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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시사정보-2015-551호. 2035년 대한민국 미래 도전기술 20선

구봉88 2015. 9. 30. 22:20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5- 551호.   2015.   9.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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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한국 수출, 선진국보다 신흥국 경기회복 모멘텀에 달렸다

  2.옐런 연준 의장 "올해 말까지는 금리 인상할 것 기대"(종합)

  3."中 침체땐 美도 피해… 양국, 경제 공조 나설것"

  4.중진국 함정 탈출 나선 중국, 전략은 ‘신창타이’

  5.[잘나가는 나라의 성공비결] [5] 일본

  6.[시진핑 訪美]“알리바바의 ‘열려라 참깨’ 주문처럼, 중국 門 활짝 열릴것”

 

기업경영

  1.실리콘밸리 32년…삼성전자 DS부문 미주 신사옥 준공

  2.정용진의 야심작 이마트타운 100일 "통하였느니라"

  3.리처드 앤더슨 델타항공 CEO

  4.Best Practice - 스냅딜

  5.'포스몰' 통해 산지 직거래…유통단계 확 줄여

  6."기업 이미지 각인시켜라"…포지셔닝이 마케팅 성패 좌우

  7.[LGERI 경영노트] 준비된 기업이 버릴 수 있다

  8.GE 이노베이션 리포트 (5) 신속경영 '패스트웍스'

  9.안팎으로 난항 중인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10.결제액 '쑥쑥'…삼성페이 날개 달았다

  11."한국 의사에게 치료받고 싶다" … 50년 만에 이룬 의료 선진국

  12.[[다시 '카카오'의 미래]<3>'문화'가 된 카톡, 5년 만에 대한민국 평정하다]

  13.종이처럼 둘둘 말리는 TV… 손바닥 정맥 인증…

  14.'黃의 스피치' 공감 비결…'절제'와 '역동'의 묘한 조합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잇단 악재… ‘중동의 맹주’ 사우디 휘청

  2.美-中 ‘미소띤 악수’ 뒤로 팽팽한 무력대결

  3.뉴스 제휴매체 선정·퇴출 결정… 네이버·다음, '평가委' 내달 발족

  4.“러시아, 북한의 핵·미사일 정당화 절대 용납 안 해”

  5.시대적 불만 읽었던 세종대왕, 진정한 콘텐트 리더였다

  6.[김환영의 직격 인터뷰] 영원한 ‘국민 오빠’ 송해

  7.[세계의 눈/토머스 허버드]한미정상회담, 글로벌 이슈에도 집중해야

  8.크리에이터 코드 (세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가들의 6가지 생각 도구)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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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우리나라의 수출이 앞으로 회복되려면 선진국보다 신흥국들의 성장모멘텀 회복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많은 신흥국들이 미국 금리인상을 앞두고 금융불안 조짐을 보여 수출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2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해외 투자은행(IB)들은 올 들어 지난달까지 8개월 연속 감소한 수출의 회복을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신흥국 경기회복이 요구된다고 진단하면서 생산기지 해외이전의 완화와 외환시장 안정도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프랑스 금융그룹인 소시에떼제네랄은 한국의 대외수출이 2013년에는 대(對)신흥국 수출, 2014년에는 대선진국 수출이 각각 회복세를 보이면서 그나마 선방했으나 올해에는 대 신흥국 및 대선진국 수출이 모두 감소하고 있다며 이같이 진단했다.



한국무역협회와 소시에떼제네랄에 따르면 대선진국 수출부진은 핸드폰 생산라인의 베트남 이전과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강세로 인한 대유럽연합(EU) 수출 감소가 주도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미 전자제품 수출은 엔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고 있다.

반면 신흥국으로의 수출은 대중수출의 50.6%, 대아세안(ASEAN) 수출의 29.3%를 차지하는 전자제품 수출이 반등하고 있지만 기계류 등 비전자제품 수출이 크게 감소한 데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기계와 화학, 철강 등의 수출부진이 심각하다.

중국의 경우 과잉설비에 따른 기계와 화학, 금속 등의 수요가 감소한 것이 신흥국 수출부진을 주도하고 있으며, 대아세안 수출은 석유제품이 24.5%를 차지하고 있어 지난해 이후의 유가 급락이 수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소시에떼제네랄은 때문에 향후 수출회복을 위해서는 신흥국들의 성장모멘텀 개선과 수요증대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중국의 경기둔화를 시작으로 상당수 신흥국들의 금융불안이 심화하고 있어 신흥국들의 수출회복이 조기에 가시화할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미국의 금리인상이 본격화할 경우 신흥국 위기가 심화할 수 있다.

국제금융센터와 현대경제연구원 등 분석기관에 따르면 신흥국 가운데 러시아와 브라질이 금융위기 직전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고, 아시아에서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금융위기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태다. 태국도 금융불안이 심화하고 있다.

신흥국들의 경우 한 국가가 위기에 처하면 외환보유고 대비 단기외채 비중 등 외화건전성이 취약하거나 경상수지 등 거시지표가 불안한 국가를 중심으로 위기가 빠르게 전이되는 속성이 있어 향후 우리나라 수출이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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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글로벌 경기, 미국 금리인상 계획 바꿀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다"

"인플레이션율도 연준 목표에 점진적으로 접근할 것"

(뉴욕=연합뉴스) 박성제 특파원 =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은 24일(현지시간) "올해 말까지는 금리 인상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은 이날 미국 매사추세츠 주 애머스트에 있는 매사추세츠대에서 열린 강연에서 "미국의 경제가 튼튼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AP 등 외신이 보도했다.

그는 또 글로벌 경기 둔화와 관련해 "미국의 금리 인상 계획을 바꿀 정도로 중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의 또 다른 걸림돌인 미국의 낮은 물가상승률과 관련해서는 "(저물가에 영향을 준) 저유가 등은 일시적인 것"이라면서 "점차적으로 연준이 목표로 하는 2%에 다가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같은 언급은 연준이 지난 17일 금리 동결 결정을 내리는데 주된 요인이었던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낮은 인플레이션율이 이전처럼 비중 있게 고려되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옐런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동결 결정이 내려진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내에 금리 인상이 시작될 수 있으며 특히 "다음 달에 올릴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말했다.

당시 그는 금리 동결 결정의 배경에 대해 외국의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을 꼽았으며, 금리인상 시기 결정은 글로벌 경기 상황을 고려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미국의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는 0∼0.25%로,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2월부터 변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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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 오늘 美·中정상의 경제 해법은]

美 글로벌 영향력 감소세… 中의 지지 받아야 '세계경영'

각자도생땐 공멸 위기감 커… 중국발 통화전쟁은 없을 것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과 중국의 경기둔화라는 이른바 G2(주요 2개국)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르고 있는 지금, 세계의 이목은 25일(현지 시각)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에 쏠려 있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현 상황에 대해 어떤 진단과 해법을 내놓느냐에 따라 금융시장의 불안이 완화되거나 반대로 증폭될 수 있다는 얘기다. 산업자원부 장관과 재정경제부 차관을 지낸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24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켰고, 중국은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과잉 생산과 디플레이션을 유발했다는 원죄(原罪)가 있다"면서 "주거니 받거니 하며 현 위기를 심화시킨 책임이 있는 두 나라 정상이 '각자도생을 추구하면 공멸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라도 공존과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덕구 니어재단 이사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니어재단에서 가진 인터뷰에서“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미국과 금융위기 이후 과잉 생산 등으로 디플레이션을 유발한 중국이 글로벌 경제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 공존과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성형주 기자

?오바마 대통령의 '아시아로의 중심축 이동'(pivot to Asia) 이후 미국과 중국은 동북아 패권을 놓고 경쟁해왔다. 미국 정치권이 시 주석 방미에 맞춰 중국의 사이버 공격을 성토하고 나선 상황에서 경제정책 공조가 가능하리라 보나?




"미국이 아시아에서 중국을 고립시키는 정책을 썼고, 중국이 힘으로 맞서 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중국 경제가 잘나갈 때 얘기다.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이 둔화되면서 그 피해가 신흥국뿐 아니라 미국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지난주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차이나 리스크를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을 연기한 게 대표적이다. 미국도 중국발(發)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얘기다."




?미국은 전 세계 GDP의 22%를 차지하는 경제대국이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보이는데, 굳이 중국 눈치를 볼 필요가 있을까?




"연준의 기준금리 동결은 역설적으로 G2로 성장한 중국 경제의 영향력을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세계 경제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장기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나는 미국의 현재 처지를 '최대 소액주주'(the largest minority shareholder)라고 부르고 싶다. 미국의 비중이 30%를 넘었을 때엔 미국 혼자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경영권을 휘두를 수 있었지만, 지금은 중국·유럽 등 다른 소액주주들의 지지를 받지 않으면 세계 경제를 경영할 수 없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미·중 간에 어떤 합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전망하나.




"북한 핵문제 같은 동북아의 외교·안보 이슈 다음으로 경제 문제가 중요한 의제로 다뤄질 것이다. 중국은 신흥국의 대표로서 신흥국 위기 가능성을 거론하며 미국 측에 너무 급격하지 않은 금리인상 같은 신중한 통화정책을 주문할 것이다. 반면 미국은 중국이 인위적인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통화전쟁을 촉발시키지 말라고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발 통화전쟁 가능성은 없다고 보나.




"이미 시진핑 주석이 첫 방문지인 워싱턴주 시애틀에서 경쟁적인 통화 평가절하, 즉 '환율전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정부가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낮추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급한 중국이 먼저 미국 쪽에 추파를 던진 것이다. 중국은 지난 8월 위안화 환율을 인위적으로 절하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환율정책을 쓸 여력이 없는 것이다."




?결국 금융시장에 충격을 주는 급격한 미국 금리인상이나 위안화 절하는 없을 것이라는 전망인데, 한국 경제엔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미·중 정상회담과 무관하게 세계 경제는 이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외환위기 때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막대한 외환보유고와 경상수지 흑자 덕분에 외환시장이 크게 출렁거릴 위험도 낮다. 지금은 노동·공공·교육·금융 등 4대 부문의 구조개혁에 힘을 쏟아 중·장기적으로 성장잠재력을 높이는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





[나지홍 기자 jhr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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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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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장이 정부의 ‘신창타이(新常態)’ 정책에 맞춰 구조적 변화의 대전환기를 맞으면서 한국 기업들도 ‘신전략(新戰略)’을 요구받고 있다. 중국 제조업이 급성장하면서 국내 수출도 증가하던 시대는 저물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양국의 ‘탈(脫)동조화’가 확대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징후는 확연하다. 최근 정의선(46) 현대자동차 부회장의 최대 고민 중 하나는 ‘중국 판매량 감소’다. 현대·기아차는 올 1~7월 중국에서 89만8000대를 판매했다. 전년보다 9% 넘게 줄었다. 점유율은 10%대에서 8%대로 추락했다. 대대적 ‘가격 인하’ 처방도 통하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 중국 임원진을 대폭 교체했다. 미국차·독일차도 사정은 비슷하다.

‘일시적 내수 침체’가 원인은 아니다. 장병송 KOTRA 중국사업단장은 “판매량과 비교해 너무 많은 차량이 생산되는 ‘과잉 생산’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이 ‘후진국→고속성장→생산설비 증가→과잉 생산→내수 위축→성장률 약화’의 구조적 후유증을 겪는다는 지적이다. 일종의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이다.

철강업에선 중국 산업계 변화의 본질을 더욱 선명하게 읽을 수 있다. 중국엔 163개 철강사가 포진해 있다. 이들의 2001년 세계 시장점유율은 14% 수준이었다. 하지만 지난해엔 55%까지 올라왔다. 신현곤 포스코경영연구원 철강연구센터장은 “처음엔 중국 내 건설·인프라 투자용으로 생산량을 늘렸지만 ‘공급 과잉’ 폐해가 나타났다”며 “한국에도 중국산 ‘저가 철강’이 쏟아졌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산 철강 수입은 전년보다 34% 급증한 1339만t에 달했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과잉 투자에 기대 성장을 했지만 이제 ‘아픈 현상’이 곳곳에서 나타난다”고 진단했다. 특히 지방정부들이 ‘고용·재정 확보’를 위해 철강·석유화학 등 장치산업 증설에 돈을 퍼부었지만 과잉 생산과 함께 한국은 물론 세계 경제까지 끌어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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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신창타이’를 내걸고 나선 것도 이런 한계 때문이다. 대규모 정부 주도 투자와 수출로 연 10% 성장을 이끌던 ‘구(舊)패러다임’이 삐걱댔다.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엔 미국·유럽연합(EU) 경기 침체 영향으로 ‘수출→내수’의 정책 전환이 있었다. 그리고 ‘안정 속 발전(원중추진·穩中求進)’을 토대로 신창타이 정책을 펴는 것이다.

특히 중국에서 ‘산업의 서비스화’는 구조적 변화의 상징적 모습이다. 1980년 20%대 초반이던 서비스업은 지난해 48%까지 높아졌다. 중국 기업에 원자재를 납품하고 현지 공장을 설립해 물건을 제조하는 국내 기업들의 전략도 효용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신창타이의 목표엔 ‘산업 고도화’도 핵심으로 포함된다. ‘저비용→첨단기술’로의 도약을 꾀한다. 중국은 2012년 ‘전략적 7대 신성장산업’을 발표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산업의 집중 육성도 포함됐다. 현재 한국의 대중국 수출 1위가 반도체다. 하지만 중국은 국부 펀드 28조원을 마련해 기술 격차 해소에 나섰다. 조철 산업연구원 자동차·부품산업정책실장은 “우리 수출 주력품인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특별한 해외 경쟁자는 없다. 다만 중국이 무섭게 부상 중”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은 한국이 아닌 ‘독일’을 추격 목표로 놓고 제조업 강국을 추구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대응과제는 한둘이 아니다. 정영록(전 주중대사관 경제공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국내 업체들의 대중국 전략은 뚜렷하지 않다”며 “아직도 오퍼상 같은 행동에 그칠 때가 많다”고 지적했다. 김시중 서강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원자재 등 부품 위주 수출에서 (신창타이 정책에 따른) 민간 소비용 완제품을 내놔야 한다”며 “유통구조 개척과 애프터서비스 등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탈바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희옥 성균관대 중국연구소장은 “중국의 광역 지역 개발에 대한 전략이나 메가시티 등 새로운 시장을 연구하라”는 주문을 했다.

다만 한계가 예상되는 산업에선 생산거점 이전 등 ‘출구전략’ 고민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이번 계기에 지나치게 중국 의존적인 산업에선 ‘포스트 중국 시장’ 개척을 서둘러야 할 때”라고 했다.

문병주·임지수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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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잘나가는 나라의 성공비결] [5] 일본

아베는 돈 풀고 기업은 혁신

'현장은 강한데 경영이 취약' 日 기업의 고질적 약점 개선

內需·사양·3D 산업서 활로

지난 4일 도쿄 고급 백화점 마쓰야긴자(松屋銀座)가 15년 만에 신사복 매장을 대대적으로 리모델링했다. "드디어 신사복도 돈이 돌 것 같다"는 백화점 담당자 말을 아사히 신문이 큼직하게 보도했다. 왜 그랬을까. 불황이 올 때 제일 먼저 줄이는 항목도 아빠 옷, 불황이 갈 때 마지막으로 돈 쓰는 항목도 아빠 옷이다. 아베노믹스가 본궤도에 올랐다는 신호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재집권 직후 '세 개의 화살'을 한꺼번에 쏘겠다고 했다. 금융완화·재정완화·구조개혁을 동시에 실시하겠다는 얘기였다. 그에 따라 올 들어 도요타 등 주요 대기업이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올렸다. 도쿄 오피스 공실률이 리먼 쇼크 이후 최저점을 찍었다. 중국 방문객이 중국은행 신용카드로 작년 한 해 2800억엔, 올 상반기 3600억엔을 일본에서 긁고 갔다.




신칸센 청소 전문회사 텟세이 직원들이 열차 앞에서 승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위 사진). 텟세이 직원들은 신칸센이 도쿄역에 들어와 정차하는 7분 동안 열차 한 대를 말끔히 청소한 뒤 활기차게 인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주택 전문 회사 타마홈이 지은‘저가(低價) 주문주택’의 모습(아래 왼쪽 사진). 타마홈은 유통 단계를 단순화해 주택 한 채를 1700만엔 선에서 팔고 있다. 일본 변기·비데 회사 LIXIL이 제작한 설치 작품이 도쿄 오다이바 일본과학미래관에 전시돼 있다(아래 오른쪽 사진). 변기들은 인간의 용변과 지구의 미래를 연결 짓는 친환경 메시지를 담아 노래한다. /텟세이·마이니치·LIXIL 제공

전문가들은 "돈만 풀어서 된 일이 아니었다"고 했다. 아베 총리가 물꼬를 트고, 일본 기업이 '혁신'으로 맞장구쳤다. 한때 일본 기업은 '갈라파고스'라 불렸다. 내수에 만족하고 관행을 고집했다. 이젠 달라졌다. 장기 불황 20년은 절치부심의 20년이기도 했다. 업종의 벽, 관행의 벽을 무너뜨린 스타 CEO들이 내수 산업, 사양 산업, 3D 산업에서 새 활로를 뚫고 있다.




단 한 번도 지지 마라




일본 변기·비데 회사 LIXIL은 4년 전 GE 부사장 후지모리 요시아키(藤森義明·64)를 대표로 영입했다. 그는 도쿄대 졸업 후 미국 기업에서 잔뼈가 굵었다. LIXIL에 온 뒤 "GE에선 5전 4승 1패 하는 사람은 의자가 없어진다"고 했다. 5전5승 하란 독려였다.




LIXIL은 일본에서 부동의 1위지만, 매출 90%를 내수에 의존했다. 고령화로 인구가 줄어드는 나라에서 이러면 미래가 없다. 그는 아메리칸스탠더즈 등 해외 주택 설비업체를 인수했다. 서구 시장에 비집고 들어갈 통로를 만들고,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스마트 비데를 미국 시장에 소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변기계의 스티브 잡스'라고 썼다. 인사도 확 바꿨다. 지난 4월 사업 부문을 조정하면서 사업부문장 4명을 전부 외부에서 데려왔다. LIXIL의 해외 매출이 최근 3년간 539억엔에서 4000억엔으로 7배 이상 늘었다.




반값에 팔아라




불황으로 건설 업계가 죽 쑬 때, 주택 전문 타마홈은 한 채 1700만엔짜리 '저가(低價) 주문주택'으로 작년 한 해만 1495억엔을 벌었다. 하지만 창업자 다마키 야스히로(玉木康裕·65) 대표도 40대까지는 남들처럼 사업했다. 그는 후쿠오카(福岡)현 중소 건설회사 사장의 차남이었다. 대학 졸업 후 아버지 회사에 들어갔는데, 나이 마흔에 부동산 버블이 깨졌다. '종래의 방식'이 돌연 먹히지 않는 세상이 왔다.




그는 중저가 의류 체인 '유니클로'를 보고 "집도 반값에 팔자"고 결심했다. 아버지 회사를 나와 독립했다. 창업 자금을 꾸려고 생명보험부터 들었다. 은행 직원에게 보여주며 "실패하면 할복해서 갚겠다"고 했다.




그는 인건비·건축자재 값을 철저하게 줄였다. 목수들이 차 마시며 쉬는 시간까지 없앴다. 목수들이 "에도시대 때부터 전통"이라고 반발하자, "빨리 여러 채 지어야 당신들 수입도 늘어난다"고 설득했다. 지방 건설회사가 줄도산할 때, 타마홈은 전국에 260개 지점을 내고 2013년 도쿄 주식시장 1부에 상장했다.




거창할 필요 없다




해외 투자, 유통 혁신…. 그러나 모든 혁신이 거창할 필요는 없다. 직원들이 몸으로 돈 버는 작은 회사는 어떨까. 하버드 경영대학원은 올해부터 직원 800명 남짓한 신칸센 청소회사 텟세이 얘기를 교재에 넣었다.




신칸센이 도쿄역에 들어와서 나갈 때까지 12분 걸린다. 승객 승하차 시간이 5분이다. 나머지 7분 동안 22명이 한 조가 돼서 1인당 85~100석을 치우고, 창문·바닥·선반을 닦고, 승객에게 기운차게 인사한다. 프랑스 국철 대표가 "신칸센 청소를 수입하고 싶다"고 했다. CNN이 '7분의 기적'이라고 소개했다.




이 회사도 한때는 분위기가 어두웠다. 회사도 승객도 직원도 '청소는 하찮은 일'이라 여겼다. 야베 테루오(矢部輝夫·68) 전무가 그걸 바꿨다. 그는 월급을 올리는 대신 제복을 바꿨다. 놀이공원 직원처럼 화려한 색이었다. "여러분은 '청소 아줌마·아저씨'가 아니라 승객들이 감탄하는 '신칸센 극장' 주인공"이라고 했다.




정부는 물꼬만 터라




표나지 않게 청소할 땐 승객들이 직원들을 '투명인간' 취급했다. 제복이 바뀌자 승객들이 "수고하신다"고 인사했다. 직원들이 "여름엔 알로하 셔츠, 겨울엔 산타클로스 옷을 입겠다"고 자청했다. 신칸센에 여성 전용 화장실이 생긴 것도 직원들 아이디어다.




이리야마 아키에(入山章榮·42) 와세다대 교수는 "일본 기업의 고질적인 약점이 '강한 현장, 약한 경영'이었다"면서 "아베노믹스는 (불황 탈피를 위한) 사전 작업이었고, 이제부턴 기업 스스로 틀을 깨고 나와야 한다"고 했다. 제일 필요한 게 '혁신을 갈망하는 경영진'이다.





[도쿄=김수혜 특파원 goodluck@chosun.com] [도쿄=양지혜 특파원]

조선일보

[잘나가는 나라의 성공비결] [5] 일본

레시피 공유 사이트 쿡패드, 유료 회원이 160만명… 다이어트·육아로 분야 넓혀

일본 도쿄도 에비스(惠比寿) 가든플레이스에 있는 '쿡패드(cookpad)' 본사. 요즘 한국 IT 스타트업 기업 관계자들 사이에서 '필수 방문 코스'로 떠올랐다. 우리나라 IT 기업은 모바일 게임이나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등 특정 분야에 몰려 있지만, 일본 IT 벤처들은 미용, 헬스케어, 외국어 등 다양한 분야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 쿡패드는 요리 레시피 분야에서 꾸준히 '한우물 파기'를 해왔다.




1997년 IT에 관심이 많던 청년 사노 아키미쓰(佐野陽光·42)가 게이오대 환경정보학부를 졸업하며 쿡패드를 창업했다.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요리'와 'IT' 두 분야를 융합해 새로운 분야를 개척하고자 했다. 한 회원이 자신만의 요리법을 사이트에 올리면 다른 회원들과 공유토록 하는 게 쿡패드의 서비스다. 찬거리가 걱정인 주부들이 서로에게 가장 요긴한 '3분 도시락 반찬' 정보 등을 공유할 수 있어 금세 소문을 탔다. 18년이 지난 지금은 레시피 210만개 이상이 등록돼 매월 5500만명이 스마트폰과 컴퓨터를 이용해 검색하고 있다. 해외에서도 매월 1200만명이 방문한다.




쿡패드의 남다른 색깔과 아이디어는 본사의 독특한 분위기에서 실감할 수 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30명이 동시에 칼질할 수 있는 널찍한 주방, 일렬로 늘어선 대형 냉장고, 카페처럼 꾸며진 원목 테이블, 도쿄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풍경이 펼쳐진다. 직원들은 앉고 싶은 자리에 머그잔과 노트북을 놓고 업무에 몰두하다가 식사 시간에는 회원들이 올린 레시피로 주방에서 직접 요리해 먹는다.




쿡패드의 주요 수익원은 유료 프리미엄 서비스다. 일반 회원에게는 레시피가 선착순으로 검색되지만, 한 달에 3000원 정도를 내는 프리미엄 회원에게는 레시피의 인기순, 칼로리와 염분, 조리 시간 등의 상세 정보가 제공된다. 프리미엄 회원이 160만명을 넘고 전체 매출의 약 60%를 차지한다. 회원이 올리는 콘텐츠를 재가공해 서비스하기 때문에 영업 이윤도 크다. 2011년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쿡패드는 연매출 670억원,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기업이 됐다.




회원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쿡패드는 레시피 기업에서 생활 인프라 기업으로 분야를 넓히고 있다. 농가 직거래 쇼핑몰, 다이어트 카운셀링, 육아 교육 등이 그 예다. 모두 레시피를 빅데이터 플랫폼으로 삼아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도쿄=양지혜 특파원 jihea@chosun.com]

조선일보

[잘나가는 나라의 성공비결] [5] 일본

'아베노믹스의 설계자' 이토 모토시게 교수

1차 아베 정권은 366일 만에 끝났다. 6년간 와신상담 끝에 재집권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전과 달랐다. 아베노믹스의 설계자로 불리는 이토 모토시게(伊藤元重·사진) 도쿄대 교수는 아베 총리의 성공 비결로 "뭘 먼저 하고 뭘 나중에 할지 정확한 밑그림이 있었다"는 점을 꼽았다.




?아베노믹스, 성공했나.




"지금까지는. 그의 최대 공적은 일본 경제가 내려갈 때 제때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 일본 경제는 무쇠솥 밑바닥이 따끈하게 달궈졌다. 20년 불황 때문에 기업은 투자하지 않고 국민은 소비하지 않았다. 그런 마인드를 바꾸는 게 중요했다."




?돈만 풀어서 된 일이 아닐 텐데.




"그는 우선 강력한 낙관적인 그림을 보여주었다. 엔저로 수출을 늘려 기업이 이익을 보게 한 뒤 고용과 투자를 유도하고, 구조개혁에 손댔다."




?한국에 충고한다면.




"한국은 IMF 외환 위기 직후 규제개혁을 잘했지만 그 이후가 아쉽다. 삼성은 잘하고 있지만, 작고 강한 다른 기업이 많지 않다. 중국이 영원히 10%씩 성장할 수는 없다. 너무 의존하면 곤란하다. 제조업에 치우치는 것도 마찬가지다. 제조업은 질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지 못하고, 세계 경제 동향에도 민감하다. 선진국은 GDP 70%를 서비스 산업에서 만든다."








[도쿄=김수혜 특파원]

 

아베의 끝없는 야심… 종착역은 '평화헌법 9조' 삭제

[자민당 총재 재취임한 날, 개헌 드라이브 본격화]

1차 개헌 때 정치색 없는 내용으로 국민 안심시킨 뒤

2차서 '9조' 없앤다는 구상

24일 도쿄 도심 자민당사에 나온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혈색이 좋았다. 자민당이 안보관련법을 날치기 처리할 때, 참의원 한쪽에서 굳은 얼굴로 밤을 새우던 지난주와는 달라 보였다. 그는 연휴 동안 야마나시현 별장에서 골프를 쳤고, 이날 임기 3년의 자민당 총재에 정식으로 재취임했다. 자민당은 다음 달 초로 예정된 당 지도부 인사와 개각을 총리에게 일임한다고 밝혔다. 더욱 힘이 실린 것이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 국민 귀에 쏙 들어올 얘기를 적잖이 했다. "일본 국내총생산(GDP)이 600조엔이 되는 걸 목표로 삼겠다"면서 경제와 사회복지를 최우선에 두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그가 정말 힘을 실은 말은 그다음에 나왔다. 아베 총리는 "자민당은 창당 이래 개헌을 당시로 해왔다"면서 "개헌에 대한 국민의 지지가 넓어져 가고 있다. 내년 참의원 선거 때 공약으로 내걸고 간다"고 했다.




무슨 뜻일까. 아베 총리의 브레인 중 한 명인 야기 히데쓰구(八木秀次) 레이타쿠대 교수는 지난 5월 아사히신문에 "아베 총리에겐 '자민당은 할아버지(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가 만든 당'이라는 오너 의식이 있다"고 했다. 기시 전 총리는 자민당을 만들 때, 일본의 목표 중 하나로 '현행 헌법의 자주적 개정'을 내걸었다. 평화헌법은 미군정 치하에서 채택한 것인 만큼, 언젠가 일본의 국력에 상응하는 군비를 갖춰야 한다는 믿음이 아베 총리 피에 흐른다. '헌법 개정을 발의하려면 중의원·참의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의원이 찬성해야 한다'는 헌법 조항이 걸림돌이다. 2년 전 자민당은 이 제한을 과반수로 낮추려다 비판 여론에 밀려 철회했다.




현재 아베 총리는 그 어느 때보다 목표에 근접했다. 연립여당이 막강할 뿐 아니라, 안보관련법 최종 통과 과정에서 우익 성향 군소 야당까지 여당 편으로 왔다.





[도쿄=김수혜 특파원 goodluc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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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訪美]“알리바바의 ‘열려라 참깨’ 주문처럼, 중국 門 활짝 열릴것”

[동아일보]
정상회담 앞두고 ‘경제 굴기’ 행보
23일(현지 시간) 오전 8시 반경, 미국 워싱턴 주 시애틀 웨스틴 호텔 대회의실에 미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하나둘씩 들어서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투자가인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비롯해 아마존의 제프 베저스, 애플의 팀 쿡, 월트디즈니의 밥 아이거,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제너럴모터스의 메리 바라,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등이었다. 중국 기업으로는 완샹, 텅쉰, 하이얼, 바이두 경영진이 참석했다. 행사의 사회는 헨리 폴슨 전 미 재무장관이 맡았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최하는 백악관 행사에서도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글로벌 경제 거물들이 방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마련한 ‘미중 경제인 원탁 토론회’에 참석하기 위해 아침부터 시 주석 숙소 내 회의실을 찾은 것. 그만큼 중국의 ‘경제 굴기’에 대한 미 경제계의 지대한 관심을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다.

시 주석은 이날 인사말에서 중국 최대 인터넷 상거래 기업인 알리바바를 홍보하려는 듯 “(동화 ‘알리바바와 40인의 도둑’의) 알리바바가 ‘열려라 참깨’라고 외치면 열렸다 다시 안 닫히는 것처럼 중국의 대외 개방도 점차 커질 것이다. 개방 없는 진보는 없다”며 중국 경제가 여전히 폐쇄적이라는 서구 일각의 우려를 불식시키려 했다. 중국이 지식재산권 보호에 대해 너무 허술하다는 여론을 반영해서인지 “지식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한 법 체제를 강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버핏 회장 등이 시 주석에게 “미국 기업이 자유롭게 중국에 진출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 달라”고 하자 시 주석은 한술 더 떠 “(오히려) 미 정부가 민간 업체들이 첨단기술 물품을 중국으로 수출하는 데 대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구체적인 경제 통계까지 인용해 가며 중국이 세계 경제를 이끄는 ‘큰손’임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에 진출한 6만5000여 개 미국 기업이 총 760억 달러(약 90조7000억 원) 상당의 투자를 하고 있다”며 “역시 미국 44개 주에 진출한 1600여 개 중국 기업은 미국에서 8만여 개의 정규직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 봄 개장할 중국 상하이 ‘디즈니 리조트’에 대해서는 “2000년대 말 다른 관리들은 중국 문화에 더 기반을 둔 (다른) 프로젝트를 밀고 있었지만 나는 다양한 문화에 바탕을 둔 엔터테인먼트 시장이 필요하다고 보고 찬성표를 던졌다”고 했다.

이어 시 주석은 보잉사를 찾아 ‘큰 강에 물이 있어야 작은 개울에도 물이 넘친다(大河有水小河滿)’는 중국 속담을 인용하며 “중미 양국 관계가 좋아야 중미 기업 간 합작도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737기종 등 여객기 300대 구매 약속을 재확인했다. 데니스 뮬런버그 보잉사 CEO는 “중국에 보잉사 조립 공장을 짓겠다”고 화답한 뒤 시 주석이 방미 때 타고 온 보잉 747기와 동일한 기종에서 떼어낸 창틀로 시 주석 부부의 사진이 담긴 액자를 만들어 선물하기도 했다.

이어 시 주석은 MS 본사에서 열린 ‘미중 인터넷 산업 포럼’에 참석해 “안전한 사이버 공간을 만들기 위해 미중이 협력해야 하며 각 나라의 현실에 맞게 국내 인터넷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자리엔 빌 게이츠 MS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를 비롯해 IBM 인텔 시스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임원들이 대거 참석했다. 중국계 부인을 둔 저커버그는 시 주석과 1분여간 중국어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그는 시 주석과 만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인적으로 의미 있고 획기적인 일이었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MS 측으로부터 ‘류린하이(柳林海)’호 모형을 선물로 받았다. 이 배는 1979년 1월 미중 수교 후 그해 3월 25일 상하이(上海)를 출발해 4월 18일 시애틀에 도착한 배로 당시 수십 년 동안 지속됐던 미중 간 항해 중단에 마침표를 찍어 미중 수교의 상징이 됐다. 시 주석은 칭화(淸華)대와 워싱턴대가 함께 세운 ‘글로벌 창신교류학원’에 수삼나무 묘목을 기증했다.

시 주석의 이 같은 ‘비즈니스 굴기’ 행보는 25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의 경협 증진을 극대화함으로써 중국에 대한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려는 포석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정부는 이를 의식한 듯 회담을 앞두고 압박 수위를 높여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이날 중국 반체제 인사들의 친척을 만나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시애틀 일대를 자신의 안방인 양 동서남북으로 분주히 오가며 특유의 자신감을 드러냈다. 현지 언론은 시 주석의 동선을 ‘회오리바람(whirlwind)’이라고 평했을 정도. 시 주석은 이날 하루 동안 시애틀(토론회)→에버렛(보잉사)→시애틀(오찬)→레드먼드(MS사)→타코마(링컨고교)→시애틀(중국 교포 만찬)로 200여 km를 이동했는데 경호 및 수행 차량 30여 대가 따라붙으면서 시애틀 일대는 교통 정체가 반복됐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시진핑 “中시장 더 큰 폭으로 개방”

[동아일보]
버핏-쿡 등 美 CEO들과 토론회… 25일 백악관서 미중 정상회담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방문 이틀째인 23일(현지 시간) “중국은 외부 세계에 지금보다 더 큰 폭으로 개방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광폭 경제 행보를 이어갔다.

시 주석은 이날 미 워싱턴 주 시애틀 웨스틴호텔에서 열린 미중 경제인 원탁 토론회 인사말에서 “개혁 없이는 경제 발전을 위한 추진력을 확보할 수 없고 개방 없이는 진보도 없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중국이 자국 내 기업 편향적인 정책을 펴면서 서방 기업들이 여전히 많은 규제에 가로막혀 있다는 미국 등 일각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이날 토론회에는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을 비롯해 제프 베저스(아마존), 팀 쿡(애플)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대거 참석해 시 주석이 이끄는 중국의 ‘경제 굴기’에 지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시 주석은 중국 기업들이 앞으로 10년간 세계시장에 1조2500억 달러(약 1530조 원)를 투자할 것이며 미국에서도 수십만 명의 직원을 고용하는 존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애틀 방문을 마친 시 주석은 24일 워싱턴으로 이동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업무 만찬을 한 뒤 25일 오전 백악관에서 미중 정상회담을 한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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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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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실리콘밸리 32년…삼성전자 DS부문 미주 신사옥 준공



삼성전자는 24일(현지시간)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 혁신의 중심지 실리콘밸리에서 DS(Device Solutions·부품)부문 미주총괄 신사옥 준공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권오현 부회장, 김기남 사장, 전영현 사장 등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과 샘 리카르도 산호세 시장 등 미국 측 주요 인사를 포함해 800여명이 참석했다.

신사옥은 삼성전자가 1983년 산호세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미국에 진출한 지 30년이 지난 2013년 건설을 시작해 이번달 완공됐다.

산호세 현지법인은 그동안 첨단기술 연구·개발(R&D), 현지 마케팅 등 반도체 사업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해 왔다.

이번 신사옥 준공을 통해 삼성전자는 지금까지 미국 각 지역에 분산돼 있던 다양한 부품 분야의 R&D, 마케팅, 고객지원 역량을 한 곳에 결집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경영 효율을 높이고 다양한 시너지를 창출해 메모리와 시스템LSI, 발광다이오드(LED), 디스플레이, 파운드리 등 부품 사업의 미래 성장동력을 새롭게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국내 연구소에서는 중장기 미래기술을 개발하고 해외 거점에서는 현지고객과 오픈이노베이션을 지속하는 등 국내외 R&D 역할 분담을 통해 기술리더십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미주총괄 신사옥은 110만 평방피트 면적에 10층 건물로 지어졌으며 최대 2천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권오현 부회장은 "이번에 준공된 미주 신사옥은 글로벌 고객과의 협력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R&D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적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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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리처드 앤더슨 델타항공 CEO

법조계서 항공업계로
막노동자로 일하며 로스쿨 도전
항공사 법무자문으로 일하다 노스웨스트의 CEO로 발탁

과감한 승부사 기질
간신히 파산 면한 델타 CEO로 옮겨 노스웨스트와 합병으로 시너지
글로벌 항공사들과도 전략 제휴…정유사 인수해 항공유 비용 감축

인재경영으로 재도약
감원 최소화하고 우리사주 도입…이익공유제로 임직원 마음 사로잡아
정시출발 등 서비스 대폭 개선…작년 '올해의 항공사'로 선정



[ 이정선 기자 ]
미국 델타항공은 전 세계 64개국에서 800대의 항공기를 운항하는 거대 항공사다. 올해 2분기 순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22% 증가했을 정도로 내실도 탄탄하다. 경쟁사인 아메리칸항공(AA)과 더불어 글로벌 항공업계 1, 2위를 다툰다. 하지만 8년 전만 해도 델타항공은 파산 직전에 몰렸을 정도로 부실한 회사였다. 델타항공의 화려한 부활은 구원투수로 나선 리처드 앤더슨 최고경영자(CEO)를 빼놓고는 설명할 수 없다. 글로벌 항공업계 최고의 리더로 인정받는 그는 고비마다 특유의 승부수를 던지며 델타항공의 궤도를 고도(高度)로 올려놓았다.

법조계에서 항공업계로

리처드 앤더슨은 미국 텍사스주의 갤버스턴에서 자랐다. 10대 시절 그의 부모가 사망하면서 힘겨운 성장기를 겪어야 했다. 앤더슨은 휴스턴대에 진학한 뒤 막노동자로 일하면서 로스쿨에 도전했다. 이곳에서 학사학위를 받은 그는 남텍사스대에서 법학 석사학위를 땄다. 이후 앤더슨은 10년간 텍사스 해리스 카운티의 형사법원에서 법무관으로 일하다가 검사로 활동했다.

항공업계에 뛰어든 것은 1987년이다. 컨티넨털항공(2010년 유나이티드항공과 합병)의 법무자문위원으로 일하면서다. 항공산업에 눈을 뜨기 시작한 앤더슨은 1990년 노스웨스트항공의 법무자문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7년 후엔 기술운영과 운항, 공항 업무 등을 책임지는 부사장에 오른다. 그의 장기는 항공기 유지관리 부문이었다. 효율적인 관리로 항공기의 성능이 좋아지면서 기체 결함 등에 의한 비행 취소 건수가 크게 줄었다. 앤더슨은 2001년 2월 노스웨스트의 CEO로 발탁됐다.

과감한 승부수로 위기 돌파

앤더슨이 항공업계 CEO다운 수완을 발휘한 것은 2007년 4월 델타항공으로 자리를 옮기면서부터다. 당시 델타항공은 만신창이 신세였다. 국제유가 급등과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2004년 파산보호 신청에 들어간 뒤, 구조조정을 약속하고 간신히 파산을 면한 상태였다. 델타항공의 요청으로 일단 이사회에 들어간 앤더슨은 2007년 9월 CEO 직을 수락하면서 본격적으로 델타를 진두지휘하기 시작했다. 당시 그는 “항공산업은 정말 흥미 있는 비즈니스다. 복잡한 문제를 푸는 재미가 있다”는 말로 혁신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첫 해법은 합병이었다. 델타 CEO를 맡은 지 7개월 만인 2008년 10월 그가 전에 몸담았던 노스웨스트항공과의 합병을 발표했다. 노스웨스트 역시 경영난으로 고전 중일 때였다.

앤더슨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 “델타항공을 보완해줄 네트워크와 자산을 가진 항공사가 필요했다”며 “태평양과 미국 중서부 지역을 운항하는 노스웨스트항공은 조건에 부합하는 유일한 항공사였다”고 밝혔다. 미국 동부연안과 대서양 횡단, 남미 노선 등에 강점을 가진 델타와의 시너지 효과를 겨냥한 결정이었다. 앤더슨은 더불어 효율화와 간소화를 통해 10억달러의 비용을 줄이겠다고 공언했다.

허를 찌르는 역발상 경영

노스웨스트와의 합병에 이어 다른 글로벌 항공사들과는 전략적 파트너 관계를 구축했다. 다양한 국제노선을 원하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서였다. 먼저 브라질 1위 항공사인 골(GOL), 멕시코 아에로멕시코(AeroMexico) 등의 지분을 인수했다. 2012년 12월에는 싱가포르항공이 보유했던 영국 버진애틀랜틱항공사의 지분 49%를 인수했다. 유럽 항공망 확충과 유럽의 허브 공항인 영국 런던 히드로공항 취항 등을 노린 다목적 포석이었다.

에어프랑스-KLM과는 지분투자 없이 대서양 횡단 노선을 공동으로 운영해 수익을 나눠 갖는 방식을 도입했다. 항공업계에서 처음 시도한 방식이었다. 지난 7월에는 중국 동방항공 지분 3.55%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 ‘전략 합작관계’를 체결해 중국 본토 공략에도 나섰다.

앤더슨의 가장 혁신적인 승부수로 회자되는 사례는 정유사 인수다.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훌쩍 넘었을 무렵, 아예 정유공장을 사들여 안정적으로 항공유를 공급하겠다는 역발상적인 전략을 짠 것이다. 항공사가 정유공장을 인수한다는 것은 그때까지 아무도 생각지 못한 일이었다.

매물을 물색하던 그에게 마침 필라델피아에 있는 ‘트레이너(Trainer)’라는 이름의 정유공장이 매물로 나왔다. 내부 검토 끝에 인수할 경우 연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선 그는 2012년 이 정유공장을 1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당시 보잉 787 항공기 한 대 가격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이 정유공장에서 델타는 항공유의 80%를 공급받았다. 고유가 시대가 이어지면서 항공업계가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 델타는 정유사 매입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앤더슨은 2013년 CNBC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년간 델타에 가장 큰 비용 증가를 초래한 것은 제트연료 비용”이라며 “델타의 정유공장 매입은 일종의 수직통합에 해당하는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사람 중심 경영이 재도약 동력

노사 화합을 중시하는 인재 경영도 델타의 재도약이 성공한 비결로 꼽힌다. 앤더슨은 노스웨스트항공과 합병을 단행했을 때도 감원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조종사 급여를 30% 인상하고 모든 직원에게 회사 지분의 15%를 지급하는 우리사주제도를 도입해 임직원들을 사로잡았다. 회사이익의 10~20%를 보너스 형태로 지급하는 직원이익공유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사람을 아끼는 앤더슨의 경영 마인드는 실제 성과로 입증되고 있다. 델타는 정시 출발, 비행 취소율, 수화물 분실률 등 각종 서비스 항목에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월 델타항공은 항공 전문지 에어 트랜스포트 월드로부터 ‘올해의 항공사’로 선정됐다. 올해도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존경받는 기업’ 상위 50대 기업에 2년 연속 뽑혔다. 과감한 경영 혁신과 사람을 중시하는 인재 경영은 8년간 델타항공의 기수를 잡은 리처드 앤더슨의 양날개다.

이정선 기자 sun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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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Best Practice - 스냅딜

사업가 꿈꾸던 인도 청년 둘, 온라인 상거래회사로 의기투합

하루 이용자만 수백만명…1200만개 상품 5000곳에 배달
자금력 앞세운 아마존 공세에도 12억 인구 시장 잡고 '쑥쑥'

창업 5년…성장성 '무궁'
투자의 귀재 소프트뱅크 손정의, 중국 알리바바·대만 폭스콘 등
글로벌 '큰손' 투자 잇달아



[ 박종서 기자 ]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스냅딜은 인도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높은 성장성에 하루가 멀다 하고 투자금이 몰리고 있어서다. 스냅딜은 지난해 인도 온라인 상거래 시장 점유율 32%를 기록했다. 하루 이용자가 수백만명에 달한다. 스냅딜에서 판매하는 상품은 500여종 1200만개. 15만명의 판매자가 등록했고 배달이 가능한 도시와 마을은 5000곳이 넘는다. 스냅딜에서는 1분대에 한 대꼴로 에어컨과 휴대폰이 팔리고 냉장고는 50초마다 거래된다. 노트북도 2분에 한 대씩 팔린다.

에어컨·휴대폰 1분에 한 대씩 거래

스냅딜은 창립 5년 만에 또 다른 인도 토종업체 플립카드(점유율 44%)와 확실한 양강구도를 구축했다. 자금력을 무기로 시장 공략에 나선 아마존닷컴(15%)을 큰 격차로 따돌리고 있다. 현재 스냅딜의 기업가치는 47억달러(약 5조5400억원)에 이른다. 아직까지는 흑자를 내고 있지 못하지만 스냅딜은 중국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도 초반부터 수익을 내지 못했다며 알리바바의 성공과정을 감안할 때 3년 안에 수익분기점을 넘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냅딜은 31세의 동갑내기 친구 쿠날 발과 로힛 반살이 2010년 2월 설립한 회사다. 발과 반살은 인도의 명문사립학교인 델리퍼블릭스쿨에서 동문수학하며 학업을 마치면 사업을 함께하자고 약속했던 사이다.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는 발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경영대학원(와튼스쿨)에서 MBA를 마쳤고 노스웨스턴대 경영대학원(켈로그)에서도 최고위 마케팅 프로그램을 이수했다. 미국으로 건너갔던 이유는 인도공과대(IIT)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낙방했기 때문이었다. 그는 2008년 비자 문제로 인도에 돌아오기까지 세제 판매회사에서 월마트에 납품하는 일을 담당했고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잠깐 근무하기도 했다. 인도 ‘거상(巨商)’의 아들로 태어난 반살은 인도를 대표하는 IIT 델리캠퍼스를 졸업했다.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엘리트들이 세운 회사가 스냅딜이다. 발과 반살은 재스퍼 인포테크라는 회사를 세우고 스냅딜을 자회사로 뒀다.

스냅딜의 시작은 온라인 공동구매 방식의 쿠폰 판매였다. 한국에서 쿠팡으로 음식점 할인 쿠폰을 사거나 온라인 공연 티켓을 사는 것과 마찬가지다. 미국 아마존이나 한국 G마켓처럼 판매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온라인 오픈마켓 플레이스(장터)로 변신한 것은 2011년. 온라인 오픈마켓 플레이스의 전망이 더 밝다는 분석에 따라서다.


인터넷·스마트폰 늘면서 급성장

발과 반살이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 도전하기로 한 것은 인도의 구매 환경 때문이다. 12억명의 인구를 자랑하는 인도는 대도시가 많지만 인구의 85%는 50만명 이하 소도시에서 살고 있다. 백화점이나 마트 등에 접근할 수 있는 사람이 많지 않다. 현재 19%인 인터넷 사용 인구도 매년 30%씩 늘고 있다. 무엇보다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증세다. 인도에서는 국민의 14%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데 최근 3년간 40% 늘어났다. 스마트폰은 컴퓨터를 이용한 온라인 쇼핑보다 훨씬 편리하기 때문에 온라인 상거래 시장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 지난해 인도 온라인 상거래 시장 규모는 160억달러에 불과하지만 5년 안에 1000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투자회사와 온라인 상거래 회사들은 스냅딜의 성장성을 간파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스냅딜은 설립 이후 모두 일곱 차례에 걸쳐 투자금을 받았다. 초기에는 벤처펀드업계가 투자를 주도했다. 2011년 1월과 7월에 넥서스벤처와 베세머벤처가 각각 1200만달러와 4500만달러를 투자했다. 이후에는 굴지의 온라인 상거래업체들도 합류했다. 처음에 5000만달러를 투자했던 이베이는 기존 투자회사들과 함께 1억3300만달러를 더 끌어모아줬다. 지난해에는 블랙록 등 전문 투자회사가 1억500만달러를 밀어넣었고 일본 소프트뱅크는 6억2700만달러를 투자해 최대주주로 부상했다. 투자는 올해도 이어졌다. 지난달 중국 알리바바와 대만 폭스콘이 5억달러의 신규 자금을 지원한 것이다.

왕성한 M&A로 덩치키우기 성공

시장 상황이 유리했지만 스냅딜이 온라인 상거래 시장에 ‘무혈입성’한 것은 아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지난 3년 동안 인도에서 53개 온라인 상거래업체가 생겨나 벤처캐피털업계로부터 8억50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하지만 토종 온라인 상거래업체 가운데 이렇다 할 성과를 내는 곳은 스냅딜과 플립카트 두 곳뿐이다. 몇몇은 벌써 문을 닫았고 대부분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다.

스냅딜은 먼저 인수합병(M&A)으로 덩치를 키웠다. 빠르고 다양한 온라인 상거래를 위한 기반을 탄탄히 하겠다는 취지에서다. 2011년 온라인 쿠폰판매 사이트 그라본닷컴을 인수했고 이듬해에는 온라인 스포츠용품 판매사이트 이스포츠바이닷컴을 사들였다. 2013년에는 수공예제품 위주의 온라인 상거래 회사 쇼포닷인을 한지붕 안에 들였고 2014년 패션 상품 검색기반의 두즈톤닷컴과 선물 추천 사이트 위시픽커도 매입했다. 올해 들어서는 온라인 상거래 관련 업체 6개를 인수하면서 왕성한 성장의지를 과시했다. 가격비교 사이트 스마트프릭닷컴, 패션 상품 관련 익스클루시브인, 배송업체 고자바스닷컴, 소프트웨어업체 유니커머스닷컴, 금융서비스 판매 플랫폼 루피파워, 모바일 결제업체 프리차지닷컴, 광고표출 플랫폼 리듀스데이터 등이 스냅딜 산하로 편입됐다.

스냅딜의 성장 배경은 회사의 규모 확대뿐만 아니다. 스냅딜은 스냅딜에서만 살 수 있는 독점상품 발굴을 위해 노력했다. 아마존이 익일배송제를 도입하자 이를 벤치마킹하며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3월에는 인도의 유명 영화배우 아미르 칸을 내세운 광고를 내보내며 인지도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외신들은 “스냅딜이 인도에서 탄탄한 입지를 갖추는 데 성공했다”며 “다만 50억달러의 투자계획을 밝힌 아마존닷컴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보도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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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트렌드 - 농산물 유통 (2·끝)


[ 최규술 기자 ] 정보통신기술(ICT)이 농산물 유통시장을 바꿔놓고 있다.

대구에 있는 장보고식자재마트(이하 장보고·사진)는 체계적인 식재료 구성과 가격 경쟁력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견 업체다. 2008년 온라인 쇼핑몰 사업에도 진출해 전국 유통망을 갖췄다. 최근에는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동필)와 한국농수산식품공사(aT·사장 김재수)가 구축해 운영하는 포스몰(POS-Mall)을 기반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이 회사의 성공 키워드는 ‘유통 단계 최소화’에 있다.

장보고는 사업 초기부터 분야별 구매담당자를 두고 신선식품을 공급해왔지만 직영 매장과 온라인 쇼핑몰 등 식재료 거래량이 늘어날수록 안정적인 농수산물 수급이 절실했다. 노력에 비해 성과를 내기 어려웠다. 이 회사 서정권 대표는 “생산지를 일일이 탐색하고, 대형 업체와 경쟁해 거래를 성사시키는 것이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더 많은 직원을 투입하고 비용을 들여야 한다”며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런 고민을 해소해준 곳이 포스몰이다. 식재료에 대한 현장정보와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최적의 산지 농가를 찾아줬다. 덕분에 가격과 품질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을 수 있었다.

포스몰은 중소상인의 경제를 활성화하고 농산물 유통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식재료 전문 오픈몰이다. 인터넷을 설치하지 않아도 슈퍼마켓, 식당 등의 결제시스템(POS)을 통해 주문이 가능하다. 산지와 중소상인 간 유통 단계를 줄여 유통비용을 9% 이상 절감할 수 있어 사용자 만족도가 높다. 장보고에 포도와 현미 등을 납품하는 이정렬 가족포도원 대표는 “대량 직거래가 가능한 믿을 수 있는 파트너를 만난 것도 매력적이지만 aT의 안정적인 결제로 농가 소득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장보고는 포스몰을 통해 대구 인근을 비롯해 제주도와 충청도 지역 청과를 매월 2000만원어치 이상 직거래하고 있다. 전라도와 경상도 강원도 등과도 산지 직거래를 협의 중이다. 서 대표는 “포스몰과 협업하면서 지난해 유통비용이 15% 감소했다”며 “산지 직거래와 로컬푸드 등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농가뿐 아니라 지역 상인과 소비자 모두 상생하는 길이 열렸다”고 말했다.

포스몰은 신개념 물류 시스템을 선보일 계획이다. 안정적인 유통 시스템을 갖춘 유통업체와 협업, 지역의 나들가게와 중소상인에게 신선한 식재료를 효율적으로 배송하는 모델이다. 일례로 장보고는 산지에서 올라온 물건을 내릴 수 있는 곳이 30여곳, 이를 배송용 냉장차에 다시 싣는 곳이 10곳에 이른다. 직배송 및 자동화 소포장, 저온저장고 등의 시설까지 갖췄다. 이런 시스템을 공동으로 사용하면 추가 물류센터를 설립하지 않아도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배송 라인을 구축할 수 있다. 허태웅 농식품부 유통소비정책관은 “포스몰은 지역 중소상인의 안정적인 식재료 유통 채널이 될 것”이라며 “이를 잘 활용하면 전국 산지 공급자와 유통업체가 상생하는 창조경제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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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Master - 브랜드 마케팅 (4)


이랜드그룹의 후아유는 글로벌 마인드를 선호하면서 미국 문화를 추구하는 대학생을 타깃으로 삼았다. 사진은 후아유 명동매장 모습.
브랜드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마케팅 전략 수립이다. 그 핵심은 △시장 세분화 △고객 표적화 △포지셔닝이다.

시장 세분화는 욕구가 다른 구매자 집단을 확인하고 규명하는 과정이다. 이는 중요한 전략의 출발점이다. 세분화 결과에 따라 시장은 유사세분시장과 틈새시장, 지역시장, 개인세분시장으로 분류된다.

유사세분시장은 비슷한 욕구를 공유하는 집단을 대상으로 표준화한 해결 방안과 선택 유형을 제공한다. 포드차는 표준화된 자동차 사양에 사용자가 옵션을 선택할 때마다 가격 등 변화를 확인토록 하는 컨피규레이터 온라인 프로그램을 구축해 구매 의사 결정을 하는 데 도움을 줬다. 틈새시장은 독특한 이점을 추구하는 규모가 작고 특별하게 정의된 집단이다. 엔터프라이즈 렌터카는 자동차가 부서졌거나 잃어버린 고객에게 차를 대여함으로써 적은 예산으로 보험을 대체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지역시장은 특정 표적 지역 고객의 요구와 필요에 맞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스타벅스 로컬 메뉴 개발팀은 스타벅스 본사의 메뉴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현지화한 메뉴를 내놓았다. ‘망고 바나나’가 스타벅스 아시아퍼시픽의 공식 메뉴에 오르고, 제주녹차 티백세트가 다 팔리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개인세분시장이다. 고객은 인터넷을 통해 제품과 서비스에 대한 정보와 평가 결과를 탐색하고 그들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직접 디자인한다.

#마케팅 극대화 위해 타깃 구체화해야

세분화가 끝나면 고객 표적화가 이뤄져야 한다. 표적화 전략은 네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먼저 하나의 시장에 하나의 제품을 집중하는 전략이다. 자원이 한정되고 전문성이 요구되는 시장에서 유용하다. 다양한 시장에서 다양한 제품으로 공략하는 전략은 비슷한 제품이 시장에 많지 않고 역량이 충분할 때 사용하는 전략이다. 고객의 필요성이 비슷할 때는 하나의 제품으로 다양한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세계화가 가능한 전략이다. 경쟁자를 미리 제어하고 선점하기 위해서는 하나의 시장에 다양한 제품으로 공략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세 번째 단계는 전략 수립의 꽃인 포지셔닝 단계다. 포지셔닝은 표적시장에 기업 이미지를 각인하는 작업이다. 전쟁터는 시장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속이기 때문이다. 포지셔닝 전략은 크게 다섯 가지가 있다.

#포지셔닝 전략이 성패를 판가름

먼저 다섯 가지 포지셔닝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보는 것이다. △소비자에게 도움을 주는가 △그것을 행하는 독특한 방법은 무엇인가 △경쟁 브랜드와의 차별성은 무엇인가 △경쟁 브랜드와의 유사성은 무엇인가 △왜 소비자들이 그 브랜드를 구매해야 하는가.

다음으로 포지셔닝 전략에서 유사점과 차별점을 동시에 정립하는 경우가 있다. BMW는 고급스러우면서도 성능이 우수한 차로 포지셔닝해 고급스러움의 차별성과 고성능의 유사점을 동시에 성취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포지셔닝을 진화시키는 전략도 포지셔닝의 필수 요소다. 대상은 소비자에게 미원이란 조미료 회사로 각인된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포지셔닝의 핵심을 어머니의 손맛에서 느낄 수 있는 정성으로 정하고, 이름까지 청정원으로 바꿔 새로운 브랜드 가치와 의미를 구축했다.

핵심 브랜드의 가치를 상징을 통해 연상시키는 포지셔닝 방법도 있다. 나이키는 스워시라는 승리의 심벌과 최고 스타들과의 컬래버레이션으로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했다. 마지막으로 경쟁자와의 차별적 포지셔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경쟁 축을 제시하는 뉴포지셔닝 방법도 있다. 이랜드그룹의 후아유는 글로벌 마인드를 선호하면서 미국 문화를 추구하는 대학생 고객을 표적화해 새로운 이미지를 구축했다.

차송일 < 굿앤드랜드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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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아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생존이 점점 어려워지는 불확실한 환경에서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하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장수하는 글로벌 기업들은 꾸준히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 기업과 차별화하며 고객가치를 만들어냈다. 이들은 어떤 원칙과 준비로 버림을 실천했을까.

2015년 4월 제너럴일렉트릭(GE)은 금융부문을 매각 또는 분사하는 형태로 최대 75%까지 정리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9월 가전사업을 매각한 데 이어 2013년 그룹 전체 수익의 55%를 내는 금융부문까지 정리하기로 한 것이다. 제프리 이멜트 회장은 “저성장과 낮은 금리, 풍부한 유동성, 투자자들의 고수익 추구 등 지금이 금융부문을 매각하기에 가장 이상적인 시기”라고 말했다. GE가 이처럼 버림의 미학을 성공적으로 실천할 수 있던 것은 잭 웰치 시절부터 원칙으로 자리 잡아온 ‘1등 아니면 2등’ 전략이 큰 힘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웰치는 1등이나 2등이 아니면 도태시킨다는 경영철학으로 150개가 넘는 사업 분야를 12개 사업군으로 재편성했다. 웰치가 재임하던 20년 동안 매출이 270억달러(1981년)에서 1259억달러(2001년)로 늘어났고 주가는 40배 이상 뛰었다. GE는 “무엇을 버릴 것인가”에 대한 확고한 원칙을 갖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수시로 사업재편을 수행한다.

2014년 5월 독일 지멘스는 ‘지멘스 비전 2020’을 발표했다. 핵심 내용은 전력화, 자동화, 디지털화 분야에 대한 집중 투자와 이에 맞춘 조직개편을 단행한다는 것이다. 같은 해 9월엔 가전사업 철수와 함께 미국 에너지 장비업체인 드레서랜드 인수를 발표했다. 이런 과감한 결정이 가능했던 것은 지멘스가 끊임없는 사업 재편으로 선택과 집중을 체화한 기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사업 재편 과정에서 엿볼 수 있는 지멘스의 특징 중 하나는 자사 제품과 독점 기술 노하우를 먼저 분석해 장기 성장과 고수익 관점에서 판단한다는 점이다. 이런 과정에서 ‘미래의 그림(PoF·picture of future)’이라 불리는 정교하고 정확도 높은 고유의 미래예측 연구기법을 활용한다. 매년 2회 발간하는 PoF 보고서는 각 산업에 대한 트렌드와 미래 전망, 시나리오, 전문가 인터뷰 등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관련 분야의 최신 연구와 사업 동향은 물론 지멘스가 바라본 미래 사회와 기술까지 파악할 수 있다.

1836년 철강업체로 시작한 슈나이더는 산업혁명에 맞춰 중장비 철도 조선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전쟁으로 혼란스럽던 19세기 초에는 군수사업에도 참여했다. 빠른 속도로 사업영역을 넓혀가던 슈나이더는 2차 세계대전 이후 군수, 중공업, 철강 등의 핵심 사업에서 과감히 철수하고 미래 주력사업으로서 전기설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1990년대 전기설비 제조업체로 전성기를 맞이한 슈나이더는 에너지관리 분야에 눈을 돌리면서 다시 한번 과감하게 변신했다. 매출이 꽤나 컸던 전력사업에서 손을 떼고 전력관리 회사로 거듭난 것이다. 변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장파스칼 트리쿠아르 최고경영자(CEO)는 “변화를 꿈꾸는 기업은 소비자가 원하는 것을 따라가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말한다. 슈나이더는 “전기 시스템을 자동화해 달라” “전기 시스템을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싶다” 등 소비자의 요구사항에 귀 기울이며 에너지관리 분야라는 해답을 찾았다.

용기 있는 기업들의 ‘버림’은 외부환경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뤄지거나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일어나는 하나의 이벤트가 아닌 오랜 기간 고민과 준비 끝에 내린 ‘그들의 내일’에 대한 결론이다. 버릴 수 있는 용기는 이런 결론에 대한 확신에서 나온다. ‘버림’은 준비된 자들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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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GE 이노베이션 리포트 (5) 신속경영 '패스트웍스'

전직원들이 아이디어 내고 사업 추진
스타트업 프로젝트로 규모 키워
20~30개 팀 이젠 400여개로 늘어
고효율 터빈 등 혁신성과 잇달아



[ 김순신 기자 ] 글로벌 기업 제너럴일렉트릭(GE)이 실리콘밸리의 벤처 DNA 배우기에 나서 관심을 모은다. 그야말로 대기업 중 대기업인 GE가 벤처기업을 따라하는 이유는 뭘까. 21세기 시장 환경에 맞는 단순한 의사결정 과정을 달성하기 위해서라는 게 GE의 설명이다.

골리앗을 이기는 다윗 같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생기고, 이들의 성공이 널리 알려짐에 따라 벤처기업의 신속함과 유연성, 그리고 고객 중심 가치가 성공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GE는 급변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패스트웍스(FastWorks)’라는 처방전을 내놨다. 패스트웍스는 조직 내 기업가 정신을 고취하고 스타트업과 같은 민첩함을 갖추기 위한 경영 철학으로 단순한 경영기법이 아닌 기업문화를 조성하는 행동양식의 총체다. GE는 패스트웍스 개발을 위해 스타트업의 새로운 방법론을 제시한 ‘린 스타트업’의 저자 에릭 리스를 영입했다. 잘 짜인 프레드릭 테일러의 과학적 관리 기법이 아닌 벤처인의 창의적인 사고방식을 받아들인 것이다.

패스트웍스의 핵심 요소는 의사결정 절차를 간소화하고, 고객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유지하는 것이다. GE는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킬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빠른 의사 결정을 내린다. 제품 개발 진행과정에서 지속적으로 고객의 반응을 모으고, 이를 제품 개발 및 모든 과정에 수시로 반영함으로써 고객 만족도와 성공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제프리 이멜트 GE 회장은 “규모와 속도를 겸비하면 규모가 크고 속도 경쟁력이 없는 기업 혹은 빠르지만 규모가 작은 기업보다 경쟁우위를 가진다”며 “GE는 패스트웍스를 통해 규모, 자본, 기술력 등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오늘날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한 핵심 요소인 신속함 또한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과거 GE에서는 상명하달 방식으로 사업이 결정됐다. 모든 의사결정권이 관리자에게 있었기 때문이다. 하향식 의사결정 구조는 GE에서 복잡한 의사결정 구조를 낳았다. 하지만 이제 패스트웍스를 도입해 사업을 추진함에 따라 실무진에 결정권이 주어졌다. 신속하고 유연한 사업 운영이 가능해진 것이다.

패스트웍스 도입에 따라 모든 임직원이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할 수 있다. 직원들은 사업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2~3명의 소그룹이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프로젝트가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그 다음 과정으로 진행하면서 팀의 규모를 키운다. 이때도 7명 안팎으로 스타트업 수준이다. 구성원은 각 부서의 핵심 인재들이다. GE 내에서 수많은 벤처가 운영되는 셈이다.

직원에게 권한이 주어지면 책임이 따른다. 막대한 책임 부여는 직원이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내고 추진하는 것을 주저하게 할 수 있다. GE의 패스트웍스는 직원들의 책임을 덜어주기 위한 일종의 보호막을 갖고 있다. 패스트웍스에는 정해 놓은 규칙을 통해 사업을 시작할 때 무엇을 질문하고 파악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추진 중인 사업이 더 이상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판단된다면 중단해도 괜찮다고 직원들을 격려한다. 이는 실패가 아니라 잘못된 가설을 하나 더 알아냄으로써 실패 확률을 줄였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GE 창립자인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할 때 ‘전구를 만들 수 없는 1만가지의 방법을 알아냈을 뿐’이라는 명언을 남긴 것처럼, 실패는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GE는 패스트웍스를 처음 도입했을 때 20~30개의 프로젝트에만 적용했지만 이제는 400여개의 프로젝트를 패스트웍스로 운영하고 있다. 나아가 패스트웍스를 보편적인 작업 프로세스로 확대시켜나갈 계획이다. 패스트웍스를 통한 혁신적인 성과도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작년에 개발한 동급 최고 효율과 출력을 자랑하는 HA 가스터빈 시리즈다. GEHA 가스터빈 개발 당시 패스트웍스를 활용해 신제품 개발(NPI) 주기를 2년 단축했다. 패스트웍스 기법을 적용한 세계 최대 규모의 가스터빈 공장인 GE의 그린빌 생산시설은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 정보기술잡지 ‘와이어드(Wired)’ 등 언론 등에서 혁신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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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중동항공사 "한-중동 노선 늘려달라" 지속 요청

대한항공 '고급화' 전략…재무안전성 제약

아시아나항공, 그룹 자체생존력 높여야 하는 시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안팎으로 순항하기 만만치 않은 형국이 이어지고 있다.



중동항공사를 중심으로 외항사들의 점유율이 급증하고 있다. 중동항공사들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한-중동노선을 늘려줄 것을 요청하고 있어 외항사와의 경쟁이 심화될 조짐이다.



내부적으론 대한항공은 '호텔사업·계열사 지원가능성으로 재무부담이 있다'는 꼬리표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최대주주 변경을 앞두고 그룹 내 자체생존력을 키워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



◇ 중동항공사 중심으로 외항사 위상↑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운 중동항공사들은 한국 정부에 한-중동 노선을 늘려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다. 인천에서 중동을 거쳐 유럽으로 가는 승객 수가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인천공항에서 에미레이트항공·에티하드항공·카타르항공 등 3개 중동항공사를 이용한 승객 31만명 중 순수 중동방문 승객은 4만1802명(13.3%)이다. 중동을 거쳐 타국으로 환승한 승객은 27만1634명(86.7%)이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내 항공업계는 실질적으로 대한항공만 중동노선을 취항하고 있어 큰 수요가 없다"라며 "중동노선 증가를 반기지는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외국 저가항공사들의 공습도 거세다. 2014년 기준으로 국내에 취항한 외국 저가항공사는 20개로 2012년부터 매해 급증하고 있다.



이 중 말레이시아 에어아시아·일본 피치항공 등은 "대형항공사의 자회사이거나 자본력을 통해 국내 항공시장에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마케팅을 펼치는 경우가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 대한항공 프리미엄화 전략…재무구조 개선효과 '희석'



대한항공은 이에 맞서 고급화 전략에 집중한다. 노후화된 대형항공기를 신규로 교체해 프리미엄 서비스를 원하는 승객을 더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투자계획은 지난해 자산매각·자본확충으로 본 재무개선 효과를 희석시킬 수 있다는 의견이다. 대한항공은 2019년을 시작으로 2025년까지 13조원으로 100대의 항공기를 들여온다는 방침이다.



구본욱 NICE신용평가 연구원은 "신규항공기로의 교체 과정에서 동원되는 항공기 금융은 보증기관의 보증이 들어가 구매자금 대부분을 외부차입을 통해 조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항공업의 특성상 영업활동 현금창출력의 안정성이 높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현 수준의 투자규모는 영업활동 현금창출력의 안정성 대비 과중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대한항공은 "신규항공기는 도입과 동시에 영업에 투입돼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할 것"이라며 "기존항공기보다 연료효율성도 높아 비용절감 효과도 볼 것"이라고 밝혔다.



◇ 아시아나항공은 저가노선 확대 중…운용리스 비중 줄여야



아시아나항공은 저가노선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저가항공사인 에어서울을 설립해 수익성이 떨어지는 단거리 노선을 이관해 노선에 대한 가격 경쟁력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아시아나항공 또한 저가노선 확대를 위한 신규항공기 도입에 따른 투자가 부담이다.



항공기 도입과 관련해선 아시아나항공은 높은 운용리스 비중이 오랫동안 지적돼왔다. 현재 올해 7월 기준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 중인 항공기 85대 가운데 63%에 해당하는 54대가 운용리스 방식으로 들여온 항공기다.



업계 관계자는 "운용리스는 부채비율이 떨어지지만, 영업비용이 계속 증가한다"며 "A380 기종 등의 대형기는 높은 부채비율을 고려해 금융리스로 들여와야 한다"고 말했다.



◇ 대한항공 '계열사 지원'·아시아나항공 '대주주 변화' 내부변수 상존



국적항공사 각각은 내부적으로도 부담요소들을 마주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항공기 투자 외에도 미국 LA 소재의 윌셔그랜드(Wilshire Grand) 호텔에 대해 2017년 말까지 단계적인 증자를 통해 약 3800억원어치의 추가 지원을 계획하고 있다.



여기에 한진해운과의 신용 연계성도 강화됐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한 4000억원 지원, 영구교환사채(1960억원) 신용보강을 제공했다.



구본욱 연구원은 "이로 인해 한진해운의 경영성과 및 주가변동이 지분법 회계·차액정산 등을 통해 대한항공의 영업외손익 및 현금흐름에 영향을 미치게 됐다"고 밝혔다.



아시아나항공은 모그룹인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 변화로 내부적으로 시끄럽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현재 채권단 지배하에 놓여 있는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지분 인수 외에 금호고속의 재매각도 추진하고 있는 등 향후 그룹 지배구조 및 재무부담 측면에서 변화될 여지가 존재한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러한 지배구조 변화를 아시아나항공의 주요 신용등급 모니터링 요소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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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첫달 거래액 350억 돌파

갖다 대기만 하면 결제…ATM서 현금 인출도 가능
활용도 높아 가입자 급증



[ 전설리 기자 ] 삼성전자의 모바일 결제 서비스 삼성페이가 서비스 개시 한 달 만에 누적 결제액 350억원을 넘어섰다.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인종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기업간거래(B2B)개발팀장(부사장)은 “삼성페이의 시장 호응이 기대 이상”이라며 “모바일 결제 산업은 물론 소비자의 생활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가입자 60만명 돌파

삼성전자는 삼성페이 누적 결제액이 350억원을 넘었다고 24일 발표했다. 대부분 2만원 내외의 소액결제라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 이상의 성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총 결제 건수는 150만건 이상이다. 이 가운데 60%는 삼성전자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노트5 이용자인 것으로 조사됐다.

삼성페이의 인기 덕분에 갤럭시노트5 판매가 늘었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삼성페이 출시와 함께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노트5는 첫 한 달간 판매량이 갤럭시S6보다 많았다.

삼성페이 가입자는 60만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하루 약 2만명씩 가입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하루에 한 번 이상 삼성페이를 이용하는 가입자가 10%에 이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삼성페이의 범용성을 흥행 요인으로 보고 있다. 삼성페이는 기존 상점이 대부분 보유한 ‘긁는 방식’의 마그네틱 신용카드 결제기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결제되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기술과 근접무선통신(NFC) 기술을 모두 적용했다. 애플페이 안드로이드페이 등 경쟁사 오프라인 모바일 결제는 대부분 NFC 방식만 채택하고 있다. 현재 국내 신용카드 가맹점 약 230만개 중 NFC 결제 단말기를 구축한 곳은 5만여개에 불과하다.

우리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선 삼성페이로 현금을 찾을 수 있다. 삼성카드를 등록하면 오프라인 결제뿐만 아니라 온라인 결제도 가능하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멤버십 포인트 적립 기능을 도입하는 등 서비스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이다. 이르면 연내 교통카드 서비스도 시작한다.

○28일 美 서비스…애플과 승부

오는 28일부터 미국에서도 서비스에 나선다. 이후 영국 스페인 중국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직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하지 않은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삼성페이와 애플페이가 정면대결을 펼칠 전망이다. 애플은 작년 10월 미국에서 NFC 방식의 애플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후발주자인 삼성전자는 NFCMST 방식을 모두 지원하는 범용성을 내세워 전세를 역전시킨다는 전략이다.

삼성페이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갤럭시노트5와 갤럭시S6, 갤럭시S6엣지, 갤럭시S6엣지 플러스 4종이다. 다음달 2일 국내 출시하는 스마트워치 기어S2로도 이용할 수 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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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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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국의 의료를 부러운 시선으로 바라봤던 시절이 있었다. 외국 의료기관에 대한 선망으로 돈이 있다면 해외에 나가 진료받는 것이 당연시되기도 했다. 실제 의료수준을 보여주는 여러 지표에서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뒤처져 있었다. 태국의 의료관광산업 성공사례도 먼 나라 얘기였다. 하지만 국내 의료는 해방 후 50년 동안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했다. 첨단 치료법이 개발됐고, 중증질환 치료율은 높아졌다. 한국을 찾기 시작한 외국인은 연 30만 명을 바라본다.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이 늘어나고 의술을 배우러 한국을 찾는 외국 의료진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다. 한국 의료는 이제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대한민국 의료 수준을 지표로 살펴보자. 20년 전 우리나라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정확하게 41.4%였다. 5년 생존율은 의료수준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의학적으로 암 환자가 5년간 재발 없이 생존하면 완치한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당시 미국은 64.1%였다. 우리보다 20% 이상 높았다.

폐암·간암 치료 성적 미국 앞서

현재 이 격차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대반전이 이뤄졌다. 중앙암등록본부의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암 5년 생존율은 68.1%. 미국(66.1%), 일본(58.6%)보다 높다. 암 종류별로 살펴보면 우리 의료진의 실력은 더 두드러진다. 위암과 대장암의 5년 생존율은 각각 71.5%, 74.8%에 이른다. 위암의 경우 미국(28.3%)과 캐나다(25%)의 2.5배가 넘고, 대장암(미국 64.7%, 캐나다 64%)도 우리의 생존율이 앞섰다.

완치가 어려운 암으로 알려진 폐암과 간암의 치료성적도 미국을 웃돈다. 미국은 폐암과 간암 생존율이 각각 16.8%, 16.6%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이보다 높은 21.9%, 30.1%를 기록하고 있다. 통계상 미국보다 생존율이 낮은 것은 미국에서 가장 흔한 암인 전립선암뿐이다.

국가별로 통계를 산출한 시기에 다소 차이가 있어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암 치료수준이 결코 미국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가늠할 수 있다. 적어도 위암·간암·대장암·자궁경부암 등 주요 암 생존율은 우리나라 의료진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우수한 치료성적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미국 하버드대학병원에 근무하는 의사가 위암에 걸린 자신의 어머니를 한국의 대학병원에서 수술을 받도록 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여러 과의 협진으로 진행하는 장기이식은 의료수준을 보여주는 종합판이다. 우리나라 간이식 성공률은 96%. 미국 등 선진국의 평균 성공률(85%)을 앞선다.

평균수명 OECD 평균치 웃돌아

무엇보다 국내 의료의 질 향상은 국민건강의 각종 지표로 나타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수명은 2000년만 해도 여성 79.6세, 남성 72.3세로 모두 OECD 평균(80.2세, 74.0세)보다 낮았다. 하지만 2015년에는 여성 85.1세, 남성 78.5세로 높아져 OECD 평균을 웃돈다. 한국인의 건강수명도 2002년 68세에서 70.7세로 증가했다. 질병 없이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기간이 그만큼 늘었다는 의미다. 이뿐 아니라 영아사망률, 조기사망 등도 OECD 평균보다 낮아져 건강수준이 크게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임상시험 수준도 세계적인 수준으로 평가받는다. 임상시험 수준은 국가의 의료 인프라를 가늠하는 잣대다.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임상전문가들은 국내 병원과 의료진, 그리고 임상시험 조건과 환경을 부러워할 정도다. 글로벌 제약회사들이 우리나라를 임상시험 시장에서 중요한 지역으로 꼽으면서 주목하고 있는 이유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에 따르면 한국은 이미 2년 전 세계 국가 임상시험 순위 10위권에 올라섰다. 정부와 의료기관이 꾸준히 한국 임상시험 인프라를 구축해 온 덕분이다. 실제 지난 10년간 우리나라에서 시행된 임상시험 건수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임상시험산업본부는 5년 안에 세계 5위권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의료 질이 높아졌지만 사실 국내 의료기관은 국내 환자를 진료하는 데 급급했다. 2009년 정부가 보건의료산업을 신성장동력 산업으로 선정하면서 전환기를 맞기 전까지는 그랬다.

정부가 외국인 환자의 유치·알선 행위를 허용하도록 의료법을 개정하면서 물꼬가 트였다. 세계인을 대상으로 한국 의료가 통한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계기가 마련됐다. 당시 한국을 찾는 외국인 환자는 연 6만여 명에 불과했다. 이후 해외환자는 매년 평균 34.7%씩 늘어 지난해엔 26만6501명에 달했다. 5년 만에 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세계에서 보기 힘든 성장세다. 한국 의료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암 환자 5년 생존율 68.1%
20년 만에 미·일 제쳐
임상시험 5년 뒤엔 세계 5위권
외국인 환자 방문 연 30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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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환자 연 평균 34.7% 증가

환자 수가 늘면서 외국인 환자 진료수입은 10배 이상(5569억원) 늘었다. 외국인 환자 일인당 208만원꼴이다. 정부는 2020년 외국인 환자 100만 명 시대를 목표로 삼고 있다.

성형·미용에만 집중된 것도 아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집계에 따르면, 내과 진료가 22.3%로 가장 많다. 환자 수 2, 3위인 성형외과(10.2%), 검진센터(10.1%)의 2배가 넘는다. 그 다음으로 피부과(8.4%), 정형외과(5.4%), 산부인과(5.4%), 안과(4.1%), 외과(3.5%), 이비인후과(3.3%), 치과(3.3%), 한방(3.3%), 신경외과(2.9%), 비뇨기과(2.7%)가 고루 분포돼 있다. 성형·미용에 국한하지 않고 수준 높은 진료를 위해 외국인 환자가 한국을 찾는다. 성형 한류가 아닌 의료 한류인 셈이다.

국내 의료기관의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의료 수출은 걸림돌이 많아 외국인 환자 유치보다 어려운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와 다른 법·제도와 외국법인에 대한 각종 규제, 문화의 차이 탓이다. 그럼에도 국내 의료기관의 진출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미국의 존스홉킨스병원, 스탠퍼드대병원, 독일 훔볼트대 샤리테병원 등 세계 최고 병원과의 경쟁에서 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 왕립병원 운영권을 따낸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해외 진출 의료기관 지난해 125곳

의료기관 해외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시작한 2010년에는 성과가 미미했다. 해외 진출 의료기관이 58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 수치는 이듬해 79곳으로 늘었고, 2012년 91곳, 2013년 111곳, 2014년 125곳으로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이 42곳으로 가장 많다. 하지만 두 번째로 많은 곳은 미국이다. 미국에 진출한 국내 의료기관은 35곳에 달한다. 아시아나 의료 후진국에만 집중돼 있지 않다는 의미다. 특히 의원급 위주였던 해외 진출이 전문병원, 중대형 병원급 의료기관으로 확대되고, 난임·안과·이비인후과·혈액내과 등 신규 진출과목이 늘어나면서 2020년에는 해외로 나가는 의료기관이 200곳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의료의 질 향상을 바탕으로 글로벌 의료시장에서 눈부신 성장을 했다. 향후에도 해당지역의 각종 규제, 인허가 등 전문 정보 인프라와 연관산업 간 시너지 효과가 더해지면 한국 의료가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확고하게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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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서진욱 기자, 홍재의 기자] [편집자주] 다시 '카카오'다. 지난해 다음커뮤니케이션과 합병해 다음카카오로 출발한 지 딱 1년 만이다. 다음카카오는 23일 주주총회를 열고 사명변경과 더불어 35세의 임지훈 신임 대표를 정식 임명한다.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게임으로 사업을 확장한 카카오는 검색, 송금, 결제, 쇼핑, 동영상, 미디어 등 다양한 기능을 품은 종합 플랫폼으로 변신했다. 특히 O2O(Online to Offline) 분야의 적극 진출을 선언한 카카오는 '카카오택시'를 성공시키며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모바일 시대의 '산증인'으로 대한민국 벤처 역사를 다시 쓰고 있는 카카오의 변신은 현재진행형이다.
[[다시 '카카오'의 미래]<3>'문화'가 된 카톡, 5년 만에 대한민국 평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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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은 2013년 7월, 출시 3년 만에 가입자 1억명을 돌파했다. 최근에는 MAU(월간사용자수) 기준으로 사용자 수치를 발표하고 있는데, 지난 2분기 기준 카카오톡의 MAU는 국내 3866만명, 해외 약 1000만명이다.

국내 월간이용자수(MAU) 3866만명, 모바일 메신저 시장점유율 96%.

2006년 '아이위랩'으로 출발한 카카오의 대표 서비스 카카오톡의 현재 위상이다.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은 스타트업 카카오 신화를 이뤄낸 최대 원동력이다.

2010년 3월 출시된 카카오톡은 한 개발자가 불현듯 낸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NHN 출신으로 카카오에 합류한 이상혁 최고전략책임자(CSO)는 모바일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앱) 개발을 제안했다. 이 CSO는 프리챌에서 메신저를 개발한 경험이 있다.

그가 이끄는 개발팀이 3개월간 노력 끝에 만든 결과물이 바로 카카오톡이다.

출시 직전 김범수 카카오 이사회 의장은 "모바일 시대에는 커뮤니케이션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카카오톡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카카오톡은 "스마트폰으로 무료 문자를 주고받을 수 있다"는 입소문에 힘입어 출시와 동시에 대박을 쳤다. 스마트폰을 판매하는 판매점에서는 스마트폰의 장점을 설명하면서 카카오톡을 사실상 간접 홍보해줬다. "스마트폰을 사면 문자비가 들지 않는다"는 논리인데, 그때 등장한 문자의 대체 도구가 바로 카카오톡이었다. 통신사·제조사의 스마트폰 보급 노력 덕에 카카오 입장에서는 돈 한 푼 안들이고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출시 두 달 만인 2010년 5월 머니투데이와 미래창조과학부(당시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대한민국 모바일 앱 어워드'(현 모바일 어워드)에서 이달의 으뜸앱으로 선정되고, 그 해 연말 우수상(테크상)을 수상했다.

출시 1년 만에 1000만 가입자를 돌파한 카카오톡은 서비스 안정화, 다양한 기능 추가 등을 바탕으로 빠르게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왓츠앱', '틱톡', '마이피플', '텔레그램'과 같은 도전자도 있었지만 카카오톡은 국민 메신저 지위를 뺏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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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은 문화적으로도 신선한 충격이었다. 채팅방을 중심으로 한 자유로운 커뮤니케이션은 모바일 시대에 가장 맞는 소통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카카오톡의 줄임말인 '카톡'은 곧 대화를 의미하는 대명사로 떠올랐다. "카톡 해"라는 말은 이미 피쳐폰 시대의 "문자 해"를 대신했다.

카카오톡은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가 형성되는 데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했다. 카카오톡의 성공은 앱의 엄청난 경제적 가치와 잠재력을 확인시켜 줬고, 창업자들이 앱 개발에 뛰어드는 시발점이 됐다. 모바일 시대의 창업 성공방정식을 카카오가 제시한 것이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카카오의 성공 사례는 많은 창업자의 롤 모델이 됐다. 임지훈 대표 체제에서는 카카오톡을 활용한 '모바일 생활 플랫폼' 구축이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다만, 카카오톡은 해외 진출은 사실상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톡은 카카오의 핵심 기반"이라며 "다만 해외 영향력은 미미해 대안을 찾아야만 해외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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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동아일보]
공학한림원 ‘2035년 도전기술 20선’

#한 사람이 거실 한쪽 벽을 차지하고 있는 스크린을 향해 주치의를 부른다. 의사가 스크린에 나타나자 남자는 며칠째 소화가 되지 않는다며 증상을 설명한다. 의사는 몇 가지 질문을 하더니 소화제를 처방해준다.

가상현실 기술이 발달하면서 원격진료가 일상이 된 2035년의 모습이다. 미래에는 평상복에 달려 있는 칩으로 아주 작은 암세포까지 찾아낼 수 있다. 미국의 미래학자 미치오 카쿠는 미래의 모습에 대해 “옷을 입고 있는 한 당신은 온라인 상태에 있을 수밖에 없다”며 “미래에는 혼자 조용히 죽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국공학한림원은 창립 20주년을 맞아 20년 뒤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갈 ‘2035년, 대한민국 미래 도전기술 20선’을 선정해 24일 발표했다. 2035년 우리가 만날 기술에는 종이처럼 둘둘 말리는 TV나 지갑에 쏙 들어가는 컴퓨터를 만드는 유기소재 기술과 손바닥 정맥이나 몸 냄새로 개인을 구분하는 다양한 인체인증 기술 등이 포함됐다.

이번 미래 도전기술 선정을 위해 공학한림원은 성장하는 사회, 스마트한 사회, 건강한 사회, 지속 가능한 사회, 안전한 사회 등 미래 사회의 메가트렌드 5개를 설정했다. 또 여기에 필요한 산업별 기반 기술 40개를 선별한 뒤 공학계 석학과 산업계 리더 1000여 명으로 구성된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거쳐 최종 미래 도전기술 20선을 뽑았다.

트렌드별로 보면 ‘성장하는 사회’를 실현하는 기술로는 무인항공기 기술, 서비스 로봇 기술, 유기소재 기술 등 5개가 선정됐으며, ‘스마트한 사회’를 위해서는 미래 자동차 기술, 입는 기술, 정보통신 네트워크 기술 등 5개 기술이 뽑혔다. ‘건강한 사회’를 실현하는 기술로는 분자진단 기술, 사이버 헬스케어 기술, 맞춤형 제약 기술, 맞춤형 치료 기술이 있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온실가스 저감 기술, 원자로 기술, 신재생 에너지 기술,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선정됐다. ‘안전한 사회’를 위한 기술에는 식량안보 기술과 인체인증 기술이 선정됐다.

오영호 공학한림원 회장은 “이번 미래 도전기술 선정 연구는 공학계 리더들이 바라본 20년 후 한국의 미래 먹거리 기술”이라며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우리나라가 집중해야 할 기술 개발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선미 동아사이언스 기자 vami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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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공감 이끄는' 황창규 KT회장의 대중 화법(話法)…'절제된 키워드+역동적인 시각효과+호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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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이 23일 오전 서울 KT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미래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말을 잘하는 CEO들은 많다. 그러나 청중들의 공감을 이끌어내느냐는 별개다. 애플 창업자 고 스티브 잡스는 한 시대를 풍미한 명연설가였다. ‘아이폰’ 출시 간담회장 혹은 대학 강연장에서 자유로운 청바지 차림 속에 쏟아냈던 그의 어록들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그의 열정과 확신 그대로 청중들에게 전달하는 그만의 화술(話術) 덕분이다.

황창규 KT 회장도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의 명연설가다. 삼성전자 사장 시절 ‘황(黃)의 법칙(메모리 집적도가 1년에 2배씩 늘어날 것)’을 소개했던 2002년 미국 국제반도체회로학술 총회 기조연설 때부터 그의 대중 화술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KT 회장 취임 간담회 때도 그의 화술은 빛을 발했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실적 악화 등 최악의 위기상황을 솔직히 인정하고 일치단결해 새로운 ‘기가토피아’ 비전으로 극복하겠다는 그의 연설은 사내방송을 통해 지켜봤던 내부 직원들의 맘까지 움직였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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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회장이 23일 KT올레스퀘어에서 향후 미래전략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올해 3월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5’ 기조연설은 그가 통신 업계에 발을 디딘 후 강단에 선 첫 글로벌 무대다. 15분간 진행된 그의 연설 중 5번이나 기립박수가 터져 나왔다.

지난 23일 ‘대한민국 통신 130주년’을 맞아 40분간 진행된 황 회장 간담회도 명연설 무대였다. ‘정보통신 융합기술로 4차 산업혁명으로 대변되는 새로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는 다소 무거운 화두를 생동감 있게 잘 풀어냈다는 평가다.

황 회장의 스피치에는 어떤 비결이 숨어 있을까. 우선 ‘절제’다. 그는 무대에서 말을 많이 하기 보다 메시지를 잘 전달하는데 충실하다. 황 회장의 연설문이 대체로 길지 않은 것도 그래서다. 속도 역시 빠르지 않다. 그래서인지 황 회장의 연설은 여유롭다는 평가를 받는다.

MWC 2015’ 기조연설 당시 일화는 유명하다. 연설 시작을 얼마 안 남기고 40분의 배정 시간을 15분으로 줄여 달라는 요청이 왔다. 연설시간을 줄이면 말이 빨라지는 게 일반적이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경향 탓이다. 그러나 황 회장은 오히려 단축된 시간보다 연설 분량을 더 많이 뺐다. 황 회장은 “간단히 말하는 게 더 효과적일 때가 많다”고 말했다. 15분이라는 짧은 연설시간 동안 5번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두 번째 언제나 음표(?)가 있다. 단어, 문구, 문장별로 어떤 부분을 힘주어 말할지 강약을 조절한다. 메시지 전달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청중들에 제안을 하거나 의미를 강조할 때 중간에 한 박자 쉬는 것도 황 회장의 고유 화법이다. 때로는 ‘여백(쉼표)’ 자체가 훨씬 많은 의미를 전달할 때도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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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회장.

황 회장은 연설 중간 중요한 메시지를 던질 때는 “반드시”, “확실히” 라는 강조어를 종종 쓴다. 청중들에게 확신을 심어주기 위해서다. 다만 어떤 메시지든 과장이 아닌 진솔함이 있어야 청중들의 공감을 유도해 낼 수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일체화된 시각 효과와 무대 활용도 능수능란하다. 이번 연설에는 황 회장이 PT 화면 안에서 실시간 움직이면서 각종 글과 그림 콘텐츠를 설명하는 기술(실시간 증강현실)을 활용해 주목을 받았다. 황 회장이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입체화면(3면 프로젝션 맵핑) 기법도 동원됐다. MWC 기조연설에서는 자율주행차를 타고 5G 서비스를 시연하는 동영상에 직접 출연해 주목 받았다. 무대 연설과 PT화면의 일체화를 통해 소통을 극대화한 것이다. 연설 내내 가만두지 않지만 절제된 손 제스처 역시 황 회장 고유의 스타일이다.

'선수지만 자만하지 않는다. 본 연설 전 자택과 사무실에서 수차례에 걸쳐 반복 연습하기로 유명하다. 문장별 강약조절은 물론 제스처 맵핑까지 철저히 신경 쓴다는 후문이다. 황 회장은 이번 간담회 하루 전날 밤 행사 장소인 광화문 올레스퀘어를 찾아 리허설을 진행했다.

무엇보다 황 회장의 연설이 공감을 얻는 건 검증된 ‘글로벌 식견’과 ‘실행력’이 뒷받침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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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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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동아일보]
[사우디 성지순례 압사사고]저유가-예멘사태-크레인 참사… 1월 즉위 살만 국왕 리더십 시험대

이슬람 수니파 국가들의 맏형 격인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에 비극이 이어지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은 24일 “연이은 대형 참사와 저유가, 예멘 내전, 테러 위협 등으로 올해 취임한 살만 국왕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전했다.

올해 1월 즉위한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국왕은 친미 색채를 덜어내고 자체 리더십을 강화하는 쪽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우선 즉위 2개월 만에 남쪽 국경을 접한 예멘 내전에 군사 개입을 단행했다. 하지만 6개월이 넘도록 성과가 나타나지 않자 내부에선 ‘중동판 베트남전’에 빠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년 넘게 이어지는 저유가로 사우디 국가경제도 침체를 겪고 있다. 경제 대부분을 유가에 의존하는 탓에 올해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93%로 떨어졌다. 7400억 달러였던 외환보유액은 9개월 만에 10%나 감소했고, 셰일가스와 경쟁이 심화되면서 지난달에는 8년 만에 40억 달러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핵협상 타결로 영향력이 확대될 시아파 맹주 이란도 사우디의 지위를 위협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성지순례와 관련한 사고가 잇따르자 왕정에 대한 불신이 깊어지고 있다. 성지순례 기간에 몰려드는 국내외 인파는 약 300만 명으로, 인명 사고는 주로 ‘악마의 기둥’(용어 설명)에 돌을 던지려고 경쟁하면서 발생한다. 1994년 270명, 2001년 35명이 압사 사고로 숨졌다. 2004년부터 지름 1m가량의 원통이던 ‘악마의 기둥’을 높이 18m, 길이 30m의 돌벽으로 바꿨지만 그해 251명이 압사했다. 2006년 1월에도 돌을 먼저 던지려고 경쟁하다가 순례객 346명이 압사했다.

11일 대형 크레인 참사에 이어 성지순례 대형 참사가 터지자 일각에서는 “사우디 정부가 종교 본연의 의미를 잊고 개발 욕구를 앞세워 인재가 발생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24일 “각종 악재가 겹쳐 순례객과 사우디 민심이 동요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조선일보

사우디 성지순례 압사사고

사우디아라비아 메카 근교에서 이슬람 성지 순례 행사를 하던 도중 압사(壓死) 사고가 생겨 최소 717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




24일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메카 인근 미나에서 열린 '하지(Hajj)' 행사에 수십만명의 이슬람 신자가 한꺼번에 몰려들면서 넘어진 사람을 밟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로 인해 적어도 717명이 숨지고 800여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에는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 숫자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성지 순례 도중 발생한 사고로는 1990년 1426명의 목숨을 앗아간 압사 사고 이후 역대 둘째로 인명 피해가 큰 사고로 기록될 전망이다.




알자지라 등 아랍권 방송에는 사고 현장에 시신이 뒤엉킨 가운데 구조대원들이 출동해 길바닥에 쓰러진 부상자들을 상대로 심폐소생술을 실시하는 장면이 나왔다. 옷가지와 소지품이 어지럽게 널브러진 모습도 보였다. 사우디 당국은 민간 구조원 4000여명을 투입하고 구급차 220대를 출동시켰다. 사고 직후 이란 정부는 자국민들이 43명 이상 숨졌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망자들 신원을 모두 확인해 국적별로 몇 명 숨졌는지 집계하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주(駐)사우디아라비아 한국대사관은 "한국인의 피해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는 하지 행사 중 하나인 악마를 상징하는 기둥에 돌을 던지는 의식을 치르던 도중 발생했다는 생존자들의 증언이 나왔다. 돌을 던지는 의식이 시작되면 서로 돌을 던지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기둥을 향해 몰려든다. 압사 사고 위험에 항상 노출돼 있다. 1990년대에도 이번 사고처럼 악마 기둥에 돌을 던지다 밟혀 죽는 사고가 끊이지 않았고, 2006년에는 돌을 던지는 도중 364명이 압사했다. 사고가 빗발치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한때 돌기둥을 돌벽으로 바꿔 인파를 분산시키려는 노력도 했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되지 못했다.




워낙 인명 피해 규모가 큰 사고가 발생하자 아랍권은 충격에 휩싸였다. 외신들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 '현장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아 사고를 키웠다'는 비판이 집중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11일 메카에서 모스크 공사장의 크레인이 넘어지는 바람에 107명이 숨진 사고가 발생한 지 불과 2주 만에 또다시 대형 참사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우디 정부의 책임론이 커질 전망이다.




돌 던지는 행사 외에도 과거 메카에서는 수백명 이상 숨지는 대형 압사 사고가 자주 있었다. 1990년 메카로 향하는 터널 안에 수만명이 몰리면서 1426명이 숨진 사고가 가장 인명 피해가 컸다. 1997년에는 메카에 온 사람들이 머무르던 텐트촌에 화재가 발생해 343명이 숨지고 1500여명이 부상을 입었다.




사고 소식이 알려지자 파키스탄·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메카로 성지 순례를 오는 국민이 많은 국가들은 서둘러 자국민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1990년 1426명이 숨진 사고도 희생자가 대부분이 동남아시아의 무슬림들이었다. CNN은 "독실한 일부 무슬림이 하지 도중 숨지면 죽어서 좋은 곳에 간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도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는 원인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

[동아일보]
[사우디 성지순례 압사사고]미나지역에 순례자 텐트 16만개 ‘돌 던지기 의식’ 성지순례의 절정… 좁은 공간에 인파 몰려 사고 위험
24일 오전 9시, ‘텐트의 도시’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메카의 동쪽 미나 지역에서 많은 이슬람교도들이 너도나도 미나의 북서쪽 끝에 있는 ‘악마의 기둥 건물’로 한꺼번에 몰려들었다. 매년 이슬람권 최대 연례행사인 성지순례(하지) 의식 중 하나이면서 가장 위험한 행사로 알려진 ‘악마 기둥에 돌 던지기’를 위해 모인 인파였다.

순례 중 기도와 명상 단식으로 지친 신심 깊은 신자들의 아우성이 한꺼번에 들린 순간 갑자기 성지는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성지순례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 의식에 참석하려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린 탓에 앞서 가던 사람들이 넘어졌고, 그 위로 순례자들이 계속해서 넘어지고 깔리기 시작한 것.

곳곳에서 도와달라는 아우성과 함께 고통스러운 신음이 터져 나왔다. 구조요원들은 여기저기서 이흐람(Ihram·몸과 마음을 정화한다는 의미로 입는 이음매가 없는 순례복)을 입은 순례자의 가슴을 압박하며 응급 처치를 하는 등 다급한 시간을 보냈다. 사고 현장에는 옷가지와 신발, 소지품 등이 널브러져 있고 바닥에는 실신한 순례자들도 많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참사의 규모가 얼마나 컸던지 사고가 난 후 5시간이 지난 뒤에도 현장에는 희생자들의 시신이 가득했다. 현장을 지켜본 엘 카타트니 씨는 “많은 시신들이 그때까지도 그대로 길거리에 있었다. 잠깐 지나는 사이에도 20∼30대의 구급차가 내 옆으로 지나갈 정도로 다급했다”고 CNN에 전했다.

사고 현장에선 사우디 군인들과 야광, 주황색 조끼를 입은 구조대원들이 분주히 돌아다니며 부상자들을 이송하거나 심폐소생 등의 응급 처치를 했다. 사고 현장 상공에는 헬기가 날아다녔고 주변에선 구급차 수십 대의 사이렌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날 사고는 미나의 204번과 223번 도로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발생했다고 알자지라와 AFP통신이 전했다.


전날 메카의 카바 신전 가운데 있는 성석에 입을 맞춘 뒤 주위를 시계 반대 방향으로 7바퀴 도는 행사를 마치고 미나로 자리를 옮긴 순례자들은 텐트를 치고 기도를 하면서 하룻밤을 보냈다. 미나에는 16만여 개의 텐트가 운집해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날 정오경 아라파트 평원으로 자리를 옮겨 기도를 한 뒤 순례자들은 무즈달리파흐에서 주운 자갈 7개를 미나로 가지고 돌아와 마귀와 사탄을 상징하는 돌기둥에 던지는 의식을 거행하다가 참변을 당했다.

악마의 기둥에 돌을 던지는 행사는 성지순례의 절정으로 통한다. 하지가 마무리될 때 양을 제물로 바치는 ‘이드 알아드하’(희생제)가 이어진다.


사우디의 이슬람 성지에서는 한꺼번에 좁은 공간에 인파가 몰리면서 대형 압사 사고가 종종 발생했다.

2006년 1월에도 미나에서 악마의 기둥에 돌 던지기 행사 도중 사고가 발생해 360여 명이 숨졌으며 2004년엔 순례객 사이에서 충돌이 벌어져 244명이 숨지는 폭력 사태가 벌어졌다. 1990년에도 순례객 1426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압사 사건이 발생했다.

사우디 당국은 트위터를 통해 현재 미나의 사고 현장에서 구조 작업을 펼치고 있으며 순례자들이 사고 지점을 피해 우회로를 이용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지순례는 이슬람교도가 지켜야 하는 5가지 기둥(실천영역) 중 하나로 이슬람교도는 평생 한 번은 이를 수행하는 것을 종교적 의무로 여긴다. 사우디 당국은 올해 성지순례에 국내외에서 이슬람교도 200만 명이 이슬람 성지 메카와 메디나를 찾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대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선 올해 16만8000여 명이 성지순례에 나선 것으로 집계됐다.

사우디 정부는 이번 하지 기간 중 테러와 사고에 대비하기 위해 소방·구조 인력, 경찰 등 10만 명을 배치했지만 참사를 막지는 못했다. 메카와 메디나에는 실시간 감시를 위해 폐쇄회로(CC)TV가 5000대 설치됐고, 사고가 발생한 미나 계곡에는 임시 상황본부까지 설치돼 있었다.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인도, 말레이시아, 이집트 등 메카로 성지순례를 많이 가는 국가는 자국민 피해 상황 파악에 나섰다.

:: 악마의 기둥 의식 ::

이슬람 성지순례 코스의 대미(大尾)를 장식하는 의식. 메카 동쪽의 미나에 위치한 3개의 돌기둥에 자갈 49개를 7번에 나눠 던지며 “악마여 물러가라”라고 외치는 행사이다. 선지자 아브라함이 아들 이스마일을 제물로 바치려 하다가 돌을 던져 악마의 유혹을 물리쳤다는 이야기에서 유래한다. 미나는 아브라함이 악마를 물리친 장소로 여겨진다. 좁은 공간에서 수많은 사람이 동시에 돌을 던지는 탓에 그동안 압사 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 하지만 상당수 이슬람교도가 성지순례를 하다가 죽으면 천국으로 갈 수 있다고 믿는 탓에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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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동아일보]
美-中 군용기 서해상 150m 근접… 美정찰기 비행 中전투기가 막아시진핑 해킹의혹 부인에도 美 “中, 남아시아 해커집단 배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을 국빈 방문하면서 양국 간에 우호 분위기가 조성된 듯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양국 군용기가 충돌 직전까지 가고 미국에서 중국 인민해방군에 의한 해킹 의혹이 제기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22일 RC-135 정찰기가 15일 서해상에서 정찰 비행 중 중국 전투기 2대에 근접 추격 비행을 당했으며 충돌 위기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RC-135 정찰기가 산둥(山東) 성 해안에서 128km가량 공해상을 비행할 때 중국의 젠훙(殲轟)-7, 페이바오(飛豹·나는 표범)라는 별명이 붙은 중국 전투기 2대가 정찰기 앞을 가로질러 ‘저지 비행’을 시도했다. 홍콩 밍(明)보는 “두 항공기 간 거리는 150m까지 좁혀져 충돌 직전까지 갔다”며 “시 주석이 방미 첫 일정으로 시애틀에 도착한 날 미국이 이 사건을 발표한 것이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한편 남아시아 국가의 민간기관에 대한 광범위한 해킹으로 악명 높은 해커그룹 ‘나이콘(Naikon)’이 중국군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 보도했다. 방미 중인 시 주석이 미국의 추궁에도 불구하고 기존 사이버 해킹 의혹을 정면으로 부인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파문이 예상된다.

사이버 보안회사 스레트커넥트와 보안컨설팅회사 디펜스그룹(DGI)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e메일에 멀웨어를 심어 개인정보를 빼내는 ‘나이콘’의 해킹 경로를 추적한 결과 중국 인민해방군 소속 연구원의 이름이 나왔다”고 밝혔다.

스레트커넥트는 e메일을 통해 빼낸 정보가 ‘그린스카이27(greensky27)’이라는 도메인으로 이동하는 사실을 발견했다. 해당 서버는 윈난(雲南) 성 쿤밍(昆明)에 위치하고 있었으며 도메인 운영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거싱(Ge Xing)’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인물로 그는 인민해방군 78020부대 소속이라는 것이다.

제임스 멀버넌 DGI그룹 관계자는 WSJ에 “SNS상에서 거싱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의 정부와 군 기관을 공격하는 해커”라며 “중국의 사이버 해킹은 광범위하고 뿌리가 깊다”고 말했다. 78020부대는 청두 인민해방군 관할 지방 군부대로 티베트의 안보와 중국 서부지역 치안을 관리하고 있다.

앞서 미국은 연방인사관리처(OPM) 전산망 사이버 공격으로 2150만 명의 개인정보와 560만 명의 지문정보가 유출된 사건을 포함해 자국 내 주요 사이버 해킹의 배후로 중국을 지목해 왔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 이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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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15개 단체서 2명씩 30명 "실제평가 연말부터 진행"

평가위 준비위원장 심재철 고려대 교수

포털 '네이버'와 '다음'이 어떤 언론사의 뉴스를 포털에 서비스할지 결정하고, 사이비 매체를 포털에서 퇴출하는 권한을 갖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가 다음 달 발족한다.




네이버와 '다음' 운영사인 카카오는 24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간담회를 갖고 뉴스제휴평가위 구성안(案)을 밝혔다. 평가위는 그간 개별 포털에 맡겨져 있었던 뉴스 제휴에 대한 기준과 절차를 투명하게 만들고 이를 바탕으로 특정 매체와의 제휴, 퇴출 여부를 결정하는 역할을 한다.




의사 결정에는 뉴스 생산자인 언론 관련 단체와 학계·전문가, 시민단체 등 15개 단체가 참여한다. 한국방송협회, 한국신문협회, 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학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한변호사협회, 한국기자협회, 언론인권센터, 인터넷신문위원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신문윤리위원회, 한국YWCA연합회 등 15개 단체가 각각 추천하는 2명의 인사를 반영해 최대 30명의 위원으로 구성한다. 실제 평가에는 단체당 1명씩 총 15명이 참여한다. 독립성을 위해 위원 명단은 모두 비공개로 하며 임기는 1년으로 연임이 가능하다.




한국신문협회 허승호 사무총장은 "평가위원은 언론 매체의 포털 뉴스 진입과 퇴출을 결정하는 중대한 권한을 행사하기 때문에 매체들이 개별 위원에게 접근하는 일을 막도록 비공개로 결정했다"면서 "위원을 2배수로 둔 것도 어느 위원이 특정 사안에 의사 결정을 행사할지 알 수 없도록 불투명하게 만든 조치"라고 설명했다.




뉴스제휴평가위 준비위원장인 심재철 고려대 교수(미디어학부)는 "평가위는 다음 달 출범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평가 기준과 운영 방안이 마련되지 않은 만큼 실제 평가는 연말부터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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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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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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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역사에서 가장 큰 콘텐트 리더는 세종대왕이다.” 주철환(사진) 아주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가 24일 서울 반포 세빛섬에서 열린 ‘2015 대한민국 한류산업 리더스 포럼’(문화체육관광부 후원·한류기획단 주최)에서 첫 강연자로 나섰다. 주 교수는 포럼에서 ‘세종대왕’이란 화두를 던졌다.

그는 “세종대왕에게는 PD마인드가 있다”고 운을 뗐다. “세종대왕은 맨 먼저 동시대를 관찰했다. 그걸 통해 ‘이르고자 하는 바가 있어도 글로 쓰지 못하는 백성의 불편과 불만’을 보게 됐다. 그건 세종이 살던 시기, 조선의 시대적 불만이었다.” 주 교수는 “시대에 대한 관찰, 그걸 통해 ‘시대적 불만’을 제대로 읽었기에 세종의 콘텐트에는 ‘시대정신’이 담겨 있다”고 강조했다.

‘시대정신’이나 ‘시대적 욕구’와 맞물리지 못할 때 한류 콘텐트의 생명력은 짧아진다. 주 교수는 “한류 콘텐트 리더는 글로벌 시대의 욕구를 읽을 줄 알아야 한다. 또한 그 욕구를 해소하는 방식이 새로워야 한다. 그게 바로 실험정신이다”고 말했다.

PD에게는 스타를 알아보고 키우는 능력이 핵심이다. 그 점에서 세종대왕은 ‘캐스팅 능력’이 탁월하다고 했다. “장영실 등 실력 있는 과학자들을 알아보고, 집현전을 통해 ‘스타 학자’들도 키워냈다. 또 그들의 결과물로 대중(백성)을 즐겁고 편안하게 만들었다. 세종이야말로 스타시스템과 PD시스템의 융합을 성공시킨 주인공이다.”

글로벌 무대를 향한 한류의 물꼬는 이미 트였다. 주 교수는 “이제 그 물길에 큰 배를 띄우고, 그 배에 상품을 가득 채울 때다. 나라말이 중국과 다를 때 세종은 ‘중국어를 더 열심히 배우라’고 하지 않았다. 대신 ‘새로운 말을 만들어내자’고 했다. 세종이 말한다. 모방이 아니라 창조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혹자는 ‘한류에 내일이 있다’고 하고, 혹자는 ‘없다’고 한다. 주 교수는 “그건 전적으로 한류 콘텐트에 창조성이 있느냐, 없느냐에 달렸다. 콘텐트가 창조적이면 한류는 벽을 넘어 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vangog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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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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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is beautiful.” “깜둥이 피부는 아름답다”라고 번역해도 무방한 표현이다. 이 말이 나온 즈음에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자긍심을 갖게 됐다. 맥락은 다르지만 ‘영원한 국민 오빠’ 송해(89)에 대한 평전인 『나는 딴따라다』도 비슷한 사회사적 의미를 갖는다. 이제 흑인이 백인·황색인보다 더 나을 것도 못할 것도 없는 그저 사람이다. 딴따라 또한 한 직업일 뿐이다. 오히려 부러움의 대상이기도 하다. 젊었을 때 송해는 딴따라 소리를 들으면 속이 많이 상했다. 외길로 인생 우물을 파다 보니 훈장도 받았고, 대구에 ‘송해공원’이, 부산에는 ‘송해거리’가 추진된다. 12월 6일은 ‘웃자 대한민국 송해 90수 기념 헌정공연’으로 빛날 것이다. 인간 송해가 궁금해 20일 인터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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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정주영 현대 회장이 ‘사람 많이 아는 송해 선생 같은 사람이 부자’라고 했다는데.

“고향이 같은 이북이라 그런지 저를 만나면 남달리 반가워하셨다. 우리 생활을 아시겠지만, 일반인들의 평가가 귓전에 맴돌기 때문에 처신이 힘들고 휴가 때 마음 놓고 놀지도 못한다. 하지만 정주영 회장님 말마따나 시청자 여러분, 또 저를 보고 아는 척하시는 분들이 제게 재산이다.”

-지난해 은관문화훈장을 받았는데.

“과분한 훈장이다. 한길 인생을 걸어온 보람이 있었다. 저 나름대로 참 열심히 살다 보니 인정받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강 비결은.

“특이하게 몸을 관리하는 것은 없다. 한 40년 전 건강이 악화돼 6개월 동안 입원한 적이 있다. 담배를 하루 4~5갑이나 피웠다. 의사 선생님이 ‘저하고 친하든지 담배와 가깝든지 둘 중 선택하세요’라고 했다. 담배 끊지 않으면 죽는다는 얘기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단칼에 끊었다.”

-그렇다면 주량은.

“자랑은 아니지만 즐겨 먹는다. 나름대로 분석해보면 저는 고독을 챙기는 것 같다. 매일매일 감당하기 힘든 양의 술에 지지 않고 이겨왔다는 게 참 천행(天幸)이라고 생각한다. 천지신명이 봐준 거다. 요새는 많이 줄였다.”

-전국의 팬들이 보내주는 보약 덕은 아닌지.

“걱정해주시는 분이 많다. 특산품을 챙겨주신다. 경험한 바로는 체질이 다 다르기 때문에 만병에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맞는 게 한두 가지다. 장복해보니 버섯이 제 체질에 맞는 것 같다. 청중이 즐거운 비명을 터트리는 ‘전국노래자랑’ 녹화가 끝나고 나면 즐겁고 행복하고 홀가분하다.”

-그런 흥은 어떻게 유발하는가.

“출연자들이 아마추어인 데다 방송상의 제한이 많아 더 긴장하신다. 예컨대 사투리를 쓰지 말라고 한다. 제가 마음을 풀어드리는 것밖에는 약이 없다. 그래서 녹화 전에 출연자를 만나 대화를 한다. ‘작가·연출가 몰래 그냥 하세요’라고 말씀드리면 많은 게 쏟아진다.”

-큐카드(cue card, 대본이 적힌 카드)를 안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

“손에다 뭘 쥐고 있으면 보게 된다. 1초의 100분의 1, 일순간이라도 시선을 빼앗기면 분위기가 그냥 가라앉는다. 사회자로서 몇 가지 지켜오는 게 있다. 사회자는 사투리를 안 쓰고 표준어를 써야 한다. 사회자는 죽은 나무를 산 나무로 만들어줘야 한다. 꽃봉오리가 다 떨어져도 꽃을 피게 해주는 게 사회자다. 출연자를 존중하는 태도가 제가 움직일 때마다 우러나와야 한다. 그래서 저는 앉지 않고 녹화 끝날 때까지 서서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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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의 전기인 『나는 딴따라다』는 어떤 계기로 세상에 나왔는가.

“다 인연이 닿았기 때문이다. 인연만 있으면 몇 십 년 지난 다음에도 다시 만나게 돼 있다. 단국대 영문학과 오민석 교수와 저도 그런 경우다. 거리에서 스쳐 지나가고 수십 년 있다가 목욕탕에서 마주쳤다. ‘저는 딴따라입니다’라고 했더니 오 교수가 ‘저는 교수 딴따랍니다’라고 했다. 그래서 책 이름이 『나는 딴따라다』가 됐다. 오 교수는 책을 쓰기 위해 저를 1년 반 동안 따라다녔다.”

-한국 연예사의 산증인이신데, 대중예술 발전을 위해 정부는 정책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문화 융성이라는 이야기를 지금 많이 쓴다. 『나는 딴따라다』라는 책 이름에는 정부의 문화정책에 대한 아쉬움도 담겼다. 궁전에 있는 고급스러운 것만 문화가 아니다. 일반 대중 국민의 삶도 소중한 문화다. 정부가 우리 계통에 보탬을 줄 게 하나 있다. 이미 연예인 회관을 지어달라고 네 분 대통령님께 직능 대표로서 제안을 드렸다. 정부에서 땅만 주시면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이 회관을 지어주겠다고 했다. 공연장은 많지만 사실 연예인들이 설 수 있는 전용 공연장이 하나도 없다. 공연장이 있는 8층 건물에서 3층만 우리에게 주면 운영할 수 있다. 대통령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지만 항상 소식이 없다.

우리는 지금까지 집 없는 사람들이다. 우리는 30명이 아니라 10명도 어디 들어가 편하게 밥 먹을 데가 없다. 이거는 국가 예산을 따질 문제가 아니지 않은가. 국사(國事)가 있을 때마다 우리 대중문화인들이 항상 나섰다. 6·25전쟁 판에서도 국군장병 위문을 다 우리가 했다. 베트남 파병을 두고 ‘젊은이들 피를 판다’는 논란도 있었지만 파병으로 우리가 국방을 튼튼히 했다. 우리 대중문화인도 병사들을 위로한 공로가 있다. 저 또한 ‘죽어도 이의 없다’는 각서를 쓰고 베트남에 세 번 갔다 왔다. 한번은 수송기 프로펠러 중 한 개가 멈춘 적도 있다. 문화는 하늘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다. 국민을 즐겁게 해주고 국민의 아픔을 어루만져주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문화가 흥한다. 대중문화야말로 진짜 문화라고 자부한다.

-올해 초 어머님을 그리는 애절한 노래를 취입했는데.

“금강산에 있는 만물상에서 북측 안내인이 ‘보고 싶은 사람도 볼 수 있소. 누구 보고 싶습네까’라기에 ‘어머니가 보고 싶다’고 했더니 ‘정중하게 앉아서 어머니 모습을 그리다가 어머니 하고 불러보시오’라고 했다. 정말 간절한 마음으로 어머니를 부르니까 어머님이 달 덩어리같이 만물상으로 올라오셨다. 달려가니까 물거품같이 영상이 부서졌다. 그러곤 꿈에도 나타나지 않으셨다.

어머니를 꿈에서라도 다시 보고 싶은 심정을 담은 게 오민석 교수 작사, ‘전국노래자랑’ 신재동 악단장 작곡의 ‘유랑청춘’이다. 가사가 이렇다. ‘눈물 어린 툇마루에 손 흔들던 어머니. 하늘마저 어두워진 나무리 벌판아. 길 떠나는 우리 아들 조심하거라. 그 소리 아득하니 벌써 칠십 년. 보고 싶고 보고 싶은 우리 엄마여···’.

구월산의 북한군을 피해 ‘어머니 다녀오겠습니다’ 하고 집을 나오는데 어머니가 어떤 느낌이 있으셨는지 ‘이번에 조심해라’라고 하셨다. ‘한 이틀 있으면 오지요’ 하고 갔는데 생이별이 됐다.

지나온 이야기에 대한 노래라 젊은이들에게는 잘 안 맞을 수도 있지만, 미래를 끌고 갈 사람들이라면 이런 노래를 통해 한 번쯤 간접적으로나마 경험을 해야 더 빛나는 장래 계획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성공이고 또 행복인가.

“자기의 직분을 천직으로 소중히 여기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다. 어려운 분야라도 천직이라고 생각하고 노력하면 된다. 또 아주 다양한 직업이 우리 앞에 생겨나고 있다. 제가 요즘 새삼 느끼는 것은, 세상에 흔히 말하는 것처럼 비밀하고 공짜는 없다는 것이다. 비밀과 공짜를 바라는 사람은 헛 사는 사람이다. 흙일 하는 게 제일 힘들다. 나무 그늘에서 막걸리 한잔하시는 걸 보면 그 얼마나 행복해 보이는가.”

-부인(석옥이)께서 불만이나 그런 거 없는지.

“석씨들이 좀 고집이 세다. 전국으로 밤낮 돌아다니니 제가 미안할 따름이지 거기서는 불만이 없을 거다. 신랑감으로 제가 최고라는 우스갯소리를 들었다. 이 나이에 나가서 돈 벌어오지, 집 안에 죽치고 앉아서 귀찮게 하지 않지, 또 특산품들 전부 갖다 주지 ··· 그 말 듣고 제가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하고 싶은 말은 ‘절대 굴하지 말고 용기 가지고 하라’이다. 단역이라도 좋다. 하인 역도 좋고 물지게 지는 역도, 행인 역도 좋다. 남의 집 사랑방에서 잠자는 역할도 좋다. 10가지, 100가지···. 체험이 많은 사람은 그 누구도 못 당한다. 지금 어렵더라도 많은 체험을 하라. 정말 어렵지만 대중과 한 약속을 지켜라.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도 노래를 해야 하는 게 우리 직업이다. 우리의 팬은 한 분 한 분 얼마나 소중한 분들인지 모른다. 사람이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만큼 어려운 게 없다. 그분들은 우리를 이해하는 분들이다. 그러니 우리가 그분들을 지켜야 한다.”

-추석을 맞아 어머님이 지금 이 자리에 계신다면 어떤 말씀을···.

“꿈자리에서라도 뵈려고 어머님 생각하다 자도 어머니는 왜 안 오시는가요. 못 오시죠. 한 번만이라도 보여주세요. 어머니 제가 내년이면 구십입니다. 꿈에라도 한 번 오세요. 보고 싶습니다. 한 번만이라도 끝으로 안아주세요. 어머니. 어머니···.

설날이면··· 명절이면··· 차례를 못 올렸습니다. 살아 계실지도 몰라서. 애들이 ‘할머니 보고 싶다’라고 조르던 것도 오래됐어요. 어렸을 때는 ‘왜 못 봐? 왜 못 봐?’ 그러더니 크니까 고것들도 알아서 할아버지가 아플까 봐 그런 얘기 안 합니다. 어머님 모습 생생하게 간직하고 있습니다. 이번 추석에는 꼭 꿈에라도 오셨다 가세요. 안녕히 계십시오. 열심히 살겠습니다. 열심히 살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하실 말씀이 있으시다면.

“투신(投身)이죠. 기자님들도 몸을 던져가며 글을 쓰시는 거죠. 어려움을 사명으로 아시고 극복하시는 기자님들 또 관계되시는 여러분들 불철주야 수고가 많습니다. 모든 언론에서 다 바라는 게 그저 하루빨리 남북통일을 기원하는 거 아닙니까. 남북통일과 이산가족의 마음을 달리 생각하시고 이렇게 다뤄주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우리 통일·이산가족 문제에 대한 기사 많이 쓰셔서 많이 위로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글=김환영 논설위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송해는… 1927년 황해도 연백군 해월면 토현리에서 송제근과 박신자의 7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다. 49년 해주음악전문학교 성악과에 입학했다. 50년 부산항에 도착했고 50~54년 3년8개월간의 대한민국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했다. 55년 ‘창공악극단’에서 가수로 데뷔했다. 87년 ‘전국노래자랑’ MC를 맡았다.

김환영.권혁재 기자 whan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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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동아일보]
韓, 명실공히 미들파워로 성장… 글로벌 이슈 주도할 능력 갖춰안보, 기후변화, 보건 등 분야… 韓美 파트너십 강화 논의 필요경제협력도 북핵만큼 중요… FTA가 양국동맹 진일보시켰듯韓TPP 참여 땐 새로운 기회 될 것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16일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미국 워싱턴을 방문하면 자연스레 북한 문제에 관심이 집중될 것이다. 무엇보다 다음 달 10일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북한 김정은 정권이 장거리미사일 시험 발사나 다른 유의 도발을 공언한 상황이라 더욱 그렇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8월 북한의 도발 이후 극적으로 형성된 남북 간 대화가 그동안 얼마나 진전되었는지 박 대통령에게 듣고 싶은 게 많을 것이다. 핵무기 개발을 추구하는 예측 불가능한 김정은 정권을 맞대고 있는 한국의 행보가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국에 대한 많은 논의가 가능할 것이다. 마침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25일 미중정상회담 직후 열리는 만큼 한중, 미중 간 연쇄 정상회담 후 한미의 동아시아 내 역할에 대한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국의 역내 핵심 관심사인 한일 관계의 건설적 복원에 대해서도 여러 대화가 오갈 것이다. 이렇게 동북아 외교 지형이 여러 변수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은 다시 한번 워싱턴의 관심을 받을 만하다고 본다.

나는 이 시점에서 한미동맹의 범위를 좀 더 넓히기 위해 회담에서 글로벌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두 정상이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였으면 한다. 2009년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정상회담 결과로 나온 공동 비전 성명에서 한미 간 글로벌 파트너십은 한미동맹을 넘어 기후변화, 공중보건, 비확산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능하다고 명기한 바 있다. 최근 한미 관계가 더욱 굳건해졌다고 한다면 이는 한미가 함께 대처하고 공유할 수 있는 글로벌 이슈가 많아진 게 중요한 이유라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제 한국은 명실공히 글로벌 이슈를 주도할 수 있는 ‘중간 국가(middle power)’로 스스로를 인식하고 있고, 미국은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역할 확대를 언제든 바라고 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활약은 그런 의미에서 상징적이다. 지난 몇 년간 한국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개최했고,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을 유치하면서 기후변화 이슈의 선도적 국가가 됐다.

한국은 이제 글로벌 안보 이슈에도 적극 관여해야 한다고 본다. 일찍이 한국은 베트남전에 참전한 바 있고 유엔 평화유지군 활동에도 적극적이다. 사실 한국의 글로벌 기업이 진출하지 않은 곳은 거의 없다. 이는 한국 정부 역시 한국인들의 손길이 미치는 곳에서 발생한 국제적 갈등이나 분쟁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상황 해결을 위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인도적 차원의 문제나 특히 시리아 난민 문제에 있어서 한국이 글로벌 선도 국가로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본격적으로 고민할 시점이 됐다.

이와 함께 정상회담에서 간과해서는 안 될 주제는 양국 간 경제 협력 이슈다. 단언컨대 북핵 문제 못지않게 중요한 게 한미 간 미래 지향적인 경제 협력이다.

우선 양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2011년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AT)의 성과를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그동안 양국에서 많은 논의가 있었고 일각에선 한미 FTA의 부정적 측면을 부각시키기도 했지만 결국 한미 FTA는 한미 간 전략적 동맹 관계를 증진시키는 새로운 동력이 되었고 앞으로도 명실상부한 양국 경제 협력의 축이 될 것이다. 많은 측면에서 한미 FTA는 현재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영감과 본보기가 되고 있다.

물론 한국이 처음부터 TPP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미국에 불행한 일이지만, 나는 가급적 짧은 시간 내에 한국이 TPP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한미 FTA가 발효된 후 양국 관계가 진일보했듯이, 한국의 TPP 참여는 여러 측면에서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TPP를 계기로 동아시아 지역에서의 역할을 좀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국의 참여는 특히 중요하다는 게 워싱턴 저변의 인식이다. 더군다나 한국이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먼저 가입한 상황이라 특히 그렇다. 이번 회담은 어느 때보다 양자 관계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토머스 허버드 전 주한 미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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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에이터 코드 (세상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가들의 6가지 생각 도구)

 

.저자 에이미 윌킨슨|역자 김고명|비즈니스북스 |2015.09.10

원제 The Creator's Code
페이지 352

 세상에 없던 기회를 만들어낸 창조적 기업가들의 비밀!

페이팔, 이베이, 테슬라 모터스, 링크드인, 에어비앤비 등 세계적인 기업들은 누가, 어떻게 성공을 이루었을까? 이 책은 창조적 기업가 200인을 인터뷰하고 그들의 사례를 낱낱이 분석하여 6가지 성공과 성취의 비결을 분석했다. 이들이 뛰어난 능력과 거대한 자본금으로 좋은 기회를 얻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이 기업들을 성공으로 이끈 이들은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니거나 엄청난 자본금도 없었다. 다만, 그들의 한 가지 공통점은 바로 ‘크리에이터 코드’를 가진 사람들이었다는 점이다.

평범한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발굴해 새로운 사업을 일구는 크리에이터들은 빈틈을 발견할 줄 알고, 미래를 향해 질주하며, ‘우다 루프’라는 점진적 반복법을 사용할 줄 알았고, 실패의 교훈을 축적하며, 협력의 중요성을 알고, 타인에게 선의를 베풀며 인간관계를 맺는 지혜를 아는 사람들이다. 이 책은 이러한 크리에이터 코드의 6가지 생각 도구를 통해 이들이 어떻게 우연히 떠올린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믿고 미래를 향해 돌진할 수 있었는지, 일반 사람들과 어떤 점이 다른지를 보여준다.

 

 저자 에이미 윌킨슨는 창조적 기업가들의 비밀을 푼 전략 전문가.

스탠퍼드대에서 정치학과 영어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 대학원에서 사회학 석사 학위와 MBA를 취득했다. 현재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조직행동과 기업가정신 등에 관한 강의를 하고 있다.

멕시코 주재 미국대사관에서 최연소 의전장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후 JP모건에서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기업 인수와 합병 업무를 담당했고, 이후 맥킨지앤드컴퍼니로 옮겨 전략기획, 마케팅, 조직관리 전문 컨설턴트로 활동했다.

2004년에는 미국 대통령이 임명하는 백악관 연구원 12인 중 한 명으로 선정돼 무역대표부의 선임무역보좌관으로 일했고, 2008년에는 국제 경영과 경제, 무역 등에 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미국의 싱크탱크라 불리는 우드로 윌슨 센터의 공공정책 연구원으로 기용되어 경제불황 극복을 위한 프로그램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의 선임연구원으로 위촉되어 창조적 기업가들을 연구했다.

저자는 《이코노미스트》,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워싱턴포스트》, 《USA 투데이》, 《워싱턴 타임스》, 《포춘》 등에 전략과 혁신에 대한 칼럼을 기고하고 미국의회도서관, 조지타운대, MIT, 조지워싱턴대 등에서 활발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롤로그 - 절대적인 성공의 방정식
크리에이터 코드를 해독한 언더 아머의 창업자
에어비앤비, 192개국의 여행자를 사로잡다
평범한 아이디어를 발전시킨 행동하는 몽상가들
의료계에서 활약하는 제2의 스티브 잡스
크리에이터들의 여섯 가지 생각 도구

Code 1. 빈틈을 찾아라
기회를 놓치지 않는 사람들의 비밀
새로운 발상의 채집가들
유추의 힘을 활용하라
아이디어의 새로운 용도
태양새가 날아오르는 순간
무에서 유를 만드는 건축가형 크리에이터
침묵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문제를 기회로 인식하라
미치지 않고서야
선입견을 해체하는 방법
조화의 창조자, 통합자형 크리에이터
크리에이터의 퍼즐 맞추기
이질적인 조합에서 해답을 찾다
명품과 온라인 쇼핑의 만남, 길트 그룹
기회를 포착하는 연습

Code 2. 앞만 보고 질주하라
지평선에 시선을 고정하는 이유
요거트 시장의 골리앗을 쓰러뜨리다
질병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테라노스’
크리에이터가 백미러를 보지 않는 이유
드롭박스, 만족을 두려워하다
소유의 개념을 파괴한 기업, 집카
미래를 살아가는 사람들
후회의 함정을 피하다
스티브 잡스의 포기 리스트

Code 3. 우다 루프로 비행하라
오해가 만들어낸 공룡기업 ‘페이팔’
크리에이터의 성공 패턴, 우다 루프
우다 루프로 시장을 점령한 페이팔 사람들
문제 해결도 빛의 속도로
함께하는 팀이 기적을 만든다
반복되는 만장일치는 멸망의 지름길
우다 루프의 신화, 유튜브와 링크드인
융통성이 미래를 바꾼다
발빠르게 움직이는 ‘HVF
지속적인 성장의 필요충분조건
페이팔 마피아의 공통분모

Code 4. 현명하게 실패하라
실패로부터 더 많은 것을 배우는 사람들
작은 도박으로 리스크를 분산하다
유치원생들이 남겨준 교훈
꾸준한 작은 경험의 힘, 오파워
시행착오가 성공의 가능성을 높인다
실패의 비율을 정하라
실패의 경험에 투자해야 하는 이유
시련을 견뎌낸 도전자, 일론 머스크
자신의 나침반을 굳게 믿는 사람들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실패로 끝난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문제의 해결 방법
실패는 있어도 포기는 없다
실패에 의연한 자를 위한 선물

Code 5. 협력을 도모하라
제품에 모든 것을 건 모험, ‘조본’
고독한 천재의 시대는 끝났다
제각각이어서 가능한 획기적인 결과물
급진적 협업의 공간, 스탠퍼드대의 디스쿨
마법 같은 일을 성사시킨 사람들
낯선 사이가 만들어내는 윈윈 효과
플래시 팀의 위력
까다로운 고객을 위한 1,000번의 시도
플래시 팀 구성의 특별한 비밀
상금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상금 경쟁을 활용하는 디자인 기업, 스레들리스
생화학계의 판도를 뒤바꾼 단백질 게임
새로운 기회를 붙잡는 T자형 전문가

Code 6. 선의를 베풀라
실패를 지원해 준 유일한 후원자
크리에이터 방식의 작은 선의란?
타인과 함께, 타인을 위해, 타인을 통해
작은 선의가 불러온 나비효과
모든 기회는 사람이 만든다
그들의 선의가 작지만 특별한 이유
가치를 극대화하는 위드먼의 법칙
팀플레이를 이기는 개인은 없다

결론. 6의 힘
크리에이터 코드의 해독
여섯 가지 생각 도구를 가진 크리에이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걷는다
창조란 자신의 꿈을 믿는 것

부록 ? 연구조사 방법
참고자료

“크리에이터들의 성공 비밀을 파헤친 책!”
- 다니엘 핑크(세계적인 미래학자)

이베이, 페이팔, 넷플릭스, 링크드인, 에어비앤비, 테슬라, 언더 아머까지
연매출 1억 달러의 신화를 만들어낸 기업가 200인이 최초로 공개하는 성취의 비밀!

스탠퍼드대 기업 전략 전문가가 5년여의 연구를 통해 풀어낸
창조적 기업가들의 크리에이티브한 성공 비밀!


페이팔, 이베이, 테슬라 모터스, 링크드인,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언더 아머, 스팽스, 집카, 옐프 등 불과 몇 년 사이에 세상을 뒤흔든 이런 기업들은 누가 처음 만들었을까? 그들의 성공은 대체 무엇 때문이었을까? 그들은 우리와 다른 유전자를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뛰어난 학식이나 많은 자본금이 있었기에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일까?
《크리에이터 코드》의 저자 에이미 윌킨슨은 이러한 질문에 단호하게 “아니요.”라고 대답한다. 저자는 온라인 결제시스템을 만들어 300억 달러가 넘는 기업 가치를 자랑하는 공룡기업 ‘페이팔’을 만든 사람들은 금융 전문가가 아니었고, 100억 달러의 가치가 있는 세계 초우량 스타트업 ‘에어비앤비’를 시작한 사람도 원래는 궁핍하게 살던 20대의 두 디자이너였다고 말한다. 또 나이키와 아디다스가 독식하던 스포츠시장에서 무섭게 성장한 기업 ‘언더 아머’의 설립자 역시 의류 산업과는 전혀 상관없는, 대학 미식축구팀의 후보 선수였다고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고 밝힌다. 그들은 모두 ‘크리에이터 코드’(Creator’s code)를 가진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크리에이터, 즉 평범한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발굴해 새로운 사업을 일구는 창조적 기업가들은 빈틈을 발견할 줄 알고, 미래를 향해 질주하며, ‘우다 루프’라는 점진적 반복법을 사용할 줄 알았고, 실패의 교훈을 축적하며, 협력의 중요성을 알고, 타인에게 선의를 베풀며 인간관계를 맺는 지혜를 아는 사람들이었다.
《크리에이터 코드》는 첨단 기술, 소매, 에너지, 의료, 미디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생명공학, 부동산, 여행, 서비스업 등 갖가지 분야에서 뚜렷한 성과를 보인 창조적 기업가 200인을 밀착 인터뷰하고 그들의 사례를 낱낱이 분석하여 6가지 성공과 성취의 비결을 분석한 책이다. 선택 받은 몇몇 사람들만이 기적 같은 신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는 세상의 편견을 깨뜨리는 내용을 담고 있다.

평범한 일상에서 새로운 미래를 찾아낸 크리에이터들의 생각 코드,
그들이 사용한 사소하면서도 절대적인 해법!


지난 5년간 세계 최정상의 기업가들과 수백 차례의 날카로운 인터뷰를 진행한 저자는 스탠퍼드대를 졸업하고 JP 모건과 맥킨지, 미국의 싱크탱크인 우드로 윌슨 센터, 백악관과 하버드대의 연구원을 거쳐 현재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저자는 세상을 뒤흔들고 있는 기업가들이 어떻게 우연히 떠올린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믿고 미래를 향해 돌진할 수 있었는지, 창조적 기업가들은 일반 사람들과 어떤 점이 다른지를 이 책에 낱낱이 풀어냈다.
저자는 창조적 기업가들이 크리에이터 코드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기존 관념을 파괴하고 미래를 위한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크리에이터 코드를 6가지의 생각 도구로 정리하여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들은 다음과 같다.

코드 1. 빈틈을 찾는다
크리에이터들은 일상적인 것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기회를 찾는다. 그들은 항상 아직 충족되지 않은 사람들의 욕구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그 욕구를 발견하고 해결책을 찾기 위해 유추와 설계, 통합의 방법을 사용한다.

코드 2. 앞만 보고 질주한다
크리에이터들은 주위의 많은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목표를 설정했다면 오로지 그 목표를 향해서만 시선을 고정한다. 그리고 한 번의 성공에 매몰되지 않고 과거의 영광은 뒤로 한 채 다시 새로운 목표를 향한 여정에 나선다.

코드 3. 우다 루프로 비행한다
우다 루프란 목표를 관찰해 대응 방향을 정하고 최선의 대응책을 결정한 후 행동에 나선다는 전쟁 전략에서 나온 말이다. 효율적인 의사 결정을 대표하는 이 말처럼 크리에이터들은 뭔가를 빨리 결정하고 다음에 해야 할 일로 서둘러 넘어갈 줄 안다. 그래서 경쟁자들보다 더 빠르게 우위를 점한다.

코드 4. 현명하게 실패한다
크리에이터들은 단번에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 노력하기보다 작은 시도와 도전을 통해 큰 실패의 확률을 줄인다. 즉, 그들은 작은 실패를 경험하면서 성공하기 위한 자신만의 내공을 쌓는다.

코드 5. 협력을 도모한다
크리에이터들은 단독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형태를 선호한다. 이를 위해 공동으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프로젝트 팀을 짜며, 시너지 효과를 위해 상금이 걸린 경쟁을 유도하거나 업무와 관련된 게임을 고안해내기도 한다.

코드 6. 선의를 베푼다
크리에이터들은 남들의 도와달라는 신호를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그들은 정보를 공유하거나 누군가의 도움 요청에 흔쾌히 응하는 것을 통해 상대를 돕고 동료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문을 열어준다. 선의를 베푸는 일은 투명성과 상호의존성의 중요성이 날로 커지는 세상에서 인간관계를 위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터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까닭은 이러한 6가지 생각 도구를 적절하게 사용할 줄 알았기 때문이다. 이 코드들은 각각 독립적이지 않고 서로 연동되면서 시너지와 가속도를 불러일으킨다고 저자는 말한다. 또한 크리에이터 코드는 어떤 전문 지식이나 특별한 능력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노력할 용의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습득할 수 있는 쉬운 것이라고 알려준다. 크리에이터들이 실제로 경험한 다양한 사례, 그들의 육성을 생생하게 담고 있는 이 책은 경영자나 중간관리자들은 물론 MBA 졸업장이나 자격증, 자본금 없이 맨손으로 꿈을 일구고픈 사람들, 일상 속 호기심과 독창적인 해법을 통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많은 이들에게 특별한 비법과 구체적인 실행지침을 전해줄 것이다.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

책속으로

크리에이터들 중에서 ‘태양새형’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한 분야에서 통하는 해법을 다른 분야에 적용한다. 보통 기존의 해법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살짝 변형해서 적용한다. ‘건축가형’은 공백을 발견하고 거기에 빠진 것을 채운다. 다시 말해 문제를 알아보고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고안해서 그간 방치돼 있던 사람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통합자형’은 기존의 개념들을 한데 아울러 전혀 다른 혼합물을 만들어낸다. …… 태양새형, 건축가형, 통합자형 크리에이터처럼 생각하는 일은 정신의 근육을 단련하는 것과 같다.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은 연습하고 연습할수록 향상된다.
---「Code 1. 빈틈을 찾아라」중에서

크리에이터들은 목표에 초점을 맞추고 순간순간에 집중하며 시장에 걸맞고 사람들의 필요를 채울 상품을 만들어낸다. 그들은 경쟁자들과 위치를 비교하거나 업계의 규범에 연연하지 않는다. 지평선에 시선을 고정하고, 목표 지점을 유심히 살피며, 과거에 대한 향수를 멀리한다. …… 치폴레의 설립자 스티브 엘스는 해마다 ‘세계 최고의 부리토’를 더 맛있게 만들기 위해 온 정성을 쏟는다. 그는 매장 벽에 ‘최고의 부리토’나 ‘최고의 레스토랑’ 같은 문구가 쓰인 상패를 붙이지 못하게 한다. “상을 받은 건 과거의 얘기잖아요. 그래요. 어떤 사람은 우리 부리토가 최고라고 생각했겠죠. 하지만 지금은 그런 게 아무 의미 없어요. 우리는 그것보다 더 좋은 부리토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크리에이터들은 현실에 절대 안주하지 않고, 다음 것을 만들기 위해 날렵하게 움직인다.
---「Code 2. 앞만 보고 질주하라」중에서

크리에이터들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 대신 실패의 파괴력을 누그러뜨릴 길을 찾는다. 그 방법 중 하나는 개별적인 실패 사례에 대한 미련을 버리고 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결과를 평가하는 것이다. 이베이의 설립자 피에르 오미다이어는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평가법이 있어요. 실패를 충분히 하고 있는지 확인해보는 거죠. 지금의 위치에 이르기 위해서 했던 일을 앞으로도 계속하겠다는 건 그냥 망하겠다는 겁니다.”라고 충고했다. 최적의 실패 비율은 크리에이터마다 다르고 조직, 산업, 문화에 따라 다를 수 있다. 대략적으로 말하자면 실패의 대가가 작을수록 실패 비율을 높게 잡을 수 있다. 스텔라 앤드 닷의 설립자 제시카 헤린은 “대충 세 번에 한 번 정도는 실패하는 게 좋다고 마음속으로 늘 생각해요. 그 정도면 성공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을 것 같거든요.”라고 밝혔다. 그녀는 실패를 하고 있지 않다면 십중팔구 적극성이 부족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Code 4. 현명하게 실패하라」중에서

다양한 인재가 모여서 특정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구성원들이 신속하고 생산적으로 협력할 수 있어야 한다. 크리에이터들은 무턱대고 팀을 결성하지 않는다. 그들은 팀의 역학 관계에 신경을 쓰며 보통은 구면과 초면인 사람들을 섞는다. 노스웨스턴 대학교의 사회학자 브라이언 우지는 조직 내의 관계가 성공에 끼치는 영향을 한층 깊게 알아보기 위해서 창조와 협력에 대한 연구를 광범위하게 진행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낸 내용을 간략히 말하자면,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면서 관계를 꾸준히 유지해온 팀원 두 명을 구심점으로 두고 그 밖의 팀원들은 다른 팀에 있던 새로운 사람들로 계속 물갈이할 때 가장 효과가 좋다는 겁니다.”
---「Code 5. 협력을 도모하라」중에서

“이전에는 다들 어떤 ‘큰 인물’을 따라가면 행복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나를 따라오는 사람들이 얼마나 건강한 사람들이냐가 더 중요하죠.” 링크드인을 설립한 리드 호프먼은 리더십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감지했다. 요즘처럼 경쟁이 심한 사회에서는 누구나 자신과 한편이 될 사람을 직원이나 투자자, 멘토로 끌어들여야 한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 “그런 사람들에게 줄 돈이 많으면 도움이 되겠죠. 하지만 우수한 사람에게 큰돈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수두룩해요. 그러니 프로젝트가 흥미로워야 하고 나란 사람이 흥미로워야 하죠.” 크리에이터들은 이렇듯 사람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경력을 발전시킬 방안을 마련해주면서 자기 곁에 뛰어난 사람들을 모은다. ---「Code 6. 선의를 베풀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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