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장 같은 디자인의 작업복 'WORK WEAR SUIT'가 2018년 3월 말 출시됐다. 청소 • 설비 • 건설 업계의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일손 부족을 해소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태어난 이 제품은 기능성과 세련미를 모두 갖췄다. 가격은 재킷과 바지 세트를 기준으로 1만 9800엔(약 20만원), 셔츠 5000엔(약 5만원)정도이다. 출시 한달만에 매출 5억엔(약 50억5000만원)을 달성하며 인기를 끌고 있는 WORK WEAR SUIT는 어떤 곳일까
WORK WEAR SUIT의 작업복(출처 : WORK WEAR SUIT 공식홈페이지)
수도 공사 회사에서 탄생한 의류 브랜드
WORK WEAR SUIT를 개발한 오아시스 라이프스타일 그룹의 계열사인 오아시스 솔루션은, 수도 공사 및 유지보수가 주요 사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아시스 솔루션의 근로자는 수도관 파열 등으로 인해 작업복이 물로 젖는 경우가 많고 먼지와 분진 속에서 야외 작업을 수행해야 하는 현장직 노동자가 대다수이다. 그러나 취업을 앞둔 일본의 2~30대의 젊은이들은 오아시스 솔루션과 같은 소위 '현장 노동'을 하는 기업에 입사하려고 하지 않으므로 인력난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오아시스 그룹 내 자체 조사결과, 근무환경 중 작업복에 대해 ‘힘든, 위험한, 더러운’과 같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반대로 정장을 입는 직업은 멋있다는 긍정적 이미지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아시스 그룹은 현장직에 대한 이미지를 제고하고 인력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열쇠는 ‘작업복’이라고 생각했다.
작업복에 대한 설문조사 (출처 : IT media)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2016년, 오아시스 솔루션의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자사의 수도 공사 유니폼을 리뉴얼 프로젝트를 계획했다. '장인의 멋과 작업복의 기능성을 살리면서 업계의 이미지를 바꿀 수 있는 의류'를 실현하려는 작업복 같은 정장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유니폼 리뉴얼에 착수한 후 1년동안은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스트리트 패션 등 트렌드에 맞는 것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디자인이 어중간해지면서 진행이 막힌 것이다.
당시 인사팀 직원이었던 나카무라 아리사(中村有沙)는 '젊은 층을 끌어들일 수 있도록 정장 스타일로 만드는 것은 어떤가요?'라는 제안을 하게 됐다. 이 한마디가 계기가 되어, 오아시스 솔루션은 일이 끝난 후 갈아입을 필요 없이 그대로 입고 데이트를 할 수 있는 작업복 개발에 착수했다.
WORK WEAR SUIT는 작업복의 기능성과 정장의 디자인성을 양립하고자 했다. 그래서 원단 선정을 신중하게 했다. 움직이기 편한 소재인지, 건조는 잘 되는지, 매일 빨아도 모양의 변형은 없는지 등을 고려하며 일본 전국에서 원단을 구입했다. 결과적으로는 스포츠웨어에서 사용하는 원단을 사용하여 샘플을 만들었다. 그리고 현장에서 근무하는 분들에게 이 샘플을 나누어 주고 실제로 착용하는 과정을 통해 테스트했다. '이 부분은 신축성이 부족하다.', '이 위치에 주머니가 있으면 좋겠다', '지퍼 방향은 반대였으면 좋겠다' 등 세세한 점까지 의견을 받고 수정하며 옷을 만들었다.
여러 시행착오 끝에 2017년 12월 프로젝트에서 개발한 새로운 유니폼(WORK WEAR SUIT)이 상품화되어 법인 및 일반인들에게 판매를 시작했고, 이를 담당할 자회사인 오아시스 스타일웨어도 탄생했다. 그리고 여성의 시선으로 의류 개발을 지속하고 싶다는 오아시스 솔루션 사장의 의견으로, 나카무라는 오아시스 스타일웨어의 사장이 되어 지속적으로 WORK WEAR SUIT를 담당하게 됐다. 2018년 5월부터는 여성용 라인도 선보이게 됐으며 의류 색상 역시 다양해지고 있다.
오아시스 스타일웨어의 여성 개발팀(출처 : IT media)
프리미엄 모델의 등장
WORK WEAR SUIT 출시 이후, 가격이 다소 부담스럽다는 불만이 나오기 시작했다. 오아시스 스타일웨어는 소비자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하여 ‘정장 입기를 싫어하는 사람도 입고 싶어지는 옷’, 편하면서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정장라인 YZO(와이조)를 런칭하였다. 주요 타겟은 비즈니스맨으로 운동화에 맞는 캐주얼 의류를 추구하며 새로운 감각의 비즈니스 정장을 선보인다. 오아시스 그룹의 CEO인 세키야 유조(関谷 有三, YUZO SEKIYA)가 직접 디자인에 참여했다.
YZO의 런칭 이벤트장에서 세키야 사장은 '비즈니스 현장이나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정장 착용이 당연시 되는 경우가 많다. 정장이 갖는 답답한 이미지를 없애고 일상 생활에서 스타일링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옷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히며 새로운 라인을 출시하게 된 경위를 말했다. YZO의 의류 역시 WORK WEAR SUIT와 마찬가지로 주름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옷 본연의 형태를 기억하는 수용성, 신축성, 통기성 등이 뛰어난 원단을 사용했다.
디자인도 주황색과 블루 계열의 파이핑과 지퍼로 포인트를 준 재킷을 비롯하여, 주머니가 있는 T 셔츠, 옆 라인이 새겨져 있는 바지 등을 선보였다. 또, 온라인 한정 발매 기간 중에는 세탁 여부, 착용 여부에 상관없이 어떤 이유라도 반품이 가능한 '30일 전체 반품 보증'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에서 제품에 대한 세키야 사장의 자신감을 엿볼 수 있다. 2018년 11월부터 자사 사이트에서 판매를 시작했고, 배우 겸 모델인 히라야마 히로유키를 모델로 기용하여 YZO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CM 등을 통해 광고하고 있다.
YZO의 제품 (출처 : MONEY PLUS)
렌탈도 가능
오아시스 스타일웨어는 2018년 12월부터 법인 전용으로 월정액 렌탈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판매하는 제품들이 주요 대상인 기본 플랜과, 프리미엄 라인인 YZO를 포함한 프리미엄 플랜 2종류로 선보인다. 배송비는 오아시스 측에서 부담하며 대여 요금은 기본 플랜 기준으로 정장 1벌(재킷, 바지 각 1벌)에 월정액 3천엔(약 3만원, 세금 별도)정도이다. 프리미엄 플랜의 경우 정장 1벌 5천엔(약 5만원), 2벌 8천엔(약 8만원)이다. 두가지 플랜 모두 입고 계약 수량은 매월 변경 가능하고 찢어지거나 변색 등이 생길 경우 무상으로 교환 가능하다. 또 체형의 변화에 따른 크기 변경이나 색상 변경도 가능하다. 대여 기간이 끝나면 다시 회사 측에서 매입하고, 이 경우 착용 기간에 따라 할인이 적용된다.
렌탈 서비스 대상 상품 (출처 : Yahoo japan)
그러나 일본에서의 비즈니스 정장 렌탈 사업은 이미 포화상태로, 더 많은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이러한 시장에 후발 주자로 뛰어든 오아시스는 어떤 차별화 전략을 두고 있을까.
가장 다른 점은 기업 전용 서비스라는 점이다. 경쟁사 대부분은 개인 중심의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데 비해 WORK WEAR SUIT는 기업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건설업 및 관리 업무를 맡는 회사 측에서는 계절마다 근무 인원의 변동이 잦으므로 얼마나 구매해야 할지 고민되어 유니폼 도입이 고민된다는 반응이 있었다. 하지만 WORK WEAR SUIT의 세트를 월정액 서비스로 렌탈하게 되면 구입가격 3만엔(약 30만원)의 10분의 1 비용으로 유니폼 착용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WORK WEAR SUIT의 고객인 한 법인회사에서는, "현장 근로자와 영업 사원이 같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데 작업자는 작업복이 지급되지만 영업사원에게는 정장이 지급되지 않는다"는 직원들의 불만이 있었다고 한다. 이러한 기업은 영업 사원의 유니폼으로 WORK WEAR SUIT를 대여하여 비과세로 지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구입 가격의 10 분의 1 금액으로 대여할 수 있다고 해도, 10개월 이상 대여하게 되면 구입하는 편이 저렴하도록 가격이 설정되어 있다. 이 점에 대해 나카무라 대표는 어디까지나 WORK WEAR SUIT를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이 첫번째 목표라고 말하며, 가격이 높다고 도입을 주저하는 기업들이 우선적으로는 렌탈 서비스를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고 WORK WEAR SUIT 제품을 사용해주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미쓰비시 지소 커뮤니티 주식회사는 오아시스 스타일웨어와 제휴하여 작업복으로 WORK WEAR SUIT를 도입했다. 아파트 관리 직원용 유니폼은 청소 • 시설 관리 업계의 일반적인 디자인을 답습하여 사용하고 있었다. 기능성은 우수하지만, 패션과 청결 면에서는 부족하다는 과제가 있었다. 재킷 등 포멀한 디자인을 착용하고 근무하는 경우에는 반대로, 청소 보조 작업 및 순회 작업시 신축성과 기능성이 부족한 것이 문제가 되고 있었다.
그래서 미쓰비시 지소 커뮤니티는 아파트 관리 업무에 맞는 유니폼 대안의 하나로써 작업복으로 기능과 정장 느낌을 양립시킨 정장형 작업웨어를 채용함으로써 고객 환대 향상, 관리 직원의 업무 의식 향상, 청소 작업 효율화를 목표로 하는 동시에 관리원의 인력 확보 및 업무 만족도 향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WORK WEAR SUIT를 정식적으로 도입한 것은 아파트 관리 업계 최초이다.
미쓰비시 지소 커뮤니티의 도입 사진 (출처 : PR TIMES)
향후 전망 및 시사점
WORK WEAR SUIT는 발매일로부터 반년 만에 연간 판매 목표였던 1억 엔(약 10억원)을 달성했다. 2019년에는 1년차의 3배인 3억 엔(약 3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한다. 성장을 가속도화 하기 위해 정장의 수요가 급증하는 2~3월에는 기간 한정의 오프라인 매장을 내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또, 중국과 대만, 한국 등에서도 판매하고 싶다는 문의를 받고 있기 때문에 해외 진출 역시 고려하고 있다.
나카무라 사장은 '작업복하면 워크웨어 수트'가 떠오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사람들에게 일, 즉 직업이란 '나'를 표현하는 하나의 수단이자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행동, 방식 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러므로 직업을 설명하는 의복인 작업복 역시 누군가를 표현하는 이미지가 될 수 있다. 오아시스 그룹이 추구하는 정장형 작업복은 직업과 노동에 대한 의식을 변화시키고 근무자의 일상을 바꾸는 계기가 됐을 것이다. 오아시스 그룹이 일본을 넘어 세계적으로 현장직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제고하는 훌륭한 기업이 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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