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경영정보

기업관련 정보모음자료

구봉88 2012. 7. 18. 14:05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2-259호.  2012. 7. 5.)

 

 

 

 

 

 

▲ 박근혜 캠프 조직도

 

1.구제금융 협상앞둔 스페인 "올 43조원 긴축"

2.자영업자 빚 164조… 연체율도 1.17%

3.50대 직장인 주당 근무 15~30시간 단축 가능

4.프랜차이즈 치킨점 800m 내 새 점포 못 연다

5.“경제민주화 뺏길라” … 민주, 차별화 또 차별화

6.주도권 선점나선 野 `경제민주화 포럼`발족

 

 

7. 기업경영

  -삼성 임원 6시30분 출근?…"전혀 사실 무근"

  -애플의 총구 '갤럭시S3' 겨눈다

  -폭스바겐, 스포츠카 포르쉐 내 품 안으로!

  -벤처기업의 성장동력은 `M&A`

  -'스마트 드라이브시대' KT-현대차-삼성전자 손잡았다

  -중고차에 ‘보증’…SK엔카 ‘모험’ 통했다

  -‘스마트 M&A’ 롯데 신동빈 회장 전략 빛발하다

  -지분 1% 총수가 지배한다 <1> 삼성

  -“삼성전자, 亞 최고 브랜드”…소니·애플 제쳐

  -금지曲 심의자료 15만8082건 찾아냈다

  -中 커지는 ‘불황의 공포’ … 감원·구조조정·자살…

  -도요타 달리자 현대차는 멈칫…삼성전자·애플도 닮은꼴

  -더 얇게…더 가볍게…IT제품들 몸매자랑…패셔니스타는‘환호’

  -키스톤글로벌, 미국 점결탄 광산 인수 ‘본격화’

  -중국진출 20년 중국삼성의 미래

  -고객의 욕구 이해·경쟁자 분석, 직관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하라

  -“BBQ 경쟁자는 맥도날드… 세계 최고·최대 프랜차이즈 되겠다”

  -SM·YG·JYP 아니라면…`흡수·생존` 갈림길

  -기업들은 왜 사회적기업에 주목할까

  -학자 어윤대 '성공적'…금융회장 어윤대는?

  -<한국금융, 세계로 뛴다> 亞넘어 美대륙으로…글로벌 ‘하나’가속도

  -미래에셋그룹, '1인지배 가족회사' 되나

  -대법관 후보자들, 이들은 왜 삼성에 관대했을까?

 

 

8.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무협 토론회 “과기정책, ‘스웨덴 패러독스’ 경계해야”

   -복수는 아무나 하나? <추적자> 손현주 Vs. <유령> 엄기준

   -삼성전자 주가 500만원 ‘시나리오’의 진실

   -이금룡회장 “ ‘제4의 물결’ 핵심은 감동… 이것이 없다면 생존 불가”

   -한중일 ‘동중국해 대륙붕’ 쟁탈전…정부, 이달 유엔에 공식문서 제출

   -“다산의 事先理後 정신, 21세기에도 유효”

   -세계를 감동시킨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독살說’ 아라파트 무덤 열리나

   -日 정국 ‘4人 합종연횡’ 후끈

   -인간수명 연장의 비밀..결국 이거였어?

   -세금 폭탄에 뿔난 프랑스 부자 탈출 행렬

   -정상들 연봉은 경제 성적 순

   -한국인 = 도시인…91%가 도시지역에 거주

   -"이건희에게 75% 소득세, 이걸 대선 공약으로"

   -스님들은 어떻게 출판시장을 장악했나

   -野 대선캠프 좌장 4人에게 듣는다

   -박근혜 대선 출마 장소 '타임스퀘어'

 

 

                  박 두규드림 

       dgpark5909@hanmail.net

(010-3616-3013, 042-629-6911)

주소 ; 대전광역시 동구 자양동 17-2

        우송대학교 서캠퍼스   교양관 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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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제금융 협상앞둔 스페인 "올 43조원 긴축"

재협상 유리한 조건위해 그리스는 알짜 공기업 8곳 매각키로

유로존 구제금융 국가들이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세금 인상을 골자로 한 긴축개혁을 강화하고 있다.

스페인은 오는 9일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과 구제금융 조건 협상을 앞두고 총 300억유로(약 42조7000억원) 규모의 긴축안을 마련했다. 그리스도 5일 트로이카(EUㆍECBㆍIMF) 실사팀과 긴축 재협상에서 공기업 매각을 확대하는 방안을 포함한 새 긴축안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구제금융 국가들이 긴축을 강화하는 것은 구제금융 (재)협상에서 조금이라도 유리한 조건을 얻어내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경기 침체로 성장 동력이 크게 훼손된 상황에서 긴축을 강화하면 경제성장이 더 침체되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유럽중앙은행(ECB)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인하해 유로존 경기부양을 지원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5일 스페인 정부는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300억유로(약 42조7000억원) 규모의 긴축안을 마련했다고 현지 일간지 아베세가 보도했다. 스페인은 지난해 8.9%였던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올해 5.3%로 낮출 계획이다.

정부안에 따르면 긴축안은 크게 4대 부문에서 추진된다.

우선 공무원 정원을 10%가량 감축하고 공무원 연봉과 연금 지급액을 줄이기로 했다. 또 부가가치세를 인상하고 석유ㆍ전력회사들을 대상으로 에너지세도 신설한다. 이 밖에 고속도로 통행료 신설 등을 통해 세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 안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면 내년 재정적자 비율은 3% 수준까지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야당은 경기가 더 나빠질 수 있다며 긴축 규모를 줄일 것을 요구해 정부안대로 실행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스페인은 '1000억유로 구제금융'에 대한 조건을 놓고 오는 9일 유로그룹과 협상을 벌인다. 따라서 최대한 긴축의지를 보여줘야 보다 나은 조건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달 출범한 그리스 새 정부도 긴축 재협상을 위해 새로운 긴축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도니스 사마라스 그리스 총리는 5일 아테네를 방문한 트로이카 고위 실무진과 첫 긴축재협상에서 이 같은 긴축안을 설명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새 긴축안에는 전력회사를 포함한 최대 8개 알짜 공기업 매각까지 포함됐다. 또 공무원 감축과 세금분할납부 허용 등 세수증대 방안도 제시됐다.

그리스 정부는 새 긴축안에 대해 8일 의회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등 야당은 물론 연립정부 안에서도 불만이 제기돼 통과 여부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지난 4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고 긴축개혁안을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몬티 총리는 "공공부문 지출을 줄이고 경제성장을 촉진해 올해 재정적자 비율을 2% 수준으로 낮추겠다"며 "구제금융은 필요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재정위기 국가들이 긴축개혁을 강화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성장의 발목을 잡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채권 컨설팅업체인 스피로 소버린 스트래티지의 니콜라스 스피로 대표는 "추가 긴축은 단기적으로 상황을 악화시킬 것"이라며 "시장은 재정적자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는 것보다 성장 동력이 떨어지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찬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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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빚 164조… 연체율도 1.17%

■대출 늘어나는데 당국은 말로만 지원

가계대출 제한 풍선효과

올 6조3000억 증가

자영업자대출 규모가 빠르게 늘면서 연체율이 눈에 띄게 악화되고 있다. 금융 당국이 가계대출을 조이면서 상대적으로 돈을 빌리기 쉬운 자영업자대출에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난 것이다. 금융 당국은 이에 따라 은행들에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나섰지만 서민층의 돈줄이 막혀버리는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국내은행 개인사업자(자영업자)대출 현황 및 향후 감독 방향'에 따르면 지난 5월 말 국내 은행 자영업자대출은 164조8,000억원으로 160조원을 넘어섰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임대업이 44조원으로 가장 많고 숙박음식업(17조원), 도소매업(32조원) 등의 순이었다.

올 들어 5월까지 자영업자대출은 6조3,000억원 증가해 지난해 같은 기간(3조6,000억원)의 1.7배나 늘었다. 자영업자대출은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9조1,000억원이 늘었다가 2010년(5조3,000억원) 다소 줄었지만 지난해(12조8,000억원)와 올해는 증가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특히 1ㆍ4분기 증가액을 보면 부동산임대업(1조6,000억원), 숙박음식업(3,000억원), 도소매업(3,000억원) 등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계대출을 제한한 데 따른 풍선효과에다 올 들어 은퇴자와 청년층을 중심으로 자영업자 수가 크게 증가하면서 자영업자대출이 크게 늘었다"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증가폭이 크게 확대되더니 올해도 증가세가 지속돼 적정대출 수준을 웃도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대출이 급증하면서 연체율과 부실채권비율도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5월 말 현재 자영업자 연체율은 1.17%로 전년 말(0.80%)보다 0.37%포인트 올랐다. 가계대출 연체율(0.97%)보다는 높고 중소기업대출(1.95%)보다는 낮다. 부실채권비율도 0.98%로 같은 기간 0.17%포인트 올랐다. 중소기업(2.35%)과 대기업(1.37%)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가계대출(0.71%)보다는 0.27%포인트 높다.

금감원은 자영업자대출의 57.3%가 부동산임대업ㆍ도소매업ㆍ숙박음식점업 등에 편중돼 있는 만큼 경기부진에 대비해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방침이다. 또 자영업자대출이 사업용도 외로 쓰이는 경우에 대해서도 점검을 강화해 은행들의 과도한 경쟁을 방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가계대출에 이어 자영업자대출까지 까다로워지면서 저신용 서민층에 대한 은행 문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금융 당국 수장이 은행들에 적극적인 중소기업대출을 주문한 상황에서 이번에는 리스크 관리를 강조하고 나서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비판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연선기자 bluedas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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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직장인 주당 근무 15~30시간 단축 가능



근로시간 단축 청구제 도입

이르면 내년 6월부터 적용

베이비붐세대가 스스로 노후 준비 시간을 갖도록 하기 위해 근로시간을 줄여 정년을 늘릴 수 있도록 한 '근로시간 단축청구제'도 도입된다. 은퇴자들의 가장 큰 고민이 퇴직 후 생계 유지라는 점을 감안해 일자리 마련과 창업지원 등의 실질적 지원도 연계된다.

5일 정부는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제126차 비상경제대책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베이비붐세대 노후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고용노동부가 이르면 내년 6월 도입하는 근로시간 단축청구제는 특정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의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주당 15~30시간까지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로 인해 새롭게 생겨난 일자리에 청년ㆍ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채용할 경우 사업주에게는 월 50만원의 지원금이 지급된다.

만약 사업주가 근로시간 단축청구를 이유로 근로자를 해고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으며 정당한 사유 없이 허용하지 않을 경우에도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은퇴자들의 일자리 마련, 창업지원 등의 실질적 도움도 연계된다. 고용부는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 대기업의 경우 정년퇴직이나 해고 등 비자발적 사유로 이직하는 근로자에게 의무적으로 협력업체 등으로 이직 활동을 지원하거나 이직 훈련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할 방침이다. 은퇴자 취업을 돕기 위해 고령자 고용연장 지원금도 30%가량 늘린다.

상권의 위치정보ㆍ유동인구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상권정보시스템을 통해 은퇴자들이 준비되지 않은 창업으로 빈곤에 내몰리는 상황도 막는다.

노후 준비를 위한 교육도 한다. 취업ㆍ창업 등 생애전환기마다 노후설계교육을 이수하도록 해 중장기적 노후대책을 스스로 마련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연금 실버론 신청자, 퇴직연금 담보 대출자 등 재무 위험이 높은 계층의 경우 국민연금공단 등을 통한 노후 설계 교육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할 방침이다.

이재용 복지부 고령사회정책과장은 "베이비붐세대 중 충분히 노후를 준비했다고 답한 사람은 2.2%에 불과하다"며 "노후생활지원법을 제정해 스스로 노후 생활을 미리 설계할 수 있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베이비붐세대의 사회공헌 욕구가 늘어나는 것을 감안해 고령자가 참여하는 나눔 프로그램을 늘리고 퇴직 인력의 전문 지식과 경험을 세계에 전파할 수 있도록 한 해외 재능나눔 기회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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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랜차이즈 치킨점 800m 내 새 점포 못 연다

- 공정위, 치킨·피자 모범거래 기준 마련
- 7년 내 재단장 금지…본부 20~40% 이상 비용 지원
- 가맹점에 연도별 광고비 부담액 사전 동의받아야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앞으로 BBQ 등 프랜차이즈 치킨점은 기존 가맹점의 반경 800m 내에 새 점포를 열지 못한다.

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의 치킨업종 모범거래 기준을 마련하고, 해당 내용을 계약서에 반영토록 가맹본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가맹본부는 제너시스BBQ(BBQ), GNS BHC(BHC), 교촌F&B(교촌치킨), 페리카나, 농협목우촌(또래오래)다. 제너시스BBQ와 GNS는 계열사 관계다.

지난 2010년 말 기준 치킨점 수는 2만7238개로 이 가운데 74.8%에 해당하는 2만363개가 가맹점이다. 상위 브랜드를 중심으로 가맹본부가 기존 가맹점 인근에 새 점포를 열면서 매출이 하락하는 등 영업지역 침해 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모 치킨 브랜드의 경우 서울에 소재한 268개의 가맹점 가운데 85개(31.7%)가 500m 내에 있었다.

기존 가맹점이 폐점 후 재출점·이전하거나 3000세대 아파트 단지와 같은 대형 건물이 새로 들어서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800m 룰을 지켜야 한다.

계열사 브랜드인 BBQ와 BHC는 거리 제한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신규 출점으로 기존 가맹점 매출이 30% 이상 하락하면 가맹본부가 2년간 영업손실액 50%를 보상해야 한다.

점포 재단장을 강요하거나 과도한 감리비를 받는 행위도 금지된다. 공정위는 7년 이내에는 원칙적으로 재단장을 금지하고, 이후 재단장할 때 가맹본부가 20~40% 이상의 비용을 지원하도록 했다. 인테리어 업체와 체결하는 도급 계약서와 금액 정보도 해당 가맹점에 줘야 한다.

한편 공정위는 과도한 광고비 부담으로 불만이 많이 제기된 피자업종에 대해서도 모범거래 기준을 만들었다. MPK그룹(미스터피자), 한국도미노피자(도미노피자) 등 피자 가맹본부가 연도별로 총 광고비 부담액을 사전에 동의받고, 분기별로 구체적인 집행 내용을 통보하는 게 주요 내용이다. 또 가맹점이 원하지 않는 경우 강제로 판촉행사를 요구할 수 없게 됐다. 아울러 치킨보다 영업지역 침해 문제가 미미하지만 예방 차원에서 반경 1500m내 신규 개점을 금지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이번 모범거래 기준 마련으로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동반 성장 문화가 계속 확산할 것”이라며 “3분기에는 커피전문점, 4분기에는 편의점 모범거래 기준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정현 기자 mjh1010@edaily.co.kr

문정현 (mjh1010@edaily.cokr)

 

치킨 800m 피자 1.5㎞ 이내 신규출범 제한



앞으로 국내 대표적인 치킨 브랜드들은 반경 800m 이내에, 피자 브랜드는 1500m 이내에 같은 브랜드의 신규 가맹점을 설치할 수 없게 됐다.

또 가맹점 부담을 증가시키는 주범으로 지적된 매장 인테리어 교체(리뉴얼) 주기는 7년으로 제한되며 리뉴얼을 할 경우에도 최소 20%의 비용을 가맹본부가 부담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5일 대표적인 배달 업종인 치킨과 피자 가맹점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내용을 핵심으로 한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 기준에 따르면 가맹본부는 기존 가맹점에서 800m 안에 새로운 치킨 가맹점이나 직영점을 열 수 없다. 인근 가맹점의 동의를 전제로 3000가구 아파트단지, 대형종합병원, 대학교가 신설되거나 철길 등으로 상권이 확연히 구분되면 거리 제한의 예외가 인정되지만 사실상 한 동네에 동일 브랜드의 매장이 들어설 수 없게 막은 것이다.

피자 업종은 제한 거리를 1500m로 설정했다. 설사 브랜드가 다르더라도 가맹본부가 동일한 브랜드의 가맹점이 새로 개설돼 기존 가맹점의 매출이 30% 이상 감소하면 가맹본부가 영업손실액의 50%를 보상해야 한다.

인테리어 교체나 매장 이전 등 리뉴얼 주기는 7년으로 제한된다. 리뉴얼 비용의 20~40%는 가맹본부가 부담해야 한다. 외부업체와 인테리어 교체 계약을 한 가맹점에 가맹본부가 과도한 감리비를 요구할 수도 없다.

광고와 판촉 활동 강요도 금지된다. 가맹본부는 매년 가맹점에 광고비 부담액의 사전동의를 받아야 하고, 분기별로 광고집행 내용을 통보해야 한다. 판촉행사를 할 때는 미리 가맹점에서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반대하는 가맹점에 판촉행사를 요구할 수 없다.

이번 모범거래기준은 비비큐, BHC, 교촌치킨, 페리카나, 또래오래 등 5개 치킨 브랜드의 가맹본부와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 등 2개 피자 브랜드의 가맹본부에 적용된다.

이동원 공정위 가맹유통과장은 “이들 가맹본부는 모범거래기준의 주요 내용을 정보공개서와 가맹계약서에 포함시켜야 하고, 이를 어길 경우 현행법 위반 및 계약 파기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공정위는 지난 4월 제과·제빵 업종에 대한 모범거래기준을 마련한 데 이어 3분기에 커피전문점, 4분기엔 편의점의 모범거래기준을 발표할 계획이다.

김만용 기자 mykim@munhwa.com

빵집보다 강화된 치킨·피자점 규제

신규점포 거리 제한

앞으로 반경 800m 이내에 브랜드가 같은 치킨가맹점이 들어설 수 없게 된다. 매장 인테리어를 고치는 '리뉴얼' 주기는 7년으로 제한돼 가맹본부의 무분별한 인테리어 공사 요구가 차단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점주 영업ㆍ생존권 보호를 위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치킨ㆍ피자업종 모범거래기준'을 만들었다고 5일 밝혔다.

공정위는 국내 대표적인 배달업종인 치킨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동일 가맹점 간 상권 침해 현상이 심각하다고 보고 신규 출점 거리제한 기준을 반경 '800m'로 설정했다.

상대적으로 상권 침해가 덜한 피자 업종은 '1500m' 이내에 같은 간판을 단 신규 피자가게가 들어설 수 없도록 했다.

또 치킨ㆍ피자 업종 리뉴얼 주기를 '7년'으로 설정해 가맹본부가 점주들 의지와 관계없이 잦은 리뉴얼 공사를 요구하지 못하도록 명시했다.

아울러 리뉴얼 공사가 진행될 때는 가맹본부가 비용 중 최대 40%를 부담해야 하며 인테리어업체 공사도급액 정보도 가맹점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공정위는 전국 가맹점 수가 1000개 이상이거나 매출액 1000억원을 넘는 대형 가맹본부를 대상으로 이 같은 모범거래기준을 우선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치킨 브랜드에서는 비비큐ㆍBHCㆍ교촌ㆍ페리카나ㆍ또래오래 등 5개 가맹본부가, 피자에서는 미스터피자ㆍ도미노피자 등 2개 업체가 적용 대상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과ㆍ제빵에 이어 프랜차이즈 가입률이 높은 대표적 업종인 치킨ㆍ피자 모범거래기준이 마련됨에 따라 가맹본부와 가맹점 간 동반성장 문화가 크게 확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가맹본부들은 "청결ㆍ위생이 요구되는 식품 업종 리뉴얼 기준을 7년으로 설정하는 등 이번 가이드라인은 치킨ㆍ피자 업종 현실을 무시한 불합리한 규제가 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이재철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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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민주화 뺏길라” … 민주, 차별화 또 차별화

“순환출자 금지 등 알맹이 없어”
與에 맞서 재벌개혁 강화 방점
당내 포럼 발족 정책입법 승부도



여야가 오는 12월 대선을 앞두고 재벌 개혁을 골자로 하는 경제민주화 선명성 경쟁에 돌입했다. 특히 새누리당보다 앞서 재벌 개혁을 추진해온 민주통합당은 최근 여당에서 ‘이한구ㆍ김종인’ 논쟁이 본격화되는 것과 맞물려 더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예고하고 있다. 민주당 의원 주축으로 5일 경제민주화를 전담할 의원포럼까지 설치했다.

▶“재벌 개혁 없는 경제민주화는 허구”… 새누리당에 맹공=민주당은 5일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재벌 개혁이 없는 허구에 불과하다”고 공격하며 본격적인 차별화에 나섰다. 새누리당과 대비되는 지점으로 ‘재벌 개혁’에 강한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용섭 정책위 의장은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지만 재벌 개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출총제,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규제 강화 등에 대한 내용이 전혀 없다. 따라서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진정성도, 알맹이도, 효과도 없다”고 겨냥했다.

이 의장은 “상위 10대 재벌그룹 총수들은 1%도 안 되는 0.94%의 지분으로 무분별한 계열사 확충을 통해 경영권을 장악하고 있다”며 “또한 재벌 대기업들의 계열사가 문어발식으로 확장되면 살아남을 중소기업은 하나도 없다. 이런 이유 때문에 재벌 개혁 없는 경제민주화는 허구”라고 강조했다.

또한 문재인 상임고문을 비롯한 주요 대선 주자도 재벌ㆍ대기업을 ‘개혁과 혁신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정책 입법으로 차별화 나서… 경제민주화 포럼도 발족=국회 의안정보시스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까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보호, 민생 안정과 관련한 법안은 30여건으로, 총 법안 460여건 중 10%에 이를 정도로 경제민주화 법안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민주당 의원들은 정책 입법을 쏟아내며 이슈 선점을 시도하고 있다.

경제민주화추진본부장으로서 정책을 주도해온 홍종학 의원은 “최근 새누리당 경제민주화 논의는 빈 수레가 요란한 것을 보여준다”며 “민주당은 이미 여러 가지 대기업 특권 폐지 법안까지 발의한 상태”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이 발의한 ‘법인세법 개정안’은 상호출자 제한 대기업집단의 계열사 간 배당금을 이중과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문재인 고문은 대표발의한 ‘최저임금법 일부개정 법률안’을, 이상직 의원은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 법률안’ 등의 법안 등을 대표발의한 상태다

한편 경제민주화를 위한 본격적인 연구와 토론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경제민주화포럼’이 이날 오전 발족됐다. 포럼은 여ㆍ야 의원 26명으로 구성됐지만 민주당의 박지원 원내대표 등이 참여하고 이종걸 최고위원과 유승희 의원이 공동 대표를 맡으면서 민주당 의원들이 주축을 이뤘다는 평가다. 유 의원은 “민주당에서는 근본적으로 재벌의 경제력 집중을 막는 방법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법인세 최고 세율을 25%까지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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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선점나선 野 `경제민주화 포럼`발족

문재인 "경쟁력은 살려가며 재벌개혁한다"
손학규 "대기업의 골목 독차지 막자는 것"

◆ 경제민주화와 한국의 미래 ④ ◆

여야 정치권에서 경제민주화 공방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가운데 야권이 '경제민주화 포럼'을 창립하고 이슈 선점을 시도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 이종걸 최고위원과 유승희 의원이 공동대표를 맡은 경제민주화 포럼은 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립식을 열고 첫 토론회를 개최했다. 민주당은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경제민주화 공약 수립에 착수한 만큼 당 내외 세력을 한데 모아 차별화된 정책을 내놓겠다는 전략이다.

이날 포럼은 홍종학 의원이 연구책임위원을 맡았고 박지원 원내대표, 김한길 우상호 최고위원, 이낙연 민병두 은수미 인재근 의원과 통합진보당 노회찬 심상정 박원석 의원 등 계파와 정파를 막론한 33명이 포럼에 이름을 올렸다.

당 경제민주화특위 위원장을 역임했던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는 이날 창립 특강에서 "재벌 총수의 황제적 지배체제를 극복하기 위해 소액주주의 권리를 확대하고 경영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것을 주주자본주의라고 비난하는 건 옳지 않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노동조합 권리 강화 △재벌 개혁 △중소기업 교섭력 강화를 구체적인 방안으로 제시했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경제민주화가 대선의 승패를 가를 주요 정책이라고 판단하며 저마다 경제민주화 실현을 위한 적임자임을 자처하고 있다.

이날 포럼에 참석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강조하며 재벌 개혁을 주장했다. 문 고문은 "경제민주화는 시장과 재벌에 넘어간 권력을 되찾자는 것이고 재벌 개혁이 그 시작"이라며 "재벌 해체가 아니라 재벌의 경쟁력을 살리면서 개혁 방안을 찾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17일 출마선언문에서 △복지 투자 확대 △최저임금 상향 조정 △개발독재 모델 유산 청산 △조세정의 실현 △재벌 지배구조 개선 등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발표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는 대기업의 시장지배력을 억제할 수 있는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전 대표는 "경제민주화라고 하면 재벌을 때려잡는 것이라고 공포에 질려 있는 사람이 있다. 대기업이 골목까지 파고들어 모든 것을 독차지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지난달 14일 대선 출사표를 던지고 △재벌 지배구조 정상화 △노동자 경영 참여 확대 △조세정의 구현 △2020년까지 완전고용 달성 등을 제시했다.

오는 8일 출마 선언을 준비 중인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평등'을 경제민주화 실현의 기본 가치로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김 지사는 지난달 25일 민주평화국민연대가 주최한 강연에서 "가진 사람이 스스로 내놓는 자본주의는 없다"며 "덜 가진 서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사회 권력을 쟁취해야 경제민주화를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중소기업 육성을 경제민주화 실현의 1차 과제로 제시해 놓고 있다. 그는 4월 경북대 강연에서 "대기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고착화되면 생태계 역동성이 사라져 경제위기에 취약해진다"며 "중소기업은 일자리 창출의 대안이자 대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기반"이라고 말했다.

정세균 민주당 상임고문은 서민ㆍ중산층을 잘살게 해 그 힘이 분수처럼 위로 솟아오르도록 하는 '분수경제론'을 핵심 키워드로 잡았다. 그는 지난달 26일 대권 출사표를 내고 "기업집단법 발의와 금산분리를 재추진하는 한편 중소기업과 재벌기업이 공정거래를 통해 대등한 경쟁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경제민주화의 명암…한국선 돈버는 기업 죄인 취급

애플은 냉정한 거래로 큰 이익

◆ 경제민주화와 한국의 미래④ ◆

"거두절미하고 애플을 보세요. 올해 1분기에 영업이익률 40%를 거뒀죠. 이 회사에 미국 정부가 기회 균등이나 동반성장을 주장하는 걸 본 적 있나요?" 대기업 사장인 A씨는 한국 부품기업들이 애플과 거래하면서 박한 마진과 까다로운 요구사항에 고개를 저을 때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애플은 냉정한 경제논리에 따라 상대 기업과 거래하며 엄청난 이익을 남기는 반면 한국 대기업들은 돈을 버는 게 죄인인 양 느끼게끔 하는 게 한국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루치르 샤르마 모건스탠리 신흥시장 총괄사장은 최근 한국과 대만을 글로벌 경제 발전사에서 가장 빨리 성공한 사례로 지목하며 "대만보다 한국이 위기를 더 잘 돌파하는 국가(Breakout Nation)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대만 기업들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통해 일본 기업과 함께 일하고자 했지만 한국 기업들은 독자적인 글로벌 브랜드화를 추진하며 일본을 이기기를 원했고, 이 같은 차이가 두 나라의 국가 경쟁력 차이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한국은 인구(4400만명)와 국내총생산(GDP) 규모(1조1000억달러)에서 대만에 비해 두 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주식시장도 2006년 대만 시가총액을 추월한 뒤 외국인 투자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며 계속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한국이 '30ㆍ50(1인당 소득 3만달러ㆍ인구 5000만명)' 클럽에 가입하려면 소득 불평등 완화 등 경제 민주화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다만 대기업이 지닌 역동성과 글로벌 위상을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대기업에 규제 일변도 정책을 구사하고 기업 간 자율적 경쟁을 제한하는 것은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를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지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가 경쟁력 지표로 활용되는 '포천 500대 기업'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2008년 15개를 기록해 최고 실적을 올린 뒤 2009년 14개, 2010년 10개로 뒷걸음질치다 지난해 14개를 기록하며 겨우 회복세를 보였다.

한국이 정체 현상을 겪는 동안 중국은 2008년 29개였던 포천 500대 기업이 2010년 46개, 2011년 61개 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잃어버린 10년' 후유증으로 저성장에 시달리고 있는 일본은 어떨까. 2005년 81개를 기록한 뒤 해마다 감소하며 지난해에는 68개로 대폭 줄어들었다.

우리도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글로벌 기업이 2~3개만 더 있다면 일본을 제치고 동아시아에서 경제 맹주로 등극할 수 있다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온다. 기존 대기업을 보호하는 것 못지않게 중견ㆍ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 주는 것이 긴요하다는 의미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은 "경제민주화란 대기업을 응징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 사회 양극화의 핵심이 기업 간 격차 확대에 있기 때문이며, 기업 격차 확대는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 남용과 불공정 거래가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공정 경쟁을 통해 강한 중견ㆍ중소기업 성장을 북돋는 것이 국가 경쟁력의 요체라는 설명이다.

이용섭·홍종학 `野 경제민주화` 브레인

"새누리는 출총제·순환출자 빠트려…알맹이 없다"

◆ 경제민주화와 한국의 미래 ④ ◆

12월 대선의 핵심 화두인 경제민주화를 책임질 민주통합당 내 핵심그룹은 이용섭 정책위의장을 중심으로 한 경제전문가 그룹이다.

올 1월부터 당 정책위의장은 맡아 총선정책을 총괄했던 이 의장은 이번 대선에서도 정책통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새누리당이 내세운 경제민주화 정책과 차별성을 둘 수 있는 정책 발굴에 중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이 의장은 5일 "새누리당은 경제민주화를 외치지만 재벌개혁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출자총액제한제도, 순환출자금지, 지주회사 규제 강화 등의 내용은 갖고 있지 않다"며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진정성도 없고 알맹이도 효과도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경제민주화추진본부장으로 정책입법화를 주도하고 있는 홍종학 의원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홍 의원은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정책위원장, 가천대 경제학과 교수 출신으로 대표적인 재벌개혁 전도사다. 그는 지난달 26일 대기업 계열사 간 배당금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이른바 '재벌세' 도입 법안을 대표 발의하기도 했다.

당 보편적복지특별위원회 위원장인 김용익 의원도 서민의 복지정책을 주도하며 중소상인을 위한 정책들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노동연구원 출신인 은수미 의원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 사내하도급 해결 등 노동개혁 정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참여연대 정책위원장을 맡았던 김기식 의원은 시민사회단체와의 정책적 가교 구실로 효율적인 대선전략을 세우는 데 일조할 전망이다.

이 밖에 민주당이 주도한 경제민주화포럼의 외부 자문위원인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 김헌동 경실련 본부장,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교수, 이정우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위한연구원장, 최정표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도 당에 주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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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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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임원 6시30분 출근?…"전혀 사실 무근"


【서울=뉴시스】김민기 기자 =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이 그룹 전 계열사 임원에게 6시 30분까지 출근하라는 지침이 있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삼성그룹은 5일 일부 언론 등에서 보도된 삼성 임원 조기 출근설은 전혀 사실 무근이며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의 지시도 없었다고 밝혔다.

한 언론은 최 실장이 유럽 위기에 따른 삼성전자 등 계열사 매출 감소 우려에 대비해 전 직원에게 위기의식의 고삐를 죄기 위해 조기 출근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이 날 오전에는 삼성전자의 임원 등 대부분의 계열사 임원들이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출근했다.

삼성 미래전략실 관계자는 "오히려 일부 계열사 임원들이 미래전략실에 전화를 걸어 최지성 부회장의 별도의 지시가 있었는데 나만 몰랐던 것이 아니냐며 질문했다"며 "조기 출근 지시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출근이 오전 6시40분쯤에 이뤄져 미래전략실의 임직원들은 이 시간 이전에 출근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10년 4월 서초동 본관으로 출근할 때 8시 40분쯤 출근하다 3개월 후 7시30분으로 출근이 빨라졌다. 그러다 올해 3월 다시 6시 40분쯤으로 더욱 빨라졌다.

이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 그룹 내 긴장감을 불어넣기 위한 이 회장의 메시지라는 해석도 있지만 이 회장에 대한 과도한 취재 열기가 8시 출근하는 다른 직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출근 시간을 당겼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따라서 최지성 부회장이 대내외 경영환경을 둘러싼 삼성의 위기 진단이 예상보다 심각해 조기출근을 지시했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미 삼성은 이건희 회장이 유럽 출장을 다녀온 후부터 글로벌 위기에 대응해 맞춤 전략을 시행하고 있는 중이다.

삼성은 "이 회장의 출근 시간에 맞춰 최지성 부회장이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 등 미래전략실 임직원들이 빨리 출근하는 것은 맞지만 이는 이 회장을 모시기 위한 것이지 위기 경영에 대응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km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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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총구 '갤럭시S3' 겨눈다

- 문제가 된 통합검색 기능..갤럭시S3에도 탑재돼
- 플로리언 뮐러 "갤럭시S3도 판매금지될 가능성 커"
- 삼성, 우회기술 적용으로 특허소송 회피 가능성도

[이데일리 윤종성 김정남 기자] 삼성이 미국 내에서 주요 제품의 판로가 막혔다. 문제는 미국 법원이 특허 침해를 인정한 통합검색 기능인 구글의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가 ‘갤럭시S3’에도 탑재됐기 때문이다. 당장 7월 중 1000만대 판매 목표를 세운 ‘갤럭시S3’가 소송전에 휘말릴 경우 삼성의 매출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삼성전자(005930) 및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은 삼성전자가 제기한 항소심 판결 때까지 갤럭시 넥서스 판매금지 조치를 유예해달라는 삼성전자의 요구를 기각시켰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미국 법원으로부터 갤럭시 넥서스의 판매금지 가처분 명령을 받은 뒤, 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명령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2일(현지시간)에도 ‘갤럭시탭 10.1’ 판매금지 집행 정지 요청을 기각당한 바 있다.

삼성 측은 갤럭시탭10.1과 갤럭시 넥서스는 이미 수 개월 전 발매된 구형 모델들이기에 매출에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갤럭시S3’를 비롯한 다른 삼성의 스마트폰 제품들로 불똥이 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갤럭시 넥서스의 판매금지 사유가 된 ‘통합 검색’ 기능은 구글 안드로이드 OS의 기능으로, ‘갤럭시S3’에도 탑재돼 있다. 애플이 갤럭시S3를 향해 총구를 겨눌 경우 소송전에서 비켜가기 힘들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 관측이다.

특허전문가인 플로리언 뮐러는 자신의 블로그에 “애플이 지금 갤럭시S3의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는 경우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망했다.

이미 애플은 갤럭시S3를 판매금지시키려는 시도를 강행한 바 있다. 이번 판결에 앞서 애플은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 대상에 갤럭시S3도 포함시켜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던 것. 당시 미국 법원은 판결 일정이 지연될 수 있다며, 애플의 요청을 거절한 바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는 이번 결정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해당 특허는 구글 기능으로 구글과 긴밀한 협조 하에 대응 중이며, 항소심에서 삼성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업계에선 삼성이 우회 기술을 적용해 판매금지 조치에서 비켜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삼성이 앞서 네덜란드와 독일에서 판매금지 처분을 받은 뒤, 대체기술을 적용하고 디자인을 변경하는 식으로 제품을 판매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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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바겐, 스포츠카 포르쉐 내 품 안으로!

잔여 지분 49.9% 인수

유럽 최대 자동차그룹인 독일 폭스바겐이 스포츠카 포르쉐의 잔여 지분을 인수한다. 포르쉐 지분을 100% 갖게 됨에 따라 포르쉐 브랜드가 폭스바겐그룹에 완전히 속하게 됐다.

폭스바겐은 4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발표하고 총 인수대금은 44억6000만 유로 규모라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2009년 포르쉐 지분 49.9%를 39억 유로에 인수했다.

마틴 윈터콘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발표를 통해 "앞으로 폭스바겐과 포르쉐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갖게 됐다"며 "재정적, 전략적으로 두 브랜드를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폭스바겐그룹은 폭스바겐, 아우디, 벤틀리, 부가티, 람보르기니 등 11개 브랜드를 갖고 있다. 포르쉐 인수로 자회사는 12개로 늘어났다.

폭스바겐그룹은 오는 2018년까지 세계 1위에 올라서기 위해 인수합병을 통한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팔아 일본 도요타와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자동차 왕자에 올라선다는 목표다.

 

獨 폭스바겐, 자동차 왕국 노린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포르쉐 지분 100% 인수 마무리... 두카티 등 12개 브랜드 확보]

독일 폭스바겐이 44억6000만유로(한화 약 5조6789억원)에 포르쉐 지분 100% 인수를 완료했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지난 4월 인수한 이탈리아 모터사이클 업체 두카티를 비롯해 포르쉐까지 자동차 거대왕국 건설에 한발 더 다가가게 됐다.  

폭스바겐은 4일(현지시간) 포르쉐의 잔여지분 50.1%를 44억6000만유로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폭스바겐은 2009년 포르쉐 지분 49.9%를 39억유로에 인수했다. 7년간의 인수전이 마무리되는 순간이었다. 

폭스바겐의 마틴 윈터콘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유일무이한 포르쉐 브랜드가 폭스바겐 그룹에게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며 “이는 폭스바겐은 물론 포르쉐에게 호재이며 나아가 산업입지로서의 독일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평가했다. 

폭스바겐은 이번 지분 인수로 고급 차량인 아우디 벤틀리 부가티 람보르기니를 포함해 트럭업체 스캐니아, 모터사이클 업체 두카티 등 12개 브랜드를 갖추게 됐다.

  

이에 따라 규모의 경제를 확립,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전망이다. 폭스바겐은 이번 합병으로 3억2000만유로 규모의 추가 세금 절감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윈터콘 CEO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양사는 좀 더 면밀하게 협력할 수 있으며 마진율이 높은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갖게 됐다”며 “재정적 전략적으로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폭스바겐과 포르쉐의 관계는 1930년대 나치 시대부터 시작됐다. 포르쉐의 창업주인 페르디난트 포르쉐는 국민차를 만들어 달라는 히틀러의 부탁을 받고 폭스바겐의 ‘비틀’을 내놓았다.  

폭스바겐의 페르디난트 피에 회장은 페르디난트 포르쉐의 손자로 포르쉐 회장인 볼프강 포르쉐과는 사촌 관계로 양사는 결국 한 가문에서 파생된 회사다. 

혈연관계를 바탕으로 폭스바겐과 포르쉐는 2000년 초까지 신차 개발을 함께 하는 등 돈독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2005년 포르쉐가 폭스바겐의 인수를 시도하면서 양사의 관계는 틀어졌다. 

금융위기 이후 포르쉐의 부채가 증가하면서 폭스바겐은 역으로 포르쉐 공세에 나섰고 이번에 나머지 지분을 인수하면서 포르쉐 지분 100%를 인수하게 됐다.  

실비아 콴트 리서치의 알브레히트 데닝호프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수는 놀랄 일도 아니며 타이밍이 문제였다”며 “양사는 오랫동안 합병을 추구해 왔다”고 분석했다.

폭스바겐, 포르쉐 지분 50%서 100%로

7년 지분경쟁 끝에 잔여분 5조5000억원에 매입

유럽 최대 자동차그룹 독일 폭스바겐이 스포츠카 포르쉐의 지분 50.1%를 인수해 지분 100%를 보유한 포르쉐 주인이 됐다.

폭스바겐은 4일 이메일 성명을 통해 "포르쉐 지분 50.1% 인수로 콜옵션(일정 기간 경과 후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 행사에 따른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허가를 독일 과세당국에서 받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총인수대금은 44억6000만유로(6조3489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폭스바겐은 포르쉐 지분 100%를 온전히 보유하게 된다. 2009년 8월 포르쉐 지분 49.9%를 39억유로(5조5500억원)에 인수한 지 3년 만이다.

양사의 회계는 오는 8월 1일자로 통합되며, 폭스바겐그룹은 폭스바겐, 아우디, 벤틀리, 듀카티, 람보르기니 등 기존 11개 브랜드에 포르쉐도 추가하게 됐다. 마르틴 빈테르코른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폭스바겐과 포르쉐는 고급차 부문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함께 발굴하게 됐다"면서 "재정적, 전략적으로 두 브랜드를 보다 강하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2005년부터 7년간 독일의 명문가인 폭스바겐과 포르쉐 가문은 인수ㆍ합병을 둘러싸고 치열한 기싸움을 펼쳐왔다. 폭스바겐의 현재 회장인 페르디난트 피에히와 포르쉐 회장인 볼프강 포르쉐는 사촌 지간이다.

처음에는 오히려 덩치가 작은 포르쉐가 폭스바겐을 인수하려 했다. 2005년 포르쉐는 자사 경영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무리하게 폭스바겐 인수 계획을 발표했으며, 51%까지 폭스바겐 지분을 늘렸으나 인수 과정에서 무려 100억유로(14조2200억원)의 부채 더미를 안게 됐다.

여기에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까지 겹쳐 결국 포르쉐는 폭스바겐 경영권 확보 계획을 포기하고 합병으로 급선회했다. 이에 2009년 5월 이들 두 가문은 '원칙적인 합병'에 합의했다. 이어 8월 포르쉐는 지분 49.9%를 39억유로에 폭스바겐에 매각하고, 50억유로 규모 증자를 통해 부채를 해소하는 방법을 택했다. 당시 언론들은 "포르쉐가 사냥꾼에서 사냥감으로 전락했다"고 썼다.

양사 관계는 1930년대 나치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포르쉐 창업주인 오스트리아인 페르디난트 포르쉐는 히틀러에게서 국민 차를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폭스바겐의 대표적인 브랜드인 '비틀'을 내놓았다. 페르디난트 포르쉐 창업주의 친손자가 볼프강 포르쉐 회장이며, 외손자가 페르디난트 피에히 회장이다.

폭스바겐그룹 주가는 4일 120유로에서 인수 발표 이후 5일 장 초반 122.8유로까지 올랐다.

[황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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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의 성장동력은 `M&A`

- 넥슨, 엔씨 업고 세계 5위 도약
- NHN, 탄생 자체가 M&A..휴맥스 등 제조 벤처도 가세

[이데일리 김세형 기자]인수합병(M&A)이 벤처 업계의 성장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넥슨은 엔씨소프트 인수를 계기로 글로벌 게임업계 5위 업체로 도약했고, 국내 포털 시장을 장악한 NHN도 M&A를 통해 현재의 위상을 갖췄다. 이제는 휴맥스와 다산네트웍스 등 제조 벤처들도 M&A를 성장동력으로 삼는 데 주저함이 없다.

지난달 13일 넥슨이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로부터 지분 14.7%를 8000억원에 취득하고 최대주주가 되자 게임업계 뿐 아니라 벤처업계도 발칵 뒤집혔다. 딜 규모가 워낙 큰 데다 업계 1, 3위 업체간 결합으로 게임업계 판도 자체를 뒤흔들어 놓은 사안이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넥슨의 M&A를 통한 성장전략이 다시 부각되는 계기도 됐다. 넥슨 2004년 위젯 인수를 시작으로 여러 업체 사냥에 나서면서 엔씨소프트를 따돌리고 게임업계 1위 자리를 꿰찼다. 엔씨소프트 역시 인수합병에 나섰지만 핵심 성장 전략은 아니었다.

지난 2003년 이후 국내 포털업계를 장악한 NHN도 M&A를 통해 초석을 다졌다. NHN은 지난 2000년 포털 사업을 하던 네이버컴과 온라인 게임업체인 한게임커뮤니케이션이 합쳐져 탄생한 회사다. 잠재력이 큰 네이버와 수익성이 좋은 한게임이 결합해 성공모델을 만든 것이다. 당시 한게임과의 합병이 없었다면 오늘날 포털 1위 네이버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게 지배적 시각이다.

NHN은 그뒤 업계 트렌드에 따라 소규모 게임회사들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한편으로 중견 게임업체인 웹젠을 직접 인수했고, 투자처 확보를 위해 NHN인베스트먼트라는 신기술금융회사까지 설립했다. 포털 2위 다음 역시 미국 포털 라이코스를 인수했었고, 국내 굴지의 연예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 지분 50%를 보유하기도 했다.

제조 관련 벤처들도 M&A를 성장전략으로 삼는데 예외가 아니다. 대표적 1세대 벤처인 휴맥스는 지난 2000년대 중반 사업 확장차원에서 경인방송 인수에 나섰다가 쓴 맛을 본뒤 최근 자동차 전장업체인 대우IS 인수를 계기로 다시 M&A에 시동을 걸었다.

역시 성공한 1세대 벤처기업으로 꼽히는 통신장비업체 다산네트웍스도 종합 통신솔루션그룹을 목표로 M&A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산 소프트웨어 업체인 핸디소프트와 보안업체인 퓨쳐시스템을 인수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자동차 고무부품 제조업체인 동명통산을 사들였다.

넥슨이 2대주주인 아이디스홀딩스의 코텍 인수, 전자부품제조회사 에스맥의 강화글라스업체 비에스티 인수 등도 제조 벤처가 M&A에 나선 사례로 꼽힌다.

M&A 업계 관계자는 “벤처업체들이 사업을 보완하거나 제2의 도약을 위해 M&A에 나서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며 “넥슨의 엔씨소프트 인수 사례에서 보듯이 앞으로 규모는 더 커지고, 대상도 해외업체로까지 넓어지는 추세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세형 (euri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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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드라이브시대' KT-현대차-삼성전자 손잡았다

- 3사 공동 마케팅 업무협약 체결
- 현대차 구매시 스마트홈 패드 등 무상 제공
- 3사 제품 구매 시 추가 할인 혜택 제공 검토

[이데일리 김정민 기자]통신, 자동차, 전자업계의 국내 1위 기업 3곳이 손을 잡았다. 제품판매를 위한 공동마케팅으로 시작했지만 3사가 협력관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KT(030200), 현대차(005380), 삼성전자(005930) 3사는 5일 서울시 종로구 세종로 KT 올레스퀘어에서 ‘스마트 드라이브’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공동마케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3사는 이달부터 3개월간 ‘트리플 넘버원 스마트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현대차를 구매하는 고객 전원에게 KT의 ‘올래 스마트홈 패드 패키지’ 또는 ‘갤럭시노트 LTE’를 무상으로 제공한다.

이번 이벤트는 벨로스터, i30, i40, 쏘나타(하이브리드 제외)와 같은 현대자동차의 대표적 ‘프리미엄 유스 랩(PYL)’ 차종을 현대카드M으로 결제한 고객들이 대상이다.

3사는 이벤트 참여 고객들이 삼성의 제품과 KT의 서비스를 구매할 경우 할인 혜택을 추가 제공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3사가 손을 잡은데는 최근 자동차 시장에 불고 있는 ‘스마트화’ 바람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이번 이벤트에 제공되는 KT의 스마트홈 패드에는 블루투스를 이용해 차량에서도 음악과 영상을 무제한으로 감상할 수 있는 ‘라이프자키’, ‘아이나비 3D 네비게이션’ 등의 애플리케이션이 탑재돼 있다.

임헌문 KT 홈고객운영총괄 전무는 “이번 제휴는 통신, 자동차, 전자 3개 분야의 1위 브랜드들이 함께 스마트 드라이브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한다는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도 3사는 다양한 분야에서 제휴를 통해 고객 혜택을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은수 삼성전자 한국총괄 B2B영업팀장(상무)은 “이번 3사의 협력은 각 산업별 대표 회사의 시너지를 보여줄 수 있는 좋은 사례”라며 “자동차 뿐만 아니라 교육, 의료, 결제 등 타산업과의 협력을 통해 스마트 트렌드를 주도하고 고객에게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 고객 가치를 만들어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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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에 ‘보증’…SK엔카 ‘모험’ 통했다

전문평가사가 사고유무 등 진단…오류땐 보상·무상 수리 제공
딜러·소비자 높은 호응…비보증 차량보다 거래기간 열흘 단축



SK엔카가 야심차게 도입한 중고차 ‘판매보증’서비스가 소비자들과 중고차 딜러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판매보증’부착 차량 판매가 그렇지 않은 일반 차량보다 무려 열흘이나 빨리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SK엔카에 따르면 지난해 판매보증을 받은 중고차는 평균 30일 만에 팔렸으나, 비보증 차량은 40일 만에 거래가 된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만 해도 보증차량 평균 판매기간(19.3일)과 비보증차량의 평균 판매기간(21.0일)은 별반 차이가 없었다.

‘판매보증’은 딜러들이 판매할 차량을 SK엔카 차량 전문평가사가 사고 유무, 외부 진단(외부 부위별 판금 유부 등), 옵션(순정인지 비순정인지 판단) 등에 대해 진단하고 보증해주는 제도다. 만약 진단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할 경우에 SK엔카에서 진단비의 20배 이내 보상 혹은 무상 수리 해준다. 한길매매단지(가양동) 아이오토 김현 딜러는 “중고차 쇼핑몰 SK엔카의 판매보증을 받은 차량에 대한 고객신뢰도가 높아 가급적 진단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물론 현재 중고차 시장에서는 중고차 구매 시, 국가 지정의 성능점검업체에서 발행한 성능점검기록부를 제공받을 수 있다. 문제 발생 시 무상 수리 등의 보상도 가능하다. 그러나 중고차 업계는 10건 중 6건은 실제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판매보증을 받는 차량 숫자는 매년 늘고 있다. 지난 2010년 1004대에서 2011년 1766대로 증가했으며 올해는 6월 현재 1032대가 판매보증을 받았다. 올해 전체적으로는 2060대가 보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엔카 관계자는 “중고차를 사고 싶어도 품질에 대한 불안감으로 구매를 망설이는 고객, 그리고 판매에 어려움을 겪는 딜러들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판매보증 서비스”라며 “자동차관리법상의 중고차 성능점검제도 역시 SK엔카의 보증 서비스를 벤치마킹 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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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M&A’ 롯데 신동빈 회장 전략 빛발하다

‘비상경영’선언하면서도 하이마트 인수 막판 뒤집기
‘승자의 저주’사전차단 신동빈式 승부수 눈길



굵직한 인수ㆍ합병(M&A) 경쟁에서 번번이 보수적 승부를 고집해 대형 매물을 놓친 롯데가 하이마트란 대어를 잡았다. 남은 협상 과정을 마무리지어야 하는 등 과제가 남긴 했지만 업계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지난달 MBK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한 발 앞서가던 때만 해도 롯데가 ‘합리적 M&A’란 원칙의 늪에 빠져 호재를 놓쳤다는 지적이 빗발쳤다. 이어 신동빈 롯데 회장이 전사적인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며 곳간 단속에 나서자 M&A에 대한 관심이 떨어진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신 회장은 웅진코웨이 인수전 참가는 물론 밤샘 협상 끝에 하이마트를 품에 안으며 승부사로서의 면모를 입증했다.

신 회장의 승부에는 ‘과감한 베팅’이나 ‘깜짝카드’ 등의 수식어가 없다. 아무리 탐나는 매물이라도 성장 가능성, 그룹과의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해 냉정하리만치 정확한 금액을 써낸다. 2007년 하이마트 인수전 당시 가장 높은 금액을 써내긴 했지만, 당시 GS리테일 등도 상당한 금액을 베팅하며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것을 감안하면 무리한 승부라 보긴 힘들다.

보수적인 선을 고집한 탓에 대형 매물을 놓친 것도 여러번. 오비맥주 대우인터내셔널 대한통운 등의 M&A장에서 고배를 마시거나 막판에 베팅을 포기했다.

이 같은 행보를 두고 합리적 M&A를 강조하다 기회를 잃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 회장이 노무라증권에 근무하며 재무를 꿰뚫어보는 눈을 가진 것이 오히려 계산기를 지나치게 신중하게 두드리게 한다는 해석도 있었다.

그러나 신 회장은 하이마트에 대한 뒤집기 승부로 합리적 M&A의 힘을 보여줬다. 롯데가 하이마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하이마트는 물론 유진기업과 롯데의 주가까지 오르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보통 인수기업은 ‘승자의 저주’ 등의 속설에 휘말리며 주가가 일시적으로 떨어지게 마련. 롯데가 이례적인 주가 상승을 기록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신동빈식 M&A’에 대한 시장의 믿음을 보여준 것이라 평했다.

롯데의 M&A는 치밀한 융화과정을 거쳐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인도네시아 내 대형마트 마크로는 롯데마트로 변신해 현지에서 상품 한류를 일으키고 있다.

하이마트 인수 확정, 시너지 효과 창출 등 남은 과제를 신 회장의 ‘합리성 DNA’가 어떻게 풀어갈지 시장의 기대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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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분 1% 총수가 지배한다 <1> 삼성

10대그룹 총수, 1% 지분으로 그룹 좌지우지

복잡한 순환출자로 이재용 후계구도 완성

10대그룹의 지배구조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모든 주주는 자신이 보유한 지분만큼의 권리를 행사한다는 주식회사의 본래 의미가 무색하게 10대그룹 총수들은 1%도 채 못 되는 지분으로 그룹의 전체 계열사를 사실상 지배하며 최대한의 권리를 누리고 있다. 총수들 자신의 지분율은 점차 떨어지고 있지만 인수ㆍ합병과 기업분할 등의 방법으로 내부지분율을 높여가며 그룹을 좌지우지하고 있다. <주간한국>에서는 10대그룹 총수들이 어떤 방식으로 그룹을 지배하고 있는지 차례로 짚어본다.

총수지분율↓ 내부지분율↑

10대그룹 총수들의 지분이 사상 처음 1%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러나 계열사 간 출자 등으로 내부지분율은 매년 급격히 증가하며 총수들의 그룹지배력은 오히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지난 4월 지정한 자산기준 5조원 이상의 63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이하 대기업집단)의 주식 소유 현황을 분석한 결과 총수가 있는 상위 10대 대기업집단(이하 10대그룹)의 내부지분율이 1992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고치인 55.7%에 달했다고 1일 밝혔다.

내부지분율이란 그룹 전체 자본금 중 총수일가(총수 단독 지분+혈족 2~6촌ㆍ인척 1~4촌)의 지분에 계열사 및 계열사 임직원 등이 보유한 지분까지 합친 개념으로 총수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다. 지닌바 지분이 곧 힘이 되는 주식회사의 특성을 감안한다면 총수 자신의 지분율이 줄어듦에도 오히려 지배력은 늘어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공정위 발표에 따르면 최근 20년(1993년~2012년) 동안 10대그룹의 내부지분율은 외환위기 시기(1999년)를 제외하고는 줄곧 50% 미만이었으나 지난해 53.5%로 증가한데 이어 올해 역대 최고기록(55.73%)을 경신했다.

같은 기간 동안 총수지분율은 1993년 3.5%에서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올해 0.94%까지 떨어졌다. 최근 5년간 1% 초반 수준에서 큰 변동 없이 머물러 있다가 올해 처음으로 1% 미만을 기록했다.

총수지분율이 감소했음에도 내부지분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배경에는 대폭 늘어난 계열사 지분율이 있었다. 1993년 34.9% 수준이던 계열사 지분율은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 올해 52.77%를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 LCD사업부의 물적 분할로 삼성디스플레이가 설립된 것과 (주)GS의 에너지사업부문 물적 분할로 GS에너지가 설립한 것이 계열사 지분율 상승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

10대그룹 중 계열사 지분율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삼성이었다. 삼성의 계열사 지분율은 지난해 41.97%에서 올해 58.75%까지 올라갔다. 100% 출자해 삼성디스플레이를 설립한 삼성전자가 에스엘시디의 지분을 매입하며 지분율을 높인 것에 기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계열사 지분율이 급격히 감소한 곳은 SK였다. 지난해 62.56%에 달했던 SK의 계열사 지분율은 올해 48.80%까지 급락했다. 계열사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21.05%) SK하이닉스를 계열 편입한 까닭이다.

10대그룹 다수가 순환출자구조

총수지분율이 역대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음에도 내부지분율이 최고치를 기록, 10대그룹 총수들이 그룹 전체를 수월히 지배할 수 있게 된 것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공정위는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간 출자를 이용,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어 공정위는 대기업집단별 소유 지분도(이하 지분도)를 최초로 분석, 한 장의 그림에 정리하며 이 같은 의견을 뒷받침했다. 지분도란 지난 4월 기준, 각 집단별 동일인(총수, 법인 등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자) 및 계열사 간 소유 지분율을 표기한 그림이다.

공정위가 공개한 지분도에 따르면 대기업집단들의 복잡한 출자구조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기업집단, 지주회사 전환집단 이외의 대부분 대기업집단에서 수평ㆍ방사형출자 등 다양한 출자 형태가 존속하고 있으며 일부 그룹은 환상형 순환출자구조(이하 순환출자구조)를 여전히 유지하고 있었다.

지분도에 나타난 소유구조는 총수 있는 집단, 지주회사 전환집단, 총수 없는 민간집단, 공기업집단 순으로 복잡했다. 총수가 있는 기업집단이 평균 30.4개의 계열사를 보유 중이며 수평ㆍ방사형 출자 등이 많아 소유구조가 복잡(4.44단계)한 반면 총수 없는 집단은 평균 계열사 수가 13.3개로 훨씬 적고 수직적 출자의 비중이 커 상대적으로 단순(1.75단계)했던 것이다. 단, 총수 있는 집단 중에서도 공정거래법상 출자단계가 제한(지주→자→손자→100% 증손)돼있는 지주회사 체제인 집단은 비지주집단(5.03단계)에 비해 출자단계가 적었다(3.21개).

가장 복잡한 구조를 지닌 것은 순환출자구조를 지닌 기업집단으로 이들 모두 총수 있는 집단에 속했다. 10대그룹 중에서는 삼성, 현대자동차, 롯데, 현대중공업, 한진, 한화 등이 순환출자구조를 지녔다. 이중 삼성, 롯데, 한진, 한화 등은 1개 핵심회사를 중심으로 대부분의 출자고리가 연결된 단핵구조를 취했다. 단핵형 출자순환구조의 경우 총수가 하나의 핵심회사 지분만 틀어쥐고 있으면 전체 그룹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게 돼 그만큼 총수의 영향력이 강해진다.

공정위 측은 “대기업집단의 복잡한 출자구조는 총수가 적은 자본이나 가공자본으로 그룹 전체 계열사의 경영을 좌우할 수 있게 만들어준다”며 “중소기업의 영역을 잠식한다거나 총수일가의 사익 추구 가능성도 그만큼 높아진다”고 전했다. 이번의 지분도 공개를 시작으로 공정위는 향후 채무보증현황(7월), 내부거래현황(8월), 지배구조현황(9월), 지주회사현황(10월) 등을 공개, 대기업집단의 자율시정 노력을 유도할 계획이다.

순환출자구조 폐지 놓고 정ㆍ재계 대립

대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는 지분율이 적은 총수가 전체 그룹을 좌지우지할 수 있게 만드는 대표적 원인인 순환출자구조에 대한 폐지 움직임이 강하게 일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다음 주께 순환출자 금지 등을 담은 경제민주화 법안을 2차 당론으로 발표할 예정이고 심지어 새누리당 내에서도 경제민주화실천모임 등을 통해 순환출자 규제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을 정도다.

이에 재계는 순환출자구조 폐지를 논하는 정치권의 행보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현금이 필요한데다 단기적인 지분변동만으로 해결되기 어려워 크게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정부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꾸준히 재벌개혁 정책을 실시, 순환출자구조를 해소하고자 했으나 여전히 상당수 그룹들은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재계는 이번 공정위의 지분도 공개에 대해서도 큰 불만을 표하고 있다. 이미 알려진 내용을 굳이 공개함으로써 대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유도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재계를 대표하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는 공 정위의 발표 직후 오너일가 경영의 장점을 옹호하는 내용의 ‘가족지배기업 장점 9선 및 경영성과 보고서’를 공개하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도 했다.

이건희 회장 삼성 지배력 강화

재계 1위 삼성의 지분도는 10대그룹을 통틀어 가장 복잡한 형태다. 지분도를 공개한 공정위조차 삼성의 지배구조에 대해 “계열사 출자구조가 거미줄처럼 얽혀있어 기업집단 전체의 지배구조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고 평가할 정도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의 지분 0.52%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의 0.54%보다 0.02% 줄어든 수치다. 이 회장의 2~6촌 이내 혈족과 1~4촌 이내 인척을 포함한 친족들의 지분은 총 0.43%로 역시 전년대비(0.45%) 0.02% 하락했다. 이 회장과 친족을 합한 총수일가의 지분이 0.04% 하락할 동안 계열사의 지분율은 41.97%에서 58.75%로 대폭(16.78%) 늘어났다. 계열사 지분율 상승으로 같은 기간 내부지분율 또한 16.55% 늘어났다.

이 회장이 적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할 수 있는 것은 삼성의 순환출자구조 덕분이다. 이 회장은 삼성의 계열사 중 삼성생명보험(20.8%), 삼성전자(3.4%), 삼성라이온즈(2.5%), 삼성물산(1.4%), 삼성종합화학(1.1%), 삼성SDS(0.01%) 등을 지니고 있다. 이 중 이 회장이 그룹을 지배하는데 직접적으로 연관이 있는 주식은 삼성 순환출자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이다.

순환출자구도의 핵심 삼성에버랜드

이건희 회장이 3.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에버랜드는 삼성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으로 총 14개의 순환출자고리를 지니고 있다. 삼성에버랜드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는 삼성바이오로직스(41.8%), 올앳(30.0%), 이삼성인터내셔널(25.0%), 가치네트(21.0%), 삼성생명보험(이하 삼성생명, 19.3%), 시큐아이닷컴(8.7%), 삼성라이온즈(2.0%), 삼성중공업(0.1%) 등 총 8개사다. 그러나 삼성에버랜드으로부터 시작하는 모든 순환출자고리는 삼성생명을 통해 형성된다.

삼성에버랜드가 19.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대표 계열사인 삼성전자의 지분 6.5%를 갖고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SDI의 지분 20.4%를 지니고 있고 삼성SDI는 삼성물산의 지분 7.2%를, 삼성물산은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1.5%를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라는 총 6단계를 거쳐 하나의 순환출자고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에버랜드 사이에 삼성카드를 껴서 7단계의 고리를 형성할 수도 있다.

삼성에버랜드와 삼성생명은 삼성물산을 통해서도 순환출자고리를 형성한다.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 4.1%를 보유하고 삼성전자는 삼성전기의 지분 20.4%를, 삼성전기는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4.0%를 지님으로써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전자→삼성전기→삼성에버랜드’의 총 6단계 고리를 만드는 것이다.

대부분 6, 7단계를 거치는 竊본燻資?통한 순환출자고리 중 가장 낮은 단계로 형성되는 것은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물산→삼성에버랜드’, ‘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로 각각 총 4단계다. 그밖에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하지 않는 순환출자고리도 있다. ‘삼성전자→삼성SDI→삼성물산→삼성전자’ 총 4단계로 이어지는 고리다.

삼성에는 삼성에버랜드를 정점으로 하는 14개와 삼성전자 중심의 1개 등 총 15개의 순환출자고리가 있다. 그러나 계열사 간 지분율이 1% 미만인 경우까지 포함하면 순환출자고리의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금융위원회는 삼성카드가 삼성에버랜드의 주식 8.6%를 보유하고 있어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에 위배된다면 초과 지분 3.6%를 3개월 내 처분하라고 명령했다. 이로써 삼성의 순환출자고리는 일부 끊어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큰 틀 안에서는 순환출자구조를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후계구도 완성

삼성은 다른 10대그룹과 비교할 때 후계구도를 가장 빨리 완성한 곳으로 꼽힌다. 이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삼성에버랜드의 지분 25.1%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이건희 회장이 1992년 증여한 61억원을 삼성엔지니어링ㆍ에스원 등 계열사 주식에 투자해 550억원으로 늘린다. 이 사장은 늘어난 종잣돈을 이용, 삼성에버랜드가 1996년 10월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주당 7,700원에 인수했다. 며칠 뒤 이 사장은 취득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하며 삼성에버랜드의 대주주가 됐다.

61억원으로 이 사장을 삼성의 후계자리에 앉힌 이 회장은 이후 편법 증여 혐의로 삼성특검에 의해 기소됐다. 그러나 2009년 대법원이 허태학ㆍ박노빈 전 삼성에버랜드 사장의 전환사채 저가 발행 혐의에 대해 무죄 취지로 파기 환송하며 같은 혐의로 기소됐던 이 회장 또한 무죄가 확정됐다. 이로써 삼성 순환출자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의 대주주로 사실상 후계자가 된 이 사장에 대한 법리적 문제는 말끔히 해결, 이 회장으로부터의 직접적인 경영권 승계만 남은 실정이다.

삼성의 순환출자구조를 개혁하고자 하는 정치권의 강한 의지가 있지만 한동안은 구조변경이 힘들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의 요구대로 삼성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이 회장 일가가 별도의 지주회사를 설립한 뒤 삼성생명,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상장계열사 지분을 20% 이상 확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약 20조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지분도를 공개한 공정위 또한 순환출자구조 해소에 대해서는 법적ㆍ제도적인 규제보다 정보공개 등 시장을 통해 기업 스스로 자율적인 시정을 해나가는 것이 낫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김현준기자 realpe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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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亞 최고 브랜드”…소니·애플 제쳐

삼성전자가 소니를 제치고 아시아 최고 브랜드로 등극했다.

5일 미국 경제전문채널 CNBC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여론조사업체 닐슨과 미디어매체 캠페인아시아퍼시픽이 발표한 아시아 1000대 브랜드 가운데 '최고(most valued)'로 꼽혔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일본 소니에 이어 2위를 차지했지만, 올해는 소니가 3위로 밀리고 삼성이 수위에 올랐다. 지난해 6위에 그쳤던 애플은 올해 2위로 올라섰다.

이밖에 상위 5위권에는 네슬레(4위)와 파나소닉(5위)이 포함됐다.

캠페인아시아퍼시픽의 보도 부문 편집자인 졸렌 오트렘바는 "삼성전자가 시각 마케팅과 광고에 집중하고, 선진국과 신흥국 시장에서 동시에 브랜드 위상을 강화한 전략이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렸다"고 평가했다.

신흥시장 대표주자인 중국과 인도, 이른바 '친디아' 브랜드는 고전했다. 내수 의존도가 워낙 커 국제 인지도가 낮은 탓이다.

중국 컴퓨터업체 레노보는 131위로 지난해보다 순위가 10단계 밀렸고, 인도 최대 낙농업체인 아물(Amul)은 지난해보다 44계단 낮은 133위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아시아태평양지역 12개국 4800명이 14개 제품과 서비스 가운데 최고와 최악의 브랜드를 꼽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raskol@fnnews.com 김신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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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지曲 심의자료 15만8082건 찾아냈다


5일 한국공연윤리위원회의 금지곡 등에 대한 검열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악보 및 가사 심의 자료가 처음으로 공개됐다. 사진 왼쪽부터 공윤으로부터 ‘가사 전면 개작’ 지시를 받은 조미미 노래 ‘당신은 아시나요’ 심의신청서, 정태춘의 ‘시인의 마을’ 보류(원본확인) 자료, 서태지가 가사 없이 제출한 ‘시대유감’ 심의 신청 악보. 정하종 기자 maloo@munhwa.com

한국 금지곡의 역사를 파악할 수 있는 문화공보부 산하 한국공연윤리위원회(이하 공윤)의 가사 및 악보 심의 자료 15만8082점이 국립중앙도서관에 보존돼 왔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올해로 10월 유신(1972년) 선포 40주년을 맞는 시점에 무소불위의 공권력으로 대중음악 악보에 대한 검열 등 광범위한 통제가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결정적 자료다.

문화일보는 5일 국립중앙도서관 지하 5층 서고에 1976년 5월부터 1998년 6월까지의 공윤의 심의자료가 비치돼 있으며, 노래 제목의 ‘가나다’ 순으로 정리돼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간 대중음악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윤 심의 음반은 물론 가사 및 악보 심의자료가 망실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1998년 공윤 폐지 이후 가사 및 악보 심의 자료가 여러 경로를 거쳐 국립중앙도서관으로 이관됐으나 그간 공개된 적은 없었다.

이번에 확인된 자료들에 따르면 공윤은 이전의 한국문화예술윤리위원회(이하 예륜)의 심의자료를 이관받은 뒤 주요 대중가요에 대한 소급·재심 작업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민기가 작사·작곡한 노래‘아침이슬’의 경우 1972년 6월2일 예륜에서 심의가 이뤄진 뒤 1979년 4월 공윤에서 재심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민기 씨 측이 1972년 예륜에 제출한 ‘아침이슬’ 가사와 악보 중 ‘설움이 알알이 맺힐 때’ ‘저 거친 광야에’ ‘서러움 모두 버리고’ 등의 가사에 밑줄이 그어져 있었다. 가사의 글씨는 김민기 육필로 추정되며 신청자 코너에 막도장이 찍혀 있었다. 1차 심의란에는 이 같은 가사가 문제가 돼 ‘개작’이라는 수정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같은 난에 볼펜으로 쓴 ‘개작’ 판정 위에 굵은 사인펜으로 ‘가(可·통과)’라고 고친 것으로 밝혀졌다. 심의 시기와 관련, 첫 페이지에 1972년 6월2일과 1979년 4월이라는 표기가 돼 있는 것으로 미뤄 1979년 통과 판정을 받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당신의 마음속에’라는 곡은 가사 농도 문제로 불가판정을 받았으며, ‘그 사람’이라는 노래도 전개 내용 빈약, 세련미 없음 등의 이유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태춘 작사·작곡의 ‘시인의 마을’은 1978년 두 차례 심의를 거쳤고, 수정 지시 후 가사내용 중 ‘더운 열기의 세찬 바람’이 ‘맑은 한 줄기 산들바람’으로,‘숨가쁜 벗들의 말발굽 소리’는 ‘숨가쁜 자연의 생명의 소리’로 각각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심의자료를 보면 음반회사 측은 ‘심의에 지적받은 사항들을 위와 같이 개사하였으니 선처해 주시기 바란다’는 의견을 첨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윤에 제출된 서태지와 아이들의 제4집 ‘컴백홈’에 수록된 ‘시대유감’의 경우 작곡 정현철(서태지 본명)에 막도장이 찍혀 있고, 작사자란에 경음악이라고 돼 있다. 당초 이 노래는 ‘정직한 사람들의 시대는 갔어’ ‘모두를 뒤집어 새로운 세상이 오길 바라네’ 등의 가사가 문제가 돼 공윤으로부터 개작 지시를 받았다.

이숙현(가운데) 국립중앙도서관 자료관리부장과 직원들이 4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 지하서가에서 한국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정하종 기자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원곡인 김성술 작사, 황선우 작곡의 ‘돌아와요 충무항에’의 1970년 11월30일 심의 원고가 비치돼 있는 점에 미뤄 이전 예륜 자료도 보존돼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중음악평론가 임진모 씨는 “이 같은 공윤의 악보심의 내용은 음악이 정치의 희생양이었다는 명백한 자료이며 록과 포크 양대 부문에서 청년들의 건강한 음악 표현 욕구를 억누른 대중음악계의 중세 암흑기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놀라운 일… 박사논문 3 ~ 4개 나올만한 가치”

한국 금지곡의 역사 등 대중음악사를 다시 쓸 수 있는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5일 문화일보가 발굴·확인한 문화공보부 산하 한국공연윤리위원회(이하 공윤)의 심의자료 15만8082건은 왜색, 농도 짙은 가사, 가사 전개 유치 등의 이유로 광범위한 사전 검열이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증거이자 준사료다.

그간 공윤 회보나 심의반려 통보를 받은 작사·작곡가, 가수 등의 입을 통해 간헐적으로 금지 사유가 전해진 적이 있으나 공윤이 직접 심의한 원본이 공개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음반수집가인 정창관 씨는 국립중앙도서관에 공윤 심의 자료가 있다는 것과 관련 “놀라운 일이며 앞으로 이를 통해 박사학위 논문 3~4개는 충분히 나올 만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대중문화평론가 최규성 씨는 “대중음악 중요 시기의 소중한 노래와 악보가 보존돼 있다는 것이 이번에 확인돼 한류의 뿌리가 되는 대중음악 콘텐츠 연구에 햇살이 비치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음악평론가 문옥배 씨는 “그동안에는 금지사유와 관련, 가수들의 말에 의존하다 보니 확인했을 때 내용과 다른 부분도 있었다. 앞으로 구체적 심의 자료를 통한 규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이숙현 국립중앙도서관 자료관리부장은 지난 1999년 공윤으로부터 이 자료를 넘겨받아 1년여에 걸쳐 이를 중성지에 보존하는 등 치밀한 보존 처리작업 등을 거치고 방대한 분류작업도 했다. 이 부장은 “방대한 자료를 대중에게 공개하기 위해서는 마이크로필름화 작업과 음악 전문 사서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예진수·이근평 기자 jiny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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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커지는 ‘불황의 공포’ … 감원·구조조정·자살…

 
경기둔화 실물경제로 급속 확산
최대 건설장비업체 ‘싼이중공업’
10% 직원감원…임금 대폭 삭감

국제원자재·부동산침체등 영향
개발업자 ‘부채늪’에 잇단 자살도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중국의 경기둔화가 실물경제로 빠르게 옮겨붙으면서 감원과 해고가 이어지고 빚에 몰린 기업인의 자살이란 극단적 사례까지 발생하고 있다. 세계경제의 성장엔진인 중국에도 불황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는 분위기다.

▶싼이중공업, 대대적 감원=중국 최대 건설장비업체인 싼이(三一)중공업이 올해 전체 종업원의 5~10%에 해당하는 2500~5000명을 줄이기로 한 것은 중국 경기둔화의 명백한 증거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5일 보도했다.

싼이 측은 이 같은 구조조정이 통상적인 수준이라고 해명했지만 지난해부터 성장세가 급격히 둔화되면서 직원 숫자를 조절해온 점을 부인하지 않았다. 싼이의 지난해 말 전체 종업원은 5만1000명이었다.

싼이는 감원뿐 아니라 임금 또한 대폭 삭감했다. 4일 궈지진룽바오(國際金融報)에 따르면 싼이는 그동안 근로량에 따라 임금을 책정했으나 최근 근로실적으로 책정 기준을 바꾸면서 임금을 대폭 삭감했다. 근로자 왕(王)모 씨는 “월급이 4000위안에서 2500위안으로 40% 가까이 깎였다”고 말했다.

FT는 중국 건설시장이 세계 최대 규모로 국제 원자재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는 데다 싼이중공업이 현지 건설기계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에 이번 감원을 간과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경영컨설팅업체 오프하이웨이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건설장비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3분의 1을 넘었다. 바클레이스은행의 빅토리아 리 연구원은 “지난 10년간 중국 기계업종은 한번도 정리해고를 하지 않았다. 지난 2005년과 2008년의 침체기에도 감원을 하지 않았다”면서 최근의 상황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싼이중공업은 지난 수년간 중국의 건설활황에 힘입어 고속성장을 구가해왔다. 그러나 지난해 초부터 강도 높은 부동산 긴축정책이 시행되면서 굴착기 등 중장비 건설장비 수요가 급감하기 시작하고 호황기 때 펼친 외상판매 등이 부메랑으로 돌아오면서 현금 조달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부동산업계는 자살 이어져=부동산업계 역시 경기둔화의 직격탄을 맞아 최악의 위기에 봉착했다. 일부 개발업자들은 부채의 늪에 빠져 자살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

지난달 6일 네이멍구(內蒙古) 바오터우(包斗)의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딩타이즈예(鼎太置業)의 웨이강(魏剛) 회장이 시내 모 호텔에서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그를 죽음으로 내몬 것은 거액의 빚이었다. 그의 부채는 최소한 7억위안(약 1253억원)으로 알려졌다.

바오터우는 희토류, 철광석 등 지하자원의 산지로 지난 수년 동안 중국 최고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호황을 구가했다. 그러나 중국 중앙정부의 강력한 부동산정책으로 이곳의 부동산개발업체들은 판매부진, 높은 차입비용, 유동성 악화 속에 생존의 기로에 몰려 있다.

지난해 4월에도 바오터우에선 후이룽(惠龍)그룹의 진리빈(金利斌) 회장이 사채 빚을 못 갚아 자신의 몸에 불을 지르고 목숨을 끊었다. 당시 그는 14억여위안(약 2500억원)의 부채를 지고 있었다. 이 중 사채빚이 무려 12억3700만위안(약 2200억원)이었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서 “8만개가 넘는 중국의 부동산개발업체들이 올해 단기채무 상환을 맞고 있다”면서 “이들은 도산을 면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 등 미분양 물량 해소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pys@heraldm.com 

中 ‘세계의 공사장’은 옛말… 건설장비업계 대량감원

중국 최대 건설 기계 제조업체인 사니가 10년 만에 처음으로 대량 감원을 실시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중국의 경제 둔화로 산업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 중국 최대 중장비 제조업체인 사니에서 대량 감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이는 중국 경제 둔화로 인한 산업계의 고통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영국 오프하이웨이리서치 통계에 따르면 2011년 기준으로 중국의 건설기계 판매는 전 세계의 1100억 달러(125조150억 원)의 3분의 1이 넘는다.

사니를 포함해 줌라이온과 산투이(山推) 등 주요 중장비업체들은 건설경기 하락으로 인해 매출이 크게 떨어졌다. FT는 중국 정부의 낮은 경제 목표와 부동산 거품을 낮추기 위한 부동산 소유 제한 정책 등이 맞물리면서 글로벌 상품시장의 가장 큰 손이자 세계에서 가장 큰 건설시장인 중국 건설업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분석했다. 빅토리아 리 바클레이스 애널리스트는 “기계 산업에서의 감원은 지난 10년간 전혀 없었던 일”이라며 “심지어 지난 2005∼2008년 중국 경제가 둔화되던 때도 없었던 일로 분명한 것은 지금이 그때보다 훨씬 나쁜 상황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니는 세계 최대의 콘크리트 펌프 제조업체이자 굴착기와 크레인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지난 1월 대출을 포함해 5억2500만 유로(7511억9625만 원)를 들여 독일의 콘크리트 펌프업체 푸츠마이스터의 지배지분을 사들이면서 유명해졌다. 사니는 대량 감원설에 대해 “지난해부터 업황이 좋지 않아 인력도 이에 따라 조정하고 있다”라고 간접적으로 감원을 시인했지만 대량 감원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직원들은 조사, 판매, 제조 부문에서 인력 감축이 진행되고 있으며 이는 얼마 전부터 시작됐다고 FT에 밝혔다.

데이비드 필립스 오프하이웨이 이사는 “경기 상황이 나쁜데다가 무리한 대출로 재정에 거품이 있어 장기적으로 신용에 악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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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달리자 현대차는 멈칫…삼성전자·애플도 닮은꼴

글로벌 경쟁기업 실적 주가에 영향
단기 모멘텀선 애플·도요타 선방 중장기 전망에선 "역전가능성 높아"

삼성전자와 현대차, 국가대표급 두 기업의 주가가 한 달째 횡보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외국인 자금의 이머징마켓 이탈에 따른 수급 불안이 원인이지만 글로벌 경쟁 기업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 주가 매력도가 변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발표된 상반기 미국 자동차 시장 판매량은 727만2096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8% 증가했다. 글로벌 메이커 대부분의 매출이 큰 폭의 신장세를 보였고, 특히 일본차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도요타는 104만대를 팔아 전년 대비 28.7% 늘어났고 혼다와 닛산은 각각 15.4%, 14.4%씩 판매가 늘었다. 일본차는 지난해 대지진 사태 이후 빚어진 수급 차질과 판매 부진을 털어내고 급속히 체력을 회복해가는 중이다. 현대ㆍ기아차도 13.6% 판매 증가세를 보이며 선전했지만 도요타의 폭발적 회복세에는 빛이 바랬다.

도요타와 현대차는 경합 관계에 있는 만큼 상대방 실적에 따라 주가가 영향을 받는다. 예를 들어 도요타가 잘나가면 현대차 주가가 멈칫하고 현대차가 잘 팔릴 때 도요타 상승세가 꺾이는 식이다. 글로벌 펀드 중에선 도요타와 현대차로 롱쇼트 포지션을 구성해 그때그때 전망이 좋은 종목으로 갈아타는 전략을 펼치기도 한다.

그렇다면 지금은 어느 국면에 해당할까.

두 기업 모두 실적이 양호해 어느 한쪽 손을 선뜻 들어주기는 쉽지 않지만 그래도 굳이 꼽자면 도요타 쪽에 무게중심을 두는 전문가가 많다.

김상백 레오투자자문 대표는 "주식 투자는 결국 모멘텀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현대차와 도요타의 실적이 다 좋지만 단기 모멘텀에선 급속한 회복세를 보이는 도요타가 앞선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두 기업의 주가 추이에서도 확인된다. 도요타 주가는 지난달 이후 4일까지 5.8% 상승하며 5월에 기록한 손실분을 만회해가고 있다. 반면 현대차 주가는 같은 기간 약 1% 하락했다. 한때 25만원 고지를 회복하는 등 그런 대로 괜찮은 움직임을 보이던 현대차 주가는 지난달 25일 이후 외국인의 연속 집중 매도에 큰 폭으로 떨어졌다. 당시 한 외국계 금융사가 내놓은 '도요타 비중 확대ㆍ현대차 비중 축소' 리포트가 글로벌 펀드의 종목 이동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애플 주가 간 함수도 비슷한 관점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갤럭시S3 출시 기대감에 삼성전자 주가가 10% 넘게 상승했던 4월 중순~5월 초 애플은 580달러 선에서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최근 흐름은 정반대다. 6월 후 삼성전자 주가가 1.7% 하향하는 동안 애플 주가는 3.8% 상승했다. 4일 애플 주가는 599.4달러를 기록해 600달러 고지 탈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 최근 애플의 상승세는 오는 10월로 예상되는 아이폰5 출시 기대 심리에 힘입은 바가 크다. 즉 현시점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비교하면 신제품 출시 모멘텀이 살아 있는 애플이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얘기다.

물론 이는 단기 모멘텀에 한정된 얘기로 중장기적 전망으로 가면 얘기는 또 달라질 수 있다.

박정준 JP모간 전무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애플 주가가 오르는 것은 일반적 패턴이지만 이번에는 상승폭이 예전만 못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아이폰 신제품의 혁신성이 갈수록 떨어지는 데다 애플 전략이 마진폭이 작은 저가형 제품 출시 전략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5 출시 효과가 끝나는 시점에서 두 종목 간 선호 관계가 또 한 번 엇갈릴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서성문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얼마 전 렉서스에서 리콜 사태가 재발하는 등 최근 3~4년간 품질 개선 측면에서 도요타는 바뀐 게 거의 없다"며 "반면 연말께 중국 공장의 신형 아반떼 생산을 기점으로 중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현대차는 성장 스토리가 한동안 이어질 회사"라고 평가했다.

[노원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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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얇게…더 가볍게…IT제품들 몸매자랑…패셔니스타는‘환호’

가전업계가 ‘다이어트에 성공한’ IT기기를 쏟아내면서 패셔니스타는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30도 안팎의 무더운 여름 대중의 옷차림이 가벼워지면서 IT기기도 역시 가볍고 얇은 기종이 각광받는다. 각 업체는 이에 부응해 경쟁적으로 ‘더 얇고, 더 가벼운’ IT기기를 출시하며 소비자의 구미를 자극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애플의 ‘뉴아이패드’다. 9.5㎜ 두께에 652g(와이파이)의 이 신제품은 전 세계에 탄탄한 마니아층을 확보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애플 제품은 디자인 면에서는 적수가 없어 보일 만큼 패셔니스타의 필수 아이템이기도 하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서피스’는 최근 등장한 뉴아이패드의 강력한 적수다. MS가 지난달 18일 LA에서 윈도8을 탑재한 태블릿PC 서피스를 공개했다. 서피스의 윈도RT 버전 두께는 9.3㎜, 무게는 676g이다. 뉴아이패드(9.4, 652g)보다 다소 무겁지만 ‘킥스탠드’와 ‘터치커버’를 장착해 태블릿PC 이상의 활용도를 갖는다. 


매일 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하는 스마트폰업계도 휴대가 간편한 신제품을 연이어 출시하고 있다. 단연 눈에 띄는 제품은 삼성의 갤럭시S3다.

다른 갤럭시 라인이 그렇듯 지난 5월 3일 영국 런던에서 세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S3(3G)도 두께 8.6㎜, 무게 133g으로 가볍다. 메탈 느낌의 케이스와 터치했을 때 스크린에 퍼지는 물결 잔상은 습한 여름을 날려버릴 재치있는 아이디어다.

중국에서 쏟아져 나오는 저가 스마트폰도 패셔니스타의 관심 대상이다. 먼저 ZTE의 아테나폰은 두께 6.2㎜의 초박형 스마트폰이다. 이 제품은 ‘세계에서 가장 얇은 스마트폰’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ZTE는 지난 10년 가까이 원화로 20만원 안팎의 저가 제품으로 신흥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데다 국내에서 최근 가상이동통신망업체(MVNO)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국내 스마트폰 시장의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IT 주변기기는 아이디어로 몸집 줄이기에 나섰다. 노트북 이용자에게 무선마우스는 필수 품목이지만 둥근 형태 때문에 가방에서 생각보다 많은 부피를 차지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아크터치마우스’는 아이디어로 이런 문제를 해결했다. 긴 바 형태의 마우스는 부피를 최대한 줄였다. 뒷부분을 구부리면 전원이 들어오면서 사용할 수 있다. 아이패드 등 태블릿PC는 휴대성이 좋지만 터치자판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 블루투스 키보드를 따로 들고다니는 것도 거추장스럽다. 로지텍의 ‘울트라씬 키보드 커버’는 평소에는 아이패드 커버 역할을 하지만 아이패드를 중간 홈에 거치하면 블루투스 키보드가 된다.

IT업계 관계자는 “최근 IT기기는 기능만큼이나 디자인이 중요하게 여겨지기 때문에 시기마다 변하는 소비자 성향을 반드시 고려해 제작해야 한다”며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게와 부피를 줄이면서 여름철 공간 활용성을 높이면 소비자의 이목을 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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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톤글로벌, 미국 점결탄 광산 인수 ‘본격화’

키스톤글로벌이 미국 R-에너지 광산 인수를 위한 첫 발걸음을 내딛었다.

키스톤글로벌은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켄터키 소재 점결탄 생산 광산 및 광업권을 소유하고 있는 R-에너지 지분 100% 인수를 위한 인수보증금 200만 달러를 납부했다고 5일 밝혔다. 이를 통해 키스톤글로벌은 R-에너지와의 인수협상에서 독점권을 확보, 법률 및 회계, 기술, 환경실사에 박차를 가하면서 오는 3분기내 본 계약 체결을 진행할 방침이다.

키스톤글로벌은 지난 2월부터 사전조사와 의향서를 통해 양측간 인수 조건을 협의, 지난달 미국 광산 소유주와 해외 펀드로부터 R-에너지 광산 지분 100%를 4억7800만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키스톤글로벌은 한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점결탄 생산 광산 인수를 추진, 현재 연간 500만톤, 향후 연간 90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춘 R-에너지를 통해 기존 국내외 판매망과의 시너지를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키스톤글로벌 관계자는 “R-에너지 광산은 순석탄 매장량이 1억톤 규모로 철을 만드는데 반드시 필요한 점결탄(Coking Coal) 비중이 절반에 달하며 현재 석탄 평균가격을 감안하면 향후 20년간 캐낼 수 있는 석탄가치가 총 11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키스톤글로벌 박준석 석탄판매본부장은 “그동안 키스톤인더스트리의 아시아 총판으로 국내외에서 다양한 판매망을 구축해온 키스톤글로벌이 한국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점결탄 광산을 인수하며 생산능력까지 확보하게 됐다”면서 “판매와 생산을 동시에 전개할 수 있는 사업체계를 구축해 더욱 안정적인 비즈니스를 전개하는 한편 공격적인 해외 마케팅을 통해 지난해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한편 키스톤글로벌은 지난 2010년 세계적인 석탄 생산법인인 미국 키스톤인더스트리의 아시아 지역 총판권을 계약하며 영업 및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포스코를 비롯 현대제철, 일본 JFE와 잇따라 공급 계약을 체결하는 등 높은 영업 성과를 달성, 2011년 매출액 1006억원, 영업이익 125억을 기록하며 9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특히 키스톤글로벌은 국내와 일본시장 뿐 아니라 인도와 베트남 등 아시아 전역으로 영업망을 확대시키면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성시종기자 ssj@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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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진출 20년 중국삼성의 미래
“중국 인민에게 사랑받는 기업 되겠다”… 핵심비전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로 낙점


- 중국삼성은 핵심비전을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로 정했다.

지난 3월21일 낮 중국 최고 명문인 베이징 칭화(淸華)대 내 100주년 기념강당 안. CCTV의 유명 앵커인 루이청강(芮成鋼)의 사회로 큐큐닷컴(QQ.com)의 류청민(劉承敏) 수석부사장, 여우쿠(Youku)의 야오   (姚鍵) 기술담당 임원(CTO), 망고TV(Mango TV)의 청롱홍(成洪榮) 사장, 자오바오강(趙寶剛) 영화감독 등이 참여한 가운데 칭화대 재학생 600여명을 대상으로 스마트 토크쇼가 열렸다. ‘Push Boundaries(智无界 行无疆·한계를 극복하라)’라는 슬로건으로 3월22일까지 이틀 동안 열린 ‘2012 삼성 차이나포럼’ 행사의 한 세션이었다. 삼성차이나 포럼에는 거래선과 미디어, 대학생 등 1500여명이 몰려들어 ‘동작인식 스마트TV’인 SI(Smart Interaction)TV를 비롯한 신제품 소개와 앱 개발자 대회 등이 열렸다.
이날 ‘기술과 오락, 디자인’을 주제로 한 스마트 토크쇼에 초청받아 온 600여명의 칭화대 학생들은 주제 발표자들과 함께 기술의 한계와 제품의 영역 구분을 뛰어넘어 고객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최선의 솔루션을 제공하는 방법과 신기술 개발 현황·가능성 등을 진지하게 의논했다.
삼성전자는 또 이날 칭화대 캠퍼스 안에 150평 규모의 휴대폰·IT체험관을 열었다. 삼성 측은 중국내 주요 대학 캠퍼스에 칭화대에 설치한 것과 같은 휴대폰·IT체험관을 열어 중국의 미래를 이끌 젊은 층과 함께 호흡하며 젊은 삼성의 이미지를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가 올 가을학기부터 칭화대 마이크로전자나노학과에 반도체 강좌를 개설키로 확정한 것도 이른바 ‘청년(Youth) 마케팅’ 전략에서다. 3학점짜리 필수과목인 이 강좌에는 삼성전자의 마스터들이 나와서 석·박사 과정 현지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글로벌 반도체 업계의 최근 기술 추이를 강연한다. D램 및 플래시 반도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기술 등이 대상이다. 장원기 중국삼성 사장은 “칭화대학 반도체 강좌를 통해 삼성의 중국내 반도체 사업은 물론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중국삼성은 중국 우수 인재 확보와 기업 이미지 제고를 겨냥해 2002년부터 27개 대학과 10개 고등학교에서 장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급 중이다. 지난해까지 4040명에게 장학금을 전달했으며 올 한해에만 740여명에게 장학금을 수여할 예정이다.

작년 총매출액 600억달러 돌파
1992년 남부 광둥성 후이저우(惠州)에 오디오공장을 가동하면서 중국 현지 생산법인을 첫 가동한 중국삼성은 현재 중국에서 10만명이 넘는 인력을 고용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최대 제조 거점이며, 조만간 북미와 유럽을 제치고 그룹내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 확실시된다. 중국삼성에는 삼성그룹내 23개 계열사에서 155개 거점이 진출해 있으며, 홍콩·대만을 포함할 경우 총매출액이 지난해 사상 처음 600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중국 진출 20주년을 맞은 중국삼성의 성과는 외형적인 측면뿐 아니라 중국 안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올해 4월에 중국내 유력경제지인 <경제관찰보(經濟觀察報)>와 베이징대학관리사례(管理事例)연구중심이 공동 주관해 발표하는 ‘2011~2012년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뽑혔고 지난 2월 <포춘차이나>가 제정한 ‘중국기업 사회책임 랭킹’에서 2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런 삼성이 중국 공략의 질을 한층 업그레이드하면서 중국 내수시장과 완벽한 현지화로 전략적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다. 강준영 중국삼성 상무는 “지금까지 중국에서 전자·전자부품, 조선 등의 제조 거점으로서 원가경쟁력을 높여 수출하는 것이 과거 삼성의 주요 전략이었다면, 앞으로는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즉, 한국에서 개발된 제품을 가져와 중국 내수시장에 팔던 방식에서 벗어나 앞으로는 중국 내에서 중국인 기술자들에 의해 제품과 기술개발을 하고 이를 중국에서 만들어 팔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중국삼성은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在中國, 爲中國)’를 핵심 비전으로 정하고 중국 인민에 사랑받고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강 상무는 “이런 맥락에서 중국삼성은 앞으로 중국 현지인들에게 권한과 책임을 대폭 이양해 나갈 것”이라며 “중국본사의 경우 현지 VIP급이 그룹장으로 임명됐고 중국전자총괄을 올 1월 중국인 마케팅 담당자로 발탁 임명하는 등 각 제품 책임자도 현지인들로 교체해 실질적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적 특성에 맞는 중국향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기본이다.
중국삼성이 한국으로부터 사람, 기술, 제품 모두 다 오는 것에서 벗어나 중국에서 기술개발하고 중국인에 의해 만들어지고 판매되는 현지화를 확실하게 다지겠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모니터 뒷면을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으로 디자인한 홍운(紅)과 같은 LED모니터를 선보여 2011년 한해에만 100만대 분량을 판매한 게 성공 사례다. 올해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福’을 활용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으며, 젊은 층을 타깃으로 키보드 자판에 LED를 넣고 중국어와 영어 자판을 한 번에 입력할 수 있는 ‘원 터치키’ 기능을 추가한 노트북도 시판 중이다.
최근 선보인 ‘백라이트 키보드 노트북’ 역시 치밀한 현지화 노력이 반영된 작품이다. 이 제품은 기숙사 생활을 하는 중국 대학생들의 특성상 소등 후 노트북을 사용할 때 유용한 이 기능이 좋다는 의견을 반영한 것으로, 실제 이 제품 개발에 앞서 삼성전자의 현지 디자인 및 개발인력으로 구성된 PIT(Product Innovation Team)팀은 수십개 대학 캠퍼스 환경을 직접 조사한 결과 ‘기숙사 마다 밤 11시면 소등되며 학생 수가 많아 전력 공급이 원활치 못한 점’ 등을 파악한 뒤 본격 제품화됐다. 최근에는 햇빛에 건조하는 것이 좋다고 여기는 중국 현지인들을 겨냥해 신형 세탁기 연구개발 작업에 한창이다.
김영하 중국삼성 전자 총괄 전무는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를 7.5%로 낮춤에 따라 휴대폰, 가전, 노트북 등 전자 부문 성장률이 5%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3와 갤럭시노트 등 고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대해 시장 점유율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삼성전자는 휴대폰 분야에서 지난해 7월부터 27%대 점유율로 노키아 등을 누르고 중국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중국에서 판매한 삼성전자 휴대폰은 4000만대이며 이 가운데 스마트폰만 1200만대를 팔았다. 그런데 올해는 3500위안(약 63만원)이 넘는 고가(高價) 스마트폰을 매월 100만대 이상씩 팔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30%에서 40%로 높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갤럭시3’ 시판을 앞당기고 휴대폰·노트북·가전 등 전자 세트부문 매출액을 140억달러로 작년보다 40% 이상 늘릴 계획이다.


최첨단 제품 중국 투자 강화
중국삼성이 추진하는 새로운 전략적 변화는 워크 스마트(Work Smart) 추구다. 워크 스마트란 일과 생활의 균형을 통해 생활의 질을 높이고, 창의적으로 효율적으로 업무를 해 이전보다 훨씬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2배, 3배 이상의 성과를 내는 것을 지향한다. 이를 통해 조직은 성장·발전하고 개인은 일의 즐거움을 느끼고 가정의 행복을 이루는 것이다. 지난 1월 중국본사에 장원기 사장이 부임한 이후 중국삼성의 ‘소통과 문화 최고 책임자’로서 ‘워크 스마트(Work Smart) 사무국’을 출범시키고 ‘잔업 금지’ 및 ‘음주문화 개선책’을 시행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 사례다. 중국삼성은 또 업무 효율을 크게 높이기 위해 일하는 방식과 시스템을 혁신하는 작업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가고 있는 중이다. 강준영 상무는 “앞으로 중국삼성 내 모든 지·법인에서 창의와 혁신의 문화를 전파해 나가기 위해 워크 스마트를 전방위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급변하는 중국내 사회·문화적 환경 등을 감안해 준법(遵法)경영을 강력 실천하기로 했다.
동시에 변화된 중국의 산업환경을 고려해 단순 조립하는 기존의 노동집약적 제품 투자에서 벗어나 LCD, 반도체 등 최첨단 제품을 중국에 투자하는 경향을 강화하며 기존 제조 중심에서 앞으로는 금융, 서비스 등의 산업에도 본격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10월 삼성전자가 7.5세대 LCD생산라인을 중국에 건설하려던 당초 계획을 바꾸어 8세대 LCD라인을 중국 쑤저우에 짓기로 하고 한국과 중국 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 내년말 완공키로 한 것이나, 서부 지역의 거점인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 건설을 시작해 내년 말부터 10나노급 첨단 낸드플래시를 본격 생산키로 결정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다. 중국삼성 관계자는 “지난 20년의 투자와 비교해 볼 때 앞으로 20년 동안 삼성의 대중 투자는 수 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중국삼성은 ‘중국 인민에 사랑받고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되자는 비전 아래 전 임직원들이 참여하고, 지속적이며 장기적인 지원 활동을 전개한다는 목표로 중국에서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삼성의 사회공헌활동은 교육지원, 사회복지, 농촌지원, 환경보호 등의 분야로 나누어 전개 중이다. 구체적으로 ‘일심일촌’, 희망소학교, 장학금, 애지광행동(백내장수술), 집선애지광행동(종합장애인지원), 청각장애인 도우미견, 서부양광(대학생 농촌봉사), 일사일하일산일호(一社一河一山一湖·환경보호) 등이다.
장원기 사장은 지난 1월 취임식에서 “삼성이 명실상부하게 ‘중국 인민에게 사랑받는 기업, 중국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으로 인정받으려면 외부와 끊임없이 교류하고 소통하며 삼성을 향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서 우리를 더욱 발전시키는 거울로 삼아야 한다”며 “사회공헌활동을 더욱 확대하고 심화해서 중국 사회와 소비자들에게서 받은 사랑에 보답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중국삼성은 올해 창립 기념일(3월18일)을 맞아 지난 3월19일부터 30일까지 2주일간을 ‘중국삼성 사회공헌활동 주간’으로 정하고 ‘전체애심 회궤사회(傳遞愛心 回饋社會:사랑하는 마음을 전하고 사회에 이를 보답한다)’를 주제로 사회봉사 활동을 벌였다. 구체적으로 베이징시 퉁저우구에 있는 농민공 자녀학교인 밍셩(明星)학교와 자매결연식을 맺는 것을 비롯해 극빈층, 고아 지원, 식목활동과 하천 정화활동, 주민 무료건강 검진, 컴퓨터 교육 같은 활동을 벌여 중국 전역 36개 법인에서 1만여명의 임직원들이 참여했다. 또 삼성의 사업장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각종 시설·물품 지원 외에도 임직원들이 직접 찾아가 자신의 재능을 나누는 ‘재능기부 활동’도 적극 펼칠 예정이다.
이런 노력을 인정받아 중국삼성은 중국 민정부(民政部)가 주최하는 중화자선상(中華慈善賞)을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 수상했으며, 베이징(北京)시가 주는 ‘2011 수도자선상(首都慈善賞)’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유력 주간지인 남방주말에서 선정한 중국 내 100대 공헌(貢獻)기업 순위에서 4위에 올랐으며, 월간지인 <중국기업가> 선정 ‘다국적기업 본토화 지수’에서는 5위를 차지했다. 또 베이징대 MBA 산하 연구소에서 매년 발표하는 브랜드가치 평가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중국삼성 임직원들(왼쪽). 중국삼성 신입사원 입문 교육
글: 송의달 조선일보 위클리비즈 에디터(전 홍콩특파원) (eds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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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06월호 > MANAGEMENT
 
 
INSIGHT NOTE | 마케팅은 기술인가 과학인가(서울대 경영대 공동기획)
고객의 욕구 이해·경쟁자 분석, 직관보다 과학적으로 접근하라

마케팅의 성공적 계획 및 실천을 위해서는 고객의 심리와 행동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국내 기업경영자와 마케팅실무자들 대다수는 마케팅을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과연 마케팅은 ‘기술(art)’일까, 아니면 ‘과학(science)’일까.

마케팅을 기술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마케팅에 대한 철학을 살펴보자. 마케팅이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기업경영자와 마케팅 실무자는 마케팅에 있어서 “고객 심리에 대한 정확한 측정과 고객 행동에 대한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하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종종 “고객 스스로도 자신의 심리상태를 정확히 묘사할 수 없는데, 어떻게 제3자가 고객심리를 객관적으로 측정할 수 있겠는가” 혹은 “고객 대부분이 특정 상품을 구매한 이유조차 명확하게 설명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고객행동을 제3자가 사전에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겠는가”라고 반문한다.
또 마케팅 교과서에 나오는 중요한 여러 개념들의 대부분은 이론적, 추상적, 일반적이어서 현실세계에서 마케팅 전략을 수립, 실행하는 데 활용하기 어렵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의견 선도자라는 개념이 모든 마케팅 교과서에 서술돼 있으나, 그 어느 책도 의견 선도자가 누구인지 판별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있지 않음을 강조한다.

고객의 심리 측정 가능
요즈음 많은 사람들이 고객의 정서, 감정에 소구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마케팅을 통칭해 감성마케팅을 강조하고 있는데, 감성마케팅의 주창자는 고객의 정서, 감정을 자극해 고객을 감동시키고 공감시키는 측면에서 계량적, 합리적 방법의 영역은 매우 적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그들 중 많은 사람들이 성공적 마케팅 사례로 애플의 아이팟을 언급한다. 모든 MP3 플레이어가 성능, 크기 측면에서의 차별화를 꾀할 때, 아이팟은 전혀 새로운 차원인 디자인 측면에서의 차별화에 성공했음을 강조하며, 그와 같은 디자인 측면에서의 차별화는 바로 창조적 직관 덕분이라고 주장한다. 즉, 마케팅의 경우 계량화된 측정과 예측이 어렵기 때문에 창조적 직관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들은 마케팅을 ‘과학’이 아닌 ‘기술’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마케팅은 과연 기술인 것일까. 이에 대한 평가를 위해 마케팅을 기술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기본 가정부터 먼저 살펴보자. 고객심리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객심리의 상당부분은 비교적 정확하게 측정가능하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된다.
심리학에서 심리측정 방법을 연구하는 계량심리학의 경우 지금도 새로운 측정방법, 측정도구들을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어 요즈음 무의식적 판단, 의사결정을 측정하기 위해 뇌파, 뇌스캔 데이터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측정방법의 개발은 향후 고객 심리를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덧붙여 고객행동에 대한 행동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고객 행동의 상당부분은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하는 것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두 개의 상품대안에 대한 구매확률 예측의 경우 예측 정확도가 흔히 80%에 달하는데, 이는 무작위 예측인 50%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다. 실제로 학계에서는 고객 판단, 행동에 대한 보다 정확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한 새로운 방법, 모형이 개발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고객의 심리와 행동에 대한 측정과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신념은 잘못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대로 마케팅이 기술이라고 믿는 사람들은 창조적 직관을 강조한다. 그렇다면 창조적 직관만으로 마케팅의 성공이 가능한 것일까. 이의 평가를 위해 다음의 간단한 질문을 생각해 보자. 전통적으로 마케팅에서는 기존상품에 의해서 충족하지 못한 욕구를 발굴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특정 기업이 충족되지 않은 욕구를 성공적으로 발굴해 해당 욕구를 충족시키는 제품 혹은 서비스를 출시한다면 반드시 성공하는 것일까. 답은 분명하다.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설혹 미충족 욕구를 충족하는 상품을 출시한다 하더라도 상품, 가격, 유통, 커뮤니케이션 측면에서의 경쟁자의 행동에 의해 해당 신상품의 성공여부가 크게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경쟁자가 쉽게 대응할 수 없는 미충족 욕구를 충족시키는 상품을 출시한다면 시장성공이 반드시 보장되는 것일까. 이 또한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해당 신상품이 자사의 자원, 능력과 부합되는가의 여부가 시장성공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 디자인 차별화로 성공한 애플 ‘아이팟’

 

고객, 경쟁자, 자사 간 상호작용 이해해야
마케팅은 고객(혹은 시장), 경쟁자, 그리고 자사라는 세 플레이어 간의 상호작용에 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마케팅의 성공을 위해서는 고객, 경쟁자, 자사 중 최소한 두 개의 적합도의 달성이 필요하다. 먼저 고객의 욕구와 자사의 강·약점이 부합해야 한다. 고객의 다양한 욕구 중에서도 자사가 가지고 있는 강점이 부합되는 욕구가 성공가능성이 있는 사업기회인 것이다. 또 경쟁자의 강·약점과 자사의 강·약점을 대비해 자사가 그 어떤 경쟁자보다도 잘 할 수 있는 사업기회를 포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와 같은 고객, 경쟁자, 자사 간의 적합도에 관한 전략적 평가 및 확보를 직관에 의해서만 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고는 보기 힘들다. 오히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분석 및 논리적 추론이 결정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즉, 마케팅은 직관에만 의존한 기술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과학적 접근방법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것이다.
본질적으로 마케팅은 과학적, 분석적 접근방법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왜 많은 사람들이 마케팅을 기술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일까. 아마도 가장 큰 이유는 과거 마케팅에 대한 교육, 경험의 제한성인 듯하다. 마케팅 학계는 크게 두 연구분야로 구성돼 있다. 첫 번째 연구분야는 많은 사람들이 이미 잘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고객의 심리, 태도, 판단, 의사결정 등을 심리학, 사회학, 인류학 이론에 근거해 연구하는 소비자행동 분야다.
많은 사람들이 잘 알고 있지 못하는 또 다른 마케팅 연구분야는 마케팅모형 분야다. 마케팅모형은 마케팅 의사결정자가 직면한 마케팅 문제에 대한 해법을 찾도록 도움을 줄 목적으로 통계적, 수학적 모형을 개발하는 분야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들 두 연구분야 중 소비자행동 분야에만 노출되고, 마케팅모형 분야를 접할 기회가 없었다는 사실이 그들로 하여금 마케팅은 과학적 접근방법이 결여된 기술에 불과하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한 듯하다.
마케팅 모형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간단한 예를 들어보자. 한 기업의 전략적 목표가 향후 1년 내 시장점유율을 5% 증가하는 것이라고 하자. 이와 같은 전략적 목표는 다음과 같은 의사결정문제로 전환할 수 있다. “향후 무엇을 어떻게 해야 시장점유율이 5% 증가할 것인가”이다. 해당 의사결정문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필요한 핵심 정보는 다양하고 가능한 전략적 마케팅 활동 각각이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효과라는 것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이때, 그와 같은 핵심 정보를 도출하기 위해 모형을 개발할 수 있다. 먼저 시장점유율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변수, 활동의 리스트를 만들고 리스트 상에 존재하는 변수 각각이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효과를 계산해 내기 위한 통계적, 수학적 모형을 개발할 수 있다. 그와 같이 개발된 계량모형을 실제 데이터(예를 들면 과거 시계열 자료)에 적용해 봄으로써, 의도한 대로 리스트 상에 존재하는 변수 각각이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효과를 객관적으로 추출해내는 것이 가능하다.
경영학은 마케팅, 재무, 회계 등 여러 분야로 구성돼 있다. 그와 같은 여러 경영학 분야 중 어느 분야가 가장 계량적, 분석적 접근방법을 활발히 개발, 활용하고 있을까. 많은 사람들은 주가예측을 예로 들며 재무분야가 가장 계량적 방법을 많이 쓸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상은 마케팅이 경영학 그 어느 분야보다 계량적 접근방법을 가장 많이 개발하고 있다는 점을 대다수는 알지 못한다. 대다수의 다른 경영학 분야는 이미 타 분야에서 이미 개발된 계량적 기법을 빌려와 적용하는 것에 머물고 있는 데 반해, 마케팅 내 많은 연구자들은 타 학문분야에서 개발되지 않은 새로운 형태의 모형을 개발해 통계학, 계량경제학 등 타 학문의 저널에 게재하고 있다.


- 창조적 직관과 합리적 분석능력이 결합됐을 때 마케팅은 성공한다.

 

마케팅 계량적 접근방법 가장 많이 개발
마케팅에 대한 계량모형적 접근방법은 통계분석기법과는 확연히 다르다. 설문조사 등을 통해 수집한 자료는 다양한 통계분석을 이용해 처리되게 된다. 이와 같은 통계분석 기법은 수집된 자료의 요약을 주목적으로 한다. 마케팅모형은 비록 설문조사자료, 패널자료, 시계열자료 등 다양한 형태의 자료를 활용하나, 단순한 자료의 요약을 넘어서 특정 활동이 가져올 결과에 대한 객관적 예측과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통계분석 기법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예를 들어, 마케팅 모형은 여러 개의 전략적 대안 중 각 대안이 실제로 실행됐을 때 예측되는 시장점유율 상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또 통계분석을 통한 자료요약의 경우 검증해야 할 가설의 개발 등 여러 측면에서 분석자의 주관성이 개입할 가능성이 매우 크지만, 모형을 통한 이와 같은 예측은 주관성의 개입이 최소화되고, 객관성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존재한다.
이와 같은 논의에 근거해 볼 때, 마케팅이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는 점이 분명해진다. 마케팅은 광고를 만들거나 판매기법을 고안하는 것에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마케팅은 고객의 욕구를 이해하고 경쟁자에 대한 전략적 고려 하에서, 표적고객의 선정 및 표적고객의 욕구충족을 위한 상품, 가격, 유통, 커뮤니케이션 등 다양한 마케팅활동의 최적화를 위한 과학인 것이다.
마케팅 성공은 창조적 직관에 의해서만 달성된다는 것도 잘못된 생각이다. 창조적 직관과 합리적 분석능력 모두 필요하다. 창조적 직관과 합리적 분석능력이 결합됐을 때, 마케팅 성공의 가능성이 보다 커질 것이다. 두 구성요소가 서로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합리적 분석능력이 아마도 아이팟과 같은 현실적 변화방향, 즉 디자인을 도출하는 측면에서 한계점이 있을 가능성이 큰데, 이를 창조적 직관이 보완해 줄 수 있다. 역으로 창조적 직관의 경우 미래의 예상되는 결과에 대한 분석 및 예측이 결여되게 되는데, 이를 합리적 분석능력이 보완해 줄 수 있다. 현재 우리 기업이 마케팅과 관련해 창조적 직관과 분석적 사고 두 측면 중 어느 측면에 약점이 있는지를 검토해 상호 균형적인 모습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글: 김진교 서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교수 (jingkim@sn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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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년06월 92호 > CEO to CEO
한국 프랜차이즈업계의 대부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BBQ 경쟁자는 맥도날드… 세계 최고·최대 프랜차이즈 되겠다”
 
치킨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즐겨 먹는 ‘국민음식’ 중 하나다. 한국인의 연간 치킨 소비량은 1인당 약 15마리 정도 된다고 한다. 한 달에 한 마리 이상은 섭취한다는 계산이다. 치킨은 보통 가족이나 친구, 동료들끼리 여러 명이 모여 함께 즐기는 외식요리다. 따라서 횟수로 치면 한국인 한 사람당 한 달에 최소 3~4회 정도는 치킨을 먹는 셈이다. 제너시스BBQ는 국내 치킨업계에서 ‘BBQ’라는 브랜드로 유명한 넘버원 기업이다. 외식 프랜차이즈 전문 기업으로는 한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기도 한다. 나아가 국내 최초로 세계 시장 진출에 성공한 토종 프랜차이즈 기업이기도 하다. 여러 방면에서 1등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제너시스BBQ는 명실상부한 ‘리딩 프랜차이즈’인 셈이다. 치킨 프랜차이즈 분야에서 독보적인 성공신화를 써온 제너시스BBQ는 1995년 출범했다. 이제 고작 창립 17주년을 맞은 아주 젊은 기업이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은 수많은 브랜드가 혈전을 벌이는 군웅할거의 격전장이다. 그런 레드오션에서 제너시스BBQ는 블루오션을 개척해왔다. 특유의 뛰어난 맛과 다양한 메뉴, 소통과 신뢰의 한국적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비결이었다. BBQ 성공신화의 주역은 물론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윤홍근 회장이다. 그는 창업 초창기부터 세계 최고·최대의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을 꿈꿨다고 한다. 꿈은 꿈을 꾸는 자만이 이룰 수 있는 법이다. 윤 회장은 지금 이 순간에도 자신의 담대한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글로벌 무대를 분주히 뛰어다니고 있다.
 


- 윤홍근 회장 집무실 바로 옆 대회의실에는 세계 각지서 수집한 각양각색의 닭 조각상들이 즐비하게 비치돼 있다.

윤홍근 회장이 반드시 넘어서고자 하는 벽이 있다. 바로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말이 필요 없는 세계 최대의 패스트푸드 프랜차이즈다. 세계 각국에 수만 개의 매장을 갖고 있는 맥도날드는 ‘미국의 힘’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꼽히기도 한다. 그런 맥도날드를 추월해 세계 1위의 프랜차이즈 기업이 되겠다는 게 윤 회장이 가슴속에 품은 필생의 목표다.
맥도날드를 뛰어넘으려면 사업 무대의 글로벌화는 필수다. 윤홍근 회장은 2003년 해외 진출의 첫 걸음을 뗐다. 그 해 3월 제너시스BBQ는 지금은 ‘G2’ 국가로 부상한 중국 시장에 상륙 깃발을 꽂았다.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으로는 최초의 해외 진출 기록이다. 이듬해인 2004년에는 스페인으로 발걸음을 옮겨 유럽 시장 공략의 교두보를 마련했다. 또 2006년에는 미국과 일본 시장의 문을 열어젖힌 데 이어 호주, 베트남, 몽골 등지에도 잇달아 진출했다. 현재 제너시스BBQ는 ‘BBQ’ 브랜드로 세계 56개국에 걸쳐 350여개 매장을 확보하고 있다.
제너시스BBQ는 해외시장에 진출할 때 이른바 ‘마스터 프랜차이즈(Master Franchise)’ 방식을 지향하고 있다. 마스터 프랜차이즈는 글로벌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주로 이용하는 해외 진출 방식이다. 현지 시장 상황을 잘 알고 경쟁력도 갖춘 기업에게 상표 독점사용권을 부여하고 사업 노하우를 전수해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 것을 골자로 한다.

강석진 회장(이하 강 회장) | 윤 회장님께서는 치킨 프랜차이즈 세계화에도 상당한 성공을 이뤄냈지요. 우리나라가 반도체, 전자제품 등으로 세계 시장을 평정했지만, 식품으로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만.
윤홍근 회장(이하 윤 회장) | 미국, 유럽 등은 고기류 등 원재료(식재료)가 풍부하잖습니까. 그래서 원재료의 맛을 토대로 하는 식품문화가 발달했죠. 반면 한국은 원재료가 풍족하지 않다 보니 어떻게든 여러 가지 재료를 섞어서 음식을 맛있게 만드는 문화가 발전했죠. 자연적 환경 때문이었죠. 그러다 보니 음식 맛을 내는 솜씨는 우리나라가 아주 뛰어납니다. 다만 우리가 그걸 경쟁력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저희가 세계화의 모델을 만들어낸 거죠. 요즘 ‘K-푸드’나 ‘한식 세계화’라는 말을 많이 하잖아요 저는 한식 세계화란 한국음식의 세계화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의 손으로 만든 음식, 한국의 음식 브랜드, 이런 게 모두 한식입니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한식 하면 전통음식만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저희 BBQ나 놀부보쌈, 미스터피자 등도 따지고 보면 한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 한식 세계화는 곧 한국음식의 세계화이자 한국인이 만들어낸 맛을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겁니다. 제가 회사 이름을 제너시스(Genesis: 성서의 창세기)라고 지은 것도 나름의 뜻을 담았어요. 성서 맨 앞장에 창세기가 나오잖아요. 저는 한국의 음식과 음식문화로 세계 음식문화에 신기원을 만들고, 나아가 세계인의 건강과 행복에 보탬이 되는 기업을 만들겠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지었어요. 처음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국내 시장으로만 한정하지 않고 세계 시장을 염두에 뒀어요. 그래서 해외로 진출한 겁니다.


  토종 프랜차이즈 글로벌화의 선구자 

BBQ라는 브랜드도 윤 회장이 직접 작명한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믿을 만한 품질(Best Believable Quality), 즉 가장 맛있는 치킨을 제공하겠다는 다짐을 담은 것이 바로 BBQ다. 또 한 가지 숨은 의도도 있었다고 한다. BBQ는 서구 사람들이 즐겨 먹는 바비큐(Barbecue)의 약자이기도 하다. 서양음식 바비큐와 자연스레 의미가 혼합되도록 했다는 게 윤 회장의 설명이다. 그런 점에서 세계 시장 진출의 포석을 깔아둔 셈이다.
강 회장 | 회장님이 말씀하시는 한식 세계화의 의미는 우리 전통음식뿐 아니라 외국음식도 우리 한국 사람 손으로 한국화시켰다면 그게 곧 한국음식이고 또 세계화의 대상이 된다는 뜻이죠.
윤 회장 | 그렇습니다. 한국 사람이 만들었거나 발전시킨 음식을 세계화하는 게 곧 한식의 세계화라는 생각입니다. 가령 저희 BBQ 치킨은 프라이드, 스모크, 바비큐 등 종류가 다양합니다. 프라이드 치킨이 미국에서 처음 생성됐다고 해서 미국만의 문화냐, 그건 아닙니다. 우리 음식문화에도 고기를 튀기는 방식이 있거든요. 또 숯불에 고기를 굽는 방식도 있잖아요. 특히 양념치킨은 우리나라밖에 없는 겁니다. 이런 다채로운 조리방식을 모두 치킨 요리에 적용하니까 해외에서도 KFC나 맥도날드보다 훨씬 더 경쟁력이 있다고 자부합니다.

조동성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이른바 ‘코벌라이제이션(Kobalization)’이란 개념을 주창한 바 있다. 코벌라이제이션은 한국(Korea)과 세계화(Globalization)의 합성어로 우리말로는 ‘한세화(韓世化)’로 불린다. 이는 선진국 경영방식을 추종하는 단계를 넘어 한국식 비즈니스 성공모델을 글로벌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윤 회장의 말이다. “조동성 교수가 BBQ를 가리켜 코벌라이제이션의 좋은 사례라고 합니다. 한국적인 것을 글로벌화시켰다는 거죠. 한국 기업은 이제 코벌라이제이션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는 게 조 교수의 주장입니다. 코벌라이제이션의 중심에 있는 게 BBQ라고 하더군요.”

강 회장 | 나라마다 사람들 입맛이 모두 다를 텐데요. 그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하십니까.
윤 회장 | 메인 메뉴는 동일하게 가져가되 맛의 현지화를 시킵니다. 맵거나 짜거나 하는 맛은 각 국가별로 조절합니다. 메인 메뉴는 같지만 사이드 메뉴는 현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으로 차별화합니다. 가령 중국의 경우 탕을 좋아하니까 닭고기 탕을 내는 식으로 현지화합니다. 또 샐러드라든가 또띠아(Tortilla·토르티야: 멕시코 전통음식)라든가 각 나라마다 좋아하는 음식을 우리 BBQ만의 맛을 토대로 만들어 제공하고 있죠.
강 회장 | BBQ 브랜드로 세계 시장 진출의 성공모델을 만드셨는데, 우리나라 음식문화를 세계화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윤 회장 | 무엇보다 한식의 표준화, 시스템화가 먼저 이뤄져야 합니다. 일본 스시(초밥)가 세계적인 음식이 됐지 않습니까. 우리나라도 일식 세계화처럼 하려면 한식에 대한 정의를 바꿔야 합니다. 우리가 만든 게 한식이라고 말이죠. 한식이 하나의 문화로서 해외에 진출하려면 음식점 한두 개 나가서 되는 게 아닙니다. 정부의 지원도 필요합니다. 한식 세계화 사업을 추진하는 한식재단이 만들어진 것은 잘 됐다고 봐요. 그런데 너무 학자 위주로 돌아가요. 또 아직도 한식을 전통음식으로만 해석하고 있어요. 전통음식만 갖고는 결코 외국인들의 입맛을 만족시킬 수 없어요. 일식이나 중식도 각국 실정에 맞게 현지화시킨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 한식도 ‘퓨전화’해서 각국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가령 김치나 된장도 각국 사람들 입맛에 맞게 바꿔야 합니다. 옛날 방식만 고집해서는 안 된다는 얘깁니다. 요컨대 한식에 대한 정의부터 바꾸고, 이에 맞춰 정부도 한식 세계화를 지원해야 한다고 봐요.


- 스페인 가맹점 개점식에 참석한 윤홍근 회장(오른쪽 세번째)이 테이프커팅을 하고 있다(위). 중국 광둥성 1호 BBQ 매장.

  한식 세계화는 표준화·시스템화 선결돼야 

윤 회장은 샐러리맨 출신이다. 그는 학사장교로 군복무를 마친 후 미원그룹(현 대상그룹)에 입사하면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미원 시절 주로 근무한 분야는 사료와 곡물사업 부문이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 분야에 대해서도 연구하게 됐다. 또 미원그룹이 식품 전문기업인 까닭에 식품, 외식 분야도 공부할 기회가 많았다고 한다. 1994년 중국에 있는 미원그룹 사료공장의 사장으로 내정됐을 때였다. 그런데 중국 발령을 기다리던 중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당시 국내 선두권 닭고기 업체로 꼽히던 천호마니커가 부도나면서 미원그룹에 인수됐던 것. 미원 경영진은 느닷없이 그를 천호마니커(인수 후 미원마니커로 개칭) 영업부장으로 발탁했다. 영업망을 재건할 적임자로 꼽혔기 때문이다. 그렇게 윤 회장은 ‘운명’처럼 치킨 사업과 인연을 맺게 됐다.


- 윤홍근 제너시스BBQ 회장

강 회장 |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신 겁니까.
윤 회장 | 사실 제가 오래 전부터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해 많은 공부를 해왔습니다. 70년대 대학 다닐 때 미국 맥도날드 이야기를 처음 듣고 프랜차이즈에 관심을 가지게 됐죠. 저는 프랜차이즈 사업이 미래에 유망한 사업이 될 거라고 생각했고, 80~90년대를 거치면서 계속 프랜차이즈 사업을 공부해왔죠. 게다가 식품기업인 미원에 근무하면서 닭고기, 식품, 외식에 대해서도 두루 섭렵할 수 있었죠. 제가 닭고기 사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미원마니커 영업부장으로 갔을 때입니다. 거기 가서 보니 원래 매출의 90%가 사라지고 10%만 남아 있는 겁니다. 사업을 재건하기 위해 시장을 들여다보니까 국내 닭고기 생산량의 65%가 소형 치킨점을 통해 소비되고 있더군요. 당시 페리카나, 멕시칸, 처갓집 양념통닭, 이런 곳들을 통해 매출이 일어나고 있었던 거죠. 아, 닭고기 사업을 재건하려면 소형 치킨점 시장을 잡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싶더군요. 그래서 제가 평소 공부해왔던 프랜차이즈와 닭고기, 외식사업을 결합시킨 BBQ 사업을 구상하게 된 거죠. 그런 후 회장님께 사업계획을 보고했더니 흔쾌히 수락을 해주시더군요. 그런데 제 생각과는 방향이 다른 게 문제였어요.

그때 임창욱 미원그룹 회장(현 대상그룹 명예회장)은 KFC와 어깨를 겨룰 만한 대형 외국 브랜드를 도입해 사업을 전개할 것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당시 윤홍근 부장은 회장의 의견에 반대했다. 외국 브랜드를 도입해서는 수익성이 나지 않고 확장성도 낮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는 이미 KFC와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투자 대비 산출을 비교·분석한 결과를 근거로 독자적인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는 게 훨씬 수익성이 높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
윤 회장은 경영진과 의견대립 끝에 승부수를 던졌다. 일종의 분사 형태로 BBQ 사업부를 회사에서 떼내 자신이 책임지고 사업을 성공시켜보겠다는 당찬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자금 조달도 직접 하겠다는 강수까지 제시했다. 결국 그의 뜻대로 일이 풀려 나갔다. 1995년 9월 마침내 제너시스BBQ가 창립됐다. 완전한 독립은 아니었다. BBQ 상표권은 미원의 소유였다. 사업 운영권만 그의 몫이었다. 윤 회장 자신도 BBQ 사업 성공 후 당당하게 복귀해 미원의 사장이 되는 게 목표였다고 한다. 하지만 운명은 다른 미래를 예고하고 있었다. 윤 회장의 회고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제가 회사를 나올 때 조건 하나를 달아놓았습니다. 만약 미원마니커가 워크아웃된다거나 내게 신분의 변동이 생기면, BBQ는 내 손으로 만들고 론칭시키고 성공시킨 거니까 내게 돌려줘야 한다는 조건이었죠. 그런데 3년 만에 미원마니커가 워크아웃에 들어가게 된 겁니다. BBQ가 제 브랜드가 된 거죠. 그때부터 완전히 독립하게 된 겁니다.”
제너시스BBQ는 창립 첫 해인 1995년 16개 가맹점을 확보하고 8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소박한(?) 출발을 했지만 이후로는 해마다 파죽지세로 가맹점을 늘려나갔다. 창립 5년 후인 2000년에는 1200개 가맹점, 15년 후인 2010년에는 3750개 가맹점을 품에 안으면서 1조원에 육박하는 매출을 달성했다.
첫 번째 브랜드이자 대표 브랜드인 BBQ는 1995년 11월 1호점을 연 후 꼭 4년 만인 1999년 11월 1000호점을 돌파했다. BBQ는 현재 국내 1800여개 가맹점 네트워크를 구축한 일등 치킨 브랜드로 확실하게 자리잡고 있다. BHC, 닭익는마을, BBQ치킨&비어 등 제너시스BBQ의 10개 브랜드를 모두 합치면 국내 가맹점 수는 총 4000여개에 달한다.


- 서울 문정동 제너시스BBQ 본사 사옥 앞에서 포즈를 취한 윤홍근 회장

  맛과 다양성, 시스템이 BBQ 성공의 비결 

강 회장 | 회사 설립 이후 불과 4년 만에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를 일궈내신 것으로 압니다. 이렇게 급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인지요.
윤 회장 | 저희 경쟁력은 맛과 다양성, 그리고 고유의 한국적 프랜차이즈 시스템입니다. 미국은 지적재산권을 존중하고 계약문화도 정착돼 있죠. 그 두 가지는 프랜차이즈 사업의 기초가 되는 겁니다. 우리나라는 프랜차이즈 계약을 해도 잘 지켜지지 않습니다. 가맹점들이 유리할 때는 ‘계약’을 앞세우고, 불리할 때는 ‘정’을 앞세웁니다. 우리나라는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기가 굉장히 어려워요. 그래서 저는 한국식의 새로운 프랜차이즈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그걸 만들어냈죠. 지적재산권과 계약문화가 미흡해도 ‘커뮤니케이션’으로 가맹점들을 한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의 핵심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가맹점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하는 겁니다.
강 회장 | 본사와 가맹점이 서로 대화와 신뢰를 통해 하나의 ‘팀’을 이룬다는 것이군요.
윤 회장 | 과거에는 프랜차이즈 본사가 가맹점 사장들을 한자리에 모으는 것이 금기시됐습니다. 왜냐하면 가맹점주들이 모였다 하면 원가가 높다, 본사 통제가 심하다, 지원을 더해달라 등등 무조건 불평불만을 쏟아내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저는 97년 ‘가맹점운영위원회’를 만들었어요. 가맹점 사장들을 본사의 의사결정에 참여시키기 위한 뜻이었죠. 각 지역별로 가맹점 대표들을 뽑아 가격결정, 원가결정, 마케팅, 신제품 출시 등 주요 사안마다 난상토론을 벌여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렇게 하니까 가맹점 사장들이 불만도 없어지고 더 적극적으로 되더군요. 본인들이 직접 결정을 내렸으니까요. 이게 바로 우리가 도입한 ‘열린 경영’이자 ‘한국적 프랜차이즈 시스템’입니다.
강 회장 | 사업 초창기에는 BBQ가 널리 알려지지 않은 브랜드였을 텐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가맹점을 확보해나갈 수 있었습니까.
윤 회장 | 무엇보다 사업모델을 완벽하게 세웠고, 그 사업모델이 예측대로 수익을 냈어요. 점포를 여는 곳마다 장사가 되고 수익이 났습니다. 제가 사업설명회에서 가맹점주들에게 약속한 것이 지켜졌던 거죠. 저희 회사는 가맹점주,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했습니다. 처음부터 원재료로 냉동육이 아닌 신선육을 사용해 좋은 품질의 치킨을 제공했죠. 그러니까 소비자들의 호평을 받았고, 또 그게 입소문으로 퍼졌고, 장사가 잘 되면서 가맹점이 늘어나는 연쇄효과가 일어난 겁니다.
제너시스BBQ의 성공신화가 탄탄대로 위에 쓰여진 것만은 아니다. 윤 회장 역시 수 차례 큰 고비를 넘어왔다. 최악의 위기는 바로 ‘조류인플루엔자(조류독감: Avian Influenza. 약어는 AI)’였다. 조류인플루엔자는 닭, 오리 등 가금류에게 발생하는 급성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윤 회장은 ‘그때 그 사건’이 얼마나 뇌리 속에 깊이 남았는지, 조류인플루엔자가 한반도를 덮쳤다는 소식이 처음 전해진 날짜까지 또렷이 기억하고 있었다.

윤 회장 | 2003년 12월13일이었죠(그는 이 대목에서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이야기했다). 조류독감 사태가 쾅 터졌는데, 불과 2개월 사이에 BBQ 매출이 50% 줄어들고 전체 치킨 업계 매출은 90%나 급전직하했습니다. 이거 이러다가 내 잘못이 아니라 천재지변으로 사업이 망할 수 있겠구나 하는 극도의 공포감이 밀려오더군요. 저 한 명 망하는 것은 문제가 아니었어요. 당시 우리 BBQ 가맹점이 2000개가 훨씬 넘었거든요. 한 점포당 직원 4~5명이 근무했으니까 약 1만명, 거기에 딸린 식구를 포함하면 4인 가족 기준 4만명, 협력업체까지 따지니까 엄청난 숫자의 사람이 생계의 위기에 봉착한 겁니다. 이 사람들이 길거리에 나 앉는다고 생각하니까 정말 잠을 잘 수 없었습니다. 아마 한 달 정도는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다시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새로운 기회나 무슨 방법이 있을 거라며 희망을 놓지 않았죠. 그러던 어느 날 문득 한 가지 생각이 떠오른 겁니다. 조류독감은 감기란 말입니다. 호흡기성 질병이죠. 그런데 닭고기를 먹으면 소화기를 통하잖아요. 즉 닭고기를 먹어서 어떻게 조류독감에 걸리느냐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강석진 CEO컨설팅그룹 회장


  조류인플루엔자 재앙 극복한 ‘궁즉통’ 

윤 회장은 곧장 국립수의과학검역원 원장을 찾아가 질의했다. “닭고기를 먹고 어떻게 조류독감에 걸리느냐, 음식 먹고 감기 걸리는 사람 봤느냐, 안 걸리지 않느냐?” 윤 회장이 강한 어조로 질문하자 검역원장은 난처한 듯 어렵사리 답변했다. “안 걸린다. 하지만 만에 하나 닭고기에 묻어 있는 바이러스가 호흡기로 흘러 들어가면 걸릴 수도 있다. 그 때문에 과학자들은 닭고기를 먹고 조류독감에 걸리지 않는다는 말은 못한다.”
윤 회장은 어쩔 수 없이 여론조성에 나섰다. 먼저 닭고기 산업에 속하는 각종 협회와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을 규합했다. 모두가 윤 회장의 뜻에 동참을 결의했다. 곧이어 치킨외식산업협회와 가금산업발전협의회가 발족했다. 그런 후에 주무부처 수장인 농림부(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을 찾았다. 결국 장관을 설득하는 데도 성공했다. 장관은 직접 주요 언론사를 돌며 닭고기를 섭취해도 조류독감에 안 걸린다는 점을 강조하고 다녔다. 윤 회장과 관련업계 인사들도 함께 움직였다. 특히 윤 회장은 닭고기를 먹고 조류독감에 걸리면 100억원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얼마 후 농림부와 협의를 거쳐 20억원짜리 조류인플루엔자 배상보험이 발표됐다. 언론에서도 소식을 크게 보도했다.
윤 회장이 앞장선 건곤일척의 승부수는 통했다. 2주 가량 지나자 닭고기 수요가 빠르게 회복됐다. 오히려 조류인플루엔자 사태가 발발하기 전보다 수요가 더 늘어났다. 국민들이 안심했다는 확실한 신호였다. 그 후에도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면 일시적인 타격을 받기는 했지만 그 정도는 점차 약해졌다. 이제는 조류인플루엔자가 치킨 업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어졌다는 게 윤 회장의 설명이다.

강 회장 | 사업 초창기 IMF 외환위기를 맞으셨는데요. 그게 위기이면서도 기회가 된 것 아닌가요. 어쩔 수 없이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이 창업에 나서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을 때니까요.
윤 회장 | IMF가 터졌을 때 모두가 죽는다고 했죠. 하지만 저는 가맹점 사장들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이것이 우리 기회가 될 거라고요. 그 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일반 가정의 외식비 지출은 한 번에 5만~10만원 선이었어요. 4인 가족이 돼지고기를 먹으면 5만원, 소고기를 먹으면 10만원 정도였죠. 그런데 그 수요가 없어질 거다, 하지만 고기 먹던 소비습관을 버릴 수는 없으니까 대신 닭고기로 수요가 몰릴 거라고 봤죠. 그때만 해도 닭고기 한 마리가 8500원 정도 했습니다. 저는 본사부터 마진을 줄일 테니 닭고기 공급업체, 가맹점 3자가 고통분담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소비자들의 주머니가 얇아진 터에 가격을 올릴 수는 없으니까 수익이 좀 줄어도 매출로 만회할 수 있을 거라고 했죠. 또 새로운 창업 수요가 생길 테니 우리 브랜드가 커질 거라는 이야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가맹점주들을 설득하고 힘을 모았던 덕분에 저희는 IMF라는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키는 계기로 만들 수 있었습니다. 위기 속에는 늘 위험과 기회가 공존합니다. 저는 어떤 어려움이 닥쳐도 위험을 보지 않고 항상 기회를 찾으려고 노력해왔어요. 그러다 보니 크고 작은 위기가 있을 때마다 슬기롭게 극복해낼 수 있었던 겁니다.
강 회장 | 회장님께서 제너시스BBQ를 이끌어가는 데 가장 토대가 되는 경영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하군요.
윤 회장 | 기업가란 모름지기 많은 사람을 잘 먹고 잘 살게 해줘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처음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면서부터 가맹점주들을 정말 성공하는 사업자로 만들어야겠다, 또 우리 국민과 세계 인류의 건강을 지켜주는 기업이 돼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래서 첫 번째 경영이념이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는 것입니다. 가맹점들은 우리를 대신해 사업의 최일선에서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그분들이 정성으로 고객들을 모셔야만 우리 브랜드도 살 수 있는 겁니다. 두 번째 경영이념은 ‘고객이 원하면 무엇이든 하겠습니다’입니다. 고객의 요구와 목소리에 맞추는 건 당연합니다. 기업이 고객을 외면하면 성공할 수 없는 것 아닙니까.


  “가맹점이 살아야 본사가 산다” 

강 회장 | 회장님의 말씀을 듣다 보니 ‘소통의 달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가맹점주들과 항상 솔직하게 소통하면서 의견을 일치시켜 나가고 혼자 이익을 취하는 게 아니라 함께 ‘윈-윈’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하니까 가맹점 사장들을 동업자 정신으로 이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물론 회사 임직원들과도 소통을 중시하시겠죠.
윤 회장 | 기업은 임직원들이 한마음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전략이 좋아도 시너지를 못 냅니다. 저희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뭉쳤기 때문에 원래 가진 힘보다 5배, 10배의 성과를 냈던 거라고 봅니다. 또 저희는 가맹점을 가맹점이라고 부르지 않고 ‘패밀리’라고 부릅니다. 그 분들이 한 가족이 되어 힘을 내줘야 고객 서비스를 잘할 수 있는 겁니다. 저는 모두가 한마음이 되는 소통에 가장 많은 신경을 쏟고 있습니다.
강 회장 | 그런데 회장님께서는 평소 치킨을 즐겨 드십니까.
윤 회장 | 저는 천성적으로 치킨을 좋아했고 지금도 매일 한 마리는 먹습니다. 닭고기는 지방, 칼로리, 콜레스테롤이 적은 반면 단백질이 많은 이른바 ‘3저1고’ 식품입니다. 항상 먹어도 좋은 영양식이죠. 게다가 저희는 올리브유를 튀김용 기름으로 쓰기 때문에 비만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올리브유 자체가 다이어트 식품인 데다 심혈관질환이나 암을 예방하는 효능이 있으니까 저는 안심하고 먹습니다. 또 제가 만족하지 못하면 고객도 만족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든 메뉴의 최종 평가는 제가 합니다. 최고경영자(CEO)로서 고객의 입장이 되어 평가하는 겁니다. 사실 CEO인 제가 가장 절박한 위치잖아요. 제 손을 떠나 출시된 제품이 실패한다면 결국 고객의 입맛을 간과한 거니까요. 그래서 온 신경을 집중해 마지막 테스트를 합니다. 석·박사급 연구원 40명이 매일 맛을 연구하지만 아무리 해도 제 입맛을 못 따라옵니다. 그게 바로 ‘절실함’의 차이겠죠. 제가 뛰어나서라기보다 CEO로서 어떻게든 마지막 평가를 제대로 해야 된다는 사명감이 큰 때문이죠.
강 회장 | 제너시스BBQ의 중장기 사업 목표는 무엇입니까.
윤 회장 | 저는 2020년까지 전 세계에 걸쳐 5만개의 프랜차이지(Franchisee: 가맹점)를 만들려고 합니다. 그렇게 되면 저희가 미국 맥도날드를 추월하는 회사가 됩니다. 매출은 최대 70조원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맥도날드는 3만2000여개 매장에서 약 40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강 회장 | 우리나라 외식 프랜차이즈가 미국 맥도날드나 KFC를 능가하게 된다면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역사적 사건이 되겠는데요.

윤홍근 회장은 위기 속에서도 기회를 발견하며 사업을 개척해왔다. 높은 언덕길을 걷다 보면 흔히 제풀에 먼저 주저앉기 십상이다. 저 언덕 너머보다는 코앞에 눈길이 가기 때문이다. 윤 회장이 서슴없이 공언하는 2020년 세계 최대 프랜차이즈 기업의 목표는 지금 당장에는 도저히 오르지 못할 산을 오르겠다는 무모함으로 비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세상일은 정말 알 수 없는 법이다. 옛말에 ‘우공이산(愚公移山)’이라고 했다. 무슨 일이든 굳센 의지로 노력한다면 이루지 못할 일은 없다. 그건 ‘절실함’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회사가 커지고 사업이 번창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창업 초기의 그 절실함을 잊지 않고 있는 윤 회장의 담대한 도전을 유심히 지켜볼 만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 2012년 제너시스BBQ 운영·마케팅위원회 개최 직후 윤홍근 회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한자리에 모였다(위). 윤홍근 회장(가운데 접시 든 사람)이 신개발 메뉴를 시식하고 있다.

 

 

  Tip. 최상급 올리브유로 튀기는 BBQ 

‘신이 내린 선물’로 건강 우려 해소

제너시스BBQ는 세계 치킨 업계에서 유일하게 올리브유를 튀김용 기름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것도 최상급의 올리브를 압착해 얻는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 오일(Extra Virgin Olive Oil)’이다. ‘신이 내린 선물’이라는 애칭을 가진 올리브유는 세계 5대 건강식품으로 꼽힌다. 일반 기름과 달리 천연 항산화 물질과 토코페롤(비타민E)이 풍부해 항암효과를 비롯해 각종 성인병과 혈관질환, 비만, 피부노화를 예방하는 효능을 가졌다.
프라이드 치킨은 맛이 좋지만 기름에 튀겨 고칼로리라는 점 때문에 건강에 대한 걱정을 낳는 것도 사실이다. 제너시스BBQ는 이런 점에 주목해 일반 식용유 대신 스페인산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유를 원료로 만든 ‘황금올리브유’로 튀겨내는 ‘BBQ올리브치킨’을 출시했다. 올리브유를 튀김용 기름으로 사용하기 위해 3년간의 연구개발 과정을 거쳤다.
윤홍근 회장은 “치킨은 육류 중에서도 고단백 영양식인데 단 한 가지 기름이 문제다. 그래서 마음껏 먹어도 좋은 튀김 기름을 쓰자는 생각에서 올리브유 사용을 착안하게 됐다”고 말했다.

 

  Tip. 프랜차이즈 전문가 육성하는 ‘치킨대학’ 

맥도날드 햄버거대학과 쌍벽 이루는 교육기관


- 경기 이천 소재 치킨대학

제너시스BBQ는 국내 최초의 프랜차이즈 교육시설인 이른바 ‘치킨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치킨대학은 프랜차이즈 사업 성공의 핵심요소인 교육을 위해 설립됐다. 회사 구성원과 가맹점 사업자뿐 아니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실시한다. 이곳에서는 경영기법, 점포운영, 조리기술, 마케팅, 서비스에 이르기까지 전문적인 프랜차이즈 교육과정을 통해 프로 사업가들을 양성하고 있다.
2002년 경기 이천에 마련된 치킨대학은 한번에 30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호텔식 숙소를 비롯해 최첨단 강의실과 세미나실, 조리실습장 등의 교육 시설을 갖추고 있다. 또한 교육생들의 편의를 위해 휴게실, 체력단련실, 수영장, 운동장 등 다양한 복지 시설도 완비했다. 제너시스BBQ 치킨대학은 미국 맥도날드가 운영하는 햄버거대학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외식 프랜차이즈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Tip. 새로운 신화 노리는 ‘bbq프리미엄카페’ 

매장 유휴시간 최소화로 수익 극대화 전략


- bbq프리미엄카페 패밀리타운점 내부 전경.

제너시스BBQ는 지난해 말 카페 형태의 신개념 매장인 ‘bbq프리미엄카페’ 사업을 신규 론칭했다. bbq프리미엄카페는 치킨 배달을 전문으로 하던 기존 BBQ 매장과 달리 치킨요리를 포함해 피자, 파스타, 스테이크, 샐러드, 음료 등 100여 가지 메뉴를 제공하는 ‘멀티(Multi)형 카페’다. 외식 인구의 다양한 요구에 맞춰 메뉴도 다양화가 필요하다는 결론에서 비롯된 신사업이다. 특히 bbq프리미엄카페는 단지 메뉴 다양화에 그치는 게 아니라 외식사업의 한계로 꼽히는 ‘아이들타임(Idle Time: 매장에 고객이 거의 없는 유휴시간)’을 최소화하는 전략을 취하는 게 특징이다. 다시 말해 시간대별로 타깃 고객층을 달리 설정함으로써 수익을 최대화할 수 있는 사업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 bbq프리미엄카페는 서울 문정동 제너시스BBQ 본사 사옥에 위치한 패밀리타운점을 필두로 서울 명동과 홍대, 부산 마린시티 등 주요 도시 핵심상권을 중심으로 매장 네트워크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 창업 비용은 40평 기준으로 2억원(점포 임차비용 제외) 남짓 된다.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투자자들이나 퇴직을 앞둔 40~50대에 유용한 투자형 사업 아이템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 윤홍근 회장은…
1955년생. 81년 조선대 수석 졸업. 2005년 조선대 경영학 박사. 84년 미원그룹(현 대상그룹 입사. 95년 제너시스BBQ 대표이사. 98~2005년 한국프랜차이즈협회 1, 2대 회장. 2002년 제너시스BBQ그룹 회장. 2004년 한국치킨외식산업협회 회장. 2008년 한국외식산업협회 회장. 2010년 한국가맹사업공정거래협회 명예회장. 2011년 한국 100대 프랜차이즈 CEO포럼 회장

▒ 강석진 회장은…
연세대 대학원(공업경영학 석사)을 졸업하고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을 수료했다. 30여년 간 제너럴일렉트릭(GE)에 몸담았고, 그중 20년은 GE코리아의 최고경영자(CEO)를 역임했다. 현재 한국 전문경영인학회 이사장, 서강대·이화여대 경영대 겸임교수, CEO컨설팅그룹 회장이다. 서양화가로도 활동해 세계미술문화진흥회 이사장과 한·일 서양화 교류회 회장을 맡고 있다. 역서: <당신의 운명을 지배하라>, , <잭 웰치와 GE방식> 등

대담: 강석진 CEO컨설팅그룹 회장
정리: 김윤현 기자, 송창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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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YG·JYP 아니라면…`흡수·생존` 갈림길

대형 기획사나 음반·음원 유통사들이 군침을 흘리고 있는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위)와 틴탑.
[이데일리 스타in 조우영 기자] “솔직히 SM·YG·JYP 소속이라고 하면 벌써 반은 먹고 들어가잖아요. 몇몇 중소 기획사들은 이들 ‘빅3’나 대형 음반·음원 유통사에 흡수되느냐, 독자 브랜드로 살아남느냐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한 신예 걸그룹을 키워낸 A기획사 대표는 “요즘 고민이 많다”고 했다. 힘들게 키워놓은 회사의 미래가 걱정돼서다.

기획사도 브랜드 시대다. 소위 ‘기획사 빨’이 중요해졌다. 가수가 어디 출신이냐에 따라 대중의 기대치가 달라진다. 기획사의 이름값만으로 가수나 그룹의 성공이 좌지우지될 가능성이 예전과 비교하면 커졌다.

다수의 아이돌 그룹을 보유한 기획사는 자체 브랜드 공연을 연다. SM·YG·JYP·큐브엔터테인먼트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K팝 해외 팬은 특정 가수를 좋아하게 되면 그 가수와 같은 소속사의 다른 가수까지 덩달아 좋아한다. 이들에 대한 팬덤의 충성도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기획사들은 점점 몸집을 불리고 회사명을 알리려 한다. 인기 아이돌을 많이 보유할 수록 그만큼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커진다. 한 두팀의 아이돌로는 승부가 나지 않는다.

규모의 경제다. 덩치가 커지면 방송 출연이나 합동 공연도 쉽고, 비용 절감의 효과도 있다. 대형화를 통해 경영 효율을 높이고 꾸준히 돈을 벌 수 있는 자생력을 키워 회사 자체를 튼튼히 하려는 게 그 목적이다.

하지만 아무리 대형 기획사라도 한꺼번에 여러 팀을 스타로 만드는 것은 쉽지 않다. 자본력이 든든한 일부 대형 기획사는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을 인정할 만한 몇몇 중소 기획사에 군침을 흘리고 있다.

K팝 시장이 커지면서 대형 음반·음원 유통사도 가수 매니지먼트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앨범 제작에 투자하는 방식이 아닌 아예 아이돌 그룹을 만들어 수익률을 높이겠다는 심산이다.

신예 걸그룹을 키워낸 A기획사 대표는 “얼마 전 한 음원 유통회사로부터 거액을 줄테니 소속 가수를 포함해 직원들을 모두 데리고 오라는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고 털어놨다. 기존 회사명을 버리고 일종의 자회사인 별도의 레이블을 맡아달라는 B사의 제안이었다.

그는 그간의 노력이 아까워 가볍게 움직이지 않았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인피니트·틴탑 등 최근 주가를 높인 아이돌 그룹 소속사들도 비슷한 제의를 받았다가 고사한 것으로 안다”며 “각 분야에서 독창적인 능력이 검증된 강소 기획사들을 영입하려는 B사의 움직임은 계속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기업의 러브콜은 일부 중소 기획사에 달콤한 유혹이다. 분업화·전문화된 시스템을 갖춘 대형 기획사를 당장 따라잡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차라리 일종의 하도급 업체가 될망정 ‘내 가수를 띄우려면 대형 음반·음원 유통사 아래가 유리할 수도 있다.

이미 일본에서 이런 구조가 자리를 잡았다. 소니, 유니버셜 등 대형 음반·음원 유통사들이 직접 레이블을 설립해 가수를 매니지먼트하고 제작하는 데 관여한다. 이 레이블에는 사실상 크고 작은 소규모 기획사가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대중이 유명 브랜드를 쫓는 한 언제까지 버틸 수만은 없다는 게 가요계 많은 이들의 생각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 대중의 심리를 변화시켜야한다. A기획사 대표는 “앞으로 5년이 중요하다”며 “앞으로 강소 기획사의 자생력이 K팝의 미래를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조우영 (fac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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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은 왜 사회적기업에 주목할까

- 사회문제 해결과 기업 이윤 동시 추구
- 적정기술과 사회적기업 관심
- SK, 현대차, 한화 등이 지원 나서

[이데일리 김현아 한규란 기자]기업들의 사회적 책임(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이 변신 중이다.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고민하게 된 것은 1980년대 이후 번창하던 신자유주의가 퇴조하면서 부터. 이윤을 많이 남기는 기업이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받는 세상에서 기업은 더이상 경제발전의 주체로만 남을 수 없게 됐다. 사회공헌활동은 물론, 노동 인권 윤리 환경 안전보건 등의 영역에서 기업은 사회발전을 위해 지켜야 할 책임을 생각하게 됐다.

그런데 최근들어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 활동이 `사회적기업`이란 화두로 집중되고 있다. 세상을 이롭게 하는 일과 돈을 버는 일이 다르지 않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기업을 이롭게 할 수 있는 일이 있지 않을까 해서다.

마이클 포터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지난해 초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서 `공유가치창조(CSV: Creating Shared Value)`라는 개념을 내놨다. 이는 사회환경을 개선하면서 동시에 회사의 중장기적인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이다. ▲가난한 사람을 살리는 `적정 기술`이나 ▲경제적 가치와 취약계층 고용 등 사회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사회적기업` 등이 대표적이다.

‘적정 기술’의 대가 폴 폴락 박사
지난 5월 SK(003600)그룹과 굿네이버스 초청으로 방한한 국제개발기업(International Development Enterprises)의 창업자 폴 폴락 박사는 “삼성이나 애플이 만들어내는 첨단기술 상품을 소비하기 어려운 나머지 90%를 위한 혁명, 적정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적정기술(Appropriate Technology)이란 부자를 위한 첨단기술이 아니라, 현지의 재료와 기술수준에서 가난한 사람들이 감당할 수 있는 가격의 상품을 개발해 그들을 부유하게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폴 폴락 박사가 건기에 지하수를 구하기 어려운 방글라데시 농가를 위해 개발한 8달러 짜리 페달펌프가 대표적이다. 발로 물을 끌어올리는 페달펌프는 빈곤농가의 연간 소득을 100달러씩 더 증가시켰다. SK그룹은 지난 2010년부터 굿네이버스 등과 함께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페스티벌’을 실시해 왔다. 이를 통해 사회적 기업과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고 아이디어를 선발해 현지 사업화를 추진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현대차(005380)그룹과 한화(000880)그룹의 사회적 책임 활동도 사회적기업으로 모아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자동차 정몽구 재단과 함께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길 꿈꾸는 청년 사업가들을 지원하고 있다. 5년간 150개 사회적기업을 육성, 1500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한화그룹 역시 함께 일하는 재단, 고용노동부 등과 함께 친환경 분야의 사회적기업을 지원키로 했다. 내년 2월까지 15억원의 예산을 들여 개별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고 사회적 기업 생태계 활성화도 돕는 내용이다.

그러나 일부에선 사회적기업이란 타이틀을 쓰면서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아 구설수에 오르는 등 논란도 있다. 사회적 기업을 자진포기하고도 언론에 사회적기업으로 홍보하는 예가 적지 않은 것.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사회적기업이란 명칭을 쓰려면 연간 수익금의 3분의 2 이상을 사회적 목적에 쓰는 등 법이 정한 규칙을 지켜야 하는데, 이를 포기하고 나서도 계속 명칭을 쓰는 경우가 있다”면서 “적발되면 500만원 과태료 처분을 받지만 워낙 영세업체들이 많아 찾아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올해 SK 사회적기업가상 수상자는 누가될까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SK행복나눔재단이 7월 5~6일 양일간 건국대학교 새천년관 대공연장에서 열리는 ’SIFE KOREA national competition’ 후원을 통해 역량 있는 사회적기업가를 발굴한다.

2004년 설립된 ‘SIFE KOREA’는 기업과 대학이 협력한 비영리 단체. 국내 30개 대학의 80개 프로젝트 팀이 활동하고 있으며, 대학생들이 실행한 프로젝트들을 공유하고 평가하기 위해 매년 ’SIFE KOREA national competition’을 개최하고 있다. 올해에는 약 600여명의 대학생들이 열띤 경쟁을 벌인다.

SK행복나눔재단은 사회적기업 창업이 가능한 한 개 프로젝트팀을 ` SK 사회적기업가`로 선발해 후원할 예정이다. 아울러 해당 프로젝트의 사회적기업 사업화를 위한 지원비를 제공할 계획이다.

유항제 SK행복나눔재단 총괄본부장은 “앞으로도 SK는 사회적 이슈 해결에 관심이 있는 역량있는 사회적기업(가)에 대한 발굴 및 지속적인 후원을 통해 사회적 기업 생태계 조성에 앞장서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2012 SIFE KOREA 국내대회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사이트 www.sifekorea.org 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사회적기업 전도사 SK그룹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SK가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데는 배움의 자세가 있었다. 사회적기업가를 양성하는 MBA프로그램을 만들 것이며,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를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을 만드는 방안도 연구할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트레이드 마크가 ‘사회적기업 전도사’로 바뀌고 있다. 4월 30일 SK-한국경영학회가 공동 주최한 ‘2012년 사회적기업 포럼’에 8시간 동안 참여했고, 5월 26일에는 중국 상하이 푸단(復旦)대학에서 열린 ‘상하이 포럼 2012’에서 아시아 각국의 사회경제 문제 해결 방법으로 사회적기업 모델을 제시했다.

6월 18일에는 브라질 리우에서 열린 ’리우+20 기업지속가능성 포럼‘ 폐막총회에 참석해 “유엔책임투자원칙(UNPRI)등 국제기구의 자원과 세계 각국의 투자자들, 사회적기업이 교류할 수 있도록 정보기술(IT)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그가 말로만 사회적기업의 역할론을 강조하는 게 아니다.

SK그룹은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업체였던 MRO코리아를 사회적기업 행복나래로 전환시키면서, 다른 소규모 사회적기업들이 만든 제품을 시장에 유통시켜 주는 활동에 뛰어들었다.국내 640여개 사회적기업의 평균 매출액은 10억원 안팎. 3년간의 정부 인건비 지원이 끊어지면 망하는 기업이 부지기수다. 이들에게 행복나래는 든든한 지원군이다. 강대성 행복나래 대표이사는 ”행복나래는 사회적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이 될 것“이라면서 ”사회적기업 우선구매액을 올해 70억원에서 2013년 100억원, 2015년 190억원으로 높여가기로 했으며, 회계와 마케팅 프로그램, IT 등 경영시스템도지원하겠다“고 말했다.

SK그룹은 이외에도 행복도시락, 행복한학교, 행복한도서관 등 70여개의 사회적 기업을 직접 설립하거나 지원하고 있다.

행복도시락은 결식아동과 저소득층 노인에게 무료로 급식을 제공하는 한편, 실업해소를 위해 취약계층 중에서 조리원과 배달원을 고용하는 모델이다. SK그룹은 지난 2008년 이후 행복도시락을 통해 결식아동 6000여명에게 도시락 20만개 를 제공한 바 있다.

행복한 학교는 일자리가 없는 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고용해 초등학교 정규수업 이후에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모델로 SK그룹이 지난 2010년 1월 서울시 등과 공동 설립했다. 행복한 학교 모델은 사교육비 절감, 취약계층 학생 지원, 공교육 질 향상 등의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등 효과가 입증되면서 부산, 대구, 울산 등으로 확대됐다.

이처럼 SK그룹은 지난해 말까지 모두 6000여개의 사회적 일자리를 만들어냈고, 오는 2013년까지 추가로 4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모두 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키로 했다. 사회적기업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500억원을 조성하기도 했다.

이같은 노력에 반기문 UN 사무총장 등 각계 저명인사들의 극찬도 이어지고 있다.

반 총장은 지난해 한 조찬강연회에서 ”UN이 해결하고자 하는 전 세계 여러 문제를 풀어가려면 기업인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국내에서는 최태원 회장과 SK그룹의 사회적기업 모델이 표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현대차그룹, 사회적기업 성장 다방면 지원


[이데일리 이진철 기자] 현대차그룹은 사회적기업이 경쟁력 있는 활동을 통해 재정적으로 자립해 지속 가능한 위치가 되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아울러 이익의 상당 부분을 지역사회로 환원하는 사회적기업의 바람직한 본보기를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06년부터 사회적 일자리 창출 사업인 ‘안심생활’을 지원하고 있다. 울산공장에선 지역 사회적기업과의 자매결연을 통해 공장의 작업복 세탁, 식당의 김치납품, 폐PC 재활용 등을 지역 사회적 기업에 맡겨 처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사회적기업의 설립·운영에도 적극적이다. 지난 2010년 8월 경기도와 손잡고 문을 연 ‘이지무브’는 장애인 보조·재활기구를 생산하고 있으며, 연간 180억원 이상의 매출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또한 올해 200명 이상의 고용을 창출하고, 이중 장애인 등 고용 취약계층을 80명 이상 고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이지무브’는 선진기술의 제품개발에도 나서 회사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해외시장 개척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6월 출범한 ‘자연찬’은 국내 최초의 영농 장애인과 농촌 취약계층이 생산한 농산물을 전문으로 유통하는 사회적기업이다. 현대차그룹은 3년간 총 30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축적한 물류관련 노하우를 전수해 자연찬을 연간 매출액 100억원, 연계고용 포함 300명 이상을 창출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대한민국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서 나온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젊은 사회적 기업가를 위한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2007년부터 성공회대학교 사회적기업 연구자와 경원대학교 사회적기업과에 장학금으로 각각 3억원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는 울산지역의 청년 사회적 기업가 창업보육센터에 4억원을 후원할 예정이다.

현대차 정몽구 재단과 함께 청년 사회적 기업가 발굴과 전폭적 창업지원을 통해 향후 5년간 150개 사회적 기업을 책임 육성하고, 이를 통해 1500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맞춤형 창업지원 프로그램은 단기적인 재정지원에 그치는 것이 아닌 ▲성공한 사회적기업들의 멘토링 ▲시장진입에 필요한 역량 전수 ▲책임 창업이 가능한 후속 지원 등으로 차별화했다. 또한 현대차미소금융재단 및 현대차그룹 네트워크를 활용한 자금 지원, 컨설팅, 창업 교육 기회를 제공한다.

이밖에도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월부터 교도소 재소자, 소년원생 등의 안정된 사회정착을 위한 법무부의 사회적기업 ‘허그샵’의 설립과 운영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진철 (cheol@edaily.co.kr)

한화그룹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 박차

- 친환경 사회적기업 18곳 선정..운영·개발비 등 지원

[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한화(000880)그룹은 지난해 10월 `공생발전 7대 종합 프로젝트`를 정하고 구체적인 실행에 돌입했다. 프로젝트의 주제는 `상생·친환경·복지`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한화는 우선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등 중소기업 업종에서 손을 떼기로 했다. 또 협력업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그 결과를 나누는 중소기업 성과공유제 도입을 검토키로 했다. 기존 150억원 규모였던 동반성장펀드를 1000억원으로 확대하고, 500억원을 출연해 사회복지재단도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이와 함께 사회공헌 확대 차원에서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사업도 본격 가동했다. 성장성이 있는 친환경 관련 사회적기업에 운영비, 개발비, 투자비 등을 지원키로 한 것. 한화 관계자는 “환경과 인간의 공존을 지향하겠다는 뜻에서 친환경 제품, 재활용, 에너지분야 등 친환경적 가치 창출을 목적으로 하는 사회적기업을 지원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화는 앞서 지난 3~4월 친환경 영역의 사회적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대상 선정을 위한 공모를 진행했다. 그 결과 북한이탈주민을 고용한 `백두리싸이클링`, 의류를 재사용해 판매하는 `나눔가게` 등 총 18개 기업이 최종 지원대상으로 뽑혔다. 한화는 이들 기업에 기금 증서를 전달하고 1박2일간 사회적기업의 조직문화와 브랜드 마케팅과 관련한 1차 워크숍을 진행했다.

한화는 함께일하는재단과 공동으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18개 기업에 재정적 지원과 제품 개발, 홍보마케팅, 판로 개척, 멘토링 등을 제공한다. 이같은 지원 사업이 마무리된 이후에도 사회적기업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힘을 보탤 방침이다. 아울러 3개월 과정의 카이스트(KAIST) 비즈니스 스쿨을 운영해 환경 분야 사회적기업가의 경영역량을 키워주기로 했다. 이 과정을 모두 수료할 경우 KAIST 총장 명의의 수료증과 KAIST 준동창회원 자격을 부여할 예정이다.

장일형 한화그룹 사장은 “한화의 `친환경 사회적기업 지원`은 `혼자 빨리가 아닌 함께 멀리` 가겠다는 김승연 회장의 동반성장 철학의 실천적 의지”이라며 “국가적 과제인 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기업의 경영환경을 개선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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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자 어윤대 '성공적'…금융회장 어윤대는?

학자출신으로 국내 최대 KB금융지주를 2년째 이끌고 있는 어윤대 회장(사진)을 놓고 금융권에서 입방아가 요란하다.

특히 은행권 노조에서는 최근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인수의사를 내비친 어윤대 회장에게 '경영철학이 없다'고 맹공을 가하는가 하면, '학자로 남았어야 할 어 회장이 경영에 손을 댄 뒤부터 체면을 구기고 있다'는 악평까지 쏟아내고 있다. 

어윤대 회장은 1945년생으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국 미시건대에서 경영학 박사를 받은 국제금융 분야 전문가로 더 유명하다. 

그가 30대의 젊은 나이로 1980년대 모교인 고려대에서 강연했던 '화폐금융론'은 경영학도들의 필수 수강코스로 각광을 받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그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운영위원, 한국금융학회장, 국제경영학회장 등을 거쳐 지난 2003년부터 2006년까지 모교인 고려대의 총장직을 수행하는 등 능력 있는 학자로서 명성을 날렸다. 

또 그는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대학교 객원교수와 한국국제경영학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국제적으로도 상당한 지명도가 있어 지난 1999년에는 초대 국제금융센터 소장까지 지냈다.

지난 3월 어 회장이 한국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런던에서 열리는 G100유럽에 초청받아 피에르 낭텀(액센츄어), 앤드류 모스(아비바그룹) 등 세계적인 CEO 100여명과 한 자리에 선 것도 그의 국제적인 지명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케 한다.

하지만 그가 학자의 길에서 벗어나 '금융지주 회장 어윤대'로 탈바꿈한 이후의 평가는 어떨까?

이와 관련 금융노조는 어윤대 회장에 대해 혹독한 평가를 내놨다.

4일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학문과 현실은 다르다"며 "경영과 금융을 글로 배운 이 학자가 지난 2010년 7월 국내 최대 금융지주회사인 KB금융지주 회장에 왔는데 취임하자마자 국민은행 노동자들을 ‘비만증 환자’로 몰아 붙이며 경쟁 드라이브를 걸었다"고 평가했다.

또 금융노조는 "그가 추구했던 경쟁위주 경영은 상품 베끼기, 과도한 실적강요 문화, 자폭통장 양산 등 부작용만 양산했을 뿐"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금융노조는 "더 고약한 것은 그 경영실패를 메가뱅크를 통해 만회하려는 것으로 질보다 양을 늘려 자신의 실책을 덮어보겠다는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어 회장은 학자 시절 대표적인 글로벌 금융주자로 꼽혔으나 KB금융에 들어간 이후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은 틀리더라"며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다지기를 주로 진행했다.

그가 불과 2년여만에 우리금융 인수를 거론한 것 자체가 자신의 경영실패를 그동안 전략적으로 접어 둔 메가뱅크를 통해 일시에 역전시키려 하는 불순한 의도가 있다는 게 금융노조 측의 주장이다.

여기에 한술 더떠 금융노조는 "한 명의 잘못으로 인한 경영실패를 금융노동자들의 구조조정으로 덮으려 하지 말라"며 "미국 금융위기를 초래한 망국적 메가뱅크를 이 땅에 도입하는 국가적 과오를 범하지 말라"며 뼈 있는 경고를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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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 세계로 뛴다> 亞넘어 美대륙으로…글로벌 ‘하나’가속도

中·인니·싱가포르·베트남…
하나銀 아시아벨트 무한확장
중동과도 협력 신흥시장개척도

국내 최고 해외네트워크 자랑
외환銀 날개달고 美진출 야심
글로벌 톱 50-亞 톱 10


하나금융그룹이 ‘2015년 글로벌 톱 50, 아시아 톱 10 금융그룹’ 이라는 고지를 향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올해 초에는 국내 은행 중 가장 탄탄한 해외 네트워크를 구축한 외환은행이라는 날개까지 달았다. 성공적으로 현지화를 이룩한 중국, 인도네시아는 물론 아시아 전역을 하나금융의 ‘아시아 벨트’로 만들어가고 있다.

▶‘아시아 벨트’ 거침없는 확장 = 하나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하나은행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해외 2곳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고 싱가포르 등 4개국에 해외지점을, 베트남ㆍ인도에 해외사무소를 각각 구축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은 이미 괄목할 만한 성적을 내고 있다. 김정태 하나금융회장이 “중국과 인도네시아에서는 하나은행이 국내 은행 중 가장 탁월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고 자신할 정도다. 중국하나은행은 2007년 법인을 설립한 후 현지화에 전력해 현재 예금과 대출의 중국인 비중이 60%를 넘는다. 예금은 매년 40% 이상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아예 현지 은행을 인수, 사명을 바꿔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앞장서고 있다. 인수 당시 5개에 그쳤던 지점망을 현재 본점 포함 26곳으로 확대했고 대부분의 거래처가 현지인이나 인도네시아 기업일 정도로 성공적인 현지화를 이뤄냈다.

하나금융그룹이 아시아 벨트 확장, 미주 시장 진출 등을 통해‘ 2015년 글로벌 톱 50, 아시아 톱 10 금융그룹’ 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사진은 스리랑카 국영 NSB은행과 전략적 제휴를 맺는 모습.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하나은행은 중국, 일본, 인도, 싱가포르,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으로 이어진 아시아벨트를 한층 더 업그레이드한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필리핀 현지은행을 등을 인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외환은행의 경우 필리핀 지점을 현재의 1개에서 6개까지 늘리고 중국에서도 톈진ㆍ다롄 쪽에 지점을 추가로 낼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중동, 서남아시아 지역 은행과의 협력을 통한 신흥시장 진출도 모색하고 있다. 지난해 스리랑카 국영은행인 NSB은행(National Savings Bank of Sri Lanka) 및 카타르 커머셜뱅크 등과 업무 제휴를 맺으며 신흥 시장 진출에 대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여기에 아시아를 넘어 터키, 미얀마, 브라질, 페루 등 새로운 지역을 공략할 계획도 하나금융은 마련하고 있다. 

▶외환은행 ‘첨병’ 미주시장 진출 야심 = 하나금융은 미주지역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하나은행은 미국 뉴욕에 지점이 한 곳 있고 외환은행은 대출업무만 할 수 있는 외환뉴욕파이낸셜, 외환로스앤젤레스파이낸셜 등 캐피털업체 2곳과 송금센터인 ‘미주외환송금서비스’가 있다. 론스타에 인수되기 전인 2003년 상반기 때까지만 해도 수신 기반 은행이 미국 전역에 16개나 퍼져 있었던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모습. 하나금융은 이를 복원하겠다는 생각이다.

국내 은행 중 가장 우수한 현지화를 달성한 곳으로 꼽히는 하나은행 중국유한공사 모습.

하나금융은 올초 미국 동포은행인 새한뱅콥 인수를 추진하다 실패했지만 인수를 재차 추진할 방침이다. 외환은행을 첨병으로 새한뱅콥 사례를 교훈 삼아 철저한 시장조사와 함께 전략적으로 접근할 방침이다.

지난 3일로 취임 100일을 넘긴 김 회장은 외환은행 인수로 명실상부한 국내 4대 금융그룹에 올라선 하나금융이 또다른 도약을 하기 위해 글로벌 시장 공략을 필수 과제로 여기고 있다.

김 회장은 “포화상태인 국내 금융시장에선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자산의 질을 끌어올리는데 역점을 두고 해외에선 지점 개설,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가겠다”며 “해외에선 꼭 은행이 아닌 리스ㆍ렌트ㆍ할부 등 소비자금융의 형태도 병행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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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그룹, '1인지배 가족회사' 되나

[오마이뉴스 이정환 기자]

이 정도면 누구라도 들어가고 싶을 회사 아닐까. 직원 26명에 매출이 125억 원을 넘는다. 그렇다고 '소문난 잔치 밥상'이냐, 그것도 아니다. 영업이익 22억4900만 원에 당기순이익이 55억4800만 원에 이른다. 이것도 '대단'한데, 자산이 무려 689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요즘 유행어를 빌려쓰면, 그야말로 '살아 있는' 이 회사, 미래에셋 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이다. 그룹 사업 컨설팅이나 국내 외 민간투자사업에 대한 금융 자문을 주력 사업으로 하는 비상장사다. 그런데 이 회사에 대한 신용평가는 이상하게도 매우 '차갑다'. 

2011년 결산 재무제표를 이용하여 올해 작성된 나이스신용평가정보의 신용분석보고서를 보면, 자기자본비율은 76.11%로 양호한 상태이나 부채 대 매출은 1865.65%로서 동업종 하위 15% 미만에 속하는 불량한 상태다. 유동성도 불량, 수익성 분석에서도 총자본순이익율은 우수하나 금융비용 대 매출은 불량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리고 특히 눈에 띄는 말.

"기업의 전체적인 성장규모를 평가하는 총자산증가율은 549.45%로서 전체 업체의 총자산급증그룹에 속하는 '요주의'상태이며, 동업종 내에서 총자산급증그룹에 속하는 '요주의'상태입니다."

3년 만에 자산 21배 증가, 그룹 지배구조 핵심 '정위치'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와 미래에셋컨설팅
ⓒ 고정미

실제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미래에셋컨설팅은 지난 3년 동안 자산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2009년 3월 기준 329억 원 규모였던 자산이 다음해 1천억 원대로 '점프'한다. 이어 2011년 같은 시기에는 6940억8356만 원, 3년 만에 21배가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그룹 측은 2010년 계열사였던 케이알아이에이(KRIA)와의 합병을 주요 원인으로 설명한다. 그럼 KRIA는 또 어떤 회사인가. 대외적으로는 부동산 관리회사 정도로 알려졌지만, 실제 박현주 회장 중심의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 핵심 역할을 했던 곳이다.

간단히 설명하면 이렇다. 미래에셋그룹을 대표하는 회사는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 미래에셋생명 등 3곳이다.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미래에셋캐피탈의 2대 주주가 KRIA였다. 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2대주주였다. '물론' 미래에셋캐피탈과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최대주주는 박현주 회장이다. 

결국 KRIA의 자산 중 상당수의 계열사 주식이 미래에셋컨설팅으로 흘러들어왔고, 그만큼의 그룹 영향력이 미래에셋컨설팅으로 이전된 셈이다. 그 결과 미래에셋컨설팅은 현재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다. (위 '미래에셋그룹 지배구조와 미래에셋컨설팅' 참조).

합병 이후 지분법적용투자주식 비율 97%로 대폭 상승

 미래에셋컨설팅과 KRIA의 자산 변화(단위 : 천원). 출처 : 금융감독원 제출 미래에셋컨설팅 및 KRIA 감사보고서
ⓒ 이정환

2010년 12월 두 회사가 합병할 당시 KRIA 총자산은 3417억2965만 원, 미래에셋컨설팅이 997억5423만 원이었다. 그런데 2011년 3월 감사보고서를 보면, 미래에셋컨설팅 총자산은 6940억8356만 원이다. 3개월 여 만에 다시 2500억 원 규모의 자산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그룹 측은 합병 과정에서 자산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재평가가 이뤄진 자산은 구체적으로 무엇이었을까. 일반적인 재벌들처럼 토지 등 부동산이었을까. KRIA와 미래에셋컨설팅의 경우는 그렇게 보기 어렵다. 

두 회사가 합병하기 전 감사보고서들을 보면, KRIA의 경우(2010년 9월 현재) 총 자산에서 다른 회사에 중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주식, 지분법적용투자주식이 차지하는 비율이 75%에 이른다. 미래에셋컨설팅의 경우도 71.4%로 총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편이었다.

그런데 합병 이후인 2011년 3월 미래에셋컨설팅의 지분법적용투자주식 비율은 97%로 크게 상승한다. 이는 곧 양사가 보유하고 있던 그룹 지분에 대한 재평가가 집중적으로 이뤄졌음을 시사한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컨설팅은 그룹 내에서 금융업을 제외한 업체 중 총자산 기준 1위의 업체로 올라섰다.

박현주 회장 일가 자산 가치도 '급팽창'

 박현주 회장 일가의 미래에셋컨설팅 소유지분 현황. 출처 : 금융감독원 2012년 5월 31일자 '대규모 기업집단 현황 공시'
ⓒ 이정환

이 말은 곧 박현주 회장 일가의 지분 가치도 그만큼 올라갔다는 뜻이 된다. KRIA나 미래에셋컨설팅 모두, 철저히 '박현주 가족 회사'였기 때문이다.

합병 전 KRIA와 미래에셋컨설팅 지분구조는 박현주 회장 43.68%, 부인 김미경씨 10.24%, 박 회장 자녀 세 명이 각각 8.19%, 그 외 혈족 2∼4촌 3명이 8.43% 등 도합 86.92% 지분을 박 회장 일가가 갖고 있었다.

이와 같은 가족 중심의 지분 구조는 합병 이후 더욱 강화됐다. 현재 박 회장 일가의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율은 무려 91.86%에 이른다. 특히 박 회장의 경우 합병 전 43.68%에서 합병 후 48.63%로 4.95%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이와 같은 모습은 비상장 회사 합병으로 오너 일가의 지분 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그룹 지배력을 강화하는 한편, 다시 회사 상장을 통해 엄청난 시세차익을 거두는 기존 재벌 행태와 큰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컨설팅의 상장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고 항변한다. 미래에셋 측은 "미래에셋컨설팅은 그룹 사업 구조에서 주요 영역이 아니기 때문에 회사 발전을 위해서도 상장 대상이 아니다"며 "때문에 기존 재벌 모습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미래에셋컨설팅과 KRIA의 합병 효과는 또 있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
ⓒ 미래에셋
하지만 KRIA와 미래에셋컨설팅 합병 과정을 돌아보면, 이와 같은 해명에는 또 다른 의문이 붙는다.
사실 KRIA와 미래에셋컨설팅은 원래 '한 몸'이었다. 2008년 9월 KRIA에서 떨어져 나온 회사가 미래에셋컨설팅이다. 그러다 다시 2년여만에 이번에는 미래에셋컨설팅이 KRIA를 흡수 합병한 것이다. 현재 미래에셋 측은 "미래에셋 브랜드로 통일함으로써 기업 경영의 효율성을 더욱 기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진짜 이유'는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합병이 이뤄진 2010년, 그 해 미래에셋그룹이 대기업으로 지정되는 '변수'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당시 금융회사로 분류된 KRIA는 금산법에 의거 비금융계열사에 대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결국 미래에셋 그룹은 비금융사로 분류된 미래에셋컨설팅이 KRIA를 합병함으로써 비금융자회사에 대한 의결권 제한 규정을 피해 가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박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를 '완벽히' 지켜낸 셈이다. 미래에셋 측은 "합병 당시 그런 상황은 있었다"고 하면서도 "합병의 주된 목적은 브랜드 통합이었다"는 말로 그룹 지배구조와는 거리가 먼 사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미래에셋의 '얼굴', 꽃보다는 돈에 가깝다

미래에셋은 미래에셋컨설팅을 그룹 지배구조 핵심으로 보는 시각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미래에셋 측은 "그룹 지배구조와 미래에셋컨설팅은 거리가 있다. 오히려 미래에셋캐피탈이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다"며 "회장의 미래에셋컨설팅 지분을 다 뺀다고 해도, 그룹 경영의 영향력이 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반박한다.

하지만 미래에셋이 1인 지배체제로 인해 구설수에 오른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특히 2006년 그룹 지분구조가 박 회장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본격적으로 불거진 지배구조 문제는 이후에도 꾸준히 제기됐다. 미래에셋의 영향력이 그룹 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 주요 상장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현재 미래에셋 그룹 지배구조로는 박현주 회장의 판단이나 이해관계가 시장에 반영될 개연성이 존재한다. 실제 2007년 동아제약 경영권 분쟁 당사자들이 박 회장의 지지를 얻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가동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작년 국민연금이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맡겼던 주식 투자금을 대거 회수하고 미래에셋증권 주식을 사들인 배경에도 미래에셋 지배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지배구조가 불투명한 회사의 시장 영향력이 커지는 데 대해 공적 역할을 하려는 것"이란, 일종의 견제가 발동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외부 시각에도 불구하고 미래에셋은 오히려 개인회사에 더 가까워지는 모양새다. '가족회사' 자산의 폭발적인 증가, 개인회사와 같은 지배구조, 이것이 미래에셋컨설팅과 KRIA 합병 과정에서 드러나는, 국내를 대표하는 금융그룹의 '이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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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관 후보자들, 이들은 왜 삼성에 관대했을까?

민주 박영선·최재천 등 "대법관 후보자들, 친재벌 성향"

 [프레시안 박세열 기자]

 이명박 정부 하에서 임명 제청된 대법관 4명의 친재벌 성향이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대법관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민주통합당 청문위원들은 5일 보도자료를 내고 "고영한, 김병화, 김신, 김창석 대법관 후보자들의 '재벌 편들기'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인사청문특위 위원인 박영선 국회 신임 법사위원장 후보를 비롯해, 이춘석, 최재천, 박범계, 우원식, 이언주 의원은 네 명의 후보자들이 진행한 판결을 분석한 결과 '친재벌' 성향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특히 삼성 관련 소송의 경우 유독 상식에 어긋나는 판결을 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민주당 청문특위 간사인 박영선 의원은 "이번 인사청문회는 대법관 3분의 1이 교체되는 것으로 사법부가 어느 방향으로 가게 될지를 결정하는 만큼 그 어느때보다도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특히 대법관 구성이 50대, 서울대, 남성위주 법관 출신으로 획일적이고 편중된 측면이 있고 친재벌 편향 판결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건희의 '삼성 지배' 정당화 계기 마련해준 김창석 후보자

김창석 대법관 후보자는 서울고법 부장판사 시절인 지난 2009년 삼성 에버랜드 배임 사건과 관련해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된 사건을 다시 뒤집은 전력이 있다.

당시 삼성 특검은 이건희 회장이 삼성그룹을 지배하는 핵심 고리를 건드리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었다. 당시 무죄인 상태로 대법원에 상고된 삼성 에버랜드 전환사채(CD) 및 삼성SDS 신주인수권부사채(BW) 헐값 발행 관련 배임 사건을 대법원은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다.

관련해 당시 재판 기록을 분석한 민주당 최재천 의원은 "김창석 후보자는 위 파기환송심 서울고등법원 재판부 부장판사로서, 이건희 회장에게 손해액 227억에 달하는 배임죄가 추가되었음에도 2009년 8월 14일 파기환송 전과 동일한 법정형을 선고하여 집행유예를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자는 실형을 선고하지 않은 이유로 손해액 227억여원 이상을 삼성SDS에 납부, 피해가 회복됐다는 점을 들었지만 최 의원은 "1심에서 양형참고자료로 삼성 에버랜드 및 에스디에스 손해액 합계 2,500억원을 지급했다는 확인서가 제출됐지만 회사 공시자료에는 돈을 받은 사실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다. 즉 허위 양형 참고 자료를 제출했음에도 재판부가 이를 확인하지 않고 진술만으로 작량감경을 해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는 상위 10대 재벌 총수지분율이 처음으로 1% 이하인 0.94%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재벌의 대기업 소유 방식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대법관으로 삼성에 '면죄부 판결'을 낸 판사를 임명제청한 것이다. 당시 에버랜드 사건에서 '면죄부'를 받았던 이 회장은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을 받았지만, 이마저도 이명박 대통령에 의해 139일만에 사면받았다.

최 의원은 지난 2006년 삼성에버랜드의 2대 주주였던 삼성계열 제일모직 소액주주들이 당시 전환사채 인수권을 포기한 제일모직 이사들을 상대로 낸 민사 소송에서, 김 후보자가 있던 재판부가 과거 삼성 관련 재판 기록 공개를 사실상 거부해 구설수에 올랐다는 점도 지적했다.

태안 기름 유출 사건, 삼성에 면죄부 준 고영한 후보자

고영한 대법관 후보자의 경우 태안 기름유출 사건과 관련해 삼성중공업 손해배상 책임을 56억 원으로 제한하는 판결을 내린 전력이 있다. 박범계 의원은 "재판 결과 12만 8000명이 넘는 태안 주민들은 사실상 1인당 5만 원 꼴도 안되는 피해보상을 받았고, 삼성중공업은 주민들에 대한 피해보상은 물론 환경피해 복구 책임에 대해 면죄부를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에 따르면 고 후보자는 삼성중공업이 제출한 자료만 보고 심문기일도 열지 않은 채 3개월 만에 책임 제한 절차 개시 결정을 내렸다. 관련해 박 의원은 "이는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재판 받을 권리를 침해한 것으로 위법한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 규모가 크고 다수의 채권자가 있는 사건에서 선박 책임 제한 절차를 따른 해결이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태안 기름유출 사건이란 2007년 12월 인천대교 건설공사 현장을 떠나 거제조선소로 항해하던 삼성중공업 주예인선(삼성 T-5호) 선단 중 크레인 바지(삼성 1호)가 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기상악화로 예인줄이 끊어지며 근처에 정박 중이던 유조선 허베이스피리트호와 충돌해 유조선의 원유가 해상에 유출된 사고를 말한다. 당시 기름에 오염된 태안 앞바다 정화 작업과 관련해 전국적인 자원봉사 붐이 이는 등 이 사건이 사회적인 이슈로 부상했지만, 정작 사고 원인을 제공했던 삼성 등 기업에 대해서는 솜방망이 처벌에 그쳤었다.

박 의원은 또 이건희 회장의 동생 이명희 회장이 경영하는 신세계그룹 관련 재판에서도 고 후보자가 납득할 수 없는 판결을 내렸다고 주장했다. 신세계가 거래상 지위 남용 등의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3억 2000만원의 과징금 납부 명령을 받았지만, 2010년 4월 서울고법 판사였던 고 후보자는 신세계가 제기한 과징금 납부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신세계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불공정 거래 행위에 대한 봐주기 판결"이라고 비판했다.

김신 대법관 후보자에 대해서도 민주당 이춘석 의원은 "김 후보자는 2010년 12월 초 한진중공업의 일방적인 정리해고 통보에 맞서 2011년 1월 4일부터 크레인에서 고공농성을 했던 김진숙 민주노총 위원에게 '퇴거 및 사업장 출입금지 가처분신청'을 인용하고, '퇴거시까지 하루 100만원씩 지급하라'는 간접 강제 결정을 내렸다"는 점을 지적했다. 당시 김진숙 위원에게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2억 9800만 원에 달했다. 이 의원은 "형식 논리와 회사측 입장만을 대변하여 사회적 약자에 대한 사법정책적 배려 의지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번에도 '위장전입'에 '투기' 의혹까지

유일한 검사 출신인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의 경우 위장전입을 했던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김 후보자가 낸 대법관 인사청문 자료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 88년 부산지검 울산지청으로 발령을 받았지만, 김 후보자는 부인의 외조부 집인 서울 대림동에 거주했다. 문제는 김 후보자 가족은 울산으로 주소를 옮겼다는 점이다. 김 후보자는 대림동 주택의 단독 세대주로 돼 있었다.

이같은 '위장 전입' 상태는 1992년 김 후보자가 서울 북부지검으로 발령난 뒤에 해소됐다. 관련해 <채널A>는 전날 김 후보자가 "수도권 아파트 청약 1순위를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었다"며 위장 전입 사실을 시인했다고 보도했다.

또 김 후보자가 1990년 '투기 바람'으로 명성이 높았던 부산 동래구의 한 아파트를 구입한 배경에 대해서도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해당 아파트를 정부 고위 관료들이 집중적으로 매입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김 후보자도 공직자 신분으로 투기에 뛰어든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검사 출신인 김 후보자는 인천지검장을 지내던 중 대법관에 지명됐다. 김 후보자는 이명박 정부 초대법무부장관인 김경한 전 장관이 TK 인맥을 대거 검사장으로 승진시킬 때 검사장을 달았다. 당시 김 장관은 "경북고 후배를 포함해 고향 후배를 대거 챙겼다"는 비판을 들었다. 김 후보자는 경북고등학교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승승장구한 케이스인 것.

박영선 의원은 "4명의 후보자들에 대해 계속해서 검토를 할 것이고 내일은 김병화 후보자와 관련하여 이미 드러난 위장전입 문제 외에 부동산 취득과정의 문제, 대법관 후보자 추천과 관련한 배경 등을 현재까지 점검한 일부 내용을 밝힐 것"이라고 예고했다. 박 의원은 "특히 위장전입 사건 수사를 담당해 온 검찰출신 이라는 점, 부산아파트의 경우 투기 목적이 농후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도덕성 부분을 더 밝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세열 기자 (ilys123@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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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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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협 토론회 “과기정책, ‘스웨덴 패러독스’ 경계해야”

국내 과학기술 정책이 기초 연구에만 치중한 나머지 시장과 괴리될 수 있는 ‘스웨덴 패러독스’를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무역협회(회장 한덕수)는 5일 대전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대한상공회의소, 포스코경영연구소와 공동으로 ‘세계 산업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6차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프로그램은 ‘우리의 기술경쟁력을 어떻게 높여 나갈 것인가’라는 주제로 △주요 경쟁국의 과학기술 경쟁력 및 기술혁신 동향과 시사점(이기종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 본부장) △우리나라 과학기술 정책의 역할과 과제(정경희 포스코경영연구소 팀장)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혁신 현황과 정책적 제언(권혁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선임본부장)에 대한 발표와 토론으로 진행됐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정경희 팀장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액이 세계 2위인 스웨덴이 시장과 괴리된 기초연구에 치중하면서 주요 기업의 경쟁력이 저하됐던 사례가 있다”며 “선진국 대비 R&D 절대 투자금액이 부족한 우리나라도 최근 기초과학 투자를 늘리고, 응용ㆍ개발 투자를 줄이는 경향이 있는데 ‘스웨덴 패러독스’에 빠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R&D 투자 확대에도 불구, 중소기업 자체 R&D 투자 증가율은 둔화되고 기술수준 정체도 지속되고 있다”며 “이는 직접적인 재정 지원으로 중소기업의 혁신을 유도하는 방식에는 한계가 있음을 의미하며, 중소기업 스스로 R&D 혁신을 이뤄낼 수 있도록 세제 정비, 규제 완화 등 제도적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이기종 본부장은 “OECD에 따르면 중국은 기초연구와 개발연구의 투자비중이 4:83으로 한국(18:62)보다 개발연구 비중이 월등히 높아 우리나라를 급속히 따라잡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며 “우리도 개발연구에 보다 전향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권혁천 선임본부장은 주성엔지니어링, 크루셜택, 국순당, 엔브이에이치코리아 등 국내 강소기업의 혁신사례 분석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R&D 혁신 애로해소를 위해서는 인력ㆍ역량ㆍ인프라 등을 외부에서 원활하게 조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한 최적의 해법은 독일식 또는 핀란드식의 산ㆍ학ㆍ연 공동연구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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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는 아무나 하나? <추적자> 손현주 Vs. <유령> 엄기준

[오마이뉴스 박창우 기자]

 <추적자>의 백홍석(손현주)
ⓒ SBS

SBS 월화드라마 <추적자>의 백홍석(손현주 분)은 딸을 잃었고, 수목드라마 <유령>의 조현민(엄기준 분)은 아버지를 잃었다. 눈앞에서 가족의 죽음을 목격한 이들의 분노는 결국 '사적 복수'로 이어진다. 유력한 대권후보 강동윤과 세강그룹을 소유한 조경신을 상대로는 법과 같은 사회적 제도가 무용지물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검사는 나쁜 사람을 잡는 게 아니라 잡을 수 있는 사람을 잡는다"는 <추적자> 속 대사처럼 두 드라마는 우리 사회 권력층이 부조리와 어떻게 결탁하는지, 그리고 그 사회에서 소시민은 왜 절망할 수밖에 없는지 등을 보여주는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현실을 비추는 것.

그러면서도 정의가 사라진 현실 속에 사는 시청자에게 한 가닥 희망도 선물한다. <추적자>는 최정우 검사를 내세우고, <유령>은 박기영(김우현)을 앞세워 두 인물이 왜 사적 복수를 감행할 수밖에 없었는지를 그려낸다. 정의의 편에 선 공권력은 비록 그 힘이 미약할지라도 나름대로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준다. 

하지만 똑같이 사적 복수를 결심한 백홍석과 조현민에게도 결정적 차이는 존재한다. 현재 둘의 처지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명확해진다. 우선 조현민은 아버지를 사실상 죽음으로 내몬 작은아버지 조경신을 밀어내고 사적 복수를 완성해나가고 있다. 반면 백홍석의 복수는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이며, 그의 사적 복수는 최정우 검사에게 협력함으로써 결국은 사회적 제도의 힘을 빌려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가족을 잃은 분노의 힘은 둘을 똑같이 악마의 길로 내몰았지만, 이 지점에서 우리는 '악마는 아무나 될 수 있는 게 아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딸 잃은 손현주와 아버지 여읜 엄기준의 '결정적 차이'

백홍석은 가진 게 없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총으로 강동윤을 쏘아 없애는 것뿐이다. 그러나 그렇게 되면 딸의 죽음과 관련된 진실은 묻히게 된다. 그가 원하는 복수는 그런 게 아니다. 그는 강동윤이 스스로 진실을 밝히게 하는 것이 진짜 복수라고 생각한다. 그의 사적 복수가 힘든 길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유령>에서 세강증권 대표 조현민 역을 맡은 엄기준
ⓒ SBS

백홍석과 달리 조현민은 가진 게 많다. 현재 그는 세강증권의 대표다. 넘치는 돈을 바탕으로 그는 함정을 파고, 공권력에 스파이를 심고, 심지어 일부 권력까지 자기편으로 끌어들이며 완벽한 복수를 실행하고 있다. 만약 그가 아무것도 가진 게 없던 유학생 시절 복수를 꿈꿨다면, 그 역시 <추적자> 속 백홍석처럼 그저 쫓기는 신세에 처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그는 스스로 악마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 자기가 가진 모든 것을 활용했다. 그룹 내에서 힘을 키워 자신의 아버지가 느꼈을 배신감과 치욕감을 그대로 작은아버지에게 돌려주고 있다.

만약 백홍석이 힘없는 경찰이 아니라 스스로 권력을 잡을 수 있는 위치에서 강동윤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었더라면 백홍석의 사적 복수는 아마 조금 더 통쾌하게 진행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유령>의 조현민처럼 악마를 물리치기 위해 스스로 악마가 되어버린 피해자에게 시청자가 얼마나 공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4일 방송을 통해 조현민의 과거가 밝혀지자 그의 복수를 이해할 수 있겠는 됐지만, 백홍석의 복수처럼 응원까지 보낼 수는 없는 것도 결국은 마찬가지다.

복수는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야기 구조의 뼈대를 이뤄온 중심축이라 볼 수 있다. 인간이 문명사회를 이룩하기 전인 부족국가 시대에도 집단의 규율과 원칙이 사적 복수를 대신해왔다. 때문에 범법자에 대한 사회 제도의 형벌이 균형을 잃고 무용지물이 된다면 사적 복수가 횡횡하리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이야기다.

그런데 그 사적 복수마저 '있는 자'와 '없는 자'에 따라 달라진다면 대체 우리는 어디에서 희망을 찾아야 할까. 법과 정의가 실종된 사회에서 인기를 끄는 두 드라마는 아이러니하게도 그러므로 법과 정의가 바로 서야 한다는 사실을 역설하고 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을 사는 우리 중 99%는 조현민이 아닌 백홍석이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카루스의 추락(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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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가 500만원 ‘시나리오’의 진실
증권가, “사업부간 시너지, 신사업 성장이 원동력 … 주가 500만원 못 갈 이유 없다”
 
최근 증권가에서 120만원대인 삼성전자 주가가 500만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주목받고 있다. 과연 삼성전자의 주가가 500만원이 될 수 있을까. 시나리오가 나오게 된 배경과 도달 가능성을 따져봤다.

“삼성전자의 경영 지속성이 유지된다는 가정을 한다면 400만~500만원 주가도 황당한 얘기는 아니다.” 한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주가가 300만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은 충분히 할 수 있고, 500만원까지도 못 갈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 10만원대였던 삼성전자 주가는 2004년 60만원을 돌파했다. 2006년부터 50만~70만원을 오르내리던 주가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0만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주식시장에 상장한 지 35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100만원을 넘어섰다. 하지만 금융시장 불안이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8월 중순 주당 60만원대까지 다시 하락했다. 그랬던 삼성전자 주가가 지난 3월 128만원까지 치솟았고, 지난 5월말에는 한때 140만원을 넘어 서기도 했다. 불과 7개월 만에 2배 이상 껑충 뛰어 오른 것이다.
지난 6월19일 삼성전자의 주가는 124만원. 주가 500만원과의 격차는 4배에 가깝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 주가가 주식시장보다 더 빨리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서 빠르면 3년, 늦어도 5년 후에는 충분히 5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상황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발 금융위기로 인해 하락한 후 상승을 시작했다는 점이 외환위기 직후 인 1998년부터의 기록적인 상승과도 유사하다고 주장한다. 당시 삼성전자는 2년간 저점 대비 12배의 상승을 보였다. 1998년 3만1223원이었던 주가가 2000년 37만원대로 급등한 것이다. 삼성전자가 그렇게 상승하리라고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즉 지금 삼성전자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록했던 저점 40만원 대비 12배 상승한 500만원까지 갈 것이라고 아무도 상상하지 못하는 것과 같다는 얘기다.


- 삼성전자는 지난 5월4일 영국 런던에서 갤럭시S3를 공개했다. 해외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는 갤럭시S3를 통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독주체제가 굳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주요 사업의 가치 재산정해야
주가 500만원 시나리오는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에 대한 가치 재산정에서 출발한다. 또 다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주식의 가치를 산정할 때 그동안은 휴대폰, 반도체만 봤다”며 “메모리산업의 변동성 축소 외에도 비메모리, 아몰레드(AMOLED),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사업의 지속적인 고성장, 신규 사업의 추가 발굴과 사업화, 소프트웨어의 경쟁력 제고 등에도 밸류에이션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각 사업부의 가치를 다시 보고, 그 사업부 간 시너지에도 밸류에이션을 부여하자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휴대폰이 잘 팔리면 반도체·아몰레드 사업 역시 실적이 좋아지는 연결고리에도 가치를 산정하자는 얘기다.
한 외국계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1990년대에는 저 PER주, 후반부에는 현금흐름이 좋은 주식, 테마주에 높은 가치를 줬지만, 이제는 각 사업부의 가치에다 얼마만큼의 시너지가 나는지도 따로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말 기준 삼성전자의 글로벌 1위 제품은 TV와 가전,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모두 12개 품목으로 대부분 20~40% 가까운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다. 대부분 제품군에서 많게는 10개 업체가 경쟁하는 체제를 감안할 때 사실상 독주를 하고 있는 셈이다. 2위 그룹과도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휴대폰과 반도체 분야 등에서 세계 1위에 올라선 삼성전자가 휘는 디스플레이 등의 신사업이 가속도를 내면 애플을 능가하게 될 것”이라며 “이 때에는 삼성전자의 주가도 500만원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대표는 “애플의 시가총액이 600조원인데, 현 시가총액 200조원의 삼성전자가 애플 수준이 된다면, 주가가 500만원에 도달할 것”이라고 했다.

디딤돌 ① _ 스마트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하는 것은 스마트폰을 필두로 한 통신사업 부문이다. 스마트폰 시장의 성공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견인하고 있고, 이러한 경쟁력 강화는 다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경쟁력을 최고로 만들어주고 있다.
통신사업 부문의 시장 점유율과 실적 개선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20.4%에서 34.8%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는 애플 외에 경쟁자가 없는 상황이다.
지난 1분기 삼성전자는 모두 43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점유율이 29.7%였고, 애플이 3500만대를 팔아 24.2%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됐다. 두 회사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절반을 넘는 수준이지만, 수익은 90% 이상을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수익률 면에서는 애플이 삼성을 앞서고 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S3가 해외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어 애플이 수익률 선두자리마저 삼성전자에 내 놓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점유율 면에서 삼성과 애플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수익률도 역전된다면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삼성전자의 독주체제가 굳어질 수 있다. 특히 삼성이 지난해 중국과 인도를 겨냥해 내놓은 저가 스마트폰의 1분기 판매량도 1000만대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스마트폰에 이어 갤럭시탭 등 모바일 디바이스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는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프리미엄 시장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가장 양질의 저가 스마트폰과 경쟁력 있는 태블릿PC를 공급하는 스마트 모바일 디바이스 업체에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디딤돌 ② _ 아몰레드 등 디스플레이 사업의 고성장

스마트폰 시장의 성공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견인하고 있다. 스마트폰 판매가 늘면 아몰레드(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와 비메모리 매출도 동반 증가하는 구조다.
삼성전자의 아몰레드·AP 사업이 지난해부터 확장국면으로 진입했고, 오는 2014년부터는 파운드리 사업에 주력할 전망이다.
액정화면(LCD)과 아몰레드를 포함한 모바일용 소형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자회사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시장 점유율은 올 1분기 기준으로 22.1%에 이르렀다. 샤프(12.4%)와 LG디스플레이(11.2%)를 큰 차이로 앞선다. 특히 풍부한 색 재현력과 잔상이 없는 자연스런 화면으로 LCD의 뒤를 잇는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아몰레드 거의 전량을 삼성이 생산한다. SMD의 아몰레드 누적 생산량은 지난 6월 2억개를 돌파했다. 지난 2007년 아몰레드 양산 이후 5년 4개월 만이다. 이는 1초에 1.2개, 하루 평균 10만개 이상의 생산량이다. 제품을 쌓으면 매일 60층짜리 고층 빌딩 하나를 올린 셈이다. 누적 생산량 2억 개의 높이는 에베레스트산의 45배가 넘는다. 앞으로 TV용 대형 패널, 플렉시블·투명 등 미래형 디스플레이의 양산이 개시되면 수요는 폭발적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가 올 하반기부터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휘는(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LCD가 대세지만 앞으로 플렉시블 디스플레이가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이다. 갤럭시노트 등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적용해 폴더형으로 제작할 경우 크기를 현재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바지 주머니 속에 넣고 다녀도 불편하지 않게 된다. 다만 스마트폰 등에 이를 적용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업계에서는 상용화에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출시되는 갤럭시노트2에 플렉시블 디스플레이의 초기단계인 UBP(깨지지 않는 평평한 화면)를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통해 삼성전자가 애플뿐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 제조업체에 차별적 우위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딤돌 ③ _ 메모리산업의 변동성 축소·AP 지속 성장

삼성전자는 모바일 D램 시장의 51.2%를 차지하고 있다. 그 뒤를 SK하이닉스(24.6%)와 일본 엘피다(17.6%), 미국 마이크론(5.4%)이 따르고 있다. 최근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마이크론과 엘피다의 점유율을 합쳐도 삼성을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대만과 일본 메모리반도체 업체는 지난 5년간의 반도체 치킨게임에서 삼성전자에 무릎을 꿇으며 좀처럼 회생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다 그동안 단점으로 작용했던 반도체 산업의 강한 주기성이 약화되고, 산업이 안정화 될 경우 밸류에이션 제고가 가능하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반도체 사업부에서는 시스템반도체의 움직임도 변수다. 생산능력이 증대되고 스마트폰 덕에 점점 덩치가 커지는 모바일 기기에 탑재되는 시스템반도체 수요 증가량에 따라 삼성전자 주가 향방이 좌우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6월 경기 화성에 2조2500억원을 투자해 시스템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에 들어갔다. 삼성이 시스템 반도체 라인 확충에 나선 것은 스마트폰·태블릿PC 등 급증하는 모바일 기기용 비메모리 수요에 발빠르게 대응하기 위해서다. S3로 명명된 신규 시스템 반도체 공장은 300㎜ 웨이퍼 생산 라인으로 20나노 및 14나노급 공정을 적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주력 생산할 예정이다.
AP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에 들어가는 모바일용 중앙처리장치(CPU)다. 현재 삼성전자와 미국 퀄컴·텍사스인스트루먼트(TI)·엔비디아 등이 AP를 생산하고 있다. 삼성은 글로벌 AP 시장의 66.5%를 차지하고 있다. 스마트폰 업계에선 AP 공급 부족을 우려하고 있지만 삼성은 이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퀄컴·엔비디아 등이 설계만 할 뿐 제조는 대만 업체에 맡기는 반면 삼성은 자체 생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AP 수급 부족은 오히려 삼성에겐 반가운 일이다.


- 삼성전자가 개발한 휘는 디스플레이

디딤돌 ④ _ 신사업의 추가 발굴 및 사업화

삼성전자는 고비 때마다 신수종 사업으로 이를 돌파했다. 삼성전자가 신수종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발광다이오드(LED) 사업이 삼성전자 주가가 500만원에 오를 수 있는 디딤돌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국내 1세대 초음파 의료기기업체인 메디슨을 인수했다. 바이오제약 사업 진출도 서두르고 있다. 삼성은 조기 사업화가 가능한 바이오의약품 생산사업(CMO)을 우선 추진한 뒤 2016년에는 바이오시밀러와 바이오신약 등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기존 바이오의약품을 판매하고 있는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을 대신 생산해 주는 CMO사업으로 기술력을 쌓아 바이오 신약 시장에 뛰어든다는 복안이다.
‘빛을 내는 반도체’로 불리며 차세대 광원으로 각광받는 LED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9년 삼성전기와 공동으로 설립한 삼성LED를 지난 4월 흡수합병했다. 이후 LED 관련 사업은 한층 활발해졌다. 지난 4월 말에는 수원 디지털시티에 위치한 LED 조명시험소가 국내 최초로 자사 제품을 자체적으로 시험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 고품질 조명 제품의 생산과 판매를 위한 기반을 구축했다. 스마트폰, TV 등의 세트부분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 삼성전자를 스마트폰 시장 1위로 끌어올린 갤럭시S2(왼쪽).
최근 레노버·화웨이 등 중국업체의 추격이 위협적이다.

디딤돌 ⑤ _ 소프트웨어 부문의 경쟁력 제고

삼성전자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은 하드웨어에 비해 현저히 낮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소프트웨어 부문에서의 경쟁력 제고는 소비자들의 로열티를 높이는 것은 물론 수익성 개선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소프트웨어 분야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연구개발(R&D) 인력 중 소프트웨어 인력을 장기적으로 70%로 늘리고 있으며, 지난 연말 조직개편에서는 소프트 역량을 대거 확충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센터를 신설했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 분야의 신기술 확보를 위해 삼성그룹의 벤처투자업체인 삼성벤처투자의 해외 사무소를 미국 뉴욕이나 보스턴에 설치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8일 삼성전자 대표이사로 선임된 권오현 부회장이 사내통신망을 통해 내보인 취임사에서 “전자산업은 소프트 경쟁력을 갖춘 기업들이 업계 판도를 바꾸는 패러다임의 격변기를 겪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진정한 글로벌 톱 기업을 향한 분기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애플 등 소프트웨어 역량을 갖춘 경쟁사로 인해 삼성전자가 과거의 사업 방식으로는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전달한 것이다. 하드웨어·제조 중심으로 성장해온 삼성전자가 더욱 적극적으로 소프트웨어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임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주가 500만원 어렵다”  반론 만만찮아
삼성전자 주가가 500만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다. 주가 300만원은 충분하지만 500만원은 무리라는 얘기도 있고, 주가 500만원 달성에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는 글로벌 경쟁자의 견제, 자본금 규모 확대로 인한 자기자본이익률(ROE)의 하락, 중국과 미국 등의 자국산업 보호정책에 따른 우려에서다.
가장 큰 걸림돌은 글로벌 경쟁자들의 극심한 견제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애플의 아이폰 신형 등을 비롯한 신규 경쟁폰 등장이 삼성전자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크다. 시장점유율이 크게 흔들릴 가능성은 낮지만 새로운 스마트폰이 기존 판도를 바꾸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최근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국 업체들도 위협적이다. 올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5위에 오른 중국의 화웨이의 스마트폰은 저렴한 가격만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성능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태블릿 시장에서는 애플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와도 경쟁하게 됐다. 최근 MS는 직접 만든 태블릿PC를 선보였다. 이 시장에서는 애플 아이패드가 독주하고 삼성전자 갤럭시탭, 아마존 킨들파이어가 뒤따라가는 양상이다. 이 중 아이패드 점유율은 1분기 기준으로 68%에 달한다.
장기적으로는 MS의 태블릿PC 출시가 삼성전자에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MS가 아이패드의 독주 체제를 멈춘다면 삼성전자 등 다른 제조사에 오히려 기회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반도체 시장에서는 벼랑 끝에 몰린 미국·일본·대만 업체들이 연합전선을 구축할 태세다. 가까운 장래엔 미·일·대만 연합이 삼성전자와 싸우게 될지도 모른다.
애플과 9개국에서 진행 중인 특허소송도 골칫거리다. 직접적으로 소송비 부담과 함께 중장기적으로는 로열티 비용의 증가 등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 이익 잉여금이 지속적으로 쌓일 경우 자본금 규모가 커지고 이에 수익성의 주요 지표인 ROE가 하락하게 되면 주가에 높은 밸류에이션을 적용할 수 없다. ROE는 기업이 자금을 투자해 얼마만큼 순수하게 벌어들였는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수익성을 판단하는 중요 기준이 된다.
중국·미국 등의 자국 산업 보호 정책으로 인해 받게 될 타격도 우려스런 대목이다. 최근 중국정부는 자국 디스플레이 산업 보호를 위해 LCD 패널 관세를 3~5% 인상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뿐 아니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가격 압박을 받게 됐다. 유·무형의 자국 기업 산업 보호 정책에 힘입어 중국기업들은 손쉽게 ‘규모의 경제’를 달성해 향후 삼성의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 있다.
미국 역시 지난 4월 삼성전자의 냉장고 등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가전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선전하고 있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향후 5년간 최대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이 자국 산업을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계속 압박을 가하면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럴 경우 지속적인 실적개선도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섰다. 삼성전자 주가 500만원 시나리오는 글로벌 시장에서 그만큼 높아진 삼성전자의 위상을 나타낸다. 독보적인 위상만큼 ‘부러움’과 ‘시기’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 삼성전자 주가가 500만원이 되기 위해서는 수많은 가정이 필요하다. 굳이 3~5년 후의 주가 예상이 의미 있는지 애널리스트들은 반문하기도 했다. 하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단기 실적에 연연해하기보다는 삼성전자가 3년, 5년 후 어떻게 갈 것인가를 분석하고, 장기적인 측면에서의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는 충고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사: 장시형 기자 (z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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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룡 회장은 1977년 삼성물산에 입사해 인터넷사업부문 이사를 거쳐 1999년 옥션을 창업해 e-마켓플레이스 붐을 불러일으켰다. 이후 이니시스(2003년), 넷피아(2005년) 등에 이어 2007년에는 사재를 털어 코글로닷컴을 설립했다. 코글로닷컴은 해외 한인기업과 국내 중소기업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K플라자’를 지난 6월 중순 오픈했다. 그가 걸어온 길은 온라인 비즈니스 1세대 맏형이라는 별명에 걸맞다.
지난 6월7일 서울 삼성동 코글로닷컴 사무실에서 만난 이 회장은 K플라자 오픈을 진두지휘하면서도 일주일에 3일은 대학이나 기업, 최고경영자(CEO)포럼 등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며 호쾌하게 웃었다.
“앞으로의 10년이 제 인생의 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배우고 갈고 닦은 지식을 국가와 사회를 위해, 그리고 후배를 양성하는 데 쓰고 싶어요.”
그는 인터뷰가 있던 날 아침에도 20~30대 CEO를 대상으로 강연을 했다고 한다. 젊은 기업인들을 위한 진정한 멘토가 됐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일종의 재능기부이기도 했다. 강연 내용이 궁금했다.
“엄청난 변화의 시기입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변화의 변곡점이고요. 가장 중요한 때인 거죠. 누구에게는 위기일 수도 있겠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제가 삼성에서 뛰쳐나와 인터넷 비즈니스를 시작했을 때처럼 지금이 기회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때도 온라인 시장이 이렇게 성장할지 아무도 예상을 못했죠.”
그렇다면 지금은 무슨 변화가 일고 있을까. 그리고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그는 앨빈 토플러가 말한 제조업 중심의 제2의 물결, 그리고 정보기술(IT) 기반의 지식정보화 사회라는 제3의 물결이 이제는 제4의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제3의 물결의 핵심인 컴퓨터와 인터넷이 고도화되면서 이제는 태블릿PC, 스마트폰을 통해 등장한 수많은 앱이 새로운 경제를 만들고 있어요. 이것이 바로 제4의 물결입니다. 그런데 그 변화가 너무 빨라 알아채지 못하는 거죠.”


상상력으로 감성을 감동으로 바꿔야
그는 부동산 대책이나 건설 등으로 지금과 같은 경기침체를 해결할 수 있는 시대가 지났다며, 이제는 경기침체를 해결할 수 있는 주자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변화의 중심에 자원을 몰아야 위기에서 헤쳐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제2, 3의 물결에서는 과학과 기술, 이성과 지성이 중요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변화가 필요합니다. 제4의 물결의 핵심은 바로 감동입니다.”
그는 인간이 가진 감성의 중요성을 역설하면서 이러한 감성이 감동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감성을 감동으로 만드는 원동력은 창조와 상상력이라고 했다. 이를 위해서는 과학과 이성을 관장하던 좌뇌와 함께 우뇌의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그는 주장한다. 창조와 상상을 담당하는 우뇌를 단련시켜야 한다는 얘기다
“예전에는 강연을 하면 ‘많이 배웠다’고 고마워하던 청중들이 이제는 ‘감동받았다’고 합니다. 제품을 만들 때도, 기업을 경영할 때도 이제는 감동을 주지 못하면 살아남을 수 없어요. 그렇다고 감성과 지성이 뚜렷하게 구별되거나, 서로 반대되는 개념은 아닙니다.”
그는 특히 리더는 창조와 상상력, 스토리를 갖춰야 한다며 리더의 기본적인 소양으로 배려, 헌신, 인간적인 소통을 꼽았다. 특히 그중에서 소통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통할 수 있어야 공감할 수 있고, 공감해야 감동하기 때문이다.
“요즘 ‘벤치마킹’, ‘제2의’, ‘첨단기술’ 같은 단어들이 사라지고 있어요. 이런 단어들은 제조업 시대에나 통했죠. 대신 ‘인간적인’, ‘오리지널’과 같은 단어들이 더 많이 쓰이고 있어요. 이젠 남과 비슷해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된 거죠.”
그는 최근 삼성에서 발표한 ‘갤럭시S3’를 예로 들었다. 삼성전자는 지난 5월 영국 런던에서 갤럭시S3를 출시하며 ‘첨단기술’이나 ‘새로운 기능’보다 ‘더 인간적인 스마트폰’이라는 점에 마케팅의 방점을 찍었다.
“토끼를 잡으려면 귀를 잡아야 하고, 닭은 날개를 잡아야 꼼짝 못합니다. 인간인 소비자를 잡기 위해선 인간의 본성을 이해해야 합니다. 기업도 고객의 마음을 잡지 못하면 결국 망할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요즘 기업 간 경쟁 레이스가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겁니다.”
CEO가 창조, 창의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이 회장은 “스스로에게 끊임없이 질문하고 집요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좌뇌와 우뇌에서 ‘스파크’가 튄다는 것이다.
“생각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전혀 상관없는 다른 분야에도 관심을 가져야 좌뇌와 우뇌에서 ‘스파크’가 튀게 되는 거죠. 상상이라는 것은 전혀 다른 것을 연결하는 일종의 융합입니다. 그리고 창조는 다른 사람과 협력하는 가운데 나오는 겁니다. 모든 사람들을 휘두를 수 있다는 카리스마 리더십은 이 시대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혼자서는 안 된다는 얘기죠.”
그는 “경쟁이 치열한 제조업에도 감성이 필요하다”며 “가격이 논란이 되거나 경쟁력이 돼서는 십중팔구 실패하게 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가격이나 기술보다는 브랜드 자체가 구매 동인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CEO는 예술가여야 한다며 그는 시 한 수를 읊었다. <자기 전에 안경을 닦는다 / 책 속에만 꿈이 있는 줄 알고 / 책 읽을 때만 쓰던 안경을…(중략) 꿈을 더 잘 보려고 / 꿈한테 더 잘 보이려고…(후략)> 그는 유안진 시인의 <안경, 잘 때 쓴다>라는 시를 처음부터 끝까지 조용한 목소리로 낭송했다.
“이 시 정말 좋지 않습니까. 잠자리에 들 때 왜 안경을 씁니까. 그런데 써야 할 이유가 확실하지 않습니까. 한 기업의 CEO나 임직원은 예술가가 돼야 합니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있어야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어요.”
이 회장은 대기업의 임원을 만나보면 그들은 아직도 새장 안에 갇혀 있다며 안타까워했다. 예전의 경험과 규정만 따지며 현실의 변화를 아직까지 감지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소비자는 자신이 예상했던 것을 넘어서야 감동을 받습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것을 보여줘야 합니다. 그런 감동을 주기 위해서는 고객에 끊임없이 집중해야 하고, 고객과의 접점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명확하게 알아야 합니다.”
이렇게 해서 성공한 것이 글로벌 SPA 패션 브랜드인 자라와 유니클로다. 매장의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바로 분석하고 여기에 감성을 집어넣어 소비자를 감동시켰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는 한국의 미래에 대해선 낙관적이었다. “20~30대 CEO들을 만나보니 희망이 있습디다. 15년 정도만 잘 버티면 완벽한 디지털 세대가 우리 시대를 지배하게 될 겁니다. 쓸데 없는 논쟁을 하지 않을 거고요.”

 

한상·중소기업 연계하는 포털로 새로운 도전 나서
그는 문화, 예술,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산업, 레저와 관광, 그리고 농업·식품·외식 산업이 뜰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K-팝을 위시한 우리의 문화예술은 인기를 한창 구가하고 있고, 이러한 트렌드는 상당히 오래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식이나 외식산업도 엄청나게 성장하고, 농업은 생명산업으로 고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시대도 끝났다고 진단했다. 중소기업이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다. 완전경쟁시장에서는 대기업이 유리하지만 유일무이하거나 남과 차별화하는 분야에서는 중소기업이나 벤처기업이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사재를 털어 코글로닷컴을 설립하고, 5년 만에 K플라자를 오픈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삼성에서 22년간 유통을 했고, 그리고 옥션을 키웠죠. 뭘 할까 고민을 거듭했어요. 그러던 중에 ‘스파크’가 튀더군요. 내가 잘할 수 있는 것을 하자. 유통과 벤처, IT를 합쳐 회사를 차려보자고 마음먹었죠.”
그는 “중소기업을 키워 수출 저변을 확대하고, 이들의 글로벌화를 지원하는 것이 무역규모 2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는 길이라고 여겼다”며 “K플라자가 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K플라자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3만여명의 한상 네트워크와 국내 중소기업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글로벌 B2B 비즈니스 포털이다. 그가 당초 구상한 것은 한상을 위한 네트워크였다.
“어느 날 한 중소기업 사장을 만났는데, 해외시장 진출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더군요. 그래서 한국 중소기업들이 해외에 수출할 수 있게끔 돕자고 결심했죠. 사실은 온라인 비즈니스 1세대 맏형이라는 사명감도 약간 작용했어요. 이 때문에 사이트 오픈이 좀 늦어졌어요.”
코글로닷컴은 한국 중소기업과 이들의 제품이 구글이나 야후 등 글로벌 검색 사이트에서 검색되도록 지원한다.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인 이베이, 라쿠텐 등에 이들 중소기업 제품을 등록하고 판매도 대행한다. 미국이나 일본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을 한국에서 직접 현지로 배송하게 된다.
K플라자는 그동안 국내 중소기업들이 가장 어려워했던 해외시장 진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의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산 제품에 대한 해외시장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어 중소기업들에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 중소기업의 정보가 전 세계 160여개국에 전달됩니다. 우리 중소기업 12만개가 등록된다는 것을 예상해 보세요. 엄청나지 않습니까. K플라자를 중국의 알리바바닷컴과 맞먹는 B2B 비즈니스 포털로 키워야죠.”

 

▒ 이금룡 회장은…
1952년생. 1975년 성균관대 법률학과 졸, 95년 동국대 경영대학원 경영학 석사, 2005년 광운대 경영학 박사. 1977년 삼성물산 입사, 98년 삼성물산 인터넷사업부 이사. 99년 옥션 대표. 2003년 이니시스 대표. 2006년 코글로닷컴 회장.

기사: 장시형 기자 (z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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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동중국해 대륙붕’ 쟁탈전…정부, 이달 유엔에 공식문서 제출

석유등 매장량 사우디 10배 추정
해양경계 획정 외교전 가열 전망



정부는 한ㆍ중ㆍ일 3국 간 쟁점이 되고 있는 동중국해 대륙붕 경계에 대해 공식 입장을 담은 정식 문서를 이달 중 유엔에 제출할 예정이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5일 “자료 검토 등 유엔 대륙붕한계위원회(CLCS)에 정식 문서를 제출하기 위한 실무 절차를 마무리했다”며 “제주도 남쪽 한ㆍ일 공동개발구역(JDZㆍ7광구) 수역 대륙붕에 대한 과학적ㆍ기술적 권리를 인정해 달라는 요청서를 이달 중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서에는 ‘한반도에서 자연적으로 연장된 대륙붕이 동중국해 오키나와 해구까지 뻗어나갔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2009년 정식 문서가 아닌 동중국해 대륙붕과 관련한 우리 몫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법적 조치로 예비 정보를 CLCS에 제출한 바 있다. 

이는 ‘배타적 경제수역인 200해리를 초과해 대륙붕 경계선을 설정하려는 국가는 대륙붕 경계정보를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는 유엔해양법협약 규정에 따른 것이었다.

예비 정보에는 영해기선에서 200해리 바깥인 제주도 남쪽 한ㆍ일 공동개발구역 내 수역으로 면적은 총 1만9000㎢에 이른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동중국해 대륙붕 경계 정식 문서 제출을 계기로 이 지역 경계를 놓고 한ㆍ중ㆍ일이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어 3국 간 분쟁이 표면화될 가능성도 있다.

동중국해 대륙붕은 사우디아라비아의 10배에 가까운 천연가스와 석유를 매장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아시아의 페르시안 걸프’라는 별칭이 붙어 있으며, 3국이 주장하는 경계가 중첩돼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정식 문서가 CLCS로부터 인정받을지도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외교부 당국자는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겠지만 중국과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에 결과는 예단하기 쉽지 않다”며 “일본은 자국과 가까운 지역이라는 이유를, 중국은 한ㆍ중 간 해양경계 획정 문제가 남아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CLCS는 특정 국가로부터 대륙붕이 연장됐는지 등에 대해 과학적 측면에서 심사하는 위원회로, 특정 주장에 대한 반대가 있을 경우 심사를 진행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CLCS에서 대륙붕 경계를 인정받게 되면 향후 진행될 한ㆍ일 배타적 경제수역(EEZ) 경계획정회담과 한ㆍ중 해양경계획정회담 등을 유리하게 이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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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의 事先理後 정신, 21세기에도 유효”

“18세기 조선의 다산(茶山) 정약용(丁若鏞·1762~1836)은 17세기 일본의 이토 진사이(伊藤仁齋·1627~1705), 18세기 중국의 대진(戴震·1724~1777)과 함께 경직된 주자학을 비판하고 초월하려는 새로운 사상 동향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다산은 주자학을 계승하면서 창조적 혁신을 했고, 일본 고학파(古學派)를 참조하면서 비판을 통해 자신의 사상체계를 수립했다.”(황쥔제·黃俊傑 대만대 인문사회고등연구원장)

“다산의 학문적 기반은 많은 부분이 성리학에 의거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러한 동질성 못지않게 ‘많지 않은 부분’의 변별성 또한 중요하다. 왜냐하면 다산 사상의 특징 중 하나인 상제론(上帝論) 등에서 보이는 변별성이 성리학과 다산 사상의 근본적인 차이를 제시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송재소 성균관대 명예교수)


5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다산 탄신 25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이우성)가 주최하고 다산학술문화재단(이사장 정해창)이 주관한 국제학술회의에 기조강연자로 나선 황 원장은 다산 사상을 ‘반(反)주자학’이 아닌 ‘포스트 주자학’으로 봐야 한다는 최근 연구를 인용하며 이같이 밝혔다.

맹자 연구의 세계적인 권위자이자 해외 학자로는 드물게 1980년대부터 다산에 주목해온 황 원장은 이날 ‘동아시아 유학 중의 다산학:21세기의 시각에서’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무엇보다 “다산학에 내포돼 있는 풍부한 사상적 유산과 정신적 자원, 특히 ‘사물이 원리에 앞선다(사선리후·事先理後)’는 실학정신과 문화적 가치로 정치군사적 충돌을 해소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21세기 새로운 세계질서 건립에 중요한 공헌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산 시 연구의 권위자이자 곧 출간을 앞둔 다산학술문화재단 ‘여유당전서(與猶堂全書) 정본화 사업’의 연구책임자이기도 한 송 교수는 ‘다산학 연구의 제문제’라는 주제의 기조강연에서 성리학과 다산 사상의 관계 정립, 다산과 천주교와의 관계 규명, 다산학단(茶山學團)에 대한 연구 심화 등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는 1938년 신조선사에서 ‘여유당전서’가 완간된 이래 지금까지 2000편이 넘는 학술논문과 300여 편의 석·박사 논문, 100여권의 연구저서가 출간돼 ‘다산학’이 새로운 학문 영역으로 자리 잡았음에도 불구하고 실학의 개념부터 시작해 다산의 학문적 위상에 이르기까지 여전히 논란이 분분하기 때문이다.

‘세계유산:다산 프로젝트-문명 전환기에 다시 읽는 다산학’을 주제로 열리고 있는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7일까지 프레스센터와 코리아나호텔 등지에서 이어진다. 5일 국제학술회의 개막에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다산 탄신 250주년 기념식’도 열렸다.

해외 학자 13명과 국내 전문가 37명이 참여한 국제학술회의는 ‘다산의 일상과 정감’ ‘다산의 텍스트, 다시 읽기’ ‘다산학의 회고와 전망’ ‘다산학의 국제적 지평’ 등 다산학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담은 8개 세션으로 구성돼 있다. 7일 오후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리는 마지막 세션은 ‘다산과 21세기 문명의 전환’을 주제로 한 집담회로 꾸며진다.

다산학 연구의 세계화를 위해 열린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이를 위해 갈길이 멀다는 사실도 보여주고 있다. 도널드 베이커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대(UBC) 교수는 7일 발표하는 논문 ‘유교 경전에 대한 다산의 실용주의적 접근법’을 통해, “다산은 여전히 한국 밖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며 “유교 경전에 대한 다산의 주해서와 ‘자찬묘지명(自撰墓誌銘)’ 같은 자서전적인 글과 편지들, 친구나 친척들을 위해 썼던 묘지명 등을 영어와 중국어, 일본어로 번역하는 작업에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할 예정이다.

이밖에 길가에 떨어진 자신의 편지를 백년 뒤 사람이 읽어보아도 전혀 거리낄 게 없기를 바라며 조심하고 또 조심했던 다산의 간찰(簡札·편지)에 대한 인식을 밝힌 박철상 포럼 그림과 책 공동대표의 ‘간찰을 통해 본 다산-문집 미수록 간찰을 중심으로’ 등 흥미로운 주제의 글들이 많이 발표된다.

최영창 기자 yccho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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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를 감동시킨 사진, 보는 것만으로도…

[세계닷컴]


‘세계를 감동시킨 사진’이 공개돼 네티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세계를 감동시킨 사진’이라는 제목으로 여러 장의 사진이 게재됐다. 해당 사진에는 화재 현장에서 구조한 고양이를 안은 채 눈을 맞추는 소방관, 홍수로 인해 고립된 새끼 고양이들을 안전한 장소로 옮기는 남자, 바다에 빠진 양을 구하는 노르웨이 청년들 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또 실업자들의 면접을 위해 무료로 드라이클리닝 서비스를 해주는 업체, 가난한 소녀를 위해 자신의 신발을 벗어 주는 남성, 3200m 경주 도중 부상을 입은 경쟁 선수를 부축해 결승점을 통과한 여자 선수 등의 모습도 공개돼 보는 이들을 감동시켰다.








이외에도 노숙자를 위해 매주 금요일마다 식사를 제공하는 가게, 고양이를 안고서 평화롭게 그네를 타는 아기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잔잔한 감동을 준다.

해당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물에 빠진 동물을 구하는 모습이 감동적이다”, “가만히 보고 있어도 행복해지는 사진”, “아직은 세상이 살아볼 만하다는 것을 느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은정 인턴기자 ehofkd11@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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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살說’ 아라파트 무덤 열리나

지난 2004년 숨진 야세르 아라파트(사진)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독살설이 또다시 제기되면서 아파라트 시신에 대한 부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 팔레스타인은 국제사회에 아라파트의 죽음에 대한 조사단 구성을 요구했다.

5일 알아라비아 방송 등에 따르면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은 4일 아라파트의 사인에 대한 추가 조사를 위해 협조할 준비가 돼 있으며 부검을 위해 유골을 발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아라파트의 부인인 수하 여사가 방사능 중독 가능성에 대한 발표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 정부측에 부검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날 아바스 수반은 성명을 통해 “팔레스타인 당국은 협조할 준비가 돼 있으며 진짜 사인을 밝히는 데 필요한 모든 장비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슬람 율법 해석의 최고 권위자인 무프티 모하메드 후세인도 부검에 대해 종교적 이유에 따른 이의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스위스 로잔대 방사선 연구소의 프랑수아 보슈 소장은 아라파트가 숨지기 직전에 사용한 소지품을 조사한 결과, 방사선 동위원소 폴로늄의 수치가 높게 나타났다며 방사능 중독 가능성을 시사했다. 아라파트 사망 당시 수하 여사는 부검을 거부한 바 있다.

아라파트는 지난 2004년 11월 파리 외곽의 군 병원에서 숨졌으며 프랑스 의료진은 그가 심한 뇌출혈에 의해 숨졌다고 밝혔다. 당시 의료기록을 살펴본 전문가들과 의료진이 뇌출혈의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고, 이후 아랍권에는 아라파트가 이스라엘에 의해 죽임을 당했다는 추측이 난무했다.

한편 팔레스타인은 아라파트에 대한 부검 가능성을 제기하며 국제사회에 그의 죽음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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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정국 ‘4人 합종연횡’ 후끈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70)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으로 정계개편에 들어간 일본에서는 민주-자민이라는 기존 체제를 깨고 중심에 등장하려는 제3 세력 정치인 4명의 움직임이 뜨겁게 전개되고 있다.

이들은 정계 개편을 몰고온 장본인인 오자와 전 대표, 민주당 재분열의 열쇠를 쥔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65) 전 총리,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 1위로 꼽히는 우파 하시모토 도루(橋下徹·43) 오사카(大阪)시장, 곧 신당을 창당할 극우파 이시하라 신타로(石原 愼太郞·80) 도쿄도지사이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민주당에서 탈당하지는 않았지만 각종 사안에서 오자와를 지지해온 오자와파이며, 이시하라 지사와 하시모토 시장은 보수 연대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오자와 역시 소비세 증세 반대, 탈원전을 기반으로 하시모토와 손을 잡기 위한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게다가 오자와는 자민당과의 연대 가능성도 비추고 있다. 따라서 이들 4인이 민주-자민 구도 아래 어떻게 합종연횡하느냐라는 4인 방정식에 일본 정치가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5일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오자와는 11일 ‘국민생활이 제일’당(가칭)을 창당할 예정이다. 오자와가 대표를 맡으며 민주당 탈당 의원 49명이 참가한다. 당명은 오자와가 지난 2009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승리로 이끌 당시 내건 슬로건이다. 지난해 탈당한 친오자와 세력인 기즈나당(9명)의 합류 가능성도 있어 오자와 신당이 어느 정도 세력을 불릴지가 일본 정치를 가를 최대 변수이다.

오자와의 탈당으로 흔들리는 민주당을 또다시 위협하는 인물이 하토야마이다. 그는 4일 소비세 증세에 반대표를 던졌지만 탈당을 하지 않은 의원 24명을 규합해 ‘증세반대 모임’을 만들었다. 하토야마는 먼저 참의원의 소비세 심의과정에서 반대의견을 개진, 법안을 수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하토야마가 이들을 몰고 집단 탈당할 경우 민주당은 과반의석이 무너진다. 탈당하지 않더라도 이들이 자민당 혹은 오자와 신당과 힘을 합하면 내각불신임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하토야마의 측근은 이날 “소비세 참의원 통과 전에 야당이 내각불신임안을 상정하면 비상한 각오로 응하겠다”며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를 견제하고 나섰다.

한편 하시모토 시장이 이끄는 지역 정당 오사카 유신회도 이날 차기 총선을 위해 ‘후보자 공모위원회’를 이달 내 설치키로 했다. 하시모토는 차기 총선에 후보자 300명을 내세워 전국 정당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일본도 핵을 보유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수 우파인 그는 기존 정당에 대한 불신, 새정치의 등장을 원하는 유권자들의 열망에 힘입어 스타로 떠올랐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그는 향후 정치구도를 ‘기성정치 대 새정치’로 가져갈 계획이다.

이시하라 쪽 움직임도 바쁘다. 이시하라는 연일 오사카를 방문해 하시모토와 연대를 모색하는 한편 신당 창당 준비 속도도 올리고 있다. 4일에는 향후 이시하라 신당의 중심이 될 ‘일어나라 일본’당이 이시하라 신당을 염두에 두고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이는 이시하라의 정책공약을 대폭 반영한 것으로 센카쿠(尖閣) 열도에 자위대를 파견할 것을 주장했다. 이시하라의 평소 지론인 핵무장화는 여론을 의식해 일단 보류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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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수명 연장의 비밀..결국 이거였어?

[이데일리 김민정 리포터] 식사량을 크게 줄이면 수명이 연장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일(현지시간)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의 건강노화연구소는 유전자와 생활습관의 변화를 통한 수면 연장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실험 쥐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음식량의 40%를 줄이면 수명이 20~30% 정도 연장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사람으로 치면 약 20년에 해당하는 수치다.

연구소는 이같은 연구를 생쥐와 초파리 등을 상대로 10년간 진행해 왔다. 초파리는 사람 유전자 60%를 공유하며 사람과 비슷한 노화과정을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튜 파이퍼 박사는 “연구는 아직 동물 실험과 이론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향후 사람의 노화 관련 현상에도 적용해 심혈관 질환, 암, 신경퇴화 등 노화와 관련되는 질병 등을 퇴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영국 왕립협회(Royal Society)의 여름철 과학전시회에서 발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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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금 폭탄에 뿔난 프랑스 부자 탈출 행렬

올랑드, 반기업 정서 노골적 표출

세금 낮은 영국 등으로 떠날 채비

지난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멕시코를 찾은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영국은 프랑스에서 탈출하는 프랑스 기업을 위해 레드카펫을 깔아놓겠다"며 '부자증세' 정책을 조롱해 프랑스 정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프랑스 의원들은 "한 나라의 총리로서 입에 담을 수 없는 말"이라고 했고 영국 총리실은 "농담"이었다며 사태수습에 나섰다.

하지만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부자증세를 끝내 밀어붙이면서 '농담'이 현실화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 부자들이 세금이 낮은 영국과 스위스ㆍ벨기에 등으로 떠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고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랑드 세제개혁의 핵심은 연간 100만유로(14억2,000만원) 이상을 벌어들이는 부자들에게 물리는 소득세율을 75%까지 끌어올리는 것이다. 부자들의 주머니에서 더 많은 세금을 거둬 재정적자를 낮추겠다는 것이다.

프랑스는 올해 4.5%로 예상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을 내년까지 유럽연합(EU) 기준인 3%로 내려야 하며 여기에 들어가는 비용은 총 330억유로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프랑스 정부는 이날 일명 '부자세' 확대를 비롯해 스톡옵션(주식매수청구권) 세율 인상, 은행ㆍ석유기업 관련 주식 세금 추가 등의 내용을 담은 총 72억유로 규모의 세수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부유세 인상의 영향이 기껏해야 3,000가구 내외에 미칠 것이라고 강조해왔지만 일부 부자들은 런던 부동산을 앞다퉈 매입하는 등 이미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더 큰 문제는 올랑드 대통령이 반(反)기업 정서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대선 유세과정에서 "나의 가장 큰 적은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이 아닌 금융계"라고 수 차례 강조했으며 "나는 부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발언한 적도 있다.

실제로 올랑드 대통령은 취임 직후 공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연봉 상한선을 45만유로로 묶었으며 올해 최저임금 인상분을 물가상승률보다 0.6%포인트 높은 2%로 올려 잡았다. 프랑스 실질임금이 오른 것은 지난 2006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또 기업들의 해고가 어려워져 구조조정에 애를 먹고 있다는 불평의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프랑스 쇼핑몰 업체인 유니베일로담코의 기욤 프와트리날 CEO는 "당장 본사를 프랑스에서 옮길 생각은 없다"면서도 "올랑드 정부가 프랑스 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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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들 연봉은 경제 성적 순

길라드 호주 총리 G20국 중 최고…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30% 삭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등의 여파로 각국 정부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가운데 주요국 정상들의 급여 차이가 자국의 경제 사정에 따라 커지고 있다.

5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가장 많은 연봉을 받고 있는 국가 수반은 최근 상대적으로 성장률이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호주의 줄리아 길라드 총리로 나타났다. 길라드 총리의 연봉은 지난 세 달 사이 2번(1만 4,430호주 달러)이나 인상돼 50만 8,860호주달러(5억 8,000만원)를 받게 됐다. 이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보다 25%나 많고 데이비드 카메론 영국 총리의 2배가 넘는 금액이다.

반면 상당수 선진국 정상들은 연봉이 대폭 깎였다. 특히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재정적자를 줄이는데 솔선수범을 보이기 위해 자발적으로 월 급여를 1만 9,000유로에서 1만 3,000유로로 30%나 깎았다. 최근 프랑스 재무부는 올해 긴축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60억~100억 유로의 지출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올랑드 대통령과 달리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은 취임 후 연봉을 무려 170%나 올린 바 있다.

이에 앞서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큰 피해를 입은 일본의 노다 요시히코 총리도 지난해 11월 국가 재건을 돕기 위해 월 222만엔인 급여를 30% 자진 삭감하겠다고 밝혔다.

이처럼 주요 선진국 정상들의 급여 삭감과 달리 길라드 총리가 고액의 연봉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최근 호주 경제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잘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호주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수준인 4.3%를 기록했다. 올 1ㆍ4분기에도 호주경제는 중국ㆍ인도 등의 경기침체로 자원 수출이 크게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내수를 바탕으로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2배나 상회하는 1.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에 호주의 임금담당위원회는 최근 길라드 총리뿐만 아니라 국회의원과 중앙은행장 등 공직자의 연봉을 대폭 인상했다. 특히 글렌 스티븐스 호주중앙은행(RBA) 총재의 연봉은 백만호주달러로 전 세계 중앙은행장 중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같은 호주 공직자들의 고액 연봉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호주 정부가 지난 5월 재정균형을 맞추기 위해 대규모 긴축안을 발표하는 등 씀씀이를 줄여나가겠다고 밝힌 것과 대비되기 때문이다. 무소속의 닉 제노폰 상원의원도 "호주가 지난 1일 기후 변화에 대응하고 세수를 확보하기 위해 탄소세를 늘렸다"며 "불과 며칠 만에 나온 공직자들의 급여 인상 소식은 정치인들에 대한 사람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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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 도시인…91%가 도시지역에 거주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이 서울ㆍ부산 등 도시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체 국토에서 도시가 차지하는 비율은 16.6%에 그쳐 전 인구의 90% 이상이 국토의 16%에 모여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해양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도시 현황, 용도지역ㆍ지구 등 구역 현황, 도시계획시설 현황 등을 담은 '도시계획현황 통계' 조사 결과 우리나라 도시화율이 91.1%에 달한다고 5일 밝혔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우리나라 전체 인구는 5073만4284명으로 이 중 4623만여 명이 용도지역상 도시 지역에 거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주요 선진국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 47.1%를 두 배 가까이 상회하는 것으로 일본(76%), 미국(84%)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국내 도시화율은 1960년 첫 조사 당시 39.1%를 기록한 이후 줄곧 증가세를 보여왔다. 우리나라가 도시를 중심으로 급속한 경제 발전을 이뤘다는 명백한 증거다. 다만 2005년부터는 매년 소폭 증가하는 강보합 수준에 머물고 있다. 2005년 90.1%였던 도시화율은 2008년 90.5%, 2010년 90.9% 등으로 변화폭이 크지 않다. 정부의 균형발전 의지에 인구 증가 속도가 느려진 게 주요 원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명진 기자]

 

우리나라 인구 90% 이상 국토 16% 불과한 도시에 산다



국토부 2011년 도시현황 통계

우리나라 인구의 90% 이상이 국토 면적의 16.6%에 불과한 도시지역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2011년 도시계획현황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도시지역의 면적은 1만7,559㎢로 전체 10만6,162㎢의 16.6%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1만7,492㎢에 비해 67㎢ 늘어난 것이다.

도시에 거주하는 인구 역시 4,623만613명으로 전년 대비 29만7,612명 늘었다. 이를 반영한 도시화율(도시지역에 거주하는 인구 비율)은 91.1%로 2010년의 90.9%에 비해 0.2%포인트 증가했다.

1960년부터 2000년까지 도시화율은 해마다 1%포인트 이상 급증세를 보였으나 2005년 처음으로 90.1%로 90%를 넘어선 뒤 6년간은 증가세가 급격히 둔화됐다.

용도지역별로는 농림지역이 4만9,819㎢로 전체의 46.9%를 차지했으며 ▦관리지역 2만6,569㎢(25%) ▦도시지역 1만7,559㎢(16.6%) ▦자연환경보전지역 1만2,215㎢(11.5%) 등이었다. 특히 관리지역과 자연환경보전지역의 경우 해상국립공원 지정, 공유수면 매립 등의 영향으로 각각 745㎢, 490㎢가 늘었다.

전국 1인당 평균 공원 면적은 7.6㎡이며 광역시도별로는 울산이 16.6㎡로 가장 넓었다. 서울의 경우 8.4㎡였다.

이혜진기자 has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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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에게 75% 소득세, 이걸 대선 공약으로"

['한국 경제와 복지국가' 강연] 정승일, '공급 고민하는 복지국가' 강조

 [프레시안 김덕련 기자]

 "복지국가가 되면 성장이 안 된다? 말도 안 되는 소리다."

정승일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위원이 2일 저녁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교육실(서울 마포구)에서 '복지국가와 잠정적 유토피아'를 주제로 강연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에서 주최한 연속 강좌 '한국 경제와 복지국가' 중 7번째 강연이다.

정 연구위원은 1929년 대공황이 터지기 전후의 역사와 오늘날의 위기를 비교했다. 정 연구위원은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정말 재수 없게도 80년 전 세계 대공황 때와 매우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공황이 터졌을 때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어떻게 할 것이냐" 하는 문제를 풀어야 하는 점도 비슷하고, "전 세계 진보 세력에게 자유주의, 긴축 논리에 적절히 대응할 논리가 별로 없다"는 점에서도 1930년대 초와 닮았다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200여 년간 자본주의를 움직인 핵심 사상이 자유주의"라고 말한 후, 이를 보수적 자유주의와 진보적 자유주의로 구분했다. 정 연구위원은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대처 전 영국 수상 등을 보수적 자유주의의 사례로 들었다.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해서는 이렇게 진단했다.

"영어로는 social liberal이라고 한다. 이를 대표하는 인물이 케인즈다. 1910년대에 영국 자유당이 역사적인 변신을 했다.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자, 당 내에서 새로운 흐름이 나타난 것이다. 처칠이 대표적이다. '자유, 시장 원리도 좋지만 대영제국의 영광을 위해 (시장에) 개입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1919년 자유당은 집권하자마자 누진소득세를 도입했다. (특수 상황인) 전시를 제외하고, 누진소득세로 복지를 하겠다는 것은 이것이 최초였다. 이를 사상적으로 뒷받침한 것이 젊은 케인즈 같은 이들이었다. 이런 사상이 (대공황 때) 미국의 루스벨트 대통령에게로 넘어갔다."

이 대목에서 정 연구위원은 '경제 민주화론자'로 분류되는 진보 성향의 학자들을 비판했다. 정 연구위원과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이종태 <시사IN> 기자는 <프레시안>을 통해 '경제 민주화론자'들과 한국 경제 성격 논쟁을 벌이고 있다.

정 연구위원은 "한국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은 social liberal 전통을 가져온 것처럼 보이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국의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이 누진세와 복지를 강조한 건 몇 년 안 된다. 지난 20년간 이들은 박정희 체제를 비판하고 시장을 강조했다. 케인즈 경제학을 이야기하는데, 실제로는 국가 개입보다 시장을 강조하는 맨큐 같은 뉴케인지언과 비슷한 면이 있다. 이런 진보적 자유주의가 20년간 진보 세력을 이끌어왔다."

정 연구위원은 "김영삼·이명박 정부에서는 박세일·박형준으로 대표되는 보수적 자유주의가,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는 진보적 자유주의가 주도했다"며 "이 두 자유주의는 공통점이 많다"고 말했다.


"투자, 생산, 공급을 고민하는 복지국가 필요"

정 연구위원은 진보적 자유주의에서 벗어나, 사회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복지국가를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연구위원은 "보편적 복지국가는 성장과 대치된다고 하는 이도 있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또한 "투자, 생산, 공급"에 대한 적극적인 해법이 복지국가 건설에서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케인즈 경제학은 수요 중심 경제학이다. 소득과 소비가 주요 관심사다. 경제 민주화론자들은 '복지국가가 소비와 소득에 기반을 두고 성장한다'고 말한다. 일리 있는 측면이 있다. 복지국가가 되면 내수 시장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퍼센트를 넘는데, 이걸 40퍼센트 정도로 낮춰야 한다. 일본은 15퍼센트 정도이고 미국은 5퍼센트도 안 된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안 된다. 소득과 소비도 늘려야 하지만 그것보다 총투자를 늘려야 한다. 소득과 소비만 이야기하는 복지국가가 아니라, 자본도 늘리고 평생교육과 연계된 노동을 공급해 완전고용을 달성하게 하는 그런 복지국가가 필요하다. 투자, 공급, 생산과 이에 대한 사회적인 통제가 필요하다."

정 연구위원은 영국-미국과 독일-스웨덴을 비교했다.

"흔히 '복지국가는 한물갔다'고들 한다. '케인즈 경제학은 1970년대에 무너지지 않았냐'고 말한다. 그러나 그건 공급을 중시하지 않는 복지국가였다. (수요 중심의 케인즈 경제학을) 문자 그대로 실천한 영국 노동당과 미국 민주당(의 방식)은 1970년대에 무너졌다. 그와 달리 독일과 스웨덴에서는 무너지지 않았다. 공급에 대한 고민을 했기 때문이다."

정 연구위원은 "스웨덴은 보편적 복지, 평생교육을 통한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산업 정책을 통한 기업 육성 등을 한 묶음으로 해 복지국가가 됐다"며 높이 평가했다. 이어 "박정희 모델에는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과 보편적 복지가 없었지만, 우리가 만들려는 복지국가는 보편적 복지, 노동권 보장 및 노동시간 단축, 평생교육 체제를 갖춘 나라"라고 말했다.

"세수 확대 핵심은 법인세가 아니라 개인소득세"

정 연구위원은 복지국가를 만들기 위한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4대강 사업 등에 마구 쓰이는 예산"을 줄이는 등의 재정 낭비 방지 대책도 필요하지만, 세금 문제도 피해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정 연구위원은 "세금 낭비를 줄이는 게 우선이고, 세금을 더 걷는 문제는 그 다음"이라며, "복지국가5개년계획 같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세금 문제에서도 '경제 민주화론자'들과 의견을 달리했다. 정 연구위원은 "경제 민주화론자들은 법인세를 대폭 인상해 복지국가 재원을 조달하자고 하지만, 법인세를 더 거둬들일 필요는 없고 그동안 감면한 것만 없애면 된다"고 주장했다. 법인세를 낮추는 대신, 주주에 대한 배당을 줄이고 재투자 비율을 높이게 한 스웨덴의 경험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정 연구위원은 "공정 경쟁을 위해 소유 집중을 깨자는 것이 자유주의의 핵심"이라며 "(그와 달리) 난 종부세처럼 소유에 대해서가 아니라, 소득에 대해 과세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정 연구위원은 "조세 수입 중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과 가장 큰 차이가 나는 것이 개인소득세"라며 "누진적 개인소득세 중심의 세수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각종 교육비 공제 등 개인소득세 비과세 및 감면 제도의 혜택을 가장 많이 보는 것이 대한민국 상위 30퍼센트"이며, 이로 인해 개인소득세에서 조세의 공평성 원칙이 무너졌다는 진단이다.

정 연구위원은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같은 사람에게 33퍼센트가 아니라 프랑스처럼 75퍼센트의 소득세를 물리자'는 식의 이야기가 필요하다"며 "이런 걸 대선 공약으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올랑드 대통령이 이끄는 프랑스 정부는 1년에 100만 유로(약 15억 원) 이상 버는 사람에게 75퍼센트의 소득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정 연구위원은 "이런 방안이 경제 민주화론자들의 재벌 개혁 방안보다 훨씬 효과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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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들은 어떻게 출판시장을 장악했나

[오마이뉴스 오마이뉴스 기자]

"프라이팬에 붙은 음식 찌꺼기를 떼어내기 위해서는 물을 붓고 그냥 기다리면 됩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떨어져 나갑니다. 아픈 상처를 억지로 떼어내려고 몸부림치지 마십시오. 그냥 마음의 프라이팬에 시간이라는 물을 붓고 기다리면 자기가 알아서 어느덧 떨어져 나갑니다."


"젊은 그대여, 잠깐의 뒤처짐에 열등감으로 가슴 아파하지 마세요. 삶은 당신 친구들과의 경쟁이 아닌, 나 자신과 벌이는 장기 레이스입니다. 친구들을 무조건 앞지르려고만 하지 말고 차라리 그 시간에 나만의 아름다운 색깔과 열정을 찾으세요."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해줄 수는 없습니다. 누군가 나를 싫어하면 싫어하든 말든 그냥 내버려두고 사십시오. 싫어하는 것은 엄격히 말하면 그 사람 문제지 내 문제는 아닙니다."

 
 혜민스님이 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책 표지
ⓒ 쌤앤파커스
'영혼의 멘토, 청춘의 도반'으로 여겨지는 혜민 스님이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쌤앤파커스)에서 폼 잡지 않고 편하게 들려주는 위로와 성찰이 담긴 인생 잠언들이다. '가장 영향력 있는 트위터리안'으로 손꼽히던 스님이 숨 가쁘게 돌아가는 트위터에서 들려주던 "힘들면 쉬었다가자"는 점잖은 충고가 책으로 묶여 나와 세상 사람들의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혜민 스님은 이 책에서 휴식, 관계, 사랑, 미래, 인생, 사랑, 수행, 열정, 종교 등을 주제로 지혜롭게 살아가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올해 상반기 최대 베스트셀러에 오른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은 5개월 만에 70만 부나 팔렸다.

"외로움은 '같이 사느냐, 떨어져서 사느냐' 이런 데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에요. 마음의 문을 닫으면 외로워지는 거예요. 그러면 수많은 사람들과 서로 몸을 부대끼는 환경에서도 어쩔 수 없이 외롭습니다."

"미워서 헤어지는 것은 어리석어요. 만약 지금 미워서 헤어질 정도에 이르렀다면 헤어지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미워하는 마음을 없애는 게 중요해요. 이럴 때는 상대를 위해 먼저 기도를 해서 미운 마음을 없앤 다음 헤어져야 합니다. 그래야 헤어진 뒤에도 후회가 없고 자유로울 수 있어요."

결혼 전 반드시 읽어야 할 대표적인 글로 인터넷에서 회자되며 화제가 되었던 법륜 스님의 <스님의 주례사>(휴)에서  젊은 연인들에게 해주는 조언이다. 2009년 암으로 세상을 떠난 서양화가 김점선의 그림을 함께 실은 이 책은 2010년 9월에 출간되었지만 법륜 스님이 SBSTV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두 차례 출연한 다음부터 폭발적으로 판매부수가  늘고 있다.

법륜 스님의 책은 30만 부가 팔린 <스님의 주례사>뿐만 아니라 20만 부를 돌파한 <엄마수업>(휴), <방황해도 괜찮아>(지식채널), <깨달음>(정토출판), <새로운100년>(오마이북) 등도 동반해서 팔려나가 여름 출판시장에서 최고의 저자로 떠오르고 있다.

게다가 정목 스님의 정갈한 산문과 아포리즘을 모은 <달팽이가 느려도 늦지 않다>(공감)도 베스트셀러 상위권에 진입해 올해 상반기 출판시장은 스님들이 '석권'하다시피 하고 있다. 출판시장을 주도하던 소설이 침체된 가운데 불붙은 스님들 책의 인기는 하반기 출판시장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추락하는 세계 경제, 멘토는 스님뿐

2008년의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끝을 모르고 추락하는 세계경제는 돌파구를 전혀 찾지 못하고 있다. 유럽 발 재정위기는 여전히 엄청난 암초로 남아 있다. 수출 주도의 한국경제는 그나마 최악의 위기는 면한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시장은 꽁꽁 얼어붙어 있다. 주택경기마저 최악이라 오늘보다 나은 미래를 전혀 기대할 수 없는 분위기다. 특히 젊은 세대는 일자리, 소득, 집, 연애(결혼), 아이, (미래에 대한)희망이 없는 '6무(無) 세대'로 전락하고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스마트TV 등 스마트 기기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세상을 주도하는  신인류인 '호모스마트쿠스'로 변모할 것을 강요받는 세상이지만 '스마트'한 세상을 만든 정보기술은 중산층의 성장을 불러온 전기기술과 달리 '고용 없는 성장'을 낳았을 뿐만 아니라 노동의 경제적 가치를 극히 소수의 사람들에게 집중시키고 있다. 그 결과, 빈부의 양극화가 심각하게 전개되어 중산층들이 급격하게 빈곤층으로 전락해가고 있다. 

경쟁만을 조장하는 신자유주의에 미래란 과연 존재할 것인가? 설사 그것이 가능하다 해도 세상의 변화가 너무 극심하다 보니 부모세대와 자식세대의 가치관은 부챗살처럼 한없이 벌어지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부모가 자식에게 알려줄 지혜란 아무것도 없다. 부모나 선배 세대에게서 아무것도 배울 것이 없는 젊은 세대는 '친구'처럼 편하게 다가오는 멘토 스님들이 어깨를 두드려주듯이 알려주는 소통이 가능한 이야기를 샘물처럼 받아 마시고 있다. 신자유주의 비판서가 끝없이 쏟아져 나오고, 자본주의의 게임 '룰'이 정의로운가를 말하는 마이클 샌델 책들의 인기가 몇 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중은 스님들의 말씀을 근원적 자아성찰과 명상을 할 수 있는 '법문'으로 여기고 있다. 

출판시장에서 지금처럼 스님들의 책이 상한가를 달렸던 것은 IMF 구제금융 위기가 불러온  고금리로 기업들이 줄줄이 도산하는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었던 20세기 말이었다. 1998년에 법정 스님의 <산에는 꽃이 피네>가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한 것을 필두로, 법정 스님의 <무소유>, 원성 스님의 <풍경>, 현각 스님의 <만행, 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 등이 1990년대 내내 해마다 몇 종씩 탄생하던 밀리언셀러가 실종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던 출판시장을 강타했다.

20세기 말, 영웅·스타로 다가온 스님들

 법륜 스님(자료사진)
ⓒ 권우성
그러면 20세기 말과 지금은 어떻게 다를까? 1980년대만 해도 대중은 동일시의 대상으로 '영웅'을 기대했다. 역사의 진보를 추구하던 대중은 '정상'이나 '중심'을 향해 앞장서서 나아가는 인물에게 희망을 걸었었다. 그런 시대에 '장좌불와(長坐不臥) 10년' 전설의 성철 스님은 보통사람이 범접할 수 없는 '영웅'이었다. 
하지만 20세기 말의 대중은 '우상파괴'를 즐겼다. 갑작스러운 세상변화에다 세기말의 암울한 분위기까지 겹쳐 당시까지 사회를 지탱해왔던 모든 중심세력, 정부·기업·결혼·종교·교육·의학·과학·가족 등에 대한 불신이 가속화되면서 대중은 '영웅'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고 기존의 상식을 파괴하는 '스타'를 필요로 했다.

강원도 오지산골에 오두막을 짓고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던 법정 스님, 어머니 손에 이끌려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산문에 들어선 동자승인 원성 스님,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엘리트코스를 달리다가 내면의 목소리를 좇아 이국땅에서 구도하던 파란 눈의 현각 스님을 대중은 자신들의 심정을 이해해줄 수 있는 '스타'로 받아들였다.

IMF 외환위기만 해도 곧 극복될 위기로 여겨졌다. 그러나 지금의 위기는 출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이제 대중은 '스타'로 만족하지 않는다. 한때 자신이 좋아했던 '스타'도 부정적 이미지가 조금만 노출되어도 한순간에 등을 돌려버린다. 4.11총선에서 여론이 순간순간 널을 뛰었던 것은 그런 세태를 반영한다.

이제 개인이 믿을 것은 오로지 자신밖에 없다. 온갖 미디어가 불안을 끊임없이 생산하는 가운데 세상은 그저 시끄럽기만 하다. 그렇다고 엉켜서 잘못 돌아가는 물레방아의 바퀴가 아귀를 다시 맞출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세상에서는 자신의 욕망부터 다스리는 것이 안심입명(安心立命)할 수 있는 최선의 길이다. 그러니 대중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자신의 마음부터 되돌아보라"는 혜민 스님의 조언이나 "스스로의 마음 밭을 잘 다스려 자신만의 생을 피워 내라"는 법륜 스님의 충고에 넋을 잃고 있는 것이리라.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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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만이 박근혜 잡을 수 있다"

野 대선캠프 좌장 4人에게 듣는다

대선이 6개월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민주당 대선후보들은 지지율 선두인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을 쫓는 후발주자들이다. 본선 일대일 대결에서 저마다 역전승을 자신하는 이들을 현역 의원들은 어떻게 평가할까? 이들을 지지하는 의원 4명에게 김두관 문재인 손학규 정세균(가나다순) 후보의 경쟁력과 리더십을 들어봤다.

"서민 후보이자 이장 군수 장관 지사를 거친 김두관 후보만이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의 경쟁구도에서 앞설 수 있다."

원혜영 민주통합당 의원(4선ㆍ부천 오정)은 오는 8일 대선 출정식을 앞둔 김두관 후보가 대선 본선에서 승산이 있는 후보라고 정의했다.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된 뒤 인지도를 높이고 표의 확장성을 극대화하면 박 전 위원장과의 대결 구도에서 앞설 수 있다는 계산이다.

원 의원은 현재 김 지사 캠프의 두뇌 역할을 하는 자치분권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그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면서 청와대 영부인으로 통했던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과 제일 대비되는 민주당 대선주자"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을 지지하는 홍영표 의원(재선ㆍ인천 부평을)은 문 후보를 새로운 시대정신을 구현할 수 있는 유일한 민주당 주자라고 정의했다.

홍 의원은 "삶의 궤적과 철학,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문 후보가 정의와 공정에 기초해 민주주의를 회복시킬 민주당의 대선후보"라며 "살아 있는 대통령학을 공부할 수 있는 비서실장으로 일했던 풍부한 국정 경험이 불안한 국내외 경제 상황에 대응 가능하도록 해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는 "국민은 구태정치나 기성정치인들에게 신물이 나서 새로운 사람과 리더십을 찾고 있다"며 "수평적이고 겸손한, 소통을 지향하는 문재인 고문의 리더십이 국민에게 반드시 인정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선 승리 가능성 측면에서도 문 고문이 가장 앞서 있다는 것이 홍 의원의 주장이다. 홍 의원은 "함께하는 성장이라는 문 고문의 실사구시 정책이 가짜 경제민주화를 내세우고 있는 박 전 위원장 측을 압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학용 민주당 의원(3선ㆍ인천 계양갑)은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의 최대 강점으로 통합과 화합 능력을 꼽았다. 손학규계 좌장인 신 의원은 5일 "야권에서 진보뿐 아니라 중도층까지 포용할 수 있는 대선후보는 손 후보뿐"이라며 "이번 대선의 시대정신인 민생과 통합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특히 손 후보의 풍부한 행정ㆍ정치적 경험과 정책 콘텐츠는 준비된 대통령으로서 자질이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손 전 대표가 최근 대선 캠프 슬로건으로 내세운 '저녁이 있는 삶' '맘(mom) 편한 세상'은 민생 진보를 위한 오랫동안의 고민에서 나왔다는 평가다.

신 의원은 "4선 의원, 보건복지부 장관, 경기도 지사를 거치면서 손 후보가 얻은 경험은 국가원수가 되는 데 좋은 토양이 될 것"이라며 "안철수 문재인 등 범야권의 다른 후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도 극복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신 의원은 "지난해 4ㆍ27 분당을 재보궐선거 승리 이후 다자간 대결에서 손 전 대표 지지율이 10% 후반까지 올라갔지만 지금은 지지층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으로 옮겨진 상태"라며 "준비된 콘텐츠로 국민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간다면 지지도는 쉽게 만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경제 전문성을 갖춘 포근한 리더십.'

정세균 후보 캠프의 좌장격인 전병헌 의원(3선ㆍ서울 동작갑)은 정세균 전 민주당 대표의 리더십을 이렇게 규정했다. 쌍용그룹 상무이사 출신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정 후보에 대해 그는 "실물경제까지 아는 유일한 후보"라고 치켜세웠다.

5선을 하는 동안 정 후보는 여ㆍ야ㆍ정을 모두 경험했다. 야권 대선주자 중에 국정 전반의 경험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것이 전 의원 설명이다.

전 의원은 "정 후보는 민주당의 여야 시절 모두 당 대표를 지냈다"며 "국회에서는 국가 경제 전반에 관한 안목을 키웠기 때문에 정 후보가 작금의 경제 난국을 헤쳐갈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덧붙였다. 가계부채, 비정규직 문제 등 '불안 패러다임'을 극복할 후보라는 얘기다.

[김은표 기자 / 강계만 기자 / 이가윤 기자 / 김세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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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선 출마 장소 '타임스퀘어'

재벌가 출신 김호연이 총괄부본부장, 영남대 부총장이 '특보'로

 [프레시안 박세열 기자]

 새누리당 대선 주자 박근혜 의원이 오는 10일 오전 10시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다. 10일은 새누리당 경선후보 등록 첫 날이다. 이상일 캠프 공동대변인은 5일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힌 후 장소 선정 이유와 관련해 "각계 각층, 연령대 상관 없이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곳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박근혜 캠프'는 '국민행복캠프' 타이틀을 걸고 공식 출범했다. 인선 배경으로 이 공동대변인은 "비대위원장시절부터 함께한 일부 비대위원과 공심위원 등 새로운 외부 인사들을 중용, 새누리당을 통해 약속했던 변화와 책임을 경선캠프 활동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캠프 구성 중 가장 눈에 띠는 부분은 홍보, 공보 역량을 강화했다는 점이다. 이는 막후에서 홍보 및 공보 역할을 총괄했던 최경환 의원을 캠프 총괄본부장에 임명한 것에서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재벌가 출신 인물로 한화그룹 김승현 회장의 동생이며 빙그레 회장 출신인 김호연 전 새누리당 의원이 부본부장을 맡았다. 국민행복캠프 공동위원장은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대위원과 홍사덕 전 의원이 맡는다.

'조직통'으로 유명한 홍문종 의원이 조직본부장을 맡았고, 유정복 의원이 직능본부장을 맡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공식 포스터를 제작한 변추석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장이 미디어홍보본부장을 맡아 주목을 끌고 있다. 정책메시지본부장은 박근혜 의원의 경제 선생 중 한 명인 안종범 의원이 맡았고, 재외국민본부장은 방송인 출신 자니 윤 씨가 맡았다. 윤상현 의원이 공보단장을, 이학재 의원이 비서실장을 맡는다.

특보단도 관심을 끈다. 영남대 최외출 대외협력부총장이 기획조정특보에 내정된 부분은 눈길을 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대구대와 청구대를 강제 통합해 만든 영남대는 박 전 대통령 서거 이후 박근혜 의원이 이사장을 지냈다가 불명예스럽게 물러났던 곳이다.

4.11총선 당시 '문재인 저격수'를 자임했던 부산 출신 이종혁 전 의원은 정무특보에 내정됐다. 그 외에 윤성규 전 국립환경과학원 원장이 환경 특보를, 민현주 의원이 여성특보, 김상민 의원이 청년 특보,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가 문화특보를 맡았다.
▲ 박근혜 캠프 조직도


박근혜 캠프, '불통' 이미지 확산차단 부심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기자 = 새누리당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 경선 캠프가 경선 룰 논란 과정에서 불거진 박 전 위원장의 '불통' 이미지 확산을 막는데 골몰하고 있다.

경선 룰을 놓고 비박(非朴ㆍ비박근혜) 주자 3인의 '경선 룰 변경 협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고 사실상 현행 경선 룰이 그대로 확정되면서 박 전 위원장을 향한 '불통ㆍ경직' 비난이 제기된 상태다.

경선 룰 결정에 반발하는 비박 주자들뿐 아니라 당 안팎에서 "불통 이미지를 고쳐야 한다"는 쓴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심지어 당내 민주화에 역행하고 있다는 말까지 나온다.

윤여준 전 환경부장관은 최근 새누리당 의원 모임 특강에서 "박 전 위원장의 말을 보면 `내가 말하면 끝'이라는 것을 느낀다"고 언급했을 정도다.

이에 대해 캠프는 투트랙으로 '불통 이미지 깨기'에 나섰다.

우선 박 전 위원장의 불통 이미지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알리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다.

캠프 공보단장을 맡은 윤상현 의원은 5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예측가능한 정치라는 정치발전의 소신을 불통이라고 매도하는 게 안타깝다"며 "그동안 박 전 위원장은 자신이 있는 자리에 맞는 말을 해온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년간 현 정권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대외적 언급을 자제했고 이번 경선 룰 논란에서도 경선 후보로 등록하지 않은 상태여서 언급을 삼간 것인데 이를 불통으로 낙인찍는 것은 억울하다는 것이다.

캠프는 동시에 박 전 위원장과 유권자의 대면 접촉을 늘림으로써 불통의 불씨를 꺼뜨리겠다는 방침이다.

내주 중 있을 출마선언이 소통 강화의 첫 순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출마선언 장소로 국회나 새누리당 당사 외에 일반 대중이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이 유력하게 검토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캠프 내에서는 4대문 안에 박 전 위원장을 상징하는 광장이나 서울역,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재ㆍ보선 당시 박 전 위원장이 4년 만에 처음으로 선거 지원 유세에 나선 구로디지털단지 등이 거론된다.

대선국면의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 등 정책 현안에 맞춰 정책수요층과 눈높이를 맞추는 형식의 출마선언도 거론된다.

본격적인 경선에 접어들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책 소신 및 철학을 차곡차곡 설명하고 시찰 성격의 민생탐방에서 벗어나 '타운홀 미팅' 형식의 간담회를 수시로 개최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캠프 일각에서는 "그동안 쌓은 콘텐츠를 바탕으로 토크 콘서트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는 말도 나온다.

캠프 홍보미디어본부장에 변추석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장 겸 조형대학원장을 내정한 것도 정치권의 시각이 아니라 일반 국민의 시각에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박근혜 캠프'는 사무실이 전자자물쇠가 달린 철문으로 닫혀 있어 `불통' 이미지로 비친다는 지적이 나오자 이날 2개의 출입문 중 1개의 철문을 개방했다.

kbeomh@yna.co.kr

'박 터지게' 싸우는 朴의 사람들, 박근혜 계산은?

[분석] 속속 귀환하는 '박근혜 비대위', 진짜 노림수는…

 [프레시안 선명수 기자]

 '박근혜 비대위의 귀환'

내주 초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캠프 윤곽이 점차 드러나고 있다. 내부의 격렬한 반발을 딛고 김종인 전 비대위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한데 이어, '박근혜 비대위'의 한 축을 이루던 이상돈 전 위원도 캠프에 합류키로 했다. '2030 공략'을 위해 영입했던 이준석 전 비대위원 역시 간접적으로 박근혜 캠프를 돕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영입으로 김종인 전 위원의 '브랜드'나 다름없는 경제민주화 정책은 더욱 속도를 내게 됐고, 이명박 대통령과의 차별화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박 전 위원장을 둘러싼 측근들의 '권력 투쟁'도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김·이 영입으로 친박 견제·외연 확대 '두 마리 토끼'

벌써부터 이상돈 전 위원은 'MB 차별화'의 공격수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이 전 위원은 4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현 정권이 지금까지 해온 많은 것들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는데, 아무래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박근혜 전 위원장으로선 (현 정부가) 부담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이를 시인했다.

그는 전날에도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KTX·인천공항 민영화, 차기 전투기 사업 등을 줄줄이 비판하며 "새로운 일을 벌이지 말고 하던 일이나 잘 하면서 조용히 정권을 넘겨줄 준비나 하라"고 일갈하기도 했다.

이 전 위원은 김종인 전 위원과 함께 당 안팎을 향해 쓴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내는 비대위의 쌍두마차로 꼽혔다. 총선 전부터 당 정강·정책의 '보수 용어' 삭제 등을 놓고 의원들과 거세게 대립했고, 친이계 공천, 대통령 탈당 논란 등의 중심에도 항상 이들이 있었다.

당시 비박(非朴)은 물론 친박계조차 "외부인사가 당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며 두 위원의 사퇴를 주장했지만, 이런 논쟁을 바탕으로 총선 전 새누리당이 '보수색 지우기'에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언뜻 보면 단순한 '내부 투쟁'이지만, 총선을 앞둔 유권자들에겐 "보수당에서 '보수' 용어까지 삭제하는" 치열한 쇄신의 과정으로 비춰졌고, 자연스럽게 여론의 관심은 야권에서 여권으로 옮겨 왔다. 결과는 총선 승리라는 '반전 드라마'였다.

박 터지게 싸우는 朴의 사람들, 웃고 있는 박근혜?


흥미로운 점은 이런 갈등 뒤에 선 박근혜 전 위원장의 '포지션'이다. 두 비대위원과 당내 인사들이 충돌할 때마다 시선은 박 전 위원장의 '입'으로 쏠렸지만, 특별히 어느 한 쪽의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논쟁을 유도했다.

때문에 당시에도 박 전 위원장이 'MB 차별화', '보수 삭제' 등의 민감한 주장을 김종인·이상돈이라는 두 인사의 '입'을 빌려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전형적인 '막후 정치'라는 것이다.

박 전 위원장의 이런 스타일이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용인술을 뺴닮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명확한 2인자를 두지 않고 경합을 시켜, 이기는 쪽을 곁에 두는 방식이란 얘기다. 박 전 대통령 역시 유신 전에는 김형욱-이후락의 경쟁 구도, 유신 이후엔 차지철-김재규의 경쟁 구도로 측근들의 권력 투쟁을 유도했고, '패자'의 과오는 당사자의 과오로 정리됐다.

경제민주화, 속내는 달라도…노선 투쟁 '착시 효과'는 쏠쏠

대선을 앞두고도 벌써부터 치열한 '내부 투쟁'이 예고되고 있다. 캠프 사무실이 공개된 당일부터 김종인 전 위원과 친박 핵심인 이한구 원내대표가 경제민주화를 놓고 날선 설전을 벌였다.

경제민주화는 박근혜 전 위원장이 총선 전부터 꾸준히 주장해온 사안이지만, 전당적으로 추진하는 경제민주화의 방향을 두고선 당내 의견이 엇갈린다. 김종인 전 위원 등 강경파들은 경제민주화의 핵심으로 '재벌 개혁'을 꼽지만, 대다수 시장주의자들인 친박계 의원들은 '대기업의 횡포 제재'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두 인사의 대립은 "김 전 위원이 말하는 경제민주화가 뭔지 모르겠다"(이한구), "경제민주화를 모르면 정치민주화는 아느냐"(김종인)는 수준의 격한 말싸움으로 번지는 양상이지만, 이 같은 노선 투쟁이 "플러스면 플러스지, 마이너스는 아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일단 지난 4.11 총선 당시와 마찬가지로 경제민주화에 대한 이슈 선점이 이뤄졌다. 연일 언론에서 두 인사의 논쟁이 보도되면서, 유권자들에게 경제민주화는 '야당'의 주장보다는 '여당'의 주장으로 각인됐다.

또 당내 분란을 일으켰던 비박계와의 '경선 룰 전쟁' 역시 자연스럽게 묻혀버렸다. 당시 고착된 박근혜 전 위원장의 '불통' 이미지 역시 이런 내부 논쟁으로 반감될 수 있다. 지난 총선 당시 '보수 삭제' 논쟁이 실제 용어 삭제를 가져오지 못했지만, 그 자체로 당의 '쇄신' 이미지를 업그레이드 시킨 것과 닮은 꼴이다.

결국 두 인사의 영입으로 박 전 위원장의 약점인 중간층 공략 효과를 낳았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재벌 개혁'을 주장하는 김종인 전 위원이 박근혜 캠프의 좌장을 맡는다고해서 '집토끼'인 보수층이 등을 돌릴 우려도 없다.

문제는 이런 '노선 투쟁'이 '권력 투쟁'으로 번졌을 때다. 이번 김종인·이상돈 전 위원의 영입으로 캠프 내 '견제와 균형'이 맞춰졌다고 하지만, 측근 그룹에게 휘둘리는 고질적인 '인(人)의 장막' 역시 박근혜 전 위원장의 대선가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선명수 기자 (sun@pressian.com)

 

박근혜 ‘박근혜’ 를 깬다

경제민주화 강공·타운홀미팅·정수장학회 정면돌파로 보수·불통이미지 탈색 행보

대선캠프 등 인사 ‘고집’은 여전


‘불통(不通)’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10일 대선 출마 선언을 시작으로 대대적인 이미지 변신을 꾀한다. 사실상 당내 경쟁자가 없는 상황에서 이번 대선은 결국 기존 박근혜의 이미지를 깨고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번 대선을 두고 ‘박근혜 대 박근혜의 싸움’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대선 출마 방식과 장소도 박 전 위원장의 달라진 스타일을 보여줄 계획이다.

그중 꽉 막힌 불통의 이미지를 탈색(脫色)하기 위한 ‘소통 지향적’ 출마 방식에 방점을 찍고 있다. 캠프 내에선 타운홀 미팅 방식도 거론됐다. 친박계 핵심 관계자는 5일 “일방적 메시지 전달이 아닌 시민들로부터 질문을 받아 답변하는, 자유로운 토론 형식의 타운홀 미팅 방식의 선언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대선 출마 선언을 하는 자리에 타운홀 방식은 산만할 수 있고, 사람 동원으로 국내 선거법상 저촉될 수 있다”며 실효성이 낮은 방안으로 보고 있다. 굳이 타운홀 미팅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사람이 모인 열린 공간에서 대선 출정식을 하는 게 좋겠다는 공감대는 확실히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

대선 메시지도 변화를 상징한다. 박 전 위원장 측에 따르면, 대선 메시지는 ‘경제민주화’를 큰 축으로 구성된다. 대기업 중심 경제 발전의 상징인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와 180도 다른 경제관을 천명하는 셈이다. 2007년 대선 공약인 ‘시장경제’를 우위에 둔 ‘줄푸세’와도 전혀 다른 기조다.

화두는 경제민주화이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일방적 재벌 때리기보다는 대기업 시장지배력 남용을 해결하는 데에 방점이 찍힐 예정이다. 대선 정책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의원은 “새누리당이 추진할 경제민주화는 ‘정치적→정책적’으로 접근할 것”이라며 “출총제나 순환출자 같은 구호성 공약보다는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 지배력 남용 등을 방지하는 구체적인 정책이 제시될 것”이라고 밝혔다.

출마장소도 대선 메시지(경제민주화)와 연관성이 있는 장소 혹은 불통 이미지를 씻을 만한 곳을 구상 중이다. 캠프 내에서는 증권거래소 앞이나 재벌을 상징하는 건물 앞에서 경제민주화 이슈를 던지는 파격 아이디어까지 거론되고 있다. 보다 현실적인 안으로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관련 장소를 택해 박 전 위원장의 경제민주화를 향한 의지를 천명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박근혜의 아킬레스건’으로 불리던 ‘정수장학회’ 문제를 털고 가려는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다. 박 전 위원장 측은 정수장학회의 전신인 부일장학회를 설립한 고(故) 김지태 씨 유족과 접촉, 그들이 요구한 명예 회복에 대한 해결책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계 의원은 “대선 국면에서 상대 후보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을 만한 부분은 해결하고 가야 한다”고 밝혔다.

친박 진영에서는 일련의 변화 메시지를 통해 ‘보수의 상징’으로 비치는 박 전 위원장의 이념 성향이 보다 중간 지점으로 이동하길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중이 받아들이는 박 전 위원장의 이념 성향은 가장 보수성이 짙다. 4일 한국갤럽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박 전 위원장 지지자들의 이념 성향(보수 +35)이 김문수 지사(+30), 정몽준 전 대표(+16)보다 훨씬 보수 성향이 강했다. 가장 진보 성향(진보 +43) 지지자들이 많이 몰린 야권의 문재인 후보와 극과 극인 셈이다.

하지만 정작 인사 스타일은 여전히 ‘고집’스럽다는 당 안팎의 비판도 제기된다. 비대위에 참여했던 인물 중 다수가 캠프에 참여했거나 당에서 보이지 않는 역할을 수행 중이다. 또 2007년 대선 캠프 때 투입된 인물들이 대거 재기용되면서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도 나왔다.

대선 캠프는 아이디어가 끊임없이 샘솟는 자유분방하고 활기찬 분위기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당의 한 관계자는 “박 전 위원장 밑에서는 잘못 말하면 눈 밖에 나니까, 입조심해야 한다는 생각들이 강하다. 내밀하게 소통되는 방식이나 분위기가 좀 더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박근혜 출마메시지 3대 키워드…이것뿐?

‘예측 가능한 정치’, ‘신뢰를 바탕으로 한 남북간 상호주의’, ‘상생의 경제민주화와 복지’.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사진)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경선 출마선언이 임박한 가운데 출마 메시지의 ‘3대 키워드’는 이렇게 요약된다.

박 전 비대위원장 캠프의 한 핵심관계자는 5일 “박 전 위원장은 대선 출마선언을 통해 정치분야에서 예측 가능한 정치, 남북문제에서는 신뢰를 바탕으로한 상호주의, 경제분야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강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선의 최대 화두로 떠오른 경제민주화가 특히 강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이날 문화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위원장이 출마선언에서 경제민주화를 강조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에 “상식적으로 당연하다”며 이 같은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경제민주화의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과 공정성 등이 강조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 선대위원장은 “그동안 내가 많은 얘기를 해왔기 때문에…”라며 잘 반영될 것이란 판단을 강조했다. 그러나 재벌개혁의 구체적인 내용까지 입장을 표명하기는 어려울 것라는 예측이 많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과거 정권들이 보여온 재벌들에 대한 특별사면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방안도 중요한 대선공약으로 추진될 예정이다.(문화일보 6월25일자 4면 참조) 캠프의 한 관계자는 이와 관련 “재벌들에게 특혜처럼 베풀어진 대통령의 특별사면 남용이 국민의 법감정과 배치되는 측면이 적지 않았다”면서도 “출마선언 메시지에 넣기에는 적절치 않아 대선 과정의 공약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박 전위원장이 정치분야 키워드로 던질 ‘예측 가능한 정치’는 국민과의 약속을 강조해온 연장선상이다. 박 전 위원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정부나 정치권이 국민과의 약속을 어기지 않아야 우리나라가 예측 가능한 국가가 되지 않겠는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남북관계에 관한 그의 메시지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상호주의’로 요약된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해 미국의 외교전문 격월간지 ‘포린 어페어스 9·10월호에 게재된 기고문에서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에 대해 “수년간 시도에도 근본적 변화는 일어나지 않았다”고 평가했으나 “반대로 지속적 압력을 강조하는 사람들의 경우도 압력을 통해 북한을 의미 있는 방향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의 잘못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응하되 북한의 약속이행과 진정한 협력자세에는 상응하는 상호주의식 접근법을 제안한 바 있다.

이혜훈“안철수는 ‘간철수’, 지금이 지지율 최고치"

[사진=JTBC 제공]JTBC '신예리 강찬호의 직격토크'가 친박 핵심,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을 만났다. 정권 재창출의 예감이 좋은지를 묻는 질문에 "열심히 하면 된다"고 답하면서도 "걱정되는 면이 많아 지금보다 노력을 배로 해야 된다"고 말했다. "수도권 2040 유권자층의 민심을 잡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새누리당 경선 룰 갈등 국면에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이 비박주자들을 만나주지 않아 '불통'을 자처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박 전 위원장도 경선룰을 적용받는 선수의 한 사람인데 마치 룰을 만드는 사람마냥 만남을 주도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2007년 경선 얘기를 꺼내자, "룰은 경기가 시작되고 바꾸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이명박 후보 측의 무리한 룰 변경으로 인해 한창 경기 도중에 불합리한 룰이 만들어 졌다"고 회고했다. "그때나 지금이나 룰 변경을 거론하는 시점이 이미 늦었다"고 지적했다.

막 진용을 갖춘 박근혜 캠프의 면면에 대해서도 물었다. "'김종인-홍사덕' 투톱체제가 '예비 내각'의 성격을 띠고 있느냐?"고 묻자, “두 분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박근혜 전 위원장에 대해 쓴소리를 일삼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을 계속해서 가까이에 두는 이유에 대해 “그룹 내에 바른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한편 평소 박 전 위원장에게 직언을 했던 걸로 알려진 유승민 의원이 캠프에서 배제된 것을 두고 '친박계 내분설'이 일고 있는 대해서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19대 국회에서 국방위원장직을 수행해야 하는 개인적 사정 때문에 불가피한 것이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 최고위원은 "오랫동안 함께 일해 본 사람으로서 자신은 박 전 위원장이 폐쇄적이라고 느낀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박 전 위원장을 둘러싼 '소통 부족' 논란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그렇게 보신다면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의 화법상 말이 짧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것이 오히려 정치인으로서 장점이라고 본다"며 "자신은 말이 많아 손해도 많이 보고 후회를 한 적도 많았다"고 했다.

지난 19대 공천에서 '강남벨트 현역의원 배제' 공천원칙에 걸려 탈락한 이 최고위원은 "당시 공천위의 원칙을 이해할 수 없다"고 하면서 "잘못된 결정이었다"고 표현했다 "강남은 새누리당이 누구든 초보라도 공천만 하면 뽑을 것이라는 전제 아래서 행해진 것이고, 이는 강남 유권자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지난 8년간 누구보다 열심히 의정활동을 한 이 최고위원으로서는 많이 섭섭했겠다"고 묻자, "사실 그랬다"라고 시인했다.

"정치를 그만두고 친척들이 사는 LA로 훌쩍 떠나려고 했었다"면서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비행기 표까지 예매한 순간에 박 전 위원장이 전화를 걸어와서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을 맡아달라고 부탁해 결국 붙잡혔다"고 말했다.

"혹시 '나 하나도 공천을 못 주는가' 하는 박 전 위원장에 대한 인간적 서운함은 없었냐"고 묻자 “원래 그런 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전혀 기대를 안 했다”고 답하면서 과거 일화를 들었다. 2004년, 이 최고위원이 정치 입문하자마자 한 보궐선거에서 공심위원을 맡았는데, 공심위 내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부딪힌 적이 있었다고 한다. 공심위 차원에서 당 대표였던 박 전 위원장에게 어떻게 해야 할 지를 물었더니 “독립적으로 소신껏 일하라고 임명해 드린 것이니 공심위가 알아서 하시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원외에서 활동하면서 '국회의원 금단현상' 같은 건 없냐"고 묻자, 그런 것보다 "아쉬운 점은 있다"고 답했다. "지난 8년 간 의정활동 가운데 '경제민주화' 관련법들을 많이 냈지만 막상 현실의 벽에 부딪혀 입법화 되지 못했는데, 최근 들어 '경제민주화'가 공감대가 얻으면서 그 법안들이 통과될 가능성이 커졌지만, 마무리를 못했다"고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현재 새누리당 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으로 개혁적 경제통답게 각종 '재벌개혁' 정책들을 활발히 제시하고 있다. "이런 활동에 대해 최근 재벌 쪽에서 불편한 시선을 많이 보낸다"며 “'투사 나셨다' '언제부터 재벌 개혁에 열심이었냐'는 등 비아냥을 듣는다"고 했다.

직격토크의 '촌철살인 인물평 코너'에서 이 최고위원은 박근혜 전 위원장을 '바른생활 소녀'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박 전 위원장을 동행했던 2007년 미국 출장 이야기를 꺼냈다. 당시 보스턴 공항 검색대를 통과하던 도중 10번 가까이 경고음이 울리는 통에 입국이 지연됐는데, 문제는 박 전 위원장의 머리에 빼곡히 꽂은 머리핀이었다. 의전상 별다른 절차 없이 탑승구까지 갈수도 있었지만 박 전 위원장은 한 마디 불평도 없이 “룰인데 지켜야죠”라고 말했다며, 바른생활 소녀다운 면모를 소개했다.

이어서 여야의 대권주자들에 관해서도 평했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에 대해서는 "'고장 난 레코드'를 보는 것 같다"고 했다. "자신이 정치 입문했을 때부터 줄곧 '누구누구 딸은 안 된다' '여자는 안 된다'며 박 전 위원장을 비판했는데, 8년째 같은 소리를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재오 의원이 대통령감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발언을 자제하겠다"고 답했다.

김문수 경기지사에 대해서는 '수족관'이라고 평했다. "속에 있는 걸 그대로 보여주고, 속과 겉이 일치한다"는 상당히 호평을 내놓았다. '최근 친박계가 김 지사를 차차기 주자로 지명했다'는 항간의 설에 대해 묻자, "누가 지금 차차기 주자를 논할 수 있겠냐"며 강력히 부인했다.

정몽준 의원은 '엄친아'라고 평했다. "학벌과 재력 등 빠지는 것이 없다"고 했다. "경선 과정에서 박근혜 전 위원장과의 골이 깊어졌다"고 지적하자, "화가 났을 때는 누구나 극단적인 생각을 할 수 있다"면서 "정 의원의 맘을 돌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야권의 주자인 안철수 교수에 대해서는 '간철수'라고 표현했는데, 그 뜻을 물으니 "간만 보시는 게 아닌가" 라고 답했다. 이 최고위원은 "결국 안 교수가 대선가도에 뛰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 안 교수가 '한미 FTA'라든가 '제주해군기지' 등 쟁점이 뚜렷한 현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는 점을 들면서 "본선을 앞두고 안 교수가 입장을 밝히게 되면 어디 쪽이든 지지율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 교수의 지지도는 지금이 '최대치'가 아닐까 싶다"고 관측하면서 결과적으로 박 전 위원장이 우위를 점쳤다. 한편 민주당의 문재인 상임고문은 '왕의 남자'라고 평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이 최고위원의 가족 이야기도 등장했다. 신한국당 사무총장과 내무부 장관을 지낸 고 김태호 전 의원의 맏며느리로 시아버지의 선거를 도왔던 이 최고위원은 ��시 선거사무소 화장실 청소, 현수막 관리, 전화 요원 등 밑바닥 일을 도맡아 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갑작스럽게 시아버지가 작고하면서 현실 정치에 뛰어들게 된 것이다.

남편인 연세대 김영세 교수는 현재 박근혜 전 위원장의 싱크탱크인 국가미래연구소 소속으로 '박근혜 정책 브레인'이다. 2007년 대선 경선캠프에서부터 인연을 맺어왔는데 당시 가교가 되어준 게 아내인 이 최고위원인 셈이다. "김 교수도 정치에 뜻을 둔 것으로 봐도 되냐"고 했더니 "전혀 아니다"고 손사래를 치면서 "정책만 돕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한편 "여행을 좋아한다"는 이 최고위원은 죽기 전 하고 싶은 '버킷리스트'로 "남극에 꼭 한번 가고 싶다"는 바람을 말하면서 "지구의 끝이 어떻게 생겼나 보고 싶고, 어릴 때부터 탐험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다"고 밝혔다. 애창곡으로는 'Top of the world'를 선보였다.

새누리당 이혜훈 최고위원이 출연하는 '신예리 강찬호의 직격토크'는 8일 일요일 오전 7시40분 JTBC에서 방송된다.

박근혜, 10일 영등포 타임스퀘어서 출사표

총괄·정책 등 6개본부로 대선캠프 구성
재외본부장 자니윤·정치발전위 박효종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는 10일 19대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올해 대선에서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는 박 전 위원장이 공식 대선 출마를 선언함으로써 18대 대선전은 본격적인 막이 오를 전망이다. 출마 선언 장소는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로 정해졌다.

이상일 박근혜 대선 캠프 대변인은 출마 선언 장소와 관련해 "연령대와 관계없이 많은 국민들이 다니는 곳이고 열린 공간이라는 의미에서 국민들과 함께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박 전 비대위원장은 캠프 조직 구성과 인선안도 공개했다. 대선 캠프는 '국민행복캠프'로 명명됐다.

홍사덕 전 의원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이 공동선대위원장, 이주영 의원이 선대위 부위원장을 맡은 캠프는 크게 6개의 본부로 구성됐다. 메인 캠프인 대하빌딩에 △총괄(전략+공보) △정책ㆍ메시지 △미디어홍보 등 3개 본부가, 그 외의 곳에 △직능 △조직 △재외국민 등 3개 본부가 꾸려졌다. 이와 함께 정책위원회가 공식 출범하고, 정치발전위원회도 뒀다. 공식 조직도에는 없지만 네거티브대응팀 등도 바깥에서 활동할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ㆍ여성ㆍ문화ㆍ청년ㆍ정무ㆍ기획조정 등 6개 분야의 특보도 임명 특보단을 따로 뒀다.

최경환 의원이 총괄본부장을 맡으며 산하에 전략기획팀ㆍ일정민원팀ㆍ공보단을 뒀다. 정책메시지본부장은 초선의 안종범 의원이, 홍보미디어본부장은 변추석 국민대 디자인대학원장이 전격 영입됐다. 유정복 의원과 홍문종 의원이 각각 직능본부장과 조직본부장을 맡았다. 자니윤 씨가 재외국민본부장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뒤늦게 알려진 정책위원회에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을 포함해 강석훈 의원, 김장수 전 국방장관, 윤병세 전 대통령 외교안보수석비서관, 현명관 전 전경련 부회장 등이 참가했다. 이 중 강 의원은 정책ㆍ메시지 부단장을 맡았다.

대표비서실장에는 이학재 의원이 임명됐으며 이상일 의원과 조윤선 전 의원이 대변인으로 활동한다.

캠프 참가 인사의 특징은 오래전부터 박 전 위원장과 관계를 맺어온 이들이 대거 전면에 나선 것이다. 박 전 위원장 특유의 한번 믿음을 준 사람은 끝까지 믿는다는 철학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기획조정위원특보에 임명된 최외출 영남대 교수, 정책위원회에 들어간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정책메시지본부장에 임명된 안종범 의원 등이 그 예다.

비상대책위원장 시절에 중용했던 인물들도 캠프에 전격 합류했다. 비대위원이었던 이상돈 중앙대 교수가 정치발전위원회에서 활동을 하며 지난 4월 총선 때 공천위원으로 활동한 박명성 신시컴퍼니 대표는 문화특보로 캠프에 들어왔다.

이 대변인은 "당을 통해 약속했던 변화와 책임을 신구의 조화를 통해 경선 캠프 활동에 반영하겠다는 박 전 위원장의 의지가 이번 인선에 담겨 있다"면서 "특히 정책부문에 무게중심을 두어 국민의 삶에 초점을 맞춘 정책과 비전 중심 캠페인을 주도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2012년 캠프 구성의 백미는 전략기획팀이라는 지적이다. 지난 2007년 박근혜 대선 캠프와 비교할 때 2012년 캠프의 가장 큰 특징은 전략기획팀 신설이다. 이 조직은 지난 2007년엔 없었다. 전략기획팀은 대선 경선 과정은 물론 박 전 위원장의 대선 승리를 위해 필요한 이미지 메이킹 등 전략ㆍ전술 등 모든 것을 기획하게 된다. 지난 2007년 대선 경선 때 이 조직을 두지 않았던 것은 박 전 위원장이 '보여주기식' 행보를 싫어했기 때문이다.

[문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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