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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초 미국 메릴랜드대학 콘퍼런스센터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이덕선 회장(70)은 벅찬 가슴을 안고 연단에 섰다. 수도 워싱턴DC와 인근 버지니아주, 메릴랜드주에서 창업해 기업을 운영중인 소수인종 출신 `100대 기업인`에 뽑혀 상을 받는 자리였다. 상 이름도 전통과 영광을 인정한다는 의미로 `비즈니스 레전드 어워드(Business Legend Award)`다. 한국계 기업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됐다. 북동부지역에서 인정받는 IT업체로 자리를 잡았다. 한 해 8000만달러 매출에 직원이 600명이나 된다. 메릴랜드 록빌, 캘리포니아 샌디에이고, 버지니아 노포크 등 미국 전역에 걸쳐 사무실을 두고 있다. 메릴랜드 주지사 직속 `소수인종 기업개혁위원회` 위원으로도 활동했다. 수집ㆍ분석 용역회사인 웨스탯에서 일했다. 처음 합류했을 때 직원 30명의 작은 회사 였지만 급성장을 거듭해 3000명의 공룡 기업으로 커졌다. 웨스탯을 키우는 데 이 회장의 공헌은 적지 않았다. 입사 7년 만에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을 총괄하는 부사장으로 승진시킬 만큼 회사도 그를 예우했다. 실제로는 웨스탯에서 월급을 받으며 버텼다. 88년 말부터 웨스탯에 손 벌리는 것을 멈추고 마침내 자기 일을 시작했다. `8a` 프로그램을 통해 75만달러짜리 국립보건원(NIH) 프로젝트를 따내면서부터였다. 중소기업청(SBA)이 지원하는 8a 프로그램은 연방정부가 정부조달 일부를 소수인종에 할당하는 것이다. 소수인종 운영 기업에 9년에 한해 입찰할 자격을 주며, 수입이 2300만달러를 넘으면 졸업한다. 일을 맡겨주면 실제로 각 분야에서 일할 전문가들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다. 그의 시도는 먹혀들었으며 이로 인해 그는 신뢰를 얻었다. 월터리드 육군병원 연구소 프로젝트를 따냈다. 95년에는 5년짜리 3600만달러 규모 대형 프로젝트도 얻어냈다. 해군에서 발주한 사회복지ㆍ건강 관련 프로그램이었다. 일 성격에 맞춰 생물통계학자와 전염병 연구학자 등 전문가들과 손잡고 참여했다. 이들과 맺은 비즈니스 네트워크는 이후 이 회장에게 최고의 자산이 됐다. 국무부, 교통부, 국토안보부, 내무부, 국방부 산하 정보국(DIA), 해안경비대, 해병대 등등. 컴퓨터와 통신장비, 내비게이션 등의 프로그램 개발ㆍ설치, 유지ㆍ보수, 작동 교육이 주된 업무다. 창업 후 최고경영자로 일할 때나 변치 않는 원칙이다. 20년간 일했던 웨스탯의 조 헌트 회장에게 배운 경영 기법이다. 헌트 회장은 그가 독립해 창업하자 직원을 보내주고 집기와 사무실을 제공했다. 어려울 때는 월급도 대신 줬다. 대우해야 한다"며 "상대에게 발전의 토대를 만들어주고 도와줘야 자발적인 협력과 충성을 끌어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항상 나보다 잘난 사람을 곁에 둬야 한다는 점을 고집한다"며 "상대에 대한 예우와 대접이 결국 나 자신과 회사의 발전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된것은 친척과의 인연 때문이었다. 입양보내는 일을 했다. 65년 고아 5명을 미국에 데려다주고 돌아온 이 회장은 미국행을 결심한다. 66년 구호물자 수송선에 몸을 싣고 한 달 동안 태평양을 건너왔다. 서부 롱비치에서 친척이 살고 있던 동부 워싱턴DC까지 다시 사흘간 그레이하운드 버스로 이동했다. 한 달간의 배와 사흘간의 버스 여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는 이후 배와 버스 여행을 절대로 하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학원에 등록했다. 취직했다. 69년 자신의 오늘이 있도록 만들어준 웨스탯으로 옮긴 그는 20년간 봉직하며 최고의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가로서 인생을 만들어갔다. 가톨릭 대성당에 한국 가톨릭 신도를 상징하는 성모자 부조상을 세울 때 이 회장과 형제들은 20만달러가 넘는 거금을 내놓았다. 연백의 고향 마을에서 해방 전 주민들에게 한글을 가르쳤다고 한다. 부친은 일제의 지배 아래에서도 미래의 희망을 일구는 주민 계몽 운동가였다. 덕분이다. 2006년에는 교황 베네딕토16세에게서 `교회와 교황을 위한 메달`도 받았다. 가톨릭 교도로서는 영광스러운 메달이다. 그의 넷째동생 덕효 씨는 워싱턴 에피파니 성당 주임신부다. 미국에서 신학대학을 마친 덕효 씨는 미국 내 성당에서 한국인 최초로 주교 선임을 기대할 정도로 인정받고 있다. 처남인 이수동 회장은 IT 보안 솔루션 업체인 STG를 창업해 성공했다. STG는 이덕선 회장의 얼라이드 테크놀로지를 웃돌 정도로 성장했다. 딸 세희 씨는 IT업체인 액세스 시스템을 꾸리고 있고, 딸 소피 씨는 통계조사연구를 하는 암색을 창업해 운영한다. 막내동생 덕형 씨는 IT업체 글로텍을 설립해 국무부 통신 소프트웨어 를 담당하고 있다. `닥터 리`로 통한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로서뿐 아니라 미국 내 한인 사회의 존경받는 원로로서 자타가 공인하는 박사인 셈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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