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경영정보

경영관련 시사정보모음

구봉88 2012. 8. 10. 09:15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2-301호.  2012. 8. 1.)

  

 

 

 

 

 

 

 

 

 

 

 

 

 

 

 

 

 

 

 

 

 

 

1.한국 경제 무역의존도 역대 최고 수준

2.7월 수출 33개월 최대폭 감소…무역흑자 '반토막'(종합)

3.[한국경제 디플레 공포] 불황에 지갑 닫아… 달갑지만 않은 저물가 행진

4.위험하길래…당국 `LTV 긴급처방'

5.스페인 자본 엑소더스 돌풍서 태풍으로

6.[R의 공포를 넘어라] 소방수 없는 3不시대… 글로벌 퍼펙트 스톰 현실화하나

7.유로존, ESM에 은행면허 부여 추진…무제한 양적완화 '금단의 처방' 꺼내나

8.“유럽위기·가계빚·부동산 침체로 3년내 금융시스템 리스크 발생”

9.애그플레이션 징조인가

10.한국ㆍ터키 FTA 기본협정 정식서명(종합)

11.[불황공포확산 (2)소비자·기업, 허리띠 더 죈다] 수출대기업 “수출·내수 다 어렵다 … 생산·투자 줄일 것”

12.한국, 원유 중동의존도 더 커졌다

13."대전은 우라늄 밭"…호주 광물업체 개발 계획 밝혀

14.MB정부 권익위 설립 후, 국가청렴도 OECD 최하위권

15.원아시아 경제블록 한국만 소외당했다

 

 

16. 기업경영

  -[위기 극복, 기업이 주역이다] 닫힌 소비자 지갑… 해외서 새 기회 찾는다

  -'위기의' 현대重, 언제쯤 반격에 나설까

  -새 야후 CEO가 가장 먼저 한 일은?

  -日소뱅, 사상 최고이익…“목표 애플”

  -LG유 잘나가네...번호이동 순증 또 1등

  -통신사 '제살깎기' 마케팅 점입가경

  -[뉴스줌인] 검색엔진 구글, '포털사이트'로 거듭나다

  -잘 빠진 골격의 ‘무한변신’

  -대기업 신용등급 강등 '공포'

  -[한중수교 20년 중국과 함께 세계로] <5> 중국 대륙에 심는 포스코식 제철소

  -上 냉장실 下 냉동실…`윤부근 냉장고` 통했다

  - 아이디어 하나로 창업 …'1인 제작자'뜬다

  -삼성, '금지된 자료' 왜 공개했을까?

  -자동차 전자장비 부품 시장 , 230조 미래 황금시장을 잡아라

  -애플 17년만에 첫 배당,국내 기업엔 불안한 선례

   

 

17.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런던]한 팔 한 다리로 세상을 메친 '金재범'

   -< What >“CFO, CIO, COO, CAO” 암호 같은 ‘경영 직함’

   - [정치]“나를 법사위원장으로 만들어준 검찰에 감사”

   -[정치]‘서른 살 청년’에 대항할 원로가 없다

   -오바마-롬니 ‘앱’대결 시작됐다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의 위기 해법

   -[위기의 세계경제 어디로] <2> 판강 중국 국민경제연구소장

   -[창간기획 특별 인터뷰] <2> 박영철 고려대 석좌교수

   -권력은 부패하기 쉬운 사람을 끌어당긴다

   -‘개콘’의 창조적 긴장/정재창 PSI컨설팅 대표

   -[2012년 대선 주요주자 주관식 이미지 조사│③ 문재인] 짙게 드리운 ‘노무현’의 빛과 그림자

 

 

                  박 두규드림 

       dgpark5909@hanmail.net

(010-3616-3013, 042-629-6911)

주소 ; 대전광역시 동구 자양동 17-2

        우송대학교 서캠퍼스   교양관 102호

 

......................................................................................................... 

한국 경제 무역의존도 역대 최고 수준



2년째 100% 웃돌아

글로벌 침체따라

경기 급강하 우려

한국 경제의 무역의존도가 2년 연속 100%를 웃돌며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대외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글로벌 경제침체에 따른 영향도 커진 셈이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 60~70%대에 머물렀던 무역의존도는 2000년대 중반부터 급격히 올라 지난해 113.2%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무역의존도는 국민경제가 무역에 얼마나 의존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로 수출입총액을 국민총소득(GNI)으로 나눈 비율로 나타낸다.

무역의존도는 지난 2006년 처음으로 80%를 넘어선 뒤 2008년에는 110.7%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98.8%로 잠시 내려앉았지만 2010년 105.2%, 2011년 113.2%로 다시 뛰어올라 2년 연속 100%를 돌파했다. 특히 올해 1ㆍ4분기에는 116.3%까지 올랐다.

최근 2년 무역의존도의 고공 행진은 한국 경제가 금융위기를 무역 확대로 극복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이처럼 무역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지면 국내 경기가 세계 경제의 부침에 더 많은 영향을 받게 되므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국내 경기의 급강하가 우려된다. 무역의존도가 높더라도 세계 경제가 호황을 누려 수출이 잘 될 때는 경제성장이 두드러지지만 반대로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지면 더 큰 타격을 받을 수 있어서다. 이태환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무역의존도가 높고 내수 비중이 낮은 우리나라는 외풍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세계 경제가 출렁이면 우리는 더 크게 출렁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올 상반기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동기 대비 0.7% 수준으로 뚝 떨어지자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33개월 만에 최저치인 2.4%로 내려앉았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대외의존도가 높아 경기변동성이 크면 지속적인 성장을 달성하기 어렵다"며 "내수 활성화와 서비스업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d.co.kr

 

..........................................................................................................

7월 수출 33개월 최대폭 감소…무역흑자 '반토막'(종합)

- 수출 8.8%↓, 수입 5.5%↓…무역흑자 27억弗
- 누적 수출증가율 마이너스…"3분기 후 급격 개선 힘들다"

[이데일리 황수연 기자] 우리 경제의 견인차 구실을 하는 수출이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으로 꺾였다. 무역 흑자 규모 역시 반 토막 나 우려를 더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1일 7월 우리나라 수출이 전년 같은 달 대비 8.8% 감소한 446억 2200만 달러, 수입도 5.5% 줄어든 418억 7600만 달러를 각각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무역 흑자는 27억 4600만 달러를 나타냈다. 지난 2010년 10월 이후 최대치를 나타냈던 전 달(49억 달러)과 비교해 절반가량 쪼그라든 셈이다. 1월부터 7월까지 누적 무역흑자는 134억 1300만 달러를 기록했지만, 같은 기간 수출 증가율(-0.8%)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특히 지난달 수출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9년 10월(-8.5%) 이래로 33개월 만에 가장 크게 줄었다. 지경부는 “선박 수출 부진, 세계 경제 위축, 조기 하계휴가와 기저효과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며 “선박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로 인도 가능 물량이 많이 줄며 전년 같은 달 대비 28억 달러 감소해 지난달 수출 감소의 주원인이었다”고 설명했다.

품목별(월말기준)로는 LCD(6.7%)와
일반기계(3.5%) 등 일부 품목만 비교적 선방했지만, 무선통신기기(-34.7%)와 선박(-57.5%)실적이 부진했고 철강제품(-20.2%), 석유화학(-22.3%) 등 중간재 수출 역시 수요 위축과 단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급감했다.

지역별(20일까지)로는 미국(10%), 일본(12.8%)의 수출 호조로 선진국으로의 수출(12.3%)은 증가세를 기록했지만, 위기 중심지인 EU(-4.9%)를 비롯해 중국(-0.5%) 중남미(-14.5) 등 신흥국으로의 수출(-6.3%) 역시 고전했다.

수입은 내수 부진으로 주요 품목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빠르게 둔화하며 5개월 연속 감소했다. 원자재의 경우, 도입물량 증가, 도입단가 상승으로 높은 증가세를 보인 가스를 제외하고 원유(-7.6%) 석유제품(-11%) 철강제품(-15.4%) 자동차부품(-20.7%) 등 주요 품목의 수입이 모두 줄었다. 자본재 역시 반도체 제조용 장비, 자동차 부품 등이 줄었고, 소비재도 돼지고기, 플라스틱 제품 등 주요 품목이 전반적으로 악화했다.

일평균 수출액도 전년보다 10.7% 감소한 18억6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경부는 “주요국 상황, 수출 기업들의 체감경기 등을 고려할 때, 3분기 이후에도 수출의 급격한 개선은 힘들 전망”이라고 우려하며 “하반기 수출 규모 확대를 공공기관ㆍ민간지원기관과의 총체적 대응체제를 가동하고, 중소기업 및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 마케팅 지원 강화, 무역 보험 지원 확대 등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연간 전망치를 재조정해야 하는지에 대해 한진현 무역투자실장은 “가장 큰 문제는 경기가 계속 불투명하게 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일단 8월까지의 상황을 더 두고 본 뒤 검토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지경부는 올 초 6.7%의 연간 수출증가율 목표를 3.5%로 수정한 바 있다. 
  

[수출 쇼크] 철강 등 주력품까지 고전… 마땅한 대책 없어 정부도 발만 동동



경기침체 전세계 확산에 중국 등 신흥국 수출도 줄어 무역 1조달러 달성 빨간불

아프리카 등 시장 추가 개척… 무역보험 지원 크게 늘려야

수출실적 급감은 앞으로도 별다른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스페인 등 유럽 위기가 더 심해질 기미가 보이는데다 유럽 국가들의 소비 축소가 신흥국의 수출 감소로 이어져 경기침체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수출주도형 나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이 같은 구조적인 문제 때문에 정부도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담당 부처인 지식경제부조차 1일 낸 보도자료에서 "주요국 상황과 수출 기업들의 체감경기 등을 감안할 때 3ㆍ4분기 이후에도 수출의 급격한 개선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할 정도다.

그만큼 향후 수출증가율 감소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지경부는 올 초 6.7%로 설정했던 연간 수출증가율 목표를 지난달 3.5%로 낮췄는데 이를 또다시 수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상황은 이렇지만 마땅한 대책이 없는 게 현실이다. 지경부는 이날 중소기업 및 신흥시장에 대한 수출 마케팅 지원 강화, 업종ㆍ지역별 수출 동향 모니터링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속내는 다르다. 지식경제부 고위관계자는 "수출 증대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이미 다한 상태"라며 "추가로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이는 경기침체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연합(EU) 등의 수출 감소를 받쳐줄 만한 곳은 신흥국밖에 없는데 이들 나라에 대한 수출도 최근 급격히 줄어들고 있다.

7월 수출실적을 지역별로 보면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우 전년 같은 달 대비 수출증가율이 -0.5%를 나타냈다. 신흥시장인 중남미도 14.5%나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16일 올해 세계 교역 증가율 전망을 4.1%에서 3.8%로, 내년은 5.6%에서 5.1%로 낮춰 잡았다. 세계 교역량이 줄면 우리나라 수출도 자연스럽게 감소할 수밖에 없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력 수출품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7월의 경우 일반기계와 LCD 정도가 전년 동기 대비 수출이 다소 늘었지만 철강(-20.2%)ㆍ석유화학(-22.3%) 등 주요 수출품은 중간재에 대한 수요가 위축되고 단가가 하락하면서 수출 증가세가 현저히 둔화됐다. 과거 수출 효자 종목이었던 선박도 지난해 49억달러에서 올해 21억달러로 수출액이 반토막 나면서 수출 감소에 한몫했다.

이 같은 수출 감소세가 지속되면 올해 무역 1조달러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7월까지 수출은 3,198억달러, 수입은 3,064억달러를 기록해 무역량은 6,262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6,251억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지경부 측은 "남은 5개월간 수출입 모두 월 800억달러를 유지하면 연간 무역액 1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세계 경기침체 속도가 빨라지고 있어 무역 1조달러 달성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다.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수입이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무역 1조달러 달성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추가 개척과 무역보험 지원을 크게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나 신흥시장 개척의 경우 단기간에 실적을 내기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지경부의 관계자는 "아프리카 등을 새로 개척해보려고 하지만 당장 이들 국가에 수출을 늘릴 수 있을 만한 게 많지 않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이 때문에 무역보험 지원 확대를 차선책으로 꼽는다.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수출을 늘리기 위해서는 거래시 발생할 수 있는 손실을 보호해줄 수 있는 무역보험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지경부도 무역보험 확대가 단기간으로는 가장 높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하지만 무역보험공사의 기금이 턱없이 적은 상황이어서 무역보험을 쉽게 늘릴 수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재 무보의 기금은 1조849억원인데 7월 말 기준 보증과 보험 제공 금액은 98조원에 달한다. 기금의 90배에 달하는 보험 등을 하고 있어 추가로 보험 제공을 늘리기가 쉽지 않다. 정부가 추가 출연을 통해 기금을 늘려야 하지만 재정사정이 빠듯해 이것이 쉽지 않은 상태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단기적으로 수출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무역보험 제공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신흥국에 나갈 수 있게 해줘야 한다"며 "무역보험 기금을 늘리면 좋겠지만 정부 재정사정도 있어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버팀목 자동차마저 마이너스‥주력 수출품 사실상 전멸

- 자동차 수출증가율 32개월만에 마이너스
- 자동차부품 석유제품 수출도 둔화 뚜렷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우리 경제 버팀목 역할을 하던 자동차나 석유화학 제품 수출이 줄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반도체나 선박 같은 수출 주력제품이 부진한 가운데 기둥이었던 효자 품목 수출마저 둔화하면서 수출 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1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지난 7월 자동차 수출은 36억 8000만 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5.3% 줄어들었다. 자동차 수출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11월(-12.2%) 이후 32개월 만에 처음이다.

유럽 재정위기 탓에 세계경제가 흔들리면서 무선통신기기(1~7월 -32.1%)나 반도체(-1.6%), 선박(-25.3%) 같은 주력제품이 곤두박질치는 상황에서도 자동차(12.5%) 수출은 제품경쟁력과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를 등에 업고 두자릿수 증가율을 보이며 선방해왔다. 그러나 재정위기가 지속하면서 세계 경기둔화 그림자가 짙어지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재정위기의 진앙인 유럽지역 수출이 직격탄을 맞은 데다, 미국과 중국 같은 주요 시장 소비자들이 지갑을 좀처럼 열지 않는 게 컸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하면서 자동차 수요가 줄고 있고, 브라질이 수입차에 붙는 세금을 올리는 등 수출 여건도 악화했다”며 “부분파업을 벌인 탓에 주요 업체의 조업일수가 감소한 것도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출 증가율이 둔화하고 있지만 아직 수출이 꺾였다고 보기는 이르다”고 덧붙였다.

자동차 뿐 아니라 상반기 선전하던 석유화학(-22.3%), 석유제품(-12.2%)도 수출이 확 줄었고, 자동차 부품(1.9%)도 증가세가 확연하게 꺾였다.

전문가들은 상반기 선전했던 이들 제품마저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은 세계경기 침체의 골이 그만큼 깊다는 것으로 우리나라 수출둔화가 가속화 하는 신호탄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근태 LG 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유럽의 경기 침체로 내구재라든가 주력 제품 수요가 줄어 수출부진이 이어질 것”이라며 “당분간 수출이 둔화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장순원 기자 crew@edaily.co.kr

 

[수출 쇼크] 공장 해외이전이 수출·일자리 줄인다


국산 부품 수입 감소하고 협력사까지 모두 이전 많아

공장이전 막을 수 없지만 개선책 마련 나서야

지식경제부는 최근 대기업의 해외 공장 이전에 따른 수출 유발효과 등을 따져보기 위한 연구용역을 맡겼다. 원칙적으로는 생산기지를 다른 나라로 옮겨도 우리나라에서 부품 등을 가져다 쓰기 때문에 수출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 그런데 대기업들의 경우 우리나라에서 부품을 수입하는 비율이 갈수록 떨어진다. 또 일부 업체들은 해외 진출시 협력업체를 모조리 데리고 나가기도 한다. 기업 입장에서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이지만 우리나라로 보면 수출액이 줄어들고 일자리도 감소한다.

1일 나온 '7월 수출입 동향 및 평가'만 봐도 이는 잘 드러난다. 무선통신기기의 수출 감소세가 두드러졌는데 주요 품목 중에서는 단연 1등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무려 34.7%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

유럽 위기로 수출이 쉽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지난해 9월 삼성전자가 베트남에 휴대폰 공장을 세운 게 결정적이다. 베트남 공장은 삼성전자의 제1생산기지로 월 2,000만대 정도의 생산능력을 갖고 있으며 연간으로는 최소 수십억달러 이상의 수준의 수출을 할 수 있다는 게 지경부의 추정이다.

베트남 공장은 휴대폰 수출액은 물론 월간 무역수지에도 영향을 주는 수준이다. 지경부에 따르면 상반기 휴대폰 수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4.4%나 줄어든 88억4,000만달러에 그쳤다. 휴대폰 매출과 수출 간 격차도 지난해 1ㆍ4분기 46억달러, 3ㆍ4분기 88억달러에 이어 올 1ㆍ4분기에는 137억달러로 점점 커지고 있다.

공장 이전은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우리나라 대기업들의 경우 해외 이전시 모국에서 부품 등을 수입하는 비율이 떨어진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일반적으로 해외 공장 이전시 첫해에는 우리나라에서 수입해다 쓰는 비율이 높다가도 시간이 지나면 그 비율이 계속 떨어진다"며 "일반적으로 50%에서 30%, 그 다음에는 20% 이런 식으로 국산 이용 비율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부품을 수입하지 않고 현지에서 조달 체계를 갖춘다는 얘기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현대자동차의 경우 미국 앨라바마공장을 지을 때 협력업체를 모두 데리고 갔다"며 "현지에서 부품을 모두 조달하는 것도 좋겠지만 수출 측면에서는 문제가 많다"고 말했다.

물론 정부도 대기업들의 해외 공장 신설 및 증설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막을 수도 없다. 하지만 해외 진출시에도 국산 부품을 가져다 쓰거나 협력업체들과 모두 함께 동반 진출하는 것이 올바른지는 다시 한번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지경부 고위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해외에 공장을 짓더라도 상당수의 부품 등은 여전히 일본에서 가져다 쓴다"며 "국내 수출 및 일자리 문제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적절한 개선책이 있는지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국내 제조업체의 해외 생산 비중은 2005년 6.7%에서 2010년에는 16.7%로 두 배 이상 높아졌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수출 꺾인 ‘이상한 흑자’…지갑 닫힌 ‘물가안정’



[한겨레] 수출-수입 덩달아 줄어들며

전형적 ‘불황형 흑자’ 나타나

물가상승도 12년새 최저 불구

경기위축 따른 소비감소 현상


‘무역수지 흑자’와 ‘물가 안정’.

1일 지식경제부와 통계청이 각각 내놓은 두 통계지표는 외견상 바람직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 보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유럽위기와 중국의 경기둔화 등 대외변수 불안정성이 걷히지 않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제에 드리운 불황의 그림자가 또렷한 까닭이다.

우선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수출의 후퇴 징후가 뚜렷하다. 지경부는 이날 7월 수출 총액이 446억 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7월에 견줘 8.8% 감소한 수치다. 2009년 10월(-8.5%) 이후 하락폭이 가장 크다. 특히 선박을 비롯해 엘시디(LCD)·일반기계·석유화학·철강·자동차 등 우리나라의 수출 ‘효자 종목’이 일제히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올들어 7월까지 누적 수출 역시 지난해에 견줘 0.8% 줄어들었다.

수출 뿐 아니라 수입이 덩달아 줄어든 것도 우려스럽다. 지난달 수입총액(419억달러)은 1년 전에 견줘 5.5%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27억5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지난 2월 이후 6개월째 흑자 행진을 이어갔으나, 수출과 수입이 함께 줄어들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 기조는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해 가공 수출하는 국내 산업계 특성을 생각하면, 수입 감소는 결국 향후 수출 감소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승관 국제무역연구원 동향분석실장은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어, 수출 둔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추이 역시 불황의 흔적이 곳곳에서 드러난다. 이날 통계청이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을 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은 1.5%로, 2000년 5월(1.1%) 이후 12년만에 가장 낮았다. 이렇게 물가 상승세가 낮아진 데는 지난해 같은 달의 물가상승률(4.5%)에 견준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공급 쪽 물가불안 요인인 기름값(-0.7%)과 농축수산물값(1.5%)이 하향 안정화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경기 위축에 따른 소비 감소가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을 낮췄다는 지적도 많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팀장은 “아직 본격적인 단계는 아니지만 경기 악화와 이로 인한 수요 감소가 슬슬 반영되기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공산품과 서비스 요금 등을 대상으로 한 근원물가 상승률을 보면, 지난해 12월 3.6%를 기록한 이래 7개월 연속 낮아져 7월에는 1.2%를 기록했다. 근원물가 지수는 가격 변동이 적고 수요에 민감한 상품만을 추려 물가 변동을 살피는 것으로 소비심리를 잘 반영하는 지표다. 이근태 엘지(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기업들의 투자가 위축되고 소비도 상당히 부진한 상태”라며 “공급자들이 소비가 줄자 공산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현웅 최현준 기자goloke@hani.co.kr

수출마저 '뚝' … 선박·유화·자동차 맥 못춰



7월 수출 8.8% 감소

2년9개월 만에 최대폭


유럽 재정위기 여파로 지난달 수출이 2년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7개월간 누적 수출 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0.8%)로 돌아서는 등 하반기 수출전선에 비상이 걸렸다. 정부는 3분기 이후에도 수출여건이 크게 개선되기 어렵다고 보고 지난달 하향 조정한 연간 수출 목표치를 재수정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무역흑자 규모 급감

지식경제부는 7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한 446억2200만달러, 수입은 5.5% 줄어든 418억7600만달러로 27억46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고 1일 발표했다. 무역수지는 6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지만 전달(49억900만달러)에 비해 규모는 21억6300만달러나 줄었다.

수출은 선박 자동차 석유제품 등 대부분의 주력 제품이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2009년 10월(-8.5%) 이후 감소폭이 가장 컸다. 13개 주력 품목 가운데 9개 품목의 수출 실적이 주요국 경기둔화와 공급과잉으로 인한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뒷걸음질쳤다. 품목별로는 컴퓨터(15.7%), 액정디바이스(6.7%), 일반기계(3.5%) 등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율을 보인 반면 선박과 무선통신기기 수출은 각각 57.5%, 34.7% 감소했다.

특히 선박은 유럽국 재정위기 영향으로 선주들의 인도가 지연되면서 수출액이 작년 7월 49억4000만달러에서 지난달 21억달러로 절반 이상 위축됐다. 지역별로는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이 4.9% 감소했고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도 0.5% 줄었다. 미국(10.0%) 아세안(11.8%) 일본(12.8%)으로의 수출은 두 자릿수의 증가율을 유지했다.

내수 부진 영향으로 수입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원유 수입물량은 증가했지만 수입액은 7.6% 감소하며 올해 최저치를 기록했다.

○연간 수출입 목표 재수정 검토

지경부는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하고 중국 등 주요국의 성장이 연쇄적으로 둔화되면서 하반기에도 큰 폭의 수출 증가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반도체 석유제품 등 주력 제품의 수출단가 하락도 국내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중국의 산업경기가 위축되면서 철강제품 석유화학 등 중국으로의 중간재 수출이 현저하게 둔화되고 있다”며 “주요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하반기 국내 기업들의 수출동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경부는 올해 수출입 전망치를 재수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앞서 지경부는 지난달 대외시장 변수 등을 감안해 연초 세운 연간 수출 목표를 5950억달러에서 5745억달러로, 무역수지 흑자 목표액도 250억달러에서 235억달러로 각각 내렸다. 한 실장은 “이달 수출 상황을 보면서 연간 수출입 전망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며 “하지만 당초 목표로 세운 교역규모 1조달러 달성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한국경제 디플레 공포] 수출 뚝뚝… 선박 반토막· 車도 주춤



7월 수출이 급감하며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이란 정부 목표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지식경제부가 1일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7월 수출은 44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고, 1∼7월 누계 수출도 3198억4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8% 감소했다. 수출은 지난 6월에 4개월 만에 플러스로 돌아섰다가 지난달 다시 고꾸라졌다. 특히 선박은 인도 물량이 크게 줄며 수출액이 작년 7월 49억 달러에서 지난달 21억 달러로 28억 달러(57.5%)나 줄면서 전체 수출을 끌어내리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한진현 지경부 무역투자실장은 “선박 수출액이 매월 40억∼50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현재 20억 달러로 감소했다”고 말했다.

철강(-20.2%), 석유화학(-22.3%) 등 중간재 수출은 수요 위축, 단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크게 줄었고 생산기지 해외 이전 영향으로 무선통신기기 수출도 34.7% 감소했다. 수출 주력 품목인 자동차(-5.3%), 석유제품(-12.2%) 등도 감소한 가운데 컴퓨터(15.7%), 액정디바이스(6.7%), 일반기계(3.5%) 등 일부 품목만 소폭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최대 수출지인 중국으로의 수출이 0.5% 줄었고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도 4.9% 감소했다. 반면 미국(10.0%), 일본(12.8%), 아세안(11.8%) 등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7월 수입은 419억 달러를 기록해 3월 이후 5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원자재의 경우 도입물량과 단가 상승으로 수입이 28.5% 늘어난 가스를 제외하고 주요 품목이 감소했다. 특히 원유는 도입물량 증가에도 단가 하락의 영향으로 수입액이 7.6% 줄며 월간 기준 도입액(80억3000만 달러)이 올 들어 최저치였다.

유럽발 세계경제 침체 등을 감안하면 3분기 이후에도 수출의 급격한 개선은 힘들 것으로 보여 최근 하향 조정한 수출 전망치를 다시 수정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지경부는 올 초 6.7%로 설정했던 연간 수출증가율 목표를 지난달 3.5%로 낮췄다.

지경부 관계자는 “8월 수출 상황을 보면서 올해 수출입 전망을 다시 검토할 것”이라며 “남은 5개월간 수출입 모두 월 800억 달러를 유지하면 연간 무역액 1조 달러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장희 기자

 

.....................................................................................

[한국경제 디플레 공포] 불황에 지갑 닫아… 달갑지만 않은 저물가 행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올 들어 계속 하향곡선을 그리다 지난달 이례적으로 1%대까지 기록한 것에 대해 오히려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것은 경기 침체가 주 원인으로 분석되기 때문이다.

물가는 소비 등 수요 측면과 원자재 가격 등 공급 측면에서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올해 전반적인 저물가 기조는 경기둔화 국면에서 수요 감소에 따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공급 요인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큰 농산물과 석유류를 제외한 근원물가지수 오름세 역시 지난 3월부터 5개월째 1%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저물가가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이유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이재준 연구위원은 “원자재 가격 안정 등 외부 공급 요인의 영향도 있겠지만 전반적으로 경기 둔화에 따른 소비 감소가 올해의 저물가 트렌드를 형성하고 있다”고 단언했다. 이어 “올해 경제성장률이 잘해야 3% 초반으로 전망되는 상황에서 물가상승률도 2%대 초반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기저효과도 있다. 기획재정부는 1일 분석 자료에서 “지난해 7월 4.5%라는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이 요인”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장마 피해가 크지 않아 농축수산물 가격이 안정된 것과 국내 기름값이 하락한 것도 일조했다. 무상보육·급식 정책도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떨어뜨리는 데 기여했다. 한은은 무상보육·급식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월 0.53% 포인트, 연 0.44% 포인트씩 낮추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제는 이처럼 물가가 안정됨에도 불구하고 서민들의 체감물가는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체감물가는 임금상승률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임희정 연구위원은 “고성장 국면에서 물가가 4∼5% 오르더라도 임금이 8∼9% 상승하면 체감물가는 떨어지게 마련”이라면서 “물가가 낮더라도 경기침체기에 임금상승률이 낮거나 동결된다면 물가지수와 체감물가는 괴리가 생기게 된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물가 안정 기조가 연말까지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국제 곡물가격이 급등하고, 국제 유가도 중동의 지정학적 요인으로 인해 불안한 상황이다. 기재부도 “국제 곡물가격은 4∼7개월 시차를 두고 가공식품과 사료 가격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실제 팔도 등 라면 업체들은 이날 밀가루 가격 상승 등을 이유로 일부 라면 가격을 6% 이상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경기가 안 좋은 상황에서 그나마 물가라도 안정되면 다행이지만 물가마저 오르면 우리 경제는 심각한 국면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말했다.

맹경환 기자 khmaeng@kmib.co.kr

너무 낮아 찜찜한 물가‥디플레이션 현실화하나

- 7월 물가상승률 1.5%‥근원물가 12년래 최저
- 경기침체에 수요둔화‥"디플레 가능성 있다"

[이데일리 장순원 기자] 물가하락과 경기침체가 겹쳐오는 디플레이션 전주곡일까. 경기 온도계가 내려가는게 눈에 보이는 상황에서 물가상승률이 12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유가나 농산물 가격 등 공급쪽 요인이 안정된 이유도 있지만 수요가 위축된 면도 크다는 점에서 1%대 물가상승률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1일 통계청에 따르면 7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5% 상승하는데 그쳤다. 지난 2000년 5월 1.1%를 기록한 이후 최저치며, 2009년 7월 1.6% 이후 3년 만에 1%대를 기록한 것이다. 농산물(-2.2%)과 석유류(-4.1%) 가격이 상대적으로 안정됐고, 지난해 이맘때 물가가 워낙 많이 뛴 데 따른 기저효과와 무상보육 효과가 영향을 줬다.

하지만 경기가 차갑게 식자 수요가 줄어들면서 물가하락 압력으로 작용한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농산물과 석유류 제외지수인 근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견줘 1.1% 올라 2000년 2월 이후 이래 최저치를 기록했다. 국내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내린 것도 세계 경제가 둔화하면서 기름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안형준 통계청 물가동향과장은 “근원물가를 보면 수요가 위축된 영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진영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글로벌 경기가 좋지 않다 보니 석유류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했고, 서비스가격도 내려간 것”이라며 “근원물가를 보면 수요가 급격하게 위축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외 경제가 둔화하면서 수요가 위축되는 상황이 이어지면 물가하락과 경기침체가 겹치는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들 수도 있다. 경기가 침체하면서 소비가 지연되고, 기업의 생산과 투자활동은 더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질 수 있어서다. 정 연구위원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올해 국내외 경기가 워낙 좋지 않은 상태란 점에서 디플레이션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다른 경제지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물가가 안정된다면 경기에 활력을 불어넣을 정책을 쓸 여지가 커졌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물가 부담이 낮아지면서 한국은행도 금리정책을 통한 운신의 폭이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장순원 기자 crew@edaily.co.kr

 

..........................................................................................................

집값 얼마나 위험하길래…당국 `LTV 긴급처방'


(자료사진)

수도권 주요 신도시 집값 기준치 초과 속출

LTV 상승→주택처분 악순환에 줄줄이 `깡통 아파트'

(서울=연합뉴스) 홍정규 고유선 기자 = 아파트의 담보가치를 평가한 담보가치인정비율(LTV)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집값이 큰 폭으로 하락, LTV가 급등해 만기 때 집을 팔아 돈을 갚아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집값 추가 하락으로 이어져 가계 부실을 부추기는 `악순환'으로 연결된다.

금융감독원과 은행들은 LTV 상승으로 채무를 갚아야 하는 주택담보대출금을 신용대출로 전환하거나 장기분할 상환으로 돌리는 등 긴급처방을 내놓고 대대적인 LTV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수도권 아파트값 20% 넘게 하락…LTV 위험수위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아파트 가격은 최근 5년 새 많게는 20% 넘게 떨어졌다.

국민은행의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용인 수지(-21.2%)ㆍ기흥(-15.4%), 과천(-20.6%), 성남 분당(-17.1%) 김포(-15.2%) 등 아파트 가격이 급락했다.

과천, 수지, 김포, 일산 등 아파트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3% 안팎 내렸다. 인천도 대부분 지역이 2% 넘게 하락했다.

분당의 한 시중은행 지점장은 "2009년에 12억원 하던 아파트가 지금은 8억 원 정도다. 특히 135㎡ 이상 대형 아파트의 가격이 많이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집값이 하락하면 LTV는 올라간다. 현재 은행들의 LTV는 평균 48.5%로 서울과 수도권에 적용되는 기준치 50%를 위협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집값이 더 내리면 LTV가 위험수위를 넘을 수 있다"며 "집값이 많이 내린 일부 지역에선 이미 기준치를 넘은 대출도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분당, 수지, 과천 등에서 금융위기 전 비싼 값에 아파트를 산 대출자의 LTV는 70~80%에 달하는 일도 있다고 은행들은 전했다.

금감원은 은행들과 함께 이들 지역의 LTV 실태를 파악, 대응책을 마련키로 했다.

다른 시중은행의 지점장은 "분당 등 수도권 일부 지역은 아파트 가격이 고점 대비 20~30% 정도 내렸다"고 말했다.

◇LTV 올라 집 팔고 빚 갚아…`깡통 아파트' 속출

올해 들어서만 주택담보대출 1만5천 건에 4천억원이 담보가치 하락이나 신용등급 하락 등을 이유로 은행에 상환됐다.

자발적인 상환도 포함됐지만, `울며 겨자 먹기'로 집을 처분해 빚을 갚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의 집계를 보면 올해 상반기 수도권의 아파트 경매는 1만3천210건으로 지난해보다 6.0% 늘었다. 빚을 못 갚아 집이 넘어가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이 수치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5천541건에서 2009년 1만372건으로 두 배가량 뛰어오르고 나서 2010년에는 1만180건, 2011년에는 1만2천465건을 기록했다.

그나마도 감정가의 70%가량의 헐값에 팔리고 있다.

올해 1~7월 서울의 아파트 매각가율(감정가 대비 낙찰된 금액 비율)은 77.6%로, 카드사태 직후인 2004년 79.8% 이후 처음으로 80% 아래로 떨어졌다.

인천(72.8%)과 경기(73.6%) 등 수도권의 아파트 매각가율은 서울보다 더 낮은 실정이다. 특히 최근 신도시가 들어선 김포는 낙찰가율이 63.4%까지 급전직하했다.

지지옥션 하유정 연구원은 "유찰이 많은 데다 새 물건이 계속 들어온다. 3차례까지 유찰돼 반값으로 팔리는 아파트도 적지 않다"며 "분당은 아파트가 오래돼 시장에선 잘 안 팔리고 경매로 넘어온다"고 말했다.

실제로 낙찰가가 경매 청구액에 못 미치는 비율은 올해 6월 48.4%로 지난해 5월 38.5%보다 10%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경매로 넘겨도 빚을 갚기 어려운 `깡통아파트'가 그만큼 많아졌다는 뜻이다.

◇당국ㆍ은행들 긴급처방…"일부 분할상환 활성화해야"

금감원이 LTV 상승으로 채무를 일부 갚아야 하는 주택담보대출을 신용대출로 전환하거나 장기분할 상환 방식으로 돌리도록 한 것은 긴급처방 성격이 짙다.

집값 하락→LTV 상승→만기 때 상환압력→주택 헐값 처분→집값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이대로 둬선 안 된다는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이다.

그동안 만기가 돌아온 주택담보대출은 은행 지점에서 재량으로 연장해주거나 일부 상환을 받는 등의 방식으로 처리했다.

그러나 LTV가 급격히 상승하자 본점 차원에서 대응 방침을 정해 위험을 관리해야 할 시점이 됐다는 게 금감원과 은행들의 판단이다.

일단 LTV 기준을 초과한 대출금은 대출자와 협의해 신용대출로 전환, 일반 신용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줘 상환 위험을 미루도록 했다.

한도 초과 대출을 장기분할 상환으로 돌려 LTV 한도를 10%포인트 높이고 원리금을 나눠 갚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금융연구원 구본성 선임연구위원은 "분할 상환이 LTV 측면에서나 은행 건전성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며 "집값이 더 내려갈 수 있는 만큼 앞으로 신규 주택담보대출을 할 때는 미래 소득(상환 능력)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주택담보대출의 만기 상환 위험은 더 커질 수 있다.

구 연구위원은 "은행들로선 대출 만기가 돌아왔을 때 LTV 상승을 고려해 건전성을 관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가격 동향과 원리금 상환 부담 등을 반영한 `가계부채 조기경보 체계'를 만들어 집값 하락에 따른 가계부실 우려에 대비할 방침이다.

신용대출 전환 힘들 땐 장기분할상환으로 유도



■ 고통 커지는 하우스푸어… 상황 어떻길래

■ 구제 대책은

지난 3월 말 현재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초과 대출 잔액은 44조원 수준이다. 전체 주택담보대출 규모의 15% 수준이다. 지난해 말 41조4,000억원에서 불과 3개월 만에 2조6,000억원가량 늘었다. 2010년 말 45조원에 비해서는 아직 적은 규모지만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대출 만기를 앞둔 하우스푸어들이 대출금을 갚기 위해 집을 팔고 싶어도 주택 수요 자체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대출금 상환 부담에서 벗어날 '출구'가 막혀 있다는 얘기다.

금융 당국이 LTV 초과 대출의 연장을 위한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도 이런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해서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LTV 초과 대출 규모가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집값이 추가로 하락할 경우 초과대출이 급격히 증가할 수 있다"며 "수도권 일부 지역은 LTV 한도를 초과한 곳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LTV 초과 대출분에 대해 만기연장을 위한 대출계약 갱신시 신용대출로 전환하도록 하는 것은 LTV 한도를 준수하면서도 가계의 원금상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신용대출이 주택담보대출보다 금리가 높아 이자 상환부담은 커지지만 원금 일부를 일시에 상환하는 부담은 완화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 하락 등으로 신용대출이 어려운 고객은 장기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하도록 유도한다. 장기분할상환 대출은 LTV 한도가 통상 10%포인트 정도 올라가 대출자는 원금상환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 특히 주택금융공사의 부동산담보부증권(MBS)과 연계된 대출은 장기분할상환 대출로 전환할 경우 LTV 한도가 20%포인트까지 상승한다.

LTV 초과 대출분을 해소하기 위한 은행권 '공동 기금'을 조성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거론된다. LTV 초과 대출분을 기금이 대신 상환하고 대출자는 기금에 돈을 갚아나가는 형식이다.

LTV 규정을 준수하면서도 실질적으로는 대출을 연장해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은행권의 설명이다.

금감원은 또 은행들에 LTV 규정을 위한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주택담보대출 만기를 연장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만기가 돌아온 주택담보대출의 만기연장률은 92%가량"이라며 "대부분의 대출은 만기를 연장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능현기자 nhkimchn@sed.co.kr

LTV 50%로 올려 당분간은 괜찮지만…

■ 고통 커지는 하우스푸어… 상황 어떻길래

■ 강남3구는

하락세 지속땐 비상

"강남3구는 5ㆍ10 부동산 대책으로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기존 40%에서 50%로 확대되면서 당분간은 괜찮을 겁니다. 하지만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면 이야기가 다르죠."(대치동 A공인 관계자)

집값 하락으로 아파트의 담보가치를 평가한 LTV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서울 강남3구는 아직은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분위기다. 지난 5ㆍ10 부동산 대책으로 LTV가 50%로 늘어나면서 대출 강제 상환사태는 아직 벌어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강남ㆍ서초ㆍ송파 등 이른바 강남3구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0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2년 새 5% 가까이 빠졌다. 지역별로 강남구는 올해 상반기에만 2.2%가 하락하는 등 최근 3년간 5% 이상 떨어졌다. 송파구도 2010년 -1.8%, 2011년 -0.8%, 2012년 상반기 -1.5% 등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고 상대적으로 실소유가 많은 서초구는 지난해까지 상승세를 유지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2.4% 하락했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010년 -2.2%, 2011년 0.4%, 올 상반기 -1.5% 하락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강남 일대는 수도권에 비해 집값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어 LTV 급등에 따른 대출 상환 압박이 덜하다"면서 "하지만 주택 소유자들의 기존 대출에 대한 부담감은 여전하고 집값 하락이 지속될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들어 강남 일대에서 법원 경매로 나오는 물건이 점차 늘고 있는 것이 좋지 않은 징후로 읽힌다. 경매 낙찰률과 평균 응찰자 수도 시간이 지날수록 감소하면서 집값 하락을 부추기는 모양새다.

2009년 1,643건으로 최고치를 기록했던 경매물량은 2010년 1,490건, 2011년 1,403건으로 하향세를 보였으나 올 7월까지 955건이 경매시장으로 나왔다. 현 추세대로라면 연말까지 1,600건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41%이던 낙찰률은 올 상반기에 34.5%까지 떨어졌고 같은 기간 평균 응찰자 수도 8명에서 4.8명으로 줄어들었다. 빠르게 냉각되고 있는 주택시장의 한기가 강남권으로도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하유정 지지옥션 연구원은 "과거에는 강남 일대 아파트는 법원 경매 이전에 일반 시장에서 거래됐지만 최근에는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압구정 현대아파트, 도곡동 타워팰리스 등과 같은 고가 주택이 경매시장에 자주 매물로 나오고 있다"며 "거래부진이 집값 하락으로 이어지고 집값 하락이 경매 낙찰가율을 떨어뜨리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진영태기자 nothingman@sed.co.kr

집값 떨어져 LTV 80%까지… 깡통주택 속출


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경기도 용인시의 아파트 밀집 지역. /서울경제DB

■ 고통 커지는 하우스푸어… 상황 어떻길래

■ 수도권

30~40% 하락 수두룩

집 팔아도 대출금 못갚아


지난 2007년 경기도 용인시 동백지구 D아파트(전용면적 115㎡)에 입주한 전모(35)씨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집을 살 때 받은 대출금 상환일자가 올해 말로 다가왔지만 상환할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전씨는 7억원짜리 집을 구입하면서 3억원가량을 대출받았다. 하지만 현재 집값은 4억5,000만원 안팎까지 떨어졌다. 대환 대출을 받으려고 해도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때문에 대출 가능액은 2억2,000만원 정도가 한도다. 전씨는 "당연히 만기 연장이나 장기 모기지론 등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며 "당장 6개월 안에 1억원을 마련해야 하는데 뾰족한 방법이 없어 잠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집값이 급락하면서 수도권 곳곳에서 집을 팔아도 대출금을 다 갚지 못하는 '깡통 아파트'가 속출, LTV가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집값 하락으로 LTV가 급등해 만기 때 집을 팔아 돈을 갚아야 하는 사례가 늘어나면 집값 추가 하락으로 이어져 가계 부실을 부추기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특히 수도권 내에서도 최근 입주 물량이 집중된 지역은 집값이 급락하면서 올해 말과 내년 초로 다가온 대출 만기 상환에 어려움을 겪는 가계가 급증해 문제가 확산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대출금의 만기 상환이 힘들다고 판단되면 주택 매물이 대거 시장에 쏟아져나올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집값 추가 하락으로 이어져 가계 부실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수도권 30~40% 떨어진 아파트 수두룩=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떨어진 지역은 경기도 파주ㆍ일산 등 경기 서부 지역과 용인ㆍ분당 등 경기 동남부 지역이다. 최근 5년 새 대략 15% 안팎 가격이 하락했다.

국민은행 아파트가격동향(2011년 6월=100)에 따르면 용인시는 2007년 12월에 비해 지난달 아파트 가격지수가 18.4포인트 하락했고 파주시는 14.1포인트 떨어졌다. 1기 신도시인 분당과 일산동구는 같은 기간 각각 17.7포인트와 13.1포인트 정도 집값이 빠졌다.


하지만 개별 아파트에 따라서는 최대 40%까지 가격이 하락한 곳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경기도 분당신도시 I아파트 119㎡(전용면적 기준)형의 경우 2007년 말 12억원이 훌쩍 넘었지만 현재는 7억원 후반으로 5년 남짓한 기간에 5억원(40%) 정도 떨어졌다. 분당신도시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대형 아파트의 경우 집값이 30~40%는 하락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하지만 가격이 떨어져도 찾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집값 떨어지면서 LTV 비율 80% 훌쩍 넘어=문제는 예전에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사람의 경우 집값이 폭락하면서 이미 LTV 한도가 20~30%씩 넘어선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컨대 5년 전 용인시에서 7억6,000만원짜리 아파트를 사면서 LTV를 50% 적용해 대출을 3억8,000만원을 받은 경우 현재 집값이 4억8,000만원으로 떨어졌다면 LTV 한도는 80%에 달하게 된다. 더 이상 대출이 불가능한데다 만기가 돼 LTV를 현재 집값의 50%로 맞추게 되면 1억4,000만원을 일시에 상환해야 한다. 올해 들어 담보가치 하락 등으로 은행에 일시 상환됐던 주택담보대출만 이미 1만5,000여건(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부동산 업계에서는 은행 등 제1금융권이 아니라 저축은행이나 대부업체에 집을 담보로 후순위 대출을 받은 경우도 많아 집을 팔아 대출금도 갚지 못하는 '깡통 아파트' 문제는 예상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본부장은 "집값이 천정부지로 오르던 2006~2007년의 경우 대출 한도까지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2008년 이후에는 후순위 대출 등 생계를 위해 담보대출을 많이 이용한 만큼 문제는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호기자 junpark@sed.co.kr

..........................................................................................................
 

스페인 자본 엑소더스 돌풍서 태풍으로

올 1630억유로 사상 최대

구제금융도 무용지물 될 판

스페인의 자본 엑소더스(대규모 탈출행렬)가 돌풍에서 태풍으로 변하고 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스페인 중앙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5월까지 스페인을 떠난 민간자본은 1990년 조사 이래 사상최대치인 1,630억유로에 달해 1,146억유로가 빠져나간 지난해 수치를 일찌감치 앞질렀다. 유럽 전역을 덮친 재정위기로 지난해에도 스페인에 자금 엑소더스 돌풍이 일었지만 올해는 불과 5개월 만에 이 수치의 144%에 달하는 자금이 유출되며 태풍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스페인 4위 규모의 방키아가 구제금융을 요청한 5월에 자금유출이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5월 한달 동안에만도 413억유로가 국외로 유출돼 96억달러가 빠져나갔던 전년동기에 비해 4배 이상 규모가 불어났다. 스페인 국내 은행과 내국인, 외국인 투자가 등을 중심으로 은행권 부실에 대한 우려감이 확산된 결과다.

이에 따라 당장 유럽연합(EU)이 스페인 부실은행권을 구하기 위해 지난달 20일 최종 승인한 1,0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도 무용지물이 될 위기에 처했다. 이미 이 수치를 훨씬 넘어선 금액이 스페인 금융권을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회원국 등의 반발로 상당한 진통을 겪으며 집행된 구제금융이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더 이상 해법이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될 수 있다.

또한 이번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6, 7월에 더 많은 자금이 스페인을 빠져나갔을 가능성이 큰 점도 문제다. 10년물 국채금리가 최대 6.5%를 밑돌던 올해 5월까지 사상최대의 자금탈출이 이어졌는데 역대 최고금리인 7.6%를 돌파했던 지난 두달 사이에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극에 달해 유출규모가 더 커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슈피겔은 "지방정부가 긴급 금융지원을 요청하고 중앙정부도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스페인이지만 구제금융 소식에 은행권 위기는 한숨 돌렸다는 인식이 강했다"면서도 "하지만 은행권이 또다시 흔들리게 돼 국가경제에 부담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태규기자 classic@sed.co.kr

.....................................................................................................

[R의 공포를 넘어라] 소방수 없는 3不시대… 글로벌 퍼펙트 스톰 현실화하나

<1> 기로에 선 경제-① 내년이 더 문제다

유로존 위기 4년째 신흥국 고성장세 주춤

글로벌시장 버팀목 G2 경제도 비틀비틀

올 각국 정권교체 따라 정책 방향도 오락가락

2008년 금융위기보다 더 큰 충격 부를수도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재정으로 겨우 지탱해온 글로벌 경제의 힘이 부친 상태입니다. 경기는 점점 악화되는데 정책적 부양은 한계에 도달했다는 점에서 내년 글로벌 경제는 심각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일본 도쿄 아카사카(赤坂)의 사무실에 만난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는 "세계는 유럽에서 아시아로 무게중심이 옮겨가는 과정에서 구조적 불황 단계"라고 분석했다. 특히 내년에 대해서는 "매우 심각하다"는 표현이 수차례나 반복됐다.

2008년의 금융위기 발발을 예측했던 '닥터 둠'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도 앞서 2013년 글로벌 경제가 "전세계에 '퍼펙트 스톰(동시다발적인 거대 폭풍)'이 온다"는 암울한 시나리오를 제시한 바 있다. 유럽 위기 악화와 재정 절벽에 떨어지는 미국의 경기침체, 중국 경제의 경착륙, 인도ㆍ브라질 등 신흥국 경제의 가파른 둔화에 이르기까지 두 학자가 바라보는 내년 세계 경제의 모습은 닮아 있다.

이들의 비관론에 100% 수긍하지는 않는다고 해도 올 하반기 이후의 경제를 낙관하는 목소리는 좀처럼 듣기 어려워졌다. 반면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글로벌 리더십은 거의 실종된 채 위기해법을 놓고 각국 지도자들 간 파열음만 커지고 있다. 지금 전세계 경제가 불황ㆍ불확실성ㆍ불협화음이라는 3불(不) 시대를 눈앞에 두고도 구원투수도 없는 위험한 시기를 통과하고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자칫 내년 세계 경제가 2008년 이후보다 더한 혼란으로 빠져드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서울경제신문은 창간 52주년을 맞아 위기의 진앙지인 유럽과 세계 경기 회복의 열쇠를 쥐고 있는 미국ㆍ중국, 정책적 갈림길에서 커다란 고비를 맞은 인도와 일본 등을 현지 취재하고 기로에 선 세계 경제의 현 위치와 앞으로의 진로를 심층 분석한다.

◇전방위 위기 직면한 세계 경제=4년째 계속되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위기는 세계에 'R(recessionㆍ경기침체)'의 짙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이달 중순 발표되는 유로존의 2ㆍ4분기 성장률은 1ㆍ4분기 0%에서 마이너스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지금까지 유로존 경기를 가까스로 떠받쳐온 독일도 힘에 부치는지 하반기에는 독일이 마이너스 성장으로 주저앉을 것이라는 예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유럽의 몰락은 유럽과 교역관계가 깊은 신흥국 경제의 고공비행을 가로막았다. 중국이 3년 만에 7%대 성장으로 주저앉았고 올 1~3월 인도의 성장률은 9년 만에 최저인 5.3%까지 떨어졌다. 브라질의 올해 성장률은 민간 예측 기준으로 2%에도 못 미친다. 연말 이후 경기회복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일부 제기되고 있지만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순조로운 성장을 이어가던 이들 브릭스(BRICs)의 고성장 신화가 이대로 막을 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미국 경기도 심상치 않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빌 그로스 핌코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미국 경제가 침체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암울한 메시지를 내놓아 시장의 위기감을 증폭시켰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미국이 이미 일본과 같은 '잃어버린 10년'에 진입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가속도가 붙은 유럽의 몰락과 신흥국 경제의 위기, 특히 세계 경제의 양대 축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의 침체와 중국 경착륙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 경제는 믿고 의지할 구원투수 하나 없이 거대한 'R의 공포'에 직면해 있는 형국이다.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세계 경제…하반기가 중대 기로=이미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입한 유럽을 제외하면 현재 상태에서 미국이나 중국ㆍ인도 등 각국 경제의 앞날을 침체나 경착륙으로 단정짓기는 어렵다. 중국ㆍ인도 정부의 경기부양능력에 대한 기대감이 살아 있는 것은 물론이고 미국에 대해서도 회복을 예상케 하는 요인들은 분명 남아 있다. 최근 로이터통신이 전세계 이코노미스트들에 대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세계 경제가 올해 유럽 침체의 여파로 힘든 시기를 보내겠지만 내년에는 중국 경기가 회복되는 등 상황이 다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문제는 각국 정부가 뚜렷한 방향성과 리더십을 갖고 경제를 끌고 나가기 어려운 정치적ㆍ경제적 상황에 처해 있다는 점이다. 총력을 기울여 침체에 대비할 수도, 낙관적인 청사진으로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도 없는 현 상황에서 세계 경제를 지배하는 것은 단결된 부양 의지가 아니라 극심한 불확실성이다.

오는 11월 대선을 앞둔 미국의 경우 정치권의 대립으로 재정절벽(fiscal cliff) 우려가 현실화할지 여부가 최대 변수다. 민주ㆍ공화당이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내년 1월부터 미국 경제는 재정지출의 대규모 삭감과 세금 인상으로 그야말로 낭떠러지로 추락할 것으로 우려된다.

올해 지도부 교체가 이뤄지는 중국 역시 계파 간 다툼에 따른 잡음에 더해 당국의 정책방향도 안갯속이다. 부동산 경기 과열이 확실하게 잡히지 않은 가운데 가시화된 경기 경착륙 시그널에 대해 당국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이다. 인도 역시 급강하하는 경기의 배경에 뿌리 깊은 부패와 불신이 도사리고 있다. 인도 무역상공단체인 IMC의 아닐 루이아 국제무역위원회 회장은 "인도 경제가 회복되려면 2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며 "특히 관리의 부패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성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과 브릭스 국가들은 올 하반기가 본격적인 침체와 회복의 기로다.

하지만 전문가들이 가장 주목하는 변수는 유럽이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이탈리아의 구제금융이 현실이 될 경우 거대한 충격파가 세계 경제를 뒤흔들 가능성이 높다. 세계 경제를 뒤덮고 있는 짙은 먹구름이 가랑비를 뿌리는 데 그칠지, 거대한 폭풍우를 몰고 올지는 앞으로 수개월간 각국의 행보에 달려 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R의 공포를 넘어라] 경기냐 물가냐… 정책 선택 폭도 좁아


미국·신흥국, 인플레 우려에 양적완화·금리인하 머뭇

일본·중국·유로존 국가는 디플레이션 가능성 커져

세계 각국들은 위기에 빠진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경기부양책을 짜내고 있지만 마땅히 꺼내들 강력한 카드가 없어 고심 중이다.

미국과 일본은 사실상 제로금리인 만큼 금리인하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미국은 단기국채를 팔고 동시에 장기채권을 매입해 장기 금리를 낮추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택하고 있다. 경제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더딘 만큼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차 양적완화(QE)를 실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미국이 쓸 수 있는 사실상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양적완화에 따른 급격한 물가상승(인플레이션)이라는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무시할 수 없다.

아시아 신흥국가들도 최근 성장엔진이 급격히 식어가고 있지만 인플레이션 리스크 때문에 금리인하를 주저하고 있다. 인도는 지난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003년 이후 최저치인 5.3%까지 내려갔는데도 인플레이션 압력이 심해져 금리를 동결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인도중앙은행(RBI)은 물가상승을 우려해 기준금리를 8.0%로 유지했다. 두부리 수바라오 RBI 총재는 "현 상황에서는 기준금리를 낮추면 경제성장을 반드시 촉진하지 않으면서도 물가상승 압력만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남미의 경제대국인 브라질도 경제성장률이 뚝 떨어지면서 중앙은행이 지난해 8월 이후 금리를 8차례나 인하하며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치(8%)까지 끌어내리고 올 들어 4차례의 부양책을 내놓았지만 맥을 못 추고 있다. 여기에다 수출확대를 위해 헤알화 평가절하를 유도하면서 수입물가가 급등해 인플레이션 위험만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세계은행(WB)은 최근 "아시아 신흥국의 정책 결정자들이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통화완화정책을 실시하더라도 인플레이션 압력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일본과 중국,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경기가 둔화되면서 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을 걱정하고 있다. 오래 전에 장기침체에 진입한 일본은 2월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도입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국채 등을 매수하는 기금규모를 확대하는 등 금융완화책을 쓰고 있지만 소비자물가는 여전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인플레이션 공포에 시달리던 중국도 최근 소비자ㆍ생산자물가가 동반 하락하면서 오히려 디플레이션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해 7월 6.5%까지 치솟았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올 6월 2.2%까지 떨어졌고 생산자물가지수(PPI) 역시 4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또 국제통화기금(IMF)은 최근 "유로존이 심각한 디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했다"고 경고하면서 이탈리아 등 저성장 속에 세금도 제대로 걷히지 않는 국가들이 특히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가들은 물가상승에 대한 부담 없이 통화완화정책 등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설 수 있지만 돈이 제대로 돌지 않고 한 곳에 쌓이기만 하는 '유동성 함정'에 빠지는 부작용도 배제할 수 없다.

나가하마 도시히로 다이이치생명 경제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이 디플레이션에 일단 빠지면 그 '개미지옥'에서 빠져나오기가 매우 어려워진다"며 "일본 경제가 직면한 여러 복잡한 문제들의 중심에 있는 것이 바로 디플레이션"이라고 말했다.

노희영기자 nevermind@sed.co.kr

 

몰아치는 동시불황… 안전지대는 없다

독일·브릭스 경기 급랭에 믿었던 미국도 침체 조짐 "내년에는 더 악화" 경고

대외의존도 높은 한국 충격 피하기 어려울 듯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에서 자동차로 30분 정도 되는 곳에 위치한 항구도시 피라에우스 외곽의 드라페조나구(區)는 중소 제조업체의 집결지라는 설명이 무색할 정도로 적막감과 황량함이 감돌았다. 그리스가 글로벌 경제위기의 진앙지라는 사실을 입증이라도 하듯 얼핏 보기에도 기계가 돌아가는 공장보다 굳게 철문을 걸어 잠근 공장이 많아 보인다. 현지 선박기계 제조업체인 발텔디젤사의 즈다브라 발텔(48) 사장은 최근 직원들의 월급을 30%씩 깎았는데도 늘어나는 세금부담과 빚 때문에 더 이상 공장을 가동하기 어려울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기업이 문을 닫으면 일자리는 더 줄고 가계부실은 다시 기업도산과 은행부실ㆍ재정악화로 이어진다.

수년째 그리스를 둘러싼 악순환은 올해 이 나라 경제성장률을 -7%로 끌어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인근 유럽 국가들도 침체의 골로 몰아넣고 있다. 미국과 중국 등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에 세계를 뒤덮은 그리스발(發) 경제위기는 4년 만에 다시금 전세계를 'R(Recessionㆍ침체)의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의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교수는 "올해부터 내년에 걸쳐 전세계가 전후 최악의 동시불황에 빠져들 가능성이 높다"며 "국제기구들의 예측과 달리 내년은 올해보다 상황이 더 악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의 유일한 성장동력인 독일이 올 하반기 경기후퇴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스페인의 전면 구제금융이 임박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리면서 경기침체와 재정위기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중국과 인도ㆍ브라질 등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경기도 급속도로 얼어붙으면서 고성장 신화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여기에 그나마 호조를 보이던 미국경제마저 1%대의 저성장에 빠지며 침체의 조짐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빠르게 형성되는 글로벌 동시불황의 기류는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에도 짙은 비구름을 몰고 오고 있다. 사카키바라 교수는 "동시불황이 점진적으로 진행될지, 충격이 큰 경착륙 형태를 띠에 될지는 향후 유럽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면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물론 세계의 어느 곳도 그 파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인도 블랙아웃, 경제마저 삼키나
가뜩이나 성장 부진한데 산업 기반시설마저 휘청

전력 개선 사업도 지지부진… 외국인 투자가 이탈 부추겨

'비틀거리는 코끼리' 인도경제가 이번에는 사상최악의 정전사태라는 악재를 만나 더 추락할 위기에 놓였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 가뭄으로 인한 농업생산 부진 등으로 가뜩이나 성장률이 둔화되는 판에 고질적 병폐인 전력부족은 인도경제를 두고두고 괴롭히고 외국인 투자가들도 외면할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1일(현지시간) 올해 인도경제 성장률을 기존의 6.6%에서 5.7%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올 1ㆍ4분기 성장률도 5.3%에 그쳐 9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한 바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1일 전력부족 등 취약한 산업기반 시설이 인도경제를 위협하는 중요 변수로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도에서는 지난달 30~31일 이틀간 수도 뉴델리를 비롯해 북부 20개주를 마비시키고 6억여명이 피해를 당한 사상최악의 정전사고가 일어났다.

인도산업협회(CII)에 따르면 이번 사태의 피해액은 1억75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이 같은 전력난이 만성적인 고질병이라는 점이다. 인도는 지난 2001년에도 북부 지역의 대규모 정전사태로 25억~50억루피(1억1,000만~2억2,000만달러)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

인도 정부의 경제정책을 자문하는 현지 싱크탱크인 플래닝커미션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인도의 전력 사용량이 최대일 때 전력 생산량은 수요에 비해 12%나 모자랐다. 특히 최근 인도경제가 고속성장을 거듭하면서 전력부족 현상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해 3월 인도의 전력 공급량은 수요 대비 7.7% 부족한 수준이었으나 올 3월에는 10.2%로 늘어났다. 또 인도는 1951년 이후 매년 전력생산 목표치에 미달해왔다.

가장 큰 이유는 투자부족과 규제. 인도 전력산업은 대부분 공기업들이 관리해 비효율적인 투자가 이뤄지고 있다. 이에 인도는 10년 전 일부 사업을 민영화했지만 아직 민간기업들이 전체 전력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에 불과하다. 전기절도와 일부 지역관리들의 부패로 전체 전력 생산량의 30% 정도가 송전과정에서 손실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인도의 전력난이 연간 경제성장률을 1.2%포인트 정도 떨어뜨린다고 보고 있다.

이에 만모한 싱 총리는 부족한 전력난을 타개하기 위해 오는 2017년까지 5년 동안 4,000억달러를 발전산업에 투자, 7만 6,000㎿의 전력을 추가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특히 인도 정부는 현재 3%에 못 미치는 원자력발전 비중을 2050년까지 25%로 늘릴 방침이다.

하지만 원전건설 계획이 지역주민의 반발에 부딪쳐 지지부진한데다 다른 기반시설 투자 역시 관리들의 극심한 부패로 제때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다. 이처럼 전력난이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최근 인도 정부의 각종 규제에 신물이 난 외국인 투자가들의 이탈을 부추길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co.kr

"하반기 안정성장 위해 내수 확대 집중"

■ 중국 PMI 석달째 하락

감세·인프라 조기 집행 등 적극적 경기부양책 지속

민간자본 시장참여도 확대

중국은 유럽 경기침체 등에 따른 해외수요 둔화에 대비해 하반기에 경제 안정성장을 최우선순위에 두고 감세 및 인프라 투자 조기집행, 은행대출 촉진 등 적극적인 재정ㆍ통화정책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1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 공산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중앙정치국 회의를 열어 외부 경제침체로 국내 경제상황이 도전에 처해 있다며 하반기에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경제운용정책을 펴나가겠다고 천명했다.

중앙정치국은 성명에서 현재 외부요인에 따른 경제하강의 위험성을 인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실물경제 활성화를 위해 국내 수요확대에 진력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각종 세금감면, 인프라 투자 조기집행, 민간자본의 시장참여 확대 등을 통한 투자ㆍ수요 확충에 진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이처럼 경제성장 의지를 강조하는 것은 올 들어 금리인하 등 경기확대 조치에도 불구하고 2ㆍ4분기 성장률이 3년 만에 8% 이하로 떨어지는 등 경기추세가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통계국이 이날 발표한 7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신규주문, 특히 수출주문지수 하락 등의 여파로 50.1을 기록하며 8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원자바오 총리는 이에 앞서 경기하방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선제적 경기방어를 위해 유연한 통화정책 구사 등 안정적 경제성장에 매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 현지 언론인 중국증권보는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일부 은행들이 지방의 도로ㆍ철도 등 인프라 투자확대를 위해 지방정부 산하 투자회사에 관련대출을 확대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지난 2008년 말 시작된 4조위안의 대규모 재정부양책 이후 과다한 인프라 투자에 따른 지방정부의 부채 문제가 불거지면서 이들 지방정부에 대한 대출을 축소ㆍ조정하는 정책을 펴왔다.

UBS증권 홍콩법인의 왕타오 이코노미스트는 지방정부의 인프라 투자확대와 관련해 "인프라 등 공공투자를 확대하는 것은 단기 경제성장의 효과를 보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올 들어 경기하강 우려가 커지자 그동안 미뤄온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승인하는 등 투자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에 힘쓰고 있다. 최근 철강기업인 바오산과 우한강철이 각각 광둥성과 광시자치구에서 추진하던 1,000만톤 규모의 철강공장 건설 프로젝트를 전격 승인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상하이를 시작으로 영업세를 부가가치세로 통폐합해 기업의 세금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점차 중국 전역으로 확대하는 등 감세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근 후난성 창사시가 신도시 건설 등 8,290억위안의 재정부양책을 내놓는 등 지방정부들이 잇달아 대규모 부양책을 펴는 것도 중앙정부의 경기부양 의지 천명과 맥을 같이 한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2008년과 같은 대규모 부양책은 아니더라도 중국 정부가 앞으로도 감세, 친환경 제품에 대한 보조금 지원, 전략산업에 대한 은행대출 확대 등 전방위적인 경기부양책을 속속 내놓을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이병관특파원 yhlee@sed.co.kr

미 재정절벽 위기 한고비 넘겨

민주-공화 임시 지출법안 합의

6개월간은 현재 재정지출 유지

경기침체 공포 일단 잠잠해질듯

미국 의회의 민주ㆍ공화 양당 지도부가 2013회계연도가 시작되는 오는 10월부터 내년 3월까지 연방정부가 현재 수준으로 재정지출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6개월간의 임시 지출법안에 합의했다. 법안이 다음달 말까지 의회에서 통과되면 미국은 10월 대통령선거를 한달여 앞둔 시점에 연방정부가 폐쇄되는 최악의 사태를 모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합의로 내년 1월부터 적용되는 1조2,000억달러의 예산 자동삭감을 피하기 위한 협상시간을 벌게 됐다. 이에 따라 '재정절벽(fiscal cliffㆍ정부 재정지출이 갑작스레 줄거나 중단되면서 생기는 경제충격)' 위기도 한고비 넘기면서 미국의 경기침체 공포도 일단 잠잠해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지난달 31일 미국 상하원 지도자들이 2013회계연도의 첫 6개월 동안 연방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1조470억달러 규모의 임시 지출법안에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상원의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하고 이달에 세부 법안을 작성한 뒤 9월 중 법안을 의회에서 통과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시 지출법안이 성립되려면 올 회계연도가 끝나는 9월30일까지 상하원 양원에서 법안이 통과돼야 하지만 의회가 3일부터 5주 동안 휴회하기 때문에 양원 표결은 이후에 이뤄지게 된다.

미 의회가 기한 내 예산안에 합의하지 못해 임시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지만 수주일에서 1개월짜리에 그친 과거 사례들과 달리 6개월분의 임시예산을 편성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리드 원내대표는 합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상하원과 백악관 간에 도출된 이번 합의로 앞으로 수개월간 (정부 운영이) 안정될 것"이라며 "이 기간 미국 중산층 가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여러 이슈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이번 합의를 통해 "의회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재정절벽 이슈에 매달릴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한편 공화당은 당초 임시 지출규모 한도를 낮출 것을 요구했으나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이 정국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인상을 주는 것을 피하기 위해 민주당 측 주장대로 1조470억달러안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공화당 입장에서는 예산안 문제에서 벗어나 대선까지 남은 기간에 미국 경기둔화를 내세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공격하는 데 전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공화당의 한 지도부 참모는 "이로써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실정에 초점을 맞출 수 있게 됐다"며 "여기서 공화당과 민주당의 승패가 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경립기자 klsin@sed.co.kr

그 많던 BRICs 讚歌는 다 어디로 갔나
브릭스(BRICs) 국가들의 경기하락세가 심상찮다. 수출이 급감하고 내수도 취약하다. 평균 성장률은 4.6%다. 5년 전 9%의 절반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브릭스 주식 시가총액도 3년래 최저수준 이라고 전한다. 인도가 가장 심각하다. 수출은 2개월째 줄어들고 무역적자만 100억달러다. 인플레이션이 8%에 달해 중앙은행이 어떤 조치도 하지 못하는 지경이다. 외국인 투자액은 2010년 300억달러에서 지난해엔 160억달러까지 줄었다. 브라질과 러시아는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면서 경제성장률도 먹구름이다. 러시아의 수출증가율은 1월 3.8%에서 4월 1.3%까지 떨어졌다. 매년 두 자리 성장률을 기록하던 중국은 지금 8%가 목표다.

한때 세계 자본의 블랙홀이었던 브릭스였다.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하고 세계 경제를 선도해갈 것이라는 장밋빛 찬가가 울려퍼졌다. 국내에서만 수백 개 브릭스 펀드가 생겼다. 해외 투자액의 90% 이상을 브릭스에 투자한 때도 있었다. 이들 국가의 쇠락은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수출 감소와 내수 수요 감소가 원인이다. 여기에 석유나 광물 등 원자재가격의 하락도 결정타를 날렸다. 그러나 가장 근본적인 요인은 역시 무분별한 포퓰리즘과 만연한 부정부패에서 더 큰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인도 정부는 경기회복보다 빈곤층 무상급식과 보조금 지원 등에 더 골몰하고 있다. 브라질에선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취임 이후 7명의 관료가 부패로 사임했다. 중국의 부정부패는 익히 아는 바다. 낙후된 정치가 재정 운용을 방만하게 만들고 시장을 교란시키며 내수를 약화시킨다. 인도는 반외국 정서까지 가세한 상황이다.

브릭스 국가 정상들은 존재감을 확인시키려고 백방으로 뛰고 있다. 지난 6월 멕시코 G20 정상회담에선 별도의 회합을 가지기도 했다. 브릭스 간 통화스와프를 위한 브릭스 은행 설치론까지 나와 있다. 그러나 에너지 가격 하락, 수출시장 위축, 정치 포퓰리즘의 3박자가 브릭스를 침몰시키고 있다. 지금의 위기가 지나가면 세계 경제지도 역시 새로 그려질 것이라는 전망들도 나온다. 개도국의 국부가 심각하게 삭감되는 중이다.

....................................................................................................

유로존, ESM에 은행면허 부여 추진…무제한 양적완화 '금단의 처방' 꺼내나



ECB서 무제한 돈 빌려 위기국 국채 매입

佛·伊, 인플레 거부감 심한 獨 설득 나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이 ‘금단(禁斷)의 처방’으로 불리는 무제한 양적완화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다음달 출범할 5000억 유로 규모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은행 면허를 부여하는 방안이 위기해결의 처방으로 떠오른 것.

ESM이 은행 기능을 갖게 될 경우, 유럽중앙은행(ECB)으로부터 무제한으로 자금을 빌릴 수 있게 된다. ECB가 찍어내는 돈으로 ESM이라는 ‘위기의 방화벽’ 규모를 키워 재정위기국 국채를 대량으로 매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재정위기국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를 ECB가 직접 사들이는 ‘부채의 화폐화(monetization of debt)’가 금지돼 있기 때문에 ECB가 ESM을 통해 위기국 국채를 사들이는 방식이다.

○고개 내미는 ‘인플레이션 처방’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31일 프랑스를 방문한 자리에서 “유로존 재정위기의 터널 끝에서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 공동선언문에선 “유로존을 구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주 마리오 드라기 ECB총재의 “모든 준비가 다 돼 있다”는 발언을 재확인한 것이다.

시장의 관심은 2일 ECB와 영국중앙은행(BoE) 통화정책회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앞두고 유럽 지도자들이 말하는 ‘모든 조치’에 모아지고 있다. ECB의 유로존 국채매입 재개뿐 아니라 그 이상의 조치가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영국일간 가디언은 “(ESM에 은행면허를 부여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는) 독일이 빠른 시일내에 태도를 바꿀 것을 촉구한 것”으로 발언을 해석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은 ECB가 ESM을 앞세워 유로존 국채매입을 ‘본격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정위기국이 국채를 발행하면 ECB의 발권력을 동원해 발행물량을 사주는 부채의 화폐화를 허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앞서 올랑드 대통령은 대선기간 중 “ECB가 국채의 화폐화를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정상도 지난 6월 유럽연합(EU)정상회의에서 ‘화폐화’ 문제를 거론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현재의 재정위기에 ‘인플레이션 처방’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ECB의 국채매입 결과 시중에 돈이 풀려 화폐가치가 떨어지면 재정위기국이 지고 있는 빚의 실질 규모도 줄고 고정금리로 표시된 국채상환 부담도 크게 완화된다”고 주장했다. ‘ECB에서 그동안 생각할 수 없었던 처방을 생각하기 시작했다(thinks the unthinkable)’는 게 외신들의 반응이다.

실질적으로 돈을 마구 찍어내는 효과가 있는 부채의 화폐화 조치는 1차 대전 이후 독일과 2차 대전 중 미국에서 시행됐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부작용 탓에 각국의 정책 옵션에서 사라졌다.

○ 獨 ‘생각못한 처방’ 동의할까

돈을 풀어 재정위기국 국채를 사는 것을 상시화·대규모화 하자는 주장에 독일은 일단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920년대 1달러가 42억 마르크에 이를 정도로 화폐가치가 떨어지는 ‘초인플레이션’을 경험했던 독일에선 물가상승을 유발하는 정책은 금기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 재무부와 연정참여당인 자유민주당(FDP)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분데스방크 관계자도 CNBC와 인터뷰에서 “ECB는 주된 정책목표인 물가 안정을 유지하는데 엄격하게 집중해야 한다”고 기존입장을 반복했다.

독일 언론들도 반대했다. 주간 슈피겔은 “무제한으로 돈을 풀어 재정위기국 국채를 사자는 것은 ‘위험한 꿈’에 불과하다”고 반발했다. 일간 디벨트는 “화폐화 주장은 ESM 규정 위반일 뿐 아니라 후유증이 너무 큰 조치”라고 비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

“유럽위기·가계빚·부동산 침체로 3년내 금융시스템 리스크 발생”

[세계일보] 금융전문가 2명 중 1명은 앞으로 3년 이내에 가계부채 등으로 한국 금융시장에 시스템적 리스크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고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1일 발표한 ‘2012년 제2차 시스템적 리스크(systemic risk)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금융전문가의 52.7%는 1∼3년 안에 시스템적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가능성이 낮다는 응답은 12.2%였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5∼11일 63개 금융기관의 경영전략·리스크 담당 부서장과 금융시장 참가자 74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시장의 5대 핵심 리스크로 ▲유럽 재정위기 심화(응답률 91.9%·복수응답) ▲가계부채 문제(89.2%) ▲부동산시장 침체(73.0%) ▲중국경제 경착륙(64.9%) ▲미국 경기회복의 지연(37.8%)을 꼽았다.

유럽 재정위기 심화는 1년 이내 발생 가능성이 있는 단기 리스크로, 가계부채 문제와 미국 경기회복 지연은 3년 이내 발생 가능한 중·단기 리스크로 분류됐다. 부동산시장 침체와 중국경제 경착륙은 1∼3년 새 발생할 수 있는 중기 리스크로 꼽혔다.

한은은 “유럽 재정위기는 발생 확률은 높지만 영향력은 중간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그러나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 침체는 발생 확률도 높고 영향력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응답기관별로는 은행과 비은행권은 가계부채 문제를, 금융시장 참가자들은 유럽 재정위기 심화를 가장 심각하게 보는 것으로 조사됐다.

향후 3년간 금융시스템 안정정에 대한 신뢰도와 관련해선 39.2%가 ‘높다’고 대답한 반면 ‘낮다’는 응답은 16.2%에 그쳤다.

원재연 기자 march27@segye.com  
......................................................................

애그플레이션 징조인가

곡물시장 불안에 식탁물가 폭등 조짐

경기불황이 우리 경제에 디플레이션 구름을 드리울 기세이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식료품을 중심으로 한 인플레이션 위협이 고조되고 있다. 국제 곡물시장 불안이 개발도상국 등을 중심으로 식탁 물가를 폭등시킬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가뭄 사태로 옥수수를 비롯한 국제 곡물 가격이 크게 올라 일부 곡물 수입국들에서 항의 시위가 발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FT는 식량 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7~2008년과 달리 이번 위기 국면에서는 달러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고 있어 곡물 수입국들의 비용 부담이 한층 높아졌음을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우리나라를 비롯한 모로코∙요르단∙이라크 등은 2개월치 곡물을 확보하는 등 곡물 사재기에 대비한 물량 확보에 이미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골드만삭스는 최근 "전세계 곡물 가격 급등이 한국의 식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한국은 쌀을 제외한 곡물의 수입 의존도가 상당히 높아 농산물 가격 변동에 취약하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곡물 가격 불안이 우리나라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을 내년 초 0.2~0.4%포인트까지 높일 수 있다. 미국 가뭄 사태 여파에 따른 주요 곡물 가격은 2∙4분기 말에 비해 밀 53%, 대두 40%, 옥수수 46% 치솟을 것으로 골드만삭스는 관측했다.

정부는 할당관세 등을 적기에 조정하고 식품 유통구조를 개선하는 방향으로 식탁 물가 불안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인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

한국ㆍ터키 FTA 기본협정 정식서명(종합)

박태호 "양국 교역 3년내 100억弗로 확대 기대"

(앙카라=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과 자페르 차을라얀 터키 경제부 장관은 1일(현지시각) 터키 앙카라에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기본협정 및 상품무역협정에 정식 서명했다.

박 본부장은 인사말에서 "한ㆍ터키 FTA는 양국 간 경제ㆍ통상관계를 제도적으로 묶어주는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며 "양국 간 교역이 2~3년 내 100억달러, 나아가 200억달러까지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남은 절차에 대해서는 "FTA는 양국 모두에 좋은 면이 많은 만큼 국회 비준을 거쳐 적어도 내년 1월1일에는 공식 발효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설명했다.

박 본부장은 "한국은 현재 중국과 FTA 협상을 하고 있고 일본과도 중단된 협상을 재개하려고 노력 중이다. 베트남, 인도네시아와도 양자 간 FTA를 진행하고 있다"며 "한국이 맺은 기회를 한국과 터키가 협력해서 활용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차을라얀 장관은 "한국과의 FTA는 터키가 맺은 FTA 가운데서도 가장 의미 있는 것 중 하나"라며 "양국이 역사적으로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협상 당시 걸림돌이 됐던 양국 간 무역불균형과 관련해선 "한국의 대(對)터키 수입이 너무 적고 터키 내 한국 기업이 투자한 액수도 상당히 작다. 그러나 FTA 체결 이후 무역규모와 현지 한국 기업의 투자가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교육이나 의료 등 서비스 분야에서도 더 많은 교류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서명으로 터키는 우리나라가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 인도, 미국, 유럽연합(EU), 페루에 이어 9번째로 FTA 정식서명을 한 국가가 됐다. 터키는 우리나라가 46번째다.

박 본부장은 이어 사회보장기구로 이동해 파룩 첼릭 터키 노동사회보장부 장관과 사회보장협정에도 서명했다.

우리나라에는 27번째, 터키에는 28번째 서명이다.

협정에 따르면 터키에서 체류하는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최대 5년간 터키의 사회보험 가입의무가 면제된다. 우리 근로자들의 보험료 부담 감소액은 연간 30억원가량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박 본부장은 "한ㆍ터키 FTA로 투자와 무역이 증가하면 인적 교류도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사회보장협정은 국민에 커다란 도움을 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ㆍ터키 FTA와 사회보장협정을 계기로 양국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라는 말에 어울리도록 관계가 심화되고 국제무대에서도 중간자 나라로서 협력해 많은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귀국 후 고용노동부,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가능한 빨리 국회 비준을 거쳐 발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터키는 인구가 7천370만명으로, 유럽 내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내수시장을 보유하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에도 높은 성장을 지속하는 등 시장 잠재력이 크며 유럽과 아시아, 중동,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지정학적 요충지로 여겨진다.

통상교섭본부 관계자는 "한ㆍ터키 FTA 체결이 우리나라가 유럽, 중동, 아프리카 시장으로 진출하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한·터키 교역 3년내 100억弗로 확대"
사르바쉬 주한 터키대사

양국 FTA서명 … 연내 발효


“그동안 한국과 터키는 ‘형제의 나라’로 불려왔습니다. 양국 간 관계는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해 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입니다.”

나지 사르바쉬 주한 터키대사(사진)는 1일 서울 서빙고동의 주한터키대사관에서 기자와 만나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날 양국 정부가 공식 서명한 FTA에 대해 “두 나라가 모두 윈윈(win-win)할 수 있는 거래”라며 “협정에 따라 양국 교역량이 2~3년 안에 1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의 돈독한 관계를 고려하면 국회 비준엔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이라며 “빠르면 올해 말에 FTA가 발효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르바쉬 대사는 한·터키 FTA가 양국에 큰 이득이 될 것이라고 되풀이 강조했다. “터키의 대 한국 수출이 크게 늘어날 수 있을 뿐만 아나리 한국의 유럽시장 진출도 한결 용이해질 것”이라는 것.

특히 터키 입장에서는 한국과의 FTA 체결이 유럽 재정위기 여파를 비껴갈 수 있는 전략적 방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체 교역량의 50%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의존하고 있는 터키가 유럽 경제위기 와중에서도 비교적 높은 경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이유는 한국과 같은 새로운 교역처를 찾아나서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은이 기자/김동현 인턴(미국 블레어아카데미 12학년) koko@hankyung.com

 

 

........................................................................................................ 

[불황공포확산 (2)소비자·기업, 허리띠 더 죈다] 수출대기업 “수출·내수 다 어렵다 … 생산·투자 줄일 것”



[내일신문]

불확실성 커져 위기감 고조 … 경제성장률 큰폭 추락 가능성

기업들이 불황공포에 떨고 있다.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내수부진이 확산되면서 수출부진이나 경쟁심화 등에 눈을 돌릴 겨를조차 없어 보인다.

매출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생산과 투자를 예정보다 줄이겠다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성장을 이끌어온 수출대기업들의 충격이 큰 것으로 나타나 성장률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여놨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제조업 1430개를 대상으로 지난 7월16~23일까지 경영애로사항을 조사한 결과 23.1%가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꼽았다. 이는 전달보다 3.4%가 늘어난 것이고 올 1월 17.9%에 비해서도 5.2%p 높아졌다.

1년 전인 지난해 7월에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경영애로사항으로 꼽은 기업은 9.3%에 지나지 않았다.

내수 부진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지난 7월엔 22.3%로 지난해 7월 15.2%에 비해 7.1%p 상승했다.

서비스업 광업 건설업 등 1016개 비제조업에서도 '불확실한 경제상황'에 대해 21.6%가 경영애로사항으로 지목했다. 전달보다 4.0%p 증가했고 1년전 12.3%에 비해서는 9.3%p 뛰었다. 내수부진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는 기업도 1년만에 18.5%에서 19.9%로 상승했다.

◆제조업 몰락하나 = 지난해 들어 제조업체들의 투자심리는 사실상 꺾였다. 심리적 2차 불황이 1년 반 이상 진행된 셈이다.

2008년 상반기부터 추락한 제조업은 리먼브러더스 사태로 하락속도를 높였다.

2009년1월엔 제조업업황 BSI가 50 밑으로 떨어지기도 했다.

2009년 1월 이후 반등하기 시작한 제조업업황BSI가 2010년이후 1년동안 거의 등락을 거듭하며 횡보를 하다가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하강국면을 타기 시작했다.

올해 들어서는 기울기가 더 가팔라졌다. 특히 7월엔 71로 전달보다 11p나 내려앉았다. 특히 전달에 예상했던 7월 업황BSI 81보다 무려 10p나 낮게 나온 것은 최근들어 기업심리가 크게 악화됐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중소기업보다 더 힘들다는 대기업 = 대기업의 업황BSI가 70으로 추락했다. 전달보다 무려 18p나 떨어진 것이다.

72를 기록한 중소기업보다 낮아졌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보다 업황이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6월에만 해도 업황BSI를 88로 답했고 7월의 업황전망BSI도 87로 답했으나 실제 7월에 와서 보니 업황BSI가 17p나 낮게 나왔다. 중소기업보다 충격이 컸다는 의미다.

수출부진이 강하게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7월 수출기업의 업황BSI는 74로 전달보다 14p 내려앉았다. 내수기업의 하락폭인 10p보다 크게 높았다. 수출기업의 업황전망도 74로 13p 낮아졌다. 내수기업의 하락폭 10p보다 컸다.

◆설비투자 줄인다 = 8월 매출전망BSI는 87로 90밑으로 내려앉았다. 전달보다 5p 하향조정됐다. 수출과 내수판매 모두 3p, 8p 하락하며 93p, 82p를 기록했다.

생산과 투자 모두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8월에 생산전망BSI는 90으로 기준치 100에 크게 못 미칠 뿐만 아니라 한달전에 비해 4p를 낮췄다. 신규수주도 줄고(83) 가동률도 떨어질 것(87)으로 예상했다.

생산설비수준 전망BSI는 104로 '과잉'으로 보는 시각이 '부족하다'는 시각보다 많았다.

따라서 설비투자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졌다. 올들어 1~7월까지는 97~99로 설비투자실행을 계획보다 늘릴 것이라는 기업이 줄이겠다는 기업보다 적긴 했지만 거의 비슷한 수준으로 나왔다. 8월 전망치는 그러나 94로 무려 4p나 낮아졌다. 설비투자를 줄이겠다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증거다.

김정관 기획재정부 경제분석과장은 "유로존 위기, 주요국 경기둔화 등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경제주체의 심리가 악화되고 지표가 둔화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최근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심리가 악화되고 설비, 건설투자 등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어 "과도한 심리위축으로 경제활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내수 부문을 중심으로 정책대응을 강화하고 경제여건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경제체질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

 

소비심리도 꽁꽁 얼어붙어



[내일신문]

"교육·의료·통신비만 늘고, 다른 소비는 줄어들 것"

가계의 소비심리가 꽁꽁 얼어 붙었다. 교육·의료·통신비를 제외하고는 다른 부문의 지출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소득은 줄어들고 부채는 늘어가리라는 전망 속에서 일반 소비자들이 지갑 지퍼를 꼭 잠궜다.

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7월 11~18일까지 전국 56개 도시 2050가구를 대상으로 한 소비자동향조사에서 6개월 후 지출이 늘어날 부문으로 지목된 것은 교육·의료·통신비뿐이었다. 내구재·의류·외식·여행·문화비는 모조리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부정적 전망이 가장 두드러진 내구재 지출전망CSI(소비자심리지수)는 89를 기록했다. CSI가 기준선 100 이하일 경우에는 6개월 후 지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 가구수가 지출이 늘어나리라고 전망한 가구수보다 많다는 뜻이다. 내구재 지출전망CSI가 80선으로 떨어진 것은 2009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의류비 지출전망CSI도 6월 99에서 한달만에 96으로 3p 하락했다. 의료비 지출에 상대적으로 관대했던 봉급생활자들도 소비를 죄는 모습이 역력했다. 봉급생활자들의 의류비 지출전망CSI는 99를 기록해 2009년 7월 이래 처음으로 기준선 100 이하로 내려왔다. 자영업자들의 의류비 지출전망CSI는 6월 95에서 91로 하락했다. 그 외에도 여행비 지출전망CSI는 6월 89에서 86으로, 교양·오락·문화비 지출전망CSI도 6월 93에서 91로 낮아졌다.

교육비(104), 의료·보건비(118), 교통·통신비(115)의 경우 각각 기준선 100을 넘겨 지출이 늘어나리라고 전망한 가구수가 더 많기는 했지만 가까스로 6월(104)과 같은 지수를 유지한 교육비를 제외하고는 다른 부문의 지수는 하락중이다. 지출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는 가구수가 다수이기는 하지만 그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갈길 잃은 정부 … 하반기 재정부족

[내일신문]

'상저하고' 전망 빗나가 … 조기집행 허점 드러내

예상과 달리 경기회복이 늦어지면서 재정조기집행전략이 하반기 재정부족을 낳는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우리나라경제가 '상저하고' (상반기에 낮은 성장을 높이다가 하반기에 높아지는) 현상을 기대했으나 상황은 전혀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1일 한국은행은 "경제성장이 장기추세로 회복하는 데는 1년 정도가 소요돼 내년 하반기에는 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올 하반기부터는 경기가 본격적으로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회복할 것을 기대했으나 "(경기침체가) 상당기간 오래갈 것"이라며 입장을 선회했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선 전날 KBS1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상저하고'를 '중저하고'로 변경해놓고 정부가 지난 6월말에 내놓았던 경제성장률 전망치 3.3% 뿐만 아니라 3.0%마저 붕괴될 가능성도 열어놨다. 사실상 정부의 예측이 빗나갔음을 시인한 셈이다.

재정조기집행전략도 힘을 잃었다. 상반기에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재정을 집중투입했으나 하반기에도 경기가 회복되지 못하면서 재정부족현상을 보이고 있다. 1분기와 2분기에 경제성장률은 각각 전년동기대비 2.8%, 2.4% 성장했으며 정부소비는 0.7%p, 0.6%p의 기여도를 보였다.

그러나 하반기엔 재정여력이 적어 성장기여도가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올들어 상반기중 재정집행액은 168조6000억원으로 전체 276조8000억원 중 60.9%에 달했다. 남은 돈은 108억2000억원이다. 그러나 올해 예산집행목표 96.7%를 고려하면 쓸 수 있는 재정은 267조6000억원으로 남은 돈은 100조원에도 미치지 못한다. 이는 상반기 집행액의 58.7%에 지나지 않는 규모다. 서둘러 만들어낸 4조5000억원의 추가집행계획까지 포함한 수치다.

정부는 하반기 중 8조5000억원의 재정을 긁어모아 지출하기로 했으며 한국은행은 금리인하로 화답했다. 재정과 통화정책을 '경기부양'으로 전환했다. 그러면서도 내년엔 이명박정부 집권 마지막해를 맞아 '균형재정'을 고집하고 있다. 급격하게 침체국면쪽으로 방향을 틀고 있는 경기와 달리 정부는 여전히 방향을 잡지 못한 모습이다.

기획재정부는 "위기상황의 상시화 장기화가 예상돼 단기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긴흐흡으로 체질을 보강하는 등 체계적이고 구조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는 대책을 고집하고 있다.

.........................................................................................................

한국, 원유 중동의존도 더 커졌다

[내일신문]

2010년 81.8%에서 2011년 87.1%로

이란산 원유, 빠르면 이달중 수입재개

우리나라의 원유 중동의존도가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가 중동에서 수입한 원유는 2010년 7억1390만배럴로 전체 원유수입물량 중 81.8%를 차지했으나, 2011년 8억840만배럴에 87.1%로 급증했다.

반면 아시아에서 들여온 원유는 2010년 1억5240만배럴(17.4%)에서 2011년 1억84만배럴(11.7%)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아프리카도 450만배럴(0.6%)에서 280만배럴(0.3%)로 감소했다. 미주에서는 콜롬비아에서의 원유도입을 계기로 180만배럴(0.2%)에서 280만배럴(0.3%)로 소폭 늘었다.

국가별로는 2011년 기준 사우디아라비아가 2억9130만배럴로 전체 수입 비중 31.4%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다. 이어 쿠웨이트 1억1740만배럴(12.7%), 카타르 9310만배럴(10.0%), 이라크 8970만배럴(9.7%), 이란 및 아랍에미리트(UAE)가 각각 8720만배럴(9.4%) 순이었다.

한편 지난달 수입 중단됐던 이란산 원유는 빠르면 이달 말 수입이 재개될 전망이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원유 수입방법을 놓고 이란측과 구체적인 협의를 하고 있다"며 "빠르면 이달 중 수입이 재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에서 원유를 싣고, 한국으로 오는 기간이 보름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8월말쯤 이란산 원유가 들어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월 유럽연합(EU)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면서 지난달 1일부터 이란산 원유수입이 전면 중단된 바 있다.

이에 이란정부는 '자국의 유조선으로 원유를 수송해주겠다'고 밝힌데 이어 '이란 원유를 운송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보험보장을 제공 하겠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호 기자 jhlee@naeil.com 

.......................................................................................................... 

"대전은 우라늄 밭"…호주 광물업체 개발 계획 밝혀

[쿠키 과학] 대전지역에 한국 원자력 업계 전체가 20년 동안 사용할 수요의 25%를 충당할 수 있는 우라늄이 매장된 것으로 전해졌다.

호주의 광물탐사기업인 스톤헨지의 리처드 헤닝 사장은 1일 "대전에서 우라늄과 바나듐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헤닝 사장은 이날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환경관리 계획을 마무리하는 대로 사업에 착수해 이르면 2015년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스톤헨지는 2010년 대전지역 매장층의 25년 광업권을 획득했다. 사업 투자 비용으로는 2억∼2억5000만 달러를 투입할 예정이다. 헤닝 사장은 "한국은 세계 5위의 원자력 사용국가로 우라늄 전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며 "대전지역에는 20년간 한국의 원자력산업 전체수요의 25%를 공급할 수 있는 우라늄이 매장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1980년대 대전지역에서 우라늄 매장층이 발견됐지만 당시 경제성이 떨어져 발굴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우라늄 가격 상승과 기술력 발전 등으로 지금은 경제성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헤닝 사장은 "광업 허가 승인받기에 앞서 이번 프로젝트와 관련한 상세한 실행 보고서를 공개할 것"이라며 "개발이 시작되면 프로젝트에 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에 충실히 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스톤헨지는 우라늄과 함께 철강, 항공우주, 전기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바나듐도 채굴할 계획이다. 국민일보 쿠키뉴스팀

  

..........................................................................................................

MB정부 권익위 설립 후, 국가청렴도 OECD 최하위권

[이코노미세계]

 


정부의 청렴도를 평가하고 부패를 방지하기 위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설립된 이후에도 오히려 국가청렴도가 후퇴한다는 지적이 나와 파문이 예고된다

선진통일당 성완종 의원은 지난 31일 국회 정무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권익위가 설립된 후에도 국가청렴도가 나이지기는커녕 오히려 후퇴하고 있어 적극적인 노력을 하라고 촉구했다.

성 의원은 “국가의 부패방지 및 청렴도 제고를 위해 탄생한 권익위의 설립 이후 국가청렴도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감사원 분석결과 권익위의 감사활동 분야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성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국제투명성기구의 부패인식지수(CPI) 발표 결과 우리나라는 10점 만점에 5.4점이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평균 7.0점에도 크게 못미치며 전체 27위로 최하위권에 그친 성적이다.

또한 부패인식지수 점수가 이명박 정부 들어 권익위가 설립된 2008년부터 매년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중앙행정기관과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 등 145개 기관에 대한 감사원의 ‘2011년 자체감사 활동’ 심사 결과 권익위는 최하위등급에 속하는 미흡 판정을 받았다. 이와 관련한 감사원의 최종보고서는 8월 국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성 의원은 “최근 한 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국의 청렴도가 OECD 평균 수준만큼만 개선되면 국가성장률이 4%선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권익위가 대기업의 특혜 및 횡포를 막고 서민의 편에 서 만연한 부패를 몰아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 

원아시아 경제블록 한국만 소외당했다

中·日은 통합 주도권 경쟁

아세안, 미국, 중국, 일본 등 국가들 간 '원아시아' 경제블록 구축을 위한 주도권 싸움에서 한국이 소외될 처지에 놓였다. '역내포괄적경제파트너십(RCEP)' 등 아시아 경제 통합을 주도하는 협의체가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국제무역에서 경쟁자 일본이 한국보다 한 발 앞서 논의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외교통상부와 국책연구기관 등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일본은 아시아 경제블록화 논의에서 강력한 주도권을 잡으며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지난 4월 한국과 중국 일본 3개국 가운데 제일 먼저 아세안 회원국들이 준비 중인 RCEP에 참여키로 선언한 게 대표적이다. 일본은 '아세안+6' 규모를 지향하는 '동아시아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EA)'을 준비해오다 주변국의 호응이 없자 아세안과 손을 잡는 방식으로 전략을 바꾼 셈이다.

RCEP는 아시아 역내 경제블록 4개 중 참여 국가 기준으로 가장 크다. 아세안 회원국들은 지난해부터 '아세안+6(한ㆍ중ㆍ일+호주ㆍ뉴질랜드ㆍ인도)'를 골격으로 하는 RCEP 설립을 주창했다.

일본은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도 참여키로 하는 등 각종 아시아 경제블록화 논의에서 이른바 '양다리'를 걸칠 만큼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반면 중국은 호주 뉴질랜드 인도를 뺀 '아세안+3'를 추구하는 '동아시아자유무역지대(EAFTA)'를 추구해왔다. 한ㆍ중ㆍ일 FTA가 향후 2~3년 내 타결되면 여기에 아세안을 결합해 손쉽게 EAFTA를 완성할 수 있다는 구상이었다.

그런데 아세안과 일본이 'RCEP'를 강하게 밀어붙이자 EAFTA 구상이 밀리는 상황에 처해 있다.

이처럼 역내 힘겨루기 싸움이 본격화하면서 한국은 어느 협의체에서도 주도권을 잡지 못하고 철저히 소외된 상태다.

한국은 그동안 미국, 유럽연합(EU) 등 거대국과의 양자 FTA에 집중하면서 아시아 경제통합 논의에 소홀한 측면이 컸다.

실제 통상교섭본부에 따르면 이달 개최될 '아세안+6 통상장관회의'에서 한ㆍ중 양국은 RCEP 참여 여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

지난해까지 아세안 회원국 간 '그들만의 리그'에 가까웠던 RCEP에 일본이 찰싹 달라붙으면서 논의 속도가 무섭게 진전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과 일본은 한ㆍ중의 참여 여부에 따라 오는 11월 프놈펜 동아시아정상회의에서 RCEP 협상 개시를 합의하는 정상 간 선언까지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달 '아세안+6 통상장관회의'에서 최종 확정된 입장을 밝혀야 하는 우리 정부는 아직까지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정부를 머뭇거리게 하는 변수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RCEP가 95% 이상의 관세철폐율을 지향하는 사실상의 FTA라는 점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세안 내부에서 전체적으로 관세자유화 목표를 95% 정도로 희망하고 있다"며 "따라서 RCEP에 공식 참여한다는 결정을 내리려면 여타 통상협정이나 FTA 협정과 동일한 국내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변수는 일본이다. 한ㆍ중ㆍ일 3국 중에서도 농축수산물, 자동차 등 각종 관세ㆍ비관세장벽이 가장 높은 일본이 아세안과 RCEP 논의를 주도하는 상황 자체가 아이러니하다는 평가다.

아시아 경제통합을 명분으로 일본이 주도권을 잡은 협의체에 섣불리 끼어들 이유가 없고 일본의 진정성도 의심된다는 분위기가 정부 내부에 팽배해 있다.

[이재철 기자]

 ..............................................................................................

 

 

기업경영  

.......................................................................................................... 

[위기 극복, 기업이 주역이다] 닫힌 소비자 지갑… 해외서 새 기회 찾는다



내수기반 급격 위축 전망에 영업기반 세계로 넓혀

"유럽·중국을 내수시장으로"

수익성 높은 사업에 집중

내실 다지기에도 주력

'경기 하강 지속'. 올 하반기 국내 경제를 한마디로 규정하는 표현이다.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조선등 전반적으로 수출산업이 위축되고 내수 시장 침체폭이 커질 것이라는데 이견을 달지 않는다. 제조업을 비롯해 서비스업, 건설업의 생산증감률이 지난해 3·4분기 이후 하락세를 지속하고 경기상황의 악화 징후들이 빠지지 않고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초 현대경제연구원은 올 하반기 국내 산업이 급격히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소비 및 투자심리 부진으로 내수 기반이 약화되면서 소비재 부문을 중심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부진은 통신이나 게임등 콘텐츠의 수요 급감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아 유통·패션·화장품 시장등에도 큰 타격이 예상된다. 실제 지난 6월 대형마트의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7%넘게 줄어 지난 4월이후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기업은 물론 글로벌경기에 덜 영향을 받는 소비재 관련 기업들도 위기국면에 맞닥뜨리게 된 것이다.

하반기도 유럽재정 위기가 지속돼 국내 소비시장의 단기간 회복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내수위축을 대비해 기업들이 선택할 수 있는 돌파구는 새로운 시장개척과 내실경영 뿐이다.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은 국내에만 머물러 있던 영업기반을 해외로 과감하게 넓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삼성SDS, LGCNS, SKC&C, 포스코ICT 등 ICT서비스업체들은 중동·동남아 등 기존 개척지에서 중앙아시아·남미 등으로 영업지역을 확대하고 공공부문에서 모바일 플랫폼까지 다양한 수익성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 통신업계를 주도하는 SK텔레콤과 KT도 종합통신서비스업체로의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KT는 지난해말 KT그룹에 편입된 BC카드를 통해 통신-금융의 다각적인 컨버전스(융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향후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차세대 롱텀에볼루션(LTE)네트워크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기업대상의 유무선 통합, 경영지원 솔루션 등 B2B 영역에도 힘을 쏟아 이 부문 매출을 전년대비 30%이상 늘릴 계획이다.

게임업체들에게도 내수 위축은 치명타지만 그동안 탄탄하게 다져놓은 해외 영업기반이 위기극복의 기회가 되고 있다. 온라인게임업체인 웹젠은 하반기 중국에서 본격적인 매출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국내 게임 1위인 넥슨은 하반기 신작게임들을 대거 출시할 예정이다.

대표적 소비재업체들도 시장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보다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식품업체들은 내수 시장의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세계시장 진출을 확대하면서 '식품한류'의 주역으로 부상하고 있다.

롯데제과는 투자확대를 통해 해외시장에서 연간 30% 전후의 괄목할만한 성장을 기록하며 아시아 최고 제과기업으로 우뚝 선다는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내년 전체 매출의 50%를 해외매출로 달성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식품ㆍ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패션ㆍ화장품업체들은 중국, 유럽 등 제2의 내수시장으로 삼으며 세계시장 진출의 발판으로 삼고 있다.

LG패션, 아모레퍼시픽 등은 중국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이미지를 쌓아가면서 매출확대에 주력하며 하반기를 운용할 방침이다. 세계시장에서 음악, 영상 분야에서 '한류'가 대세로 떠오르는 것을 십분 활용하면서 '뷰티'한류의 전도사로 적극 나서면서 글로벌 뷰티업체로 부상할 계획이다.

유통업체들은 불황을 한몸에 받고 있는 만큼 위기탈출에 명운을 걸고 있다. 롯데백화점, 이마트 등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이용해 이벤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판매 극대화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특히 지역별, 품목별 특화를 통해서 돌파구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와 함께 내수 중심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변신하면서 불황극복은 물론 기업경쟁력 강화의 발판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

..........................................................................................................

'위기의' 현대重, 언제쯤 반격에 나설까

- 연초대비 주가상승률, 빅 3중 홀로 '마이너스'
- 2분기 실적도 '어닝 쇼크' 수준 전망
- "3분기부터 본격 수주 시동..하반기 기다려라"

[이데일리 정재웅 기자] 한때 세계 1위 업체로 각광을 받았던 현대중공업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실적과 주가가 모두 신통치 않다. 수주도 경쟁업체들에 비해 부진하다. 2분기 실적은 ‘어닝쇼크’가 점쳐지고 있다.

◇부진한 수주 실적에 주가도 ‘발목’

1일 현대중공업(009540)은 전일대비 1.86% 하락한 23만7500원에 장을 마감했다.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지난 7월 한달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심지어 지난 6일부터는 7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외국인들도 지난 30일까지 14거래일 연속으로 현대중공업을 순매도했다.

연초대비 주가 상승률은 -8.12% 다. 함께 조선 빅3로 불리는 삼성중공업은 40.03%, 대우조선해양은 8.74% 다. 유일하게 홀로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그만큼 현대중공업이 처한 현실이 녹록지 않다는 이야기다.

현대중공업의 주가가 이처럼 침체에 빠져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수주 부진의 영향이 가장 크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의 상반기 수주는 올해 목표대비 28.3%를 달성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같은 기간 삼성중공업이 목표치의 52%, 대우조선해양이 53.2%를 달성한 것과 비교하면 저조한 성적이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대형 컨테이너 수주에서 우위를 차지했던 현대중공업은 조선업체들의 해양플랜트 수주비중이 늘어나면서 주도적인 수주영역을 형성하지 못하고 있다”며 “비조선 사업부문도 경쟁업체들과의 경쟁 수위가 높아져 모든 부문의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2분기 실적은 ‘어닝 쇼크’ 예상

상황이 이렇다보니 실적 전망도 어둡다.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현대오일뱅크 등 자회사 실적악화 우려가 대두됐고 비조선부문의 부진으로 2분기 실적은 ‘어닝쇼크’ 수준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로 7월 한달간 현대중공업의 2분기 실적을 전망한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전망치를 살펴보면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에 매출액 13조6102억원, 영업이익 585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매출액의 경우 전년동기대비 1.6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3.1% 감소한 수치다.

현대중공업의 2분기 실적이 급감한데에는 건설장비 부문을 제외한 전 사업부문이 부진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화증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수주 달성율은 조선 30.1%, 해양 111%, 플랜트 7.9%, 엔진기계 29.6%, 전기전자 28.4%, 건설장비 43.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동익 한화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급감에는 현대오일뱅크의 실적부진이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대삼호중공업도 지난 2007~2008년에 수주한 고가선박의 비중이 감소하면서 영업이익률이 2분기 10% 초반으로 하락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하반기를 보자

전문가들은 아직 현대중공업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하고 있다. 2분기 바닥을 확인한 이후 하반기부터는 본격적으로 대규모 수주를 위한 시동을 걸 것이라는 예상이다.

김홍균 동부증권 연구원은 “8월 휴가 이후 하반기 수주 전망은 밝은 상황”이라며 “수주의 절대적이고 상대적 측면 모두에서 하반기에는 부각될 것이고 조선과 해양 사업부가 선전하며 이들 사업부는 올해 수주 목표 달성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허성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나이지리아 Egina FPSO, 쿠웨이트 알주르 노스, 몽골 프로젝트 등에서 그동안 수주가 부진했던 신규수주가 기대된다”면서 “세계경기 둔화로 대형 프로젝트에 대한 수주지연 및 연기에 대한 우려가 주가에 민감하게 반영돼 있지만, 실질적인 수주가 나오면서 주가는 안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

새 야후 CEO가 가장 먼저 한 일은?

Marissa Mayer
구글 임원 출신으로 야후의 최고경영자(CEO)로 새로 부임한 마리사 마이어(37)의 최근 독특한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마이어가 야후로 출근하면서 가장 먼저 가져온 변화는 직원들에게 공짜 점심을 제공하는 것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 야후 사무실의 직원들은 사내 식당에서 무료로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마이어가 야후를 구글보다 더 좋은 회사로 바꾸는 시도 중의 하나로 풀이된다.

그는 공짜 음식 외에도 매주 전 직원과 한자리에 모여 의사소통을 하는 올핸즈미팅(all-hands meeting)을 갖기로 했다. 또 직원들이 서로 협력하기 편하도록 사무실도 개조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야후가 마이어의 이 같은 시도로 위기 국면을 곧바로 벗어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그러나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는 데는 충분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직원들은 공짜 점심 소식을 매우 반기고 있기 때문이다.

야후가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많은 눈들이 마이어의 다음 행보에 쏠려있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

 

日소뱅, 사상 최고이익…“목표 애플”

“애플은 모바일 디바이스 시대를 개척하고 플랫폼을 만들었다. 현재는 명실상부한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이다. 소프트뱅크 역시 애플 같은 길을 걷는 것이 목표다.”

일본 소프트뱅크가 승승장구 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고 이익을 달성한 데 이어 또 한 번 역대 최고 이익 기록을 갈아치웠다. 영업이익만 따지면 일본 내 2위 이동통신사 KDDI(au)의 두 배, 영업이익률로는 1위 NTT도코모를 넘어섰다.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31일 1분기(일본 회계기준, 4~6월) 연결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액 7천669억200만엔, 영업익 1천921억2천400만엔, 경상이익 1천809억7천800만엔, 순이익 906억6천100만엔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매출액 0.3%, 영업익 9.3%, 경상이익 19.7%가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4.4% 감소한 수치다. 순이익 감소는 지난해 투자해 실적에 반영된 중국판 페이스북 ‘렌렌’의 상장으로 인한 139억엔의 특별 이익이 빠졌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순이익 역시 사상 최대치다.

EBITDA(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12% 증가한 2천844억엔을 기록했다. 9분기 연속 최고 이익 갱신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오는 2016년도까지 영업이익 1조엔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그는 “순조롭게 한 걸음, 또 한 걸음 이익을 올리고 있다”며 “최근 사업이 순조롭게 진전되고 있으며, 명확한 중장기 목표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휴대 전화 가입자는 486만건이 순증했다. 소프트뱅크 모바일의 누적 가입자수는 3천440만명에 달해 3천568만명의 KDDI에 육박했다. 스마트폰 판매 역시 아이폰4S 호조에 힘입어 KDDI를 넘어섰다. 소프트뱅크모바일 아이폰4S는 일본 내 신규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에서 28.5%를 차지해 16.4%의 KDDI를 제쳤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25일 시작한 900MHz 대역의 플래티넘 밴드 서비스에 이어 올 가을께 LTE(FDD-LTE) 서비스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미 월정액 5천985엔(한화 약 8만7천원)의 LTE 정액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을 내놓은 상태다.

▲ <자료=소프트뱅크>
손 회장은 LTE 서비스가 가입자당 평균매출(ARPU)을 대폭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경쟁사에 비해 LTE 서비스 시작이 늦었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막상 서비스에 돌입하면 커버리지, 품질, 속도 등에서 타사를 크게 앞지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플래티넘 밴드(3.9G) 기지국은 빠른 속도로 확대한다. 내년 3월까지 1만6천개의 기지국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내년 말에는 총 2만6천개의 기지국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본 시장에서 선전 중인 이통사는 소프트뱅크가 유일하다. 손 회장은 고전 중인 NTT도코모, KDDI에 비해 소프트뱅크가 이익을 늘리고 있는 것에 대해 “(소프트뱅크가)인터넷 회사에서 출발했다는 기업문화의 차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 음성 중심의 시대에서 모바일 인터넷 시대로 이동했다”며 “전화 회사가 모바일을 보는 것과 인터넷 회사가 보는 것은 전혀 시각이 다르고 대응 방안도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IBM이나 마이크로소프트가 한 때 IT 업계를 지배했지만, 그들이 몇 십 년이 지나도 컴퓨터(하드웨어) 회사에 머물러 있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소프트뱅크는 정보 혁명을 통해 사람들의 행복에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

LG유 잘나가네...번호이동 순증 또 1등

KT가 올해 들어 7개월째 가입자가 이탈했다. 지난 6월 꺼낸 ‘비장의 카드’ 범용가입자식별모듈(유심, USIM) 1+1 이벤트도 효과를 다한 듯 다시 이탈폭이 커졌다. 여기에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고까지 겹치면서 KT의 하반기 영업 전선에 먹구름이 잔뜩 꼈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전체 번호이동 건수는 123만8천522건(자사 번호 이동 포함)을 기록했다. 이는 전월 대비 33.2% 늘어난 수치로 올 들어 최고치다.

자사 번호이동 미포함 건수는 104만1천78건으로 이 역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갤럭시S3 LTE 등 최신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뜨거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이통사들의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7월 번호이동 건수가 올 들어 최고로 치솟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SK텔레콤은 경쟁사에 44만2천753만명을 뺏겼으나 45만5천280명의 가입자를 유치했다. 1만2천527명의 가입자가 순증한 셈이다.

KT는 7만2천163명의 가입자를 뺏겼다. 지난달 35만2천316명이 이탈했지만 28만153명의 가입자가 끌어오는데 그쳤다. 7개월째 계속되는 가입자 이탈로 총 38만9천129명이나 경쟁사에 내줬다.

반면 LG유플러스는 올해 들어 계속 상승세다. 24만5천559명을 경쟁사에 내줬지만 30만431명을 데려왔다. 무려 5만4천872명이나 LG유플러스로 넘어갔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KT다. 계속 커져만 가던 가입자 이탈폭이 지난 5, 6월에는 다소 줄어드는 듯했으나 지난달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2분기 들어 본격적인 LTE 경쟁에 뛰어들면서 마케팅비 투입 규모를 늘렸으나 가입자를 증가시키지는 못했다.

앞으로의 문제가 더 크다. 최근 터진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KT의 발목을 잡았다. 해킹 사고 발생 이후 온라인을 통해 KT 가입해지 의사를 밝힌 이용자뿐만 아니라, 집단소송을 준비하는 이용자들도 늘고 있다.

▲ KT는 올 들어 7개월째 가입자가 이탈하고 있다.
앞서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는 5개월 동안 KT 800여만명의 고객정보를 유출해 총 10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일당 9명을 검거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이들은 해킹프로그램을 제작해 KT의 고객정보 조회시스템에 접근해 고객 정보를 해킹한 후 이를 휴대폰 TM 사업에 활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이 유출된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가 저장된 서버를 전량 회수했지만, 이용자들 사이의 불안감은 이미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태다. 피해 고객 중 일부만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으로 해킹사실을 통보 받으면서 늑장 대처 논란도 일고 있다.

이통3사 모두 하반기에는 마케팅비 지출을 줄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가입자 이탈 방지를 위한 KT의 대응이 주목된다.

 

.........................................................................................................

통신사 '제살깎기' 마케팅 점입가경

- 7월 번호이동 6월 대비 33% 증가..일 평균 6만건
- LTE 가입자 확대 전략으로 가입자 빼앗기 심화

[이데일리 함정선 기자]통신사들의 가입자 빼앗기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상반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7월 번호이동 시장에 보조금이 크게 집중돼 통신사들의 하반기 실적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7월 번호이동수는 총 120만 건을 넘어섰다. 6월 90만 건보다 33% 이상 늘어난 수치다.

영업일수 기준으로 보면 하루 평균 6만 명에 가까운 휴대폰 사용자들이 통신사를 옮기고 있는 셈이다. 지난 1~3월 하루 평균 약 3만~3만5000명이 번호이동을 한 것과 비교하면 번호이동 사용자는 3개월 만에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처럼 통신사들이 번호이동 시장에서 출혈 경쟁을 펼치고 있는 것은 롱텀에볼루션(LTE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전략 때문이다. 특히 서로 가입자를 뺏고 빼앗는 과정이 반복되면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상반기부터 꾸준히 LTE 가입자 확대에 마케팅비를 쏟아붓고 있다. 이같은 공격적인 영업에 힘입어 LG유플러스는 상반기 경쟁사로부터 가장 많은 번호이동 가입자를 유치했다.

LG유플러스의 공세에 놀란 SK텔레콤은 LG유플러스 고객을 타깃으로 번호이동 가입자 유치를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 사용자가 SK텔레콤으로 옮기면 보조금을 최대 2배 이상 더 지급하는 마케팅이 펼쳤다.

LTE 시장 후발주자인 KT도 경쟁사를 따라잡기 위해 마케팅비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KT는 LTE 가입자에게 3G 선불 유심카드(USIM)까지 무료로 제공하며 사용자 잡기에 나섰다.

통신사들의 LTE 가입자 유치 전쟁이 계속되면서 하반기에도 통신사들의 실적 개선은 쉽지 않아 보인다.

7월 번호이동 가입자가 6월 대비 30% 증가한 것은 곧 마케팅비도 같은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신사들이 보조금 대부분을 번호이동 고객에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함정선 (mint@edaily.co.kr)

 

..........................................................................................................

[뉴스줌인] 검색엔진 구글, '포털사이트'로 거듭나다



지식과 정보를 습득할 수 있는 수단이 많아졌다. 인터넷이 발달했고 그로 인해 각종 검색 엔진도 여럿 생겨났기 때문이다. 궁금한 정보 하나를 찾기 위해 여러 권의 책을 뒤지고 발품을 팔아야 했던 옛날과는 많이 달라졌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져 있는 검색 엔진 중 하나인 구글이 더 똑똑해지고자 새로운 결심을 했다. 단어를 검색할 때 기존 검색결과 외에 다른 정보를 정리해서 보여 주는 ‘지식 그래프(Knowledge Graph)’ 서비스를 도입한 것.

지식 그래프는 6월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구글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공개되었으며, 이 서비스는 7월 27일부터 정식 시작됐다. 현재 ‘google.com’에서는 영어 검색어만 지식 그래프가 적용되며, 한글 검색어를 입력하고자 할 경우에는 ‘google.co.kr’에 접속하면 된다.

구글 지식 그래프는 사물, 인물, 장소를 포함한 다양한 카테고리를 검색사이트에 접목시킨 검색 방법으로, 구글의 검색 엔진에 들어 있는 정보를 활용해 검색결과를 한데 모아 보여준다. 국내의 경우 배우, 가수, 앨범, 영화, TV프로그램, 게임, 요리법, IT용어, 대학, 국가 등 10개 카테고리를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 지식 그래프는 프리베이스(Freebase), 위키피디아, CIA월드 등의 공공 정보만을 활용한 것이 아닌 만큼 폭과 깊이도 방대하다. 지식 그래프는 5억 개 이상의 인물, 지역, 사물 정보를 담고 있다. 그리고 이를 활용해 35억 개 이상의 세분화된 관련 정보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서 구글 검색창에 ‘구글’을 입력하면 단순히 구글 홈페이지나 구글의 정의 뿐만 아니라 구글 코리아의 위치, 오는 방법, 관련 검색어 등 여러 가지 항목이 오른쪽에 뜬다. 다른 예로, 연예인 이름을 검색했다고 치자. 이전에는 연예인 이름이 들어간 뉴스, 블로그 등이 나왔지만 이제는 페이지 오른쪽에 직업, 신체, 출생, 학력 등의 프로필이 나오며, 동명이인이 있다면 그 사람에 대한 정보도 하단에 나온다. 확실히 예전보다는 검색되는 정보의 양이 풍부해진 느낌이다.


동일 검색어에 대해서 차이를 이해하고 각각의 핵심 사실을 간추려 보여주는 ‘똑똑한 요약’을 제공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장근석은 배우이자 가수이다. 장근석을 검색하면 ‘배우’와 ‘가수’, 이렇게 두 가지 묶음으로 정보를 보여 준다. 배우 카테고리에서는 장근석의 출연작 등의 소개가 나오고 가수 카테고리에서는 가수 활동 시기와 앨범 등이 소개된다.

한편, 지식 그래프는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검색하는 내용 중 상당한 비율을 반영한다. 기존에 유사한 내용을 검색한 다른 사람들이 관련된 다른 내용 중 어떤 것을 검색했는지를 데이터화하고, 그것을 기반으로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김치찌개’를 검색해 보자. 기본적으로 블로그가 검색되고, 오른쪽에는 김치찌개를 끓이는 방법, 열량, 조리시간 등이 나열된다. 특히, 여기서 볼 수 있는 관련 검색어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 키워드를 반영한 것이다. 관련 검색어로 보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 정보는 관련 음식이거나 김치찌개를 만드는 법 등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페이지 오른쪽에 관련된 정보가 동반되는 것은 편리한 구성 방식이긴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국내의 포털 사이트에서 이미 제공하고 있는 검색 서비스와 비슷한 점이 많다. 인물 검색을 예로 들 경우, 동명이인을 검색해 주는 서비스는 이미 다른 사이트에서도 제공하고 있는 서비스다.

카테고리의 수가 적은 점도 지적할 만하다. 그와 관련해 구글 코리아 관계자는 “10개의 카테고리 외에는 아직 서비스가 적용되고 있지 않지만 추후에 계속 적용 카테고리를 늘릴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구글이 새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아직은 시작 단계다. 단순한 검색 서비스에서 벗어나 폭넓은 기능을 제공하는 포털사이트의 기능까지 적극적으로 도입하고자 하는 구글의 의지가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글 / IT동아 허미혜(wowmihye@itdonga.com)

* 포털 내 배포되는 기사는 사진과 기사 내용이 맞지 않을 수 있으며 온전한 기사는 IT동아 사이트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사용자 중심의 IT저널 - IT동아 바로가기(http://it.donga.com)

........................................................................................................

 

잘 빠진 골격의 ‘무한변신’


현대·기아자동차는 ‘중형’ 플랫폼 공유화 전략으로 6종류의 모델을 생산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제공

글로벌 시장을 놓고 자동차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자동차 생산방식이 하나의 기본 플랫폼(기본 차체)을 토대로 다양한 모델을 생산하는 ‘트랜스포머’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플랫폼 하나로 한 종류의 모델을 대량 생산하는 방식에서 하나의 플랫폼을 기본으로 다품종 모델을 만드는 방식으로 바뀌기 시작한 것이다.

플랫폼이란 차체를 이루는 기본 뼈대와 서스펜션 등 자동차 아랫부분(언더보디)을 총칭하는 말로, 플랫폼 위에 다양한 외판을 얹어 세단이나 해치백,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을 만들 수 있다.

플랫폼을 공유할 경우 신차 개발 기간을 단축해 소비자 요구에 맞는 다양한 모델을 신속하게 선보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신차 개발 비용을 절감하고 부품도 함께 사용할 수 있어 원가도 절감할 수 있다. 최근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몇몇 글로벌 업체로 재편되면서 다양한 모델 생산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플랫폼 통합이 자동차 업계의 대세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현대·기아자동차는 세단인 YF쏘나타, K5, 그랜저, K7과 SUV인 싼타페와 쏘렌토R 등 6개 모델에 같은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 차량들은 엔진과 외관 등이 다를 뿐 기본틀은 같은 형제들이다. 또 제네시스와 에쿠스, K9 등도 동일한 플랫폼을 이용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002년까지 22개의 플랫폼으로 28개 모델을 생산하는 체제를 운용했으나 2010년에는 15개 플랫폼으로 39개 모델을 만드는 등 플랫폼을 대폭 줄였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까지 플랫폼을 소형, 중형, 대형, 쿠페, 프레임 SUV, 소형상용 등 6개로 줄여 40여 개 모델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중 개발이 완료된 소형 플랫폼은 아반떼와 포르테 등에 이미 적용돼 연간 판매량이 231만대를 넘어섰고, 중형 플랫폼도 쏘나타, 쏘렌토 등에 적용돼 연간 150만대 이상이 팔리고 있다.

폭스바겐은 2010년 ‘A플랫폼’으로 골프와 아우디 A3 등을 312만대, ‘B/MLB 플랫폼’으로 파사트와 아우디 A4, A6 등을 175만대, ‘A0 플랫폼’으로 폴로, 아우디 A1 등을 139만대 생산했다. 도요타도 같은 해 ‘MC플랫폼’으로 코롤라, 아우리스 등을 297만대, ‘캠리 플랫폼’으로 캠리와 시에나 등을 143만대 생산하는 등 2개의 플랫폼으로 440만대를 생산했다.

자동차 전문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프로스트&설리번’이 분석한 플랫폼 전략에 따르면 GM, 도요타, 포드, 폭스바겐, 현대·기아차 등 12개 대형 글로벌 업체가 사용하는 플랫폼이 2010년 223개에 달했지만 2020년에는 154개로 31% 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연간 200만대 이상의 차량을 생산하는 플랫폼 수도 2010년 3개(폭스바겐 A, 도요타 MC, 현대기아차 소형)에서 9개로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업체들이 플랫폼 통합에 집중하는 것은 생산의 유연성을 높이고, 차량의 판매 단가를 낮추기 위해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연간 100만대를 생산할 경우 40만대를 생산하는 것에 비해 차량 한 대당 가격을 700달러 가량 낮출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단일 플랫폼으로 연간 생산대수를 200만대까지 늘릴 때에는 대당 1000달러 이상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와 있다. 또 다양한 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유연성 높은 플랫폼을 개발할 경우 규모는 적지만 다양한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다품종 소량생산’도 가능해진다.

벤츠를 생산하는 다임러 그룹과 파이트·크라이슬러는 2020년까지 3개의 플랫폼으로 전체 생산 대수의 95% 이상을 생산할 계획이며, GM도 2018년까지 24개인 플랫폼을 14개 수준으로 절반 가량 줄일 계획이다. 경쟁업체 간 플랫폼 공유도 이뤄지고 있다. 닛산의 인피니티는 벤츠의 소형차 플랫폼을 이용해 소형 콤팩트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신차 하나를 개발하기 위해서는 수년에 걸쳐 평균 3000억∼5000억 원 가량의 개발 비용이 소용되지만 플랫폼을 공유할 경우 개발기간과 비용을 평균 20% 이상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무리하게 플랫폼 통합을 추진할 경우 모델 간 차별화가 사라지는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 폭스바겐은 1993년부터 공용 플랫폼 전략을 수립해 추진했으나, 브랜드 및 차종 간 특장이 없어져 한때 판매위기에 봉착하기도 했었다. 이에 따라 폭스바겐은 차등급과 모델이 공유하는 플랫폼과 차등급과 모델에 따라 플랫폼을 달리하는 이중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모델에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한 플랫폼을 어떤 업체가 개발하느냐에 따라 자동차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며 “급변하는 자동차 시장에서 플랫폼 공유 전략은 업체들의 생존전략이 됐다”고 말했다.

유병권 기자 ybk@munhwa.com

 

..........................................................................................................

대기업 신용등급 강등 '공포'

- 2년새 2단계 추락 포스코 또 등급하향 기정사실?
- 롯데쇼핑, SK텔레콤, LG전자, KT 등도 '부정적'

[이데일리 김재은 기자] 포스코(005490), LG전자(066570), 롯데쇼핑(023530), SK텔레콤(017670), KT(030200) 등 국내 굴지의 대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는 재무안정성과 수익성 탓에 부정적 시선을 보내는 글로벌 신용평가사들의 하락 압력이 거센 상황이다.

◇ 포스코 M&A 후유증..또 등급강등?

무디스는 2010년 10월 포스코의 신용등급을 A1에서 A2로 13년만에 강등했다. 등급전망은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추며 추가적 등급하향 가능성을 열어뒀다.

포스코가 등급 강등의 수모를 겪은 것은 3조4000억원에 달하는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포스코는 글로벌 철강사 최상위 신용등급 자리를 신일본제철에 내줘야 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대우인터 인수 이후에도 삼성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 대한통운 인수에 나서는 등 지속적인 M&A 확장전략을 추진하면서 지난해 6월 또다시 A3 등급으로 한 단계 추락했다. 포스코는 지난 1월에는 호주 로이힐 철광석 프로젝트에 1조8000억원가량을 투자하기도 했다.

S&P는 지난달 31일 포스코에 대해 “현재 ‘A-부정적’인 등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2조원을 추가로 조달해야 할 것”이라며 “보유자산 처분 등으로 3조5000억원을 확보할 수 있지만 현 등급을 유지하기는 충분치 않다”고 지적했다.

불과 2년새 등급이 2단계나 떨어진 포스코는 지난 4월 보유중이던 SK텔레콤 등의 지분매각으로 58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하는 등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포스코특수강, 포스코파워 등 계열사 기업공개(IPO)도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 등급을 유지하려면 2조원가량의 추가적인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하이마트를 인수한 롯데쇼핑 역시 공격적인 M&A로 덩치를 불려오고 있다. 무디스는 지난 2월 재무구조 악화와 1분기 저조한 실적을 반영해 롯데쇼핑의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동시에 하이마트를 인수할 경우 롯데쇼핑의 재무구조와 신용등급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도 명시했다.

무디스는 “보유 현금으로 상당부분을 차입금 상환에 쓰더라도 EBITDA 대비 조정차입금 비율은 3.5배에 달해 A3 등급대비 취약한 수준”이라며 “향후 2~3분기 실적이 개선세를 보이지 못한다면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이닉스를 인수한 SK텔레콤은 지난 2월 무디스와 S&P, 피치가 한 단계씩 신용등급을 낮췄고, 무디스는 부정적 등급전망을 부여했다.

◇ 떨어지는 수익성 어찌할꼬

공격적 M&A를 통한 재무악화가 아니더라도 수익성이 나빠지며 외부 차입금이 늘어나는 경우도 많다.

LG전자는 지난해 10월 S&P가 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했고, 무디스는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S&P는 당시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 등 연결기준으로 계속되는 영업실적 악화와 이로인해 약화된 재무상태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일 피치는 LG전자에 대해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에 스마트폰 부진이 신용등급에 핵심적 리스크”라며 “세전 영업이익률(EBIT마진)이 1분기 3.7%에서 2분기 2.7%로 1%포인트 하락하는 등 영업마진도 취약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LG전자는 모바일과 LCD패널사업부문에서 6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가 지속되고 있다.

KT의 경우 한국 통신시장에서의 경쟁격화와 보이스톡 위협 등을 이유로 지난 6월 글로벌 신평사들이 일제히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낮췄다. S&P는 “한국 통신산업의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향후 1~2년간 KT영업실적이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무료음성통화서비스인 보이스톡 출시가 유무선 통화수익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보이스톡이 KT뿐 아니라 SK텔레콤 등 한국 통신사들의 수익성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윤영환 신한금융투자 크레딧 연구위원(상무)은 “과거 중국발 모멘텀으로 평가받던 한국기업들이었지만, 금융위기를 거치며 글로벌 신평사들이 재무적 가이드라인을 보다 엄격히 적용하고 있다”며 “한국기업들은 통상 재무적 요인에서 등급 이하의 평가를 받았고, 비재무적 요인으로 상쇄하는 구조가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 톱10 기업중에 삼성전자 정도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부정적’전망을 받게 될 것”이라며 “기업 신용이슈가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김재은 (aladin@edaily.co.kr)

  

.......................................................................................................... 

[한중수교 20년 중국과 함께 세계로] <5> 중국 대륙에 심는 포스코식 제철소



파이넥스에 반한 중국 "사업 함께하자" 잇단 러브콜

20년간 지속된 투자로 '상생 기업' 신뢰 듬뿍

일관제철소 설립 이어 차 강판공장 건립 결실

글로벌기업 위상 굳혀

"포스코의 포산 철강 프로젝트는 광둥성 자동차산업의 발전을 촉진시켜 주장삼각주와 화난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앞당길 것입니다." (린무성 광둥성 부성장)

"포스코의 차세대 고로인 '파이넥스'는 중국의 친환경 정책에 부합하는 것은 물론 세계 철강 역사를 새로 쓰는 창조적 기술입니다." (황친 전 장쑤성 장자강시 서기)

"포스코가 철강 기술 분야에서 이룬 성과에 탄복합니다. 기술 부문에서 교류와 사업 합작을 적극 희망합니다." (중국 최대 철강기업 바오강의 쉬러장 이사장)

현지 철강업계와 당정 고위 지도자들이 최근 박차를 가하고 있는 포스코의 첨단기술 합작 사업 및 고부가가치 철강 프로젝트 진행에 대해 내놓은 평가들이다. 지금 내로라하는 중국의 철강업체들은 포스코가 독자 개발한 친환경 차세대 고로인 파이넥스 기술 이전과 합작 사업을 통해 업계 첨단기술 선도 기업으로 거듭나고자 '안달'이 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 정부는 철강업체 난립에 따른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대적인 업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동시에 지속 가능한 성장과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제12차 5개년경제개발규획(2011~2015년)을 통해 신에너지 등 신흥전략 산업 육성은 물론 기존 기간산업 부문에서 에너지 효율성이 높고 환경오염이 적은 친환경 산업 육성에 매진하고 있다.

이런 터라 파이넥스 공법은 이산화탄소 등 환경오염물질 배출을 줄일 수 있는데다 에너지 효율 제고를 통해 기존 고로보다 15% 정도 원가절감이 가능해 중국 업체로서는 탐이 나지 않을 수 없는 기술이다. 지난해 충칭강철과 합작으로 충칭에 파이넥스 공법을 활용한 신개념의 일관제철소를 건설하기로 함에 따라 세계 최대 철강시장인 중국 대륙에 포스코식 제철기술을 전파하기 위한 첫 단추를 끼웠다. 지난 2006년 외국기업 최초로 장쑤성 장자강에 80만톤 규모의 일관 스테인리스 제철소인 장자강포항불수강을 설립한 데 이어 또다시 일관제철소를 건설하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국가기간산업에 속하는 철강업의 속성상 중국 정부는 포스코 외에 어떤 외자기업에도 상공정을 포함하는 고부가가치 사업인 일관제철업을 지금까지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식 제철소 건설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많은 기업들이 파이넥스 기술 관련 합작을 하고 싶어 줄을 서 있기 때문이다. 2007년부터 파이넥스 기술에 눈독을 들여온 중국 최대 민영 철강회사인 사강그룹의 선원룽 회장은 "중국의 철강시장은 지난 30년의 양적 성장 시대를 벗어나 기술개발이 요구되는 질적 성장기로 접어들었다"며 "여러 새로운 기술과 비교했을 때 파이넥스 공법은 가장 앞선 선진기술이자 낙후된 고로의 기술개조 프로젝트에 활용할 수 있어 중국에 가장 적합한 기술"이라고 말했다.

1997년 포스코와 합작으로 장자강포항불수강을 설립하기도 했던 선 회장의 사무실에는 포스코 창업자인 고 박태준 명예회장의 초상화가 걸려 있다. 1970년대 자본과 기술력 등 어느 하나 내세울 게 없던 무명의 회사를 '하면 된다'는 불굴의 정신과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세계 최강의 제철회사 중 하나로 키운 그 기백을 매일매일 마음에 새기고 싶기 때문이라고 선 회장은 설명했다.

1990년대 초 중국 진출 이후 포스코는 지금까지 40억달러를 투자하며 철강 분야 6개사 등 49개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009년 41억달러이던 중국 내 매출은 2010년 62억달러, 2011년 71억달러로 꾸준히 늘어났으며 올해는 84억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가 중국 당국과 업계로부터 이같이 높은 신뢰를 받으며 성공 가도를 달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진출 초기인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 정부의 기간산업 육성과 경제발전정책에 적극 호응해 지난 20년간 랴오닝성의 다롄, 광둥성의 포산, 장쑤성의 장자강, 산둥성의 칭다오 등에 전기강판ㆍ컬러강판ㆍ스테인리스강 공장 건설 등 일관된 투자를 단행했던 것이 중국 당국에 믿을 수 있고 상생 발전할 수 있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확고하게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부분 외자기업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문에 투자를 주저하던 2009년에 경영수지 악화를 무릅쓰고 장자강포항불수강에 3억달러 규모의 추가 투자를 단행함으로써 중국 정부에 강한 인상을 남긴 것은 물론 향후 원가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포스코는 이제 급성장하는 중국 시장에서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다지기 위해 고기술ㆍ고부가가치 강철 분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고급 자동차 외판을 생산하기 위해 광둥성 포산시에 짓고 있는 용융아연도금공장이 대표적 예다. 이 첨단공장 건설을 책임지고 있는 문기수 광둥순더포항강판유한공사 사장은 "자동차 외판 생산은 첨단기술과 세밀한 공정이 요구되는 고부가가치 분야에 속한다"며 "급성장하는 중국 자동차시장에 맞춰 고품질의 자동차 외판을 현지에서 생산ㆍ공급하는 체제를 갖춤으로써 첨단기술 기업으로서의 포코스 위상을 더욱 굳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포스코는 미래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기존 주력 사업인 철강 분야 외에 유망 신규 사업 발굴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2010년에는 네이멍구 바오터우시에 희토류 생산법인을 설립해 하이브리드자동차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정준양 회장은 중국 정부와 심도 있고 포괄적인 신사업 제휴를 위해 2010년 7월 지린성과 철강, 신도시 건설, 물류, 에너지, 통신 등 5개 항목에서의 전략적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같은 해 11월에는 광둥성과 녹색 신도시 건설, 전기자동차 분야 등의 전략적 협력 합의서에 사인하고 현재 폐기물 연료화 사업 등 환경, 정보기술(IT), 에너지 부문에서 4건의 합작투자 협상을 벌이고 있다.

베이징=이병관특파원 yhlee@sed.co.kr

 

[한중수교 20년 중국과 함께 세계로] 중국 철강산업 구조조정·고도화… 첨단기술 가진 포스코엔 되레 기회

정철호 베이징 포스코경영연구소장

"공급과잉에 직면한 중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이 친환경 신(新)고로 공법인 파이넥스 등 첨단기술을 갖고 있는 포스코에는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정철호(사진) 베이징 포스코경영연구소 소장은 중국 경제가 양적 고도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하면서 철강산업도 중대 기로에 서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철강산업 구조조정에 따른 업계 재편으로 고부가ㆍ신기술 시장에 대한 욕구가 커지면서 포스코에는 시장 합작 및 제휴의 기회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는 게 정 소장의 예측이다.

그는 특히 "포스코의 신고로 기술인 파이넥스는 중국 철강산업의 고도화 과정에서 중국 굴지 토종업체들과의 합작 및 제휴 가능성이 큰 분야"라고 말했다. 중국이 자체적으로 신고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지만 녹록지 않아 파이넥스가 시장화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게 정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중국 굴지 국영 철강사인 바오산이 지난 1ㆍ4분기 자체 개발하던 신고로 기술인 '코렉스' 공장을 중국 북서부 신장자치구에 있는 계열사인 8ㆍ1강철로 옮기기로 했다"며 "이는 바오산이 사실상 코렉스 기술의 시장화를 포기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정 소장은 또 "포스코는 중국 철강산업의 고도화에 대비해 이미 자동차 외판, 전기강판 등 고부가가치 판재류의 비중을 늘려왔다"며 "현재 광둥성 포산에 짓고 있는 공장을 시작으로 제2, 제3의 고부가가치 자동차용 외판 공장을 건설해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현재 포스코는 고부가가치인 판재류 비중이 중국 전체 매출의 44.2%(2011년 기준)를 차지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대우인터내셔널 인수를 계기로 자원개발ㆍ소재산업 투자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며 "포스코건설 등 계열사 간 시너지 경영에도 시동을 걸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병관특파원 yhlee@sed.co.kr

 

..........................................................................................................

上 냉장실 下 냉동실…`윤부근 냉장고` 통했다

하루 400대씩 팔려…내달부터 중동·미국 수출

윤부근 사장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담당 사장의 승부수가 통했다. 기존 양문형 냉장고의 틀을 벗어나 '상(上)냉장ㆍ하(下)냉동식'으로 만든 '지펠 T9000' 냉장고가 국내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끌어당기며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한 것.

지난달 4일 국내에 처음 출시된 삼성전자 T9000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900ℓ를 구현했다.

특히 냉동실의 사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냉동실을 절반으로 나누고 여러 칸의 수납공간을 갖춘 게 특징이다. 냉장고 문을 열면 알파벳 T자 모양의 실내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윤 사장이 생활가전사업부를 맡은 지 7개월 만에 기존 냉장고의 패러다임을 확 바꾼 T9000은 일명 '윤부근 냉장고'로 불리면서 가전 업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T9000은 하루에만 400대가 넘는 초기 판매실적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부근 사장 등 생활가전사업부 임원들은 예상 밖 실적에 잔뜩 고무된 분위기다. 이 정도로 수요가 몰릴 줄은 몰랐다는 반응이다.

삼성전자 광주사업장의 지펠 T9000 냉장고 라인에서 생산직 직원이 제품을 조립하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관계자는 "기존 양문형 냉장고인 그랑데스타일 모델의 동일 기간 판매량과 비교하면 세 배를 훌쩍 넘는다"고 말했다. 300만원대 프리미엄 냉장고가 이처럼 날개 돋친 듯 팔리면서 수출 전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 시장의 뜨거운 반응을 확인한 삼성 측은 다음달부터 중동을 시작으로 가전제품의 격전지로 꼽히는 미국 시장에 이 제품을 수출하기 위해 타당성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냉동실을 넓게 쓰는 데 익숙한 미국 소비자가 아기자기한 냉동실 수납공간을 갖춘 T9000을 선호할지 검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서랍형 냉동실을 원하는 소비층이 미국에서도 충분히 있다는 초기 조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다. 벌크 형태로 냉동실을 넓게 쓰는 프렌치도어 냉장고(FDRㆍ하단 냉동고형 냉장고)를 선호하는 사람이 45% 정도라면, 지펠 T9000을 좋아하는 소비층도 35%가량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잠재 수요가 충분히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기존 디자인과 제품 특성을 유지하되 냉장고 표면에 금속성 패턴을 입히지 않은 스테인리스형 모델로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 베스트바이 등 주요 가전 매장에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대용량 냉장고를 선호하는 중동과 미국 시장에 T9000을 우선 수출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적은 용량대를 찾는 유럽ㆍ중국ㆍ호주 소비자를 위해 900ℓ보다 다소 작은 800ℓ 중반대 냉장고 모델을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T9000의 국내 주문량을 맞추기 위해 광주사업장의 T9000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초반 기선을 잡은 만큼 제품 공급이 지연되지 않도록 생산 현장을 연일 독려하고 있다.

LG전자도 910ℓ 냉장고의 정식 판매를 위해 서두르고 있다. 지난달 16일부터 약 한 달간 910ℓ 디오스 냉장고의 예약 판매에 들어간 LG전자는 이달 20일께부터 주요 가전 매장에 이 제품을 공급할 방침이다.

LG전자 관계자는 "백화점과 LG베스트샵 중심으로 하루 40~50대의 예약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8월 중 제품이 본격 출시되면 주문량이 크게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전 업계는 초기 시장 반응이 뜨거운 900ℓ급 대용량 프리미엄 냉장고가 가전 업체의 매출과 수익성 향상에 알토란 같은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인혁 기자]

 

......................................................................................................... 

1500만명 본 동영상 … 비밀은 '나홀로 사장님'

인사이드 Story - 아이디어 하나로 창업 …'1인 제작자'뜬다

상반기 유튜브 국내 1위…광고 붙여 수익 '짭짤'

앱 개발·출판도 '1인 시대'…소자본 운영 … 실패 부담 줄여


김호근 흥해라흥 픽쳐스 대표(31)는 작업실도 없이 혼자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1인 제작자’다. 김씨가 만든 애니메이션 ‘1루수가 누구야’는 우리 국민 3명 중 1명(조회수 1550만건)꼴로 봤다. 올 상반기 유튜브 국내 부문 1위를 차지했다. 1루수가 누구야는 야구 1·2·3루수 선수의 이름이 각각 ‘누구야’ ‘뭐야’ ‘몰라’여서 생긴 해프닝을 다룬 코믹 동영상 만화다.

김 대표는 자신이 직접 기획·제작한 캐릭터 애니메이션을 1주일에 하나씩 유튜브와 네이버에 올리고 이에 대한 광고 수익을 얻는다. 애니메이션 기획과 제작은 김 대표가 맡고, 유통과 판매는 유튜브와 네이버가 담당하는 것. 그는 “내가 원하는 일을 마음껏 하면서 만약에 사업에 실패하더라도 (혼자 일하기 때문에) 큰 타격이 없는 게 1인 제작자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직원을 따로 두지 않고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스마트폰 게임 애플리케이션(앱), 전자책 등을 만드는 1인 제작자가 뜨고 있다. 정보기술(IT)의 발달로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자신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고 이를 배포하는 일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1인 제작자는 자신이 콘텐츠 기획과 제작을 담당하고, 판매와 유통은 전문 기업에 맡기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모바일 게임 앱 ‘캐치캐치마우스(캐캐마)’를 만든 김재현 블리스소프트 대표(29)도 대표적인 1인 제작자다. 2009년 12월 사무실도 없이 지하 자취방에서 스마트폰 앱 아이디어 하나만 갖고 홀로 창업해 성공한 경우다. 모바일 게임을 주로 개발하던 김 대표는 지난해 내놓은 모바일 게임으로 애플 앱스토어 국내 게임부문에서 3일 동안 1위에 올랐다. 수익도 늘어나면서 현재는 12명이 일하는 벤처기업으로 성장했다. 지난 9일에는 나우콤에서 5억원가량의 투자도 유치했다. 김 대표는 1인 제작자가 성과를 내면서 기업인으로 생장해 가는 모델이다.

출판 업계에서도 1인 출판 시대가 열리고 있다. 전문 소설가가 아니어도 전자출판 제작 도구 등을 통해 일반인들이 직접 만든 전자책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 혼자서 제작한 아이패드용 어린이 동화를 만든 장유진 씨(28)는 “전자책 제작 프로그램을 이용해 책을 만들고, 인터넷 서점이나 모바일 장터에서 출판사를 거치지 않고도 판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1인 제작자가 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콘텐츠 유통시장의 개방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얼마든지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진 것이 1인 제작자가 늘어나는 데 한몫했다. 이장우 경북대 경영학부 교수는 “스마트폰 앱을 개발해 앱스토어에서 판매하거나 동영상을 제작해 유튜브 등에 올려 광고 수익을 얻는 등 자신이 만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유통할 수 있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구문모 한라대 미디어콘텐츠 학교 교수는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어 편집하는 정보통신을 개인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이 진화됐다”고 말했다.

미국엔 1인 제작자로 웬만한 기성 사업가 못지않게 돈을 버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러나 국내 1인 제작자 시장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1인 제작자와 콘텐츠 소비자가 만나는 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탁정삼 한국콘텐츠진흥원 문화창작팀장은 “1인 기업의 경우 생존율이 아직은 10%가 채 안 된다”며 “기업이나 공공기관이 1인 제작자를 지원, 육성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우섭/하헌형 기자 duter@hankyung.com

.........................................................................................................

삼성, '금지된 자료' 왜 공개했을까?

<아이뉴스24>

[김익현기자] 삼성과 애플 간의 역사적인 특허 재판이 시작부터 미궁 속으로 빠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31일(현지시간) 공개 금지된 증거자료를 언론에 배포한 때문이다.

새너제이법원의 루시 고 판사는 격노하면서 사태 파악에 나섰다. 외신들에 따르면 고 판사는 삼성 쪽 대표 변호사인 존 퀸이 이번 자료 배포에 연루돼 있는 지 파악하라는 지시까지 내렸다.

이번에 삼성이 공개한 자료에는 "소니 제품을 참고해서 아이폰을 만들었다"는 니시보리 신의 증언이 들어 있다. 또 아이폰 공개 전인 2006년에 이미 삼성이 F700폰을 개발하고 있었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삼성으로선 회심의 카드가 모두 담긴 자료인 셈이다.

당연히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 없다. 도대체 삼성은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을 뻔히 알면서 왜 관련 자료를 공개했을까?

◆'디스커버리 프로세스' 때문에 못 써먹게 된 자료

이번 자료는 루시 고 판사가 세 차례에 걸쳐 배심원들 앞에서 공개하지 말라고 통보한 것들이다. 판사 입장에선 삼성의 이번 조치가 굉장히 불쾌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이 대목에서 국내 일부 언론들은 "편파적인 재판 진행"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런던올림픽을 연상케한다고 비판한 곳도 있다.

물론 미국에서 열리는 재판인 만큼 삼성이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는 있다. 그 부분은 삼성도 어느 정도 감수해야만 한다. 그렇다고 해서 담당 판사가 이번 재판을 일방적으로 애플에 유리한 쪽으로 끌어가고 있다고 비판하는 것도 다소 성급하다.

그 보다는 한국과 미국 간의 사법제도 차이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아는 것처럼 미국은 배심원들이 판결을 하는 법 체계를 갖고 있다. 또 철저하게 당사자 중심 주의 구조를 갖고 있다.

그러다 보니 소송 관련 자료나 증언을 확보하는 이른바 '디스커버리 프로세스(Discovery Process)'가 다소 엄격한 편이다. 소장에 적힌 내용을 뒷받침해 줄 각종 자료들을 시한 내에 제출해야만 한다.

디스커버리 기간 중에는 여러 가지 방법을 사용해 자료를 확보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질문서' '법정 선서 증언' 그리고 '사실을 인정하거나 부인하라고 요청하는 문서' 같은 형태다.

루시 고 판사가 삼성 측에 니시보리 신 등의 증언 자료를 배심원들에게 공개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디스커버리 프로세스' 때문이었다. 자료 확보 시한을 넘겨서 제출됐다는 것이다.

판사 입장에선 삼성이 자료를 일방적으로 공개한 데 대해 당연히 격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세 차례나 공개 요청을 기각한 자료를 언론에 배포해 버렸기 때문이다.

◆삼성 "애플의 부정확한 변론은 허용하면서..."

여기서 두 번째 의문이 제기된다. 삼성은 왜 그토록 무모해 보이는 조치를 취했을까?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선 31일 재판 진행 상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선 IT 전문 매체인 더버지가 비교적 상세하게 전해주고 있다.

애플 측 변호인들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삼성 F700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자 삼성쪽 변호인단을 이끌고 있는 존 퀸 변호사가 문제가 된 자료를 법정에서 활용하지 못하도록 한 결정을 재고해달라고 요청했다.

삼성 측의 이 같은 요청에 대해 루시 고 판사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너무 자주 재고를 요청한다면서 존 퀸 변호사에게 착석하라고 요청했다.

더비지에 따르면 이 부분에서 판사와 삼성 측 존 퀸 변호사 간에 설전이 오갔다. 존 퀸 변호사가 루시 고 판사에게 "이번 재판의 쟁점이 뭐냐?"면서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루시 고 판사는 "당신을 제재하지 않도록 해 달라. 부탁이다."고 경고했다.

삼성이 문제가 된 슬라이드 16장을 언론에 배포한 것은 이 일이 있고 난 뒤였다. 삼성 측은 보도자료와 함께 관련 사진을 배포하면서 재판부에 대한 불만을 강하게 표출했다.

삼성 측은 "애플이 배심원단에 부정확한 변론을 하는 것은 허용하면서 삼성이 사건전말을 들려주는 것은 막는 다"면서 기각된 증거는 삼성이 아이폰의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는 사실을 규명하는 문건"이라고 강조했다.

가뜩이나 법정에서 이슈가 되었던 사안인 만큼 파장은 엄청났다.

더버지는 "삼성이 관련 자료를 언론에 뿌렸다는 사실을 안 루시 고 판사는 격노했다(livid)"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번 자료 공개에 존 퀸 변호사가 연루돼 있는 지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사실을 뻔히 예상했을 삼성은 왜 자료를 공개한 것일까? 일단 삼성 쪽의 공식 해명이 나오고 있지 않는 만큼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어느 선에서 자료 공개를 결정했는지도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짐작은 해 볼 수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이번에 공개한 자료는 삼성 입장에선 버리기엔 너무나 아까운 카드다. 아이폰이 독창적이지 않을 뿐 아니라, 삼성 역시 아이폰을 베낀 것이 아니라는 두 가지 주장 모두를 뒷받침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 아무리 구슬이 서말이라고 꿰어야 보배인 법. 배심원들 앞에서 그 자료를 공개하지 못한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결국 판결을 하는 것은 배심원들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해 삼성 측이 전격 공개를 결심한 것일 수도 있다.

계속 이어질 소송전을 염두에 둔 조치란 해석도 가능하다. 잘 아는 것처럼 이번에 대상이 된 제품은 갤럭시S와 갤럭시S2, 그리고 갤럭시 탭 10.1 같은 제품이다. 갤럭시S3 같은 최신 제품은 아직 재판 대상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다소 불이익을 당하더라도 "아이폰은 소니 제품을 참고해서 만든 것"이란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더버지 "항소 염두에 둔 조치일 수도"

반면 더버지는 삼성이 판사가 기각한 자료 공개를 계속 물고 늘어진 것은 항소를 염두에 둔 조치라고 분석했다. 애플이 승리할 경우 항소를 할 명분을 축적하는 데 더 없이 유리한 자료들이라는 것이다.

어쨌든 이제 칼은 루시 고 판사에게 넘어갔다. 판사 입장에선 유례 없는 항명으로 비칠 수도 있을 이번 사건을 어떻게 처리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 쪽에서 이번 자료를 공개하는 데 어느 선까지 개입됐는지도 중요한 이슈가 될 전망이다. 삼성 변호인단의 리더인 존 퀸 변호사가 재가한 사안일 경우엔 그 파장이 훨씬 더 클 것이기 때문이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애플이 소니 디자인 참고하라 지시"

특허소송 핵심 인물로 떠오른 신 니시보리 전 애플 디자이너.
美법원, 아이폰 디자이너 발언 '증거' 채택

삼성전자, 아이폰 모방 혐의 벗을지 주목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소송전의 핵심 인물로 떠오른 신 니시보리 전 애플 디자이너(46)가 재판의 변수로 떠올랐다. 그의 녹취 발언 중 일부를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애플이 소니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삼성전자의 주장을 입증하는 발언이 그의 입에서 나올지 주목된다.

○애플 디자이너 발언이 ‘증거’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연방법원에서 두번 째 열린 삼성전자와 애플 간 특허 소송 재판에서 루시 고 판사는 “신 니시보리 전 애플 디자이너로부터 얻은 증언 중 일부를 (삼성전자는) 증거로 활용할 수 있다”고 허용했다.

고 판사의 이 같은 결정은 전날 있었던 첫 공판을 뒤집은 것이다. 고 판사는 지난달 30일 “녹취한 니시보리의 증언을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니시보리의 발언 자체가 재판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인 만큼 증거로 채택해달라”고 재요청하자 이를 받아들였다.

다만 녹취록 전부를 증거로 채택하지 않고 ‘(소니의 디자인은) 귀에 대기도 편하고 포켓에도 들어가기 쉽다’는 발언 등 휴대폰의 기능성과 관련된 증언만 재판에서 증거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한했다.

니시보리의 발언 중에는 “(애플 디자인 수석책임자인) 조너선이 ‘소니가 아이폰을 만든다면 어떤 모양이겠는가. 그렇게 만들어줄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들어있지만 이날 증거로 채택되지는 못했다.

○증언대에 설지는 미지수

니시보리가 삼성과 애플 간 특허소송에서 핵심 증인으로 떠오른 것은 ‘애플 경영진이 아이폰을 개발할 당시 소니 디자인을 베꼈나’하는 부분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아이폰 디자인이 소니를 참고로 해서 만들어진 것이라면 삼성전자 갤럭시 스마트폰에 대한 디자인 특허침해 소송 자체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애플 측이 아이폰을 디자인할 때 당시 디자이너였던 니시보리에게 소니 휴대폰 디자인을 참고하라고 얘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02년 7월부터 미국 애플 본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한 니시보리는 2006년 조너선 아이브 밑에서 아이폰을 디자인하는 데 참여했다.

삼성전자 측은 재판 전부터 “애플은 소니의 디자이너들이 비즈니스위크와 인터뷰한 내용을 검토한 뒤 아이폰 디자인의 방향을 잡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니시보리의 증언을 청취하려 했으나 애플은 니시보리가 병가 중이어서 증언이 불가능하다고 거부해왔다. 삼성전자는 이후 니시보리가 세계 여행을 하는 등 아프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난 뒤 지난 5월에야 그의 증언을 들을 수 있었다.

니시보리는 지난달 초 애플에서 퇴사했다. 현재 캘리포니아주가 아닌 하와이에 체류 중이고, 건강 문제까지 겹쳐 법원의 소환에 응할 수 없다는 의사를 재판부에 전달한 상태다. 니시보리가 법정 증언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양측 논리대결 치열

이날 재판은 ‘삼성은 카피캣’이라며 공격하는 애플과 ‘공정한 경쟁일 뿐’이라고 방어하는 삼성의 논리 대결이 치열했다. 애플 측의 해롤드 맥엘히니 변호사는 “우리 모두가 다 아는 것처럼 혁신보다는 모방이 훨씬 더 쉽다”며 “애플은 모든 위험을 감수하고 아이폰을 시장에 내놓았는데 삼성은 손쉬운 방법을 택했다”고 주장했다.

삼성 측 찰리 버헤본 변호사는 “아이폰 출시 이전부터 LG전자의 ‘프라다폰’을 비롯해 많은 기업들이 직사각형 모양에 유리 스크린 디자인 제품을 내놓은 적이 있다”며 “삼성도 아이폰이 나오기 전부터 직사각형에 모서리가 둥글고 터치 기능이 적용된 휴대폰을 개발했다”고 반박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

자동차 전자장비 부품 시장 , 230조 미래 황금시장을 잡아라


자동차 전자장비 부품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매체나 기관마다 예측하는 수치는 차이가 있지만 이 시장이 미래에 엄청난 규모로 성장하리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미국의 유명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2015년이면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규모가 2000억달러(약 23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이 업체는 자동차 제조원가에서 전장부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현재 20~30%에서 2015년에는 40%로 올라가고, 엔진이 사라지는 전기자동차의 경우엔 70%로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자동차부품연구원의 보고서는 더 놀랍다. 이 보고서는 2015년까지 전장부품 시장규모가 5040억달러(약 580조원)로 성장할 것으로 발표했다.새롭게 열리는 거대 시장으로 놓고 기업들간의 숟가락 얹기 경쟁이 치열하다.

독일의 보쉬, 콘티넨탈, 일본의 르네사스 같은 전장부품 생산 기업은 후발 기업과의 격차를 더욱 벌려 나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세계의 완성차 업체들은 자체적으로 관련 기술을 개발하거나, 기존 부품생산 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최첨단 자동차 만들기 경쟁에 뛰어든 상태다.

무인자동차는 데이터가 핵심 기술

주목할 부분은 마이크로소프트사나 구글 같은 자동차와 전혀 무관해 보이는 기업들마저도 이 시장을 노리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시험주행 단계에 이른 구글의 무인자동차 시스템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구글이 이 기술을 개발했다는 것 자체가, 기술의 패러다임이 점차 기계 중심의 제조기술에서 컴퓨터 중심의 IT기술로 넘어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실제로 이 기술의 개발 책임자인 세바스티안 스런(45)은 “무인자동차는 자동차 제조기술보다 데이터가 핵심”이라며 “세계 최고의 컴퓨터 기술자들을 보유하고 있는 구글이 이 자동차를 개발하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의 대표적인 IT기업 인텔은 1억 달러를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한국의 기업도 시장 챙기기에 여념이 없다. 지식경제부는 2008년부터 그간 한국 경제를 이끌어온 자동차·섬유·기계·조선·의료기기 등 5개 산업에 IT 기술을 융합해 세계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5년 동안 1조원을 투입한다는 계획아래 R부문을 지원하고 있다.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았다. 2009년엔 현대자동차와 삼성전자가 합작해 차량용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재용 사장 세계 자동차 CEO와 잇단 만남

국내의 많은 중소기업에서 자동차 전장 관련 부품을 생산하고 있고,새로운 부품개발에도 분주한 모습이다. 국내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중 상당수가 후방카메라, 오디오 시스템, 내비게이션 등 국산 전장부품을 사용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불과 수년 전만해도 자동차에 장착되는 대부분의 전장제품은 전량 수입해서 장착했다. 현대차관계자는 “어떤 차종을 처음 개발할 때 새로운 장치는 80% 이상 전장부품을 수입해 사용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국산으로 대체된다”며 “현재 판매중인 쏘나타나 아반떼 같은 경우엔 전장부품의 70% 정도가 국산 부품”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대기업들까지 이 시장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현대차·LG·SK 모두 기업의 신성장 동력으로 자동차 전장시장을 지목하고 미래의 먹을거리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자동차 전장시장에서 대기업들간에 새로운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움직임에 불을 지핀 것이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다. 이 회사가 새로운 산업에 진출한다는 것만으로도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이미 반도체 기술로 세계 1위에 오른 경험이 있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에서도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다. 거기다 삼성은 본체와 엔진을 제외한 모든 자동차 부품을 생산할 수 있는 기술력과 경제력을 갖추고 있는 회사다.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들기만 하면 전체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차량용 반도체, 발광다이오드(LED)램프, 자동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삼성전기는 전기차용 모터와 후방카메라, 삼성SDI는 전기차용 배터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거기다 삼성디스플레이에선 차량 내부에 들어가는 LCD모니터까지 생산해 낼 수 있다.실제로 삼성이 차세대 먹거리로 선정한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전기차용 배터리 개발과 LED는 자동차용 전장부품 사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그리고 이런 기대감을 더욱 증폭시킨 것이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의 최근의 행보다. 이 사장은 지난해 말부터 GM, 토요타, 폭스바겐,BMW 등의 완성차 업체의 최고 경영자를 잇달아 만났다. 자동차 전장부품 1위 기업인 독일 보쉬와 자동차에 들어가는 센서·모터·통신네트워크 등을 생산하는 지멘스의 CEO도 직접 만났다. 하반기에는 포드자동차 최고경영자와의 만남도 기다리고 있다. 업계에서 “사실상 3세 경영에 돌입한 이 사장이 자동차 시장에 승부를 걸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단순히 CEO들을 만났다는 것이 모든 이유는 아니다. 만남을 가진 시기도 절묘했다. 올 2월 말 이재용 사장이 출국했다. 원래 외부에 알려진 행선지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가 열리는 스페인이였다. 스마트폰으로 세계 시장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을 감안하면 당연한 절차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 사장을 태운 비행기의 최종 목적지는 독일이었다.

그는 독일에서 노르베르트 라이트호퍼 BMW 회장을 만났다. 이런 움직임은 5월까지도 이어졌다. 5월 영국에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야심작 ‘갤럭시3’를 세계최초로 공개하는 행사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이 사장은 영국의 행사장 대신 마틴 빈터콘 폭스바겐 회장과의 만남을 택했다.

삼성의 자동차 전장사업은 이미 부분적으로 상당히 진행됐다. 삼성SDI는 독일 보쉬와의 합작사인 SB리모티브를 설립해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9년 BMW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되는 등 성과도 있었다. 현재는 보쉬와 결별하고 독자적으로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LED부문의 투자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현대 모비스와 공동으로 자동차용 LED 전조등을 개발하기도 했다.최근 판매를 시작한 기아 K9의 전조등이 그 결과물이다.하지만 현재 반도체를 포함해 모든 분야의 본격적인 시장 진입시기와 투자 규모를 놓고는 내부에서의 고민이 많다. 투자대비 수익성을 장담할 수 없어서다. 지속적으로 관련 기술의 개발은 하되 적절한 타이밍과 규모를 살피고 있다.

삼성전자의 자동차 반도체 개발에 참여한 삼성의 한 상무는 “수년 전부터 연구는 꾸준하게 하고 있다”면서도 “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속도가 들쑥날쑥 한 걸로 봐서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자동차 전장 사업이)생각보다 수익성이 떨어진 다는 생각을 할 수있다”며 “기존에 삼성전자는 반도체 하나를 개발하면 수천만대의 휴대폰 혹은 PC에 탑재해 팔았는데, 자동차는 판매량에서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원래 자동차가 주력인 현대차도 전장 부품 개발의 범위를 점차 넓혀가고 있다. 기존에 자동차 관련 부품을 개발·생산하는 현대모비스를 그대로 유지하고, 올 4월 추가로 현대오트론을 설립했다. 현대차에 탑재되는 전자장비 개발을 위한 연구소의 성격을 띠고 있다.현대오트론에는 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전장 독립’에 대한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이전까지 현대차는 자동차 전자 부품의 상당수를 외국 기업에 의존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독일의 보쉬다.

이번에 오트론을 설립하면서 24년 동안 이어오던 보쉬와의 관계도 청산했다. 4월에 설립 후 3개월 사이에 200여명의 연구 인력을 확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중·장기적으로 연구원을 1000명까지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오트론이 출범하면서 현대모비스와 역할 분담이 애매하다는 말이 나왔다. 현대차 내부에서조차 “모비스가 있는 상황에서 굳이 비슷한 성격의 오트론을 설립할 필요가 있느냐는 말이 많았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교통정리가 된 모습이다. 오트론은 자동차용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담할 예정이다.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개발은 기존 현대모비스에서는 손대지 않았던 분야였다. 모비스는 이전과 동일하게 그 외의 모든 자동차 관련 부품과 장비를 담당한다.

정몽구 회장 ‘전장 독립’ 의지 강해

국내 1·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현대차가 관련 시장에 뛰어들면서 그룹의 3세 경영자인 이재용 사장과 정의선 부회장의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자동차 전장 시장이 미래를 바라보는 사업인 만큼 실제로 이 사업을 이끌어 나가는 수장 역할은 결국 두 사람이 해야 한다. 업계에서 이 사장과 정 부회장은 사이가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동일한 분야에서 비슷한 사업을 시작한 만큼 경쟁은 피하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다.

일각에서는 해외 완성차 업체의 CEO를 연이어 만나는 이재용 사장을 두고 “삼성이 다시 완성차 사업에 뛰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나왔다.현재 두 회사는 모두 3세 경영인의 관계가 지나친 대결 구도로 해석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이재용 사장은 5월 “자동차 전자부품시장에 관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완성차 사업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역시 삼성전자와의 대결구도가 부담스러운 눈치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용 반도체라는 것이 하루아침에 뚝딱 나오는 게 아니다”며 “미래를 보고 관련 기술을 확보해 두는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양한 전장부품 생산업체와 협력해 사업을 진행하거나, 이전처럼 부품을 납품 받아 쓰는 등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LG그룹 역시 다양한 분야에서 전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자·화학·제조 등과 관련된 다양한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어 기술 수준은 삼성전자 못지않다. 현재 LG그룹에서 생산가능 한 자동차 부품만 해도 10여가지가 넘는다. LG화학에서는 전기차용 배터리를 생산해 이미 GM에 납품하고 있다. LG이노텍에서도 자동차 조향장치 모터와 센서, 전후방 카메라 등을 생산한다. 특히 미래에 열릴 전기차 시장에 대비한 사업을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지난해 9월엔 인천 서부산업단지에 3만평 규모의 전기차 부품 생산·연구시설 건립을 시작했다.

2015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시설 건립에 2조원을 투자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LG그룹이 배터리를 포함한 자동차 부품 사업에 투자를 계획하고 있는 금액만 3조5000억원에 달한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을 통해 이미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뛰어든 상태다.지난해 6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모든 차가 SK배터리로 달리는 그날까지 나도 같이 달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만큼 적극적이다. 거기다 최근 인수한 하이닉스를 통해서 차량용 반도체 시장을 노려볼수 있게 됐다.

자동차 전장 시장에 도전하는 국내 기업의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우선 이미 기술적으로 앞서 나가고 있는 외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는데 쉽지가 않아서다. 현재 자동차 전장 시장에서 이른바 잘나가는 기업들은 기술 개발의 역사나 규모면에서 월등이 앞서나가고 있다. 자동차 전장 부품 중 핵심인 엔진제어장치분야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콘티넨탈은 지난해 한국에서만 1조30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최근에는 스마트폰과 자동차의 경계를 허무는 실시간 정보기술(텔레매틱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콘티넨탈의 헬무트 마치 전장부문 사장은 올 6월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국내 기업과의 경쟁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하나의 우수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은 쉽지만 여러 기술을 통합해 쉽고 편리하게 묶는 것이 어렵다”며 “한국의 후발주자들이 오랫동안 자동차 부품만 전문적으로 생산해온 기업과 경쟁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트론을 설립하고 기술 개발을 시작한 현대차에 대해서 “단순히 제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을 통합하는 기술에 있어서는 콘티넨탈이 월등히 앞선다”며 현대차의 콘티넨탈등 부품기업에 대한 의존도는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제 안전성 기준 충족해야

세계 1위의 자동차 부품생산 업체인 보쉬와 2위의 덴소 등도 강력한 경쟁자들이다. 동일본 대지진으로 반도체 제조공장이 피해를 입었음

에도 세계 마이크로컨트롤러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르네사스도 있다. KDB대우증권 황준호 애널리스트는 “국내에도 많은 자동차 전장부품 생산 업체들이 있지만 사업성이 낮은 주변기기를 생산하는 수준”이라며 “정말 돈이 되는 핵심 부품들은 유럽·일본의 기업과 기술격차가 커 시장에 진입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완성차 업체가 아닌 삼성이나 LG 등이 자동차 시장의 특수성 때문에 고전을 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그간 두 기업이 제조한 제품에 들어가는 부품과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은 성격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현대모비스 김석진 연구원은 “PC나 MP3 플레이어는 오류가 발생하면 껐다 켜거나 프로그램을 새로 깔면 그만이지만 자동차에 탑재되는 전자장비가 오류를 일으키면 인명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충고했다.

그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보다 대내외적으로 ‘안전하다’는 신뢰를 얻는 것이 더 어렵다”며 “이 부분을 간과하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예로 든 것이 USB를 통해서 음악을 듣는 시스템이다. 사실 USB에 음악파일을 다운 받아 사용하는 기술이 등장한 것은 10년도 넘었다. 하지만 그 간단한 기술이 자동차에서 안전하다는 검증을 받고 구현되기 시작한 것은 불과 4~5년 전의 일이다.

많은 우려에도 자동차 전장시장에서 미래 먹거리를 찾아야 한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그냥 포기하기에는 현재 시장의 규모나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차정은 선임연구원은 “한국의 수출품 중 1위인 자동차와 세계 1위를 자부하는 IT 기술이 융합하면 충분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치열한 경쟁시장에서 영역을 넓혀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발효된 한-미, 한-EU FTA가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기존에 자동차 전장관련 부품은 EU에 수출 시 3~7%, 미국에 수출 시에는 3~4%의 관세가 부과됐다. FTA가 발효되면서 2015년까지 순차적으로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자동차 전후방 카메라를 수출하고 있는 엠씨넥스, 크라이슬러에 친환경 모터를 공급하고 있는 아모텍 �� 기업의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거기에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은 올 9월 이후에 생산되는 자동차의 10%, 2014년 9월 이후 생산되는 자동차 100%에 카메라 장착을 의무화했다.휴대폰 덕분에 카메라모듈 분야에서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다만 자동차 전장부품은 안전과 직결된 부품인 만큼 그에 따른 안전성을 확보하는 일은 과제로 남았다. 지난해 말 유럽·미국·일본의 주요 완성차 및 부품 업체가 주도해 자동차 기능 안전성 국제 표준인 ISO26262를 제정했다. 기존의 제품 안전 규정으로는 자동차 전자부품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마련됐다.

자동차용 전기·전자 시스템 제조업체는 사실상 필수적으로 따라야 하는 규격이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김원종 박사는 “ISO26262가 업계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올랐음에도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며 “정부·기업이 협력해 공동으로 대응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애플 17년만에 첫 배당,국내 기업엔 불안한 선례

'주주들에게 백기 든 애플.'

애플의 첫 배당일(8월 16일)을 앞두고 국내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국내 분기 및 중간 배당시즌과 맞물려 현금 보유량이 많으나 투자를 하지 않거나 시가배당률이 낮은 상장사에 외국인 주주들의 배당 압력이 거세질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가 경영 일선에 복귀한 이후 17년간 단 한 차례도 배당금을 주지 않았다.

■'거액배당'에 웃는 사람 있다

애플은 오는 16일 주주들에게 배당금 2.65달러를 지급한다. 시가배당률로 보면 1.8%다. MS와 HP가 각각 주가의 2.5%, 2% 규모의 연간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배당은 성장과는 대치되는 용어다. 애플의 성장성 한계 논란이 불거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애플의 성장성에 시장이 의구심을 가질 때마다 배당 압력은 더 커질 것이라는 게 시장 전망이다. 이를 의식한 듯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은 그동안 현금 일부를 연구개발, 기업인수, 소매점 확장, 공급체인망 확충, 인프라 건설을 위해 사용해왔다"며 "앞으로도 이들 부분에 대한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어쨌든 국내 투자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국내 법인과 고액자산가 등 국내 일반 투자자들이 보유한 애플 주식은 4만9923주에 달한다. 애플에 투자한 국내 투자가가 얻은 수익은 배당만이 아니다. 애플 주가는 2009년 1월 16일 82.33달러를 바닥으로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에는 405달러로 올라서더니 31일(현지시간) 610.76달러를 기록했다. 배당과 평가차익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셈이다.

■국내 기업 배당 정책 영향 줄까

애플의 배당은 국내 상장사에도 불똥이 튈 것으로 전망된다. 현금은 많지만 시가배당률이 낮은 상장사 가운데 외국인 주주가 많은 곳은 향후 현금배당 상향 조정 압박에 시달리게 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특히 자기자본이익률(ROE)이 8~9% 미만인 상장사들이 타깃이 될 확률이 높다고 분석한다.

지난달 30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 가운데 POSCO, SK이노베이션, LG디스플레이, KT, GS, 대우조선해양, 두산, 한화케미칼, CJ, 한화, GS리테일, 효성, 농심 등이 시가총액 대비 현금 비중이 10%가 넘으면서 시가배당률이 낮고 ROE는 10%를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POSCO(50.27%), KT(46.48%), 농심(33.83%), CJ(23.76%) 등 이들 상장사의 외국인 지분율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 향후 성장성이 의심받게 될 때면 현금배당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의 최대 경쟁사 삼성전자에 대한 배당 압력이 커질지도 관심사다.

삼성전자의 현금성 자산과 단기금융상품은 1·4분기 현재 24조9370억원이다. 시가총액 190조원과 비교하면 12% 정도로 애플보다 낮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만원의 배당을 했지만 올해에는 5500원(중간배당 포함)에 불과해 시가배당률이 0.5% 수준에 불과하다.

아울러 애플을 이끌고 있는 팀 쿡 최고경영자가 900억원 규모의 배당을 포기하기로 한 바 있어 국내 대기업 최대주주와 CEO들의 배당 행보에도 관심이 쏠린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자산 순위 10대그룹(공기업 제외) 총수들의 지난해 12월 결산법인 배당금(중간배당 포함)은 총 1715억 원이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총 456억3000만원,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은 308억7000만원,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285억9000만원을 받았다. 구본무 LG그룹 회장(191억원), 최태원 SK그룹 회장(190억6000만원), 허창수 GS그룹 회장(120억5000만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76억4000만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63억9000만원), 박용현 두산그룹 회장(18억4000만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3억3000만원)이 뒤를 이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성장이 의심받게 되면 미래 성장 가치보다는 현재 고여 있는 가치(현금)를 나눠 달라는 압력이 강해진다"며 "지금 같은 시기는 현금을 대량 보유한 기업에 대한 적대적 인수·합병(M&A)이나 배당 요구가 커지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kmh@fnnews.com 김문호 기자

...........................................................................................................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

 

[런던]한 팔 한 다리로 세상을 메친 '金재범'

기사입력 2012-08-01 00:46:02 기사원문보기

유도 김재범 金…‘그랜드슬램’ 달성

‘수사불패(雖死不敗·죽을 수는 있어도 질 수는 없다)’

2012년 런던올림픽 남자 유도 81㎏급에서 금메달을 따낸 한국 남자 유도의 간판 김재범(27·한국마사회) 선수의 좌우명이다.

특히 이번 금메달로 그는 이원희(용인대 교수)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그랜드슬램(올림픽·세계선수권·아시아선수권·아시안게임 우승)’을 달성하는 기쁨도 맛봤다.

◆한국 세 번째 금메달, 그랜드슬램 두번째=김재범은 1일 오전 영국 런던의 엑셀 런던 노스아레나에서 열린 대회 남자 유도 81㎏급 결승에서 올레 비쇼프(독일)을 유효승으로 꺾고 우승했다. 이로써 김재범은 2008년 베이징 대회 은메달의 아쉬움을 깨끗이 씻어내면서 한국 선수단에 세 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김재범은 특히 이원희가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지 6년 만에 바통을 이어받았다. 김재범은 그동안 81㎏급에서 아시아선수권대회(4회 우승),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세계선수권대회(2회 우승)를 차례로 정복했지만 올림픽 금메달만 빠졌다. 김재범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때 은메달을 따내 그랜드슬램 달성의 기회를 한차례 놓쳤다.

◆유도 ‘금메달 갈증’ 풀어=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노 골드’의 위기에서 한국 유도를 구해낸 김재범은 일찌감치 런던올림픽 금메달 후보로 손꼽혔다. 전날 믿었던 왕기춘(24·포항시청)이 73㎏급에서 메달 사냥에 실패한 유도는 김재범의 금메달에 힘입어 ‘효자 종목’의 위상을 이어갈수 있게 됐다. 대표팀은 대회 이틀째인 29일 남자 66㎏급에서 조준호(한국마사회)가 ‘판정번복’의 우여곡절 끝에 동메달을 따내 첫 메달 소식을 전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와 2008년 베이징 대회에서는 유도가 한국 선수단에 1호 금메달을 선물하면서 ‘효자종목’의 역할을 톡톡히 했지만 이번 런던 대회에서는 사정이 달라지고 말았다.

이 때문에 한국 유도가 이번 대회에서 2000년 시드니 대회 이후 12년 만에 ‘노 골드’의 아픔을 재현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까지 나왔다.

한편 세계랭킹 8위인 정다운(23·양주시청)은 이날 여자 유도 63㎏급에서 아깝게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이로써 정다운은 생애 처음 도전한 올림픽에서 메달권에 근접했지만 막판 뒷심부족으로 종합 5위에 만족하며 4년 뒤 브라질 대회를 노리게 됐다.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

..........................................................................................................

 

< What >“CFO, CIO, COO, CAO” 암호 같은 ‘경영 직함’

‘CFO, CCO, CIO, CNO, COO….’

요즘 경영 관련 신문기사나 잡지를 얼핏 보면 암호 같은 용어들 때문에 고민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새로운 용어들이 생겨난 근본적인 이유는 최근 경영 환경이 그만큼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최고경영자(CEO)’라는 말은 이제 상식적으로 쓰이는 용어가 됐다. 그러나 CFO, CCO, CIO 등으로 넘어가면 이게 무슨 말인가 하고 한 번쯤은 고민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CEO라는 말 다음으로 흔히 쓰이는 CFO는 ‘최고재무책임자(Chief Finance Officer)’를 일컫는 말이다. 국내에서는 LG그룹이 최초로 도입해 대기업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CCO는 어떤 영어 단어가 사용되는가에 따라 뜻이 달라진다. 대표적으로는 ‘최고커뮤니케이션책임자(Chief Communication Officer)’를 뜻하기도 하고, ‘최고고객책임자(Chief Customer Officer)’를 의미하기도 한다. 또 ‘최고광고책임자(Chief Creative Officer)’의 약자로도 쓰인다.

CIO는 ‘최고정보책임자(Chief Information Officer)’를 뜻하고, 일부 기업에서는 CIO와 별도로 ‘최고지식책임자(CKO·Chief Knowledge Officer)’를 별도로 두기도 한다. COO는 ‘최고업무책임자(Chief Operating Officer)’, CNO는 ‘최고네트워크책임자(Chief Network Officer)’를 의미한다.

경영계에서 쓰는 용어는 아니지만 CAO는 미국 도시에서 부분적으로 도입되고 있는 ‘최고행정책임자(Chief Administrative Officer)’를 일컫는 말이다.

조해동 기자 haedong@munhwa.com 

........................................................................................................... 

[정치]“나를 법사위원장으로 만들어준 검찰에 감사”

ㆍ인터뷰 | 여성출신 최초 국회 법사위원장 오른 박영선 의원

여성 최초로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에 오른 민주통합당 박영선 의원(3선)은 “검찰이 나의 후원금 계좌와 보좌관의 계좌도 수시로 뒤졌다”고 폭로했다. 이명박 정부와 새누리당의 저격수로 잘 알려진 박 위원장은 <주간경향>과 인터뷰를 갖고 “내가 국회의원으로서의 생활 자체를 검찰과의 대치국면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누구로부터 단돈 1원도 받을 수 없었다”며 “검찰 덕분에 국회의원에도 당선되고, 법사위원장도 되고, 의정활동도 다른 의원들보다 투명하고 깨끗하게 할 수밖에 없었다. 검찰에 감사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회 법사위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와 저축은행 사건, 민간인 불법사찰,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부지 문제 등 여야간에 양보할 수 없는 현안이 산적해 있다. 국회 법사위는 여야 의원들간 기싸움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 위원장과의 인터뷰는 지난 7월 24일 그가 처음으로 법사위원장으로서 사회봉을 잡은 법사위 전체회의 직후에 이뤄졌다.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권재진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여야 의원들이 날선 공방을 펼치는 가운데 사회를 봤던 탓인지 회의가 끝났을 때 박 위원장은 무척 지쳐 있었다.

이름 앞에는 ‘저격수’라는 말이 항상 따라다녔다. 19대 국회에서도 법사위원장 하면서 ‘저격수’ 역할을 계속할 것인가.
“사실 ‘저격수’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한다. ‘저격수’라는 말은 BBK 사건 때문에 붙었다. 지난 2007년 말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는 당선 가능성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당선 가능성과는 별개로 BBK 사건과 관련해서는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생각하고 집요하게 파고들었기 때문에 그런 별명이 붙었다. 법사위원장은 아무래도 중립을 지켜야 하고, 여야간의 이견을 조정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예전과는 역할이 다를 수밖에 없다.”

민주통합당이 최근 검찰개혁 관련 7개 법안을 당론으로 국회에 제출했다. 검찰과 민주당의 길고긴 싸움이 시작된 것인가.
“법사위원장이 되고나서 트위터,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혀 모르는 사람들로부터 축하인사를 받았다. 그 사람들의 요청은 한 가지로 ‘검찰개혁을 해달라’,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어달라’였다. 민주당이 검찰과 싸움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검찰의 미래를 위해 검찰개혁을 해야 하는 것이 19대 국회의 임무라고 생각한다.”

많은 정치인은 본인도 모르는 사이 정치자금 문제 등 여러 면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고 들었다. 검찰은 이런 정치인들에 대한 정보를 항상 수집하고 있다. 박 위원장도 예외가 아닐텐데.
“내가 받은 후원금 중 단돈 1원도 잘못된 돈이 없고, 그렇게 받을 수도 없으니 두려울 것이 없다. 이번에도 법사위원장 못하게 하려고 검찰에서 실질적으로 방해공작을 폈다. 심지어는 나에 대한 소문이 나와 있는 정보지(일명 찌라시)를 근거로 수사하겠다고 나서기도 했다. 이런 정보지는 검찰이 단속해야 할 대상인데, 자기들이 정보지를 이용했다는 생각이 든다. 검찰이 언젠가는 고쳐지겠지, 언제까지 저렇게 할지 지켜보고 있다. (검찰이) 스스로 반성하는 날을 기다리고 있다.”

실제로 검찰의 사찰을 받거나 수사를 받은 적이 있나.
“검찰이 청목회 사건으로 내 후원계좌를 뒤진 적이 있다. 청목회는 나와 관련이 없는데 당시 최규식 의원이 김현미 의원에게 전달해 달라고 내 계좌에 100만원을 넣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김현미 의원의 변호사 비용 모금운동을 하고 있었다. 그것을 검찰이 뒤졌다. 그 외에도 계좌를 뒤진 경우는 많았다. 계좌추적 같은 것은 혐의사실이 있을 때만 해야 하는데 이렇게 자기들이 스스로 법을 위반하며 실컷 다 뒤져놓고 나중에 와서 잘못했다고 사과하면 끝인가.”

검찰이 박지원 원내대표를 수사하고 있고, 이석현 의원의 보좌관에 대한 압수수색 등 저축은행 사건과 관련해 강도 높은 수사를 하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표적수사로 비판받을 만한 소지가 많이 있다. 예를 들면 박지원 원내대표의 경우는 검찰이 감옥에 있는 특정 인물을 신문하는 과정에서 표적으로 삼아 수사를 한 의혹이 있다. (검찰이) 그렇게 해놓고 특정 언론사에 (기사를 흘리는 등) 계속 언론 플레이를 했다는 의심이 든다. 사전에 피의사실을 공표하는 것은 정당한 플레이가 아니다. 검찰이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자금 수사, 내곡동 사저 문제를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표적수사를 한 것 같다.”

박지원 원내대표 소환과 맞물려 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 소집을 요구하고 있다. 방탄국회라는 비판도 있는데.
“8월 임시국회는 그런 사항과 관련 없이 열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2011년도 결산도 하지 않았고, 민간인 사찰과 관련해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는데 그것도 전혀 이행되지 않고 있다. 국회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다. 민주당이 임시국회를 요구하는 것이 박지원 원내대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하는 것은 여당의 정치공세에 지나지 않는다.”

최근에 검찰은 검사장급 인사를 단행했다. 이명박 정부에서 사실상 마지막으로 검찰 고위급 인사를 했는데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검찰 인사는 보은인사, TK(대구·경북) 출신 인사들에 대한 특혜인사이자 편향인사다. 검사들도 그렇게 얘기하고 있다. 특히 이 정부에서는 TK와 고대 출신의 검사가 아니면 제대로 보직을 받을 수 없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보은인사는 BBK 사건을 담당했던 검사의 승진인사다.”

국민들 사이에는 ‘안철수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이헌재 전 총리 출판기념회 때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만났다고 들었는데, 대선후보로서 안철수 원장을 평가한다면.
“한마디로 독특한 사람이다. 사람을 대하는 태도나 대화를 이끌어가는 부분을 보면 보통사람과 다르다. 정치인으로서 갖춰야 하는 스킨십도 별로 보이지 않았다. 안철수 원장의 경우 대중과 카메라 앞에 서면 대중과 국민과의 스킨십은 어느 누구보다 재능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일 대 일 스킨십은 앞의 스킨십과 다르다. 안 원장의 일 대 일 스킨십은 아직 평가하기에 이른 것 같다”

박 위원장의 에세이집 <자신만의 역사를 만들어라>와 관련, 북콘서트를 광주에 이어 서울에서도 개최했다. 대선후보도 아닌데 왜 출판기념회를 전국을 돌며 하나.
“북콘서트를 계속하는 이유는 ‘청춘 멘토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젊은이들로부터 ‘기자가 좋으냐, 국회의원이 좋으냐, 국회의원으로서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할 것이냐’ 등 많은 질문을 받는다. 2030(20대·30대)에게 멘토 역할을 하고 싶다. 앞으로도 북콘서트는 계속할 것이다. 다음 북콘서트는 부산에서 할 예정이다.”

민주통합당 당헌·당규 때문에 이번에 대선에 나오지 못했는데, 아쉽지 않나,
“일부 대선후보들도 내가 출마하지 못한 것에 대해 좀 아쉬워한다. 내가 거기 끼어 있었으면 더 재미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모든 것이 다 때가 있다. 내 스스로 판단하기에 대선후보로는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내가 출마했으면 흥행에는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것을 부인하고 싶지는 않다.”


<글·권순철 기자 ikee@kyunghyang.com>

 

...........................................................................................................

[정치]‘서른 살 청년’에 대항할 원로가 없다

ㆍ북한, 리영호 실각 이후 최룡해 현영철 ‘김정은의 남자’로 김영남 최영림 ‘상징적 존재’로만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후 6개월이 지나면서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급속히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오히려 김정은식 정책이 벌써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정일 전 위원장 생전인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에서 정치국을 정상화하면서 이미 당체제를 정비하였고, 올 4월 제4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은이 최고 수위에 오르고, 자신의 인맥들도 요직에 배치시켰다. 역시 가장 두드러진 인물은 민간인 출신인 최룡해 대장이 정치국 상무위원에 등극한 것을 들 수 있다.

리영호의 빈자리는 현영철의 몫
더욱이 7월에 접어들면서 리영호 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의 퇴진(7월 15일)은 김정은식 정치의 신호탄이 되고 있다. 이어 2010년 9월 김정은과 함께 대장에 오른 현영철에게 차수 칭호를 수여했고(7월 16일), 다음날 김정은은 ‘공화국 원수’에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권력승계의 마침표를 찍었고, 자신의 인맥들을 주요 위치에 포진시키는 작업을 마무리했음을 보여준다.

사실상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과 같은 나이인 리영호는 2010년 3차 당대표자회 이후 김정은의 후견인 역할을 담당해왔는데, 김정은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하면서 2인자의 위상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그의 위상은 이미 올 4월 당대표자회를 거치면서 변화를 보였다. 가장 두드러지는 현상은 모든 행사의 주석단에서 김정은 오른쪽 첫 번째에 위치하던 그의 자리에 변동이 생겼고, 그 자리는 최룡해 차수에게 넘겨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리영호는 두 번째 자리에 위치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리영호의 위상은 변화한 것이다. 다만 최룡해와의 역할분담이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이 가능하지만 더 이상 2인자로 보기는 어려웠다. 아마도 최룡해가 선군정치 현실화(건설) 사업을 담당하고, 리영호는 군사를 담당하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할 수 있었다. 왜냐하면 최룡해의 등극 이후 그의 역할이 소위 ‘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의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었다. 만경대 유희장(놀이공원) 보수작업을 담당하는가 하면 총리 최영림과 유사하게 ‘현지료해’(현지지도와 유사하지만 그 아래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를 담당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4월에는 김형직사범대학 개건보수공사장 현지료해, 5월에는 릉라도호안공사 정형 현지료해(릉라인민유원지 보수)와 통일거리운동쎈터 현지료해, 그리고 6월에는 만경대유희장과 대성산유희장 현지료해 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이 최룡해의 역할은 군 차수이지만 건설사업을 담당하고 있어서, 군사 역할과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보게 된다. 그렇다면 군사는 리영호 몫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런데 7월에 리영호는 실각했고, 이를 대신할 인물로 현영철이 떠올랐다. 그는 2010년 김정은과 함께 대장에 승진한 인물로 8군단장 정도로 알려져 있을 뿐 최근에 급속히 떠오른 인물이다. 그러나 차수 승진 이후 7월 19일 김정은 원수 추대 경축행사에서 최룡해 다음으로 다섯 번째로 호명되어 초고속 승진 사례를 보여주었다. 아마도 리영호의 빈 자리는 현영철의 몫이 될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김정은의 인물들이 주요 요직을 점하게 되었다는 것은 김정은식 정치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더욱이 당 정치국 상무위원 중에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최영림 내각총리는 원로이기는 하나 김정은에게 직언을 할 위치에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먼저 최영림의 경우를 보면, 내각이라는 자리가 경제문제만을 담당하는 곳으로 실권과는 거리가 있다고 할 수 있으며, 그리고 김정일 와병 직후부터 현지료해를 수행하면서 로동신문에 자주 오르는 인물로서 충분한 예우를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김영남 상임위원장의 위상은 그간 공개된 영상들에서 볼 때, 김정은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는 모습들을 보여왔고 ‘필요 이상’으로 굽실거리는 모습을 통해 이러한 추측이 가능했다. 그는 원로로서 상징적인 자리를 점하고 있을 뿐 권력의 중심과는 거리가 있다는 인상을 갖게 한다. 특히 올 4월 축포야회에서 김정은 왼쪽에 자리하였을 때, 김정은 퇴장시 인사하는 자세를 보면 다소 의외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리영호의 퇴진으로 김정은은 강력한 자기식 정치를 펼칠 수 있는 바탕이 마련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퍼스트레이디 등장은 북한의 놀라운 변화
오히려 김정은은 그의 부인 리설주를 공개적으로 등장시켜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으며, 김정은 시대가 무엇이 다른지 확연하게 과시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하수관현악단 공연에 등장하는 가수로 알려져 있고 과거 학생시절 남한을 방문한 경력이 있는 리설주의 등장은 대외적으로만이 아니라 북한 내부에서도 화젯거리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지도자의 부인이라는 점과 이미 잘 알려진 가수라는 점에서도 그러하지만, 무엇보다 지도자의 부인을 공식석상에서 대한 경험이 없는 북한 주민들에게는 생소하고 놀라운 일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의 살아있는 퍼스트레이디는 사실상 존재한 적이 없다고 해도 틀리지 않기 때문이다. 소위 ‘혁명가계’인 김정일의 생모 김정숙은 해방 직후 1949년 넷째 출산 도중 사망하여 ‘백두전설’로만 남아 있으며, 김일성의 둘째 부인 김성애는 1970년대 초 김정일과의 권력투쟁에서 패배한 이후 자취를 감추었다. 또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1980년 공식 등장 이후 사망할 때까지 어떠한 부인도 대외적으로 노출하지 않았었다. 김정남의 생모 성혜림과는 부부라고 할 수 없는 사이였고, 억지 결혼을 했던 김영숙과의 관계는 소원했다. 실제 부인이나 다름없는 김정은의 생모 고영희와는 25년 넘게 함께 지냈지만 공식행사에 대동한 적이 없다. 따라서 약 40년 만에 등장한 북한의 퍼스트레이디는 주민들에게도 놀라운 경험이 되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도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이다.

분명 파격적인 변화를 보이고 있다. 부인을 대동하는 것도 그러하거니와 그 장소 또한 특징적이다. 무엇보다 모란봉악단 시범공연은 엄청난 파격이었다. 월트디즈니의 아동영화 ‘미인과 야수’의 주제곡을 여가수가 번안해서 부르는 장면은 충격적이기도 했다. 경음악 영화 록키의 주제곡, 그리고 ‘마이웨이’라는 음악들이 과연 ‘사회주의 혁명과 건설’과 무슨 상관일까! 통상적으로 사랑을 주제로 하더라도 혁명을 위한 사랑 또는 ‘장군님에 대한’ 사랑으로 연관 짓는 북한의 문예작품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또한 며칠 전 준공된 릉라인민유원지를 동부인하여 방문하였고 놀이기구 ‘회전매’를 직접 타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변화가 무엇���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김정은시대의 변화는 서른 살 청년의 눈높이에 맞추어져 있는 게 분명하다. 대항할 원로가 없는 북한 사회는 김정은식의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고, 그의 변화는 이념과 체제의 벽을 허물어가는 도입단계에 있다고 평가된다.

진희관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

 

............................................................................................................

오바마-롬니 ‘앱’대결 시작됐다

미국 대통령 선거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민주당과 공화당 양 진영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앱) 경쟁을 벌이고 있다.

31일 허핑턴포스트는 민주당과 공화당은 각각 새로운 앱을 선보였다고 보도했다. 지난 2008년 대선에서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주종을 이뤘으나 최근 스마트폰 사용자가 급격히 늘어나면서 홍보 및 선거자금 모금 효과를 노린 앱을 내놓으며 첨단 선거 방식도 달라지는 모습이다.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 측은 이날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에서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밋의 부통령(Mitt’s VP)’이라는 스마트폰 앱을 공개했다.

이름, 이메일 주소, 자택 주소,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선정되는 즉시 언론보다 먼저 알려주는 앱이다. 지금 가입하면 ‘곧 발표(Coming Soon)’라는 메시지가 뜬다.

이 앱은 2008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 진영이 부통령 후보를 문자메시지로 통보한 것을 본뜬 것이다.

당시 오바마 캠프는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네티즌에게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통해 부통령 후보를 가장 먼저 알려준다고 홍보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언론이 먼저 ‘조 바이든 부통령 선출’이라고 보도해 김이 빠졌었다. 이번 스마트폰 앱은 ‘밋과 함께(With Mitt)’에 이은 롬니 캠프의 두번째 앱으로, 트위터로도 연결이 되고 선거자금을 기부할 수도 있게 설계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진영도 최근 ‘오바마(Obama)’라는 짧은 이름의 앱을 새로 선보였다. 별도의 등록 절차 없이 위치추적 허용만 하면 이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각종 선거정보를 제공한다. 가입자들은 이웃에 있는 다른 유권자들과 통화하고 근처에 있는 지역 자원봉사 이벤트를 알려주는 등 선거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 있어 이른바 ‘풀뿌리 선거운동’의 하나로 이용되고 있다. 오바마 진영은 2008년 대선 당시 아이폰이 ‘앱스토어’를 공개한 직후 가입자의 전화번호를 파악할 수 있는 앱을 공개했으며,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첨단 선거방식으로 관심을 끌었었다.

허핑턴포스트는 “오바마와 롬니 앱의 목적은 정반대”라며 “롬니 앱이 부통령 선출이라는 하나의 이벤트로 유권자의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동안 오바마 앱은 혁신했다”고 평가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

"지금은 성장이 중요…한국 재정지출 늘려라"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의 위기 해법
부채 더 쌓인다고 호들갑 떨 필요없어 미래성장에 투자해야
美경제 암초는 정치 양적완화론 부족해 재정확대 동시 집행

"타협할지 모르는 미국의 정치 난맥상(political impasse)이 미국 경제를 옥죄고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의 정치놀음(German politics)이 유로존의 목을 조르고 있다."

지난달 31일 뉴욕 맨해튼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건물인 유리스홀에서 만난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인터뷰 내내 미국과 유로존의 발목을 잡는 정치적 리더십을 질타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에서는 재정절벽, 부유층 감세를 놓고 민주당과 공화당 간 시각차가 너무 커 합의가 쉽지 않다"고 잘라 말했다. "독일은 정치적 이유 때문에 유로존 안정을 위한 조치를 적극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또 스티글리츠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만으로는 경기둔화를 막을 수 없다"며 "미국 정부가 과감한 재정확대 정책을 동시에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인터뷰 자리에는 김영목 뉴욕 총영사도 참석해 미국과 유로존 경제 전반에 대해 함께 대화를 나눴다.

-미국ㆍ유로존 등 세계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침체에 접어들었나.

▶유럽은 이미 리세션에 빠졌다. 미국이 더블딥 덫에 걸릴지는 재정절벽(fiscal cliffㆍ 버락 오바마 정부와 의회가 재정적자 축소 목표치에 합의하지 못할 경우 내년 1월부터 자동적으로 증세와 정부지출 축소가 시행되는 것)이라는 파국을 막을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의회와 정부가 합리적인 선에서 서로 소통하고 타협하면 좋겠지만 시각차가 너무 크다. 현재로서는 비관적이다. 현재 미국 경제를 옥죄는 것은 바로 이 같은 미국의 정치 난맥상이다.

반면 중국은 성장을 지속할 것이다. 상대적으로 한국 경제는 괜찮은 상황에 있지만 팽창적인 재정정책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게 필요하다. 왜냐하면 유로존 침체 등 외부로부터의 경기 하방압력(downdraft)이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이 3차 양적완화에 나서야 한다고 보는가.

▶FRB가 2009~2011년 1ㆍ2차 양적완화(QE)를 단행했지만 미국 경제회복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 물론 그렇다고 버냉키 의장이 3차 양적완화(QE3)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중요한 점은 양적완화가 경기진작에 도움이 되든 안되든 간에 버냉키 의장이 현재 뭔가를 내놔야 한다는 시장의 압박을 지속적으로 받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적완화를 통해 돈을 더 풀어봤자 고수익을 좇아 유동성이 신흥시장으로 빠져나가버리면 미국 경제 회생에 별 도움이 안된다.

-FRB의 양적완화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면 뭐가 더 필요하다는 말인가.

▶FRB 혼자서 결코 미국 경제를 살릴 수 없다. FRB 통화정책과 함께 정부가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보다 과감하게 사용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지출을 늘리면 미국 재정적자가 더 확대돼 경제가 더 큰 위기에 처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재정적자가 경기침체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경기가 악화되면 재정적자가 심화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재정적자를 줄이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성장을 하는 것이다. 경제가 살아나면 재정적자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 재정을 악화시키고 경제를 침체에 몰아넣는 것은 바로 긴축이다. 2008년 금융위기 때 공적자금을 받고 회생한 금융회사들도 경기부양에 동참해야 한다. 그리스 채권투자자들이 손실을 감수한 것처럼 집값이 대출금(모기지)보다 낮은 주택소유자들의 빚을 탕감(헤어컷)해 줘야 한다. 빚 탕감 후 자본재확충 필요성이 발생하면 초저금리에 채권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면 된다.

-그렇지만 전 세계적으로 재정건전성을 높여 경제에 부담을 주는 국가부채를 줄이자는 추세인데, 재정 확대는 이에 역행하는 것 아닌가.

▶부채가 더 쌓이는 것에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다. 중요한 것은 부채가 단순히 늘어나는 게 아니라 빌린 돈을 어디에 쓰느냐다. 기업 대차대조표를 보면 한쪽에는 부채항목이 있고 다른 쪽에는 자산항목이 있다. 부채가 늘어나는 만큼 자산도 증가한다. 미국의 문제는 단순히 국가부채가 늘어나는 게 아니라 조달한 돈을 미래 성장을 위해 필요한 곳에 투자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가.

▶부채가 늘어나더라도 잠재력이 큰 곳에 투자하면 미래 수입이 더 늘어나고 부채를 상환할 수 있는 능력도 높아진다. 투자수익률이 높다면 부채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현재는 초저금리 상태로 거의 제로금리에 자금을 차입할 수 있다. 이처럼 저렴하게 빌린 돈을 가지고 고속도로, 철도 등 인프라, 미래 먹거리 기술 등에 투자하면 투자 대비 리턴이 좋을 것이다.

-불공정한 부의 분배가 수요기반을 무너뜨린다고 주장해왔다.

▶불공정한 부의 분배는 수요부족을 심화시킨다. 부자들은 이미 충분한 부와 소득이 있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소득이 는다고 해도 지출을 그만큼 늘리지 않는다. 반면 중산ㆍ서민층은 소비 지출 욕구는 크지만 쓸 돈이 없다. 그런데 부가 부유층에 집중적으로 쏠리다 보니 수요기반이 확장되지 않는것이다.

■ 유로존 목 조르는 獨정치놀음 긴축 강요는 자살처방전일뿐

스티글리츠 교수는 유로존의 미래를 매우 비관적으로 봤다. 그러면서 유로존 위기의 원인 분석부터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유로존 위기가 과도한 부채 때문에 촉발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하지만 스티글리츠 교수는 유로존 위기의 뿌리가 과도한 부채에서 시작되지 않았다는 색다른 해석을 내놨다. 그는 "최근 유로존 위기의 핵으로 떠오른 스페인은 위기 직전까지도 흑자재정을 유지했고 국가 부채도 많지 않았다"며 "유로존 문제는 과도한 소비가 아니라 유로 단일통화 시스템 때문에 초래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때문에 유로존 재정위기국의 정부 지출 축소를 비롯한 재정건전화 정책을 주문하는 독일의 위기처방전을 자살협정(suicide pact)이라고 비판했다.

그렇다면 스티글리츠 교수가 바라보는 유로존 붕괴 확률은 얼마나 될까. 딱 50대50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유로존 붕괴 여부는 경제적 이슈가 아니라 정치적 이슈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독일은 그동안 다른 나라의 문제와 고민을 대신할 수 없다 며 은행 부실과 국가 부채 문제도 스페인이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처럼 독일의 정치놀음이 유로존의 목을 조르고 있다"고 경고했다.

■ He is…

△1943년 미국 인디애나 출생 △앰허스트대학 졸업, MIT 경제학박사(1967) △예일, 프린스턴, 스탠퍼드대 교수 △빌 클린턴 행정부 경제자문위원장(1995~1997) △세계은행 수석이코노미스트(1997~2000) △노벨 경제학상(2001) △현재 컬럼비아대학 교수

[뉴욕 = 박봉권 특파원]

 

.................................................................................................. 

[위기의 세계경제 어디로] <2> 판강 중국 국민경제연구소장


중국 경제 이미 연착륙에 성공… 올해도 '8%성장 정책' 이어갈 것

2분기 저점으로 반등 국면 진입… 하반기중 기준금리 추가 인하 예상

재정위기 EU, 향후 3~5년간 0% 성장… 獨·佛 등 경제 양호해 붕괴는 없을 것

美 불안한 경기상황은 유동성함정 탓… 추가 양적완화 대신 재정지출 늘려야


"중국의 부동산 버블은 당국의 일관된 시장규제 조치로 해소됐으며 경기는 지난 2ㆍ4분기를 저점으로 이미 반등 국면으로 돌아섰습니다."

판강(樊綱ㆍ59) 중국 국민경제연구소장은 월별로는 지난 6월을 기점으로 바닥을 찍고 중국 경제가 연착륙에 성공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올 하반기에는 상승 기조를 타면서 연간 전체로는 8% 성장률을 달성하며 중국 정부가 그동안 지켜온 바오바(保八ㆍ8% 성장률 유지) 정책이 지켜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재정위기 심화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붕괴론까지 거론되고 있는 유럽 경제에 대해 독일ㆍ프랑스 등 유럽연합(EU) 주축국들의 경제기초가 기본적으로 양호한 상태라며 단기적으로는 어려움을 겪겠지만 장기적으로 붕괴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경제의 불안한 경기 상황에 대해서는 미국의 문제는 돈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시중에 유동성이 풍부해도 돈이 돌지 않아 발생하는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에 빠져 있는 데 있다고 진단했다. 이 때문에 판 소장은 "돈이 유통될 수 있게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서 돈이 투자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주는 것이 경기를 진작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울경제신문은 최근 베이징시 시청구에 있는 그의 연구소를 찾아가 중국을 포함한 주요국 경기전망에 대한 견해를 들어봤다.

-세계 경제를 견인해온 중국 경기가 수출악화에다 내수부진까지 겹치면서 경착륙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요.

▦4~5월에 개인적으로 2ㆍ4분기 성장률을 7.5%로 예측했는데 실제 수치는 7.6%로 나왔습니다. 이는 6월부터 경기가 상승 반전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중국 경기가 이미 연착륙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연착륙이란 이미 중국 경기가 바닥을 쳤다는 것입니다. 경기가 얼마나 빠른 속도로 반등할지는 미지수지만 정부의 적절한 재정ㆍ통화완화 기조가 이어지며 올해 전체로는 8% 성장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그동안의 성장률 감소는 경기침체에 따른 하강으로 볼 것이 아니라 글로벌 금융위기로 2008년 말부터 시작된 중국 정부의 4조위안의 대규모 재정정책에 따른 자산 버블이 해소되는 정상화 과정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올 하반기 중국 정부가 추가 기준금리 인하, 재정지출 확대 등 적극적인 경기부양 정책을 펼 것으로 보십니까.

▦지금은 적극적인 경기확장 정책이라기보다는 긴축 정책에서 중립 정책을 거쳐 완만하게 통화완화 정책으로 가는 것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하반기 은행의 대출여력을 높이기 위해 추가 지급준비율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기준금리 인하는 경기 상황을 봐가며 신축적으로 사용 여부를 결정할 것입니다. 과거 6%대까지 올랐던 인플레이션이 2.2%까지 떨어져 당국의 기준금리 인하 여지가 커졌기 때문에 경기 상황이 불안한 흐름을 나타낼 경우 추가 기준금리 인하 카드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리스에 이어 스페인 재정위기 악화 등으로 유로존 붕괴론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유로존 경기는 장기적으로 낙관적으로 봅니다. 단기적으로 재정위기를 풀기는 힘들겠지만 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부채 규모는 88%로 100%를 넘는 미국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합니다. 문제의 국가들도 긴축 정책을 펴면서 정상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0%대 성장 등 스태그네이션(장기 경기침체)이 있겠지만 2009년 때처럼 마이너스 성장의 경기침체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그리스ㆍ스페인 등 남부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계속되고 있지만 독일ㆍ프랑스 등 주축국은 물론 스칸디나비아 등의 경제는 전반적으로 양호합니다. 문제는 크지만 통제 불가능한 수준은 아닙니다. 하지만 재정위기는 단기적으로 해결할 수가 없는 사안인 만큼 향후 3~5년은 성장률 0%대의 스태그네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미국의 고실업률 지속 등 경기불안이 계속되면서 당국이 3차 양적완화(QE3)를 실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개를 들고 있는데요

▦미국 경제는 시중에 돈이 부족해서 문제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유동성이 많아도 시중에 돈이 돌지 않아 경기가 시들해지는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돈을 더 푼다고 해서 경기가 좋아지지 않습니다. 미국의 통화정책 수장인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추가 양적완화 대신 돈이 돌 수 있도록 투자유인을 정부가 만들어줘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가 보다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펴야 합니다. 하지만 미국은 엄청난 재정적자 ??때문에 함부로 재정을 풀 수 있는 처지가 아니어서 딜레마에 빠져 있습니다. 미국의 정상 성장률은 3~4%이지만 향후 몇 년간 1~2%의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분석됩니다.

-중국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수출주도에서 내수중심으로의 성장 모델 전환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같은 대전환 과정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보시는지요.

▦경제성장 모델 전환은 하루아침에 이뤄지는 게 아닙니다. 하지만 중국 경제에 대한 오해가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외부에서 생각하는 것처럼 중국이 지나치게 수출의존형 국가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출이 GDP의 70%가량을 차지하지만 외국 다국적기업이 가공무역을 통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분을 제외하면 실제 중국의 수출의존도는 15%에 불과합니다.

중국은 경제개발을 위해 투자가 필요한 개도국이기 때문에 미국처럼 소비주도 경제로 너무 빨리 움직이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물론 저축률과 투자의존도가 너무 높은 반면 소비 비중이 낮은 것은 문제입니다. 장기적으로 민간소비를 늘리기 위해 근로자 소득을 꾸준히 늘려주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중국 위안화는 올 들어 달러화 대비 절하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는데요. 위안화의 일방적인 절상 시대는 이제 끝난 것인가요.

▦환율은 상대적인 것입니다. 자국 통화 요인에 의해 움직이기도 하지만 상대방 국가의 통화가치 변화에 따라 변동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향후 위안화 가치는 달러화의 향방에 따라 변동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유럽 재정위기가 지속되며 유로화가 약세를 나타내 상대적으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기 때문에 위안화 가치도 달러화 대비 약세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몇 년 전에는 위안화 저평가 문제가 국제 이슈였지만 지금은 버락 오바마 정부가 직접적으로 무역 문제, 일자리 창출 문제에 더 집중하고 있습니다.

-한중수교 이후 지난 20년간 양국의 무역ㆍ투자 등 경협은 놀라울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향후 공동 발전을 위 해 양국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올해 시작한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을 신속히 마무리함으로써 통합 경제권으로 한발 더 나아가는 것이 양국의 공동 발전에 유리합니다. 무역ㆍ투자 장벽을 제거해 민간 부문이 규제 없이 자유롭게 시장거래를 하도록 해야 합니다. 시장이 문제를 해결하도록 하고 정부의 개입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한중이 먼저 FTA를 체결하고 일본을 여기에 포함시키는 방향으로 갈 필요가 있습니다. 일본은 일찌감치 산업화를 이루고 선진화한 경제로 당장 한중과 통합이 힘든 측면이 있는 만큼 한중이 먼저 통합하고 순차적으로 일본까지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베이징=이병관특파원 yhlee@sed.co.kr

[위기의 세계경제 어디로] 서방 경제학파 대표 주자… 中 경제정책 결정 큰 영향

● 판강 소장은

'세계 100대 공공 지식인' 선정도

판강 중국개혁기금회 국민경제연구소 소장은 중국 경제학계에서 '서방 경제학파'의 대표 주자로 인민은행 통화정책 위원, 외환관리국 자문 위원 등을 역임하며 주요 경제ㆍ금융정책 결정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해온 거시경제 이론 전문가다.

금리ㆍ환율 등 거시경제와 산업정책 등에 대해 활발한 연구작업을 벌여온 그의 경제철학은 '자율과 시장'으로 요약된다. 지난 1995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미래 글로벌 리더', 2005년과 2008년에는 유명 국제문제 전문잡지인 포린폴리시가 선정한 '세계 100대 공공 지식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약력

▦1953년 중국 베이징 ▦1985년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학석사 ▦1985~1987년 미국 하버드대 객원연구원 ▦1988년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학박사 ▦1992년~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선임연구원 ▦1994~1995년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 부소장 ▦2009년 인민은행 통화정책 위원 ▦1996년~ 중국개혁기금회 국민경제연구소장 ◇저서 및 논문 '부도덕의 경제학' '경제인생' '시장질서와 정부행위' '현대 3대 경제이론 체계의 비교와 종합' 

 

.............................................................................................................

[창간기획 특별 인터뷰] <2> 박영철 고려대 석좌교수


9월 이후 국내 경제 급격하게 나빠질 수도… 경제민주화 논할 여유 없다

스페인 은행 실사 결과 따라 세계 금융시장 또 요동 우려

재벌개혁 정부 힘으론 한계… 시장과 역할분담 방법 찾고

수출위기 따른 시장 변동성… 내수 활성화로 줄여나가야

"선거를 앞둔 정치권이 경제민주화를 외치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내년에 그런 개혁을 할 여유도 없을 겁니다."

한국 경제계의 어른이자 화폐 금융 분야 권위자인 박영철(73ㆍ사진) 고려대 석좌교수가 서울경제신문 창간 52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9월 위기설'을 화두로 던지며 이같이 정치권을 질타했다.

그는 "오는 9월 스페인의 은행 실사 결과가 나오면 세계 금융시장은 다시 요동을 칠 것"이라고 예견했다.

대한민국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의 생생한 현장에 있었던 박 교수는 유럽 위기에 대해서도 여느 전문가보다 구체적이고 명료한 진단을 내놓았다.

지난달 초 유럽 위기 현장을 직접 둘러보고 돌아온 그는 '리더십 부재'라는 새로운 위기가 유럽을 내몰고 있다고 전했다. 재정위기가 국가ㆍ지도자 간 신뢰 위기로 번지면서 위기의 해법은 없어졌고 결국 향후 2~3년 내에 유로존이 붕괴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 하반기부터 우리 경제의 성장률 하락도 본격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선거의 계절을 맞아 국내 정치권이 온통 복지 확대와 경제민주화라는 화두에 매몰돼 있지만 박 교수는 이를 너무나 '여유로운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금은 성장률의 추가 하락을 막고 경제의 현상 유지를 하기도 바쁠 때라는 것이다. 차기 정부에는 "내수시장을 활성화해 수출 시장 위기에 따른 시장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스페인 은행 총 대출 15% 부실 우려=박 교수는 현재 유럽 위기의 가장 근본적인 문제를 리더십의 부재라고 보고 있다. 그는 "독일이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재정 통계나 금융 통계를 믿지 않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서 "유로존 국가들이 경제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을 하다가 해결 방안이 안 나오면서 서로 불신을 하는 내분사태로 번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경제논리로 해결이 안 되면 정치적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해야 하는데 유럽 지도자들 간 불신이 팽배해 사태 수습을 기대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그는 9월 스페인 은행의 부실 규모가 정확히 드러날 경우 유럽 위기가 다시 중대 고비를 맞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교수는 "현재 회계사들이 스페인의 은행 부실 자산규모를 조사하고 있는데 유럽 시장에서 예측되고 있는 규모는 2,500억유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정도면 총 대출의 15%가 부실자산이라는 충격적인 내용인데 사실로 드러날 경우 세계 금융시장은 다시 요동을 칠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유로존 국가들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도 이미 상실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독일하고 나머지 나라들의 불신의 골이 깊어지면서 결국 외부 세력이 개입해서 해결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됐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고 있는 미국도 그런 능력이 안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상황에서 결국 유로존이 2014~2015년께 해체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독일 내에서 유력하게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2~3년 후면 독일에서 인플레이션이 고개를 들기 시작할 것"이라며 "그때가 되면 독일이 탈퇴를 하든지, 유로존이 붕괴되든지 어떤 방식으로든 유로존에 커다란 변화가 찾아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 경제 급속히 나빠질 가능성=그렇다면 우리 경제 상황은 어떻게 될까. 박 교수의 예측처럼 유럽 위기가 더욱더 악화된다면 우리 경제도 저성장의 늪에 빠질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여전히 우리 정부 내에서는 하반기 경기에 대한 '낙관론'이 우세한 상태며 국민들 역시 크게 위기감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박 교수는 우리 사회가 양호한 거시경제 지표에 너무 취해 현실 감각이 다소 결여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우리나라 경제를 거시경제로만 본다면 성장률이 3%대 이상 되고 공식 실업률 통계도 3%대이므로 경제가 비교적 안정된 것처럼 보이겠죠. 경상수지도 흑자고 지니계수도 좋아지기는 했습니다. 통계로만 본다면 한국처럼 경제가 잘 돌아가는 나라도 없습니다."

박 교수는 이처럼 겉으로 보이는 양호한 경제지표들 때문에 우리 사회의 논쟁이 재벌 개혁이나 경제민주화 등 사회 구조적 문제로만 집중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거시경제적인 문제가 없는 것으로 생각해서 이러는 것으로 보이는데 사실 너무 여유가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하반기 세계 경제가 지금보다 더 급격히 나빠지면 우리 경제도 성장률 하락이 본격화되고 실업률은 높아지며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한 "내년 이맘때가 되면 지금 논의되고 있는 사회 구조적인 개혁을 할 여유도 안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대외 여건에 취약한 우리 경제가 지금은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급속도로 나빠질 가능성도 크다는 것이다. 그는 "내년 초부터 복지제도를 대폭 개편한다느니, 재벌을 개혁하겠다느니 등의 얘기가 나오고 있지만 성장률이 3% 이하로 떨어지면 무슨 개혁을 하겠냐"고도 말했다.

◇정부 힘으로 재벌 개혁하는 것은 해법 못 돼=박 교수는 현재 정치권에서 논란이 뜨거운 '경제민주화'도 결코 새로운 내용은 아니라고 잘라 말했다. 경제 원로인 박 교수가 보기에 경제민주화는 지난 1950년대부터 무려 60년이 넘게 계속돼온 논쟁이다. 그는 "시장경제에 대한 회의가 일어나는 시점에서 늘 나오던 이야기였고 늘 대안은 정부가 더 강력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귀결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교수는 재벌 개혁을 위한 정부 역할 또한 한계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주도적 역할을 하게 되면 정부의 실패가 수반될 수밖에 없다"며 "정치는 모든 사람들이 한 표를 가지고 있지만 소유와 생산과 분배를 투표로 결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각 나라의 경제적 여건을 고려해 정부와 시장의 역할을 조화시킬 방법을 찾아야 하며 정부가 강력한 힘으로 재벌을 개혁하는 것이 결코 경제민주화의 해법은 아니라는 것이다.

박 교수는 무상보육 등 복지 확대 문제에 대해서도 재원 마련에 대한 국민적 합의 없이는 성급히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복지 확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를 발행한다 해도 그 이자는 결국 국민들이 부담하게 되는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것이라고 무작정 찬성하기보다는 재원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부자 증세 문제에 대해서도 경제 사정을 봐가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만약 내년에 미국 경제가 급격히 회복되면 우리나라도 복지에 신경을 쓸 여유가 생길 수 있고 증세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처럼 유럽 위기 사태만 더욱 심각해진다면 감세로 가든지 안 한다 하더라고 현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차기 정부 내수시장 강화해 시장 변동성 막아야=박 교수는 차기 대통령이 가장 주력해야 할 부분 중 하나로는 내수시장 강화를 꼽았다. 우리나라가 시장개방을 통해 빠른 경제 성장을 이뤘지만 수출에 너무 의존한 정책으로 경제의 취약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박 교수는 "경제의 사이클이라는 것이 세계 경제의 흐름에 따라 급격히 변하고는 하는데 우리처럼 과도히 개방된 경제에서는 세계 경기의 위험요소들을 최소화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내수시장의 파이를 키워 우리 경제의 취약성을 보강해야 한다는 것이 박 교수의 판단이다. 그는 "서비스 산업에 과감한 투자를 해 경쟁력과 효율성을 높여야 하고 세계 금융위기 속에서도 내수로 경제가 최대한 지탱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 같은 내수육성 정책이 소득 분배 문제를 개선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지금처럼 우리가 수출에만 의존을 하게 되면 수출이 잘되는 첨단 산업 같은 것들만 더 많은 혜택을 볼 수밖에 없다"며 "과학적으로 입증이 됐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수출주도형 경제는 어느 단계를 지나가면 소득 분배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와 함께 차기 정부에 5년 내 실현이 가능한 개혁안을 들고나올 것을 주문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대통령 5년 단임제라서 3년이 지나면 레임덕이 찾아오는데 대부분의 대선 주자들이 10년 개혁안을 들고 나온다"며 "차기 정부는 5년 이내 할 수 있는 것들을 추려 국민들에게 보여주고 개혁에 대한 공감대를 마련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대통령의 큰 공약은 단 하나만 실패해도 나머지가 성사되기 어렵다"며 "대선 주자들이 이를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약력

▦1939년 대전 ▦서울고, 서울대 경제학과 ▦1968년 미국 미네소타주립대 경제학박사 ▦1976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1984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1986년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1987년 청와대 경제수석 ▦1992년 한국금융연구원 원장 ▦1997년 금융산업발전심의회 위원장 ▦1999년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 ▦2001년 외교통상부 대외경제통상대사 ▦2004년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2005년 서울대 국제통상ㆍ금융센터 소장 ▦현 고려대 국제학부 석좌교수

대담=서정명 경제부 차장 vicsjm@sed.co.kr

 

[창간기획 특별 인터뷰] 국제금융분야 최고봉… 한국 IMF행 막으려 고군분투 일화도

● 박영철 교수는

"잘 나가는 사람하고 인터뷰를 해야지. 나를 왜 찾아왔어. 나 같은 사람 인터뷰를 해서 신문이 팔리겠어?"

고희를 넘긴 노학자는 유럽 위기 해법을 묻는 질문에 손사래부터 쳤다. 하지만 인터뷰를 진행할수록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는 치열한 현장감을 느낄 수 있었다. 설익은 전문가들이 유럽 위기에 대해 중구난방식으로 떠드는 전망과는 차원이 달랐다. 우리나라 국제금융학계의 최고봉으로 평가 받는 그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촘촘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영철 고려대 석좌교수는 마침 지난달 초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열린 '유로 피프티(Euro Fifty) 세미나'에 다녀온 참이었다. 이 세미나는 누리엘 루비니, 로버트 먼델 등 세계적인 경제 석학 100여명이 함께 참여해 유럽 위기를 진단하는 모임이다.

당초 이 세미나에서는 유럽 단일통화의 아버지인 먼델의 주제 발표가 예정돼 있었지만 갑작스럽게 취소됐다고 한다. 박 교수는 "단일통화로 시작된 유로존의 상황이 이렇게까지 치닫다 보니 할말이 없지 않았겠냐"며 "그를 만나서 물어볼 질문이 많았는데 아쉽게 됐다"고 말했다.

경제학계 원로인 박 교수는 이처럼 여전히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뛰어다니고 있었다. 그는 예전부터 학교에 있으면서도 경제현실에 깊은 관심을 갖고 정책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박 교수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청와대 경제수석,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민간위원장, 한국은행법 태스크포스(TF) 위원장 등을 맡으며 한국 경제의 성장과 위기의 현장을 지켜왔다

금융연구원장 시절 스탠리 피셔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 로런스 서머스 미국 재무부 부장관,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대장성 차관 등과의 오랜 친분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의 IMF 행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한 일화도 유명하다.

그런 그는 '정치의 계절'을 맡아 경제위기의 현실을 잊고 있는 우리 사회의 분위기를 걱정하고 있었다. 박 교수는 "최소한도 지금과 같은 고용 수준이나 성장률이 유지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때"라며 "차기 정부에 개혁의 리스트가 쭉 있다면 경제 성장과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개혁부터 시작하면서 나머지 문제들을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최근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분야는 국제 통화제도 개편, 국제 금융감독 개편 등이다. 박 교수는 자신의 연구 분야에 대해 '잡다한 것'들이라고 말했지만 제목만 봐도 전혀 잡다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국 경제는 여전히 관록과 선견지명을 갖춘 원로의 목소리에 목말라하고 있다.

윤홍우기자 seoulbird@sed.co.kr

............................................................................................................

권력은 부패하기 쉬운 사람을 끌어당긴다



권력을 휘두르거나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살기는 힘들다. 회사의 신입사원, 대리·과장에서 사장·회장까지, 초등학교 줄반장에서 군대이등병, 내무 반장까지 산다는 것은 권력의 획득·유지·상실·탈환에 나름대로 적응하는 것이다. 그런데 권력만큼 비난 받는 것도 없다. 사실 권력은 나쁜 사람이 되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완장’을 차면 착한 사람도 금새 달라질 수 있다. 온갖 시련에 한결 같은 사람도 권력 때문에 일순간에 변할 수 있다.

미국의 제16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1809~1865)은 이렇게 말했다. “역경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견디어 낼 수 있다. 어떤 인물의성품을 시험하려면 그에게 권력을 부여하라(Nearly all men can withstand adversity; If you want to test a man's character,give him power).”

권력이 없는 게 더 나쁠 수도

권력 자체는 죄가 없다. 사람이 나쁜 것이지 권력이라는 개념·현상이 나쁠 수 없다. “권력은 부패하게 마련이라고 말들 하지만 사실은 권력이 부패하기 쉬운 사람들을 끌어당긴다는 게 진실에 더 가깝다.건전한 사람은 보통 권력 이외의 것들에 끌린다(It is said that power corrupts, but actually it's more true that power attracts the corruptible. The sane are usually attracted by other things than power).” 미국 과학자·과학소설가 데이비드 브린이 한말이다.

사람 나름이다. 오히려 권력이 없는 게 더 나쁠 수도 있다. 미국의 부두 노동자 출신 철학자 에릭 호퍼(1902~1983)는 이렇게 말했다.“권력은 소수의 사람을 타락시키지만 무력(無力)은 다수의 사람을 타락시킨다(Power corrupts the few, while weakness corrupts the many).”

권력이 없는 자에게는, 권력이 따먹지 못하는 ‘신포도’와 같다고 많은 권력자들이 믿는다. 그런 생각은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다.권력이 없는, 기성 권력을 비난하는, 권력에 초연한 듯한 이상주의자·자유주의자·진보주의자들도 내심 권력을 부러워하는지 모른다는 게 적어도 가설로서는 성립한다. “이상주의 행세를 하는 것은 대부분 권력에 대한 감춰진 증오나 사랑이다(Much that passes as idealism is disguised hatred or disguised love of power.”

영국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1872~1970)이 한 말이다. “자유주의자란 힘없는 권력 숭배자다(Liberal: a power worshipper without power).”영국 작가 조지 오웰(1903~1950)이 한 말이다.좋은 사람이 권력을 차지하면 권력은 좋은 것이다. 남들이 굽실거려서가 아니라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많은 일을 하려면 많은 아이디어가 있어야 한다.

문제는 지식과 권력이 따로따로라는 점이다. 고대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토스는 이렇게 말했다. “지식은 많고 권력은 없는 게 사람에게 제일 쓰라린 고통이다(This is the bitterest pain among men, to have much knowledge but no power).”

지식의 양과 무관하게 권력의 길은 누구에게나 개방돼 있다. 권력의 길 중에서 중요한 한가지는 권력에 대한 욕심, 사랑이다. “욕구가 권력을 낳는다(Desire creates the power).” 미국 작가 레이먼드 할리웰(1900~1986)이 한 말이다. “권력의 획득과 수성을 위해서는 권력을 사랑해야 한다(In order to obtain and hold power, a man must love it).” 러시아의 대 문호 레프 톨스토이(1828~1910)가 한 말이다.

권력에 대한 냉소주의에서 해방돼야 권력을 사랑할 수 있다. “강자는 항상 옳고 약자는 항상 그르다. 권력이 있는 자는 건방지고 제멋대로이게 마련이다(Power is always right, weakness always wrong. Power is always insolent and despotic).” 미국 사전 편찬자 노아 웹스터(1758~1843)가 한 말이다. 이 말이 왕왕 틀린다는 것을 스스로 입증하라.

권력 획득은 자질 이전에 용기에서 출발한다. “권력을 잡는 비결은 다른 사람들이 당신보다 겁이 많다는 지식이다(The secret of power is the knowledge that others are more cowardly than you are).”

독일 정치 풍자가 루트비히 뵈른이 한 말이다. 권력을 쟁취하기는커녕 자신이 갖고 있는 ‘코딱지’만한 권력도 빼앗길 수 있다.왜일까. “사람들이 자신들의 힘을 빼앗기는 가장 흔한 이유는 자신들에게 아무런 힘이 없다고 믿는 것이다(The most common way people give up their power is by thinking they don't have any).”

미국 작가 앨리스 워커가 한 말이다. 권력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도 한 원인이다. “뭔가를 두려워하면 그 뭔가가 나를 지배하게 된다(He who fears something gives it power over him).” 무어(Moorish)속담이다.

권력을 쪼갤 때는 적당히

자신에게 권력이 있든 없든, 몇 가지 알아야 할 권력의 속성이 있다.첫째, 권력은 상호의존적이다. “가장 강한 사람들도 위급한 순간에는 가장 약한 사람들이 필요하다(In critical moments even the very powerful have need of the weakest).” 고대 그리스 우화작가 이솝이 한 말이다. 둘째, 권력은 적당히 쪼개야 한다. 권력의 부패를 막기 위한 안전장치로 삼권분립과 같은 권력의 분할이 있지만 지나치면 역효과를 본다.

“사실로 보나 경험으로 보나 권력은 쪼갤수록 무책임해진다(As a matter of fact and experience, the more power is divided the more it becomes).” 미국의 제28대 우드로 윌슨(1856~1924)이 한 말이다. 셋째, 권력과 의지의 성공적인 결합이 핵심이다. 권력은 힘(力)이다. 힘과 독서가 결합한 게 독서력, 힘과 이해가 결합한 게 이해력이다.

권력과 의지도 결합한다. 권력 의지가 권력을 창출하고, 강한 의지력이 성공한 권력을 만든다. “지력이나 능력의 결여보다 의지력의 결여가 더 흔한 실패의 원인이다(Lack of will power has caused more failure than lack of intelligence or ability).” 미국 기독교 신비주의자 플라워 A. 뉴하우스(1909~1994)가 한 말이다. 넷째, 구걸로는 건강한 권력을 얻을 수 없다.

구걸로 권력을 얻으려는 자는 예비 부패 권력자다. “스스로의 힘으로 얻을수 있는 것을 구걸하지 말라(Never stand begging for that which you have the power to earn).” 스페인 소설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1547~1616)가 한 말이다.

.........................................................................................................

[fn논단] ‘개콘’의 창조적 긴장/정재창 PSI컨설팅 대표

KBS의 10년째 장수프로그램인 '개그콘서트'는 최근 평균 20% 이상의 시청률을 유지하는 '정상의 코미디 프로'가 됐다. '개콘' 출연진은 매주 목요일이 되면 바짝 긴장모드가 조성된다고 하는데 전날 녹화에 대한 철저한 평가를 해 최종 프로그램을 편집하기 때문이다. PD가 평가 결과가 나쁜 하위 프로그램은 언제든 편집을 하기 위해 항상 여유분을 두고 녹화를 한다고 한다. 평가는 시청자로부터의 인기뿐 아니라 리허설 현장 반응, 현 시점의 시사적 가치 등을 기준으로 하는데 평가 결과는 개그맨 자신들이 더 잘 안다고 한다.

예전에 '봉숭아 학당'은 개콘 마지막을 장식하는 없어서는 안 되는 코너였다. 그런데도 당시 두 차례 방송되지 않은 적이 있다고 한다. PD가 편집을 해 날려버렸기 때문이다. 담당 PD는 '개그 프로그램은 한번 무너지면 다시 제자리에 올려놓기 무척 어렵기 때문에 '아무리 봉숭아 학당이라도 웃기지 않으면 편집'이라고 했고 인기 코너였던 '분장실의 강 선생님' 역시 재미없으면 바로 아웃이라고 단언한 적이 있다.

직장생활에서의 승진은 자신이 조직으로부터 얼마나 신뢰받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이기 때문에 매년 승진철이 되면 수많은 직장인이 좌절하고 소수의 선택된 사람은 축배를 높이 든다.

A은행의 경우 몇 해 전까지만 해도 평직원에서 책임자(대리)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책임자 고시'를 통과해야 했는데 승진시킬 수 있는 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에 출제를 까다롭게 하고 시험과목을 6~8개로 정해서 한꺼번에 통과하기 어렵도록 해 합격자 수를 적게 하려고 노력했다. 이 때문에 마지막 1~2개 과목이 남은 사람들에게는 독서실에 가서 집중적으로 공부할 기회를 주기 위해 지점장 재량으로 한 달 정도 비공식적인 휴가를 주는 특별 배려를 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다음 단계다. 시험 통과는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조건이고 시험 통과자를 대상으로 한 승진자 선정은 그동안의 인사고과 결과를 근거로 하기 때문에 고과를 잘 받지 못한 사람은 승진심사에서 몇 번씩 고배를 마셔야 한다.

문제는 본사 부서나 전국에 산재한 지점에서 승진심사 대상 직원에게는 무조건 고과 만점을 주기 때문에 심사대상자 대부분이 만점자여서 변별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성과나 실력이 아니라 승진심사 직전 2년간 한 번이라도 만점 고과를 받지 못했기 때문에 승진심사에서 탈락하는 웃지 못할 사건이 벌어지곤 했다.

개인의 성과나 조직기여도에 관계없이 최고참 계장에게 밀어주기 고과를 하는 이런 현상으로 인해 승진을 앞둔 계장이 발령을 받아서 새로운 지점에 부임한 경우 지점 내에 자기보다 고참이 1~2명 있으면 필연적으로 동기들보다 승진이 2~3년 늦어지는 '운명'을 피할 수가 없다. 지점 내 최고참 계장의 고과점수를 높여주기 위해 1~2년간 그 사람에게 만점 고과를 주게 되면 정작 자신은 보통 고과밖에 받을 수 없게 돼 차기 승진심사 시 불이익을 받게 될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사람에게 열정적으로 일할 의욕이 생기지 않음은 물론이다. 이 때문에 승진 누락 고참 직원이 많은 지점은 지점 업적도 늘 부진해서 고과를 만회할 기회마저 잃게 되는 악순환을 초래했다.

한편 B은행은 창업 초기부터 이런 기존 은행들의 문제점에 착안해 공정하고 엄격한 성과평가를 정착시키기 위해 관리자에 대한 인사고과 항목에 '평가 리더십'이라는 요소를 포함시켜 직원에 대한 올바른 평가를 하도록 유도한 탓에 학력, 성별 등 차별이 일절 없는 성과 지향적인 문화를 구축하는 데 성공해 국내에서 가장 생산성 높은 은행이 됐다.

성과평가는 '양날을 지닌 칼'과 같다. '창조적 긴장'을 통해 구성원의 도전의욕과 열정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좌절과 불만의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평가의 철학과 기준이 제대로 확립되어 있어야 'Right People'을 버스에 태울 수 있고, 'Wrong People'을 버스에서 내리게 할 수 있지 않을까. 
  

.......................................................................................................... 

[2012년 대선 주요주자 주관식 이미지 조사│③ 문재인] 짙게 드리운 ‘노무현’의 빛과 그림자



[내일신문]

긍정 … 좋은 사람·인품 → 청렴·소박함 → 노무현 → 서민적

부정 … 노무현·좌편향 → 정치경험 부족 → 카리스마 없음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에게 '노무현'은 날개이자 그늘이다. 노 전 대통령 장례식 이후 대중은 그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의 진중한 언행, 예의바른 태도, 도덕성 논란과 무관한 행보 등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그가 불과 2년여만에 기존 대선 판도를 흔들어 놓은 것은 기존정치와 거리가 있는 듯한 개인적 특징과 '노무현의 비서실장'이란 경력이 동시에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정치가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에서 '기성정치인스럽지 않은' 태도과 도덕성, '망자'가 된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미안함과 그리움이 작용한 것이다.

반면 대선출마를 선언하면서 '노무현의 후광' '참여정부의 그늘'은 부정적인 측면으로도 작용하고 있다.

내일신문이 디오피니언 안부근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7월 25~27일 실시한 대선주자 이미지 조사에서 국민의 10.8%가 문 후보의 긍정적 이미지로 '좋은 사람·인품·온화'를 꼽았다. 청렴·소박 (7.3%), 노무현 (4.6%), 서민적·평범함(3.8%)이 뒤를 이었다. 진솔·정직, 편안함·친화력, 참신 등의 대답도 나왔다. 결국 문 후보의 긍정적 이미지는 기성 정치권과 차별화되는 인품· 도덕성·청렴에 대한 국민의 기대감이 투영돼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문 후보에게 투영된 노 전 대통령의 이미지는 '양날의 칼'이다. 문 후보의 부정적 이미지로 '노무현·좌편향' (5.3%)이 가장 높게 나온 것이다. 최근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다른 후보들이 '문재인의 본선 경쟁력'을 비판한 근거도 여기에 있다.

문 후보의 다른 부정적 이미지로는 정치경험 부족(1.8%), 후보로서 부족(1.4%), 카리스마 없음(1.4%), 우유부단(1.0%), 지지기반(0.9%) 등이 뒤를 이었다.

여론조사 전문가인 디오피니언 안부근 소장은 "대중들에게 문재인=노무현이란 인식이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이에 대한 긍·부정적 이미지가 동시에 나타나는 것은 참여정부에 대해 실패한 정권이란 평가가 많은 반면,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분위기와 그에 대한 지지층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사실을 반영한 것"이라라고 해석했다.

이번 조사는 만 19세이상의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대선후보의 긍정적·부정적 이미지를 떠오르는 대로 응답하게 하는 주관식으로 진행됐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2012년 대선 주요주자 주관식 이미지 조사│③ 문재인] ‘안풍’ 불어도 ‘문풍’을 이어갈까

[내일신문]

공통점 유난히 많아 … 경쟁력에 득이자 실?

문재인-안철수.

두 정치인은 유사한 점이 많다. 정치 경력이 비교적 짧지만, 기성 정치권과 차별화되는 요소로 각광을 받았다는 것이다.

내일신문 대선 주요 주자 이미지 조사에서,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경선 후보의 긍정적 이미지는 대부분 인품과 도덕성에 관한 것이었다. '좋은 사람·인품' (10.8%) '청렴 소박(7.3%) 등이다. 또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원장의 그것도 비슷한 대목이 많았다. '교수 학자'(13.8%)라는 직업적 특성을 제외한다면 대부분의 긍정적 이미지가 '깨끗 순수'(8.1%) '진실 솔직'(4.9%) 등으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이런 특징은 기성정치권의 낡음과 부정부패에 신물이 난 국민들에게 매력적인 요소이다. 이른바 '안풍'과 '문풍'이 불었던 데에는, 반기득권 반부패 반권위주의에 대한 갈망이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는 게 여론조사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다.

이런 점을 근거로 들어 문재인 후보 일부 지지자들은 '문재인과 안철수의 단일화' 또는 '안철수가 문재인을 지지하는 상황'을 기대하고 있다. 공통점이 많기 때문에 연대하기 쉽고, 단일화 이후에도 진심으로 힘을 합쳐 대선을 치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반면 이런 공통점이 문재인 후보의 지지율은 떨어뜨린다는 평가도 있다. 문재인에게 투영된 기대심리가, 안철수로 이동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문 후보의 한 측근은 "문재인-안철수 두 사람은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권력의지를 먼저 갖고 정치를 시작한 것이 아니라, 대중들이 '당신이 해야 한다'고 요구해 정치권에 뛰어든 공통점이 있다"며 "두 사람은 서로 지지율을 빼앗는 관계가 아니라, 새로운 정치를 추구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관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도 "민주당이 정말 정권을 교체하려면 안철수 원장과 야권이 모두 힘을 합해야 한다"며 "그러려면 안철수 원장도 수긍하고 지지해줄 인물, 또는 만에 하나 안철수 원장이 후보가 되더라도 진심으로 야권의 힘을 모아 도와줄 인물이 있어야 하는데 그가 바로 문재인"이라고 주장했다.

전예현 기자 newslove@naeil.com

 

...........................................................................................................



 



 

'█ 시사경영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기업경영정보 모음  (0) 2012.10.06
경영관련 시사정보 모음  (0) 2012.08.10
기업관련 정보모음자료  (0) 2012.07.18
기업경영정보 모음  (0) 2012.06.23
경영인의 기초지식 재무제표 보는법  (0) 2012.06.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