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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영정보모음[2015 제 120호]

구봉88 2015. 3. 1. 18:33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5- 142호.   2015.  2.   26.)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미 금리인상 시기 못박지 않겠다는 옐런…시장선 "6월보다 9, 10월에 올릴 가능성"

  2.박정부 출범 2주년…확 바뀐 당정청 무게중심

  3.갈 길 바쁜데… 시동 못건 3년차

  4.韓·中 FTA 가서명… 年內 국회 비준·발효 목표

  5.똑같이 벌어도…회사원 소득세, 임대업자의 12배

 

기업경영

  1.삼성, 6년 만에 새 비전 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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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광고회사의 변신… 캐릭터 사업에 영화 투자까지

  4.도요타 對 폴크스바겐, 美·中서 챔피언 쟁탈전

  5.공격행보 나선 이웅열 코오롱 회장 "문 열렸을 때 못 들어가면 기회 없다"

  6.영등포의 부활… 삼삼한 유통大戰

  7.공감형 vs 돌파형…'리딩뱅크' 경쟁 승자 누굴까

  8.존 라이스 GE 부회장 "기업이 업무비효율 줄이는 만큼 정부도 규제정책 단순화 필요"

  9.신세계, 겉으로는 라이벌 롯데 견제…속으로는 항공업 진출 의도?

  10.´게임판 삼국시대´, 넥슨-엔씨 1달간의 수 싸움

  11.이재용의 삼성, 사내 메신저 '싱글' 확 바꾸나

  12.페이팔 창업자 "한국 IT, 이제 베끼지 말고 개척자 되라"

  13.MS 윈도폰 점유율↓…노키아 인수 효과 언제?

  14.잡스, 30년전 '플레이보이' 인터뷰…"흥미롭네"

  15.[MWC 2015]카트 없이 마트쇼핑 가능할까?

  16.재벌들 ‘자사주 마술’ 제동 걸리나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北, 이미 核폭탄 10개 보유” 美 헤리티지재단 분석

  2.푸틴의 '터키스트림' 우회 남하정책…동·서 동맹관계 재편

  3.미-이스라엘 '네타냐후 연설' 갈등 고조…"양국관계 파괴적"

  4.가장 중독성 강한 음식 Top 5…1위는 피자 (美 연구)

  5.시진핑 어록, 출간 8개월 만에 3000만부 팔려

  6.CEO 밤잠 설치게 하는 최대 고민은 '인재 확보'

  7.[깨알지식] 미국 이민자 중 독일계가 最多

  8.한국 財閥(재벌)이 중국 공산당에서 배울 것

  9.추락하는 버드맨에겐 날개가 있다

  10.눈물·유머로 하루 10시간 … JP, 왜 3김인지 보여준 5일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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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인상 시기 못박지 않겠다는 옐런…시장선 "6월보다 9, 10월에 올릴 가능성"

옐런 "인내심 문구 삭제해도 곧바로 금리인상 아니다"

[ 워싱턴=장진모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24일(현지시간) 미 경제가 금리 인상을 준비해야 할 정도로 강하게 회복되고 있다고 진단하면서도 금리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옐런 의장은 오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인상에 인내심이 필요하다’는 기존의 포워드가이던스(선제적 안내)가 변경되더라도 시장이 동요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금리 인상 시기가 당초 시장의 예상인 6월보다 늦춰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뉴욕 증시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0.5% 상승한 18,209.19에 마감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소폭 하락했다.

○금리 인상 9, 10월로 연기되나

옐런 의장은 이날 미 상원 은행위원회의 통화정책 청문회에 출석해 ‘포워드가이던스 변경→금리 인상 본격 논의→물가상승률 2% 근접 확신→금리 인상 단행’으로 이어지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그는 “미 경기가 Fed의 예상대로 상승세가 지속되면 FOMC 회의를 거친 뒤 어떤 시점에 가서 금리 인상을 고려할 것”이라며 “그 이전에 포워드가이던스를 먼저 변경할 것”이라고 말했다. 옐런은 3월 FOMC에서 ‘인내심’이란 단어가 삭제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암시하면서 “포워드가이던스 변경이 향후 한두 번의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3월 포워드가이던스에서 ‘인내심’이란 단어가 빠지더라도 4월 또는 6월 반드시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으로 해석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에단 해리스 메릴린치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인내심이라는 단어가 사라져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시장에 전달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로이터통신은 “시장 참가자들은 옐런의 발언을 6월이 아닌 9월 또는 10월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해석한다”며 “그러나 6월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브라이언 돌란 드라이브웰스 수석 시장전략가는 “금리 인상이 임박했다는 신호를 주는 데 서두를 필요가 없다는 의미 같다”고 말했다.

○“물가상승률 2% 근접 확신 서야”

옐런 의장은 “고용시장 회복세가 지속되고 물가상승률이 목표치 2%에 근접할 것이라는 합리적 확신이 들 때 Fed가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은 현 시점에서 FOMC 위원들이 인플레이션 전망을 밝게 보고 있는지 분명치 않다며 Fed가 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할 때 인플레이션 전망이 가장 큰 논쟁거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2시간 넘게 진행된 청문회에서 옐런 의장은 미 경제 회복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지만 동시에 리스크도 거론했다. 그는 “고용시장이 여러 측면에 걸쳐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노동시장 참여율이 과거보다 낮고 임금 인상도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개선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성장이 예상보다 둔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성장 둔화와 낮은 물가상승률을 거론하면서 “해외 경제가 미 경제 전망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옐런 의장이 금리 인상 시기를 못 박지 않은 배경이다.

한편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옐런의 발언에 대해 “3월 FOMC에서 ‘인내심’이라는 단어가 빠져도 반드시 6월에 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를 예단하기 어렵고 불확실성이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

  매일경제


재닛 옐런 미국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이 성급한 조기 기준금리 인상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했다. 옐런 의장이 또 한 차례 강한 비둘기파적인 면모를 보이면서 금융시장은 옐런발 랠리를 이어갔다. 기준금리 인상 시점이 올해 4분기로 늦춰질 수 있다는 분위기 속에 뉴욕증시 다우와 S&P500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에 최근 크게 올랐던 미국 국채금리는 급락세(국채값 급등)로 돌아섰다.

24일(현지시간) 옐런 의장은 상원 금융위원회 상반기 통화정책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옐런 의장은 “가계지출과 기업생산이 견조한 비율로 증가하고 있고 앞으로도 실업률 추가 하락을 가져올 만큼 강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미국 고용시장이 상당폭 개선되고 있다는 데 주목했다. 실제 1월 미국 실업률은 6년6개월래 최저치인 5.7%로 뚝 떨어졌고 지난 3개월간 월평균 신규고용 창출 규모는 지난 18년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옐런 의장은 “경제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예상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개선된다면 일정 시점에 연방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금리 인상 검토에 들어가기 전 시장이 금리 인상에 대비할 수 있도록 선제적 안내(포워드 가이던스)를 변경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지난 12월 FOMC 정례회의 때 ‘상당 기간 저금리 유지’라는 선제적 안내를 ‘기준금리를 올릴 때까지 인내심을 발휘할 것’이라는 문구로 바꾼 바 있다.

이날 청문회장에서 옐런 의장은 기준금리 인상 전 선제적 안내 변경을 여러 차례 강조했는데 월가 전문가들은 이를 이르면 3월 17~18일 FOMC 때 인내심 문구를 삭제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했다. ‘인내심’은 차기 두 차례 FOMC 때까지는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때문에 3월 FOMC 때 인내심 문구가 삭제될 경우 4월 FOMC는 건너뛰고 이르면 6월 정례회의 때 기준금리 인상 검토가 가능해진다.

하지만 비둘기파 옐런 의장은 인내심 문구 삭제가 곧바로 기준금리 인상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을 안심시켰다. 옐런 의장은 “선제적 안내 수정(인내심 문구 삭제)을 연준이 무조건 앞으로 두 차례 FOMC 정례회의 후 기준금리를 올리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대신 이후 열리는 FOMC 정례회의 때 기준금리 변화(인상)를 가져와도 될 만큼 경제환경이 개선됐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3월 FOMC 때 인내심 문구를 삭제할 경우 이후 경제상황에 맞춰 기준금리 인상을 검토하겠지만 6월 FOMC에서 기준금리 인상을 자동으로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코웬앤드컴퍼니의 데이비드 시버그 트레이딩 헤드는 월스트리트저널과 인터뷰하면서 “옐런 의장이 최대한 비둘기파적인 입장을 내비쳤다”며 “시장은 이를 긍정적인 신호로 받아들였다”고 진단했다.

옐런 의장이 6월 기준금리 인상 단행과 관련해 발을 빼며 주춤하고 있는 배경에는 저인플레이션이 자리 잡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3년째 연준 목표치 2%에 크게 못 미치는 상황인 데다 저유가 때문에 올 1분기 물가상승률 하락이 불가피하다. 이날 청문회장에서 옐런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중기적으로 2% 연준 목표치에 도달할 것이라는 합리적인 확신이 들 때 기준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혔다. 저유가 때문에 저인플레이션 흐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개연성이 크다는 점에서 월가 전문가들은 옐런 의장이 기준금리 인상을 서두르지 않고 9~10월께까지 미룰 것으로 보고 있다. 데이비드 루벤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은 이날 CNBC에 출연해 “연준이 올가을까지 기준금리에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연준 FOMC 정례회의는 3, 4, 6, 7, 9, 10, 12월에 열린다.

[뉴욕 = 박봉권 특파원]

  국민일보



당초 시장이 6월로 내다봤던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일정이 또다시 늦춰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은행에 쏠리는 추가 금리 인하 압박이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25일 서울 중구 남대문로 한은 본점에서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재닛 옐런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경제 상황에 따라 금리 인상 시기를 결정하겠다고 했으니 지켜봐야 한다”며 “(시기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 24일(현지시간)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옐런 의장의 발언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이어 이 총재는 “옐런 의장의 어제 발언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인내심’이라는 단어가 빠져도 반드시 6월에 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아닐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당초 시장에는 미국이 오는 6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이 팽배했다. 그러나 옐런 의장이 청문회에서 “앞으로 최소 두 차례의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선제적 안내 문구 변경이 금리 인상으로 반드시 이어진다는 신호로 읽혀서는 안 된다”고 밝히며 혼란에 빠졌다. 받아들이기에 따라 6월 인상 또는 9월 이후 인상으로 읽힐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FOMC는 오는 3월, 4월, 6월, 7월, 9월, 10월, 12월에 각각 예정돼 있다.

그러나 미국 뉴욕 증시는 금리 인상 연기에 더 무게를 뒀다. 24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5.84포인트(0.28%) 상승하며 2115.49를 기록했다. 다우지수 역시 92.54포인트(0.51%) 상승하며 1만8209.38로 마감했다. S&P500과 다우 모두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사상 최저 수준인 2.0%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한은은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커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도 “향후 미국의 금리정상화 과정에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다. 미국 금리가 오르면 우리나라를 비롯한 신흥국에서 외국 자본이 급격히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최악의 경우 외환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한은은 미국의 금리 정책을 살피며 보조를 맞추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경기를 되살리기 위해 금리를 더 낮춰야 한다는 압력이 있지만 미국의 금리 인상이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라 여의치 않다는 주장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그러나 6월이 아닌 9월 또는 내년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진다면 한은에 쏠리는 금리 인하 압박을 무작정 외면하기만은 어렵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소비·투자 심리를 일깨우려면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정치권과 학계·재계 일부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도 지난 24일 국회 기획재정위 업무보고에서 “당분간은 완화적인 통화정책이 바람직하다”며 “한은 통화정책의 우선순위를 경제회복세를 지원하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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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 박정부 출범 2주년…확 바뀐 당정청 무게중심 ◆


“일방통행은 안 된다.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올바른 길을 찾는 것이 소통이다.”(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 새누리당과 청와대, 정부의 핵심 16명이 25일 아침 국회 사랑재에 모였다. 여당에서는 유승민 원내대표·원유철 정책위의장, 정부에선 최경환 경제부총리·황우여 사회부총리, 청와대에선 현정택 정책조정수석·안종범 경제수석 등이 참석했다.

유 원내대표 취임 후 처음 열리는 당·정·청(黨·政·靑) 정책조정협의회였고, 마침 박근혜정부가 3년차를 시작하는 날이어서 타이밍이 묘했다. 상견례 성격이긴 했지만 앞으로 당·정·청 관계의 무게중심이 확실히 새누리당으로 쏠릴 것임을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이날 회의에선 향후 정책 전반을 주도하겠다는 여당 주장에 대해 정부와 청와대 참석자들이 별다른 토를 달지 않았다는 전언이다.

특히 여당의 원내대표와 당 대표를 각각 지낸 최경환·황우여 두 부총리가 당측 지적에 수차례 공감하면서 ‘당당청 협의회’에 가까웠다는 얘기까지 흘러나왔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박근혜정부 출범 2년이 되는 날에 새로 출발한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며 “2년 전 계획을 놓고 계속 가져갈 것, 과감하게 수정할 것, 새롭게 할 것 등을 잘 생각할 시점”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당·정·청이 지난 2년을 재평가하고, 국정기조 수정도 회피해선 안 된다는 ‘강력한 압박’인 셈이다.

원유철 정책위의장은 “최근 당·정·청이 정책 혼선으로 국민의 질타와 원망을 산 게 사실”이라며 “정부 측이 모든 정책의 입안 단계부터 발표까지 당과 긴밀히 상의하고 조율해 달라”고 요구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최근 ‘불어터진 국수’ 발언을 놓고 야당 비판이 거센 데 대해 “야당 협조를 얻으려면 자극적인 말을 해선 안 된다. 야당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는 힐난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정·청은 이날 △경제법안 신속 처리 △연말정산·건강보험료 개편안 보완 △공무원 연금개혁안 조속 마련 △세월호 인양 여부 결정 등 주요 현안을 향후 ‘3각 협의’를 통해 해결하기로 합의했다. 최경환 부총리는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이기지 못한다”며 “축구에서 골 넣듯이 이제 가시적 성과를 만들어야 할 시기임을 명심하고 있다”고 당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특히 국회에 계류 중인 서비스발전기본법과 관련해“야당이 의료민영화법으로 오해한다면 관련 부분을 제외해서라도 통과시켜 달라”고 부탁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야당이 연계하는 법안이 있는데, 몇 가지 쟁점에 대해선 당에 일임해 달라”고 답했다. 또 야당과 타협 여지를 두기 위해 2월 국회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할 법안도 선정하지 않기로 했다.

일단은 정부와 청와대가 몸을 낮추는 모양새지만 향후 비박계 여권 지도부와 순탄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 남는다. 황우여 사회부총리는 “당 중심으로 정책을 추진하자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면서도 ‘화기애매했다’는 표현으로 여운을 남겼다. 이날 당·정·청은 2차 회의 날짜를 정하지 않았다. 실무협의와 고위협의로 구분해 자주 회의를 갖는다는 원칙에만 합의했다.

[신헌철 기자]
중앙일보
당·정·청 첫 정책조정협의회가 25일 국회에서 열렸다. 회의를 주재한 유승민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것이 소통이다. 일방통행 없이 진정으로 소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책조정협의회는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 간 회동에서 당·정·청 소통 강화를 위해 신설됐다. 왼쪽부터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최경환 경제부총리, 유 원내대표, 현정택 정책조정수석, 황우여 사회부총리, 원유철 정책위의장,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안종범 경제수석. [김경빈 기자]

박근혜 정부 집권 3년 차를 맞아 국정 운영에서 집권당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청·당’에서 ‘당·청’으로 주도권이 이양되는 조짐이다.

박 대통령 취임 2주년이자 3년 차의 첫날인 25일 오전 열린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가 분수령이다. 회의 장소부터가 국회(사랑재)였다. 참석자는 당에서 유승민 원내대표, 원유철 정책위의장,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조원진·안효대·강석훈 정조위원장과 민현주 원내대변인 등 7명, 정부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추경호 국무조정실장, 이근면 인사혁신처장, 김영석 해양수산부 차관 등 5명, 청와대에서 현정택 정책조정, 조윤선 정무, 안종범 경제수석 등 3명이 참석했다. 지난 10일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 지도부 간 회동에서 당·정·청 소통 강화를 위해 신설키로 한 정책조정협의회의 첫 모임이었다.

1시간20여 분간 이어진 회의에선 당 측 인사들이 논의를 주도했다. 회의 결과는 “주요 정책과 입안부터 집행까지 당이 주도한다”(민현주 원내대변인)로 요약됐다. 당·정·청 회의가 그동안 청와대에서 일방적으로 정책을 ‘하달’하던 형태였던 것과 확연히 달라졌다.

회의를 주재한 유 원내대표는 인사말에서 “생각의 차이를 인정하고 더 나은 대안을 찾는 것이 소통이다. 일방통행 없이 진정으로 소통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원 정책위의장은 “최근 당·정·청이 정책의 혼선을 빚어 국민의 질타와 원망을 샀다”며 “당·정·청이 정책 입안부터 발표까지 긴밀히 상의하고 조율해 나가자. 또 야당과의 소통도 강화해 달라”고 당부했다.

최 부총리는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축구에서 이기지 못하는 것처럼 3년 차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경제 활력을 제고해야 한다”며 “앞으로 정책 과정의 불필요한 혼선을 막을 수 있도록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현 수석도 “당·정·청 협의의 의미가 크고 대통령도 당을 중시하는 만큼 우리가 국회로 출동했다”고 말했다.

비공개회의에선 당 측 발언 수위가 더 높았다고 한다. 유 원내대표는 “중점 법안은 당에 맡겨 달라. 의제 선정 역시 일방적으로 하지 말라”고 말했다. 당 측에선 전날 박 대통령의 ‘퉁퉁 불은 국수’ 발언에 대해서도 “야당을 많이 존중해야 한다”는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최근 도시가스 요금 인하안을 정부가 단독으로 마련한 데 대해 “앞으론 당과 상의하라”는 요구가 쏟아졌다.

유 원내대표는 “경제활성화를 강조하다 보니 새누리당이 대기업 위주 정책을 편다고 오해받는 측면이 있다”며 “대기업 대 서민 구도로 가면 당이 어려워진다”고도 말했다. 박 대통령이 주요 국정과제로 지목한 4대 구조개혁과 관련해 대화와 타협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왔고, 연말정산 파동과 건강보험료 개편 문제로 민심이 악화됐다는 얘기도 가감 없이 나왔다. 최 부총리는 “야당을 존중해 수정할 법안은 수정하겠다”고 답했다.

세월호 인양 여부는 정부가 당과 상의해 결정하겠다는 방침도 정했다. 또 중점 법안 지정은 불필요한 논란을 낳을 수 있는 만큼 따로 정하지 않기로 했다. 참석자들은 회의 분위기에 대해 “내내 긴장감이 흘렀다”고 전했다. 황 부총리는 기자들에게 “화기애매했다”고 말했다.

김무성 대표는 외곽에서 지원사격을 했다. 김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 연석회의에서 “새누리당은 책임여당, 정부는 책임총리·책임장관의 역할을 제대로 해야 성공한 박근혜 정부, 성공한 새누리당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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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동아일보]
靑비서실장 인선 못해 공백 길어져… 당정청 첫 정책조정協서는 신경전유승민 “계획 과감히 수정을” 압박… 최경환 “골 넣어야 이겨” 협조 요구
발걸음 무거운 취임 2주년 취임 2주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이 2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직원 조회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기 위해 연단으로 가고 있다. 박 대통령이 취임 후 직원 조회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경제 혁신을 이뤄내고 통일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부여돼 있다”며 심기일전을 당부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5일 취임 2주년을 맞은 박근혜 대통령의 화두는 ‘정책 추동력 확보’다. 5년 임기의 반환점인 집권 3년 차, 정책 추동력에 가속도가 붙어야 할 시기에 박 대통령은 오히려 시동이 꺼질까 우려하는 상황에 몰렸다. 이날 ‘조용한 취임 기념’은 현재 정국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 박 대통령은 거창한 기자회견이나 민생행보 등 이벤트를 하지 않았다. 1년 전 대국민담화를 통해 경제와 통일 비전을 제시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모습이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직원들에게 “우리가 하는 일 하나하나가 대한민국의 역사를 만드는 일”이라며 “그런 충정(忠情)으로 심기일전해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당장 대통령비서실을 이끌 수장의 인선조차 못하고 있다. 23일부터 출근하지 않고 있는 김기춘 비서실장은 최근 간단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인선은 여러 후보들이 손사래를 치면서 표류하고 있다.

청와대의 국정 장악력이 약화되면서 국정의 무게추는 여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25일 처음 열린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시간이 없다. 2년 전 계획을 놓고 갖고 갈 것, 과감하게 수정할 것, 새롭게 할 것을 생각할 시점”이라고 했다. 여당이 정책 추진의 중심에 서겠다는 선언이었다.

여당 지도부가 정부와 청와대의 ‘부진’을 정면으로 질타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여권 내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친박(친박근혜) 핵심인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아무리 열심히 뛰어도 골을 넣지 못하면 축구에서 이기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박 대통령의 ‘불어 터진 국수론’과 맞물려 국회가 제대로 협조해 주지 않았다는 서운함으로도 읽힌다. 당정청의 유기적 협조 시스템은 아직 요원해 보이고, 신경전이 여권 내 갈등을 예고하는 형국이다. 박 대통령이 남은 3년을 시작하면서 ‘이기는 축구’를 선보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egija@donga.com·이현수 기자
중앙일보
박 대통령 취임 2년 … 청와대 조회 첫 참석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2주년을 맞은 25일 청와대 직원조회에 처음으로 참석했다. 박 대통령은 700여 명의 직원에게 “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해 주기를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2년 전 취임식 때 옷차림과 비슷한 카키색 상의를 입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2주년을 맞은 25일 별다른 기념행사를 하지 않았다. 지난해 같은 날 취임 1주년 때 대국민담화를 했던 것과는 달랐다. 다만 처음으로 청와대 직원이 한자리에 모인 조회에 참석해 집권 3년 차를 맞아 심기일전을 당부했다.

박 대통령은 2년 전 국회 앞마당에서 열린 취임식 때 입었던 옷차림과 같은 카키색 상의를 입고 직원들 앞에 섰다. 박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새로운 각오로 경제 혁신을 이뤄 내고 통일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 막중한 과제가 부여돼 있다”며 “개인적인 영달을 떠나서 사명감과 충정심을 가지고 이런 일을 반드시 이뤄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곳 청와대는 각 부처에서 온 공무원들과 사회 각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다양한 구성원이 함께 일하고 있다”며 “청와대 자체가 국정 운영을 위한 태스크포스(TF)라는 마음으로 혼연일체가 돼 함께 일해 주기를 바란다”고 협동심을 주문했다. 그러고는 “과거의 관행에 안주하지 말고 한 사람의 실수나 일탈행위가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항상 명심하고 기강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유념해 주기를 바란다”며 근무 기강 확립을 강조했다.

훈시가 끝난 뒤 직원들은 박 대통령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수석실별로 책자 형태의 카드첩에 응원의 메시지를 적었다. 오랫동안 박 대통령과 호흡을 맞춰 온 안종범 경제수석은 “대통령님, 든든한 서포터스 늘 즐겁게 열심히 일하고 있습니다. (중략) 행복하세요!”라고 적었다. 김상률 교육문화수석은 “취임 2주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고 썼다. 선물을 받아 든 박 대통령은 “다 읽으려면 밤을 새워야 할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이어진 기념 촬영 때는 윤두현 홍보수석이 “대통령님 사랑합니다”고 선창하자 직원들이 복창하며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기도 했다.

박 대통령이 조회에 직접 참석한 것은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우는 차원이었다. 박 대통령은 “여러분이 책임감을 가지고 헌신적으로 일해 준 덕분에 어려운 위기를 극복하고 이제 2주년을 맞이하게 됐다”며 “저는 여기 있는 여러분을 믿고 신뢰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문화가 있는 날’(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맞아 서울 상암동 문화창조융합센터에서 밴드와 뮤지컬이 융합된 ‘도로시밴드’, 개그와 음악을 섞은 ‘옹알스’, 영상과 무용을 혼합한 ‘아라아라댄스프로젝트’ 등 융·복합 공연을 관람했다. 박 대통령은 간담회에선 “문화의 시대에 국민과 창작자들이 갖고 있는 끼와 역량이 최대한 발휘되는 환경을 만든다면 우리나라의 도약을 또 한 번 이룰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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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韓·中 FTA 가서명… 年內 국회 비준·발효 목표]

한국 건설사·법무법인 중국서 사업하기 쉬워져

국내 여행사 중국內 영업도 中정부, 긍정적으로 검토

해외 역직구·김치 수출 등 풀어내야 할 과제도 많아


작년 11월 양국 정상의 '실질적 타결' 선언으로부터 107일 만에 이뤄진 한·중(韓·中) FTA 가서명으로 상품과 서비스별로 언제부터 얼마나 관세를 인하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관세양허표〈표 참조〉가 공개됐다. 25일 가서명된 협정문에 따르면, 중국이 한국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10년 안에 관세를 없애는 품목의 비중은 80%, 한국이 중국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관세를 없애는 비율은 66%이다. 이는 타결 후 10년 내 관세 철폐 비율이 100%였던 한·미(韓·美) FTA와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허윤 서강대 국제대학원장은 "한·중 FTA는 한국 농민과 농산물 보호 문제로 인해 중국에 강하게 공산품 시장 개방을 요구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지만 한·중 교역을 한 단계 도약시킬 발판을 구축했다는 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활성화·韓流 확산에 도움

이번 가서명안에서 가장 돋보인 부분은 개성공단 생산 품목에 대해 '메이드 인 코리아'와 동일한 지위를 얻었다는 점이다. 개성공단에서 나오는 310개 품목에 대해 한국산 원산지 지위를 인정받은 것이다. 지금 개성공단에서 우리 기업들이 생산하는 품목 270개에 앞으로 생산할 가능성이 높은 40개 품목을 추가한 것이다. 앞서 체결한 한·EU(유럽연합) FTA에서는 267개, 한·인도는 108개, 한·아세안(ASEAN)이나 페루, 콜롬비아는 100개 품목만 원산지 지위를 얻은 것에 비해, 역대 FTA 중 가장 개성공단에 우호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은 중국 진출 교두보를 확보해 제2의 도약기를 맞을 수 있게 됐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 나인JIT의 이희건 대표(개성공단기업협회 부회장)는 "한·중 FTA가 발효되면 개성공단에서 의류, 신발, 밥솥 등의 완제품을 만드는 기업이 큰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며 "중국에서 한국산 제품의 이미지가 높아 개성공단 입주 기업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한류(韓流) 열기를 비즈니스 기회로 활성화하는 발판도 마련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중 공동 제작 영화에서 한국 측의 재정·기술적 기여도가 20% 이상이면 중국의 스크린쿼터 대상에서 제외키로 한 부분이다. 또 한국 관광회사가 중국 내에서 한국이나 제3국으로 여행할 관광객을 모집하는 행위를 허가하는 방안을 중국 정부가 긍정 검토하기로 합의한 점도 성과로 꼽힌다. 상하이 자유무역지대(FTZ)에 중국 측과 합작 법무법인(로펌)을 세워 중국 전역을 상대로 법률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게 됐다.

한국상품 온라인 구매, 흰 우유·김치 수출 등 해결해야

하지만 남은 과제도 많다. 특히 중국 소비자가 한국의 온라인 쇼핑몰에 들어가 한국 상품을 직접 구입하는 '역직구(逆直購)' 같은 전자(電子)상거래 활성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인들이 한류 관련 제품을 한국으로부터 구입하고 싶어도 상당한 관세를 물어야 해 소비가 미미한 탓이다. 지금은 중국으로 수입되는 제품이 세액(稅額) 기준으로 50위안(약 8700원) 이하일 때만 무관세이다. 한국 정부는 이번 협상에서 중국 측에 200달러(약 22만원) 이하 소액 화물에 대해 비과세(非課稅)를 요구했으나, 중국 측은 "현행 관세법상 수용하기 힘들다"며 거부했다.

김치 수출 등을 가로막는 중국의 비(非)관세 장벽도 미해결 상태다. 중국 당국이 다른 나라에는 없는 검역 기준 같은, 관세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한국 기업들의 수출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중국 정부는 발효식품인 한국산 김치에 대해 중국 절임 채소인 '파오차이(泡菜)'의 위생 기준(100g당 대장균군 수 30마리 이하)을 적용해 수입을 막고 있다. 중국은 또 살균(殺菌) 방법과 유통기한이 자국 기준과 다르다는 이유로 작년 5월부터 한국산 흰 우유(살균유)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다.

고준성 산업연구원(KIET) 박사는 "중국의 비관세 장벽은 운영의 불합리성이나 행정 절차의 후진성, 공무원들의 일관성 결여 같은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며 "수출 현장과 기업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효성 있는 보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아일보

[동아일보]
가서명 직후 영문협정본 공개

《 “내준 게 많지 않으니 얻은 것도 많진 않습니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결과를 이렇게 요약했다. 중국은 자동차 석유화학 등의 개방에 난색을 표하고 한국은 농수산물 시장을 지키겠다는 의지가 강했던 것이다. 》

25일 한중 FTA 가서명 직후 공개된 영문 협정본을 들여다보면 양국 간 ‘기(氣) 싸움’의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서로 민감한 품목은 개방 시기를 최대한 늦추거나 양허 대상에서 아예 제외했다. 다만 개성공단의 특혜관세 혜택을 늘리고 한국 건설업체의 중국 시장 진출 물꼬를 튼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 상위 10대 수출품 중 관세 즉시 철폐는 1개

협정문에 따르면 중국은 연간 수입액 기준 44.0%(733억 달러), 한국은 51.8%(418억 달러)에 해당하는 관세를 FTA 발효 즉시 철폐한다.

하지만 이 수치의 상당 부분은 ‘허수’에 가깝다. FTA 양허안에 포함된 품목을 기준으로 중국은 38.8%, 한국은 41.9%에 대해 지금도 관세를 매기지 않고 있다. 반도체, 노트북, 액정표시장치(LCD) 등 전자기기 품목이 대표적이다.

양국의 주력 제품만 놓고 보면 FTA 효과는 더욱 미미하다. 국제 품목분류 코드(HS코드 6자리) 기준 한국의 대중 수출 상위 10개 품목 중 관세 즉시 철폐 품목은 1개뿐이다. 중국은 한국의 1위 수출품인 LCD 패널에 대해 발효 후 8년간 5%의 관세를 유지하고 9년 뒤부터 2년에 걸쳐 관세를 철폐한다. 합성섬유 원료인 파라크실렌(6위)은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고 자동차부품은 발효 후 10년이 지나서야 관세가 사라진다. 한국도 중국산 LCD 패널과 전선 등에 대해 ‘10년 내 단계적 철폐’로 개방 수위를 낮췄다.

아예 빗장을 열지 않은 품목도 많다. 중국은 ‘자국산업 육성’을 이유로 아연도금 강판, 굴착기, 2차전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등을 양허 대상에서 제외했다. 한국도 면직물, 전동공구 등 공산품 일부와 쇠고기, 돼지고기, 감귤, 사과, 배, 마늘, 양파, 고추, 인삼 등의 농산물을 개방 대상에서 뺐다.

다만 양국 간 경쟁이 덜한 전략적인 부분에서는 큰 틀에서 개방도를 높였다. 중국은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인 폴리우레탄(즉시 철폐), 이온교환수지(5년 내 철폐) 등과 에어컨·진공청소기(10년 내 철폐) 등을 개방했다. 한국은 경쟁력 유지가 어려운 의류(10∼15년 내 철폐)와 중소기업들이 원료로 수입하는 합성수지(즉시 철폐) 등의 빗장을 열었다.

구체적인 양허안이 공개되자 업계의 반응은 엇갈렸다. 공작기계, 플랜트부품 생산업체와 식품업계 등은 관세 철폐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질 것을 기대했다. 반면 석유 및 철강업체, 자동차부품업체 등은 관세 철폐 기간이 길고 개방 폭이 낮아 실망감을 드러냈다.

철강업체 관계자는 “중국산 철강제품은 무관세로 한국 철강시장을 잠식하고 심지어 자동차 강판까지 밀고 들어오는데 우리 주력 제품은 FTA 대상에서 빠져 반쪽에 그쳤다”고 말했다. 애초 수출품 대부분이 무관세인 전자업계 역시 FTA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 ‘메이드 인 개성’ 특혜관세 확대

개성공단 제품에 대해 관세 혜택의 폭을 넓힌 것은 한중 FTA의 큰 성과로 꼽힌다.

‘메이드 인 개성’을 한국산으로 인정하지 않는 한미 FTA 등과 달리 한중 FTA에서는 개성공단 생산제품 중 310개 품목에 대해 협정 발효와 동시에 특혜관세 혜택을 부여했다. 유럽자유무역연합(EFTA·276개) 인도(108개)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100개) 등과의 FTA와 비교해도 특혜관세 인정을 가장 많이 받았다. 양국은 ‘한반도 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꾸려 FTA 발효 이후 북한에 역외가공지역이 추가로 생겼을 때 특혜관세를 부여할지도 논의하기로 했다.

상하이에 진출한 한국 건설업체들을 위한 조항도 삽입했다. 한중 FTA에 따라 상하이 자유무역구(FTZ)에 설립된 한국 건설업체는 상하이에서 외국 투자비율 요건의 규제를 받지 않고 합작 프로젝트를 수주할 수 있게 됐다. 지금은 한국 기업이 50% 이상을 투자한 건설업체에 한해 중국에서 수주가 허용된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은 “향후 열릴 후속협상에서 한국 건설업체들의 혜택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 전문가들 평가 엇갈려 ▼

“민감품목 대거 빠져 최소 5년 지나야 성과”
“중국시장 워낙 커서 낮은 개방에도 큰 효과”


전문가들은 양국이 민감한 품목을 대거 FTA 대상에서 제외해 경제적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경제학)는 “최소 5년이 지나야 관세 혜택이 본격화되기 때문에 당장 눈에 띄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중 FTA 발효 후 2년 내에 개시되는 서비스·투자 후속협상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정식서명이 되기 전까지 착실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중국 시장 자체가 워낙 크기 때문에 개방 수준과 상관없이 성과가 있을 것이란 반론도 있다. 박태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전 통상교섭본부장)는 “농수산물, 중소기업 상품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과감한 개방을 하지 못했다”면서도 “중국이 한국의 가장 큰 시장인 만큼 한중 FTA를 통해 개방된 수준에서도 정부와 기업이 잘만 활용하면 기대 이상의 경제적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손영일 scud2007@donga.com / 이상훈·정세진 기자
중앙일보
1077쪽. 25일 한국과 중국 정부가 가서명한 자유무역협정(FTA)의 분량이다. 기본 협정문만 307조, 195쪽에 상품 양허표 468쪽, 서비스 양허표 116쪽, 품목별 세부 원산지 기준(PSR) 관련이 298쪽에 달한다. 올 상반기 중에 정식 서명을 거쳐 국회 비준 동의를 거치면 이르면 올해 안에 발효될 전망이다. 14억 중국 소비시장의 빗장이 열리는 셈이다.

이날 가서명하면서 공개된 한·중 FTA 협정문과 양허표는 기존에 체결키로 약속한 협정의 ‘속살’을 자세히 드러냈다. 관세를 매기는 품목별(HS코드)로 ‘즉시 철폐’와 ‘5년 내 철폐’등 자세한 ‘개방 시간표’을 공개했다. 한국은 수입액 기준 77%(623억 달러)에 해당하는 관세 장벽을 최장 10년 내 철폐하게 된다. 20년 뒤엔 수입액의 91%(736억 달러)로 늘어난다. 중국은 수입액의 85%(1417억 달러)에 해당하는 품목의 관세를 최장 20년 내에 없애기로 했다. 정부는 한·중 FTA를 통해 연간 54억4000만 달러(약 5조9000억원)의 관세가 절감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실장이 25일 한·중 FTA 협상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본래 FTA 협상은 치열한 ‘창과 방패’의 수싸움이다. 한국은 ‘중국산 농산물 공습’을 막기 위해 애를 썼다. 마늘·양파·고추와 같은 민감한 품목의 개방을 막아냈다. 이 때문에 한·중 FTA를 놓고 그동안 여러 협정 가운데 ‘농업 개방의 수준이 가장 낮다’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참깨·팥·대두 등은 일부 물량에 대해서 관세를 물지 않는 저율할당관세(TRQ)가 적용된다. 예를 들어 참깨는 중국산을 수입할 때 당초 관세가 630%(WTO TRQ에 따라 일부 물량은 40%)였으나 연간 230톤까지는 관세를 부과하지 않게 된다. 중국에 수출할 때는 관세가 10%였으나 10년 내 철폐된다. 중국산 팥은 관세가 420.8%(일부 물량 30%)에서 3000톤까지 무관세로 수입하고, 국내산 팥은 중국에서 3% 관세를 물렸지만 즉시 철폐된다.

사실 중국이 겁낸 건 ‘공산품 시장’이었다. 질 좋은 한국산 석유화학·기계류 제품이 들어오는 걸 막으려 했다. 석유화학은 한국 기업들의 대중 수출액이 수입액 보다 13배 이상 큰 흑자 산업이다. 중국이 이온교환수지 같은 첨단 품목을 개방하긴 했지만 한국은 합성고무·합성수지를 열어주면서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박천일 한국무역협회 통상연구실장은 “한국은 중국의 빗장을 여는 공격 포인트로 ‘최종 소비재’ 품목을 겨냥했다”며 “예컨대 중소형 생활가전이나 의료기기·가전부품 등에서 중국 수출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공개된 ‘관세 즉시 철폐’ 품목 중에 들어간 휴대용 컴퓨터나 컴퓨터 부품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동안 대중국 수출은 소비재보다는 중간재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대기업들이 재미를 많이 봤지만 중소기업은 취약했다.

최대의 관심사 중 하나였던 자동차 분야는 두 나라 모두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대부분을 관세 철폐 대상에서 배제했다. 자동차의 경우 중국으로 수출할 때 현행 25%(아세안자유무역협정으로 일부 품목은 22.5%), 수입할 때 8% 관세율이 그대로 유지된다. 사실 한국 기업의 수출 차량은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것들이 별로 없어 개방 이익이 크지 않다. 중국에서 연구활동 중인 이문형 산업연구원 박사는 “자동차 부품 등의 경우도 당장 어떤 효과가 나타나진 않지만 중국에선 긴장하는 분위기가 있긴 하다”며 “대중국 수출 1위의 제조업 대국인 우리와 처음 자유무역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박사는 “그동안 주로 중국 인력을 활용해 임가공업을 많이 펼쳤다면 이젠 한걸음 도약해 ‘내수 시장’을 본격 공략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수출하는 스포츠웨어·유아복과 같은 주요 패션의류 상품은 중국에서 관세를 물지 않는다. 중국에서 수입하는 연사·직물과 같은 원재료 비용도 줄어든다. 현지 시장에서 한국산 의류의 가격경쟁력이 생기는 것이다.

국내 철강 산업은 피해가 예상된다. 열연·후판·냉연 등 대부분 10년, 15년으로 관세 철폐 기간이 길다. 중국 철강 시장은 세계 수요의 45%를 차지하는 노른자위다. 유승록 포스코경영연구소 상무는 “보통 철강제품 관세율이 5% 가량인데 10년간 이를 없애면 매년 0.5% 포인트씩 가격 인하 효과를 보는 셈이다”라며 “좀 더 빨리 관세를 없애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중국 수출 1위 품목인 LCD 패널은 FTA 발효 후 10년차에 양국 모두 현행 관세(중국 5%, 한국 8%)가 철폐된다. 국내 보일러와 보일러 부품의 관세(8%)가 즉시 철폐되는 반면 중국 측 관세(10%)는 10년 내 철폐돼 수입 급증의 우려도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한국 보일러 보급이 120만 대인데 99% 이상이 국산”이라며 “중국엔 보일러가 150만 대 보급돼있는데 그 시장이 매년 20% 증가해 수출 가능성이 더 크다”고 설명했다.

법률·건설·유통·환경·엔터테인먼트 분야 시장도 열렸다. 한국 로펌은 중국 로펌과 공동으로 상하이자유무역지구(FTZ) 내 사무소를 설치하고 중국 전역의 고객을 대상으로 법률 자문 활동을 할 수 있게 된다. 상하이 FTZ 내에 설립한 한국건설 기업은 상하이 지역에서 외국자본비율 제한(외국 투자 50% 이상) 없이 현지 사업을 수주할 수 있다. 폐수, 고형물 처리, 배기가스 정화, 소음 저감, 위생 서비스 등 5개 환경 분야에선 중국 내에 한국 지분 100% 기업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또 국내 여행사가 중국 현지에서 한국이나 제3국의 떠날 관광객을 모집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한국 측 수석대표인 우태희 산업부 통상교섭실장은 “서비스 분야의 후속협상은 협정 발효 후 2년 내 협상을 개시하고 2년 내 종료하기로 했는데 이때 제외 품목만 정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기로 했다”며 “중국이 체결한 FTA 가운데 서비스 분야의 네거티브 방식 도입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개성공단 생산 제품의 중국 수출도 유리해졌다. 양국 정상의 타결 발표 당시 개성공단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기로 했는데, 이번에 대상 품목을 310개로 확정됐다. 기존에 체결된 FTA 가운데 가장 많다. 양측이 합의를 통해 변경할 수 있어 사실상 품목 제한이 없다는 것이 산업부의 설명이다.

이날 정부는 한·중 FTA 활용과 경쟁력 강화 방안을 내놨다. 새만금 경제자유구역에는 ‘한·중 FTA 산업단지’가 조성돼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게 된다. 무역협회에는 다음달부터 ‘차이나데스크’가 설치된다. 원산지 관리, 수출시장 개척, 비관세장벽 해소 등을 종합 지원한다. 한·중 문화산업 공동발전을 위한 펀드(2000억원)도 조성된다.

권평오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한류 등에 힘입어 중국 자본을 한국으로 유치하고 미국·일본·EU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투자를 유치해 명실상부한 동북아 비지니스 중심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박유미 기자,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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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납세자연맹, 사례 비교 분석…소득 축소 신고 관행 여전한 탓

로소득자는 소득이 같은 임대사업자보다 12배 넘는 소득세를 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말정산 세법 개정으로 근로소득 결정세액은 올랐는데, 임대사업자의 소득 축소신고 관행이 여전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납세자연맹은 25일 동일 소득의 근로소득자와 임대사업자의 사례를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납세자연맹은 연봉 1억2000만원인 외벌이 근로소득자 A씨와 수도권에서 원룸 임대사업으로 같은 수입을 올리는 임대사업자 B씨를 대상으로 부모와 2명의 대학생 자녀 학비까지 똑같다는 전제하에 연간 세부담을 추산했다.

그 결과 근로소득세만 놓고 보면 A씨의 근로소득 결정세액은 연말정산 세법 개정에 따라 지난해 973만원보다 35% 오른 1316만원을 내야 한다. B씨는 올해 5월 소득세 확정신고 때 지난해 세금과 비슷한 107만원만 내면 된다. A씨가 B씨보다 소득세를 12.3배 부담하는 것이다.

소득세와 사회보험료(국민연금·건강보험료)를 합하면 A씨가 B씨보다 2.7배 더 많은 부담을 해야 한다. A씨는 소득세와 사회보험료로 소득의 16%인 1919만원을 내는데 B씨는 5.9%인 711만원을 납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A씨가 B씨보다 세금을 1208만원 더 내는 것이다.

납세자연맹은 부동산 임대소득자의 소득 포착률(소득신고 비율)이 개선되지 않아 세부담 격차가 컸다고 밝혔다. 2012년 국세청이 집계한 사업·임대소득 신고액은 72조573억원이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민계정상 영업이익은 114조8465억원이었다. 임대사업자를 포함한 개인사업자들이 소득의 62.7%만 국세청에 신고한 것이다.

세종=박찬준 기자 skyland@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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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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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이재용(삼성전자 부회장·얼굴) 체제’가 가시화되면서 삼성의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그룹 내부적으로는 새로운 ‘비전’ 짜기에 돌입했다. 외부적으로는 다양한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며 미래 먹거리 확보에 나서고 있다.

25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달 초부터 2주간 전 세계 임직원을 대상으로 ‘온라인 대토론회’를 열었다. 삼성의 새로운 비전을 만들고, 앞으로 회사를 이끌어 갈 전략에 관한 의견을 모으기 위해서다. 이 작업은 안살림을 도맡고 있는 이상훈(60)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이 맡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달라질 삼성을 준비하기 위해 임직원의 의견을 공유한 것”이라며 “빠르고, 열려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기존 비전의 수정이 필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이 새로운 비전을 만드는 것은 6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2009년 11월 창립 40주년을 맞아 ‘비전 2020’을 내놨었다. 2020년까지 매출을 440조원까지 끌어올리고, 글로벌 5대 브랜드 편입, 정보기술(IT) 업계 1위에 오르겠다는 파격적인 목표였다. 이듬해 비전 달성을 위한 5대 신수종 사업을 선정했다. 태양전지를 비롯해 ▶발광다이오드(LED) ▶자동차용 전지 ▶헬스케어 ▶의료기기가 그것이다. 하지만 태양전지와 LED는 지지부진하다. 대신 사물인터넷(IoT)과 헬스케어·핀테크와 같은 융·복합 사업이 신수종 사업으로 떠올랐다. 시장 변화로 전략을 확 바꿔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최근 실적 부진도 새 비전을 마련하는 동기가 됐다. 삼성은 10년 주기로 기존에 세운 비전을 달성해 왔다. 1999년 ‘매출 100조원’을 목표를 삼은 삼성은 2008년 118조원 매출을 올리며 임무를 완수했다. 하지만 현재의 ‘비전 2020’을 달성하기 위해선 지금보다 두 배 많은 매출을 올려야 한다. 쉽지 않은 목표다.

삼성은 대토론회에서 나온 임직원의 목소리를 사내 인트라넷인 ‘싱글’에 올리고, 비전 수립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다. 이는 경영진이 비전을 제시하고 임직원들에게 내려보내던 과거 의사결정과는 다른 모습이다. 비전 수립 초기 단계부터 임직원들을 참여시키자는 이 부회장의 뜻이 반영됐다.

출항은 하지 않았지만 ‘이재용호’의 닻은 이미 올라갔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삼성은 지난해 9월부터 계열사들을 떼고, 붙이고, 가르는 사업구조개편 작업을 하고 있다. 잘되는 사업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다. 또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기 위해 M&A에도 팔을 걷어붙였다.

사실 그간 삼성전자는 M&A에 소극적이었다. 2007년부터 8년간 단행한 국내외 M&A는 20건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경영 전면에 나선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동안 대외적으로 알려진 M&A 사례만 7건에 달한다. M&A 대상도 예전에는 반도체 분야에 국한했지만, 지금은 IoT·핀테크·기업간거래(B2B)·소프트웨어 등 IT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가 될 분야를 노리고 있다. 내부 기술만으로는 주도권을 쥐기 힘든 만큼 과감히 외부로 눈을 돌린 것이다.

언뜻 보면 일관된 방향성 없이 각개전투 식으로 M&A를 진행한 것 같다. 하지만 이들에게 삼성이라는 우산을 씌우면 얘기가 달라진다. 삼성의 기술·제품을 적용해 묶으면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다. 미국 모바일 결제 서비스 업체인 루프페이가 대표적이다. 루프페이의 기술은 ‘갤럭시S6’에 탑재되는데, 향후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도 구축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앞으로 5년 내 TV 등 모든 삼성 제품을 IoT로 연결할 계획이다.

‘외부 수혈’에 대한 인식도 달라졌다. 과거에는 삼성의 문화를 일방적으로 이식하려 했지만 지금은 간섭·통제 대신 인수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해 준다. 삼성 글로벌혁신센터의 데이비드 은 수석부사장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혁신을 촉진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스타트업 인수에 나서는 전략이 삼성 안에서 보편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경쟁력 있는 회사를 M&A하는 것이 시장에 더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는 게 이재용 부회장의 판단”이라며 “애플·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경쟁 상대들이 M&A로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에도 자극을 받았다”고 말했다.

손해용·김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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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201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블로그·커뮤니티·트위터 등에서 ‘노후’와 관련된 웹문서 1146만건을 분석한 결과 언급이 가장 두드러지게 증가한 키워드로 ‘홀로’ ‘친구’ ‘일’ ‘여행’ ‘텃밭’ 등 다섯 가지가 꼽혔다고 2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밝혔다.

①홀로: 나 혼자 산다=노후 연관어 순위에서 ‘홀로’는 2011년 61위에서 2014년 44위로 17계단 상승했다. 반면 가족은 26위에서 27위로 하락했다. 홀로와 함께 ‘중요하다’ ‘아프다’ ‘즐겁다’는 단어가 주로 검색돼 독거에 대한 걱정과 기대가 혼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②친구: 친구 뜨고 자녀 지고=‘친구’는 ‘자녀’를 앞서기 시작했다. ‘자녀’는 노후 연관어에서 7계단 하락한 반면 ‘친구’는 6계단 상승하며 2014년에는 자녀보다 많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노후의 여행과 함께 가장 많이 언급된 대상은 ‘부부’ ‘남편’ ‘아내’보다 ‘친구’가 월등히 많았다.

③일: 다시, 일하러 갑니다=‘일’은 노후 준비의 가장 큰 이슈로 나타났다. 창업·사업도 노후와 관련해 자주 언급된 키워드였다.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일자리가 사라진다’ ‘직장에서 밀려난다’는 문구가 많이 검색돼 경제적 준비 없는 은퇴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④여행: 노후의 최대 로망=‘여행’에 대한 관심은 계속 증가했다. 여행과 관련해 가장 자주 언급된 단어도 ‘좋다’ ‘친구’ ‘돈 벌다’ 등 긍정적인 것들이었다. 노후의 여행은 ‘행복’과 ‘여유’ 그리고 ‘건강’을 상징하는 로망으로 인식됐다.

⑤텃밭: 나만의 힐링 캠프= ‘텃밭’에 대한 언급은 늘어난 반면 ‘시골’에 대한 언급은 줄었다. 은퇴자들이 도시에서 노후를 보내고자 하는 욕구가 증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텃밭은 지속 가능한 생활의 즐거움을 주는 동시에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힐링의 장소로 여겨졌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 김경록 소장은 “다섯 가지 키워드를 종합하면 결국 ‘관계·소득·시간’이라는 3대 요소로 압축할 수 있다”며 “풍요로운 노후를 위해서는 이 세 가지 요소에 대해 균형 잡힌 배분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규민 기자 qm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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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로 기업 광고비 줄자 새 돈벌이 찾아 사업 다각화… 잼 만들고 공연 티켓 팔기도

종합 마케팅 솔루션社 추진, 케냐 등 해외에도 적극 진출


'컨벤션 플랫폼 구축 사업, 패션 전시 사업, 패션모델 리크루팅(모집) 사업….'

국내 1위 광고 회사인 제일기획이 작년 2월부터 4개월 동안 국내 직원 1400명 전체를 대상으로 연 신사업 아이디어 경진 대회에서 나온 것이다. 광고 회사와 무관한 아이디어로 보이지만, 회사 측은 하나하나를 심사숙고했다. 실제로 경진 대회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검토한 뒤, 회사는 올 초 신사업을 담당하는 '비욘드 제일 본부'를 임대기 사장 직속 조직으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캐릭터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광고 회사들은 요즘 '변신 모드'에 푹 빠져 있다. 공연 티켓을 팔고 영화 투자에 참가하며 잼을 만들어 판다. 제품과 브랜드를 기획해서 만들어서 제조 회사에 제안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해외 광고 기업도 속속 인수하고 있다. 정체된 국내 광고 시장의 한계를 뛰어넘으려는 몸부림이다.

캐릭터·잼·티켓… 기존 영역 파괴

최근 광고 회사들이 진출하는 분야 중에는 예전에는 생각조차 못 했던 것이 많다. 제일기획은 중소기업인 부즈클럽과 제휴해 만든 고릴라 캐릭터 '아둥가'로 캐릭터 시장에 진출했다. 전 세계 시장 규모가 175조원으로 추정되는 캐릭터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겠다는 것이다. 2위 광고 회사인 이노션은 최근 문화 콘텐츠 시장에 뛰어들었다. 작년에 미술 전시회를 공동 주최했고, CJ E&M등과 문화 콘텐츠 투자 조합을 만들었으며, 영화 '해무' '허삼관' 뮤지컬 '그날들' 등에도 투자했다. 4위인 대홍기획은 스포츠 대회 운영 사업과 모바일 쿠폰 사업을, 5위 회사인 SK플래닛(광고 부문)은 스포츠와 문화 공연의 티켓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오리콤은 사회 공헌 활동의 하나로 잼을 출시했다.

원래 광고 회사가 하던 일을 더 발전시킨 경우도 있다. 제일기획은 '종합 마케팅 솔루션 회사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소비자의 행태를 디지털 기술로 읽어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HS애드는 광고주가 만들 제품과 브랜드의 개념을 자신들이 기획해서 제공하는 사업부를 최근 만들었다. SK플래닛은 빅데이터를 이용해 소비자의 행태를 분석한 정보를 광고주에게 전달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제일기획은 작년 집중적으로 해외 기반을 늘렸다. 미국 매키니, 중국 브라보, 영국 아이리스 등 해외 광고·마케팅 회사를 인수했고, 아프리카 케냐, 나이지리아에 법인을 설립했다. 이로써 해외 사무실은 40개국 47개로 증가했다. 이노션도 현대자동차 그룹 계열사의 해외 거점을 통해 해외 매출을 늘리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급변하는 국내 광고 시장

전문가들은 광고 회사의 이런 움직임은 국내 시장 변화에 대응하려는 몸부림이라고 평가한다. 무엇보다 경기(景氣) 악화로 국내 광고 시장의 성장이 정체되고 있는 게 큰 요인이다.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에 따르면, 작년 국내 총광고비는 작년 대비 1.6% 증가에 그쳤다.

지난해에는 동계올림픽,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이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경기 악화로 주요 기업이 광고비를 줄였던 탓이다. 광고 매체별로 변화도 컸다. 가장 덩치가 큰 방송 광고 규모는 재작년과 같았지만, 온라인은 11%나 증가했다. 특히 모바일 광고는 52%나 늘었다. 기존 방식으로는 매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 사업 다각화는 일감 몰아주기 과세를 피할 수도 있는 장점이 있다. 해외에서 벌어들이는 매출은 계열사 관련 매출이라도 일감 몰아주기 매출에 포함되지 않는다.

단국대 정연승 교수(경영학부)는 "광고 회사의 기본 기능은 소비자와 기업을 연결해주는 것"이라며 "광고 회사들은 앞으로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컨설팅, 마케팅 등까지 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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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3년 연속 세계 1등 도요타를 2등 폴크스바겐이 바짝 추격… 판매량 격차 45만→9만대로

서로 상대방 텃밭 공격 나서

현대차는 공장 증설로 맞불


세계 1·2위의 자동차 회사 도요타자동차그룹폴크스바겐그룹이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격돌을 준비하고 있다. 두 자동차 공룡은 작년 나란히 글로벌 판매량 1000만대 돌파에 성공했으며, 1위 도요타(1023만대)와 2위 폴크스바겐(1014만대)의 격차는 2012년 45만대에서 단 9만대로 줄었다. 도요타가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세계 1위 자리를 지키는 데 성공했지만 폴크스바겐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한 것이다.

두 회사는 약속이나 한 듯 올해 최대의 승부처로 중국과 미국 시장을 꼽고 있다. 유가하락으로 러시아·브라질 등 산유국 경제 성장세가 한풀 꺾이면서 중국과 북미 시장만 시장 성장세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도 이미 확정한 중국·멕시코 공장 건설을 서둘러 빅2의 물량 공세에 밀리지 않겠다는 전략이다.

자신이 열세인 지역에서 반격

도요타와 폴크스바겐은 각각 상대방의 주력 시장을 적극 공략하는 정면승부에 나선다. 지난달 폴크스바겐은 도요타의 텃밭인 미국에서 공격적인 투자를 선언했다.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참석한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 회장이 "향후 5년간 미국 시장에만 70억달러(7조7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현지화 전략 차원에서 미국 소비자들 입맛에 맞는 SUV(스포츠 유틸리티 자동차)를 개발하고 테네시주(州)에는 연구원 200명 규모의 새 R&D(연구·개발)센터도 짓기로 했다. 딜러망도 100곳 더 늘린다.

도요타는 반대로 폴크스바겐이 작년 368만대를 팔아 압도적인 1위를 달리는 중국 시장에서 고삐를 당기고 있다. 올해부터 3년간 신차 17종을 출시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선다. 특히 이르면 올 하반기 처음으로 간판 상품인 하이브리드 자동차를 중국 소비자 입맛에 맞춰 현지에서 생산·판매한다. 도요타는 또 중국 남부 광저우와 북동부 창춘에 각각 신규 공장 건설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년간 새로 공장을 짓는 확장 전략 대신 내실 강화에만 주력한 기존 정책을 전면 수정하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자신들이 열세인 지역에서 반격에 나섰다는 것은 향후 시장에 대한 자신감이 강하다는 뜻"이라며 "특히 성장세가 빠른 중국 시장에서는 도요타와 폴스크바겐의 공장 증설을 통해 공급 확대 경쟁을 치열하게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신차·공장 증설로 맞불

작년 연 판매량 800만대 고지에 올라선 현대·기아차는 신차 출시로 '빅2'의 물량 경쟁에 뒤지지 않겠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현지 SUV 인기에 발맞춰 신차 '투싼·스포티지·쏘렌토'를 앞세운다. 또 연말에는 글로벌 누적 1000만대 기록을 갖고 있는 간판 준중형 세단 '아반떼' 새 모델을 출시해 점유율 확대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기아차도 올 상반기 중국에서 처음으로 소형 SUV 'KX3'를 출시한다.

내년부터는 북미와 중국 신(新)공장을 차례로 가동하며 공급 확대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2016년에는 현대차 중국 창저우 공장과 기아차 멕시코 공장이, 2017년 현대차 중국 충칭 공장이 가동에 들어간다. 현대차는 이들 공장 가동을 통해 생산량을 90만대 이상 확대해 본격적인 연 판매량 900만대 시대를 연다는 방침이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현대차가 당장의 물량 공세로 맞불을 놓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성장 동력과 고품질 신차 출시를 위한 R&D 투자로 과도한 점유율 경쟁의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한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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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이웅열 코오롱 회장(가운데)은 24~25일 1박2일 일정으로 충주 김천 구미 등 7개 지방 공장을 점검하는 현장경영에 나섰다. 이 회장이 25일 임직원들과 함께 코오롱인더스트리 김천2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코오롱 제공

"급변하는 산업 생태계에 적극 대응하자"

7년 만에 주요 계열사 지방사업장 동시 방문


[ 박영태 기자 ]

이웅열 코오롱 회장이 24일과 25일 1박2일 일정으로 충주 김천 경산 구미 등 7개 지방사업장을 찾는 등 현장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침체된 그룹 분위기를 쇄신하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신규사업을 점검하기 위해서다. 현장 중시 철학을 갖고 있는 이 회장은 수시로 현장을 돌아보고 있으나 이번처럼 계열사들의 주요 지방사업장을 동시에 방문한 것은 2008년 이후 7년 만이다. 최근 잇따른 악재를 털어내고 새롭게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미래 먹거리 챙기기 잰걸음

이 회장은 지난 24일 경기 여주시 제2영동고속도로 건설현장을 둘러본 뒤 곧바로 코오롱생명과학 충주공장을 찾았다. 퇴행성관절염을 치료하는 바이오신약 ‘티슈진-C’ 개발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티슈진-C는 지난해 국내에서 임상 3상 시험투약을 종료하고 내년께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승인을 받아 판매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이 신약은 무릎 관절 주사만으로 연골을 재생하는 효능이 있어 주목받고 있다. 10년이 넘도록 수천억원을 투자한 이 회장의 집념이 결실을 앞두고 있는 셈이다.

이 회장은 경북 구미와 김천에 있는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코오롱글로텍, 코오롱플라스틱 공장을 찾아 유기태양전지, 자동차용 부품소재 등 신소재사업 상황 등을 점검했다. 이 회장은 이곳에서 “남이 가지 않는 길을 선제적으로 나아가 1등으로 도약하자”고 임직원을 독려했다.

코오롱은 자동차 관련 소재 매출이 2조원을 웃돌 정도로 국내에서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이다. 에어백은 아시아 1위를 달리고 있고, 자동차 내장재에 쓰이는 고기능성 플라스틱 소재는 국내 대기업으로는 유일하게 바스프 솔베이 등과 경쟁하고 있다. 타이어코드 세계 시장 점유율도 20%가 넘는다. 최근에는 현대자동차와 손잡고 수소연료전지차 핵심 부품과 소재 개발에도 뛰어들었다.

유기태양전지 개발도 한창이다. 블라인드 벽지 등에 붙일 수 있는 필름 형태의 태양전지로, 도레이 등 일본 업체들과 대등한 수준의 기술력도 확보했다.

○“제조 혁신으로 역량 키워라”

이 회장은 지방 현장을 둘러보며 제조 혁신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하드웨어가 전부인 것 같은 제조업도 이제는 소프트웨어까지 고려해야 고객의 각기 다른 취향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존의 제조 패러다임으로는 시장을 주도하기 어렵다는 인식에서다.

이 회장은 올초 신년사에서도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내다보고 대처하는 인더스트리4.0 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과거처럼 제품을 찍어내듯 생산하는 제조업 시대는 지났고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나가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회장은 “변화의 문이 열렸을 때 앞으로 나아가 반드시 통과하자”고 독려했다.

코오롱그룹은 사물인터넷(IoT)을 제조업에 도입해 혁신을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사업재편 통한 선택과 집중

코오롱그룹 주력 계열사인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매출 5조3376억원, 영업이익 1688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1.4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27.1% 줄어든 것이다. 나일론 원사를 생산하는 코오롱패션머티리얼도 2008년 분사 이후 처음으로 적자를 냈다. 친환경 염색가공 등 고기능성 제품에 주력했으나 중국 수요 감소 등의 영향으로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코오롱은 실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사업 재편을 추진 중이다. 주력사업이던 필름사업부문은 중국의 추격에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일부 생산시설을 폐쇄하기로 했다. 패션사업 강화를 위해서는 180여개인 중국 패션매장을 200개로 확대하는 등 공격적 마케팅에 나서기로 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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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동아일보]
반경 2km 안에 백화점-대형마트 빅3 밀집… 서울 쇼핑격전지 변신

서울의 부도심 중 한 곳인 영등포는 교통의 요지이자 서남부 지역 대표 유흥가로 유명한 곳이다. 하지만 한동안 강남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발전이 낙후된 지역으로 여겨져 왔다.

이런 이미지를 갖고 있던 영등포가 최근 대형 유통업체들의 ‘최일선 유통 격전지’로 거듭나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영등포역∼신도림역(서남 방향), 영등포역∼영등포구청역(서북 방향)이 변화의 핵심이다. 이 지역에는 불과 반경 2km 안에 백화점과 대형마트 업계 ‘빅3’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모두 입점했거나 입점을 계획 중이다. 서울시내에서 이런 곳은 영등포가 유일하다.

○ ‘낡은 부도심’에서 신(新) 유통 격전지로

‘영등포 유통전쟁’에 불을 댕긴 곳은 현대백화점이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롯데와 신세계가 영업 중인 영등포 상권에 합류할 뜻을 내비쳤다. 신도림 디큐브시티백화점의 현 운영사인 대성산업과 디큐브시티 인수를 추진 중인 JR자산운용펀드는 최근 백화점 운영을 현대백화점에 맡긴다는 큰 틀에 합의하고 임대료 등 세부 조건을 놓고 조정 중이다.

현대백화점의 사업 개발 담당 관계자는 “신도림역 부근은 (유동인구가 많아) 대규모 집객이 가능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디큐브시티가 생긴 후부터 이 지역 진출을 검토해 왔다”며 “서울 양천구에 있는 현대백화점 목동점과 김포 아웃렛 등 기존 점포와 함께 ‘유통 트라이앵글’을 만들어 서울 서부 지역에서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연 매출 5000억 원)과 신세계백화점 영등포점(4500억 원) 등 기존 점포에 현대백화점까지 가세하면 ‘백화점 업계 빅3 클러스터’가 만들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와 신세계는 이미 인천, 경기 수원 고객들까지 몰려와 늘어난 상위 소비 계층과 타임스퀘어로 유입되는 20대 젊은층을 겨냥해 매장을 개편 중이다.

여기에 이마트 영등포점과 홈플러스(영등포점, 신도림점 등 2곳), 롯데마트의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 영등포점 등 이미 입점해 있는 대형마트 3사와 타임스퀘어 등의 복합쇼핑몰까지 고려하면 영등포 상권은 서울 도심에서 가장 쇼핑하기 좋은 곳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 영등포역 유동인구 하루 11만 명

영등포구 일대는 1990년대까지 공장 밀집 지역이었다. 이후 제조업이 침체기로 접어들면서 ‘낡은 동네’의 이미지가 부각되기도 했다. 영등포가 유통 도시로 바뀌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중반 이후 재개발이 이뤄지며 공장 대신 대규모 주상복합단지와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서부터다. 부동산 컨설팅 업체인 ‘쿠시먼 앤드 웨이크필드 코리아’의 김성순 이사는 “강남보다 땅값이 싸다는 이유로 영등포 일대에 주상복합 건립이 붐을 이뤘고 외부로부터 새로운 인구가 유입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새로운 쇼핑몰이나 대형마트 등이 들어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다 교통의 요지라는 지리적 장점 때문에 유통업계가 군침을 흘리기 시작했다. 영등포역 일대는 명동, 종로 등에 이어 서울 시내에서 8번째로 유동인구가 많은 곳으로 꼽힌다. 영등포역의 승하차 인원은 하루 평균 약 11만 명으로 코레일 구간 중 가장 많다. 따라서 서울 시민뿐 아니라 인천, 수원 시민들까지 몰리는 데다가 최근에는 중국인 등 관광객들까지도 이곳을 찾고 있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외래관광객 실태조사에 따르면 서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중 12%가 영등포·여의도를 찾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강남역(3.5%)이나 가로수길(9.1%)보다 높은 수치다.

선종필 ‘상가뉴스레이다’ 대표는 “교통, 수요, 접근성 등에서 영등포는 유통 클러스터가 되기 좋은 조건”이라며 “공장지대에 대한 개발이 더 이루어지면 지금보다 더 치열한 유통 격전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bsism@donga.com·김성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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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3개월 새 4대 시중은행장 이례적 전면 교체

직원과 공감중시형 리더

윤종규 국민은행장, 직원들 철저히 주인대접…토론으로 소통 김병호 행장

추진력 돋보이는 돌파형

"동네 축구하듯 일하지 말라" 직선적인 이광구 행장…지시 명료한 조용병 내정자


[ 박신영 / 박한신 기자 ] 조용병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사장(58)이 신한은행장에 내정됨으로써 최근 3개월 새 4대 시중은행장이 모두 바뀌었다. 정기 주총시즌이 아닌데도 한꺼번에 4대 시중은행장이 교체된 건 매우 이례적이다. KB사태로 홍역을 치른 국민은행은 작년 11월 윤종규 행장(60·KB지주 회장 겸임)을 영입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58)은 작년 말 취임했다. 김병호 하나은행장(54)은 이달 ‘대행’ 꼬리를 뗐다. 새롭게 등장한 행장들의 경쟁이 볼 만하게 됐다.

○‘공감형’ 윤종규·김병호

윤 행장이 최근 지방 점포를 방문했을 때 수행원들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직원들과의 저녁 식사를 앞두고 윤 행장이 갑자기 사라졌기 때문이다. 식사 자리에 나타난 그에게 어디에 다녀왔는지 물으니 인근 빵집에서 혼자서 빵을 먹고 왔다는 답이 돌아왔다. “행장이 직원들에게 저녁을 사는 자리인데, 밥 먹느라 직원들과 얘기 나눌 시간이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에서”라는 설명이 따랐다.

국민은행 관계자들은 이런 윤 행장을 두고 “직원들에게 철저히 주인 대접해주는 최고경영자(CEO)”라고 평가했다. 이사회 멤버들을 만날 때나, 영업점 행원을 만날 때 대하는 정성과 태도에 차이가 없다는 설명이다. 직원들의 공감대를 모아 경영전략을 실행에 옮겨야만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는 게 윤 행장의 판단이다.

김 행장의 리더십도 윤 행장과 비슷하다. 김 행장이 임원 회의에서 가장 많이 하는 말은 “우선 이야기를 해보자”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 행장을 맡아 나이 많은 임원들과의 공감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회의 때 발표자료도 확 줄이도록 했다. 장황한 발표가 아니라 핵심만 간단히 설명하라는 지시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에 필요한 리더십”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급속히 성장한 조직이라 상명하복의 문화가 남아 있는 게 사실이지만 김 행장이 이를 바꿔나가고 있다는 얘기다. 금융권 관계자는 “두 행장 모두 ‘나를 따르라’ 식의 일방적 지시보다는 합리적인 업무스타일을 추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돌파형’ 이광구·조용병

이 행장은 ‘돌파형’이다. 부드러운 외모 및 말투와 달리 목표를 세우면 반드시 달성하는 추진력을 갖췄다. 이 행장이 개인고객 담당 부행장을 맡던 시절, 우리은행은 처음으로 개인 고객 2000만명을 넘어섰다. 올해 고객 확대와 자산 성장으로 강한 은행을 만들겠다는 경영전략도 그의 추진력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업무 지시도 명확하고 직선적이다. 지시에 군더더기가 없다 보니 임원 회의 시간도 역대 행장 중에서 가장 짧다는 평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이 행장이 항상 하는 지시는 맡은 일을 다 하라는 것과 동네 축구하듯 전략 없이 하지 말라는 것 두 가지”라고 설명했다.

조 내정자도 비슷한 스타일이다. 업무 지시가 명료하면서도 ‘직언’을 귀담아들어 조직원 간에 격의 없이 소통한다는 평가다. 주로 인사와 국제 업무를 담당했지만 영업점에서도 실적 1등을 휩쓰는 등 추진력도 돋보였다.

박신영/박한신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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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존 라이스 GE 부회장

한국은 GE 소중한 파트너

글로벌 기업 되고 싶다면 현지화·세계화 전략 동시에


[ 이미아 기자 ] 존 라이스 제너럴일렉트릭(GE) 부회장(사진)은 “GE를 비롯한 세계 주요 기업의 화두는 업무 프로세스 단순화”라며 “정부가 기업이 노력하는 만큼 규제 정책을 단순화하고 규제 개혁과 완화에 나선다면 기업과 국가의 동반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부회장은 지난 24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기자와 만나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성장하기 위해선 현지화와 세계화 전략을 동시에 구사해야 한다”며 이 같은 생각을 밝혔다. 그는 제프리 이멜트 최고경영자(CEO)에 이은 2인자로, 글로벌성장운영본부(GGO) 수장으로서 미국을 제외한 해외 170여개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다. 1978년 첫 직장으로 GE에 입사한 후 37년째 몸담고 있는 골수 GE맨이다.

현대건설과 포괄적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라이스 부회장은 “한국은 발전 플랜트와 조선, 항공기술, 헬스케어 등 GE의 핵심 사업을 거의 모두 함께하는 중요한 파트너 국가”라고 설명했다.

GE의 지난해 매출은 1486억달러(약 163조원), 순이익은 153억달러(약 17조원)다. 미국 이외 매출 비중을 현재 60%에서 2020년 80%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라이스 부회장은 “제조업 기지를 미국으로 다시 옮기자는 움직임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GE와 같은 글로벌 기업은 세계가 무대기 때문에 해당되지 않는 얘기”라며 “GE에서 일하는 근로자 한 명이 협력업체 여섯 명을 먹여 살리는 글로벌 생태계 안에서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더 이상 ‘어디서 만들었느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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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금호산업 인수전 출사표 왜

인수땐 아시아나·금호터미널 경영권도 확보

불참한 롯데·CJ도 사모펀드와 손잡을 가능성

우선매수권 박삼구 회장 1조 자금마련이 관건


[ 이태명 / 하수정 / 유승호 기자 ] 올 상반기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인 금호산업 인수전의 막이 올랐다.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감일인 25일 신세계, 호반건설 등 6곳이 입찰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당초 예상보다 판세가 복잡해졌다.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이 그룹 지주사 성격의 금호산업을 되찾느냐, 아니면 새 주인이 등장할 것이냐에 관심이 쏠린다.

○막판 참여한 신세계 의중은?

금호산업 인수전은 처음부터 ‘안갯속’이었다. LOI 접수 마감시간(오후 2시)이 한참 지나서야 신세계와 호반건설, 사모펀드 4곳 등 6곳이 참여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시장에선 신세계의 의중이 무엇이냐에 주목하고 있다. LOI를 낸 6곳 중 인수 시너지 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전날인 24일까지 인수전 참여 의사를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도 “(인수전 참여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면 회사에서 보고가 왔을 텐데 아직 보고받은 게 없다”고 했다.

업계에선 신세계가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아시아나항공과 금호터미널 등의 경영권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본입찰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유통, 면세점에 항공업까지 추가할 수 있고, 금호터미널 소유인 광주신세계백화점을 5000억원에 장기 임차하고 있는 만큼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상당하다는 점에서다.

신세계가 경쟁 상대인 롯데그룹을 의식해 ‘방어’ 차원에서 LOI를 냈다는 분석도 있다. 롯데가 본입찰에 참여해 금호산업을 인수하면 광주신세계백화점 부지를 롯데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신세계 관계자도 “(LOI 제출은) 롯데를 의식해 낸 것으로 안다”며 “단독으로 본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는 게 내부 기류”라고 귀띔했다.

○다른 대기업 ‘우회 참여’ 가능성도

신세계 외에 나머지 참여자는 호반건설과 금호고속 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이하 IBK), MBK, IMM PE, 자베즈 등 국내 사모펀드 4곳이다.

이 가운데 호반건설은 금호산업 지분 4.95%를 확보하는 등 인수 의사를 강하게 드러내왔다. 시장에선 호반건설이 본입찰까지 갈지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단독 입찰에 나서기엔 자금력이 충분치 않은 데다 작년 말 금호산업 지분 확보 이후 계속 지분을 팔아왔다는 점에서다.

IBK는 금호고속 매각 작업을 용이하게 수행하기 위해 LOI를 낸 것으로 보인다. IBK는 2012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금호고속 지분 100%를 인수한 뒤 경영권 매각 과정에서 금호아시아나와 갈등을 빚고 있다. MBK, IMM PE, 자베즈 등 나머지 사모펀드가 단독 입찰에 나서거나 대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번에 LOI를 내지 않은 CJ 롯데 삼성 등이 이들 사모펀드와 손잡고 우회적으로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박삼구 회장의 자금조달 전략은?

산업은행과 매각주관사인 크레디트스위스는 다음달 초 입찰적격자를 가려낸 뒤 4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시장의 관심은 금호산업 우선매수청구권을 가진 박삼구 회장이 어떻게 자금을 조달할지에 쏠린다. 금호산업 인수대금이 1조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박 회장은 재무적 투자자 등 우군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까지는 박 회장의 우군으로 사돈지간인 대상그룹이 거론된다. 이번에 LOI를 제출한 신세계나 일부 사모펀드가 박삼구 회장 측의 ‘백기사’ 역할을 맡을 것이란 얘기도 있다. 특히 신세계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광주신세계백화점 임대차 등으로 협력관계를 유지해왔다는 점에서 본입찰 대신 백기사로 나설 것이란 관측도 많다.

하지만 변수가 있다. 채권단이 추후 나올 수 있는 공정성 시비를 막기 위해 실사에 참여하는 기업들에 대해 박 회장과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는다는 확약을 받을 계획이기 때문이다. 이 경우 신세계 등이 실사에 참여하게 되면 박 회장의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은 사라지게 된다.

이태명/하수정/유승호 기자 chihiro@hankyung.com

경향신문



ㆍ올해 M&A시장 최대 매물 금호산업 불 붙은 인수전

▲ 사모펀드·중견 건설사 등 6곳이 인수의향서 제출

아시아나항공 새 주인 촉각… “금호아시아나 재탈환 유력”

신세계 인수 땐 재계 지각변동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가리는 ‘금호산업’ 인수전에 신세계그룹이 뛰어들었다.

올해 인수·합병(M&A) 시장의 최대 매물인 금호산업 인수전은 경영권 재탈환을 노리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신세계 간의 진검승부가 펼쳐질 가능성이 커졌다. 유통대기업 신세계가 항공사마저 거머쥐게 된다면 재계 판도에 지각변동도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산업 인수의향서(LOI) 접수 마감날인 이날 기업에서는 재계 13위인 신세계그룹과 중견 건설사인 호반건설 등 2곳이, 사모펀드(PEF)에서는 IBK투자증권·케이스톤파트너스 사모펀드(IBK펀드), 자베즈파트너스, MBK파트너스, IMM펀드 등 4개 펀드가 인수의향서를 채권단에 제출했다.

신세계는 이날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며 “임차한 광주 신세계의 주인이 바뀔수도 있어 방어 차원에서 낸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신세계그룹은 호텔(웨스틴조선)과 면세점, 백화점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아시아나항공 경영권을 노리고 인수전에 뛰어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또 금호터미널 내에 들어선 신세계백화점 부지 임차비용 등도 아낄 수 있게 된다.

금호산업 매각 지분은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57.5%(약 1955만주)다. 지분가치는 약 5000억원이지만 신세계 등 다수의 인수의향자들이 참여하면서 업계에서는 이번 지분 매각으로 채권단이 1조원 이상을 벌어들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금호산업은 국적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의 지분 30.0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또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100%), 금호사옥(79.9%), 아시아나개발(100%), 아시아나IDT(100%), 에어부산(46.0%) 등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 인수로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주요 계열사 경영권까지 획득하는 것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는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다. 박 회장은 우선협상대상자가 적어낸 금액을 내고 금호산업을 인수할 수 있는 ‘우선매수청구권’을 갖고 있지만 신세계 등이 입찰에 참여하면서 부담이 커지게 됐다. 박 회장은 ‘IBK펀드’로 넘어간 그룹의 모태인 금호고속 인수 계획도 갖고 있어 금호산업과 금호고속을 모두 되찾기엔 자금이 달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재계에서는 박 회장 측이 자금 부족을 만회하고자 대상그룹의 도움을 받을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현주 대상홀딩스 부회장이 박 회장의 여동생이다.

이번에 업체들이 제출한 인수의향서는 인수 희망가격은 써내지 않고 인수 의사만 채권단에 전달하는 것이다. 내달 초 채권단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업체 중 일부를 입찰적격자로 선정하면, 그때 희망금액을 제시하고 높은 금액을 써낸 업체가 우선협상대상자가 된다.

다만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박삼구 회장의 자금 동원 능력을 뛰어넘는 인수가격을 제시해야 실제 인수가 가능하다.

채권단은 입찰적격자를 상대로 약 6주간의 예비실사를 거쳐 본입찰 제안서를 받고 4월 중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이재덕·이성희 기자 du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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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넥슨의 엔씨 지분보유 목적 변경부터 엔씨-넷마블 지분 상호 인수까지 

- '적극적인 투자자' 선언한 넥슨, 엔씨에 주주제안서 발송

-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와 상호 지분인수 및 협업 선언

넥슨과 엔씨소프트는 지난 1달간 치열한 수 싸움을 전개했다. 마치 턴방식 전략 게임에서 한 수 한 수를 주고받는 듯 했다. 게임판 '삼국시대'라는 말도 나왔다.

넥슨이 엔씨소프트의 지분 15.08%의 보유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한 것에서 시작된 이 수 싸움은 결국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상호 지분인수까지 이어졌다.

지난 1달간 양사간에 어떤 수 싸움과 발언이 있었는지 정리해봤다.

 

◆ 넥슨, 엔씨지분 15.08% 보유목적 경영참여로 변경

지난 1월 27일, 넥슨은 엔씨소프트 지분 15.08(넥슨 일본 법인이 14.7%, 넥슨 코리아가 0.38%)%의 보유목적을 기존 '단순투자'에서 '경영참여'로 변경했다고 공시했다. 넥슨은 "기존협업 구조로는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기에 한계가 있다"며 "적극적인 투자자의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엔씨소프트는 강한 어조로 공식입장을 밝혔다. 엔씨소프트는 "단순투자라는 목적을 3개월만에 변경한 것은 시장 신뢰를 무너뜨리는 행위다"며 "양사는 게임 개발철학 등이 이질적이라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다. 넥슨의 경여참여 시도는 엔씨소프트의 주주가치를 심각하게 훼손시킬 것이다"고 전했다.

이 소식이 전해진 다음날인 1월 28일에는 엔씨소프트 주식이 상한가(전일 대비 14.81% 오른 21만 7천 원)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상승세가 계속 유지되진 않았다.

◆ 넥슨, 엔씨에 주주제안서 발송 및 세부내용 언론 공개

넥슨은 지난 2월 3일 각종 제안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엔씨소프트에 발송했고, 그 구체적인 내용을 2월 6일 언론에 공개했다. 주주제안서 내용의 골자는 김택진 대표이사를 제외한 엔씨소프트 이사의 후임을 선정하거나 추가이사를 선임해야할 경우에 넥슨이 추천한 인물을 이사로 선임할 것을 제안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타사와의 적극적인 협업, 실질주주명부를 열람, 정기/임시 주주총회 전자투표, 엔씨소프트 삼성동 사옥 매각, 엔씨소프트 자사주 소각 등을 제안했다. 이중에서 이사선임과 관련된 제안, 전자투표도입, 실질주주명부 열람 이상 3가지 건에 대해서는 2월 10일까지 서면으로 답변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엔씨소프트는 '과도한 경영간섭은 유감이다'는 입장을 전했다. 엔씨소프트는 "양사가 경영진과의 대화를 가시 가동하는 가운데 넥슨의 일방적인 의견 제시는 대화의 실효성을 떨어뜨릴 우려가 크다"며 "경영철학에 따라 의견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 엔씨-넥슨, 하루 걸러 실적발표…각자 입장 밝혀 

엔씨소프트는 2월 11일, 넥슨 일본법인은 2월 12일 2014년 실적을 발표했다. 양 사는 실적발표 자리를 통해서 이 이슈에 대한 각자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윤재수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는 "넥슨-엔씨소프트의 협업은 성공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넥슨의 경여참여로 어떤 가치를 올릴 수 있는지 질문하고 싶다"고 말했고 넥슨의 자사주 소각 제안에 대해서는 "자사주는 지금 당장 소각해야 할 이유는 없고, 앞으로 있을 공격적인 투자를 위해 가지고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오웬마호니 넥슨 일본법인 대표는 실적발표 질의응답을 통해 "넥슨은 지난 2년반 (엔씨소프트에 대한)투자자로서 그 투자가 성장하는 것을 보지 못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우리가 투자자이자 최대 주주인 한 주주가치가 성장하는 것을 보고싶다"고 전했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2014년 창사이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8387억원(전년대비 10.8%증가), 영업이익은 2782억 원(전년대비 36% 증가), 당기순이익은 2275억 원(전년대비 43.4% 증가)였다.

넥슨 일본법인은 2014년 연매출 1,729억 엔(한화로 약 1조 6,391억 원, 전년 1,553억 엔 대비 11% 증가) 영업이익 455억 엔(한화로 약 4,314억 원, 전년 507억 엔 대비 10% 감소), 순이익 293억 엔(한화로 2,779억 원, 전년 301억 엔 대비 3% 감소)을 기록했다.

*적용환율: 100엔당 947.9원 기준, 한화 100원당 10.55엔

◆ 엔씨-넷마블, 상호 지분 인수, 넥슨 "소통부재 유감"

엔씨소프트 주주총회(3월 27일)에 대한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마지막 날인 2월 13일이 지나고 설 연휴를 앞둔 2월 16일, 엔씨소프트는 깜짝발표를 했다.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의 주식 2만9214주(9.8%)를 3802억 6490만 원에 취득한다고 공시한 것.

바로 다음날인 17일 엔씨소프트는 자사주 195만 주(8.89%)를 장외에서 약 3911억(주당 20만 573원)에 넷마블게임즈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결과적으로 양사가 약 4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서로 매입한 것이다.

공시에 이어서 17일 오전에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공동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현장에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넷마블게임즈 방준혁 고문도 참가했다. 양 사는 전세계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크로스 마케팅, 상호 IP 활용 등의 공동사업 내용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엔씨소프트가 자사주(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이 없는)를 처분하고 넷마블게임즈를 이른바 '백기사'(주주총회에서 표 다툼이 발생할 경우 자기편을 들어 줄 세력)로 영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넥슨은 '소통부재'에 대해서 유감을 표명하고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넥슨 "주주가치에 큰 영향을 미치는 큰 규모의 투자가 회사의 투자 방향에 대한 소통이 부재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과 4천억에 가까운(3802억6490만원) 거액의 투자로 10%미만의 소액 지분을 확보한 점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지켜보겠다"고 전했다.

한편, 엔씨소프트와 넷마블게임즈의 공동사업 소식이 나온 17일 엔씨소프트 주가는 2.07% 하락(18만9500원 마감)했다.

◆ '엔씨-넷마블' 연합에 숨어있는 '텐센트' 주목받아

엔씨소프트의 주주총회는 약 한 달 후인 3월 27일 열린다. 주요 안건으로는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재선임 건이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는 김택진 대표의 보유지분 9.98%에 넷마블게임즈가 보유한 지분 8.89%을 더하면 총 18.87% 의 우호지분을 확보했다. 넥슨은 15.08%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설 연휴가 종료된 현 시점에서 양 사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진 않지만 앞으로 주주총회가 열리기 전에 회심의 '한 수'가 또 나올 수도 있다.

또한, '텐센트'를 주목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텐센트는 넷마블게임즈의 3대 주주이자 중국에서 넥슨-엔씨소프트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관계이기에 이 틈을 타서 뭔가를 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국내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넷마블게임즈(중국업체 텐센트가 넷마블게임즈의 3대 주주)의 연합을 '나당'(신라-당나라) 연합군에 비유하며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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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의 삼성, 사내 메신저 '싱글' 확 바꾸나

삼성그룹 내부에서 모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클라우드 등의 정보기술(IT)을 활용해 IBM, 시스코 등 글로벌 IT 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사내커뮤니케이션 시스템을 구축해야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은 25일 삼성 사장단 회의에서 ‘삼성그룹 IT 혁신 방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전 사장은 이날 강연에서 “모바일, 메신저, 이메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화상회의 등을 통합한 IT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내 커뮤니케이션을 관리할 수 있도록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분석 서비스 도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사장은 “새로운 IT를 활용해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수시 회의를 열거나 신속하게 의사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전 사장의 이번 강연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현재 IBM, 시스코 등 글로벌 대표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앞다퉈 개발해 내놓고 있는 기업용 커뮤니케이션 서비스의 발전 방향과 전 사장이 제시한 IT혁신 방향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IT업체들은 임직원들이 음성 및 영상 통화, 메시지, 이메일을 한 번에 관리하고 다양한 문서와 자료들을 공유해 협업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SNS, 클라우드컴퓨팅, 분석 기술 등도 광범위하게 도입되고 있다.

재계와 IT업계는 이 때문에 삼성이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사용하고 있는 ‘싱글’ 서비스를 조만간 확 뜯어고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싱글은 현재 메시지 서비스와 모바일 기반의 전자문서 관리 정도의 기능만 지원한다. 전 사장은 2013년말부터 싱글 개발 및 관리를 맡는 삼성SDS를 이끌고 있다. 전 사장이 계열사 사장들 앞에서 사내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 방향을 제시한 것은 이미 어느 정도 밑그림이 그려졌다는 의미 아니냐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조귀동 기자 cao@chosun.com]
한국경제
삼성 수요사장단회의 강연

[ 정지은 기자 ] 전동수 삼성SDS 사장(사진)이 25일 삼성그룹 사장들에게 새로운 정보기술(IT)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사업 환경을 구축하자고 강조했다.

PC에서 모바일, 태블릿, 클라우드 등으로 변하는 IT 환경에 맞춰 시간과 공간 제약이 없는 의사결정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전 사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사옥에서 열린 삼성 수요사장단회의에서 ‘삼성그룹 IT 혁신 방안’을 주제로 강연했다. 참석자들에 따르면 전 사장은 소셜(social), 모바일(mobile), 분석(analytic), 클라우드(cloud)를 일컫는 ‘스맥(SMAC)’을 새로운 IT의 화두로 꼽으며 이를 기업의 업무 환경에 통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계열사마다 업무 환경에 SMAC과 같은 새로운 IT를 활용하면 여러 임직원이 지혜를 모아 협업할 기회를 늘릴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시간과 공간에 관계없이 수시 회의를 열거나 신속하게 의사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업무 효율이 배가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사장은 30년 가까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에서 활약하다 2013년 12월 정기 인사에서 삼성SDS 사장에 임명됐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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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팔 창업자 "한국 IT, 이제 베끼지 말고 개척자 되라"

  • 기사입력2015/02/25 17:40 송고

조선비즈

아이뉴스24

<아이뉴스24>

[정은미기자] "핀테크(FinTech)에서 성공하고 싶다면 기존 금융사와 대기업이 노리지 않을 틈새시장을 찾아 바로 서비스를 만드십시오."

전자결제 서비스 회사 페이팔(PayPal)의 공동 창업자인 피터 틸(Peter Thiel) 팰런티어 테크놀로지 회장은 '핀테크 창업'을 고민하는 우리 스타트업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피터 틸 회장은 25일 서울 삼성동 서울컨벤션에서 열린 초청강연회에서 '더 나은 미래, 제로 투 원이 돼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틸 회장은 페이팔을 이베이에 매각하고 빅데이터 회사 팰런티어 테크놀로지를 세운 뒤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투자를 받기도 해 이목을 끈 바 있다. 이후에는 기술 벤처기업 투자자로 활약하면서 벤처 투자의 큰손으로 불린다. 업계에서는 그를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로 생각한다.

기사이미지

◆"유행 대신 사각지대 찾아야"

틸이 지금의 유명세를 탄 것은 저서 '제로 투 원(Zero to One)'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부터. '제로 투 원'이란 아무 것도 없는 제로 상태에서 새로운 하나를 만들어 독점하라는 의미. 경쟁을 통해 살아남는 기업이 최고라는 생각을 버리라는 뜻을 내포한 것으로, 기존 상식과 대비되는 발상이다.

그는 "흔히 자본주의는 곧 경쟁이라고 생각하지만 성공을 위해서는 반의어로 삼아야 한다"며 "독점에 대한 현재의 개념과 다소 거리가 있겠지만, 전세계에서 누구도 모방하지 못하는 회사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틸은 페이스북을 예로 들며 큰 시장에서 성과없이 매달리기보다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 점유율을 최대한 빨리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페이스북 창업당시의 마크 저커버그에게는 하버드대 1만2천명의 학생이 시장의 전부였지만 3~4개월 뒤 시장점유율이 제로에서 60%로 커졌다"면서 "시장의 크기보다 독점적인 수준까지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느냐 하는 것이 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나 교육 소프트웨어처럼 '유행'을 타는 사업을 경계하라"라는 말에선 현재의 핫 이슈에서 다소 동떨어진 느낌도 들지만, 유행에 거리를 두라는 언급은 그의 깊은 통찰력을 대변해준다.

◆"틈새 아이디어 찾았다면 '당장 실행하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냈다면 신속하게 서비스를 구상해 바로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틸 회장은 강연 후 가진 질의응답에서 스피디한 실행력을 강조했다. 아이디어를 신속하게 서비스로 구현하고, 이를 통해 '독점력'을 가질 수 있으며, 그 독점적 서비스가 성공으로 이어진다는 논리인 셈이다.

이같은 생각은 핀테크 영역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그는 "온라인에서 디지털을 활용해 가상의 거래를 하는 금융이나 인터넷은 속성상 연관성이 많은 영역"이라며 "이런 까닭에 융합을 통해 기존 활용방식을 개선하고 혁신할 여지가 많다"고 강조했다.

금융의 유통 방식이나 기술 솔루션의 도입 과정에서 일반적으로 생각하기 힘든 틈새시장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고, 이는 바꿔 말해 스타트업이 자사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독점적인 서비스를 만들어낼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로 연결된다.

그는 온라인 결제 서비스 플랫폼 스트라이프(Stripe)를 예를 들었다. 온라인 결제 기능이 필요한 e쇼핑몰이 스트라이프를 도입함으로써 발빠르게 시장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전세계적인 스타트업 열풍이 거품이 아니냐는 일부의 시각에 틸 회장은 "지난 1999년 버블사태 당시 IPO를 신청한 기업이 300건이나 됐지만 지난해 IPO 기업은 47건에 불과했다"는 말로 거품이라는 인식에 반대한다는 뜻을 드러냈다.

/정은미기자 indiun@inews24.com

페이팔 창업자 피터 틸 강연 “창업 성공하려면 경쟁하지 않고, 독점적 강점 가져야”

ㆍ한국과 같은 IT 선진국에선 미국 시장 모방하지 말고 완전히 새로운 개발모델 필요

“한국은 이미 정보기술(IT) 선진국이니, 개도국처럼 남의 것을 베낄 것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시도를 하는 개척자가 돼야 한다.”

세계 최대 전자결제시스템 회사 페이팔의 공동 창업자이자 벤처투자가인 피터 틸(48)은 25일 서울 삼성동 서울컨벤션에서 열린 특강을 통해 이같이 조언했다. ‘더 나은 미래, 제로 투 원이 돼라’라는 주제로 강연한 그는 “창업하려는 사람이 추구해야 할 것은 경쟁이 아닌 독점”이라며 “시장을 공략할 때 큰 회사 혹은 경쟁이 치열한 분야 대신 ‘소수’를 대상으로 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했다.

틸은 “한국과 같은 IT 선진국에서는 대부분의 발전이 과거에서 일어나 더 이상 발전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어떻게 발전할 수 있는가, 그 질문을 던져야 한다”고 밝혔다.

‘앞에서는 미국이 버티고, 뒤에서는 중국이 쫓는’ 한국 상황에 대해 “미국 등을 모방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므로, 앞으로는 완전히 새로운 개발모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실패는 누구에게나 쉽지 않으니 견디면서 지속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실리콘밸리는 성공의 역사가 있어 다른 사람들이 따라할 수 있었고, 한국에도 수십년간 많은 성공 사례가 있었으니 그 패턴이 자리 잡았을 것”이라고 했다.

모바일을 통한 금융 서비스를 가리키는 ‘핀테크’와 관련, “핀테크에서는 독점이 별로 없고 새로운 기술이라는 것도 별로 없다”며 “처음부터 인터넷은행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이미 은행이 있는 사람들을 위한 결제시스템을 만드는 등 타깃을 좁게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틸은 세계 최대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페이스북을 예로 들었다. 그는 “사회관계망서비스라는 것은 1990년대 말 등장했지만 페이스북은 사이버 공간에서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는 창구를 만들어내며 독점적 강점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

피터 틸은 1998년 맥스 레브친과 함께 페이팔을 창업했다. 2002년 페이팔을 상장한 뒤 글로벌 유통업체인 이베이에 페이팔을 15억달러(1조6000억원)에 매각해 주목받았다. 지난해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한 창업 강좌 내용을 묶어 <제로 투 원(Zero to one)>을 출간했다. 페이팔은 신용카드번호나 계좌번호가 없어도 안전하게 온라인 상거래를 할 수 있는 금융시스템을 구현해냈다.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한국경제

 

  아이뉴스24

<아이뉴스24>

[안희권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가 노키아 휴대폰 사업을 인수해 윈도폰 점유율 확대에 나섰으나 기대한 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

시장조사업체 IDC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2014년 스마트폰 운영체제(OS) 점유율 보고서에 따르면 MS 윈도폰 판매량은 2013년 3천350만대에서 2014년 3천490만대로 4.2% 늘어나는 데 그쳤다. 시장 점유율은 2013년 3.3%에서 2014년 2.7%로 오히려 6%포인트 감소했다.

MS는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에서 윈도폰 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노키아 휴대폰 사업부 역량을 집중한 루미아폰으로 중저가폰 시장을 공략했다. 또한 HTC, 삼성과 손잡고 고성능 윈도폰 모델을 제공해 시장 다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2014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보여준 단말기 판매량과 점유율은 매우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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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폰 판매 저조는 경쟁 모델에 비해 쓸만한 모바일 앱이 적어 소비자들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는데다 그마나 약진하던 중저가폰 시장에서 샤오미나 메이주 등의 안드로이드폰에 밀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게다가 고성능폰 시장은 안드로이드와 iOS가 독점을 했다. 2014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폰과 iOS가 96.3%를 장악했다. 특히 안드로이드는 지난해 판매량이 10억대를 돌파하며 시장 점유율 81.5%를 차지했다. iOS는 1억9천200만대로 14.8% 점유율을 보였다.

안드로이드는 삼성을 비롯해 화웨이, 레노버, LG, 샤오미, ZTE 등의 업체들을 우군으로 확보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2013년 78.7%에서 2014년 81.5%로 더 증가했다.

이처럼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면 MS도 앱 생태계 보강과 함께 안드로이드처럼 단말기 공급 엄체를 확대해야 할 것으로 분석됐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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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DNet Korea

"맥 개발팀 한 해 주스값 1억원"…마우스에 큰 기대

(지디넷코리아=김익현 기자) "맥 개발 팀이 한 해 주스 값으로만 10만 달러를 소비했다."

애플의 심장인 고 스티브 잡스는 1955년 2월24일 생이다. 올해로 탄생 60주년을 맞은 셈. 팀 쿡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여러 사람들이 잡스 탄생 60주년을 기념하는 글들을 올렸다.

이런 가운데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이날 잡스가 30년전인 1985년 플레이보이와 인터뷰한 내용을 요약 게재해 눈길을 끌었다. 1985년이면 아직 컴퓨터 혁명이 제대로 결실을 맺기 전이다.

플레이보이 인터뷰에서 잡스는 맥 개발 비화를 비롯해 여러 가지 재미 있는 얘기를 했다. 그 중엔 지금 들어도 통찰력이 느껴지는 얘기도 적지 않았다.
▲ 2007년 맥월드 기조연설을 통해 아이폰을 소개하던 스티브 잡스의 모습.
대표적인 것이 컴퓨터와 마우스에 대한 부분. 1985년인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가 탄생하기 오래 전. 따라서 많은 사람들은 마우스가 굉장히 불편하다고 느끼고 있을 때였다.

하지만 잡스는 “여러 테스트를 해 본 결과 마우스는 자르거나 갖다 붙이는 등의 여러 작업을 훨씬 빠르게 해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이후 잡스 예언대로 마우스는 컴퓨터 작업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품으로 자리잡았다.

그 무렵 컴퓨터 시장의 강자였던 IBM과의 경쟁 관련 얘기도 흥미로웠다. 잡스는 “IBM과 경쟁에서 애플이 패배할 경우 20년 동안 암흑기가 올 것”이라고 공언했다.

애플은 PC 시장에서 IBM에 패배했다. 하지만 잡스 공언과 달리 ‘암흑 시대’는 도래하지 않았다.

초기 맥 개발 비화도 흥미롭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애플의 회사 분위기를 전하는 플레이보이의 논조다. 플레이보이는 애플 사무실에 게임기를 비롯한 여러 오락 도구들이 흩어져 있는 점에 관심을 보였다. 보통 회사와는 다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는 것.

특히 플레이보이는 “맥 개발팀이 1년 주스 비용으로 1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전했다.

맥을 개발한 잡스가 뉴욕에서 9세 어린아이와 노는 데 더 많은 관심을 보인 부분도 눈길을 끈다. 당시 그 모임엔 앤드 워홀도 있었지만 잡스는 9세 어린이에게 더 관심을 보였다.

이에 대해 잡스는 “나이든 사람들은 ‘이게 뭐지?’라고 물어본다. 반면 어린이는 ‘이것으로 뭘 할 수 있죠?’라고 질문한다”고 설명했다.

김익현 기자 (sini@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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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아일보

쇼핑용 스캐너로 바코드 찍고 결제하면 배송까지 OK
MWC에 체험공간 마련 스마트 신용카드도 공개




대형 마트에서 무거운 쇼핑카트를 끌고 다니는 대신 작은 스캐너 하나만 들고 우아하게 매장을 둘러보면서 쇼핑할 수 있는 스마트 쇼핑 시대가 열린다. SK텔레콤은 쇼핑객이 매장 입구에서 바코드가 달린 쇼핑용 스캐너를 받아 매장을 둘러보며 구매할 물품의 바코드를 스캔한 후 셀프 결제기를 통해 결제만 하면 구매한 물품이 집으로 배달되는 '스마트 쇼퍼' 기술을 개발하고, 연내 대형 쇼핑업체를 통해 서비스를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스마트 쇼퍼를 이용하면 대형 마트에서 쇼핑백이나 카트를 이용해 무거운 물건을 운반해야 할 필요가 없어 쇼핑이 한결 여유로워진다. 또 계산대에 길게 줄을 서서 구매한 물품을 꺼내고 다시 쇼핑백에 옮겨 담는 귀찮은 과정도 생략할 수 있다. 구매한 물품 운반을 위해 가까운 거리라도 차를 가지고 마트에 가야 하는 번거로움도 해소된다. 어린 자녀와 함께 쇼핑해야 하는 주부들이나 퇴근 후 장을 보는 맞벌이 부부들에게 특히 유용하다.

SK텔레콤은 다음달 2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콩그레스 2015(MWC 2015)'에서 '스마트 쇼퍼'를 비롯해 매장 방문 전부터 구매, 결제에 이르는 쇼핑 생활 전반의 편의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킨 차세대 커머스 플랫폼을 대거 선보일 계획이다.

전시장 안에 실제 마트·상점과 유사한 쇼핑 환경을 구현해 관람객이 편리한 미래 쇼핑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기존 플라스틱 신용카드와 동일한 형태와 크기이면서도 수십 장의 카드 기능을 저장할 수 있는 '스마트 신용카드'도 선보인다. 액정, 키패드 기능이 탑재돼 있어 이용자는 여러 장의 카드를 가지고 다닐 필요 없이 스마트 신용카드에 저장된 카드 중 그때 그때 상황에 맞는 카드를 선택해서 사용하면 된다. 특히 저전력 블루투스 통신 기반이어서 카드 분실 시 스마트폰으로 알려 주거나 카드 사용 정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금까지 모바일 카드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방식은 사용의 편리성에도 불구, 가맹점에 별도 결제 인프라를 설치해야 하는 문제가 있었다. 반면 스마트 신용카드는 별도 인프라 설치 없이 기존 카드 가맹점의 인프라 그대로 결제 및 멤버십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 상용화 이후 빠른 확산이 기대된다.

또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소비자와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해주는 대표적인 O2O(Online to Offline) 쇼핑 플랫폼인 SK플래닛의 '샵킥'도 전 세계에서 MWC를 찾은 관람객들 앞에 선보일 계획이다. 샵킥은 현재 미국 최대 백화점인 Macy's등 대형 유통업체를 비롯, P&G, L'Oreal 등 글로벌 브랜드 200여개의 쇼핑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며 독일을 기점으로 유럽 시장 확대를 모색 중이다.

황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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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한겨레] 자사주 이용한 지주사 지배력 강화 제한 법안 발의
대한항공, 지분교환 증자까지 더해
조 회장 일가 지분율 2배 이상 높여
삼성 자사주 매입도 사전포석 해석
재벌 지난해 자사주 매입 5조 넘어
“회삿돈 이용한 편법 경영권 승계
회사 분할시 미리 처분 등 규제해야”



‘자사주(자기주식)의 마술’을 멈춰 세울 수 있을까?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는 의결권이나 배당권이 없다. 하지만 회사가 나뉘어질 때(인적분할)는 권리가 살아난다. 예를 들어 자사주 20%를 갖고 있는 ㄱ회사가 ㄴ지주회사와 ㄷ사업회사로 나뉠 때, ㄴ지주회사에 기존 자사주 20%와 더불어 그 비율만큼의 ㄷ회사 신주가 주어진다. ㄴ회사의 자사주에는 여전히 의결권이 없지만 ㄴ회사가 새로 갖게된 ㄷ회사 주식에는 의결권이 생긴다. 덕분에 ㄱ회사의 대주주는 인적분할을 통해 기존 보유 주식만큼 ㄴ회사를 지배하는 것은 물론이고, 돈 들이지 않고 자사주 지분만큼 ㄴ회사를 통해 ㄷ회사도 지배하게 된다. 이른바 ‘자사주의 마술’이다.

하지만 자사주를 이렇게 활용하는 것은 자사주 매입을 허용한 취지에 어긋난다. 자사주 매입은 회사가 돈을 들여 주주로부터 주식을 사들여 매도자에게는 현금을, 기존 주주에게는 유통 주식을 줄여 주당 이득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다. 인하대 김진방 교수(경제학)는 “회삿돈을 들여 사들인 자사주를 대주주나 경영진이 지배구조를 강화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쓰는 것은 다른 주주들의 이익에 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마술’을 막기 위해 자사주 역할을 축소하기 위한 법률안이 국회에서 발의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기준 의원은 자사주를 활용한 재벌의 부당한 지배력 강화와 편법적인 경영승계를 제한하는 취지의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안을 26일 발의한다고 25일 밝혔다.

이미 대한항공은 2013년 한진칼(지주회사)과 대한항공(사업회사)으로 나뉘어지면서 자사주(6.75%) 덕을 톡톡히 봤다. 인적분할 뒤 한진칼은 자연스럽게 자사주만큼의 대한항공 주식 6.75%를 갖게 됐다. 조양호 회장 등 총수 일가는 기존에 보유한 대한항공 지분(9.87%)에 자사주까지 합쳐 지분을 16.62%까지 늘렸다. 이어 한진칼과 대한항공은 주식교환 방식의 유상증자를 해, 총수 일가는 지주회사인 한진칼 지분율을 23.24%까지 늘릴 수 있었다. 돈 한푼 들이지 않고 총수 일가의 지배구조가 강화된 것이다.

뒤따라 다른 재벌들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삼성전자는 2조4599억원을 들여 190만주의 자사주를 매입한다고 밝혔다. 당시 삼성전자는 ‘주가안정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라고 밝혔지만, 증권회사 분석가들은 삼성전자를 지주회사와 사업회사로 나뉘기 위한 준비과정이라는 해석이 많았다. 자사주가 많을수록 기업분할시 지주회사 요건인 지주회사의 자회사 지분 보유 의무율인 20%를 손쉽게 채울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자사주 지분율을 12.21%까지 끌어올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등 대주주 일가의 지분까지 포함하면 의무 지분 보유율의 턱밑까지 다가서있는 상태다.

지난해 기업들은 전년 대비 3조9473억원이 늘어난 5조3569억원을 자사주 매입에 썼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가 가장 많았고, 에스케이(SKㆍ8533억원), 현대차(4598억원), 삼성화재(4155억원), 삼성중공업(3152억원), 네이버(2482억원), 기아차(22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김기준 의원은 “최근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의 자사주 확대는 주주들을 위하는 것이 아닌 회삿돈을 활용한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의 일환”이라며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회사 돈으로 자신의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밝혔다. 이어 “공정거래법과 상법 개정안을 통해 인적분할을 할 경우 자사주를 미리 처분하거나 자사주에 신주를 배정하는 것을 막아 경제력 집중과 편법적인 경영권 승계를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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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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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이미 核폭탄 10개 보유” 美 헤리티지재단 분석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24일(현지시간) 북한의 핵과 미사일, 사이버전 능력이 한반도는 물론 미국 본토에도 실질적 위협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헤리티지재단은 이날 ‘2015년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핵탄두 소형화 논란과 관련해선 북한이 이미 중거리 미사일인 노동미사일과 같은 것에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헤리티지재단은 보고서에서 “김정은 정권은 비핵화는 물론이고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도 복귀할 뜻이 없으며 앞으로 계속 핵무기를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현재 미 본토까지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미사일을 꾸준히 향상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이미 10개의 핵폭탄을 보유한 것으로 분석했다. 또 재래식 전력에서도 북한에 비해 남한이 심각한 열세에 놓여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의 다른 전문가는 북한이 2020년까지 최대 100개에 달하는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초빙연구원은 이날 한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특히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인 KN-08을 20∼30개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 = 이진우 특파원]

한겨레

[한겨레]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보고서
“핵무기 소형화 기술 상당한 수준
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 개발도”


미국의 대표적인 북한 핵문제 전문가들이 북한이 2020년까지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산하 ‘38노스’ 운영자인 조엘 위트 초빙연구원과 안선영 연구원은 24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에서 한미연구소와 미 국방대 대량살상무기연구센터가 지난 1년간 공동연구한 결과물인 ‘북한 핵 미래 프로젝트’ 보고서를 발표했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도 방문한 바 있는 북핵 전문가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이 연구에 참여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무기 규모를 10~16개(플루토늄 기반 6~8개, 우라늄 기반 4~8개)로 전제하고, 2020년까지 핵무기 생산 규모를 최소·중간·최대 3가지 시나리오로 제시했다. 최소 시나리오는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고 현재의 영변 5㎿급 원자로 및 우라늄 농축시설 1곳을 가동한다는 가정 아래, 핵무기가 20개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한 것이다. 현재의 핵개발 수준을 지속하는 경우인 중간 시나리오에서는 핵무기가 최대 50개로 늘 것으로 예측됐다. 최대 시나리오는 북한이 1년마다 핵실험을 실시하고, 5㎿급 원자로 및 우라늄 농축시설 2곳을 가동하며, 건설 중인 경수로를 핵시설로 활용한다는 가정을 한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핵무기가 최대 100개로 늘어난다.

보고서는 또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기술이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플루토늄 기반 핵무기는 남한과 일본을 타격할 수 있는 노동미사일은 물론 대륙간탄도미사일인 대포동2 미사일에도 탑재 가능할 정도로 소형화가 됐다”고 주장했다. 우라늄 기반 핵무기는 아직 노동미사일 탑재 수준이 안 되나, 추가 핵실험 없이도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미사일 개발은 최소·지속적·최대 현대화 등 세가지 시나리오로 예측했다. 지속적 현대화 시나리오에서는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이 비상용으로 개발되고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이 실전용으로 배치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대 현대화 시나리오에서 북한은 무수단 미사일을 20~30개가량 배치하는 데 이어 미국 서부 해안과 알래스카 등지를 사정권에 두는 대륙간탄도미사일 ‘KN-08’을 20~30개 실전 배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국무부 북한담당관 출신인 위트 연구원은 “북한이 핵실험을 해야 사람들이 긴장을 하는데 북한은 추가 핵실험을 하지 않더라도 이런 핵능력에 도달할 수도 있다”며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까지는 미국이 북한 쪽에 ‘대화 아니면 고립’을 선택하라고 제안했다면, 북한이 앞으로 이렇게 핵능력을 확장하면 북한 쪽에서 오히려 ‘핵국가로 인정할 거냐 아니면 한반도 불안정을 받아들일 거냐’를 선택하라고 압박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 한국 정부가 통일을 이야기하지만, 현실적으로 핵무기 50~100개를 보유한 국가가 자신들이 원치 않는 조건으로 통일을 하려고 하겠느냐”며 “환상에서 벗어나 현실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박현 특파원 hyun21@hani.co.kr

"北韓 2020년까지 핵무기 최대 100개"

北전문 美사이트 '38노스' 발표 "미국의 核억지 전략은 실패"

북한이 핵개발을 현재 추세대로 계속한다면 2020년까지 최대 100개의 핵무기를 제조할 수 있고,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20~30기까지 보유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북한 전문 웹사이트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미국 존스홉킨스대 초빙연구원은 24일 북한이 현재 보유한 핵무기 규모를 10~16개로 전제한 뒤, 저성장·중간성장·고성장 시나리오별로 2020년까지의 북한 핵개발 가능성을 분석해 발표했다.

저성장 시나리오에서 북한은 2020년까지 20개의 핵무기를 보유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 핵실험이나 미사일 실험을 한 번도 하지 않아도 5년 뒤 100% 성장한다는 분석이다. 핵무기의 평균 폭발력은 10킬로톤(kt)으로 예측했다. 1kt은 TNT 1000t의 폭발력을 의미한다. 히로시마 원폭은 15kt 수준이었다.

지금까지의 수준으로 핵개발을 할 경우를 상정한 중간성장 시나리오에서는 핵무기가 5년 뒤 50개가 되고, 평균 폭발력은 10~20kt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특히 소형화에 성공하면서 단거리 미사일(SRBM)은 물론이고, ICBM에도 핵탄두를 실제로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 기술과 정보를 활용해 지금보다 훨씬 빨리 핵기술을 개발하는 최악의 경우가 고성장 시나리오다. 핵무기가 2020년까지 100개가 되고, 평균 폭발력도 20kt 이상으로 늘어난다. 전술핵무기를 필요한 곳마다 배치할 수 있다. 특히 북한은 100kt의 폭발력을 가진 1단계 열핵(핵융합) 폭탄 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고 위트 연구원은 밝혔다.

그는 세 가지 시나리오와 별도로 핵탄두 소형화와 관련, 북한이 지금도 노동 미사일과 대포동 2호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북한의 향후 미사일 개발 경로에 대해서도 최소·지속적·최대 현대화 등 3가지 시나리오로 예측했다. 더 이상 실험을 하지 않는 '최소 현대화' 시나리오에서 북한은 KN-01과 KN-02 등 순항·탄도미사일을 함정이나 잠수함에 배치하고, 일본을 비롯한 동북아 역내(域內) 상당 부분을 사정권에 두는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비상용으로 배치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비상용으로 대포동 2호 ICBM 5기도 보유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속적 현대화' 시나리오에서는 미국 본토를 겨냥한 위협이 증가해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이 개발되고, 무수단 IRBM이 실전용으로 배치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또 10기 미만의 대포동 2호 ICBM이 비상용으로 배치될 수 있다고 위트 연구원은 내다봤다. '최대 현대화' 시나리오에서는 북한이 무수단 IRBM을 20~30기가량 실전 배치하고, 미국 서부 해안과 알래스카 등지를 사정권에 두는 ICBM KN-08도 20~30기 실전 배치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국무부 북한담당관 출신인 위트 연구원은 "현재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상황을 보면 미국의 억지 전략이 실패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며 "가장 큰 문제는 북한이 새로운 도발을 하지 않더라도 핵무기 실력이 늘어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미국은 북한에 대해 핵·경제 병진노선을 포기하라고 말하지만, 핵개발과 관련해 기반시설을 상당 부분 만들어놓은 북한은 큰돈 없이도 핵개발을 할 수 있다"며 "북한은 절대 병진노선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 위트 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통일대박론 등을 포함해 활발하게 통일을 이야기하지만, 핵무기를 50~100개 보유할 수 있는 북한과 현실적으로 통일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금의 상황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의 통일연구원은 지난해 5월 공개한 '2013년 북한 핵프로그램 및 능력평가'라는 보고서에서 핵무기 개수가 2013년 기준 12개, 2015년 27개, 2017년 말 50개 이상이 될 것으로 예측했었다.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조선일보


[美 보수성향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 보고서]

"北, 핵기술 배운 파키스탄에 미사일 核 탑재 도와줄 정도"

ICBM인 대포동 미사일도 대기권 再진입 내구성 갖춰

사이버戰士 2년새 2배로… 재래식 전력, 여전히 한국 압도


북한이 현재 가진 핵·미사일·사이버전(戰) 능력을 분석한 결과, 한반도와 일본, 괌은 물론이고, 미국 본토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미국의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 재단이 분석했다. 헤리티지 재단은 24일 공개한 '2015년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은 2013년 2월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이후에도 꾸준히 핵개발을 해오고 있다"며 "6자회담 등 대화에는 전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 "미사일 탑재 능력 갖춘 듯"

보고서는 북한의 핵 능력과 관련해 현재 핵무기를 10기 정도 갖고 있고, 중거리 미사일인 노동 미사일에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을 만큼 소형화 기술을 갖췄을 것으로 봤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 미군 사령관과 한국의 정보기관을 인용해 "북한이 핵탄두를 소형화했고, 이를 미사일에 탑재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또 "CIA에 따르면, 북한은 파키스탄으로부터 핵 관련 기술 일체를 전수받았고 중국이 디자인한 핵탄두를 차근차근 생산해내고 있다"며 "이를 노동 미사일로 실어나를 수 있을 정도가 됐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파키스탄의 핵과학자인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북한의 핵무기는 완벽하고, 파키스탄보다 기술적으로 월등히 우수하다. 북한이 이제는 파키스탄의 미사일에 핵탄두를 실을 수 있게 도울 정도"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사일… "대기권 재진입 능력"

북한의 미사일 전력은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500㎞)이 800기, 노동 미사일(1300㎞) 300기, 무수단 미사일(3000㎞) 50기 등이다. 이 외에 미국에 실질적인 위협이 되는 것이 미국 본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대포동 미사일이다. 특히 대포동 미사일은 꾸준한 기술 개발을 거쳐 지상에서 발사해 우주 공간으로 갔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할 때 탄두가 녹아내리지 않을 정도의 내구성을 갖추는 데 성공했다는 증거가 명백하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사이버戰… 6000명 戰士 확보

북한은 미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정찰총국이 주축이 돼 사이버전을 펼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사이버 전사'가 2년 사이에 3000명에서 6000명으로 늘었고, 제한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공격적이고 예측 불가능하다고 특징지었다. 2013년 4만8000개의 한국 내 은행과 언론, 정부기관에 대한 해킹 공격을 적시했고, 2009년 미국 연방무역위에 대한 공격, 2014년 소니픽처스 해킹 등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또 인천공항 등을 상대로 GPS(위성항법장치) 신호 교란 공격을 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도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래식 전력… "여전히 한국 압도"

재래식 전력은 북한이 병력이나 장비 면에서 한국을 압도했다. 한국의 현역병은 63만9000명으로, 북한 119만명의 54%에 불과했다. 탱크는 북한이 4200대, 한국은 2400대로 절반이 조금 넘었다. 로켓 발사대는 북한이 4800대, 우리가 200대로 한국이 북한의 4% 수준밖에 안 됐다.

헤리티지가 비교한 13개 항목 가운데 대포, 지대지 미사일 발사대, 전투함, 잠수함, 상륙함정, 전투기, 수송기 등에서 다 북한이 월등했고, 우리가 앞서는 분야는 장갑차와 헬리콥터 2개 분야 정도였다. 게다가 북한은 언제든 기습할 수 있게 비무장지대(DMZ)로부터 144㎞ 이내에 병력의 70%를 전진 배치해 상당한 위협이 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워싱턴=윤정호 특파원]
동아일보
[동아일보]
[심상치 않은 北 움직임]38노스-헤리티지재단 ‘北 핵-미사일 도발 능력’ 경고

북한이 5년 후인 2020년에 최대 100개의 핵무기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최신형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KN-08을 20∼30기 보유할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미국에서 공개됐다. 워싱턴의 유력 싱크탱크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속도로 볼 때 조만간 4차 핵실험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 “북한 핵 개발 용인하면 위험”


미국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를 운영하는 조엘 위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 초빙연구원은 24일 워싱턴 특파원 대상 브리핑에서 북한 핵 개발의 세 가지 시나리오를 발표했다. 현재 북한이 가진 핵무기를 10∼16개로 전제할 때 북한 핵 능력을 △저성장 △중간성장 △고성장 등 세 가지로 상정한 뒤 2020년 예상되는 핵무기 개수와 폭발력을 계산한 것.

최악의 시나리오인 고성장의 경우 북한 핵무기 수는 100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저성장의 경우 20개, 중간성장의 경우 50개라는 추정치가 제시됐다.

핵무기의 평균 폭발력은 저성장의 경우 10kt(킬로톤), 중간성장은 10∼20kt, 고성장의 경우 20kt 이상으로 추정됐다. 고성장은 전술핵무기를 필요한 곳에 얼마든지 배치할 수 있는 단계가 되는 것이라고 위트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북한 미사일 개발의 세 가지 시나리오도 제시했다. 현대화 정도를 △최소 수준 △현재 수준 △최대 수준으로 구분한 뒤 최대 수준의 경우 미국 서부 해안과 알래스카를 사정권에 두는 최신형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인 KN-08 20∼30기를 실전에 배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 국무부 북한담당관 출신인 위트 연구원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고수하며 사실상 북한 핵 개발을 방치했다”며 “이대로 북한의 핵 개발을 용인한다면 2020년 한국 미국 일본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봉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북한, 6자회담 복귀할 뜻 없다”

워싱턴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은 24일 ‘2015년 미국 군사력 지수’ 보고서에서 “김정은 정권은 비핵화는 물론이고 비핵화를 위한 6자회담에도 복귀할 뜻이 없다”며 “북한의 핵, 미사일, 사이버전 수행 능력은 한반도는 물론이고 미국 본토에도 실질적이고 명백한 위협이다”라고 밝혔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이미 중거리 미사일인 노동 미사일에 소형화한 핵탄두를 탑재하는 능력을 확보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단거리 스커드 미사일(사거리 300∼500km) 800기, 중거리 노동 미사일(1300km) 300발과 무수단 미사일(3000km 이상) 50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장거리 대포동 미사일도 꾸준히 향상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대포동 미사일의 사거리는 미국 서부는 물론이고 시카고처럼 워싱턴에서 가까운 중부권에까지 이른다고 적시했다.

보고서는 “북한은 10개의 핵탄두를 갖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사일 사거리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려고 시도하는 만큼 조만간 4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또 북한이 언제든 한국에 기습공격을 할 수 있도록 비무장지대(DMZ)로부터 144km 이내에 병력의 70%를 전진 배치했으며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에서 보듯이 재래식 무기도 매우 큰 위협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순 비교했을 때 13개 군사항목 중 전투병, 탱크 등 11개 분야에서 북한은 한국에 비해 우위에 있다는 것이다.

○ 북한 군사력 “충격적” vs “과장됐다”

5년 뒤 북한이 핵무기 100개를 가질 수 있다는 위트 연구원의 분석에 대해 한미 당국자들은 ‘충격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성 김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겸 동아시아태평양 부차관보는 이날 워싱턴의 한 세미나에서 “(이번 분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는 없지만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무기 개발 능력을 발전시키고 있다는 사실에 깊이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위트 연구원의 분석과 헤리티지 보고서에 대해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고 한국 자료를 그대로 인용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북한 핵 능력 고도화가 문제인 것은 맞지만 위트 연구원은 이를 과학적으로 추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 군 당국은 헤리티지 보고서에 대해 “단순한 양적인 차이로 북한 군사력이 우위에 있다고 보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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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1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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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신문



[서울신문 나우뉴스]

가장 많은 사람이 문제가 있다고 느끼고 있는 중독성 음식은 '피자'인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뉴욕 마운트시나이 아이칸의대 니콜 아베나 박사팀이 성인남녀 504명(대학생 120명·지원자 384명)을 대상으로 스스로 느끼기에 가장 문제가 있는 음식을 선택하도록 했다.

연구팀은 문제가 있는 음식을 정의하기 위해 예일 음식중독 문진표(YFAS)를 사용했다. 이는 음식중독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예일대에서 만든 진단자료다.

실험 참가자들은 초콜릿·도넛·케이크와 같은 단 음식, 햄버거, 피자, 감자튀김과 같은 기름진 음식, 비스킷, 쿠키와 같은 가공식품 등 여러 식품 중에서 먹는데 그 양을 조절하기 힘든 것이 있는지, 이런 특정 음식에 대한 개인적 증상 등에 관한 다양한 질문에 답하도록 했다.

그리고 이런 식품 중 먹지 못했을 때 가장 정신적 고통이 큰 것이나 이를 많이 먹어 신체적으로 불편을 느꼈던 것이 무엇인지 1점부터 7점까지 평가하도록 했다. 전혀 문제를 느끼지 못했을 때는 1점, 가장 크게 문제를 느낀 경우는 7점이다.

이를 통해 나온 결과는 평균화해 가장 문제가 있는 중독성 음식부터 순위화했다.

그 결과, 피자가 4.01점으로 가장 문제가 많은 것으로 느껴지는 중독성 음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는 초콜릿(3.73점), 감자칩(3.73점), 쿠키(3.71점), 아이스크림(3.68점)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가장 문제가 없고 중독성도 없는 식품은 아무것도 가미되지 않은 오이(1.53점)였다. 이어 당근(1.6점), 콩(1.63점), 사과(1.66점), 현미(1.74점)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가장 정신적으로 고통을 주고 신체적인 불편함의 원인이 되는 음식은 모두 가공 처리됐거나 기름지고 설탕 함량이 높은 것들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연구팀은 이런 중독성 식품들은 당부하지수(GL)가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당부하지수는 같은 양의 당질을 섭취한 뒤 혈당반응을 비교한 당지수와 달리, 한 회 분량을 기준으로 혈당반응을 비교한 수치이다. 각 식품마다 한 회 분량에 함유된 당질의 함량이 다르므로 실생활에 적용할 때는 당지수가 아닌 당부하지수를 비교해야 한다.

기존 연구에서는 비록 동물 실험이지만 오레오와 같은 가공 처리된 식품이 약물이나 알코올과 같은 중독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아베나 박사는 “담배와 술뿐만 아니라 가공식품 역시 중독성이 강해 자신도 모르게 과다 섭취로 이어져 혈당이 급격하게 상승하는 등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미국 공공과학도서관의 온라인 학술지인 ‘플로스원’(PLos ONE) 18일자에 게재됐다.

사진=ⓒ포토리아(위), 미시간대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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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향신문



ㆍ중국 전역 서점 메인코너에 진열

ㆍ무료 배포 많아 자비 구입 미지수

시진핑(習近平·62) 중국 국가주석의 통치 이념과 발언 등이 담긴 두 권의 책이 출간 1년도 안돼 모두 3000만권 이상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25일 중국 인민라디오방송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출간된 <시진핑 치국이정(治國理政)을 말하다>는 1700만권가량 팔렸다. 시 주석의 각종 연설과 강연, 지시문 등을 정리한 책으로 그의 국정철학과 사상 등이 담겨 있다. 시 주석의 주요 발언 해설집인 <시진핑 총서기 중요발언 독본>도 지난해 6월 출간 이후 1500만권이 팔렸다. 두 책은 올해 춘제(春節·음력 설) 연휴에도 전국 서점의 메인코너에 진열돼 인기를 끌었다고 인민라디오방송은 전했다.

시 주석은 반부패 운동을 추진하고 친서민적 행보를 보이면서 인기가 높다. 이들 책은 당과 학교의 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으며, 지방정부들은 각종 행사 때 무료로 나눠주기도 한다. 이 때문에 팔린 3000만권 가운데 자기 돈을 주고 산 비율이 얼마나 될지 미지수란 지적도 있다.

<베이징 | 오관철 특파원 ok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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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밤잠 설치게 하는 최대 고민은 '인재 확보'

미 콘퍼런스보드, 934명 설문

[ 뉴욕=이심기 기자 ] 세계 최고경영자(CEO)들의 밤잠을 설치게 하는 최대 고민은 무엇일까.

지난해 10월 미국 비영리 민간경제조사기관 콘퍼런스보드가 미국, 유럽, 아시아의 CEO 93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가장 큰 고민은 인재 확보와 관리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너선 스펙터 콘퍼런스보드 CEO는 24일(현지시간) 뉴욕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한 뒤 “CEO들은 인적 자원을 기업 핵심 자산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콘퍼런스보드가 매년 실시하는 CEO 조사에서 인재 확보는 2012년 이후 3년 연속 1위에 올랐다. 2위는 경영혁신, 3위는 고객 관리가 꼽혔다. 이 밖에 사업운용 효율성, 기업 존속, 브랜드와 평판 유지, 정부 규제, 글로벌 리스크, 사업 확장, 고객신뢰 확보 등이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또 최근 CEO들의 고민이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외부 변수보다는 기업 내부의 문제로 초점이 옮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조사에서 5위 이내에 들었던 정부 규제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각각 7위와 8위로 밀려난 것이 단적인 예다. 스펙터 CEO는 “기업인들은 경기둔화에 대한 공격적 대응, 기업의 지속가능성 확보 등 기업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를 우선적으로 고민한다”고 설명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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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미국에서 가장 큰 이민자 집단은 '독일계'라고 영국 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보도했다. 2013년 실시된 미국 인구 조사 결과 미국인 3억명 중 독일계 미국인은 약 4600만명으로 아일랜드계 3300만명, 영국계 2500만명보다도 많은 숫자다. 독일 출신이 가장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이민자 다수는 1820년 이후 19세기에 집중적으로 미국에 건너갔다. 당시 독일에서는 관세 동맹 성립을 계기로 농·공업이 자본주의화하고 있었고, 그 결과 산업 부르주아와 정권을 독점하려는 귀족층, 노동자 간의 대립이 극심했다. 특히 1848년 독일 혁명 실패는 수많은 정치적 난민을 낳았다. 이때 카를 슈르츠 같은 혁명가가 여럿 미국으로 건너갔다.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14년까지 총 800만명 정도의 독일인이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1930년대에는 유대계 독일인 다수가 나치를 피해 미국으로 건너가기도 했다.

이들은 정치적인 자유와 더 나은 삶을 찾아 이민 갔지만 미국 내에서도 숨죽여 지냈다. 1~2차 세계대전 중 미국 내에서 독일인들을 보면 침을 뱉을 정도로 반독(反獨) 감정이 심했고, 이민자들의 정치적 영향력도 약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독일계는 미국 내에서 어느 인종 그룹보다도 성공적이라고 이코노미스트가 전했다. 보잉 항공기, 리바이스 청바지, 하인즈 케첩도 독일계 이민자가 설립했고, 밀러 맥주를 만든 프레데릭 밀러도 이민자였다. 미국 정치계의 거물인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의장과 랜드 폴 상원의원도 독일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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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조중식 산업2부장
1980년대 '주식회사 일본'이라는 말이 세계경제계에서 유행했다. 그러나 국가를 주식회사에 비유하자면 명실상부하게 어울리는 나라는 요즘의 중국이다. 일본은 민주 국가이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기업의 작동 원리 역시 결코 민주주의적이지 않다. 기업에선 중요 의사 결정을 최고 경영진이 독점한다.

지금의 중국이 그렇다. 중국은 핵심 전략 결정을 중국공산당, 그중에서도 '중공중앙'이라 부르는 중앙정치국상임위원회가 독점한다. 의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가 있지만 중공중앙의 결정을 속전속결 처리할 뿐이다.

그러면서 중국은 10년 이상 평균 8%가 넘는 고도성장을 이어왔다. 쌓아놓은 외환보유액도 4조달러에 육박한다. 기업처럼 '성장과 이윤'의 잣대로 평가하자면 눈부신 성공을 거뒀다. 군사, 외교, 문화·예술, 과학, 스포츠 등에서도 중국은 급부상했다. 이젠 미국에 비견되는 'G2' 국가다. 민주적인 절차를 무시했지만 중국공산당은 중국을 성공적으로 경영해온 것이다.

한국의 재벌은 중국공산당과 유사한 점이 많다. '확실한 오너십, 장기적인 전략 수립, 신속한 의사 결정과 실행'이라는 면에서 빼닮았다. 시진핑 국가주석은 대(代)를 이은 오너 경영자이고, 중앙상임위는 이사회라 할 수 있다. 중국이 30년·50년 장기 계획을 발표하고 추진할 수 있는 것은 정권의 주인이 바뀌지 않는다는 전제에서 가능하다. 임기 동안의 실적으로 평가받는 전문 경영인이 기업의 장기 생존을 위해서는 꼭 필요하지만 외부 차입까지 해가며 조(兆) 단위에 이르는 대규모 투자를 결정하기란 쉽지 않다. 오너 경영인은 대규모 장기 투자를 상대적으로 쉽고 신속하게 결정할 수 있다. 허허벌판만 있는 상태에서 대형 선박을 수주하고 조선 사업에 뛰어든 정주영의 결정이나 미국과 일본이 경쟁하는 반도체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이병철의 결정도 그런 식으로 이뤄졌다. '합리'의 잣대로만 보면 이해하기 힘든 결정이다.

그런데 최근 일부 재벌 3·4세들이 사내외에서 마찰음을 내는 것은 중국공산당과 다른 점이 더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시진핑은 대학을 졸업한 뒤 국가부주석으로 중앙 정치 무대로 오기까지 29년을 지방 현장에 있었다. 우리로 치면 읍·면·동, 시·군·구, 광역시·도의 장(長)을 다 거쳤다. 시진핑뿐 아니라 중국 지도자들은 철저하게 현장에서 길러진다. 중앙의 결정이 일선 읍·면, 시·군에서 어떻게 작동되는지 꿰뚫고 있다.

하지만 우리 재벌 3·4세들은 현장을 너무 모른다. 30대 그룹의 오너 3·4세 44명을 조사해보니 입사하고 평균 3년 반 만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처음부터 임원으로 입사한 사람도 9명이나 됐다. 너무 일찍 결정하고 지시하는 자리에 오르니 그 결정과 지시가 현장에서 어떤 메커니즘으로 진행되는지 모른다. 현장 조직원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처지를 공감하는 능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 마찰음이 자주 생기는 것이다.

산업화에 뒤졌던 한국이 제조업 강국으로 올라선 것은 실패 사례도 적지 않고 부작용도 있었지만 재벌 기업들의 장점이 발휘된 덕분이다. 그런 장점을 더 강화하고 단점을 보완하려면 중국공산당에서 배울 필요가 있다. 재벌 기업의 후계자들이 현장 경험을 더 쌓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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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동아일보]
아카데미 4관왕 ‘버드맨’
영화 ‘버드맨’은 현실감이 뛰어난 영화임에도 문득문득 슈퍼히어로 영화에나 나올 법한 판타지적 묘사가 등장한다. 하늘을 난다든지, 초능력을 발휘하는 방식으로 한때 버드맨으로 인기를 끌었던 인물의 심리를 독특하게 표현한다. 이가영화사 제공
혹 금연이나 금주에 도전하고 있나. 그럼 당분간 ‘버드맨’은 만나지 않는 게 좋겠다. 마지막 들이켰던 잔, 비벼 껐던 꽁초가 비릿하게 입안을 맴돌 테니.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을 받은 영화 ‘버드맨’이 국내에서 다음 달 5일 개봉한다. 감독상에 각본상 촬영상까지 주요 부문상을 거머쥐었으니 올해 오스카 승자라 할 만하다.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미국 언론도 극찬을 쏟아내며 시상식 전부터 작품상 수상작 0순위로 꼽았다.

‘버드맨’에서 두 주인공 리건 톰슨(마이클 키턴·왼쪽)과 마이크 사이너(에드워드 노턴)는 물과 기름처럼 서로 티격태격한다. 이가영화사 제공
줄거리만 간추리자면 그다지 복잡하진 않다. 한때 할리우드에서 슈퍼히어로 ‘버드맨’으로 인기를 끌었던 왕년의 톱스타 리건 톰슨(마이클 키턴)이 주인공. 지금은 퇴물로 낙인찍힌 신세지만 권토중래를 꿈꾸며 연극판에 도전한다. 허나 빚까지 끌어다 쓴 작품을 무대에 올리는 과정은 순탄치가 않다. 함께 출연하는 여배우 레슬리(나오미 와츠)는 왠지 모르게 불안하고, 매니저 역할을 맡은 딸 샘(에마 스톤)은 시종일관 냉소적이다. 게다가 평단의 사랑을 받는 연극배우 마이크 사이너(에드워드 노턴)를 우연찮게 영입했으나 제멋대로 굴며 골치를 썩이고…. 과연 버드맨 톰슨은 브로드웨이에서 꿈처럼 날아오를 수 있을까.

‘21그램’(2004년) ‘비우티풀’(2011년) 등에서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이 돋보였던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 이제 그는 버드맨으로 확실히 장인의 경지에 오른 솜씨를 펼쳐 보인다. 블랙코미디인데도 웃음보단 씁쓸함이 가득한 대사. 롱테이크(한 장면 길게 찍기)와 숨 가쁜 편집이 엉키며 빚어내는 영상. 이 모든 걸 재즈뮤지션 안토니오 산체스의 드럼 하나로 어우르는 음악까지. 낯선 흐름이 어느 순간 심장박동처럼 ‘쿵짝’ 합이 맞아 가는 희한한 경험을 선사한다.

발군의 연기는 이를 매조지하는 용의 눈깔(畵龍點睛)이다. 색다른 변신을 보여준 스톤이나 와츠도 근사하다. 원래도 브로드웨이 무대 출신인 노턴은 ‘역시나’ 감탄스럽다. 하지만 키턴. 그가 없었다면 버드맨이 이만한 성취를 이룰 수 있었을까. 팀 버턴 감독의 ‘배트맨’을 연기했던 그의 이력 때문에 어디까지가 현실인지 분간이 안 간다. 한 인터뷰에서 “전혀 설렘을 느끼지 못한 오랜 시기가 있었다”는 고백처럼, 그는 그간 분출하지 못했던 에너지를 이 한 편에 폭발시키는 ‘마스터 키튼’(일본만화 제목)으로 우뚝 섰다.

버드맨은 마이크 피기스 감독의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6년)를 떠올리게 한다. 물론 짙푸른 바닥까지 떨어지는 벤(니컬러스 케이지)의 서글픈 침잠과 위태롭게 쌓아올린 톰슨의 신경질적인 표류는 색깔이 다르다. 허나 불안이 영혼을 잠식하다 못해 영혼을 불안에 내맡겨버리는 안타까움이 닮았다. 마지막 장면에서 웃는 듯 우는 듯 창밖을 내다보는 샘의 눈빛. 어쩌면 가끔씩 자신의 인생조차 구경꾼처럼 속절없이 바라보게 되는 우리네 무력한 심정이 그럴까. 날아오르건 떨어져 내리건 추락하는 버드맨에겐 날개가 있다.

한데 ‘버드맨’은 아카데미 시상식 후 국내에서 엉뚱한 문제로 구설에 올랐다. 극 중 스톤의 대사인 “꽃에서 역겨운 김치 냄새가 난다(It all smells like fucking kimchi)”가 한국 비하가 아니냔 지적이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는가는 각자의 몫이다. 다만 스톤은 2014년 출연한 ‘어메이징 스파이더맨2’에선 “요즘 한국 음식에 완전 중독됐어”란 대사로 화제를 모았다. 18세 이상 관람가.

정양환 기자 r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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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25일 오전 부인인 박영옥 여사의 발인식이 끝난 뒤 장지인 충남 부여군 가족 납골묘로 가는 차에 앉아 슬픔에 잠겨 있다. [오종택 기자]

 
발인이 진행되는 동안 휠체어에 앉은 김종필 전 총리(JP)의 표정은 침통했다. 영정이 서울 중구 신당동 자택에 도착해 집을 한 바퀴 돌 때쯤 90세 노(老)정객은 참았던 눈물을 터뜨렸다. 건강을 염려한 가족들이 만류했지만 “마지막 길은 봐야지”라며 화장장까지 따라 나섰다. 부인 박영옥 여사는 25일 오후 충남 부여의 가족묘원에 묻혔다. 64년을 함께 산 박 여사의 5일장이 치러지는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빈소를 지킨 JP에겐 ‘이 시대 마지막 로맨티시스트’라는 애칭이 붙었다.

JP는 빈소 안 접견실 취재를 막지 않았다. 보통은 유가족들이 쉴 수 있도록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는 공간이다. 덕분에 기자들은 하루 평균 10시간씩 이어진 노정객의 빈소정치를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최대한 유족에게 폐가 되지 않도록 시간대별로 순번을 정해 번갈아 취재하고 내용은 공유하는 방식을 택했다. JP의 아내 사랑과 정치 역정에 대한 회고가 생생히 외부에 전달될 수 있었던 배경이다.

JP는 빈소를 찾은 조문객들에게 몇 번이고 아내의 임종 순간을 설명했다. 때론 덤덤하게, 때론 아이처럼 흐느껴 울면서 그 장면을 되새김질했다. 얼마나 상심이 크냐는 위로엔 “늦건 빠르건 한 번은 당하는 일인데 실제 당하고 보니까 허망해요. 아직은 실감이 안 나요”라며 조용히 고개를 숙였다. “(아내가) 숨 거둘 때 내가 그랬다. 아주 머지않아 나도 갈 테니까 외로워 말고 가라고, 편히 쉬라고…”라고 말할 땐 색안경 뒤로 그렁그렁 눈물이 비쳤다. 그렇게 눈물을 삼켰다 흘리길 반복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조문 왔을 땐 하염없이 울었다.

22일엔 12시간 동안 아내 곁을 떠나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날은 9시간, 그 다음 날은 8시간으로 조금씩 지친 기색을 드러냈다. 딸 예리씨는 “저도 쓰러질 것 같은데 아버지는 오죽하겠느냐”며 휴식을 권유했다. 하지만 JP는 가래 기침을 하면서도 “여기 있을 거야”라며 고집을 부리거나 “쉬는 건 죽고 나서 실컷 하면 된다”고 무거운 농담을 했다. 조문객들이 건강을 염려하면 “반려가 죽었으니 그 사람 여명까지 내 생명에 보태서 살라고 해요. 2~3년은 더 살게요”라며 안심시켰다.

무엇보다 돋보인 건 JP의 유머 감각이다. 슬픔에 잠겨 있다가도 지나치다 싶으면 “우스운 소리 하나 하겠다”며 불쑥 농을 던졌다. 박 여사의 64년 내조를 자랑하다가도 “살아 있을 때는 별 느낌 못 가졌는데 죽고 나서 영정 사진을 보니 꽤나 미인이다”고 말하는가 하면,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에게 “얼굴이 옛날 처녀 때하고 똑같다”며 농 섞인 덕담을 건넸다. 충청권 출신으로 김대중 전 총재의 국민회의를 택한 박병석 의원에겐 “겉으로는 자민련 갈까 그랬는데 가만 보니 싹수가 틀렸거든”이라며 뼈 있는 농담도 했다.

굴곡의 현대사를 끌어 온 정치인들이 모이자 JP는 정치적 회한도 털어놨다. 한·일협정 논란과 관련해 “(수교 협상 때) 처음엔 3000만 불만 하라더니 8억 불을 해와도 매국노라 그러대”라며 서운함을 토로했고, 3당 합당과 관련해 “김영삼이 (내각제 개헌)한다고 해놓고 안 했어. 그래서 나도 고잉 마이웨이 했지”라며 내각제에 대한 소신을 역설했다. 현실의 정치인들에게는 “요즘 정치엔 너무 여유가 없어. 각박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JP의 빈소 정치는 왜 그가 ‘3김’인지를 보여줬다.

글=김경희 정치국제부문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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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은 박근혜 대통령 취임 2주년이다. 임기 3년 차의 시작이다. 권력이 절정기를 맞는 시점이다. 국가 경영에 자신감이 넘친다. 그때쯤 대통령은 정상의 묘미를 즐긴다. 외로움과 위로란 단어는 맞지 않는다. 5년 단임제에서 통상적인 권력 흐름이다. 그런데 JP는 고독과 외로움을 말했다. 권력 내면에 정통한 그다. JP의 말은 박 대통령의 고단한 처지를 의식한 듯하다.

박근혜 정권은 위축돼 있다. 권력은 얕잡아 보였다. 과거 정권들의 3년 차 모습은 기세다. 지금 청와대의 침체와 다르다. ‘박근혜 사람들’의 이탈은 그 느낌을 짙게 한다. 박 대통령은 “부동산 3법은 퉁퉁 불어터진 국수”라고 했다. 국회의 늑장 법안 처리에 대한 불만 표시다. 야당은 반발했다. 새누리당 이혜훈 전 최고위원도 그 대열에 섰다. “그 3법은 경제를 살리는 묘약이 아니다”고 했다. 이혜훈의 공개적 비판은 사건이다. 그는 원조 친박(親朴)이다. 그것은 박근혜 권력의 자존심을 상처 낸다.

3년 차 권력은 극적인 장면을 생산한다. 노태우 정권은 3당 합당(90년 1월)을 했다. 그것은 한국 정치의 충격적인 재구성이었다. 김영삼(YS)의 3년 차는 역사 바로 세우기(전두환· 노태우 전직 대통령 구속)다. YS는 “영광의 시간은 짧았고 고뇌와 고통의 시간은 길었다”고 했다. 그 3년 차는 영광의 시간이었다. 김대중의 3년 차는 6·15 남북 정상회담이다. 한반도 정세는 급변했다.

이명박의 4대강은 3년 차에 본격화했다. 4대강 사업은 논쟁거리다. 찬반이 여전히 갈린다. 하지만 그 치수 사업은 실적으로 존재한다. 집권 후반에 노무현 정권은 제주 해군기지를 모색했다. 임기 말에 사업 추진은 두드러졌다. 동북아 흐름은 격랑이다. 중국과 일본의 해군력 확대는 공세적이다. 제주 기지는 한국의 미래 안보를 상징한다.

박근혜 정권의 3년 차는 무엇인가. 배수진은 쳐진 지 오래다. 박 대통령은 “올해가 경제 회복의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24개 핵심 국정과제를 내놓았다. 어젠다는 널려 있다. 하지만 우선순위가 모호하다. 4대강, 제주 기지 같은 국책사업도 없다. ‘박근혜 브랜드’는 선명하지 않다. 국민 행복시대, 제2의 한강의 기적은 구호로 흩어진다. 배수진을 이끌 장수가 누구인지. 뚜렷하지 않다.

이완구 국무총리는 국정 혁신을 자임한다. 그는 장관들을 독려했다. “성적 나쁜 장관들에겐 해임 건의안을 행사하겠다”고 했다. 경제·사회 쪽 주요 장관들은 새누리당 의원들이다. 대부분 내년 총선에 재출마한다. 이 총리의 말은 파괴력을 높이기 어렵다.

JP는 걱정한다. “5년 대통령 단임제는 짧고, 시간이 모자란다”고 했다. 단임 대통령은 호랑이 등에 올라탄다. 등에서 떨어지면 권력은 망가진다. 달릴 수밖에 없다. 박 대통령은 “세상 마치는 날이 고민이 끝나는 날”이라고 했다. 정상의 고뇌는 운명이다.

3년 차 국정 리더십은 재구성과 집중이다. 권력의 자산은 한정돼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시점이 다가온다. 그 전선에 힘을 쏟아야 한다. 그곳을 돌파하면 다른 개혁도 수월해진다. 박근혜 정권의 키워드는 ‘비정상의 정상화’다. 그 깃발 아래 정책, 브랜드 가치, 사람을 재정렬해야 한다. 사람은 권력의 자산이다. 권력의 동력은 그것으로 재충전된다. 대통령은 선택에 익숙해야 한다. 권력 정상의 묘미는 결단에서 나온다.

박보균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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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각책임제를 향한 김종필(JP) 전 총리의 열정은 아내 박영옥 씨의 빈소에서도 식지 않았다. 그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취임 10년째인데도 여론조사에서 70% 넘는 지지를 받는다”고 하자 JP는 “그러니까 내각제를 해야 된다”고 맞장구쳤다. 앞서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를 맞아서는 “내각제가 이뤄지면 정책의 연속성도 생기고 잘만 하면 17년 동안도 정책을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2일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조문을 받는 자리에선 “내가 내각제를 주장하다 망한 사람이지만 그래도 그게 더 좋은 것”이라고 했다. “5년 대통령 단임제인데 5년에 무슨 일을 하느냐”며 MB를 ‘위로’하기도 했다. MB는 집권 3년차인 2010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필요하면 개헌도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운을 띄웠으나 반향을 얻지 못했다. 최근 펴낸 회고록에서 짧았던 5년 임기를 반추했던 MBJP의 이야기를 들으며 여러 가지 생각이 교차했을 것이다.

▷“대통령 하면 뭐 하나. 다 거품 같은 거지.” 오랜 기간 2인자로서 최고 통치자를 지켜본 노정객은 ‘대통령’이라는 제도에 비판적이었다. “사실 대통령 중심제라는 것은 따지고 보니까 무책임한 것이다. 잘하든 못하든 그 사람은 (임기가 끝나면) 나가버리는 제도”라는 것이다. “국회의원들 가만히 보면 대통령 꿈을 꾸고 있는데 어림도 없다”는 대목은 줄줄이 빈소를 찾은 여야의 차기 또는 차차기 주자들 들으라고 하는 소리 같았다.

DJP(김대중-김종필) 정부 2년차에 JP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의 워커힐 회동에서 내각제 개헌 유보를 받아들였다. “내각제 개헌을 밀어붙일 경우 공동정권이 깨질 수 있어 차선책을 택했다”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권력 유지를 위한 거래를 했다는 내각제 추종자들의 반발은 거셌다. JP가 나열한 내각제의 장점은 수긍할 바가 많다. 하지만 국민이 왜 내각제를 흔쾌하게 수용하지 못하는지, 왜 지금도 개헌론이 정치인들 사이에서만 뜨거운지도 돌아본다면 좋을 것이다.

박성원 논설위원 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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