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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SAT)과 대학입학시험(ACT)에서 만점 획득, 미국 전역의 2만6000여 고교에서 추천 받은 남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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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 중 최고의 학생을 겨루는 ‘웬디스 고교 하이즈먼상(Wendy’s High School Heisman Award) 2006’ 최종 후보 12명에 진출, 작년 USA 투데이가 선정한 ‘올해의 고교생(All-USA Academic First Team)’ 20명에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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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급 테니스 실력에 수영·스케이팅까지 즐기는 만능 스포츠맨, 청년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백악관과 교황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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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할 정도의 바이올린 실력…. 일리노이주 배링턴 출신의 예일대 신입생 패트릭 리(19·한국명 이형진)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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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이력이다. 지난 3월 14일 자서전 ‘나는 경쟁하지 않는다(가제·북스토리)’출판 관련 일로 잠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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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은 이군을 어머니 배선례(55)씨와 함께 봄기운이 완연한 홍익대 앞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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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智)·덕(德)·체(體)를 겸비한 학생’ ‘모든 것을 갖춘 팔방미인’ ‘만능 청년’ 등 자신을 가리키는 현란한 수식어에 대해 이군은 “제가 그렇게 보이나요” 하면서 여드름이 살짝 돋아난 얼굴에 수줍은 미소를 지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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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를 닮았다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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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발개졌다. ‘천재적인 공부법’은 없느냐는 우문(愚問)에 이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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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움 그 자체가 즐거움”이라는 현답(賢答)을 내놓았다.
그는 “성적에 연연하지 않았다” “공부란 호기심을 갖고 관심 분야를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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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을 해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낭비가 아니라 창조의 시간”이라는 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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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 어머니 배선례씨의 자녀 교육법에 대해서도 들어봤다.
공부법
호기심 풀릴 때까지 묻고 또 묻고, 해결하는 과정 즐겨
과외 받은 적 없어… 자원봉사 등 교내활동 10여가지
패트릭은 “여지껏 부모님한테 공부하란 소리를 들어본 적이 단 한번도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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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는 의무감에서 항상 해야 하는 것이 절대 아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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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나 부모님이 요구하는 기준이 제가 스스로 결정한 목표보다 늘 한참 아래쪽에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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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부분을 질문하면 어떤 선생님은 “시험에 나오지 않는 건데…” 하셨지만, 전 의문점이 풀릴 때까지 묻고 또 물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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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지 않고 놔두면 결국 모르고 지나가잖아요. 원래 호기심(curiosity)이 많았는데, 그걸 해결하는 과정, 뭔가를 배우는 과정 자체를 즐겼다고 할까요. (선생님들을) 직접 찾기 어려울 때는 이메일이나 전화를 통해서라도 꼭 답을 얻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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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무실을 늘상 들락거리던 패트릭에게 선생님들은 “우리들 연구실에 네 책상을 하나 만들어줘야겠다”는 농담을 했단다.
“호기심을 해결하는 것이 진짜 공부”라는 아들에게 엄마는 과외 공부를 시킬 필요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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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선례씨는 “바이올린과 테니스는 강습을 받았지만 공부 가르치는 학원에는 보낸 적이 없다”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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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가르치는 것만 자기 것으로 만들어도 제대로 공부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학교에서 하는 액티비티(activity·과외 활동)를 통해 얻는 것이 참 많아요. 패트릭은 토론 수업과 장애인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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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병원 응급실에서의 자원봉사, 수학 팀 활동 등 열댓 개 정도 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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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중요한 일을 학생 스스로 의논하고 결정하는 클래스 보드 활동도 고교 시절 내내 했어요.”
패트릭은 고교 2학년 때 ‘인간과 지리’ 과목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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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세계가 서로 어떻게 연결되고 영향을 주고 받으며 변화해 나가는지 눈을 뜨게 해준 시간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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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좋아하는 과목을 묻자 “수학과 영어, 역사를 좋아하는데 내 관심은 개별 과목이 아니라 이들이 서로 관계를 맺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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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생시켜 나가는 그 무엇”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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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평범한 시각이 아니라 끊임없는 관심을 통해 나오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려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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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오는 의문을 스스로 해결하는 것이죠. 이건 단편적인 암기로는 절대 불가능해요. 네버(ne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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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릭은 공부의 지름길이 크리에이티브 싱킹(creative thinking), 즉 창조적인 생각에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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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어 시간이 끝나고 수학 시간이 시작되면 다른 학생들은 머릿속에 있는 스페인어 창을 닫고 다시 수학 창을 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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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수업이 끝나도 제 머릿속에는 스페인어의 창이 계속 열려 있어요. 거기에 수학의 창을 서로 연결하고 조합시키고…. 그러다 보면 고리(ring)가 생겨요. 그것을 매개로 자꾸 생각의 지평을 넓혀나가는 겁니다.”
공부를 잘하는 비법을 묻자 패트릭은 “저라고 별다른 비법이 뭐 있겠어요” 하며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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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주변에서 타임 매니지먼트(time management·시간관리) 비법을 많이 물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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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어떻게 쪼개 공부를 그렇게 많이 하느냐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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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특별히 뛰어난 집중력을 가진 것 같지는 않고, 모티베이션(motivation·동기부여)이 다른 친구들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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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랐던 것 아닐까요. 정말 즐거운 일, 공부를 하니까. 하기 싫고 피곤하다는 핑계가 저 스스로에게 안 통했던 것이죠.”
한국에서 유학 온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패트릭은 공부에 대한 자세가 그들과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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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친구들에겐 공부가 해야 하는 것이고 부담되는 것인가 봐요. 저처럼 재미있어 보이지 않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