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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시사 경영 정보 모음(215-523)

구봉88 2015. 9. 23. 10:18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5- 531호.   2015.   9.   15.)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위안貨 절하 한달… 외국인, 아시아 증시서 발 빼는중?

  2."초저금리가 신흥국 위기 불렀다"

  3.“미국 금리보다 차이나 리스크가 아시아에 더 충격”

  4.'비틀린 대타협'…그 뒤엔 환노위

 

기업경영

  1.'4단 브레이크' 걸린 中경제

  2.한 달 새 3263억 모은 존 리 “살아남을 기업, 보면 안다”

  3."팔리는 것 만들자"…패션업계, 액세서리·화장품 론칭경쟁

  4.인포마크 최혁 사장, “키즈폰-지킴이폰 보급 확대… 웨어러블기기 전문기업 도약”

  5.첨단 OLED 거점으로…‘국가대표 산업단지’ 구미의 부활

  6.한국과 캐나다, 같은 5억달러-다른 홈플러스 투자

  7.애플 "아이폰6S·6S+, 첫 주말 사전주문 사상 최대"

  8.베일 쌓인 차이나머니의 코스닥 습격

  9.화교 출신 기업인 시대

  10.미스터피자, 미국 진출 8년만에 가맹사업 개시

  11.LG의 혁신… 돌돌 마는 TV 만든다

  12.'쪼개고 합치고' 기업들 사업재편 한창

  13.네이버, 무인차·로봇 등에 5년간 1000억원 투자

  14.이재용의 신사업 아이디어 원천…10년째 이어온 '미래기술연구회'

  15.[Hot 이슈] 바람 잘 날 없는 효성 <상> 끝없는 가족갈등

  16.알코올·SNS·도박·게임… 한국은 중독사회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아세안 물류허브 泰램차방 항만, CLMV `수출 게이트웨이`로

  2.중동 넘어 동남아시장 파고들다…인도 대표 인프라기업 주가 `쑥`

  3.[취재후] 극동 개발 밀어붙이는 푸틴…이유는?

  4.미국인이 가고 싶은 은퇴이민국 4위 말레이시아, 10위는 태국

  5.[중앙 미디어 콘퍼런스] 미리 보는 혁신 리더들 <1> 내일로 통하다 Know Way out

  6.브라질 호세프 탄핵 현실화하나…부통령 승계설로 정치권 술렁

  7.디자인 안 한 듯한 디자인에 공이 가장 많이 들죠

  8.北 "위성개발 마감단계…창공 높이 날아오는 것 보게 될 것"

  9.[김대중 칼럼] 중국은 한국의 統一 원치 않는다

  10.제즈볼라, 그의 사전엔 타협이란 없어

 

               박 두규드림 

       dgpark5909@hanmail.net

       (010-3616-3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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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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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日 15조원, 韓 5조원 순매도 1·2위]

작년 10월부터 신흥국 통화 약세 - 美 양적완화 종료, 금리인상 거론

러·브라질 통화가치 58% 폭락… 원화가치는 13% 떨어져 '선방'



미국의 금리 인상이 시간문제가 되면서 신흥국 경제에도 위기설이 끊이지 않는다. 미국의 양적 완화와 제로 금리 정책으로 많은 자금이 높은 수익률을 찾아 해외로 나왔는데, 이 자금이 미국으로 돌아가면 신흥국 통화가치가 급락하고 몇몇 나라에선 외환 위기 등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 달러화 자산으로 갈아타려는 투자자가 늘면서 신흥국 증시와 통화는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다.




뚝뚝 떨어지는 신흥국 통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신흥국 통화 환율이 십여 년 만에 최고치(달러화 강세, 신흥국 통화 약세)를 기록했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7일 미 달러화 대비 인도네시아 루피화 환율이나 말레이시아 링깃화 환율은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날 태국 바트화나 필리핀 페소화 환율도 5~6년 만에 가장 많이 올랐다. 미국이 경기 부양책 출구 전략을 모색한 지난해부터 미 달러화 대비 신흥국 통화가치는 뚝뚝 떨어지고 있다.






미국이 양적 완화 정책을 완전히 종료한 작년 10월 이후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 지수에 속한 국가 21곳의 미 달러화 대비 통화가치 하락률을 살펴봤더니 지난 11일 기준으로 가장 많이 떨어진 곳은 러시아와 브라질이었다. 두 나라 통화가치는 58%가량 떨어졌다(미 달러화 대비 환율 상승). 두 국가 모두 원자재 강국이란 공통점이 있었다. 원유 가격이나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면서 수출로 벌어들이는 국가 수입이 줄었고,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이 출구 전략까지 펼치니 외화 보유액 감소와 통화가치 급락 현상이 일어난 것이다.




우리나라 원화 가치는 13%가량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작년 10월 1038원 수준이었지만 이제 1184원 수준으로 올랐다. 신흥국 21곳 중 11번째로 많이 떨어진 것으로 신흥국 중에선 딱 중간 정도였다. 상대적으로 안전 자산으로 분류되는 유로화(-12%)나 엔화(-11%) 가치 하락률과 비슷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한국이 외환 보유액, 경상수지, 재정 수지 등 건전성 지표에 큰 문제가 없는 데다 원자재 주요 수출국이 아니라는 점 때문에 원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덜 급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우리보다 통화가치가 덜 떨어진 곳은 태국(-11%)·인도(-8%)·대만(-7%) 등이었다.




외국 투자자들 아시아 증시에서 탈출 중




신흥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환차손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신흥국 통화로 표시된 자산을 매도하려는 투자자가 늘어나 자본 유출이 일어나게 된다. 통화 약세가 증시 약세로 이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블룸버그에서 집계 가능한 아시아 국가 7곳을 살펴보니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 증시에서 모두 자금을 뺀 것으로 집계됐다. 11일 기준으로 순매도액이 가장 높았던 증시는 일본이었다. 지난달 10일 중국 위안화 절하 이후 132억달러(약 15조5000억원)를 뺀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 관계자들은 일본 아베 신조 총리가 경기 부양책을 펼친 이후 일본 증시로 외국인 자금이 많이 흘러들어 왔기 때문에 중국 쇼크로 빠져나간 자금도 많았던 것이라고 해석했다. 2013년과 2014엔 외국인 자금 1527억달러와 69억달러가 일본 증시로 들어왔다. 외국인은 올 들어서도 9398억달러를 순매수했다.




한국은 일본 다음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컸다. 외국인은 한국 증시에서 38억달러(약 5조원)가량을 순매도했다. 중국 수출 둔화 우려, 국내 기업들의 이익 추정치 하락 등이 외국인 매도세를 부추긴 요인으로 꼽혔다. 인도와 대만은 한국 증시보다 외국인 매도세가 덜했다. 각각 34억달러(약 4조원), 7억달러(약 8300억원)가량을 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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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BIS "중앙은행 저금리 정책 의존, 경제 정상화 어렵게 해"

中 1분기 1090억弗 빠져나가… 터키 등 외화부채 비율 위험수위

"美 금리인상땐 자금유출 가속… 일부 신흥국 금융위기 현실화"

채권가격 폭락사태 우려도

이번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을 앞두고 국제결제은행(BIS)이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일부 신흥국들의 금융위기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BIS는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들이 초저금리 등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만 의존하면서 오히려 위기를 키웠으며 이 때문에 정상화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가뜩이나 달러화 강세와 중국 경기둔화로 신음하는 신흥국들에 미국 금리 인상은 자본유출을 가속화해 총체적 위기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BIS는 13일(현지시간) 발표한 분기보고서에서 신흥국들이 달러 강세로 자국 통화가치가 하락하고 중국 경기둔화로 수출도 급격히 줄어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외국인투자가들이 불안해진 신흥국에서 서둘러 자금을 회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BIS는 올 1·4분기 중국 은행에서 무려 1,090억달러(약 128조9,361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갔다며 위안화 평가절하, 금리 인하 등으로 3·4분기에도 자본유출이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속된 신흥국의 초저금리 정책이 지금의 위기를 가중시켰다고 BIS는 주장했다.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BIS의 클라우디오 보리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오랫동안 이어진 초저금리로 금융시장은 중앙은행들의 모든 발언과 행보에 우려스러울 정도로 의존해오면서 통화정책 정상화가 까다로워졌다"며 "통화정책이 글로벌 경제 문제를 치유할 수 있다는 전망은 비현실적이며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BIS는 중국을 비롯해 브라질·터키 등 신흥국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외화부채 비율이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고 분석했다. 보리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은행을 제외한 신흥국 기업들의 달러화 부채가 올 1·4분기 3조달러를 넘어섰다"며 "앞으로 달러화 부채가 더 증가할 경우 신용 문제로 자금조달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GDP 대비 달러 표시 회사채 비율은 중국 25.4%, 터키 16.6%, 브라질 15.7%로 BIS 보고서는 "역사적으로 이 비율이 25.4%를 넘으면 3년 내 심각한 금융 압박(strain)이 발생할 확률이 3분의2"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BIS의 신흥국에 대한 암울한 전망을 방증하듯 이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신흥국에 주로 투자하는 미국 투자회사 프랭클린템플턴자산운용이 최악의 자본유출 사태를 맞았다고 보도했다. 멕시코 등 신흥국 투자로 큰 손실을 본 템플턴은 내년 순익 전망을 10%나 하향 조정했고 투자가들은 템플턴에서 지난달에만도 19억달러를 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연준이 금리를 올리면 채권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FT는 이날 채권은 금리 인상 때 방향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자산으로 채권시장의 유동성이 줄어든 지금 채권금리가 갑자기 오르면 채권값이 폭락하는 금융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용순기자 sen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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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라지브 보즈워스는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 이하로 떨어지면 부채 문제가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출신인 그는 영국 런던 정경대(LSE)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임페리얼칼리지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 등에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 분석가로 일했다. [박종근 기자]

중국 불확실성(리스크)이 좀체 가시지 않고 있다. 14일 상하이 주가가 다시 2% 넘게 떨어졌다. 광공업 생산이 위축되고 있다는 지표가 드러나서다. 마침 경제분석 전문회사인 IHS글로벌인사이트의 라지브 비즈워스 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가 콘퍼런스 참석차 서울을 찾았다. 본지는 차이나 리스크를 가늠해 보기 위해 이날 비즈워스를 단독으로 인터뷰했다.

- 중국이 위기의 벼랑 끝에 있는 걸까. 아니면 단순한 경기 둔화일까.

“중국 경제는 조정 중이다. 구조적인 변화를 겪으면서 동시에 경기 사이클상 하강 국면에 있다. IHS는 올해와 내년에 중국 경제가 6.5%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본다. 중국 정부의 목표치(7%)보다 낮다.”

- 위기(경착륙) 가능성은 없을까.

IHS는 중국이 5% 이하로 성장할 때 경착륙으로 본다. 현재 경착륙 가능성은 25% 정도다. 꽤 높은 수준이다. 최근 주가 추락 때문에 경착륙 확률이 조금 커졌다.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중소기업은 운전자금을 증시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봤다. 그 바람에 투자가 줄어들 수 있다.”

- 국제결제은행(BIS)이 13일 신용거품 때문에 중국의 시중은행이 부실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2009년 이후 경기 부양과 2010년 이후 그림자금융 팽창 때문에 중국 금융시장 내에 불균형이 심각하다. 여기에다 주가마저 떨어졌다. 금융 부문 불균형이 더욱 심각해졌다. 다만 중국 정부의 재정이 여전히 탄탄하다. 여차하면 공적 자금을 은행에 넣어 부실을 털어낼 수 있다.”

- 경기가 나빠지면 신용거품이 터지지 않을까.

“중국 경제가 앞으로 5년 동안 해마다 6~7% 정도 성장하면 빚은 크게 문제되지 않을 듯하다. 반면 성장률이 5% 이하로 떨어지면 빚 문제는 심각해진다.”

요즘 ‘중국이 재채기하면 이웃 나라들은 감기에 걸린다’는 말이 유행한다. 중국이 위기에 빠지지 않더라도 이웃 나라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얘기다.

- 중국 경기 둔화로 한국이 위기를 맞을까.

“한국이 중국 시장에 많이 의존하고 있다. 대체로 중국의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지면 한국 성장률은 0.5%포인트 떨어진다. 그렇다고 한국이 위기를 맞을 것 같지는 않다. 한국 경제는 아주 잘 관리되고 있다.”

- 다른 나라는 어떤가.

“말레이시아 링깃화와 인도네시아 루피아화 값이 올 들어서만 각각 23%와 14% 추락했다. 외환위기 조짐이다. 중국 경기 둔화에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함께 작용해서다. 자본이 신흥국에서 본격적으로 이탈하면 두 나라가 가장 취약하다.”

- 미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 변수 가운데 어느 쪽이 아시아 국가들에 더 큰 충격을 줄까.

“미국은 인플레이션이나 실물경제 상황에 비춰 올해 안에 금리 인상을 시작하더라도 조금씩 인상할 것이다. 그래서 중국 경기 둔화가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본다.”

- 중국 지도자들이 경제를 잘 관리할까.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 등 과거를 보면 중국 리더들의 경제 관리 능력은 뛰어났다. 하지만 최근 사건을 보면 그들의 능력과 의지가 의문이다.”

- 왜 그런가.

“중국 정부가 최근 주가 안정을 위해 시장에 개입했다. 시장의 힘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태도를 보인 셈이다. 또 위안화를 절하시켰다. 위안화 가치는 최근 15년 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위안화가 신흥국 통화의 닻 역할을 했다. 위안화 안정 덕분에 다른 나라 통화의 변동성이 줄어들었다.”

중국 위안화는 2008년 금융위기뿐 아니라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 와중에도 안전판 구실을 했다. 당시 중국 정부가 위안화 값을 떨어뜨렸으면 한국과 태국 등 위기국의 통화가치는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비즈워스는 “이젠 위안화가 더 이상 닻이 아니다”고 말했다.

- 그 여파는 무엇인가.

“중국 위안화 절하 이후 8월에 외환보유액이 많이 줄었다. 우리는 이미 자본 이탈을 보고 있다. 요즘 중국 기업인 등이 돈을 홍콩으로 빼내고 있다. 그 바람에 홍콩 달러 값이 오르고, 위안화 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은 미 기준금리 인상 이후 더 심해질 수 있다. 내가 우려하는 일은 투자자들이 중국 위안화 값 추가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하면 다른 신흥국 통화시장이 패닉에 빠지는 사태다. 이 경우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가 (외환위기에) 가장 취약할 수밖에 없다.”

글=강남규 기자 dismal@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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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야당 반대땐 통과 힘들자
핵심사안 '추후 협의' 단서

노동개혁 법안 1차 관문
환노위 의원 면면 살펴보니

여당 노동전문가 1명 뿐
대부분 초선·비례대표 의원…이완구 前총리 빠져
노동전문가 2~3명 투입 검토…쟁점 적은 법안부터 처리

야당 6명이 노동전문가
금속·금융노조 출신 포진
'노동계 대모' 심상정 의원도



[ 유승호 기자 ] 여야 국회의원 8 대 8 동수에 소관분야 경력과 전문성, 투쟁성은 야당이 압도하고 있다. 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는 위원장도 야당이 맡고 있다.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 1차 관문인 환경노동위원회 얘기다. 수적으로나 유연성으로나 야당이 주도하는 환노위가 노동개혁을 비틀린 방향으로 몰고 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노동시장 구조개혁을 위한 노·사·정 대화가 핵심 쟁점인 일반해고 기준 설정과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에 대해 ‘(정부는)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고 하는 등 ‘미봉’에 그친 배경은 이런 환노위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환노위의 반대에 부딪힐 것을 우려해 민감한 사안은 ‘추후 협의한다’는 단서 조항만 남긴 채 넘어간 것이다. 정부가 강한 내용의 노동개혁을 밀어붙이지 못한 것은 환노위를 의식해 미리 ‘자기검열’을 거친 결과라는 지적이다. 환노위가 이렇게 구성된 데는 새누리당이 전문성을 따지지 않고 이른바 ‘물좋은’ 상임위 위주로 의원을 배치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이 ‘웰빙당’ 소리를 듣는 이유다.

'야당 철옹성' 환노위…숫자 밀리고 전문성 떨어지는 여당 '쩔쩔'

정부와 새누리당은 14일 당정협의를 열고 일반해고와 임금체계 개편 두 사안을 제외한 노사정위원회의 합의 내용을 반영해 근로기준법, 파견근로자보호법, 기간제근로자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등 5개 법안을 16일 의원입법으로 발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실업급여의 보장성을 강화한 고용보험법과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산재보험법을 제외하고 환경노동위원회를 주도하고 있는 야당이 반대하고 있어 처리가 쉽지 않다.

○전문성 투쟁성 뛰어난 야당

국회 환노위에는 노동운동 현장과 관련 연구기관 등에서 오랜 경력을 쌓은 야당 의원이 대거 포진해 있다. 위원장인 김영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금융노조 부위원장을 지냈다. 같은 당의 은수미 의원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으로 재직하다 정치에 입문한 노동문제 전문가다.

한정애 새정치연합 의원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 공공연맹 수석부위원장과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 근로자 위원을 지낸 노동현장 전문가다. 금속노조 사무처장 출신의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노동계의 대모’로 통한다. 환노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연합 이인영 의원과 우원식 의원도 노동 문제에 정통한 인사들로 꼽힌다.

환노위 소속 야당 의원 8명은 지난 11일 “정부 일방의 주장만을 담은 입법안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며 쉬운 해고, 임금 삭감, 비정규직 확대를 추진하는 정부·여당은 절대 다수 국민의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반면 환노위 여당 의원들은 전문성과 현장 경험에서 야당 의원들에 못 미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간사인 권성동 의원을 비롯해 김용남 민현주 양창영 이완구 이자스민 주영순 최봉홍 의원이 새누리당 소속 환노위 의원들이다. 이 중 노동문제 전문가로 꼽히는 인사는 항운노조 위원장과 한국노총 부위원장을 지낸 최봉홍 의원이 유일하다. 권 의원과 김 의원은 법조인, 민 의원은 여성문제 전문가, 양 의원과 주 의원은 기업체 대표 출신이다. 권 의원과 이완구 의원을 제외한 의원 6명이 초선이라는 것도 여당의 약점이다. 환노위원 8명 중 5명이 재선 이상인 야당과 대조적이다.

그나마 이완구 전 총리는 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어서 정상적인 의정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환노위 여야 구성이 겉으로는 8 대 8로 균형을 이루고 있지만 실질적으로는 여당이 7 대 8로 열세인 것이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은 위원 2~3명을 사임시키고 이완영 의원 등 노동 문제에 전문성이 있는 의원 2~3명을 환노위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견 없는 쟁점부터 순차 처리

새누리당은 근로기준법, 파견근로자보호법, 기간제근로자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 등 5개 법안을 당론으로 발의해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여야 간 이견이 커 회기 내 처리를 장담할 수 없다. 이종걸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노·사·정 합의안은 고용의 질을 하향 평준화하는 내용이고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 있다”고 말해 국회 처리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고용보험법과 산재보험법은 야당의 동의를 이끌어내기가 비교적 쉬울 것으로 예상된다. 고용보험법은 실업급여 지급 수준과 기간을 확대하는 것이고 산재보험법은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는 내용으로 근로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법 개정을 추진하기 때문이다. 근로기준법도 노사 간 이견이 큰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요건에 관한 내용은 이번 법 개정안에 담기지 않는다. 하지만 기간제·파견 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파견근로자법과 기간제근로자법은 야당이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새누리당이 5개 법안을 일괄 처리하기보다 쟁점이 적은 것부터 순차적으로 처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한국경제
노사정 어정쩡한 타협
일반해고 등 이견 여전

2004년 비정규직보호법
2년6개월 끌다 '졸속' 통과



[ 서욱진 기자 ]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노사정위)가 노동시장 구조 개혁을 위한 대타협안을 내놓았지만, 마지막 관문인 국회 통과는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국회선진화법 등으로 인해 야당이 반대할 경우 처리가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만은 아니다. 과거에도 국회는 노·사·정 합의를 무시한 채 엉뚱한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킨 적이 있어서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비정규직이 빠르게 늘어나 사회문제가 되자 정부는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법안 마련에 들어갔다. 비정규직이 일할 수 있는 분야를 다양화하고 이들의 근무기간을 일정 기간 보호해주자는 취지였다. 당시 노·사·정 대표는 3년여간의 협상 끝에 2004년 ‘비정규직 보호법안’에 합의했다. 제조업에 파견근로를 허용하고 비정규직의 사용 기간을 3년으로 제한하는 것이 법안의 뼈대였다. 노·사·정이 합의한 데다 비정규직 보호가 필요하다는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돼 있어 이 법안은 순조롭게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아니었다. 노·사·정 합의안에 일부 노동계가 반발하자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법안을 퇴짜 놓았다. 3년여 동안 노·사·정이 협상하고 실증조사를 거쳐 나온 결과물인데도 말이다. 열린우리당은 비정규직 보호문제를 국회에서 다시 노·사·정 논의에 부쳤다. 그렇게 2년6개월을 끌었지만 합의가 안 되자 직권상정해 통과시켰다. 이때가 2006년 11월30일이었다.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노·사·정 합의안보다 대폭 후퇴했다. 제조업 파견근로를 금지하고 비정규직 사용 기간을 2년으로 줄였다. 이 법안은 당시 노동계와 경영계 모두로부터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이번 노·사·정 타협안 역시 비슷한 전철을 밟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힘들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은 벌써부터 법안을 꼼꼼히 들여다보겠다는 견제 의사를 밝히고 있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노·사·정이 일단 합의했기 때문에 ‘노측이 노동 개혁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여론몰이도 힘들어졌다”며 “내년 총선을 감안하면 노·사·정 합의가 국회를 통과할 것으로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서울경제


"연내 무조건 끝내야"… 與 16일 발의 재확인

"번지수 잘못 짚었다"… 野 환노위부터 별러

법안 통과 관계 없이 내년 총선까지 영향권

새누리당이 노사정위원회 합의 내용을 반영한 노동 관련 5개 법안 개정안을 16일 발의한다. 이런 가운데 야당은 입법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노동개혁은 이번 국정감사와 정기국회의 최대 쟁점이 됐을 뿐만 아니라 총선까지 뒤흔들 초대형 정치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14일 국회에서 회의를 열고 근로기준법·파견근로자보호법·기간제법·고용보험법·산재보험법 개정안을 당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발의하기로 합의했다. 이인제 새누리당 노동시장선진화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정부의 개혁 법안 내용을 오늘 접수했고 당론 확정 과정을 거쳐 당의 이름으로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법 개정안에는 기간제 근로자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내용, 일부 제조업에도 파견근로를 허용하는 내용, 근로시간을 주당 52시간과 8시간의 특별연장근로로 정하는 내용 등이 담긴다. 노사정위에서 행정지침으로 추진하기로 합의한 일반해고와 취업규칙 변경 등은 들어가지 않는다.

원유철 원내대표가 이날 회의에서 "연내 노동개혁 입법을 반드시 마무리해야 한다"며 '속도전'을 강조한 가운데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국민 대다수가 노동개혁을 강력히 원하고 있으므로 야당도 마냥 반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은 노사정 합의 내용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노동 관련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총력 저지하기로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민 삶의 안정과 고용의 질을 하향 평준화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추미애 노동개혁특위 위원장은 "노동시장 개혁 방향이 전혀 다르다. 번지수를 잘못 짚었다"고 진단했다. 이인영 노동개혁특위 간사는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노사정 합의는) 팔 비틀기 결과라는 점에서 굉장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야당은 당장 15일 노사정위를 상대로 한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을 입법 저지 활동의 시작점으로 삼는다는 전략을 세웠다. 야당은 이번 노사정 합의가 노동계를 압박해 이끌어낸 것으로 정의하고 비정규직 양산 가능성 등을 집중 부각할 방침이다.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이 입법을 성공하기 위해서는 야당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노동 관련 법안 소관 상임위인 환노위가 여야 8대8 동수여서 상임위 통과가 쉽지 않을뿐더러 국회선진화법을 감안하면 새누리당 단독으로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김 정책위의장은 "환노위가 야당 위원장에, 여야 의원 숫자가 같아서 노동개혁 법안 처리가 어렵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있다"면서 "그러나 김영주 환노위원장이 워낙 합리적인데다 국민의 기대가 큰 만큼 야당 의원들도 반대를 위한 반대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압박했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당이 국정감사 전부터 여론전을 펼치고 있어 노동개혁에 대한 공감대가 상당한 것은 사실"이라며 "야당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는 반대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노동 관련 법안은 연내에 통과되든, 통과되지 않든 내년 봄 총선까지는 정치 쟁점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개혁은 일자리를 둘러싼 장년과 청년,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갈등을 담고 있어 유권자들이 표로서 찬반 의사를 나타낼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은 정치 쟁점화가 불리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 "청년층 등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며 여론도 우호적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보수 대 진보'라는 전통적 테마를 '개혁 대 반개혁'이라는 선거구도로 변환시키는 데 노동개혁만큼 좋은 재료가 없다고 보고 있다. 입법에 실패할 경우에도 야당과 대기업 거대 노조 등을 비판해 이를 표로 연결시킬 수 있다는 계산이다.

노사정위에 불참한 민주노총은 이번 합의를 '역대 최대의 야합'으로 정의하고 투쟁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실제 투쟁에 나설 경우 새누리당은 이를 '노조 기득권층의 투쟁'이라고 비판하며 정국 주도의 에너지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맹준호·전경석기자 next@sed.co.kr
한국일보

노사정 대타협 이후
한노총 '노사 충분히 협의' 주장 불구

"형식적 절차 거쳐도 협의로 치부

정리해고 쉬워져 고용 불안" 비판

비정규직 사용 연장도 논란 불씨

"정부 자체 입법안 추진 속셈" 반발

노사정 대타협안 승인을 논의하는 한국노총 중앙집행위원회가 열린 14일 서울 여의도 노총회관에서 김동만 위원장이 생각에 잠겨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한국노총이 14일 중앙집행위원회(중집)를 열어 노사정위원회에서 도출한 노동시장 개혁 잠정 합의안을 우여곡절 끝에 추인했지만 노동계 안팎에서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노총 내 산별노조는 “지도부 즉각 사퇴”를 요구했고, 민주노총은 “일자리와 양극화의 책임을 전가하는 노동개악”이라고 반발했다. 노사정이 중장기 과제로 논의하기로 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기준 완화와 일반해고 지침 마련에 대한 대응방안을 마련하기도 전에 노동계 내부 갈등이 심화되는 형국이다.

한국노총 내부서 “김동만 위원장 불신임” 목소리

한국노총 산하 전국공공노동조합연맹은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최악의 노사정 합의를 한 한국노총 지도부는 즉각 사퇴하라”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13일 노사정 4인 대표자 회의에서 만든 조정문안을 “ 노동 역사상 가장 치욕적인 합의”라고 규정했다.

중집에서 표결을 거쳐 조정문안 추인은 했으나 투표한 48명 중 18명이 사실상 반대의사(10명 반대ㆍ8명 기권)를 밝힌 것도 이러한 분위기를 반영한다. 전국화학노동조합연맹 관계자는 “김동만 위원장 불신임 절차까지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도 “최악의 이번 야합을 대타협으로 인정할 수 없다”며 11월14일 10만 민중 총궐기 등 투쟁 수위를 높여간다는 계획이다.

쟁점 과제 합의 놓고 갈등

조정문안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노노갈등이 격화한 건 조정문안이 가진 잠재적 파괴력 때문이다.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기준 완화와 일반해고 지침 마련 등 고용안정성에 영향을 미치는 쟁점에 대해 노사정은 “근로계약 체결ㆍ해지의 기준과 절차를 법과 판례에 따라 명확히 한다”고 합의했으나 이를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한국노총 지도부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친다”는 문구를 근거로 단기간 내에 시행될 가능성이 낮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노사정위 공익위원으로 참여한 한 대학 교수는 “형식적인 절차만 거쳐도 ‘협의했다’고 말할 수 있어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쟁점인 비정규직 사용기한 연장과 파견업종 확대와 관련 ‘합의사항은 국회 법안의결시 반영하자’는 문안도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오민규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전략실장은 “비정규직 사용기한 연장을 노동계가 합의할 리 없기 때문에 사실상 정부 자체 입법 그대로 가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늘리는 등의 입법안을 16일 발의할 계획이다.

근로시간 단축 등 합의된 과제도 논란 남아

65개 노동개혁 과제 중 노사정이 “합의했다”고 밝힌 의제에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우선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축소하되 8시간 연장근로를 허용하는 합의나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노사합의시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한다는 것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나 나온다. 그간 노동계는 8시간 연장근로를 허용하면 근로시간 단축 의미가 없고,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는 불규칙한 근로시간 때문에 노동자의 건강을 악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해왔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번 합의는 정부안이 관철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겨뒀기 때문에 노동계 안에서도 반발이 극심할 수밖에 없다”며 “노동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규제 장치 마련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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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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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中速성장 '뉴노멀' 진입에 기업들 실적 추락, 생존 몸부림]

철도·해운 등 국유기업 구조조정

IT기업 롄샹, 3200명 감원 결정… 유통업체 완다, 백화점 10곳 폐쇄

"한국, 중간재 수출 일변도 탈피… 내수 겨냥 프리미엄제품 개발을"



중국 최대 전자(電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는 지난해 9월 역대 최대 IPO(기업공개) 기록을 세우며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上場)했다. 지난해 11월에는 공모가(68달러)의 두 배에 육박하는 120달러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달 8일 종가는 상장 이후 최저가인 60.91달러였다. 시가총액(주식 수에다 주가를 곱한 금액)도 1407억달러나 증발해 반(半)토막이 났다. 총매출액의 83%를 중국 시장에 의존하는 알리바바가 추락한 원인은 중국 내수 시장 침체이다. 알리바바의 올 2분기 매출 성장률은 3년 만에 최저가 됐다.




중국 경제가 '중속(中速) 성장'으로 특징되는 신창타이(新常態·뉴노멀) 시대로 진입하면서, 중국 대표기업들도 줄줄이 실적 악화에 직면하고 있다. 민간기업은 물론 에너지·통신·철강 분야 등을 독점해온 국영기업도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이런 중국 실물 경제의 변화와 파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이 생존하려면 대(對) 중국 사업에 대한 전략적 대응이 긴요하다는 것이다.

 




'新常態 진입'으로 國營기업도 고전




미국 포브스(Forbes)지가 중국 최대 석유기업으로 꼽은 세계 10대 기업 중 하나인 페트로차이나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62.7% 급감한 254억500만위안에 그쳤다. 최대 통신기업인 차이나모바일도 올 상반기 순이익이 537억위안에 그치며 8분기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그래픽=박상훈 기자



철강 기업은 밑지는 장사를 하는 중이다. 중국증권일보는 "올 상반기 상장된 철강회사 31곳 중 23곳이 작년보다 실적이 악화됐고 13곳은 영업손실을 기록했다"고 최근 보도했다. 손실 규모는 84억4000만 위안(약 1조5600억원)에 달한다.




국영기업 실적 악화에 맞서 중국 국무원(우리나라의 행정부 격)은 14일 국영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해 개혁을 가속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국영기업 개혁 지도의견'을 내놓았다. 철도·해운·에너지 분야를 시작으로 국유기업을 통·폐합해 구조조정을 본격화한다는 게 골자이다. 정리해고에 착수하는 민간기업도 속출하고 있다. 대형 IT 기업인 롄샹(聯想·레노버)은 올 1분기 순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1% 감소하자 인력 3200명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최대 부동산·유통기업인 완다(萬達)는 올들어 이달까지 영업부진을 견디다 못해 중국 전역에서 10개가 넘는 백화점을 폐쇄했다.

 




"중국 4단 브레이크로 침체"




리커창 총리는 이달 10일 중국 다롄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 개막 연설에서 "중국 경제에 '경착륙' 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며 이것은 빈말이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 총리의 발언이 중국이 고속 성장 시대로 복귀한다는 뜻은 아니다. 지만수 금융연구원 박사는 "중국 경제가 경착륙한다는 것은 연간 성장률이 4~5%대로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며 "리 총리의 발언은 중국이 6~7%대의 중속 성장은 유지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중국 경제 상황 움직임과 관련, "중국 경제가 수입·소비·투자·금융 등 4개 부문에서 동시에 '4단 브레이크'가 걸렸다"고 14일 분석했다.




첫번째 브레이크는 수입 증가 속도의 감소다. 중국이 소재·부품 사업 육성에 나서면서 한국산 중간재 수입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다. 자동차부터 가전·의류까지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는 중국 소비 시장이 두번째 브레이크이다. 중국 성장을 이끌어온 투자도 급감하고 있다. 2013년 3분기 20.2%였던 투자증가율은 올 2분기 11.4%로 줄어들었다. 중국 금융사들이 경기(景氣)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돈줄을 죄면서 중국 내 한국 기업들이 매출 채권 회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도 위험 요소로 꼽혔다.

 




"중국 등에 올라타고 정예 人材 키워야"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의 대중(對中) 전략 재설정을 주문한다.




중간재 수출 일변도에서 벗어나 내수 시장을 겨냥한 프리미엄 제품과 서비스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중국에서 매년 300%씩 성장하고 있는 전기차 시장을 목표로 중국 유망 전기차 업체에 투자하는 등의 전략이 가능하다.




전병서 중국경제연구소장은 “중국과 맞싸우려 하지 말고 중국 등에 올라타야 한다”며 “중간재 수출보다는 인터넷·금융 비즈니스 분야에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승관 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도 “중국이 바라는 경제 발전 모델은 내수 시장의 확대”라며 “중국 ‘최종 소비자’에 어필할 수 있고, 중국 내수 시장에서 보기 힘든 고(高)품질 프리미엄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총력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조철 산업연구원(KIET) 박사는 “중속 성장 시대를 맞아 중국 내 시장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성시별 중국 사정에 특화한 현지화한 정예 인재를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신창타이(新常態)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 부상한 중국판 뉴노멀(new normal)을 말한다. 중국 경제가 매년 10% 안팎 고속 성장하던 시대를 지나 7% 안팎 중속(中速) 성장하는 시대를 맞았다는 의미다......................................................................................................

중앙일보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1991년 미국 최초의 한국 투자 펀드 '스커더 인베스트먼트 코리아 펀드'를 만들고 20여 년간 운용했다. 그는 "스커더가 주릭보험 그룹·도이체방크에 인수될 때마다 소속이 바뀌긴 했지만 쭉 코리아 펀드를 운용했다"며 "외환위기 때도 투자한 기업 중 망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김성룡 기자]

요즘 여의도 자산운용업계에선 ‘존 리 펀드’와 ‘그 외 펀드’가 있다는 말이 돈다. 메리츠자산운용의 메리츠코리아 펀드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 펀드가 블랙홀처럼 투자금을 빨아들이고 있어서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10일까지 최근 1개월간 일반 국내 주식형 펀드로 6883억원이 모였는데 그중 3263억원이 메리츠코리아 펀드로 유입됐다. 점유율로 따지면 47.4%다.

메리츠코리아 펀드가 존 리 펀드로 불리는 데엔 이유가 있다. 2013년 12월 존 리(57) 대표 취임 이후 메리츠운용은 말 그대로 환골탈태했다. 메리츠운용의 2011~2013년 수익률은 -9.36%, 0.58%, -3.47%로 업계 꼴찌 수준이었다. 그러나 2014년엔 14.86%로 전체 운용사 중 둘째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본지의 올 상반기 펀드 평가에서도 수익률은 2위(31.25%), 자금 유입액은 1위(8121억원)를 기록했다.

미운 오리를 백조로 만든 비결은 뭘까. 존 리 대표는 취임 후 두 가지를 없앴다. 보고서와 보고 체계다. 와서 보니 직원들이 상사에게 제출할 보고서를 만드느라 야근을 하고 있었다. 당장 이것부터 없앴다. “아이디어는 실행하기 위한 것이지 보고하기 위한 게 아니다”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보고 체계도 폐지했다. 사원이 대리, 대리가 과장, 과장이 부장에게 보고하지 않는다. 운용팀엔 사원에서부터 상무까지 9명의 매니저가 있는데 사원도 상무인 총괄 매니저에게 “이 주식을 사자”고 제안할 수 있다. 덕분에 의사결정도 빨라졌다. 보고 체계가 복잡하면 의사결정이 이뤄졌을 때 시장은 이미 변해 있기 일쑤다.

보고는 e메일로 간소화했지만 고객에게 보내는 운용보고서는 정반대다. 메리츠운용의 운용보고서는 구어체로 쓴 장문의 편지 형식이다. 지난 분기에 어떤 종목은 왜 담고 뺐는지, 중국 탐방에 가서는 무엇을 느꼈는지 같은 것들이 상세하고 읽기 쉽게 쓰여 있다. 존 리 대표는 “고객을 생각한다면 당연히 읽기 쉬운 운용보고서를 써야 한다”고 했다.


투자자 강연뿐 아니라 대학 강연 등을 다니며 존 리 대표가 강조하는 게 있다. “몸만 일하지 말고 돈이 일하게 하라”는 거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가 누굽니까. 노동자인가요, 자본가인가요? 돈 벌려면 자본가가 돼야 합니다. 모두가 회사를 차릴 순 없잖아요. 그러니 주식을 사세요.” 5년 뒤, 10년 뒤에도 살아남아 이익을 낼 수 있는 기업을 골라 그 기업 주식을 사라는 얘기다. 그는 코스피지수 전망을 하지 않는다. “시장이 오를지 내릴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다. 그러나 그는 어떤 종목을 펀드 내 편입하고 있고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에 대해선 언제든 대답할 준비가 돼 있다. 기업을 보고 주식 투자를 하기 때문이다. 그는 “전 직장에서부터 20여 년간 장기투자 철학을 공유해온 운용팀이 기업을 찾아가 경영진을 직접 만나 보고 오래갈 기업을 산다”며 “우리 팀이 산 기업 중 IMF 외환위기 와중에도 망한 곳이 없다”고 말했다. 존 리 대표는 “살아남을 기업은 보면 안다”고 덧붙였다.

연세대 경제학과 2학년 재학 중 자퇴서를 내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 그는 그 뒤 35년을 미국에서 살았다. 그런 그가 미국 생활을 정리하고 꼴찌 메리츠운용의 대표로 온 데엔 이유가 있다. 그는 “미국에서 배운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의 투자 문화, 기업 문화를 바꾸고 싶은데 1등 운용사에 가서 하면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투자자는 좋은 기업에 투자해 돈을 벌고 뛰어난 젊은이는 그 돈으로 창업해 더 좋은 기업을 만드는 ‘실리콘밸리 문화’를 한국에도 심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코스피가 급락한 최근 1개월 동안에도 ‘존 리 펀드’의 인기는 꺾이지 않았지만 수익률도 그런 건 아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메리츠코리아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1.26%다. 급락장에서 방어를 제대로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건 그래서다. 그러나 존 리 대표는 “단기 수익률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 번 사면 최소 3년은 투자할 종목을 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메리츠코리아 펀드는 펀더멘털이 튼튼한 종목을 들고 있는 만큼 장기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정선언 기자 jung.sunean@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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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박진영 기자] ['작은사치' 소비트렌드에 맞는 사업으로 '제2 성장판' 기대…화장품 사업 대박나 회사 DNA 바뀐 사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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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픈한 현대백화점 U-PLEX 판교점 4층 스타일난다 매장에서 고객들이 쇼핑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스타일난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작은 사치'를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는 패션 기업들이 늘고 있다. 비교적 적은 가격으로 큰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액세서리·잡화·색조화장품 등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이들 사업에 출사표를 던지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는 것. 국내 패션시장을 이끄는 대기업들은 액세서리·잡화 브랜드를, 중소 기업들의 경우 화장품 브랜드를 각각 론칭하고 불황 타계에 나섰다.

◇삼성물산 패션부문·한섬·이랜드…패션 명가들 잇단 잡화 브랜드 론칭
14일 삼성물산 패션부문에 따르면 지난 7월 론칭한 액세서리 브랜드 라베노바는 다음 달까지 추가로 4개 매장을 출점할 예정이다. 이달중 AK플라자 수원점, 롯데백화점 노원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에 문을 열고 다음달에는 제주 신라면세점에 입점한다. 브랜드 론칭 이후 2개월간 롯데백화점 본점, 잠실점 등 7곳에 매장을 선보였는데 총 11곳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라베노바의 대표상품은 토트백, 숄더백, 클러치백 등의 부담없는 잡화류다. 특히 인기인 '모듈백'은 소비자의 취향에 맞게 조합해 사용하는 형태의 제품으로 독특한 개성과 실용성, 합리적 가격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관계자는 "차별화된 콘셉트와 디자인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며 "론칭 첫 가을·겨울 시즌 매출 목표인 5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랜드도 지난달 액세서리 SPA(제조·유통 일괄형) 브랜드 '라템'을 론칭하며 액세서리 대전에 뛰어들었다. 라템은 목걸이, 팔찌, 반지 등 쥬얼리를 비롯해 잡화류까지 총 4000여가지 상품을 선보였다. 현대백화점 패션계열사 한섬이 지난해 첫 선을 보인 잡화브랜드 '덱케'도 연매출 100억원을 달성하며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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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삼성물산 패션부문

◇화장품 기업으로 변신한 패션기업…'K-뷰티' 바람타고 중국 진출도
중소 패션 브랜드의 변신도 눈부시다. 지난 2006년 온라인 의류 쇼핑몰로 시작해 2013년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에 입점해 화제를 모았던 패션브랜드 '스타일난다'는 최근 화장품 브랜드로 DNA가 바뀔 지경이다. 2013년 초반 20% 정도 매출 비중을 차지했던 화장품브랜드 '쓰리컨셉아이즈'는 지난해 매출 비중이 절반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인기에 힘입어 쓰리컨셉아이즈는 롯데면세점 본점 등 4개점, 신라면세점 2개점 등 주요 면세점에도 입점한 것은 물론 홍콩, 중국 등 해외에도 15여개 매장을 내고 활발히 영업 중이다.

이 외에도 올 한해 패션기업들의 화장품 사업 진출은 지속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여성의류 브랜드 'BNX' 등을 전개하는 '아비스타'는 화장품전문기업 '코스맥스'와 손잡고 중국 내 화장품 사업에 출사표를 던졌다. 패션브랜드 '랩', 잡화브랜드 '제이에스티나' 등도 올들어 뷰티 브랜드를 론칭하고 사업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패션업계가 잡화나 화장품 사업에 눈을 돌리는 것은 합리적인 수준에서 소비자들의 구매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한류 열풍에 힘입어 중국 시장을 노린다는 계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 패션업계 성장률은 정체됐지만 잡화나 화장품 시장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가파른만큼 당분간 성장 동력을 찾는 패션기업들의 사업 진출이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진영 기자 트위터 계정 @zewa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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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동아일보]
최혁 인포마크 사장이 코스닥 상장 후 경영 계획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키즈폰 수출 확대와 다양한 웨어러블 기기 출시로 새 성장동력을 확보해 글로벌 전문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최혁 인포마크 대표이사 사장(44)은 “최근 인도네시아 2위 통신회사인 인도샛(Indosat)에 키즈폰 3000대를 처음으로 수출했다”며 “이에 앞서 인도샛과 키즈폰 5만 대를 공급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만큼 수출 물량은 점차 늘어날 것이다”고 말했다.

코스닥 시장에 23일 상장할 예정인 인포마크는 손목시계 형태 어린이용 웨어러블 기기인 키즈폰 ‘준(JooN)’ 시리즈를 SK텔레콤에 독점 공급 중인 웨어러블 기기 전문 기업으로 2002년 설립됐다. 키즈폰은 유해 콘텐츠 접촉을 막기 위해 통화, 문자메시지, 위치 확인, 안심존 설정, 비상 호출 등 어린이 안전에 필요한 기능만 갖추고 있다. 깜찍한 디자인으로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에서 특별상을 받은 키즈폰은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28만 대가 팔릴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6월에는 서울시가 SK텔레콤, 퀄컴과 협약을 맺고 복지 차원에서 홀몸노인, 치매 환자 등을 대상으로 보급에 나선 성인용 웨어러블 기기(일명 지킴이폰) 1200대를 손목시계 형태로 만들어 공급했다.

핀테크 시장 공략에도 나선다. 최 사장은 “핀테크용 웨어러블 기기를 올해 안에 출시할 예정이다”며 “핀테크용 웨어러블 기기를 세계 최초로 ID카드 타입으로 만들어 신용카드, 교통카드 등 결제 기능을 제공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최 사장은 서울대 전자공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뒤 대학 동료 2명과 인포마크를 창업했다. 서울시립대 컴퓨터과학부 교수인 그는 디지털 정보보호 소프트웨어를 만들다 아이템을 바꿨다.

인포마크는 2009년 와이맥스(WiMAX) 모바일 라우터(서로 다른 네트워크를 중계해주는 장치)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KT(모델명 에그)와 미국 스프린트, 일본 UQC 등 해외 30여 개 이동통신회사에 납품하고 있다. 최 사장은 “기존 해외 거래처는 물론이고 세계 3위 통신사업자인 스페인 텔레포니카 등과 협상을 벌이고 있어 머잖아 키즈폰 수출이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포마크는 지난해 매출액 707억 원에 영업이익 41억 원을 올렸다. 최대 주주는 일본 소프트뱅크 계열 투자회사로 두 차례에 걸쳐 53억 원을 투자해 지분 36.1%를 갖고 있다. 공모로 조달하는 자금(70억 원)은 신제품 개발, 운영 자금 등으로 쓸 예정이다.

김상철 전문기자 sckim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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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동아일보]
[2015 리스타트 다시 뛰는 기업들]<4>LG디스플레이의 미래 투자

경북 구미시는 ‘기업도시’다. 공단동 일원의 제1단지부터 현재 조성하고 있는 제5단지까지 총 5개 단지가 있다. 약 42만 명의 구미 인구의 25%인 10만2000여 명이 이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있는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10일 방문한 구미국가산업단지에는 약 반세기(47년) 역사를 자랑하는 국가대표 산업단지답게 다양한 기업의 공장들이 있었다.

LG디스플레이 구미사업장은 전체 69만8000m²(약 21만1145평)의 넓이로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여러 생산 공장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크다. LG디스플레이는 올 7월 이곳에 1조500억 원 규모의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P-OLED) 신규 설비 투자를 결정했다. KTX김천구미역에서 LG디스플레이 사업장까지 자동차로 약 30분간 이동하는 길 곳곳에 지역 사회단체가 내건 이번 투자결정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보였다.

○ 구미 첫 OLED 투자…지역경제 ‘가뭄에 단비’

LG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은 사운(社運)을 건 미래투자다. 기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이 아직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미래 디스플레이 산업의 중심축은 더 깨끗한 화질과 보다 얇고 자유로운 디자인이 구현 가능한 OLED로 옮겨 갈 것으로 예상하고 선제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7월 구미시와 양해각서(MOU)를 교환한 LG디스플레이는 건설비 1700억 원, 설비비 7800억 원, 예비비 1000억 원 등 2017년 상반기까지 총 1조500억 원을 들여 P-OLED 생산을 위한 신규 공장을 설립한다. 라인이 완공되면 월 2만 장 규모의 6세대(1500mm×1850mm) 패널 생산용량을 갖추게 된다.

지금은 그간 쓰지 않던 노후 설비를 P-OLED용 첨단 설비가 들어갈 수 있는 건물로 바꾸는 작업이 한창이다. P-OLED는 기존 OLED보다 한걸음 더 나아간 첨단 제품으로 기존 OLED에 쓰이는 유리 기판 대신 플라스틱을 사용해 휘어지는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다. 상상 속에서나 보던 ‘플렉시블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용 디스플레이 등이 주요 타깃이다. 이런 제품들은 OLED TV와 함께 LG디스플레이의 미래 핵심 먹을거리로 꼽힌다. 신영철 LG디스플레이 구미경영지원담당 상무는 “그동안 OLED 패널 생산은 대형 제품 위주로 경기 파주시 파주공장에 집중돼 왔지만 이번 투자로 구미에서도 OLED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미시는 이번 투자를 “가뭄에 단비”라며 반기고 있다. 최근 구미국가산업단지는 첨단 공단으로 탈바꿈하는 기로에 서 있다. 1980∼1990년대를 주름잡던 섬유기업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2000년대 들어 가장 매출과 고용규모가 큰 기존 전자산업도 해외로 공장을 이전하는 사례가 생기면서 ‘노후 공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조금씩 나오고 있었다. 대기업의 대규모 신규 투자도 정체된 상황이었다.

김홍태 구미시 투자통상과장은 “이번 LG디스플레이의 투자는 구미시가 첨단 미래 산업을 대규모로 유치했다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했다. 구미국가산업단지가 대기업의 차세대 제품 생산공장 부지로 낙점되면서 옛 명성을 먹고사는 노후화된 공단이라는 이미지를 벗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과장은 “바이오, 신소재 등 신산업 관련 공장을 유치하는 데 LG디스플레이의 투자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 지역의 디스플레이 관련 전·후방 산업 활성화도 예상된다. 디스플레이 유리 기판이나 필름, 디스플레이 생산 장비 등을 제조하는 중소기업들이 OLED로의 변화에 발맞춰 소재와 생산방식을 바꾸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아바텍 아바코 대명ENG 등 구미지역 내 디스플레이 장비 제조사들은 신규 물량 수주를 기다리고 있다.

LG디스플레이와 구미시 인연 20주년…지역 내 고용 1위

올해는 LG디스플레이와 구미시 양쪽 모두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해다. 1995년 LG디스플레이의 전신인 LG전자 LCD사업부가 구미1공장에서 9.5인치 노트북PCLCD를 출하한 지 정확히 20년째다. 당시 LCD사업부의 매출은 15억 원에 불과했다. 샤프, 히타치, 도시바 등 시장을 주름잡았던 일본 기업들과는 천양지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2003년 세계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사 1위로 성장할 때까지 구미는 LG디스플레이의 핵심 생산기지 역할을 해왔다. 이후 파주시에 세계 최대 디스플레이 클러스터를 구축하면서 투자 여력이 분산되긴 했지만 여전히 스마트폰, 태블릿PC용 제품 생산 대부분이 구미에서 이뤄지고 있다.

성장을 거듭하면서 LG디스플레이는 구미국가산업단지에서도 가장 많은 고용을 담당하는 기업이 됐다. 구미국가산업단지 전체 근로자 10만2000여 명 중 LG디스플레이 임직원이 1만4000여 명에 이른다. 경비와 청소, 제품포장, 세정공정 등 협력사 고용인원까지 포함하면 2만5000여 명이다. 전체 고용의 약 25%가 LG디스플레이의 투자로 발생된 셈이다. LG디스플레이 외에도 LG전자 LG이노텍 LG실트론 등 LG그룹 전자 계열사들도 구미에 공장을 두고 있다. 김 과장은 “‘구미는 LG의 도시’라는 시민들의 애정이 결코 과장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구미=황태호 기자 t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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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김평화 기자, 박준식 기자] [국민연금 중순위, 캐나다 CPPIB 후순위 지분투자…보수적 혹은 공격적 색깔차이]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 컨소시엄에 참여한 국민연금(NPS)과 캐나다연금(CPPIB)의 각기 다른 행보가 시장에서 화제다. 두 연기금은 같은 투자대상에 5억달러 안팎으로 비슷한 규모의 자금을 투자하면서 각자 다른 방식을 선택해 공격적이거나 보수적인 서로 다른 색깔을 드러낸 것이다.

14일 M&A(인수·합병) 업계에 따르면 PEF(사모투자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주도한 MBK 컨소시엄에 캐나다연금은 홈플러스 후순위 지분 인수에 5억3400만달러(약 637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MBK는 총 2조4000억원을 후순위 지분 인수에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캐나다연금과 캐나다공무원연금(PSP Investments),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등으로 인수단을 꾸렸다. 이 중에서 약 1조원을 투자하는 MBK 외에는 캐나다연금이 가장 큰 투자금을 내놓는다. MBK 컨소시엄은 지난 7일 홍콩에서 영국 테스코와 홈플러스 그룹 주식양수도 계약을 체결하고 증거금을 지불했다.

국민연금도 홈플러스 인수에 약 5억달러(약 5970억원)의 자금을 대기로 했지만 후순위 투자인 지분 인수단에 참여하지 않고 중순위로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의 순위는 변제 우선순위를 뜻한다. 기업에 돈을 빌려준 은행과 대출자들은 투자금을 가장 먼저 변제받는 선순위다. CB(전환사채)나 BW(신주인수권부사채), RCPS(상환전환우선주) 등 주식연계증권을 취득한 메자닌 투자자들은 중순위 자격을 받는다. 보통주 지분에 투자하면 후순위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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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유정수 디자이너


후순위 투자자들은 변제권에서는 밀리는 반면 투자가 성공하면 가장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보유한 지분만큼 오너십을 갖기 때문이다. 대출자들은 확정된 금리에 따라 정해진 수익만 얻을 수 있고 중순위 투자자들은 이율만 조금 더 높은 수익을 보장받는다.

홈플러스 인수금을 기준으로 4조3000억원의 대출을 해주기로 한 신한은행, 하나은행, NH투자증권 등은 4%대 확정이율을 얻는다. 중순위 투자를 하는 국민연금은 7~9%대 이율을 보장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캐나다연금은 MBK가 차후 홈플러스 매매차익으로 수조원을 남기게 되면 지분 비율만큼 이익을 공유하게 된다.

현재로선 국민연금과 캐나다연금 가운데 어느 쪽이 투자를 잘했는지 결정하기 어렵다. 국민연금은 보수적으로, 캐나다연금은 공격적으로 투자에 나섰을 뿐이다. 다만 500조원의 자산 가운데 6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하는 국민연금은 지난해 수익률이 5.3%로 세계 6대 연기금 중 가장 낮았다. 캐나다연금은 같은 기간 16.5%의 수익률을 올려 최상위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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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뉴욕= 이데일리 김혜미 특파원] 아이폰6S와 아이폰6S+(플러스)의 첫 주말 사전주문량이 지난해 기록인 1000만대를 초과할 수 있을 정도로 강한 인기를 끌고 있다고 애플이 1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애플은 지난 12일부터 신형 아이폰6S와 아이폰6S+ 판매를 시작했으며 오는 25일부터 배송을 시작할 계획이다.

트루디 멀러 애플 대변인은 “신형 아이폰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이 대단히 긍정적이며, 지난 주말 사전주문은 전세계적으로 우리가 예상한 것보다 더 강했다”면서 “특히 스크린 크기가 큰 아이폰6S+에 대한 수요가 이례적으로 강했다”고 밝혔다.

애플이 지난주 발표한 신제품인 아이폰6S와 아이폰6S+는 처음으로 스크린 크기를 키운 아이폰6 및 아이폰6+와 동일한 외형을 갖고 있으나 3D터치 등 새로운 기능이 더해졌으며 로즈골드 색상이 추가됐다. 지난해 신형 아이폰의 첫 주말 사전주문량은 1000만대를 기록한 바 있다.

애플의 사전주문 호조에 증시 투자자들은 환호하고 있다. 14일 개장 전 애플 주가는 시간외 거래에서 2% 가량 상승하고 있다.

김혜미 (pinnster@edaily.co.kr)

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임화섭 특파원 = 애플이 오는 25일 출시되는 새 아이폰의 첫 주말 판매량이 작년의 1천만대 기록을 깰 것이라는 전망을 밝혔다.

애플의 공보담당 직원인 트루디 밀러는 14일(현지시간) 언론매체들에 보낸 성명서에서 아이폰 6s와 6s 플러스의 예약주문 실적이 "극도로 긍정적"이라며 이렇게 전망했다.

그는 아이폰 6s 플러스에 대한 온라인 수요가 특히 많다며 자체 예상을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아이폰 6s 플러스에 대한 수요를) 따라잡으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25일 애플 리테일 스토어들이 문을 열 때 아이폰 6s뿐만 아니라 아이폰 6s 플러스도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신형 아이폰의 예약주문 실적이 호조인 것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이 작년과 달리 1차 출시 지역에 포함된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전 세계 시가총액 제1위 기업인 애플은 9일 특별 행사에서 신제품 아이폰을 공개한 후 12일 예약주문을 받기 시작했다. 제품 출시일은 금요일인 25일이다.

애플은 최근 수년간 새 아이폰이 발매되는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첫 사흘간 실적을 '첫 주말 판매량'이라는 이름으로 공개해 왔다.

새 아이폰의 첫 주말 판매량은 2012년 아이폰 4s 400만대, 2013년 아이폰 5s·5c 900만대, 2014년 아이폰 6·6 플러스 1천만대였다.

그러나 애플은 재작년이나 작년과 달리 올해 예약주문 개시 24시간 실적을 수치로 공개하지는 않았다. 예약주문 개시 첫 24시간의 판매량은 2013년 200만대, 2014년 400만대였다.

14일 뉴욕 나스닥에서 애플 주가는 116.51달러로 개장했으며, 개장 1시간 30분 후에는 전날 종가(114.21달러)보다 1.58% 오른 115.79달러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에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전날 마감 당시보다 각각 0.25%, 0.36%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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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안재용 기자, 김남이 기자] [올해 중국 자본에 코스닥社 10여곳 넘어가...중국 자본, 지배구조 및 건전성 파악할 길 없어]
차이나머니(중국 자본)가 코스닥시장을 공습하고 있다. 올해만 10여곳에 달하는 코스닥 기업의 경영권이 중국으로 넘어갔다. 중국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자본의 출처와 건전성 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특히 주가가 요동치며 손해를 보는 투자자도 속출하고 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올해 중국기업이 경영참여를 목적으로 지분을 투자한 기업은 10곳 정도다. 아이넷스쿨(현 룽투코리아), 초록뱀, 동부로봇(현 디에스티로봇), 피델릭스, 아이에스이커머스, 이너스텍(현 로코조이), 레드로버, 미동전자통신 등 8개 기업이 이미 지분 변경을 공시했고 처음앤씨와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은 지분 변경을 앞두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스닥시장에서 아가방컴퍼니 외에 이렇다 할 중국 자본의 기업 인수가 없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증가다. 중국 자본이 한국 기업 인수를 위해 사용한 금액은 총 2300억원 정도로 한 기업당 평균 200억원이 좀 넘는 가격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전문가들은 인수합병(M&A)를 통해 기술과 노하우를 확보하려는 중국 자본의 움직임이 코스닥 기업으로까지 확장된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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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차이나머니의 습격, 요동치는 주가= '프로듀사'를 제작해 흥행에 성공한 초록뱀미디어는 올해에만 주인이 두 번 바뀌었다. 두 번의 주인 모두 중국 미디어그룹이다. 지난 1월에는 120억원을 투자 받아 홍콩 엔터테인먼트회사인 주나인터내셔널로 최대주주가 바뀌었고 다음 달에는 중국 미디어그룹 DMG를 대상으로 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또 다시 최대주주가 변경됐다.

기업이 아닌 펀드에 팔린 경우도 있다. 블랙박스 제작기업인 미동전자통신은 지난 8일 최대주주가 중국계 펀드인 상하이 유펑 인베스트먼트로 바뀌었다. 이외에도 최근 두 달 사이 '넛잡'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제작사 레드로버와 무선통신사업체 이너스텍의 최대주주가 중국 기업으로 바뀌었다. 이너스텍은 중국 모바일 게임사 로코조이의 우회상장을 위해 인수된 경우로 사명을 로코조이 인터내셔널로 바꾸고 모바일 게임사로 탈바꿈했다.

중국 자본과 연계된 기업들은 주가가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여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조언이다. 올초 2000원대의 주가를 유지하던 피델릭스는 지난 4월 중국 동심반도체유한공사에 주식을 매각한다는 공시가 나간 후 나흘간 74%가 급등했다. 하지만 주가는 지난 6월말 6200원으로 장중 최고가를 찍고 지속적으로 떨어져 지난 8월21일에는 다시 2200원대로 떨어졌다. 이날 종가는 2965원이다.

공시 이전부터 주가 급등하는 경우도 많다. 연초 700원대 불과했던 이너스텍의 주가는 4월 초부터 상승세를 보이며 5월 초에는 2200원까지 올랐다. 지난 5월7일 급등에 관한 조회공시를 받았고 그 달 26일에 중국 모바일 게임사 로코조이와 주식양수도 계약을 발표했다. 그 때는 이미 주가가 3000원선까지 오른 상태였다. 또 처음앤씨는 지난 8월 초 9390원이었던 주가가 그 달 25일 중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유상증자 발표 전까지 약 40% 급등했다.

◇일본 롯데도 모르는데…베일싸인 차이나머니= 전문가들은 중국 자본의 건전성 여부를 가려내기 힘들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지분 취득 시 재무사항과 휴·폐업 여부, 감사의견 등 기본적인 사항 외에는 밝힐 의무가 없어서다. 공시된 사실만으로 투자 위험성 여부를 가리기에는 충분치 않다는 설명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피인수 대상이 되는 기업에 인수주체에 대한 정보를 과하게 요구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기업의 공시 부담도 고려할 필요가 있어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기업의 건전성을 공시만으로 담보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중국 기업의 투자 후 그 기업에 관한 소문만 무성하게 도는 경우가 많다.

롯데그룹의 상황과 비교하기도 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한국 롯데그룹을 지배하는 일본 계열사에 대해 국내에서 알 방법이 없듯이 중국 자본의 경우도 지배구조나 출처를 명확히 알 수 없다"며 "중간에 페이퍼컴퍼니가 있거나 한국 기업을 한번 거쳐서 들어오면 국적조차 제대로 파악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드러난 것 외에도 중국 자본이 침투한 코스닥 기업이 더 많을 것으로 본다. 이미 비상장사에 대한 지분 투자도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양주 대신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그 기업이 정말 견실한 기업인지, 실제로 사업을 영위할 능력이 있는지, 중국에서 입지는 어떤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다"며 "과거 우회상장을 목적으로 인수해 자산 횡령 등으로 2~3년 만에 기업이 망가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취약한 코스닥 기업의 재무구조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중국 자본에 피인수된 기업 대부분이 엔터테인먼트와 게임, IT(정보기술) 업종인데 경쟁력있는 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취약한 재무상태로 인해 M&A에 무분별하게 노출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기업은 특히 한류 효과를 노리는 중국 기업들에 좋은 먹잇감이 된다. 중국 내 유통망을 갖고 있는 현지 기업이 코스닥 기업을 인수하고 한류를 앞세워 중국 내 입지를 높이려는 경우도 있다.M&A를 통해 기술 추격 기간을 단축시킬 수도 있다.

최현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은 10년 전부터 기술력과 영업력 등을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 해외 우수기업을 인수하는 전략을 세워 왔는데 코스닥 기업이 그 기조에 편입된 것"이라며 "지금 들어오는 중국 자본은 사업상의 필요에 의해 들어오는 것이지 주가를 부양하고 빠지는 소위 '먹튀'를 하기 위한 경우는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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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조선

현대차 담도굉 대한항공 손서신 오리온 담철곤…


담도굉 현대차 중국전략담당 부사장(가운데)photo 쓰촨현대
현대차(회장 정몽구)는 지난 8월 18일 중국 사업을 총괄하는 책임자에 화교(華僑)인 담도굉(譚道宏) 부사장을 임명했다. 담도굉 부사장은 쓰촨(四川)현대 판매담당 부사장으로 일하다 중국전략담당 부사장으로 일하게 됐다. 담 부사장의 발탁은 그가 화교 출신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그는 1959년생으로 서울의 한성화교학교와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정공(현대모비스의 전신)에 입사한 바 있다.

화교 출신의 기업 내 존재감이 화제다. 한국 기업에 중국 시장의 중요도가 커지면서 중국 시장과 한국 기업을 연결하는 고리로 한국 내 화교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화교 출신 기업 임원으로는 현대차 담도굉 부사장 외에도 대한항공의 손서신(孫書臣) 상무, 현대차의 설호지(薛浩智) 이사가 있다. 설호지 이사는 현대차의 설영흥(薛榮興) 고문(전 부회장)의 아들이다. 2013년 작고한 대한항공의 손계서(孫啓瑞) 고문 등도 화교다. 대주주로는 오리온의 담철곤(譚哲坤) 회장이 있다.

‘창업 DNA’가 강한 화교들은 기업 임원과 같이 남 밑에서 일하기보다는 자기 사업을 개척하는 데 주력해 왔다. 손수의(孫樹義) 한성화교중학 교장은 주간조선에 “화교들은 대개 식당, 여행사와 같은 개인사업에 종사해왔다”고 말했다. 기업 임원급도 요식업이나 호텔업종 등에만 국한돼 왔다. 서울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호텔 중식당 홍보각 대표로 있는 여경래(呂敬來)씨와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의 조리이사로 있는 여경옥(呂敬玉) 형제가 대표적이다.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의 주방은 지금도 화교 출신인 후덕죽(侯德竹) 상무가 담당하고 있다. 한성(서울)화교협회장인 이충헌(李忠憲)씨도 중식당 동보성을 운영하고 있다. 삼성그룹 전담 여행사인 세중여행사 출신으로 다이너스티여행사로 독립한 오학빈 회장도 비슷한 경우다.

2, 3세 화교는 좀 다르다. 한국 기업의 문을 노크하고 있다. 대중(對中) 사업이 많은 기업은 화교를 확실히 선호한다. 화교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은 뭐니뭐니 해도 관시(關係) 구축이다. 중국 사업에서 핵심적인 관시 구축에 있어서 화교만큼 탁월한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말과 중국말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중국 내 조선족과 같지만, 관시 구축에서는 화교가 더 앞선다. 조선족 동포들은 아직 중국 주류 사회에 진입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층부와 원활한 관시를 구축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화교는 대부분 한족 출신이라 관시 구축 등에 필수적인 중국 특유의 매너나 정서적 일체감 구축이 더 쉽다.

화교들의 관시는 대형 인허가 사업영역에서 두드러진다. 대한항공의 손계서 전 고문이 대표적이다. 2013년 작고한 손계서 고문은 대한항공 창업주인 조중훈 회장의 절대적 신임 속에 한·중(韓中) 민항 노선 개설 등 중국 사업을 개척해 왔다. 손계서 고문은 화교 출신으로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국립대만대 교수로 일한 엘리트다. 박정희 대통령과 장제스(蔣介石) 대만 총통의 정상회담 통역을 담당하기도 했다. 덕분에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을 제치고 최다 한·중 노선을 보유하고 있다. 손계서 고문의 퇴진 이후에는 지난 2월 상무로 임명된 손서신씨가 대한항공 중국 지역본부에서 대외담당 업무를 맡고 있다.

같은 이유로 지난해 7월 현대차의 중국 사업을 이끌어온 설영흥 전 부회장이 2선퇴진하고, 순수 한국인인 최성기 사장(현 고문)이 바통터치를 했을 때 현대차의 중국 사업을 두고 현대차 안팎에서 상당한 우려가 나왔다. 중국에서 자동차사업의 경우 공장 설립과 자동차 번호판 발급까지 당과 정부가 일일이 간섭하는데, 설영흥 전 부회장이 다진 중국 사업을 잘 이어갈 수 있을까 하는 우려였다. 아니나 다를까 현대차 중국 사업은 충칭(重慶)공장 착공에서부터 삐걱거리더니 중국 경기급락에 따른 판매량 급감으로 이중삼중의 시련을 겪고 있다.

정몽구 회장이 ‘담도굉 카드’를 꺼내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양필승 건국대 교수(‘차이나타운 없는 나라’ 저자)는 주간조선에 “설영흥 전 부회장은 한국 기업의 대중사업 초창기 정몽구 회장의 ‘당구 친구’란 개인적 인연으로 발탁된 경우지만 담도굉 부사장은 본인 실력으로 올라갔다는 점에서 큰 변화”라고 말했다.

의사소통도 막강한 경쟁력이다. 화교들은 단순 의사소통을 넘어선 정서적 의사소통도 가능하다. 이런 점은 대중심리에 어필해야 하는 마케팅 같은 부문에서 확실히 드러난다. 중국 제과시장에서 약진하는 오리온이 대표적이다. 오리온은 절묘한 작명으로 중국 시장에서 성공한 제과기업이 됐다. 화교 출신 담철곤 회장은 오리온의 중국 이름인 ‘하오리여우(好麗友)’와 같이 중국인의 정서에도 맞고 입에도 잘 들러붙는 작명을 해 왔다. 재일동포 출신 기업인 롯데가 중국 제과시장에서 별반 두각을 못 드러내는 것과도 비교되는 부분이다. 오리온의 한 관계자는 “담철곤 회장은 조부가 화교인데, 본인은 국적도 한국이고, 한국인이란 생각이 확고하다”고 말했다. 국적 변경한 화교는 ‘화예(華裔)’라고 부른다.

‘산동(山東)방언’ 구사도 막강한 경쟁력이다. 국내 화교들은 대개 산동성이 원적으로, 집에서 부모와 자식 간에는 산동방언으로 말하는 경우가 많다. 산동방언은 중국 표준어인 보통화(普通話)와는 다르다. 국내 한 투자증권사의 베이징 주재원으로 근무 중인 화교 양모씨는 주간조선에 “이방인들에 대한 텃세가 심한 베이징에서 처음에 화교라고 무시하던 베이징 사람들이 산동방언을 몇 마디 하니까 ‘진짜 중국 사람이네’ 하며 대접이 달라지더라”고 말했다.

한국 화교 대부분이 산동화교라는 점은 아쉬운 점이다. 상거래에 있어서 산동화교는 광동화교나 푸젠(福建)화교들에 비해서 한 수 아래로 대접받는다. ‘산동대한(山東大漢·산동의 거구들)’이라 불리는 산동 출신 화교들은 신체조건이나 성정이 한국 사람과 흡사하다. 성격이 괄괄해 참을성 있게 큰 사업을 하는 데는 능하지 못하다는 평가를 들어왔다. 대개가 요식업에 종사하는데, 광동화교나 푸젠화교와 달리 산동화교 출신 화교기업 가운데 내세울 만한 큰 기업이 없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주한 타이베이대표부(대만대사관에 해당)의 양조림(梁兆林) 총무참사관(화교)은 “과거 화교들은 기업에서 승진이 잘 안 돼 독립한 경우가 많다”며 “설영흥 전 부회장이 스타트를 끊었고 이제는 기업 임원이 많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헤드헌팅업체 커리어케어의 박혜준 글로벌사업본부 상무는 “화교 출신들을 찾는 기업의 요구는 특별히 많지 않지만,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필승 건국대 교수는 주간조선에 “구(舊)화교 가운데 똑똑한 인재들은 한국에서 차별에 못 견디다가 미국으로 이민 가서 실리콘밸리 등지의 큰 기업에서 잘된 경우가 많다”며 “미국에서 한화(韓華·한국화교)협회를 세웠을 정도인데, 한국 기업들도 똑똑한 화교 인재들은 놓치지 말고 잘 활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간조선

증권사·보험사 닥치는 대로 인수 대형 시중은행 인수도 호언장담


서울시 중구 을지로2가의 대만계 유안타증권과 중국계 중국건설은행 사옥.
중국과 대만 등 중화권 금융이 한국 금융을 강타하고 있다. 중화권 금융의 한국 공습은 금융사 인수와 서울의 핵심 금융 중심지의 랜드마크 빌딩 인수 형태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막대한 자금을 앞세운 중화권 금융사들이 그동안 한국 금융시장의 주류 외국계 금융자본으로 대접받던 미국과 유럽계 자본에 버금갈 만큼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 중화권 금융사들의 한국 금융사 사들이기는 거침이 없다. 지난 8월 21일 대만 최대 금융그룹인 유안타금융그룹이 유안타파이낸셜홀딩스를 통해 한신저축은행 지분 100% 인수를 결정했다. 유안타금융그룹은 지점 수가 3개이고 직원 수 36명에 불과한 한신저축은행 인수를 위해 1351억200만원을 투자했다. 유안타금융그룹은 지난해 3월에는 주요 증권사 중 하나로 꼽히던 동양증권을 인수한 바 있다. 당시 유안타금융그룹은 동양증권(지분 53.6%) 인수에 3000억원 가까이 투자했다. 그리고 지난해 10월, 동양증권이란 이름을 버리고 유안타증권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 금융시장에 ‘중화 금융’의 정체성을 드러낸 것이다. 유안타금융그룹은 공개 M&A를 통해 한국 금융사를 인수한 최초의 중화권 금융사로 부각되며, 중화권 금융사들의 한국 금융시장 공습에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대만계만이 아니다. 중국 본토 금융사들이 보이고 있는 한국 금융시장 진출 의지는 대만이나 홍콩계보다 더 강렬하다. 지난 2월 중국 최대 보험그룹인 안방보험그룹(安邦保險集團)이 한국 생명보험시장 8위 동양생명을 인수했다. 안방보험은 동양생명 지분 63% 인수에 1조1319억원을 투자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 등 한국의 생명보험사는 현재 중국 내 생명보험사 지분 50% 이상 인수가 불가능하다. 때문에 ‘시장경제 체제의 상호주의 원칙상 중국 국적 보험사인 안방보험의 한국 국적 동양생명 인수 허용에 신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시장 일각의 지적도 있었다. 하지만 결국 지난 6월 한국의 금융위원회가, 또 8월에는 중국의 보험감독관리위원회가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를 승인하며 안방보험은 ‘한국 토종 금융사를 인수한 첫 중국 본토 금융사’가 됐다. 안방보험의 동양생명 인수가 한국 보험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존재감조차 없던 중국 보험사가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해 한국 생명보험시장의 약 6~7%를 차지해 버렸기 때문이다.

지난 8월 24일 KDB산업은행의 핵심 계열사로 자산 기준 국내 2위 증권사인 KDB대우증권이 M&A 매물로 나왔다. KDB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오자 가장 먼저 인수 의사를 공식화한 자본이 중국 금융사다. 중국 본토의 최대 증권사로 꼽히는 중신증권(홍콩 주식시장 상장)은 수년 전부터 “KDB대우증권이 매물로 나오면 인수전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왔다. 중신증권은 중국 국적의 시틱그룹(CITIC) 계열사다. 시틱그룹은 삼성그룹 둘째이자 호텔신라와 삼성물산 사장을 맡고 있는 이부진씨를 (독립)사외이사로 선임해 한국에서 유명세를 탔었다. 시틱그룹은 KDB대우증권이 M&A시장에 나오자마자 씨티글로벌증권 등과 인수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KDB산업은행과 KDB산은자산운용, KDB생명은 KDB대우증권 지분 43.05%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9월 1일 기준) 가치로 1조6948억8000만원을 훨씬 넘는다. KDB산업은행의 장부상 KDB대우증권의 지분가치는 이보다 더 큰 ‘1조7758억원’에 이른다. 그런데 KDB대우증권을 인수하려면 실제 이보다 훨씬 많은 돈이 필요하다. KDB대우증권은 2015년 6월 말을 기준으로, 총자산 34조6167억1000만원에 순자산이 무려 4조2581억300만원에 이른다. 더구나 이 순자산 중 이익잉여금으로 쌓아 놓은 돈이 1조8787억5800만원에 달한다. 여기에 국내 최대 증권사라는 브랜드 프리미엄과 전국에 촘촘히 깔린 영업망 등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지면, 매각가가 최소 3조원대에서 최대 4조원대는 돼야 한다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이보다 낮은 가격에 팔게 되면 KDB산업은행과 이번 매각 카드를 꺼낸 현 경영진에게 헐값·부실 매각과 배임에 따른 법적 문제는 물론 특혜 매각과 갑작스러운 매각 배경에 대한 의혹들이 일 수 있다.

문제는 이 가격을 지불할 수 있는 매입희망자가 한국 안에 많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KDB대우증권 인수에 가장 열의를 보이는 국내 금융사는 KB금융지주밖에 없다. 때문에 막강한 자금 동원력을 확보하고 있는 중국 금융사 시틱그룹의 KDB대우증권 인수 가능성 역시 계속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참고로 시틱그룹이 KDB대우증권 인수에 동원한 계열사인 중신증권은 지난해 매출 291억9800만위안(5조3546억원)에, 순이익이 113억3700만위안(2조791억원)에 이른다.

KDB대우증권을 품으려는 중국 본토 금융사는 시틱그룹만이 아니다. 동양생명을 인수해, 한국 금융사 M&A 성공 노하우를 갖고 있는 안방보험 역시 인수 후보로 시장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오랫동안 M&A 매물로 내놨지만 제대로 된 매각 작업조차 해보지 못했을 만큼 인기가 없는 국내 중·소형 금융사들은 오히려 중국 거대 금융사들에 드러나지 않게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6월까지도 ‘중국 대형 증권사 궈타이쥔안증권(國太君安)에 매각을 타진한 게 아니냐’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였다.

사실 중국 본토 금융사들의 한국 금융사 M&A 시도는 꽤 오래전부터 있어 왔다. 11년 전인 2004년 시장 매물로 나온 LG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대만의 유안타금융그룹이 인수하려 했었다. 당시 유안타금융그룹은 LG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한국 대형 금융사 인수 9부 능선을 넘는 듯했지만, 실패했다. 또 지난해 중국의 푸싱그룹(復星集團)은 LIG손해보험과 KDB생명, 현대증권 인수를 동시 다발로 추진했었다.

이뿐이 아니다. 2010년 중국 4대 국영 상업은행 중 한 곳인 중국공상은행이 광주은행(당시 우리금융지주 계열) 인수전에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 2014년 11월에는 국내 4대 시중은행 중 한 곳인 우리은행을 중국 안방보험이 인수할 뻔했다. 세 차례의 매각 실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2014년 6월 네 번째 우리은행 매각작업을 강행했다. 이때 우리은행 매각 입찰에 참가한 유일한 자본이 중국의 안방보험이었다. 물론 ‘복수의 매수 희망자가 있어야 한다’는 ‘유효경쟁 원칙’ 때문에 안방보험의 우리은행 인수는 좌절됐다. 당시 ‘유효경쟁’이 이루어졌다면 자금력을 앞세운 안방보험의 우리은행 인수 가능성이 매우 컸을 것이라는 게 시장 평가다.

이들 외에도 2010년 이후 증권·보험 등 업종을 불문하고 한국의 중소 규모 금융사 매각에 중국 금융사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이 이제 당연한 것처럼 비쳐지고 있다.

중화권 금융의 한국 금융 공습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은 금융사 M&A시장만이 아니다. 중화권 금융사들의 막강한 자금은 한국 금융 중심지의 랜드마크 빌딩 시장으로도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서울 시청과 명동(을지로), 종로 일대가 대표적이다.

서울 중구 을지로2가 중국건설은행.

시청과 명동, 종로 일대는 여의도와 함께 명실상부 한국 금융의 핵심 중 핵심이다. 여의도는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KRX)를 중심으로 KDB대우증권·NH투자증권·현대증권 등 주요 증권사·자산운용사들이 모인 전형적인 증권가다. 이에 반해 시청과 명동, 종로 일대는 금융위원회를 중심으로 우리은행·하나은행(금융지주)·KB국민은행·IBK기업은행·신한은행·SC은행·한국씨티은행 등 주요 금융지주와 국내외 주요 시중은행 본사들이 집중돼 있다. 여기에 미래에셋금융그룹과 삼성증권·삼성생명·삼성화재 등 삼성그룹 금융계열사들, 또 교보생명과 현대해상 본사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종류의 대형 금융사들이 오래전부터 터를 잡고 있는 명실상부 한국 금융의 심장부다. 이 한국 금융의 심장부에 최근 중화권 금융사들이 깃발을 꽂으며 ‘중화권 금융사의 한국 금융 공습’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

‘중구 을지로2가 185번지와 185-10번지’, 이곳은 소위 명동 한복판이다. 맞은편에 IBK기업은행 본사와 미래에셋금융그룹 본사가 있고, 바로 옆에서 전국은행연합회 빌딩과 한국외환은행(현 KEB하나은행) 본사, 300~500m쯤 떨어진 곳에 KB국민은행과 하나금융지주 본사, 삼성화재 본사 등 한국을 대표하는 금융사들의 본사가 집중된 곳이다.

이곳 을지로2가 185번지와 185-10번지에 세워진 빌딩들의 주인이 바로 중화권 금융사들이다. 이 중화권 금융사들이 지난해 한국 금융의 심장부 중 한 곳인 이곳을 차지하며 중화권 금융사들의 힘을 한국인들에게 내보이고 있다.

먼저 을지로2가 185번지를 보자. 이곳의 현재 주인은 유안타금융그룹이다. 원래 주인은 동양그룹과 동양증권이었다. 동양그룹이 이 땅에 지하 5층 지상 15층, 연면적 2만8024.47㎡(약 8774평)짜리 건물을 지어 동양증권 본사로 썼었다. 유안타는 지난해 10월 이 빌딩에서 동양증권 간판을 떼고, 을지로가 바로 내려다보이는 빌딩 최상층부에 초대형 ‘유안타증권’ 간판을 내걸었다.

을지로2가 185-10번지로 눈을 돌려보자. 이곳은 유안타증권 빌딩의 등장보다 한국 금융에 더 큰 충격을 준 곳이다. 이곳의 원주인은 보고펀드 소유의 동양생명이었다. 1991년 동양생명이 지하 5층 지상 12층, 연면적 1만1135.5㎡(약 3368평)짜리 사옥을 지어 2014년까지 본사로 사용했다. 지상 12층으로 비교적 크지 않은 듯 보이지만, 실제 언덕 위에 자리한 입지와 푸른색 유선형 유리 외관으로 이곳을 지나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둘 만큼 랜드마크의 기능을 했던 곳이다.

이곳을 지난해 10월 중국 4대 국영 상업은행 중 하나인 중국건설은행이 510억원에 사들였다. 최근 중국건설은행은 이 빌딩으로 입주했는데, 이로써 중국 본토 은행 자본이 한국에 독자적으로 빌딩을 매입해 한국 사옥을 갖게 된 최초의 사례가 됐다.

최근 이 건물 최상부에는 중국식 한자인 ‘간자체’로 쓰인 ‘중국건설은행’의 초대형 옥외 간판이 설치됐다. 이 옥외 간판은 을지로 어디에서도 보일 정도다.

중국건설은행만이 아니다. 중국 최초의 현대식 은행으로 중국 금융의 상징인 중국은행(BOC) 역시 최근 한국 금융에 강렬한 존재감을 심고 있다. 중국은행은 지하에 대형 서점인 영풍문고가 있고 지하철 종각역과 연결된 영풍빌딩의 1층과 2층에 있다. 이 영풍빌딩의 주인은 영풍그룹이다. 그런데 오히려 중국은행의 간판이 더 크고 화려하게 세워져 있다. 중국은행은 종각역과 청계천 사이에 ‘한자’로 쓰인 거대한 입간판을 세워 놓았다. 중국은행 역시 현재 종로와 을지로 등 한국 금융 중심지에 자신들의 독자 사옥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중화권 금융사들이 한국 금융시장으로 대거 밀려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짚을 수 있는 건 보유 자금은 넘쳐나지만, 2010년 이후 심각해지고 있는 중국 금융시장을 대체할 새로운 수익성 높은 시장을 찾고 있다는 관점이다.

현재 중국 외환보유고는 3조6513억달러(블룸버그·7월 기준)다. 세계 1위다. 이 같은 외환보유고를 확보하는 데 큰 역할을 한 곳이 대부분 ‘국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중국의 금융사들이다. 문제는 2010년 이후 중국 금융시장과 산업시장이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시장이 불안해지면서 중국에 들어가 있던 해외 핫머니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고, 이것이 중국 자본시장의 위험도를 다시 현격히 키우고 있는 것이다. 중국 자본시장의 이 같은 불안한 상황이 중국 산업계와 내수시장에 영향을 끼치며 중국 경제 침체의 깊이를 키우고 있다. 중국 자본시장이 요동치고, 생산·내수시장의 침체가 깊어질 때마다 중국 정부와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나서 급한 불을 끄고는 있다. 하지만 시장 혼란을 막기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오히려 시장 혼란과 중국 정부의 대책이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중국 본토 금융사들, 또 중국 시장과 밀접히 연결된 중화권 금융사들이 중국 시장의 불안을 피해 갈 수 있는 외국 금융시장으로 계속 눈길을 돌리고 있다. 사실 한국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와 호주는 물론, 미국과 유럽 금융시장으로도 중국 금융 자본의 진출이 거세다.

그럼에도 중화권 금융사들에 한국 금융시장은 ‘다른 금융시장보다 진입장벽이 낮고, 접근성이 좋은 시장’으로 비쳐지고 있다. 한국과 경제 규모가 비슷한 다른 나라의 M&A 대상 금융사들에 비해 한국 금융사들이 ‘싸다’는 인식이 중화권 금융사들의 구미를 당기게 하고 있다.

중국 안방보험의 예를 들어보자. 안방보험은 올해 네덜란드 보험사인 ‘비바트’의 지분 100%를 1억5000유로(약 2003억원)에 매입했다. 그런데 그들이 지불한 돈이 사실 이게 다가 아니었다. 추가로 10억유로(약 1조3354억원)를 투자하기로 약속한 것이다. 이에 반해 올해 한국 생명보험시장 8위인 동양생명을 먹는 데는 약 1조1300억원 남짓밖에 들지 않았다. 더구나 1조1300억원 남짓 투자해 손에 넣은 동양생명으로 이들은 한국 생명보험시장 점유율을 단숨에 6~7%나 확보할 수 있었다.

매물로 거론되는 한국의 시중은행과 증권사들 역시 보험사보다는 몸값이 비싸지만, 비슷한 경제 규모를 가진 다른 나라의 M&A 물건들과 비교했을 때 가격 면에서 결코 비싸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또 지리적으로 중국과 가깝고, 한국의 중국 시장 의존도가 크다는 점 역시 중화권 금융사들에는 투자처로서 매력적으로 비치고 있다. 엄청난 자본력을 무기로 전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는 중화권 금융사들의 무차별 공습을 한국 금융시장이 피하기란 사실상 힘들다.

그렇다면 우리 금융시장에 도움이 될 알짜 중화권 금융은 누구이고, 먹튀 자본 성격이 큰 중화권 금융은 어떤 것인지를 지금부터라도 면밀히 따져 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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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피자전문기업 미스터피자는 14일 미국 진출 8년 만에 현지에서 가맹사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미스터피자는 지난 2007년 로스앤젤레스 직영점인 월셔점을 오픈하며 미국시장에 진출한 후 이번에 처음으로 가맹1호점을 캘리포니아주 부에나파크에 열었다.

미스터피자는 그간 가맹사업을 위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아 직영점만 운영해 왔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점한 부에나파크점은 연면적 430㎡에 160석의 좌석을 갖췄다.

매장 내부는 4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룸과 테라스, 밖에서도 내부를 볼 수 있는 오픈 키친과 20여 종의 맥주, 와인을 즐길 수 있는 바(Bar) 등으로 꾸며졌다.

미스터피자는 다음 달 베버리힐즈에 위치한 미국 고급 쇼핑몰인 웨스트필드에도 가맹점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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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LG디스플레이가 지난 6월 공개한 18인치 크기 롤러블 디스플레이의 모습. LG전자는 디스플레이에 이어 TV 완제품에서 롤러블을 내놓는다. /사진제공=LG디스플레이
OLED 기반 '롤러블 TV' 개발 중… 내년 초 CES서 시제품 공개할 듯

OLED TV시장 주도권 유지 전략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에 사활을 건 LG전자가 내년 초 공개를 목표로 OLED 기반의 '롤러블(rollable) TV'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디스플레이어 이어 TV 완제품에서도 드디어 '돌돌 마는 TV'가 나오는 것이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계열사인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을 기반으로 롤러블 TV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초에 열리는 'CES 2016'에서 55인치 크기의 시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양산에는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늦어도 수년 안에 안방에서 휘는 TV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주택은 물론 사무실 등에서 공간활용 측면에서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혁명적 변화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돌돌 말 수 있는 롤러블 TV는 유연한(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필수다. LG는 백라이트가 필요 없고 탄성이 좋은 플라스틱 계열 기판을 사용한 OLED를 가장 적합한 소재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 측은 "CES에 전시할 제품이 벌써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며 "롤러블 TV의 공개를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LG전자에서 확답을 내놓지 않았지만 업계는 롤러블 TV가 내년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신형 디스플레이 개발부터 이를 토대로 완성 TV가 나오기까지 1년여가 걸린다"며 "이미 롤러블 디스플레이가 등장한 만큼 LG전자가 전 세계에 파급력이 큰 CES를 노려 롤러블 TV를 선보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7월 18인치 플렉시블 OLED 개발에 성공했으며 이달 초 열린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 2015에서는 65인치 OLED 3장을 'S'자 형태로 이어붙인 111인치 타일링 디스플레이를 공개한 바 있다. 또 천장과 기둥에 자유롭게 설치할 수 있는 두께 5.3㎜짜리 55인치 OLED와 탈부착 가능한 두께 1㎜ 이하 55인치 OLED 패널도 이번 IFA에 등장한 롤러블 TV의 '징후'들이다.

LG전자는 첨단 TV 제조기술을 세계에 과시하면서 OLED TV 동맹군을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롤러블 TV의 공개예정 시점을 내년 CES로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IFA를 기준으로 파나소닉·스카이워스·창홍·하이센스 등 일본·중국 TV 제조사와 터키 최대 가전업체인 베스텔이 OLED TV를 공개하며 LG가 고군분투하던 OLED TV 시장의 파이를 키우는 추세다. 이와 관련해 LG디스플레이가 파주의 대형 OLED 생산라인 증설을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상범 LG디스플레이 사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진은 전 세계를 돌며 OLED 세일즈에 매진하고 있다.

LG전자는 매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에서 첨단 TV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왔다. 지난 2009년에는 3차원(3D) TV를 선보였고 2012년 전시회에서는 OLED TV를 공개했으며 지난해는 초고해상도(UHD) 화질의 OLED TV로 주목을 받았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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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대기업 순환출자 고리 축소 사업역량 집중 시너지 기대
지배구조 개선 체질 변화
'쪼개고, 다시 합치고….'

국내 대기업이 계열사 및 사업부문 간 구조조정에 팔을 걷어붙였다.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연관 사업을 한 곳으로 몰아주거나 거꾸로 일부 사업부문을 떼내 독자 경영에 나서기도 한다.

■기업마다 셈법 달라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본시장에서 가장 핫한 곳은 삼성이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 합병으로 그룹 순환출자 고리가 8개로 축소됐다"며 "삼성그룹이 지속해서 순환출자를 줄여나가는 움직임을 추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와 삼성SDI의 합병 검토, 삼성전자 분할 후 삼성전자 투자부문와 삼성SDS의 합병을 통한 전자계열 지주회사 체제 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삼성전자를 인적분할한 뒤 삼성물산과 합병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통합한 KEB하나은행을 출범시켰다. 미래에셋증권 강혜승 연구원은 "은행 정보기술(IT) 시스템 통합, 은행 광고.선전비 등의 비용이 발생하더라도 올해 순이익은 지난해보다 14.4% 증가하는 회복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라홀딩스는 한라마이스터 흡수 합병으로 한라, 위코, 오토리코, 에이치워터 등 4곳을 자회사로 편입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한라홀딩스와 한라마이스터 합병으로 그룹 지배구조 재편을 마무리한 정몽원 회장의 경영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현대하이스코를 하나로 묶으면서 순환 출자 고리를 줄였다. 시장에서는 현대글로비스의 차기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남은 순환 출자 고리를 끊을 열쇠를 현대글로비스가 쥐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케미칼은 자회사인 한화넥스트와 한화컴파운드를 합병해 컴파운드 사업 부문을 일원화했다. 이로써 지난 3월 에이치컴파운드(현 한화컴파운드)가 한화첨단소재의 컴파운드 사업부문을 흡수합병하며 시작된 한화그룹의 컴파운드 사업 역량 집중 작업은 사실상 완료됐다.

기업분할도 한창이다.

현대종합상사는 다음달 1일 브랜드 사업 부문과 신사업 부문을 분할해 현대씨앤에프를 신설한다. 분할 후 현대종합상사에는 무역사업 부문과 자원사업 부문이 남는다.

두산건설은 주력사업 집중과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렉스콘 사업부문 중 울산공장을 단순.물적분할의 방법으로 분할해 1개 신설회사 울산레미콘을 설립했다.

SK브로드밴드는 SK플래닛의 호핀(Hoppin) 사업부문을 분할·합병했다. SK브로드밴드 측은 "급변하는 국내외 모바일 미디어 시장에서 경쟁력을 제고하고 그룹 내 역량을 일원화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이를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합병·분할 시너지가 관건

이런 움직임에는 '겨울에 밀짚모자를 사둬야 한다'는 셈법이 깔려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상반기 해외법인장 회의를 통해 "외부 여건이 여러 측면에서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이를 탓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면서 "미래에 대한 대비는 아무리 어려워도 한 치의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위기의식을 느낀 기업들이 합병과 분활로 지배구조를 바꾸고 사업체질 변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하지만 일부 기업들은 사업 전문화에 대한 신중한 고려 없이 분할에 나서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딱히 구별되는 사업군이 없고 지주회사 체제 구축의 필요성이 적은데도 막연한 주가 상승을 노리는 경우가 있다는 것. 또 사업구조 재편보다는 돈 안되는 사업을 다시 떼내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단순하게 자회사를 끌어안는 상장사도 있다. 경영효율성 외에 연결재무제표를 만드는데 따른 불편을 피하기 위한 측면도 있다는 것.

증시 전문가들은 "이유는 각각 다르지만 글로벌 경기 위축의 장기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분할.합병 효과는 긴 시차를 두고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장기적인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지적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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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네이버, 무인차·로봇 등에 5년간 1000억원 투자]

검색 서비스·모바일 메신저, 광고 수익이 매출의 대부분

기존 사업에 매달리는 동안 해외 인터넷 '공룡'들은 무인차·로봇 사업 뛰어들어

국내·외 기업·연구진 제휴… 신성장 동력 찾기에 나서



네이버가 14일 로보틱스(로봇), 모빌리티(무인자동차·전기자동차), 스마트홈(가정용 사물인터넷) 등 3대 하드웨어 분야에 향후 5년간 10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인터넷 사업에만 머물러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지금까지 주로 소프트웨어나 인터넷 서비스에 집중해왔다. 검색 서비스인 네이버,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광고 수익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네이버가 기존 사업에 매달리는 사이에 해외 인터넷 기업들은 앞다퉈 하드웨어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구글은 지난해 사물인터넷 기업 네스트를 32억달러에 인수했다. 무인차 상용화도 눈앞에 두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중국 알리바바, 대만 폭스콘과 함께 로봇 사업에 뛰어들었다. 네이버도 이런 추세에 맞춰 '프로젝트 블루(BLUE)'라는 하드웨어 투자 계획을 밝힌 것이다.




혁신 기술로 신시장 창출…구글 모델 본떠




프로젝트 블루는 연구·개발(R&D) 조직 '네이버 랩스'를 통해 이뤄진다. 로봇과 무인차 기술 개발에 각각 400억원씩을 투자하고, 스마트홈 기술과 하드웨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100억원씩을 투자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재 120명 수준인 R&D 인력도 크게 늘리기로 했다.




송창현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로봇, 무인차, 스마트홈 등 하드웨어 분야에 2020년까지 1000억원을 투자하는 내용의 ‘프로젝트 블루(BLUE)’를 발표하고 있다. /네이버 제공



네이버의 구상은 '구글식(式) 모델'을 본뜬 것이다. 네이버는 각 분야 플랫폼(기반 기술)과 소프트웨어(SW)를 연구·개발하고, 하드웨어 제조는 협력업체 등에 맡길 계획이다. 이는 구글이 모바일용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를 통해 스마트폰 생태계를 장악했던 방식과 같다. 당시 구글은 OS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고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업체는 스마트폰 기기를 만드는 식으로 역할을 분담해 대성공을 거뒀다. 구글은 무인차 역시 시제품과 플랫폼만 개발하고 향후 상용화 단계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기업에 생산을 맡길 계획이다.




네이버는 "이미 로봇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로봇공학자인 UCLA 데니스 홍 교수와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홍 교수가 개발한 로봇에 네이버의 소프트웨어를 이식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분야는 현재 국내·외 제조 기업, 연구진 등과 제휴를 추진 중이다.




네이버 송창현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로보틱스, 모빌리티, 스마트홈 등에 쓰이는 플랫폼과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해외시장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구글처럼 혁신적 기반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산업을 뒤흔들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겠다는 뜻이다.




글로벌 IT업계는 하드웨어 진출 붐




네이버는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앞세운 신성장 동력이 점차 식어가고 있다. 네이버 일본 자회사인 라인은 올 2분기에 처음으로 매출이 역(逆)성장했다. 네이버의 모바일 사업을 이끌어왔던 서비스가 성장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점에서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네이버 고위 관계자는 "회사 내부에서는 라인 의존도를 낮추고, 네이버만의 성장 동력을 다시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해외 IT(정보기술) 기업들은 신성장 동력을 하드웨어에서 찾는다. 가장 앞서 나간 기업이 구글이다. 스마트홈뿐만 아니라 무인차 시장에서도 이미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오토'라는 자동차용 모바일 운영체제(OS)를 만들어 폴크스바겐·아우디·혼다·현대차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의 차량에 탑재하고 있다. 또 군사용 로봇을 개발하던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지난 2013년 인수해 로봇을 이용한 운송 및 육체노동 대체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일본 소프트뱅크는 이미 감정 인식 로봇인 '페퍼'를 시장에 선보였다. 미국의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역시 '키바 시스템즈'라는 로봇 업체를 인수해 물류용 로봇 개발에 나선 상태다.




일각에서는 네이버가 대규모 투자를 성급하게 결정하고 발표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네이버는 현재 협력 대상으로 데니스 홍 UCLA 교수 외엔 정해진 것이 없다고 밝혔다. 구글·애플 등이 컨소시엄 등을 발표할 때 제휴 업체를 함께 공개하는 것과 다르다.




서울대 김상훈 교수(경영학)는 "소프트웨어 기업도 새로 등장하는 하드웨어를 알아야 관련 시장을 선점할 수 있다"며 "네이버가 로봇·무인차·스마트홈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면 한국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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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李부회장, 상무때부터 시작한 최고 수준의 공부 모임
김기남 사장·이상엽 교수 등 삼성·학계 최고 전문가 참석
1년에 두차례 1박2일 동안 미래 트렌드에 대해 난상토론



[ 남윤선 기자 ]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 연산과 저장을 동시에 하는 미래 반도체, 바이오….

삼성그룹이 공들이고 있는 미래산업 분야다. 전망은 장밋빛이다. 하지만 아직은 미개척 분야다. 시장을 선점하려면 경쟁 업체보다 한발 앞서 투자해야 한다. 잘하면 ‘대박’이지만 잘못하면 그룹 전체가 흔들릴 수도 있다. 결국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결단이 필요하다. 올바른 결단을 위해서는 산업에 대한 통찰력과 미래 트렌드를 내다보는 혜안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선 깊은 지식을 쌓아야 한다.

이 부회장은 어디서 이런 지식을 쌓을까. 내부 보고도 받겠지만 이 부회장이 직접 참석해 공부하는 모임은 ‘미래기술연구회’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을 비롯한 삼성 고위 임원들과 국내 최고 석학들이 함께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모임이다.


○10년 넘게 이어온 공부모임

미래기술연구회는 2004년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상무이던 시절 시작됐다. 좋은 경영자가 되기 위해선 많은 공부가 필요하다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뜻에 따라 결성된 것으로 전해졌다.

멤버들도 막강하다. 삼성 쪽에선 세계적 권위의 국제전기전자기술협회(IEEE) 펠로인 김기남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장(사장)과 김기호 프린팅솔루션사업부장(부사장) 등이 참가한다. 학계에서는 미생물 대사공학의 세계적 권위자이자 지난해 네이처지가 선정한 ‘세계 최고 응용생명과학자 20인’에 포함된 이상엽 KAIST 특훈교수와 국내 최고 소프트웨어 전문가로 꼽히는 김형주 서울대 교수 등이 참여한다. 삼성의 미래 먹거리와도 관계가 있는 전문가들이다.

모임은 1년에 두 번 정도, 매번 1박2일로 열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학계 전문가들이 최신 이슈에 대해 주제발표를 한다. 발표가 끝나면 해당 이슈에 대한 난상 토론이 이어진다. 드론, IoT, 생명공학 등 다루는 주제도 다양하다. 이 부회장도 자유롭게 토론에 참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학계와 산업계의 시각 차이를 확인한다. 관련 기술을 언제 상용화할 수 있는지도 가늠할 수 있다고 한다.

토론을 마치면 저녁식사를 함께한다. 이 자리에서도 기술 트렌드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간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음날 아침 미래기술연구회에 소속되지 않은 외부 전문가를 불러 한 차례 더 강의를 듣는다. 인문학, 금융투자 등 상대적으로 가벼운 주제의 강의가 이어진다. 이후 골프 등 가벼운 운동으로 모임을 마무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끝없는 공부로 트렌드를 앞서간다

삼성은 한걸음 앞선 시장 선점으로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제분업에서 시작한 고(故) 이병철 선대회장은 섬유, 가전으로 삼성의 영역을 확대했다. 이건희 회장은 반도체, 휴대폰 사업을 키워냈다. 이들은 업계를 꿰뚫는 통찰력을 기르기 위해서는 좋은 스승을 만나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건희 회장은 에세이집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에서 “경영은 이병철 회장에게서, 인문학은 (장인인) 홍진기 중앙일보 회장에게서 배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회장이 1990년대부터 디자인과 여성 인력의 중요성을 강조할 수 있었던 것은 산업과 인문학을 두루 공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 부회장이 이끄는 삼성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한 산업 트렌드를 이해해야 한다. 애플, 구글 등 거대한 경쟁자들도 상대해야 한다. 이 회장이 아무리 훌륭한 경영인이라도 미래 기술을 모두 파악하고 이 부회장에게 노하우를 전수해줄 수는 없다. 미래기술연구회가 생긴 것도 이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만큼 오랜 기간 체계적으로 고급 정보를 습득한 사람은 아마 국내에는 없을 것”이라며 “앞으로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이겨내는 데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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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비자금… 배임… 음해… 폭로… 효성, 이러다가 '롯데 꼴' 난다

삼형제간 고발전 난무하고 아버지와 볼썽사나운 다툼도

신사업 부진 등 경영에 치명상

지난 7월24일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청와대로 모여들었다. 이날 박근혜 대통령과의 오찬 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각 기업 총수들이 참석한 가운데 유독 효성에선 조현상(44) 부사장이 대표로 얼굴을 내밀었다. 창조경제 활성화 등을 주제로 열린 간담회였지만 다른 기업에서는 거의 예외 없이 총수가 나섰다는 점을 감안하면 다소 어색한 모양새였다.

이날 간담회는 오너가 위기에 놓인 효성그룹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자리였다. 총수인 조석래(80) 효성그룹 회장, 조 회장의 장남인 조현준(47) 사장은 지난해부터 8,000억원대 배임 등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14일 효성에 따르면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사장은 오는 21일 열릴 공판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조석래 회장이 건강 악화로 인해 미국에서 치료 중인 탓에 1심 공판은 11월 초에나 열릴 것으로 보인다.

조석래 회장과 조현준 사장은 2013년 10월부터 탈세 혐의로 국세청의 조사를 받기 시작했다.

이는 곧 비자금 조성 혐의로 확대되면서 검찰 수사로 이어졌다. 효성은 이에 대해 "IMF 사태 당시 발생한 종합상사 부실 등 경영상의 이유로 불가피하게 발생한 일로 오너 일가가 사적인 이득을 취한 바 없다"고 강변하고 있다.

비자금 조성이 '시발점'이었다면 뿌리 깊은 오너 일가 간의 갈등은 기름을 붓고 있다.

조석래 회장의 차남인 조현문(46) 변호사는 효성 부사장직으로 중공업 사업을 이끌어오던 중 2013년 2월 자리에서 물러났다.

조현문 변호사는 조석래 회장, 조현준 사장 등의 불법 행위를 바로잡으려다 물러나게 됐다고 주장했다. 같은 해 효성 4개 계열사를 상대로 소송전을 개시한 그는 지난해 7월 효성의 부동산 관리회사인 트리니티에셋매니지먼트와 ㈜신동진의 최모 대표를 배임·횡령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사실상 조석래 회장, 조현준 사장을 겨냥한 것이었다.

이어 3개월 후에는 수백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직접 조현준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조현준 사장이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 등 정보기술(IT) 계열사를 통해 회삿돈을 빼돌리거나 손해를 끼쳤다는 내용이었다.

이 과정에서 "조석래 회장이 조현문 변호사를 세 차례 찾아갔지만 문전박대당했다(효성 측)" "아버지와 비서들이 빈집에 무단으로 들어왔다(조 변호사 측)"는 식의 진실 공방도 이어졌다. 조 변호사가 조석래 회장을 두고 "직접 내쫓은 아들을 3년 만에 만나 진실 은폐와 겁박만을 일삼는 비정한 아버지"라고 비판하는 등 갈등의 수위도 높아졌다.

효성은 조 변호사의 문제 제기가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특히 아버지·형제와의 불화를 외부로 공개하며 더욱 키운 데 대해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효성 오너 일가는 조 변호사의 고발이 아니더라도 비자금 조성과 배임에 관한 문제로 꾸준히 비판을 받아왔다.

효성그룹은 2008년에도 내부자 제보로 비자금 수사를 받았다. 조현준 사장은 지난 2010년에도 회사 자금으로 미국에서 콘도를 사들여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9억7,750만원 등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일가의 갈등과 송사는 효성그룹의 사업에도 악영향을 치고 있다. 중공업 사업은 2011년 이후부터 대규모 적자로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올 들어 중공업 부문을 포함한 전체 실적이 크게 개선됐지만 스판덱스 등 일부 주력 사업을 제외하면 미래 성장 동력이 마련이 시급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탄소섬유 등 오너의 장기적인 전략이 필요한 사업은 아직 초기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효성의 가족 갈등, 송사가 길어지면서 중장기적으로 회사 경영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이러다가 초유의 갈등을 빚었던 롯데가의 상황이 재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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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중독은 병… 뇌 건강에 치명적… 적극 치료 나서야

 

대한민국은 중독사회다. 사람들을 쉽게 중독시키는 술, 게임, 사행산업만 38조원(2013년) 규모다. 알코올, 마약, 도박, 인터넷 등 4대 중독을 제외하고 스마트폰 중독, 쇼핑중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 등 시대와 생활환경이 변화하면서 중독의 종류도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2013년 기준 국민의 약 6.8%인 338만명이 중독 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독 증상은 개인의 문제를 넘어 범죄를 야기할 수 있고 근로자의 생산성 저하 및 아동·청소년 발달 저해 등을 초래하는 만큼 행동 중독에 대한 인식 개선과 예방·치료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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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 문제 아닌 질환… 뇌 건강 위협


약물에 의한 신체적 중독 외에 어떤 행위에 중독된 사람을 두고 우리는 흔히 ‘습관이 좋지 않다’, ‘의지가 약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같은 중독은 뇌에서 보상회로라고 부르는 쾌락중추 신경계가 특정 물질이나 행위에 지나치게 자극을 받으면서 기쁨추구와 조절이라는 기능의 균형을 상실하는 병이다.

물질이나 행위에 의해 쾌락중추가 활성화되면 도파민이 분비되고 그 결과로 내인성 진통제인 오피오이드가 분비되면서 행복감과 즐거움,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정상적인 보상회로는 칭찬을 받거나 목표를 이뤘을 때, 새로운 지식을 알게 됐을 때, 엄마와 아기 사이에 애착이 형성되었을 때와 같은 상황에서 작동해 스스로에게 쾌감 또는 만족감을 제공하고, 다음 목표를 이루기 위한 동기를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술, 마약, 게임, 도박, 쇼핑, 인터넷 등으로 도파민이 과잉 분비되면 최고 의사 결정기구 역할을 하는 뇌의 전두엽이 보상회로를 조절하기 위해 평소보다 많은 활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과활동이 지속되면 충동을 억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이 상실되면서 중독에 빠지게 된다. 또 점점 강도 높은 자극을 갈망해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중독이 특히 위험한 이유는 뇌 건강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중독이 심해질수록 뇌가 변하고 손상되면서 심각한 뇌 합병증을 유발한다. 실제로 알코올 중독자가 지속적인 음주를 하면 뇌 위축이 진행돼 치매가 발생하는데, 이는 알츠하이머 병에 의한 노인성 치매 환자의 뇌의 변화와 동일한 형태다. 또 정상인에 비해 뇌 세포가 현저히 작아지거나, 뇌 전두엽의 회백질의 부피가 줄어든다. 이 같은 뇌의 변화는 도박, 마약, 인터넷 등 다른 물질이나 행위에 의한 중독자에게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사회·국가적 노력이 절실


중독에 따른 뇌 구조 이상은 판단력, 지각, 기억력과 같은 인지기능을 저하시키며 수면·섭식·배변 주기 및 성격 변화 등을 유발한다. 중독이 심할수록 여러 가지 공존질환이 발생해 정신 건강에 더욱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인터넷 중독 청소년의 공존질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조사 대상의 약 85.8%에게서 정신과 공존질환이 나타났다. 이 중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31.3%)가 가장 많았고 이어 우울장애(28.7%), 기분장애(13.9%), 불안장애(5%), 정신장애(2.6%), 물질관련장애(2.6%), 충동조절장애(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아동, 청소년 등 낮은 연령대의 중독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이 시기 뇌는 가변성이 높은 상태라 작은 자극에도 반응해 예측이 불가능하고, 반복적인 위험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성숙한 감정 뇌와 성인기가 돼서야 완전히 성장하는 조절 뇌의 기능 불균형으로 성인에 비해 중독에 더욱 쉽게 빠질 수 있다.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강도의 자극을 받는 것이 중요하며, 이와 함께 중독 예방과 치료를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따라서 유·아동 청소년기에는 아이들과의 충분한 대화를 통해 중독을 매개하는 물질이나 콘텐츠에 대한 과도한 접촉을 제한할 수 있도록 부모와 학교, 지역사회, 나아가 국가까지 전방위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

서정석 건국대 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중독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안전을 위협하는 존재가 된 만큼 중독에 대한 인식 개선과 적극적인 예방, 치료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며 “특히 계속해서 새로운 중독 대상이 생겨나고, 중독에 노출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만큼 중독 폐해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예방·치료에 적극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희원 기자 azahoi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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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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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 레이더A / 본지 기자 아세안 '新물류중심' 태국 가보니 ◆

태국 최대 물류 항만인 램차방 항만에서 호주로 향하는 선박에 적화될 이스즈, 도요타 등 태국 생산 수출용 차량들이 화물터미널에 줄을 지어 서 있다. [램차방(태국) = 연규욱 기자]
태국 최대 물류 항만인 램차방 항만. 태국만을 끼고 자리 잡고 있는 이곳 램차방 항만에는 지난 1일 태국산(일본 브랜드) 자동차 수천 대가 종과 열을 맞추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들 너머로 보이는 것은 5만9000t(1만1800t 적재 가능) 규모 초대형 차량 화물용 선박. 항만 관리업체 관계자는 항만 가장자리에 정박해 있는 선박을 가리키며 "여기 있는 차들을 모두 실어 내일 호주로 떠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1988년 처음 문을 연 램차방 항만은 그간 투자와 확장을 거듭해 현재 동남아시아 4대 항만으로 성장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연말 아세안경제공동체(AEC)가 출범해 역내 무역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면 태국은 이곳 램차방 항만을 중심으로 아세안 물류 허브로 거듭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차이나반도 중심에 위치한 태국은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아세안의 물류 허브'로 거듭나고 있다. 동쪽으로는 미얀마, 북쪽으로 라오스 중국, 서쪽으로 캄보디아 베트남, 남쪽으로는 말레이시아 싱가포르와 맞닿아 있거나 지리적으로 가깝다. 이 국가들 사이 무역량이 증가하면서 태국 정부는 그간 고속철도 신설, 항만 개발, 특별경제구역(SEZ) 운영 등 보다 원활한 물류 환경을 갖추기 위해 정책적인 지원에 힘을 쏟아왔다. 2015년 출범할 AEC로 국가 간 무역장벽이 허물어지면 역내 물류는 이곳 태국을 '연결고리' 삼아 번창할 전망이다.

해외 업체 입장에서 태국은 CLMV(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거점 지역일 뿐 아니라 비(非)아세안 국가들에도 자사 제품 수출량을 증대시킬 수 있는 교두보이기도 하다. 태국 까시꼰은행 시왓 루앙솜분 경제연구소장은 "해외 업체들은 아세안을 다른 대륙으로 진출하기 위한 '스프링보드'라고 여기기도 한다"며 "특히 CLMV에서 생산하고 이들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호주나 뉴질랜드 등에 수출하는 형태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CLMV에서 생산된 제품이 호주 등으로 운송될 때 태국을 반드시 거쳐야 하기에 태국의 물류 환경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시왓 루앙솜분 소장은 "물론 다양한 비관세 장벽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이를 해소해 통관 단일창구(single window) 시스템이 구축되면 이 지역 무역량은 놀라운 속도로 성장할 것"이라며 "무역량이 증가하면 태국 내 물류 수요는 자연스레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4일 태국 정부 주최로 방콕에서 열린 '2015 태국국제물류박람회(TILOG-LOGISTIX)'는 태국의 급성장하는 물류 수요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태국 물류시장 진출을 노리는 25개 국가 180여 개 물류 관련 업체들은 이곳에서 사흘 동안 태국 시장을 두드리기 위해 치열한 홍보전을 펼쳤다.

일본 물류 서비스 업체 자격으로 박람회에 참여한 닛폰 익스프레스 역시 마찬가지였다.

닛폰 익스프레스 태국지사에서 영업·마케팅 부장을 맡고 있는 수파킷 룹수완쿤 씨는 "역외 화물 대부분은 태국을 거점으로 내륙 CLMV로 이동한다"며 "태국은 해상·항공·육로 화물 운송의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파킷 룹수완쿤 부장은 "지난 20년간 태국 시장에서 연평균 10%씩 성장했는데 역내 무역량 증가로 내년 수익은 올해 대비 20%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닛폰 익스프레스는 그간 자동차와 전자기기 제조업체 위주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던 기존 고객군을 벗어나 AEC가 출범하는 내년부터는 아세안에서 활동하는 일반 소비재와 제약사, 식음료 기업 등으로 고객군을 넓힐 계획이다.

이미 중국과 일본 현지 업체들에 통합물류 솔루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세계적인 미디어그룹 톰슨로이터 역시 최근 태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톰슨로이터는 관세, 규제법, 라이선스 취득 절차 등 물류와 관련해 다양한 솔루션으로 수출입 업체와 물류 서비스 업체를 연결해주는 소프트웨어인 '원소스 글로벌 트레이드'를 곧 태국에서 출시할 계획이다. 동남아에서는 최초로 태국 시장을 겨냥한 것이다.

한국 기업으로는 이번 박람회에 유일하게 참가한 업체이자 화물 적재용 목재 팔레트를 제조·유통·수출하는 JS인터내셔널의 조용우 대표는 "이미 태국 현지 유통업체들과 비즈니스 매칭이 됐다"며 "조만간 이들 유통업체 도움으로 최종 소비자인 공장, 창고, 제조업 관계자들을 만나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램차방·방콕(태국) = 연규욱 기자]

매일경제

◆ 레이더A ◆


"아세안경제공동체(AEC) 시대에 아세안 물류 허브로 거듭나려는 태국은 사실상 부산항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지난 4일 태국 정부 주최로 방콕에서 열린 '2015 아세안+6 무역·물류 심포지엄'에 한국 대표로 참여한 박호철 부산항만공사 국제협력팀장은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부산항이 지닌 노하우와 발전 과정을 공유하고 싶어 이 자리에 왔다"고 소개했다. 그는 태국 4대 항만을 관리하는 태국항만공사가 한국의 부산항과 조만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은 "오랜 기간 태국 측과 협의해 왔고 실무 차원에서 장소와 시간을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AEC 시대에 크게 늘어날 화물 운송 수요에 맞추기 위해 무엇보다 항만 개발과 확장이 시급한데 이러한 상황에서 태국 정부 관심이 부산항으로 쏠렸던 것이다.

향후 부산항만공사는 세계 5위 규모 부산항 관리 경험을 토대로 태국에 신항 개발과 운영 관리 방법뿐 아니라 항만 IT기술 등 첨단 시스템 구축 노하우를 전수할 예정이다. 박 팀장은 "아세안의 숙원 과제는 '연결성(connectivity)', 즉 국가 간 물류를 연결하는 것"이라며 "한국뿐 아니라 '+6 국가(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 모두 태국과 아세안의 물류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팀장은 한국 물류업체의 태국 진출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한국 물류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라며 "현지 파트너 업체를 통해 얼마든지 태국을 비롯한 아세안 물류시장에 진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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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 레이더A / NIKKEI / 라슨&토브로 ◆


인도 최대 건설·엔지니어링 기업인 라슨&토브로(Larsen & Toubro·이하 L&T)가 올해 전반적인 인도 증시 약세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인도 30개 주요 기업 주가지수를 포함시켜 만든 S&P BSE 센섹스지수가 올해 들어 9월 10일까지 6.6% 하락한 가운데서도 L&T 주가는 8.3% 올랐다. 이 같은 '나홀로 상승세'의 원동력으로는 시장 다변화가 꼽힌다.

인도가 영국의 식민지 시절이었던 1938년 설립된 L&T는 현재 건설·엔지니어링·제조업·정보기술(IT)·금융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군을 거느리고 있는 회사로 성장했다. 전체 매출 중 인도 시장 비중이 70%로 높지만 이 회사는 점차 자국 시장 비중을 줄이면서 인프라 개발 수요가 커지고 있는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력 비즈니스인 건설, 엔지니어링 등 인프라 사업을 앞세워 기존 주력 시장이었던 남아시아, 중동을 넘어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등으로 해외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2014년 기준으로 L&T의 해외 매출은 42억달러(약 4조9698억원)로 3년 전에 비해 51.8%나 증가했다. 이에 비해 같은 기간 자국 매출은 0.9% 성장하는 데 그쳤다. 현재 이 회사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시장은 동남아시아다.

지난 8월 말레이시아 국영전력청에서 156억루피(약 2779억9200만원)의 대규모 송전시설 건설사업을 수주하면서 아세안(ASEAN)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S N 수브라마니안 L&T 인프라·건설부문 부회장은 "아세안 지역에서 전력, 도로 등 인프라 시장이 팽창하고 있다"며 "지금이 시장에 뛰어들 적절한 시점인 데다 우리는 지리적 이점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전력, 도로·철도 등 아세안의 인프라 수요는 대략 1조600억달러(1254조860억원)에 달한다.

알제리, 케냐에서 송출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을 정도로 아프리카 역시 L&T가 노리고 있는 시장이다. 그동안 L&T의 해외 사업이라고 하면 주로 카타르·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에 국한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중동 시장 수요가 감소하면서 새로운 시장인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문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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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TV


■ 동방경제포럼(Eastern Economic Forum)

국내에선 대수롭지 않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지만, 러시아 내에서는 대단히 큰 규모의 행사였다. 9월 3일부터 5일까지 러시아 극동의 중심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말이다. 단순히 푸틴 대통령이 참석해서가 아니라, 이 포럼을 기획. 추진한 당사자가 푸틴이기 때문에 그렇다. 최고 지도자가 의지를 갖고 밀어 붙이니 밑에서 움직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트루트네프 러시아 부총리 겸 극동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총감독이 되고, 극동개발부가 발로 뛰어 만든 작품이다. 러시아 극동지역에서 이렇게 초대형 경제포럼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포럼을 한마디로 외국투자 유치 설명회라고 할 수 있겠다. 러시아는 투자하기 힘든 곳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는 파격적인 조치들이 대거 발표됐다. 그 중 핵심은 '선도 개발구역 조성'과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선포'이다.



■ 선도 개발구.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 선도 개발구 : 극동에 분야별로 특화되고 경제자유구역(EEZ)과 비슷한 여러 개의 산업기지를 조성해, 정부가 인프라를 구축해 주고 각종 행정.세제상의 특혜를 부여 함으로써 국내외 입주 업체들을 끌어들이려는 사업이다.

9개 선도 개발구는 다음과 같다.

1)하바로프스크 선도개발구역(공업 위주): 하바로프스크 지방
2)콤소몰스크 선도개발구역(공업 위주): 하바로프스크 지방
3)나데즈딘스키 선도개발구역(경공업.식품공업.운송-물류): 연해주 지방
4)미하일로프스키 선도개발구역(축산업.농식품 공업): 연해주 지방
5)프리아무르스키 선도개발구역(공업.운송-물류): 아무르 지방
6)벨로고르스크 선도개발구역(농업 위주): 아무르 지방
7)캄차트카 선도개발구역(관광-휴양.항만-공업.농업): 캄차트카 지방
8)베링고프스키 선도개발구역(광업): 추코츠키 자치구
9)칸갈라스 선도개발구역(공업 단지): 사하(야쿠티아) 공화국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 블라디보스토크 뿐만 아니라 남쪽 포시에트항, 자루비노항,

동쪽으로 나홋트카항, 북쪽으로 우수리스크, 한카이스키 군 등 15개 지자체가 포함돼 면적은 2만 8,400 평방미터에 이른다. 이 지역을 홍콩.싱가포르 등과 유사한 세계적 자유항으로 개발하려는 계획이다. 앞으로 70년 동안 자유항의 지위를 누리게 되는데, 자유항 방문객들에게는 입국시 8일 동안 비자가 발급된다. 거주자들을 위해 관세 및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는 자유관세지역이 설치된다.



이같은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외국기업들에게는 최초 5년간 법인세.재산세.토지세 등을 면제해 주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달콤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비자 절차 간소화, *행정 규제 완화, *각종 세제상의 혜택.

이는 푸틴 대통령이 연설에서 직접 언급한 내용이다. 그는 무엇이든 요구하라고 했다. 트루트네프 부총리에게 전권을 위임했으니 그에게 무엇이든 요청하라고 했다.



푸틴 대통령은 왜 극동개발에 열을 올리는걸까? 푸틴은 2000년 7월 집권 1기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북한을 방문했다. 옛 소련시기를 통틀어 러시아 국가정상이 평양을 방문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그때부터 극동개발에 박차를 가한 뒤 15년 만의 결실이 이번 동방경제포럼이라고 할 수 있다. 극동개발의 목적은 결국 아시아.태평양으로의 진출로 요약된다. 푸틴 대통령은 포럼 개막식 연설에서, "아시아.태평양 연안국가들은 지금 세계 경제를 이끄는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아태국가들과 긴밀히 유대관계를 맺는 것은 러시아의 전략적 이해관계"라고 설파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이미 자루비노 항구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남쪽으로 230km 위치. 중국 국경과 가까움)의 항만 현대화에 합의했다. 우리측 관계자는,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동해안을 따라 부산항에 이르러 아시아.태평양으로 진출하는 것이 러시아의 목표일 것이라고 귀뜸했다.

■ 기대 속 신중론



아무튼 이 달콤한 제안에 대한 한국 기업들의 반응은 어떨까? 한마디로 기대 반 관망 반이라고 하겠다. 우선 파격적인 제안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우리측 관계자는, "러시아의 입장은, 이렇게까지 했는데도 당신들이 투자를 안할꺼요?" 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를 오래동안 지켜본 김승동 LS 네트워트 대표이사는 무엇보다 극동개발부 사람들이 마음에 들어 기대가 된다고 했다. 김 대표이사는 "극동개발부 사람들은 장관.차관부터 ?고 일하는 것도 아주 적극적이다. 어떤 때는 한국 사람들보다 더 빨리 빨리 일한다. 이 사람들을 보면 무언가 가능성이 보인다. 그래서 이번 기회가 우리 기업들이 극동지역에 진출해야 하는 절호의 타이밍이 아닌가 생각한다" 라고 했다. 그런가 하면 신중론도 있다. 연해주에서 오래동안 사업을 하고 있는 장민석 유니베라 러시아 법인장은, "블라디보스토크 자유항 지정 법안만 해도 세부적인 규정은 현재 계속 검토중이고, 10월 초에나 발효된다. 그때 가봐야 우리 기업들에게 구체적으로 어떤 혜택이 돌아오는지 알 수 있다. 그때가서 각자의 입장을 정해도 늦지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러시아가 워낙 복잡한 행정 절차 등으로 악명이 높아서, 그런 타성이 쉽게 고쳐질지 회의하는 목소리도 있다. 9월 5일 포럼 마지막 날, 한-러 비즈니스 대화가 열린 자리에서 한국측 위원장인 송용덕 호텔롯데 대표이사는 그동안의 애로사항을 털어놓았다. 송 대표이사는 "2010년 모스크바에 호텔을 지을 당시 각종 인.허가 과정이 100여 개나 되는데, 그걸 승인받는데 1년이 넘게 걸렸다."라고 했다. 이 말을 들은 러시아 극동개발부의 오시포프 제1차관은, "극동지역에선 행정 절차를 대폭 줄이겠다. 다시는 롯데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라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 남북러 3각 협력의 미래

극동지역 최초로 열리는 경제포럼에 러시아가 남북한을 동시에 초청하면서 가슴이 설?다. 모처럼 남북한 회동이나 남북러 3자 회동을 볼 수 있겠다는 기대가 컸던 것이다. 남북러 3자가 한자리에 앉는 것은 2002년 이후 13년 만의 일이다. 그런데 처음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다. 8월 말에 남북한 포격전이 발생하면서 정국이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주최측에 몇번이고 물어봐도 북한측에서 누가 올지 답변이 없다고 밝혔다. 다행히 '8.25 합의'가 극적으로 체결되자 비로소 북측 대표단이 온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러나, 포럼 개막 직전에, 북한이 남북러 3자 회동에는 참석하지 않기로 통보해 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기대가 낙담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물론, 남북한 대표가 자연스럽게 만남을 가진 적은 있었다. 9월 3일 저녁, 투르트네프 부총리가 예고 없이 각국 대표단을 초청해 상견례를 겸한 행사장 견학 일정을 마련한 자리였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이용남 북한 대외무역상은 이 자리에서 30분간 회동했다. 두 사람은 '안녕하십니까' 라는 간단한 인사말을 건넨 뒤 별다른 의견 교환 없이, 주최측이 마련한 행사장 견학을 마쳤다고, 윤 장관측은 전했다. 그나마 이같은 만남 때문인지 그 이튿날 전체회의에서 윤 장관이 이용남 대외무역상을 다시 만난 자리에서는, 북한 나선지구 홍수 피해를 잘 마무리 하시라고 덕담을 전했다고 한다. 폐쇄적이고 경직된 북한 체제를 감안해 볼때, 이미 남북러 3자 회동에 참가하지 않는다는 방침이 내려진 이상, 현장에 나와있는 장관급 대표가 남한 대표를 만난다 하더라도 특별히 할 말이 없을 것이란 관측은 할 수 있다. 이번에 남북한 회동이나 남북러 3자 회동이 이뤄졌더라면, 나진~하산 물류.네트워크 사업이나 한반도 가스관 연결 사업 등 이미 벌여 놓은 각종 사업들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해보는 기회가 됐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결국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이 제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남북간에 순풍이 불어야 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새삼 들었다.

경제포럼이 끝난지 며칠 지나지도 않았는데, 러시아 극동개발부에서는 내년에도 경제포럼을 다시 열 계획이라며, 조만간 그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내년에는 제발 남북러 3자 회동이나 남북간 회동이 반드시 이뤄져 극동에서 남북경협의 물꼬가 확 터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연관 기사]

☞ 러시아 “아·태 기업 투자 적극 유치”

하준수기자 (ha6666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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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은퇴 이민 유망지를 소개하는 월간지 ‘인터내셔널리빙’은 매년 ‘미국인이 은퇴 후 가장 살기 좋은 국가’를 조사해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부동산을 비롯한 주거 환경과 은퇴 이민자에 대한 혜택, 생활물가와 외국인 조화도, 여가생활·의료·인프라·기후 등 8개 항목이 평가 기준으로 사용된다. 미국인 입장에서 뽑은 순위여서 한국인에게 그대로 적용하긴 어렵지만 은퇴 이민자에게 우호적인 지역은 어떤 곳인지 참고할 수는 있다. 이에 따르면 2015년에는 에콰도르가 92.7점으로 1위로 꼽혔고 파나마·멕시코·말레이시아가 그 뒤를 이었다. 선정된 25개국 중 미국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남미가 13곳으로 가장 많았다. 아시아에선 말레이시아(4위)와 태국(10위)을 비롯해 필리핀·캄보디아·베트남이 선정됐다.

1위로 선정된 에콰도르는 부동산과 기후 부문에서 100점 만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적도에 위치하고 있지만 고도가 높아 1년 내내 한국의 봄·가을 같은 온화한 날씨를 유지하고 부동산 비용도 과도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저렴한 생활비는 물론이고 항공편, 대중교통, 영화와 스포츠 이벤트에서도 다양한 할인 혜택이 적용된다. 2위는 중남미 파나마가 차지했다. 2014년 1위로 선정됐던 파나마는 미국 은퇴자를 대상으로 한 ‘펜시오나도 비자’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매월 1000달러 이상의 연금이 있는 은퇴자에게 발급되는 체류비자로 호텔·영화관·식당 이용은 물론 약 처방까지 다양한 범위에서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아시아 국가에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 말레이시아는 수영장이 있는 144㎡ 크기 아파트의 월 임차료가 미화 850달러(약 100만원) 선으로 합리적인 데다 영어 소통이 가능하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태국·캄보디아·베트남·라오스 등 다른 동남아 국가로의 이동도 용이해 다양한 자연과 문화유산을 경험하기에도 적합하다. 유럽에서는 스페인과 몰타가 공동 6위, 포르투갈이 9위로 상위 10곳에 선정됐다. 스페인은 은퇴자를 위한 다양한 기반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인프라 부문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다. 몰타는 지역 주민의 유창한 영어와 외국인에 대한 친절한 태도로 외국인 조화도 부문에서 100점을 받았다. 두 나라는 모두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의료시스템이 가장 잘돼 있는 국가로도 인정받고 있다.

◆특별취재팀=김동호 선임기자, 염지현·이승호 기자, 김미진 인턴기자 hope.bantoi@joins.com

중앙일보

동남아시아와 남태평양 국가는 한국인 퇴직자에게 은퇴비자 프로그램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사전에 준비 없이 이민을 떠나면 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사진 필리핀 은퇴청·중앙포토]

동남아와 남태평양 신흥국은 외화 확보를 위해 노후 생활비가 넉넉하지 않은 한국인 퇴직자에게 이민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별로 특성은 조금 다르다. 말레이시아에선 2001년부터 MM2H(Malaysia My 2nd Home) 은퇴비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부부 합산 기준으로 만 50세 이상 15만 링깃(약 4100만원), 50세 이하 30만 링깃(약 8200만원)을 예치금으로 말레이시아 은행 계좌에 입금해야 하고 한 달에 1만 링깃(약 270만원) 이상의 정기수입이 있음을 증명해야 한다. 통장에 30만~50만 링깃의 잔액도 있어야 한다. 말레이시아는 자녀 부탁으로 손자·손녀와 교육 이민을 떠난 이들이 늘고 있다. 도완이 MCC 이사는 “말레이시아는 영어·중국어·말레이시아어가 공용어라 학교에서 영어뿐 아니라 중국어도 배울 수 있다”며 “엄격한 이슬람 문화로 인해 치안도 좋은 편”이라고 말했다.

필리핀은 1987년부터 은퇴청(PRA)을 설립해 국가 차원에서 은퇴 이민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다. PRA는 특별영주 은퇴비자(SRRV)를 운영하고 있다. 50세 이상 외국인 중 연금을 받고 있으면 1만 달러, 연금이 없으면 2만 달러의 예치금을 필리핀 개발은행에 맡길 경우 SRRV를 받을 수 있다. 3인 가족 기준이라 배우자와 미성년자 자녀 한 명을 추가로 데려올 수 있다. 여기에 1명이 늘어날 때마다 1만5000달러를 추가로 내면 된다. 난스의 이상헌 과장은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 고객에게 비용을 받지 않는다”며 “이민 대행업체는 비자 발급이 이뤄지면 필리핀 은퇴청에서 주는 수수료로 수익을 낸다”고 말했다.

피지는 3년 이내에 10만 피지달러(약 5500만원)를 피지 은행에 예치하면 ‘거주 허가’ 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다. 만 45세 이상만 가능하다. 피지 이민 대행업체 에듀피아의 권선영 대표는 “영어권이라는 장점 때문에 피지를 선호하는 사람이 많다”며 “200여 명의 한국인 은퇴 이민자가 피지에서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태국은 50세 이상 외국인이 80만 바트(약 2620만원)나 2만5000달러를 태국 은행에 예치하면 1년의 장기 체류비자를 내주는 ‘롱 스테이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국가 대부분이 은퇴이민자의 경제활동을 금지한다. 한용석 타임스터디 대표는 “동남아 국가 대부분은 국부 유출을 우려해 은퇴이민자가 현지 업체에 취직하는 걸 금지한다”며 “현지 물가 등을 고려하면 월 250만~300만원 정도의 고정수입이 있어야 생활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은퇴이민자 중엔 고액의 연금을 받는 교사·군인·경찰 등 공무원 퇴직자가 대부분이다. 건물 임대료 등 정기적인 수익을 가진 이도 많다. 이들은 한국에 집과 재산을 가진 채 추운 겨울 등에는 이민 국가, 나머지 시기는 한국에서 지내는 ‘철새 이민’ 생활을 하기도 한다.

퇴직자들은 신흥국이 아닌 미국 등 선진국으로 떠나기도 한다. 이른바 ‘투자이민’ 형식이다. 미국은 투자이민 ‘EB-5’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미국 이민국이 지정한 ‘지역개발센터(Regional Center)’에 50만 달러를 간접투자하거나 미국 내 일반 지역에 100만 달러를 직접투자하면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투자한 원금에 대한 손실 위험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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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중앙일보는 창간 50주년을 맞아 21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중앙 50년 미디어 콘퍼런스’를 개최한다. ‘내일로 통하다(Know Way Out)’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콘퍼런스는 세계 미디어 리더들이 참석해 디지털 대격변기 저널리즘의 현재와 미래를 논하는 자리다.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주요 해외 연사들에 대한 사전 릴레이 인터뷰를 싣는다. 1회는 토니 매덕스 CNN 인터내셔널 총괄부사장과 데이비드 민킨 아틀라스옵스큐라닷컴 발행인이다.

점점 기자 하기 힘든 시대 … CNN 힘은 현장서 나온다

CNN이 운영하는 SNS팀엔 공정성 감독 부서 따로 있어
소셜미디어서 왜곡된 정보 … 나침반 역할 하는 언론 필요


토니 매덕스 CNN 인터내셔널 부사장

CNN은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운영팀에 공정성을 감독하는 부서를 따로 두고 크로스 체크 원칙을 지킨다.
뉴스 소비자들이 점점 보고 싶은 것만 골라 보고, 읽고 싶은 것만 찾아 읽는 시대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자신의 지지 정당에 따라 폭스뉴스를 보느냐, 뉴욕타임스를 읽느냐로 뉴스 소비 패턴이 극명히 갈린다. 이런 흐름 속에 CNN은 예외적 존재다. 정파를 떠나 양쪽으로부터 비교적 고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다. CNN 인터내셔널의 총괄부사장 토니 매덕스는 본지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그 힘은 공정성에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오늘과 같은 디지털 격변기에 CNN은 공정성의 원칙 덕에 더 강력해질 수 있다”고도 힘주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디지털화로 전통 미디어의 위기감이 큰데.

CNN은 공정성과 사실에 천착하며 ‘봐야 하는 뉴스, 읽어야 하는 기사를 제작한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모든 사실을 공정하게 전달한다는 원칙 덕에 세계 언론계의 리더가 됐고, 이는 디지털 시대에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때로는 제한된 정보가 왜곡돼 유통되는 디지털·소셜미디어 시대에 나침반 역할을 한다고 자임한다. 최근 특히 젊은 시청자들 사이에서 ‘소셜미디어에서 접한 일이 사실인지 아닌지 확인하기 위해 CNN을 본다’고 말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반가운 현상이다.”

- 공정성, 객관성의 원칙은 무엇으로 확보하는가.

“‘현장’이다. 1991년 아직은 신생 매체인 CNN이란 존재를 처음 전세계에 알린 것도 걸프전 현장 보도였다. CNN 크리스티안 아만푸어 기자 뒤에서 터지는 포탄을 보며 전 세계 시청자들이 걸프전의 실상을 봤다. 현재 CNN 인터내셔널은 대륙마다 본부를 두고 있다. 미국의 애틀랜타 본사의 휘하에 뉴욕·런던·아부다비·홍콩의 본부가 41개의 보도국, 1100개의 협력사와 손잡고 뉴스를 제작한다. 세계 곳곳의 네트워크는 큰 힘이다. 2012년 세계 각지의 네트워크를 연결해 생존·인권·종교·언론의 자유가 침해되는 현장을 조명해 큰 반향을 불러일으킨 대형 기획 ‘자유 프로젝트’가 그 예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이가 매덕스 부사장이다. CNN 보도 이후 1000명의 인신매매 희생자들이 구제를 받았고 관련 비정부기구(NGO)들은 2400만 달러(약 284억원)를 모금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매덕스는 이 공로로 지난 7월 존 케리 미 국무장관에게서 표창장을 받기도 했다).

-‘현장’이 디지털화의 흐름에 맞서는 무기라는 얘긴가?

CNN의 성공 뒤엔 늘 ‘현장이 우선’이라는 원칙이 있었다. 2013년 수퍼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으로 돌진했을 땐 기자들을 미리 급파해 좋은 보도를 했다. 올 4월 네팔 대지진 당시엔 파견 결정이 늦어져 원하는 수준의 보도를 하지 못해 아쉽다. 점점 기자로 살아가기 힘든 시대가 되고 있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 속에서 기자가 기자다우려면 현장이 답이다. 시리아 사태 등 분쟁 지역은 늘어나고 있고, 기자들은 분쟁 지역에 가야 한다. 거기에 뉴스가 있기 때문이다. 현장의 동료들을 생각하면 나도 (미국) 애틀랜타 자택에서 편히 잠들 수 없지만, 현장을 위해 타협하지 않는 원칙이 우리의 힘이다.”

- 경영상의 어려움은 없는지.

CNN은 상업방송이다. 광고주 없이는 우리도 없다. 그러나 광고국과 보도국은 완벽히 분리돼 있으며, 기자들이 광고주의 압력을 받는 일은 절대, 100% 없다. CNN이 수십 년간 진화시켜 온 다각화된 건전한 이윤 창출 수단이 있다. 격변기마다 위험을 감수하고서도 새로운 시장에 파고드는 현명한 판단을 내렸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 현장과 공정성이라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지만 일각에선 디지털화의 물결 속에 CNN의 영향력이 과거만 못하다는 얘기도 있다.

“진심을 다해(wholeheartedly) 반대한다. CNN은 현재 전 세계 3억9500만 가구의 시청자를 확보하고 있으며, 유럽·중동에서 동종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우리는 모두가 디지털을 이야기하기 전부터 디지털 플랫폼을 위해 투자해 왔다. ”

- 앞으로 CNN의 화두는 뭘까.

“‘융합’이다. 시청자들이 뉴스를 다양한 경로로 접하는 이 시대에서 텔레비전·PC·모바일은 각각 별개의 매체가 아니다. 유연성을 갖고 뉴스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를 재빨리 파악해 기민하게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공정성과 객관성이 기본이다. CNN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팀엔 공정성을 감독하는 부서가 따로 있다. 아무리 디지털 플랫폼이 다양화한다고 해도 훌륭한 저널리즘, 기본과 깊이를 갖춘 고품질 저널리즘은 대체할 수 없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디지털 미디어 새 수익모델은 유료화 아닌 ‘네이티브 광고’

기사만큼 양질의 광고 필요 … 다른 기사와 맥락 같아야
자기만의 콘텐트 확보가 뉴스 서비스 경쟁의 핵심


데이비드 민킨 아틀라스옵스큐라닷컴 발행인

아틀라스 옵스큐라의 온라인 광고. 유료 독자 200만 명은 콘텐트 발굴과 기사 작성에 직접 참여할 수 있다. [중앙포토]
디지털 시대 미디어의 혁신은 콘텐트 자체에 국한되지 않는다. 광고 등 수익모델도 변혁이 필요한 부분이다. 온라인 여행 전문 매체인 아틀라스옵스큐라의 데이비드 민킨 발행인은 미국 미디어 업계에서 디지털화를 선도해온 선두주자로 손꼽힌다. 포브스·이코노미스트의 온라인화를 주도했고 160년 역사의 시사 잡지 ‘아틀란틱’의 경영을 맡아 온라인 매체로 탈바꿈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는 4일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디어의 새 수익 모델로 네이티브 광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네이티브 광고가 해답”이라며 “네이티브 광고를 기사 수준으로 잘 만들어야 한다”고도 했다. 또 “결국 미디어의 미래는 오리지널 콘텐트에 달려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뉴욕타임스가 디지털 유료화의 성공 사례로 꼽히지만 여전히 의구심이 있다. 디지털 미디어 시대, 바람직한 비즈니스 모델은.

“내가 그 답을 알았으면 진작에 엄청난 부자가 됐을 거다.(웃음) 명백한 것은 미래는 누가 뭐래도 디지털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디지털 기술 발전은 광고를 피하는 방법들도 만들어낸다. 광고에 대한 실시간 차단이 가능해지고 광고비는 공급과잉으로 날로 떨어진다. 배너 광고를 뛰어넘는 디지털 수입원을 찾아야 한다. 유료 인터넷 구독 서비스보다는 네이티브 광고가 결정적인 해답이 될 것이다.”

- 네이티브 광고는 결국 ‘광고형 기사’에 불과하다는 시선도 많다.

“새로울 것 없는 광고의 한 종류지만 잘 소화하면 훌륭한 수익 모델이라는 건 여러 곳에서 입증됐다. 네이티브 광고는 기사만큼이나 높은 퀄리티여야 하고 우리가 내보내는 기사와 맥락을 같이해야 한다. 지금 당장 양껏 실행하라.”

- 소셜미디어를 통한 뉴스 소비가 늘면서 매체 홈페이지보다 소셜미디어를 통해 뉴스를 보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매체들이 자신의 사이트를 열심히 리뉴얼하는 게 효율적인가.

“10년 전과 오늘날 사람들이 콘텐트를 소화하는 방법이 다르다. 각 매체 홈페이지들이 죽고 있는 건 자명하다. 반면 소셜미디어는 거대하다. 예컨대 버즈피드에는 버즈피드닷컴에는 제공하지 않는, 페이스북·인스타그램용 콘텐트를 제작하는 팀이 따로 있다. 똑똑한 운영 방식이다. 21일 중앙 미디어 콘퍼런스에서 좀 더 상세하게 얘기하겠다.”

- 여러 콘텐트를 편집해서 제공하는 큐레이션 서비스의 미래는 .

“요즘 매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방문자의 유입이 이뤄지는데, 이제는 소셜미디어가 사용자들을 자기 사이트에 오래 머무르게 할 방법을 직접 찾고 있다. 그게 콘텐트다. 페이스북이나 애플은 이제 자신들이 직접 콘텐트를 만들고 싶어한다. 뉴스 큐레이션 서비스에 회의적이다. 미디어의 미래는 결국 오리지널 콘텐트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 디지털 물결 때문에 마케팅·기술 경쟁에만 몰두하며 저널리즘의 본령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가.

“아니, 우리는 어쩌면 저널리즘의 황금기에 있다. 훌륭한 저널리즘은 여전히 제몫을 하고 있다. 다만 하나의 훌륭한 콘텐트가 있으면 그 옆에 쓸데없는 10만 개의 콘텐트가 존재하는 게 현실이다. 훌륭한 콘텐트를 찾아내기가 더 어려워졌다. 그래서 누젤(소셜미디어 친구들이 좋아하는 뉴스를 모아서 보여주는 사이트) 같은 곳을 눈여겨보고 있다.”

- 뉴욕타임스의 ‘스노폴’ 같은 장문의 디지털스토리텔링 기사들이 한때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은 보다 짧은 뉴스에 집중되는 것 같다. 스마트폰·스마트워치로 보기에도 짧은 뉴스가 유리하지 않을까.

“뉴욕타임스는 물론이고 버즈피드·복스미디어 같은 신종 미디어들도 장문의 콘텐트를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다. 우리들은 수준 높은 콘텐트를 계속 생산해야 한다. 사람들은 길이에 상관없이 읽는다.”

하선영 기자 dynamic@joongang.co.kr

◆네이티브 광고(Native Advertisement)=기존 배너 광고와 달리 웹사이트의 콘텐트처럼 자연스럽게 녹아들도록 기획·제작한 온라인광고. 광고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노출된 정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폰서’ 마크가 있어 일반 기사와 구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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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호세프 대통령(오른쪽)과 테메르 부통령
경제위기 가중하며 야권 공세 강화…지지율 회복이 관건

(상파울루=연합뉴스) 김재순 통신원 = 브라질 정치권에서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 문제가 갈수록 주요 화두가 되고 있다. 호세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나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권력을 승계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정치권이 술렁이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유력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연립정권에 참여한 범여권의 정당들이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 대비해 주요 야당들과 접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1 야당인 브라질사회민주당(PSDB)은 호세프 대통령이 물러나고 테메르 부통령이 새 정부를 구성하면 일정 수준에서 협력할 의사가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테메르 부통령은 호세프 대통령이 속한 노동자당(PT)과 함께 현 연립정권의 양대 축을 이루는 브라질민주운동당(PMDB)을 이끄는 인사다. 연방상원의장과 연방하원의장도 브라질민주운동당 소속이다.

야권은 최근 브라질 국가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되는 등 경제위기가 심화하는 것과 관련, 호세프 정부를 '무능한 정권'으로 몰아붙이며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야권은 호세프 대통령 탄핵을 지지하는 초당적 기구를 출범시킨 데 이어 연방하원의장에게 탄핵 절차를 시작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해 호세프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도 벌이고 있다.

그러나 테메르 부통령과 브라질민주운동당은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를 방문한 테메르 부통령은 "호세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곧 회복될 것"이라면서 "호세프 대통령은 2018년에 끝나는 임기를 무사히 마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현재 바닥까지 떨어진 지지율이 조금이라도 회복 조짐을 보이면 탄핵 주장이 잦아들 것이라는 말이다.

브라질민주운동당 지도부는 호세프 대통령 탄핵 절차를 시작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브라질 현행법상 대통령 탄핵안은 연방 상·하원에서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연방하원은 513명, 연방상원은 81명이다.

브라질에서 군사독재정권(1964∼1985년)이 종식되고 민주주의가 회복된 이래 대통령 탄핵은 단 한 차례 있었다. 페르난두 콜로르 지 멜루 대통령(1990∼1992년 집권)은 측근 비리에 연루돼 1992년 의회 탄핵으로 쫓겨나는 불명예를 안았다.

호세프 대통령 정부의 국정 운영에 대한 여론의 평가는 긍정 8%, 보통 20%, 부정 71%다. 콜로르 전 대통령이 탄핵당할 당시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는 68%였다.

fidelis21c@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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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무인양품의 철학을 설명하고 있는 마쓰자키 사토루 대표(왼쪽)와 하라 켄야 교수. [사진 무인양품]

일본이 거품경제 와중에 있던 1980년. 최고급 브랜드가 넘쳐날 때 ‘국물에 넣으면 맛은 똑같다’며 부스러진 말린 표고버섯을 비닐 봉지에 담아 판 것이 시작이었다. 세계 26개국 777개 매장, 연매출 2조6000억원으로 성장한 일본의 가구·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無印良品·MUJI) 얘기다. 이름 그대로 ‘브랜드 없는 양질의 제품’을 표방하며 단순한 디자인, 최소한의 포장으로 성공 신화를 썼다. 한국에도 2003년 진출해 14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530억원이다. 2013년 문을 연 서울 강남역 거리 매장은 지난 4일 약 두 배로 확장했다.

무인양품 강남점 재개장을 앞두고 한국에 온 마쓰자키 사토루(松曉·61) 대표를 3일 만났다.

-무인양품 제품도 아주 싸진 않다. ‘노 브랜드’를 표방하는 또다른 ‘브랜드’가 된 것 아닌가.

“버섯 부스러기 등 40가지 상품을 패밀리마트 등에서 팔던 때에 비해 이제는 ‘무인양품 물건’이라는 소비자 인식이 생긴 건 맞다. 하지만 우리는 ‘브랜드 값’을 상품 가격에 반영하지 않는다. 똑같은 500엔짜리 티셔츠에 브랜드 로고를 넣어 5000엔에 파는 건 올바르지 않다. 인기 상품이라고 가격을 올리지도 않는다. 그렇다고 무조건 싼 제품만 팔지도 않는다. 공정을 단순화하고, 부서진 재료를 활용하는 등 ‘이유가 있어서 저렴한 상품’을 판다. 물류 개선 등 원가가 절감될 때마다 판매 가격도 계속 낮추고 있다.”

-그래도 일본보다 한국 가격이 비싼 것 같다.

“물류비나 관세가 있기 때문에 가격차가 날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의류는 20% 이내’ 식으로 기준을 맞추고 있다. 궁극적으로 2017년 이후 ‘일본과 똑같은 가격’이 목표다. 한국에서 두 차례에 걸쳐 대대적으로 가격 인하한 것도 그런 맥락이다.”

무인양품은 올 3월까지 약 1년 동안 한국 판매 상품 1000여종의 가격을 최대 35% 내렸다. 동남아시아 현지 생산품을 일본을 거치지 않고 들여오는 식의 물류 개선을 통해서다.

-제품 디자인이 평범해 보이기도 한다.

“사실 일본에서도 디자인은 심플한데 왜 비싸냐 하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하지만 본래의 기능을 살리기 위해 여러가지로 궁리해서 나온 심플함이다. 아무 것도 안해서 심플한 것이 아니다. 무인양품은 설립 당시부터 디자이너와 경영자가 공동으로 회사를 이끌고 있다.”

마쓰자키 대표는 이날 인터뷰에도 무인양품 자문위원회 소속 디자이너와 함께 했다. 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프로그램을 디자인한 하라 켄야 무사시노 미대 교수다.

마쓰자키 대표는 “무인양품은 지금도 경영진으로 구성된 이사회와 디자이너·카피라이터 등으로 구성돼 무인양품의 철학을 관장하는 자문위원회가 함께 의사 결정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쓸모 없는 부분은 빼고 생략한 상품이 호화로운 것보다 매력적일 수 있다는 철학을 35년 동안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자문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2002년 무인양품의 성장이 정체됐을 때도 하라 교수를 비롯한 자문위가 ‘디자인 없는 디자인’을 강조하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하라 교수는 “디자인을 하지 않은 듯하게 보이는 디자인이 가장 공이 많이 들어간다”며 “제품의 버튼 위치 하나, 각도 하나까지 가장 단순하고 쓰기 편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7000개의 상품이 크기와 모양, 분위기 등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하나의 집을 무인양품 제품으로만 구성할 수 있을 정도로 체계화시킨 것도 그의 공이다. 하라 교수는 “다른 사람한테 부담을 주는 디자인이 아니라 ‘이 정도면 쓰기 좋다, 기분 좋다’는 디자인으로 사람들의 생활을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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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박소연 기자] [[the300]북한 국가우주개발국 국장 언급…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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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는 민간 위성사진을 판독한 결과 올해 봄부터 진행된 발사대 주변의 증-개축 공사가 마무리됐다고 지난 7월29일 밝혔다. 38노스는 "북한이 오는 10월 노동당 창건 기념일에 즈음해 도발을 감행할 것이라는 한국 국방부의 논평에도, 북한이 서해에서 장거리 우주발사체와 관련한 준비작업이 진행 중이라는 신호는 아직 없다"고 전했다. (38노스 홈페이지) /사진=뉴스1
북한이 14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시사했다.

북한의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은 조선중앙통신 기자의 질문에 대한 대답에서 "국가우주개발국은 나라의 경제발전에 적극 이바지하기 위하여 기상예보 등을 위한 새로운 지구관측위성개발을 마감단계에서 다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는 앞으로 선군조선의 위성들이 우리 당중앙이 결심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지를 박차고 창공높이 계속 날아오르는것을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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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통일 후 완충지대 北韓 없이 美 군사동맹국과 접경 不容

'南 주도 흡수통일 땐 北에 軍 진주시켜 막을 것' 전망도…

중국 '二重 동작' 감안하면서 유리한 때 기다릴 줄 알아야

김대중 고문



한반도의 통일에는 두 갈래의 길이 있다. 하나는 무력통일이고, 다른 하나는 평화통일(또는 평화적 통일)이다. 무력통일은 전쟁에 의한 것이기에 수백만명 이상의 희생을 전제로 한 통일은 거론할 가치도 없고 의미도 없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평화통일이다.




평화통일에도 여러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남북한 당사자의 합의에 의한 통일이다. 아마도 연방제 통일이 그 모형일 수 있다. 다른 하나는 주변 강대국 혹은 '대주주' 국가들의 합의에 따른 통일이다. 이 경우는 한 체제가 다른 체제에 흡수되는 형식의 통일이다. 구(舊)소련의 동의와 종용에 따른 동독의 자진 붕괴와 서독의 흡수가 대표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이번 중국에 다녀오면서 말한 '평화통일'은 어느 경우를 염두에 둔 것일까? 그는 "앞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을 위해서 중국과 같이 협력해 나가기로 이야기가 됐다"며 곧 그 방법에 대해 '다양한 논의'가 시작될 것처럼 말했다. 그의 '평화통일'은 무력통일도, 적화통일도, 연방제통일도 아니고 아마도 북한 주변국(중국·러시아)의 '협력'과 암묵적 종용에 따른 한국의 흡수통일일 것이다.




하지만 중국 측은 딴소리한다. "남북이 대화를 통해 관계를 개선하고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며 최종적으로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것을 환영한다"는 것이다. 남과 북이 알아서 하는 것이지 중국이 나설 일이 아니라는 것을 못박고 있다.




통일 문제에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부터 환상이다. 중국은 북한이 주도하는 통일이라면 몰라도 한국이 주도하는 어떤 통일(그것이 평화적이든 무력적이든)도 용인할 수 없다. 그것은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나라와 국경을 접할 수 없다는 중국의 오래된 '안보 제1조'에 기인한다. 6·25전쟁 때 중국 군대가 뒤늦게 참전한 것은 북한이 패망해 미군이 압록강·두만강에 포진하는 상황을 묵과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당시 UN군이 한반도의 가장 잘록한 허리(즉 진남포와 원산)에서 북진을 멈추고 휴전했더라면 북·중 국경은 살아남고 따라서 중공군의 참전은 합리화되지 못했을 것이라는 키신저의 회고록 내용은 중국이 잠재적 적군(敵軍)에 의해 포위되는 판도를 얼마나 두려워했는지를 말해준다. 지금도 중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어떤 나라이건 그곳에 미군의 군사기지가 설치되는 경우 중국은 공공연하게 군사적으로 개입할 것이다.




그것은 거의 모든 강대국에 적용되는 안보 논리다. 통일독일이 구소련과 국경이 맞닿아 있었다면, 즉 중간에 폴란드라는 완충지대가 없었다면 소련은 통독을 용인하지 않았을 것이다. 러시아가 크리미아 반도를 먹고 우크라이나 사태를 유발한 것도 그곳에 미국의 군사기지가 설치되는 것을 방치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지금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나라치고 미국과 군사동맹을 맺은 나라가 없다. 1960년대 케네디 미 대통령이 쿠바를 침공했던 것도 쿠바가 미국의 코앞에 소련의 미사일 기지를 허용했기 때문이었다.




이런 역사적 실례에 비추어 볼 때 오늘날 중국은 아무리 북한이 밉상이라 해도 미군의 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한국이 통일을 주도하는 상황을 용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한국이 한·미 동맹을 파기하고 미군 철수를 단행한다면 또 모를까, 중국은 지금으로서는 북한의 완충지대로서의 필요성 때문에라도 우리의 통일 노력에 '협력'할 리가 없다. 심지어는 북한 내의 정치적 혼돈으로 우리의 주도적 통일 전망이 밝아지는 상황에서도 중국이 북한에 진주해 우리의 흡수통일을 가로막을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도 있다.




박 대통령은 신뢰를 모든 일의 바탕으로 삼는 정치인이다. 그래서 이번 중국 방문에서도 중국 측의 환대에 무척 고무되고, 또 저들의 말에 무게를 싣는 경향을 보인다. 그래도 중국의 더블 플레이를 속으로 소화하면서 저들이 말하는 것이 외교적 립서비스일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중국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 패권적 성향의 나라들은 여기서 이 말 하고 돌아서서 딴소리하는 것을 능사로 삼는 경향이 있다.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우리의 지도자들은 통일에 대해 너무 속을 드러내는 경향이 있다. 통일을 거론해야 지도자의 자질이 있는 양, 통일을 '염원'해야 민족성에 투철한 지도자인 양 치부되는 세태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지도자는 통일에 일가견을 펼치고 사자후를 토한다. 일종의 한국적 '대통령병(病)'이다. 그러나 통일은 우리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니다. 북한이 있고, 한국 내 이질분자(異質分子)가 있고, 남과 북 각각 '대주주'들이 있고, 또 남북의 경제력이 걸려 있는 복잡하고 난해한 문제다.




지도자는 통일을 '정치 상품'으로 삼지 말고, 실현 가능성도 없이 통일에의 희망을 남발하지 말아야 한다. 훗날 통일에 대비한 여건을 내밀히 쌓아나가되 말을 아끼고 유리한 상황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 그러면 어느 날 통일은 느닷없이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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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英 노동당 강경좌파 당수, 제러미 코빈 집중 탐구]

- 정치도 사랑도 타협 없어

모친 임종때도 집회 참여… 애들 학교 놓고 아내와 갈등… 결국 이혼, 세번째 결혼

- 맥주 한잔 하고싶은 사람

"그의 이념엔 동의 안해도 그의 인간성 대부분 좋아해"

지난 12일(현지 시각) 영국 노동당의 새 당수로 선출된 제러미 코빈(66)이 공식 행사가 끝난 후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의회 근처에 있는 맥줏집(펍)이었다. 탁자 위에 올라선 코빈은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오른손을 높이 들고 목청껏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인민의 깃발은 붉게 물들고, 우리의 시체를 감싼다…." '적기(the red flag)'라는 제목의 노래였다. 한때 노동당의 공식 주제가처럼 불렸으나 1997년 중도 노선인 '제3의 길'을 주장하며 집권한 노동당 출신 토니 블레어 전 총리 시절 이후 사실상 금지된 곡이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코빈의 승리로 (노동당에) '붉은 깃발'이 펄럭이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노동당의 새 당수로 선출된 제러미 코빈(66)이 지난달 18일(현지 시각) 런던의 한 행사장에 참석해 앞을 응시하고 있다. /블룸버그

이번 노동당 당수 선거 전까지 코빈은 당내에서조차 '또라이 좌파(loony left)'라고 불리던 철저한 아웃사이더였다. 코빈은 전기 기술자인 아버지와 수학 교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4형제 중 막내로 태어났다. 사회주의자였던 부모가 만난 곳은 스페인 내전에 반대하는 캠페인 현장이었다. 사립 초등학교와 진학 중심 중등학교(grammar school)에 진학했지만 별 흥미가 없었다. 데일리메일은 "코빈은 학교에서 하는 제식 훈련을 거부하기도 했다"며 "대신 반핵(反核) 운동에 관심이 많았다"고 전했다. 노동당에 가입한 것이 열여섯 살 때였다.




고등학교 졸업 성적도 낙제점에 가까웠다. 그는 대학 진학 대신 자메이카로 2년간 자원봉사를 떠나 영어 등을 가르치며 지냈다. 그곳에서 지금은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영국으로 돌아온 그는 전국재단사노조연맹(NUTGW)과 전국공무원노조(NUPE) 등 노조에 들어갔다. 1974년 런던 시내 구의원에 당선돼 정치에 발을 디뎠다.




의원이 된 후로도 코빈은 북아일랜드 독립, 군주제 폐지, 전쟁 반대 같은 정치적 신념에서 타협하지 않았다. 1984년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 당시 대처 총리를 암살하기 위해 보수당 전당대회에 폭탄을 터뜨렸다. 이 테러로 5명이 숨져 영국이 발칵 뒤집어졌다. 하지만 코빈은 그 직후 IRA 조직원 2명을 런던에 초청해 북아일랜드에서 벌어지는 인권 유린 등에 대해 폭로하도록 했다. 군주제 폐지 단체에 가담하고, 같은 당 소속 블레어 전 총리가 결정한 이라크전 파병에 공개적으로 반대 운동을 벌였다. 가디언은 "코빈은 의회에서 자리를 지키는 경우가 별로 없었다"며 "대부분 장외 시위 등에 참여했다"고 전했다.




어머니가 돌아가실 당시에도 그는 좌파 집회에 참석하고 있었다. 코빈은 이런 원칙주의자 이미지 때문에 보수파로부터 이슬람 원리주의 조직인 '헤즈볼라'에 빗대 '제즈볼라(제러미+헤즈볼라)'라 불렸다.




사생활에서도 타협보다는 자신의 뜻을 고집했다. 1974년 코빈은 노동당에서 만난 여성 제인 채프먼과 결혼했다. 하지만 결혼 생활은 5년을 넘기지 못했다. 채프먼은 "코빈은 외식하고, 극장 가고, 쇼핑하는 것 같은 일반인들의 생활을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칠레 이민자 출신의 디자이너였던 두 번째 부인 클라우디아 브래키타와 세 아이를 뒀다. 하지만 코빈은 아이를 일반 중학교가 아닌 수월성 교육이 가능한 진학 중심 학교에 보내겠다는 브래키타를 공개 비판했고, 결국 둘은 갈라섰다. 코빈은 2013년 스무 살 연하의 커피 수입상 로라 알바레스와 세 번째 결혼을 했다. 코빈은 늘 구겨진 와이셔츠의 주머니에 볼펜과 잡동사니를 넣고 다니는 등 패션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정치인으로 꼽혀 왔다. BBC방송은 "코빈은 맥줏집에 앉아 이야기하기에 참 편안한 사람"이라며 "그의 이념에는 동의하지 않아도 그의 인간성을 싫어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보도했다.







[파리=이성훈 특파원 inout@chosun.com] [곽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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