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과 대중 상품에 중간단계 메스티지 상품,
명품의 대중화
메스티지 마케팅
사람들은 흔히 명품을 떠올릴 때 루이뷔통 가방, 아르마니 정장, 롤렉스 시계 등을 생각하곤 한다.
그러면 과연 폴로 티셔츠, MCM 가방도 명품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 제품들은 저렴한 가격이 아님에도 비교적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고 동류 제품군 내에서 명성을 보유한 상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일반 대중제품(Mass product)과 명품(Prestige product) 사이의 대중적인 중고가 명품을 매스티지(Masstige)라고 한다.
최근 국내외적으로 부각되고 있는 ‘매스티지 마케팅’의 현황과 성공전략을 살펴 본다.
메스티지(Masstige) 마케팅 REVIEW
명품의 품질에 합리적인 가격까지 갖췄다면 깐깐한 소비자에겐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합리적인 소비와 감성적인 만족을 원하는 20~30대를 겨냥한 '매스티지' 제품들이 인기다. '매스티지(Masstige)'란 '대중(Mass)'과 '명품(prestige product)'의 합성어. 한마디로 '명품의 대중화'로 요약된다. 최근 담배, 커피 등 기호품업계에서도 좋은 품질에 가격 장벽은 낮춘 '매스티지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는 매스티지(Masstige) 마케팅
최근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주요 상품군이 매출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매스티지 관련 상품군의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유통업체 상반기 매출 현황 분석에 의하면 진(Jean)캐주얼, 아웃도어룩 등에 있어서 중고가 제품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최저 12%에서 최고 50%정도 증가하였다고 한다. 전반적인 소비 심리가 얼어 붙어 있기는 하지만, 작은 부분의 씀씀이를 줄이는 대신 자신이 원하는 새로운 고급품에 있어서는 어렵지 않게 지갑을 열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지갑은 얇아졌지만 소비의 질을 낮추기 싫어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겨냥한 매스티지 마케팅이 국내외적으로 본격화되고 있다.
얼마 전 경영전문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는 미국 소비시장에서 매스티지에 대한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한 바 있다. 매스티지는 전체 소비재 시장 규모의 19% 정도를 차지하며 연간 10∼15%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중가 제품을 주로 구입하던 미국 중산층 소비자가 품질이나 감성적인 만족을 얻기 위해 매스티지를 소비하는 추세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매스티지는 가방, 의류와 같은 패션잡화 뿐만 아니라 식품, 가구, 생활용품, 가전제품 등과 같은 산업 전반으로 널리 확장되고 있다고 한다.
매스티지 마케팅은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성장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관련 업체들이 전문가용 일안반사식 디지털 카메라(D-SLR)를 100만원 대의 보급형 제품으로 잇따라 출시함으로써 ‘사진 전문가’를 자처하는 국내 일반 소비자를 유혹하고 있다. 또한 백화점에서는 미우미우(Miu Miu) 가방, 디젤(Disel) 청바지 등과 같은 준(Quasi)명품 브랜드를 대폭 확대하여 판매하는 ‘매스티지 존(Zone)’의 수익이 크게 늘고 있다.
명성과 감성적 만족을 주는 매스티지(Masstige) 상품
매스티지 마케팅은 무엇보다 실속형 고급 소비를 추구하는 유형의 상품에서 중요하다. 여기서 매스티지 상품은 단지 명품보다 가격이 저렴하다는 것으로는 부족하다. 최고가의 명품은 아니지만 합리적인 가격에 명성과 감성적 만족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매스티지 상품의 특성
첫째, 고가 제품이지만 대량으로 판매되고 있다. 전통적인 명품의 생명은 고가격으로 인한 희소성에 있다. 하지만 매스티지는 가격 면에서 일반 대중제품과 명품 사이의 중간에 위치함으로써 소비자들이 비교적 수월하게 구입할 수 있다. 예컨대 미국 화장품 업체인 배스 앤 바디 웍스(Bath & Body Works)는 고급품 키엘스 크림(Kiehls Creme)과 중저가 바셀린(Vaseline)사이에 포지셔닝하면서 고품질과 감성적 광고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둘째, 동류 집단에 속한다는 심리적인 동질감과 개인적인 자긍심을 준다. 명품은 과시적인 욕구를 강조하는 반면 매스티지는 집단 내 소속감과 자신에 대한 가치를 확인시켜준다. 예컨대 MCM이나 코치(Coach) 가방의 경우 실용성을 가미한 고급스러움으로 신세대 여성을 상징하는 대표격으로 여겨지고 있다.
셋째, 명품 브랜드의 대중화 전략을 위한 브랜드 확장의 형태로도 나타나고 있다. 기존의 명품 브랜드들도 중산층 소비자의 실속형 고급 소비 성향에 부응하기 위해 저가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예컨대 BMW의 최고와 최저 제품 가격 차이는 최대 10배에 이르는데, 매스티지를 지향한 저가대인 325세단의 2002년 매출은 2001년에 비해 12% 상승하였다.
소비 패턴의 고급화와 다양화에 대응
매스티지의 성장이 기업에게 시사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첫째, 중산층 소비자의 소비패턴이 고급화되고 다양화되는 시점에서 일반 제품의 대중화 전략은 더 이상 수익 창출의 핵심 원동력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최근 비즈니스 위크지는 미국 핸드백 업체인 코치의 괄목한 만한 성과를 지적하면서 매스티지의 산업 내 연관 효과와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였다. 루이뷔통과 중가 제품인 모시모(Mosimo)사이의 가격에다 고품질로 포지셔닝한 코치의 올해 순이익은 작년에 비해 7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모시모의 4배, 루이뷔통의 1/4배에 해당할 것이라고 한다. 또한 코치와 유사한 매스티지의 성장세로 인해 명품업체의 수익 기반은 조만간 위협 받을 것이라고 전망하였다.
둘째, 매스티지는 국내 소비자의 최근 소비패턴 특성에도 부합한다.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자기표현의 방식으로서 소비활동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특히 또래 문화에 민감한 국내 소비자의 성향을 고려해 볼 때 매스티지 소비패턴의 모방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디젤 청바지는 개성있는 나를 표현해주는 고급 브랜드이기도 하지만 사교 모임에 들어가기 위한 기본 의류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업의 입장에서 이와 같은 특성을 가진 매스티지 마케팅을 효과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일까? 마케팅의 기본적인 원리를 활용한 매스티지 마케팅의 성공전략을 짚어보자.
매스티지 마케팅의 성공전략
● 실속형 고급소비 수요를 포착하라
매스티지 마케팅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산층의 실속형 고급소비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신제품 개발이 우선이다. 기업은 먼저 범용화(Commodity)되고 상품간 차별적 특성이 없는 제품들 속에서 매스티지 출시를 통한 성공기회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 얼마 전 컨설팅 회사인 BCG그룹이 발표한 미국 내 중산층 2,3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는 매스티지 산업 성장에 관해 중요한 시사점을 주고 있다. 조사 대상자의 40%가 매스티지에 대한 소비 욕구가 있으나 이를 충족시켜주는 상품 및 서비스가 없다고 응답하였으며, 수요가 높은 산업으로는 화장품, 금융, 식품, 가구 등이 이에 해당한다고 한다.
매스티지는 고가품과 대중제품 사이의 가격 차이가 크고 감성적 가치 전달이 되지 않았던 제품군 내에서 출시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다. 미국 속옷 브랜드인 빅토리아 시크릿(Victoria Secret)은 세련된 매장 분위기, 고품질, 감성적 어필 등 여성의 기호를 충족시키는 중고가 속옷 브랜드가 없는 잠재기회를 파악한 후 고급품 라펠라(La Perla)와 중가 브랜드인 메이든 폼(Maiden Form) 사이에 가격을 포지셔닝 한 바디 바이 빅토리아(Body by Victoria)를 출시하여 성공을 거두었다. 바디 바이 빅토리아의 성공에는 고품질, 섹시한 디자인과 더불어 인터넷 속옷 패션쇼 등과 같은 독특한 마케팅이 큰 역할을 하였다.
● 포지셔닝의 약점, 차별화로 극복하라
매스티지의 가격 포지셔닝은 장점인 동시에 약점도 될 수 있다. 매스티지가 명품에 근접할만한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한다면 성공 요인이 될 수 있으나 단지 가격만 고가와 중가 사이에 어정쩡하게 포지셔닝 되어 있을 경우 여타 제품에 비해 차별적 우위가 없는 것이다. 최근 국내 의류, 귀금속 업체 등이 실속형 고급 소비자 즉, ‘매스티지 족’을 겨냥한 매스티지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으나 여전히 해외 유명 브랜드에 고전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가격 포지셔닝의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명품에 뒤지지 않는 제품 고유의 편익을 제공해야만 한다. 최근 웰빙 트렌드와 맞물려 자연주의 화장품 열풍을 몰고 온 화장품 회사 바디샵(Bodyshop)은 시슬리(Sisley), 오리진(Origins) 등과 같은 고급 브랜드와는 차별화 된 매스티지 전략으로 성공한 사례이다. 바디샵은 환경 및 동물 보호 등과 같은 공익마케팅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을 위해 테스트용 제품을 매장에 비치하고 있어 실제로 확인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돕고 있으며, 똑 같은 제품을 다양한 사이즈로 구비함으로써 가격대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 브랜드 가치의 희석을 경계하라
매스티지는 중산층을 고객으로 만들기 위해 제품의 가격 폭을 대폭적으로 확대하는 브랜드 확장 전략을 취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최근 패션 잡화, 자동차 등과 같은 전통적 명품업체가 이러한 전략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예컨대 구찌 가방의 경우 개별 제품의 가격 차이가 최대 6배에 이르고 있다. 중산층의 고급소비 수요에 부응하기 위한 기업의 노력이 가격대의 확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가격대 확장 전략은 브랜드 가치를 손상시킬 위험이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명품업체의 경우 그 동안 쌓아온 브랜드 명성이 중저가 모델 출시를 통한 매스티지 전략으로 인해 손상될 수 있다.
기업은 매스티지의 대중적 수요 기반을 확대하기 위해 적당한 한도 내에서 가격을 탄력적으로 적용 하되 브랜드 정체성(Identity)을 손상시키지 않도록 브랜드 관리에도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 확장에 따른 가치 손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패밀리 브랜드 전략이 주효할 수 있다. 패밀리 브랜드 전략은 모 브랜드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의 하위 브랜드를 두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빅토리아 시크릿의 경우 제품간 가격 차이가 최대 30배에 해당하지만 매스티지의 가치를 성공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빅토리아 시크릿은 가격대별로 차별화한 바디 바이 빅토리아(Body by Victoria), 세컨드 스킨 사틴(Second Skin Satin), 엠마 컬렉션(Emma Collection) 등의 하위 브랜드 전략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 화제를 만들고 여론을 조성하라
매스티지 상품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출시 초기부터 사회적인 유행을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어떠한 제품이 명품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소요된다. 명품은 기업의 브랜드 가치 제고를 위한 지속적인 투자활동과 그에 따른 소비자의 입소문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스티지의 경우 더욱 적극적으로 신제품의 확산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 매스티지는 합리적인 고가격을 지향하기 때문에 유행으로 자리잡는다면 많은 소비자를 빠른 시간 안에 고객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신제품의 확산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한 방안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제품에 대한 흥미로운 화제를 만들어 전파 시켜야 한다. 입소문이 나도록 기다리기 보다는 기업 스스로 유행을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미국 주방용품 업체인 윌리엄 소노마(William-Sonoma)는 요리기구와 그릇 등 제품별로 장인, 역사 등을 테마로 한 가상 브랜드 스토리에 대한 창작 응모를 받고 이를 광고에 활용하여 화제화 시킴으로써 성공을 거두었다.
둘째, 여론 선도자나 조기 수용자를 상대로 한 광고 및 판촉 등의 마케팅 활동이 필요하다. 소위 메이븐(Maven)이라 일컫는 제품에 대한 전문적 지식이 있는 소비자나 유명인사가 제품 확산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다. 예컨대 마사 스튜어트(Martha Stewart)는 미국인의 삶을 바느질 한다고 평가 받을 정도로 대중적인 영향력이 큰 인물이다. 최근 그녀가 삶의 질 향상을 역설하는 ‘가정내 최고의 살림법’을 방송을 통하여 강조하자 가구, 식품, 가전 등 많은 분야에서 매스티지 상품의 홍보를 요청하는 로비가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 감성적 가치 제공에 주력하라
기업은 매스티지 상품이 제공하는 가치 제공의 경로를 점검해 보아야 한다. 우선, 소비자가 누리는 효용은 기술적, 기능적 가치 외에 감성적 가치를 통해서도 발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단지 기술적 우위에 집착하고 감성적 효용을 제공함에 있어서 소홀해서는 안될 것이다. 특히, 매스티지는 이러한 감성적 가치를 제공하는데 있어 최우선을 두어야 한다. 기술은 비슷하게 모방할 수 있어도 감성은 각각 독특한 특성을 가지기 때문이다.
또한 기업이 제공하고자 하는 가치를 실질적으로 평가, 개선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제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미국 소매 가구 업체인 크레이트 앤 배럴(Crate & Barrel)은 소비자와의 감성적 유대 관계 구축에 최우선을 두고 있다. ‘우리는 가구가 아니라 라이프 스타일을 판다’라는 기업의 비전은 ‘고객 경험관리 부서’제도의 운영을 통해 구체화되고 있다. 이러한 제도적 노력에 힘입어, 크레이트 앤 배럴은 섬세한 세공은 물론이고 주문형 가구 선물 세트 등의 인기로 인해 중가 제품에 비해 2배 정도의 프리미엄 가격이지만 연간 20%의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매스티지 브랜드들은 지속적인 시장 조사, 상품 개발 등을 통해 소비자의 감각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예컨대 코치 가방의 성공에는 연간 만 여명의 소비자 인터뷰를 통해 패션 트렌드를 읽고 있는 부단한 노력이 뒷받침되었던 것이다. 최근 매스티지를 표방하는 국내 기업들도 이러한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고객에게 차별화 된 가치를 제공할 수 없는 고급 브랜드 전략은 무모한 투자일 수 밖에 없으며, 결국 시장에서 외면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용출처: LG경제연구원 주간경제 787호 발췌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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