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의 가치는 무엇을 통해 매겨지고, 정의될까? 수세기에 걸쳐 쌓여온 다양한 디자인의 양식들은 거장들의 손에서 태어나고 후대에 이르면서 명품의 가치를 지닌다.
::Dale Holoub Desk, USA, c. 1970 koa wood 28.5 x 80 x 37 in. (72.39 x 203.2 x 93.98 cm.) DHo 676
런던의 첫 모더니스트 디자인 갤러리인 세바스티안+바르케 런던에서 1월 15일부터 3월 14일까지 개최되었던 ‘여덟 개의 책상(8 Desks)’전은 20세기 책상 디자인의 변천과정을 통해 명장의 손에서 태어난 작품이 현대에 이르러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다. 1940년부터 1985년까지 시대를 대표하는 프랑스와 미국의 책상을 엄선해 소개한 이 전시는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 피에르 잔네레(Pierre Jeanneret), 장 푸르베(Jean Prouve), 조지 나카시마(George Nakashima) 등 4인의 작품인 8개의 책상을 선보이며 디자인의 사회적, 문화적 가치를 역설했다.
::장 푸르베가 디자인한 Metal and Formica Desk, 1940 Oak, Lacqued Metal and Formica 28 3/4 x 55 x 27 3/4 in. 73 x 139.8 x 70.5 cm. (SBL000209)
::피에르 잔네레&A. R. 프라바왈카르(A. R. Prabhawalkar), ‘건축가의 책상(Architect’s Desk)’, 1960 - 채색 철재와 티크 목재, 34.3 x 54.1 x 34.1 in.
_실용적이면서도 아름다운 오브제, 책상 마을 및 주택의 재건 작업, 현대적인 인테리어의 도입이 한창이었던 1945년부터 1960년까지 전후 복구가 한창이었던 프랑스에서는 건축가들의 영향력이 점차 증대해 갔다.
::조지 나카시마의 '2단 책상과 의자(Double Pedestal Desk and Chair), 1983 dramatic fissured walnut with two East Indian rosewood keys 28 1/2 x 83 1/4 x 33 7/8 in. 72.4 x 211.5 x 86.1 cm. (SBL000211)
이 시기에 대두된 모던 스타일은 장 프루베(Jean Prouve), 샤를로트 페리앙(Charlotte Perriand), 피에르 잔네레(Pierre Jeanneret)가 창조한 적절하고 실용적이면서 아름다운 오브제 작품들을 통해 정립해 나갔다. 많은 사람들에게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어 주기 위한 노력을 강구했던 그들은 인테리어의 소재이자 오브제 작품을 통해 디자인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대중과 소통했다. 특히 대중을 위한 제품의 생산에 중점을 두었던 장 푸르베 아틀리에가 그 정점에 있었다. 이번 ‘여덟 개의 책상’ 전시에서는 이렇듯 주로 기능성과 실용성을 살리는 데 주력한, 정교하고 아름다운 프랑스의 책상 디자인을 소개했다.
::Maxine Old Writing Table, 1960 Sycamore 30.75 x 31.5 x 20 in. 78.2 x 80 x 51 cm (SBL000206)
_장인정신의 가치가 돋보인 나무 책상 뿐만 아니라 이번 전시회에서는 미국 및 프랑스의 많은 디자이너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지녔던 ‘장인정신’의 가치 역시 엿볼 수 있었다. 샤를로트 페리앙의 ‘프리덤 데스크(Freeform Desk, 1960년경)’와 조지 나카시마의 ‘2단 책상(Double-Pedestal Desk, 1983)’ 디자인은 당시 팽배해 있던, 기계 및 산업 테크놀로지의 위력과 잠재적 가능성에 대한 믿음으로부터 의도적으로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한 믿음 대신 페리앙과 나카시마는 가장 전통적인 소재인 ‘나무’ 고유의 감각과 정직함에 주목하고 있었다.
::샤를로트 페리앙이 디자인한 Freeform Desk, ca. 1960 -pine and painted wood 28 1/8 x 79 1/2 x 36 1/2 in. 71.4 x 201.9 x 92.7 cm (SBL000216)
샤를로트 페리앙이 소나무와 페인팅 목재가 어우러진 ‘프리덤 데스크’ 디자인을 처음 선보인 것은 1950년대 초반으로, 일본과 인도차이나에서 6년간의 귀중한 시간을 보내고 돌아온 직후의 일이다. “공간의 노래를 자아내기 위해” 고안한 디자인이라는 ‘프리덤 데스크’는 전통적인 목공 방식의 마감이 그 특징으로, 매끈하고 육감적인 촉감의 표면을 자랑한다. 페리앙은 이 책상의 마감을 가리켜 “여성의 허벅지처럼 부드럽다”고 표현한 바 있다.
::조지 나카시마의 '코노이드 데스크(Conoid Desk), 1976 American black walnut 28 1/2 x 55 3/4 x 33 1/2 in. 72.4 x 141.6 x 85.1 cm. (SBL000217)
책상이라는 아이템으로 돌아보는 20세기 디자인. 이들 ‘여덟 개의 책상’은 특히나 재료나 기법상의 차이를 불문하고 ‘단순미’라는 비전을 공유하여, 해당 재료를 가장 직설적으로 사용하는 한편, 경제적이면서도 간결한 형식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전시였다고 할 수 있다.
::Jean Prouvé Bureaux, France, c.1942 enameled steel, oak 29.5 x 78 x 40 in. (75 x 198 x 101.5 cm.) 41.73 x 84.65 x 45.67 inches (106 x 215 x 116 cm) JTCl 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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