도시가 선봉에 서서 이런 변화를 이끌고 있다. 2010년부터 2025년까지 전 세계 GDP(국내총생산)의 절반가량이 신흥국 내 도시 440곳에서 나올 것이다. 베이징의 동남쪽에 있는 톈진의 GDP는 현재 스톡홀름과 같지만 2025년에는 스웨덴 전체의 GDP와 같아질 수 있다.




둘째 거대한 변화는 기술 변화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기술은 언제나 변화를 불러왔다.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확산된 디지털과 모바일 기술 덕에, 언제 어디서나 기술의 영향력을 실감할 수 있게 됐다. 전화는 발명된 지 50년이 지나서야 미국 가정의 절반이 한 대씩 소유하게 됐다. 반면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이 전 세계 인구의 3%에서 3분의 2 이상으로 늘어나는 데 걸린 시간은 겨우 20년이었다. 지난 2006년 600만명이던 페이스북 사용자는 현재 14억명에 이른다.




무선 인터넷은 신흥국 시민 수십억명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경제적 진보를 이룰 수 있도록 해 줄 것이다. 무선 인터넷은 스타트업 기업에 기존 기업과 경쟁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나 기술적 변화에는 위험이 따른다. 특히 자동화로 일자리를 빼앗기거나 고도의 기술 영역에서 일할 기술을 갖추지 못한 노동자들에게는 (기술 변화는) 리스크다.




셋째 변화는 인구통계적인 변화다. 수백년 만에 처음으로 대다수 지역에서 인구는 거의 늘어나지 않고 있다. 대신 인구 노령화가 진행 중이다. 인구 노령화는 과거 선진국에서 주로 나타났지만, 지금은 중국까지 확산됐다. 곧 남미에서도 인구 노령화가 진행될 것이다.




30년 전에는 여성 1인당 평균 출산율이 2.1명 아래인 국가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 2013년 기준으로 인류의 60%는 현 인구를 유지할 수 없는 수준으로 아이를 낳고 있다. 노년층의 비중이 커질수록, 노동층이 받는 압박은 커진다. 아울러 정부의 빚을 갚고, 공공 서비스, 연금 체계를 위해 쓰일 세수도 줄게 된다.




마지막 변화는 국경을 넘나드는 물자, 자본, 사람, 정보로 세상의 상호 연관성(interconnectedness)이 커졌다는 것이다. 얼마 전까지 국제적인 네트워크는 무역 허브인 유럽과 북아메리카 일대에 주로 존재했다. 현재 있는 다양한 네트워크는 이보다 더 복잡하고 더 널리 퍼져 있다. 10년 전과 비교해 신흥국으로 흘러가는 자본의 규모는 2배가 됐다. 또 2009년에는 10억이 넘는 사람이 국경을 건넜는데, 이는 1908년과 비교해 5배 늘어난 수치다.




이러한 변화로 노동자와 회사는 이미 난관에 봉착했다. 종전에 없었던 혹은 예상치 못한 먼 곳에서 경쟁자가 생겼고, 지역 내 일자리가 사라지는 경우도 있다. 물론 상호 연관성이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익숙함을 선호하는 노동자 기업, 정부가 이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기는 어렵다.




특히 기업이 그렇다. 맥킨지 조사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미국 회사들은 투자를 결정할 때 미래나 앞으로 찾아올 기회를 고려하기보다는 과거의 경험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타성에 젖은 기업들은 새로운 경제 흐름을 잘 헤엄쳐 나가지 못하고 도태될 것이다.




그러나 일부 기업은 적응에 성공하고, 전례 없는 기회를 잘 이용할 것이다. 이들은 새로운 본사를 짓고, 가게를 임대하고, 레스토랑을 사는 등 많은 자본 투입을 요구하는 전통 방식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다. 대신 위성 사무실을 열고, 온라인 가게를 내고, 푸드트럭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흐름에 민첩하고 유연하게 대처하는 회사는 번창할 것이다.




현재 경제 변화의 속도와 스케일은 매우 위압적이다. 그럼에도 이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만한 이유는 여럿 있다. 국가 내부의 불평등은 커지고 있을지 몰라도, 국가 간 불평등은 상당히 줄었다. 1990년부터 2010년까지 10억명에 가까운 사람이 극심한 가난에서 벗어났고, 30억명 정도가 앞으로 20년 안에 새로운 중산층에 진입할 것이다.




1930년 대공황이 닥쳤을 때, 케인스는 '진보적인 경제'의 삶의 질은 100년 뒤 4~8배 정도 좋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의 예측은 당시에 '극단적으로 낙천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지금 보면 케인스 얘기는 맞았다. 오히려 그가 예측한 것보다 더 삶의 질이 좋아졌다. 당시 다른 경제학자들과 다르게 케인스는 경제를 바꾸는 변화의 힘에 대해서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낙관적으로 예측할 수 있었다. 이를 다시 한 번 새겨봐야 한다.




[리처드 돕스 맥킨지글로벌 인스티튜트 이사] [제임스 마니카 맥킨지글로벌 인스티튜트 이사] [요나단 뵈첼 맥킨지글로벌 인스티튜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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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 오바마 "韓, 온실가스 감축 야심찬 목표 제시 해달라"

'리더십' 표현 등 사용 우회적 압박 나서

최종안 유엔 제출 앞두고 정부 부담 커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2일 한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설정과 관련, "최대한 야심 찬 목표를 제시함으로써 리더십을 보여달라"고 요청한 것은 사실상 정부가 현재 논의 중인 감축 시나리오를 사실상 파기하라는 압박으로 파문이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연기와 관련된 통화에서의 발언이지만 이달 말 온실가스 감축안 제출을 목표로 준비 중인 정부의 부담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와 산업계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수정 요구로 해석하고 있다. 양국 정상 간 통화라는 점에서 최대한 외교적인 수사를 사용했지만 발언의 시기나 표현 등에 있어서 당사자인 우리 정부가 충분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부의 '포스트 2020 온실가스 감축안'을 직접 겨냥하지 않았지만 '야심 찬 목표'나 '리더십' 등의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우회적인 압박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11일 정부부처 합동발표에서 이명박 정부 당시 국제사회에 선언했던 오는 2020년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 대비 30% 감축안을 폐기했다.

강승진 한국산업기술대 교수는 "과거에도 미국은 민주당이 집권하면 온실가스 감축에 대해 강한 드라이브를 거는 것이 기본 스탠스"라며 "오마바 대통령이 정부가 발표한 네 가지 감축 시나리오에 대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과거에 우리 정부가 국제사회에 한 약속(2020년 20% 감축)을 폐기한 데 대한 유감을 전달했다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 정부나 전문가들이 우리나라를 온실가스 감축 등 기후변화 논의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보고 있는 것과 달리 미국은 우리를 앞장서서 리더십을 발휘해줘야 할 선진국이자 동반자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정부의 공식적 입장은 변함이 없다. 이미 발표한 1~4안이 과거 2020년 20% 감축보다 후퇴한 것이지만 산업계 부담과 온실가스포집기술 등 현실적 상황을 반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박 대통령이 온실가스 절감에 대한 정부의 의지를 충분히 밝힌 만큼 공청회 등을 거쳐 최종안을 이달 중 유엔에 제출할 방침이다. 다만 미묘한 기류도 포착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양국 정상들의 언급에 입장을 밝힐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2030년 감축 목표치를 더 높은 수준으로 잡고 2020년 30% 감축 목표치를 지켜달라는 주문으로 해석될 여지는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선 탄소배출권거래소 연구소장은 "오바마 대통령 발언의 파문이 작지 않을 것 같다"며 "정부가 약속한 만큼 국격에 맞는 온실가스 감축안을 내놓을지 현실적인 결정을 하고 미국 등 선진국을 설득해나가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세종=권대경기자 kwon@sed.co.kr

한-미 , 온실가스 감축 시각차

오바마 "한국, 감축목표 높여야"
朴 "감축여력 충분치 않은 상황"



[ 정종태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2일 전화 통화에서 온실가스 배출권 등 기후변화 대응 문제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눴다. 두 정상은 이 문제에 대해 시각차를 드러냈다.

오바마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 문제와 관련, “올해 말 파리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의 성공을 위해 국내외적으로 필요한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한국이 장기적 기후변화 목표치 결정 과정에 최대한 야심찬 목표치를 제시해 기후변화 대응 분야에서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을 포함한 주요국들은 올해 말 파리에서 출범하는 ‘신(新)기후체제’인 ‘포스트 2020’을 앞두고 오는 9월까지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국에 2020년 이후 온실가스 감축 목표 및 이행방안을 제출하게 돼 있는데, 한국이 적극적인 목표치를 제시해 모범을 보여달라고 주문한 것이다.

이에 박 대통령은 “한국의 경우 서비스산업 비중이 높은 선진국들과 달리 아직도 제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에너지 효율도 높아 감축여력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현 정부가 이명박 정부 당시 내건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며 “한국의 목표치 상향 조정을 간접 압박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정부는 전날 2030년 기준 온실가스 배출전망치(BAU)를 발표하면서 전망치 기준 감축 목표치로 네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이 가운데 어떤 시나리오를 택하더라도 지난 정부 때 제시한 목표치(2020년 BAU 기준 30% 감축) 축소 조정이 불가피하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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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고리 원전 1호기 폐쇄 / 폐로 기술 선진국의 70% 수준


고리 1호기의 폐로 결정은 앞으로 국내 원전 폐로 산업이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우리가 확보한 기술이 너무 부족하다는 점이 걸림돌이다.

원전 폐로 산업은 2050년 세계 시장이 1,000조원에 이를 만큼 규모가 크고 부가가치가 높아 ‘블루오션’으로 꼽힌다. 전세계 많은 원전들이 현재 정지 상태고,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해체해야 할 낡은 원전들이 많아 폐로 산업에 대한 전망이 밝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고리 1호기를 해체하는 비용은 6,114억원이다. 약 4,000명의 고용효과 등 해체시 유발되는 경제효과를 감안하면 7,751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국내 폐로 기술이 선진국에 비해 뒤쳐지는 점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의 폐로 기술 역량은 선진국 대비 70% 수준으로, 38개 주요 기술 가운데 21개를 아직 확보하지 못했다. 정양호 산업통상자원부 에너지자원실장은 “2030년 이후 본격화될 전세계 원전 해체시장에서 경쟁하려면 우리도 장기적 안목에서 핵심기술 개발과 해체경험 축적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고리 1호기 폐로 결정이 나오기 전부터 이미 원전 해체 기술을 갖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 일본 업체들이 우리나라를 오가며 원자력 관계자들과 물밑 접촉을 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은 고리 1호기를 시작으로 해체 원전들이 계속 나올 수 밖에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이에 정부는 원전 해체 시장의 핵심기술을 개발할 '원전해체기술 종합연구센터'를 건립하기로 하고 지난해 8개 지방자치단체에서 유치신청을 받았다.

한국수력원자력은 고리 1호기 해체를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체 폐로 기술을 확보한 뒤 국내 기술진에게 맡길 지, 빠르고 안전한 일 처리를 위해 경험 많은 외국 업체에게 의뢰할 지 결단을 내려야 한다. 미래부와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우리 힘으로 해체하기를 원하지만 한수원 입장에서는 비용 문제 등 여러 요소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마냥 국산 기술만 고집하기도 힘든 실정이다.

박민식기자 bemyself@hankookilbo.com(mailto:bemyself@hankookilbo.com) 2012년 7월9일 부산시원자력대책위원 등이 고리원전 1호기 현장을 둘러보고 있는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중앙일보

현재 국내에서 가동 중인 원자력발전소는 모두 23기다. 원전은 가동을 시작할 때 설비나 부품 등의 안전성을 고려해 최초의 운영 허가를 받는데 이게 설계수명이다. 국내 첫 원전인 고리1호기와 월성1~4호기는 설계수명이 30년이고 나머지 원전은 40년이다.

12일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고리1호기 다음으로 운영 허가가 끝나는 원전은 월성1호기로 2022년이다. 2023년 고리2호기, 2024년엔 고리3호기의 설계수명이 만료된다. 이들을 포함해 2022~2029년에 설계수명을 다하는 원전은 11기에 이른다. 그러나 허가 기간이 끝난다고 해서 원전을 꼭 폐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 계속 운전을 할 수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가동되는 원전 438기 중 22.6%인 99기가 최초 운영 허가 기간을 초과해 가동 중이다.

미국은 99기의 원전 중 수명을 연장해 운영하고 있는 것이 38기(38.4%)나 된다. 고리1호기도 2007년 30년의 설계수명이 끝났지만 10년간 가동 연장 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이후 원전의 수명을 연장하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다. 2012년 설계수명이 끝난 월성1호기는 그동안 가동이 중단됐다가 지난 2월에야 2022년까지 가동 연장 허가를 받았다. 당시에도 환경단체와 야당 등에서 월성1호기의 가동 연장을 강하게 반대했고,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9명 중 야당이 추천한 2명이 퇴장한 가운데 의결이 이뤄졌다.

한수원은 이번 고리1호기의 폐로 결정으로 앞으로 가동 허가가 끝나는 원전의 수명 연장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에너지정의행동 등 환경단체들은 고리1호기의 영구 가동 중지 결정을 환영하면서 다른 노후한 원전도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설계수명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원전을 더 이상 가동하지 않는다면 전력 공급 등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더구나 새로운 원전 건설도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그리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수원 관계자는 “고리1호기와 같은 원자로를 쓰는 미국의 원전은 60년까지 운영 허가를 받은 경우도 있다”며 “설계수명은 최초 허가 기간이란 의미밖에 없기 때문에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면 계속 운전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세종=김원배 기자 oneb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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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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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샤오미 사이에 낀 삼성 스마트폰

삼성전자 스마트폰이 중국 시장에서 애플 아이폰의 인기와 중국 회사들의 저가 공세에 샌드위치 신세가 되고 있다. 고가폰 시장은 애플에, 저가폰 시장에서는 중국의 화웨이와 샤오미와의 경쟁에 고전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스마트폰 잠재 구매자들 중 삼성 스마트폰을 구입하겠다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 7.4%에 불과해 2년 전보다 절반 수준에 그쳤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리서치서비스기관 차이나컨피덴셜의 자료를 인용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면 아이폰6의 출시를 앞두고 지난 3분기 48.5%의 스마트폰 잠재 구매자들이 애플 스마트폰을 구입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지난 1분기 애플의 중국 아이폰 매출은 72%나 급증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받고 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의 가장 저렴한 모델은 2000위안(약 322달러)인데 반해 샤오미와 화웨이는 이것의 절반 가격에 스마트폰을 판매한다.

차이나컨피덴셜 조사에서 응답자의 20.8%는 화웨이 스마트폰을 구입할 것이라고 답했으며 샤오미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답한 응답자도 10.1%에 달해 삼성을 앞질렀다. 게다가 화웨이, 샤오미 등이 중국 이외 해외 시장 확대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삼성은 중국뿐만 아니라, 인도, 동남아시아 등지에서도 이들 업체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덕식 기자]

아시아경제


갤럭시S6, S6엣지
20개국 표적 출시 갤럭시S6, '마케팅 적중'

"3주 만에 610만대 판매, 美·유럽 '선택과 집중' …각각 75%, 50% 판매 신장"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 삼성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 엣지'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인 '선택과 집중'이 통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S6와 S6 엣지 출시 당시 1차 출시국을 20여개국으로 줄였다. 대신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에 마케팅을 집중한 바 있다.

12일 삼성증권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갤럭시S6는 지난 4월10일 출시 후 3주간 모두 610만대가 판매됐다. 이는 전작 갤럭시S5의 초기 두 달간 472만대를 넘어서는 판매실적이다. 특히 미국과 유럽에서의 판매 신장세가 뚜렷했다. 이 지역에서는 전작 대비 각각 75%와 50%의 판매 신장을 이뤄냈다.

이는 언팩 당시 미국과 유럽의 주요 거래선에 S6와 S6 엣지의 디자인과 상품성을 강조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실제 S6와 S6 엣지 출시 당시 미국 통신사인 T모바일은 전년 대비 주문을 절반 이상 늘렸고, 유럽에서는 보다폰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판매를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아시아 지역은 6% 성장하는 데 그쳤고 기타 지역은 오히려 전작 대비 25% 하락했다. 이 같은 판매는 초기 출시국을 20여개국으로 국한했기 때문이다. 전작인 S5 초기 출시국은 150여개국에 달했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갤럭시S6의 판매가 전작 대비 개선된 상황에 대해 투자가들은 출시국 수가 전년 대비 줄어 국가별 판매를 비교하면 증가율은 더 컸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반응과, 미국·유럽 지역에서의 체감 판매량은 알려진 것보다 조용하다는 의견을 상반되게 보였다"며 "출시 초반 지역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역별 개선 폭은 더 컸다"고 설명했다.

특히 갤럭시S6 엣지 판매가 호조세를 띄었다. 플랫 모델은 현재 재고 해결이 필요한 상황이나, 이달 플랫 모델 생산이 줄고 엣지 모델 생산이 월 600만대 수준이 되면 상황은 호전될 것이라는 평가다. 초기 판매의 70%가 플랫 모델 중심이었기 때문에 재고의 대부분은 플랫 모델일 것으로 보인다.

황 애널리스트는 "미국·유럽 지역의 일부 거래선은 전년 대비 주문을 크게 늘린 이후 재고를 안고 있어 지난 달부터 미국과 유럽의 판매는 정체됐을 수 있다"며 "집계는 이동통신사 소매점이나 판매점에서 일반 유통 소매점으로 분배된 것을 기준으로 하는데, 소매점으로 분배된 이후 악성재고가 되는 경우는 적어 전년 대비 상황은 개선됐다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애플의 '아이폰6s'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5'가 시장을 잠식하기 전에 갤럭시S6 판매를 확대해야한다. 결국 갤럭시S6의 성공은 엣지 제품생산의 확대 여부에 좌우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 갤럭시S6 예상 출하량은 1800만대로 플랫 모델 1000만대, 엣지 모델 800만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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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팬오션 회생안 가결… 인수 확정
내달 경영권 인수 마무리하면 자산 9조 넘어 대기업 진입

"원가의 30%나 차지하던 사료 원료 운송비 줄이고

장기적으론 곡물 유통 사업 확장"



한국판 카길을 꿈꾸는 국내 최대 축산기업 하림이 해운 운송업체 팬오션을 품에 안았다. 미국의 카길은 곡물 생산부터 가공, 판매는 물론이고 운송까지 직접 담당하는 세계 최대 곡물업체로, 지난해 135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12일 서울법원종합청사에서 열린 팬오션 관계인 집회에서 1.25 대1 주식 감자안을 포함한 팬오션 변경회생계획안을 채권단 87%, 주주 61.6% 동의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회생안이 통과되면서 하림그룹의 팬오션 인수는 사실상 확정됐다.

지난해 12월 팬오션 매각 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하림은 지난 9일 인수 금액 1조79억5,000만원을 모두 납부하며 팬오션 인수에 적극 나섰다. 진통도 있었다. 일부 소액주주들이 감자안에 반발했기 때문이다. 반발한 주주들은 팬오션이 지난해 영업이익 2,150억원을 기록하며 우량회사로 탈바꿈한 만큼 감자까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이런 난관을 넘어 회생안이 이날 가결되면서 하림은 팬오션 인수를 위한 실무진을 16일까지 구성해 본격적인 경영권 인수 준비 작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팬오션 주식은 17일 매매거래가 정지된 뒤 신주 발행, 유상증자 및 감자, 신주 상장 및 거래 절차를 차례로 밟게 된다. 이에 따라 하림그룹의 팬오션 경영권 인수는 법정관리 졸업에 대한 법원 허가를 거쳐 다음달 말 이전에 종료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하림은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의 대기업 집단에 새롭게 포함된다. 지난해 말 하림그룹의 자산 총액은 모두 4조8,000억원이다. 여기에 부채 포함 총 4조4000억원 규모의 팬오션이 가세하면 하림그룹의 총 자산규모는 9조원을 넘어선다.

하림의 꿈은 여기 그치지 않는다. 닭고기 사업을 주축으로 하는 하림은 미국의 카길처럼양계부터 가공, 판매, 운송까지 모두 담당하는 종합축가공 기업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운송 역량 확보가 절실하다.

따라서 팬오션은 하림이 가장 아쉬운 부분을 메워주는 역할을 한다. 하림은 팬오션 인수가 순조롭게 마무리 되면 축산업에 필요한 옥수수 등 대부분의 사료 원료를 수입하는 상황에서 운송비용 절감과 유통망 안정까지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림 관계자는 “매년 300만톤 이상의 사료 원료를 수입하는 만큼 운송비 부담이 원가의 약 30%를 차지할 정도로 크다”며 “팬오션 인수가 완료되면 사료 원료 수입을 넘어서서 중장기적 관점에서 곡물 유통 분야 사업을 확장시킬 수 있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부분도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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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셰일 산업 개척자 해럴드 햄 "유가는 이제 우리가 결정"



'석유왕 존 D 록펠러(Rockefell er) 이래 미국의 석유 산업을 이만큼 개혁한 사람은 없었다.'




미(美) 경제 전문지(誌) 포브스는 그를 이렇게 설명했다. 타임지(誌)는 2012년 그를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 중 한 사람으로 선정하면서 '지금까지 없었던 일자리 수천 개를 창조하고, 미국의 에너지 자급자족을 가능케 한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자료=한국석유공사

해럴드 햄(Hamm·70) 콘티넨털리소스 회장은 '셰일(shale) 산업의 개척자'로 일컬어진다. 셰일은 원래는 지하 3000m 지역의 암반층을 뜻한다. 이 돌덩이 곳곳에 원유와 가스가 잘게 흩어져 있는데, 이를 셰일 오일, 셰일 가스라고 부른다. 인류가 이 지역에 자원이 있다는 걸 알게 된 것은 1800년대 일이지만, 기술력도 부족하고 채산성도 맞지 않아 200년 가까이 제대로 생산하지 못하고 있었다. 햄 회장은 셰일 자원을 캐는 두 가지 핵심 기술을 결합해,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게 만든 인물이다. 2000년대 말 유가(油價)가 배럴당 140달러에 육박하자, 높은 개발 비용을 감안하고서도 셰일 자원으로 돈을 벌 수 있게 됐다. '셰일 혁명'은 이렇게 시작됐고 이는 미국 경제 부활로 이어졌다. 포브스는 햄 회장을 다룬 인터뷰 기사에 '미국 경제 부흥을 이끄는 석유 장수'라는 제목을 달았다.




포브스에 따르면 햄 회장의 재산은 117억달러(약 13조원)로 미국에서는 37번째, 전 세계에서는 96번째 부자다. 그의 재산은 유가가 급락하기 전에는 185억달러(약 20조원)에 달했다. 물론 햄 회장의 재산은 물려받은 것이 아니다. 가난한 소작농의 13번째 아들로 태어나, 10대 때부터 트럭 운전사로 일했고, 22세에 창업한 회사를 50년 가까이 이끌면서 쌓은 인생의 결실이다. 17번 연속 유전 탐사에 실패하는 위기를 겪고도 다시 일어선 그다. 그가 창업한 콘티넨털리소스사(社)는 지난해 셰일 자원 개발과 판매로 42억달러(약 4조7000억원) 매출을 거뒀다.




햄 회장에게 막대한 부를 가져다줄 만큼 셰일 산업이 흥하자, 지난해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이를 제지하고 나섰다. 전통 석유를 생산하는 OPEC에 셰일은 큰 고민거리였다. 독점적 지위를 잃게 될 수 있기 때문. OPEC은 유가를 떨어뜨려 셰일 자원의 채산성을 악화시키는 전략을 택했다. 아무리 저렴해졌다고 해도 아직 전통 석유보다 개발 비용이 비싸다는 점을 파고든 것이다. OPEC은 지난해 생산량을 늘려 유가를 한때 배럴당 40달러대까지 떨어뜨렸다. 셰일 산업은 그 풍파를 그대로 맞았다.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던 중소 셰일 업체가 줄도산했다. OPEC은 지난해부터 이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더는 셰일 업계에 시장점유율을 내줄 수 없다는 뜻 아래 감산(減産) 없이 하루 생산량 3000만배럴을 고수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셰일 업계와 OPEC 사이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달 25일, 한국을 처음 찾은 햄 회장을 서울 종로구 SK 사옥에서 만났다. 콘티넨털리소스는 SK그룹의 에너지 개발사인 SK E&S와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햄 회장은 감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맨 차림으로 조용히 인터뷰실 방문을 열고 들어왔다. 이날은 아침부터 제법 후텁지근했는데, 그는 자리에 앉고 나서도 정장 윗도리를 벗지 않았다. 비즈니스 미팅에서 흐트러진 모습을 보여선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철학이라고 한다.




햄 회장은 "셰일 산업은 충분히 OPEC을 대체할 수 있으며, 이미 그 과정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OPEC은 지금 '과거의 영광'이라는 실체 없는 유령을 좇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은 셰일을 포함한 전체 석유 생산량을 500만배럴에서 940만배럴로 배 가까이 늘렸습니다. 그러자 OPEC은 자신들도 그렇게 증산(增産)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불가능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도가 기껏 100만~200만배럴 가량을 초과 생산하고 있을 뿐이죠. 다시 말해서, OPEC은 더 이상 시장에서 가격을 조정할 만큼 많은 생산을 할 수 없다는 겁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자원 생산국이 될 겁니다.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비록 OPEC이 공격적 가격 정책을 펴고 있지만, 셰일 업계는 저(低)유가 환경에서도 잘 버텨냈고, 그 노하우를 살려 앞으로도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셰일 산업은 OPEC의 가격 압박에 대처할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물론입니다. 그리고 더욱 더 압박을 받지 않게 될 겁니다. 저희는 기술 발전을 통해 꾸준히 생산 원가를 낮추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유전을 설치하고 실제로 채굴하기까지 45일이 걸렸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3분의 1 수준인 13일로 줄어들었습니다. 인건비를 비롯해 많은 비용이 줄어들었죠. 이는 앞으로 더 줄어들 수 있습니다. 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덕분에 앞으로는 셰일 업계가 유가를 결정하게 될 겁니다. 지난해 OPEC의 압박 덕분에 많은 중소 업체가 문을 닫았지만, 대기업들은 오히려 기술 발전에 박차를 가했고 효율적인 생산 방식을 몸에 익히면서 더 견실해졌습니다. 지속적인 경쟁력을 갖추게 된 겁니다."




OPEC의 생산량 유지 결정 때문에 저유가 기조가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회장님은 올해 말 유가가 얼마 정도일 것으로 예측하십니까?




"현재 배럴당 65달러 수준인데, 저는 오히려 올해 말까지 75~85달러 선까지 오르고 멈출 것으로 예측합니다. OPEC의 시장 지배력은 현재 30% 미만으로 약화됐습니다. 마음대로 가격을 정했던 옛날과는 다르다는 겁니다. 수요와 공급이 새로운 균형점을 찾는 상황인데, 저희는 미국의 지속적인 수요 증가와, 단기적 생산 약화에 따라 세계 유가가 배럴당 75~85달러 수준에 맞춰질 것으로 예측합니다." 




이진한 기자



햄 회장은 가난한 소작농의 13번째 아들로 태어났다. 먹고살고자 10대 때부터 일해야 했다.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학교를 다녔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남들과는 달리 돈을 먼저 벌어야만 학교를 다닐 수 있었다. 1주일에 60시간씩 일하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가 살던 미국 오클라호마주(州)에는 유전(油田)이 여럿 있었는데, 그는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유전 관련 일을 시작했다.




처음엔 트럭 운전사였다. 유전에 필요한 공업용수를 트럭으로 실어나르는 일을 했다. 이때 경험 때문에 햄 회장을 잘 아는 사람들은 지금의 그를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트럭 운전사'라고 부른다. 굴지의 기업가가 꺼리는 별명은 아닐까. 햄 회장은 싱긋 웃으면서 "그때 트럭 운전을 하지 않았더라면 지금 이런 기업가가 돼 있지도 못했을 것"이라며 "제법 마음에 드는 별명"이라고 말했다.




?어쩌다 석유 업계에서 일하게 됐습니까?




"어릴 때부터 석유 업계와 관련된 사람들 사이에서 일하다 보니 영향을 받은 것 같아요. 그들은 석유로 큰돈을 벌었고, 그 돈을 사회에 환원했습니다. 그런 모습에 존경심을 갖게 됐어요. 처음에는 트럭 운전으로 시작해, 석유 회사에 취업했고, 나중에는 직접 회사를 차리고 개발 사업에 뛰어들었습니다. 지질학 공부를 열심히 했고, 이를 바탕으로 석유 개발 지도를 만들었죠. 이 과정에서 600만배럴이 묻혀 있는 유정(油井)을 찾았습니다. 그때부터 좀 살 만해졌죠. 저는 트럭 회사에서 시작해, 석유 회사로 나아갔습니다. 기업을 상장했고, 지금은 오클라호마 최대 석유 개발 회사가 됐습니다. 그 덕에 원하던 것을 얻었고, 열망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햄 회장은 지난 2012년 재산 절반 이상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 서약(giving pledge)'을 했다. 자신이 어릴 적 존경했던 사람들처럼, 햄 회장도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17번 실패, 18번 도전




셰일 유전 앞에서 현장 시찰을 준비하는 해럴드 햄 회장. / 콘티넨털리소스 제공



햄 회장은 1971년 첫 번째 유정을 뚫었고, 두 번째 시추에서 이른바 '대박'을 쳤다. 이후 10여년간 시추 대부분은 성공적이었고, 큰돈을 벌었다. 햄 회장은 석유 및 가스 광구 500여 개를 인수하면서 사업을 확장했다. 그러나 운이 다했던 걸까. 햄 회장은 1980년대 후반부터 17번 연속으로 시추에 실패하고 만다. 회사는 도산 위기에 몰렸다.




사실 시추라는 것은 도박성이 짙다. 석유가 있는지 없는지 지질 탐사를 이용해 미리 예측하지만, 막상 뚫어봐야 알 수 있는 것이다. 모두가 좌절하고 있을 때 햄 회장은 포기하지 않았다. '에임스 홀'이라는 분화구에서 18번째 시추에 도전했고, 석유 180만 배럴을 찾아내며 재기에 성공했다.




?17번이나 연속된 실패에서 좌절하지는 않았나요?




"네, 다행히도 말이죠. 저는 그때 좌절하지 않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와 직원들은 처음 10년간 성공을 함께 누렸고, 그다음 10년간 고난을 함께 겪었습니다. 오랜 기간 함께하면서 서로 의지가 됐고, 그 덕에 역경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당시는 유가가 저렴했습니다. 시추만 한다면 재기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속 시도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앞선 실패 17번을 통해, '수직 시추법은 불완전하다'거나 '더 정밀한 지질 탐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그때 실패한 덕분에 이후의 성공을 누릴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유전을 찾아내는 비법이 있었나요?




"한 가지만 꼽자면 '지질학'이라고 생각합니다. 암석의 특성을 아는 것은 석유 탐사 개발 업체에 매우 중요합니다. (아무리 시추 사업이 도박성이 짙다고 해도) 지질학적 지식을 적극 활용하면, 리스크를 줄이고 경제적으로 자원을 생산할 수 있습니다. 저희는 우수한 지질학자를 모아 팀을 꾸렸고, 지금도 그 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임무는 단 하나, 새로운 개발 지역을 찾아내는 겁니다. 앞서 에임스 홀을 찾아낼 수 있었던 것도 역시 그들의 힘이었습니다."




남들이 포기한 곳에서 가능성을 찾다

 

에임스 홀은 수억년 전 소행성이 떨어져 생긴 분화구다. 소행성과 충돌해 암반층에 구멍이 뚫린 상태였는데, 삼투압 현상에 따라 지층 밑에 매장된 석유가 위로 스며들어 모여 있었다고 한다. 햄 회장은 여기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셰일층의 암석에 '수압 파쇄법(hydraulic fracturing)'이란 기술을 이용해 구멍을 뚫으면, 삼투압 현상으로 석유를 뽑아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여기에 덧붙여, 수평으로 넓게 자리 잡은 셰일층 특성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수직 시추법보다는 '수평 시추법(horizontal drilling)'이 더 효과적인 대량생산을 가능케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 두 가지 기술의 융합 덕분에 햄 회장은 '셰일 산업의 개척자'로 불리게 된다.

 

?어떻게 기술을 융합해야겠다고 생각하셨습니까?

 

"수압 파쇄법은 사실 1948년부터 있던 기술입니다. 셰일층에서 자원을 생산하려면, 일단 셰일층 암석을 부숴서 균열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폭탄보다는 물이 저렴하고 친환경적입니다. 균열이 생기면 이 자리에 셰일 자원이 모여듭니다. 이를 채굴하면 되는 것이죠. 셰일층의 특성을 보면 수평 시추법이 가장 효율적입니다. 얇은 셰일층은 두께가 고작 2m에 불과할 만큼 얇은 대신, 수평으로 넓게 퍼져 있습니다. 수평 시추법은 가로로 최대 3000m까지 시추할 수 있습니다. 기존 수직 시추법으로는 하루에 30배럴도 생산하지 못한 유전에서, 수평 시추법을 활용한 것만으로 하루에 700배럴 이상을 생산할 수 있었어요. 이 두 가지 기술을 조합하면 셰일층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죠."

 

?셰일 자원은 채굴이 기술적으로 어렵고 비용도 많이 듭니다. 과연 전통 원유와 가격에서 경쟁할 수 있을까요?

 

"저는 그렇게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빠른 기술 발전 덕분에 생산 비용과 생산에 걸리는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고 있어요. 셰일은 점점 더 가격 경쟁력을 갖추게 될 겁니다. 빠르게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방법이 한 가지 더 있습니다. 원유 가격을 정상화하는 겁니다. 미국의 유가는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를 기준으로 합니다. 그런데 WTI는 대체로 두바이유나 브렌트유 등 타 대륙의 원유 가격보다 낮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WTI는 품질이 떨어지는 '중질유'인데, 요즘 미국에서는 품질이 높은 '경질유' 생산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셰일도 경질유에 해당합니다. 즉 새로 생산하는 프리미엄 석유에 대한 가격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둘째는 미국의 원유 수출 제한 조치입니다. 1970년대 에너지 보안을 목적으로 마련된 규제인데, 이 때문에 미국은 석유를 수출하지 못하고 전부 자국에서 소비하고 있습니다. 이는 미국의 내수 시장에 공급과잉을 불러옵니다. 만약 규제가 풀린다면, 미국산 원유가 두바이유나 브렌트유와 경쟁할 것이며, 그에 따라 WTI 가격도 같은 수준으로 오르게 될 겁니다. 이는 셰일 오일의 가격이 함께 오르는 것을 의미하며, 저희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겁니다."

셰일이야말로 진짜 혁명

?셰일 산업이 발전하면서 풍력이나 태양광 등 친환경 에너지 산업이 고사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친환경 에너지는 분명 발전하고 있고, 앞으로 점점 시장점유율을 높일 겁니다. 현재 미국은 에너지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셰일은 셰일대로, 친환경 에너지는 친환경 에너지대로 발전하고 있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기술도 쏟아져 나옵니다. 수십년 전만 해도 에너지는 '부족한 자원'이었지만, 지금은 반대로 '풍부한 자원'처럼 느껴지게 됐습니다. 이게 얼마나 근사한 이야기입니까. 친환경 에너지는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아주 높은 분야입니다. 많은 기회와 부를 창출할 겁니다. 지금은 단지 그 시작점에 있을 뿐입니다. 이 기회를 잘 잡고 쓸데없는 낭비를 줄인다면, 인류는 궁극적으로 지속 가능한 에너지 자원을 확보하게 될 겁니다."

 

?말씀하신 대로 셰일 혁명으로 많은 사람이 그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셰일 산업은 전 세계인의 삶을 바꾸는 데 기여했다고 생각합니다. 예컨대 미국의 천연가스 가격은 2005~2006년 당시 1000입방피트당 가격이 13달러 수준이었는데, 최근에는 셰일 가스 생산에 따라 전체 공급량이 늘어나면서 3달러 수준까지 떨어졌습니다. 한국도 앞으로 이런 가격 혜택을 누리게 될 겁니다. 석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셰일을 통해 미국은 더 많은 석유를 생산하게 됐습니다. 에너지 수입국은 더 이상 불안정한 중동 지역 눈치를 보면서 거기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겁니다. 셰일 혁명으로 많은 일자리가 창출됐고, 전에 없던 소득을 벌어들이게 됐습니다. 이거야말로 '혁명'이 아니라면 무엇이겠습니까."

 

[해럴드 햄 회장을 설명하는 4가지 키워드]

 

융합

수평 시추법+수압 파쇄법

 

전통적 수직 시추법으로도 셰일 자원은 채굴할 수 있다. 다만 대량생산이 어려워 채산성이 맞지 않을 뿐이다. 셰일은 2000년대 들어 생산량이 급격하게 늘어났는데, 이는 수직으로 시추한 다음 시추관을 수평으로 꺾어 뚫고 들어가는 ‘수평 시추법’에 물·모래·화학물질 등을 고압으로 분사해 암석에 균열을 만들고, 이 균열을 통해 셰일 자원을 모을 수 있게 한 ‘수압 파쇄법’을 융합하면서 채산성이 갖춰졌기 때문이다.

 

창업

22세 때 오일 회사 차려

 

햄 회장은 처음에는 트럭 운전사로 일했고, 곧 ‘챔플린 오일’이라는 중소 석유 개발 업체에 취직했다. 그는 직접 석유를 생산하겠다는 의지로, 22세 나이에 ‘셸리딘 오일’이라는 회사를 창업한다. 이 회사가 현재 콘티넨털리소스의 전신이다. 셸리딘은 햄 회장 둘째 딸 이름이다. 햄 회장은 챔플린 오일에 입사하기 전에 이미 결혼한 상태였다. 세 자녀를 두었고, 1987년 첫 아내와 이혼했다. 곧이어 수 앤 햄과 두 번째 결혼을 했다.

 

이혼 위자료만 1조원

 

햄 회장은 지난 2012년 두 번째 아내인 수 앤 햄에게서 이혼 소장을 받았다. 사유는 ‘외도’였다. 법원은 햄 회장에게 위자료로 약 10억달러(약 1조원)를 지불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수 앤 햄 측에서 “결혼 기간 중 햄 회장이 축적한 재산은 180억달러가 넘는데, 고작 10억달러는 불충분하다”며 항소했다. 소송은 아직 진행 중이다. 그러나 수 앤 햄은 10억달러만 받아도 포브스 선정 미국 부유 여성 100위 안에 진입하게 된다.

 

롬니

2012년 美 대선 ‘에너지 자문역’

햄 회장은 2012년 미국 대선 당시 공화당의 밋 롬니(Romney) 후보자 캠프에 ‘에너지 자문역’으로 합류했다. 롬니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이다. 그는 “기본적으로 양당 모두와 긴밀히 협력하지만, 당시 롬니가 승리했더라면 에너지 정책 측면에서 정부 주도하에 더 큰 개발이 이뤄지고 중복 규제가 사라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의 석유 산업은 연방법과 주법에 따라 중복 규제를 받고 있으며, 수출이 엄격히 금지돼 있다.

[윤형준 기자]

[Weekly BIZ] 유가 예측, 누구 말이 맞을까

전문가 "저유가 기조" vs. 햄 회장 "75~85달러까지 오를 것"

지난 5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하루 생산량 3000만 배럴을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과잉 공급을 계속하겠다는 뜻으로, OPEC이 셰일 업계를 상대로 또 한번 승부수를 던진 것이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저유가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예측을 내놨다. 레오니드 버시스키(Bershidsky) 블룸버그 칼럼니스트는 "사우디 아라비아, 러시아, 미국 등 주요 생산국이 각각 원유 생산량을 최대 수준으로 늘리고 있어 유가 하락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해럴드 햄 회장은 조금 다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지속적 석유 수요 증가와 단기적 생산 약화로, 유가는 연말까지 75~85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때 OPEC의 시장 점유율은 40%에 달했습니다. 유가는 배럴당 14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는데, 이는 OPEC이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점유율은 이제 30% 미만으로 떨어졌습니다. 예전과 같이 마음대로 가격을 조정하기 어렵게 된 겁니다. (시장을 지배하는 판도가 바뀜에 따라) 수요와 공급도 새로운 균형점을 찾게 될 겁니다."

 

햄 회장의 말은 셰일 업계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로 해석할 수 있다. 과거 OPEC이 시장을 독점했던 시기에는 생산량 조절을 통해 유가를 마음대로 올렸다 내릴 수 있었지만, 지금처럼 시장 지배력이 약해진 상황에서는 OPEC이 석유 생산량을 늘린다고 해도 비(非)OPEC 산유국이 생산량을 줄이는 방법으로 유가를 움직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OPEC도 셰일 업계의 영향력과 점유율 확대를 인정하는 가운데 가격 인하 경쟁은 끝나고, 양자가 새로운 가격과 점유율 균형을 찾게 될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로 셰일 업계는 지난달부터 생산량을 줄이고 있고, 유가는 올 초까지 보인 급락 양상을 벗어나 다소 반등한 채 옆걸음질하고 있다.

 

햄 회장은 "현재 미국 의회에 원유 수출 금지 조항을 해제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는데, 통과되면 미국이 주요 에너지 수출국으로 급부상하면서 전 세계 유가도 정상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eekly BIZ] 그의 기술로 캐낸 셰일, 한국도 지분 있다

SK E&S, 우드퍼드 가스전 3800만t 확보… 매장량의 절반

해럴드 햄 회장이 개발 및 생산하는 셰일 가스 자원 중 일부는 우리나라가 확보한 상태다. SK그룹의 에너지 계열사인 SK E&S는 지난해 9월 말 콘티넨털리소스와 3억6000만달러(약 4000억원)에 콘티넨털리소스가 보유한 미국 우드퍼드(Woodford) 셰일 가스전 지분의 49.9%를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우드퍼드 가스전은 미국 오클라호마주 북동부에 있으며, 약 7600만t의 셰일 가스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계약을 통해 SK E&S는 총매장량 중 49.9%에 해당하는 3800만t 규모의 가스를 확보하게 됐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난 2013년 수입한 천연가스 총량(약 3900만t)과 맞먹는 수준이다.

 

본래 미국은 '에너지 보안'을 목적으로 자국 땅에서 생산한 원유 및 가스 자원의 수출을 엄격히 제한했지만, 최근 셰일 혁명으로 자원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일부 수출을 허용하기 시작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미국의 셰일 가스 매장량은 약 665조 입방피트로 중국, 아르헨티나, 알제리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다. 그러나 생산량에서는 압도적 1위다. 전 세계 셰일 가스의 91%가 미국에서 나온다. 탐사나 시추 기술 등이 다른 국가에 비해 크게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양 사는 2017년부터 생산을 본격화해, 2019년부터는 연간 240만t을 생산할 계획이다. SK E&S는 이 중 절반인 120만t을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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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160여개국에 6만2000가구 '세계 최대 주택공유 사이트' 러브홈스와프 CEO 데비 워스코

"사업을 하면서 여성이라는 걸 단점으로 생각해본 적 없습니다. 오히려 남성과 다른 시각과 견해를 제공해주는 저만의 차별점이지요."

 

데비 워스코(Wosskow·40·사진) 러브홈스와프(Love Home Swap) 최고경영자(CEO)는 흔치 않은 여성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대표다. 보수적인 유럽 사회에서 아직 여성이 이끄는 회사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그러나 워스코 대표는 벌써 두 번째 창업 성공 신화를 쓰는 중이다.

그는 25세 때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인 만트라(Mantra)를 설립해 10년 동안 운영한 뒤 대기업에 성공적으로 매각했다. 이후 미국 LA와 영국 전원에 사는 두 여인이 각자의 집을 바꿔 크리스마스를 보내는 내용의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The Holiday)'에서 힌트를 얻어 2011년 각자의 집을 바꿔쓰는 공유경제 서비스기업 러브홈스와프를 영국 런던에 창립했다. 이 회사는 당초 250가구 규모로 첫발을 내디뎠으나, 오늘날 160여개국에 약 6만2000가구 이상의 집이 등록된 세계 최대 규모 주택 공유 사이트로 성장했다. 에어비앤비(Airbnb)가 빈 방을 빌려주는 렌탈 서비스라면 러브홈스와프는 회원끼리 각자의 집을 바꿔서 생활해보는 서비스다. 성공하기 어렵다는 스타트 업 생태계에서 여성, 그리고 두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이라는 약점에도 성공적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워스코 CEO를 조선일보가 주최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만났다.




①유리 천장은 옛말… 여성임은 장점이다

 

"기업가(entrepreneur) 정신에 남녀 차이가 있는 건 아닙니다. 이 때문에 창업하면서 여성이라는 게 단점이 될 수 없습니다. 물론 제가 두 아이를 혼자서 키우고 있다는 점이 남들에게는 일하는 데 방해 요소로 보일 수 있지만, 오히려 더 다양한 시장을 이해할 수 있는 장점이기도 합니다. 대부분의 남자는 주부, 또는 워킹맘이 어떤 고민을 하고 어떤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남성들이 알 수 없는 세상을 제가 직접 경험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시장 창출이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아이를 키우고 있기 때문에 일에 대한 책임감과 간절함도 남다르지요. 또 비즈니스 교류를 할 때도 여성이라는 점이 유리할 때가 많습니다. 어디서든 여성 CEO가 흔치 않기 때문에 눈에 띄고 상대방의 기억에 각인될 수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벽을 뜻하는 '유리 천장(glass ceiling)' 때문에 여성의 사회 진출이 어렵다는 얘기는 옛말입니다. 생각을 조금만 바꿔보면 여성이라는 건 비즈니스에서 큰 장점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단점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제약을 두지 마세요. 모든 단점은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②파트너는 나와 반대로 골라라

 

"저는 지금까지 창업하면서 항상 남성 파트너와 일해왔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제가 갖지 못한 '스킬'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십오년 동안 회사를 이끌어 오면서 배운 점 중 하나는 '파트너는 나와 모든 면에서 정반대여야 한다'였습니다. 나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과 일하다 보면 회사가 한 방향으로만 흘러가기 쉽습니다.

 

이런 상황은 처음에는 좋아 보입니다. 큰 이견 없이 일이 진행되기 때문에 불협화음이 없지요. 모든 일이 잘 풀려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간과하고 넘어간 부분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예상하지 못했던 리스크 혹은 놓쳐버린 기회가 뒤늦게 보이는 것이지요. 창업을 할 때는 절대적으로 다양한 사람이 모여야 합니다. 전공 분야뿐만 아니라 성격, 취향, 취미까지 다를수록 좋습니다. 누군가는 나의 의견에 반대도 하고 목소리도 높여야지 서로 설득을 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더 나은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

 

회의할 때 상대방의 의견에 고개만 끄덕이는 사람은 필요없습니다. 적극적으로 반대하고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과 일해야지 발전할 수 있습니다. 다만 막무가내로 비난만 하는 사람과 일하라는 것은 아닙니다. 건설적이고 논리적인 비판을 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③아이템이 전부가 아니다. 여성 CEO에게도 사업은 역시 인맥이다

 

"사업을 시작하면서 지난 20년간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 일은 바로 인맥(network) 구축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식으로 사업을 하다 보면 자금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이때 비즈니스 모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나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을 많이 만드는 것입니다. 단순히 사업 아이템이 좋으면 자동으로 자금이 지원된다? 안일한 생각입니다.

 

내 비즈니스가 얼마나 좋은지 직접 알리고 많은 사람을 설득하는 등 직접 발로 뛰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나의 사업과 관련된 많은 모임에 참석하고, 새로운 모임을 주도해보기도 하세요. 물론 인맥에서 얻어지는 성과가 노력에 정비례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 낭비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이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투자자를 만나기도 합니다.

 

스타트업을 하는 CEO가 바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입니다. 저도 매일 아침 해가 뜨기 전에 일어나 이메일을 체크하고 두 아이를 학교에 바래다주고 출근하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다 보면 사람 만나기 지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내 몸이 힘든 만큼 성과로 보답받는 일이 바로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합니다."

 

④실리콘밸리에 가기보다는 내가 사는 곳을 실리콘밸리처럼 만들어라

 

"모든 스타트업인이 꿈꾸는 곳이 바로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입니다. 기업가 정신으로 무장한 창업인이 가득하고, 이들을 도우려는 민간 투자 역시 활발합니다. 아이디어 하나만 있으면 내 회사를 충분히 꾸릴 수 있는 곳이지요. 물론 런던도 창업하기 나쁜 환경은 아닙니다만, 종종 한계를 느낄 때가 있습니다. 미국과 다르게 유럽은 여전히 대기업 중심의 기업 문화가 강하고, 스타트업에 대한 자금 지원도 상대적으로 부족합니다. 대부분 유럽 국가가 자동차 공유기업 우버(UBER)의 사업을 금지한 것처럼 공유경제에 대한 이해도 아직 부족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이를 키우는 제가 사업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 평생을 런던에서 살았고, 가족·동료 등 나를 도와줄 수 있는 평생의 인맥들이 다 그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환경을 바꾸는 것 역시 기업가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저는 영국 정부를 위해 공유경제 백서를 작성했습니다. 공유경제가 영국 산업을 어떻게 성장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정부의 역할은 무엇인지 등 30가지 주요 내용을 담았습니다. 정부가 공유경제 기업을 이해해야 관련된 정책도 바뀔 수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아울러 저는 공유경제 종사자들의 모임인 '유럽 공유경제' 네트워크를 만들어 공유경제와 기업가 정신에 대한 논평가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내가 사는 곳이 실리콘밸리가 아니라면, 이곳의 환경을 바꿔 나가면 됩니다. 그것이 바로 기업가 정신입니다."

[배정원 조선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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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책 낸 구글 인사담당 수석 부사장 라즐로 복 인터뷰

세계 최초의 '자기 복제 재능 머신'.

 

인텔의 최고경영자(CEO) 폴 오텔리니는 이렇게 불렀다. 이 '머신'같은 회사를 두고 매년 세계 도처에서 지원자가 100만~300만명 몰려든다. 합격률은 0.25%. 그런 난관을 뚫고 들어오는 신입 사원이 1년에만 5000명이다. 웬만한 기업 전체 직원 규모다. 이만한 신규 인력을 받아들이면서도 이 회사는 연 6% 생산성 향상률을 이어간다.

세계 최대 IT 기업 구글 이야기다. 그 '인재 경영'의 꼭짓점에서 10년째 지휘봉을 젓는 이가 있다. 라즐로 복(Laszlo Bock·43) 인사 담당 수석 부사장이다. GE의 인사 담당 부사장과 맥킨지의 컨설턴트를 거친 그가 2006년 구글에 입사했을 때만 해도 '구글러'(구글 직원)는 6000명이었다. 지금은 5만5000명이 넘는다. 그가 합류한 후 구글은 경제 전문지(誌) '포천'이 선정한 '일하기 좋은 기업'에 6년 연속 1위에 올랐다.

 

그 비결을 그가 직접 책 한 권에 담아 냈다.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 출간한 책의 한글판 제목은 '구글의 아침은 자유가 시작된다'(알에이치코리아). 그는 이 책이 "해마다 10만명 넘는 방문자가 전 세계 구글 사무실로 찾아와 비결을 묻는 데 내놓는 답"이라고 했다. 그는 40개국 70여 곳에 이르는 구글 지사를 총괄한다. 그의 바쁜 일정을 조율한 끝에 지난달 20일 영국 런던 버킹엄팰리스가(街)에 있는 구글 오피스에서 만날 수 있었다. 인재 채용과 관리 비결을 물었다.

 

5만5000명이 넘는 구글의 인사를 총괄하는 라즐로 복 부사장은 루마니아의 차우셰스쿠 공산독재 치하에서 미국으로 탈출한 이민자다. 그는 “자유가 주어졌을 때 발휘되는 놀라운 힘을 믿는다”면서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 사람을 채용하는 데 비용을 아끼지 말고 절대 타협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 런던=전병근 기자

 

인재 채용은 달팽이처럼 느리게

 

?직원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데 쓰는 돈을 채용 단계에 집중하라고 했더군요.

 

"구글은 인력 예산 대부분을 신입 직원 선발에 할당합니다. 평균적인 사람을 교육으로 탁월하게 키우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바뀌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교육보다 업무 유형이나 맥락을 바꾼 결과입니다. 채용을 잘하면 교육 훈련 비용이 훨씬 덜 들어갑니다. 구글은 훈련 부서가 따로 없습니다. 직원들이 배우고 싶으면 알아서 조직해서 배웁니다. 회사는 그것을 지원할 뿐입니다."

 

?누구나 최고 인재를 뽑고 싶어하지만 결국엔 적정선에서 타협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요?

 

"절대 타협해서는 안 됩니다. 적합한 인재를 뽑으려면 채용 과정이 달팽이처럼 느려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시간 비용이 들 수 있습니다. 그걸 못 참고 '2류(mediocre)'를 뽑으면 다른 직원들 사기마저 뺏게 됩니다. 결국 그 사람만 잘못 뽑은 게 아니라 회사 전체에 해악을 초래할 수 있지요. 한번 제대로 채용하고 나면 다음부터는 생각보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습니다. 후보자들이 찾아들게 되기 때문입니다."

?구글이니까 지원자가 몰리는 것 아닌가요?

 

"구글은 사정이 좋지 않은 창업 초기에도 원칙을 고수했습니다. 연봉도 업계에서 가장 낮아 설득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창업자들이 근본적으로 다르게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 후 차츰 이곳에 같이 일할 사람들이 있다고 생각하고는 인재들이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좋은 인재는 어떤 사람인가요?

 

"우리도 초창기엔 출신 학교, 성적 같은 기록을 봤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졸업 후 2~3년이 지나면 학교 성적은 직무 성과와 별 상관이 없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입니다. 최근 졸업자만 성적표를 요구합니다. 그 대신 우리는 종합 인지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 리더십 능력을 봅니다. 어떤 문제 상황에서 리더로서 역량을 발휘하는지가 중요합니다. 또 그 사람의 '구글다움(googleyness)' 여부를 봅니다. 우리와 비슷한지, 즐길 줄 알고, 양심적인지(conscientious), 지적으로 겸손한지 등을 살핍니다. 가장 비중이 낮은 게 업무 전문성입니다. 같은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해온 사람은 구글에서도 답습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조 여지가 별로 없다는 얘기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무엇이든 배우려는 호기심 많은 사람이 대체로 가장 정확한 답을 찾아냅니다."

 

?그런 자질을 어떻게 알 수 있나요?

"과거엔 시내 주유소가 얼마나 되는지 추론해 보라는 것 같은 퀴즈가 유행이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질문은 별 도움이 안 된다고 봅니다. 그 대신 따분해 보일지 모르는 기본 질문을 합니다. 당신이 그동안 해결한 문제가 무엇인지 예를 들어보고 과정을 설명해 보라고 합니다.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그 결과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등을 묻습니다. 이런 인터뷰를 여러 번 반복해서 다면적 평가가 이뤄지도록 합니다."

 

면접 대부분은 시간 낭비… 육감은 버려라

?면접관 대부분이 시간을 낭비한다고도 했는데?

 

"사람들은 저마다 사람 보는 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느낌으로는 그렇습니다. 하지만 과학적 분석 결과를 보면 아닙니다. 면접은 첫 5분에 호불호(好不好)가 결정되고 나머지 시간은 그것을 확인하는 데 쓴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요. 다들 인터뷰 직후에는 '이 사람 정말 대단해' 하면서 뽑지만 5~6년 지나서 보세요. 좋은 사람, 나쁜 사람, 어중간한 사람이 뒤섞여 있습니다. 뽑고 나서는 확인도 점검도 하지 않습니다. 그게 반복됩니다. 우리는 데이터를 토대로 객관적이고 다층적인 심사를 제도화했습니다."

?뽑은 후엔 최대한 자유를 주라고 했습니다. 조직의 기율과는 어떻게 조화시키나요?

 

"일반적으로 직원들에게 좀 더 많은 자유를 주는 게 좋습니다. 그런 환경에서 내재적인 동기 부여가 강화되면 사람들은 자율적이 되고 스스로 유능하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구글은 이를 위해 목표 설정 시스템이라는 것을 뒀습니다. 래리 페이지(공동 창업자이자 현 CEO)는 회사의 목표를 설정하고 누구나 알 수 있게 합니다. 그러면 각 부서와 개인은 거기에 맞는 일을 찾아서 합니다. 가령 판매 부서라면 분기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일합니다. 엔지니어는 거기에 맞는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도달 여부를 점검합니다. 누군가 뒤에서 지켜보면서 이것저것 지시해서 하는 게 아닙니다. 모든 사람이 설정된 목표에 맞는 일을 찾아서 하게 하는 것입니다. 거기에 어긋날 경우에는 조직 분위기상 압력을 느끼게 돼 있습니다. 또 업무 수행 관리(performance management)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것은 개인의 성장에 초점을 맞춰 성과를 개선하는 것입니다. 평가를 하고 그것에 대해 대화를 합니다. 업무를 바꿔주기도 합니다. 그래도 안 되면 내보내는 수밖에 없지요. 이때 성과에 대한 평가와 직원의 역량 개발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슨 뜻이지요?

"부하 직원 중에 직무 수행에 관한 대화를 하기만 하면 다투게 되는 직원이 있었어요. 이 직원은 늘 자신의 직무 평가를 문제 삼았습니다. 그래서 저는 직무에 대한 피드백과 자기 개발 대화를 나눠서 하는 방법을 실험해 봤습니다. 그러자 그는 피드백에 대해 훨씬 더 열린 마음이 됐습니다. 보상을 위한 성과를 평가하는 대화를 할 때는 결과만 갖고 이야기해야지 과정을 말해서는 안 됩니다. 반면, 업무 역량 개발 관련 대화는 일상적으로 하는 게 좋습니다. 이때는 '어떻게 하면 당신이 더 잘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하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그러지 않으면 직원은 방어적이 되고 학습 기회가 막힙니다."

 

사내 정치 하지 말고 데이터로 말하라
사내에서 "정치(politics)하지 말고 자료를 사용하라"고 썼습니다. 무슨 뜻인가요?

 

"사람들은 조직 안에서 일이 돌아가는 방식과 관련해 온갖 종류의 가정을 만들어냅니다. 이런 추측의 대부분은 표본 편향(sample bias)에 근거합니다. 그럴 경우 우리는 모든 관련 자료를 보여줍니다. 구체적인 사실을 들어 잘못된 '신화'를 깨고, 관련 사실을 전 직원이 볼 수 있게 합니다. 그 외에도 우리는 모든 의사 결정이 자료를 토대로 이뤄지도록 노력합니다. 그럴 경우 의견 다툼으로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도 되니까요. 구글은 두 번 이상 하는 행동은 사실상 모두 측정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사업도 대부분 소집단을 대상으로 먼저 검증 과정을 거칩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누릴 수 있는 장점은 직원을 더 행복하게 만들 실험을 수백 가지나 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

 

무엇보다 조직 문화를 강조했습니다. 무엇이 비결인가요?

 

"첫째, 의미 있는 사명(使命)입니다. 구글은 단순합니다. 세상의 정보를 조직해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 사명은 끝없이 계속된다는 점에서 독특합니다. 정보는 언제나 넘쳐나게 돼 있고 그것을 더 유용하게 만들 방법도 늘 과제로 남을 것이기 때문이지요. 이것이 끝없는 혁신과 탐구의 동기가 됩니다.

 

둘째는 투명성입니다. 구글은 신입 사원도 회사 정보에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사내 인트라넷에는 직원별 주간 활동 현황이 다 나와 있습니다. 간혹 유출 사고가 있어도 모든 것을 공유할 때 얻는 이익이 훨씬 더 크기 때문에 우리는 공유 쪽을 택했습니다.

 

셋째, 발언권(voice)입니다.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회사가 작았을 때부터 지금까지 매주(출장 때 제외) 전 직원이 참석하는 TGIF(금요일 본사 찰리스 카페에 임직원이 모여 대화하는 시간) 미팅에 나와 회사 현안을 이야기하고 30분간 문답을 주고받습니다. 어떤 질문이든지 경청하고 답합니다. 창업자가 자기 말을 직접 듣고 거기에 바탕을 둔 조치가 나오는 것은 놀라운 경험입니다. 직원들이 우수하면 그들의 말에도 귀 기울이게 돼 있습니다. 5만5000명한테서 나오는 의견이니, 그중 일부는 틀림없이 어느 한 사람 생각보다는 낫지 않겠어요? 다시 처음 이야기로 돌아가는 셈인데, 채용을 잘하면 좋은 아이디어가 쏟아지게 마련입니다."

 

[구글 조직문화 가꾸는 별별 제도들]


 

산소(Oxygen) 프로젝트




관리자를 조직의 신선한 산소처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 관리자는 권력을 모으고 휘두르는 경향이 있다. 공식적인 권위를 줄이면 팀원들의 혁신 여지는 그만큼 커진다. 관리자는 명령과 통제의 유혹에 맞서 싸워야 한다. 통제 권한을 조금씩 포기할 때마다 자신은 추가로 확보된 시간을 새 과업에 쏟을 수 있고 팀은 한 걸음 더 멀리 나아갈 기회가 생긴다. 직원들에게 모든 걸 투명하게 털어놓고, 주인 의식을 갖고 팀이나 부서 혹은 회사의 어떤 틀을 만들어 가도록 권한을 부여하라.




구글 가이스트(geist)




직원을 대상으로 회사의 틀과 사업을 결정하는 데 의견을 묻는 설문 조사. 해마다 약 100개 문항을 제시해 의견을 묻는다. 각 질문에는 ‘강력 찬성’부터 ‘강력 반대’까지 다섯 개 선택지가 있다. 자유롭게 의견을 진술하는 주관식 문항도 있다. 설문 결과, 가장 긴급한 것들을 토대로 해마다 30~50%를 바꾼다. 나머지는 그대로 두어 나중에 회사에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추적할 수 있게도 한다. 참여율은 전체 직원의 약 90%에 이를 정도로 높다. 조사 결과는 좋든 나쁘든 한 달 안에 전 직원에게 알린다.




gThanks




직원들이 동료를 칭찬할 수 있게 만든 홈페이지. 고마움을 표시할 사람 이름을 치고 ‘칭찬하기’를 누른 다음, 내용을 입력하는 것으로 감사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이 칭찬은 다른 사람들도 볼 수 있게 공개적으로 게시되며 구글의 SNS인 구글 플러스를 통해 공유할 수도 있다. 동료 보너스 제도도 있다. 어떤 직원이든 회사 돈으로 다른 직원에게 현금 175달러의 상여금을 줄 수 있다. 어떤 별도의 결재 과정도 없다. 실제 비용은 크게 들이지 않으면서 서로 격려하고 칭찬하는 사내 문화를 만든다.





[런던=전병근 조선비즈 기자 journey@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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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동아일보]
상실의 시대 일본의 우울한 新인류

일본 사회에서는 요즘 기성세대와 완전히 다른 ‘신(新)인류’로 불리는 젊은 세대가 특별한 주목을 받고 있다. 태어난 이후 성장기를 거치면서 경기 활황의 빛을 거의 보지 못하고 불황만 겪어온 세대다.

1990년대 초 거품 경제 폭발 전후에 태어난 이들은 주식과 부동산 가격 폭락, 매년 줄어드는 임금, 떨어지는 물가 등 무너져 내리는 현상만 경험한 유일한 세대다. 쉽게 이름을 붙이자면 ‘불황 세대’다.

그들이 이제 25세 내외가 됐다. 유아기 때의 망각을 감안해 1985년에 태어나 30세가 된 세대도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그들의 사고와 행동은 고도성장을 경험한 부모 세대와는 뚜렷하게 구분된다. ‘부모보다 가난할 것’이라는 예상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불황 세대의 단면을 들여다봤다.

내 삶의 범위는 ‘1마일’

일본 전역의 관광명소를 소개하는 관광 가이드북 ‘루루부(るるぶ)’가 2000년대 초반 젊은이들 사이에 갑자기 인기를 끈 적이 있다. 2003년 11월 처음 발행된 이 책자 지역판은 ‘일상생활에서 지나쳤던 지역의 재발견’이란 모토를 내걸었다.

시와 구 단위의 지역판이 발행되자 책 구입 문의가 쇄도했다. 주요 수요층은 젊은이들이었다. 가이드북을 구한 젊은이들은 주말이 되면 이 책을 들여다보며 동네 맛집과 숨은 명소 곳곳을 찾아다녔다. 이들은 ‘여행이라고 하면 적어도 비행기를 타고 멀리 떠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버렸다. 내 집 주위를 돌아다니는 것도 ‘재미난 여행’으로 본 것이다. 가이드북에 대한 인기가 치솟자 이 책의 지역판을 낸 시와 구는 ‘네리마(練馬) 구’를 비롯해 30곳이 훌쩍 넘었다.

2008년 ‘구메 히로시(久米宏)의 경제 스페셜 신(新)일본인 출현!’이란 민영방송 프로그램은 이 같은 젊은이들을 ‘1마일족’이라 불렀다. 자기가 사는 곳에서 반경 1마일(약 1.6km) 이내에서 생활한다는 의미다. 당시 이 프로그램은 “1마일족 젊은이들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고 보도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지바(千葉)의 한 대학에서 유학하고 있는 한국인 주세연 씨(27)는 같은 반 학생들과 인사를 나누다 대부분 고향이 지바라는 점에 적잖이 놀랐다. 주 씨는 “같은 대학의 한 일본인 친구는 졸업 후 도쿄(東京)에서 일자리를 구했지만 ‘고향이 정말 좋다’며 직장을 포기하고 지바에 남았다”며 “일본 젊은이들이 자신의 출신 지역에 있는 대학을 선호하고, 직장도 그 지역에서 구하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일본 학생들의 고향 선호 현상은 통계로도 나온다. 일본 전역에서 실시된 학교기본조사에 따르면 고교를 졸업한 뒤 같은 지역(도도부현)의 대학에 진학한 학생의 비율은 1990년 35.5%였지만 2000년에 38.8%, 2010년에는 42.0%까지 올라갔다. 고교를 졸업하고 곧바로 취업한 학생 중 거주지 현에 취직한 학생 비율도 1970년 68.7%였는데 2010년엔 80.4%로 높아졌다.

사도 아키히로(佐道明廣) 주쿄(中京)대 종합정책학부 교수는 1마일족의 특징에 대해 “안전하고 익숙한 길로 가려고 한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다 낙오하는 데 대한 두려움이 다른 어느 세대보다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 남자의 이름은 ‘절식남’

도쿄에서 기업용 카탈로그 사진 촬영을 하는 여성 프리랜서 사진가인 기무라 지유키(가명·30) 씨는 3년 전부터 ‘곤카쓰(婚活·결혼활동의 줄임말)’를 하고 있다. 현모양처가 꿈이었기에 20대에 결혼하는 게 목표였다. 하지만 요즘 ‘결혼을 아예 못할 것 같다’는 예감이 든다. 그는 “일본 남자들은 초식남(草食男)을 넘어 절식남(絶食男)이다. 마음에 드는 남자와 밤늦게까지 술을 마셔도 그 남자는 항상 지하철이 끊기기 전에 일어선다”고 말했다.

일본에선 이성(異性)에 관심이 없고 여성에게 말을 붙이지도 않는 남성을 ‘초식남’이라고 부른다. 이 용어가 생긴 것 자체가 초식남이 얼마나 흔한 현상인지를 보여줬다. 그런데 최근에는 초식남보다 더 여성에게 무관심한 이들을 가리켜 ‘절식남’이라는 말까지 나온 것이다.

일본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라쿠텐(樂天)이 운영하는 중매 사이트 ‘라쿠텐 오넷’이 만 20세 성인이 된 남녀를 대상으로 ‘이성교제 상대가 필요한가’라고 물었다. 2000년 조사에선 90%가 ‘필요하다’고 답했지만 그 비율은 점차 줄어 올해 조사에서 62.6%만 ‘필요하다’고 했다. 올해 조사의 경우 지금까지 교제한 사람 수에 대해 남성 50%, 여성 45.7%가 ‘한 명도 없다’고 답했다.

일본 남성들이 이성교제나 결혼에 관심이 없는 것은 우선 경제적 어려움 때문이다. 일본 내각부가 2010년 20, 30대 남녀 1만 명을 조사했더니 연봉 300만∼400만 엔(약 2700만∼3600만 원)인 남성의 결혼 비율이 27%였다. 그보다 연봉이 높으면 비율도 올라갔다. 하지만 연봉 300만 엔 이하 남성의 결혼 비율은 9%로 갑자기 뚝 떨어졌다. ‘연봉 300만 엔 벽’을 넘지 못한 남성은 사실상 결혼할 엄두를 못 내는 것이다.

괜찮은 연봉을 받는 이들도 결혼을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지고 있다. 나고야(名古屋)에서 자동차부품회사에 다니는 사사에 유키(가명·28) 씨의 연봉은 약 450만 엔.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애정이 식을 테고 아이까지 생기면 경제적 부담은 더 커진다. 애인 없이 혼자 즐기는 게 훨씬 편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다.

불황 세대의 친교 대상은 이성에서 부모로 옮겨가고 있다. 대학 졸업 후 의류 대기업에 다니는 나카다이라 히로코(中平寬子·26·여) 씨는 한 달에 한두 번 엄마와 함께 도쿄의 고급 이자카야(居酒屋·선술집)에 들른다. 엄마가 젊어 보여 자매라는 소리도 자주 들었다. 나카다이라 씨는 엄마와 데이트를 즐기는 이유에 대해 “무엇보다 술값 걱정을 안 해도 되지 않느냐”며 웃었다. 마음속 고민도 쉽게 털어놓을 수 있단다. 나카다이라 씨가 입고 있는 의류와 액세서리는 모두 엄마에게서 선물로 받았다.

덴쓰(電通)종합연구소의 오기 마코트(小木眞·35) 주임연구원은 최근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버블 경기(1980년대 중후반)를 경험했던 50세 전후의 여성은 전업주부가 많고 남편은 밤늦게까지 일했다. 자연히 애정을 쏟는 대상은 자녀였다. 특히 모녀는 친구 같은 관계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돈은 아끼지만 쓸 때는 과감하게

올 4월 19일 도쿄 미나토(港) 구 게이오(慶應) 대 주위를 30여 명의 학생이 어슬렁거리며 걷고 있었다. 이 대학의 산보 서클 ‘RAMBLER’의 신입생 환영 모임이었다. 이들은 휴일을 맞아 학교 주위와 도쿄타워, 시바(芝) 공원 등을 약 2시간 동안 걸었다. 걷는 동안 거의 돈을 안 썼다.

설립 멤버인 게이오대 문학부 4학년 사소 겐타(笹生健太) 씨는 “산보를 하기 때문에 (교통비나 식비 등) 실비 외에는 돈이 들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참가할 수 있다. 갈수록 신입 회원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3년 전 3명으로 결성된 RAMBLER는 현재 회원이 50명을 넘어섰다. 다른 일본 대학에서도 산보 서클이 늘어나고 있다.

불황 세대는 본능적으로 돈 쓰기를 주저한다. 저성장을 보고 자랐을 뿐 아니라 미래를 생각하면 암울하기 때문이다. 일본은 국내총생산(GDP)의 200%가 넘는 국가부채에다 저출산 고령화로 경제 활력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신세이(新生) 은행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20대 회사원 47.7%가 ‘승급했다’고 밝혀 다른 세대보다 임금 상승 비율이 가장 컸다. 하지만 용돈은 1.6% 줄었는데 이는 지금까지 조사된 모든 세대에서 유일했다. 이들이 아낀 돈은 우선 ‘저축’용이다. 광고회사인 ADK가 지난해 20대 젊은이들에게 돈 사용처를 설문한 결과 77.7%가 저축이라고 꼽았다. 이어 국내여행(48.5%), 취미(47.1%), 차 구매(19.4%)였다.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 동안 34세 이하 일본인들의 저축률(가처분소득 대비 저축액 비중)은 평균 23%였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발족한 2012년 12월 시점과 비교해 5%포인트 올랐다. 한국의 평균저축률이 4%대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수준이다.

이들은 보통 짠돌이처럼 살지만 스스로 ‘가치 있다’고 판단되는 곳에는 돈을 아끼지 않는다. 도쿄에 있는 대학의 건축학과에 다니는 후지와라 사쿠라(藤原櫻·22·여) 씨는 시급 1000엔인 음식점 아르바이트를 하루 3시간씩 한다. 이를 통해 모은 돈으로 올여름 유럽 일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그는 “건축학을 배우는 만큼 유럽 건축들을 한 달 이상 두루 보고 올 것”이라고 말했다.

4년 전 보험회사에 취업한 사카모토 신이치(가명·24) 씨는 올봄 카르티에 명품 시계를 80만 엔을 주고 샀다. 한 달에 3만 엔씩 저축해 약 2년간 모은 것을 과감하게 쏟아부었다. 사카모토 씨는 “고객들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다고 본다. 투자이기 때문에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동아일보

[동아일보]
1955∼2015년 日 청년들의 변화

일본 젊은이들의 초상은 시대에 따라 바뀌었다. 시대에 순응하는 젊은 세대가 있는가 하면 기성세대가 만든 틀을 깨부수는 세대도 있었다.

일본 사회학자 후루이치 노리토시(古市憲壽) 씨는 ‘절망의 나라의 행복한 젊은이들’이란 저서에서 일본 젊은이들의 변화를 소개하며 전후 첫 젊은이의 초상으로 ‘태양족’을 꼽았다.

일본 정치인 가운데 극우 중의 극우로 꼽히는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전 도쿄도지사는 23세였던 1955년 ‘태양의 계절’이란 소설책을 내놨다. 고도성장시대 초기 젊은이들의 반항심리를 그린 소설로 등장인물들은 기존 질서에 구애받지 않는 행동을 일삼았다. 젊은이들이 소설의 등장인물을 따라하며 태양족이 탄생했다. 태양족은 선글라스를 끼고 해수욕장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옷차림으로 거리를 돌아다녔다. 젊은 남녀들이 거리낌 없이 혼숙을 했고 성 관념도 문란했다.

1964년 무렵에는 ‘미유키(みゆき)족’이 언론에 오르내렸다. 이들은 롱스커트로 몸을 치장하고 커다란 쌀 포대를 안고 돌아다녔다. 당시는 쌀 포대를 든 게 ‘멋있다’고 여겨졌다. 애초 이들이 도쿄(東京) 긴자(銀座) 미유키 거리에 자주 모였기에 미유키족이란 별명이 붙었다. 경찰은 토요일 오후 미유키족들을 연행해 경찰서로 데려갔다. 그러고는 “유흥가 주변을 서성이지 않겠다”는 서약을 받고 풀어주기도 했다.

일본은 1960년대부터 고도성장을 시작한다. 연평균 10%를 넘는 성장을 했다. 라디오와 TV가 각 가정에 보급됐다. 반항아 이미지의 젊은이 모습이 점차 사라져갔고 새로운 유형의 젊은이들이 떠올랐다.

1975년 히라노 히데아키(平野秀秋)와 나카노 오사무(中野收) 씨가 펴낸 ‘카피 체험의 문화’라는 책은 ‘캡슐 인간’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라디오나 레코드 등 정보기기에 둘러싸인 채 개인 공간에서 빠져 사는 고독한 젊은이들을 묘사한 것이다. 이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일본 젊은이들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1990년대에는 ‘젊은이론의 종결’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족이라는 말이 흔하게 쓰이지 않았다. 2000년 들어 일본의 불황이 길어지면서 자동차 등을 잘 사지 않는 ‘소비혐오족’, 물질이나 출세에 대한 욕심을 버린 ‘사토리(さとり·깨달음, 득도)세대’ 등의 용어가 등장했다. 최근 들어서는 불황만 경험한 ‘불황세대’가 일본 젊은이들의 주류를 이루는 추세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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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커버스토리


[ 임현우 기자 ] 고가전략으로 ‘배짱영업’을 하던 해외 명품브랜드들이 한국시장 판매가를 잇달아 내리고 있다.

12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명품 시계·보석회사인 리치몬트그룹은 계열 브랜드인 IWC, 예거르쿨트르, 파네라이, 바쉐론콘스탄틴, 피아제의 국내 가격을 최근 5~10% 인하했다. 까르띠에는 면세점 판매가를 5% 낮췄다. 앞서 지난 3~4월에는 스위스 시계 파텍필립과 태그호이어, 프랑스 잡화 고야드 등이 국내 판매가를 최대 30% 가까이 내렸다. 시계 보석 잡화 등 명품 브랜드 전반에서 가격 인하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샤넬은 3월 ‘보이샤넬’ ‘2.55’ ‘클래식’ 등의 핸드백값을 10~20% 내렸다. 콧대 높은 샤넬의 가격 인하는 이례적인 일로 큰 화제가 됐다.

명품 브랜드가 가격을 인하하는 표면적인 이유는 환율 변동이다. 리치몬트코리아 관계자는 “올 들어 유로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유럽지역 가격이 내려감에 따라 가격의 국제적인 균형을 위해 본사 차원에서 아시아 가격을 일괄 인하했다”고 말했다.

명품 브랜드의 가격전략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품을 공식 매장보다 싸게 살 수 있는 온라인 중고 거래, 병행수입 등 이른바 ‘회색시장’으로 소비자가 이탈하고 있어서다. 패션컨설팅업체 MPI의 최현호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한 가격정보 공유가 활발해지면서 특정 국가에서만 비싸게 파는 기존 가격전략은 고수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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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대표적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트위터의 입지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트위터는 11일(현지시간) 딕 코스톨로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한다고 밝혔다. 후임이 정해질 때까지 공동창업자 중 한 명인 잭 도시 이사회 의장이 임시 CEO를 맡게 된다. 코스톨로 CEO는 그동안 실적 악화로 퇴진 압박을 받아왔다. 트위터의 올해 1분기 매출은 4억3600만 달러(약 5127억원)로 시장 예상치(4억5000만 달러)보다 낮았다. 직전 분기(4억7900만 달러)보다 매출도 줄었다. 수익성도 나빠져서 1분기에 영업적자 1억62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때 주당 56달러에 달하던 주가는 35달러까지 떨어졌다.

문제는 트위터가 다시 반등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시장이 의문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트위터는 140자 미만의 짧을 글을 지인들과 공유할 수 있는 기능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사진과 동영상 중심의 시대가 되면서 문자 중심인 트위터의 인기는 점차 시들해졌다. 대신 사진을 중심으로 소통하는 인스타그램 같은 3세대 SNS가 인기를 끌었다. 페이스북은 지인 간 소통 외에도 뉴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트위터의 월간 실제 이용자(MAU) 수는 3억200만명이고, 페이스북은 14억4000만명에 달한다. 트위터보다 4년 늦은 2010년 서비스를 시작한 인스타그램도 MAU가 3억명을 이미 넘어섰다.

트위터는 이날 이용자끼리 직접 메시지를 주고받는 다이렉트 메시지(DM) 기능에서 140자 제한을 해제키로 했다. 글자 수 제한 때문에 트위터를 등지는 사용자의 이탈을 막으려는 것이다. 트위터는 팔로어들에게 공개되는 ‘타임라인’과 DM 두 가지 기능이 있다. 이 중 DM에만 글자 수 제한이 없어지고 타임라인은 앞으로도 140자 제한이 유지된다.

수익 모델이 분명치 않다는 것도 트위터의 고민이다. 트위터는 광고 수입에만 의존하고 있는데 전체 광고 시장에서 트위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1%에도 못 미친다. 구글이 31.4%로 확고하게 1위고, 페이스북도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7.9%까지 높아졌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트위터, 140자 글자수 제한 포기하고 CEO도 교체

트위터가 자사의 심볼 ‘140자’ 글자수 제한을 없앤다.

트위터는 그동안 다이렉트메시지(DM)에서 140자까지 쓰기 정책을 유지해왔다. 140자는 사용자들이 좀 더 간결한 문장을 쓰도록 유도해 트위터에 재치있는 문장이 넘쳐나도록 했던 비결이기도 했다. 글자수 제한은 트위터의 초기 급성장을 유도한 원동력이었으나 페이스북 등 다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경쟁에서 밀리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11일(현지시간) IT전문 외신에 따르면 트위터는 개발자들에게 현재 글자수 제한을 철폐한다고 공지했다.

다음달에 글자수 제한을 풀 계획이며 구체적인 실행일은 미정이다. 트위터는 앱 개발자와 협력사들이 설계(아키텍처)를 변경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원래 140자 정책은 휴대폰의 단문문자서비스(SMS)가 최대로 수용할 수 있는 글자수에 맞춘 것이었다. 하지만 왓츠앱, 위챗, 라인 등 메시징 앱이 부상하면서 문자 서비스의 기능이 쇠퇴하는 가운데, 트위터의 정체성도 흔들린 것이다.

외신들은 “곧 트위터에서 1만자까지 글쓰기가 가능해질 것이며 이는 단편 소설을 쓸 수 있는 분량”이라고 전했다.

이날 트위터는 다음달 1일자로 딕 코스톨로 현 최고경영자(CEO)가 사임한다고 발표했다.

이사회 의장이자 창업자인 잭 도시는 공식 후임자를 찾을 때까지 임시 CEO를 맡는다. 코스톨로는 CEO 사임 후 여전히 이사회 의사로 남을 예정이다.

트위터의 주가는 코스톨로 사임 발표후 신사업, 새 CEO에 대한 기대감에 7%까지 상승했다.

코스톨로 CEO는 2008년 말부터 트위터를 이끌면서 2013년 11월 회사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시켰으나, 이후 신사업 부진에 곤욕을 치렀다. 그동안 트위터는 성장동력 분명하지 않다는 주주의 질타를 받아왔다.

이에 따라 CEO 사퇴의 요구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해 전세계 광고시장 규모에서 트위터는 0.5%의 점유율을 보인 반면 페이스북은 4.8%에서 7.9%로 점유율을 높였다 수익모델이 광고뿐인 상황에서 큰 실적 올리지 못 한 것이다.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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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가스전 매각 갈등' 전병일 대우인터 사장 해임하려다, 홍보실장 등 포스코 직원만 문책]

"이런식이면 누가 일하겠나" 포스코 직원들 자조적 반응

대우 직원이 '매각案 문건' 사진으로 찍어 인터넷에 유출

전사장, 반대 의견 올려 반기… 어제 "빠른시일내 거취 표명"



"1968년 포스코 창사 후 47년 역사에서 항명(抗命)이라는 말은 이번에 처음 들었습니다."




포스코의 한 전직 고위 임원은 최근 대우인터내셔널 전병일 사장 해임 논란을 둘러싼 그룹 내홍(內訌) 사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12일 이같이 말했다.




포스코 계열사인 대우인터내셔널의 전병일 사장은 지난달 26일 그룹이 검토해온 대우인터내셔널 미얀마 가스전 매각안(案)에 대해 반대 의견을 사내 게시판에 올렸다. 자신에 대한 해임 절차가 진행되던 이달 10일에는 '당장 물러나지 않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사외이사들에게 보냈다.




그의 두 차례 '항명'에 대해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1일 오후 '전 사장에 대한 해임 절차는 진행되지 않았다'는 해명 자료를 내도록 지시했다. 대신 '항명이라고 언론에 보도되도록 한 책임을 묻겠다'며 한성희 홍보실장(상무)을 보직 해임시켰다. 미얀마 가스전 매각안 유출 책임을 빌미로 10일 경질된 조청명 포스코 가치경영실장(부사장)과 홍보실장이 이번 사태의 '희생양'이 된 것이다. 내부에서는 "이런 식이라면 누가 회사 방침을 관철시키기 위해 앞장서 일하겠느냐"는 자조(自嘲)가 나오고 있다.




"가스田 매각하면 회사 불구된다"




이번 사태의 진원지는 대우인터내셔널이다. 지난달 중순 포스코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을 총괄하는 가치경영실은 미얀마 가스전 매각안이 포함된 'DWI 자원사업 구조개선 검토' 문건을 들고 인천 송도에 있는 대우인터내셔널 본사에서 회의를 열었다.






그런데 이 문건이 사진으로 찍혀 지난달 22일 무렵 직장인들이 사용하는 익명(匿名) 앱인 '블라인드'에 올라왔다. 포스코의 한 임원은 "이걸 올린 건 대우 직원들"이라며 "조직원으로서 적절치 않은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 임직원들의 생각은 다르다. 권오준 회장이 대우인터내셔널을 통째로 팔려고 했으나 포스코가 인수했던 가격보다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만 제시되자 '우량 자산만 떼어 파는 방안을 연구하라'고 지시했다는 것이다.




한 임원은 "미얀마 가스전은 1%도 남기기 어려운 무역사업 이익을 모아 10여년간 투자해 이뤄낸 대우 조직원들의 피와 땀의 산물"이라며 "이걸 팔면 회사는 불구(不具)가 되는데 이런 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는 것을 그냥 넘어갈 수 있느냐"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전병일 사장은 사내 게시판에 "미얀마 가스전 매각은 대의명분이 부족하고 재무적 실리도 없으며 절차상 실현 가능성도 없다"며 "매각 시 이익의 40~50%가 과세 대상이어서 결과적으로 포스코에 2000억원의 장부상 손실이 나게 된다"고 주장했다. 대우 직원들은 이에 대해 쌍수를 들고 환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전 사장은 12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를 열어 공식 거취를 표명하겠다"고 말해 사실상 사퇴 의사를 밝혔다.




"포스코 구조조정 방향키 잃고 混線"




재계에서는 권오준 회장 등 포스코 수뇌부의 구조조정 작업에 대해 '전반적으로 아마추어 같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표적인 사례가 포스코특수강의 헐값 매각 논란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포스코특수강은 주력 사업에 포함되는 알짜 계열사인데도 충분한 자금력이 없는 세아제강에 무리하게 파는 바람에 시세의 3분의 1밖에 못 받았다"고 지적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한 간부도 "우리는 섬유·철강·자원 같은 주력 포트폴리오를 시대에 따라 바꿔가며 생존해 왔는데 미얀마 가스전만 떼내 파느니 차라리 회사를 통째로 매각하는 게 낫다"고 말했다.




증권업계의 한 임원은 "지난달 26일 미얀마 가스전 매각 관련 조회 공시 답변서에서 포스코는 '검토 중이나 확정된 바 없다'며 검토 사실을 인정했는데 대우인터내셔널은 '검토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며 "오합지졸 집단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꼬집었다.




재계에서는 "포스코가 구조조정의 방향키를 잃고 혼선을 빚고 있어 걱정된다"는 시각이 많다. 한 경제단체 고위 임원은 "오너가 없는 포스코에서 수뇌부가 흔들리면 국민경제 전체에 악영향이 불가피하다"며 "해외 사업 구조조정 등 포스코가 해야 할 일이 산적했는데 하루빨리 조직을 추슬러야 한다"고 말했다.




[권오준 회장은]




입사후 R&D 외길… 취임후 '경영능력' 우려 목소리




권오준 회장은 작년 1월 회장 선출 당시 사내외에서 "전혀 의외의 인물이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임 정준양 회장의 서울사대부고 후배인 권 회장은 서울대 금속공학과 출신으로 미국 피츠버그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포스코 입사 후 기술연구소장·기술총괄 사장 등 연구·개발(R&D) '외길'을 걸어와 일선 현장 경영 경험이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사내 교류가 적어 포스코 임원진 사이에선 "권오준이 도대체 누구냐"는 얘기가 한동안 나돌았다. 구조조정 같은 난제를 해결할 '경영 능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았고 R&D 출신만 중용(重用)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Hot 이슈메이커] 권오준 회장 대우인터 악재딛고 돌파구찾을까

상처난 리더십… 사우디 합작 본계약 등 구조조정으로 승부수

임기 중반전을 달리고 있는 권오준(사진) 포스코 회장이 취임 이후 가장 큰 고비를 맞고 있다. 포스코가 가장 공들이고 있는 구조조정 과정에서 자회사 대우인터내셔널과의 의견 충돌이 밖으로 알려지며 쇄신작업에 급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갈등이 더 번지기 전에 관련 임원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단행하며 서둘러 사태를 수습하고 있지만 이미 난 상처를 치유하는 데는 적잖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재무구조의 획기적 개선'을 내걸고 지난해 3월 취임 이후 쉼 없는 행보를 보여온 권 회장으로서는 이번 위기를 어떻게 돌파하느냐에 따라 리더십이 재평가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로 분석된다.

포스코는 지난달 비상경영쇄신위원회를 출범하고 사내이사와 전 계열사 사장이 사표를 내는 각오로 강력한 혁신 의지를 내비쳤다.

올 초 자회사 포스코건설에 대한 검찰 수사와 포스코플랜텍·포스하이알 등 계열사 부실로 포스코의 위상이 바닥으로 떨어진 데 따른 비상 조처였다. 포스코에 당면한 위기였지만 모두 전임 정준양 회장 시절 내부 관리와 경영 판단에서 비롯된 문제였던 만큼 권 회장 입장에서는 비상경영을 계기로 그룹을 재편하고 새출발할 기회이기도 했다. 반면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두고 자회사 대우인터의 전병일 사장과의 갈등이 밖으로 표출된 최근 사태는 권 회장이 중심에 서 있고 아직 완벽히 수습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기존의 위기와는 성격이 다른, 권 회장이 직접 헤쳐가야 할 과제로 평가된다.

권 회장은 포스코의 혁신 의제로 △철강 본원경쟁력 강화 △신성장사업 선택과 집중 △재무구조 획기적 개선을 내걸고 지금까지 숨 가쁜 16개월을 보내왔다. 철강 본원 경쟁력 강화나 신성장 사업 육성은 신규투자와 기술 개발 등 내부 역량을 집중하는 데서 판가름이 나는 사안들이다.

또 포스코의 대표적인 '기술통'으로 손꼽히는 권 회장의 전문분야다. 상대적으로 권 회장이 풀어가기에 쉬운 영역에 속한다.

반면 재무구조 개선은 계열사나 자산 매각, 인적 구조조정을 수반하는 만큼 계열사 간 이해관계와 정부, 채권단, 지역 민심 등까지 고려해야 하는 만만찮은 작업들의 연속이다.

지금까지 포스코에서 엔지니어로서 경력을 쌓아온 권 회장에게는 난제였음에도 지금까지 재무구조 개선 작업은 순조로웠다. 지난해 경북 포항의 롯데마트 건물·부지와 대우인터내셔널이 보유한 마산백화점 등 비핵심 부동산을 매각했고 올 3월에는 포스코특수강을 세아베스틸에 넘기면서 5,600억원을 확보했다. 이밖에 △포스화인 △USP △포스코-우루과이 △뉴알텍 △샌드파이어리소시스(구리광산) 등을 잇단 매각해 지금까지 1조5,000억원가량의 자금을 모았다. 이런 재무구조개선의 밑바탕에는 '포스코를 제외한 모든 계열이 구조조정 대상'이라는 그의 철학이 깔렸다.

자회사 대우인터가 보유한 미얀마 가스전 역시 포스코그룹 입장에서 볼 때 '철강 본원 경쟁력'과 거리가 있는 비핵심 자산인 만큼 매각 검토 대상에 이름이 올려져 있었다. 그러나 지난달 미얀마 가스전으로 그룹 내 갈등이 촉발됐고 이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포스코는 미얀마 가스전 매각을 장기 검토 과제로 멀찌감치 미뤄뒀다. 권 회장의 3대 혁신 의제 중 결국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특히 이번에는 그룹의 구조조정 방향에 자회사가 반발하는 전례가 생긴 만큼 앞으로도 비슷한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권 회장은 우선 현재 가동 중인 쇄신위에 집중하며 난관을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조만간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에 포스코건설 지분 1조2,000억원어치를 넘기는 합작사업 본계약 체결이 예상되는 점은 권 회장에게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재무구조 개선 성과(1조5,000억원)에 버금가는 대형 계약으로 포스코 쇄신작업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 부실계열사로 꼽히던 포스코플랜텍이 채권단 실사를 거쳐 워크아웃에 들어가고 포스하이알도 청산될 예정이어서 '부실' 이슈도 당분간 잠잠해질 것으로 분석된다. 자본잠식상태인 포스하이메탈의 경우 포스코 고부가가치강 생산과 밀접한 만큼 하반기 증자 등을 통해 영업을 지속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우인터 사태에서 계열사 관리와 재무구조 개선 대상에 대한 논란이 생긴 만큼 쇄신위를 통해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느냐가 앞으로 권 회장의 리더십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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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삼성, 지난달 '아틱' 선봬 누구나 서비스·앱 개발
통신3사도 '담장 허물기' 씽플러그 등 플랫폼 공개
IoT 생태계 구축 앞다퉈

전세계적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신산업 사물인터넷(IoT)을 둘러싼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IoT 목장의 혈투는 그동안 다른 산업의 시장경쟁 처럼 빗장을 걸어두고 경쟁사와 영역다툼을 벌이는 방식이 아니다. 오히려 목장의 담장을 허물어 목장을 개방하는 경쟁이다.

전 세계 수백만가지의 생활용품을 통신망으로 연결해 전세계 사람들이 이용하도록 하는 IoT 산업의 특성 때문에 빗장을 걸어둔 목장은 매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누가 더 빨리 효과적으로 목장의 담장을 헐어내고, 더 많은 사람들을 목장 안으로 끌어들이느냐가 경쟁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요인으로 주목되고 있다.

■삼성·구글·애플 글로벌기업들, 담장 허물기 경쟁

12일 정보통신기술(ICT)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은 각각 IoT 플랫폼 '브릴로', '홈킷'을 각각 발표하고 IoT 생태계 구축에 나섰다. 세계 ICT 시장을 주도하는 두 기업의 최대 IoT 전략은 개방이다. 양사 모두 SDK(소프트웨어 개발 킷)를 공개하면서 더 많은 개발자들이 자사 운영체제(OS)의 애플리케이션(앱)과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나섰다.

과거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대부분의 소프트웨어(SW)를 직접 만들어 공급했다면 이제는 공간을 만들어 주고 누구든지 들어와서 응용 프로그램, 디바이스들을 개발할 수 있도록 '개방'을 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지난해 8월 미국 IoT 전문기업인 스마트싱스를 2억달러(약 2000억원)에 인수한 뒤, 지난달에는 개방형 IoT 기기 개발 플랫폼 '아틱'을 내놓으며 IoT 시장 개방 물결에 동참했다. 아틱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통신칩, 센서 등으로 구성된 개방형 IoT 개발 플랫폼이다. 누구든 마음만 먹으면 아틱을 이용해 삼성전자와 연결되는 IoT 서비스나 앱을 만들 수 있다.

인텔, 퀄컴 등 전통의 강자들도 잇달아 IoT 플랫폼을 공개했고 중국 화웨이는 초경량 IoT 운영체제(OS) '애자일 IoT'를, 샤오미는 스마트홈 플랫폼 '미홈(Mi Home)'을 선보였다.

■통신회사들도 각자 플랫폼 내놓고 경쟁

IoT 경쟁은 영역구분이 없다. 제조회사나 서비스회사 가릴 것 없이 누구나 목장의 문을 열어놓고 개발자들과 다양한 생활용품, 산업군을 끌어들이면 시장의 승자가 되는 구조다.

SK텔레콤, KT, LG U+ 국내 이동통신 3사도 각자 IoT 플랫폼을 공개하고 경쟁에 가세했다.

SK텔레콤과 KTIoT 플랫폼을 내놨다. SK텔레콤은 국제 표준 'oneM2M' 기반 IoT 플랫폼인 '씽플러그'를 열었다. 씽플러그는 국제 표준인 'oneM2M Release 1'을 기반으로 한 IoT 플랫폼으로, oneM2M 표준을 준수하는 단말기, 앱과 쉽게 연동이 가능한 개방형 플랫폼이다. oneM2M는 지역별로 다른 M2M 표준 때문에 국제적으로 제품을 호환할 수 없는 현실 개선을 위해 2012년 출범했으며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TTA).미국통신정보표준협회(ATIS).유럽통신표준화기구(ETSI) 등이 참여 중이다. 기관.단체는 개별적으로 M2M 표준을 개발하지 않고 oneM2M에 안건으로 올려 국제 표준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절차를 거치는 방식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IoT를 통한 초연결 사회는 단순히 한 나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범용성이 생명이기 때문에 국제 표준에 기반한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KT는 기존에 운영하던 기업형 IoT 플랫폼 '3MP'를 개인형 시장까지 확대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IoT 서비스를 출시하고자 하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개방형 IoT 플랫폼'을 조만간 출시할 계획으로 향후 출시되는 KT의 모든 IoT 서비스는 이 플랫폼 기반으로 구현할 방침이다. 현재 KT는 개방형 IoT 플랫폼을 활용한 비즈니스 솔루션 개발을 위해 다양한 국내 중소기업과 협력 모델을 개발하고 있으며 특히 비콘 인프라 등 중소기업이 선투자하기 어려운 IoT 특화망에 대해 시범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LG U+는 세계 최대 IoT 사업자 연합인 '지-웨이브 얼라이언스(Z-Wave Alliance)'와 손을 잡았다. 지-웨이브 얼라이언스는 스마트 가전제어 등 '홈IoT'에 적합한 무선통신 솔루션인 'Z-Wave'를 채택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연합체다. 전 세계 230여 업체가 회원으로 가입돼 있다. LG U+는 지-웨이브 회원사들과 플랫폼을 공유해 국내는 물론 해외 진출까지 노리고 있다. 이상철 LG U+ 부회장은 "제조업체들은 하드웨어에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제조사마다 앱이 달라 모든 제품을 연결하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다"며 "개방형 플랫폼을 만들어 모든 앱을 자유롭게 구동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개별 제조사와 이해관계가 없는 통신사가 가장 유리하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LG U+는 IoT를 추진하는 모든 기업들이 LG U+의 플랫폼과 SW 등 자산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개방하고 있다. 최근 지-웨이브를 적용한 가스밸브 원격제어 서비스 'U+가스락' 등이 그 결과물이다.

eyes@fnnews.com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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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경이코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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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 2013~2014년에 쓴 비용만 5兆
- "모든 게 불투명해진 상태"

출처=www.mirror.co.uk


[이데일리 송이라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 비리 수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2018 월드컵 개최지로 선정된 러시아가 울상을 짓고 있다. 비리 수사의 칼날이 2018, 2022 월드컵 개최지 선정 과정에으로 향하면서 당장 3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 준비에도 차질을 빚게 됐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2018 러시아 월드컵에 먹구름이 점점 더 드리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주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이 사임의사를 밝힌 이후에도 러시아 스포츠 장관 겸 제1 부총리는 예정대로 공항 확장 계획을 평가하고 새로운 경기장을 둘러보는 등 예정된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그러나 FIFA 부패 스캔들이 아마 러시아까지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관련업계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지난주 FIFA 관계자는 러시아와 카타르 개최 과정에서 뇌물 증거가 나오면 개최지 권한을 박탈하겠다고 발언했다가 며칠 후에는 정당하다고 하는 등 혼란한 내부 분위기가 감지됐다. 여기에다 10일 FIFA 지도부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악화할 경우 러시아 월드컵을 카타르로 옮겨 개최하는 비밀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면서 러시아로서는 개최국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러시아 프로축구팀 안지 마하치칼라 게르만 키스티야코브 전 매니저는 “블라터와 FIFA 문제는 당연히 러시아 월드컵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현 상황은 매우 불확실하고 투명하지 않은 상태”라고 우려했다.

월드컵 준비과정에서 이미 막대한 비용을 쏟아부었다는 점도 문제다. 국제유가 급락과 서방국 제재로 국가 경제가 악화되는데도 불구하고 월드컵을 위한 비용에 연방 예산을 대거 끌어다 썼는데 개최 자체가 불투명해지면서 이미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 투자자들도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공항 확장 등 인프라 업그레이드와 호텔 및 건물, 7개 경기장 신축 등의 사업이 올해부터 이미 시작됐다. 현재까지 공개된 계획으로 추산하면 2013년과 2014년에만 무려 46억달러(약 5조1300억원)가 지출됐다.

빅 스포츠 이벤트를 조사하는 마틴 뮬러 취리히대학교 지질학과 교수는 “러시아에 지어질 새로운 경기장은 아마 다른 어떤 월드컵 경기장보다도 많은 돈이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모든 계약이 불투명해진 상태”라고 말했다.

송이라 (rass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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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2015.06.12/뉴스1 © News1(서울=뉴스1) 윤수희 기자,최진모 디자이너 = 중국의 새로운 경제성장 키워드로 '인터넷 플러스(+)' 전략이 주목받고 있다. 인터넷과 전통산업의 결합으로 인터넷 시장의 규모와 잠재력을 더욱 키우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중국 IT기업 텐센트(텅쉰)은 인터넷 플러스 전략의 최전선에서 '스마트시티' 등 인터넷 활용 영역을 점차 넓히고 있다.

2015.06.12/뉴스1 © News12015년 3월 중국 양회에서 리커창 총리는 '인터넷 플러스(+) 행동전략'을 제시했다. 인터넷 모바일·클라우드 컴퓨팅·빅데이터·사물인터넷을 제조업·농업 등 전통산업과 결합해 산업구조 전환과 업그레이드를 도모하겠다는 복안이다. 리커창 총리가 정부 주도의 인터넷 플러스 전략을 천명하자 지방정부와 일부 산업군을 중심으로 관련 프로젝트 및 컨퍼런스가 진행 중이다.


2015.06.12/뉴스1 © News1인터넷 플러스 전략 개념은 2012년 11월 중국 IT 시장조사기관 엔포데스크 위양 회장이 처음 제시했다. 그 이후 해당 개념이 IT 기업으로 확산됐고 올해 1월 중국 정부가 400억 위안의 벤처 창업 투자 기금을 조성해 인터넷 플러스 전략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다.

2015.06.12/뉴스1 © News1현재 중국 인터넷 시장의 발전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2015년 현재 중국 인터넷시장 규모는 1조 위안이며 네티즌 수는 6억 4900만명에 달한다. 이 중에서 모바일 네티즌 규모는 5억 5700만명으로 모바일 인터넷 보급률은 85.8%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중국 정부는 거대 인터넷시장에 전통산업을 끌어들여 그 잠재력을 더욱 키우려 하고 있다.

2015.06.12/뉴스1 © News1인터넷 플러스 전략의 중심에는 IT 기업 텐센트(텅쉰)이 자리하고 있다. 텐센트는 한국의 네이트온, 카카오톡과 비슷한 메신저 서비스 QQ, 웨이신으로 급속히 성장한 기업이다. 텐센트는 포털사이트, 무선인터넷, 게임 등으로 사업 영역을 점차 넓혀가고 있다. 마화텅 텐센트 회장은 지난 4월 열린 '2015 인터넷 플러스(+) 중국 컨퍼런스'에서 "웨이신·QQ 통신 플랫폼은 사람과 사람, 사람과 서비스, 사람과 기계를 잇는 연결고리가 될 것이다", "다양한 전통산업 분야를 최대한 하나로 연결해 그들의 각자의 현장에서 자신들의 파트너와 함께 성공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5.06.12/뉴스1 © News1텐센트가 생각하는 '인터넷+ 시대' 구현 방법은 QQ, 웨이신 등 메신저 서비스로 축적된 정보 및 언제 어디서나 파트너십을 발휘할 수 있는 금융·정보 제공 서비스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다. 또 복합 스타트업 양성센터를 건립해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하나로 융합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을 형성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텐센트는 이미 지난 4월 상하이 쉬후이구에 '텐센트 창업센터'를 열어 스타트업 기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2015.06.12/뉴스1 © News1인터넷 플러스 전략은 인터넷 서비스와 지방 행정을 융합한 '스마트시티'로 실현되고 있다. 현재 텐센트는 20개 지방 도시와 협약을 맺고 인터넷 정보 공개, 지방 행정 능력 강화 등에 힘쓰고 있다. 상하이의 경우 텐센트의 메신저 서비스 웨이신을 통해 날씨 정보 습득, 민원 업무 처리, 여권 신청, 세금 납부 등 14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2015.06.12/뉴스1 © News1스마트시티 제도를 도입함으로써 도시 생활서비스를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제공 받을 수 있게 됐다. 아울러 지방 정부에서 제공하는 교통·의료·공공서비스 혜택 누릴 수 있게 됐다. 텐센트에서 개발한 각종 콘텐츠를 지방행정 업무와 결합해 사용자의 편의를 최대한 증진시키겠다는 목표다.

2015.06.12/뉴스1 © News1중국의 인터넷 플러스 전략은 우리나라에도 의미하는 바가 크다. 인터넷을 단순히 도구로 여기지 않고 생활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 기업이 발전하고 사용자들의 편리한 이용을 유도한다. 인터넷 플러스 전략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중국 경제의 흐름을 파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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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DNet Korea

[통계뉴스]올해 온라인 쇼핑 절반 육박할 듯

(지디넷코리아=장윤라 기자)중국 모바일 쇼핑 시장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지난 1분기 춘절 연휴 여파로 전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긴 했지만 올 한해를 기준으로 할 경우 가파른 상승세가 예상된다.

아이리서치차이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국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는 PC쇼핑에 거의 육박할 것으로 전망됐다. 전체 온라인 쇼핑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7.8%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모바일 쇼핑 시장 자체도 큰 폭 성장이 예상된다. 비록 1분기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는 춘절 비수기 영향으로 지난 해에 비해 소폭 감소했다. 하지만 아이리서치차이나 자료에 따르면 올해 중국 모바일 쇼핑 시장 규모는 지난 해에 비해 168% 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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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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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Focus >油田·은행 등 손아귀에… 재산 20억달러 ‘부자 테러조직’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는 ‘역사상 가장 부유한 테러조직’이자 ‘역사상 가장 급성장한 테러조직’으로 불릴 만하다.

지난해 6월 10일 이라크 제2의 도시 모술을 점령하고, 6월 29일 시리아 락까에서 ‘칼리프 국가’를 선언했을 당시만 해도 IS가 장악한 지역은 두 나라의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하지만 당초 명칭이었던 ‘이라크와 레반트의 이슬람국가(ISIL 또는 ISIS)’를 ‘IS’로 바꾼지 1년이 지난 현재 IS는 시리아 영토의 절반 이상, 이라크의 3분의 1을 점령하며 중동지역은 물론 국제정세를 뒤흔드는 준국가로 성장했다. 지난해 8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IS를 막기 위한 ‘제한적 공습’을 선언한 후 시리아 코바니, 이라크 티크리트 등에서 정부군에 패배하면서 세력이 약화되는 듯했던 IS는 지난 5월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의 라마디를 점령한 데 이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로 가는 거점지역인 팔미라를 점령해 세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지난 9일에는 리비아 시르테를 장악하는 등 IS는 이라크와 시리아, 리비아 등 3개국에서 ‘영토’를 확장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정부시설, 유전, 은행 등을 손에 넣은 IS의 재산은 약 20억 달러(약 2조2196억 원·지난해 말 기준)로 추정된다. 지난 8일 뉴욕타임스는 미 정보당국이 IS 자금관리 책임자인 아부 사야프의 시리아 자택을 급습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IS의 조직체계가 상당히 촘촘히 짜여 있다고 보도했다. IS 최고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는 수도로 선포한 시리아 동부 락까에서 ‘에미르(emir)’라고 불리는 지역 지도자들과 정기적으로 회동하고 있으며, 전투를 담당하는 ‘군사위원회’나 암살과 납치 등 비밀 작전을 수행하는 ‘안보위원회’ 등의 산하 조직도 체계적으로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IS의 주 수입원인 석유를 판 돈은 절반을 조직 일반운영 예산으로 편입한 뒤 나머지를 유전시설 운영자와 근로자 봉급으로 배분하고 있다.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테러전문가인 세스 존스는 8일자 미국 월스트리트저널 기고문을 통해 IS의 급성장 비결을 포섭, 전리품 분배, 선전 등으로 지목했다. IS는 지금까지 약 3만 명의 외국인 전사를 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오애리 선임기자 aeri@munhwa.com

  문화일보



“팔 수 있는 모든 문화재는 팔아버리고 팔 수 없는 것들만 파괴한다.”이라크 정부 박물관국의 카이스 후세인 라시드 국장은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약탈 문화재 전략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오는 29일 정교일치 국가 수립을 선언한 지 1주년을 맞는 IS가 최근 ‘문화재 사업’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있다. 과거 문화재 파괴 영상 등을 공개하며 자신들의 세력을 과시했던 IS는 이제 파괴보다는 밀매에 집중하며 장기적인 조직 운영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분석했다.

지난 5월 20일 IS는 ‘시리아의 오아시스’ 도시 팔미라를 완전 장악했다. 다마스쿠스에서 북동쪽으로 210㎞ 떨어진 팔미라는 ‘사막의 베네치아’ ‘사막의 진주’ ‘사막의 공주’라는 별칭이 따라다닐 정도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 고대 문화유적이 많은 곳이다. 동서가 교차하는 위치에 있어 고대 로마와 그리스, 페르시아의 양식이 혼합돼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문화재 도시로 손꼽힌다. IS가 팔미라를 장악하자 외신들은 일제히 ‘팔미라 역사상 최대 위기’라며 문화재 파괴를 우려했다.

그러나 IS는 팔미라 일대 유적 가운데 다신교와 관련된 조각상만 부수고 나머지는 보존하겠다고 공언했다. 앞서 지난 2월 이라크 모술의 박물관에 전시된 석상과 조각품을 깨부수는 영상을 공개하고 같은 해 4월 이라크 북부에 있는 아시리아의 님루드 유적을 폭발시키는 장면을 통해 존재감을 과시한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IS의 팔미라 유적보존은 IS가 문화재 전략을 파괴에서 판매로 전향한 단적인 예로 볼 수 있다고 WP는 분석했다. WP는 “미군 주도의 연합군이 IS가 장악한 유전 시설을 공격하며 원유 판매보다 문화재 판매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며 “IS의 문화재 판매 수익을 가늠하기는 힘들지만 수천만 달러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지난 4월 월스트리트저널(WSJ)은 “IS가 지난 1년간 유물 밀매로 얻은 수익이 1억 달러(약 1100억 원)에 달한다”고 내다봤다.

IS는 주로 이라크 지역의 오래된 밀수 네트워크를 이용해 관계 당국의 감시를 피하며 세계 각국에 문화재를 판매하고 있다. 마이클 단티 보스턴대 고고학과 교수는 “이곳에서 거래된 문화재는 쿠웨이트, 이스라엘, 터키 등의 시장으로 넘어간다”며 “중소형 유물은 주로 직거래가 되고 규모가 크고 유명한 문화재들은 ‘세탁’ 과정을 거친 뒤 판매된다”고 말했다.

세탁과정을 거친 문화재는 온라인을 통해 미국 등 서구로 넘어가기도 한다. 미국 워싱턴 소재 유물연합(Antiquities Coalition)의 데버러 레어 회장은 “IS가 협회로 잘못 보내온 이메일을 통해 문화재 온라인 판매 사실을 파악했다”며 “문화재 수집가들에 대한 교육과 관련법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문화재 수출 관련 수치는 IS의 활발한 문화재 거래를 시사하고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USITC)에 따르면 이라크에서 미국으로 수출된 유물의 양은 지난 2010년에서 2014년 사이 4배나 증가했다.

미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지난 1년 동안 이라크와 시리아 지역에서 승승장구하며 세력을 확장한 IS가 문화재 판매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으로 대량 파괴무기 제조를 시도하는 등 국가 체제를 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사회는 IS가 체제정비와 함께 핵무기까지 손을 뻗는 데 깊은 우려를 보이고 있다. 10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줄리 비숍 호주 외교장관의 말을 인용해 최근 IS가 시리아와 이라크의 점령시설에서 방사성 물질을 끌어모아 비축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어떤 테러리스트 집단도 방사성 물질이 들어간 폭탄을 사용한 적은 없지만 IS는 지난달 선전잡지에서 핵무기 획득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인디펜던트도 IS가 현재 핵무기를 확보할 수 없는 수준이라면서도 유전지대 점령과 고대유물 밀매, 장악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세금 징수 등으로 엄청난 부를 축적한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대종 기자 bigpap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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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국민의,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정부.’

이 한 마디로 민주주의 체제에서 국민과 국가의 관계를 명쾌하게 정리한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 그는 아마 미국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대통령이며, 우리에게도 흑인 노예 해방의 아버지로 친숙한 인물일 겁니다. 많은 사람들은 그를 남과 북으로 분열된 연방을 대통합으로 이끌어낸 위대한 지도자로 기억하고 있죠.

그런데 말입니다. 링컨은 정말 ‘노예 해방론자’였을까요?

글쎄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링컨에게 노예 제도 폐지는 정치적 득실에 따라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는 사안이었거든요. 19세기 중반 미국 사회에서 노예 제도가 도마에 오른 건 그 제도가 비윤리적이기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당시 더 중요한 문제는 서쪽으로 확대되는 영토를 두고 남부와 북부의 대립이 끊이질 않았다는 점이었죠.

식민지 시대 이후부터 대규모의 농장이 발달한 남부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 완고하게 노예 제도를 옹호했습니다. 엄청난 규모의 노동력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반면 북부는 상공업이 발달하면서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됐습니다. 노예가 아닌 자유로운 임금 노동자가 절실한 시점이었습니다.

이처럼 북부와 남부의 이질적인 경제구조는 자연환경에 의한 것이었지만, 제임스 M. 바더맨은 애초부터 서로 다른 이주민이 정착해 살았던 것도 이런 차이를 만들었다고 전합니다. 남부에 정착한 영국인들은 토지 상속에서 배제된 지주 계층. 남부에 대농장을 짓고 노예를 부리며 고향의 귀족 생활을 누리는 반면, 북부에 정착한 사람들은 근면과 자기 절제라는 노동 윤리에 충실한 청교도인이었단 것이죠. 


아무튼 이런 이유로 새로 연방에 가입되는 주(州)가 노예주가 될 것인가, 자유주가 될 것인가를 둘러싸고 북부와 남부는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게다가 연방정부가 북부 상공인들을 보호하겠다고 영국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기까지 하니, 영국 제품으로 사치를 하던 남부 귀족들이 연방으로부터 이탈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기에 이르고요.

이런 가운데 1860년 북부 출신의 공화당 후보 링컨이 대통령으로 당선됩니다. 그의 최대 관심사는 분열된 미국을 하나로 통합하는 것. 그러나 ‘노예제 반대’라는 명분을 내걸고 남부를 고립시키려는 링컨의 태도를 신뢰할 수 없었던 남부연합군은 이듬해 4월, 남부연합군의 북부 연방 요새에 대한 공격을 감행합니다.

길고 가혹했던 4년간의 남북전쟁은 사흘 꼬박 전투가 계속된 게티즈버그에서 끝내 승패가 갈립니다. 남부연합군의 백기. ‘1863년부터 남부의 모든 노예가 자유의 신분이 된다’는 내용이 골자인 링컨의 ‘노예 해방 선언문’에 따라 400만 명의 노예들이 자유를 찾게 되죠. “백인과 흑인이 정치사회적으로 평등하게 되는 것에는 찬성하지 않는다”던 링컨이었지만, 이 선언으로 남부의 흑인들이 대거 북부로 넘어옵니다. 링컨은 도덕적으로도 우위를 확보하게 되고요.

“내가 단 한 사람의 노예를 해방시키지 않고도 미국을 구할 수 있었다면 그렇게 했을 겁니다. 모든 노예들을 해방시킴으로써 미국을 구할 수 있었다면 역시 그렇게 했을 겁니다. 그들 중 몇 명만 풀어주고 미국을 구할 수 있었다면 마찬가지로 그렇게 했을 겁니다.”

남북전쟁 중인 1862년 8월, 링컨이 ‘뉴욕 트리뷴’에 기고한 글입니다. 링컨의 관심사는 언제나 다수의 지지로 연방정부를 유지한다는 데 있었습니다. 링컨이 노예 해방의 공로자로 역사에 기록된 건 그가 노예 해방론자들의 여론이 들끓던 시대에 대통령이 됐다는 사실 덕분입니다. 

이정아 기자/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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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역대 최악 인플레는 2차대전 직후의 헝가리
한달새 물가 4190조% 올라



[ 이심기 기자 ] 아프리카의 짐바브웨가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국 화폐 사용을 중단하기로 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란 물가상승률이 월 50%를 넘으면서 통화당국의 통제상황을 벗어나는 상태를 뜻한다.

짐바브웨 중앙은행이 오는 15일(현지시간)부터 자국 화폐인 짐브바웨달러 사용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12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짐바브웨 중앙은행은 15일부터 9월 말까지 17경5000조 짐바브웨달러를 미화 5달러로 바꿔주기로 했다. 두 화폐를 3경5000조 대(對) 1이라는 기록적인 비율로 교환하기로 한 것이다. 예금자의 은행 잔액도 이 같은 비율로 미 달러화로 전환하기로 했다. 다만 복수통화제 도입이 결정된 2009년 이전 발행된 자국 화폐에 대해서는 1 대 2경5000조의 교환비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짐바브웨는 2008년 경제위기로 하루에 물가가 배 이상 뛰는 살인적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은 뒤 물가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2009년부터 미 달러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랜드 등 세 가지 화폐를 같이 사용해왔다. 블룸버그는 짐바브웨 정부가 6년간 운영해온 복수통화제도가 실패로 끝났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도 짐바브웨 정부가 더 이상 쓸모없어진 자국 통화를 버렸다고 평가했다.

짐바브웨의 하이퍼인플레이션은 로버트 무가베 대통령이 2000년 외국인의 토지를 몰수하고 외부 원조를 거부하는 독자노선을 걸으면서 경제가 어려워지자 재정지출을 유지하기 위해 2006년 엄청난 규모의 돈을 찍어내면서 시작됐다. 그 결과 2008년 정부가 공식 발표한 물가상승률이 2억3100만%에 달할 정도로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당시 실제 물가상승률이 4억%가 넘는다고 전했다. 짐바브웨 국민은 생필품을 사기 위해 비닐백에 화폐를 수북이 담아 들고 다녀야 했다. 2009년 짐바브웨는 화폐의 액면가치를 10분의 1로 줄이는 디노미네이션을 단행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액면가 최고 화폐단위가 100조달러(사진)였고, 이는 버스요금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짐바브웨의 물가상승률은 1921년 독일 바이마르공화국이 겪었던 2억%를 능가한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출범한 바이마르공화국은 전쟁배상금을 지급하기 위해 엄청난 양의 통화를 발행했고, 1921년 1월 0.3마르크였던 신문 한 부 값은 1922년 11월 7000만마르크까지 치솟았다.

역대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겪은 국가는 헝가리로, 2차대전 직후인 1946년 7월 한 달에만 물가가 4190조% 치솟았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등 남미국가도 198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 정책으로 재정을 방만하게 운용하면서 하이퍼인플레이션과 외채위기를 겪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뉴스1

100조 짐바브웨 달러 © News1

(하라레 로이터=뉴스1) 최종일 기자 = 짐바브웨의 자국 통화 폐기 방침에 따라 다음주부터 3경5000조 짐바브웨달러가 미국 1달러로 교환된다고 짐바브웨 중앙은행이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해 있는 짐바브웨는 2008년 5000억%에 달했던 초(하이퍼)인플레이션으로 자국 통화가 붕괴하자 이듬해 미국 달러화와 남아프리카공화국 랜드화를 혼용하기 시작했으며, 이번에 자국 통화를 버리기로 했다.

짐바브웨 경제 위기가 한창이었던 2008년에 짐바브웨 국민들은 빵과 우유 등 생필품을 사기 위해서는 자국 통화로 가득 찬 비닐봉지 몇 개를 들고 다녀야 했다.

다음주부터 2009년 3월 이전에 개설된 짐바브웨 달러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예금주는 은행에 가서 짐바브웨 달러를 미 달러로 바꿀 수 있다고 짐바브웨 중앙은행(RBZ)의 존 만구드야는 성명을 통해 밝혔다.

이 절차를 통해 짐바브웨 통화는 법적으로 끝이 난다. 짐바브웨 국민들은 오는 9월가지 교환을 마쳐야 한다. 현재 일부 국민들은 관광객들에게 지폐를 기념품으로 팔고 있다.

3경5000조 짐바브웨 달러가 1달러로 교환된다. 현재 짐바브웨 지폐 중 최고액권은 100조 짐바브웨 달러인데, 일주일 동안 버스를 타고다닐 수 없을 정도로 값어치가 낮다. 1달러로 교환하려면 '0'이 14개 붙은 이러한 100조 액면 지폐 350장이 필요하다.

RBZ는 화폐 교환을 위해 2000만달러를 준비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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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하루 평균 900만弗 군비 투입 이라크선 “교관 대신 무기 필요 美, IS 주요 보급로 폭격 안해” 훈련 위주 지원에 회의론 거세 美, 요충지 추가 군사기지 검토 고문단 파견 등 기존 방식 고수
미국이 수니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기 위해 지난 10개월 동안 3조원이 넘는 돈을 쏟아부었지만 정작 전장에서는 미국의 IS 격퇴 의지에 대한 의문이 쏟아지고 있다. IS가 국가 수립을 선포한 지 오는 29일로 만 1년이 되지만 미국은 여전히 헛물만 켜고 있다는 쓴소리도 나오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8월(현지시간)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IS를 상대로 첫 공습을 시작한 이후 IS 격퇴 작전에 들어간 비용이 27억달러(3조113억원) 이상이라고 11일 밝혔다. 하루 평균 900만달러(약 100억원) 이상을 사용한 셈이다.

국방부가 공개한 구체적인 비용 내역에 따르면 공군 작전에만 전체의 3분의 2 수준인 18억달러가 사용됐다. 전투와 정찰을 포함한 항공기 운용에 들어간 비용만 하루 500만달러가 넘었고, 지난해 8월 이후 쓰인 특수작전 비용도 200만달러 이상이었다.

미국은 앞으로도 IS 격퇴 작전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은 11일 바그다드에서 티크리트로 가는 길목 혹은 북쪽 키르쿠크와 모술로 향하는 길목 등 전략적 요충지에 군사기지를 추가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전날 안바르주 동부의 알타카둠 공군기지 내에 새 군사기지를 설치하고, 이라크군 훈련을 지원하기 위한 군사고문단 450명을 추가로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IS와 치열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현장에서는 미국이 막대한 전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그 대부분이 공습이나 이라크군 훈련 지원 등에만 몰리고 있어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이라크 정부군의 주마 아나드 소장은 미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훈련 지원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무기들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우리는 지뢰를 탐지할 때 제1차 세계대전 때처럼 막대기를 이용하고 있다”며 “미국이 보유한 최신 무기와 전투기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라크 정부군 측 병력의 다수를 차지하는 시아파 민병대 ‘대중동원부대’(PMU)의 사령관 아부 마흐디 알 모한디스도 티그리스강의 한 다리를 가리키며 “(이라크 정유시설이 몰려 있는)바이지와 (제 2의 도시) 모술을 잇는 이 다리는 IS의 무기와 병력이 오가는 주요 보급로이지만 미군은 한번도 이곳에 대해 공습을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 주도 국제 동맹군은 IS 격퇴 작전에 대해 전혀 진지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미국 공화당이 다수인 하원은 이날 의회가 내년 3월 새로운 무력 사용을 공식 승인하는 조치를 심의·의결할 때까지 내년도 국방 예산안에서 IS 격퇴 작전에 들어가는 비용 지출을 금지한 방위법 수정안을 부결시켰다.

권이선 기자 2s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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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자본주의 오해와 진실 <16> 知的 자만이 낳은 독점규제법

자유시장선 불필요한 독점규제…모든 시장 참여자가 가격에 영향
담합 오래 못가고 결국 무너져…독점·과점시장 구분도 의미 없어

정부가 특정기업에 주는 특혜가 오히려 시장경제 망치는 독점



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
카를 마르크스 이래 경제사상사에서 가장 첨예한 논쟁 중 하나는 시장의 자유경쟁을 유지하는 데에 ‘사유재산’ ‘계약자유’ ‘개인책임’ 등과 관련된 사법(私法)만으로 충분하냐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사법만으로는 충분치 않고 별도의 공적인 정부 규제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압도적이다. 정부가 규제하지 않고서는 단일 또는 소수 대기업의 ‘독점행위’ 때문에 시장의 경쟁적 환경이 파괴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독점행위란 공급을 줄이고, 품질이 좋지 않아도 가격을 높게 매긴다는 것을 뜻한다. 자유시장은 이런 악덕기업의 독점행위를 스스로 통제해 소비대중을 보호할 수 없기 때문에 별도의 입법이 필요하다고 믿은 것이다.

이런 믿음에서 오늘날 세계 각국이 도입하고 있는 게 ‘독점규제법’이다. 이 법의 바탕에는 독점행위를 야기하는 기업규모, 시장점유율, 상품의 이질성, 담합·결합 등을 엄격히 규제해야 한다는 논리가 깔려 있다. 그래서 큰 기업이 가격을 올리면 ‘가격경찰’이 덮치고, 담합을 막기 위해 ‘리니언시(자진신고자 감면제도)’ 같은 밀고제도도 둔다. 스탠더드오일, 마이크로소프트(MS)처럼 덩치 큰 기업들에는 몸집을 쪼개겠다고 위협한다.

독점행위를 하면 처벌하는 게 당연하다. 그러나 시장점유율과 기업의 규모가 자동적으로 독점행위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시장점유율이 높아도 원가절감, 품질개선, 시장확대 노력을 통해 매우 경쟁적으로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의 성장은 독점행위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생산기술, 수요, 위험자본 등이 기업규모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으며,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이 기업의 성장을 좌우한다. 단지 기업의 규모가 크다고 해서 독점행위를 하는 게 아니다. 기업은 규모나 시장점유율과는 무관하게 글로벌 경쟁압력에 노출돼 있다. 상품 공급을 축소하고 가격을 인상해 돈벌이만 하려는 기업은 혁신경쟁에서 뒤처져 시장에서 밀려나기 일쑤다. 글로벌 경쟁 때문에 오늘날 기업의 시장지배력은 오래가지 못한다. 하이테크산업 부문은 로테크산업과 달리 신기술이 지속해서 등장하며 경쟁구도도 수시로 뒤바뀐다.

흥미로운 건 담합이다. 그러나 담합도 시장에서 효과적으로 해결된다. 가격담합은 내·외적 이유로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내부적으로는 동업자의 배반 또는 생산량 할당과 관련된 갈등으로 오래가지 못한다. 외부적으로는 경쟁력이 있는 신규 생산자의 시장진입 때문에 늘 불안정하다. 셰일가스 개발로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담합이 무너진 게 좋은 사례다. 그러나 파스칼 살랭 프랑스 파리대 교수가 지적하듯이 이용자 수가 많을수록 쓸모가 커지는 ‘네트워크 효과’를 지닌 상품공급의 담합처럼 시장은 소비자와 생산자에게 유익한 안정적 담합을 가능하게 한다. 통신, 자동차플랫폼 등과 같은 네트워크 효과가 있는 상품에서 이질성은 소비자, 생산자 모두에게 좋지 않다. 그래서 생겨난 게 ‘이질성의 제한’ 또는 ‘표준화를 위한 담합’이다. 담합을 통해 상품이 표준화하거나 이질성이 줄어들면 소비선택이 간편해진다. 그런 담합은 독점행위 없이 소비자 욕구를 효과적으로 충족시킨다. 자동차업체들은 자동차 표준화로 광고선전 비용을 절감하고, 차체나 디자인에서 경쟁·혁신능력을 얼마든지 발휘할 수 있다.

‘담합은 생산량을 줄이기 때문에 사악하다’는 주장도 옳지 않다는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 머레이 로스바드의 인식도 흥미롭다. ‘커피담합’은 커피콩 생산을 줄이지만 그로 인해 남아돌게 된 노동자본은 긴급히 필요한 재화(고무)와 서비스(정글가이드)의 생산에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담합은 전체 산출량을 줄인다고 볼 수 없다는 게 로스바드의 발전적 인식이다.

이쯤에서 봐도 독점규제법은 불필요하다는 게 확연히 드러난다. 그럼에도 그 옹호자들이 그걸 인식하지 못하는 이유로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 ‘가격을 조작할 수 있는 힘’을 뜻하는 잘못된 독점개념 때문이다. 자유시장에서는 어떤 판매자든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독점·경쟁가격의 구분은 의미가 없다. 오직 ‘자유시장가격’만 있을 뿐이다. 완전경쟁시장, 과점시장, 독점시장의 구분도 실익이 없다. 자유, 경쟁, 정의를 기반으로 하는 애덤 스미스의 ‘자연적 자유의 시스템’만이 있을 뿐이다. 진정한 독점이란 그런 시스템을 위반하는 정부의 기업특혜 특권이다. 독점을 줄이는 방법은 정부의 그런 특전을 허용하지 않는 것이다.

둘째, 정부 개입 없이도 효과적으로 기업들의 경제력을 길들이는 시장원리, 즉 그들의 행동을 조정·통제하는 시장과정에 대한 인식부족 탓이다. 시장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기업들의 행위를 조정하는 힘이 있다. 잘못된 행위를 수정하거나 가차없이 처벌·제거하는 힘도 있다. 시장의 조정·통제력이야말로 하이에크의 유명한 ‘경쟁의 발견절차’다.

자유시장은 그런 자생적인 힘이 있어 독점문제를 스스로 해결한다. 따라서 정부는 독점과 관련해 따로 해야 할 일이 없으며 당연히 독점규제법도 불필요하다. 인위적인 독점규제는 특히 지식의 문제 때문에 위험하다는 것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독점규제법의 실현을 위해서는 정부는 독점력을 제거하고 최적 기업규모·시장구조, 적정 분배를 계획해야 한다. 그러나 그런 계획과 실현을 위해 필요한 지식은 각처에 분산해 있기 때문에 정부는 그런 지식을 전부 수집해 이용할 수 없다. 그런 계획이 성공할 수 없는 이유다.

따라서 독점규제법은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척하는 지적 자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지적 자만은 치명적이다. 독점규제는 기업과 개인을 국가정책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기 때문이다. 그로 인해 사적 자치와 경제적 자유가 유린당한다. 그런 규제법은 법치의 치명적인 위반이다.

결론적으로 자유시장은 독점규제법이 없어도 독점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 독점규제법은 불필요하다. 오히려 기업의 발목을 잡고 번영을 해칠 뿐이다.

오이켄 vs 미제스, 독점규제 논쟁 승자는?

시장의 독점문제 해결능력에 관한 가장 광범위한 철학적 논쟁은 발터 오이켄(1891~1950)과 루트비히 폰 미제스(1881~1973) 간의 논쟁이다.

오이켄은 전후 독일 경제질서의 기초를 확립한 프라이부르크학파의 창시자다. 그는 ‘기업의 독점권력’ 때문에 국가가 규제하지 않고서는 자유로운 시장경쟁질서가 유지될 수 없다고 봤다. 그러나 오스트리아학파를 이끈 자유주의 거장 미제스는 자유시장이야말로 독점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독점의 근원은 시장이 아니라 인허가제도, 관세 등의 규제를 통해 독점을 창출하는 국가 자체라는 것이다. 오이켄도 독점의 근원이 국가라는 걸 인정했다. 그러나 사적 독점도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유시장은 사적 독점을 해결할 수 없기 때문에 국가의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누구의 주장이 옳은가. 독점규제 정책에 대한 미국 경제학자 도미니크 아르멘타노의 역사연구가 분명한 해답을 준다. 그에 따르면 스탠더드오일, 포드, US스틸 등 거대기업들은 회사가 커짐에 따라 가격을 내리고 공급은 늘렸다. 거대기업들이 소비자를 괴롭혔다는 것도 틀렸다고 주장한다. 대기업의 혁신활동 덕에 소비자는 질 좋은 상품을 싼값으로 구매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독점규제 정책은 약한 경쟁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일 뿐 독점으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 아니었다는 것도 아르멘타노의 탁월한 역사해석이다. 그의 연구는 자유시장은 독점규제 없이도 거대기업의 독점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다는 미제스의 인식이 옳았다는 걸 입증한다. 그럼에도 학계와 정치권은 이런 생각에 냉소적이다. 경제학을 ‘대기업을 길들이는 과학’이라고까지 주장한 프랑스 경제학자 장 티롤이 2014년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건 결코 우연이 아니다.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민경국 < 강원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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