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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정보 모음

구봉88 2012. 6. 23. 18:49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출처: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2-236호.  2012. 6. 21)

    박 두규드림 

       (010-3616-3013, 042-629-6911)

주소 ; 대전광역시 동구 자양동 17-2

        우송대학교 서캠퍼스   교양관 102호

 

 

 

 

 

 

 

 

1.[유럽위기… 국내경제 먹구름 짙어진다]

2.글로벌 양적완화 모드전환…유동성랠리 다시 오나…

3.정부·한은 "환율 안심 아직 이르다"

4.GGGI<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한국 주도 최초 국제기구 탄생

5.버냉키 "유럽위기 전염 시작됐다"

6.버냉키 "유럽위기 전염 시작됐다"

7.그리스 · 스페인은 가입국인데…우리는 왜?

8.올해 세계車 시장 7840만대…하반기 둔화 전망

9.잘나가던 전자마저 '불황의 그림자'

10.<건설 한류 新르네상스> 땀으로 일군 건설 신화…‘제2 중동 붐’부푼 꿈

11.노인 십중팔구 "65살은 노인 아냐, 70세는 돼야"

12.[글로벌위기, 한국경제 바꾸다 (1) 왜곡된 고용시장] 노는 청년층, 일하는 고령층 … 세대간 양극화 심해졌다

13."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늘려야"

14.K컨슈머리포트 논란

15.동남아 생산기지도 U턴 시키는 FTA … 對美 수출 8% 늘었다

16.[창간 12주년] 신경제 영토/한국기업 영토,개척 끝이없다

17.[창간 12주년] 정부조직, 경제지원형으로 바꿔라/차기 정부 부처개편 '밑그림'은

 

 

18. 기업경영

  -4G 이통서 `G1` 노리는 중국…50만 기지국·40조원 투자

  -세계 모바일 단말기 판매량 2016년까지 증가

  -삼성전자 통신부문 영업益 20조 육박

  -삼성전자, 하반기에도 공격경영 '쭉~'

  -‘K-POP스타의 탄생’ 담은 ‘SM타운 다큐’

  -[글로벌 IT기업은 변신중]너도 나도 "클라우드 기업"

  -고졸 사장님 "영어쓰면 벌주…가슴으로 영업"

  -[창간 12주년] '한류 3.0' 지상대담/ 韓流를 말하다

  -도레이·스미토모·JX에너지 한국 보는 눈이 달라졌다

  -[창간 12주년] 교육이 한국경제의 미래/창조적 인재 DNA,대학·기업이 만든다

  -MS, 스마트폰 운영체제 '윈도폰8' 공개

  -코리아 디스카운트? 韓流에 날개 달아준 '코리아 브랜드'

  -호텔은 왜 1박당 계산하지?…당연한 관행에 물음표를 던져라

  -루이비통은 왜 고객을 줄 서서 기다리게 만들지?

  -'왕왕' 쌀과자로 '왕' 이 된 남자, 미디어·호텔·병원·보험사 "돈 되면 문어발이라도 좋다"

  -Let's master 미래경영전략 (3) 스마트 세계로의 출입구

  -[BIZ Insight] 세계 입맛 녹인 '메로나' 돌풍…빙그레 "우린 글로벌 식품社"

  -[다산에게 길을 묻다] 백성이 권력 추대·축출…주권재민 꿈꿨다

  -유권자 10명중 1명꼴…‘당원’ 넘쳐나는…대한민국 정당

  -기업들 ‘국외 사회책임경영’ 보폭 커졌다

  -의원 전용차, 에쿠스는 가고 카니발이 '대세'

  -인사동길 120여개 돌방석 애물단지로 전락

 

 

19.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일본 핵무장 빗장 풀었다]

   -"나는 한국인" 재미동포 뿌리의식, 중국 압도

   - 육영수여사, 박정희 前대통령을 넘다

   -"일본 몰락은 잘못된 신화 … 일본 기업 살아 있다", 일본 기업 재발견 신간

   -민주 - 安 단일화 딜레마… 대선 주도권싸움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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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위기… 국내경제 먹구름 짙어진다] 현대경제硏, 올 성장률 전망 3.5%로 낮춰

현대경제연구원이 올 들어 국내 민간경제연구소 가운데 처음으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0%에서 3.5%로 0.5%포인트 내렸다. 앞서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내외 주요 경제기관들은 한국의 경제성장률을 3% 초∙중반대로 낮춘 바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1일 내놓은 '상반기 국내 경제 특징과 수정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올해 경제성장률이 내수경기 침체와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3.5%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당초 전망치 4.0%보다 0.5%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올 들어 민간경제연구소 가운데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4월 올해 국내 경제성장률을 3.7%에서 3.5%로 낮췄고 국책연구기관인 KDI도 3.8%에서 3.6%로 하향 조정했다. OECD도 지난 5월 국내 경제성장률을 3.5%에서 3.3%로 0.2%포인트 내렸다.

연구원은 내수 부문 전망에서 투자가 부진하지만 소비 쪽에서 미약하나마 회복이 기대된다고 예측했다. 민간소비는 물가안정에 따른 실질소득 증가로 상반기 1.7%에서 하반기 3.3%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건설투자는 건설경기 침체 지속에 따라 회복세가 미약해 하반기에도 2% 내외의 증가를, 설비투자는 기저효과로 6%대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대외거래 부문은 유럽 재정위기와 같은 대외불안 요인으로 수출부진이 지속되고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축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수출증가율은 대외여건 악화로 지난해 19.0%에서 올해 4.5%, 수입증가율은 23.3%에서 6.9%로 크게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내수경기 부진 등으로 물가 안정세는 지속돼 소비자물가는 2011년 4.0%에서 2012년 2.9%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서민우기자 ingaghi@sed.co.kr

[유럽위기… 국내경제 먹구름 짙어진다] 정부 위기대처 너무 안일


이한구(왼쪽 두번째)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석동(〃세번째) 금융위원장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여의도 연구소 주최로 열린 한국경제 긴급진단 토론회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대근기자

■ 새누리 여의도연구소, 경제 긴급진단 토론회

외국인 급격한 이탈 대비 금융거래세 등 규제 강화를

거품 자연스럽게 꺼지도록 부동산 부양책 자제 지적도

새누리당은 정부가 경제위기에 둔감하며 특히 부동산 부양책을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설정을 보완하기 위해 새누리당이 21일 연 토론회에서다.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연 '한국경제 긴급진단과 향후 정책과제' 토론회에 나선 김광수 김광수경제연구소장은 "지난 2001년 이후 주택시장에 투기거품이 발생해 한국경제 전체가 과다 채무 상태에 빠져 있다"면서 "무리한 부양책 남발보다 부동산 투기 거품이 자연스럽게 꺼지도록 놔두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소장은 "주택담보대출 급증에 따른 부동산 거품이 가계부채와 장기침체로 이어지는 것은 그리스뿐만 아니라 유럽과 일본ㆍ미국 등 전세계 선진국의 공통점"라면서 "이들 나라가 모든 수단을 동원했지만 부동산 거품붕괴를 막지 못했고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소장은 또 "한국은 지난 10년간 부동산 거품으로 자원을 잘못 배분해 일자리가 나오지 않는 경제구조가 된 것인데 말 한두 마디로 금방 일자리가 생기겠는가"라면서 "반도체 산업이 30년간 경쟁력을 쌓은 후에 일자리를 창출한 것이 그 예"라고 덧붙였다.

정부의 유동성 위기 대처 역시 문제로 지적됐다. 차기 국제경제학회회장인 박원암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는) 별로 긴급하게 느끼지 않는 것 같다"면서 "정부가 외환보유액을 아무리 늘려도 외국인 투자가 많기 때문에 위기 시에 한꺼번에 빠져나가므로 끝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가) 무역 1조달러 달성, 외환보유액 3,000억달러를 자랑하지만 이는 대외경제 환경에 취약하다는 점만 드러내는 것"이라고 꼬집었고 서비스 산업 육성에 대해서는 "표가 날아가므로 다음 정부에서나 가능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이어 "정부가 자본유출입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외환건전성부담금 등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규제가 과연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재점검해 필요다면 금융거래세 등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올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에 대해 "거시경제정책의 기조를 전환할 필요는 크지 않다"면서 "올 하반기부터는 견실한 회복세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어 "최근 유럽발(發) 재정위기로 재정건전성의 중요성이 재부각됐다"며 "중장기 재정건전성에 우선순위를 두는 현 재정정책의 기본방향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김준일 한국은행 부총재보는 "하반기부터 견실한 회복세가 진행된다는 KDI 예측은 다소 낙관적"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다들 유럽 발 위기를 말하지만 미국 버락 오바마 정부의 재정부양이 내년 1월1일 이후 급격히 없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또 다른 위기요인으로 제시했다.

이날 토론회는 정부가 오는 28일 발표할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계획을 앞두고 여당이 보완책을 논의한다며 개최해 주목을 끌었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토론회 시작 전 "토론하는 과정에서 이 눈치 저 눈치를 보거나 특정한 선입관을 갖지 말고 솔직하게 식견을 표해달라"고 당부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김광수 소장, 박원암 교수 등 그동안 정부에 가장 비판적인 견해를 보인 경제학자의 입을 통해 여당이 정부에 경고를 주려고 했다"고 전했다.

정부 측은 말을 아꼈다. 토론자로 나선 신제윤 기획재정부 1차관은 발표문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았다. 그는 지난 19일 한 세미나에서 거시정책의 근본 틀을 바꿔야 한다며 공세적인 주장을 폈지만 이날은 "우리나라가 대응을 잘해왔지만 현 수준에서는 부족하다"면서 원론적 수준의 언급에 그쳤다.

임세원기자 why@sed.co.kr

[유럽위기… 국내경제 먹구름 짙어진다] 기업 성장·수익·안정성 일제히 악화



■ 1739개사 1분기 경영분석

매출액 증가율 10.5% 2009년 4분기 후 최저

영업이익률 1.4%P 하락… 부채비율도 101% 달해

3곳 중 1곳은 장사해서 이자 갚기도 힘들어져

유럽발 위기의 영향을 받아 국내 주요 기업들의 성장성과 수익성, 안정성 등 3대 지표가 일제히 악화됐다.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기업도 또다시 30%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21일 국내 상장기업 1,549곳과 주요 비상장기업 190곳의 1ㆍ4분기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10.5%로 지난해 같은 기간 16.9%보다 6.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지난 2009년 4ㆍ4분기 이후 최저치다.

특히 제조업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은 10.0%에 그쳐 전년 동기의 20.1%와 비교해 반토막이 났다.

조선경기 불황으로 조선업체 매출액이 감소(-0.8%)한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5.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포인트 내렸다. 원유 등 국재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물건 1개를 팔 때 거둬들이는 수익이 적어졌다는 얘기다.

실제 1ㆍ4분기 평균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116달러로 지난해 100달러대보다 상승했다. 매출액 세전 순이익률도 7.5%에서 6.6%로 떨어졌다. 1년 전 기업들이 1,000원어치를 팔아 75원을 남겼다면 올해는 66원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안정성을 보여주는 부채비율도 101.2%로 100%를 넘어섰다. 지난해 1ㆍ4분기 99.6%보다 1.6%포인트 오른 수치다. 부채비율 100% 미만의 우량업체 비중도 60.7%에서 59.3%로 줄었다. 반면 500%를 넘겨 빚에 허덕이는 업체 비중은 2.7%에서 4.5%로 두 배 가까이 상승했다.

기업들의 이자감당 능력을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은 417.7%로 지난해 같은 기간 515.3%보다 크게 하락했다. 은행 차입이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조달한 자금에 대한 이자를 갚기가 한층 버거워진 것이다.

영업이익으로 이자조차 갚지 못하는 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업체의 비중도 31.2%로 전년보다 5.1%포인트 확대됐다. 세 곳 중 1곳은 장사를 해서 이자도 내기 버겁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지난해에 비해 기업들의 경영상태가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며 "하지만 2ㆍ4분기 들어 국제유가가 하향세를 보이고 있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한국경제 `뇌관` 가계부채 대책은…

주택대출 금리인하 모색

◆ 연체율 급등 비상 ◆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하우스 푸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가계부채 문제가 계속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부각되면서 정부와 정치권, 은행권이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로 완치할 만한 '수술법'이 없다는 점에서 고심하는 분위기다.

일단 일각에서 거론되고 있는 총부채상환비율(DTI) 완화나 폐지는 어렵다는 게 금융당국의 입장이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DTI를 푼다고 해서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가계의 건전성을 위해서라도 DTI는 계속 유지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신 주택을 구입하려는 사람들의 금리 부담을 경감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국토부가 관리하는 국민주택기금을 활용한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과 주택금융공사의 보금자리론 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만기 20년의 경우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은 금리가 연 4.2%, 보금자리론은 연 4.4%다. 이 같은 금리 수준을 추가로 낮추겠다는 것이다. 이는 여당인 새누리당 방침이기도 하다.

나성린 새누리당 정책위 부의장은 "주택자금대출을 확대하고 이자 경감을 할 필요가 있다"며 "생애최초주택구입자금대출의 경우 일부 의원들이 제기한 제로금리(0%) 수준은 아니더라도 지금의 절반 정도 수준까지는 낮추겠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2금융권에서 고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고객들의 금리 부담을 낮춰주기 위한 정책의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 관계자는 "주택담보의 경우 전환대출을 해주는 제도는 아직 없지만 향후 보완책을 검토해볼 수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측면에서 향후 논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또 분양가상한제 폐지 등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차원이다.

새누리당은 이 같은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21일 경제종합상황실을 출범시켰다. 경제종합상황실에는 나성린, 강석훈, 안종범, 류성걸, 이종훈, 이현재, 박현석, 김희국 의원 등 새누리당 경제통들이 모두 참여한다. 매주 목요일 오전 정부부처 관계자들과 함께 정례회의를 개최해 현 상황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시중은행들도 자체적으로 가계부채 문제 대응에 나서는 모습이다. 연체를 줄이기 위해 원리금 상환 의지가 강한 고객에게 이자 일부를 탕감해주는 등의 유인책을 쓰는 것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올해 채무조정제도를 통해 466건 79억원을 만기 연장하거나 금리 감면을 했다"면서 "곧 영업점에 공지해 더 적극적으로 채무조정을 활성화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채무조정제도를 보완하고 연체를 줄일 제도를 추가적으로 더 신설할 계획이다. 채무조정제도 활용을 영업점 직원의 평가에도 감안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다른 시중은행 부행장은 "가계부채 연착륙 차원에서 조건부 연체이자 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이자를 10개월 연체했는데 고객이 원금과 함께 9개월치 이자를 한꺼번에 갚겠다고 찾아오면 나머지 일부 이자는 감면해주는 식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이자 감면을 공식화할 경우 제때 이자를 갚는 고객들만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는 '도덕적 해이'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조심스럽다.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과제다.

[김선걸 기자 / 이상훈 기자 / 손일선 기자] 

중소기업 연체율 2% 육박…대기업도 2배이상 `껑충`

경기침체로 소상공인 보증사고 20%
급증월세 내는 가구 부채 31% 늘어 2911만원

◆ 연체율 급등 비상 ◆

유럽 위기와 경기침체 여파로 은행권의 대출 연체율이 올라가며 부실채권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한 시중은행 영업점에서 고객들이 대출 상담을 받고 있다. <이충우 기자>
한 대형 A시중은행 부행장은 최근 연체율 보고를 받고 눈살을 찌푸렸다. 연체율 상승 추이 때문이었다. 그는 "최근 들어 연체율이 급격히 나빠지는 조짐을 보인다"고 염려했다. "개인사업자 또는 한계 채무자들이 걱정된다"고 한숨을 쉬었다.

B은행 가계대출 담당자들은 요즘 회의가 잦다.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대출 연체 상황이 예사롭지 않다는 현장 분위기 때문이다.

"집값이 지역에 따라 20~30% 하락했습니다. 이에 따라 자연히 대출금 대비 담보가치 비율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실제로 은행권의 가계대출 연체율은 지난 4월 말 0.89%로 작년 말 0.67%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주택가격 하락세가 멈추지 않을 경우 담보가치가 부족한 담보대출이 크게 늘어 연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기업 대출 역시 비상이다. 최근 들어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보이며 은행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유럽 경제 위기가 장기화되고 있어서다. 유럽 경기침체로 세계 시장에서 수요가 침체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기업으로서는 여간 큰 고충이 아니다.

하나은행이 요즘 기업 대출에 신경을 많이 쓰는 까닭도 그래서다. 4대 은행 중 연체율이 가장 낮은 하나은행마저 "유럽 경제위기가 계속되면 수출 중소기업들이 타격을 입고 기업 대출에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염려했다.

기업 대출 비중이 가장 높은 우리은행은 가계 대출도 걱정이지만 기업 대출이 더욱 고민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가계 대출은 개별로는 소액이고, 담보가 갖춰진 대출이지만, 기업 대출은 담보가치가 낮아 연체율이 더욱 걱정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연체율이 높아지지 않도록 건설업체를 포함한 워크아웃기업에 대한 리스크 관리에 더욱 신경 쓸 생각이다.

올 1월 1.64%였던 은행권의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4월 말에 1.74%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6월에는 연체율이 2%에 육박할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대기업 연체율도 올 초 0.3%에서 4월에는 0.76%로 가파른 오름세다.

일부 시중은행은 연체율 관리를 위해 중소기업 대출을 줄일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위기가 가중되면 성장성이 낮은 분야부터 중기 대출을 줄여야 하는 것 아니냐는 뜻이다.

대형 C시중은행 임원은 "중기 산업이 성장하는 시기도 아닌 만큼 지원해야 할 수요가 적지 않나 싶다"며 "과거보다 중기 대출이 줄어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기가 악화되면서 소상공인의 연체도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때 잘나가던 은행 지점장이던 박 모씨(52)는 2년 전 명예퇴직 이후에 분당 구미동에서 갈비집을 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빚의 수렁에 빠져들고 있다. 인근에 고깃집이 잇달아 문을 열면서 손님이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몇 달째 연체 중인 은행빚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박씨처럼 빚을 연체하는 소상공인이 증가하면서 올해 들어 소상공인에 대한 보증사고도 크게 늘어났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16개 시ㆍ도별 공적기관에서 소상공인에게 제공하는 보증서비스의 사고건수가 올해 5월 말 현재 2만6911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2만2454건)에 비해 19.8% 증가했다. 보증 사고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연체가 많이 발생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개인ㆍ기업 대출 연체가 늘어나면서 채무불이행 건수도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대출이용자 가운데 채무불이행 신규발생지수(index)는 최근 1년 새 14.37로 20% 이상 늘어났다. 채무불이행 신규발생지수는 2001년 6월 채무불이행 발생건수를 100으로 해 만들어진 지수다.

신규발생지수는 2011년 4월 11.71, 2011년 9월 13.76으로 가파르게 증가하다가 2011년 12월 말 13.26으로 꺾였으나 올해 들어 다시 증가추세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저신용등급ㆍ저소득계층의 연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최근 1년간 빚을 연체 또는 대외변제한 고객 비중인 대출 불량률이 저신용자(7~10등급)에서 올해 들어 계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7등급의 불량률은 9.81%, 8등급은 17.14%, 9등급은 21.85%, 10등급은 39.13%로 지난해 말에 비해 0.5%p가량씩 올랐다.

7등급은 10명 중 한 명, 10등급은 10명 중 네 명이 최근 1년 새 연체를 겪었다는 말이다.

특히 한계등급인 8~10등급은 일반 가계대출에 비해 주택담보대출의 불량률이 눈에 띄게 높아 한계차주를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 부실에 경고등이 켜진 것으로 드러났다.

여러 대출기관에 걸쳐 2개 이상의 채무를 보유한 사람들도 빚 갚기를 포기하기 직전인 상황이다. 특히 금융권에서 3개 이상의 대출을 보유한 사람들의 연체율이 무섭게 증가하고 있다.

코리아크레딧뷰로에 따르면 지난해 1월 0.7% 안팎이던 3개 이상 다중채무자의 연체율은 1.22%까지 치솟았다.

사업자금대출, 주택담보대출 등 용도, 시기에 따라 수차례 빌려놓은 돈이 한계상황에 놓이면서 차츰 연체되기 시작한 것이다.

특히 집을 살 돈도, 전세자금도 없어 월세를 살고 있는 저소득층의 채무 상환 능력은 악화일로다.

2011년 한국은행과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에 따르면 월세 계층의 가구당 부채액은 2911만원으로 전년도보다 31.5%나 늘어났다. 자가 보유 가구의 12.9%, 전세 가구의 8.3%보다 빚 증가율이 훨씬 높은 셈이다. 월세 가구의 부채 비율도 36.38%에 이르러 자가 보유 가구의 15.53%, 전세 가구의 19.42%보다 훨씬 높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저소득ㆍ저신용 등 서민계층과 중소기업부터 먼저 타격을 입고 빚의 수렁에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고 염려했다.

[김인수 기자 / 석민수 기자]


집값 하락탓…8억 대출자 8000만원 상환 '폭탄'



은행 "주택대출 일부 원금 갚아야 만기 연장"

LTV 높아지자 상환 압박…일부선 신용대출 전환 유도

"집값 떨어진 것도 억울한데…"

대출자, 돈 마련 못해 '발동동'


경기도 과천에 살고 있는 강모씨(55)는 2009년 중순 살고 있는 13억원짜리 아파트를 담보로 잡고 기업 운영자금 용도로 8억2000만원을 빌렸다. 지난 3년간 매달 350만원가량의 이자를 한번도 밀리지 않고 냈다. 하지만 그는 최근 거래 은행에서 “원금 10%를 상환해야 만기 연장을 해줄 수 있다”고 통보받았다. 그는 “집값이 13억원에서 10억5000만원가량으로 떨어져 담보가치가 유지되지 않는다고 하는데, 갑자기 8200만원을 마련하라고 하면 구할 곳이 마땅치 않다”며 발을 동동 굴렀다.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만기가 돌아온 빚 일부를 갚아야 하는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은행들은 일제히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를 내놓고 있다.

◆LTV 70~80% 대출 급증

시중 은행들은 담보인정비율(LTV)을 평균 60% 수준으로 유지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부동산 가격 하락세 때문에 LTV가 70~80%에 이르는 경우가 왕왕 생기고 있다. 집값이 추가로 떨어지면 대출부실 위험이 커진 은행들이 만기를 연장해주면서 5~20%씩 원금 상환을 요구하는 이유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집값이 계속 하락하기 때문에 일부 LTV 비율이 높아진 만기일시상환 주택담보대출에 대해서는 가급적 대출자의 형편에 따라 만기연장 시 원금의 10%를 상환하도록 하거나 분할상환대출로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말에는 만기연장 시 원금 상환 요청 비중이 10% 수준이었다면 현재는 15~20% 수준까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일부 담보 부족이 발생하는 경우 부족분을 신용대출로 바꿔준다”고 말했다. 연 4~5% 금리의 담보대출을 연 7~8% 신용대출로 바꾸면 대출자의 금리 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선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작년 초까지만 해도 금융감독당국에서 자제를 요청할 정도로 과열 대출 경쟁을 벌였던 은행의 행태가 완전 뒤바뀐 것이다.

◆수도권 외곽에 원금 상환 요청 몰려

시중 은행들에 따르면 원금 상환 요청이 가장 많이 일어나는 곳은 수도권 외곽지역이다. 집값이 2~3년 전보다 20~30%씩 떨어진 아파트가 수두록하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경기도 용인시의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2008년 초에 비해 17.32% 하락했다. 김포(14.38%) 파주(11.8%) 등도 10%대 하락률을 기록했다. 용인 동백점공인 관계자는 “용인 동백지구 백현마을 등은 2007년에 비해 집값이 30~40%나 떨어졌다”며 “집주인들이 담보대출 연장을 못해 고민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전했다.

김포 감정동 삼성공인 관계자는 “인근 85㎡ 아파트 값이 2억3000만원으로 4년 전보다 1억원은 빠졌다”며 “집값 급락에 이자 부담, 원금 상환 요청까지 겹쳐 아파트를 팔려는 집주인이 많지만 매수세가 없어 문제”라고 말했다.

은행들은 아파트뿐 아니라 상가 등 수익형부동산 자산가치가 떨어진 경우에도 매몰차게 원금 회수에 나서고 있다. 경기 안산에 거주하는 박모씨(68)는 보유하고 있는 아파트 단지 내 상가 50㎡ 감정가가 작년 5월 1억2500만원에서 올해 1억1000만원으로 10% 이상 하락했다. 이 때문에 은행에 빌린 돈 1억원 중 1000만원가량을 상환하는 조건으로 1년 만기연장을 받았다. 박씨의 거래은행 관계자는 “최근 감정가가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매매도 원활치 않아 담보가치를 종전대로 인정해 주기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상은/강동균/김진수 기자 selee@hankyung.com

가계 집단대출 연체율 '고공행진'…분쟁사업장만 94곳

4월 1.56%…주택담보대출의 4배

올 들어 은행들의 가계 집단대출 연체율이 급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경기침체 장기화로 아파트 분양자들과 건설업체 간 분쟁이 늘어나고 있어서다.

금융감독원이 21일 내놓은 ‘국내은행 가계 집단대출 건전성 현황 및 향후 감독 방향’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가계 집단대출 연체율은 1.56%로 집계됐다. 이는 집단대출을 제외한 일반 주택담보대출의 연체율 0.4%의 4배 수준이다. 금감원이 2010년 말부터 집단대출 관련 전수조사를 시작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 들어 1월 말 1.31%, 2월 말 1.44%, 3월 말 1.48% 등으로 급등하는 추세다.

은행의 집단대출 부실채권도 늘고 있다. 가계 집단대출 부실채권 잔액은 1조2000억원(3월 말 기준)으로 전년 같은 달 9000억원에 비해 33.3% 증가했다. 부실채권비율도 같은 기간 0.91%에서 1.21%로 0.3%포인트 상승했다.

집단대출 연체율과 부실채권이 크게 증가한 이유는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상반기 집값이 반짝 반등할 때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들이 최근 집값 하락으로 건설업체와 소송을 벌이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건설사들이 미분양 아파트를 해결하기 위해 가격을 낮춰 팔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에 분양을 받은 사람들이 잔금 납부를 미루고 입주를 거부하고 있는 경우도 늘고 있다.

4월 말 기준으로 분쟁 사업장은 총 94개(중복 포함)이며 수분양자와 시행사 간 채무부존재확인소송이 진행 중인 소송 사업장은 28개(소송가액 5000억원)인 것으로 금융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다만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오던 집단대출 전체 잔액은 4월 말 102조4000억원으로 올 들어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집단대출 규모는 은행 전체 가계대출(451조1000억원)의 22.7%, 주택담보대출(305조6000억원)의 33.5%를 차지한다.

시중 은행들도 집단대출 연체율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집단대출 연체가 더 늘어날 경우 고정이하(3개월 이상 연체)로 분류된 여신이 증가해 쌓아야 할 충당금 규모도 늘어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올 들어 집단대출 신규 연체가 줄고 있어 아직 우려할 단계는 아니다”라면서도 “매달 시중 은행들의 연체율을 관리하고 대손충당금 적립을 강화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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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양적완화 모드전환…유동성랠리 다시 오나…

최근 세계 경제가 양적완화 모드로 전환하면서 우리 시장도 지난 1월의 유동성 랠리를 재연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월 중순 시작된 유동성 랠리는 이번 유럽 재정위기 사태 이전까지 상승장의 출발점이 된 시점이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상대로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ㆍ장단기 채권 교환 프로그램) 연장으로 끝나 다소 실망감을 안겨줬지만 추가 정책 시행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국내외 증시에 큰 악재로 작용하지는 않을 전망이다.

유로존 리스크가 완화되면서 개선된 외국인 프로그램 수급은 일단 유동성 랠리 가능성 신호를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초에 나타났던 유동성 랠리는 초기에 비차익거래에 대량 자금이 몰리는 특징을 보였다. 


현재 상황도 베이시스 개선에 의한 매수 차익거래가 유입되고 있는 데다 11일 이후 비차익거래는 순매수 행진으로 만기 효과에 따른 기계적 매수를 제외하더라도 순매수 누적액이 1조원에 달한다. 또 외국인의 상장지수펀드(ETF) 수급이 순매수로 전환된 것 역시 1월과 비슷한 패턴이다.

최창규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주 말 거래 이후 비차익거래를 투자자별로 보면 90% 이상이 외국인의 순매수”라며 “글로벌 펀드 흐름의 개선 등으로 추정되는 이런 현상은 국내 증시에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경기민감주가 들썩이고 있는 점도 1월과 유사하다. 지난 1월 철강업종은 12% 오르며 증시를 이끌었고, 화학과 금융업종도 각각 10.3%, 9.4% 상승했다. 이달 들어 철강금속업종지수는 4일 5303포인트를 기록한 뒤 20일 5847포인트까지 10%가량 상승하면서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웃돌고 있다.

조성준 NH농협증권 연구원은 “미국 FOMC 이후 추가적인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해소됨에 따라 주식시장은 하방 경직성이 담보됐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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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한은 "환율 안심 아직 이르다"

- 환율, 올해 가장 긴 내림세 보이며 위기전 수준으로
- 정부는 환율 변동폭·한은은 CDS 주목

[이데일리 이재헌 기자] 환율이 올들어 가장 긴 기간동안 떨어졌다. 하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은 유럽 위기가 여전해 아직 안심할 단계가 아니라고 밝혔다.

지난 13일부터 6거래일 동안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매일 떨어져 올해 가장 긴 내림세를 보였다. 21일 환율이 0.65원 오르기는 했지만 환율수준은 1151.65원으로 지난 5월, 그리스의 1차 총선 후 연립정부구성에 난항을 겪기 전으로 돌아갔다. 미국의 3차 양적 완화(QE3)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적인 원화강세의 원인이 되고 있다.

현재 정부와 한국은행은 유럽위기로 국내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을 상황에 대비해 24시간 비상체제를 가동 중이다. 지난 18일 오전에는 나란히 점검회의를 갖기도 했다. 이후 환율이 수준이 빠르게 낮아지고 있지만, 정부와 한국은행은 모두 안심하기 이른 단계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환율의 장중 등락이 심하지는 않지만 전날과 비교한 차이는 1분기 보다 커졌고 이는 대외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방증"이라며 여전히 주의깊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우리나라 환율의 변동성이 경제 펀더멘털에 비해 과도하다는 발언은 전날대비 변동성을 두고 한 발언이라고도 설명했다. 지난 1분기 달러-원 환율의 전날대비 변동폭은 3.9원이었지만 5월에는 5.1원으로 커졌고 6월에는 21일 현재까지 4.0원을 기록 중이다.

한국은행은 역시 외국인이 우리나라를 보는 시각이 아직 위험하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신용부도위험(CDS)이 아직 높은 수준이고 이는 곧 외국인의 자금유출이 언제든지 시작될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에 24시간 비상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의 CDS 프리미엄은 21일 현재 121bp 인데 이는 우리보다 신용등급이 낮은 태국, 브라질과 비슷한 수준이다.

시중은행의 한 외환딜러는 "그동안 정부가 환율개입을 극도로 자제했고 외환보유액이 많은 만큼 이후 위기가 왔을 때 빠른 대응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헌 (hone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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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GGI<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한국 주도 최초 국제기구 탄생

[내일신문]

이 대통령 '리우+20' 기조연설 … '그린 ODA' 2020년까지 50억달러로 확대

우리나라가 주도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리우+20'(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정상회의를 계기로 설립 2년 만에 국제기구로 새롭게 거듭날 전망이다.

'리우+20'회의에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각) 정상회의 개막식 직후 열린 부대행사인 'GGGI 국제기구 전환을 위한 설립 협정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토닝-슈미트 덴마크 총리,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 등 창립회원국 정상들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등이 참가했다.

이 대통령은 서명식 축사를 통해 "GGGI는 '창의적 민-관 파트너십'에 바탕을 둔 행동지향적 기구로서 국제사회의 항구적 자산화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올해 리우+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부대행사 중 가장 뜻 깊은 행사"라며 새로운 국제기구 탄생을 축하했다.

GGGI는 이번 협정 서명을 토대로 참여 당사국들의 비준과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기후변화각료급회의를 계기로 열리는 제1차 총회 및 이사회를 거친 뒤 국제기구로 공식출범하게 된다.

이렇게 될 경우 GGGI는 우리나라가 주도해 설립된 최초의 국제기구가 된다.

서울에 본부를 두게 되는 GGGI는 지난 2010년 6월 우리나라 주도로 설립된 기구로서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 실현을 위한 전략 수립 등을 지원하기 위한 만들어진 녹색성장의 '싱크탱크'로 평가받고 있다.

김상협 청와대 녹색성장기획관은 "2010년 민간기구로 탄생한 지 2년 만에 GGGI가 국제기구로 전환되는 것은 유래를 찾기 어려운 대한민국 소프트파워 외교의 쾌거"라고 평가한 뒤 "GGGI는 앞으로 개발협력과 녹색성장의 글로벌 파트너십 등에서 성과 중심적이고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실용적 조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이명박 대통령은 '리우+20' 정상회의 기조연설을 통해 녹색성장을 지속가능발전을 구현할 실천전략으로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기조연설에서 "녹색성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자체를 새로운 성장동력과 삶의 방식으로 삼고, 경제발전ㆍ사회통합ㆍ환경보전이란 지속가능발전의 3대 목표를 구현하는 역발상의 포용적 실천전략"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그동안 우리나라가 진행해온 녹색성장을 위한 구체적 노력도 소개했다.

취임 첫해인 2008년 저탄소녹색성장을 대한민국 새로운 발전 패러다임으로 선포한 것을 시작으로 대통령직속 녹색성장위원회 설치, 범부처 차원의 녹색성장 5개년 계획과 매년 GDP 2%투입, 녹색성장기본법과 온실가스배출권거래법 제정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혔다.

뿐만 아니라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은 내년부터 2020년까지 개도국의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그린 ODA(공적개발원조)' 총액을 50억 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고, 올해 끝나는 동아시아 기후파트너십에 이어 글로벌 녹색성장 파트너십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韓, 개도국 녹색성장 지원…2020년까지 50억불 투입”

우리나라가 2020년까지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그린 ODA(공적개발원조)’에 50억달러 이상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엔지속가능발전(리우+20)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지속가능한 발전을 구현할 실천전략으로 녹색성장을 제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리우+20’ 정상회의에서 기조연설을통해 “경제위기와 빈부격차 확대, 기후변화 등 범지구적 도전에 대응해 지속가능한 발전을 구현하기 위해선 녹색성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대한민국은 내년부터 2020년까지 개도국의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그린 ODA(공적개발원조)’ 총액을 50억달러 이상으로 확대하고, 올해 끝나는 동아시아 기후파트너십에 이어 글로벌 녹색성장 파트너십을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에너지와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자체를 새로운 성장동력과 삶의 방식으로 삼고, 경제발전ㆍ사회통합ㆍ환경보전이란 지속가능발전의 3대 목표를 구현하는 역발상의 포용적 실천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한국 주도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 첫 출범

비영리법인서 공식 국제기구로
英·濠등 10개국 정상 서명


이명박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유엔 지속가능발전 정상회의(리우 20 + 정상회의)’에서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의 국제기구화 전환협정 서명식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 대통령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덴마크 호주 영국 카자흐스탄 멕시코 노르웨이 등 10여개국 정상이 참석해 서명했다. 이번 전환협정 서명으로 그동안 비영리 재단법인이었던 GGGI는 서명 당사국들의 비준을 거쳐 오는 10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기후변화각료급회의(Pre-Cop18)부터 공식적인 국제기구로 출범하게 된다. GGGI는 일반적인 환경활동을 하는 유엔환경계획(UNEP), 기후변화협약(UNFCC) 등과 달리 개발도상국의 녹색성장만을 다루는 기관이다. 2010년 6월 설립된 이후 브라질 캄보디아 베트남 필리핀 에티오피아를 포함한 10여개 개도국에 녹색성장사업 전략을 지원해왔다. 초대 GGGI 의장은 한승수 전 총리였으며, 이달 말부터 라스무센 덴마크 전 총리가 의장직을 이어받는다. 전체 직원 60명 가운데 40여명이 한국인이다. 2014년까지 전체 직원은 160명까지 불어나고, 한국인은 100명에 달할 것이란 게 외교부 전망이다.

한국 주도 GGGI 2년만에 국제기구로

한국이 주도하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가 설립 2년 만에 10여 개국의 지지를 받아 국제기구로의 전환을 사실상 확정했다.

유엔 지속가능발전(리우+20) 정상회의 참석차 브라질을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정상회의 개막식 직후 14개국 정상들과 함께 ‘GGGI의 국제기구 전환을 위한 설립 협정’에 서명했다. 이번 협정에는 영국·덴마크·노르웨이·호주·아랍에미리트연합·카타르·베트남·캄보디아·코스타리카·에티오피아·가이아나·키리바시·파라과이·파푸아뉴기니 등이 동참했다.

이 대통령은 축사를 통해 “GGGI는 캐비닛으로 들어가 잠자고 마는 문서를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기후변화와 에너지, 물과 식량 위기의 현장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행동지향적 기구를 지향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GGGI가 국제사회의 항구적 자산으로 자리 잡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서명식에 참석해 “GGGI 협정 서명은 이번 리우+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부대행사 중 가장 뜻깊은 행사”라며 새로운 국제기구 탄생을 축하했다.

GGGI는 이번 협정 서명을 토대로 참여국들의 비준을 거쳐 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기후변화 각료급 회의에서 첫 총회와 이사회를 열어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이날 협정에 서명한 15개국 가운데 3개국 이상이 비준서를 제출하면 국제기구로 인정받게 된다. 본부는 서울에 둔다.

이 대통령은 서명식에 앞서 줄리아 길라드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에너지·자원, 기후변화·녹색성장, 외교·안보협력 등 분야에서의 협력을 확대해 나가기로 했다. 두 정상은 특히 GGGI의 발전을 위해 공동 노력하고, 외교·국방 분야에서의 유기적인 정책 협의도 강화하기로 했다.

리우데자네이루=박영출 기자 even@munhwa.com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국제기구화 설립협정 서명식

 

20일(수) ‘Rio+20 정상회의’ 개막식 직후 개최된 부대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 토닝-슈미트 덴마크 총리, 길라드 호주 총리, 멜레스 제나위 에티오피아 총리, 도날드 래모터 가이아나 대통령, 아노테 통 키리바시 대통령 등 창립회원국* 정상 및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 Global Green Growth Institute)의 국제기구 전환을 위한 설립협정 서명식 행사를 가졌습니다.
* 한국, 덴마크, 호주, 캄보디아, 코스타리카, 에티오피아, 가이아나, 키리바시, 노르웨이, 파라과이, 파푸아뉴기니, 카타르, 영국, UAE, 베트남 등 15개국


이명박 대통령은 서명식 축사에서 GGGI는 “창의적 민-관 파트너십”에 바탕을 둔 “행동지향적 기구”로서 “국제사회의 항구적 자산화”를 지향하여야 함을 강조하였고,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은 “금번 Rio+20 정상회의 계기 개최되는 부대행사 중 가장 뜻깊은 행사”라고 새로운 국제기구의 탄생을 축하해 주었습니다.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는 2010년 6월 우리나라 주도로, 특히 개도국의 녹색성장 실현을 위한 전략수립 등을 지원하기 위한 ‘씽크탱크 및 행동지향기구(Think-and-Act Tank)’로서, 그간 GGGI가 보여준 성과에 힘입어 2년 만에 10여개 국가들의 지지 하에 국제기구*로의 전환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 복수의 주권국가간 협정 등 문서상의 합의에 따라 설립되어 독자적으로 행동하는 조직체로서 협정 서명국 중 3개국 이상이 비준서를 제출시 국제기구로 출범 가능


GGGI는 이번 협정 서명을 토대로 참여 당사국들의 비준을 거쳐 오는 10월 서울에서 개최되는 기후변화 각료급회의(Pre-Cop 18)를 계기로 제1회 총회 및 이사회를 개최하는 등 국제기구로 공식 출범할 계획입니다.


서울에 본부를 두게 되는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는 우리나라가 주도해 설립하는 최초의 국제기구로, 국제법 인격 획득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발전에 기여하는 항구적 자산이 될 것입니다. 특히 GGGI가 지난 2010년 6월 민간기구로 탄생한지 2년 만에 국제기구로 전환되는 것은 세계 외교사에서도 유래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뜻을 함께 하는 국가들(like-minded countries)’을 묶어낸 대한민국 소프트파워 외교의 쾌거라 하겠습니다.


국제기구로서의 GGGI는 민간전문가에 문호를 개방하고 민-관 협력을 창출함으로써 정부의 공공성과 민간분야의 역동성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혼합형(multi-stakeholder) 조직이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가집니다. 앞으로 개발협력, 녹색성장의 글로벌 파트너십 등에서 성과 중심적이고(result-oriented)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실용적인 조직이 되어나갈 것으로 기대됩니다.


GGGI는 그동안 기후변화 대처와 대개도국 개발지원이라는 주요 글로벌 이슈를 동시에 대처하는 글로벌 어젠다를 창출, 대한민국의 국격과 브랜드를 높이는데 기여하였으며, 국제기구화를 계기로 국내 전문가들에 고급 일자리와 녹색산업의 해외진출 기회도 제공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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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 "유럽위기 전염 시작됐다"



Fed, 美 성장률 전망치 하향 조정

성장률 2.9→2.4% 하향

실업률 8.0→8.2% 상향

P&G 등 기업들도 실적 전망치 대거 낮춰

단기채 팔고 장기채 매입…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연장

경제상황 악화 대비…양적완화는 최후 보루로


“유럽 재정위기가 미국 경제회복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은 2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유럽 위기뿐만이 아니다. 중국 등 신흥국의 경제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것도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이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했다.

Fed는 이런 상황을 반영,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 잘 나가던 미국 경제에 대한 경고음은 기업 쪽에서도 나왔다. 세계 최대 생활용품업체 프록터앤갬블(P&G) 등은 실적 전망치를 하향조정했다. 그러나 Fed는 3차 양적완화(QE3)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 시장은 실망했지만 전문가들은 경제가 더 나빠질 것에 대비해 Fed가 ‘최후의 카드’를 남겨둔 것이라고 해석했다.

◆성장률 전망치 낮춘 Fed

Fed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 제시한 2.4~2.9%에서 1.9~2.4%로 낮췄다. 내년 전망도 2.7~3.1%에서 2.2~2.8%로 하향조정했다. 올해 실업률 전망치는 7.8~8.0%에서 8.0~8.2%로 올렸다. 실업률이 현 수준에서 더 내려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 수개월간 일자리는 물론 가계지출 증가 속도도 느려졌다”고 말했다. 또 “주택경기는 여전히 침체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향후 전망도 좋지 않다고 했다. 그는 “몇 분기 동안 경제성장 속도는 완만하고, 실업률도 매우 천천히 하락할 것”이라며 “해외 금융시장 불안은 지속적으로 경제를 위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유럽 국가들이 더 많은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美 기업도 실적악화 예상

미국 경제는 지난 5월까지만 해도 다른 국가들보다 탄탄해보였다. 하지만 최근 비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경제지표가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업률은 상승세로 돌아섰고, 6월 소비자신뢰지수는 7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지난 4월 수출도 작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로 돌아섰다.

기업들은 잇따라 실적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 P&G는 이날 2분기와 내년 실적전망을 하향조정했다. 2분기 주당순이익 전망치를 종전 79~85센트에서 75~79센트로 낮춘 것. P&G는 “유럽과 미국 경기가 나빠져 실적 전망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앞서 티파니 등도 실적 전망을 하향조정 했다. 물류업체 페덱스는 글로벌 경기침체가 수익성을 압박할 것으로 우려했다.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도 경기를 좋지 않게 보고 있다. 미국 대기업 CEO들의 모임인 ‘비즈니스라운드테이블’은 2분기 CEO 경기전망 지수가 89.1로 1분기(96.9)보다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이 지수가 하락한 것은 3분기 만에 처음이다.

BR의 회장인 제임스 맥너니 보잉 CEO는 “유럽 재정위기와 중국 경착륙, 미국 재정벼랑 등 불확실성이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경제전망이 보다 분명해질 때까지 기업들은 투자와 고용을 늘리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QE3는 최후의 카드?

Fed는 이날 경기부양을 위해 연말까지 2670억달러 규모에 이르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단기채를 팔고 장기채를 매입해 장기금리를 떨어뜨리는 것)를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보다 적극적 부양책인 QE3는 내놓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Fed가 QE3를 ‘최후의 카드’로 남겨둔 것이라고 풀이했다. 뉴욕에 있는 컨설팅업체 디시전이코노믹스의 앨런 시나이 CEO는 “Fed가 경제 상황이 더 나빠질 경우에 대비해 실탄을 아껴둔 것 같다”고 평가했다. 버냉키 의장이 “고용시장 회복세가 계속되지 않으면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에 대해서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ING인베스트먼트매니지먼트의 타니어 아크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내 수요 부진, 유럽발 금융 불안 지속 등을 감안할 때 이번 (Fed의) 조치가 미국 경제회복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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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유럽위기에 `안전`…일본·인도·베트남 `위험`

월스트리트저널 분석

유럽 경제위기가 아시아에도 큰 충격을 추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과 중국은 유럽위기에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일본ㆍ인도ㆍ베트남은 유럽위기에 따른 충격이 상대적으로 클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유럽에 대한 무역 의존도와 유럽 금융시장과의 연계성, 외환보유액, 금리정책 등에 따라 국가마다 위험 정도가 다르다며 이같이 분석했다.

한국은 수출 의존도가 높아 세계 경제가 나빠지면 곧장 타격을 받는다. 하지만 지난 4월 외환보유액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7.7%에 이르고, 정부 부채 비율은 34.1%로 높지 않다.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보면 외환보유액은 30% 이상 늘어났다. 또 최근 가파른 성장세로 세계 경제 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과 경제적 연계성이 높다는 점도 한국 경제의 강점으로 꼽혔다.

중국도 재정상태가 양호하고 외환보유액이 풍부해 유럽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나라로 꼽혔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3050억달러로 세계 최대이며 국가 부채 비율도 GDP 대비 3.5% 정도에 그친다.

이에 비해 일본은 상황이 심각하다. WSJ는 일본 경제를 '시한폭탄'으로 지목했다. 일본은 GDP의 200%가 넘는 정부 부채로 경기 부양책을 사용할 여력이 없다. 금리(0.0~0.1%)도 더 내릴 수 없다. 재정과 통화 정책 모두 손발이 묶인 셈이다. 게다가 일본은 유럽위기로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수출경쟁력까지 잃었다.

인도도 정부 부채 비율이 높고 외환보유액은 적어 위험국으로 분류됐다. 인도는 2008년 금융위기 때보다 위기에 더 취약해진 것으로 분석됐다. 인도는 경상수지 적자가 심각해 외국에서 더 많은 돈을 빌려와야하지만 현재 세계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쉽지 않다. 경상수지 적자가 GDP의 3%를 넘어섰다.

가장 큰 문제는 정부 부채다. 인도 정부는 올해 정부 부채 전망치를 GDP 대비 4.6%에서 5.9%로 지난달 상향 조정했다. 인도의 정부 부채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공공부문의 과도한 지출이 원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가 인도의 신용등급 전망을 하향 조정한 것도 경제 개혁이 빠르게 이뤄지지 않는 데 대한 경고였다.

베트남은 유럽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점이 약점으로 지목됐다.

[김덕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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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 스페인은 가입국인데…우리는 왜?

경제수준 선진시장 평가 불구
원화거래 제한 등에 발목
펀더멘털·기업실적 견고
증시 충격은 거의 없을 듯



4번째 도전의 발목을 잡은 것은 결국 규제였다.

21일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이 한국을 신흥시장에 그대로 둔 것은 선진지수로 편입되기에는 외환시장의 환전 자율성이 부족하고 외국인 투자자 등록 및 계좌 개설 시스템이 복잡하다는 이유에서다. 글로벌 투자자에게 문턱을 낮춰야 한다는 주문이다.

MSCI지수를 운용 관리하는 MSCI바라는 이날 “한국 증시는 MSCI가 시장 분류상 설정하고 있는 선진지수로서의 기준에 대부분 부합하고 있다”면서 “다만 (선진시장으로 분류되기에는) 외환 자유화가 충분하지 못하고 외국인의 국내 투자를 위한 등록제도가 경직돼 있다”고 말했다.

탁월한 경제 발전과 시장 규모, 유동성, 시장 운영 체제 등은 이미 선진시장 수준에 올라 있다고 평가했다. 


▶경제 수준보다는 접근성이 중요=한국은 영국 FTSE, S&P, 다우존스 등 3개 지수 산출기관의 시장 분류 기준에서는 선진시장으로 분류돼 있다. 그러나 러셀과 MSCI에서는 여전히 신흥시장이다.

MSCI가 이번 리뷰에서 그리스를 신흥시장으로 내리는 관찰 대상에 포함시켰지만, 그리스와 스페인 포르투갈 등 유로존 재정위기 국가들이 일제히 5개 지수 산출기관의 시장 분류 기준에서 선진시장 지위에 남아 있는 것을 감안하면 납득이 안 된다. FTSE와 S&P에서도 그리스는 신흥시장으로 포함시킬 관찰 대상일 뿐, 선진시장으로 분류돼 있다.

한국은 MSCI가 요구하는 모든 조건을 충족시키지는 못했지만 지난해 10월 KRX와 MSCI 간의 지수 사용권 문제를 해결했다는 점과 올해 초 MSCI 한국지사 설립 등을 감안한다면 이번의 선진지수 편입 실패는 아쉬움이 크다.

이영준 현대증권 연구원은 “기관마다 평가 기준은 다르지만, 공통적 특징은 국가의 경제 수준이 아니라 거래의 자유와 효율성을 중시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MSCI의 시장 분류에서 가장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은 시장 접근성에 대한 평가다. 외국인 주식 소유의 개방성, 자본의 유ㆍ출입에 대한 용이성, 운영 구조의 효율성, 경제 시스템 안정성에 대한 평가를 바탕으로 각 분야가 매우 높을 경우 선진시장으로 분류된다.

헨리 페르난데스 MSCI 회장은 지난 5월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자산운용사가 한국의 원화를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거래하지 못한다는 점은 MSCI 선진시장으로 분류되는 데 장애물이 된다”면서 “그런데 한국 정부는 이를 바꾸기 위한 어떤 목적이나 목표도 없어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편입 불발 따른 영향은 미미=한국거래소 측은 “글로벌 투자자는 이미 한국을 선진시장으로 인식하고 투자하고 있다”면서 “우리 경제의 견고한 펀더멘털 및 기업 실적을 고려할 때 이번 결정에 따른 시장 영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MSCI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 왔지만 MSCI에서 지적한 외환 자유화 및 외국인 등록제도가 정부의 중요한 정책 결정 사안인 만큼, 선진지수 편입을 위해 정책 기조를 변경하기보다는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MSCI 선진지수 편입은 내년 6월로 미뤄지게 됐다.

김동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환율 정책 및 증시 규제 사항은 정부의 규제 완화와 직결된 문제”라며 “MSCI가 편입 실패 사유를 분명히 밝힌 만큼, 규제 완화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선진지수 편입은 훨씬 더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韓, MSCI 선진지수 편입 '4수'도 실패

[세계파이낸스]

한국증시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이 4년째 실패했다.

21일 MSCI 지수를 작성하는 MSCI 바라사는 ‘2012 리뷰’ 결과를 발표하면서 한국증시가 MSCI 선진지수에 편입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009년부터 편입 대상에는 올랐으나 현재까지 4년째 고배를 마셨다.

올해는 이전과는 달리 MSCI와 지수사용권 문제 해결했고 MSCI바라 역시 한국지사를 설립하는 등 편입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역내 외환시장 문제와 외국인 투자등록제 등은 여전한 걸림돌로 작용했다.

실제로 MSCI바라는 이 같은 부분들을 지적하며 내년 6월에 다시 편입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한국증시는 주요 지수 가운데 다우존스지수, S&P지수,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의 선진지수에는 편입돼 있는 상황이다.

유병철 세계파이낸스 기자 ybsteel@segyef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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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세계車 시장 7840만대…하반기 둔화 전망



내수 155만대 전년比 2.1%↓··수입차 점유율 8%대 급증

【서울=뉴시스】김훈기 기자 = 올해 전세계 자동차 판매가 7800만대 규모로 예측된 가운데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해 하반기에는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21일 '2012년 하반기 경영환경전망'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세계 자동차 판매 상황을 하반기로 갈수록 성장세가 감소되는 '상고하저'(上高下低)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상반기의 경우 일본업체들이 지난해 일본 대지진으로 인한 생산차질을 만회하며 3970만대가 판매돼 7%의 성장세를 보였지만 하반기 이후에는 유럽발 재정위기의 신흥시장 확산, 미국의 경제 회복세 약화 등으로 성장률이 4%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연간으로는 상반기의 호조로 7840만대를 판매해 증가율이 작년(4.8%)에 비해 소폭 상승한 5.8%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일본과 최근 호조를 보이고 있는 미국 시장을 제외할 경우 2.9% 증가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는 155만대에 그치며 지난해의 158만대보다 2.1%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내수 판매 중 수입차 판매는 한-EU FTA로 인한 관세 인하, 중저가 브랜드 출시 확대 등으로 20%가 넘는 판매 증가율을 보이면서 점유율이 지난해 6.6%에서 급증해 8%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특징은 '지역별 차별화 심화'와 '주요 메이커 공세강화'로 분석했다.

특히 금융위기 이후 성장을 지속하며 세계 자동차 산업을 이끌던 신흥권 시장의 활력이 크게 떨어지는 것을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최근 경기가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는 브라질 자동차 판매가 작년에 비해 4.2%가 감소하고 러시아도 올해 8.6% 증가하지만 지난해 39%의 성장에 비해 성장률이 30.4%P나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도 자동차 시장 저성장 극복을 위해 신차구입 보조금 지급 정책을 추진하는 등 정부의 지원책에 의해 연간 7%대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각각 59.6%, 32.5%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지난 2009년과 2010년에 비하면 성장세가 크게 위축되고 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은 금융위기 이후 5년째 판매가 감소하면서 올해 판매가 2007년에 비해 360만대 가까이 줄어든 1464만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반면 미국 시장은 주택경기 부진, 고실업률 등 경기 둔화에도 할부금리 하락에 따라 차량 노후화 대기수요가 신차구입으로 이어지면서 12.7% 증가한 연간 1440만대를 판매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편 전체 시장 수요 위축 와중에도 주요 자동차메이커들의 공세는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지난해 대지진으로 생산이 부진했던 일본업체들은 인센티브 확대 등을 통해 점유율 회복을 꾀하는 동시에 원가절감을 통한 수익성 확보 노력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GM과 폭스바겐도 중국 등 신흥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이들 시장에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 관계자는 "그동안 전반적인 세계 경제의 악화에도 강력한 경쟁자인 일본 업체의 부진에 따른 반사이익과 환율 상승 등으로 국내 자동차 업체가 선전할 수 있었다"며 "하반기에는 전세계 경기둔화 뿐만 아니라 경쟁업체들의 공세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틈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한편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세계 및 국내 경제 성장률 전망을 각각 기존의 3.5%와 3.6%에서 3.3%와 3.4%로 하향 조정했다.

세계 성장률 전망 하향의 주된 요인으로는 유럽 재정의 악화와 예상보다 빠르게 악화되고 있는 신흥권의 경제 상황을 꼽았다. 올해 하반기 주요 불안요인으로는 유럽 재정위기의 지속적인 재발과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이라고 지적했다.

bom@newsis.com  

세계 車판매도 울퉁불퉁 '자갈길' 달릴 듯

한국車산업연구소 전망

올해 하반기 세계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21일 발표한 ‘2012년 하반기 경영환경전망’에서 올해 세계 시장이 ‘상고하저(上高下低)’의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진단했다.

연구소는 상반기 세계 자동차 시장은 지난해 대지진을 겪은 일본 업체들의 회복에 힘입어 7% 성장한 397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유럽발 재정위기가 신흥시장으로 확산되고 미국 경제 회복세도 둔화되며 성장률이 4%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전체적으로는 지난해 성장률(4.8%)을 웃도는 5.8% 성장한 7840만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기저효과를 보이는 일본 시장과 최근 호조를 보이는 미국 시장을 제외할 경우 2.9% 증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국내 자동차 시장의 판매량은 지난해(158만대)보다 2.1% 줄어든 155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수입차는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효과와 중저가 차종 출시 등에 힘입어 20% 이상 판매가 늘어나 점유율이 지난해 6.6%에서 올해 8%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는 올해 자동차 시장의 특징을 ‘지역별 차별화 심화’와 ‘주요 메이커의 공세 강화’로 요약했다. 금융위기 이후 성장을 지속하며 전 세계 자동차 산업을 견인한 신흥시장의 활력이 떨어지는 점을 위협 요인으로 지목했다.

브라질은 지난해보다 4.2% 감소하고, 러시아는 8.6% 성장하지만 지난해(39%) 신장폭에 비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30~50%의 폭발적인 증가세를 이어왔던 중국도 올해는 7%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째 판매량이 감소할 것으로 점쳤다. 올해 판매는 금융위기 이전인 2007년에 비해 360만대 줄어든 1464만대에 그칠 것이란 예측이다. 미국은 올해 할부금리 하락과 노후 차량 교체 수요 덕분에 12.7% 성장한 1440만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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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던 전자마저 '불황의 그림자'



올림픽 특수커녕 TV판매 역대 최악

반짝 반등했던 D램값 한달째 제자리

삼성 "지금 괜찮은 건 스마트폰 뿐"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외엔 팔리는 제품이 없다.”(삼성 고위 관계자)

우리 경제를 지탱해온 전자산업에도 글로벌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글로벌 TV 출하량이 줄어들기 시작했고, 한동안 반등 기미를 보였던 메모리 D램 가격도 상승세를 멈추는 등 완제품과 부품 분야 모두 부진한 양상이다. 휴대폰을 제외하면 이미 불황에 돌입했다는 우려가 전자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TV 기대가 사라졌다

TV는 전자제품 가운데 상대적으로 불황을 덜 타는 상품으로 꼽혀 왔다. 금융위기의 영향을 받았던 2009년에도 세계 TV 판매량은 2억1083만대로 2008년 2억622만대를 깨고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올해도 경기가 좋지 않지만 지난 9일 시작된 유로2012와 오는 7월28일 개막하는 런던올림픽 등에 힘입어 수요가 살아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돼 있었다.

그러나 현실의 통계는 낙관적 예측과는 거리가 멀었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올 1분기 글로벌 TV 출하량이 8% 감소해 분기 단위로는 2009년 2분기 이후 가장 큰폭으로 감소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올 1분기 출하량은 5122만대로 지난해 1분기(5554만대)에 비해 432만대나 줄었다. 특히 LCD(액정표시장치) TV가 출시 이후 처음으로 판매가 감소(3%)한 것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폴 가농 디스플레이서치 연구책임자는 “올 들어 LCD패널 값이 반등하자 TV 업체들이 TV 값을 올렸다”며 “이 때문에 불황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구매를 줄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디스플레이서치는 이에 따라 TV 출하량 예측치를 낮추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올 2분기 출하량이 5631만대에 이를 것으로 봤으나, 이날 발표한 자료에선 5357만대로 4.9% 줄여 잡았다.

박강호 대신증권 테크팀장은 “런던올림픽 수요가 예상만큼 강하지 않다”며 “TV는 교체 주기가 긴 아이템이어서 2009년 LED(발광다이오드) TV가 나온 뒤 이를 구매한 사람들이 스마트TV나 3DTV 등으로 바꾸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도체 등 부품도 불황

TV, PC 등 완제품이 팔리지 않자 전자부품도 불황을 타기 시작했다.

일본 엘피다 파산의 영향으로 지난 2월부터 4개월간 32.9% 뛰었던 D램 값은 한 달째 상승세를 멈췄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D램 제품(DDR3 2Gb 256M×8 1333㎒)의 이달 상반기 고정거래가격은 지난 5월23일 이후 1.17달러를 유지하고 있다. PC 수요가 살아나고 있지 않아서다. 반도체 업계 고위 관계자는 “D램이 올랐던 것은 엘피다 구조조정 등으로 공급이 줄었던 덕분”이라며 “유럽이 어려워져 더 이상 오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분야 시장조사업체인 가트너는 지난해 3분기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글로벌 PC 수요를 4억3941만대로 전년보다 10.9%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지난 1분기에는 이 예상치를 3억6822만대로 낮췄다. 지난해보다 수요가 더 늘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삼성그룹 전자계열사의 한 고위 관계자는 “최근 삼성전자의 완제품 판매 동향을 보면 갤럭시S3 외엔 판매가 꺾이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잘나가는 것 같지만 스마트폰 때문에 생긴 착시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럽발 불황이 단기에 해결되기 어려운 만큼 앞으로가 더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또 다른 계열사의 고위 관계자도 “일부 휴대폰 관련 제품 빼고는 모든 부품이 다 힘들어졌다”며 “우리가 장사를 잘해서 버티는 게 아니라 경쟁사들이 더 힘드니까 버티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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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한류 新르네상스> 땀으로 일군 건설 신화…‘제2 중동 붐’부푼 꿈

해외 실적 비중 중동 60%차지
고부가가치 플랜트 사업 등 주력
재스민 혁명 이후 인프라 확충 박차
불황 지속 건설업계 블루오션으로


대한민국 해외건설 5000억달러 시대가 활짝 열렸다. 우리나라가 1965년 태국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로 해외건설시장에 처녀 진출한지 47년만이다. 주택경기의 장기 불황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국내 건설시장과 달리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경쟁력은 해를 거듭할수록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14년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연간 1000억달러 수주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이에 헤럴드경제는 외화획득을 위해 열사의 사막과 미지의 정글, 혹한의 오지에서 대규모 건설공사를 수행하며 건설한류의 첨병 역할을 수행하는 국내 건설회사의 생생한 활약상을 총 3회에 걸쳐 시리즈로 보도한다.

따가운 중동의 모래 바람은 한국인들에게 유난히 친근하게 느껴진다. 한국의 경제 성장을 가져다준 주된 공간이 중동이었기 때문이다. 국내 굴지의 건설사들이 뜨거운 태양 아래서 외화를 획득하던 그 시절을 우리는 중동 붐이라 불렀다.

그리고 21세기로 접어든 오늘, 우리는 제2의 중동 붐을 희망하고 있다. 주택시장의 불황 장기화로 건설업계의 고민이 커지는 2012년 건설업체들은 해외 건설시장에서 생존해법을 찾느라 분주하다. 해외 건설시장의 핵심은 단연 중동이다. 지난 47년간 지역별 해외 수주 실적에서도 중동이 3019억달러(60%), 아시아가 1479억 달러(30%)로 중동의 역할이 컸다.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중동국가들의 올해 건설시장은 15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지난해 1080억달러보다 40% 가까이 늘어난 규모다. 이같은 공사액중 건설업계에서는 지난해 295억달러 수준이던 중동지역 해외건설 수주액이 올해 처음으로 300억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2의 중동붐이 현실화돼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중동은 ‘재스민 혁명’이후의 인프라 시설 발주 확대와 고유가 지속에 힘입어 시장 규모가 크게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UAE 두바이에 지은 세계 최고 높이의 부르즈칼리파 빌딩 전경.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은 올해 초 중동 순방을 다녀온 뒤 “중동지역은 지난해 ‘재스민 혁명’으로 대표되는 이집트, 리비아 지역의 소요사태로 한동안 공사 발주가 멈칫하기도 했다”며 “그러나 올핸 유가 고공행진과 더불어 각국 인프라 예산이 높게 책정돼 수주 여건이 좋다”고 말했다.

중동 건설시장의 원천은 오일달러를 기반으로 한 고부가가치의 플랜트 산업이 꼽혀왔다. 맏형 현대건설을 필두로, 대림산업, GS건설, 삼성물산 등이 활발히 사업을 진행중이다. 국내 건설사가 대규모 공사를 수행하는 활동 무대는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카타르 등이다.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발주된 총 720억달러어치의 공사중 166억달러를 국내 업체가 수주했다. 현대건설은 올해 3월 중동 시장에서 전통적으로 강한 원유 및 가스처리 시설ㆍ석유화학 플랜트뿐 아니라 산업설비 플랜트 부문인 알루미나 제련공사도 줄줄이 수주했다. 대림산업은 중동 최대의 플랜트 발주시장인 사우디에서 현재 65억 달러 규모의 8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원유매장량 세계3위, 천연가스 매장량 세계 4위를 차지할 정도로 천연자원이 풍부한 UAE에서는 GS건설과 삼성물산의 활약이 눈에 띈다. GS건설이 UAE에서 수행한 대표적 프로젝트 그린디젤프로젝트다. 그린디젤프로젝트는 아부다비 서쪽으로 250㎞ 떨어진 지역에 위치한 루와이스 산업단지에서 아부다비석유공사(ADNOC) 자회사 타크리어사가 발주한 프로젝트다.

GS건설은 그린디젤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2009년에 아부다비 루와이스에서만 총 3건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금액으로 따지면, 2009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 건설업체가 아부다비에서 수주한 100억달러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5억달러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세계 최고빌딩 UAE 두바이 부르즈칼리파, 두바이 인공섬을 연결하는 제벨알리 연결교량, 아부다비의 혈관을 만드는 살람지하차도 공사 등 UAE를 중심으로 건설과 토목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엔 중동 국가들이 ‘재스민 혁명’ 이후 민생안정 차원에서 주거의 품질 제고에 맞춘 인프라 발주를 크게 확대하고 있다. 실제 한화건설은 최근 초대형 신도시 사업을 수주하며 중동 건설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또한 50만가구 주택공급 프로젝트를 내놓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재스민 혁명 이후 병원, 학교, 고층 아파트 등 복지형 건설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는 단순한 토목건설이 아닌 부가가치가 높고 인력 수출도 가능한 사업이어서 중동 건설 부문의 미래가 밝다”고 말했다.

건설-유화 시너지…사우디 플랜트 든든한 파트너로

대림산업에게 중동 건설 시장의 중요성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중동 건설시장을 빼고는 대림산업의 해외 사업 부문을 얘기할 수 없을 정도다.

대림산업은 1973년 사우디아라비아에 지점을 설치하고 아람코가 발주한 정유공장 보일러 설치공사를 도급금액 16만달러에 수주하며 ‘국내 최초의 중동 진출’, ‘해외 플랜트 수출 1호’라는 쌍끌이 쾌거를 달성했다. 이듬해 6월엔 원유적하시설 공사를, 7월엔 9호기 보일러 설치 공사를 연달아 수주하며 중동 건설의 교두보를 다졌다.

대림산업은 또 1975년 국내 최초로 쿠웨이트에도 진출, 슈아이바 정유공장 기계보수 공사를 착공하며 중동 건설시장에 뿌리를 내렸다. 지난해 대림산업은 총 6조4000억원의 해외 수주 실적을 올렸다 올해 6월 현재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중국, 필리핀, 싱가포르, 베트남 등에서 20개의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특히 대림산업은 중동 최대의 플랜트 발주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현재 65억달러 규모의 8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대림산업이 공사를 맡았던 사우디아라비아 카얀 HDPE 생산공장 전경.

대림산업 관계자는 “중동 최대 발주시장인 사우디아라비아는 엄격한 공정관리 및 공사자격 요건을 요구한다”며 “사우디에서 많은 실적을 보유한 플랜트 건설회사는 세계적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는 상징성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우수한 기술력과 프로젝트관리 능력을 갖춘 대림산업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신뢰하는 플랜트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건설과 유화사업부문으로 결합된 회사의 사업구조가 시너지를 발휘하고 있다.

건설사업부가 플랜트 공사의 시공을 책임지고, 유화사업부의 기술진이 시운전을 맡아 원활한 운영을 책임지는 완벽한 시공능력은 대림산업만의 장점이다.

대림산업은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7월 (주)사다라 케미칼이 발주한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생산 콤플렉스 조성 사업 ‘RTIP 프로젝트’를 단독으로 수주했다. ‘RTIP 프로젝트’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석유화학 생산 콤플렉스를 사우디 주베일 공단에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림산업은 RTIP 사업 초기에 발주된 2조원 규모의 5개 프로젝트를 모두 수주하며 기술력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이라크 신도시 건설…협력사와 함께 진출…동반성장 마중물 役

지난달 30일 이라크 바그다드 총리공관. 이날 총리공관에선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과 누리카밀 알-말리키 이라크 총리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과 사미 알-아라지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 위원장이 ‘비스마야 뉴시티 프로젝트’ 계약서에 사인하고 악수를 나눴다.

한화건설이 ‘해외 신도시 건설 노하우 수출 1호’를 기록하는 순간이다. 이라크에 10만가구 규모의 ‘한화표’ 신도시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비스마야 뉴시티 프로젝트’는 바그다드에서 동남쪽으로 10㎞ 떨어진 비스마야 지역에 1830만㎡ 규모의 분당급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향후 7년간 총 80억달러(9조40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된다. 올해 국내 해외건설 수주목표 700억달러의 11.4%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다. 한화건설은 오는 2019년까지 도로, 상ㆍ하수관로 등 기반시설과 주택 10만가구 등을 건설한다. 이를 위해 하루평균 건설인력 2만6000명을 투입하게 된다. 하루에 소비되는 콘크리트도 무려 6400t에 달할 예정이다.

이라크 ‘비스마야 뉴시티 프로젝트’ 조감도

한화건설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중소기업과 동반 해외 진출이라는 길도 열었다. 이번 프로젝트에 100여개 하도급 업체와 협력사 직원 1000여명이 동참하기 때문이다.

한화건설의 ‘비스마야 뉴시티 프로젝트’ 수주 작업은 눈물겨웠다. 김승연 회장을 비롯한 최고경영진이 프로젝트 수주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았다. 김 회장은 이라크 고위층 면담에서 업무보고 및 긴급회의 주관 등 프로젝트 수주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김 부회장을 비롯한 경영진도 이라크 현지를 수시로 오가며 계약 조건을 무려 20차례나 변경하고 릴레이 협상을 벌이는 등 물불을 가리지 않았다.

한화건설은 ‘비스마야 뉴시티 프로젝트’를 발판삼아 글로벌 건설사로 발돋움한다는 야심이다. 향후 100만가구 주택건설과 철도, 도로, 발전소, 석유화학공장 등 인프라 및 플랜트 공사 수주 경쟁시 이라크 재건사업의 첫번째 계약자라는 프리미엄이 작용할 것으로 점쳐지기 때문이다. 한화는 또 ‘비스마야 뉴시티 프로젝트’ 성공시 국내 기업이 설계한 ‘한국형 신도시 수출’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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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십중팔구 "65살은 노인 아냐, 70세는 돼야"



자녀동거 줄고 노인부부, 독거노인 비중 증가…10만명당 82명 자살

[CBS 안성용 기자] 만 65세 이상 노인 10명중 8명은 70살이 넘어야 노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11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노인 83.7%가 노인의 연령 기준을 70세 이상이라고 답했다.

이는 1994년의 30%, 2004년의 55.8%에 비해 급증한 수치로 통상적으로 정의되는 65세는 더 이상 노인의 연령 기준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노인 가구 형태도 변하고 있었다. 1994년에 54.7%, 2004년에 38.5%였던 자녀동거 가구 비율이 2011년에는 27.3%로 떨어졌다.

대신 노인 부부만 사는 비율이 급증해 1994년 26.8%에서 지난해에는 48.5%로 늘어 났다. 노인 혼자 사는 가구 비율(94년 13.6%-->2011년19.6%)도 증가 추세다.

그래도 노인소득 가운데는 자녀들이 주는 용돈이 가장 많은 비중(39.8%)을 차지했는데, 2008년 46.5%보다는 많이 낮아진 수치였다. 반면 기노노령연금과 국민연급 수급자 증가 등으로 공적이전소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의 88.5%가 만성질환을 갖고 있었는데 여성(93.7%)이 남성(81.8%)보다 더 많은 질환을 갖고 있었다. 남녀 노인 모두 고혈압이 가장 많았고 관절염 당뇨병 요통 등이 그 뒤를 잇고 있었다.

응답자의 28.5%가 인지기능 저하자로 조사됐는데 고연령, 무배우자, 읍면지역에서 인지기능 저하자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노인들의 건강관리는 좀 더 철저해 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4년에 39.6%와 52%에 머물던 운동실천율과 건강검진율은 50.3%와 81.6%로 급증했다.

한편으로는 노인의 12.7%가 학대를 경험했고, 11.2%가 자살을 생각해 본 적이 있고 이 중 11.2%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는 응답을 했다.

자살을 생각한 이유로는 건강 문제가 32.7%로 가장 높았고 경제적 어려움 30.9%, 가족.친구와의 단절 15.3%, 외로움 10.3%로 외로움 때문에 노인들이 자살을 한다는 통설과는 다소 차이가 있었다.

우리나라 노인 자살률은 2010년 현재 10만명당 81.9명으로 미국 14.4명, 일본 17.9명에 비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ahn89@cbs.co.kr

노인 10명 중 9명 ‘만성질환자’

65세 이상 10명 중 8명 “70세는 넘어야 노인”

[쿠키 건강] 우리나라 노인 10명 중 9명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보건복지부(이하 복지부)는 20일 전국노인을 대상으로 노인생활실태 및 복지욕구를 파악하는 ‘2011 노인실태조사’를 발표해 이와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88.5%가 고혈압 등 ‘만성질환’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이 93.7%, 남성이 81.8%로 남녀 모두 고혈압이 가장 높은 유병률(54.8%)을 보이고 있다. 만성질환 중에서는 고혈압 54.8%, 관절염 40.4%, 당뇨병 20.5%, 요통·좌골통 19.9% 순인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노인의 21%가 지난 1년간 낙상을 경험했으며 이 중 72.4%가 병원치료를 받았다. 낙상경험 장소는 주로 도로나 공원 등 실외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응답자의 28.5%가 인지기능 저하자로 나타났으며 고연령, 무배우자, 읍면지역에서 인지기능 저하자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노인들의 흡연율은 12.6%, 연간음주율은 33.8%, 운동실천율은 50.3%이었다. 이는 19세 이상의 흡연율이 26.9%, 연간음주율이 77.7%인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음주나 흡연율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건강검진율과 운동실천율은 2004년의 52.0%와 39.6%에 비해 월등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고무적이다.

한편 노인이라고 불리는 연령에 대한 인식개선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65세 이상 고령자 10명 중 8명은 조사대상자의 83.7%가 노인의 연령기준을 ‘70세이상’으로 생각했다. 이는 지난 1994년도에 30.1%, 2004년도 55.8%에 비해 급증한 수치로 통상적으로 정의되는 65세는 더 이상 노인의 연령기준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장윤형 기자 vitamin@kuki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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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위기, 한국경제 바꾸다 (1) 왜곡된 고용시장] 노는 청년층, 일하는 고령층 … 세대간 양극화 심해졌다



[내일신문]

고용지표는 위기 극복, 정부 환호 … 체감고용은 연령대별 큰 차이 보여

쳥년일자리 위기 이후 11만4천개 줄어 … 50세 이상은 21만6천개 증가

외환위기이후 한국경제는 큰 변화를 겪었다. 구조조정을 단행한 기업들은 경기가 회복해도 고용을 늘릴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남아 있는 사람들을 쥐어짜 이익률을 높이는 데 집중했다.

구조조정의 상시화로 일자리가 불안해졌다. 소득감소, 소비축소, 생산위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잠재성장률 하락을 낳았다. 높아진 환율을 이용한 대기업들의 수출이 급증하면서 기업 양극화, 개인 양극화가 확산됐다. 외환시장, 자본시장의 문턱이 사라져 외국인투자자들의 '놀이터'로 전락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았다.

2008년 하반기에 몰아 닥친 글로벌금융위기도 5년째로 접어들면서 한국경제의 틀을 바꿔놓고 있다. 고용시장, 성장률, 대외의존적인 국제경제, 세계경제의 다극화, 부채와의 전쟁 등 다양한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내일신문은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달라진 한국경제의 체질을 진단했다.

#모 공공기관에 다니는 A씨는 50대를 훌쩍 넘었다. 그의 고민은 이사에 진급하지 못한 것도, 곧 일자리에서 손을 놓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임금피크제에 들어가 있는 그를 짓누르는 것은 '놀고 있는 장남'이다.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을 나왔는데도 변변한 일자리를 얻지 못하고 있다. 나이는 서른 살을 넘어섰다. 이러다 부자가 실업자로 전락하는 게 아닌가 걱정이 태산이다. A씨는 연금과 집이 있어 노후를 보낼 만 하지만 30대 아들은 일자리를 못 찾아 결혼도 늦춰 놨다. A씨는 급기야 임금피크제가 끝나는 내후년부터 할 수 있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젊은이들이 놀고 있다. 일자리가 없다. 고령층은 일자리를 꽉 잡아쥐고 놓을 줄 모른다. 부모는 더 일하고 자녀는 일할 곳이 없어 아르바이트로 겨우 버텨내고 있다. 일자리를 놓고 세대간에 경쟁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논란이 있지만 세대간 일자리 환경이 크게 달라진 것은 사실이다. 인구 증감을 고려하더라도 젊은이 일자리는 줄었고 고령층 일자리는 크게 늘었다.

21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들어 1~5월까지 취업자수는 전년 같은기간에 비해 월평균 46만6000명씩 늘어났다. 이는 2010년과 2011년에 늘어난 취업자 32만3000명, 41만5000명에 비해 크게 확대된 것이다.

◆글로벌위기를 벗어난 고용시장? = 우리나라 고용지표는 세계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했는 데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글로벌금융위기를 완전히 벗어난 모습이다.

지난 5월 고용률이 글로벌 위기 직전인 2008년 5월과 같은 60.5%였다. 고용률은 15세이상 인구 중 취업자 비중으로 체감고용상황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다.

지난 4년간 15세 이상 인구는 197만8600명 늘었다. 이중 취업자수는 무려 119만3700명 확대됐다. 연평균 29만8400명으로 30만명 가까운 증가를 보였다.

경제활력을 보여주는 경제활동인구도 글로벌위기 이전에 비해 124만7400명이나 증가했다. 15세이상이면서 일을 하겠다고 나선 비율인 경제활동참가율이 2008년 5월에 비해 0.1%p 높은 62.5%를 기록했다. 적극적인 일자리 찾기에 나서면서 실업자는 5만3500명 증가해 실업률을 3.1%로 01%p 올려놨다.

◆인구의 양극화, 취업의 양극화 = 지난 4년간 전체인구는 197만8600명 늘었다. 50대와 60세이상은 각각 131만5300명, 121만4500명 증가했으며 40대는 9만8400명 확대됐다.

반면 20대와 30대는 각각 37만5500명, 34만700명 감소했다.

경제활동인구도 전체적으로는 124만7400명이나 증가했으며 50대는 무려 108만7700명, 60세이상은 59만5400명 늘었다. 20대와 30대는 23만6200명, 33만6100명이 감소했다.

50세이상은 늘어난 인구중 66.53%가 일자리를 찾아 나선데 반해 줄어든 20~30대 인구 71만6200명 중 79.9%는 고스란히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로 이어졌다.

전체 인구 중 경제활동참가율에서 20대와 40대는 각각 0.1%p, 0.3%p 늘었다. 특히 50대는 1.7%p, 60세이상은 1.3%p 뛰었다. 반면 30대가 1.0%p나 감소했다. 4년 전과 동일한 경제활동참가율을 유지하려면 30대 중 7만9100명이 비경제활동인구에서 경제활동인구로 전환해야 한다. 그만큼 일자리를 찾는 데 지쳤거나 여전히 취업을 준비하는 30대가 크게 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글로벌금융위기 이후 취업자는 119만3700명 늘었지만 이중 107만2100명이 50대에서 늘었고 60세이상에서도 56만9400명 확대됐다. 20대는 26만9400명, 30대는 32만600명 감소했다.

◆체감고용의 온도차 = 체감고용을 보여주는 고용률 변화는 우리나라 고용시장의 심각성을 잘 드러냈다. '인구증감에 따른 효과'를 모두 감안한 결과다. 전체 연령의 고용률은 4년전과 같은 60.5%지만 20대와 30대는 0.7%p, 0.9%p 낮았다. 15~29세 청년층의 고용률은 1.2%p 떨어졌다. 50대는 1.7%p, 60세이상은 1.1%p 높았다.

체감고용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20대와 30대에 각각 4만3000개, 7만1000개의 일자리가 부족하다. 청년(15~29세)의 일자리 부족규모는 11만4000개였다. 반면 50대는 12만5000개의 일자리가 더 만들어졌고 60세이상에서도 9만1000개가 늘었다. 10대(15~19세)와 40대는 각각 2만3000명, 3만3000명 증가했다.

허재준 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근 나타나는 40만~50만명의 취업자수 증가는 놀라운 것이라기 보다는 외환위기 전후 연평균 취업자수 증가가 44만명에서 22만명으로 줄어든 것과 같은 흐름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비정규직 문제와 청년 실업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졸자가 너무 많아 청년 취업애로계층이 실제 실업자의 배를 넘어서고 반면 고령층들이 단순 일자리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고용률이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면서 "과거엔 청년과 고령층 고용률이 같이 움직였는데 최근에 이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고령층이 청년일자리를 잠식했을 수도 있다는 근거로 해석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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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투자 늘려야"

'세계 산업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정책토론회' 열려

[CBS 임기상 기자] 우리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연구·개발(R&D) 투자를 늘려 경쟁력이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21일 상의회관에서 열린 '세계 산업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지난 50년이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시기였다면 앞으로는 해외로 나가 먹거리를 만들어오는 50년이 되도록 중소기업 지원책을 기술혁신형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가 한국의 2016∼2026년 장기 경제성장률을 연평균 2.4%로 전망할 정도로 국내 산업 경쟁력의 성장판이 닫히고 있다"며 "지속 성장을 위해서는 독일처럼 R&D 투자를 확대해 경쟁력이 있는 중소·중견기업을 키우는 방식으로 산업 생태계가 변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상훈 한국개발연구원 산업경쟁정책연구부장도 "고성장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R&D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하고 부품과 소재 분야의 원천기술 개발지원을 늘려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승일 중소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현황 및 향후 정책 과제'를 주제로 한 발표에서 "경제성장의 걸림돌인 양극화를 해소하고 지속가능한 경제구조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은 더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kisangl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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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도 꺾은 美리포트, 뭐가 달라?

年 2600억원 쏟아붓는데 우리는 겨우 10억원 독립성 확보…독자층 탄탄

◆ K컨슈머리포트 논란 ◆

미국, 영국, 독일 등 주요 국가에서는 소비자들이 제품ㆍ서비스 구매 때 참고할 수 있는 각종 정보들이 공개적으로 나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으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꼽히는 게 미국의 컨슈머리포트다. K컨슈머리포트가 모델로 삼고 있는 것은 바로 컨슈머리포트다.

컨슈머리포트는 1936년 미국의 비영리단체인 소비자연맹이 창간했다. 현재 컨슈머리포트에서 근무하는 직원은 650여 명에 달하며 이 보고서는 구독료와 기부금만으로 운영된다. 29달러인 컨슈머리포트 월간지의 경우 연간 구독자가 410만명에 달하고 30달러인 웹의 경우 회원이 330만명에 달한다.

컨슈머리포트가 이렇게 탄탄한 독자층과 권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은 철저한 독립성에 있다. 이 보고서는 평가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세 가지 원칙을 지키고 있다. 그 원칙은 △외부 광고를 받지 않는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샘플을 제공받지 않는다 △기업이 컨슈머리포트의 평가 결과를 광고에 이용할 수 없도록 한다 등이다.

대신 이 회사는 기업과 소비자 모두 신뢰할 수 있을 정도의 결과를 내놓는다. 컨슈머리포트의 연간 예산은 약 26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직 초기단계에서 10억원 정도의 예산밖에 배정되지 않은 K컨슈머리포트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컨슈머리포트에서는 전문가를 포함해 600여 명의 직원들이 직접 제품을 실험하고 분석해 보고서를 작성하며 매월 11개의 비교품목을 내놓는다. 소개되는 제품 역시 소비자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유명 브랜드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그래서 소비자는 특정 제품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인터넷에서 헤맬 필요 없이 컨슈머리포트를 통하면 된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구입하기 전 컨슈머리포트에 들어가면 차종별, 가격대별 제품 정보와 품질, 이용 후기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컨슈머리포트의 존재가 반갑지만은 않다. 나쁜 평가 결과가 매출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컨슈머리포트가 스티브 잡스의 콧대를 꺾은 일화는 유명하다. 2010년 7월 아이폰4에 대해 수신불량이라는 평가를 내리자 애플 주가는 급락했다. 하와이에서 휴가를 즐기던 잡스는 업무에 복귀해 대책을 내놓아야 했다. 또 컨슈머리포트는 2010년 4월 도요타 신형 렉서스 GX460이 고속 주행 시 전복 위험이 있다는 이유로 구입 부적합 판정을 내렸다. 이에 도요타는 미국 판매를 중단하고 리콜 조치를 내렸다.

한국에서는 작년 12월 15일 공정위가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소비자원에서 올해 업무계획을 보고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K컨슈머리포트' 도입 방침이 발표됐다. 소비자들의 합리적인 구매를 돕기 위해 제품이나 서비스의 품질, 성능, 안정성에 대한 정확하고 공정한 정보를 제공한다는 취지에서였다.

[유주연 기자 / 이재철 기자 / 채종원 기자 / 김유태 기자]

 

K컨슈머는 1500만원짜리 반쪽 보고서…가격 빼곤 볼것 없다

등산화·변액보험 등 보고서 낼때마다 평가기준 논란 시끌
합리적 소비 위한 정보제공 선기능에도 "공정성 상실" 비판

◆ K컨슈머리포트 논란 ◆

A스포츠 용품업체는 작년 11월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K컨슈머리포트 평가용으로 20만원대 사계절용 일반등산화를 제출하라'는 공문을 받고 어떤 제품을 낼지에 대해 회의를 거듭했다. 특히 '20만원대'라는 범위는 등산화에서는 넓은 구간에 해당했고 이 가격대에는 당일 산행에 좋은 것부터 2~3일 산행용으로 적합한 고급형까지 다양한 품목이 있었다.

결국 이 회사는 고심 끝에 '당일 산행용보다 비싸고 무겁지만 여러 가지 기능이 있어 기술력을 돋보이게 할 수 있는 2~3일용이 좋다'는 결론을 내리고 26만원이 넘는 고급제품을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 3월 발표된 K컨슈머리포트의 등산화 추천상품에서 A업체의 제품은 '무겁다'는 이유로 제외되고 다른 업체가 제출한 '당일 산행에 적합한 제품'이 포함됐다. A업체는 평가 결과에 당혹해 했고 제품 이미지와 매출에 영향을 받았다.

A업체 관계자는 "당일 산행용 등산화와 2~3일용은 다른 종류여서 무게ㆍ가격에 차이가 있는데 이를 일반 등산화로 뭉뚱그려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보다 정밀하고 명확한 기준으로 비교 대상을 선정했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한국형 소비자정보지를 표방하며 지난 3월 출범시킨 'K컨슈머리포트'가 각종 '논란'에 시달리고 있다. 또 공정위가 K컨슈머리포트와 같은 취지로 진행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품목 가격정보 제공'도 비슷한 비판을 받고 있다.

K컨슈머리포트는 상품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합리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또 품질, 가격 등을 비교해 알려주면서 업체들의 경쟁을 유발해 가격 인하와 품질까지 개선시키는 효과를 주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K컨슈머리포트는 지난 3월 이후 등산화, 변액연금보험, 위스키, 어린이 음료, 무선전기주전자, 젖병 등에 대해 5차례 보고서를 냈지만 공정성ㆍ실효성 측면에서 중요한 비판을 받고 있다. 구체적으로 △평가 대상 상품 선정의 공정성 △평가 기준의 적절성 △평가 과정의 효율성 △예산ㆍ권위 부족 등으로 여러 면에서 개선할 점이 많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분석 대상이 됐던 업체들 중 실제보다 부정적으로 평가됐다고 생각하는 업체들은 '소송을 불사하겠다'며 반발하고 있다.

K컨슈머리포트 정보 중 업계가 가장 불만을 터트리는 부분은 '분석 대상과 평가 기준의 합리성ㆍ신뢰성' 문제다. K컨슈머리포트 1호였던 '등산화'의 경우 접지력 평가에서도 비판이 있었다. 등산화의 핵심 기능인 접지력을 평가하는데 '철판에서의 미끄러짐'을 기준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등산용품업계 관계자는 "등산화는 주로 바위와 흙 위에서 신는데 철판 위에서 시험했다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정위가 녹색소비자연대에 위탁해 최근 발표한 '유럽산 위스키 가격실태 조사'에서는 각국의 주세 차이를 무시한 채 '한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이 일본, 영국 등보다 비싸다'는 결론을 내놨다. 1만원짜리 위스키 원액 700㎖에 붙은 세금의 경우 한국이 1만5555원인 데 비해 일본은 6800여 원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또 위스키 가격을 비교할 때 외국은 유통단계가 짧고 가격이 낮은 인터넷 사이트를 조사한 반면, 한국은 오프라인 유통업체 평균가격을 사용했다는 점에도 비판이 있다.

지난 4월 발표된 '변액연금보험 비교 정보 제공'에 대해서는 보험업계의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격한 상황까지 연출되기도 했다. 공정위의 위탁을 받아 변액연금보험을 분석한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은 이 상품의 수익률이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2~3년의 수익률을 바탕으로 향후 10년간의 미래수익률을 가정하고 적립식 상품을 거치식으로 계산하는 등의 산식 오류를 범했다고 주장했다. 양측이 분석 결과에 대해 논란을 거듭하면서 소비자들은 혼란스러워하기도 했고 이 때문에 이 상품의 신규 가입건수가 급감하기도 했다.

지난 21일에는 평기기관이었던 금소연의 조남희 사무총장이 퇴임사를 통해 'K컨슈머리포트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계산'의 문제점을 폭로하기도 했다. 그는 "변액연금보험 수익률 계산 방법에 오류가 있었다는 것과 평가 방법에 대해서 분명 발표 전에도 내부에서 문제가 됐다"며 "명백한 계산 잘못 등에 대해 사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K컨슈머리포트에 대한 또 다른 비판은 '예산'에서 비롯된다. 예산이 너무 적어 애초부터 정밀한 분석이 어렵다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와 한국소비자원이 작년 말부터 추진한 K컨슈머리포트는 민간소비자단체에 평가용역을 맡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품목당 할당된 예산이 1500만여 원에 그쳐 애초부터 심층적인 실험ㆍ평가를 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의 경우 매년 자동차 평가에만 2100만달러(약 240억원)를 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정위의 책임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공정위 주도 사업인데도 '조사 기관의 독립성 보장'을 이유로 조사 주체인 소비자단체에 모든 대응을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공정위 예산으로 조사가 이뤄지고 발표도 반포동 공정위 청사에서 하는데 정작 기업 반발이 제기되면 우리만 총대를 멘다"고 부담을 토로했다.

이에 따라 K컨슈머리포트가 공정성과 객관성을 인정받으려면 발표 전 공정위의 엄격한 검증과 이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공정위가 검증 책임져야"

◆ K컨슈머리포트 논란 ◆

전문가들은 K컨슈머리포트가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예산ㆍ인력 확충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K컨슈머리포트를 담당하는 한국소비자원의 이상식 소비자정보팀 팀장은 "소비자 요구가 많은 태블릿PC나 카메라 등의 제품에 대한 비교분석 정보를 제공하고 싶지만 예산이 넉넉지 않아서 쉽지 않다"며 "내년에는 현재 부족한 부분을 반영해 사업예산을 신청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 분야 전문 인력을 충원하는 것도 선행돼야 질 높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품질 비교 역량과 범위를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승신 건국대 소비자정보학과 교수(전 한국소비자원장)는 "공정한 품질 비교가 이뤄지려면 기업과 소비자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평가 기준부터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주홍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국장은 국가가 운영하는 실험기관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재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용역을 받은 소비자단체가 민간 실험기관에 또다시 실험 발주를 맡기는 시스템이다. 이 국장은 "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품목당 1500만원 정도의 예산을 배정받지만 인건비를 비롯해 부대비용을 빼면 실험비는 500만원 정도에 불과해 몇 가지 핵심사항만 실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소비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는 인지도 높은 브랜드 등을 중심으로 조사 대상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등산화처럼 소비자들이 해당 브랜드만 들으면 누구나 알 수 있을 정도로 인지도 있는 기업을 조사 대상으로 정해야 소비자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며 "중소기업 제품 위주로 분석을 하는 게 공정위가 대기업 눈치를 보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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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생산기지도 U턴 시키는 FTA … 對美 수출 8% 늘었다


<바빠진 섬유업체> 한·미 FTA 체결로 대미수출이 크게 늘어난 섬유업체 누리안 인터내셔널의 직원들이 21일 서울 방이동 본사에서 제품들을 살펴보고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한·미 FTA 100일' 효과 따져보니

자동차 콘덴서 수출은 31배나 '껑충'

관세 없어져 인건비 차이 극복 입증

中企 섬유·석유화학·장신구까지 큰 혜택


의류 수출기업인 누리안 인터내셔널은 최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현지공장에서 생산하던 고급 의류제품 일부를 국내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했다. 10여년 전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해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이전한 이후 첫 ‘턴 어라운드(turn around)’다.

최진오 영업부장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고급 의류의 경우 관세 32%가 철폐되면서 인건비 차이를 극복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내년에 국내에서 생산하는 물량을 올해 800만달러의 5배인 4000만달러어치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 1억2000만달러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FTA로 덕보는 중소기업들

정부가 21일 한·미 FTA 발효 100일을 맞아 중소기업들의 FTA 활용도를 점검한 결과 누리안과 같은 수혜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 KOTRA에 따르면 섬유뿐 아니라 머시닝센터, 유압부품, 보안카메라, 절전 멀티탭, 에폭시수지, 승용차용 타이어, 모조장신구, 유리밀폐용기 등 15개 품목에서 중소기업들의 대미수출이 크게 늘었다.

자동차 콘덴서는 기존에 5.6%가 부과되던 관세가 철폐되면서 올 들어 4월까지 대미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31배나 늘었다. 기어류 수출도 3배 증가했다. 섬유제품 수출은 11.5% 관세가 철폐된 면소재 제품이 61%, 14.9% 관세가 철폐된 인조섬유 제품은 58% 각각 늘었다. 작년까지 중국산에 밀려 두 자릿수의 수출감소세를 보여온 모조 장신구도 올 들어 5%대의 증가세로 돌아섰다. 11%의 관세철폐 효과 덕분이다.

윤재천 KOTRA 시장조사실장은 “산업계 곳곳에서 긍정적인 실적이 나타나고 있다”며 “FTA로 관세인하 혜택을 본 중소업체들이 국내생산 물량을 확대하면서 투자와 고용확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FTA가 수출 버팀목 역할


지난 3월15일 한·미 FTA가 발효된 후 100일 동안 대미 수출은 115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늘었다. 이 기간 중 우리나라 전체 수출은 1438억달러로 2.5% 줄었다. 특히 자동차 부품, 석유제품 등 FTA 혜택 품목군은 수출이 16.8%나 늘어나면서 증가세를 주도했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를 FTA 효과로 상쇄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유럽연합(EU) 수출은 지난해 7월 FTA 발효 이후 유로존의 재정위기 여파로 12.1% 줄었지만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석유제품 등의 수출은 20.2%나 증가했다. 특히 가격에 민감한 폴리에스터(관세 4%)의 경우 이탈리아 내 한국산 점유율이 3위에서 1위로 올라섰고 벨기에에서는 수입시장의 80%를 점유하는 등 시장점유율이 약진하는 품목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미국과 EU기업들의 국내 직접투자가 늘어난 점도 눈에 띈다. 미국과의 FTA 발효 이후 미국기업의 국내 직접투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증가한 6억300만달러를 기록했다. EU기업의 국내 직접투자도 지난 5월까지 11개월 동안 37억7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FTA로 주요 수입품들의 소비자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전기다리미, 프라이팬, 자동차 등 미국, EU산 수입품 22개 제품의 가격을 비교한 결과 15개 품목의 가격이 인하된 것으로 조사됐다. 김익주 재정부 무역협정국내대책본부장은 “FTA가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유정/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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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2주년] 신경제 영토/한국기업 영토,개척 끝이없다

대한민국 경제영토가 넓어지고 있다. 한국인이 쏟은 땀과 열정의 결실이다.

아프리카 오지, 중동 사막에 세우는 원유플랜트, 지구 반대편 브라질 해안에 건설 중인 제철소, 인도양 해상에 우리 손으로 뚫는 가스전 등 지구촌 곳곳에 한국인이 흘린 땀이 맺혀 있다. 그 가치는 소중하다. 한국인이 흘린 땀은 낯선 환경에 뿌리는 한국 기업들의 수분이자 양분이다. 이런 한국인, 한국 기업의 노력은 국부를 창출하는 차원을 넘어서 더 크게 보면 인류의 번영을 도모한다.

아시아 대륙 동쪽 끝 대한민국은 국토(22만1336㎢)가 좁다. 그것도 남북으로 갈라져 약 10만㎢의 영토와 4990만명의 인구만으로는 내수산업에 한계가 있다. 대륙으로 뻗은 육상길도 막혔다. 악조건이다. 하지만 현실을 탓한 채 안주하지 않았다. 동.서.남의 바다는 더 크게 열려 있고 이는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전 세계 휴대폰과 가전시장을 평정한 삼성과 LG전자, '자동차 수출강국'의 저력을 보여준 현대자동차, 자원빈곤 국가의 설움을 딛고 자원 자급에 앞장서는 포스코와 SK, 전 세계 해양플랜트와 선박 건조를 석권한 현대중공업 등 조선사들. 여기에 어떤 오지라도 시장이 있다면 거침없이 뛰어드는 중소.중견 업체들의 개척정신도 높이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힘의 원천은 무엇일까. 한계를 곧 단념으로 삼지 않은 도전정신이다. 또 한국 기업들의 무한한 열정이다. 이제는 중동, 아프리카, 남미, 인도 등 신시장을 개척하는 지치지 않는 힘과 신뢰, 그것이 바로 '코리아 브랜드'가 됐다. 이 결과 대한민국은 지난해 수출 5000억달러(연간 누계)를 넘어섰고 세계에서 아홉번째로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열었다. 교역장벽을 허문 자유무역협정(FTA)은 꽤 중요한 동인이 됐다.

세계 경제(국내총생산 기준)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45개국과 자유무역을 하는 대한민국의 원동력이 된 것. 이른바 '대한민국 경제영토'다.

한.아세안 FTA(2009년), 한.인도 CEPA(2010년), 한.유럽연합(EU) FTA(2011년), 한.페루 FTA(2011년), 한.미 FTA(2011년)로 우리의 경제영토는 칠레(87%), 멕시코(72%)에 이어 세계 3위다. 중국, 일본 등 경쟁국 경제영토의 4배가량이다. 중남미 자원 부국 멕시코와도 FTA 협상을 시작했다.

글로벌 경제영토 전쟁은 확전 태세다. 경제영토는 경제적 실익을 넘어 외교·군사적 영향력을 높이기 위한 강대국들의 치밀한 계산이 깔려 있어서다. 미국이 주도해 일본과 캐나다, 멕시코를 끌어들여 중국을 견제하고 세계 최대 경제블록(GDP 26조달러)을 만들겠다는 야심작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중국은 한.중.일 FTA와 아세안을 아우르는 범아시아권 경제통합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게 대표적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경제위기의 격랑 속에 서 있다. 미국 금융위기에 이은 유럽 재정위기가 질기게 이어지고 파장은 커지고 있다. 세계 경제를 끌어올렸던 중국은 정체되고 세계 경제는 얼어붙고 있다. 밖으로는 수출길이 좁아진다. 안으로는 고물가와 가계부채로 소비, 투자가 위축되고 극심한 경제 양극화에 직면했다.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은 최근 "세계 경제 위험은 장기적 현상으로 리스크와 함께 생존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위기는 반복된다. 최근 4년 새 두 번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고 있지만 한국인의 열정은 꺾이지 않았다. 인구와 영토의 한계를 넘어서는 발상의 전환, 세계 시장으로 뻗어나가는 더 넓은 황금로드가 한국인 앞에 놓여 있다.

skjung@fnnews.com 정상균 기자

 
[창간 12주년] 신경제 영토/전세계 440개 자원개발 프로젝트에 '한국 깃발'
5대양 6대주를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세계는 넓고도 넓다. 한국이 영토를 뻗어나가는 데는 절대적 한계가 있지만 '경제 영토'를 넓히는 것은 어떤 한계도 없다.특히 원유나 광물 자원을 얻기 위해서는 황무지와 다름없는 사막이나 열대우림의 정글, 바다 한가운데마저도 장벽이 되지 않는다. 우리 기업들이 지구촌 구석구석을 '코리아 경제 영토'로 개척하고 있다. 지난 1998년 외환위기를 겪은 이후 최근 10년 동안 우리 기업들이 일궈낸 자원 개발 현황만 살펴봐도 이 같은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이런 과정에서 한국은 비약적인 성장을 거듭했고 이제 세계 7위의 경제 규모를 자랑하는 경제 강국이 됐다.이에 파이낸셜뉴스는 우리 기업이 글로벌 지역에서 자원 확보를 위해 구슬땀을 흘리며 경제 영토를 확대하고 있는 현장을 찾아가 그동안의 성과와 앞으로의 전략을 조망하는 기획시리즈를 게재한다.

■ 90여개 나라서 400여개 프로젝트 진행
지난 2009년 '해외자원개발사업법'이 제정되면서 공기업을 포함한 수많은 우리 기업이 해외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 21일 해외자원개발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해외자원 개발 투자 금액은 사상 최대 규모인 120억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80억달러 이상은 석유회사 인수합병(M&A)과 생산 광구를 매입하는 대형 프로젝트로 진행되고 있다.

민간기업도 경기 침체와 금융 위기로 위축됐던 해외자원 개발 투자를 크게 늘렸다. 2009년 10억9000만달러에서 무려 39억달러 수준으로 대폭 확대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해외자원 개발 사업의 성과와 과제'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이 해외자원 개발에 나선 국가는 90여 개국이다. 이들 나라에서 벌인 프로젝트만 해도 440개나 된다. 특히 지난해 해외 광물 투자 가운데 75.1%가 공기업에서 이뤄졌다. 석유와 가스의 경우도 공기업이 투자하는 비중이 89.9%에 달하고 있다. 게다가 그동안 아시아 지역에 집중됐던 자원개발 사업은 지난해부터 전 세계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아시아지역에 대한 투자는 2005~2007년 기준으로 36.7%에 달했지만 2008~2010년에는 18.4%로 크게 낮아졌다. 반면 2008~2010년 독립국가연합을 포함한 유럽 지역에 투자한 비율은 53.8%로 크게 늘었고 이어 중남미와 북미도 각각 18.6%, 8.2%로 늘어났다. 최근에는 호주와 아프리카에 대해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민간기업의 활약도 크게 두드러졌다. 2007년 석유와 가스(탐사·개발·생산)에 참여한 공기업은 총 37곳이지만 민간기업은 86곳이나 됐다. 2008년에는 공기업 44곳, 민간기업은 114곳으로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에는 공기업 60여 곳이 참여한 반면 민간기업은 무려 150여 곳이 참여했다.

또 민간기업은 2009년에는 해외자원 개발을 위해 67억달러를 투자해 해외 석유기업 인수와 더불어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아낌없는 투자를 하고 있다. 이 결과 2009년 자주개발률은 당초 목표인 7.4%에서 1.6%포인트 늘어난 9%를 달성했다. 2008년 대비 3.3% 증가한 수치다. 유연탄 자주개발률도 2009년 목표가 42%였지만 43.7%로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이 밖에 6대 광물의 자주개발률 역시 목표치인 25%를 넘어 25.1%를 달성했다. 이는 2009년 투자액 감소 속에서도 생산광구 지분을 크게 확보했기 때문이다.

정부는 2016년까지 '제3차 해외자원 개발 기본계획'에 따라 석유와 가스 6대 주요광물에 대한 자주개발률을 최대한 올릴 예정이다. 석유와 가스는 2013년까지 20%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1억배럴 이상을 보유한 해외 유망 광구를 추가로 개발하기로 했다.

■ 공기업·민간기업 곳곳서 개발 '희소식'
우리 기업들의 해외자원 개발 성적표는 우리 경제의 현주소를 가늠할 수 있는 핵심 지표다. 올해 해외자원 개발 사업은 한국전력과 석유공사, 가스공사 등 공기업이 세계 곳곳에서 희소식을 전하고 있다. 또 SK그룹, 포스코를 비롯해 종합상사군인 대우인터내셔널, LG상사, SK네트웍스와 조선사업의 버팀목 STX 등 민간사업자들도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대우인터내셔널은 최근 미얀마 가스전의 모든 시추작업과 가스 산출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로써 해저 구조물, 육상 가스터미널, 파이프라인 등 가스 생산에 필요한 인프라 구축이 끝나는 2013년 5월 상업생산에 돌입할 수 있게 됐다. 또 대우인터내셔널은 호주 나라브리 유연탄광에서 대규모 상업생산을 시작했다.

SK네트웍스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석탄광물사업을 인수해 2005년부터 진행해온 해외 자원 개발 사업을 강화했다. 특히 호주의 스프링베일, 앵거스 플레이스를 비롯한 4개 석탄광구에서는 매년 1000만t이 생산되고 있는 상태로, 호주 자원법인의 생산.판매 및 트레이딩을 통해 연간 300억~400억원 규모의 이익을 지속적으로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TX그룹도 자원에너지 사업 부문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TX그룹이 선언한 '비전 2020'에는 오는 2020년까지 자원 에너지 부문에서만 매출 30조원에 영업이익 2조4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STX에너지는 민간기업 최초로 국내 대륙붕 탐사에 참여하며 그룹 내 에너지 사업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 또한 ㈜STX와 더불어 북미, 중앙아시아, 북해지역을 중심으로 석유개발 사업의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

LG상사는 단순 중개자에서 생산자로 과감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추진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해 국내 종합상사 중 자원개발 분야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나타내고 있어 향후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yoon@fnnews.com 윤정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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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2주년] 정부조직, 경제지원형으로 바꿔라/차기 정부 부처개편 '밑그림'은

18대 대통령 선거가 불과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새 정부에서 선보일 정부조직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대권을 잡기 위한 본격 행보를 시작한 정치권은 물론 관련 전문가들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차기 정부조직 개편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관가는 이들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일단 차기 정부부처 개편에서 '과학기술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 등 이명박 정부에서 통폐합된 부처의 부활에는 여야는 물론 학계에서도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된 상황이다. 하지만 찬반이 여전한 만큼 어느 정도 실현될지는 미지수다. 경제부처 역시 경제부총리 부활을 거론하면서 기능적 재편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 정부 폐지 부처 부활 가능성

이명박 정부가 출범할 때 통폐합을 한 부서는 바로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 해양수산부이다.

과학기술부는 교육부와 합쳐 교육과학기술부로 탄생했고 정보통신부는 산업자원부와 통폐합 돼 지식경제부가 됐다. 해양수산부는 국토부와 묶여 국토해양부로 재탄생했다.

이들 부처를 흡수한 교육과학기술부, 지식경제부, 국토해양부 등은 '이대로'라며 '수성'에 본격 나섰지만 차기 정부에서 어떤 형태로든 개편될 가능성이 크다. 한발 더 나가 이번 정부에서 신설된 방송통신위원회의 폐지와 함께 그 중요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는 중소기업부의 신설을 주장한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작지만 강한 정부'를 내세우며 공격적으로 부처를 줄였지만 실제 국정운영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조급하게 정부 조직을 재개편하라는 뜻은 아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짧은 기간 시간에 쫓겨 정부 조직을 개편하기보다는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에 맡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실제 고동원 성균관대 교수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근거법의 7조를 보면 인수위원회 업무 내지 권한에 대해선 정부조직 파악이라고 규정돼 있지 개편이라고 돼 있지 않다"면서 "17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부조직을 개편한 것은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에 "보다 중립적인 입장에서 할 수 있는 국회에서 정부조직 개편을 주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과기부, 정통부 되살아날까?

전문가들 사이에선 현 정부가 없앤 과기부와 정통부의 부활을 이구동성으로 주장하고 있다. 과기부와 정통부의 부활은 핵심 성장 산업 육성을 위한 구심체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따른 것이다.

특히 국민소득(1인당 GDP) 2만달러 시대를 넘어 3만달러 시대를 맞기 위해선 과학기술의 뒷받침이 절실한데 오히려 연구개발의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해야 하는 과학기술부가 폐지된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과학계에서도 '과학 홀대론'을 거론하며 과학기술부의 부활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다.

실제 야권에선 교육과학기술위원회를 교육위원회와 과학기술위원회로 분리하는 방안을 제안 중이다. 이 같은 '교과위 분리'는 정보통신부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즉 19대 국회에서 과학기술위원회가 신설되면 정통부의 부활이 필수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대호 인하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정보.미디어.문화가 함께 어우러지는 디지털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를 관장하는 지식창조형 독임제 부처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는 기존 정통부 부활에서 한발 더 나아가 소프트웨어 산업과 디지털 콘텐츠 산업도 함께 융합해 정보.콘텐츠정책 전담 부처를 탄생시키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통부 부활에 모든 전문가들이 찬성하는 것만은 아니다.

이민화 KAIST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정보기술(IT)이 전 산업에 녹아 있는 지금 상황에서 동떨어진 IT 전담부처 설립은 시대에 맞지 않다"면서 "새로운 기능부처로서 정통부의 부활은 시대적 패러다임과 일치하지 않으며, 이미 하나의 부처가 IT산업을 이끌어간다는 것은 불가능한 현실이 됐다"고 밝혔다.

■해양부와 중기부의 운명은?

정치권에서 부활에 큰 공감대를 얻고 있는 부처가 바로 해양수산부(해양부)이다.

여야 정치권은 부산.경남을 찾을 때마다 해양수산부의 부활을 약속해 왔다. 실제 유력 대권후보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이 '해양부 부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이기 때문에 차기 정부에서 해양부가 신설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서는 국토 개념에 해양도 포함되어 있는 만큼 해양수산 기능을 분리하는 것은 시대에 맞지 않다는 주장도 있지만 3면이 바다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 농림수산식품부와 지식경제부로 이관됐던 기능까지 모두 되찾아 와서 해양종합 행정부처로 재탄생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해양수산부가 부활될 경우 지식경제부의 해양플랜트 부문도 해양부로 이관되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중소기업부의 경우 대기업 중심의 현 지경부 기조 영향으로 사각지대에 몰려 있는 중소기업을 집중 보호 육성하겠다는 취지로 신설이 적극 검토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부가 신설되면 중소기업 전담부서가 통째로 빠져나가게 되는 지경부는 이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즉, 업종별 산업정책을 전체적으로 바라봐야 하는 상황에서 별도의 중소기업부를 만든다는 것은 업무 효율적으로 맞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지경부는 될성부른 중소기업들을 세계적인 중견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중견기업국'을 신설하는 등 중소기업부 신설에 적극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courage@fnnews.com 전용기 기자

[창간 12주년] 정부조직, 경제지원형으로 바꿔라/정치권도 대국민 홍보 돌입

차기 정부의 정부조직 개편의 방향을 알기 위해선 정치권의 움직임을 확인하는 것이 가장 빠른 방법이다.

20일 실제 대선을 6개월 앞둔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물론 민주통합당도 앞다퉈 차기 정부 조직 개편에 대한 밑그림을 내놓고 대국민 홍보 작업에 적극 돌입했다.

우선 새누리당은 현 정부가 통폐합한 과학기술부와 해양수산부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하는 것을 검토 중이다. 새누리당 내부적으로는 중소기업 정책을 총괄할 중소기업부를 신설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특히 이공계 출신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과기부와 해양부의 부활에 적극적이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해 말 한 세미나에서 "체계적이고 일관성 있는 과학기술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기본계획을 획기적으로 개혁해 최상의 위치를 갖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또 지난 총선에서 부산을 방문했을 때는 '해양수산부를 부활시켜야 한다'는 건의를 받고 "해양부 부활까지 포함해 해양수산 분야를 발전시키기 위한 부서가 꼭 있어야 한다"며 해양부 부활을 사실상 약속했다.

민주당도 지난 총선 직전 과학기술 분야 정책 공약에 차기 정부에서 과기부를 부활시키겠다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민주당은 과기부 부활로 정책과 예산을 연계 운영해 과학기술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역시 총선 당시 부산 지역 맞춤형 정책 자료집에 해양부 부활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타 부처에 분산된 해양관련 업무를 통합, 종합적인 해양 정책 수립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해양부 부활이 필수라는 것이다.

민주당은 특히 기획재정부로 이관된 예산정책 기능과 재정정책 기능을 다시 나누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역할 재편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재정부를 타깃으로 삼은 것은 재정부가 예산, 세제, 경제정책을 총괄하다 보니 이를 견제할 부처가 사라졌다는 판단에서다.

이와 함께 여야 모두 중소기업 정책을 총괄할 중소기업부를 신설하거나 중소기업청을 중소기업부로 확대 개편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용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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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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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 이통서 `G1` 노리는 중국…50만 기지국·40조원 투자

상하이 MAE 개최

'모바일 아시아 엑스포(MAE) 2012'가 열리고 있는 중국 상하이 신국제엑스포센터 콘퍼런스홀. 행사장을 빠져나오던 시궈화 차이나모바일 회장이 각국에서 온 수많은 취재진과 업계 관계자들에게 둘러싸였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4세대(G) 이동통신 표준 'TD-LTE'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행사장에서 만난 사람들은 사전에 입을 맞추기라도 한 듯 이구동성으로 TD-LTE를 대화 주제로 꺼내 들었다. 대부분 TD-LTE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잡으려고 열띤 탐색전을 펼치는 모습이었다.

중국은 이번 행사에서 4세대 롱텀에볼루션(LTE)의 글로벌 패권을 쥐겠다는 야심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시궈화 회장은 키노트 연설에서 "인도 일본 미국 등 시장 규모가 큰 국가들과 우선 협력해 TD-LTE 확산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며 "2015년 TD-LTE의 글로벌 점유율은 전체 LTE 시장의 46%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TD-LTE의 글로벌 저변 확산을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에릭슨, 화웨이, 노키아지멘스네트웍스 등 통신장비 업체와 삼성전자, ZTE 등 디바이스 제조사 등 통신 관련 업체와 협력 관계를 구축했다.

TD-LTE 확산을 위한 공격적인 투자를 예고했다. 차이나모바일은 내년까지 2000억위안(약 40조원)을 풀어 TD-LTE의 전국망 사업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GTI(Global TD-LTE Initiative)는 2014년까지 전 세계에 50만개의 TD-LTE 기지국을 만들고, 2억명의 가입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중국은 MAE를 올해부터 홍콩에서 상하이로 옮겨 세를 과시했다.

우리나라 업체로는 SK텔레콤과 KT가 참석했다. SK텔레콤은 모바일 결제 기술인 '스마트월렛'과 LTE 글로벌로밍, 근거리무선통신(NFC) 기술을 공개했다. KT는 지난 2월 NTT도코모와 함께 선보인 한ㆍ일 간 NFC 기반 글로벌 쿠폰 로밍 서비스를 중국 차이나모바일까지 포함해 확대 시연했다.

■ <용어 설명>

TD-LTE(Time Division-Long Term Evolutionㆍ시분할 연동 롱텀에볼루션) : 중국이 독자 기술로 만든 4세대(G) 이동통신 규격이다. 지난 1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에서 4G 이동통신기술 중 하나로 선정됐다.

[상하이 = 김대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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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모바일 단말기 판매량 2016년까지 증가

모바일 단말기
2006~2011년 글로벌 모바일 단말기 판매량<자료:인포머텔레콤스앤드미디어>
시장 포화 상태에도 불구하고 한동안 전세계 모바일 단말기 판매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인포머텔레콤스앤드미디어가 '향후의 모바일 단말기'라는 제목으로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을 중심으로 전세계 모바일 단말기 판매량이 오는 2016년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전세계 판매량의 45%를 차지하며 가장 큰 시장이 될 것이고, 인도는 시장 선도 지역으로서 입지를 굳힐 것으로 예측됐다. 2011년에서 2016년 사이 아프리카의 판매량은 52%, 라틴아메리카는 33%, 중동은 2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0년도에 접어들며 슬럼프에 빠진 모바일 단말기 시장은 2002년 이후 전년 대비 두 자리수 성장률을 지속해 2007년 처음으로 10억대를 넘어섰다. 그러나 세계 경기 침체가 단말기 시장에 타격을 주면서 2009년 판매량은 전년보다 10% 감소해 11억대를 약간 밑돌았다.

2010년 판매량은 전년 대비 12.8% 증가한 12억3000만대를, 2011년에는 11% 늘어 13억 6000만대를 기록했다. 이같은 추세라면 2016년 말까지 세계 모바일 단말기 판매량은 17억만대를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인포머텔레콤스앤드미디어의 수석 애널리스트 데이비드 맥퀸은 "단말기 판매량은 증가하고 있지만 매출과 수익 폭은 감소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도 스마트폰 부문은 모바일 밸류 체인(mobile value chain)에서 가장 큰 수익을 내고 있으며, 이에 따라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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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통신부문 영업益 20조 육박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태블릿PC 등을 담당하는 정보기술·모바일커뮤니케이션(IM) 부문 영업이익이 2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올해 삼성전자의 휴대전화 판매량이 사상 처음으로 4억 대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2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17조8000억(KDB대우증권)∼18조9000억 원(HMC투자증권)에 달해 2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올해 삼성전자의 전체 영업이익 26조5270억(KDB대우증권)∼28조7500억 원(HMC투자증권)의 65.7∼67.1%를 IM 부문이 차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삼성전자 내부에서 IM 부문이 반도체 등 다른 부문을 완전히 제치고 삼성전자의 ‘주력 사업군’으로 확고한 자리매김을 한다는 사실을 뜻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증권업계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의 전체 휴대전화 판매량이 4억200만(LIG투자증권)∼4억3233만 대(HMC투자증권)를 기록, 사상 최초로 4억 대 고지를 넘어서면서 노키아를 제치고 글로벌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휴대전화 4억 대 판매는 전 세계에서 어떤 회사도 달성하지 못한 ‘전인미답’의 대기록이다.

삼성전자의 올해 스마트폰 판매량도 2억1950만(KDB대우증권)∼2억2380만 대(HMC투자증권)를 기록하며 올 10월쯤 ‘아이폰5’(가칭)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는 애플(판매량 1억7000만 대·KDB대우증권)을 완전히 제치고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 1위 업체 자리를 확고히 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도 “삼성전자가 향후 2년 이상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올해 애플을 완전히 제칠 수 있게 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2종류의 최고급 제품을 내놓으면서 새로운 시장 창출에 성공한 ‘투 티어 하이엔드(Two-Tier Highend) 전략’을 꼽고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은 차세대 아이폰을 하나도 내놓지 못한 기간 동안 ‘갤럭시 노트’와 ‘갤럭시S III’라는 최고급 제품을 2종이나 내놓으면서 수익률이 높은 고가 스마트폰 시장을 선점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라는 뜻이다.

모바일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S III 출시를 기점으로 삼성전자는 ‘투 톱(삼성전자+애플)’에서 ‘원톱(삼성전자)’으로 도약할 수 있는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했다”며 “올해 삼성전자가 ‘200-20 클럽’(매출액 200조 원-영업이익 20조 원 이상의 실적을 달성하는 기업군)에 가입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국내외에서 이론이 거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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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하반기에도 공격경영 '쭉~'

유로존 위기 불구 연초 목표 '초격차 전략' 이어가기로

25~27일 전략회의서 시스템LSI 강화 등 논의

삼성전자가 유로존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 적극적인 '초격차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오는 25~27일 권오현 부회장과 윤부근 사장, 신종균 사장 등 주요경영진 등 400~500여명이 참석하는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갖는다고 21일 밝혔다.

하반기 경영목표와 전략 수립을 위해 개최되는 이번 회의에서 삼성전자는 공격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 계획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삼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이 자리에서 유럽 경제 위기에도 불구하고 연초에 수립한 공격적인 경영 목표를 하반기에도 이어간다는 방침 아래 세부 전략을 가다듬을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초격차전략 유지 방침은 지난 20일 정기영 삼성경제연구소장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삼성그룹 사장단 회의에서 유로존 위기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인식을 공유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25~27일 회의에서는 DS 부문의 경우 스마트폰 보급 확대에 따른 시스템LSI 사업부의 초격차 전략을 주요 의제로 채택해 집중적인 1등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근 시스템LSI라인 증설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시장 수요 증가에 따른 대응책인 만큼 추가적인 라인 전환 문제도 집중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반도체 가격도 최근 상승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시스템LSI의 시장 수요와 증설이 이뤄지면서 세계 시장을 선도하라는 주문이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며 "메모리 중심에서 비메모리로 반도체 사업의 축이 옮아가고 있는 만큼 시스템LSI의 강화 전략이 집중적으로 검토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트 부문에서는 TV의 초격자 전략 유지와 함께 TV의 1등 경험을 가전에 이식하기 위한 방안도 집중 점검된다. 특히 TV의 경우 올해 초 수립한 글로벌 5,000만대 판매 돌파 목표를 그대로 유지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관계자는 "4월 미국 시장에서 최초로 점유율 40%를 돌파하는 등 TV의 프리미엄 전략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고 있다"며 "지난 1ㆍ4분기 전세계 TV 판매량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삼성 TV는 오히려 판매가 늘어난 것도 이 같은 공격적인 목표의 배경이 됐다"고 전했다.

실제 시장조사기관인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1ㆍ4분기 글로벌 LCD TV 판매량은 4,313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직전 분기인 지난해 4ㆍ4분기와 비교하면 33%나 줄어들었다. 그러나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1ㆍ4분기 평판 TV 매출액이 유일하게 전년 동기 대비 10.3%나 증가했다. 반면 LG전자와 소니는 각각 4.2%, 21.4% 감소했다. 샤프와 파나소닉도 각각 17.5%, 23.1% 급감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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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스타의 탄생’ 담은 ‘SM타운 다큐’

보아, 동방신기, 소녀시대 등이 소속된 SM엔터테인먼트는 1990년대 후반 처음 ‘한류’를 일으킨 데 이어, 최근 케이팝(K-POP) 열풍을 몰고 온 주역이라는 점에서 국내 대중음악의 세계화에 가장 먼저 앞서가는 대형 연예기획사다. 유튜브를 통해 공개되는 이들의 무대 영상은 아시아는 물론, 미국, 유럽, 남미까지 화제를 일으켰고, 소속 가수들은 이 영화 포스터 문구처럼 ‘누군가의 스타’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가족’의 친근한 이미지로 그려졌다.

21일 개봉하는 ‘I AM: SMTOWN LIVE WORLD TOUR in Madison Square Garden’(이하 ‘아이 엠’·사진)은 2011년 10월23일 뉴욕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열린 소속 가수들의 합동 공연인 ‘SM타운 월드투어’를 배경으로 데뷔 전부터 지금까지 그들의 성장 과정에 초점을 맞춘 다큐멘터리다.

촌스러운 연습생 시절부터 세련되고 멋있는 지금의 스타가 되기까지 과정을 추적하는 것은 재미와 감동을 동시에 안겨주는 효과로 안성맞춤이다. 그래서 이 영화를 보고 나면 ‘그래, 우리가 사랑했던 케이팝 스타들은 이런 과정이 있었던 거야’하며 친근 이미지를 더욱 견고하게 쌓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 유튜브 동영상으로, 세계 투어 무대로 쌓아온 SM 소속 가수들의 긍정 이미지에 쐐기를 박는 완결판이 영화를 통해 구현되었다고 할까.

영화는 아이돌 스타 32명의 첫 오디션 현장과 지금의 무대를 5000여 개의 테이프를 통해 교차로 보여준다. 초등학교 5학년 설리(에프엑스)가 앳된 얼굴로 신고식 인사를 건네는 모습이나 빅토리아(에프엑스)가 뽀로로 동화책으로 한글 연습을 하는 장면,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가 어떻게 춤과 노래에 매진했는지에 대한 연습 과정은 스타가 되기 위해 견뎌야 하는 고통, 그 고통 끝에 얻어지는 달콤한 열매, 꿈을 위해 쏟아야 하는 열정 같은 것들을 교과서처럼 배열한다.

‘아이 엠’은 스타 이름과 실제 이름을 번갈아 놓고 영화 제목처럼 그들의 ‘정체성’을 탐구하려 하지만, 비하인드 스토리를 살짝 알려 주는 선에서 곧잘 마무리되곤 한다.

그리고 영화의 대부분은 아시아 가수 최초의 매디슨 스퀘어 가든 라이브 무대에 할애하며 ‘그들은 멋있다’를 계속 강조할 뿐이다.

무대 밖과 무대 안의 그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데 인색한 것은 어떤 면에선 대형 기획사의 틀에 묶여 앵무새처럼 받아온 훈련의 결과 때문일지도 모른다. 영화가 그나마 감동을 주는 포인트는 이 감격적인 공연이 끝나고 멤버들이 눈물을 왈칵 쏟아내거나, 이수만 회장이 위로 차원에서 ‘인간적으로’ 멤버들과 정감있게 포옹하는 장면들이다.

많게는 10여 년의 연습 과정에서 심하게 아팠던 때도, 고통스럽고 포기할 때도 있었을 텐데, 그런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건 불편했을까. 영화는 오로지 ‘좋은 이미지’만을 골라 편집해 놓은 듯하다. ‘I am’보다 ‘I have’가 더 어울리는 제목의 작품이다.

김고금평기자 dann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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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IT기업은 변신중]너도 나도 "클라우드 기업"

<아이뉴스24>

[김관용기자 김수연 기자 김국배 기자]'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

IT 분야에서 변화와 경쟁이 가장 치열한 분야를 꼽으라면 단연 클라우드다.기업 인수합병과 조직개편이 활발한 가운데 IT 기업들의 최대 격전지는 클라우드 시장이다. 서버와 데스크톱 가상화(VDI) 등의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서부터 서비스, 환경 관리 솔루션에 이르기까지 클라우드 관련 전 영역에서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하다.

플레이어들의 면면 또한 막강하다. IT 분야의 전방위 강자라 할 IBM, 오라클, HP, MS, 델, EMC, 시스코 등 내로라하는 기업들이 모두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해 있다.

각각의 전문 분야에서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하고 그 외의 분야에서는 다른 기업들의 제휴와 협력을 통해 토털 솔루션을 구축해 왔던 이들은 이제 협력자보다 경쟁자라는 관계로 대면하고 있다.

◆클라우드 시장 경쟁, '영역 없는 영토전쟁' 시작

클라우드 컴퓨팅은 스토리지, 서버,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등의 IT자원들을 가상화 기술로 통합하는 '구름(Cloud)'으로 보고, 이용자가 PC를 비롯,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를 이용해 이 구름으로부터 원하는 IT자원들을 제공받는 것을 뜻한다.

클라우드는 보통 기업 내 전산 자원을 가상화 기술을 통해 통합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서비스 사업자의 IT인프라를 빌려쓰는 퍼블릭 클라우드,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함께 활용하는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로 구분된다.

서비스 제공 형태에 따라서는 하드웨어 인프라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IaaS(Infrastructure As A Service)'와 실행 플랫폼을 서비스로 제공하는 'PaaS(Platform As A Service)', 소프트웨어(Applications)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로 분류된다.

이 중 퍼블릭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인프라 시장에서는 HP와 오라클, 델, EMC, IBM 등의 글로벌 IT기업들이 주로 경쟁하고 있다.

이들은 VM웨어나 시트릭스시스템즈, 마이크로소프트 등 가상화·클라우드 솔루션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인프라 구축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최근에는 시스코가 유니파이드 컴퓨팅 시스템(UCS)으로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전략을 강화하는 상황이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전통적으로 아마존이나 구글, 세일즈포스닷컴 등의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HP, IBM, 오라클과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이 경쟁적으로 이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의 통신사업자들과 NHN, 다음커뮤니케이션 등 인터넷 비즈니스 기업들도 시장성을 분석중이다.

클라우드 인프라 솔루션 시장에서는 가상화·클라우드 솔루션 기업인 VM웨어, 시트릭스시스템즈가 서버 및 데스크톱 가상화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에는 오픈소스 기업인 레드햇도 가세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대세가 되면서 IT서비스 관리(ITSM) 솔루션 분야에서도 경쟁이 치열하다. 전통적으로 ITSM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CA테크놀로지와 컴퓨웨어, 머큐리를 인수한 HP, 티볼리를 인수한 IBM이 클라우드 관리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다. 전통의 강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오라클 또한 클라우드 환경에서 IT자원을 관리하는 솔루션을 제공중이다.

◆모든 클라우드 솔루션을 한번에, HP '컨버지드 클라우드'

HP의 클라우드 전략은 '올(all) 클라우드'를 지향하는 '컨버지드 클라우드'로 모든 클라우드 관련 솔루션을 제공한다고 강조한다.

HP가 제공하는 컨버지드 클라우드 솔루션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비롯, 맵스, 서비스 가상화, 가상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서비스, 엔지니어링 클라우드 변환 서비스, 시큐리티 얼라이언스 교육 코스로 구성돼 있다.

이같은 HP의 클라우드 솔루션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지원과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 보안, 클라우드 관리 등 전 영역에 걸쳐 있다.

HP는 현재 개인용 서비스인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의 베타 버전을 공개했고 클라우드 인프라 서비스(IaaS)의 데이터베이스 서비스인 'MySQL'과 데이터 전송을 지원하는 '블락 스토리지 서비스'를 비공개 베타로 선보였다.

또한 기업 대상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서비스로 협업 솔루션인 유니파이드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와 재해복구 서비스까지 지원하며 클라우드 맵스로 환경 구축을 지원하고 있다.

가상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로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애플리케이션 전송을 더욱 빠르게 하며 엔지니어링 클라우드 서비스로는 제조 기업들이 보유한 상품 개발 능력을 클라우드 환경에서 구축하도록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밖에 클라우드 보안 교육과정은 고객들의 클라우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클라우드 솔루션의 잘못된 사용으로 인한 보안 위협을 소개하고 있으며 서비스 가상화 제품으로는 클라우드를 활용해 시뮬레이션 기능 등의 가상 테스트 환경을 제공한다.

◆오라클, SW 강점 활용한 'SaaS'에 주력

오라클 클라우드 사업은 지난 2011년 10월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이 클라우드 비전을 발표한 이래 본격화되고 있다. 오라클은 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희망 고객에게 소프트웨어, 플랫폼, 인프라스트럭처를 서비스로 제공하는 SaaS, PaaS, IaaS 클라우드를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퍼블릭 클라우드를 요구하는 고객에게 소프트웨어(SaaS)와 플랫폼(PaaS)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해 상호 보완적인 사용 해법도 제공할 계획이다.

오라클은 특히 전통적 소프트웨어 강자라는 점을 십분 활용, 다양한 솔루션 포트폴리오로 재무, 인사, 세일즈 마케팅, 리스크 관리와 규제 대응, 공급망 관리 등 오라클의 퓨전 애플리케이션을 SaaS 형태로 제공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오라클은 IT시스템 관리와 엔터프라이즈 클라우드 라이프사이클 관리 기능을 결합한 오라클 엔터프라이즈 매니저 12c를 제공, 기존 데이터센터와 가상화,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이 지닌 복잡성과 비용은 줄이고 효율성은 향상시켜 성숙한 프라이빗 클라우드 구축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오라클은 이를 위해 최근 클라우드 플랫폼 서비스(PaaS)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SaaS)를 발표하며 데이터베이스와 자바, 개발자, 웹, 모바일, 문서, 사이트, 분석 서비스를 제시했고 전사적자원관리(ERP)와 인적자원관리(HCM), 인재 관리, 세일즈 및 마케팅, 고객 경험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IBM, '스마트 클라우드'로 시장 공략

IBM이 제시하는 클라우드는 '스마트'다. IBM은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13개국에 클라우드 컴퓨팅 연구소를 운영중이며 지난 3년간 이 분야에 200명 이상의 연구 인력과 1억 달러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다.

IBM은 지난 2008년 9월,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클라우드 컴퓨팅 센터'를 국내에서 개관하고 고객들이 자체 클라우드 환경을 설계하고 구축할 수 있도록 전문 기술과 솔루션, 고도의 아키텍처 기술 및 전문가, 차세대 클라우드 워크로드를 위한 워크샵, 기술검증(PoC) 및 고객 파일럿 수행 등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IBM은 지난 해 10월 기업 고객들이 클라우드 실현을 보다 쉽고 용이하게 할 수 있도록 최신 버전의 클라우드 서비스와 소프트웨어를 '스마트 클라우드(SmartCloud)'라는 이름으로 선보였다.

IBM의 스마트 클라우드 포트폴리오는 기업의 애플리케이션 운영 플랫폼인 스마트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과 기업 애플리케이션을 서비스로 신속하게 적용시키는 엔터프라이즈+, 중소기업용 클라우드 환경 구축 솔루션인 파운데이션, 비지니스 파트너와 독립 소프트웨어 벤더(ISV)들에 대한 교육과 정보 제공정책인 에코시스템 등으로 구성돼 있다.

◆델, 3단계 접근법으로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델이 추구하는 클라우드의 가치는 표준화된 IT인프라를 구축해 효율성을 제고하고, 궁극적으로 IT관리의 간편함을 제공한다는 것이다.델은 이에따라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델의 클라우드 전략은 기업의 IT자원에 대한 표준화, 단순화, 자동화의 단계적 접근법을 활용하고 있다.

표준화 단계에서는 유연하지 못한 인프라와 복잡한 애플리케이션을 정리하기 위해 가상화를 활용하는데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킹, 소프트웨어, 프로세스의 모든 계층에 가상화를 적용시켜 고객의 IT환경을 표준화하고자 한다.

이후 진행하는 단순화 단계에서는 관리 지점을 융합하고 서비스의 우선순위를 정하며 적합한 플랫폼을 구축하여 좋은 서비스가 적절한 시기에 원하는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한다.

다음 단계는 자동화다. 자동화 단계를 통해 IT인력은 반복 작업에 투여되는 시간을 줄이고 혁신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여할 수 있게 된다. 관리와 프로세스의 자동화는 델의 VIS 솔루션을 통해 진행되는데, VIS는 IT담당자 뿐 아니라 엔드유저가 직접 IT포털을 통해 프로비저닝과 원하는 자원을 할당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같은 델의 클라우드 접근법은 오픈을 기반으로 한다. 고객의 IT시스템이 델의 솔루션이 아니라 경쟁사의 제품이라도 모두 연동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특히 델은 최근 클라우드 관련 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하면서 클라우드 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올해만해도 크레러리티 솔루션과 메이크 테크놀로지스를 인수하면서, 기존 시스템에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을 x86 환경에서 구동되도록 해 주는 '마이그레이션' 솔루션을 확보했다.

또한 스케일런트, 부미, 케이스, 와이즈, 소닉월 등의 기업을 인수하면서 클라우드 관련 전 분야에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스케일런트 솔루션은 현재 델에서 'AIM/VIS'라는 솔루션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IT관리 차원에서 가상 및 물리 서버를 한번에 관리하고, 프로비저닝(provisioning)할 수 있는 기술이다.

부미는 로컬의 솔루션이나 데이터를 SaaS에 쉽게 연동되도록 도와주는 툴이며, 케이스는 원격지에서 엔드 유저의 시스템을 쉽게 자동으로 관리해주는 툴을 제공한다. 와이즈나 소닉월도 모두 클라우드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인수한 기업들이다. 이밖에 시큐어웍스, 포스텐, 컴펠런트, 이퀄로직 인수를 통해 가상화 및 클라우드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 MS,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윈도 애저'로 승부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전략은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인 '윈도 애저(Windows Azure)'와 '오피스 365'를 통해 구현된다.

윈도 애저는 지난 2010년 미국 시장 출시 이후 전세계 40여 개국에 서비스되는 MS의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으로, 국내에서는 지난 11일 공식 출시됐으며, 정식 출시에 앞서 삼성전자 스마트TV 서비스에 시범 적용된 바 있다.

PaaS 형태로 제공되는 윈도 애저는 클라우드 환경에서 윈도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하고 데이터를 저장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기존에 구축해 놓은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간, 프라이빗 클라우드와 퍼블릭 클라우드간 기술 제한 없이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구성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온프레미스에서 퍼블릭 클라우드에 이르는 모든 IT환경에서 인증, 가상화, 관리, 개발 등을 포함한 클라우드 서비스 운용 시스템을 제공하고 그 과정에서 경험한 개발 언어와 툴, 프레임웍 등을 클라우드에서도 그대로 활용한다는 점이 MS가 내세우는 윈도 애저의 강점이다.

개발자들은 MS가 제공하는 클라우드 컴퓨팅 플랫폼 위에서 오로지 애플리케이션 서비스를 개발하는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고 이들은 윈도 개발한 서비스 소프트웨어를 윈도 애저에 올려 전 세계를 무대로 사업을 즉시 전개할 수 있다.

이와 함께 MS는 비즈니스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기업용 소프트웨어를 인터넷 규모의 클라우드로 확장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사용자와 개발자, 소비자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기기로 원하는 정보에 접속해 사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것.

이같은 철학에서 나온 제품이 오피스365다. 오피스365는 기업 비즈니스에 필요한 통합 커뮤니케이션, 이메일, 협업, 전사 콘텐츠 관리 등의 기능을 클라우드 서비스로 제공해 스마트 오피스 환경을 지원하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다.

MS 오피스와 셰어포인트, 익스체인지, 링크 등으로 구성되는 오피스365는 별도의 소프트웨어를 구입하지 않고 매월 일정액의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사용 가능하다.

◆EMC "클라우드가 IT를 바꾼다"

EMC가 강조하는 메시지는 기술 트렌드 변환에 따른 IT의 전환에 초점을 맞춰 ▲클라우드가 IT를 바꾼다(Cloud Transforms IT) ▲빅데이터가 비즈니스를 변화시킨다(Big Data Transforms Business) ▲클라우드 세계에서 보안 강화를 통해 신뢰를 구축한다(Trust in Your cloud)는 전략이다.

EMC는 이중 클라우드를 향한 여정을 3단계로 구분하고 '서비스로서의 IT(IT as a service)' 환경을 강조하고 있다.EMC의 클라우드 여정은 먼저 주변 업무들을 먼저 가상화하고 통합해서 IT 간소화를 이루는 'IT프로덕션'과 핵심 업무들을 가상화해서 확장성과 가용성, 보안성을 높이는 '비즈니스 프로덕션' 단계를 거친다.

이후 대부분의 IT인프라가 가상화되면 비즈니스 요구에 따라 자동화를 구현하고 사용 내역을 확인해 과금하는 IT as Service로 이어지는 모델을 제시한다.

구체적인 EMC의 클라우드 솔루션은 VM웨어를 활용한 솔루션과 스토리지 인프라스트럭처, FAST 캐시, VF캐시, 중복제거 압축기술, 컨버지드 네트워크 기술, 중복제거 백업을 위한 데이터도메인과 아바마, 가상환경에서의 무중단 운영을 위한 브이플렉스 등으로 구현된다.

◆시스코, UCS 통한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 제공

클라우드 서비스나 전체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을 지원하는 벤더는 아니지만 시스코도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기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 시스코는 서버 영역으로까지 사업 범위를 확장하면서 타 벤더와 협력해 클라우드 데이터센터를 위한 통합 컴퓨팅 제품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스코는 네트워크 기업으로 출발한 점을 이용해 EMC, 넷앱, VM웨어, 시트릭스,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협력하여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컴퓨팅 솔루션을 적극 선보이고 있다.

시스코가 EMC 및 VM웨어와 협력해 만든 'v블록'은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가상화 소프트웨어, 운영체제(OS)를 한 데 묶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솔루션이다. 델의 v스타트와 마찬가지로 고객은 전원만 꽂으면 바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구성할 수 있도록 완제품 형태로 배송된다.

시스코와 넷앱이 협력하는 '플렉스포드'는 v블록과 유사한 형태지만, 서버와 네트워크는 시스코 제품을 사용하되 가상화 솔루션을 시트릭스젠으로 변경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유연하다는 강점이 있다. 플렉스포드는 시스코의 유니파이드 컴퓨팅 서버(UCS)와 넥서스 스위치, 넷앱의 스토리지, VM웨어 및 시트릭스의 가상화 솔루션을 결합한 제품이다.

◆SW 전문기업들, 클라우드 관리 솔루션으로 시장 공략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이 활성화 되고, 가상화 자원들을 관리, 통제하는 부분이 중요해지면서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클라우드 관리 솔루션을 제품 포트폴리오에 발빠르게 추가했다.

MS의 경우 올해 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퓨팅 관리 솔루션인 시스템 센터 2012를 선보였다. 이 솔루션은 가상화된 자원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통제해 주는 제품군으로 오퍼레이션과 컨피규레이션, 버추얼 머신, 데이터 프로텍션 매니저를 비롯, 오케스트레이터,엔드포인트 프로텍션,앱 컨트롤러, 서비스 매니저 등 8개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가상화 자원 관리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원뷰어'를 제공한다는 게 이 솔루션의 특징. IT 관리자는 이를활용해, 서버 환경을 구축하거나 생성할 필요 없이 간단히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을 관리할 수 있다.

특히 '시스템 센터'는 MS가 지난 2009년 인수한 오팔리스의 IT 관리 프로세스 자동화 기술이 적용돼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전반에 대한 모니터링과 자동 문제 해결 기능을 제공한다.

CA테크놀로지스는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서비스의 보안과 품질을 보장하는 솔루션들을 제공하고 있다. 2010년 인수한 클라우드 컴퓨팅 업체 쓰리테라(3Tera)의 앱로직(AppLogic)이 대표적인 제품이다.

앱로직은 직관적인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GUI)를 활용해 퍼블릭·프라이빗 클라우드 환경에서 엔트프라이즈급 애플리케이션을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컴퓨팅 리소스와 스토리지, 네트워킹, 가용성, 보안 ·정책 등에 대한 관리 작업을 단일 시스템, 하나의 인터페이스에서 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는 게 CA 앱로직 플랫폼의 강점이다.

컴퓨웨어의 경우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구동되는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관리하는 '컴퓨웨어 다이나트레이스 엔터프라이즈'와 '컴퓨웨어 고메즈 SaaS'를 주무기로,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 관리 시장에 뛰어들었다.

컴퓨웨어 다이나트레이스 엔터프라이즈는 클라우드 애플리케이션용 엔터프라이즈 애플리케이션 성능관리(APM) 제품으로 동적인 클라우드 컴퓨팅 환경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간편하게 관리·조작해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이 솔루션은 VM웨어의 '브이클라우드'와 아마존 'EC 2', 윈도 애저 등의 결합으로 이뤄진 다중 클라우드나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되는 애플리케이션에 대한 가시성을 제공한다.

'컴퓨웨어 고메즈 SaaS' 역시 클라우드 기반 애플리케이션의 성능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필요한 기능을 제공한다. 애플리케이션 성능에 문제가 발생하면 대시보드를 통해,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문제의 근본 원인이 무엇인지를 신속하게 알려준다.

/특별 취재팀if@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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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졸 사장님 "영어쓰면 벌주…가슴으로 영업"

20일 새 CEO 된 장인수

오비맥주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한 장인수 전 영업총괄 부사장. 고졸 출신으로 30년 넘게 술 영업을 해 온 그는 “앞으로도 현장을 계속 누빌 것”이라고 말했다. [정시종 기자]“영어할 줄 모른다”는 고졸 영업맨이 외국계 주류회사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20일 오비맥주가 영업총괄 부사장에서 승진 발령한 장인수(57) 신임 사장이다.

 오비맥주는 “장 사장이 2010년부터 오비맥주의 국내 영업을 맡아 내수 시장에서 하이트를 제치고 오비맥주가 1위에 오르도록 만든 점을 높이 사 발탁 인사를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옛 진로와 하이트에서 30년을 보낸 장 사장은 2010년 1월 오비맥주 영업총괄로 자리를 옮긴 뒤 하이트를 눌렀다. 그가 오기 전인 2009년 오비맥주와 하이트의 출고량 비율은 오비맥주가 43.7%, 하이트가 56.3%였으나 올 1분기에는 오비맥주 53.8%, 하이트 46.2%로 역전됐다.

 전남 순천 태생인 장 사장은 서울 대경상고를 졸업한 후 신문용지를 제작하는 '삼풍제지' 경리직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역동적인 영업직을 꼭 해보고 싶다”며 1980년 진로에 입사해 주류 영업을 시작했다. 2007년 진로 서울권역을 총괄하는 상무이사로 승진했고 2008년 하이트주조 대표이사까지 올랐다. 장 사장은 “고졸로 학사, 석·박사 동기들과 경쟁하기 위해 '남보다 조금 더' 전략을 택했다”고 말했다. 동료들보다 한 발 더 뛰려고 노력했다는 얘기다.

 오비맥주로 옮길 당시 장 사장은 최대주주인 미국계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 관계자들 앞에서 “영어는 할 줄도 모르고, 영어로는 일하지 않겠다”는 조건을 걸었다. 부하 영업 직원들에게도 영어를 쓰지 못하게 했다. 그동안 오비맥주 직원들은 '유흥업소'를 'BNO(Big Night Out)', '가정 소비자'를 'OTM(Off Trade Market)'으로 부르는 식으로 영어 약자를 쓰며 일했다. 장 사장은 오비맥주에 온 뒤 “거래하는 도소매상, 업주들이 알아듣지 못하는 말은 쓰지 말라”고 이를 금지시켰다. 거래 상대방과 눈높이를 맞춰야 한다는 주문이었다. “회식 자리에서 영어를 쓰면 벌주를 주겠다”고도 공언했다. 영업하는 자세로 일상생활을 하라는 의미였다. 또 “오비맥주는 그동안 신사적으로 영업해왔다”며 “도매상만 상대하고 업소·소매점엔 소홀했다”고 지적했다. 영업총괄 부사장인 그 스스로 강남역·홍대·신천역과 같은 주요 상권을 직접 돌았다. 매달 첫째 날에는 도매상 대표 1400여 명에게 “거래해줘 감사하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냈다.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주고, 또 답신을 하는 이들을 통해 현장의 의견을 직접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서였다.

 유통 방식 역시 뜯어고쳤다. 월말이면 도매상에 재고를 떠넘기는 '밀어내기'를 없앴다. 밀어내기는 월간 실적을 내기 위한 업계의 오랜 관행이었다. 그러나 이 때문에 도매상에 맥주가 쌓이는 바람에 소비자는 출고된 지 한참 된 맥주를 먹어야 했다. 장 사장은 “맥주는 신선식품인데 묵은 제품을 소비자들이 마시게 할 수 없다”며 밀어내기를 금지했다. 이로 인해 오비맥주에 온 직후엔 실적이 좋지 않았다. 2010년 1월 출고량 기준 점유율은 한 달 전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그의 전략은 맞아떨어졌다. 2010년 하반기부터 오비맥주는 상승세를 탔고, 결국 1위가 됐다.

 오비맥주의 한 임원은 장 사장에 대해 “32년간 영업을 뛰어서 그런지 상대방이 누구든 잘 맞춰주는 스타일”이라고 평했다. 술 실력은 “누구에게도 져본 적이 없다”고 한다. 장 사장은 “영업은 '머리'가 아니라 '가슴'으로 하는 것”이라며 “수치상의 점유율 경쟁에 연연해하지 않고 낮은 자세로 고객 감동을 이끌어내 1위 자리를 계속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


김호정.정시종 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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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2주년] '한류 3.0' 지상대담/ 韓流를 말하다

요즘 문화계 상품은 한류(韓流)가 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으로 나뉜다. 문화계는 이제 어딜 가도 '한류'가 이슈이고 밑천이다. 이 '한류'의 동력을 추적해보면 그 끝은 '신통찮은 내수시장'으로 귀결된다. 다른 분야보다 유난히 취약한 국내 문화 소비 풍토가 '한류'의 1차 동력이 됐다는 이야기는 역설적이다. '새로운 한류'의 전망이 한창 일고 있는 요즘 전문가들은 "이제 내수 시장이 살아야 한류도 산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자" "기초가 튼튼해야 한류가 산다"는 의견이다. '한류, 앞으로 어디로 가야 하나' 이 주제로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 대표주자 두 사람으로부터 전망을 들어봤다. 송승환 PMC프로덕션 회장(55), 김영민 SM엔터테인먼트 대표(42)가 지상 좌담에 응했다.

―한류 움직임이 한동안 거셌다. 지금은 어떤 상태인가. 최전선에서 현장을 지휘하는 최고경영자(CEO)로서 최근 느끼는 한류 체감지수는.

▲송승환 회장=아직 내리막길은 아니다. 넌버벌 퍼포먼스 '난타'만 해도 지난달 요르단(2회), 이스라엘(3회) 공연에서 전석 매진에 기립박수를 받았다. 중동 쪽에서도 한류가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 같다. '난타' 전용관이 있는 태국 방콕에서도 관객이 계속 늘고 있다.

▲김영민 대표=한류가 여전히 많이 전파되고 사랑받는 중이라는 걸 피부로 느낀다. 다만 아직까지는 각 분야에서 상당히 우수하고 좋은 콘텐츠 몇 개만 인정받고 있는 단계다. 한류 카테고리 안에 있는 모든 것이 다 인정받고 사랑받는다기보다는 좋은 콘텐츠가 사랑받기 시작한 초기 단계가 아닌가 싶다. 한류라는 하나의 카테고리 안에 뜨거운 반응과 그다지 뜨겁지 않은 반응이 공존해 있는 상태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세계인이 한류에 열광하는 이유,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송 회장=드라마와 K-팝(pop)에서 공통점을 찾는다면 한국콘텐츠가 가진 역동성이 주효하다. 속도감 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게 비슷하다. K팝의 댄스뮤직의 경우 스피드, 에너지가 충만하지 않은가. '난타'도 넌버벌이긴 하지만 이런 기질이 비슷하다. 이런 게 다른 나라 문화와 차별점이기도 하다. 일본 드라마와 영화는 대체로 잔잔하다. 한국 드라마는 어떤 면에서 유치할 수 있지만 대중이 보기엔 스피드 만점이다. K팝의 아이돌은 또 세계 어디서도 없는 독특함이 있다.

▲김 대표=인터넷에 이은 스마트폰의 출현이 한류 열풍의 가장 큰 기반이 됐다고 생각한다. 세계인들이 자신의 관심 있는 콘텐츠를 쉽게 접할 수 있는 시장이 이런 환경으로 인해 확 열린 것이다. 콘텐츠 자체 측면에서 본다면 뛰어난 기량을 가진 가수, 세계 최고 역량의 작곡가, 그리고 총체적인 기획·제작 능력을 겸비한 프로듀서의 확보, 이 삼박자가 맞아 떨어지면서 좋은 결과를 낸 것으로 본다.

―한류 바람, 여기까지 오는 데 무엇이 가장 힘들었나.

▲김 대표=가장 힘들었던 건 내수시장 붕괴였다. 국내 시장이 탄탄해야 자금 혹은 원동력을 가지고 해외진출을 할 수 있는데 2000년대 초반부터 내수시장은 극도로 협소해졌다. 지금까지도 이건 계속되는 문제다. 불법 다운로드 등이 그 원인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자금을 포함한 원동력을 만들지 못했던 부분이 가장 힘들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내수시장의 붕괴로 인해 오히려 해외진출에 더욱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송 회장=네트워크가 취약해 가장 힘들었다. 문화상품을 수출해본 적이 없으니까 티켓을 잘 팔 수 있을지 등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게 걱정거리였다. 그래도 이제는 어느 정도 네트워크가 생겨 초반의 어려움은 덜하다. 처음엔 국가 브랜드, 이미지가 약한 것도 넘어야 할 과제였다. 10년 전만 해도 한국문화에 관심을 가진 나라가 많지 않았다. 유튜브라는 새로운 인터넷 소통 공간이 생기면서 덕도 봤다.

―'한류 3.0'에 대한 논의가 많다. 드라마, K팝을 넘어서는 새로운 한류의 전망에 대해선 어떤 의견인가.

▲김 대표=새로운 한류에 대한 논의가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다만 개인적으로는 너무 조급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 우리는 H.O.T.를 시작으로 보아, 동방신기 등 약 15년에 걸쳐 꾸준히 해외 진출을 해왔고 이제 겨우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향후엔 전 세계에 통하는 1등을 만드는 것이 우선이라고 본다. 물론 모든 분야가 고루 발전하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우선 순위를 본다면 전 세계에서 통하는 1등 상품을 만드는 것에 대한 논의가 먼저 돼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송 회장=엄밀히 말하면 한류는 이제 시작단계다. 한류가 지속되기 위해선 장르가 다양화돼야 한다. K팝도 댄스만 있는 게 아니라 발라드, 인디 록밴드까지 많이 있다. 공연도 마찬가지다. 넌버벌만 있는 게 아니다. 한 해 창작뮤지컬이 100편이나 나오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뮤지컬로서도 새로운 공연의 재미를 줄 수 있다. '한류 3.0'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기보다 기존 한류 장르를 다변화시키는 게 더 효율적이다. 순수예술 분야, 가령 현대무용, 오페라, 발레, 전통문화 등에서도 외국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있다고 본다. 대중문화에 쏠려있는 바람이 순수예술 쪽으로도 옮겨져야 할 것이다.

―한류 지속화를 위한 정부의 역할은 어느 선이 적당하다고 보나. 현재 정부의 정책방향이나 계획에 대해 어떤 생각인가. 혹자는 정부 주도의 한류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한다.

▲김 대표=우리 정부가 대중문화 발전에 관심이 지대하다는 걸 느낀다. 이 부분에 대해선 감사하다. 다만 내수시장이 탄탄해야 해외로 더 좋은 콘텐츠가 나갈 수 있는 원동력이 된다는 걸 염두에 두면 좋겠다. 정부 정책이나 계획이 내수시장 활성화에 맞춰졌으면 한다. 내수가 활성화돼야 해외 투자가 가능한 자금 등 원동력을 만들 수 있다. 화려한 정책은 아니더라도 국내 시장을 공고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 회장=비슷한 의견이다. 우리나라는 음반, 드라마 뭘 제작해도 내수시장으로는 먹고 살 수가 없다. 어떻게든 해외로 진출하려는 의지가 강하다. 그래서 한류가 생겨난 거 아닌가. 일본 제작자들 만나보면 그렇게 해외 진출 의지가 강하지 않다. 내수 시장만으로도 일본 대중문화는 잘 돌아간다. 결국 향후 필요한 건 내수시장이다. 우리나라 문화예술 관련 대학 학과가 정부 통계를 보면 1155개다. 이 중 한 해 신입생이 3만명이고 졸업생이 2만5000명이다. 이 졸업생들이 자기 분야 일을 할 만한 자리가 별로 없다. 대학로 140여개 소극장에서 생계를 이어가는 사람은 10%도 안된다. 내수가 안되기 때문이다. 한국은 문화 소비가 참 안되는 나라다. 문화 소비가 다른 소비보다 뒤떨어져 있는데 이게 계속되면 한류가 오래 못간다.

―한류가 산업화되기 위해 무엇이 우선돼야 한다고 보는가.

▲송 회장=기초 ��화 인프라가 튼튼해야 한다. 기초 예술분야를 정부가 적극 지원해줘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돈이 안되는 분야는 등한시하는데 이게 누적되면 문화산업이 성장할 수 없다. 연극, 무용, 음악 등 기초 예술 없이 문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나. 결국 기초예술을 배우고 전공한 사람이 문화산업을 이뤄내는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문화산업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기초예술 예산을 깎는다. 정부는 문화상품을 제대로 수출할 수 있기 위해 어떤 지원책을 쓸까 고민해주면 좋겠다. 1960∼1970년대 수출 드라이브 정책을 많이 썼던 것처럼 문화 수출에도 각종 금융·세제 지원을 해줘야 한다. '소녀시대''난타'를 정부가 직접 만들 순 없지 않나. 그렇다면 '소녀시대''난타' 만드는 기업들이 수출 잘 할 수 있게 금융·세제 지원을 해주면 된다. 콘텐츠 지원 대신 콘텐츠 제작사를 지원하는 게 더 현실적이다.

▲김 대표=음악산업 역사를 보면 인쇄 기술이 생겨나고 악보가 만들어지면서 출판 사업이 성행했다. 축음기가 발명되면서 레코드 회사가 만들어졌고 음반 산업이 생겨났다. 지금은 정보기술(IT) 세상이다. 향후 음악 콘텐츠와 스마트TV가 결합하면서 새로운 음악산업이 나올 것이다. 산업화를 위해서 콘텐츠와 정보기술(IT)의 결합도 중요하다고 본다. 이런 시각에서 SM엔터테인먼트는 SM의 콘텐츠와 IT가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전시회도 기획 중이다. 지니 서비스(신개념 클라우드형 디지털 음원 서비스)를 포함한 스마트폰 음악시장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류로 인한 경제적 파급 효과에 대해선 어떻게 전망하나.

▲김 대표=파급효과는 이미 검증이 됐다고 생각한다. 문화를 통해 한국이 좋아지면 한국의 무슨 제품이든 좋아지게 된다. 이러한 방식으로 형성된 로열티는 다른 계기에 비해 더 오래 간다. 단순히 상품의 품질이나 디자인이 구입 동기였다면 신종 기기가 나오면 그쪽으로 다시 마음이 바뀐다. 하지만 문화를 통해 브랜드를 알게 되고 상품을 구입했을 땐 상황이 다르다. 결과적으로 문화를 통해 좋아하게 된 것은 일종의 강력한 브랜딩이라고 할 수 있다.

▲송 회장=한류는 국가 브랜드, 기업 제품 수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것으로 각종 기관자료를 통해 입증되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나라로선 한류는 그 자체로 보배다. 수출하는 많은 기업들이 한류 덕을 보고 있다. 반면 기업들의 문화지원은 줄고 있다는 게 아쉽다. 기업 메세나 활동도 미미하다. 정부에서도 이를 많이 독려해주면 좋겠다.

―반한류, 혐한류의 분위기도 만만치 않다. 더불어 한류 피로감도 나온다. 어떻게 극복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나. 반한류의 경우 우리가 적극적인 대응을 안 한 것이 문제였다는 시각도 있다.

▲김 대표=한류 열풍이 뜨겁고 각국에서 한류 콘텐츠가 메이저로 부상했기 때문에 반대 세력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본다. 이럴 때일수록 반한류에 대한 대책을 세우기보다는 양질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집중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송 회장=반한류 움직임은 당연한 수순이다. 우리나라도 미국 문화, 일본 문화가 유입될 때 비슷했다. 그렇지만 역시 대중은 재미있는 것을 찾는다. 아무리 자국 콘텐츠를 강요해도 그건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니 반한류가 걱정할 만한 일은 아니다. 장르를 다변화하면서 양질의 콘텐츠를 공급하면 된다. 현지 제작자들과 서로 합작하는 것도 반한류를 돌파하는 좋은 방법이다.

―한류 움직임에 가장 큰 걸림돌은 무엇인가.

▲김 대표=좋은 콘텐츠로 수익을 높이고 재투자해서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와 생태계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그렇게 되면 지속 가능한 한류가 될 수 있고, 그렇지 못하면 한류도 멈춰 설 것이다.

▲송 회장=검열의 시대가 아닌 지금으로선 좋은 콘텐츠를 만드느냐 못 만드느냐가가 관건이다. 유능한 제작사가 콘텐츠 제작 능력을 키울 수 없는 조건이라면 그게 걸림돌이다.

정리=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

송승환 약력△55세 △서울 △한국외대 아랍어과 △KBS 아역배우 데뷔(1965) △극단 76극장 입단(1977) △극단 환퍼포먼스 창단(1989) △PMC 프로덕션 대표(1996) △PMC 프로덕션 회장(2012∼)

김영민 약력△42세 △서울 △고려대 사회학과 △SM엔터테인먼트 입사(1999), 보아 일본 진출 프로젝트 진행 △온라인 음악포털 판당고 코리아 대표(2001∼) △SM엔터테인먼트 대표(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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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기술` 두마리 토끼 잡는 최적지

도레이·스미토모·JX에너지 한국 보는 눈이 달라졌다

최근 1~2년 사이 한국에 진출하는 일본 기업이 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일본 기업들의 한국 현지법인 설립 및 생산기지 증설을 예로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화학 부문에 많은 돈이 몰렸다. 자동차부품, 소비재는 그 뒤를 잇는다. 한국에 진출하는 일본 기업 업종이 노동집약형에서 첨단기술로 변모한 것이다.

지식경제부는 올해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가 23억46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힌 바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4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한 것. 특히 일본 기업의 한국 투자가 9억1900만달러에 이르면서 40%에 가까운 점유율을 보였다. 지난해 1분기(3억6700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150%나 증가한 수치다. 투자액 증가분은 화학공학 부분이 가장 컸다. 화학공학 부분의 첨단설비를 갖추려면 1조원 이상 통 큰 투자는 필수. 이 부문 투자액은 전년 동기 대비 841%나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3월 대지진 이후 일본 기업 내 안전지대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고 기업환경이 잘 갖춰진 곳을 물색하는 움직임이 많았다"며 이들의 한국행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이 매력적인 사업지로 꼽힌 중요한 이유는 따로 있다. 한국은 원가경쟁력에 있어 중국에 밀리지만 일본보다는 뛰어나다. 게다가 중국보다 기술력이나 사업 제반시설이 좋다. 한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한다면 원가경쟁력과 기술경쟁력을 균형 있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생긴다. 게다가 미국, 유럽 등 여러 경제권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고 있다는 점도 일본 기업에 매력적인 부분이다. 지식경제부도 지난 1분기 한국 기업에 대한 일본 투자가 늘어난 결과에 대해 "한국을 우회 거점으로 삼아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이점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다음달 1일 GS칼텍스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일본 최대 에너지기업 JX에너지는 이미 한국에서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JX에너지는 국내 석유화학기업들과 합작ㆍ제휴를 확대하면서 한국을 전략적 요충지로 선택했다.

데이진, 도레이첨단소재, 스미토모화학 등 필름과 같은 첨단소재를 생산하는 일본 기업들도 한국행에 올랐다. 도레이첨단소재는 지난해 경북 구미에 탄소섬유 공장을 건설했다. 화학제조회사인 UBE 역시 지난해에 충남 아산시에 합성수지 공장을 설립했다. 스미토모화학은 삼성과 합작법인을 설립해 스마트폰에 쓰이는 터치패널을 생산 중이다. 데이진의 경우 한국에서 생산하진 않지만 서울에 독자 판매회사를 차려 올해 1월부터 공격적인 영업에 들어갔다.

한국 진출을 희망하는 일본 기업이 늘어남에 따라 국내에서도 발 빠른 움직임이 일고 있다. KPMG삼정회계법인은 일본 기업만을 전담하는 '일본사업본부'를 신설해 일본 클라이언트와 지속적으로 접촉 중이다.

하지만 한국행을 망설이게 하는 단점도 적지 않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의 노사분규나 남북대치 상황, 과거사에서 비롯된 미묘한 양국 감정이 선결되지 않는 한 일본 기업의 지속적인 한국행은 장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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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2주년] 교육이 한국경제의 미래/창조적 인재 DNA,대학·기업이 만든다

맨 왼쪽부터 미국 애플사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잡스와 스티브 워즈니악,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피터 슈라이어 기아자동차 디자인총괄 부사장, 세계적인 소프라노 조수미.
한국은 지금, 창의적 발상 키우는 강연시대

#1. 미국 애플사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은 지난 5월 31일 서울 왕십리로 한양대 백남음악관에서 열린 '캠퍼스 정보기술(IT) 콘서트'에서 "온 세상이 당신에게 동의할 필요는 없다"며 창의적인 발상을 강조하는 강연을 해 청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워즈니악은 고 스티브 잡스와 애플사를 공동 창업하기 전에 이미 세계 최초 개인용컴퓨터 '애플1'을 독자적으로 만든 주인공이다. 이날 강의는 평일 오전에 진행됐지만 워즈니악의 강의를 듣기 위해 중·고등학생부터 대학생, 직장인 등에 이르기까지 각계각층에서 대거 몰렸다. 전북 익산에서 온 한 학생은 워즈니악이 개발한 구형 '애플2'를 직접 들고와서 컴퓨터에 사인을 받는 등 마니아들의 호응이 뜨거웠다.

#2. 지난 5월 16일 서울 잠실동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삼성그룹이 진행한 현장 소통형 청년 교육프로그램 '열정락(樂)서'에서 방송인 김주하씨가 평범한 여대생에서 첫 여성 단독 앵커가 되기까지 스토리를 풀어내자 환호와 탄성이 쏟아졌다. 또 신태균 삼성인력개발원 부원장과 세계적인 프리마돈나 조수미, 전 국가대표 탁구선수 현정화씨가 차례로 생생한 체험담을 들려주며 꿈을 갖고 도전하고, 좌절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날 청중은 1만2000여명이 몰렸다. 지난해 '열정락(樂)서'가 시작된 뒤 최대였다.

창조적 인재를 만들어내기 위해 교육현장이 변하고 있다. 창조적 인재를 닮고 싶어하는 학생들의 열망을 충족시켜주기 위한 기업 및 캠퍼스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업의 창의적 젊은 인재 육성을 위한 소통 프로그램은 삼성의 '열정락(樂)서'가 대표적이다. 삼성그룹에서 진행하는 '열정락(樂)서'는 성공한 경영인들의 뒷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삼성SDI 박상진 사장은 자신이 부인과 결혼하게 된 데이트 비법을 소재로 삼성의 브랜드전략을 소개했고 삼성전자 윤부근 사장은 의대 낙방, 좌천 등 자신의 실패 경험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삼성TV를 세계 1위로 이끈 삼성전자 윤 사장은 "울릉도 촌놈으로 태어나 고교를 5년이나 다녔다. 그러나 쫄지 않고 들이댔고 저질렀다"고 고백했다.

삼성 최고경영자와 저명인사, 연예인 등이 자신의 삶을 진솔하게 들려주는 이 행사에 올해 들어 4만명이 참여했다. 지난해의 2배를 넘는 인파다.

■창조기업, 젊은이와 소통

창조 경영자의 캠퍼스 방문은 삼성뿐 아니라 다양한 기업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올해 대선의 유력한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지난해 가진 한국외국어대 경영전문대학원(MBA) 특강에서 '위기 속에서 진짜 실력이 나오는 경영자론'을 펼쳐 미래 경영인들에게 깊은 감동을 줬다. 한국외대 MBA는 여기에 윤윤수 휠라코리아 회장을 강연자로 초빙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타이틀리스트와 풋조이 등 세계적인 골프용품 브랜드를 보유한 아쿠시네트 컴퍼니를 인수해 글로벌 최고경영자로 우뚝 선 인물이다. 그는 아디다스와 나이키 같은 글로벌 브랜드와 치열한 경쟁을 뚫고 아쿠시네트 인수를 위해 미래에셋, 산업은행, 노무라의 지원까지 얻어내면서 세계적인 경영자 대열에 섰다. 한국외대 MBA는 나아가 재미사업가 텔레비디오 황규빈 회장과 같은 글로벌 명사의 강연회도 최근 진행했다.

피터 슈라이어 기아자동차 디자인총괄 부사장은 연세대 경영대학에서 '제품 디자인과 브랜딩'을 주제로 지난 5월 31일 강연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독일 글로벌 자동차 업체인 폭스바겐과 아우디의 디자인 총괄 책임자를 역임했고 지난 2006년 기아차에 영입됐다. 그는 기아차의 디자인 철학을 '직선의 단순함'으로 제시했다. '호랑이 코'로 대표되는 기아차 패밀리룩을 완성시킨 주인공이다. 그의 지휘 아래 출시된 K5, 쏘울, Venga, 스포티지 등은 세계 3대 디자인상인 독일의 레드닷 디자인어워드 및 IF 디자인어워드를 지난 2년에 걸쳐 수상하면서 기아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혁신적으로 바꾸었다. 슈라이어 부사장은 특강에서 "좋은 디자인이란 표면으로 나타난 장식이 아니라 고객, 사회, 기술, 시장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이라는 디자인 철학을 전했다.

■창조인재 위한 교육기부도

현대자동차, 포스코, 롯데, 대우조선해양, 효성 등 주요 대기업들은 교육기부를 통해 젊은 세대에게 창의적인 마인드를 전수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유아부터 대학생까지 아우르는 교육 기부 로드맵을 만들어 한 해 6000명에게 교육 혜택을 주기로 했다. 또 자동차 산업 관련과가 있는 마이스터고와 과학고, 과학중점학교 교사들에게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 중이다.

포스코는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대학생들에게 창의 경영을 전수 중이며 300억원 규모의 창업기금을 조성, 지원하기로 했다. 롯데는 진로상담 교사를 대상으로 유통, 서비스, 제조 분야 직업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학생에게 직업 체험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효성은 마이스터고 및 특성화고에 특강, 인턴십, 우수학생 채용 기회 등을 제공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를 활용해 인재양성과 교육기부에 나서고 있다.

rainman@fnnews.com 김경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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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스마트폰 운영체제 '윈도폰8' 공개



오피스 프로그램 등 PC 호환 강화

익스플로러 10 탑재 파일 공유·전자지갑 지원

삼성·노키아·화웨이 등 가을께 윈도폰8 출시

기존 제품 업데이트 안돼


마이크로소프트가 20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윈도폰 서밋’을 열고 새 모바일 운영체제(OS) ‘윈도폰8’을 공개했다. 윈도폰 책임자인 조 벨피오레 부사장이 행사 기조연설을 통해 윈도폰8을 소개했다.

벨피오레 부사장은 노키아 삼성 화웨이 HTC 등이 올가을 이후 윈도폰8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윈도폰8은 모바일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는 물론 윈도폰8에 ‘올인’하고 있는 노키아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모바일’이 아이폰(iOS)에 밀리자 2010년 10월 ‘윈도폰7’을 새로 선보였다. 그러나 점유율은 오히려 떨어져 2%대에 불과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8 핵심 기술을 윈도폰8에 적용, ‘윈도 에코시스템 통일’에 한 걸음 다가섰다. 이에 앞서 지난 18일에는 윈도8을 탑재한 ‘서피스’ 태블릿도 내놓았다. PC와 태블릿을 윈도8으로 묶고 스마트폰에는 윈도8과 가까운 윈도폰8을 탑재한다면 프로그램 호환성이 높아진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이렇게 하기 위해 과격한 조치를 취했다. 윈도폰7과 8을 단절시켜 윈도폰7이나 윈도폰7.5(망고)를 윈도폰8으로 업데이트해 주지 않기로 했다. 윈도폰 고객을 화나게 할 만한 조치다. 게다가 윈도폰7.5마저 업데이트를 안 해준다면 윈도폰8이 나올 때까지 윈도폰 판매가 급감할 가능성도 크다.

윈도폰8은 기능 측면에서 놀라울 만한 것이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벨피오레가 꼽은 8가지 특징 중 절반은 안드로이드폰이나 아이폰에 이미 적용된 기술이다. 듀얼코어를 지원한다지만 안드로이드폰에서는 쿼드코어까지 나간 상태다. 근접무선통신(NFC)을 통한 무선파일 공유 및 모바일 결제, 월렛(지갑) 등도 안드로이드폰에서는 흔하다.

스타트스크린을 취향대로 꾸미게 한 것은 강점으로 꼽을 수 있다. 타일 형태의 스타트스크린은 윈도폰 마니아들이 좋아하는 특징이다. 윈도폰8에서는 타일의 크기·색상·위치를 맘대로 바꿀 수 있다.

기업용 기능(오피스 탑재, 기기 원격관리), 인터넷 익스플로러 10과 노키아 지도 탑재 등은 강점이긴 하나 놀랄 정도는 아니라는 지적이 많았다.

벨피오레 부사장의 기조연설 도중 아이폰 음성개인비서 ‘시리(Siri)’와 비슷한 기능 시연도 있었다. 윈도폰 앱(응용프로그램)을 말로 작동하는 기능이다. 이에 대해 장명길 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이제야 시리를 쫓기 시작했을 뿐”이라고 평했다.

윈도폰 진영이 약해진 점도 윈도폰8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게 한다. 연말께 윈도폰8 탑재 폰을 내놓을 메이커는 노키아 삼성 화웨이 HTC 정도다. 이 가운데 선봉장인 노키아는 심각한 경영난에 처했고 삼성과 HTC는 안드로이드 진영의 핵심이다. 화웨이가 적극성을 보이고 있지만 경쟁력이 강하지 않다는 평이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윈도폰8에 윈도8 기반 기술을 적용한 것은 PC시장 주도권에 의존해 모바일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것이다. 의도대로 된다면 애플·구글보다 먼저 ‘컴퓨터·태블릿·스마트폰’의 갈라진 생태계를 연결할 수 있다. 그러나 개발자들이 순순히 따라줄지는 의문이다.

김광현 IT전문기자 kh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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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디스카운트? 韓流에 날개 달아준 '코리아 브랜드'



Hi CEO 경영교실 - 국가 브랜드의 효용

국제사회서 제 대접받고 관광 등 경제효과도 만점

國格의 출발점이 국가브랜드


국가 브랜드가 실제로 어떤 효용을 가져다줄까. 다양한 구성요소로 이뤄진 국가지만 근간을 이룬다고 생각되는 네 가지 분야에서 국가 브랜드의 대표적인 영향력을 따져 볼 수 있다.

#국민 자존심 살리기

첫째로 ‘국민’의 관점에서 볼 수 있다. 단도직입적으로 국민들이 외국에서 받는 대접이 달라진다. 국가 간의 벽이 허물어지는 진정한 지구촌의 일원으로 국민들이 글로벌 사회에서 제대로 대접받고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몇 년 전까지만해도 한국인들이 해외에서 중국인이나 일본인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일을 당할 때마다 그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를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까지 들먹이며 설명하면서 곤욕을 치러야 했다.

설명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그들에게는 자신이 아는 국가가 아닌 낯선 브랜드로 먼저 인식됐을 것이다. 브랜드의 대표적인 효용가치 중의 하나가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인데, 약한 브랜드는 별도의 커뮤니케이션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수고를 끼치게 된다.

기술 수준이 기업마다 비슷해지고 신기술이라도 신속하게 전파되며, 기업에서 브랜드의 성패는 내부 구성원들이 자신의 기업이나 제품의 브랜드가 어떤 의미인지를 공유하고 확실히 인식, 자신의 모든 행동에 반영하고 얼마만한 자부심을 갖는가에 달려 있다고 한다. 이는 국가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국민이 국가에 대해 자부심을 갖지 못하고 자기비하를 일삼는 한 국가의 진정한 발전을 도모할 수 없다. 이렇게 자발적인 애국심과 자부심을 불러일으키는 출발점이자 종착점이 국가 브랜드다.

#문화 전파에 날개 달기

둘째로 ‘문화’ 측면에서 자신의 문화를 해외로 전파하는 데 유리하다. 근래에는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한류’가 아시아 각국에서 유행할 수 있었던 데는 한국이라는 국가 브랜드에 힘입은 바가 크다. 구체적으로 한 단어로 명료하게 정리해 한국의 국가 브랜드를 전파한 것은 아니지만, 정보기술(IT)을 비롯한 새로운 시대의 트렌드에서 앞서 나가는 한국의 이미지가 브랜드로 반영되지 않았다면 한류가 그렇게 빨리 광범위하게 세계인들을 매료시킬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보다 적극적인 국가 브랜드 활동이 뒷받침됐다면 보다 빠르게, 더 넓게, 더 오랜 시간 동안 더 많은 열광팬들을 지속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다문화사회로 나아가는 국내 상황에서 국가 브랜드가 제대로 서 있다면 다양한 외부인과 그 문화를 수용할 수 있는 폭이 커진다. 근대 이전의 중국이 이민족의 지배하에서도 종국에는 그들의 문화를 결국 자신들의 영역 내로 수렴할 수 있었던 것은 비록 명시적으로 자신의 브랜드 활동을 한 것은 아니지만, 수천 년 오랜 세월을 세계의 중심으로서 자신의 브랜드를 암묵적으로 가지고 가꿔왔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이다.

#경제를 강하게 만드는 브랜드

세 번째는 우리의 관심이 지나치게 이쪽 분야에 집중돼서 문제인데, ‘경제’ 영역에서의 효과다. 1970년대 초까지 몇몇 시장 상인들이 ‘메딘쩨’라는 용어를 썼다. ‘Made in’을 줄여서 그렇게 발음한 것인데, 국산 공산품이 거의 나오지 않았고 나온다 하더라도 품질이 조악한 열등품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시절이었다. 그래서 ‘Made in’이 새겨진 라벨을 보이며 어떤 때는 라벨도 없이 그냥 무조건 외제품이라며 ‘메딘쩨’라는 용어를 써서 품질이 좋고, 그래서 값이 비쌀 수밖에 없다고 강조하곤 했다.

이제 많이 극복됐지만 몇몇 분야에서는 한국산이라는 것이 알려지면 제값도 못 받는다며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말을 아직도 언급하곤 한다. ‘삼성’과 ‘현대’ 같은 대기업이 ‘한국’이라는 국가보다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다며 국가 브랜드의 필요성을 얘기하는 경우도 많이 본다. 필요성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선 원산지가 제품이나 기업을 평가할 때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공정에 따라 여러 국가를 돌아다니면서 제품이 생산되는 요즘 원산지가 어디인지 따지는 것 자체가 무의미하다. 결국 제품이나 기업의 브랜드 의미로 담긴 원산지를 따져야 한다.

#브랜드 감성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

어떤 부분을 담을 것인가는 기업이 결정하고, 필요하다고 판단할 경우 그것을 적극적으로 파는 노력을 해야 한다. 기업이 한국이라는 국가의 브랜드와는 동떨어진 요소를 자신의 강점으로 내세우며 한국이 자신의 가치를 깎아내린다고만 주장하는 것은 책임전가에 가까운 행동이다. 어쨌든 최대한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국가의 브랜드 방향을 잡아야 할 필요가 있음은 물론이다.

경제 측면에서는 관광 분야에서의 영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브랜드는 물리적인 부분보다는 감성에 호소한다. 감성의 울림은 체험을 통해 반향이 커진다. 물리적인 관광자원의 나열이 아닌, 어떤 부분에서 외국인들에게 어필하고 그들을 방문으로 유도할 수 있게 울림이 있는 한 방향으로 모으는 축이 국가 브랜드다.

#국제사회 속 브랜드 지위

마지막으로 지구촌에서의 국민을 얘기했는데, 사회단체의 개념으로 보면 ‘정부’가 중요한 일원으로 참가하게 된다. 국제사회의 역학관계에서 보면 실제 국가의 경제력이나 인구, 군사력보다 훨씬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국가들이 있다. 제품으로 친다면 품질 면에서 별 차이가 나지 않거나 열등한데도 높은 가격을 향유하고 유통점에서도 매출 이상의 대접을 받는 경우다.

리콴유가 총리로 재직하던 시절의 싱가포르가 대표적인 사례다. 싱가포르는 정치지도자 1인에 기대어 높은 브랜드 위상을 누렸다. 정치 지도자도 국가의 브랜드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의 하나다. 개인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국가 단위로 국제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맡을 것인지 명확하게 서 있어야만 그만한 브랜드 지위가 가능하다. 그런 자신만의 역할을 규정하고 알리는 것도 국가 브랜드에 기초를 두고 있어야 한다.

‘국격(國格)’이라는 용어를 가끔 쓰는데, 어떤 국격을 가질 것인가의 출발점이 국가 브랜드다. 그것이 지도자의 외부 이미지에 영향을 미치고, 그 이미지는 다시 국가 이미지에 영향을 주는 순환이 이뤄진다. 악순환이 될 것인가, 선순환을 만들 것인가가 국가 브랜드를 어떻게 규정하고 만들어갈 것인가에 달려 있다.

정리=이주영 한경아카데미 연구원
opeia@hankyung.com

박재항 <이노션월드와이드 마케팅본부장
jaehangpark@innocean.com>

△서울대 동양사학과, 뉴욕대 MBA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장, 제일기획 어카운트플래닝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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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은 왜 1박당 계산하지?…당연한 관행에 물음표를 던져라

경영학 카페

신개념 공항호텔'요텔'

사용한 시간만큼만 계산…영국·네덜란드서 성공

롤스로이스'토털케어'

비행기 엔진 유지·보수…항공사 아닌 판매자가 책임


경쟁사의 장점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배우려다 보니 회사든 제품이든 날이 갈수록 비슷해진다. 전략, 기업문화, 리더십, 품질 등 기존에 경쟁력의 근원으로 여겨지던 항목들이 더 이상 차별화된 경쟁 포인트가 되기 어려워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경쟁우위를 위해 사업에 대한 자기 회사만의 독특한 관점을 가지려는 회사가 많아지고 있다. 업계에서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기본적인 관행, 즉 업(業)의 개념을 새롭게 해석하고 그것을 독창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로 구현하는 것이 그 방법 중 하나다.

호텔업계의 기본적인 관행은 오후 3시 이후에 체크인해서 다음날 낮 12시 이전에 체크아웃하는 것이다. 한밤중에 들어가서 새벽 일찍 나오게 되더라도 하루 요금을 내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환승객을 대상으로 공항 근처에서 영업을 하는 호텔도 이런 관행을 따라야 할까.

새벽이든 밤이든 가리지 않고 시도 때도 없이 도착하는 환승객들은 공항에서 대여섯 시간을 보내야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면세점을 어슬렁거리기보다는 호텔에서 편하게 쉬고 싶지만, 몇 시간 들어갔다 나오면서 하루치 방값을 지불하는 것은 왠지 억울하고 부담스럽다. 최근 문을 연 호텔 체인인 요텔(Yotel)은 이런 관행에 반기를 들었다.

요텔을 이용한 손님들은 하루치 요금을 낼 필요가 없다. 사용한 시간만큼만 지불하면 된다. 영국 개트윅과 히드로공항에서 첫선을 보인 요텔은 네덜란드 스키폴 공항으로 확장하더니, 최근에는 여세를 몰아 뉴욕 도심에도 호텔을 열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비행기 엔진업계의 기본 관행은 엔진을 사용하면서 필요한 유지와 보수에 대한 책임은 항공사가 지는 것이다. 운영하면서 생기는 리스크는 운영 주체가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겼다. 이로 인해 여러 골치 아픈 문제들이 항공사를 괴롭혔지만, 관행은 오랜 세월 동안 바뀌지 않았다. 롤스로이스는 이런 시장에 새로운 사업 모델을 들고 나왔다. 판매와 유지, 보수 시장을 통합한 것이다.

토털케어(Total Care)라는 상품을 통해서 엔진 장기 보유에 따르는 여러 리스크를 사용자인 항공사가 아닌 판매자인 롤스로이스가 책임지겠다는 것이다. 이제 항공사는 엔진 사용 시간만큼 일정 비용을 지불하기만 하면 된다. 고장이나 유지, 보수에 신경 쓰고 싶지 않은 항공사들의 호응에 힘입어 롤스로이스는 큰 이익을 보고 있다. 토털케어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 3%에서 2010년 65%까지 성장했다.

이처럼 당연하게 생각되던 관행을 새롭게 해석하고 독창적인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어내는 것이 과거에는 주로 경영자의 몫이었다. 하지만 경쟁사가 늘어나게 되면 경영자의 직관만으로는 한계에 다다르게 된다.

이런 고민에 빠져 있는 기업들이라면 주식시장 개념을 사내에 도입해 보면 어떨까. 미국 해군에 소프트웨어를 납품하는 라이트솔루션스(Rite Solutions)라는 회사가 톡톡히 재미를 본 이 방식은 아이디어가 있는 직원은 누구나 기획안을 마련해 주당 10달러의 가상 주식을 발행한다. 실제 주식시장과 같다.

아이디어를 상장한 뒤에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잘 실행하기 위한 단기 계획안을 작성한다. 이것은 상장한 아이디어를 함께 진행할 동료를 모집하는 일종의 광고다. 참여하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가상의 아이디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모든 직원들은 1만달러에 달하는 가상의 돈을 지급받는다. 이 돈을 자신이 괜찮다고 생각되는 아이디어에 투자할 수 있다.

결국 좋은 아이디어에는 돈이 몰려 주가도 높아진다. 이렇게 높은 주가를 유지하는 아이디어들은 경영자의 주관 아래 기업 차원의 투자가 이뤄져 실행된다. 선정된 아이디어를 상장한 사람과 그 기획에 동참한 사람들에게는 보상을 한다.

전통적인 경쟁 요소가 오래 유지되기는 점점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이라면 사업에서 당연하다고 생각되던 관행을 뒤집어보자. 경영자의 직관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여겨지면 다양한 방법으로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모아보자.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 줄 것이다.

이우창 <세계경영연구원(IGM)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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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이비통은 왜 고객을 줄 서서 기다리게 만들지?

SERI.org -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minhoon@samsung.com>

구매욕 불러일으키는 매장 전략…무의식·행동습관까지 고려해야

마트, 시계반대방향으로 상품 구성…

진열대 돌출·함몰된 부분 만들어 만져보고 싶은 심리 자극


아이폰 아이패드 등을 판매하는 애플스토어는 한 달 방문객이 2000만여명으로 디즈니랜드를 능가한다. 애플스토어 인기는 단순히 애플 제품이 좋다는 것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애플스토어에서만 맛볼 수 있는 독특한 경험과 감성적 인테리어 등이 소비자들을 애플스토어로 끌어들이는 요소다.

애플은 방문객의 정서적 반응과 무의식적 습관까지 고려해 애플스토어를 설계했다. 화장실 표지판을 무슨 색으로 할지를 놓고서만 30분 이상 토론했다고 하니 애플이 얼마나 사소한 부분까지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알 수 있다.

마케팅의 성패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상품과 가격에서 광고를 거쳐 유통매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뇌 과학과 인지심리 전문가들의 연구에 따르면 소비자 행동의 95%가 무의식적으로 이뤄진다. 고객이 매장에서 경험하는 상품과 브랜드에 대한 인상이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다. 애플스토어 사례에서 보듯 선진 기업들은 소비자의 잠재적인 욕구와 무의식, 행동습관까지 고려해 매장을 만든다.

매장 입구는 강렬한 첫인상을 심어주는 것은 물론 고객을 선별하는 전략적 기능까지 할 수 있다. 루이비통은 매장 내 고객 수를 제한하고, 일정 인원을 초과한 고객이 몰리면 입구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도록 한다. 1차적으로는 매장 안에 있는 고객이 보다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쇼핑을 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지만, 오랜 시간을 기다릴 줄 아는 온화한 성격을 가진 고객을 선별해서 받아들이려는 의도도 있다.

고객 동선을 고려한 매장 배치도 필수다. 대형마트에서는 일반적으로 고객들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고객 대다수가 오른손잡이여서 오른손에 힘을 주어 카트를 밀고 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돌게 되기 때문이다. 매장 전체를 놓고 보면 시계 반대 방향의 거대한 순환 패턴이 발생한다. 고객이 움직이는 방향에 맞춰 각 상품 코너를 구성하면 더욱 효과적으로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다.

진열 공간은 고객의 촉각과 미각을 최대한 자극해 상품 체험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도록 꾸며야 한다. 진열대 중 돌출하거나 함몰된 부분을 만들어 시선을 집중시키고, 직접 만져보고 싶은 심리를 자극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수건 한 장이 판매되기까지 평균 6명이 만져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주차장과 화장실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주차장과 화장실은 잘 드러나지는 않지만 매장의 마지막 인상을 결정하는 곳이다. 주차장이 편리하고 깨끗하다는 인상을 받은 고객과, 정반대로 느낀 고객이 집으로 돌아가면서 갖는 생각은 다를 수밖에 없다.

기존에는 유통 매장을 설계할 때 고객의 이성적 요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중심이 됐다. 하지만 고객들은 이성적으로 생각했을 때 다소 불편이 있더라도 그 이상의 감성적 만족을 얻을 수 있다면 불편을 감수하는 경향이 있다. 고객의 감성적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무의식과 행동습관까지 고려해 매장 설계가 이뤄져야 한다.

이민훈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minhoon@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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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왕' 쌀과자로 '왕' 이 된 남자, 미디어·호텔·병원·보험사 "돈 되면 문어발이라도 좋다"


그래픽=허라미 기자 rami@hankyung.com

글로벌 CEO - 차이옌밍 대만 왕왕그룹 회장

쌀과자로 대만 부자 1위

통조림 사업 실패 후 쌀과자로 눈길…日 과자업체 매일 찾아가 기술 배워

역발상의 승리

다들 中 연안도시로 달려갈때 본토 첫 진출은 내륙 후난성으로

유사품 공세엔 가격인하로 맞불

독서광? 독서꽝!

책보다 어떻게 돈 벌지가 더 재밌어…한분야 고집하는 것 내 취향 아냐

TV·주류·레스트랑 거침없는 확장…모르는 분야는 전문가


최근 미국 경제전문잡지 포브스는 ‘2012년 대만 최고 부자’ 순위를 발표했다. 1위는 의외의 인물이 차지했다. 쌀과자와 사탕을 생산하는 식품기업 왕왕(旺旺)그룹의 차이옌밍(蔡衍明) 회장(55)이 주인공. 그의 별명은 ‘쌀과자 대왕’이다. 작년 1위였던 왕쉐홍 HTC 회장과 궈타이밍 팍스콘 회장 등 쟁쟁한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의 오너들을 모두 제쳤다. 차이 회장의 재산은 지난해 61억달러에서 올해 80억달러로 늘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66억달러)보다 많다.

차이 회장은 19살 때 파산 직전까지 갔던 가업을 물려받아 회사를 세계 최대의 쌀과자 업체로 키웠다. ‘왕왕 쌀과자’의 대만과 중국 쌀과자시장 점유율은 각각 95%와 80%에 달한다. 왕왕의 작년 매출은 29억달러. 창사 후 매년 평균 30%씩 증가하고 있다. 중국 본토에서 왕왕그룹의 쌀과자와 QQ캔디, 과자인 소만두 등은 점유율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무모하지만 끈질기게

부유한 집안의 막내로 태어난 차이 회장은 집안의 골칫거리였다. 공부를 싫어했다. 책읽는 것이라면 질색이었다. 차이 회장은 지금도 “책을 읽느니 사람들하고 놀겠다”고 말한다.

그는 19살 때인 1982년 아버지가 세운 통조림 수출업체 ‘이란식품’에 취직했다. 차이 회장의 부친은 그에게 경리업무를 맡겼지만, 그는 장부를 읽을 줄도 몰랐다. 인력 관리도 미숙했다. 장부 관리를 못해 금고에 돈이 남아 있는 날이 거의 없었다. 차이 회장은 “하지만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지에 대해서만은 많은 고민을 했다”고 회고했다.

차이옌밍은 당시 이란식품이 하던 통조림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은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자체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러나 실패했다. 제품 대부분이 외상으로 팔려 1년 만에 1억위안의 빚을 지게 된 것. 그는 통조림 사업 자체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다른 사업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쌀과자가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일본에서 쌀과자가 잘 팔리는 것을 보고 결정을 내렸다. 중국 대만 등 중화권에서 쌀과자는 생소한 음식이었다. 쌀과자를 만들 기술이 없었다. 그는 당시 대만에 진출해 있던 일본 유명 쌀과자업체 이와쓰카의 회장에게 매달렸다. 하루도 빠짐없이 찾아갔다. “기술을 전수해 주십시오”라고 부탁했다. 결국 도와주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1983년 이와쓰카의 도움을 받아 ‘왕왕센베’를 내놓았다.

차이 회장은 성격이 느긋한 편이다. 그러나 목표를 정하면 주변에서 아무리 말려도 끝까지 달려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왕왕센베는 대만에서 인기를 끌었다. 7년 뒤인 1990년 시장점유율이 90% 가까이 치솟았다. 더 큰 꿈을 꾸기 시작했다. 중국 본토에 진출하기로 한 것. 1992년 차이옌밍은 다른 대만 기업인들과는 다른 선택을 했다. 대부분의 기업이 중국 연안도시로 갔지만 그는 내륙인 후난성 창사지방에 공장을 지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돈이 없었다. 왕왕이 투자할 돈은 1000만위안 정도에 불과했다. 이 돈으로는 연안도시에서 원하는 만큼의 땅을 살 수 없었다. 또 개발이 안 된 지역에서 사업을 하면 중국 정부가 지원을 해 줄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왕왕그룹은 후난성 최초의 대만 투자기업이 됐다. 후난성 정부는 왕왕그룹에 상당한 특혜를 준 것으로 알려졌다.

후난성이 주요 쌀 산지라는 것도 이 지역을 선택한 배경이 됐다. 쌀값이 싸고 품질이 좋았기 때문에 쌀과자 생산에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왕왕그룹은 10년 만에 중국시장 점유율을 약 70%까지 끌어올렸다. 왕왕은 지금도 중국 본토에 연평균 약 5억달러를 투자하고 있다.

경쟁업체의 도전도 있었다 이는 무모하리 만큼 파격적인 가격 인하로 막아냈다. 왕왕센베가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자 1990년대 후반 200여개가 넘는 왕왕 쌀과자 유사품이 등장했다. 출혈경쟁이 벌어지자 80%에 달하던 왕왕센베의 점유율은 3년 만에 50%로 추락했다.

차이 회장은 브랜드와 가격 전략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왕왕이란 브랜드 외에 헤이피(黑皮) 등 4종의 다른 브랜드 제품을 내놓았다. 이 제품의 가격은 기존 제품에 비해 40%가량 낮게 책정했다. 서브 브랜드 전략은 적중했다. 다른 경쟁자들을 밀어내기 시작했다. 왕왕그룹은 3년 만에 과거 시장점유율을 회복했다. 대만 중국시보는 “대만업체들이 중국 본토 기업과 경쟁할 때 왕왕그룹의 가격 전략을 본보기로 삼고 있다”고 평가했다.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을 브랜드로

중화권 사람들이 좋아하는 말을 브랜드로 사용한 것도 성공비결로 꼽힌다. ‘왕왕’이라는 단어는 좋은 어감을 갖고 있을 뿐 아니라, 뜻도 좋다. 중국어로 ‘왕왕’은 무슨 일이든지 왕성하게 잘된다는 의미다.

차이 회장은 처음 중국 사업을 시작할 때 물건이 팔리지 않아 고생했다. 판매상이 중간에 사라져 많은 제품을 폐기처분해야 할 상황에 이르렀다. 공장 직원들은 제품을 대만으로 가져다 팔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차이 회장은 운송비가 더 든다며 내륙 판매를 강행했다. 제품 유통기한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는 아이디어를 냈다. 상하이, 난징, 창사, 광저우에 있는 친구들에게 과자를 공짜로 나눠 준 것. 쌀과자를 받은 친구들은 이를 이웃에게 나눠주기도 했다.

그런데 뜻밖의 반응이 돌아왔다. 차이 회장의 친구들에게 제품을 어디서 살 수 있냐는 문의를 해오는 사람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제품을 팔기 시작했다. ‘왕왕’이라는 단어는 중국 본토 사람들에게도 호감을 줬다. 판매가 늘기 시작했다. 차이 회장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광고를 내보냈다. 광고 카피는 ‘당신과 나, 우리 모두 왕성해지길!’이었다. 광고는 큰 반향을 일으키며 판매 확대로 이어졌다.

유통망 구축 전략도 성공의 배경이 됐다. 차이 회장은 ‘유통망 경작’이라는 전략을 세웠다. 농촌부터 도시까지 촘촘한 유통망을 구축하는 것이었다. 또 무조건 현금결제를 원칙으로 했고,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의 반품을 조건없이 모두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신용을 쌓았다.

◆“전문경영인을 활용하라”

왕왕그룹의 사업분야는 과자, 유제품, 음료, 케이크까지 다양하다. 식품업뿐 아니라 병원, 레스토랑 체인, 호텔, 보험사를 갖고 있다. 2009년 차이 회장은 네덜 란드은행 ABN암로가 보유하고 있던 아시아TV 지분을 개인 명의로 매입했다. 아시아TV는 1957년 설립된 홍콩의 대표적인 텔레비전 방송국이다. 차이 회장은 2008년 대만의 유력 일간지 중국시보도 인수했다. 최근에는 주류업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차이 회장이 무모하리 만큼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는 수익성이 있다면 한 분야만을 고집하지 않고, 어떤 사업분야건 투자한다는 지론 때문이다. 하지만 식품업 외에는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긴다. 차이 회장은 “내가 잘할 수 있는 분야는 내가 하면 되고, 다른 분야에는 전문가들의 힘을 빌리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식품업에 대해서는 “식품업은 경기가 좋을 때 가장 먼저 성장하고, 경기가 하락할 때 가장 먼저 나빠지기 때문에 타이밍이 중요한 사업”이라고 말한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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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월렛' 성공조건은 개방과 협업…고객경험을 디자인하라



Let's master 미래경영전략 (3) 스마트 세계로의 출입구

'NFC 서비스' NFC 서비스 필수체제는

카드·포인트·쿠폰·위치기반…통신·유통·금융사간 연계로 고객 지향적 부가서비스 창출

스마트 시장 활성화 과제는

솔루션 표준화·대중화 필수…서비스 운영모델 차별화도…참여업체간 수익모델 정립돼야


스마트 기기의 확산으로 똑똑한 소비자가 늘고 있다. 값싼 제품을 찾기 위해 발품을 팔던 모습은 물론 쿠폰 뭉치를 들고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느라 계산대 앞에서 뒷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을 받던 풍경도 오래전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최근 몇 년 사이 스마트폰이 가져온 변화에 감탄하곤 한다. 하지만 근거리 비접촉식 무선통신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로 펼쳐질 변화는 혁명에 가깝다.

#고객 관점의 혁신적 부가가치 창출

모바일 결제 기술 발달로 소비자는 온라인에서는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결제가 한층 편리해졌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도 업무 효율을 높이는 데 있어 큰 혜택을 받았다. 이 같은 모바일 결제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진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모바일 결제는 통신사와 금융사 중심의 모바일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뤄졌다. 하지만 앞으로 모바일 결제 시장의 무게 중심은 여러 산업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부가가치 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NFC로 이동해 갈 전망이다.

NFC는 통신사 의존도가 높지 않아 활용이 쉬운 측면이 있고, 네트워크 및 금융 인프라 완성도가 높지 않은 국가에서도 널리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NFC의 잠재성은 여러 산업 분야의 연계로 고객 관점의 혁신적 부가가치 서비스를 창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NFC 모바일 결제 기술의 발달은 오프라인 매장에서의 비접촉식 POS(Point of Sales) 결제뿐만 아니라 온라인 상거래와 티켓 발행, 포인트 및 쿠폰 관리, 위치 기반 제품 마케팅, 보안키 기반 개인 인증을 통한 빌딩 출입 관리와 스마트카 운행 등 다양한 형태의 부가서비스 모델의 통합 제공을 가능하게 한다.

#협업모델의 다양·차별화가 핵심

NFC 스마트 서비스 시장에서 성공 관건은 파트너들과 얼마나 효과적인 ‘에코 시스템’을 구성하고 확장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다양한 부가가치 서비스의 개발·운영과 파트너십 관리(거버넌스 역할)를 담당하는 신뢰서비스관리인 TSM(Trusted Service Manager)을 중심으로 통신사, 유통사, 금융사(은행·카드), 지불결제 네트워크, 핸드셋·NFC칩 제조사, 애플리케이션 개발사 등이 이미 에코 시스템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 간의 협업이 각 산업에 가져다 줄 수 있는 파급효과는 크다.

예를 들어 금융사의 경우 금융 거래량 증대를 기반으로 서비스 확대와 연계판매 촉진이 가능하며, 매출전표 매입비용 절감뿐만 아니라 신규시장 진출과 고객 충성도 강화 등도 가능해진다. 통신사는 데이터 트래픽 증가를 통한 가입자 당 통신이용료(ARPU) 증대는 물론 이를 통한 모바일 콘텐츠 연계 판매와 청구 소요비용 감축, 새로운 매출채널 확보와 신규 고객 확대를 기대할 수 있다. 또 유통사로서는 제품 구매 및 지불 결제에 대한 편의성 증대, 거래 처리 시간 및 유지비용 절감, 마케팅 기획을 위한 다량의 고객 데이터 확보 효과를 노릴 수 있다.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고객 편의를 위한 혁신적 부가가치 서비스를 앞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때 각 기업들은 자체 보유 역량 및 외부와의 협업 시너지를 전략적으로 고려해 스스로가 신뢰서비스관리자(TSM)로서 서비스 개발 및 운영을 주도하기도 하고, 에코 시스템 내 한 참여자로서 포지셔닝하기도 한다. 선진 기업의 추진 사례들은 서비스 개발 및 운영의 주체(TSM)가 누구인가에 따라 크게 다음과 같은 네 가지 유형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째 유형은 구글의 통합서비스 주도형이다. 이는 다양한 부가가치 서비스를 자체 개발, 운영하는 유형이다. 구글은 쇼핑 시 소비자에게 지불결제, 적립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자 단일 결제 솔루션 기반의 표준화를 지향하는 전자지갑 서비스 구글월릿(Google Wallet)을 출시했다. 지불결제 외에도 보안키, 티켓, 포인트 및 마일리지 관리 등의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를 위해 스프린트, 씨티, 마스터, 퍼스트데이터 등 주요 협력 업체들과 함께 공조체제를 확립 중이다.

특히 단일 결제솔루션 적용을 원하는 주요 유통기업들이 이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메이시즈 블루밍데일즈, 토이저러스, 라디오샥, 아메리칸이글, 챔스 스포츠, 풋로커, 게스, 잠바주스, 베이글, 서브웨이 등이 그 예다. 자신들의 유통 POS 시스템과 구글월릿을 연계함으로써 소비자에게 신용카드, 선불카드 등을 통해 제품·서비스를 구매·결제하고 프로모션이나 로열티 포인트를 생성 관리할 수 있는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런 통합서비스는 참여 기업들에는 고객관리를 강화할 수 있는 효과적 기회를 제공한다. 고객에게는 최적화된 상품 및 서비스의 공급, 충성도에 대한 포인트 보상 등 극대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해준다.

두 번째 유형은 호주뉴질랜드은행(ANZ) 같은 특화서비스 주도형이다. 특정 서비스를 전문화해 자체 개발 운영한다. ANZ는 전문 앱 개발 업체와 공동기획해 자사의 모바일 월릿과 연동되는 플라스틱 포크(Plastic Fork)란 앱을 선보였다. 플라스틱 포크는 고객이 신용카드나 개인 정보를 제시할 필요없이 식당에서 주문 및 결제를 할 수 있는 편의성을 제공한다. 소비자들은 간단한 앱 구동으로 테이크아웃 음식을 포함한 모든 메뉴를 제공받고, 가입 음식점 입장에서는 고객 방문 확대는 물론 주문·결제 업무에 대한 효율화를 달성함으로써 만족도 높은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마스터카드의 참여형 특화서비스도 돋보인다. 특정 서비스를 전문화해 서비스 주도 업체에 제공하는 유형이다. 마스터카드의 경우 모바일 결제 서비스 자체를 제공하기보다는 서비스의 접속을 통제·관리하는 서비스 운영모델을 추구하고 있다. 모바일 결제 시장의 생태계와 다양한 부가서비스들이 좀더 구체화될 때까지 NFC 같은 모바일결제 서비스의 실행주체보다는 이런 모든 방식을 지원, 통제하는 역할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마스터는 무선자동등록시스템인 MOTAPS(MasterCard Mobile Over-the-Air Provisioning Service)를 통해 고객이 보유한 직불카드 계정을 NFC 탑재 핸드폰에 설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디지털 보안솔루션 분야의 글로벌 선도 기업인 젬알토와 협력해 심(SIM) 카드로 개인보안 인증을 제공하는 NFC 제휴 앱을 출시, 보안 핀넘버와 카드 정보를 스마트폰에 저장해 모바일 계정관리와 모바일 거래를 가능케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베스트바이와 J.C.페니는 새로운 참여형이다. 서비스 주도업체에 의해 이미 개발돼 있는 다양한 기능의 부가서비스를 참여자로서 활용하는 유형이다. 베스트바이는 고객 로열티를 증진시키고자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LA), 뉴욕, 산호세, 시카고 등의 187개 매장에서 오프라인 매장 고객을 대상으로 숍킥(Shopkick) 서비스를 활용하고 있다. 숍킥은 저주파를 이용해 고객의 상점 방문을 인지하는 ‘워크인(Walk-in)’ 앱을 최초로 개발, 운영한 회사다. 최근 많은 제휴 유통사에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숍킥의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고객이 가맹 오프라인 매장에 들어서면 곧바로 쇼핑 시 이용할 수 있는 ‘킥벅스’라는 가상화폐가 체크인의 대가로 지급된다. 매장 POS 시스템과의 연동으로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을 제시하거나 고객이 특정 상품의 바코드를 인식할 경우 보너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 같은 방식은 쿠폰이나 메일보다 소비자의 구매를 유도하는 데 훨씬 더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증명됐으며, 존 톰슨 베스트바이 최고경영자(CEO)는 앱 출시 이후 홈페이지 접속자 수가 650만명에서 1700만명으로 증대되는 효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J.C.페니의 경우도 할인 쿠폰 프로그램을 프로모션하고자 셀파이어라는 앱을 이용하고 있다. 셀파이어는 우편번호를 집어넣으면 해당 지역 내 매장에 대한 할인 정보 및 쿠폰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해 소비자 핸드폰으로 전송해주는 서비스다. J.C.페니는 셀파이어를 통해 소비자가 쿠폰을 자신의 핸드폰으로 다운받아 계산대 POS 화면에서 확인하고 즉석 할인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을 구현했다. J.C.페니의 마케팅 임원(CMO)은 셀파이어를 활용하면 프린트 쿠폰을 일일이 챙기고 갖고 다닐 필요가 없어 고객의 편의성 및 쇼핑 경험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NFC 활성화의 도전과제

하지만 NFC가 제공할 수 있는 다양한 혜택과 기회들을 소비자가 현실에서 충분히 느끼고 경험할 수 있게 하려면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걸림돌을 먼저 해결해야 한다.

우선 NFC 솔루션(플랫폼·앱)의 표준화 문제다. 각 기업 간 기술 공유 수준 증대를 통한 솔루션의 개방성 강화가 요구된다.

둘째 최종 사용자인 소비자의 NFC 채택 속도가 완만하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고객 지향적인 부가가치 서비스의 다양화 및 편의성 증진을 통해 NFC를 대중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셋째 유통사들의 NFC 적용 수준이 미미하다. 유통업체 입장에서 NFC 도입을 결정하려면 신규 부가서비스에 대한 재무적 타당성을 먼저 입증할 수 있어야 하며, NFC 적용을 통해 판매량 증진 및 투자·비용 합리화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각 참여 기업에 대한 명확한 가치제언이 정의될 때 NFC 확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유통업체의 참여가 확대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서비스 운영모델의 구체화 및 차별화가 필요하다. 유통업체들은 신용카드, 지불결제 처리업체의 청구 과다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NFC 모바일 결제 에코시스템 및 밸류체인의 복잡성은 전체 서비스 수수료 산정은 물론 참여업체의 역할별 수익 분배구조의 모호함까지 야기하고 있다. 이 부분에 대한 최적의 협업 및 수익분배 모델을 우선적으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김도엽 <언스트앤영한영 전략컨설팅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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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Insight] 세계 입맛 녹인 '메로나' 돌풍…빙그레 "우린 글로벌 식품社"


허문찬 기자 sweat@hankuung.com

Cover Story - 빙그레

겨울도 쉬지않는 공장

남미 등 빙과·유제품 수출…철저한 현지화로 매출 '쑥쑥'

해외 신성장 동력 발굴 가속

뼈깎는 자구…"위기는 기회"

비주력 사업 과감한 철수…조직 슬림화…적과의 동침도

부채비율 4200%서 24%로


빙그레 아이스크림 공장은 여름에만 바쁜 것이 아니다. 경기도 남양주, 경남 김해, 충남 논산 등에 있는 빙그레 공장은 겨울에도 쉬지 않고 돌아간다. 남미시장에 내보낼 수출물량을 대기 위해서다. 한국을 비롯한 북반구에서 빙과류 비수기인 겨울을 맞았을 때, 남반구는 무더운 여름이기 때문이다. 유난히 비가 많이 왔던 작년 여름 국내 빙과류 업체들이 대부분 고전을 면치 못했을 때도 빙그레는 사정이 달랐다. 해외시장에서 선전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대표적인 효자 제품 ‘메로나’는 브라질에서 특히 인기다. 브라질에서 메로나 가격은 개당 2000원이 넘지만 현지에서 여름이 시작되는 2월부터 매달 수만 개씩 팔린다. 상파울루의 한 방송사는 메로나를 일본의 초밥과 함께 식생활을 바꾼 음식으로 꼽기도 했다. 메로나는 1995년 하와이 수출을 시작으로 지금은 전 세계 3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메로나의 해외시장 매출은 2010년 63억원에서 올해 250억원으로 4배 정도 성장이 예상된다.

○메로나·바나나맛우유, 해외로

빙그레는 활발한 해외사업을 통해 글로벌 식품회사로 거듭난다는 비전을 세워놓았다. 작년 해외 매출은 270억원으로 올해는 이보다 50%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가공식품은 인지도와 유통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많은 시간이 들지만, 현지화에 성공하면 그때부터 매출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는 특성이 있다. 빙그레는 이를 위해 해외 업체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한 현지화에 힘쓰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 1일 국내 유제품 최초로 까다로운 일본 시장을 뚫은 ‘바나나맛우유’다. 빙그레는 일본 서남부의 시코쿠 지역 1위 유업체인 시코쿠유업과 기술제휴, 현지에서 제품을 생산·공급하기로 했다.

빙그레는 이처럼 해외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특정 지역이나 국가에 한정되지 않고, 전 세계에서 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특징이다.

메로나는 홍콩과 대만에서 2010년 수출 7개월 만에 수입 아이스크림 판매 1위에 올랐다. 세계화를 위해 멜론 맛 외에 딸기, 바나나, 망고 등 다양한 맛을 개발해 전 세계 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김기현 빙그레 홍보실장은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도 메로나가 등재됐고, 페이스북과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마니아 층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나나맛우유’는 2004년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중국, 필리핀 등 1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판매액도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엔 미국 뉴욕에서 한국인의 일상을 대표하는 디자인 제품으로 뽑혔다. 러시아에는 ‘꽃게랑’ 등 스낵제품을 수출한다. 빙그레는 러시아 노보시비르스크 지역에 스낵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담당할 합작법인 ‘BBM’을 설립하고, 연내 현지 생산시설과 판매법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완제품 상태로 수출하던 스낵제품을 러시아 현지에서 생산·판매할 예정이다.

김태영 빙그레 해외사업담당 상무는 “해외시장에서 메로나, 꽃게랑, 비비빅 등의 브랜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고 현지 유통 인프라도 확충되고 있어 해외 매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부채비율 4000%에서 알짜회사로

빙그레가 지금은 탄탄한 기업으로 자리잡았지만, 한때는 부채비율 4000%를 넘은 적도 있었다.

빙그레는 1967년 대일양행이라는 이름으로 탄생했다. 아이스크림을 생산품목으로 정했고, 1973년 한화그룹의 계열사로 편입됐다. 1974년 아이스크림 국민브랜드 ‘투게더’와 바나나맛우유를 출시하면서 대표적인 아이스크림 및 유가공품 제조업체로 자리매김했다.

위기는 1992년 한화그룹에서 분리되면서 찾아왔다. 부채비율은 4200%로 자본잠식 상태였고, 누적적자는 100억원에 이르렀다.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을 시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30대였던 김호연 전 회장은 ‘한번 들어서면 뒤를 볼 수도, 뒤로 돌아갈 수도 없다’는 ‘일방 통행론’을 내세웠다. 그는 ‘수익성을 개선시킬 여지가 없는 사업은 과감히 잘라야 한다’는 판단 아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시작했다.

‘썬메리베리커리’ 사업을 삼립식품에 매각했고, 냉동식품과 초코케이크 등 비주력 사업은 시장에서 철수시켰다. 아이스크림 경쟁사인 롯데제과의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주문을 받는 등 ‘적과의 동침’도 서슴지 않았다. 매년 30억~40억원씩 적자를 기록하던 라면과 스낵사업은 2003년 3월 라면사업 철수와 스낵사업의 국내 경영권 위탁이라는 고강도 처방으로 해결했다. 서울 압구정동 사옥 및 물류센터를 매각했고, 1992년 당시 3000여명에 달하던 인력을 2004년 말엔 1700여명으로 줄였다.

그런 노력 끝에 부채비율이 1998년 360%, 2004년 53.7% 등으로 안정됐고, 작년에는 24.5%로 떨어졌다. 지난해 매출은 7206억원, 영업이익은 491억원이었다. 내년에는 매출 1조원 돌파를 목표로 잡고 있다.

○아카페라·끌레도르 ‘제2의 바나나맛우유’로

빙그레의 또 다른 강점은 강력한 브랜드 라인업이다. 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바나나맛우유(작년 1500억원)와 요플레(1100억원)는 ‘넘버 원’ 브랜드로 손꼽힌다. 메로나, 투게더, 더위사냥, 붕어싸만코 등은 연 300억원 이상의 ‘빅 브랜드’로 자리잡았다. 불황에도 빙그레가 매년 성장하는 가장 큰 힘이다.

임창범 빙그레 마케팅담당 상무는 “이런 메가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나갈 방침”이라며 “2006년에 출시한 ‘끌레도르’도 연 매출 250억원을 넘어 또 하나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음료 시장에 도전한 ‘아카페라’는 출시 4년 만인 올해 약 4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되는 등 새로운 성장동력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빙그레는 직원들을 교육·훈련시키는 데도 많은 힘을 쏟고 있다. 겨울 비수기를 틈타 서울대 등의 마케팅전공 교수들을 초빙해 집중교육을 시킨다. 매년 4개월 동안 진행되는 이른바 ‘마케팅 대학’이다. 국내 경영대학원 진학 및 학위 취득도 적극적으로 지원, 팀장급들은 대부분 석사 이상의 학력을 갖고 있다.또한 회사와 직원이 연간 수익목표 달성 계약을 맺고 수익을 초과 창출하면 직원에게 분배하는 ‘BPSS(빙그레 프로핏 셰어링 시스템)’ 제도를 시행 중이다. 이 제도는 임직원들의 동기부여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이건영 빙그레 사장 "바나나맛우유, 코카콜라같은 글로벌 브랜드로 키우겠다"


Cover Story - 빙그레

내수시장 정체…돌파구는 수출뿐…한류열풍 거셀 때 해외 시장 개척

'꽃게랑' 러시아 대표스낵으로 우뚝…동남아·남미에 생산기지 검토 중

올 창사이래 처음 무교섭 임협 타결…이제 최상의 경영실적 위해 전진


이건영 빙그레 사장(57·사진)의 집무실에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어디선가 은은한 커피향도 흘러나왔다. 최고경영자(CEO)라기보다는 교수 집무실 같은 느낌이었다.

이 사장은 최근 서울 정동 빙그레 본사에서 가진 한국경제신문 BIZ Insight와의 인터뷰에서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은 인간에 대한 이해가 우선”이라며 “빙그레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문학, 사학, 철학 등 인문학적 소양을 키울 것을 당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서울대 인문대 최고지도자 인문학과정(AFP) 3기를 이수하는 등 인문학에 조예가 깊다.

이 사장의 주문대로 빙그레 임직원들은 ‘글로벌 비즈’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각국의 문화 이해도를 높이고 있다. 인문학을 통해 글로벌 식품기업을 향한 미래전사들을 키워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사장은 “식품 수출을 위해선 그 나라의 문화를 알아야 한다”며 “바나나맛우유를 코카콜라 같은 글로벌 브랜드로 키워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령화·저출산으로 인해 국내 식품시장이 정체되고 있습니다.

“해외진출만이 돌파구입니다. 5000만명의 대한민국 인구는 전 세계 인구를 70억명이라고 볼 때 0.7%에 불과합니다. 우리가 0.7%의 한계를 넘어 99.3%를 향해 나아갈 수 있다면 성장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다행히 최근 한류열풍에 힘입어 해외 문화교류가 활발해져 식품기업이 진출하기에 좋은 환경이 만들어졌고요. 빙그레를 비롯한 한국 식품업체들의 역량은 세계 최고수준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프라만 잘 갖춰진다면 국가경제의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달 초엔 ‘바나나맛우유’로 일본시장에 진출했죠.

“바나나맛우유의 일본 진출은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라 3~4년간 준비를 거친 것입니다. 우선 국내에 들어오는 관광객들이 들르는 주요 루트에 일본어뿐 아니라 중국어로 ‘한국의 1등 바나나맛우유’라는 광고글을 노출해 인지도를 높였습니다. 귀국한 관광객을 중심으로 일본과 중국에서 입소문이 퍼졌죠. 관광가이드북에 ‘꼭 먹어봐야 할 한국음식’으로 소개되기도 했습니다. 초반 수요를 잡기 위한 전략이었죠. 다음은 인프라문제입니다. 식품산업은 유통기한 때문에 유통비가 많이 듭니다. 그래서 일본 시코쿠유업에 생산·판매를 맡겼죠. 까다로운 일본시장에서 유제품을 생산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바나나맛우유를 코카콜라 같은 글로벌 브랜드로 키울 것입니다.”

▶해외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선 특별한 전략이 필요할텐데요.

“빙그레 수출담당자들은 그 나라의 문화를 철저히 분석하는 일부터 시작합니다. 식품은 그 나라의 식문화와 융합돼야 시장에 안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메로나’도 현지시장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파트너십이 있었기 때문에 30여개국으로 수출할 수 있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콜드체인 시스템이 완벽하게 갖춰져야 유통이 가능한 구조여서, 해외 인프라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관리가 필요한 품목입니다. 메로나의 사례만 살펴봐도 빙그레가 얼마나 우수한 시스템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진출한 러시아 시장은 어떻습니까.

“꽃게랑은 러시아에서 대표 스낵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럽 시장을 여는 교두보가 될 것으로 봅니다. 하지만 유럽쪽이 그리스 사태 등 경제적으로 큰 변수들이 많기 때문에 당분간 무리하게 확대하는 것은 경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유럽 경제상황을 면밀히 검토하면서 진행해 나갈 생각입니다. 다만 동남아와 남미 등에는 생산기지를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구체적인 계획이 잡힌 건가요.

“아직은 밝힐 단계가 아닙니다. 다만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는 광물자원뿐 아니라 식품원료도 유럽이나 미국보다 부족합니다. 빙그레는 식품원료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2009년에는 CJ와 손잡고 필리핀에서 자일리톨 원료인 자일로스 생산에 참여했습니다. 전 세계 식품시장을 대상으로 한 이 사업은 앞으로 연간 300억원의 매출이 예상됩니다.”

▶국내 시장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할텐데요.

“그렇습니다. 하지만 단기 이익에만 매달려서는 곤란하다고 생각합니다. 브랜드보다 당장의 이익에 집중하다가 쇠락한 국내 식품기업이 많습니다. 빙그레는 가능성 있는 브랜드에 집중하는 마케팅 전략을 썼습니다. 라면사업을 접기로 결정한 것도 중위권 브랜드로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라면사업에서의 적자폭을 줄여 가능성 있는 핵심 브랜드를 키우는 데 집중했죠. 바나나맛우유를 대형마트에 집중시키는 등 유통시장 변화를 면밀히 분석한 결과 1500억원대 장수 제품으로 거듭날 수 있었습니다. 요플레는 떠먹는 요구르트 분야에서 1위로 자리잡았고, 투게더 메로나 등 빙그레를 대표하는 브랜드들도 이런 ‘선택과 집중’의 마케 팅 전략을 통해 더욱 단단한 시장 지위를 갖게 됐습니다.”

▶커피사업은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사실 커피는 저랑 인연이 좀 있습니다. 저는 골프를 치지 않습니다. 대신 주말에 가족과 함께 맛있는 커피를 즐기죠. 강릉의 유명 커피집 ‘보헤미안’의 단골이기도 합니다. 지금 마시는 커피도 비서에게 제가 직접 드립법을 가르쳤죠. 국내 커피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습니다. 그런 점을 겨냥해 2008년에 ‘아카페라(100% 아라비카 원두를 넣은 페트 커피음료)’를 내놨죠. 직접 커피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하곤 했습니다. 올해 예상 매출은 400억원대이고요. 새로운 ‘메가브랜드’로 자리잡은 거죠.”

▶얼마 전 임금협상을 무교섭으로 타결했습니다.

“1967년 창사 이래 임금협상을 무교섭으로 타결지은 것은 올해가 처음입니다. 이는 하루아침에 얻어진 것이 아니라 그동안 노사가 꾸준히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건전한 노사문화를 발전시켜 온 결과로 봅니다. 사실 빙그레는 고용노동부 주관으로 선정하고 있는 ‘노사문화우수기업’에 2002년부터 전 사업장이 계속 선정되는 등 상생의 노사문화를 선도해왔습니다. 이번 무교섭 타결은 식음료의 여름 성수기 이전에 이룬 것으로 최상의 경영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냈다는 데 의미를 두고 있습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아이스크림·커피음료 견고한 성장세…분기별 이익 변동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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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점과 약점


빙그레는 지난해 불리했던 날씨요인(기록적인 여름 강우량)으로 인한 아이스크림 부문 실적 부진, 우유 원유가격 인상에 따른 원가율 상승 등에 의해 영업이익이 5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17.9%)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른 무더위와 강우 감소 등 날씨요인의 호전으로 아이스크림 부문의 판매 회복이 예상된다. 전년 말 판가인상 효과가 연간으로 나타나며 악화됐던 원가율의 개선이 예상돼 뚜렷한 실적 회복세가 나타날 전망이다. 또 아카페라(커피음료)와 아이스크림 수출 등 신규 매출원의 견조한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그동안 약점이었던 성장성 측면에서도 개선 가능성이 엿보인다.

○주력 제품의 높은 시장지배력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와 ‘요플레’ 등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제품들을 보유, 가공유와 호상발효유(떠먹는 요구르트) 시장에서 장기간 시장 점유율 1위를 이어가고 있다. 바나나맛우유는 고유의 맛과 독특한 포장으로 소비자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는 가장 성공한 가공유 제품이다. 2006년 이후 유업계의 거세진 경쟁 유사제품 출시에도 아랑곳없이 높은 시장 지위를 지켜가고 있다.

요플레 역시 국내에서 최초로 선보인 떠먹는 요구르트 제품으로 시장을 성공적으로 선점했다. 최근 남양유업의 떠먹는 ‘불가리스’, 다농의 ‘액티비아’ 등과의 경쟁 강도가 높아졌지만 점유율 1위를 지켜내고 있다. 주력제품의 시장지배력이 높다는 것은 마케팅비 등 비용구조 측면에서 우위를 갖게 돼 상대적으로 높은 마진을 안정적으로 영위할 수 있는 요인이 된다.

빙그레의 작년 마케팅비(광고선전비+판촉비 등)는 매출 대비 6% 미만인 반면 주요 경쟁사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의 경우 10~12%로 크게 높은 편이다. 이에 따라 빙그레의 영업이익률은 9~10%로 3~5% 수준인 남양유업과 매일유업에 비해 높은 마진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 채널에서 강점

바나나맛우유는 유통채널 중에서도 성장성이 좋은 편의점 채널에서 몇 년째 판매 품목 1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시장지배력이 높다. 빙그레는 이를 활용해 커피음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빙그레의 커피음료 ‘아카페라’는 2008년 출시 이후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매출이 전년 대비 80% 증가한 25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4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아카페라의 호실적은 ‘바나나맛우유’와 함께 편의점 냉장유제품 매대에 분포된 덕분으로 판단한다. 앞으로도 신규 아이템을 출시할 때 이런 편의점 채널에서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독특한 제품 아이템

‘메로나’는 ‘직육면체 바 형태에 녹색 메론맛 아이스크림’이라는 독특한 제품으로 해외에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단일 아이스크림 제품으로는 최초로 2010년에 수출액 100억원을 돌파했다. 또 아직 수출 규모는 작지만 최근 브라질 등 남미와 동남아지역에서 40% 안팎의 성장세를 보이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현지에서는 유사제품을 찾기 힘든 특유의 개성을 활용해 맛의 다양화(딸기맛과 바나나맛, 망고맛 등)와 판매지역 확장을 통해 수출 규모를 더욱 확대시킬 계획이다.

또 바나나맛우유 역시 독특한 항아리 모양의 포장에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국내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있다. 과거 유통기한에서 제약이 있었지만, 멸균팩 포장을 통해 중국 등지로 수출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바나나가 건강식품으로 인기가 있고, 바나나맛을 가진 우유가 없어 독특한 상품성을 갖고 있다. 한국 유제품에 대한 신뢰로 인해 올해 5월까지 전년 수출의 2.5배인 25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유제품 중 최초로 일본 출시계획을 발표했다. 품질에 대해 매우 까다로운 일본 시장에 대한 진출이어서 바나나맛우유의 제품 경쟁력을 가늠케 하는 소식으로 판단한다.

○낮은 성장성과 실적의 계절성은 약점

아이스크림 등 여름성수기 품목으로 인해 실적의 계절성이 높아 분기별 이익 변동성이 크고, 내수 매출 비중이 96% 이상이어서 매출 증가율이 낮은 편(최근 3년 평균 67%)인 것은 빙그레의 약점이라고 할 만하다. 하지만 투게더 등 홈타입 아이스크림 제품의 판매 확대와 겨울 난방 수준 향상으로 실적의 계절성이 축소되고 있다. 또 커피음료와 프리미엄 아이스크림등 신규 매출원의 양호한 매출 증가세는 빙그레의 성장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주목할 만하다.

우원성 <키움증권 연구원 wswoo@kiwoom.com>

투게더·요플레 등 '충성 제품' 탄탄…러시아·日 수출도 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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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심층진단

시장 지배력 큰 가공·발효유…다른 유제품보다 수익성 탁월

이른 더위로 빙과 판매도 호조

주 원재료인 原乳 100% 국내 조달…해외 원자재값 변동에 내성 갖춰


빙그레는 국내 최초의 정통 아이스크림 ‘투게더’, 떠먹는 요구르트의 효시 ‘요플레’, ‘바나나맛우유’ 등 장수 제품으로 잘 알려진 국내 대표 식품기업이다. 1967년 설립돼 유가공(흰 우유, 가공유, 발효유) 아이스크림 스낵을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빙그레의 사업부는 크게 유음료와 빙과로 구분된다. 유음료는 우유를 원료로 한 음료사업으로 다시 백색우유, 가공우유, 액상발효유, 호상발효유로 나눌 수 있다. 빙과는 바, 콘, 컵, 튜브, 홈 타입 등이 있다.

브랜드 ‘바나나맛우유’와 ‘요플레’ 등으로 잘 알려진 유음료 부문은 전체 매출의 약 56%를 차지하며, 다양한 신제품 출시를 통해 시장지위를 확고히 하고 있다. 2008년 출시해 지난해 250억원의 매출을 올린 커피음료 ‘아카페라’ 판매도 증가세다. 지난해 3월에는 ‘아카페라 티 시리즈’로 ‘로열 밀크티’와 ‘녹차 라테’를 선보였다. 지난 3월엔 진한 커피와 신선한 딸기과즙을 담은 새로운 커피 음료 ‘미니 카페’를 내놨다. 빙과부문도 브랜드 ‘투게더’와 ‘메로나’ 등의 핵심 품목을 갖고 있으며, 최근 프리미엄화에 대한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다.

○고수익 구조의 사업 포트폴리오

빙그레의 투자포인트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고수익구조의 사업 포트폴리오 확보다. 빙그레는 가공유와 발효유시장 내 우위를 점하고 있다. 가공유와 발효유는 원유 투입비중이 낮아 다른 유제품에 비해 수익성이 뛰어나며, 이는 이 회사가 경쟁사보다 수익구조가 탁월함을 설명해주는 근거다. 또한 빙그레가 각 사업부문 내에 보유하고 있는 다수의 장수 브랜드도 수익구조에 긍정적이다. 장수 브랜드는 고객 충성도가 높고 효과적인 비용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외형성장 시의 레버리지효과가 크다.

대표적인 장수 브랜드는 ‘바나나맛우유’로, 단일 제품으로 연간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다. 바나나맛우유는 세계 시장도 공략하고 있다. 2004년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중국, 필리핀 등 1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올초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과 미국 뉴욕 코리안소사이어티가 주최하는 ‘행복을 팝니다, 60~80년대 한국 소비재 디자인전’에 한국인의 일상을 대표하는 디자인 제품으로 뽑히기도 했다.

○제품가격 인상 ‘주목’

제품가격 인상 효과도 주목해야 한다. 빙그레는 작년 8월 주 원재료인 원유가격 상승에 따라 11월에 제품가격을 평균 9% 인상했다. 가격 인상 초기에는 판매량이 감소한다. 하지만 고객 충성도가 높은 장수 브랜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고, 성수기가 시작되는 만큼 제품가격 인상에 따른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실제로 원유 및 제품가격이 동시에 상승한 2004년, 2008년 사례를 살펴보면 실적 향상과 동시에 주가도 올라간 적이 있다.

셋째는 빙과 기상여건 개선이다. 지난해 빙과업계의 전반적인 실적은 기상여건 악화로 인해 크게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는 4월부터 때이른 더위가 지속됨에 따라 빙과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으며, 계절적 성수기 진입에 따른 호실적이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빙그레는 외부변수 변동에 둔감하다. 국내 음식료업체 대부분은 수입 원재료비중이 높아 국제 곡물가격, 원·달러 환율 등의 외부변수 변동에 민감하다. 반면 빙그레는 주 원재료인 원유를 100% 국내에서 조달하고 있어 외부 영향이 크지 않다. 또한 연간 수입 원재료비중이 5% 미만에 그치기 때문에 수출로 상쇄할 수 있다.

○러시아·일본 수출도 호조

이 밖에 최근 신제품 ‘끌레도르’와 ‘아카페라’ 등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긍정적이고, 러시아와 일본 등으로의 수출이 확대되고 있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9월에는 러시아 제과유통업체인 BDC그룹과 손잡고 러시아 중부에 자리잡은 노보시비르스크에 스낵 생산법인을 세우기로 하는 내용의 합작투자 조인식을 가졌다.

이 공장에서 만들 빙그레 스낵제품은 러시아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꽃게랑’을 비롯해 ‘쟈키쟈키’ ‘베이컨칩’ ‘스메따나’ 등 6개 품목이다. 연간 생산 규모는 350만상자 수준이다. 빙그레는 생산라인이 본격 가동될 2013년부터 모스크바를 포함한 러시아 전역과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중앙아시아 지역 공략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해외 시장에서 주목받는 제품으로는 ‘메로나’가 꼽힌다. 1995년 미국 하와이 시장에 첫 진출한 이후 딸기, 바나나, 망고, 와플 등 다양한 맛으로 30여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아시아 주요 거점시장인 홍콩, 대만, 싱가포르에서는 수입 아이스크림 가운데 판매 1위다. 브라질에서는 메로나가 기호식품 문화에 큰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을 정도다.

○성장성 정체 가능성은 우려

빙그레에도 고민거리는 있다. 유제품시장의 성장성 정체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강수량이 많은 날씨 탓에 아이스크림 매출이 부진했다. 빙그레뿐만 아니라 식품업계가 전반적으로 매출이 줄었다. 하지만 빙그레의 주 사업영역인 가공유와 발효유는 편의점 채널 성장, 조식대용 선호 등에 따라 꾸준히 성장 중이다. 다만 빙과부문은 계절성이 뚜렷한 가운데 커피 전문점(take-out), 음료업체 등과의 경쟁이 심화돼 양적 성장보다는 질적 성장이 중심이 되고 있다.

올해는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 별도 기준으로 매출 7904억원(+9.7%, 전년 대비 증감률)과 영업이익 693억원(+41.1%, 영업이익률 8.8%)의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적 향상 요인은 주력 제품의 판매량 증가와 평균판매단가(ASP) 상승, 신제품 이익기여도 상승, 빙과 기상여건 개선 등으로 요약되며 이를 반영한 기업가치 상승이 예상된다.

박애란 <IBK투자증권 연구원 aeranp@ibks.com>

'다양한 맛' 우유시장 활황…빙과도 기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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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음료업황 전망

유음료 가격 인상 효과 본격…업체 수익성 개선 기대

작년 기상악화로 빙과 타격…올해는 신제품으로 돌파 기대


지난해 국내 유음료시장에는 두 가지 큰 이벤트가 있었다. 상반기 구제역으로 인한 원유(原乳) 생산 차질, 하반기의 원유가격 인상이 그것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상반기의 구제역은 끼워팔기 제품의 판매를 줄이는 계기가 돼 일부 수익성 개선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하반기의 원유가격 상승(8월에 18.5% 인상) 때는 제품가격 인상이 늦어져(11월) 수익성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부문별 시장 동향을 살펴보면 시유 소비량은 전년 대비 1% 감소한 반면 발효유 소비량은 4% 증가했다. 기능성이 강화되고 있는 시장 트렌드가 반영된 것이다. 시유 안에서도 백색우유는 1.8% 감소했지만 가공우유는 2.6% 증가, 다양성과 건강을 추구하는 소비자의 기호 변화가 나타났다. 발효유시장에서는 액상이 6% 증가, 2년 연속 회복세를 이어갔다. 업체들의 프로모션이 강화돼 호상쪽 소비가 상당부분 이전된 것으로 분석된다.

◆본격화하는 가격 인상 효과

2012년 유음료시장은 지난해 11월의 가격 인상 효과로 금액 기준 전년 대비 3% 정도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가격 인상에 대한 물량 저항은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약화될 전망이다. 이런 환경에서는 브랜드가 강한 업체의 수익성이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위축기에는 브랜드 위주의 소비 성향이 더욱 강해지므로 이들 업체의 물량 감소가 상대적으로 작을 것이다. 빙그레도 ‘바나나맛우유’와 ‘요플레’와 같은 가공유와 호상발효유 부문에서 1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어 가격 인상으로 수익성이 향상될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가공유와 액상발효유 중심의 성장이 계속될 것이다. 가공유시장에서는 기존의 과일맛 이외에 커피맛 카테고리가 크게 성장하고 있고, 액상발효유시장에서는 업체의 경쟁적 프로모션으로 시장의 활황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빙과시장은 기상 악화로 정체

지난해 빙과시장은 2010년 규모로 정체됐다. 일부 제품의 가격이 인상됐지만 기상 악화로 판매량이 감소한 탓이다. 특히 여름 제품인 바 타입의 판매액이 전년 대비 7.3% 감소, 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바류가 부가가치가 가장 우수한 카테고리이다. 하지만 업계의 체질은 개선되고 있다는 평가다.

소득 증가로 디저트 시장이 확대되면서 기존 홈 타입 이외에 빙그레의 ‘끌레도르’와 같은 프리미엄 카테고리가 인기를 끌고 있고 컵 타입도 롯데제과의 ‘와쿠와쿠’와 같은 신제품을 중심으로 23%의 신장세를 보였다. 이들 신제품은 소비층을 시니어층으로 끌어올려 고부가 품목의 비중을 확대시키고, 판매를 안정적으로 이끌어내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가격 경쟁 자제 움직임

올해 빙과시장의 향배도 가장 중요한 변수는 기후가 될 것이다. 지난해에 비해 기상 호전이 예상되지만, 이 밖에 고가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고 업계의 신제품 개발 노력이 가시화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전체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5%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연초부터 진행되고 있는 빙과 소비자가격 인하 움직임도 장기적으로 제조업체의 수익구조를 개선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빙과 제품은 유통의 80%를 차지하는 소매시장에서 소비자가격 대비 20~70% 수준으로 할인 판매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이번의 가격 인하는 제품의 소비자가격을 실제 팔리고 있는 시장 가격의 평균치에 근접하도록 낮춘 것이다. 제조업체의 납품가에는 큰 변화가 없다. 즉 이런 변화로 중간 유통상의 할인폭이 축소될 전망이다. 중간 유통상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이것이 정착되면 채널 내, 또는 채널별 같은 브랜드의 가격이 통일되는 긍정적 효과가 예상된다.

이로 인해 각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신뢰가 상승할 것이고,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가격 정책의 효율성이 증대돼 일부 제품은 수익성도 개선될 것이다. 업계의 이런 노력은 가격 경쟁이 아닌 품질 경쟁으로 이어져 소비자 입장에서도 긍정적이다.

이경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 kjlee@truefriend.com>

항아리에 담긴 향긋한 바나나…한해 2억개 팔려…매출 15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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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8년 역사 바나나맛우유


빙그레의 ‘바나나맛우유’(사진)는 1974년 6월 출시된 가공우유 시장의 ‘넘버 원 브랜드’다.

바나나맛우유는 가공우유 시장에서 80%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난해 매출은 약 1500억원이다. 개수로 환산하면 하루 평균 72만개, 연간 2억6178만개가 팔렸다.

바나나맛우유는 1970년대 정부의 낙농업 육성정책에서 탄생했다. 정부는 우유소비를 적극 장려했지만, 한국인은 체질상 흰 우유를 소화시키는 효소가 부족해 소비가 거의 늘지 않았다. 정부는 우유회사에 신제품 개발을 독려했고, 그 결과 초코맛·딸기맛 우유까지 탄생했지만 큰 반응이 없었다.

빙그레는 ‘바나나를 활용한 우유를 만들자’는 아이디어를 냈다. 당시 바나나는 비싸고 귀한 고급 과일이었다. 과즙을 내기 어렵고 가격도 비싼 바나나를 가공식품 원료로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하지만 우유 함량을 85%까지 높이고 항아리 모양의 특이한 용기로 넉넉함을 표현한 바나나맛우유는 출시하자마자 어린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항아리모양의 디자인에 대해 잡고 마시기에 불편하다는 반대의견도 있었지만, 가장 한국적인 디자인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용기 소재도 폴리스틸렌을 사용해 바나나의 노란색에 우윳빛이 비치는 반투명으로 제작했다. 미각을 시각화한 것으로, 당시에는 획기적인 발상이었다.

바나나맛우유의 매출은 1998년 300억원대에서 2001년 600억원에 이어 작년에는 1500억원까지 늘어났다. 즐거움과 자신감을 컨셉트로 만든 광고가 좋은 반응을 얻어 중·고등학생은 물론 과거의 추억을 느끼고 싶어하는 성인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연령대에서 사랑받고 있다.

지난 3일에는 국내 유제품 최초로 일본 시장에 진출했다. 편의점업체 로손의 8000개 점포에 입점했으며, 연간 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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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에게 길을 묻다] 백성이 권력 추대·축출…주권재민 꿈꿨다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탄생 250주년 특별 기획 - (2) 다산의 정치사상

국민을 위한 정치 중시

백성들 전답으로 삼는 부패한 정치 개혁 역설

법치주의 실현 앞장

정실주의 철저 배격…국법 높인 바른 정치 강조

김상홍 단국대 석좌교수


다산 정약용(1762~1836)은 우리나라 지성사에 새로운 지평을 연 ‘선명자(善鳴者)’다. 그는 자신을 18년간 유배시킨 조선왕조에 ‘실학의 집대성’이라는 미증유의 찬란한 금자탑을 세워 헌정했다.

다산은 1809년 유배지 강진의 다산초당에서 친구 김이재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우국애민의 심정을 이렇게 말했다. “중풍이 점점 심해지고 온갖 병이 생겨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처지다. 기꺼이 귀양지의 강물에 뼈를 버리더라도 애석할 것이 없으나 오직 우국지성을 발산할 길이 없어 점점 응어리가 됐다.” 또 다산은 “살아서 고향으로 돌아가느냐의 여부는 오직 나 한 사람의 기쁨과 슬픔일 뿐이지만, 지금 만백성이 다 죽게 되었으니 이를 어찌하면 좋으냐”고 통탄했다.

그래서 다산은 “어느 것 하나라도 병들지 않은 것이 없어서 이를 고치지 않으면 반드시 나라가 망할 것인데, 어찌 충신과 지사가 팔짱끼고 방관할 수 있겠느냐”고 개탄하며 개혁안을 제시했다.

주권재민과 정치계약설이 그 중심에 있다. 다산은 《탕론(湯論)》에서, 천자(황제)는 하늘에서 떨어지거나 땅에서 솟아난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상향식으로 추대한 것이라고 했다. 추대하지 않으면 물러나야 하는 것이고, 물러나지 않으면 구후(九侯)와 팔백(八伯)이 의논해 천자를 바꾸는 것인데 신하가 임금을 축출했다고 누가 말하느냐고 했다. 이는 주권재민이자 백성에 의한 정체(Government by the people)이며, 천자방벌론(天子放伐論)은 국민소환제이자 정치계약설이라고 하겠다.

김상홍 교수
국민을 위한 정치, 위민주의(爲民主義)에도 엄격했다. 다산은 ‘목민관은 국민을 위해 있는 것(牧, 爲民有也)’이라고 강조했다. 《목민심서》 첫줄에서 ‘다른 벼슬은 구할 수 있으나 목민관을 하겠다고 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임금과 수령은 업무가 많고 적음의 차이만 있을 뿐 통치 행위는 같다고 보았다. 그래서 아무나 수령을 하겠다고 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자신이 살던 시대를 ‘백성들은 땅으로 농토를 삼는데 관리들은 백성들로 전답을 삼는(民以土爲田, 吏以民爲田)’ 부패한 사회라며 개혁을 역설했다.

법치주의 실현과 정실주의 배격에 대한 생각도 뚜렷했다. 정조는 주치의였던 강명길을 삭령군수로 보냈고, 사도세자 능을 이장할 때 지관이었던 김양직에게 연천현감 직을 내렸다. 그런데 이들은 전형적인 탐관오리였다. 정조가 그간의 공로를 인정해 이들을 사면하자 다산은 “무릇 용법(用法)은 마땅히 임금의 가까운 신하로부터 시작해야 하는 만큼 이 두 사람을 엄히 처벌해 백성을 소중히 여기고 국법을 높여야 한다”고 상소했다.

백성을 두루 잘살게 하는 방법도 고민했다. 균민주의(均民主義)다. 다산은《원정(原政)》에서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政也者, 正也)’이고 ‘우리 백성을 고루 살게 하는 것(均吾民也)’이라고 했다. 그리고 “어찌 토지의 이익을 겸병하여 부자를 더 부자되게 하고, 토지의 혜택을 받지 못하게 해서 가난한 사람을 더욱 가난하게 하는가. 토지와 백성을 계산해서 공평하게 분배해야 한다. 바르게 하는 것이 정치이니 정치란 백성을 고루 살게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산의 정치사상은 조선후기 사회를 개혁할 수 있는 마스터 플랜이었다. 그러나 낡고 병든 조선은 그의 선명을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쇠락의 길을 걸었다. 선조들이 아무리 훌륭한 사상과 정신을 남겼더라도 후손들이 이를 계승 발전시키지 않는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다산의 우국애민의 정치사상은 우리 정치에 실현시켜야 할 소중한 아젠다다.

김상홍 단국대 석좌교수(68)는 40년 가까이 다산을 연구하고 있다. 다산학을 계승 발전시켜 청렴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에서 반부패 청렴교육 전문 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다산학의 신조명》《아버지 다산》《다산학 연구》 등 8권의 다산 관련 저서를 냈다.

[다산에게 길을 묻다] 다산이 말한 공정사회 키워드는 '擇民'

탄생 250주년 특별 기획

인터뷰 -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


“다산은 ‘공정한 사회’를 꿈꿨습니다. 인간의 기본 가치가 존중되고, 누구도 소외당하지 않으며, 경제적 안정도 보장되는 사회를 그렸습니다. 정치의 역할에 주목했는데, 그런 사회를 실현할 수단으로서의 정치를 강조한 것이죠.”

한형조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사진)는 21일 “다산의 정치철학에는 인문주의 정신이 흐른다”며 이렇게 말했다. 한 교수는 다산의 ‘경학(經學)’ 연구 전문가다. 경학은 ‘유교 경전에 대한 주석과 해석’을 말한다. 경학이 다산 세계관의 원리요 뼈대라면, 《경세유표》《목민심서》《흠흠심서》로 대표되는 경세학(經世學)은 구체적인 실천 방법이다. 한 교수는 다산이 말한 공정사회의 키워드 중 하나로 ‘택민(澤民)’을 꼽았다. 다산은 당시 사람들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방법을 고민했다는 설명이다.

“‘택민’은 생산의 중요성이 강조된 말이에요. 생산, 공정함, 복지가 합쳐진 개념이지요. 기술을 중시하고, 산업 발전을 주창한 게 그렇지요.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사회 시스템이라고 할까요. 안정돼 있으면서 성장해가는 사회 말이에요.”

한 교수는 다산이 이런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당시 주자학적 세계관에 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명상에서 행동으로’라고 요약할 수 있을 거예요. 실천적인 행동을 통해서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본 것이죠. 경학은 그 원리를 제공하는 것이고요. 다산은 과거를 통해 미래를 투영하는 방식을 썼어요. 어떤 혁신도 르네상스처럼 과거의 재해석을 통해 이루어지듯이 말이에요.”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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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권자 10명중 1명꼴…‘당원’ 넘쳐나는…대한민국 정당

美·獨등 정당정치 선진국 능가
선거철만 되면 외연확장 몰두
묻지마식 가입 강권 허수 상당수
당비납부·경선등 적극참여 당원
공개숫자 10%불과 정치권 정설



‘새누리당 220만명, 민주통합당 207만명, 통합진보당 20만명’

통진당 부정경선 파문, 그리고 새누리당 당원명부 유출 사고를 계기로 밝혀진 우리나라 3대 정당의 당원 숫자다. 3당 소속 당원만 447만에 달한다. 지난 총선 총 유권자 4018만명을 감안하면 성인 10명 중 1명은 특정 정당에 가입했다는 의미다.

오픈프라이머리가 활성화된 미국이나 국민들의 직접 정치 참여가 활발한 독일에서도 볼 수 없는 수치다. 이 숫자만 보면 대한민국은 ‘정치 광신도의 모임’이라 말해도 될 정도다.

21일 정치권은 여야 할 것 없이 당원 명부 파문에 시달렸다. 중앙 당직자에 의해 명부가 유출된 새누리당은 총선 경선이나 공천과는 무관했다고 항변했지만, 이를 건내받은 업체가 20여명의 선거 문자 발송을 대행한 것으로 알려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당이 자랑했던 쇄신 공천에 큰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다.

자유선진당에서 이름을 바꾼 선진통일당도 당 대표 경선과정에서 440여명의 부정 당원이 양산됐다는 파문에 휩싸여 경찰 수사까지 받고 있다. 일찌감치 경선 파문을 겪었던 통합진보당도 한 달 가까이 그 여파에서 자유롭지 못한 형편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과정에서 밝혀진 각 당의 당원 숫자에 주목했다. 당원 명부가 검찰에 압수된 통진당은 ‘심장같은 20만 당원’이라 스스로 밝혔고, 새누리당은 220만명의 명부가 400여만원에 팔렸다고 인정했다. 또 당 내 대선주자 경선을 놓고 주자 간 경쟁이 치열한 민주당은 약 207만명이 당원으로 등록된 상태라고 전했다.

하지만 여ㆍ야 모두 이 같은 숫자에 대해 자랑하지는 못했다. 당원 명부에 이름만 걸어놓은 소위 ‘허수아비 당원’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비도 내고, 경선 같은 당의 행사에 적극 참여하는 당원은 공개된 숫자의 10%에도 못 미친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한 정당의 당직자는 “당원 명부에 올라있는 사람 중 상당수는 연락조차 안 되는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당원 명부 유출 파문 직후, 본인이 당원으로 등록됐는지 확인하는 전화가 이어진 것이나, 통진당 명부가 검찰에게 넘어간 이후 일부 공무원이나 교원들이 뒤늦게 학생 시절 가입 여부를 따져 보는 사태가 벌어진 것도 이 같은 까닭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선거 때만 되면 외연확장이라는 명목으로 묻지마 식 가입 강권이 계속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라며 “인맥 장사에 혈안이 된 보험사나, 신도수 부풀리기가 일반적인 종교 단체들과 민주주의 정당의 다른 점이 뭔지 궁금하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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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국외 사회책임경영’ 보폭 커졌다

[한겨레] 67%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중”

케이티·아모레퍼시픽·엘지…

IT 구축·암환우 돕기 등 펼쳐


한국의 국제적인 위상이 높아지면서 해외 원조에 대한 역할과 인식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해외 사회책임경영도 눈에 띄게 나아지고 있다.

20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발간한 <사회공헌백서>를 보면,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고 있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율이 최근 조사 시점인 2010년부터 이전 3년 동안 계속 늘고 있다. 2010년에도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을 추진중인 기업이 전체 설문 참여 204개 가운데 135개인 66.7%에 달해, 전년도 55.0%에 견줘 크게 늘었다. 추진하지 않고 있다고 답한 회사 가운데 32.9%는 앞으로 글로벌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하겠다고 답해, 상승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일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한국엔피오(NPO)공동회의와 전경련 등의 주최로 열린 ‘2012 소통과 나눔 파트너십 페어’에서도, 해외 사회책임경영은 중요한 화두 가운데 하나였다.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경영이 활성화하면서 각 지역에서 위상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날 파트너십 페어에서 사례 발표를 한 케이티(KT)의 경우, 정보통신(IT) 기업이라는 회사의 특색을 살려 사업 진출과 연계한 해외 공헌활동을 소개했다. 베트남 하노이에 지사를 두고 시장 창출을 꾀하고 있는 케이티는 베트남에 행정기관 아이티(IT) 환경 구축을 지원하는 한편, 올레대학생봉사단을 파견해 하노이 소외계층 아동 지원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또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과 민관협력 방식으로 르완다에서 학교 건립과 통신 환경 구축, 방글라데시에서 정보통신 교육센터 구축 등의 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국내에서 시작한 유방암 환우를 지원하는 사업을 중국으로 확대하는 데 힘 쏟고 있다. 중국은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매출 확대에 가장 중요한 해외시장이기도 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상하이 푸단대학병원 암 환우회 회원들을 대상으로 파일럿 캠페인을 진행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중국 시민단체(NGO), 상하이 주요 병원들과 함께 캠페인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엘지(LG)는 사례발표에서 ‘저개발국의 자립’이라는 철학으로 글로벌 책임경영을 진행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선진국 정부들의 원조에도 불구하고 빈곤에서 탈출하지 못하고 있는 저개발국을 위해 ‘물고기가 아닌 물고기를 잡는 법’을 전해야 한다는 취지다. 엘지는 케냐, 에티오피아, 캄보디아 등에 각각 ‘희망 학교’, ‘희망 마을’, ‘희망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학교 시설 보수 및 점심 제공, 마을 소득원 창출, 가구별 자립기반 조성 등의 사업을 진행중이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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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원 전용차, 에쿠스는 가고 카니발이 '대세'

[세계일보]서민적인 실용차 카니발이 대표적인 대형차 에쿠스를 꺾고 19대 국회의원 전용차 1위에 올라섰다. 그간 ‘권위’ 때문에라도 검은색 에쿠스를 즐겨 탔던 국회의원도 시대 변화에 맞춰 실리와 서민적인 이미지의 카니발을 택한 결과로 풀이된다.

국회사무처에 등록된 19대 의원들의 출입차량 현황에 따르면 카니발이 67대로 가장 많았다. 18대에서 전체 의원 가운데 4분의 1가량이 애용했던 에쿠스는 76대에서 50대로 줄어 2위로 내려앉았다. 중진급 의원들이 애용하는 체어맨도 32대나 줄어 6위에 그쳤다.

그렇다고 중·대형 승용차에 대한 의원들의 ‘애정’이 사라진 건 아니다. 에쿠스(50대)에 이어 그랜저(40대), 제네시스(37대), K7(10대), 체어맨(9대), K9(5대)을 포함하면 전체 의원 수의 절반을 넘는다.

국내 자동차회사에서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대형차 100만원 할인판매가 진행 중임을 감안하면 ‘검은 대형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카니발과 같은 미니밴을 선호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국민들이 보기에 거부감이 덜하다는 점이다. 17대 초선 때부터 밴을 이용한 민주통합당 안민석 의원은 “초선이 세단을 타고 다니는 것도 부담스러운 일”이라며 “지나가다 어르신을 태우기도 하는데 검은 세단이었다면 그분들이 부담스러워하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늘 막히는 경부고속도로에서의 활용도도 높다, 승용차는 버스전용차로를 사용할 수 없지만 밴은 6인 이상이면 문제가 없다. 대선주자들이 선거 때 밴을 리스해서 사용하는 것도 교통수단으로서의 이점 때문이다.

국회의원 차량으로 소형인 아반테, i30이 각 1대씩 등록된 점도 눈에 띈다. 대선주자들 가운데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체어맨, 에쿠스, 베라크루즈를, 정몽준 의원은 그랜저, 베라크루즈, 제네시스를, 이재오 의원은 카니발을 소유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에선 손학규 상임고문이 카니발을 리스해 사용하고 있으며, 문재인 상임고문은 스포티지, 정세균 상임고문은 체어맨, 정동영 상임고문은 그랜저와 베라크루즈를 소유하고 있다.

김달중 기자 da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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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길 120여개 돌방석 애물단지로 전락


20일 오전 서울 인사동길에 설치되어 있는 돌방석 위에 대걸레가 놓여 있어 관광객들에게 벤치로서 제 구실을 못 하고 있다. /김지호 객원기자 yaho@chosun.com

2000년 서울시가 만들어… 앉으려니 버린 껌 '다닥다닥' 걷다가 부딪혀 다치기도

상인·관광객들 모두가 불만, 민원 빗발쳐 50여개 치워


한국 전통문화 거리인 서울 종로구 인사동 한가운데 도로 600여m를 따라 길 양쪽에 40㎝ 높이 돌방석 120여개가 줄줄이 놓여 있다. 10m에 1개꼴이다. 지난 2000년 서울시와 종로구가 39억원을 들여 '인사동 역사문화탐방로'를 건립하는 과정에서 돌방석을 세웠다. 1개당 수십여만원에 이르는 공사비가 들어갔고, 이를 고안한 사람은 건축가이자 전 국회의원 김진애씨다.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고 불법 주차를 막자는 목적과 더불어 휴식 의자 역할도 감안했으며, 나름 시(詩)를 새기거나 꽃을 놓을 수 있게 한쪽이 움푹 파이는 등 갖가지 형상을 구현했다.

그런데 이 돌방석은 인사동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만들 때부터 '우악스럽다' '서울에서 가장 큰 재떨이'라는 등 비판이 잇따랐는데 10년이 넘은 지금, 이 돌방석들은 그동안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여기저기 손상이 가 있으며, "불편하고 보기 싫다"는 행인과 상인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견디다 못한 종로구가 지난해 5월 돌방석 50여개를 인사동 홍보관 가는 길과 인사동 입구 '인사문화마당', 종로구 숭인동 동묘로 치우기도 했다. 그래도 여전히 불평이 많이 들어온다고 한다.

지난 11일 오전 인사동 거리를 찾은 외국인들은 뭘 위해 돌방석을 만든 건지 의아하다고 지적했다. 일본 도쿄에서 왔다는 미타니 유키(여·26)씨는 "잠깐 쉬려는데 의자 위에 껌이 붙어있고 침을 뱉어놓은 곳도 있었다"며 "다른 깨끗한 벤치를 찾아 헤매야 했다"고 말했다. 미타니씨는 결국 벤치를 못 찾고 그나마 깨끗한 돌방석을 찾아 손수건을 깔고 앉았다. 그래도 그 돌방석 밑부분에는 오물 자국이 남아있었다. 미국인 존 콜린(32)씨는 "몇 달 전 여자친구랑 같이 왔는데 길을 걷다가 돌방석에 부딪혀 다리에 멍이 든 적도 있다"고 했다. 돌방석 폭은 30~50㎝에 달하는데, 인사동길 중 좁은 곳은 폭이 1m에 불과한 구간도 있다. 그늘이 지는 곳에 있는 돌방석 위에는 노숙자가 드러누워 버티는 곳도 적지 않았다. 인사동 거리 상점 중 돌방석을 대걸레 건조용으로 쓰는 곳도 눈에 띄었다. 오전 내내 대걸레를 가게 앞 돌방석에 둔 채 거둬가지 않던 한 기념품가게 주인은 "잠깐 두는 건데 뭐 어떠냐"고 했다. 인사동에서 7년째 노점상을 하는 김모(여·41)씨는 "돌방석과 가판대 사이 거리가 좁아서 주말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들이 돌방석을 피하느라 자꾸 가판대와 부딪힌다"고 했다.

인사동길 방문객은 평일 3만~4만명, 휴일 8만~9만명. 이들에게는 돌방석이 흉물이나 장애물 이상은 아닌 게 현실이다. 돌방석은 현재 종로구에서 인사동 공중화장실을 청소하는 용역사에 돌보도록 맡겼지만 구에서 단지 가욋일로 부탁한 것일 뿐이어서 돌방석 상태를 책임지는 부서는 없다. 종로구 관계자는 "돌방석이 벤치뿐 아니라 인도와 차도를 가르는 표지석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면서 "통행 민원 때문에 50여개를 제거했고, 미관을 위해 돌방석 옆 물 화단에 꽃을 심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1년에 한 번 세척하고 있는데 오래돼서 그런지 찌든 때가 잘 사라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효인 기자 hyoink@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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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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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핵무장 빗장 풀었다] 핵폭탄 1만개 이상 제조 가능… 더 대담해진 군국주의 행보


지난 2010년 말 일본 해상자위대 함정이 오키나와 해역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미일 합동훈련을 벌이고 있다. /서울경제DB

여론수렴·정보 공개 없이 여야 합의로 순식간에 결정

무기수출 3원칙 완화 등 군사대국화 시도 노골화

군대 보유·전쟁 금지한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도

지난 20일 성립된 원자력 기본법 개정은 최근 들어 부쩍 활발해진 일본의 군국주의 행보가 종국에는 핵 무장으로 비화될 수 있다는 경고음을 국제사회에 울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기본방침 변경 이후에도 "평화이용 원칙과 비핵 3원칙은 흔들리지 않는다"며 원자력을 군사적으로 이용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하지만 공론화를 피하기 위해 부칙에 항목을 추가하는 편법으로 슬그머니 원자력 이용의 기본원칙과 우주활동 목적이라는 중대 사안을 바꾼 정치권의 움직임은 일본이 국민과 국제사회의 이목을 피해 핵과 우주를 군사적으로 이용할 토대를 마련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판도라의 상자' 열리나=일본의 원자력 기본법 개정은 아무런 여론 수렴 절차나 국민에 대한 정보 공개 없이 여야 간 합의 과정만 거쳐 순식간에 이뤄졌다. 기본법 2조에 규정돼 있는 원자력 이용의 평화주의와 '민주ㆍ자주ㆍ공개' 3원칙은 철저하게 무시됐다. 도쿄신문은 의회가 "'원자력의 헌법'을 몰래 변경했다"며 원자력규제위원회설치법 부칙에 들어간 '안전보장에 이바지한다'는 문구가 핵의 군사이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국내외로 파장이 확산되자 후지무라 오사무 관방장관은 21일 기자회견을 열어 "(핵의) 군사 전용을 일절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문제가 된 항목의 문구는 "핵 비확산 노력이 일본의 안전보장에 이바지한다는 점에 입각해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업무를 일원적으로 담당하게 된다는 관점에서 추가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같은 정부 해명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힘든 실정이다. 실제로 일본은 지난 1967년에도 '핵을 보유하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비핵 3원칙을 제창했으나 불과 2년 뒤인 1969년에 정부가 핵무기 보유를 둘러싸고 옛 서독정부와 비밀 협의를 벌이는 등 겉으로 드러나는 평화주의와 달리 핵무장에 대한 야욕을 버리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사실 기술력에서나 플루토늄 보유 면에서나 대량 핵무기 제조 능력을 갖춘 일본이 법적으로 핵무장의 근거를 마련했다는 사실만으로 국제사회에 몰고올 파장은 엄청나다. 2011년 일본 내각부 보고에 따르면 일본은 총 30톤의 플루토늄을 보유, 마음만 먹으면 최소한 1만개 이상의 핵폭탄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게다가 현 민주당 정권에서 핵무장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추후 보수적인 자민당이 정권을 장악할 경우 법에 대한 해석은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동북아 핵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법적 근거에 대한 원천적 차단이 필요한 실정이다. 이번 기본원칙 변경 역시 자민당의 주도로 이뤄진 것이라고 도쿄신문은 밝히고 있다.

◇대담해진 일본의 군국주의 행보=일본의 원자력 기본법 변경은 지금까지 보여온 군국주의 동향에서 한 단계 더 대담해진 행보라고 할 수 있다. 일본 의회는 특히 이번에 핵뿐 아니라 우주활동을 군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재무장 움직임을 전방위로 확대시킨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군국주의 부활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는 일본의 재무장은 이미 수년 전부터 수면위로 부상했다. 북한 핵 문제와 중국의 군사력 증강, 소말리아 해적 사태 등 대외적인 안보 불안 요인에 대응한다는 명목을 내세워 2차 대전 이후 '군사강국' 일본의 족쇄 역할을 해 온 각종 규제를 잇따라 완화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6월 아프리카에 자위대의 첫 해외 활동기지를 설립하고 12월에 일본 무기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의 '무기수출 3원칙'을 대폭 완화해 외국과의 무기 공동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자위대가 필리핀 등지의 미군기지를 공동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40여년 만에 처음으로 도쿄 시내에서 무장 훈련을 실시하는 등 사실상 일본의 군대 역할을 하는 자위대의 보폭도 부쩍 넓어졌다.

이 같은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은 2차 대전 이후 일본의 군대 보유와 전쟁을 금지하는 평화헌법 개정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본의 보수 우익 야당인 자민당은 4월 자위대를 정식 군대인 '국방군'으로 바꾸고 왕을 '국가 원수'로 규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는 개헌안을 마련, 평화헌법 폐기를 통한 군사강국으로의 부활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바 있다.

[일본 핵무장 빗장 풀었다] 동아시아 군비경쟁 불붙는다



군사 전력 심각한 불균형에

군비 확대 가속화시킬 듯

중·러-일 관계도 급랭 우려

일본이 핵무장에 시동을 걸면서 동아시아 각국에 비상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비핵(非核) 국가 입장에서는 일본이 비대칭 무기인 핵을 보유할 경우 군사 전력 면에서 심각한 불균형이 발생해 공포가 커질 수밖에 없다. 특히 동아시아 지역은 미국과 중국 등 주요2개국(G2) 간 패권 다툼, 중국과 대만 간 양안 갈등, 북한의 핵개발, 중국과 인도 간 분쟁, 남중국해의 영토분쟁 등 군사적 긴장을 촉발할 수 있는 시한폭탄이 곳곳에 널려 있어 일본의 핵무장은 이 지역의 군비경쟁을 더 가속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최근 아시아의 군비 확장은 중국이 먼저 치고 나가면 일본과 인도ㆍ한국 등이 이를 뒤쫓는 모양새였지만 앞으로는 완전히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 2010년 아시아 각국의 국방예산은 중국이 1,143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일본(544억달러)과 인도(449억달러), 한국(242억달러), 호주(197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지만 앞으로는 모든 국가가 일제히 국방비 지출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한 시장조사업체 프로스트앤설리번은 아시아의 순수 무기 구입 예산이 오는 2016년 1,140억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 예산 역시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인도는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바랴크호'에 대응하기 위해 2015년까지 항공모함 2척을 건조할 계획이며 우리나라와 대만도 각각 항공기 구매계획을 발표했다.

미국ㆍ중국ㆍ러시아ㆍ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역학관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일본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와 쿠릴열도를 두고 각각 중국 및 러시아와 한 치의 양보 없는 영토분쟁을 벌여왔다.

특히 18일 멕시코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일본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영토 문제를 본격적으로 재협상하기로 합의하면서 '해빙' 무드를 이끌어냈지만 앞으로 양국 관계가 급격히 얼어붙을 수 있다.

중일 양국의 감정싸움 문제로 치달았던 센카쿠열도 문제 역시 앞으로 더욱 악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지사는 최근 의회에 출석해 중국을 강도에 빗대면서 "강도가 들어올 것이라 선언했는데도 문단속을 하지 않는 나라가 어디에 있느냐"고 말해 중국의 반발을 불러오기도 했다. 동아시아 역학 구도의 아킬레스건인 영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본이 핵무장에 나설 경우 극도의 긴장감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일본의 핵무장은 최근 동아시아 지역에서 영향력 확대를 노리는 미국 때문에 신경이 곤두서 있는 중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의 핵무장이 서방권의 중국 포위 전략의 일환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필리핀ㆍ베트남 등 동남아 국가를 비롯해 인도ㆍ일본 등과 동시다발적으로 군사적 긴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인도의 경우 4월 중국 전역의 대도시를 겨냥해 '중국 킬러'로 불리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아그니5호를 시험 발사하면서 중국과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동북아는 ‘세계의 화약고’?

中이어 北도 핵보유 선언
한국·대만 자극 ‘핵도미노’ 우려



일본이 원자력기본법을 손질하면서 원자력 이용의 목적으로 국가의 안전 보장에 이바지한다는 내용을 추가함으로써 동북아 정세에 메가톤급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원자력기본법 변경은 사실상 핵의 군사적 이용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 당국자는 21일 “우선 일본의 원자력기본법 개정 내용과 진위부터 파악해야 한다”면서도 “만일 일본이 특정 의도를 갖고 개정한 것이라면 북핵 문제 해결이나 동북아 정세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핵의 군사적 이용 야욕은 당장 북한 비핵화를 추구하고 있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다. 김정은 체제 출범과 함께 개정한 헌법을 통해 핵보유국이라고 명시한 북한으로서도 일본의 핵무장화는 핵개발의 지속적인 추진과 핵보유국의 명분으로 활용할, 좋은 호재다.

일본은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돼 있는 만큼 북한이 밟아온 형식으로 핵무기를 개발할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차단돼 있다. 현재로선 원자력을 이용한 신형 재래식 무기나 원자력 잠수함 개발 등이 예상된다. 하지만 이 역시 광범위한 의미에서 핵무장으로 볼 수 있는 것으로 한국이나 대만 등 주변국에 위협이 될 수밖에 없다.

중국에 이어 북한이 핵보유국을 선언하고 나선 상황에서 일본이 핵무장 움직임을 구체화한다면 한국과 대만의 핵개발을 자극하고, 동북아 지역의 ‘핵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동북아가 세계의 화약고로 부각되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셈이다.

아울러 일본의 이번 원자력기본법 개정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탈원전 분위기가 팽배한 일본 내의 분위기를 볼 때 생뚱맞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윤덕민 국립외교원 교수는 “일본은 원전 사고 이후 국민이나 정치권에서 탈원전 분위기가 매우 강하다”며 “원자력기본법 개정은 잘 이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일본 내 자체 핵무장에 대한 목소리는 뿌리도 깊고 오래된 얘기이긴 하지만 일본 국내외의 분위기로 볼 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日 ‘핵무장’으로 가나>日, 핵무기 1만개 제조 능력 갖춰
일본이 원자력 관련법에 ‘안전보장 목적’을 추가한 것은 일본의 원전산업이 핵무기에 대한 욕망 위에 서 있으며 핵 보유 잠재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어하는 일본의 속내를 명확하게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일본은 히로시마(廣島) 나가사키(長崎)의 원자폭탄 핵 피해를 경험한 뒤 사토 에이사쿠(佐藤榮作) 총리(1964년 11월~1972년 7월 재임)가 1967년 12월11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핵무기는 보유하지도, 만들지도, 반입하지도 않는다”는 이른바 ‘비핵화 3원칙’을 천명했다. 그는 세계 각국이 핵무기 개발 경쟁에 열을 올리던 무렵, 비핵화를 실행에 옮기면서 노벨평화상까지 수상했다.

그러나 2010년 NHK 방송이 발굴한 외교비사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 관리들은 1969년 2월 독일(당시 서독) 외교관들을 하코네(箱根)에서 극비리에 만나 “함께 핵무기를 개발하자”고 타진했다. 겉으로는 비핵·평화를 내세웠지만, 속마음은 달랐던 것이다.

물론 지금도 일본은 핵무장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원자력을 핵무기로 만들기 위한 군사적 목적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 현재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나라는 미국, 프랑스, 영국, 중국 등 핵무장 국가이다. 하지만 핵 전문가들은 “일본의 기술력을 본다면 플루토늄을 뽑아내 농축, 기폭시켜 핵무기 원료를 만들고, 이를 발사체에 실어 핵미사일을 만드는 것은 언제든 가능하다”며 “최근 발사에 성공한 우리의 아리랑 3호를 쏘아올린 로켓도 일본 민간업체의 기술”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일본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은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핵 재처리’를 할 수 있는 세계 3위의 원전대국이다. 1987년 11월4일 미·일 원자력협정 개정으로, 일본은 그 뒤 30년간 사용후 핵연료에서 플루토늄을 추출할 때 일일이 미국의 동의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은 핵 재처리 시설을 지으면서 고속증식로(몬주)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이처럼 일본은 우라늄을 쓰도록 만든 원자로에 억지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섞은 혼합연료를 쓰면서까지, 플루토늄의 안정적 보유에 집착하고 있다.

지난 2011년 9월 일본 내각부 보고에 따르면 현재 일본은 국내에 6.7t, 영국과 프랑스의 재처리공장에 맡긴 23.3t 등 모두 30t의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플루토늄 2, 3㎏으로 1개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점으로 미뤄 최소한 1만 ~ 1만5000개 정도의 핵폭탄을 만들 수 있는 분량이다.

한강우 기자 hanga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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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국인" 재미동포 뿌리의식, 중국 압도

(애틀랜타=연합뉴스) 김재현 특파원 = `미국에 살고 있을 뿐 나는 엄연히 한국 사람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 퓨리서치센터의 아시아계 이민자 의식조사 결과가 한인사회에 화제를 낳고 있다.

한인이 미국 땅을 밟은 지 1세기가 넘었지만 `뿌리 의식'이 여전히 견고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자녀 모국어 교육 등 정체성을 지키려는 태도도 사회적 통념과 달리 중국, 일본계를 압도했다.

필리핀, 베트남, 인도를 포함해 6개국 아시아계 이민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조사에서 `나는 전형적인 미국인'이라는 응답률이 한인이 29%로 가장 낮았다.

이를 반영하듯 `나는 미국인과는 매우 다르다'는 한인은 무려 63%나 됐다.

반면, 스스로를 전형적인 미국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일본계가 50%로 가장 높았고 중국계는 36%를 기록했다.

모국어 교육의 중요도에서도 한인은 62%가 `매우 중요하다', 28%가 `중요하다'고 응답해 아시아계 중 가장 비율이 높았다.

특히 `모국어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응답에서 중국계는 52%, 일본계는 최저치인 25%에 그쳐 눈길을 끈다.

`중국 사람은 한인과 달리 세계 어딜 가나 자녀에게 모국어를 반드시 쓰게 한다'는, 한국 사회에서 통용되는 일반적 인식과 전혀 다른 결과다.

재미 한인은 미국 사회 문제에 대해서도 매우 보수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답한 한인이 31%로 보수적(33%)이란 응답과 비슷하게 나왔지만 미국 사회 최대 이슈인 동성결혼에 대해 `인정하면 안된다'는 비율이 55%로 6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동성결혼 인정반대'는 인도계가 38%로 2위였고 중국계 34%, 일본계는 22%로 가장 낮았다.

한인은 낙태에 대해서도 24%가 `무조건 불법', 27%가 `대다수 불법'이라고 답해 반대 내지 부정적 응답이 절반을 넘었다.

한인이 주요 이슈에 보수적 태도를 보이는 데 대해 미국사회에서 한인 공동체 역할을 하고 있는 기독교 영향 때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가족과 질서를 중시하는 유교적 전통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도 적지 않다.

j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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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영수여사, 박정희 前대통령을 넘다

‘중용지덕’ 휘호 7800만원 낙찰

박정희 前대통령 휘호의 2배



육영수(1925~74) 여사의 휘호가 7800만원에 팔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신사동 K옥션(대표 이상규)에서 열린 6월 여름 미술품 경매에서 육영수 여사가 한글 궁체로 쓴 서예작품 ‘중용지덕’(83×36cm)이 열띤 경합 끝에 추정가를 훌쩍 뛰어넘는 7800만원(수수료 별도)에 판매됐다. 이 같은 낙찰가는 해방 이후 정치인 및 유명인의 휘호 중 역대 최고가다.

이날 경매에서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휘호 ‘덕불고필유린’(126×57.5cm)도 낮은 추정가(1500만원)의 2배가 넘는 4000만원에 낙찰됐다. 박정희-육영수 부부의 휘호가 예상을 뛰어넘으며 높은 가격에 낙찰되자 ‘대선 출마선언을 목전에 둔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프리미엄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육 여사의 휘호가 추사 김정희의 글씨에 버금가는 높은 가격에 낙찰되자 경매 참가자들은 ‘박근혜 대세론이 반영된 듯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영란 선임기자>
/yrlee@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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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몰락은 잘못된 신화 … 일본 기업 살아 있다", 일본 기업 재발견 신간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 일본과 일본인을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각은 유독 차갑다. 

지난해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 후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일본에 더 이상 미래가 없다’는 비관적인 전망을 쏟아냈다.  ‘잃어버린 20년’에서 한발 더 나가 ‘잃어버린 30년’이란 분석도 나왔다.   

이런 견해에 대해 저자는 과감하게 반기를 들었다. 위기에 강한 일본이기에 일본 경제는 아직 건재하다는 시각이다. 동일본 대지진 당시 일본인들이 보여줬던 강한 인내심과 현실 적응력이 일본 경제에도 나타날 것으로 저자는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 주요 기업들의 실적은 새해 들어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일본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접근 방식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대지진 후유증을 털어버리고 과감한 구조 조정과 개혁으로 발 빠르게 글로벌 사회에 대처해 나가는 일본 기업의 치열한 몸부림을 통해 색다른 교훈을 얻게 될 것이다.

저자는 제조업 강국인 일본이 여전히 세계 3위 경제대국으로 독일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일본 경제를 제대로 알고,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 중진국 덫에 빠진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일본 내수 시장을 활용하라고 제언한다. 이를 위해 중국에 앞서 한ㆍ일 FTA를 먼저 체결하는 게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한국에 앞서 경제 선진국에 진입한 일본을 제대로 알면 개인 사업은 물론 국가 경제 운영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한다. 

1990년 초반부터 일본에 관심을 가져온 현장 경제 기자의 '일본 경제' 리포트다. 저자의 일본에 대한 통찰력과 생생한 현장 경험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일본 기업 재발견<중앙경제평론사 출간>' 최인한 지음. 국판 140쪽, 1만2000원.  

 

이 책은 ‘잃어버린 20년’으로 지적받고 있는 장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일본기업과 일본경제의 비결을 알려주고,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의 경제실상을 정확히 파악하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한국과 일본 모두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한일 FTA의 미래에 대해서도 정리했다.

* 일본의 몰락은 잘못된 신화!
칼럼니스트이자 아시아지역 전문가인 이먼 핑글턴은 2월 말 뉴욕타임스에 ‘일본의 실패는 신화’라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요지는 ‘잃어버린 10년’ 또는 ‘잃어버린 20년’이라는 용어 자체가 근거 없는 신화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같은 기간 미국 등 주요 선진국도 별다른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고, 거품붕괴 이후 비난의 화살이 집중됐던 일본정부의 대응전략도 재평가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는 좀처럼 경제 재도약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는 한국기업과 한국경제에 시사하는 점이 적지 않다.

* 세계 최강 제조업이 떠받치는 일본경제는 아직 건재하다!
1990년대 중반 이후 일본경제가 장기침체에 빠져있지만 일본은 여전히 세계 3위 경제대국이다. 또한 제조업은 독일과 함께 세계 최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도약하려면 일본을 제대로 알고, 배울 것은 배워야 한다.
국내 시장이 작은 한국이 중진국을 벗어나 선진국으로 한 단계 도약하려면 인구 1억 2,700만 명의 일본 시장이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한일 FTA를 체결하는 것이 유리하다. 한국에 앞서 경제 선진국에 진입한 일본을 제대로 알면 개인 사업은 물론 한국경제도 실패를 줄이고 좋은 대처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시작하는 글 일본 몰락은 잘못된 신화

제1부 일본기업의 대반격이 시작됐다

1장 동일본대지진 1년, 공세에 나선 일본기업들

일본을 보는 ‘두 개의 눈’
일본기업들의 과감한 변신

2장 일본의 자존심, 도요타자동차의 부활
도요타 사람들을 보면 도요타가 보인다
2012년 도요타자동차의 도전
도요타 경쟁력의 비결
도요타, 어떤 회사이길래
도요타자동차의 미래
현대자동차에 주는 시사점

3장 일본 경영의 신, 교세라 그룹 이나모리 회장의 잠언
일본식 경영의 보루, 이나모리 가즈오
위기에 강한 이나모리의 일본식 경영
위기의 한국경제에 해법 던진 이나모리
이나모리 가즈오의 잠언집

4장 전자왕국 소니, 회생할 수 있을까
일본의 자랑, 소니의 침몰
소니의 추락, 누구의 책임인가
소니의 회생, 젊은 사장에 달렸다

5장 일본을 알면 일본기업이 보인다
일본인의 DNA
한국인과 일본인의 차이
성공 기업인, 유니크로 회장의 고언

제2부 한일 대역전의 시대가 왔다

6장 일본기업이 강한 이유

기초체력이 강한 일본기업
전통을 살려가는 일본인
전통 ‘니혼슈’의 부활 전략
100년을 살아남는 기업의 비결

7장 세계 3위 일본경제의 버팀목
일본경제의 저력
일본은 살아 있다
일본제조업, 왜 강할까
중소기업이 강한 일본
지방명문대학이 기술력의 원천
재도약하는 ‘모노즈쿠리’

8장 일본에서 배워야 할 것들
인내하는 일본인
참을성이 강한 일본의 보통 사람들
일본의 미래는 농촌에 있다

9장 한일 경제, 대역전의 시대가 왔다
일본경제의 지형도 달라진다
정치도 세대교체 바람
한국경제, 일본 추격의 기회를 잡다

10장 한일 경제공동체는 가능한가
한국과 일본, 어디로 가야 하나
대지진 이후 일본의 변화
한일 상생에 필요한 FTA

맺는 글 오늘의 일본, 내일의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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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 安 단일화 딜레마… 대선 주도권싸움 시작됐다

[서울신문]

민주통합당의 ‘안철수 딜레마’가 깊어지고 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민주당의 비판 발언이 거세지는 와중에 안 원장 측이 “상처 내기”라고 반격한 건 향후 양측 모두의 정치적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치적 입지 확대를 노리는 민주당 대선 후보들이 당내 경선이든 후보 단일화든 안 원장을 경쟁자로 상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견제론은 불가피하다. 민주당으로서도 자체 대선 후보의 경쟁력 강화 논리인 ‘자강론’이 거센 상황에서 안 원장의 전략적 모호성에 끌려가는 건 자당 후보들의 지지율 제고에도 독배가 된다.

한편으로는 안 원장과 ‘불가근 불가원’(不可近 不可遠·가까이 할 수도 멀리 할 수도 없는 상황)으로 관계를 탄력적으로 설정해야 하는 민주당에는 정치적 딜레마가 된다. 현실적으로 잠재적 야권 후보인 안 원장과의 단일화 가능성은 상수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원장의 대변인 격인 유민영 한림대 국제대학원 겸임교수가 지난 19일 제기한 “서로에 대한 존중이 신뢰를 만든다.”,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생각하기 바란다.”는 메시지도 야권 연대를 위해 자중하라는 무언의 경고로 해석되고 있다.

유 교수는 2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내가 공보 담당으로 논평을 낸 만큼 이유가 분명히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안 원장의 의중이 실린 정치적 메시지라는 뜻이다.

안 원장 측의 속도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최근 안 원장과 만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A 전 의원은 이날 “안 원장이 조만간 입장을 표명할 것으로 안다.”면서 “출마에 대한 안 원장의 명확한 입장이 밝혀지면 논란은 수그러들 것이다. 같이 가기 위해 다툼은 자제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리는 ‘리우+20 정상회의’에 참석 중인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철수 재단 발족 준비가 끝나면 입장을 밝히지 않겠느냐.”며 “남(민주당)이 이래라저래라 해서 끌려 다닐 사람이 아니고 준비가 되면 입장 표명을 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안철수 재단이 다음 달 중에 발족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과 안 원장의 주도권 경쟁 측면에서는 안 원장의 정치적 입지가 좁아진 형국이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18일에 이어 이날 다시 “안 원장이 다음 달 20일까지는 민주당 입당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 스스로 안 원장에게 데드라인을 제시하며 재차 압박한 셈이다. 추미애 대선후보경선준비기획단장은 최고위원회의에서 대선 경선 룰과 관련, “런던 올림픽 시작 전인 7월 25일까지 1차 목표로 경선안을 만들겠다.”고 시한을 밝혔다. 민주당 최고위는 대통령 후보자 선출기한을 종전 대선 180일 전에서 80일 전으로 변경, 의결한 뒤 당무위원회로 회부했다. 9월 말까지 대선 후보를 내겠다는 뜻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안 원장의 독자 출마로는 대선 승리 가능성이 낮고 민주당 후보보다 지지율이 더 높아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각자 판단 영역을 존중해야 한다고 안 원장 측이 반박하고 있지만 이 대표의 발언은 안 원장에게는 정치적 입지를 제한시키는 측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정치적 우군으로 바라보던 안 원장에 대한 당내 인식 변화도 거세지고 있다. 민주당 대선후보경선준비기획부단장인 설훈 의원은 “대선이 6개월도 남지 않았다. 안 원장이 적군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군으로 분류해야 하는지 분명히 해야 하는 상황이 오고 있다.”고 말했다.

한 3선 중진 의원은 “더 이상 장외에서 야권 지지표를 분산시키는 역할을 하는 건 곤란하다.”며 “안 원장이 정당 정치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고 스스로 국가 지도자를 꿈꾼다면 민주당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들어와 변화를 만드는 용기를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강약이나 완급의 조절이 있을 뿐 안 원장 측과 주도권 다툼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본격적으로 검증 무대에 오르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과의 관계 설정과 대선 등판 시기, 방식 등 정치적 과제를 어떻게 풀어 낼지가 안 원장의 정치적 역량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다.

안동환·이범수·송수연기자

이종걸 "안철수, 가설정당 만들어 민주당과 합당할수도"


【서울=뉴시스】박대로 기자 =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은 21일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선 출마 방식과 관련, 가설정당을 만들어 민주당과 합당하는 방식도 가능하다고 발언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제3의 영역에 가설정당을 만들어 민주당도 그리로 입당하고 또 안철수 교수 스스로 만든 세력들도 입당함으로써 한 당에서 그걸(경선을) 치를 수 있는 방법도 있다"고 말했다.

가설정당 방식이 안 원장 쪽에서 논의되고 있느냐는 질문에는 "거기서는 아직 구체적인 생각을 표현하고 알린 적은 없지만 추측할 수 있는 몇 가지 방안 중의 하나가 되지 않겠냐"고 답했다.

이어 안 원장의 민주당 입장 가능성에 관해서는 "안철수 교수가 입당하기 위해서는 민주당에 입당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줘야 된다는 얘기를 누누이 했는데 그게 말처럼 쉽지 않지 않냐"면서도 "아직은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지난해 10·26보궐선거 당시 민주당과 박원순 시장간 단일화방식이 이번에도 적용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방식으로 대통령 후보를 뽑는 것은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난항을 겪고 있는 여야 원구성 협상에 대해서는 "지금 들리는 얘기에 의하면 막바지 긴장감과 위기감 때문에 이것(원구성 협상)을 해결해야 되겠다는 서로의 노력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현 상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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