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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닝시장을 튜닝하라

구봉88 2016. 2. 14. 11:39

튜닝시장을 튜닝하라김필수의 Clean Car Talk

[151호] 2015년 07월 23일 (목) 14:58:39
김필수 대림대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 자동차 튜닝 전문전시회인 '2015 서울오토살롱'이 열렸다.[사진=뉴시스]

정부가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지목한 국내 자동차 튜닝산업.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내 완성차 업체는 튜닝산업을 외면하고 있고 정부의 지원도 사실상 없다. 악조건 속에서 최근 국내 최대 자동차 튜닝모터쇼인 서울오토살롱이 열렸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건 이 전시회에서 작은 희망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국내 최대 자동차 튜닝모터쇼인 서울오토살롱이 7월 12일 폐막했다. 이 행사는 10년 동안 국내 자동차 튜닝산업을 대변해 왔다. 올해도 크고 작은 80개 튜닝 회사가 자사 제품ㆍ기술력을 뽐냈다. 콘셉트별 튜닝카도 전시해 관람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했다. 특히 올드카 특별관에는 1991년식 대우 티코, 1989년형 대우 록스타 등 국산 올드 카가 말끔히 튜닝된 모습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물론 아직 부족한 부분도 많다. 국내 튜닝시장을 대표할 만한 기업도 없다. 현대차그룹도 이 행사에는 참여하지 않고 있다. 현대차·기아차 모두 튜닝을 전문적으로 하는 브랜드가 있는데도 현실이 그렇다.

강소형 튜닝기업 육성 필요

현재 세계 자동차튜닝 시장규모는 100조원이지만 국내 시장은 500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선진국의 자동차내수시장 규모을 비교해서 봤을 때 우리나라 역시 4조원 규모의 성장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2013년 말 정부에서 자동차 튜닝산업을 창조경제의 일환으로 지목했지만 이후에도 시장은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래서 자동차 튜닝산업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서울오토살롱도 매년 고민이 늘고 있다.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 관계자의 얘기를 들어보면 정부 차원의 지원은 사실상 없는 상태라고 한다.

결국 민간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시회를 견학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현주소를 알 수 있었다. 쉽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먹거리가 많아지고 독일과 같은 강소형 중견기업은 증가할 것이며, 고용창출도 늘어날 것이다.  이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수없이 많다. 우리의 자동차 제작 수준이 세계적 수준으로 올라가는 동안 튜닝산업은 불모지에 머물러 있다. 산업 관계자들이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튜닝과 관련된 협회가 두개나 있지만 이들은 불협화음만 내는 등 역량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어떻게 움직여야 할까. 먼저 튜닝 산업이 우리나라에서 불모지였던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들어야 한다. 또한 선진국의 법적ㆍ제도적 사례를 참고해야 한다. 규제와 단속만이 능사는 아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자동차 구조변경제도를 따르면 좌석 하나조차 떼어내지 못한다. 그러니 미국이나 영국처럼 엔진과 변속기를 사서 자신이 자동차를 만든 후 번호판을 붙이고 도로를 질주하는 모습은 언감생심이다.

  

이런 맥락에서 안전에 방점을 맞추고 사회적인 문제가 될 수 있는 배기가스와 소음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서서히 풀어가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선진국은 그런 방식으로 제도를 만들어 튜닝시장을 넓혔다. 그동안 필자는 튜닝산업 발전을 위한 몇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먼저 구조변경을 위한 준비서류를 소비자 중심으로 바꾸는 ‘원스톱 서비스’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는 소비자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합법적인 튜닝부품의 탈부착 인증제도를 정부가 아닌 기업에 넘기는 것도 필요하다. 튜닝 산업과 실과 바늘같은 관계인 모터스포츠 산업의 지원도 빠뜨릴 수 없다.

서울오토살롱이 보여준 희망

튜닝은 중소기업의 먹거리 사업이다. 튜닝 전문기업을 100개까지 육성한다는 계획으로 원천기술 업체를 선정해 조금씩이라도 지원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튜닝전문가 양성, 자격증 제도 안착, 튜닝 프로그램 개발 등 산업 발전을 위해 필요한 일도 조금씩 해결해 나가야 한다. 튜닝 시장의 가능성을 필자는 서울오토살롱에서 확인했다. 국내 자동차 튜닝시장, 아직 버려선 안 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 auto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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