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케팅 자료

소비자를 움직여라!!

구봉88 2009. 8. 5. 10:00

소비자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최근호에서 한때 미국 시장의 ‘웃음거리’였던 현대자동차가 ‘훌륭한 상품’으로 거듭났다고 평가했다.

어떻게 이 같은 일이 가능하게 됐을까. 세계적인 컨설팅회사 맥킨지는 ‘마케팅의 승리’라고 말한다. 현대차는 경기 침체로 실직을 걱정하는 미국 소비자들을 향해 ‘일자리를 잃을 경우 구입한 자동차를 반환해도 된다’는 약속을 했다. 재정적으로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의도를 담은 마케팅 캠페인 전략을 채택한 것이다. 이 같은 도발적인 메시지는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구매 대상에서 제외됐던 현대차라는 브랜드는 이로써 구매 대상으로 탈바꿈했다. 이에 앞서 현대자동차는 1998년 품질보증기간을 ‘동력장치는 10년 주행거리 10만마일(약 16㎞)까지’ ‘차체 부분은 5년 6만마일(약 9.6㎞)까지’로 제시하는 파격적 메시지를 던졌다.

맥킨지는 브랜드가 가진 취약성을 극복하려면 통상적인 메시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메시지’로 소비자를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소비자의 구매 결정에 가장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국 자동차의 대명사로 통했던 GM과 크라이슬러는 왜 경영에 실패했을까.

맥킨지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두 회사는 시장을 개척하는 과정에서 회사의 생각을 고객에게 주입하는 ‘밀어붙이기(Push)’ 마케팅 방법을 선택했다. 이는 후원이나 직접마케팅에 주력하는 전통적인 광고 방법이다. 대표적인 것이 영업사원과 차량 판매상을 대상으로 한 강력한 차량 판매 인센티브 제공이었다.

이 같은 전략은 공급자 중심 전략으로 고객들의 브랜드 평가나 제품 구매 단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제품 구매 후보군을 결정하는 초기 단계나 제품 구매 후 단계에는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에 비해 도요타와 혼다는 전혀 다른 방법을 사용했다. 이른바 제품 사용자가 내놓은 긍정적인 경험을 입소문을 통해 확산시키는 고객 중심 마케팅 전략을 폈다. 고객이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는지를 알리는 끌어당김(Pull)의 마케팅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끌어당긴다는 것은 고객이 원하는 정보를 회사가 받아들여 이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이는 고객에게 올바른 제품 평가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이런 점에서 맥킨지는 소비자들이 제품이나 서비스 구입을 결정할 때 영향을 주는 접점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조언한다.

이 접점은 바로 인터넷에 올라온 제품 사용후기, 제품 사용자가 전파시키는 입소문 등이다.

전통적으로 기업 중심 마케팅 전략, 즉 밀어붙이기 마케팅이 제품의 인지도 향상에 도움을 줬다면 지금은 소비자 중심 마케팅, 즉 끌어당김의 전략이 제품 판매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

전통적인 마케팅 이론 중 ‘마케팅 깔때기(Marketing funnel)’ 전략이란 게 있다. 구경꾼에 불과하던 소비자가 브랜드를 인식하고 충성고객이 되기까지 5단계를 거친다는 것이다.

상품이나 브랜드 인지(Awareness) → 제품에 대한 친숙(Familiarity) → 구매 고려(Consideration) → 구매(Purchase) → 충성(Loyalty)의 5단계로, 소비자들을 깔때기의 넓은 면에서 좁은 면으로 끌어들이는 마케팅 전략이다.

맥킨지는 이 같은 전략이 이제는 더 이상 효과적이지 않다고 단언한다. 다양한 상품이 등장하면서 소비자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졌고 디지털 채널 등장으로 상품에 대한 정보가 넘쳐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똑똑한 소비자의 출현으로 기업들은 좀 더 첨단화하고 세련된 방식의 접점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미디어와 제품 홍수 속에 소비자가 제품을 찾아내고 구매하는 방식이 변하고 있다. 변화하는 소비자 트렌드를 읽지 못한다면 이제 기업은 마케팅에 성공할 수 없다.

[최은수 매일경제 증권부 차장 eunsoo@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