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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시사정보모음(2015-31).

구봉88 2015. 1. 29. 22:29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5- 31호,  2015.  1.   12.)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부실기업 늘고 세수는 줄고… 한국경제 올해도 ‘우울’

  2.법인세 인하, 아베노믹스 살릴까

  3.올해도 3조 이상 ‘세수 펑크’… 4년 연속 결손 우려

  4.최경환, ‘두 마리 사자’ 사냥 나섰지만 첩첩산중

  5.국격 외치는 한국, 대외원조는 7년째 꼴찌

  6.차이나머니 공세 반감… 스웨덴도 공자학원 폐쇄

 

 

기업경영

  1.강한 車(고성능 수퍼카)냐, 착한 車(전기車 등 친환경車)냐… 디트로이트의 전쟁

  2.금융·유통 등 새 영역 뛰어드는 중국 IT 선두기업들

  3.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보험업계

  4.은행 정규직, 금융위기 전보다 1만여명 늘었다

  5.현대기아차 향후 5년간 점유율 상승 글로벌 車메이커 1위

  6.30대그룹 ‘눈덩이’ 빚 624조…공공기관보다 많다

  7."중국 완다그룹, 디즈니 아성에 도전" < FT>

  8.고속도로 위를 달리는 기차, "물류 산업 미래 바꾼다"

  9.‘세일공화국’에서 찾는 ‘작은 사치’… “작은 사치로 큰 행복을 삽니다”

  10.[창업 뉴 트렌드] 경험하고 창업…'엑스슈머'로 실패 줄인다

  11.[왜?]커지는 무알코올 맥주 시장

  12.뚝 떨어진 기름값 … M&A로 살길 찾는 원자재 기업들

  13.탐나는 인구 12억 명 … 알리바바도 인도로

  14.입체 그림 원리로 만든 바이오 센서… 3D프린터보다 제조 시간 빨라

  15.機內 난동 바비킴, 탑승 전 다른 사람 비행기표 제시했는데도

               … 보안검색·출국심사·탑승구 어디서도 체크 안돼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통일이 미래다] "北, 중국식 개방땐 소득(1인당 GDP) 1만달러 가능"

  2.[싱크탱크 시각] ‘21년치 신년사’로 본 북한의 선택 / 김보근

  3."극단적 左右대립, 仁義·행복으로 풀자"

  4.황우여,“모든 사립高가 자사高돼야” 진보교육감의 폐지 시도 좌시 않는다

  5.[노중국 교수의 소프트파워 강국 백제의 비밀]무령왕의 전국적 저수지 사업

  6.·노사·빈부… 국민 71% “집단갈등 5년 전보다 심각”

  7.[끝없는 테러, 문명의 충돌인가 실패한 통합인가]대테러전 10년

             … ‘표현 자유’ 앞세운 서방에 무슬림 모욕·소외감

  8.교황, 아시아로… ‘종교 간 화해’ 메시지 주목

  9.“김영한, 문건 조사에서 완전 배제됐다며 김기춘 비판”

  10.출발부터 꼬여버린 ‘집권 3년차’… 과감한 인적 쇄신책 꺼낼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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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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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ㆍ악재 산적, 한계기업 급증 예상… 세수결손, 3조원 크게 웃돌 듯

ㆍ당국, 재무개선약정 미이행 땐 경영진 교체 권고 등 강력 제재

대내외적인 악재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 한국 경제가 기업 실적 악화와 이에 따른 세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4년 연속 세수 결손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하는가 하면 한계기업들이 대폭 증가할 것에 대비해 금융당국이 구조조정 채비에 나서고 있다.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글로벌 위기가 장기화되고 기업 실적이 악화하면서 부실기업이 한국 경제 전반에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기업 구조조정을 강도 높게 추진하기로 했다. 부실 징후 대기업이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해놓고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채권단이 경영진 교체 권고, 금리 인상 등 제재에 나서도록 할 방침이다. 약정 체결을 거부하면 이를 공시하고 회사채 발행 때도 투자자들에게 알리도록 했다. 금융감독원은 재무구조 평가를 토대로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대상 기업을 선정해 5월 말까지 채권단과 약정을 체결토록 할 방침이다.

금융당국이 이처럼 구조조정 채비에 나서고 있는 것은 국내 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크게 약화했기 때문이다. 2010년 16.9%, 2011년 12.6%에 달했던 매출액 증가율은 2013년 0.7%로 추락했다.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각각 6.7%, 5.4%에서 4.6%로 하락했다. 상장기업 중 31.9%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잠재적인 좀비기업 수준까지 악화된 것이다. 시장에서는 건설, 철강, 조선 등을 비롯해 유가 급락으로 석유화학, 정유, 태양광을 포함한 대체에너지업종 등의 경영 여건이 크게 나빠져 구조조정 대상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석유화학은 시장 포화 상태와 수익성 악화에 직면한 가운데 유가 하락 악재까지 맞으며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경영진 교체라는 강수를 동원한 것은 지난해 동부그룹을 재무구조개선약정 대상에 올려놨는데도 구조조정안을 놓고 김준기 회장 등 오너 일가와 마찰을 겪은 끝에 동부건설 법정관리로 이어졌던 전례를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올해 세수 결손이 3조원을 크게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지난해 10월 2015년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5.6%를 전제로 올해 국세수입을 218조2000억원으로 예측했다. 올해 예산상 국세수입 221조1000억원을 고려하면 3조원 정도의 세수 결손이 발생하는 셈이다. 하지만 예산정책처가 지난해 12월 올해 경상성장률과 실질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6%와 3.8%에서 4.2%와 3.5%로 각각 내린 만큼 세수 결손은 3조원을 크게 웃돌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정부가 지난해 세수 결손 예측치를 10조원(지난해 10월)으로 추정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세수 결손 폭은 더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부 추산대로 지난해 10조원의 결손이 발생한다면 지난해 실제 세수 실적은 206조5000억원이고, 올해 세수 전망치(221조1000억원)는 지난해보다 7.1% 늘어난다는 뜻이다. 정부 추산대로 성장률이 3.8%가 된다고 해도 세수가 7% 이상 늘어날 가능성은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류인하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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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겨레

[한겨레] 31.33%로 3.29%p 낮추기로
서민 소비세 인상 조세 형평성 논란


새해를 맞이한 일본 경제의 가장 큰 화두는 뭘까. 지난달 말 구체적인 감세 폭이 공개된 ‘법인세’ 문제다.

일본 연립 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은 지난달 30일 ‘2015년 세제개정대강’(이하 대강)을 통해 법인세율을 현행 34.62%에서 올해와 내년 두 해에 걸쳐 31.33%로 3.29%포인트 낮추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처로 일본 기업들의 실질 세부담은 2년간 약 4200억엔(약 3조9000억원) 정도 줄어들게 됐다. 현재 일본 법인세율은 미국(40.75%)보다는 낮지만 프랑스(33.3%), 독일(29.59%), 중국(25%), 한국(24%) 등 다른 주요국들보다는 높은 편이다.

많은 일본인들은 이번 감세를 당혹스럽게 평가하고 있다. 아베 정권이 불과 8개월 전인 지난해 4월엔 경기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를 무시하고 과감하게 소비세율 인상(5→8%)을 단행했기 때문이다. 예상대로 결과는 참담했다. 일본 경제는 지난해 2분기와 3분기에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고, 그 때문에 올해 10월로 예정했던 2차 증세(8→10%) 시점을 1년 반 연기했다. 이 과정에서 아베 정권은 중의원을 해산하고 선거를 다시 치르는 등 적잖은 홍역을 치러야 했다.

아베 정권이 당시 증세를 결심한 것은 일본의 재정 상황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일본의 세출 95조8823억엔 가운데 국가의 세금수입은 절반을 조금 넘는 50조10억엔(52.1%)이고, 나머지는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빚(41조2500억엔)이다. 당시와 지금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는데 증세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던 정권이 채 1년도 못 돼 감세 조처를 내놓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게다가 서민 생활에 직결되는 소비세를 인상하고 대기업에 혜택이 집중되는 법인세를 깎아주는 게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도 적절하냐는 의문도 남는다.


이런 비판에도 자민당은 일본 경제가 “앞으로 더욱 확실하게 디플레이션 탈피와 경제 재생을 해나갈 필요”가 있는데 “이를 위해선 기업의 수익 확대가 신속히 이뤄져 임금 인상과 고용 확대로 연결되고, 소비 확대와 투자 증가를 통해 기업의 수익이 늘어나는 경제의 선순환이 필요하다”며 법인세율 인하 결정을 설명했다. 그 때문에 아소 다로 재무상 겸 부총리는 지난 5일 막대한 이익을 사내유보금으로 쌓아놓고 있는 일본 기업들을 ‘수전노’라고 비난했고, 아베 신조 총리는 6일 일본 경제3단체 신년회에 참석해 기업들이 임금 인상을 결단해주길 다시 한번 촉구했다.

문제는 아베 정권의 바람대로 법인세 감세가 임금·고용·투자 확대로 이어질까 하는 점이다. 비관론자들은 현재 일본에서 흑자를 내 법인세를 납부하고 있는 법인은 전체의 30%에 불과하다는 점을 지적한다. 법인세를 내려도 그 혜택은 일부 대기업에 편중돼 고용 확대로는 이어지기 힘들다는 주장이다. 다이와종합연구소도 지난해 6월 <법인세 감세와 국내 설비투자>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법인세율을 10%포인트 낮출 경우 그렇지 않을 때보다 설비투자는 2.5% 늘고, 실질 경제성장률은 0.3% 정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감세가 투자에 끼치는 영향이 생각보다 크지 않음을 뜻한다. 하지만 아베 정권이 기업들의 임금·고용·투자 확대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어 생각보다 나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주장도 다른 한편에서 나온다.

도쿄/길윤형 특파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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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신문

[서울신문]

올해도 3조원 이상의 ‘세수 펑크’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국회와 정부 등에 따르면 올해 세수 결손이 3조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렇게 되면 2012년 이후 4년 연속 세수 결손 사태를 맞는 셈이다.

예산정책처는 지난해 10월 올해 ‘경상성장률’(성장률+물가상승률) 5.6%를 전제로 국세 수입을 218조 2000억원으로 예측했다. 이는 올해 예산상의 국세 수입 221조 1000억원과 비교하면 3조원 정도의 세수 결손이 발생한다는 의미다. 더구나 올 성장률이 당초 전망치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세수 펑크 규모는 이보다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예산정책처는 지난해 12월 올해 경상성장률과 실질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6%와 3.8%에서 4.2%와 3.5%로 각각 내렸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2015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검토 보고서’에서 “정부의 세수 전망이 현실에 비해 낙관적”이라고 지적했다.

경제 전문가들도 올해 세수 결손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경제동향분석실장은 “정부가 올해 경상성장률을 6.1%로 예측하고 예산을 편성했는데 대내외 여건을 볼 때 올해 경상성장률이 5%를 넘기 힘들다”면서 “세수 결손은 이미 정해진 일 같다”고 말했다. 이런 전망이 현실화되면 한국은 2012년(세수 결손액 2조 8000억원)과 2013년(8조 5000억원)에 이어 지난해와 올해까지 4년 연속 세수 결손을 기록하게 된다. 정부와 국회는 지난해 세수 결손 규모를 10조~15조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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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이해준 선임기자] “구조개혁과 경기활성화라는 두 마리 사자를 잡기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

새해 첫날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수출현장인 인천항 컨테이너 터미널을 찾아 던진 말이다. 올해 경제정책 방향의 핵심을 전한 말로, 최 부총리는 ‘사자’라는 용어를 통해 두 과제가 그만큼 만만치 않음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실제로 개혁에 방점을 맞춰 경제정책을 운용하다 보면 경제활동이 위축될 수밖에 없고, 반대로 경제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개혁이 후퇴한다. 그럼에도 저성장이 고착화하고 있는 우리 경제의 새로운 활로를 위해선 반드시 이뤄야 하는 과제다.

세월호 참사의 충격으로 국내 경제가 극도로 위축됐던 작년 7월 경제사령탑을 맡은 최 부총리는 지난해 동분서주하며 경제활력의 불씨를 이어나가기 위해 노력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3.4%의 경제성장을 이루면서, 자유무역협정(FTA) 경제영토를 세계 3위로 확대하고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달성했다.

최 부종리는 “세월호 사태 이후 길을 잃고 우두커니 서 있던 경제주체들 사이에 ‘다시 한번 해보자’는 의욕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경제회복의 모멘텀을 되찾았다”고 평가하면서 희망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올해 대내외 환경이 녹록치 않다는 게 경제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무엇보다 경제상황이 썩 좋지 않다. KDI는 우리 경제에 대해 ‘전반적인 경기가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대외 환경은 곳곳이 지뢰밭이다. 일본과 유럽을 필두로 글로벌 환율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유가 하락으로 러시아 위기가 심화하면서 글로벌 경제의 시한폭탄이 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에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글로벌 유동성이 미 달러화로 이동하면서 자본이탈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해외 불안요인이 한국 경제를 덮칠 경우 1000조원이 넘는 가계부채가 뇌관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고, 이것이 경제활력 저하와 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디플레이션을 현실화시켜 일본식 장기복합불황에 빠질 수도 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공무원연금 등 연금개혁과 공공부문 개혁, 노동시장과 교육개혁, 보신주의에 빠진 금융권 등 개혁과제를 지연시킬 경우 한국 경제의 활로를 찾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큰 선거가 없는 올해야말로 이러한 개혁을 이룰 ‘골든타임’이다.

복합적인 난국을 헤쳐나가야 하는 과제가 최 부총리 앞에 놓여 있다. 가장 필요한 것은 국민적 공감대다. 경제난을 피부로 느끼는 서민들과 애환을 공감하면서 두 마리 사자 잡기에 나설 때 그가 추진하는 ‘초이노믹스’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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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2014년 27개국 개발공헌지수
우리나라가 빈곤국에 대한 대외원조 평가에서 7년째 연속 꼴찌를 기록했다. 국제사회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하지 않는 나라로 낙인 찍힌 것이다. 말로만 ‘국격’을 외칠 것이 아니라 적극적인 대외지원정책을 통해 경제성장에 걸맞은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7년 연속 꼴찌’ 오명


11일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 세계개발센터(CGD)가 발표한 ‘2014년도 개발공헌지수(CDI)’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 개발원조위원회(OECD-DAC) 회원국 27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2008년 조사대상에 포함된 이후 계속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CGD는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의 빈부 격차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부국들의 빈국에 대한 기여도를 원조, 무역, 금융, 이주, 환경, 안보, 기술 등 7가지 분야로 수치화해 2003년부터 매년 발표했다.

빈국에 대한 기여도가 높은 국가로는 덴마크(6.3점) 스웨덴(5.9점) 핀란드(5.8점) 영국(5.7점) 노르웨이(5.5점)가 상위 5개국에 올랐다. 덴마크는 세부평가에서도 원조(6.7점)와 기술(7.5점) 분야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나라는 원조(4.0점) 무역(1.1점) 안보(1.6점) 분야에서 최하위를 기록했고 환경(3.6점) 분야도 23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나마 금융(5.0점)과 이민(6.1점)은 중상위권인 각각 15위와 9위에 올랐고 기술(7.1점) 분야에서는 2위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오웬 바더 CGD 유럽국장은 “한국은 경제 규모에 비해 원조 규모가 작고 상대적으로 그 질도 낮게 평가됐다”며 “국제평화 기여도가 낮은 것도 종합 평가 점수가 낮게 나타난 이유”라고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하위 5개국은 폴란드(4.3점) 슬로바키아(4.3점) 스위스(4.2점) 일본(4.2점) 우리나라(4.1점)다.

◆국제원조, 전략부터 다시 세워야

우리나라는 7가지 지표 가운데 원조 무역 환경 안보 분야에서 특히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유상원조 비율이 높고 너무 많은 나라와 원조사업을 벌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무역지표 개선을 위해서는 농산물에 대한 관세를 낮춰야 하는데 간단하지 않은 문제다. 최근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환경지표에는 온실가스배출량 감소가 필수적이고 또한 정부의 어업보조금을 낮춰야 하는 문제가 뒤따른다. 안보분야는 유엔 평화유지활동 분담금을 늘리고 무역항로 보호활동 등을 강화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엇보다 국제사회의 요구가 단순히 원조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반의 역량을 동원한 대외원조나 국제개발 정책을 마련하라는 주문이다. 이태주 ODA워치 대표(한성대 교수)는 “국제사회는 올해 새천년개발목표(MDG)를 완료하고 지속가능발전목표(SDG)를 새로 확정하는 중요한 시기”라며 “단순히 대외원조의 양이나 질뿐 아니라 안보 금융 이주 등 사회 전반에 걸친 개발정책 수립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부도 평가 기준만 탓할 것이 아니라 결과를 잘 분석해 개선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병욱·염유섭 기자 brightw@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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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입지 좁아지는 中 ‘공자외교’

中, 세계 반중 정서 희석 겨냥

천문학적 금액 들여 곳곳 설립

“공산당 선전 도구” 비판 잇따라

북미 이어 스톡홀름대 6월 폐쇄

“유럽 내 퇴출 신호탄” 관측 나와
세계 곳곳에서 중국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공자외교’가 역풍을 맞고 있다. 중국 소프트외교의 첨병으로 불리는 공자학원이 미국과 캐나다에 이어 스웨덴에서도 퇴출당한다. 유럽에서 공자학원 퇴출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이는 ‘차이나머니’를 앞세워 학문계에도 공세를 펴 온 중국에 대한 반감이 분출된 것으로 풀이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1일 인터넷판에서 스웨덴 언론을 인용해 스톡홀름대학이 오는 6월30일 공자학원을 폐쇄한다고 보도했다. 국립 스톡홀름대의 아스트리드 비딩 부총장은 스웨덴 일간 다겐스 뉘헤테르에 “일반적으로 말하자면 다른 나라의 자금 지원을 받는 기관을 대학이라는 틀 안에서 설립하는 것은 의심스러운 관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스웨덴과 중국 간 학문 교류가 발전해 공자학원과 협력 관계가 불필요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스톡홀름대는 2005년 유럽에서는 처음으로 ‘스톡홀름 공자학원’을 설립한 곳이어서 앞으로 유럽 내 공자학원 퇴출을 촉발하는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스톡홀름대 출신의 망누스 피스케셰는 인터넷 칼럼을 통해 “스톡홀름대가 공자학원과 관계를 끊어야 한다는 지적은 7년전부터 제기됐다”면서 “스웨덴 언론은 2013년 칼럼에서 ‘공자의 거짓 웃음’을 지적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2004년부터 전세계로 공자학원과 공자학당(교실)을 수출하기 시작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말 제1회 전세계 공자학원일 기념식 축사에서 “공자학원은 중국의 것일 뿐 아니라 세계의 것”이라며 대대적인 소프트파워 공세를 예고하기도 했다.

공자학원을 관리하는 국가한판(國家漢辦)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세계에 설립된 공자학원은 유럽이 158곳으로 가장 많다. 그다음이 미국(152곳)이다. 중국은 자국의 굴기를 경계하는 유럽과 미국의 반중 정서를 희석하기 위한 소프트외교 전략으로 공자학원을 활용하면서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언론은 중국 정부가 공자학원 설립시 100만달러(약 10억원) 설립 자금 외에 매년 10만∼15만달러의 운영자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대학은 공자학원 유치 이후 운영비를 부담한다. 하지만 중국 경제 발달에 따라 중국어 수요가 커지면서 중국어 강좌, 중국어 강사 양성 과정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입이 적지 않아 공자학원 유치에 적극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공자학원을 유치한 대학은 그만 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 대만 독립, 티베트·신장위구르 인권 문제 등 중국이 금기시하거나 핵심 이익으로 여기는 사안을 건드려서는 안 된다. 공자학원 공동 운영자지만 중국 당국의 허락 없이 인사에 개입할 수도 없다.

지난해 북미 대륙에서 발생한 공자학원 퇴출 파장도 이 같은 우려가 반영된 것이었다. 지난해 9월 시카고대가 미국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공자학원을 퇴출한 데 이어 펜실베이니아대도 공자학원과 결별했다. 10월에는 캐나다 토론토 교육청이 공자학원과 협력 관계를 단절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는 공자학원이 미국 대학의 학문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청문회까지 열기도 했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공자학원이 순수하게 중국어와 중국문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중국 공산당의 일방적인 주장을 선전하는 도구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국가한판은 중국 교육부 산하 국가한어국제추광소조판공실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해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미국의 수요에 근거해 교사와 교재 등을 지원하고 있을 뿐 학술적인 자유를 전혀 간섭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베이징=신동주 특파원 rang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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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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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車(고성능 수퍼카)냐, 착한 車(전기車 등 친환경車)냐… 디트로이트의 전쟁



[北美모터쇼 현장을 가다]

油價 하락·美경기 회복으로 최고 시속 322㎞ 캐딜락 등 고급 대형車들 우르르 컴백

친환경 쏘나타 하이브리드 공개… 수소연료전지차 韓·日 경쟁도


"대형 차량과 고성능(高性能) 승용차, 고급차들이 되돌아왔다."

12일(현지 시각) 미국 북부 미시간주의 최대 도시인 디트로이트 시내 코보센터에서 열리는 '2015 북미 국제오토쇼(NAIAS·일명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3대 핵심 화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지난해까지 거의 모든 국제 모터쇼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 같은 친(親)환경차를 중심으로 경제성 좋은 중소형 차가 대세였던 것과는 확연하게 달라진 분위기이다. 변화의 추동력은 국제 유가(油價)가 1년 새 절반 이하 가격으로 폭락한 것과 세계 2위 자동차 판매 시장인 미국 경제의 회복 가시화다.

수퍼카와 高성능차의 '르네상스'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60여개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이 500대 안팎의 자동차를 내놓는다. 이 중 40여대는 글로벌 시장에 처음 신고하는 신차(新車)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이번 모터쇼에 나오는 상당수 신차들은 화려하고 잘 달리는 자동차 본연의 기능에 초점을 맞춘 고성능·대형차"라며 "세계에서 가장 경쟁이 심한 미국 시장에서 승부가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좌우한다는 판단에서 각사가 최신 차량을 선보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6.2L 8기통 수퍼 엔진을 달고 640마력을 내는 미국 GM의 고성능 모델 신형 '캐딜락 CTS-V'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고 속도가 시속 322㎞에 달하는 고급차다. 포드는 2005년 이후 생산을 중단했던 고급 수퍼카 GT 부활을 결정했고 BMW는 신형 6시리즈 쿠페와 고성능 모델인 뉴 M6 쿠페 등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주행 성능을 뽐내는 차를 대거 선보인다.

한때 디트로이트 모터쇼를 떠났던 페라리와 최고급차 브랜드인 마세라티가 이번 모터쇼에 복귀한 것은 이런 움직임을 반영한다. 이탈리아 피아트그룹의 고급 스포츠카 브랜드인 알파로미오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첫 참가해 2인승 '스파이더'를 내놓는다.

일본 기업들의 경우, 혼다는 스포츠카 '아큐라 NSX'의 양산형 모델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3.5L 가솔린 엔진과 전기모터 3개를 함께 사용해 달리는 차다. 도요타의 고급 브랜드 렉서스는 고성능 스포츠 세단 'GS F'를 선보인다.

디트로이트 모터쇼 현장에서 매년 뽑는 '북미(北美) 올해의 차' 최종 후보 명단에도 이런 흐름이 분명하다. 포드 '머스탱', 현대차 '제네시스', 폴크스바겐 '골프 GTI' 등 힘센 고급·고성능차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고유가가 기승을 부리던 2010~12년 3년간 중소형 또는 친환경차가 수상작(受賞作)을 독식(獨食)했던 것과 정반대이다.

FCV·전기차 등 '親환경차' 잔치

올해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는 글로벌 메이커들이 최첨단 친환경차 향연(饗宴)도 한껏 벌인다. 내로라하는 자동차 회사마다 첨단 친환경차들을 약속이나 한듯 내놓고 있는 것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고 출력 150마력의 가솔린 엔진과 70마력의 힘을 내는 전기모터를 장착한 ‘쏘나타’의 충전식(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세계 최초로 이번 모터쇼에 선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에 출시한 ‘LF쏘나타 하이브리드’도 전시장을 장식한다. GM은 충전식 하이브리드 전기차인 신형 ‘쉐보레 볼트’의 후속 모델을 세계 최초 공개한다. 기존의 볼트 모델보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거리를 80% 이상 늘린 게 특징이다.

이항구 산업연구원(KIET) 박사는 “유가 하락으로 고연비·친환경차 수요가 일시적으로 주춤하지만 각국의 배출가스 규제가 크게 강화돼 친환경차 기술력 확보는 거역할 수 없는 대세”라며 “향후 친환경차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보다 더 진일보한 친환경차인 수소연료전지차(FCV)를 두고 벌이는 불꽃 튀는 ‘한·일(韓日) 경쟁’도 디트로이트 모터쇼의 또 다른 백미(白眉)다. 도요타의 FCV ‘미라이’와 혼다의 수소연료전지차 콘셉트카에 맞서 현대차는 ‘투싼’ FCV로 맞불을 놓는다는 전략이다. ‘투싼’ FCV의 엔진 역할을 하는 수소연료전지는 이번 모터쇼에서 ‘2015년 10대(大) 엔진상(賞)’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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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알리바바 영상콘텐츠 진출
샤오미 스마트가전으로 확장
텅쉰 첫 민영 인터넷은행 투자


지난 4일 중국 남부 광둥성 선전시 첸하이 경제특구. 개혁개방을 강조하며 남방순시 중이던 리커창 중국 총리가 위뱅크 전자단말기의 엔터 키를 눌렀다. 중국 최초의 민영 인터넷은행이 첫 대출을 하는 순간이었다. 서민·중소기업의 생활·창업 자금 등을 지원하는 중국판 미소금융이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위뱅크의 최대 주주는 중국의 카카오톡 격인 위챗(중국명 웨이신)으로 유명한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텅쉰)다. 텅쉰에 이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도 3월께 민영 인터넷은행을 개점할 예정이다.

중국의 거대 정보기술 기업들이 ‘전공 분야’를 넘어 활발하게 사업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다. 지난해 9월 미국 증시에 상장해 250억달러(27조5600억원)의 기업공개(IPO) 신기록을 세운 알리바바는 영상 콘텐츠 산업 분야로 발을 넓히고 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해 10월 미국 할리우드로 날아가 월트디즈니, 21세기 폭스, 패러마운트 픽처스 등 영화사 관계자와 만났다. 마 회장은 온라인 콘텐츠 인수 문제를 논의했다. 이미 알리바바는 지난해 4월 중국 최대 동영상 포털인 유쿠투더우의 지분 19%를 인수했고, 6월엔 홍콩 미디어그룹인 차이나비전도 8억4000만달러에 사들였다. 알리바바는 지난달 중국 가전업체의 대표 주자인 하이얼과 손잡고 자사 영상 콘텐츠 서비스 시스템이 내장된 스마트티브이를 출시했다. 올해까지 400만대 판매가 목표다.

이런 모습은 마윈 회장의 경영전략과 연관돼 있다. 마 회장은 “알리바바는 단순한 전자상거래 업체에 머물지 않을 것이며 향후 10년 동안 문화·오락·의료 등의 산업에 투자를 집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가 중국 인기 축구구단인 광저우 헝다의 지분을 50% 인수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지난해 61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며 세계 3위의 스마트폰 판매 회사로 뛰어오른 샤오미는 스마트가전 쪽으로 빠르게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달 공기청정기 ‘미에어’(Mi Air)를 출시했다. 스모그가 ‘생활의 일부’가 되다시피 한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것이다. 샤오미 특유의 저가 전략에 충실해 899위안(17만원)에 판매가가 정해진 이 공기청정기는 샤오미의 독자 스마트폰 운영체제인 미유아이(MIUI)를 공유해 휴대전화로 원격 조종이 가능하다. 지난해 5월 스마트텔레비전을 필두로 이어폰, 혈압계, 스마트전구 등도 내놓은 샤오미는 올해 정수기도 출시할 예정이다.

샤오미는 지난달 중국 대표 가전업체인 메이디에 12억6000만위안(2200억원)을 투자해 가전시장 진출 교두보를 확보했다. 또 같은 달엔 미국 실리콘밸리의 웨어러블 업체 미스핏에도 투자했다. 린빈 샤오미 공동창업자는 최근 인터뷰에서 “스마트홈 시장은 향후 1000억달러가 넘는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며 “미유아이를 기반으로 스마트가전 시장에서 성공 신화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7일 “샤오미가 스마트티브이와 셋톱박스 판매를 위해 향후 10억달러를 들여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민영 인터넷은행의 첫 테이프를 끊은 텅쉰은 베이징 시내 택시 호출 서비스인 디디에 공을 들인다. 이미 중국 내 1위로 올라선 샤오미의 스마트폰과 누적 사용자가 6억명을 돌파한 위챗을 이용해 수익을 창출한다는 구상이다. 텅쉰은 알리바바의 아성인 전자상거래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최근 중국 언론은 “텅쉰은 온라인쇼핑 사이트인 제이디(JD)닷컴의 지분 15%를 매입할 계획”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 정보기술 기업들이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은 정보기술 분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구조를 찾는 게 시급해졌기 때문이다. 알리바바는 여전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라는 지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징둥과 텅쉰 등을 비롯한 다른 온오프라인 업체들도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다. 더구나 이들 중국 정보기술 기업들은 급성장하기는 했지만 아직 자체 브랜드 인지도나 영향력이 약하다. 정보기술업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기술 특허 역시 세계 유수 기업들에 견줘 취약한 상태다. 사업다각화를 통해 위험을 줄이고 지속적 수익을 낼 필요가 있는 것이다.

류쉐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부원장은 “중국 정보기술 기업들은 전공 분야에서 활발하게 인수합병 등을 통해 몸집을 불렸지만 최근엔 금융, 유통, 가전 분야까지 가리지 않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며 “경쟁이 치열해진 만큼 다른 분야에서 혁신과 수익창출 모델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중국의 인터넷 시장이 개방되지 않았지만 작은 틈이라도 열린다면 다국적 인터넷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며 “중국 기업들로서는 콘텐츠 다양화와 사업다각화가 시급한 것”이라고 말했다. 류 부원장은 “국유기업 개혁과 경제구조 개선 등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시진핑 정부의 방침도 정보기술 기업들에 영역 확대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들의 사업다각화가 성공하기까지는 변수가 많다. 샤오미는 새로 내놓은 공기청정기가 일본 제품을 그대로 베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게다가 이미 민영 인터넷은행에 텅쉰과 알리바바가, 스마트가전 분야 역시 알리바바와 샤오미가 동시에 진출한 만큼 이들 사이의 각축전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들은 각각 기득권을 쥔 거대 국유은행이나 기술력을 축적한 글로벌 브랜드의 벽을 넘어서야 한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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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전체 설계사의 절반, 독립대리점 소속

소형 보험사는 의존도 50% 넘기도

판매 수수료 인상에 임대료 요구까지

실적 경쟁 탓 부완전 판매비율 높고

설계사 이동 잦아 고객 관리도 부실



한 보험회사에 소속되지 않고 여러 보험사와 제휴를 맺고 백화점 식으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독립 보험대리점(GAGeneral Agency)의 성장세가 무섭다. 전체 보험설계사의 둘 중 한 명이 보험사가 아니라 보험대리점에 소속될 정도로 급성장했다. 거스를 수 없는 대세로 자리잡아가는 모양새지만, GA의 몸집이 커질수록 혼란과 갈등도 가중되는 양상이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말 기준 전국 35개 GA 소속 설계사는 18만5,139명으로 전체 보험설계사(39만6,988명)의 46.4%에 달했다. 2013년 3월말(39.7%)만 해도 40%에 못 미쳤던 것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소속 설계사가 많아지면서 판매 영향력도 커져 작년 3분기에는 손해보험사와 생명보험사의 매출 중 보험대리점 비중이 각각 46.6%, 7.4%에 달했다.

GA가 국내에 처음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초반. 소비자들이 굳이 개별 보험사들을 돌아다니지 않고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한 뒤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됐다.

하지만 GA의 급성장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낳고 있다. 무엇보다 막강해진 GA의 힘 때문에 소형 보험사들은 ‘갑질 횡포’를 호소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 판매에 따른 수수료 인상은 기본이고 사무실 임대료나 대리점 송년 행사 등 내부 행사, 해외여행 심지어 골프와 같은 사적인 비용까지 요구한다”며 난감해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도 “규모가 작은 보험사의 경우 보험대리점 의존도가 50%가 넘는 경우도 있다”며 “GA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실적 악화로 회사가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울며 겨자 먹기로 다 들어줄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보험사들의 신음에 GA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한 GA 관계자는 "도리어 우리가 '을'"이라며 "GA는 협회에 설계사 등록을 할 수 없어 보험사에 일일이 요청해야 하는데 거절당하기 일쑤“라고 말했다. 또 다른 GA 관계자는 “보험사 직원이 찾아와 실적 달성을 요구하면서 수수료를 먼저 제안하는 것이지 우리가 수수료 횡포를 부리는 것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보험사와 GA의 힘겨루기와 물밑거래로 인한 피해는 결국 소비자에게 고스란히 전가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GA들은 판매수수료를 더 많이 받기 위해 고객에게 필요한 상품보다는 수수료가 높은 상품을 추천할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당연히 보험사간 수수료 경쟁이 벌어질 수밖에 없고, 이는 곧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진다. 무리한 실적 경쟁이 불완전판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들의 불완전 판매 비율이 전속설계의 1.6배인 0.45%에 달한다.

GA 설계사들의 잦은 이동으로 ‘철새 계약’이 늘고 있는 것 또한 문제다. 보험은 중장기적인 상품이라 설계사와의 신뢰와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지만, 담당 설계사의 잦은 이동으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질 수 없다. 황진태 보험연구원 박사는 "보험대리점이 난립할 수 없도록 자본요건 신설한다거나 민원, 불완전 판매가 많은 설계사를 걸러내기 위한 설계사 모집이력 시스템 도입 등을 다각도로 논의돼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대책 마련을 고심 중이지만, 뾰족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GA의 급성장에 따른 부작용이 적지 않다고 보고 대책을 모색 중이긴 하지만 쉽지 않은 문제”라며 “상반기 중 개선안을 만드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진주기자 pearlkim7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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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임금·복지혜택 갈수록 커져…"차별 해소해야" vs "선진국 없는 특혜"

(서울=연합뉴스) 안승섭 이지헌 홍국기 기자 = 은행권의 정규직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만여명이나 늘어났다.

비정규직이 갈수록 늘어나는 현실을 바로잡으려는 바람직한 추세라는 주장도 있지만, 선진국에도 없는 특혜로 인건비 부담이 너무 커져 은행의 신규 채용이 줄어든다는 목소리도 있다.

더구나 정규직 전환자의 임금·복지 혜택이 갈수록 커지고 있어 앞으로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12일 금융권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지난 2008년 9월 말 9만8천396명이었던 은행권 직원수는 지난해 9월 말 11만5천936명으로 17.8%, 1만7천540명 늘었다.

같은 기간에 은행권의 지점 수는 6천871개에서 6천983개로 거의 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은행원 수가 크게 늘어난 것은, 그 동안 은행원으로 분류되지 않았던 각 은행의 무기계약직이 속속 정규직으로 전환된 영향이 컸다.

지점 창구 직원과 단순 사무직이 주를 이루는 무기계약직은 정년과 복지는 정규직과 차이가 별로 없었지만, 호봉과 승진에서 차이가 컸다. 이를 정규직으로 전환함으로써 호봉과 승진에서 차별을 줄인 것이다.

우리은행은 2007년에 은행권에서 가장 먼저 3천76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데 이어, 2013년 다시 443명을 전환해 정규직 전환 인원이 3천519명에 달한다.

신한은행은 2013년 838명의 계약직 창구 직원을 전원 정규직으로 전환했으며, 국민은행은 지난해 4천100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이동시켰다.

기업은행은 매년 120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2008년 이후 정규직으로 전환된 무기계약직이 700명에 달하며 그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외환은행 노사는 2천명의 무기계약직을 정규직으로 이동시키기로 합의했으며, 하나은행도 1천400명의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고 있다.

농협은행도 지난해 50명을 전환하는 등 매년 무기계약직 일부를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이들 은행의 정규직 전환 인원을 모두 합치면 1만3천명에 이른다.

이 같은 대규모 인력의 정규직 전환에 대해 은행권 내부에서는 찬반의 목소리가 엇갈리고 있다.

노조는 비정규직이 갈수록 늘어나는 현실에서 은행권이 앞장서서 정규직 전환을 이뤄낸 것은 고용의 질을 높인 대단한 성과라며, 최근 논란을 빚는 외환은행 무기계약직의 전면 정규직 전환에 대해 '즉각 이행'을 주장하고 있다.

오치화 금융노조 홍보부장은 "은행권의 무기계약직 정규직화는 지난해 산별 교섭에서 노사 간 합의한 사항"이라며 "더구나 외환은행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은 2013년 말에 이미 합의한 만큼 즉각 시행해야 할 것이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금융노조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은행 경영진들은 인건비 부담으로 신규 채용이 줄어들 수 있다면 정규직의 지나친 증가를 우려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임원은 "미국에서는 고참 창구 직원도 계약직으로 연봉이 3만달러에 못 미친다"며 "선진국에도 없는 창구 직원의 정규직화는 은행 인건비의 지나친 증가로 이어져 신규채용 여력을 줄일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2013년 국내 은행의 총이익 대비 인건비 비중은 33.1%로, 미국(28.3%), 일본(27.1%)보다 훨씬 높다.

더구나 노조의 강력한 주장으로 정규직 전환자의 임금·복지 혜택이 갈수록 커져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정규직 전환자의 올해 임금 인상률을 4%로 기존 정규직(2%)보다 더 높게 책정했다. 이어 상반기 중 노사가 정규직 전환자의 추가적인 처우 개선을 논의키로 했다. 기업은행 무기계약직의 임금 인상률도 2.4%로 정규직(1.7%)보다 높다.

국민은행은 올해 임금협상에서 정규직 전환자의 무기계약직 시절 경력 인정기간을 늘려 연봉을 실질적으로 올렸다. 우리은행 노조도 정규직 전환자의 처우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전 무기계약직은 10년 이상 근무해도 연봉이 4천만원대를 벗어나기 힘들었지만,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그 이상 연봉이 올라갈 수 있게 됐다"며 "정규직과의 차별이 줄어드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지만, 경영진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이 훨씬 커진 만큼 앞으로도 논란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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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헤럴드경제=천예선 기자]현대ㆍ기아차가 향후 5년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 상승이 예상되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꼽혔다.

세계 4대 종합회계자문 그룹인 KPMG가 최근 발표한 ‘2015년 KPMG 글로벌 자동차 산업 동향 보고서(KPMG‘s Global Automotive Executive Survey 2015)’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관련 대기업 경영진 200명 중 78%가 향후 5년간 점유율 상승이 예상되는 기업으로 현대기아차를 꼽았다.

현대기아차가 1위에 등극한 것은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올해는 작년보다 응답률이 8%포인트 높았다. 세계 고급차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약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글로벌 회계법인 KPMG의 2015 글로벌 자동차 산업동향 보고서. 2020년 가장 높은 시장 점유율 상승을 보일 기업으로 현대기아차가 응답률 78%로 1위에 올랐다. [KPMG보고서 캡처]
현대기아차에 이어 점유율 확대가 기대되는 브랜드는 폴크스바겐(75%)이 선정됐다. 이어 러시아 아브토바즈(71%), 독일 BMW와 중국 토종 메이커 체리(Chery)가 각각 69%로 톱5에 들었다.

현재 세계 자동차 업계 1위인 도요타는 59%로 9위, 경쟁자 제너럴모터스(GM)는 55%로 14위에 머물렀다.

이와 함께 이번 조사에 응한 글로벌 경영진은 투자 최우선 순위로 ‘엔진 소형화(32%)’를 꼽았다. 2위는 연료전지차(FCVㆍ19%)가 차지했다. FCV는 전년 조사에서 5개 동력기술 중 가장 낮은 5위였으나 이번에 2위로 뛰어올랐다. 이어 하이브리드가 1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와 전기차가 각각 15%로 동률을 보였다.

2020년까지 가장 높은 수요를 보일 전기 기술 형태에서도 FCV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를 융합시킨 플러그인 하이브리드(30%)가 지난해에 이어 1위 자리를 지켰지만, 전기차(29%)와 연료전지차(27%)가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KPMG 보고서는 “성장세에서는 FCV가 가장 컸다”며 “2013년 조사에서 17%였던 응답률이 올해 27%로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이번 KPMG 보고서는 지난해 7~8월 전세계 자동차 산업 경영진 200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를 통해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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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컷뉴스

재벌닷컴 조사,한진그룹 최악 .. 대한항공 부채비율 1000% 육박


[CBS노컷뉴스 조백근 대기자]

국내 30대 그룹의 부채가 최근 2년 새 26조원 가까이 급증해 600조원을 돌파했다.

12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부채총계는 2013년 말 624조3천억원으로 2년 전보다 25조7천억원(4.3%)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내 공공기관 부채인 523조2천억원보다 101조원가량이나 더 많았다.

30대 그룹의 부채총액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불황이 몰아닥친 이후 2011년 598조6천억원에서 2012년 611조9천억원으로 600조원을 돌파했다.

그 후 1년간 12조4천억원 늘어난 624조3천억원으로 커졌고 작년에도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 10대 그룹 빚이 30대그룹의 72%



10대 그룹의 부채가 449조6천억원으로 30대 그룹 총액의 72%를 차지했다.

신용도가 좋은 상위권 그룹들이 빚을 내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지면서 여신시장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화된 것이다.

2011∼2013년 그룹별 부채는 삼성그룹이 78조9천억원에서 87조5천억원으로 8조6천억원 늘어났고 SK그룹은 59조2천억원에서 67조3천억원으로 8조1천억원 증가했다.

삼성(43.0%)과 현대차(65.7%), SK(86.8%), 롯데(65.8%) 등 그룹의 부채비율은 100% 미만으로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일부 그룹은 구조조정에 직면하고도 오히려 빚을 늘려 재무상황이 더 나빠지고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 대한항공의 한진그룹, 부채비율 최고 ‘심각’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이 10대그룹 중 가장 높았다.

업계에선 한진그룹이 대한항공과 한진해운의 재무구조를 개선하지 않으면 무너진 다른 재벌그룹처럼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한진그룹의 부채비율은 2013년말 기준 452.4%로 이는 10대그룹에서 두 번째로 높은 한화그룹 144.8%의 3배에 달한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하지 않으면 동부 등 다른 그룹처럼 상황이 크게 악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구조조정 중인 현대그룹(540.5%)과 금호아시아나그룹(381.9%), 동부그룹(269.0%) 등 그룹의 부채비율도 여전히 높은 편이며 부채가 줄어든 효성그룹과 동국제강그룹도 각각 220.5%, 174.8%의 높은 부채비율을 나타냈다.

cbsjbg@hanmail.net .......................................................................................................

 

연합뉴스


(EPA=연합뉴스 자료사진)

(시드니=연합뉴스) 정열 특파원 = 중국 최대 부동산 회사인 다롄완다그룹(이하 완다그룹)이 엔터테인먼트 기업으로 변신을 시도하면서 미국 디즈니의 아성에 도전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신문은 완다그룹이 중국 전역에 159개 쇼핑지구와 71개의 고급 호텔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 그룹을 이끄는 왕젠린(王健林) 회장은 다른 곳에서 그룹의 미래를 찾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왕 회장이 그룹의 미래를 어디에서 찾고 있는지는 완다그룹이 최근 70억 위안(약 1조 2천억 원)을 들여 후베이성(湖北省) 우한(武漢)에 문을 연 호화 영화 테마파크 겸 중국식 서커스 극장에서 실마리를 엿볼 수 있다.

왕 회장은 "완다그룹의 주 수익은 부동산에서 나오지만, 부동산이 고성장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생각한다"며 "완다는 변신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완다그룹의 변신은 2012년 미국의 대형 영화관 체인인 AMC엔터테인먼트그룹을 인수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현재 완다그룹은 할리우드의 유명 영화제작사 라이언스게이트 지분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그룹 차원의 미국 영화산업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베벌리힐스에서 12억 달러(약 1조 3천억 원) 규모의 아파트·사무실 개발계획도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중국 내에서 새로운 영화제작 스튜디오인 '오리엔탈 무비 메트로폴리스'를 착공했다.

하지만, 완다그룹이 레저 분야에서 가장 공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테마파크 사업이다.

완다는 2천억 위안(약 35조 원)을 투자해 중국 주요 도시에 12개의 테마파크를 세운다는 복안이며, 특히 광저우(廣州)와 우시(無錫)에 설립할 테마파크는 인근 홍콩과 상하이에 있는 디즈니랜드 고객을 흡수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영국, 스페인, 뉴질랜드 등 외국 대사와 정부 관료, 장이머우(張藝謀) 감독 등 명사들을 초청해 성대하게 개최한 우한 테마파크 개관식은 왕 회장의 이런 야심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FT는 지적했다.

왕 회장은 "지난 200년 동안 많은 사람이 '서양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만, 우리가 계획 중인 테마파크의 건설을 끝낼 시점에는 모든 사람이 주목할 만한 지표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passi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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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김남이 기자] [운전자 교대하며 고속도로 주행 '자율주행차량' 시험 주행...물류비용 40% 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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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자동차 활용 사례 도식 /사진제공=DHL
#고속 도로 위로 '기차'가 지나간다. 실제 기차가 아니라 컨테이너 박스를 실은 트럭 여러 대가 줄지어 주행하고 있다. 기차와 비슷한 점은 기관사 역할을 하는 운전자 한 명이 모든 트럭을 운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트럭의 운전자는 잠을 자거나, 영화를 보며 쉬고 있다.

자율주행을 기반으로 한 '도로 위의 기차',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볼보는 이미 여러 번의 시험주행을 끝마친 상태다. 운전자들이 돌아가면서 운전하기 때문에 차량은 24시간 쉬지 않고 물건을 나를 수 있다. 물류업계의 혁신이다.

독일의 운송회사 DHL은 최근 자율주행차량이 물류업계에 혁신적인 변화를 갖고 올 것이라는 내용을 담은 '물류와 자율주행차량'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볼보, 다임러, 구글, 현대차 등의 자율주행 기술을 설명하고, 이 기술들이 어떻게 물류 산업을 변화시킬 것인지 소개했다.

보고서에 주로 언급된 자율주행차량은 운전자의 개입을 배제한 무인주행차량보다는 ADAS(지능형운전자보조 시스템)를 탑재한 차량이다. 운전자가 탑승한 상태에서 차량이 스스로 센서와 레이더를 통해 외부 환경에 대응, 목적지까지 자율주행 한다.

DHL은 자율주행차량으로 물류업계가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차량에 장착된 센서와 레이더가 자동 안전거리를 확보하고 최적의 주행 속도를 유지해주므로 연료비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시시각각 변하는 도로 위에서 운전자가 저지를 수 있는 실수를 최소화해 사고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다. 또 쉬지 않고 운행이 가능해 배송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 현재 시스템과 비교하면 1km당 물류비용을 40%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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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임러의 '퓨처 트럭 2025' /사진제공=다임러
특히 장거리 트럭킹(육류배송)에 자율주행차량이 빛을 발한 것으로 본다. 지난해 9월 다임러는 자율주행기술을 적용한 ‘퓨처 트럭 2025’를 공개했다. 최근에는 독일 마그데부르크 인근의 아우토반에서 시험주행도 끝낸 상태다. 최대 85km/h까지 완전 자율 주행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고객에게 직접 배달되는 순간에도 자율주행기술이 쓰일 수 있다. 혼잡한 도로나 좁은 골목길을 작은 자율주행차량이 스스로 운전해 물건을 마지막 도착지점까지 배송하는 것이다. 일종의 '배송로봇'으로 볼 수 있다.

자율주행차량을 물류사업에서 쓰기 위해서는 관련 법률의 뒷받침이 필수적이다. 현재 자율주행차량은 공공도로를 주행할 수 없다. 최근에야 일부 선진국에서 관련법 개정에 나서고 있다.

현재는 미국이 가장 앞선 상황이다. 네바다주가 세계 최초로 자율주행 차량의 도로 주행을 허용했고, 현재 미시간주, 플로리다주, 캘리포니아주에서 자율주행차량의 운행이 가능하다. 유럽에서는 영국이 올해부터 3개 도시에서 '자율주행 운행법'을 시행할 계획이다.

마커스 쿠켈하우스 DHL 트렌드 리서치팀 이사는 "DHL은 자율주행 솔루션을 이미 창고 출고 지원업무 등에 활용하고 있다"며 "자율주행차량은 더 이상 '만약'(if)이 아니라 '언제'(when)의 문제이고, 우리는 이 기술이 갖고 올 혁신과 변화된 미래를 준비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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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

[헤러드경제=이정환 기자]#.직장인 이석철(가명ㆍ42)씨는 몇일전 2014년을 마감하면서 자기 자신에게 하늘을 날아 다니는 작은 장난감을 선물했다. 바로 어릴적 자주 갖고 놀던 장난감이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이휘재가 한해를 마감하면서 자기 자신을 위해 무선 헬리콥터를 선물하는 장면을 본 후 어릴 적 향수에 젖어 과감히 몇 십만원을 들여 최근 핫 아이템로 주목받고 있는 ‘드론’을 한 대 구입한 것.

#.남편과 맞벌이하는 홍수정(36)씨. 홍씨는 가끔 점심기간 때면 회사 근처에 위치한 작은 분식점에서 2000원짜리 김밥으로 간단히 점심을 때운다. 하지만 식사후엔 근사한 카페에 들러 1잔에 5000원하는 원두 커피를 마신다. 홍 씨는 “예전에는 된장녀라며 시선이 곱지 않았지만 이젠 5000원으로 삶의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다는 점에서 5000원짜리 커피는 돈으로 매길 수 없는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지갑이 얇아졌다고 소비를 향한 욕구마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경제적인 제약으로 소비 욕구를 억제하다 보면 피로감이 쌓이기 마련이다. 소비 욕구를 발산하려는 욕망과 현실적 제약이 맞물리면서 최근에 자신만을 위한 ‘작은 사치’가 늘고 있다. 소비자들은 잠시나마 삶에 활력과 행복을 주는 ‘작은 사치’. 이러한 ‘작은 사치’가 대한민국 소비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작은 사치’로 큰 행복을 삽니다=입맞이 까다로운 파리지앵과 뉴요커들이 즐겨먹는 포테이토칩은 한 봉지 가격이 1만원을 훌쩍 넘는다. 포테이토칩의 간을 맞추는 데 희귀한 히말라야 핑크 소금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고가에도 이 제품은 줄을 서서사 먹을 정도로 인기다.

대한민국 부촌으로 소문난 서울 강남 인근 현대백화점(무역센터점) 식품관 디저트 코너. 지난해 7월 디저트 코너에 오픈한 ‘피에르 에르메’ 매장은 구름떼처럼 몰려든 고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피에르 에르메’에서 판매하는 마카롱 디저트를 구입하기 위해서다.

이 매장은 이날 첫 오픈직후 단박에 4000만원의 매출을 올려 해당 업체는 물론 백화점 관계자들 조차 깜짝 놀랐다. 소위 물 건너온 수입 디저트라지만 개당 4000원이라는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이 1시간이상 줄을 서는 등 진풍경이 연출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오픈한 미국 시카고에서 온 가렛팝콘도 가격이 봉지당 4200~1만5000원으로 비싼 편이지만 하루 매출이 500만원을 훌쩍 넘는다.

커피업계서도 ‘스타벅스 리저브’와 ‘엔제리너스커피 스페셜티’을 중심으로 일반 커피보다 2~3배 가격이 비싼 스페셜티 열풍이 거세다. ‘스타벅스 리저브’의 경우 하루 판매량이 드립커피대비 40%가량 상회하는 등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잠시나마 삶에 활력과 즐거움을 주는 입안의 작은 사치가 새로운 소비 트랜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작은 사치는 사치스러운 느낌은 들지만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고가 제품의 소비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작은 사치’가 존재하는 소비 트랜드는 비단 디저트 시장에 국한된 일이 아니다. 수입자동차 시장에서도 ‘작은 사치’가 새로운 트렌드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수입차 부문에서 2000만~3000만원대의 소형차 판매량이 전체 수입시장의 절반을 넘어섰다. 다른 비용을 절약하는 대신 자동차에 지불 비중을 늘리는 젊은 직장인들이 증가하고 있다는 뜻이다.

수입자동차를 보유한 대기업 4년차 직장인 이민철(가명) 씨는 주변 지인들로부터 “점심 값과 저녁 술자리를 줄이면서까지 왜 수입자동차를 고집하는지 모르겠다. 제발 좀 분수에 맞게 살아라” 등 잔소리같은 질문을 자주 받는다고 했다. 그는 이에 대해 “이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질문”이라며 “나는 외제차 구입이 합리적인 소비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수입자동차를 구입한 게 아니라 나의 행복을 산 것이다”고 말했다.

마카롱이나 수입차같은 소비 트렌드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가계 부채 등에 의한 구매력 저하 및 경기 침체 장기회로 소비 위축과 가격저항력이 커질 것으로 전당된다”며 “하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자신만의 가치를 찾아 적은 지출로 만족감을 느끼는 작은 사치가 급속히 유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작은 사치가 유통가를 바꾸다=작은 사치의 대명사인 ‘고급 디저트’ 열풍은 편의점과 식품업계의 흐름마저 180도 바꿔 놓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3월 착즙주스와 농축환원 주스 등을 비롯한 프리미엄 냉장 주스의 매출은 전년대비 18.6% 증가했다. 세븐일레븐은 마카롱을 PB제품으로 내놨고, 수입식품 전문업체 에스피에프는 7700원짜리 탄산수를 선보였다.

이같은 변화는 백화점 선물문화도 바꿨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20~60대 고객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자신을 위한 연말 선물을 준비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변한 고객이 95%에 달했다. 이는 전년 96%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만의 작은 사치인 ‘셀프기프팅’이 소비문화의 키워드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롯데백화점이 최근 ‘나만의 작은 사치’ 좇는 셀프기프팅족을 타킷으로 감성 마케팅을 펼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경기불황에 따라 개인의 만족도가 중요해지고 있기 때문에 큰 물질로 만족을 얻기 보다는 나만의 작은 기쁨과 만족감을 찾는 추세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나만의 특별하고 차별화된 ‘작은 사치’ 소비 열풍은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작은 사치의 불편한 진실은?=고도 성장기엔 오늘보다 나은 내일이 있고, 부모 세대보다 경제적으로 풍족한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그러나 저성장 시대엔 그같은 믿음이 힘을 받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 성장의 문호가 활짝 열렸을 땐 노력으로 꿈을 가질 수 있었지만, 성장의 여력이 미약할 땐 불투명한 미래를 좇기보다는 오늘을 충실히 살려는 의식이 강해지기 마련이다.

지난 2012년 제일기획이 발표한 대한민국 소비자 라이프 스타일 보고서에 따르면 ‘먼 훗날의 행복보단 현재의 행복이 중요하다’고 응답한 사람이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48.9%에 달했다. 현재의 만족을 중시하는 성향이 강해지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대목이다. .

경제적이나 사회적인 불안감이 팽배한 가운데 대량 소비에 대한 강한 거부감도 ‘작은 사치’의 확산을 키우는 요인중 하나라는 게 유통전문가의 공통된 지적이다. 맞벌이 부부인 이경화(29) 씨는 “한달에 50만원을 더 모은다고 해서 서울에 집을 살 수 있나요. 언제 올지 모르는 날을 기다리는 것보다 한달에 한번 정도 남편과 여행하고 이를 통해 삶을 활력소를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속내를피력했다.

요즘같이 어려운 경제환경에선 주택 구매처럼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큰 소비를 통해 행복감을 얻기보다는 주변에서 적은 비용으로 작은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소비 경향이 앞으로 더욱 확산될 공산이 크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팍팍한 일상에서 잠시 삶의 활력과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작은 사치’를 발굴하는 것도 소비자에게 의미는 작지만 가치있는 소비 트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attom@heraldcorp.com.................................................................................................

 

 

한국경제


훌랄라 창업아카데미에서 예비창업자들이 조리 교육을 받고 있다. 훌랄라 제공

창업지원센터·아카데미서 실전 체험형 교육 받고 창업을

[ 강창동 기자 ]

‘엑스(X)슈머’란 경험을 의미하는 ‘엑스피리언스(experience)’와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consumer)’의 합성어다. 엑스슈머는 기존 제품을 구매하는 일방향적인 소비자의 특징을 탈피해 제품을 직접 경험하고 평가하는 새로운 소비자 집단을 일컫는다. 창업시장에도 미리 경험을 쌓고 나서 실제 창업에 나서는 ‘엑스슈머’가 늘어나고 있다.

경기 용인시 보정동에 사는 최수현 씨(30·여)는 창업을 하고 싶지만 선뜻 용기가 나지 않았다. 조리나 점포 운영에 대해 아는 것도, 경험도 없었기 때문이다. 어떤 업종이 적성에 맞는지도 잘 몰라 창업을 차일피일 미루다가 최근 프랜차이즈 기업들이 운영하는 창업지원센터나 창업아카데미 등에서 무료 교육이나 실전 체험형 교육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체험 과정을 신청했다.

최씨가 교육을 신청한 곳은 ‘훌랄라 창업아카데미’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본사를 두고 있는 프랜차이즈 기업 ‘훌랄라’의 교육센터로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에 있다. 이곳은 생산·물류시설과 각종 조리시설, 창업이론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 훌랄라 아카데미 과정은 외식 창업을 꿈꾸는 퇴직자나 예비창업자들을 위해 족발전문점, 커피전문점, 이탈리안 레스토랑, 숯불 바비큐치킨 전문점, 켄터키치킨 전문점 등 5개 분야로 나눠 각각 1주일 단위로 운영된다. 예비창업자들의 신청을 받아 매회 10명 단위로 운영되며 전 과정을 무료로 진행한다.

◆준비 없는 창업은 실패 예고

은퇴 이후의 삶을 미리 준비할 시간이 없어 쫓기듯 창업하는 베이비부머들은 반드시 사전 경험을 쌓을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오래된 외식사업 노하우를 창업 특강 형식으로 교육하는 프랜차이즈 기업도 있다. ‘원할머니보쌈·족발’을 운영하는 ‘원앤원’은 지난해 9월 성공창업지원센터를 설립, 초보 외식 창업자와 업종 전환자를 대상으로 매주 목요일마다 무료 성공 창업 특강을 열고 있다. ‘외식 창업자가 꼭 알아야 할 창업 입문교육’을 주제로 국내 외식시장 동향과 트렌드, 상권 및 입지분석 방법을 교육한다. 개인의 독립 창업과 프랜차이즈 창업의 장단점을 비교해주는 것을 비롯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선정 시 유의할 사항도 가르쳐준다. 이 회사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예비창업자와 업종 전환자들의 반응이 뜨거워 부산과 대구 등 지방 순회 교육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창업하기 전에 실질적인 점포 운영 시스템을 배울 수 있는 가맹본부 창업교육도 크게 늘고 있다. 시식과 메뉴 조리, 점포 운영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테마맞춤형 창업설명회를 선보이고 있는 치킨전문점 ‘오늘통닭’, 주점 프랜차이즈 ‘치어스’, 치킨전문점 ‘빠담빠담’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준비과정 최소한 6개월 넘어야

창업을 결심했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의 준비과정은 필수다. 업종 선정, 사업 타당성 분석, 상권 및 입지 분석, 세무 및 법률 조사 등을 철저히 해야 한다. 하지만 이런 사전 준비에도 불구하고 실제 창업에 들어가면 점포 운영 현장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문제 때문에 창업자는 골머리를 앓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라서 예비창업자들은 창업 후에 겪게 될 문제를 준비하고 경험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장 교육과 체험은 초보 창업자에게는 매우 유익한 정보 획득 창구가 될 수 있다. 강병오 중앙대 창업대학원 겸임교수는 “창업하는 사람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성공 요건은 돈 문제가 아니라 경험에서 얻어지는 문제해결 능력”이라며 “실제로 자신이 창업할 업종에서 경험을 해본 사람이 성공할 확률이 높으므로 그렇지 못한 경우 체험을 통해 선행 학습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창동 유통전문기자 cd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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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하이트제로0.00·밀러 맥스라이트·화이트베어(왼쪽부터)

ㆍ건강 생각하며 ‘가볍게∼’ 여성·고령 음주자에 ‘인기’

‘무알코올’ 맥주가 뜨고 있다. 제조공법은 맥주와 비슷하지만 알코올이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이다. 주로 임신을 했거나 모유수유 중인 여성, 술을 못 마시는 사람들이 찾았지만 최근에는 나름의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무알코올 맥주를 찾는 소비자들이 왜 많아지고 있을까.

하이트진로음료는 무알코올 맥주 ‘하이트제로0.00’의 지난해 판매량이 620만캔으로 2013년 514만캔보다 20.6% 증가했다고 11일 밝혔다. 하이트제로0.00은 2012년 11월 출시돼 지난해까지 1220만캔이 판매됐다.

무알코올 맥주 시장 자체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하이트제로를 비롯해 미국 ‘밀러 맥스라이트’와 독일 ‘에딩거프라이’ ‘크라우스탈러’ ‘웨팅어프라이’ 등이 경쟁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7월 종합주류회사인 아영FBC가 네덜란드 ‘바바리아’를 출시한 데 이어 최근 홈플러스가 ‘화이트베어’를 선보였다.

온라인상 전문 쇼핑몰도 생겨났다. ‘비어마켓’ 전영우 대표는 “지난해 여름 문을 열었을 때보다 현재 매출이 10배 이상 늘었다”고 말했다.

무알코올 맥주 인기는 알코올 도수를 낮춘 저도주 열풍과 관련이 깊다. 여성 음주자들에게 도수와 칼로리가 낮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고령 인구가 증가하면서 가볍게 즐기는 음주문화가 정착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해외 시장을 봤을 때 국내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글로벌 시장 조사기관인 민텔에 따르면 2013년 스페인과 독일의 맥주 시장에서 무알코올 맥주 비중은 각각 60%, 47%다. 독일의 경우 맥주 소비량은 감소하는 데 반해 무알코올 맥주 비중은 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선 무알코올 맥주가 맛이 없다는 인식이 많지만 시장이 커지는 만큼 수입 제품도 다양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희 기자 mong2@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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뚝 떨어진 기름값 … M&A로 살길 찾는 원자재 기업들

글로벌 시장에선 가격 폭락은 곧 공룡 탄생(집중화)으로 통한다. 국제원유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원유 값은 지난해 6월 이후 52% 추락했다. 원유 등 원자재(상품) 기업들엔 죽음과 같은 충격이다. 몸집을 불려 시장을 지배하는 방식으로 충격을 견디려는 움직임이 여기 저기서 일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세계 최대 원자재 생산·트레이딩 회사인 스위스 글렌코어다.

최근 블룸버그 통신은 “글렌코어 이반 글라센버그 최고경영자(CEO)가 다국적 원자재 공룡인 리오틴토와 인수합병 (M&A)을 추진하기 위해 재차 힘을 쏟고 있다”고 전했다. 글렌코어-리오틴토 합병이 성사되면 거대 원자재 공룡이 탄생한다. 두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만 합해도 2230억 달러(약 240조원) 정도된다. 원유·철광석·비철금속뿐 아니라 금과 다이아몬드까지 생산·거래·유통한다. 두 회사가 하나가 되면 구조조정으로 원가를 절감할 수 있다. 우월한 원가 구조와 생산성 등으로 세계 원자재 시장을 사실상 쥐락펴락할 수도 있다.

공은 리오틴토 회장인 장 뒤 플레시스 쪽에 넘어갔다. 플레시스는 지난해 10월에도 글렌코어 제안을 받았다. 그때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 투로 거절했다. 그는 “(우리가) 자체 사업을 강화하는 게 주주 이익을 극대화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상황이 바뀌었다. 미국 예일대 로버트 실러 교수(금융)는 최근 AP통신 등과 인터뷰에서 “원유가격 추락은 원자재·농산물 거품의 마지막 단추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철광석에서 밀과 옥수수까지 가격이 붕괴하고 있어서다. 리오틴토가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실적 악화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글렌코어는 여차하면 적대적 M&A를 추진할 수 있다. 글렌코어가 영국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다. 영국 M&A 법규에 따르면 우호적 M&A를 제안했으면 일정 기간 적대적 M&A를 추진할 수 없다. 글렌코어의 경우는 오는 4월까지다.

톰슨로이터는 최근 전문가들의 말을 빌려 “올 4월이 지나면 글렌코어 CEO인 글라센버그가 리오틴토 경영진을 통하지 않고 주주들을 상대로 주식 매입에 나설 수 있다”며 “리오틴토 주주들이 실적 악화에 불만이 많아 글라센버그의 러브콜에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강남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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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 인구 12억 명 … 알리바바도 인도로

중국 알리바바가 인도에 출사표를 냈다. 인구 세계 1위 나라의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가 세계 2위 인구 대국(12억3634만 명)을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미 인도의 e커머스 시장을 공략 중인 아마존·소프트뱅크와의 대전도 불가피하게 됐다.

10일(현지시간)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알리바바가 전자금융서비스업체 알리페이와 함께 인도의 e커머스 업체 원(One)97커뮤니케이션즈에 5억7500만 달러(약 6274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알리바바와 알리페이는 이번 투자로 원97의 지분 30%를 확보할 예정이다. 뉴델리 기반의 원97은 모바일 e커머스업체 ‘페이텀’(Paytm)의 모회사다. 페이텀은 현재 3000만~4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한 인도의 대표적인 e커머스 앱으로, 이용자 2500만 명을 확보하고 있다. WSJ은 이번 투자가 성사되면 원97의 기업가치가 20억 달러(2조822억원) 이상으로 평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인도 진출을 계기로 알리바바의 ‘크로스보더’(국경을 넘는) 시장 전략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알리바바는 그동안 중국 소비자의 해외 직접구매, 중국 소매 판매업자의 해외판매 기회를 늘리는 크로스보더 시장을 확대하기 위해 공을 들여왔다. 인도는 인구 규모나 성장 속도로 볼 때 알리바바가 반드시 잡아야할 크로스보더 시장이다. 중국 규제당국이 허가할 경우 인도의 페이텀 고객들은 알리바바 사이트에서 쇼핑하고 페이텀 계좌로 결제를 하거나, 중국의 알리바바 가입자들이 알리페이를 통해 페이텀의 쇼핑몰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알리바바를 비롯한 IT 거물들의 인도행은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스마트폰 보급이 시작된 인도는 관련 IT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IT전문지인 리코드에 따르면 인도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지난해 32억 달러로 인구 규모에 비해 작은 편이지만 향후 4년간 매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2600억 달러)이나 중국(3000억 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 인도에서 터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 때문에 지난해부터 IT 거물들의 행보도 빨라졌다. 아마존은 지난해 7월 인도 온라인상거래 시장에 20억 달러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알리바바에 초기투자해 대박 신화를 쓴 손정의 소트프뱅크 회장도 지난해 10월 인도의 e커머스 업체 ‘스냅딜’에 6억2700만 달러(약 6841억원)를 투자했다.

박수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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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입체 그림 원리로 만든 바이오 센서… 3D프린터보다 제조 시간 빨라

과학자들이 책을 펼치면 입체 그림이 튀어나오는 원리를 응용해 바이오 센서용 미세(微細) 구조물〈사진〉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미국과 한국, 중국 공동연구진은 '사이언스' 최신호에 "실리콘 등 다양한 재료를 2차원 평면으로 만든 뒤 나노미터(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수준의 3차원 구조체로 변형시키는 기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표지논문으로 실렸으며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백운규 교수와 김정현·이정우 박사, 일리노이대 장경인 박사 등이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진은 먼저 고무처럼 신축성 있는 실리콘 기판을 잡아당겨 늘인 상태에서 그 위에 나선 모양의 재료를 붙였다. 이때 일부는 결합을 강하게 하고 나머지는 느슨하게 붙였다. 실리콘 기판을 놓으면 길이가 줄어든다. 이러면 그 위에 붙어 있던 재료 중 느슨하게 붙어 있던 부분은 떨어진다. 바닥이 줄어들면 떨어진 부분은 위로 솟아오른다. 입체 동화책에 쓰이는 것과 비슷한 기법이다. 연구진은 이 방법으로 꽃·별·탁자 등 40여 가지 구조를 만들었다.

이 논문의 책임 저자인 일리노이대 존 로저스 교수는 "입체그림 기법은 설계도대로 재료를 층층이 쌓아올리는 3D(3차원) 프린터보다 제조 시간이 빠르고, 여러 소재를 동시에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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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항공사는 탑승권 잘못 발권

공항·법무부, 본인 확인 안해


가수 바비킴(42·사진)이 대한항공 기내에서 난동을 부렸던 것은 당초 자신의 좌석 배정이 잘못된 것에 기분이 상해 술을 여러 잔 마셨기 때문이었다. 이 과정에서 바비킴은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탑승권을 받았는데도, 이런 사실이 출국 과정에서 전혀 걸러지지 않은 허점도 드러났다.

대한항공과 인천공항, 법무부 인천공항출입국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바비킴이 당초 예약했던 비즈니스석 대신에 이코노미석에 앉게 된 것은 인천공항 대한항공 카운터 직원이 바비킴과 다른 승객의 영문 이름을 착각해서 잘못된 탑승권을 주었기 때문이다. 바비킴의 영문 이름은 'KIM ROBERT DO KYUN'이었는데, 이날 같은 비행기 승객 명단에 들어 있던 'KIM ROBERT'라는 승객의 탑승권을 준 것이다.

문제는 더 있었다. 바비킴은 여권에 나와 있는 것과는 다른 이름의 탑승권을 갖고 인천공항 출국장 보안검색대와 법무부 출국심사대를 통과했다. 그리고 탑승구를 거쳐 비행기까지 탔다. 세 군데서 바비킴의 탑승권을 확인했지만 누구도 바비킴이 다른 사람의 탑승권을 들고 출국했는지 파악하지 못한 것이다. 이들은 출국 승객의 여권과 탑승권을 비교해 본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를 두고 항공사와 공항 관계자들은 "항공사가 실수를 하면 다른 사람의 탑승권을 갖고도 출국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황당한 사례"라며 "아무리 이름이 비슷해도 꼼꼼히 확인해야 했는데 누구도 그렇게 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은 나중에 바비킴과 이름이 비슷한 승객이 온 뒤 문제를 파악했지만 제대로 조치하지 않았고, 결국 한 사람의 탑승권으로 두 명이 비행기를 탄 셈이 됐다.

대한항공은 만석(滿席)인 이코노미석에서 한 자리를 더 만들기 위해 한 여성 승객의 좌석을 비즈니스석으로 업그레이드했다고 한다. 승객들이 "바비킴이 다른 승객은 업그레이드를 받았는데 본인은 업그레이드를 못 받아 화가 난 것 같았다"고 말한 것은 이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최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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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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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北 변화의 길] [2]

"10년후 경제규모 2.4배 증가… 20년후엔 7배 이상 급성장"


북한이 중국식으로 시장경제를 받아들이고 개혁·개방을 할 경우 10년 후인 2024년 말에는 경제 규모가 지금보다 2.4배 이상으로 커지고 1인당 GDP(국내총생산)도 3000달러 전후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조선일보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의뢰해 북한 체제 전환 시 경제적 변화에 대해 분석한 결과, 북한이 중국 방식으로 체제 전환을 할 경우 경제 규모(GDP)는 2013년 308억달러(33조6000억여원)에서 앞으로 10년 후인 2024년 말에는 751억달러(81조9300억여원)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207개국 중 경제 규모 순위도 99위에서 86위로 올라간다. 또 북한의 1인당 GDP는 2013년 1252달러(한국은행 추정 기준)에서 2024년 최소 2274달러로 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북한이 각종 개방 조치를 통한 외자 유치와 함께 자본주의 시장경제로 체제 전환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면 20년 후인 2034년에는 경제 규모가 2274억달러로 급격히 커지고 1인당 GDP도 최소 8640달러, 최대 1만1195달러로 높아질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북한이 현재처럼 핵·경제 병진(竝進) 정책을 고수하면서 폐쇄적인 시스템을 유지할 경우 경제 규모나 소득이 지금보다 더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2024년에 GDP는 2013년보다 6억달러 감소한 302억달러, 1인당 GDP도 1178달러로 떨어진다는 것이다.

[배성규 기자]

  조선일보


개성공단(위 사진)

[北 변화의 길] [2] 대외硏·서울대 '北경제 성공 시나리오'

중국式 특구 중심 개방 땐 20년 뒤 1人 GDP 7~9배로… 아시아 신흥개발국 부상

南北 경제통합 추진 안 해도 개방하면 독자 高성장 가능


북한이 대외 개방을 통한 외자 유치와 시장경제 체제 도입 등 본격적인 경제 개혁·개방에 나설 경우 최소 연간 6~7%대의 고속 성장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과 베트남 등 어떤 개혁·개방 방식을 택하더라도 실패할 가능성은 사실상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이 체제 전환에 나선다면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이어지면서 현재와 같은 빈곤과 고립에서 탈피할 수 있다는 얘기다.

◇중국·베트남 방식 모두 성공 가능

조선일보는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의뢰해 북한이 중국과 베트남 방식에 따라 체제 전환에 나섰을 경우 북한의 향후 10년과 20년 후 경제 상황에 대해 분석·예측했다. 먼저 북한이 중국식 개혁개방을 추진할 경우 10년 후인 2024년에는 경제 규모가 2013년의 2.4배(751억달러)로 높아지고, 20년 후인 2034년에는 7.4배(2274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1870년대 말부터 중앙 정치 체제(주석 중심 집단지도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경제특구를 중심으로 외자 유치와 시장경제 체제를 도입하는 체제 전환을 추진했다. 현재 북한이 시도하려는 경제특구·개발구 중심의 개혁개방 정책과 유사한 점이 많다.

 

이럴 경우 북한의 1인당 GDP는 2034년 8640~1만1195달러로 2013년(1252달러)에 비해 6.9~8.9배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수출 규모도 2013년 37억달러에서 2034년에는 849억달러로 25배나 늘어나게 된다.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 베트남과 필리핀을 넘어서는 아시아의 신흥 개발국으로 부상하게 되는 것이다. 조봉현 IBK기업은행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이 핵·경제 병진(竝進) 노선을 포기하고 국제투자와 남북경협이 활성화된다면 수출기업 급성장과 자원개발 확대 등으로 1인당 GDP가 1만달러까지 올라가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 베트남식 체제 전환을 하더라도 비슷한 경제적 도약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은 1986년 '도이모이(쇄신이라는 의미의 개혁·개방 정책)'를 추진하면서 집단농장을 개인농으로 전환하고 외국 자본을 대규모로 유치했다. 중국식 특구보다는 전면적인 시장 개혁과 대외 개방을 한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북한이 베트남식으로 개혁·개방을 할 경우 GDP가 2024년 660억달러, 2034년 1217억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1인당 GDP도 2024년 2575달러, 2034년 4625달러로 4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식 개혁·개방보다는 성장 및 소득 상승 속도가 다소 느리지만 상당히 만족할 만한 성과라는 평가다.

북한이 단기적으로 폭발적 성장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형곤 부원장은 "중국 선전(深圳) 경제특구처럼 단기간에 대규모 외자 유치가 이뤄지고 남북 경제통합이 진행될 경우 10년 안에 북의 경제규모는 8000억달러대, 1인당 GDP는 3만달러 안팎으로 도약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고 했다. 조동호 이화여대 교수도 "북한은 경제 규모가 작고 풍부한 노동력과 자원이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지원만 들어간다면 연간 두 자릿수 성장이 가능하다"고 했다.

◇남북 통합 안 돼도 7% 독자 성장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병연 교수팀은 북한이 남한과 경제통합을 추진하지 않더라도 전면적인 체제 전환에만 나선다면 연간 7%대 성장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10년 내에 경제 규모가 2배 넘게 늘어날 수 있는 것이다. 개혁·개방을 했다가 남한에 흡수통일 될 수 있다는 북한 내부의 우려와 달리 자체적으로 성장·발전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물론 체제 전환과 함께 남한과 경제적 통합까지 추진하면 성장률은 13%대로 껑충 뛸 것으로 예상됐다.
조선일보


[北 변화의 길] 23일까지 아키반건축도시硏

대통령 직속 국가건축위원회(김석철〈사진〉 위원장)는 12일부터 23일까지 통일준비위원회·조선일보 등과 공동으로 서울 종로구 동숭동 아키반 건축도시연구원에서 두만강 다국적 도시와 DMZ(비무장지대) 개발 계획을 담은 '한반도 희망 프로젝트 전(展)'을 개최한다. 12일 개막식에선 김석철 위원장이 특별강연을 통해 두만강 도시 개발의 세부 계획과 DMZ 평화공원 및 미래통일도시 구상 등을 밝힐 예정이다. 관람은 오전 9시~오후 6시이며 무료다.

 

[통일이 미래다] "北, 이대로 가면 아프리카 최빈국 수준 전락"

[北 변화의 길] GDP 10년후 되레 1.6% 줄어… 20년후 소득 세계 최하위권

북한이 현재처럼 핵개발을 계속하면서 폐쇄적이고 부분적인 경제 개혁·개방 노선을 고집할 경우 북한 경제는 10년 안에 한계에 부딪힐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북한이 현 체제를 유지할 경우 2024년 경제 규모(GDP·국내총생산)가 2013년(308억달러)보다 오히려 1.6%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20년 후인 2034년에도 GDP는 345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207개국 중 경제 규모 순위가 2013년 99위에서 2024년 109위, 2034년 114위로 추락할 것이란 얘기다.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김병연 교수팀도 북한이 체제 전환이나 남북 간 긴밀한 경제협력 없이 현재의 핵·경제 노선을 고수할 경우 0% 성장에 그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북한 경제를 사실상 떠받치고 있는 북·중 간 교역이 감소하거나 북한 내 시장활동이 위축될 경우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김병연 교수는 "북·중 교역이 줄어들고 북 당국이 시장활동을 단속할 경우 성장률이 -1%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했다.

북 주민의 소득과 생활수준도 크게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북한의 1인당 GDP가 2013년 1252달러에서 2024년에는 1178달러로 오히려 6%가량 떨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2034년에도 1인당 GDP는 1311달러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소득 순위는 세계 169위에서 179위로 10계단 하락할 것으로 점쳐졌다. 북 주민의 소득이 아프리카나 아시아의 최빈국 수준으로 떨어진다는 의미다. 김병연 교수팀도 최악의 경우 북한의 1인당 GDP가 세계 최하위 10위권으로 추락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 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선 대외 무역이 활발해지고 해외 자본이 대규모로 들어가야 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관계자는 "북한이 핵개발을 고수할 경우 우방국인 중국조차 대규모 자본 투자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北 변화의 길] 와이트먼 주한 英대사

스콧 와이트먼〈사진〉 주한영국대사는 "북한은 핵개발과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루겠다는 '병진 노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큰 모순"이라며 "북한이 무기 개발에 매달리는 한 해외 투자자들을 끌어당길 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3년 임기를 마치고 이달 말 귀임하는 와이트먼 대사는 지난달 30일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북한의 경제발전은 의미 있는 수준의 외국인 투자가 있을 때만 가능한데, 신뢰와 법치주의가 없고 가용 자산을 무기 개발에 탕진하고 있는 나라에 외국 회사가 투자할 가능성은 0%"라고 했다.

그는 영국 외교부 아시아담당관 출신으로, 주한대사 재임 중 평양을 두 차례 방문한 한반도 전문가다. 그는 남북 양쪽에 대사관을 둔 21개 국가의 주한대사 모임인 '평화클럽'을 주도하고 있다. 그는 "북한 외무성과 군 고위관리들을 만나봤고, 평양 주재 영국대사와도 수시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한다"며 "우리는 대북 외교 채널을 통해 핵개발과 인권 문제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의지만 있다면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는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고 언젠가 그들이 그 문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며 "하지만 김정은 정권이 민중에 대한 억압을 완화하려는 조짐이 아직은 없다"고 했다.

[임민혁 기자]

조선일보

김철(오른쪽) 전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9일 오후 서울의 한 사무실에서 본지 김명성(왼쪽)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北 변화의 길] [2] 김철 前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폐쇄적인 자립노선 추구한 아버지의 실패 잘 알아

새로 만든 20개 경제특구 성공하려면 개방이 필수… 시기 놓치면 정권 잃을수도"


탈북자인 김철 전 북한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은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는 할아버지(김일성)·아버지(김정일)의 노선에서 벗어나 독자 노선을 추구할 여지가 있다"며 "경우에 따라선 그가 할아버지·아버지를 부정하고 개혁·개방에 나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전 대의원은 지난 9일 본지와 가진 인터뷰에서 "김정일은 출생지부터 속이며 거짓으로 신격화했기에 개혁·개방을 제대로 못 했지만, 김정은은 젊은 데다 아직 거짓 신격화도 덜 됐다"면서 "김정은이 마오쩌둥 노선을 부정하고 개혁·개방을 이룬 중국의 덩샤오핑처럼 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했다. 김 전 대의원은 북한에서 우리 국회의원 격인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을 두 차례 지냈지만 북 체제의 한계를 느끼고 2006년 탈북했다.

그는 북한의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이후 남한으로 온 최고위급 탈북자로 북한의 국내외 경제 동향에 대해 정통하다.

그는 "경제적으로 볼 때 김일성·김정일은 폐쇄적인 자립적 민족경제 노선을 추구하다 실패했다"며 "김정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경제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정은 집권 이후 경마장·스키장·편의시설·아파트 건설 등으로 평양시와 일부 지역은 변화했지만, 지방은 지금도 한심한 상황"이라며 "김정은이 지방에 20개 경제개발구를 지정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지방이 경제개발구를 하려면 외자 유치가 필수인데 열악한 인프라 환경과 노동력 통제 때문에 투자할 사람이 없다"며 "투자 환경과 조건을 먼저 바꿔야 한다"고 했다.

김 전 대의원은 "현 상태에서 김정은이 개혁·개방을 하면 성공 가능성이 있지만 끝까지 거부할 경우에는 반대 세력이 나타나 쿠데타를 할 수도 있다"며 "누가 개혁·개방을 하든 인민의 평가와 지지를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김정은 체제가 전면적 개혁·개방을 선택하면 성공적으로 체제 전환의 길을 갈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민심을 잃고 정권마저 잃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그는 "김정은이 민족과 인민을 쳐다보고 가야 한다"며 "만일 김정은이 개혁·개방에 성공한다면 (김일성·김정일과 달리) 북 주민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북한의 병진 노선에 대해 "북한이 핵을 가지면 주변국이 한반도 문제에 개입할 수 있는 명분을 주게 된다"며 "핵을 포기해야 외국의 간섭에서 벗어나 남북이 자주적으로 통일할 수 있다"고 했다. 또 "북한의 경제력과 기술력으로 봤을 때 핵개발 완성까지는 아직 갈 길이 많이 남았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 안 하면 남북 간 교류 협력은 물론이고 외국 투자도 어렵게 돼 두 마리의 토끼를 다 놓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통일을 위해 남북이 대화와 교류를 추진하되 과거처럼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 통행을 해야 한다"며 "우리 상품이 평양의 백화점에 들어가고 북한 사람과 기업도 서울에 와서 북한 상품을 홍보해야 한다"고 했다.

이산상봉도 금강산이 아니라 서울과 평양을 오가는 형식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남북 간 정상회담도 좋고 교류도 좋지만 목적과 지향성을 갖고 북한이 변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 전 대의원은 북한의 성공적 체제 전환을 위해 "주변 강대국들이 내정 불간섭의 원칙에 따라 남북한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여건을 조성해 줘야 한다"며 "김정은도 남한의 도움을 받아 개혁·개방을 해야 외세의 간섭 없이 통일로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통일이 된다고 해도 북한의 경제력과 북 주민의 정치의식을 바꾸는 데 과도기가 필요하다"며 "동서독처럼 장벽을 빨리 허물면 안 된다"고 했다.

[김명성 기자]
조선일보
[北 변화의 길]

박찬모 평양과기대 명예총장


박찬모〈사진〉 평양과기대 명예총장은 지난 9일(현지 시각) 미국 버지니아주 재미한인과학기술자협회에서 가진 강연에서 "북한이 서서히 변화하고 있는데,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영어와 컴퓨터를 배우고, (대학에서) 시장경제를 가르치는 것을 상부에서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자체 개발한 태블릿PC를 보여주면서 "케이패드라고 부른다"며 "여기에는 모든 교과서가 들어 있고, 외국어 번역 기능까지 탑재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에 택시 회사가 5개나 되고, 현금카드 같은 '나래카드'로 결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평양에서 300만명이 휴대폰을 쓰는데 한 달에 8달러(8800원)만 내면 무한정 통화가 가능하고, 20달러면 인터넷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북한 사람들끼리만 통화할 수 있다고 했다.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경향신문

ㆍ박찬모 평양과기대 총장, 워싱턴서 동포 대상 강연

ㆍ“북한 IT기술 소프트웨어 강해… 통일 전에 남북한 IT 격차 줄여야”

ㆍ“소니 해킹 북 소행 증명 어려울 것… 유학생 방에 김정일 사진 없어”

“아무런 제약 없이 북한에 갈 수 있는 여러분들은 가능하면 자주 가보시길 바란다. 북한 사람들을 만나 대화도 하고, 일깨워도 주길 바란다. 그런 데서 통일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포항공대 총장, 이명박 대통령 과학기술특보를 지낸 박찬모 평양과기대 명예총장(79·사진)이 재미동포들에게 조언을 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그는 2010년부터 1년 중 절반을 평양에서 보내며 매 학기 ‘가상현실’ 등 컴퓨터공학 강의를 하고 있다.

박 총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평화와 번영 포럼’ 주최로 워싱턴 인근의 한미과학협력센터에서 동포들을 상대로 강연을 했다. 그는 북한의 정보기술(IT) 수준에 대해 “돈 드는 하드웨어가 낙후돼 있고 상업화·마케팅 기술이 떨어지지만, 수학 실력이 좋고 노동력이 싸서 소프트웨어에 매우 강하다”고 말했다. 수학 실력을 높게 평가한 이유는 ‘시스템시뮬레이션’ 강의 전 포항공대 학생들에게는 미분방정식 등을 복습시켜야 했지만, 북한 학생들은 그럴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소니픽처스 해킹에 대해 묻자 박 총장은 “평양과기대는 학생들에게 해킹을 가르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디도스 공격은 중학생도 할 수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미 연방수사국(FBI) 얘기를 너무 믿는 것 같은데, 소니 내부자 소행 얘기도 계속 나오지 않는가. 북한이 했다는 것을 증명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1958년 서울대 화공과 졸업 후 메릴랜드대 대학원에 진학한 그는 미국에서도 컴퓨터공학 전문가 1세대에 속한다. 1990년부터 중국에서 북한 학자들과 만나 IT교육 협력을 해온 그는 평양과기대 설립에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과학자로서 소명을 “통일이 되기 전에 IT 분야의 남북한 격차를 줄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총장은 북한이 변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2000년만 해도 출국 전 반드시 카메라를 수거해 검열하던 것을 이제는 하지 않는다. 휴대전화로 찍어 전송하고 지워버리면 알 길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신은미씨가 평양에 택시가 많아졌다고 말한 것까지 문제가 되던데 택시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택시에서 북한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한 것을 보면 무선인터넷 기반도 어느 정도 갖춰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했다. 외국인들이 예배를 보는 교회에 들어오는 북한 사람들이 김일성·김정일 배지를 떼는 것도 흥미로웠다고 했다. 북한 당국은 평양과기대에 시장경제 강의를 권장한다.

박 총장은 제자들을 가능하면 많이 외국으로 보내려고 한다. 지난해에도 12명을 영국, 스웨덴 등으로 유학을 보냈다. 그는 영국 웨스트민스터대에 보낸 3명의 학생들이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보려고 이들을 방문하기도 했다. “이들의 기숙사 방에 (김일성·김정일) ‘사진’이 있는지 봤더니 없더라.”

기독교계 등의 지원으로 2010년 개교한 평양과기대에는 미국, 중국, 영국, 스웨덴, 호주, 뉴질랜드 등 다양한 나라에서 교수들이 와 있지만 한국인 교수는 없다. 한국 정부가 5·24 조치에 따라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총장은 한국 정부의 태도가 “답답할 뿐”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손제민 특파원 jeje17@kyunghyang.com>
 

[통일이 미래다] 市場 커지면 시장 때리는 北… 경제개혁 번번이 실패

[北 변화의 길]

사회주의 계획경제 고집 탓


북한은 김일성 주석 시절인 1984년 외국 기업과의 합작 경영을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합영법(合營法)을 실시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인 2002년엔 시장 기능을 일부 도입하는 '7·1 경제 관리 개선 조치', 김정은 집권 이후인 2012년에는 기업 자율성을 확대하는 '6·28 경제개혁 조치'를 잇따라 발표했다. 하지만 이들 조치 대부분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유야무야됐고, 북 경제는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북한의 개혁·개방 조치가 실패한 근본적 요인은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의 한계를 벗지 못했기 때문으로 지적된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경제가 발전하려면 시장의 조정 기능과 사적 소유권 보장, 창업과 투자의 자유가 핵심"이라며 "7·1 조치와 6·28 조치 등은 사회주의 체제는 그대로 둔 채 일부 자본주의 요소만 도입했기 때문에 실패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통일학술정보센터 소장은 "북한은 시장이 커지면 주기적으로 시장 세력을 때린다"면서 "2009년 말 시행한 화폐개혁이 대표적인데, 초인플레이션이 일어나고 외화 의존도가 심화돼 시장의 신뢰를 잃었다"고 했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것도 국제적 제재와 고립을 심화시켜 경제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병진 노선 포기를 통해 국제적 제재 완화와 신뢰를 얻지 못하면 김정은식 개혁·개방 정책은 과거의 실패를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안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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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총 21년치의 북한 신년사를 찾아봤다. 김일성 주석 사망 이후인 1995년부터 2012년까지의 공동사설과 2013년부터 시작된 김정은 제1비서의 3년치 육성 신년사들이다. 큰 흐름에서 북의 변화를 짚어보고, 김 제1비서의 북한이 어느 방향으로 향할 것인지 가늠해보기 위해서다.

무엇보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을 대표하는 정책들이 시간의 흐름과 더불어 사라지고 만들어지는 과정이 눈에 띄었다. ‘공산주의’ ‘주체농법’ ‘혁명적 군인정신’ 등이 이런 변화를 상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공산주의’는 김일성 주석의 정책을 함축하는 단어다. 그러나 북의 공동사설은 1995년과 1996년에만 공산주의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김일성 시대가 끝났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김 주석이 창안했다는 ‘주체농법’도 마찬가지다. 공동사설은 1995~1998년에는 해마다 주체농법을 언급했지만, 그 뒤로는 2000, 2005, 2010년의 3년만 등장시켰을 뿐이다. 2011년부터는 아예 언급이 없다. 이런 변화 뒤에는 다락밭농사 등으로 대표되는 주체농법으로는 식량난을 해소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두 단어를 대체한 것이 ‘실리’와 ‘농업혁명’이다. 1999년 공동사설에서 처음 등장한 ‘실리’는 평등을 강조해온 공산주의 개념과는 달리 실질적인 성과를 강조한다. 이 개념은 그 뒤 북이 2002년 7·1 경제관리개선조치 등을 통해 시장요소를 끌어안는 바탕이 된다. 2008년 이후 자주 눈에 띄는 ‘농업혁명’은 선진영농방법과 유기농법 등을 주요 농업정책으로 제시한다. 이 용어는 주체농법과는 달리, 포전담당제 실시 등 협동농장의 틀을 벗어난 개혁도 수용할 수 있는 중립성을 지니고 있다.

이 두 단어보다 더욱 직접적으로 김정일 시대를 대표하는 말이 ‘혁명적 군인정신’이다. 김일성 주석 3년상을 마치는 해인 1997년부터 김정일 위원장이 사망한 해인 2011년까지 한해도 빠짐없이 신년사에 등장한 이 단어는 김정일 시대 정치·경제·사회정책의 핵심이다. ‘고난의 행군’ 등 어려웠던 시기에 군인들이 혁명적 정신을 발휘해 경제건설마저도 선도하고, 이런 ‘혁명적 군인정신’을 노동자와 당 간부 등 사회 구성원이 본받자는 것이 뼈대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사망한 직후에 발표된 2012년 신년사에서부터 ‘혁명적 군인정신’은 사라졌다. 김정은 제1비서가 추구하고자 하는 새로운 경제발전 방향과 맞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신년사를 통해 볼 때 김정은 제1비서를 상징하는 정책은 무엇일까. 아직은 꼭 짚어 얘기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 가지 가능성은 올해 신년사에 등장한 ‘경영전략, 기업전략’에서 찾을 수 있을 듯하다. 원래 사회주의 기업들은 계획당국에서 할당된 생산량을 달성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한다. 하지만 시장요소 활용이 늘어나면 사회주의 기업도 경영전략을 강화해야 한다. ‘경영전략’은 7·1 조치 이후인 2005, 2006, 2010년 공동사설에 등장했지만, ‘경제강국 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을 강조하는 김 제1비서가 앞으로 자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인민생활 향상의 성공은 시장요소 확대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신년사에 처음 등장한 핵·경제 병진노선의 경우 그 목표 중 하나가 “핵 보유를 통해 국방비를 줄이고 그 재원을 경제로 돌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안으로 발언권이 약화된 군부를 무마하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밖에서 북에 대한 투자를 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런 과제들에 대한 김정은 시대 북한의 선택은 과연 무엇일까?

김보근 한겨레평화연구소장 tree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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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황태연 동국대 교수는 “‘인간 본성은 선하다(성선설)’거나 ‘말만 번드레해서는 안 된다(교언영색)’ 같은 공자의 가르침은 오늘날에도 충분히 통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련성 객원기자

['…공감의 해석학' 낸 황태연 교수]

"공자, 교감 중시한 현대적 사상가… 마르크스, 正義지상주의 아닐까"

'DJ 策士' 같은 역 또 하겠나 묻자 "조언할 상황 온다면…" 여운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책사(策士)'로 불렸던 황태연(58)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연구서 '감정과 공감의 해석학'을 내놓았다. 총 2권인 책의 페이지만 2282쪽, 무게는 3㎏에 육박한다.

그는 공자(孔子)에서 '공감(共感)'의 개념을 찾아내고 니체의 철학에서 반(反)중용주의의 혐의를 끄집어내며 하버마스의 해석 개념에 대해 속류적이라고 비판했다. 동서고금의 사상가를 상대로 한바탕 '지적 육박전(肉薄戰)'을 벌인 것이다. 인용하거나 참고한 책과 논문만 550여 편. 공자·소크라테스·플라톤·스피노자·칸트·헤겔·다윈·마르크스·니체·하이데거·가다머·롤스 같은 사상가들이 이 지적(知的) 오디세이에 등장인물로 호출됐다. 황 교수는 "학계에서 내 책을 읽고 본격적인 평을 하려면 1년쯤 걸릴 것"이라고 했다. 그의 지적 편력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미리 든든한 말뚝을 설치해 둘 필요가 있다.

마르크스에서 공자로

그가 마르크스주의에 근거해 현대사회의 여러 문제를 재조명한 논문 '지배와 노동'으로 독일 프랑크푸르트 괴테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건 1991년. 그 무렵 일어난 소련 해체와 동구권의 몰락을 지근거리에서 바라보면서 그는 한 가지 의문에 사로잡혔다. "사실은 마르크스 자신이 폭력 투쟁을 정당화하거나 결과적으로 부추기는 '정의(正義) 지상주의' 오류에 빠진 건 아니었을까?"

좌파 동료 학자들은 마르크스의 오류가 아니라 스탈린과 마오쩌둥 같은 후세의 잘못된 해석 탓으로 돌렸다. 하지만 그는 동의하지 않았다. "마르크스가 1㎜만 틀렸다면, 스탈린이나 김일성은 수십㎞까지 극단적으로 더 나갔던 거죠."

그 무렵부터 황 교수는 공자를 다시 읽어나갔다. 서양 정치사상 전공자의 눈에 비친 공자는 놀라울 만큼 현대적인 사상가였다. 이성적 소통만이 아니라 감정적 교감을 중시한 대목은 1990년대 이후 서구 철학계에서 부상 중인 해석학의 흐름과 상통했다. 측은지심(惻隱之心)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경계는 흡사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 장애)'를 예고하는 것만 같았다. 황 교수는 "정의와 투쟁 일변도인 서양 학문의 장벽에 가로막히면서 거꾸로 공자에 대한 확신도 깊어졌다"고 했다.

正義에서 仁義, 복지에서 행복으로

이 책에서 황 교수는 정의 지상주의와 복지 만능주의를 과녁으로 삼았다. "정의를 신봉하는 좌파 세력은 복지 예산 팽창으로 비효율적 관료주의와 경제난을 초래했고, 시장 만능주의를 내건 우파는 내수 시장을 위축시키고 세계 금융 질서를 무너뜨려 경제 불황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정의를 명분으로 내걸고 싸웠던 좌·우파가 오히려 독단에 빠졌다는 진단이다.

황 교수는 "극단적이고 소모적인 좌우 대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필요한 패러다임이 인의(仁義)와 행복"이라고 말했다. 국민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는 순간, 소득 증가가 행복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자살률이 증가하는 역설적 현상은 기존의 학문적 패러다임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황 교수는 아파트 층간 소음을 실례로 들었다. '복지국가' 관점에서는 부차적인 문제로 치부되기 쉽다. 하지만 '행복국가'로 사고(思考)를 확장하는 순간, 우리 삶에서 가장 중요한 화두가 될 수도 있다고 황 교수는 설명했다. "이웃을 배려해서 밤 10시 이후에는 샤워도 삼가도록 하는 독일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어요." 좌파 학자의 행복론에 잠시 이질감이 생겼지만, 그는 "옛날부터 나는 부드러운 마르크스주의자였다"고 했다.

DJ의 책사에서 낙향한 연구자로

1997년 대선 당시 황 교수는 김대중 후보와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DJP 연합'을 주창해서 야권 승리의 일등공신으로 꼽혔다. 김대중 정부 때는 대통령 자문정책기획위원을 역임하면서 'DJ의 책사'로 불렸다. 하지만 2003년 친노 세력의 민주당 집단 탈당과 열린우리당 창당 이후, 황 교수는 현 야권과 일정한 금을 그었다. "중도 개혁주의를 부정하고 좌경화했던 그들이 최근 중도를 다시 부르짖는 모습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는 그의 말에는 감정적 앙금이 남아 있는 듯했다.

황 교수는 "애초 제갈량 같은 참모는 될지언정 정치 한복판에 뛰어들 생각은 없었다. 무도(無道)할 때는 낙향하고 칩거해서 연구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행복국가'를 화두로 내거는 정치인이 등장한다면 어떻게 할 건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자꾸 정치만 묻는다"고 타박하면서도 한 가닥 여운을 남겼다. "조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온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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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동아일보]
황우여 교육부 장관
황우여 교육부 장관은 “수능 절대평가는 교사들은 죄의식, 학생들은 자기비하로 흐르는 현실을 바로잡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해서는 “이 교실 저 교실마다 다른 역사를 가르치면 큰일”이라고 말했다. 박경모 기자 momo@donga.com
홍찬식 논설위원
교육부는 2015년 한 해 뜨거운 뉴스 메이커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곧 가시화하는 대학수학능력시험 개편,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대학 구조조정 문제는 하나같이 인화성이 높은 현안이다. 수능이 어떻게 개편될지는 전국 학부모들에게 초미의 관심사다. 사교육 시장도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정부는 좌편향 역사교육을 막는다는 취지로 한국사교과서의 국정화를 검토하고 있지만 13개 시도의 진보 성향 교육감들은 선거 공약으로 반대 투쟁을 공언해 놓고 있다.

출산율 저하에 따라 궁지에 몰린 대학들은 교육부의 구조조정 방안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심각한 청년실업에 대해서도 교육부는 장기적인 대안을 제시할 책임이 있다. 5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교육정책의 키를 쥔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만났다.

그는 한나라당 원내대표 시절에 ‘불임국회’ 논란을 빚은 국회선진화법을 만든 주역이다. 이 법을 포함해 정치 현안에 대해서도 묻고 싶었으나 “교육부 장관을 맡고 있어 정치 문제는 언급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영화 ‘국제시장’이 화제인데 관람했는지….

“봤다. 내 인생의 한 과정을 보는 느낌이었다. 판사 시절인 1978년 독일에 유학한 적이 있다. 영화에 등장하는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었다. 다들 우수한 인재들이었다. 젊은이들이 그때 역사를 잘 모르더라도 영화로 보여주니까 가슴에 와 닿을 것 같다.”

?젊은 사람들은 애국심 얘기를 꺼내면 얼굴을 찌푸린다.

“그래도 한국 대표팀이 경기하는 축구장에 가면 우리 팀을 응원하지 않나.”

국민통합이 한국사 교육의 의미

?대한민국 역사를 어떻게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나.

“역사를 교육할 때 복수 정답이 나오는 것을 가르칠 수는 없다. 가르치는 내용에 대해서는 국민을 통합하는 의미가 부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교실 저 교실마다 가르치는 내용이 다르다면 이거야말로 큰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교육은 국가 책임이다. 학자들이 역사를 연구하는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국가에 대한 자긍심이나 민족정기가 잘 드러나는 역사를 가르쳤으면 한다.”

?한국사교과서 발행 체제를 정부가 직접 관장하는 국정으로 바꿀 건가. 국정 체제는 과거로 돌아가는 것인데….

“공론화 과정을 거칠 것이다. 그러나 교과서 제작 일정상 올해 안에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

?대한민국 역사에 대한 평소 생각은….

“올바른 역사, 즉 정사(正史)를 국가가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전 국민이 권위를 인정할 수 있는 역사가들이 정사를 써 줘야 한다. 현재 그런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

“사교육 잡는다”는 말 못쓰게 한다


?학부모들이 수능 개선 방향에 대해 궁금해한다. 어떻게 가는 건가.

“수능을 도입한 지 20년이 지났다. 그동안 드러난 문제점들을 총체적으로 점검해 요즘 교육현실에 맞게 개선할 시점이 됐다. 국가 차원의 시험으로서 앞으로 20, 30년에 대비해야 한다. 수능 영어는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전환하기로 했지만 수학과 국어 과목은 절대평가 전환 여부를 심층적으로 검토하려고 한다.”

수능 상대평가는 수험생들이 상위 4% 안에 들면 1등급, 그 아래서부터 상위 11%까지는 2등급 등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수험생들은 일정 점수만 넘으면 모두 1등급을 받을 수 있다. 상대평가에선 1등급을 맞기 어렵지만 절대평가를 하면 훨씬 쉬워진다. 아직 연구 중이라고는 했지만 황 장관의 발언에는 ‘수능 절대평가’ 쪽에 무게가 실려 있었다.

?수능의 변별력도 중요한 게 아닌가. 열심히 공부한 학생이 입시에서 합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지 않나.

“상대평가를 해서 상위 4%에게만 1등급을 주면 비교육적인 상황이 만들어진다. 교사들은 자기가 가르친 모든 학생이 1등급을 받기를 바라는데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으니 죄의식을 느끼게 된다. 학생들은 학생들대로 자기비하에 빠지게 된다. 이런 현상이 가장 심하게 나타나는 과목이 영어다. 그래서 수능 영어부터 절대평가를 하겠다는 것이다. 교사와 학생이 함께 ‘모두 100점을 맞자’는 공감대를 이루고 그 목표가 실현 가능하도록 교육을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학들은 여전히 학력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려고 할 텐데…. 대학들이 본고사를 치르겠다고 나서면 어쩔 건가. 본고사가 다시 생기면 사교육이 더 늘어날 수도 있다.

“대학 재량권도 중요하기 때문에 엄금할 수는 없겠지만 과거처럼 본고사를 도입하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학 총장들의 단체인 대학교육협의회와 논의해 풀어 나갈 것이다.”

?정부는 공교육이 잘 이뤄지도록 하는 일에 신경을 써야지 사교육 잡는 데만 급급한 것 같다.

“교육부 내에서 ‘사교육 잡는다’는 말은 꺼내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다. ‘교육부’가 아니라 ‘경찰부’처럼 국민들에게 비치게 된다. 공교육 정상화에 맞춰 교육다운 교육을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교육부, 규제 아닌 지원기관으로

?교육부가 해체돼야 한국 교육이 살아난다는 말도 있다.

“교육부 직원들과 하는 얘기이지만 ‘우리가 호랑이나 사자의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다가가서는 안 된다’는 말을 종종 한다. 호랑이가 당장은 힘이 있어 보일지는 몰라도 곧 희귀동물이 되고 나중엔 멸종하게 된다. 교육부는 ‘규제 기관’이 아닌 ‘협의적 지원 기관’으로 가야 한다. 유익한 역할을 하는 양이나 소의 모습으로 다가갈 것이다.”

?어느 진보 교육감은 “박근혜 정부의 교육정책은 진보 교육감 발목 잡는 것 말고는 없다”고 비판하더라. 진보 교육감들과는 소통하고 있는지….

“야당 소속 시도지사와는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차원의 협의를 통해서라도 일부 대화를 할 수 있지만 교육감은 사정이 다르다. 교육의 중립성과 교육감 직선제와 맞물리면서 중앙정부와 연결점이 전혀 없다. 국민을 위한 교육을 위해서라도 최소한의 일체감을 가질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해야 한다.”

?진보 교육감들이 자율형사립고를 없애려고 하는데….

“모든 사립고가 자사고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자사고는 교육의 획일성을 개선할 수 있고 학생 개개인에 맞는 맞춤교육을 위해서도 필요하다. 사립학교의 근본 취지에 잘 어울리는 학교 형태다. 자사고를 폐지한다면 한국 교육은 퇴보하는 것이다. 정부는 자사고를 보호하는 한편 일반고의 여건과 역량을 보완하고 강화하는 일에 나서겠다.”

?정부의 교육정책이 너무 안이하게 가고 있다. ‘행복 교육’이라는 목표는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비현실적이다. 공부가 노력 없이 되는 일인가. 선진국들은 인재 양성이 나라의 살길이라며 팔을 걷어붙이는데 우리는 되도록 공부를 안 시키려고 난리다. 국가 장래가 걱정된다.

“교육의 개념 자체가 바뀌고 있다. 문제풀이 식의 교육은 이제 효력을 상실했다. 1등을 향해 달리는 것이 중요하지만 어디를 향해 1등으로 달리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선진국 따라잡기로는 안 된다. 한국의 인재들은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면서 세계를 이끌어갈 수 있어야 한다. 창의성을 지니고 인류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이런 변화에 맞춰 교육의 틀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

?박근혜 정부의 교육 공약 중 엉뚱한 것이 초등학교 학업성취도 평가를 없애버린 것이다. 부잣집이야 알아서 잘하겠지만 저소득층 아이들 가운데 학업이 부진한 학생들은 정부가 일찍부터 도와줄 수밖에 없다. 초등학교 학업성취도 평가를 안 하면 그런 학생들을 찾아낼 방법이 없다. 부활할 생각은 없는가.

“부활하자는 의견이 있었으나 내가 신중하게 접근하자고 했다. 과거와 같은 점수 위주 평가는 아니지만 종합적 평가는 필요하다고 본다. 2012년 대선 때 일단 결론을 낸 것이기 때문에 좀 더 논의해 보려고 한다.”

정부, 대학 구조조정 개입 불가피


?부실한 대학들은 그냥 놔둬도 자연스레 없어지게 돼 있는데 왜 정부가 나서서 일일이 ‘교통정리’를 하냐는 시각이 있다. 대학 생사여탈의 권한을 교육부가 쥐고 ‘갑(甲)질’ 하려는 의도 아닌가.

“정부가 대학 죽는 것을 그대로 보고 있으면 큰 혼란이 일어난다. 먼저 지방대학이 사라질 텐데 지방대학이 없어지는 것은 교육 차원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대학이 있던 지역사회가 동반 침체되는 부작용이 나타날 것이다. 이 점에서 지방대학은 대학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수도권대학이냐 지방대학이냐를 떠나 실력 있는 대학들이 살아남도록 하는 합리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여기에 정부가 일정한 개입을 해야 한다. 구조조정 대상 학교를 선정하는 과정에는 정부가 가급적 나서지 않으려 하고, 정부의 재정 지원과도 연결시키지 않으려고 한다.”

?청년실업은 어떻게 풀어야 하나.

“그동안 학교는 학생들이 취업이 되든 안 되든 사회로 내보내고 손을 떼버리는 구조였다. 지금부터는 학생 학교 기업이 삼위일체가 돼 학교와 기업이 손을 잡고 학생들에게 맞춤형 교육을 시켜 내보내야 한다. 올해 특성화고 마이스터고 가운데 9개교를 선정해 ‘선(先)취업 후(後)진학’의 약정형 체제를 운영할 계획이다. 고등학교 입학 때 이미 취업할 기업이 정해지고 학교는 기업이 원하는 교육을 실시한다. 전국 41개 산업단지와 연결해 확대해 나갈 것이다.”

?지난해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지원을 놓고 여야가 큰 갈등을 빚었는데 올해 말에도 같은 사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 근본 해법은 없나.

“교육청으로 들어가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줄어들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과거에는 해마다 3조 원씩 늘어나 돈을 어떻게 쓸까 고민할 정도였으나 지금은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지방채를 발행해 모자란 돈을 메우면 나중에 교육청이 파산할 수밖에 없다. 내국세의 20.27%로 고정돼 있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비율을 조정하는 것을 포함해 따로 협의 기구를 만들어 탄력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홍찬식 chansi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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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진 토목기술로 ‘백제판 뉴딜정책’… 기울어진 나라 제2의 중흥기 이끌어
330년 완공된 백제시대 저수지 벽골제에는 아직도 높이 5m에 달하는 수문 돌기둥이 남아 있어 한반도 최초 대규모 저수지의 위용을 보여준다. 벽골제는 당시 1만 ha에 달하는 논에 물을 댄 것으로 추정된다. 노중국 교수 제공
지평선에서 해가 뜨고 질 만큼 드넓게 펼쳐진 김제평야. 예부터 곡창지대로 이름 높았던 이곳에는 최고 높이 4.3m에 이르는 약 3km 길이의 제방과 5m에 달하는 수문 돌기둥들이 남아 한반도 최초의 대규모 저수지의 위용을 간접적으로나마 전하고 있다. 바로, 백제 11대 비류왕(제위 304∼344년)이 330년 연인원 32만 명을 동원해 만든 ‘벽골제’다.

벽골제는 1만 ha에 달하는 논에 물을 댔던 것으로 추정된다. 흙으로 만든 저수지가 이 엄청난 수량과 수압을 감당할 만큼 견고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백제가 진작부터 중국에서 들여와 재빨리 제 것으로 소화했던 뛰어난 토목기술이 있었다. 나뭇가지, 잎 등을 깔고 흙을 다져 응집력을 높이는 ‘부엽공법’, 나무로 만든 틀에 흙을 켜켜이 다져 넣는 ‘판축기법’ 등이 그것이다. 백제가 벽골제를 비롯해 한반도 삼국 중 가장 빨리, 가장 많은 저수지를 만들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기술들을 일찍부터 익혀 온 ‘기술 강국’이었던 덕분이다.

이런 역량은 후일 기울어 가던 국운을 다시 일으키는 원동력이 되기도 했다. 475년 고구려 장수왕과의 전쟁에서 패한 백제는 황급히 웅진으로 천도했다. 이때 한강 유역, 경기도 일대 곡창지대를 모두 뺏기면서 농사를 지을 수 없게 된 백성들은 굶주리다 못해 걸식하며 떠돌아다니거나 살길을 찾아 국경을 넘었다. 궁핍해진 국고로 더욱 약화된 왕권은 귀족들의 반란을 불러 웅진 천도 후 26년 동안 무려 3명의 왕이 여기에 휩쓸려 암살되거나 단명했다. 걷잡을 수 없이 흉흉해지던 사회 분위기는 무령왕이 반란을 진압한 후 전국적인 저수지 사업을 선포하면서부터 뒤바뀌기 시작한다.

최신 기술 육성 국가역량 강화
세계 IT강국 거듭난 한국과 닮아

이는 이른바 ‘백제판 뉴딜 정책’이라 할 만했다. 축적된 토목기술로 곳곳에 새 저수지를 만드는 한편 낡은 시설을 보강하자 단위면적당 생산량이 훌쩍 뛰었다. 또 금강 및 영산강 유역권 개간으로 새로운 곡창지대가 확보되면서 백성들의 형편과 나라 살림도 피기 시작했다. 저수지 공사는 일자리 창출로 사회 안정도 가져왔다. 유민과 부랑자들을 공사에 투입해 일시적으로나마 민생고를 해결하게 하고, 이후 개간된 농토에 정착시켜 궁극적인 생계까지 마련해준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대규모 국책사업은 중앙정부의 건재함을 다시 확인시키며 왕권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다.

‘백제판 뉴딜 정책’으로 멸망 직전의 나라는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고구려와 다시 맞붙어 여러 차례 승리를 거둔 후 “다시 강국이 되었노라”고 대내외에 선포하는가 하면 중국에서도 그 위상을 인정해 무령왕에게 ‘영동대장군(寧東大將軍·동쪽을 평안하게 한 장군)’이라는 칭호를 주기도 했다. 고구려나 중국 등 이웃 강국들에 비해 영토도, 인력도, 자원도 부족한 백제였지만 선진 기술을 재빨리 흡수해 그를 자국의 역량으로 승화시킨 결과 마침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이른 것이다.

또한 백제의 저수지 축조 기술은 바다 건너 왜에도 전파돼 왜의 경제 활성화와 왕권 강화를 뒷받침해 주기도 했다. 일본의 가장 오래된 저수지이자 가장 대표적인 저수지인 사야마이케(陜山池)에도 부엽공법, 판축기법이 활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최신 기술을 신속히 습득하고 발전시켜 이를 재기와 도약의 발판으로 삼았다는 점에서 백제와 오늘날 세계 ‘정보기술(IT) 강국’으로 거듭난 한국은 닮은 셈이다.

노중국 계명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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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ㆍ국민대통합위 보고서

ㆍ학력·세대 간 갈등도 “심하다” 답변이 절반 넘어

ㆍ이념갈등 해소엔 ‘보수신문 독점 개선’ 지적 눈길

한국 시민 10명 중 7명 이상은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 ‘기업가와 노동자’ 간 집단 갈등이 5년 전보다 악화돼 심각하다고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경향신문이 입수한 대통령 소속 국민대통합위원회의 <한국형 사회갈등 실태 진단 연구> 최종보고서 중 ‘사회갈등 해소와 통합을 위한 국민의식 조사’를 보면 여당과 야당의 갈등에 대해 응답자의 91.1%가 “심한 편”이라고 답했다. 보수와 진보의 갈등에 대해 “심한 편”이라는 답변도 86.8%나 됐다.

‘기업가와 노동자’(79.4%), ‘부자와 가난한 자’(77.7%), ‘대기업과 중소기업’(74.6%), ‘호남사람과 영남사람’(60.8%), ‘고학력자와 저학력자’(59.9%),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56%) 간 갈등에 대해서도 “심한 편”이라는 답변이 많았다. 집단 갈등이 5년 전보다 “더 심각해졌다”는 답변도 71.5%에 달했다.

진보와 보수는 서로를 부정적으로 생각했다. 진보는 보수를 표현하는 단어로 ‘권위적’, ‘정체’, ‘기득권’ 등을 꼽았는데 부정적인 단어가 69.3%나 됐다. 보수가 진보를 표현하는 단어로 꼽은 것 가운데는 ‘긍정적인 단어’(54.4%)가 ‘혼란’, ‘급진’, ‘친북’과 같은 ‘부정적인 단어’(45.6%)보다 다소 많았다.

‘한국사회에서 민주주의가 얼마나 잘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자신의 이념성향을 ‘진보’라고 답한 응답자(10점 만점에 5.92점)가 ‘보수’라고 답한 응답자(10점 만점에 6.65점)보다 박하게 평가했다. 연구진은 “한국사회의 갈등은 정책적인 면보다는 정파적인 면과 많이 결부돼 있다. 이념과 무관한 사안이라도 정치권이 대립하면 이념갈등으로 치닫는다”며 “자신과 이념성향이 다른 정치세력이 집권하면 민주주의라는 근본적인 문제에까지 불만을 갖게 될 정도로 이념갈등의 골이 깊다”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이념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 일자리 창출, 정년 연장, 최저임금 상승 등을 제시했다. 이념갈등 해소 방안의 하나로 ‘보수신문의 언론시장 독점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한 대목도 눈에 띈다.

연구진은 “조선일보·중앙일보·동아일보가 장악하고 있는 신문시장을 고려할 때 진보집단은 보수신문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보수집단이 진보신문을 구독할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적다”며 “보수신문의 시장독점 현상이 완화돼야 언론에 의한 이념 재강화 우려도 해소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 사회과학연구원 한국정치연구소(소장 강원택 교수)가 진행했다. 국민의식 조사는 지난해 6월25일부터 7월17일까지 전국의 19세 이상 성인남녀 1210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이용한 대면조사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2.8%포인트이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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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테러, 문명의 충돌인가 실패한 통합인가]대테러전 10년… ‘표현 자유’ 앞세운 서방에 무슬림 모욕·소외감

ㆍ(1) 언론 공격, 왜

▲ 서방의 ‘이중 잣대’ 비난… 사르코지 정부 이후 무슬림 강경 정책도 한몫

‘신성모독’ 교조적 해석 이슬람 극단주의도 문제


경제난과 차별에 분노하고 좌절한 무슬림들, 극우파의 자극과 보복테러, ‘테러와의 전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은 이제 ‘패턴’이 됐다. 10여년 전 스페인 마드리드 열차 폭탄테러와 영국 런던 7·7 테러부터 2013년 미국 보스턴 마라톤대회 공격, 지난해 캐나다 오타와 국회의사당 총격 등이 모두 이런 악순환을 보여주는 사례다. 하지만 모든 테러에는 지리적·시간적인 특수성도 존재한다. 프랑스 주간지 테러는 ‘언론에 대한 공격’이라는 형태로 일어났다는 점에서 유독 두드러진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랍뉴스는 10일 “서방 언론은 ‘언론 자유’라는 미명하에 무슬림들에게 독선을 행하고 이슬람을 공격하면서 법적, 도덕적 제한을 받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서방 언론은 일제히 이번 사건을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으로 규정하나, 이슬람권에서는 서방의 이중잣대를 지적한다. 그 이면에는 대테러전 10여년 동안 무슬림들이 느껴야 했던 모욕과 소외감이 숨어 있다. 샤를리 에브도 이전에도 덴마크 율란츠포스텐의 무함마드 모욕 만평 등 이슬람을 모독한 여러 사건이 있었다. 2004년 이라크 아부그라이브 수용소에서는 미군이 아랍인 수감자들을 극도로 모욕했다. 이듬해에는 관타나모 수용소의 미군들이 코란을 찢어 변기에 넣었다. 2011년에는 미국의 한 목사가 코란을 불태웠다.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의도적으로 ‘십자군 전쟁’을 연상시키는 발언들을 해 ‘문명의 충돌’을 부추겼다.

국립외교원 인남식 교수는 “샤를리 에브도나 율란츠포스텐 등은 유럽 사회에 침투한 이슬람 문화에 대한 불편함을 만평이라는 형태로 공격한 것”이라며 “언론의 자유를 옹호하는 것과는 별개로, 이런 공격은 같은 사회 내부의 마이너리티를 향한 것이었으며 약자들에 대한 선동이었다”고 지적했다. 알자지라방송은 “프랑스 대통령은 샤를리 에브도 공격이 프랑스의 문화와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으나 이번 사건 뒤 유럽 곳곳에서 모스크 방화 등 반이슬람 공격이 뒤따랐다”며 “책임이 ‘이슬람’에만 있느냐”고 반문하는 좌담을 내보냈다.

물론 가장 큰 문제는 극단주의가 기승을 부리는 이슬람 내부에 있다. 서방의 반이슬람 정서에 비례해 이슬람권에서 ‘신성모독’을 더욱 교조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 또한 사실이다. 온건 이슬람이 대세였던 아시아에서까지 샤리아(이슬람 성법) 적용이 늘고 있다. 소말리아의 극단조직 알샤바브는 월드컵 중계방송을 보는 것조차 이슬람 율법에 위배된다며 주민들을 공격했다. 이슬람 국가 상당수가 언론과 표현의 자유를 누려본 적이 없다는 것도 이들의 인식이 세속화되지 못하게 만든 중요한 요인이다. 신성모독은 걸프의 독재왕정들이 시민을 억압할 때에 악용하는 단골 수단이기도 하다.

인구 10%가량이 무슬림인 프랑스에서는 무슬림 여학생들의 헤자브(머리수건) 착용 문제를 비롯해 온갖 문화적 마찰이 일었다. 자크 시라크 정부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반대했고 무슬림에게 온건정책을 펼쳤지만 후임 니콜라 사르코지 정부는 무슬림 이주자들에게 몹시 적대적이었다. 경찰의 무슬림 소년 사살로 촉발된 파리 소요를 강경 진압했으며 무슬림 난민촌을 무자비하게 철거했다. 사회당 정부도 사회·경제적 통합과는 반대로 갔다. 무엇보다 올랑드 정부는 지난해 이라크·시리아 공습에 참여했다. 이런 여러 요인들이 결합해 테러공격으로 이어진 셈이다.

<구정은 기자 ttalgi21@kyunghyang.com>


 


경향신문

▲ 마셜 호지슨의 세계사론 | 에드먼트 버크

반이슬람 시위가 봇물 터지듯 이어지고, 끝내 파리의 신문사에 총탄이 퍼부어졌다. 그 어떤 테러도 야만적이며 동의 불가이다. 그러나 말이다. 유럽인들이 이슬람, 중동이란 이름의 종교와 지역에 퍼붓고 있는 일상적 ‘역사적 적대감과 우월감’을 생각한다면 불행하게도 ‘약자’의 테러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이럴 때 떠오르는 책이 있다. 오래전 47세의 젊은 나이로 요절했지만 대작 <이슬람의 모험>을 남겼던 마셜 호지슨은 이슬람 역사전문가로 시카고대 교수를 지냈다. 에드먼드 버크가 압축 정리하여 엮은 그의 세계사론이 한국어본을 얻은 지 아주 오래이나 정작 그의 이론을 읽었거나 기억하는 한국 독자는 드물다. 그만큼 한국 지식계 분위기가 ‘충분히’ 유럽 편향이기 때문이다.

호지슨이 보기엔 ‘중심의 역사’도 ‘주변의 역사’도 없다. 호지슨의 세계사 서술의 중요한 초점은 서양사를 세계사의 맥락 속에서 유럽중심적 목적론으로부터 자유롭게 하는 데 있다. 진정한 의미의 세계사란 아시아와 그 주변(외곽)의 역사여야 하고 유럽은 그 이야기의 전개 속에서 특권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명제로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호지슨은 ‘중동’이란 말 자체가 만들어진 명칭임을 분명히 했다. 유럽의 입장에서 중동이란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내 공격을 일삼았다는 것이다. 익숙한 세계지도인 메르카토르 도법으로 작성된 지도도 과장, 허위라는 것이다. 이 도법은 극지방으로 갈수록 면적이 심하게 확대된다는 단점이 있다. 오래전에 번역된 <아랍인의 눈으로 본 십자군전쟁> 같은 책자와 같이 읽는다면, 파리의 신문사에 퍼부어진 총탄의 야만성을 비판하면서도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가에 관한 역사적 뿌리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주강현 | 아시아퍼시픽해양문화연구원장>

지구촌 “표현의 자유 수호” 손잡다

34國 지도자 등 100만명

파리 언론테러 규탄 시위
“파리는 오늘 세계의 수도가 될 것이다. 나라 전체가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일어섰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역사적인 테러 규탄 시위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시위에는 40여개국 정상급 수장들과 150만명 이상의 시민이 모여 테러 희생자들을 추모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이번 시위가 반테러 공조와 표현의 자유 수호의 새 이정표를 세운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7일 테러를 당한 풍자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에 연대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사건 후 처음 맞는 일요일인 이날 행사를 마련했다.

이날 전 세계는 정치이념과 종교, 대륙을 막론하고 전례 없는 연대를 보여줬다. 올랑드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등 유럽 정상뿐 아니라 이슬람국인 터키의 아흐메트 다부토을루 총리, 요르단 압둘라 2세 부부 등도 참석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한목소리를 내는 보기 드문 상황도 연출됐다. 미국에서는 에릭 홀더 법무장관이 참석했다.

각국 정상은 파리 레퓌블리크 광장에 모인 시위대 선두에 서서 나시옹 광장까지 3㎞ 거리의 행진을 이끌었다. 일찌감치 광장에 모인 시위대는 ‘우리 모두가 샤를리다’, ‘두렵지 않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든 채 ‘자유·평등·박애’ 구호를 외치며 열기를 고조시켰다. 테러 희생자 유족들도 ‘샤를리’라고 쓴 두건을 머리에 두른 채 대열 중앙에 섰다. 벨기에 브뤼셀, 영국 런던, 스페인 마드리드 등지에서도 같은 행사가 열려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미국 법무장관과 유럽 내무장관들은 이날 반테러 국제회의를 열고 유럽의 항공기 탑승객 정보를 공유하고 국경심사를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인도를 방문 중인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별도 성명을 내고 “우리는 극단주의와 극단주의자들에 대한 우려에 대적하기 위해 분노가 아닌 연대와 헌신으로 단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랑스에서는 전날에도 전국 각지에서 7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거리로 나와 테러 희생자를 애도했다. 마뉘엘 발스 프랑스 총리는 10일 파리 남부 에브리에서 연설을 통해 이슬람 극단주의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는 “테러리즘과 이슬람 성전운동, 이슬람 극단주의 등 형제애와 자유, 연대를 깨려는 모든 것과 전쟁을 벌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

 

 

경향신문

ㆍ13일부터 스리랑카·필리핀에

ㆍ불교·힌두교 지도자들도 만나 빈곤·온난화 해소 촉구할 듯

지난해 8월 한국을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78)이 6개월 만에 다시 아시아를 찾는다. 교황은 13일부터 19일까지 스리랑카와 필리핀을 차례로 방문한다.

한국 방문에서 교황이 남긴 메시지가 ‘위로와 치유’였다면, 이번 두 나라 방문에서는 종교 간의 대화와 기후변화 문제, 빈곤 등에 대한 관심을 촉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황청 국무원장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가난과 부패, 구조적인 불평등에 시달리는 사람들, 내전으로 고통받는 사람들, 자연재앙에 희생된 사람들에게 희망과 평화를 전달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교황은 스리랑카에 13일 도착해 불교 지도자들과 만난다. 스리랑카는 인구 70%가 불교도이다. 13%가 힌두교도, 무슬림이 10%다. 가톨릭 인구가 6%에 불과한 이 나라에서 교황은 여러 종교 지도자들을 만나 화합과 대화를 설파한다. 특히 프랑스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로 세계가 들끓는 시점이어서, 교황의 종교간 대화 메시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황은 둘째 날에는 북부의 마두를 방문한다. 이곳은 가톨릭 성지이기도 하지만, 2009년 타밀 반군이 진압당하기까지 30년 가까이 격렬한 내전이 벌어진 곳이다. AP통신은 “교황은 이곳 희생자들을 꼭 만나고 싶어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했다. 때마침 스리랑카에서는 타밀족을 학살하고 10년 동안 철권통치를 해온 마힌다 라자팍세 대통령이 지난 8일 대선에서 져 3연임에 실패했다. 교황은 마이트리팔라 시리세나 당선자도 만날 계획이다.

이어 교황은 4박5일 일정으로 필리핀을 찾는다. 필리핀은 가톨릭 신자가 인구 1억명 중 8000만명에 이르는 아시아 최대 가톨릭 국가다.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은 교황이 머무는 사흘을 공휴일로 선포했다. 필리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17일의 타클로반 방문이다. 이곳은 2013년 11월 슈퍼태풍 ‘하이옌’이 강타해 700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400만명이 집을 잃은 곳이다. 교황은 이곳 주민들을 위로하며 함께 식사한다.

올 연말의 파리 기후변화총회를 앞두고 교황청은 국제사회가 새로운 온실가스 감축체제 합의를 이끌어내도록 도울 것이라 밝혀왔다. 타클로반 방문은 교황의 이런 의지를 보여주는 이벤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18일에는 마닐라 산토 토마스대학교에서 이슬람, 개신교, 불교, 유대교 지도자 10여명과 만난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스리랑카보다는 오히려 필리핀이 교황의 안전 문제에 대해 더욱 신경쓰고 있다. 필리핀 정부군은 최근 이슬람 극단조직 아부사야프를 겨냥해 강도높은 소탕작전을 전개했다. 1970년 교황 바오로6세 방문 때에는 신부 차림을 한 사람이 교황을 향해 칼을 휘두른 사건이 있었다. 1995년 요한바오로2세가 방문했을 때에는 500만명이 모여드는 바람에 곤욕을 치렀다. 당국은 이번 교황의 방문을 앞두고 총기 소지를 전면 금지했다. 또 경비에 빈틈이 없도록 경찰들에게 기저귀 착용까지 지시했다. 교황 방문 기간에는 600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정부 관계자는 “테러범보다는 교황을 너무 사랑하는 필리핀 사람들을 어떻게 통제하느냐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마닐라에서 열린 성탄축제인 ‘엘나자레노 네그로’ 행진에 500만명이 몰려 1명이 심장마비로 사망했고 600여명이 다쳤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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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한, 문건 조사에서 완전 배제됐다며 김기춘 비판”

[동아일보]
[김영한 항명 후폭풍]사의표명뒤 통음… 지인에 불만 토로
‘토요 수석비서관회의’가 없어져 출근하지 않아도 되는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이 토요일인 10일 오전 청와대로 나와 김영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사표를 박근혜 대통령에게 올렸다. 박 대통령은 이를 즉각 수리했다. 김 비서실장이 전날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출석을 거부한 김 전 수석을 “(박 대통령에게) 해임하도록 건의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사표 수리가 속전속결로 이뤄진 것이다.

청와대는 집권 3년 차가 시작되는 새해 벽두부터 터져 나온 김 전 수석의 ‘항명 파동’을 빨리 수습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자칫하면 박 대통령의 국정장악 능력에 의문이 제기될 수 있는 ‘초대형 악재’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 실장과 김 전 수석 간의 갈등설이 번지면서 이번 파문이 정치 쟁점으로 커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김 전 수석은 사석에서 김 비서실장에 대한 불만을 여과 없이 토로했다고 한다. 김 실장이 박 대통령을 잘못 모시고 있다는 취지의 얘기였다. 그는 9일 전격적으로 사의를 표명한 뒤 통음(痛飮)을 했다고 한다.

김 전 수석은 또 사석에서 “민정수석 7개월간 하면서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제대로 한 적이 없다”며 “‘정윤회 동향’ 문건 사건 조사에서도 완전히 배제됐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그와 가까운 인사들은 “김 전 수석이 문건 조사에서 배제된 상황을 사실대로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거짓말을 할 수도 없어 결국 (민정수석을) 그만두기로 한 것 같다”며 이 같은 분위기를 전했다. 김 전 수석은 사의를 표명하면서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정윤회 문건 사건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이 김 실장과의 불화로 사의를 표명하는 사태에까지 이르게 됐다면 김 실장을 둘러싼 거취 논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청와대는 두 사람 간 갈등설을 부인하고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1일 “그런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히려 강골 검사 출신인 김 전 수석이 자신의 소신을 지나치게 주장하면서 항명 사태로까지 번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의 스타일에 오히려 문제가 있었다는 얘기다. 12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어떻게 정리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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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동아일보]
朴대통령 12일 신년회견 어떻게靑개편-대폭 개각 가능성 낮아… 사과-쇄신로드맵 제시 그칠듯野, 김기춘 사퇴-특검도입 촉구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집권 3년 차 출발을 알린다. 신년 기자회견을 계기로 힘 있게 국정을 끌어갈 동력을 얻기 위해 박 대통령은 새해 벽두부터 ‘메시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매진했다.

하지만 집권 3년 차 시작은 꼬일 대로 꼬였다. 9일 국회 운영위원회 출석을 놓고 김영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초유의 항명사태를 일으킨 데다 지난해 ‘정윤회 동향’ 문건 파문에 이은 권력암투설의 여진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기세다.

○ 최대 관심은 ‘인적 쇄신’ 구상

올해 기자회견에선 지난해보다 많은 15명 안팎의 기자에게서 질문을 받는다. 지난해 신년 기자회견에서 질문한 기자는 12명이었다. 기자들의 질문 내용도 사전에 청와대와 공유하지 않는다. 그만큼 박 대통령이 허심탄회하게 국민의 궁금증에 답하겠다는 얘기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 내용이다. 얼마나 진솔하게 국민과 소통하느냐가 관건이다. 김기춘 대통령비서실장을 넘어 박 대통령의 리더십마저 시험대에 올려진 상황이어서 박 대통령은 어떤 식으로든 ‘쇄신 카드’를 꺼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김 실장이나 이재만(총무) 정호성(제1부속) 안봉근(제2부속) 비서관 등 자신의 측근 비서관들의 거취 문제를 직접적으로 언급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기자회견 다음 날인 13일부터 곧바로 부처 업무보고가 시작돼 당장 큰 폭의 개각도 힘든 상황. 결국 파격적인 인적 쇄신책을 내놓기보다 국정 난맥상에 대해 사과하고 쇄신 로드맵을 제시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인적 쇄신을 두고는 여전히 박 대통령의 고민이 깊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청와대 행정관 한 명을 교체하는 데도 시간이 걸리는데 비서실장이나 부속비서관을 바꾸는 건 엄청난 부담이 따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집권 3년 차 징크스’를 돌파하려면 선제적으로 인적 쇄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집권 3년 차 징크스’는 역대 정부 집권 3년 차마다 측근 비리나 정책 실패가 부각돼 내리막길을 걸었던 전례에서 나온 말. 과거 정부는 전국 단위 선거 패배나 국회의 비협조 등 외부 요인에서 비롯된 측면이 많지만 현 정부는 청와대발 기강 붕괴라는 점에서 내부 쇄신이 시급해 보인다.

○ 정치권도 일제히 靑 쇄신 요구

김 전 수석 항명사태를 계기로 여권 내 ‘청와대 인적 쇄신론’도 힘을 받는 모습이다. 비박(비박근혜)계 4선인 정병국 의원은 “이게 오늘날의 청와대 비서실의 현주소다. 이런 사람들을 데리고는 대통령이 국정을 계속 끌고 가기 쉽지 않다”며 ‘전면 쇄신’을 요구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김 전 수석 사퇴 파동에 대해 “청와대 기강의 무참한 붕괴”라고 규정하고 박 대통령의 사과와 김기춘 비서실장의 사퇴, 특검 도입을 촉구하며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당권 주자인 문재인, 박지원, 이인영 의원도 청와대가 국정 운영의 난맥상을 노출했다며 박 대통령 책임론을 부각시켰다.

한편 정홍원 국무총리는 10일 김 전 수석의 사임에 대해 “민정수석이 국회에 출석하는 전례를 만들지 않겠다는 고집으로 보이지만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이현수 기자

한국일보


정치원로·학자들, 대통령에 조언
문건·항명… 靑 시스템에 '빨간불' 金·3인방이 인적 쇄신 가늠자

오늘 신년기자회견이 골든타임, 이번에 그냥 넘어가면 민심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항명 파동으로 청와대가 사면초가에 빠졌다. 정윤회 문건 파문에다 사상 초유의 항명까지 겹치면서 청와대는 광범위한 인적 쇄신을 요구받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김기춘 비서실장을 포함한 청와대 쇄신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정국 돌파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계 원로와 정치학자 등 전문가들은 11일 청와대 문건 유출 사건과 항명 파동을 청와대 내부 시스템의 심각한 이상 조짐으로 진단하면서 "박 대통령이 이번 신년기자회견을 청와대 인적쇄신의 마지노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내영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대통령 입에서 책임질 사람은 책임을 묻고 기강을 잡겠다는 얘기가 분명하게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찬종 변호사도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의혹이나 사건들은 모두 청와대 안에서 만들어져 밖으로 던져진 것인데 누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며 "이번 기회에 인적쇄신을 대폭적이고 단호하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쇄신의 대상으로는 김기춘 비서실장과 문고리 권력 3인방인 이재만 총무비서관,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이 최우선적으로 꼽혔다. 윤평중 한신대 철학과 교수는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한데 김 실장을 포함한 측근들에 대한 쇄신이 가장 첫 번째"라며 "이에 대한 조치 없이 사태를 수습할 길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도 "김 실장이나 측근 3인방이 인적쇄신에 포함되지 않으면 국민들은 대통령이 또 여론에 반응하지 않는구나 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어떤 쇄신책을 제시할지 여전히 불투명한 가운데 친박계 내부에서도 쇄신 요구가 강했다. 친박계 핵심 인사는 "초유의 항명 사태가 났는데 대통령이 그냥 넘어간다면 리더십을 회복할 기회를 영영 놓칠 수 있다"며 "대통령의 고민을 알지만 이제는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라고 촉구했다.

신년기자회견에서 인적쇄신 타이밍을 놓칠 경우 조기 레임덕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진 대통령리더십연구소 소장은 "신년기자회견에서 초고강도의 인적쇄신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지 않고 소위 실세들을 무리하게 안고 가면 민심의 거센 역풍을 되돌리기 힘들 것"이라며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들이 기대할 게 없다고 판단되면 심리적인 레임덕 현상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내영 교수도 "청와대가 (이번에도) 반응을 안 보이면 (민심은) 포기하고 냉소하게 돼 경제활성화 같은 얘기를 해도 잘 믿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시스템 개편은 물론 박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 변화에 대한 요구도 분출하고 있다.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낸 김병준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인사도 결국 시스템 문제"라며 "인사위원회가 정상적으로 돌아가면 실세 3인방 얘기 자체가 나올 수 없다"고 지적했다. 최진 소장은 "박 대통령이 부족하다고 평가 받는 소통에 강점이 있는 인사들을 전진배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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