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사경영정보

기업경영 시사정보모음 2015- 631호

구봉88 2015. 10. 21. 08:17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5- 631호.   2015.   10.   18.)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돌아온 원화강세에 먹구름 짙어진 수출전선

  2.한정화 중기청장 "중기 해외시장 개척, 기업 대표가 직접 챙겨야"

  3.박성택 중기중앙회장 "한국식 열정ㆍ미국식 합리성 결합해야"

  4.[방향 튼 저출산 대책] "3포 세대 결혼시켜 출산율 높인다"…정부가 '단체 미팅'도 주선

  5.국제유가 떨어져도 경제에 도움 안 되는 이유는

  6.'셰일 혁명 2.0' 준비하는 미국 업계

 

기업경영

  1."작년 매출 500대 기업 10곳중 1곳 '좀비기업'"

  2."한국인 식단 바꾼 김재철의 참치캔…없던 시장 만든 기업가 정신 산물"

  3.웬델 윅스 코닝 회장 "코닝 R&D투자 20%는 전혀 해보지 않은 사업에 투자"

  4."대우조선, 급한 불 끌 수 있을 것"…나머지 조선사는 구조조정 더뎌

  5.삼성전자 이어 삼성 전자계열사도 인력 구조조정 본격화

  6.뉴욕 '코리안 스타트업 서밋' 찰리 김 넥스트 점프 CEO "세계를 바꾸려 한 아버지의 이상 실현할 것"

  7.[위기의 제조업 신사업에 길 있다] <1> 통합·협업으로 승부하라

  8.[이대론 대한민국 미래없다] 대기업 '파이' 뺏어 외국계에 숟가락 쥐여준 중기적합업종

  9.정부가 보증해 대출 퍼주기…'좀비중소기업 인공호흡'에 수천억 날려

  10.[Hot 이슈] 삼성물산 출범 50일… 어떻게 변했나

  11.[빅데이터로 보는 경제]"의사결정도 빅데이터로 하는 시대다"… 美경영학 대가 토마스 데이븐포트

  12.[출범 10년…미리 보는 인재포럼] "로봇이 일자리 뺏는다는 건 과장…인재 수요 더 늘어날 것"

  13.[한국 O2O 서비스 세계 최고를 향하다] (1) 한국보다 3년 앞선 중국.. 한국 O2O 서비스의 미래를 보다

  14.10조원 홈IoT 시장, 달아오르는 생태계 주도권 경쟁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2.IQ가 다는 아니다 … 사람들은 여러 방식으로 똑똑하다

  3.[서경이 만난 사람]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

 

 

........................................................................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

 

돌아온 원화강세에 먹구름 짙어진 수출전선

(세종=연합뉴스) 이상원 이광빈 김동호 박초롱 기자 = 원/달러 환율이 빠르게 떨어지는 원화강세 현상이 최근 다시 나타나 수출 전선에 먹구름이 짙어졌다.

가뜩이나 올해 들어 세계적인 교역 부진 등의 영향으로 수출이 위축된 상황에서 추가로 악재가 찾아든 것이다.

원화 절상은 미국의 연내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작아지면서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선 탓이 크다.

특히 원화 절상 속도가 주변국들보다 유독 빨라 한국의 수출 경쟁력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환율이 적정 수준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정부 당국이 환율 관리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해외투자 확대를 통해 환율을 관리하고 한계기업 정리 등의 구조개혁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근본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주문도 나오고 있다.

◇ 가격경쟁력 나빠져 수출엔 악재…감소 속도 가속 걱정

한국의 주요 수출 경쟁국인 일본과 유럽연합(EU)은 현재 대규모 양적완화를 진행하고 있고, 중국도 위안화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상황이다.

특히 엔/달러 환율보다 원/달러 환율이 더 가파르게 하락하면서 원/엔 환율 역시 떨어지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일본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더 밀릴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지난 1일 100엔당 978.78원으로 마감했던 원/엔 재정환율은 16일 947.40원으로 30원 넘게 떨어졌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원/엔 환율이 900원으로 떨어지면 국내 총수출이 지난해보다 약 8.8% 감소할 것이라는 추정을 내놓은 바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품질 경쟁력 격차가 크지 않은 석유화학, 철강 품목에서 충격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중국 경기둔화로 우리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원/엔 환율 하락은 '엎친데 덮친 격'이 될 공산이 크다.

올해 들어 수출은 지난 9월까지 9개월 연속 감소세다.

9월 수출 감소율은 8.3%로 8월의 14.9%보다 큰 폭으로 줄어 수출 감소폭이 축소될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수출 감소폭이 다시 확대될 수 있다.

10월들어 지난 10일까지 115억9천8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2% 줄었다.

경기 부진으로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출 감소세가 다시 커지면 교역 1조 달러 달성도 더 힘들어진다.

올해 들어 지난 9월까지 교역 규모는 7천279억달러로 4년 연속 교역 1조달러를 달성한 지난해 같은 기간의 8천212억달러에 크게 못 미치는 수치다.

◇ 관광수지 적자 폭도 확대 우려

환율하락은 관광수지 적자 폭을 키워 내수 경기에도 부담이 된다.

내국인은 해외에서 구매력이 높아지기 때문에 해외여행이 증가하는 반면, 국내 관광상품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져 외국인의 발길이 잦아들 수 있다.

내수 회복에 기여하고 있는 중국인의 구매력이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올해 1∼6월 관광수지는 22억7천600만달러(약 2조7천억원) 적자로, 작년 한 해 동안 본 적자인 17억100만달러를 훌쩍 넘어서며 이 같은 우려를 부채질하고 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의 영향도 작용했지만 엔화 약세 등 환율 요인도 한몫했다.

◇ "환율 하락 일시적"…"세계 교역 위축이 수출에 더 영향"

다만 최근의 환율 하락은 일시적 현상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 경제에 장기적인 악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는 이유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환율 절상이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려면 기조적으로 상당 기간 지속해야 한다. 일시적인 현상이라면 수출에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18일 "최근 수출부진은 세계 수요가 좋지 않은 영향이 더 크고, 환율은 부차적이다. 지금 원화절상은 일시적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세계 경제 전체적으로 저성장 국면이 지속되면서 교역 자체가 위축됐기 때문에 국내 경제가 받아들이는 환율 민감도가 클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원/달러 환율은 진정될 수 있다"면서도 "일본과 유로존, 중국 등을 중심으로 환율전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수출 경쟁력이 여전히 좋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 당국 "과도한 환율 변동에는 안정 노력"

외환당국은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으로 내려갔지만 다른 신흥국 통화들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외환당국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상이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어서 전반적으로 달러 약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다른 신흥국 통화도 절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화의 절상 속도가 그렇게 빠른 편도 아니다"면서 "호주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산유국이나 원자재 수출국의 통화는 엄청나게 빨리 절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당국은 원/달러 환율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하면서 환율의 변동성이 과도하게 판단되면 안정 노력을 한다는 방침이다.

환율이 급격하게 한 방향으로 움직인다면 여러 경로를 통해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고 시장 안정 의지를 알리는 구두 개입이나 외평채 등 '실탄'을 이용해 시장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수출 경쟁력의 약화를 막으면서도 환율의 급격한 변동을 방어할 수 있도록 환율의 미세 조정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경상수지 흑자가 점증하는 상황에서 달러 '퍼내기'를 위한 해외투자를 실질적으로 활성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경상수지 흑자 증가로 달러 공급이 늘어나면 원화 가치는 올라가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수출보다 감소폭이 큰 수입을 늘려 내수를 활성화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기술력을 갖춘 기업들을 육성하고 한계기업들을 구조조정하는 등 수출의 기반을 탄탄히 닦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지섭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환율 정책을 적극적으로 펴기보다는 한계기업을 걸러내 경제 체력을 키우는 게 지금 상황에선 더 중요하다"면서 "그래야 진짜 위기가 왔을 때 버텨낼 수 있는 체력을 갖추게 된다"고 말했다.

lkbin@yna.co.kr

........................................................................................... 

 

이데일리

- WC300 수출기업 현장 간담회 개최…해외수출 애로사항 해결 최선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한정화 중소기업청장은 중소기업의 해외수출 촉진을 위해 대표이사를 비롯한 기업 경영진이 적극 나서줄 것을 주문했다.

중소기업청은 18일 “한 청장은 지난 16일 경기도 판교에 있는 크루셜텍(114120)을 방문해 월드클래스 300(WC300) 기업들의 수출활력 제고를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 청장 외에도 중견기업연합회, WC300 기업협회, KOTRA, 한국산업기술진흥원, WC300 기업 대표이사 등 20여명이 참석해 크루셜텍의 해외 마케팅전략과 수출 애로 및 업계 건의사항을 들었다.

WC300 기업 대표들은 이날 간담회에서 △수출보험한도 증액 △해외법적분쟁 지원 △인력부족 △해외시장 정보제공 확대 등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수출활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지원책 강구를 요청했다.

중기청은 WC300 지원기관들과 함께 업계 건의사항을 최대한 반영할 수 있도록 노력할뿐만 아니라 부처협의가 필요한 사항은 협의를 통해 정책에 반영토록 하겠다고 답했다.

특히 한 청장은 “해외시장 개척사업은 기업 대표들이 직접 챙기지 않으면 쉽게 성과가 나지 않는다”며 “수출을 견인하고 신성장동력이 지속 확대될 수 있도록 경영진이 적극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WC300 기업 수출액(2015년 1~8월)은 전년동기댑 4.4% 늘어난 71억8000만달러(약 8조1349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국내 총수출과 대기업 수출이 각각 6.3%, 9.6% 감소한 것과 상반된 결과를 나타냈다.
박철근 (konpol@edaily.co.kr)

..............................................................................................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한국식 열정ㆍ미국식 합리성 결합해야"

- 조지워싱턴대 한국경영연구소 개소식서 강조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한국식 경영의 핵심인 ‘열정’과 미국식 경영의 핵심인 ‘합리성’을 결합한 새로운 기업가정신 모델을 제안했다.

중기중앙회는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미 수행단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 중인 박 회장은 지난 16일(현지시간) 한·미 경영학계 관계자들이 모인 조지워싱턴대 한국경영연구소 개소식에 참석해 새로운 기업가 정신 모델인 ‘케이 엔터프리너십(K-Entrepreneurship)’을 주장했다”고 발표했다.

케이 엔터프리너십이란 한국식 경영의 핵심인 열정과 속도에 미국식 경영의 핵심인 합리성을 결합한 기업 경영 방식을 말한다.

박 회장은 개소식 축사를 통해 “기적같은 한국경제의 성공은 산업을 지탱해 온 중소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새로운 경제도약을 위해 중소기업 중심의 경제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식 경영의 핵심인 열정과 속도에 미국식 경영의 핵심인 합리성을 결합해 새로운 세계적 중소기업의 사업 모델인 케이 엔터프리너십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영연구소는 한국 경제의 고속성장 원동력인 한국식 경영방식과 미국경제의 합리적인 경영방식 접목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씽크탱크 역할을 맡게 된다. 특히 미국 내 연구기관 최초로 한국의 중소기업과 창업가 정신에 대한 집중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해 양국간 경제 교류를 질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고 중기중앙회는 전했다.

연구소 설립위원으로 참석한 김기찬 중소기업국제협의회 (ICSB) 회장 겸 조지워싱턴大 방문교수는 “과거 일본식 경영이 미국 비즈니스 스쿨의 대세를 이뤘다면 지금은 한강의 기적을 이룬 한국식 경영의 장점을 연구하고 흡수하려는 기업과 학계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경영연구소 개소로 미국의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경영기법과 한국 기업인의 열정과 스피드 경영기법을 접목시켜 ‘중소기업의 글로벌화’와 ‘기업가정신’에 대한 새로운 모델을 정립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한국경영연구소 개소식에는 박 회장을 비롯해 이규대 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장, 래리 호건 메릴랜드 주지사, 린다 리빙스톤 경영대학교 학장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박철근 (konpol@edaily.co.kr)
.................................................................................................

한국경제

정부 '저출산 고령화 대책'

보육 지원서 결혼 장려로 중심 이동
만혼 해결 주력…공공시설 예식장으로 개방
결재없이 육아휴직…'아빠 휴직급여' 인상 검토
5년 내 출산율 1.5명 목표…베이비시터는 인증제



[ 고은이 기자 ]
한국 인구정책의 초점이 기혼가구 대상 보육·양육 지원에서 결혼·출산 지원으로 이동한다. 정부는 ‘제3차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을 내놓고 “저출산 현상의 주요 원인인 만혼(晩婚) 문제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1.21명 수준인 출산율을 2020년 1.5명까지 높인다는 목표도 세웠다.

결혼시장 ‘미스매치’ 해결

정부는 비용 때문에 결혼을 주저하는 청년들을 지원하기 위해 ‘작은 결혼식’ 문화를 확산시키기로 했다. 시청 등 공공시설의 예식장 개방을 내년부터 제도화한다. 고비용 혼례 기준을 명확히 해 적정 결혼비용을 안내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와 보건복지부 소관 인구보건복지협회 주관으로 미혼남녀 간 만남의 자리를 만드는 프로그램도 시작한다. 결혼시장 ‘미스매치’로 짝을 찾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의 만남을 주선하기 위해서다.

신혼부부 대상 주거 지원도 강화한다. 국민임대주택의 30%를 신혼부부에게 특별 공급하고, 예비 신혼부부도 우선 입주를 허용하기로 했다. 결혼·출산에 대한 인센티브를 늘리는 방향으로 세제 개편도 추진하기로 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의 독신자와 기혼자 간 세부담 격차는 매우 낮은 수준이라는 게 정부 설명이다. 정부 관계자는 “해외 사례를 검토해 가능한 혜택을 찾아 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아빠 육아휴직 독려

양육 지원도 이어간다. 대신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제대로 쓰여지지 못하고 있는 현행 정책의 실효성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추기로 했다. 눈치 보지 않고 육아휴직 사용이 가능하도록 ‘자동육아 휴직제’를 도입한다. 출산휴가서만 제출해도 육아휴직이 자동으로 신청된다.

육아휴직자 중 남성 비율이 20%가 될 때까지 아빠 육아휴직에 대한 인센티브도 확대하기로 했다. 엄마가 먼저 육아휴직을 쓴 뒤 아빠가 또 사용하면 육아휴직 급여를 통상임금의 40%에서 100%로 석 달간 늘려 받을 수 있다.

낮은 휴직 급여와 짧은 휴직 기간을 늘리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육아휴직 사각지대에 있는 비정규직과 중소기업 근로자를 위해 추가 지원 방안도 추진된다. 민간 베이비시터 인증제를 도입하는 등 민간 아이돌봄서비스에 대한 관리체계도 구축할 계획이다.

출산율 반등할까

정부는 이 같은 정책을 통해 현재 1.21명 수준인 출산율을 2020년 1.5명, 2030년 1.7명, 2045년엔 2.1명까지 높여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출산율이 조금씩 반등하고 있는 것을 봤을 때 2020년 1.5명은 가능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부 시나리오대로 출산율이 회복되면 총인구 감소 시기는 2031년에서 2034년으로 3년 늦어진다. 노인 인구 비율도 2050년 기준 37.4%에서 36.1%로 1.3%포인트 낮아진다.

현재 군 대체복무와 전환복무 인원도 단계적으로 감축한다. 2023년 이후 연간 2만3000명가량의 병역 자원 부족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부실대학 퇴출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 대학 구조개혁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학령인구가 줄어드는 데 따른 대책이다. 교사 수를 줄이기 위해 2017년부터 교원 양성기관의 정원 감축도 추진한다.

고령화에 따른 연금 재정을 확보하기 위한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내년부터 복지부 내 ‘연금 재정목표 추진위원회’를 운영해 적절한 보험료 인상폭을 논의할 계획이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세계일보
복지부, 기본계획 시안 공개
정부가 15년째 ‘초저출산 사회’에 머물고 있는 문제를 풀기 위한 정책 방향을 기존의 ‘육아 장려’에서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의 결혼을 장려하는 쪽으로 돌렸다. 아울러 코앞으로 다가온 ‘초고령사회’에 대비해 만 65세인 노인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2020년 생산인구는 줄고 노인인구는 급증하는 ‘인구절벽’을 앞두고 다급한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다. 

◆예비부부도 임대주택 신청 가능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기구인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는 19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내년부터 2020년까지 추진할 ‘제3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2016∼2020) 시안’ 공청회를 열고 정부가 마련한 범부처 대책을 공개한다. 정부가 마련한 이번 시안은 2014년 기준 1.2명 수준인 합계출산율을 2020년까지 1.5명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 아래 결혼을 장려하기 위한 정책에 초점을 맞춰 짜였다. 우리나라는 2001년 이후 15년째 합계출산율 1.3 미만인 초저출산 국가다. 지난해 기준 1.21명으로 전 세계 190여개국 중 홍콩(1.2명)과 마카오(1.19)를 제외하고 가장 낮다.

3차 시안은 먼저 결혼의 가장 큰 장애물인 주거비 부담 해소에 방점을 뒀다. 매년 30만명이 결혼을 하지만 신혼부부 공급주택은 전세임대를 포함해도 2만5000호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무주택·저소득 신혼부부를 대상으로 하는 전세임대주택은 신청자격을 도시근로자 월평균 소득 50% 이하에서 70% 이하로 확대한다. 또 임대주택 입주 우선순위를 예비부부까지로 확대하고 어린 신혼부부에 대해서는 가점을 부여하기로 했다. 국립대 기숙사 건립 시 ‘기혼 대학생의 숙소 5% 이상 확보’ 의무화도 추진된다.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 한도를 수도권의 경우 1억원에서 1억2000만원으로, 비수도권은 8000만원에서 9000만원으로 늘린다.

주거비 다음으로 예비 부부들의 어깨를 짓누르는 임신·출산·육아문제 해결을 위한 지원책도 종전보다 강화해 추진키로 했다. 초음파검사와 분만 등 임신·출산과 관련한 의료비 본인부담은 매년 줄여나가고 중소기업의 직장어린이집을 확대할 방침이다. 또 현행 1개월인 아빠 유아휴직 인센티브도 3개월로 늘릴 계획이다. 부부가 차례대로 육아휴직을 낼 경우 두 번째 휴직자의 휴직 급여 지급기간을 늘리고, 2017년에는 육아휴직 신청 시 사업주가 처리하지 않아도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자동으로 휴가가 개시되는 규정도 신설된다.

하지만 이번 기본계획 역시 혁신적인 대안은 나오지 않아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006년 이후 저출산 문제를 풀려고 60조원을 쏟아부었지만 신통치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청년 주거복지 시민단체 민달팽이유니온 정남진 사무국장은 “일부 신혼부부만을 위한 해법으로는 청년들의 결혼이나 출산이 급증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다양한 공공주택을 공급해 청년들의 불안한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행 65세 이상 노인 기준 상향 공식 논의

5년도 채 남지 않은 초고령사회를 대비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도 마련된다. 정부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중심으로 현행 65세인 고령자(노인) 기준을 70세로 상향 조정하기 위한 체계적인 연구와 사회적 논의를 시작하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초연금과 노인장기요양사업, 지하철·전철 등 대중교통과 박물관·공원 등 공공시설에 대한 무료 이용 등 노인에 대한 사회적 비용 지출을 늦추기 위해서다. 올해 노인인구 비율은 13.1%로, 2020년 15.7%, 2030년 24.3%, 2050년 37.4%까지 급증하는 데 비해 경제활동이 가장 활발한 핵심생산인구(25∼49세)는 2000년 1981만명에서 2020년 1865만, 2030년 1624만명, 2060년에는 1069만명으로 급감할 전망이어서 정부로선 한시가 시급하다. 다만 노인 복지 혜택이 빈약한 상황에서 노인 기준만 늦추면 은퇴 이후 발생하는 공백기에 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커 정년 연장과 국민연금 수급 시기를 맞추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또 내년부터 고령자 대상 전세임대제도가 신설되고 공공실버주택제도 등 노인주거 지원을 위한 정책도 마련된다. 교통사고 10건 중 1건이 노인 운전자 사고인 점을 감안해 ‘교통안전 교육 3시간 의무화’와 적성검사 주기를 단축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이데일리
- 저출산→노동인구 감소→국가경쟁력 훼손 ‘악순환’
- 혼인신고 없는 동거가구 자녀도 출생신고 허용키로
- 육아지원책 미봉책 그쳐.."맞벌이 육아부담 덜어야"

[이데일리 김기덕 기자] 30년 넘게 ‘저출산의 덫’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극복하기 위해서 청년들이 안심하고 일을 할 수 있는 일자리와 주거 마련, 결혼 이후에도 아이를 키우면서도 일할 수 있는 직장 환경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이른바 ‘3포 세대’로 불리는 청년들에게 결혼과 출산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 그러나 이번 ‘3차 저출산·고령화 기본계획’은 육아 문제 해결을 위한 뾰족한 해법을 내놓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는 지적이다.

◇저출산→노동인구 감소→국가경쟁력 훼손 ‘악순환’

. 정부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내년 3704만명 정점으로 감소하기 시작해 2050년엔 2535만명으로 1000만명 이상 줄어든다. 오는 2017년부터 전체 인구 중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갈수록 사라져, 노동력 부족 국가가 된다는 얘기다.

저출산은 30년 이상된 해묵은 문제다. 지난 1960년 가임여성 1명당 평균 출생아수는 6명이나 됐지만 1983년 2.1명으로 떨어진 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01년 이후 15년째 초저출산국가(합계출산율 1.3 미만)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기준 출산율은 1.21명으로 전 세계 190여개국 중 도시국가인 홍콩(1.20명)과 마카오(1.19명)를 제외하고는 가장 낮다.

‘결혼을 늦게하거나 아예 포기하는’ 만혼·비혼자가 늘어난데 따른 영향으로 분석된다. 25~39세 미혼자 비율을 보면 2000년 22%에서 2005년 38%, 2010년 41%로 계속 상승하고 있다.

2차 기본계획은 청년들이 결혼을 주저하거나 포기하게 만드는 ‘고용·주거·육아’ 등 사회경제적인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맞췄다. 일찍 취업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갖게되면 결혼시기가 빨라지고, 출산율도 자연스럽게 높아진다는 계산이다. 여성의 결혼 시기에 따른 평균 자녀 수는 25세 미만이 2.03명인 반면, 35세 이상은 0.84명에 불과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청년이 안정된 일자리에 빨리 취업해야 만혼문제 해결이 가능하지만 입직연령이 계속 상승하는데다 청년고용률도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결혼 안해도 출생신고 허용…육아부담 해소가 관건

정부는 결혼하지 않고 동거하는 ‘사실혼’ 관계 부부가구에 대한 차별 해소를 위해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출산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존 가족제도 틀을 벗어난 가구도 일반 기혼가구와 동일한 정부 지원과 출산·육아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족관계등록법을 내년 중 개정해 혼외 출생의 경우 검사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출생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할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남녀고용평등법을 개정해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시에도 근속기간을 인정하기로 하는 등 육아지원을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이번에 정부가 내놓은 육아 지원책만으로는 기혼 가구의 양육부담을 덜어주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육아 지원을 위해 △민간베이비시터 질 관리체계 구축 △육아휴직 개시권 보장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시 근속기간 인정 △출산·육아휴직 통합서식 개발·보급 등의 대책을 내놨다.

경기도 과천시에 거주하는 기혼여성인 김혜선(가명·34·여)씨는 “결혼을 하고도 아이를 낳지 않기로 한 이유는 임신, 출산비용 문제가 아니라 직장생활을 하면서 아이를 키울 자신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에 거주하는 주연진(가명·41·여)씨는 “아이를 돌보기 위해 10년 넘게 다니던 회사를 결국 그만 뒀다”며 “초등학생 둘을 키우는데 교육비만 한달에 100만원 넘게 들어가는 상황에서 세째는 엄두도 못낸다”고 말했다.

김기덕 (kiduk@edaily.co.kr)

  연합뉴스

연합뉴스

.................................................................................................
.. 
 
 

 

국제유가 떨어져도 경제에 도움 안 되는 이유는

수요감소형 저유가는 GDP 성장률에 부정적 효과

(서울=연합뉴스) 김지훈 기자 = 국제유가는 작년 하반기 이후 54.5%(두바이유·월평균 기준)나 떨어졌고 올해 들어서도 배럴당 평균 60달러 이하의 저유가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과거 1980년대 중반 등의 국제유가 하락은 한국 경제의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이런 사례대로라면 이번에도 우리 경제에 도움이 돼야 하지만, 최근 국내 경기 지표상으로는 성장률을 높이거나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는 저유가 효과가 좀처럼 나타나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뭘까.

18일 한국은행 조사국의 방홍기 과장과 김현만 조사역의 논문에 따르면 최근 유가 하락이 국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은 공급 확대가 아니라 수요 감소로 인해 유가가 떨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통상적으로 국제유가 하락은 수입 단가와 함께 국내 물가를 떨어뜨리고 이는 실질소득이 늘어나 소비를 증대시키는 효과를 가져온다.

또 유가 하락이 기대인플레이션에 영향을 주면 이자율 하락으로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고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하지만 최근 국내 경기 흐름을 보면 유가 하락이 경제성장에 주는 긍정적인 효과를 찾아보기 어렵다.

그 이유를 파악하기 위해 연구진은 2000년부터 작년 말까지 나타났던 유가 하락의 요인을 분석하고 요인별로 유가 하락의 성장에 대한 영향을 충격분해 방식으로 추정했다.

분석결과 최근의 유가 하락은 원유 생산국의 공급확대보다는 글로벌 수요 감소의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원유시장의 공급 증가로 유가가 떨어지면 이는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상승으로 이어졌지만 수요 감소에 따른 유가 하락은 GDP 성장률의 하락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요 측 요인으로 유가가 떨어져도 비용 절감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글로벌 실물경기의 수요가 줄어든 상황이라면 저유가 효과가 상쇄돼 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로 1980년대 중반에 발생한 유가 하락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시장점유율을 확대하기 위해 원유공급을 확대하면서 나타났다.

당시엔 세계경제의 성장세와 우리 경제에 대한 대외 수요가 유가 하락과 맞물려 국내 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

연구진은 과거엔 국제유가의 변동이 주로 공급 요인 때문이었지만 2000년대 이후의 유가 하락엔 글로벌 수요 요인도 상당 부분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방홍기 과장은 "수요와 공급 요인이 복합돼 유가가 하락하면 저유가가 경제성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면서 "최근처럼 세계경제 여건이 부진한 상황에선 국제유가 변동의 근본 원인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hoonkim@yna.co.kr

...........................................................................................

 

한국경제

'셰일 혁명 2.0' 준비하는 미국 업계

위기의 셰일
미국 시추공 수 1년새 1000여개↓
파산·해고 줄이어…"좀비업체들 태반"

기회 노리는 셰일
셰일 시추 기술력 진보…시추공 1개 = 32개 맞먹어
원유 생산성 꾸준히 증가…"자동화로 제2혁명 준비"



[ 임근호 기자 ] 세계 원유시장에 ‘강펀치’를 날렸던 미국 셰일업체들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작년 10월 1609개에 달했던 미국의 원유 시추공은 현재 605개로 1년 새 1000여개 줄었다. 많은 업체가 빚더미에 올랐고 파산과 해고, 투자 축소가 줄을 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이 저유가에도 오히려 생산량을 늘리며 ‘셰일 죽이기’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배럴당 107달러로 연중 최고점을 찍었던 서부텍사스원유(WTI)는 이후 급락해 40달러대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OPEC이 개별 셰일업체와의 전투에선 승리했지만 셰일업계 전체와의 전쟁에서 이긴 것은 아니라는 평가가 조심스럽게 나온다. 셰일업계는 OPEC과의 ‘제2 라운드’를 준비 중이다. 기술 혁신을 통해 계속해서 생산성을 끌어올리면서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맨해튼정책연구소는 “셰일산업은 전통적 에너지산업이 아니라 실리콘밸리의 기술산업과 같은 선에서 바라봐야 한다”며 “이른바 ‘셰일 2.0 시대’가 열리면 미국 셰일원유의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5~20달러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궁지에 몰린 셰일업계

기세 높았던 셰일 혁명의 바람은 잦아들었다. 미국 전역에서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텍사스주에 있는 인구 6800여명의 작은 마을 퀘로는 고요함을 되찾았다. 2009년 마을 근처에서 셰일원유 시추가 시작된 지 6년 만이다. 사라 메이어 퀘로시장은 이달 초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한 해 4만대가량의 대형 유조 차량이 마을을 오갔지만 지금은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저유가를 견디지 못한 셰일업체들이 시추를 중단하고 철수하면서다. 마을을 북적거리게 했던 일꾼들도 순식간에 빠져나갔다.

셰일붐을 타고 지난해 미국에서 가장 월세가 비싼 지역으로 꼽히던 노스다코타주의 윌리스턴은 이제 남아도는 집이 처치 곤란인 곳으로 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윌리스턴은 지난 5년 연속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소득과 일자리가 늘어난 곳이었다”며 “하지만 셰일붐에 의존했던 지역 경기가 급속하게 가라앉으며 마을 곳곳엔 짓다 만 집이 방치되고 있다”고 전했다. 급속한 부동산시장 과열과 붕괴로 셰일붐이 불었던 미국 도시들이 부동산 위기에 직면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가장 직접적인 충격을 받은 곳은 셰일업계다. 사모펀드 KKR이 주도한 샘슨리소스컨소시엄이 72억달러의 부채를 갚지 못해 파산한 것을 비롯해 올 상반기에만 16개 업체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했다.

아직 ‘살아 있는’ 기업도 안심할 수 없다. 중형 셰일원유업체인 굿리치페트롤리엄은 부채비율이 600%를 넘는다. 굿리치 측은 자산을 팔면 부채를 갚을 수 있다고 하지만 선뜻 이를 사려는 업체가 없는 게 문제다. 굿리치는 채산성이 맞지 않아 모든 셰일원유 시추를 중단했다. 사모펀드 페러렐리소스파트너스의 론 흄 최고경영자(CEO)는 “많은 셰일업체가 좀비(walking dead) 상태”라며 “자금 사정이 악화되고 있지만 담보물 가치가 떨어지면서 그들은 주식과 채권을 발행하지도, 자산을 매각하지도 못하는 신세”라고 설명했다.

기술 혁신 바탕 된 셰일 2.0 기대

하지만 ‘나무가 아닌 숲’을 보면 그림이 달라진다. 지난 1년 동안 시추공은 1000여개가 줄었지만 미국의 원유 생산량은 최근까지 꾸준히 늘었다. 하나의 시추공에서 나오는 생산량이 급증하면서다. 원유 서비스 회사인 베이커휴스에 따르면 올초 한 개의 시추공에서 뽑아져나오는 원유는 한 달에 약 17만배럴이었지만 지금은 약 46만배럴로 3배 가까이로 늘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상황이 절박해지면서 셰일업체들이 전력을 다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유가가 떨어지기 전까지 셰일업계에선 공장식 시추가 일반적이었다. 표준화된 절차에 따라 신속하게 땅을 뚫고 원유를 뽑아내는 데만 신경썼다. 지형과 지하 암반을 고려하지 않아 생산효율이 좋지 않았지만 유가가 배럴당 90~110달러 사이를 오갔기 때문에 문제되지 않았다.

하지만 저유가가 지속되면서 업계는 지형지물을 완벽히 파악한 뒤 최적화된 방법으로 지하에 있는 원유를 최대한 많이 뽑아내는 방식으로 옮겨가고 있다. 수직 시추에서 수평 시추로 바뀌는 것도 생산량 증가의 요인이다. 수평 시추는 지하에서 시추 파이프가 양옆으로 구부러지게 해 하나의 시추공으로 최대 32개 수직 시추공과 맞먹는 원유를 뽑아낼 수 있다. 최근에는 ‘이동식 시추설비’를 통해 한 시추공에서 원유를 뽑아낸 뒤 다음번 시추공으로 신속하게 이동하는 방법도 등장했다. 마크 밀스 맨해튼정책연구소 연구원은 “지금까지의 셰일 붐은 셰일 1.0에 불과했다”며 “기술 혁신과 자동화가 바탕이 된 셰일 2.0이 막 시작되는 단계”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셰일원유 생산량은 일단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서 미국 등 비(非)OPEC 국가의 하루 원유 생산량이 내년 50만배럴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OPEC도 이달 12일 발간한 월간 시장 보고서에서 내년 미국 셰일 원유 생산량이 8년 만에 처음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유가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셰일원유의 생산량 감소가 매우 느린 속도로 진행될 뿐 아니라 유가가 반등하면 언제든지 셰일원유 생산량이 늘어날 수 있어서다. 데이미언 코벌린 골드만삭스 원자재 애널리스트는 “미국 셰일원유업체들의 평균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55달러로 추정돼 유가가 60달러를 회복하는 2017년까지는 생산량이 늘지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생산성 개선으로 손익분기점이 10달러 수준까지 떨어질 2020년에는 다시 세계 원유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글로벌 에너지 리포트] 셰일 원유, 6개월이면 채굴, 첫 해 80% 뽑아…생산 한계

[ 임근호 기자 ] 셰일(사진)은 진흙이 쌓여 굳은 퇴적암의 한 종류다. 모래가 뭉쳐진 사암이나 모래와 자갈이 섞인 역암보다 입자가 작고 고운 암석이다. 셰일원유는 이 셰일층에 섞여 있는 원유를 뽑아낸 것을 말한다. 비용이 많이 드는 탓에 이전에는 채산성이 떨어져 아무도 채굴하지 않았지만 2003년 이후 고유가가 계속되고 채굴 기술이 발달하면서 붐을 이뤘다.

셰일원유를 뽑아내기 위해서는 지하 2~4㎞를 파고들어간 뒤 지표면과 수평으로 뚫고 들어가 수압을 이용해 암반에 균열을 일으킨다. 이를 각각 ‘수평정 시추법’과 ‘수압파쇄법’이라고 한다. 잘게 부서진 암반을 끌어올린 다음 원유만 분류하면 셰일원유가 된다.

셰일원유는 탐사부터 시추까지 6개월 안에 끝낼 수 있는 기동성이 장점이다. 기존 원유를 뽑아내기 위해 평균 20년의 시간과 수십억달러의 비용이 드는 것과 대조된다. 한 번 시추하면 수십년 동안 원유를 뽑아내는 전통적인 유정과 달리 셰일원유는 첫해에 65~70%의 원유가 한꺼번에 나오는 것도 특징이다. 이 때문에 업체들은 지역을 옮겨다니며 시추공을 수십에서 수백개씩 계속 뚫어야 한다.

암반에 균열을 일으키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유럽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가 생산량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셰일원유 및 가스 매장 국가로 추정되지만 수압파쇄법에 필요한 물이 부족한 데다 생산기술이 높지 않아 아직 생산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

 

 기업경영  

 

..........................................................................................................

연합뉴스



이자보상배율 2년 연속 1 미만…영업활동으로 이자도 못갚아

(서울=연합뉴스) 박대한 기자 = 국내 유수의 재벌그룹 계열사들을 포함해 500대 기업 10곳 중 1곳은 이른바 '좀비기업'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좀비기업이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통해 이자나 원금을 갚지 못하고 금융지원에 의해 연명하는 기업을 지칭하는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재무건전성을 진단하는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이자비용)이 1 미만인 곳이 해당되는데 이는 영업이익으로 원금은 커녕 이자조차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좀비기업 퇴출을 위한 전수조사를 추진키로 천명한 상태다.

1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매출 500대 기업을 분석한 결과 2013년과 2014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곳은 모두 49개사로 집계됐다.

1년이라도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을 기록한 기업은 2013년 75개사에서 지난해 85개사로 10곳이나 늘어났다.

이자보상배율이 통상 1.5 이상이면 상환능력이 안정적인 것으로, 1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평가된다.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을 기록한 49개 기업은 지난해 3조9천2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지급해야 할 이자는 4조8천666억원에 달해 이자보상배율이 -0.8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2013년 이자보상배율은 -1.6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은 전년 보다 크게 증가했지만 각사별 영업적자 규모가 줄면서 평균 수치는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 미만인 49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25곳(51%)이 30대 그룹 계열사였다.

현대중공업 계열이 3곳으로 가장 많았고 SK, LG, 한화, 한진, 동부그룹 계열사가 각 2곳씩이었다.

삼성, GS, CJ, LS, 대림, 현대, OCI, 금호아시아나, KCC, 동국제강 등도 1개 계열사가 포함됐다.

기업별로는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남석유화학의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전년 보다 107.4 악화된 -250으로 최악을 기록했다.

이자비용은 5억6천만원에서 3억1천만원으로 45.1% 감소했지만 영업적자는 794억원에서 765억원으로 3.7% 주는게 그쳤기 때문이다.

2위는 물류업체인 유라코퍼레이션으로 지난해 영업적자는 442억원, 이자비용은 5억원으로 이자보상배율은 -84.3을 기록했다.

이어 현대미포조선(-71.7), 쌍용자동차(-67), 현대삼호중공업(-52.3) 등도 영업적자로 인해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계룡건설산업(-4.2), 한화건설(-3.8) 등 25곳도 이자보상배율이 0에 못미쳤다.

영업이익은 내고 있지만 부채 규모가 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도 19곳이나 됐다.

LS네트웍스와 코오롱글로벌, KCC건설은 이자보상배율이 0.1이었고 대한전선·한진해운·한국철도공사도 0.2에 불과했다.

GS건설·티케이케미칼·한라·CJ푸드빌은 0.4, 아시아나항공·하이프라자 0.6, 한화케미칼 0.7, STX 0.8, SK해운·대창·대한항공 0.9, 두산건설·삼동 1.0 등으로 집계됐다.

업종별로는 건설이 12곳으로 가장 많았다. 중동 등지에서 저가 수주한 프로젝트 때문에 수익성이 후퇴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어 석유화학과 조선·기계·설비 업종이 각 7곳으로 공동 2위였고 운송(5곳), IT전기전자·철강(3곳), 공기업·상사·자동차·부품(2곳) 등의 순이었다. 지주사, 유통, 에너지, 식음료, 생활용품, 기타 업종 회사는 1곳씩 포함됐다.

<표>500대 기업 중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 미만인 기업

이데일리

- 30대그룹 계열사도 25곳(51%)이나 포함돼
- 이자보상배율 1미만, 2013년 75곳 작년 85곳 급증
- 건설, 중후장대 업종 많아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출처:CEO스코어 / 단위:억 원
범정부 기업구조조정협의체(위원장 금융위원장)가 가동돼 연내 ‘좀비기업’ 퇴출을 위한 전수조사를 추진키로 한 가운데, 국내 500대 기업 중에서도 10%에 달하는 49개 사가 2년 연속 돈을 벌어 이자도 못갚을 정도로 재무구조가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절반이 넘는 25곳(51%)이 30대 그룹 계열사였다.

2년 연속 영업 적자로 영업이익보다 이자 비용이 훨씬 더 많아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기업도 22개 사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건설사’가 12곳으로 가장 많았고 조선·기계설비와 석유화학 기업이 각 7곳으로 ‘중후장대형’ 기업들의 어려움이 심각했다. 국내 부동산 경기침체에다 중동 등지에서 저가 수주한 프로젝트 때문에 수익성이 후퇴한 결과로 풀이된다.

18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대표 박주근)가 매출 500대 기업에 대해 정부의 중소기업 구조조정 기준인 2년 연속 영업적자 혹은 이자보상배율 1미만을 적용해 본 결과, 이같은 결과가 나왔다.

1년이라도 이자보상배율 1미만을 기록한 기업은 2013년 75개 사에서 작년 85개사로 10곳이나 늘었다.

이자보상배율은 기업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수 있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다. 이자보상배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채무상환 능력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통상 1.5 이상이면 상환능력이 안정적인 것으로, 1.0 미만이면 잠재적 부실기업으로 본다.

2년 연속 이자보상배율 1미만을 기록한 49개 기업은 지난해 3조9259억 원 영업 손실이 났지만 지급해야 할 이자는 4조8666억 원으로 이자보상배율이 마이너스(-)0.8 이었다. 이는 2013년 -1.6에 비해서는 소폭 개선된 수치다. 영업적자 폭이 50.6%(4조254억 원) 줄었고 이자비용도 2.9%(1436억 원) 감소한 결과다.

◇각사 별 영어적자 폭은 개선

작년 이자보상배율 1미만 기업이 2013년보다 크게 늘었지만, 각사 별 영업적자 폭은 줄면서 평균 수치는 개선됐다.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1미만인 49개 기업 중 절반이 넘는 25곳(51%)이 30대 그룹 계열사였다.

현대중공업이 3곳으로 가장 많았고, SK, LG, 한화, 한진, 동부그룹 계열사가 각 2곳씩 포함됐다. 삼성, GS, CJ, LS, 대림, 현대, OCI, 금호아시아나, KCC, 동국제강 등은 각 1곳씩이었다.

◇삼남석유화학이 최악..유라코퍼레이션, 현대미포조선, 쌍용차 등 이름올려

기업별로는 삼양그룹 계열사인 삼남석유화학이 -250으로 최악을 기록했다. 전년보다도 107.4 악화됐다. 같은 기간 이자비용이 5억6000만 원에서 3억1000만 원으로 45.1% 감소했지만 영업 적자는 794억 원에서 765억 원으로 3.7% 개선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2위는 물류업체인 유라코퍼레이션으로 -84.3을 기록했다. 이자비용이 5억 원이지만 영업적자는 442억 원에 달했다.

이어 현대미포조선(010620)(-71.7), 쌍용자동차(003620)(-67), 현대삼호중공업(-52.3)등도 영업적자로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외 계룡건설산업(-4.2), 한화건설(-3.8) 등 25곳도 이자보상배율이 2년 연속 마이너스였다.

영업이익은 내고 있지만 부채가 그 이상으로 커서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도 19곳이나 됐다.

LS네트웍스와 코오롱글로벌, KCC건설은 0.1이었고, 대한전선·한진해운·한국철도공사도 0.2에 불과했다. 이 외에 GS건설·티케이케미칼·한라·CJ푸드빌은 0.4, 아시아나항공·하이프라자는 0.6, 한화케미칼 0.7, STX 0.8, SK해운·대창·대한항공 0.9, 두산건설과 삼동은 1.0이었다.

김현아 (chaos@edaily.co.kr)

...........................................................................................................
 

한국경제

자유경제원 보고서

"끊임없는 도전…시장의 변화 불러와"



[ 김순신 기자 ]
‘참치 김치찌개, 참치 김밥, 참치 샌드위치….’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1982년 한국에 참치캔을 소개하면서 우리 밥상에 새롭게 등장한 음식들이다. 자유경제원은 ‘동원 김재철 회장의 기업가 정신’이란 보고서를 내고 “원양어업 업체였던 동원그룹이 참치캔 가공업에 뛰어들면서 한국 가정의 식단은 대변환을 맞았다. 기업가 정신이 사람들의 삶의 질을 크게 바꾼 대표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끊임없는 도전의 기업가

김 회장이 수산업에 관심을 두게 된 건 고등학교 3학년 때다. 서울대 농과대에 장학생으로 선발된 김 회장에게 고교 은사가 “한국이 발전하려면 자원의 보고인 바다를 개척해야 한다”며 “너 같은 우수한 젊은이가 바다에 미래를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진심 어린 충고에 마음을 바꾼 김 회장은 서울대 입학 대신 국립수산대(부경대 전신) 어로과에 진학했다. 70여년간 이어지는 바다와의 인연이 시작된 것.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을 졸업한 김 회장은 안주하지 않았다. 해무청, 수산시험장 등 안정된 직장을 뒤로하고 원양어선을 선택했다.

원양어선 업체에선 ‘배 타기엔 너무 뛰어난 인재라 얼마 못 가 도망갈 것’이라고 채용하지 않으려 했다. 김 회장은 ‘항해 중 사고를 당해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고 서약하면서까지 억지로 배에 올랐다. 바다에서 사업을 하려면 현장부터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서다. 지남 2호 선장, 고려원양의 최연소 이사 등을 거친 김 회장은 1969년 동원산업을 세워 수산기업가로서 첫발을 내디뎠다.

사업은 순탄치 않았다.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파동이 동원산업을 덮쳤다. 1973년 배럴당 2달러였던 유가는 1년 만에 11달러로 치솟았다. 어로원가의 40% 이상을 차지하던 유류비의 급상승으로 원양업체들은 줄줄이 도산했다. 그러나 김 회장은 이를 기회로 활용했다. 고기잡이에 나서는 기간을 늘리기 위해 과감하게 투자, 영하 50도 이하로 참치를 냉동시킬 수 있는 ‘독항 어업’을 도입했다. 참치를 오래 보관할 수 있게 되자 유통망이 확장됐다. 참치 가격이 높은 일본에 수출하기 시작했고, 위기를 넘어설 수 있었다.

1979년 2차 석유파동 때는 헬리콥터를 탑재한 참치어선(선망어법)을 도입해 어장에 투입했다. 미국 업체들도 상용화에 어려움을 겪던 첨단 어법이었다. 김 회장은 직접 파푸아뉴기니 해역에서 선망어법에 도전했다.

보고서를 발표한 김홍균 서강대 교수(경제학과)는 “김 회장의 승선은 거래처들이 동원의 사업 의지를 믿는 계기가 됐다”며 “문제를 직접 풀겠다는 경영자의 의지가 사업 성공을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참치캔으로 식단 ‘혁신’

원양바다를 정복한 김 회장은 국내 식탁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참치캔을 개발해 식품가공업에 진출하기로 한 것. 1982년 국내 최초의 참치캔이 동원의 이름을 달고 시장에 출시됐다. 초기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사람들은 참치에 대해 알지 못했다. 참치캔은 1인당 국민소득 2000달러 이상인 나라에서만 팔리는 선진국형 상품이어서다.

김 회장은 시장을 직접 만들기로 결심했다. 김 회장이 기획해 1984년 추석 명절 때 내놓은 참치캔 선물세트는 공전의 히트를 쳤다. 백화점을 중심으로 30만개 넘게 팔려 나갔다. 고급스런 음식이란 이미지를 심기 위해 TV 광고, 시식회 등 과감한 마케팅을 펼친 때문이다.

2008년엔 미국 최대의 참치캔 회사인 스타키스트(Starkist)를 인수해 글로벌 정복에 나섰다. 지난해 9월로 동원의 참치캔 판매량은 50억개를 넘어섰다. 김 교수는 “참치캔 덕분에 한국인은 낮은 가격으로 높은 품질의 수산물을 맘껏 즐길 수 있게 됐다”며 “김 회장의 기업가 정신은 동원그룹의 성장뿐 아니라 한국인의 식단 혁신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


한국경제

한국경제 창간 51주년 해외 특별 인터뷰 - 혁신의 길을 묻다

웬델 윅스 코닝 회장 "혁신의 뿌리는 실패에 있다"

코닝도 성공만큼 많은 실패
안정지향적이 되는 순간 기업의 생명력은 끝나

생산을 아웃소싱 안하는 이유는
만드는 법 알아야 새 제품도 개발

창조는 열정, 경영은 냉정의 행위
CEO는 둘 사이 균형 잡아야



[ 이심기 기자 ] “어떤 스마트폰을 쓰고 있나요?”

웬델 윅스 코닝 회장은 대뜸 기자가 갖고 있는 스마트폰을 보여 달라고 했다. 코닝도 미국의 다른 수출 대기업처럼 글로벌 경기 둔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윅스 회장이 보인 반응이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4군요. 제가 손꼽는 모델이죠. 내구성이 탁월합니다. 코닝의 ‘고릴라 글라스(강화유리)’를 장착했거든요.” 윅스 회장은 “전 세계에서 코닝의 기술을 채택하지 않은 모바일 기기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코닝은 강한 회사”라고 말했다. 164년을 ‘장수(長壽)’하며 글로벌 소재 전문 기업으로서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코닝사(社)의 윅스 회장을 이달 초 미국 뉴욕주 코닝시에 있는 본사 회장 집무실에서 만났다.

▷164년의 회사 역사상 최대 위기는 언제였습니까.

“제 경험으로는 닷컴 거품이 붕괴한 2000년대 초였습니다. 당시 코닝의 매출과 수익에 기여도가 가장 컸던 광통신 사업의 인프라가 거의 다 무너졌습니다.”(닷컴 열풍이 한창이던 2000년 8월1일 코닝 주가는 109달러까지 치솟았다가 거품이 붕괴하면서 2달러까지 추락했다.)

▷어떻게 위기를 극복했습니까.

“코닝은 늘 현재 만들어지지 않은 제품과 시장을 준비합니다. 당시 코닝은 LCD(액정표시장치) 기판 유리에 상당기간 투자를 해온 상태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전망이 확실치 않았던 LCD TV 시장에 과감히 진출하는 승부수를 던졌죠.”

▷위기에 대비한 ‘플랜B’를 갖고 있었군요.

“그렇습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와 세계 최고가 되는 것, 이 두 가지가 코닝이 장수기업이 된 비결입니다.”

▷코닝은 어떤 혁신 원칙을 갖고 있습니까.

“세 가지입니다. 첫째는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는 혁신입니다. 휴대폰 터치 기술의 향상과 같은 작은 것부터 최초의 저손실 광섬유, 최초의 CRT(브라운관) 유리 기술, 최초의 촉매변화 기술처럼 산업의 혁신적 변화를 불러온 기술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세계 최고가 되는 겁니다. 코닝 하면 누구나 유리와 세라믹을 떠올리죠. 마지막은 코닝의 소재와 부품을 사용하는 회사가 뛰어난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훌륭한 협력자가 되는 것입니다.”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열풍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긍정적으로 봅니다. 혁신의 일종이니까요. 실리콘밸리는 미국 경제에 활력을 주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창업한 지 6년밖에 안 된 우버(모바일 차량 공유 서비스 기업)의 시가총액이 400억달러로 코닝의 2배에 달합니다.

“그게 시장입니다. 기업이 저평가될 때마다 현명한 투자자에게 기회가 있고, 과대평가될 때는 누군가 이익을 실현해서 재투자할 기회가 있는 것이죠.”

▷코닝과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전혀 다르다는 얘기로 들립니다.

“공통점도 있습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안전 지향적이 되는 순간 기업으로서 생명은 다하는 셈입니다. 위험을 감수하고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혁신에서 보장된 성공이란 없습니다.”

▷코닝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10년을 내다보고 투자합니다. 인류 건강의 미래는 바이오 의약품에 있다는 믿음을 갖고 현재 의약품 유리용기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터치 기술을 한층 개선하는 새로운 소재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섬유와 무선통신 분야 신기술에도 투자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모두가 성공하지는 않겠죠.”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는 것이 가능한가요.

“코닝은 항상 현재의 사업과 상품들에 대한 출구전략을 모색합니다. 일례로 코닝은 지금 LCD 사업을 대체하는 방안을 마련 중입니다. 코닝은 연구개발(R&D) 예산의 20%를 예전에 해본 적이 없는 사업에 투입합니다.”

▷코닝은 상장사입니다. 주주들은 당장의 수익과 주가 상승을 원할 텐데요.

“장기적 성공과 단기적 이익을 조화시키는 균형점을 찾아야 합니다. 코닝은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는 혁신을 시도하고 세대를 넘어 지속 가능한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이 점을 주주들에게 이해시키려고 노력합니다.”

▷주력 사업의 잦은 변화는 생산인력의 재배치와 고용 불안으로 연결될 수도 있지 않습니까.

“코닝은 직원들의 평생직장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이직률도 낮습니다. 다만 사업부 간 이동은 계속 합니다. 지금 생산하는 제품이 없어진다고 해도 직원들에게 ‘미래’가 있도록 하기 위해서죠.”

▷하지만 전환배치 과정에서 노조의 반발이 거셀 텐데요.

“우리는 ‘창조적 파괴’의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오늘 발붙이고 있는 세계가 내일 사라질 수도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이 함께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가 지속될 수 없습니다.”

▷코닝은 연구개발 못지않게 생산라인 설계 등 엔지니어링을 강조한다고 들었습니다.

“코닝은 생산을 하는 기업입니다. 중국 업체에 ‘생산을 좀 부탁합니다’고 하지 않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직접 생산공정을 설계하고 설비를 자체 제작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능력이 중요합니다.”

▷비용이 많이 들 텐데요.

“제품이 뛰어나면 비용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코닝은 누구나 만들 수 있는 ‘미투(me-too)’ 제품으로 경쟁하지 않습니다.”

▷많은 미국 기업이 아웃소싱합니다.

“만약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방식 제조사에 생산을 맡기고 기업이 디자이너가 된다면 이익률은 좋겠죠. 하지만 전혀 다른 제품을 개발하려면 스스로 제조 방법을 알아야 합니다.”

▷기업 혁신에서 리더로서 CEO의 역할은 무엇일까요.

“코닝의 리더십은 특정한 직위나 한 사람에게 편중되지 않습니다. 각자 전문 영역에서 리더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제가 잘 모르는 많은 부문에서 저는 추종자가 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일을 성사시키는 아이디어와 기술의 힘입니다.”

▷하지만 결정에 대한 책임은 결국 CEO의 몫이 아닙니까.

“결정권과 창조적 열정이 만나면 좋은 일이 생기기도 하지만 끔찍한 결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CEO 스스로 견제와 균형이 필요합니다. 창조란 열정의 행위입니다. 반면 경영은 냉정의 행위입니다.”

▷실패로 인한 긍정적 성과도 있을 텐데요.

“코닝은 실패했다고 사람을 쫓아내진 않습니다. 아이디어 대부분이 처음부터 성공을 거두지는 못하기 때문이죠. 혁신은 근본적으로 실패에 근거합니다. 완벽을 기대하는 동시에 실패를 허용하는 문화를 조성해야 합니다. 두 가지 모두 필요합니다.”

▷한국도 차세대 사업에 대한 고민이 큽니다.

“잘하는 것에 집중해야 합니다. 한국은 세계 최저임금으로 1위를 하려는 게 아니지 않습니까. 특정 산업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면 보다 높은 소득의 일자리 기회가 늘어날 것입니다. 다행히 한국에는 좋은 인재가 많습니다.”

■ 코닝은 어떤 회사…

1851년 설립된 소재 전문 기업. 미국 뉴욕주 코닝시에 본사를 두고 있다. ‘세상에 없는 제품을 만든다’는 기업 철학에 따라 164년간 산업용 신소재를 잇따라 선보였다. LCD(액정표시장치) 기판 유리, 모바일 기기용 강화유리 등을 개발한 디스플레이 소재 전문기업으로 알려져 있지만 배기가스를 정화하는 세라믹 담체와 통신용 광섬유 등도 처음 개발했다. 전 세계에 60개 이상의 현지 공장을 운영 중이며, 3만5000명의 임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1973년부터 삼성과 합작사업을 해오다가 지난해 한국 내 합작회사 지분을 코닝이 인수하고 미국 코닝 지분을 삼성에 넘기는 방식으로 지분관계를 정리했다.

■ 웬델 윅스 회장은…

웬델 윅스 회장은 2000년대 초 닷컴 거품 붕괴로 위기에 빠진 코닝을 살리라는 특명을 받고 2002년 44세에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전격 발탁됐다. 당시 광통신 사업부문 대표로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처지였지만, 회사는 ‘실패한’ 그에게 다시 기회를 줬다. 윅스 회장은 인력 감축과 사업구조 개편, LCD TV 유리 등 차세대 제품 출시를 통해 2001년 55억달러 적자를 냈던 코닝을 4년 만에 흑자로 돌려놨고, 2005년 CEO가 됐다. 지난해 코닝의 매출은 102억달러, 순이익은 21억달러로, 윅스가 CEO를 맡은 뒤 각각 2.2배와 3.7배로 늘었다.

△1959년 미국 네바다주 르노 출생 △1981년 펜실베이니아주 리하이대 회계학과 졸업 △1983년 코닝 입사 △1987년 하버드대 경영대학원(MBA) 졸업 △2001년 광통신사업부문 사장 △2002년 최고운영책임자(COO) △2005년 최고경영자(CEO) △2007년 이사회 의장(회장) 겸임

코닝=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

 

   한국경제

채권단, 대우조선에 4조 지원


[ 김일규/도병욱 기자 ]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이 대우조선해양에 4조원을 지원하기로 한 데 대해 조선업계에선 “대우조선이 유동성 부족과 관련한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근본적인 위기 탈출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18일 “대우조선에 긴급자금을 지원하는 것보다 하루빨리 매각해 은행관리체제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며 “힘들겠지만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본질적인 경쟁력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전문성이 없는 은행이 조선사 경영을 맡으면서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는 만큼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채권단 관리를 받고 있는 성동조선해양, STX조선, SPP조선, 대선조선 등에도 똑같은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대우조선을 제외한 이들 네 개 조선사의 지난해 영업손실 규모는 총 7700여억원이다. 금융당국과 국책은행은 이들 조선사에 각기 다른 방식의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지만 시장에선 미진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퇴출만 지연시켜 다른 조선사까지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수출입은행은 삼성중공업과의 경영협력 협약을 토대로 성동조선을 정상화해 조속히 매각한다는 방침이다. 성동조선 정상화까지는 앞으로 최장 4~5년가량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다.

수출입은행이 관리하고 있는 대선조선은 여객선 등 소형 선박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독자 생존을 모색 중이다. 우리은행이 관리 중인 SPP조선은 매각 절차에 들어갔다. 이를 위해 신규 수주를 중단한 상태다.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을 맡고 있는 STX조선은 아직 처리 방향이 결정되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에 위탁경영하는 방안 등이 거론됐지만 해양플랜트 손실 등으로 현대중공업의 사정도 여의치 않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STX조선에 대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해 회생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일규/도병욱 기자 black0419@hankyung.com

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최우영 기자] [조선해양부문 시황 악화 지속 이어 굴착기 설비 중단 등 악재 겹쳐...현대오일뱅크 흑자만 '위안']
본문이미지

7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해당 기간 누적 적자 3조7000억원 가량을 기록한 현대중공업의 흑자전환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3분기 적자를 시현할 경우 8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게 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로 예정된 현대중공업 3분기 실적 발표시 흑자전환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고 있다. 기존 적자 주범으로 지목된 조선해양플랜트 부문의 부진 지속과 함께 건설기계부문 등에서 추가 악재가 발생하고 있어서다.

우선 현대삼호중공업의 반잠수식 시추선 계약 해지에 따른 손실충당금 설정이 3분기에 반영된다. 노르웨이 시드릴이 지난 15일 현대삼호중공업에게 계약 취소를 통보한 선박은 2012년 발주한 제6세대 울트라 반잠수식 시추선이었다. 금액은 5억7000만달러(약 6700억원)로 선수금만 1억6800만달러(약 1750억원)에 달했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설계변경 등의 이유로 2014년말로 잡혔던 인도기일을 맞추지 못했다. 시드릴은 계약조건에 따라 선수금과 이에 대한 3년치 이자에 대한 반환을 주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내부적으로는 시드릴과의 추후 논의에 따라 피해금액을 줄일 수 있다는 판단이지만, 손실 인식시점이 3분기이기 때문에 일단 충당금을 쌓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올해 한 척도 수주하지 못한 해양플랜트를 비롯, 3분기까지 누적 수주실적 역시 적자 지속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현대중공업 조선해양플랜트부문(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올해 3분기까지 91억달러어치를 수주했다. 연간 목표인 191억달러의 47.6% 수준이다.

3분기 신규수주 규모는 24억달러 가량이다. 최근 선수금을 전체 계약금액의 10% 수준으로 지급하는 관행을 고려하면, 3분기에 맺은 계약으로 유입된 현금은 2700억원 가량으로 추정된다.

건설기계부문 역시 실적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 등 신흥국 굴착기 판매량이 급감하며 현대중공업은 이달 19일부터 일시적인 생산설비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 지난 8월 31일에는 건설기계 엔진 개발을 위해 설립했던 자회사 현대커민스엔진 청산을 결의하기도 했다. 청산에 따른 일시적 비용 역시 3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다.

계절적 비수기 영향도 있다. 3분기에는 여름휴가기간이 겹쳐 조업일수가 줄어들었다. 또 추석연휴까지 3분기 반영됐다. 노조에서 진행 중인 부분파업은 참여자 수가 적어 실적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계열사 중 그나마 흑자 기조를 유지하는 곳은 현대오일뱅크인데, 올해 7~8월의 국제유가 하락과 정제마진 감소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현대중공업의 흑자전환은 유가 회복에 따라 해양플랜트 발주가 활성화되기 전에는 요원하다"고 내다봤다.

한편 증권사들은 현대중공업 3분기 연결기준 실적에 대해 390억원 적자부터 430억원 흑자까지 엇갈리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

 

 

  한국경제

정년 앞둔 고참 부장 등 대상
디스플레이·전기, 10% 감축 나서



[ 김현석 기자 ] 삼성전자에 이어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등 삼성의 전자계열사도 인력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정년연장 대상인 선임 부장 등을 포함해 전체 인력의 10% 수준이 구조조정 대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는 △승진 시기가 지난 7~8년차 50대 중반 부장급 △차·과장급 가운데 승진누락자 △저성과자 등을 대상으로 인력 감축을 진행하고 있다. 인사팀이 1 대 1 면담을 통해 안식년을 주거나 협력사 등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영업직 등으로 현장배치하기도 한다. 안식년은 통상 1년이다. 이 기간 월급은 지급하되 근무에서 배제한다. 1년이 지나면 복귀할 수 있지만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실시되는 정년 연장을 앞두고 50대 초·중반 부장급이 집중 타깃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지난 8월부터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경영진단(감사)을 받고 있다. 통상 3개월 정도 걸리는 감사가 끝나면 조직 개편 등이 잇따르는 만큼 다음달부터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회사는 작년까지 인력을 꾸준히 늘려 왔다. 지난 몇 년간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잘 팔리면서 관련 부품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배터리를 제조하는 삼성SDI는 2012년 말 7468명이던 직원 수가 2013년 말 8500명으로 늘었고, 지난해 7월에는 제일모직을 합병하면서 1만1371명이 됐다. 삼성전기는 2012년 말 1만1940명에서 작년 말 1만2738명으로 증가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 LCD(액정표시장치)사업부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합병돼 신설된 지 3년이 지나 2012년 4월 합병 당시 직원들에게 구두약속한 고용보장 기간(3년)이 끝났다. 합병 당시 2만6911명이던 인력은 작년 말 2만6719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올해엔 예년보다 많은 직원이 구조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마케팅 인사 재경 등 본사 지원부문뿐만 아니라 각 사업부 등에서도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다. 국내 마케팅을 맡고 있는 삼성전자 한국총괄은 전체 직원의 15% 수준까지 인력을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


......................................................................................................

 

  한국경제

[ 이심기 기자 ] “부모님이 자랑스러워하는 기업으로 키웠는지가 저의 성공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될 것입니다.”

미국에서 촉망받는 정보기술(IT)기업 넥스트 점프의 찰리 김(한국명 김용철·42·사진) 최고경영자(CEO)는 “세계를 바꾸려고 한 아버지의 이상을 기업경영을 통해 실현하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찰리 김의 아버지는 ‘옥수수 박사’로 불리며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올랐던 김순권 한동대 석좌교수다. 찰리 김은 전 세계 식량난 퇴치를 위해 17년간 아프리카에서 머물렀던 아버지의 헌신적인 모습을 떠올리며 기업활동에 영감을 받는다고 강조했다.

넥스트 점프는 1994년 그가 미국 터프스대 재학 시절에 창업했다. 대학생을 대상으로 쿠폰북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시작해 기업 구매를 대행하는 전자상거래업체로 변신했다.

2000년대 초 닷컴 거품 붕괴 때 직원 4명만 남을 정도로 위기를 맞았지만 지금은 뉴욕 본사 외에 보스턴, 영국 런던에 지점을 두고 200여명의 직원을 거느린 회사로 성장했다. 2008년 이후 유치한 투자금만 4500만달러에 이른다.

그는 지난 16일(현지시간) 맨해튼 윈덤호텔에서 열린 ‘코리안 스타트업 서밋’ 행사에 기조연설자로 나와 21년간의 성공과 실패 스토리를 들려주며 “창업 이후 매 순간이 도전의 연속”이라며 “CEO는 하루 평균 100건이 넘는 결정을 내리며, 이 중 95건 이상 정확한 판단을 내려야 ‘A+’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또 “창업 지원이나 멘토 프로그램의 96%는 실패한다”며 “탁상공론에 그치는 전문가의 조언보다는 자신의 과거 실패 경험을 공유하려는 사람들 얘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

  서울경제

경쟁사·他업종과 '공존 생태계' 구축… 전기차·IoT 주도권 잡아야
신사업 투자규모 천문학적… 기업 혼자 감당 힘들어
美·日 선발주자 추월하려면 국내기업 협력이 필수
기술개발 함께하고 나중에 과실 나누는 전략 필요



지난 7월 일본의 3대 자동차 메이커인 도요타와 혼다·닛산은 자국 내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해 손을 잡았다. 3개사가 오는 2020년까지 수소충전소 운영비 50억~60억엔(약 475억~570억원)가량을 공동으로 분담하는 것이 주요 협력 내용이다.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는 서로 경쟁자지만 수소차 시장을 키우고 다가올 수소경제시대의 주도권을 쥐기 위한 포석이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이 같은 움직임은 통합과 협업을 통해 신사업을 모색하고 신시장을 개척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략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다. 특히 신사업은 위기에 빠진 제조업에 새로운 성장동력이 된다는 점에서 같은 업종 내 다른 기업은 물론 다른 업종의 기업과도 과감한 협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의 길을 함께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최근의 신사업은 투자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어 개별 기업이 혼자 감당하기에는 부담스럽다. 삼성그룹이 차세대 먹거리로 생각하고 있는 바이오의 경우 신약 개발에 무려 10억~20억달러(약 1조1,000억~2조2,000억원)가 들어간다.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분야에 수년간 조 단위의 투자를 하는 것은 리스크가 너무 크다. 이 때문에 진입 초기에는 선행기업의 투자나 협업이 불가피하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시장조사 업체 IHS에 따르면 2020년 세계 친환경차 시장은 하이브리드가 500만대, 전기차가 100만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 전기차는 판매 속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환경 문제에 예민한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급에 사활을 걸고 있다. 폭스바겐 사태 이후 디젤차에 대한 신화가 깨지면서 전기차 수요는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그만큼 전기차가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정부나 산업계 일각에서 "삼성과 현대자동차·LG가 손잡고 궁극의 전기차를 만들어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크게 봐서 이렇지 세부적으로 가면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손을 잡을 수 있다. 전기차는 차체 경량화가 중요한데 포스코 같은 철강회사나 코오롱 등 신소재 개발 회사도 여기에 동참할 수 있다. 이미 반도체와 각종 전자부품은 삼성과 LG가 글로벌 톱 수준이다. 삼성SDILG화학·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고 있는 전기차용 배터리도 국내 기업들이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물론 전기차 자체로는 우리가 상대적으로 뒤져 있다. 지난 2010년 닛산이 선보인 전기차 '리프'는 전 세계 판매량이 벌써 18만대를 넘어섰다. 미국의 테슬라는 전기차 양산에 돌입했고 애플도 2019년께 시장에 뛰어들 예정이다. 중국 토종업체들도 빠른 속도로 전기차 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한발 뒤진 우리가 선발업체들을 따라잡을 수 있는 방안은 협업, 그것도 국내 기업 간에 손을 잡는 것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우리나라에 세계 최고 수준의 기업들이 있는데 이들이 전기차를 함께 만들면 고용이나 국부 창출에 더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기업 동맹이 흔하다. 일본 자동차 3사의 수소충전소 보급을 위한 협업을 비롯해 글로벌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수소차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향후 수소차 개발과 성능 개량에 막대한 자금이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기업들은 이상하게도 자국 기업 간 협업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며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같은 것을 기업들도 고민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는 다른 분야에도 적용된다. 대세로 자리 잡고 있는 사물인터넷(IoT) 분야의 신시장을 개척하기 위해서는 전자업체와 이동통신사 같은 대기업, 중소 가전업체 및 벤처업체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향후에도 제조업은 상당 부분 자동차와 집을 중심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중국에서는 IoT 관련 기술과 기업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며 "국내에서는 삼성 같은 대기업이 표준을 만들어야 우리도 따라 하겠다는 상황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열리게 될 무선충전과 모바일 시대를 감안하면 통합과 협업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업계 관계자들은 실생활과 정보기술(IT), IoT 분야 등에서 대기업이 중소기업이나 벤처를 키워줄 수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 이들과 함께 기술개발을 해 나중에 과실을 나누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개별 기업이 모든 분야에 다 손을 댈 수 없고 혁신성 측면에서는 벤처기업을 따라갈 수 없는 탓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과거 개인휴대통신(PCS) 시절에 핸드폰 충전 규격이 제각각이었는데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을 조율해 단일 충전기를 만들었다"며 "처음에는 기업들이 꺼렸지만 결국에는 소비자 편의가 높아지고 충전의 범용성 때문에 판매도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들이 참조할 만한 협업 사례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서울경제

고용 창출·후발국 따돌리기
선진국 스마트 캠페인 펼쳐
정부, 중기 스마트공장 지원
유망 ICT기업·인력 키워야



일본의 화낙은 갤럭시와 아이폰 등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금속가공설비를 공급하는 업체다. 영업이익률이 36%를 넘나드는 화낙은 자동화 비율을 75%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기존 생산인력을 연구개발(R&D)·고객관리 부문으로 전환시키는 등 스마트 공장으로의 전환에 일찌감치 성공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화낙은 이에 더해 최근 시스코 등과 협업을 통해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공정에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다품종 소량생산으로 대표되는 21세기 제조업 생태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더욱 유연한 스마트 공장으로 진보하겠다는 의지다.

이처럼 선진 제조 업계에는 글로벌 기업부터 중소기업에 이르기까지 스마트 공장 열풍이 불고 있다. 중국·베트남 같은 후발주자와의 비용경쟁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것이 아닌 제조공정 혁신임을 깨달은 선진국들이 앞다퉈 스마트 공장을 확산시키고 있는 것이다. 튼튼한 국내 제조업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토대라는 점에서 미국·일본·독일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스마트 공장 도입을 골자로 한 제조업 혁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가장 선도적인 나라는 독일이다. '인더스트리 4.0'을 10대 미래전략의 하나로 내세운 독일은 민간기업과 정부·학계가 연계해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스마트 공장을 전국에 구축, 전통의 제조업 강호 자리를 지킨다는 전략이다. 유럽연합(EU)은 IoT·가상현실 기술을 토대로 제조공정의 유연화·네트워크화를 달성하고 5년 안에 제조업에서 일자리 600만개를 새로 만들기로 했다. 미국은 해외로 나갔던 생산기지를 다시 끌어오기 위한 국가협의체를 발족했고 일본은 2013년 '산업재흥플랜'을 기획해 스마트 공장을 비롯한 차세대 인프라 구축에 지난해에만 약 1,000억원을 투입한 상태다.

선진 제조국가의 문턱에 들어선 한국도 박근혜 정부 들어 '제조업 혁신 3.0' 운동을 벌이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중견·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 공장 1만개를 보급한다는 게 목표다. 전국에 산재해 있는 노후한 영세기업들을 스마트 공장으로 바꿔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강소기업으로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 사업이 효과를 거둘 경우 2017년 국내 제조업 부가가치율은 23%(2013년)에서 26%로, 시간당 노동생산성은 47달러(2012년)에서 55달러로 증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출발이 늦고 원천기술이 적은 국내 산업계 특성상 아직까지는 스마트 공장 전환 움직임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우세하다. 조윤정 산업은행 선임연구원은 "세계에 스마트 공장 기기·소프트웨어를 공급하는 시장은 독일 지멘스, 미국 로크웰, 일본 미쓰비시 등 '빅3'가 총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선진국과의 스마트 공장 공급기술 격차가 크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업 규모나 업종에 따른 차이도 커 대기업·전자·화학업종의 스마트 공장 전환은 빠른 반면 주조·금형처럼 기초 제조업으로 분류되는 기업들의 스마트화는 매우 부진하다.

업계는 삼성전자·현대자동차 같은 국내 대표기업은 물론 중앙정부와 지역자치단체가 중소기업의 스마트 공장 전환을 지원하면서 유망한 ICT 전문기업·인력을 육성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중소기업의 스마트화를 위한 금융지원 인프라 보완도 절실하다.

박진우 민관합동스마트공장추진단장은 "한국뿐 아니라 독일에서도 스마트 공장의 최종 발전 단계를 제시하지 못한 상태"라면서 "글로벌 제조혁신이 초기 단계인 만큼 정부와 민간기업·학계가 힘을 모은다면 한국도 충분히 스마트 공장 선도국가로 나아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서울경제

日기업 TPP 날개·中은 맹추격
성역 허물고 대표 기업간 협업
세계 1등 제품 개발해야 생존



지난 7일 3·4분기 잠정실적을 내놓은 삼성전자는 표정관리를 해야 했다. 7조3,000억원이라는 기대 이상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4·4분기는 물론 내년 상반기 경영환경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깜짝 실적을 기록했지만 국내 30대 기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 전자와 자동차는 물론이고 조선과 철강·석유화학에 이르기까지 제조업 전반에서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경기 침체가 지속되고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으로 인해 세계 경제는 더욱 움츠러들 것으로 전망된다. 엔저에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타결로 일본 기업은 날개를 달았고 샤오미 같은 중국 토종업체의 성장은 갈수록 위협적이다.

서울경제신문이 만난 많은 기업 전문가들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또 다른 실물위기가 덮쳐오고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위기를 맞은 국내 제조업이 경쟁력을 되찾으려면 최대한 빨리 신사업에 진출해 새 길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역을 허물고 다른 기업과 과감하게 협업에 나서야 하며 사물인터넷(IoT)과 바이오·전기차 같은 분야로 영역을 더 확장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이 중 세계 1등 제품을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하다고 지적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국내 대표 기업 간의 협력'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8일 "삼성과 현대차·LG가 세계 최고의 전기차를 함께 만들어봤으면 좋겠다"며 "전자와 배터리는 삼성과 LG가 가장 잘하고 자동차는 현대차가 글로벌 수준에 올라서 있으니 셋이 함께하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전기차가 나올 것"이라고 제안했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사태 이후 빠른 속도로 전기차·수소차 같은 친환경차 시대로 넘어가고 있음에도 아직 국내에는 전기차 전용 모델이 없다. 전기차는 차체(소재)와 배터리·전자부품·모터 등 모든 분야가 걸쳐진 제조업 기술의 집약체다. 국내 제조업체가 힘을 합치면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협업이나 신사업에 소홀한 결과는 참혹하다. 몰락한 휴대폰 왕국 노키아는 혁신이나 신사업에 대한 DNA가 전무했다. 필름의 최강자였던 코닥도 새로운 사업을 찾지 않다가 쇠락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신사업 개척이야말로 제조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한 방안"이라며 "국내 기업 간 협력도 추진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폭스바겐의 배출가스 사태 이후 빠른 속도로 전기차·수소차 같은 친환경차 시대로 넘어가고 있음에도 아직 국내에는 전기차 전용 모델이 없다. 전기차는 차체(소재)와 배터리·전자부품·모터 등 모든 분야가 걸쳐진 제조업 기술의 집약체다. 국내 제조업체가 힘을 합치면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상징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협업이나 신사업에 소홀한 결과는 참혹하다. 몰락한 휴대폰 왕국 노키아는 혁신이나 신사업에 대한 DNA가 전무했다. 필름의 최강자였던 코닥도 새로운 사업을 찾지 않다가 쇠락했다. 유환익 전국경제인연합회 산업본부장은 "신사업 개척이야말로 제조업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한 방안"이라며 "국내 기업 간 협력도 추진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필기자 susopa@sed.co.kr

서울경제

본격 성과내는 車부품사업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스마트폰 관련 부품을 공급하는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차량용 부품 사업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스마트폰의 성장 정체로 차량용 부품 사업을 새 먹거리로 키우는 이들 기업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차 부품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차량의 전자장비화(전장화)가 가속화하면서 이들의 기술경쟁력은 더욱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기아자동차의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스포티지'와 중형 세단 'K5'에 스마트폰 무선충전모듈을 공급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최신 고급 스마트폰 기준으로 2시간30분 정도면 최대 70%까지 배터리를 충전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LG이노텍은 충전 속도가 더욱 빨라지고 용량도 커진 무선충전모듈을 2~3년 내 시장에 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 역시 차량용 부품 양산을 최근 시작했다. 전자기기의 전기제어를 담당하는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의 차량용 버전을 필두로 차량용 카메라모듈도 공급하고 있다. 여기에다 삼성전기는 무선충전모듈 개발도 막바지에 접어들었으며 이르면 오는 2017년께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납품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소 3년가량 부품의 품질검증을 거치는 완성차 업계 특성 때문이다.

삼성전자·LG전자의 IT 기기를 위한 부품을 주로 생산하던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성숙기에 접어든 스마트폰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 차량용 부품 사업을 적극 육성하고 있다. 이는 그룹 주력 계열사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이기도 하다. LG이노텍의 차량 전장부품 사업 매출은 지난 2010년 1,650억원이었으나 지난해에는 5,325억원으로 세 배 이상 뛰었다. 내년에는 매출 1조원까지 바라보고 있다.

LG그룹이 차량용 부품 사업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삼아 집중 투자하면서 LG이노텍은 관련 분야에서 본격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차량용 전장부품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삼성전기는 아직 차 부품 분야 매출 규모가 크지 않다. 하지만 아직 시장이 전반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향후 두 회사 간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예를 들면 차량용 무선충전모듈도 이제 전 세계에서 상용차 6~7개 모델에 적용한 수준"이라며 "지금은 LG이노텍이 앞선 상태지만 IT 부품 분야에서 선도적 기술력을 보유한 삼성전기가 따라잡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

 

  한국경제

한경 창간 51주년 - 과잉규제에 갇힌 대기업

공공기관 급식·MRO 등 외국계사·일부 중견기업이 독식
LED조명은 결국 업종규제 해제

대형마트 영업 규제했지만 전통시장 매출은 제자리
소비자 불편만 늘어



[ 서욱진 기자 ]
2011~2013년 경제민주화를 명분으로 여러 부문에서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쏟아졌다. 대기업의 사업을 제한하면 반사이익을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이 가져갈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결과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 독(毒)으로 돌아왔다. 대기업이 양보한 ‘파이’가 중소기업이 아닌 외국 기업에 돌아가거나 오히려 파이 자체가 줄어든 탓이다. 재계에서는 △LED(발광다이오드)조명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공공기관 급식시장 △대형마트 영업 등에 대한 규제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고 있다.

○부작용만 낳은 LED조명시장

동반성장위원회는 2011년 11월 LED조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고 대기업의 사업 확장 및 신규 진입 자제 등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삼성그룹이 스미토모화학과의 합작 사업을 포기하는 등 대기업들이 공공 부문 LED 시장에서 철수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에 골고루 혜택이 돌아갈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이후 공공시장에서는 몇몇 중소기업이 시장을 과점했다. 또 소매 LED조명 시장에서는 필립스 오스람 등 외국 기업이 약진했다. 부작용이 커지면서 결국 LED조명은 지난 1월부터 중소기업 적합업종에서 빠졌다.


MRO 규제로 중소기업 부담만 커져

정부가 2011년 공표한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가이드라인’에서 내건 목표는 대기업 MRO의 과도한 이익을 막고 우월한 지위를 통한 불공정거래를 방지하겠다는 것이었다. 공공기관의 소모성 자재 구매 때 중소기업에 우선 계약권리를 주는 법률도 제정했다. 이 결과 삼성은 아이마켓코리아를 인터파크에 매각하고, SKMRO코리아를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등 대기업의 시장 철수가 잇따랐다. 그러나 주인만 바뀐 아이마켓코리아 등이 여전히 승승장구하면서 중소기업의 사업 기회는 많지 않았다. 중소기업들은 오히려 각종 혜택이 많은 대기업 MRO를 이용할 수 없게 돼 자체 구매인력 확충 등으로 비용만 더 들어간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중소기업 설 자리 없는 공공 급식

정부는 2012년 3월 자산 5조원 이상 대기업의 공공기관 급식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지침을 발표했다. 중소 급식업체의 참여를 확대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예상과 달리 아워홈 현대그린푸드 등 대기업이 배제되자 외국 기업과 동원홈푸드 등 일부 중견기업이 시장의 80%를 차지했다. 중소 급식업체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얻지 못하고 있다. 현진권 자유경제원장은 “‘대기업만 떠나면 중소기업이 좋아질 것’이라는 정부의 순진한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준 사례”라고 지적했다.

○실효성 없는 대형마트 규제

전통시장을 육성하겠다는 대형마트 의무휴업 제도에 대한 실효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 월 2회 공휴일을 의무적으로 휴업토록 하는 제도다. 그러나 공휴일에 대형마트가 문을 닫으면 영업할 때까지 기다리거나 규제에서 빠진 하나로마트 등 다른 대형마트에 갈 수 있어 실제 소비자가 전통시장에는 가지 않는다는 분석이 줄을 잇고 있다. 전통시장의 매출은 별로 늘지 않으면서 주말에 쇼핑해야 하는 맞벌이 부부 등 소비자에게 불편만 끼친다는 지적이 많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한국경제
과잉규제에 갇힌 대기업

더 큰 외국계 기업과 역차별



[ 서욱진 기자 ]
기업 규모가 크다는 이유만으로 제한을 가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 시대에 국내 대기업에만 족쇄를 채우는 구시대적 규제라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외국 기업에 비해 역차별을 둠으로써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투자를 억제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정부는 자산과 자본금, 매출액, 고용인원 등이 많으면 많을수록 규제를 더 많이 만들어내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자산 5조원 이상의 기업집단을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하는 것이다. 지정이 되면 지주회사 관련 규제와 상호출자 금지, 계열회사 채무보증 금지, 금융회사와 보험회사의 의결권 제한, 대규모 내부 거래 시 이사회 의결 및 공지 의무 등의 규제가 따라 붙는다. 자산 2조원 이상 기업은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시 3% 이상의 지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자산 외 자본금 등에 따른 규제도 있다. 우선 자본금 1000억원 이상이면 소수주주권 행사 요건을 완화해준다. 이 때문에 소수주주권이 경영 투명성 제고나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 단순히 주주 개인의 고충을 해소하거나 과도한 경영 간섭 수단으로 악용되는 사례가 생겨나고 있다.

가맹사업법은 매출 2000억원 이상 가맹본부에 대해 영업시간 제한과 예상매출액 정보 제공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

또 고용인원에 따라 남녀 장애인 차별 금지, 근로자 편의시설 의무 설치, 산업안전관리자 선임 등의 의무를 줘 기업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에서 세제 지원을 기업 크기별로 다르게 적용했다. 각종 시설투자 세액공제율을 기업 규모별(대·중견·중소)로 차등 적용하고, 신설하는 ‘수입 부가가치세 납부유예 제도’는 아예 중소기업만을 대상으로 했다.

경제계에서는 규모에 따른 규제가 여러 문제를 낳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 대기업은 경제력 집중과 시장진입 규제, 각종 의무 부과 등으로 인해 기업 규모를 키우기 어렵다.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힘든 상황이다. 규제 때문에 투자를 못하게 돼 일자리 창출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고용이 전국경제인연합회 규제개혁팀장은 “단순히 대·중소기업 관계가 아닌 글로벌 경쟁력 관점에서 규제를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

................................................................................................. 

 

한국경제

성역이 된 중소기업 과잉지원

한번 지원 늘리면 못 줄여…정부대출보증 80조 훌쩍
중소기업에 쏟은 나랏돈 253조

과도한 지원이 퇴출 막아…중소기업 17.4% 빚으로 연명
산업 생태계 망가뜨려



[ 이지수 기자 ] 2004년 10월 국제통화기금(IMF)은 한국에 대한 연례보고서를 냈다. 중소기업 분야에서 첫 번째 지적한 것은 과도한 신용보증이었다. IMF는 “대만의 신용보증은 국내총생산(GDP)의 1% 수준이지만 한국은 4%에 이른다. 과도한 보증은 중소기업 부문의 역동성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후 10여년이 지났다. 공공기관의 빚보증은 줄지 않고 오히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위기 때마다 정부가 중소기업 지원책으로 신용보증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신용보증과 함께 중소기업 지원제도도 557개에 이르고, 직접 지원하는 예산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는 나오지 않는다. 중소기업 지원이 과거 농업 지원처럼 성역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과도한 보증 “고용 투자 악영향”

건설자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A사장은 작년까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을 겪었다.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경쟁사가 상식 이하의 가격에 제품을 내놔 수익성을 높일 수 없었다. 알아보니 정부의 저리 자금을 끌어다 쓰며 겨우 살아가면서 저가에 제품을 내놓고 있었다. 결국 이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적정한 이익을 확보할 수 있었다.

A사장뿐 아니라 우량한 많은 기업이 이런 기업들 때문에 골치를 앓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구조를 가능케 하는 주범으로 정부의 과도한 신용공급을 꼽는다. 정부는 1997년 외환위기,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 붕괴, 2008년 리먼브러더스발(發) 금융위기 등 위기 때마다 보증을 늘렸다. 그 결과 지난 9월 말 기준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지역신용보증기금 등 정부의 보증 잔액은 80조6400억원에 이르렀다.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보증을 합치면 100조원에 육박한다. 재계 관계자는 “위기가 수습되면 비상대책 수단으로 쓴 보증을 줄여야 하지만 정치적인 이유로 줄이지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340만개에 달하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모두 반대편으로 돌려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조윤제 전 청와대 경제수석은 “과도한 신용보증 공급은 한계기업의 퇴출을 막아 전체 산업계의 역동성을 떨어뜨린다”고 말했다.

과다한 신용보증은 투자와 고용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정대희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신용보증으로 인해 부실기업의 자산이 늘어나면 정상적인 기업이 고용과 투자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공공기관 보증은 금융산업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국내 중소기업 전체 대출에서 보증을 받은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4.27%에 달한다. 미국 3.0%, 영국 0.37% 스페인 2.8%에 비해 월등히 높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3.7% 정도다. 과도하게 높은 보증 대출은 민간 금융회사들이 기업을 평가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을 막고 있다. 대출금을 떼일 가능성이 낮아 제대로 평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이자도 못 갚는 기업 6곳 중 1곳

정부가 보증 없이 지원하는 직접 금융지원이 부실기업으로 흘러간다는 비판도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014년 회계연도 결산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중소기업청의 6개 융자사업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은 기업 중 17.4%는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좀비기업’이라고 밝혔다. 작년 한 해만 6776억원이 한계기업에 ‘인공호흡기’를 달아주는 데 쓰였다는 얘기다. 이자보상비율 1 이하 기업의 비율은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평균 10.9%였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이자보상비율이 1 이하인 기업에 대한 반복적인 융자 지원은 정책자금에 의존해 생존하는 기업을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청은 올해부터 ‘3년 연속 이자보상비율 1 이상인 기업에 지원한다’는 단서조건을 달았다. 하지만 융자사업 가운데 일부 사업에선 이자보상비율 1 이하인 기업이 30%에 달하고, 2회 이상 지원을 받는 기업도 상당수여서 융자제도 전반에 대한 개선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보증과 직접금융 지원을 포함해 중소기업 지원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동기 서울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수백개에 달하는 중소기업 정책과 그동안 정부가 쏟아부은 수백조원의 자금이 제대로 집행됐는지 점검했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현재 정부와 공공기관의 중소기업 지원사업 수는 550개가 넘고, 그동안 중소기업 지원에 들어간 정부자금은 253조원에 이른다.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중소기업도 123만개다. 그러나 여전히 중소기업들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소기업 정책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이지수 기자 onething@hankyung.com
.................................................................................................

 

서울경제

통합 단기성과 미흡하지만… 삼성물산 주주가치 제고 속도낸다



사업부문간 시너지 부족하고 조직재편 작업 등 느린 진행

실적 약세 이어질 가능성 커 거버넌스·CSR위원회 출범

내년 경영계획 마련 착수 등 주주권익 확대 정책은 순항


삼성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맡게 될 삼성물산이 20일로 통합 출범한 지 50일째를 맞는다. 삼성물산은 회사 합병에 반대했던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에 대응해 "오는 2020년까지 매출 60조원을 올리겠다"며 주주들의 찬성을 이끌어냈다. 이사회 의장을 맡은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역시 "회사 경영의 최우선 목표는 주주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계획도 수립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은 최근 내년도 경영계획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 경영계획안에는 2020년까지 연도별 실적 목표와 실행 플랜이 담길 예정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연말 삼성그룹 사장단 인사와 더불어 삼성물산의 기업 가치 제고 움직임에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에 따른 단기 성과는 미흡=삼성물산은 장기적 관점에서 회사 수익 확대를 위한 다양한 물밑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단기적 측면에서는 아직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실적 측면에서는 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시장에서는 합병 전 옛 제일모직을 기준으로 한 3·4분기 영업이익이 500억원 안팎을 기록해 전년 대비 10%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옛 삼성물산(건설·상사부문)은 3·4분기 1,200억~1,3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 같은 기간 30%가 넘는 낙폭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건설·상사·패션·리조트건설로 이뤄진 삼성물산의 4개 사업부를 따로 떼어놓고 보면 성장 모멘텀이 크지 않다는 게 가장 큰 고민거리다. 오진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삼성물산 실적은 올 4·4분기 이후 내년부터 본격적인 개선세를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문 간 시너지 효과도 아직은 구체적인 청사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회사 합병을 추진하면서 "패션부문이 상사부문의 글로벌 영업망을 활용하는 식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사업부문들이 뿔뿔이 흩어진다는 사옥 이전설(說)이 나오는가 하면 조직 재편 작업도 아직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회사 출범 직후 재무 기능 등을 한데 묶은 전사조직을 출범시켰지만 아직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조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중복사업 통폐합은 물론 구매 기능 등을 한데로 모을 필요가 있어 이 같은 방향의 조직 개편안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연말 사장단 인사가 나오면 이후 조직 개편안도 공식 발표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별도로 조직 슬림화 작업도 진행되고 있다. 삼성물산은 연초 희망퇴직을 실시해 400여명의 직원을 내보낸 데 이어 이달 초 2차 인력조정에 돌입했다. 미리 중복 인력을 솎아내 조직 재편에 부담감을 줄이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주주 권익 확대는 순항=삼성물산이 출범 과정에서 주주들과 약속한 주주권익 확대 작업은 순항하고 있다. 회사의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는 게 목표다. 이에 따라 삼성물산은 거버넌스위원회와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위원회를 이달 초 각각 출범했다. 먼저 거버넌스위원회는 장달중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와 이종욱 국민행복기금 이사장,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등 사외이사 3명과 외부 전문가 3명이 정책 결정 전반의 투명성 등을 검토하게 된다. 이와 더불어 CSR위원회는 김봉영 리조트건설부문 사장과 권재철 한국고용복지센터 이사장, 전성빈 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이현수 서울대 건축학과 교수 등이 이끌 예정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삼성물산의 실험 결과에 따라 향후 주주권익 향상과 투명경영 강화 움직임이 전 대기업들로 확대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

 

  뉴시스



【서울=뉴시스】심동준 기자 = "이제 분석 3.0 시대에 와 있다. 앞으로 빅데이터로 의사결정도 자동화될 것이다."

경영학 3대 구루(Guru)로 불리는 미국 밥슨대학교 토마스 데이븐포트 교수는 "분석 3.0은 모든 데이터를 사용하는 시대"라며 "분석이 생활 속에 스며들어(임베디드) 의사결정도 빅데이터에 기초해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데이븐포트 교수가 말하는 빅데이터 분석은 고도화된 예측, 지시적인 분석까지 가능케 한다.

다시 말해 지금까지 인간이 어떤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과거의 것을 분석해 이를 바탕으로 의사결정을 했다면, 빅데이터 분석은 마치 의사들이 병을 진단하고 약물을 처방하듯이 정보가 자동으로 모여 지시하고 방향성까지 알려준다는 것이다.

분석 3.0 시대는 데이터가 먼저 정보를 제공하고, 분석가가 분석실 밖에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분석가가 밀실 같은 공간에서 작은 크기의 데이터를 다루던 분석 1.0시대, 데이터를 토대로 제품과 서비스의 유의미한 향상을 시도했던 분석 2.0시대와 달리 3.0시대에는 인간이 데이터를 움직일 필요 없이 분석이 자동으로 이뤄진다.

그는 빅데이터 시대에는 누구나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빅데이터의 필요성에 공감하는 리더와 이를 분석할 정량 분석가, 거대한 데이터에서 추출한 내용을 이야기가 되게 만드는 해설가는 물론 현장의 끝단에 있는 빅데이터 아마추어도 기본적인 기술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빅데이터가 각광 받고는 있지만, 스몰데이터라고 불리는 기존 분야를 도외시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입장이다.

대규모의 빠르게 움직이는 '비정형' 데이터가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분리해 내고 분석에 유용한 것은 숫자의 열과 행 등으로 정형화된 스몰 데이터라는 것이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빅데이터는 어떤 제품에 대한 고객 수요를 찾거나 적당한 가격대를 정하는 등 상대적으로 단순한 문제에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인수합병(M&A) 결정이나 신규 시설 투자 등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 등 전략적 결정에는 아직 효과적으로 쓰이기 어렵다고 봤다.

아래는 데이븐포트 교수와의 일문일답.

-과거 한국의 수직적인 구조, 분석 인프라 부족 등을 지적한 바 있다. 지금과 비교해 보면 어떤가.


"그때 말했던 취지는 한국에서 경직되고 위계질서가 강한 조직구조가 혁신적인 의사결정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었다. 빅데이터의 수요를 위축시킬 수 있는 요소라고 생각했다. 의사결정을 할 때 빅데이터보다는 전문성과 경험, 직관에 더 비중을 두는 것 아닌가. 문제라고까지 생각은 안한다. 하지만 빅데이터 수요를 줄이는 것이라고는 여전히 생각한다. 빅데이터는 상품의 수요를 개발하고 수익으로 이어지는 경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내가 본 한국 대기업은 수직적 위계질서 내에서 내부에서 의사 결정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다른 기업은 어떻다고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빅데이터 구축은 체계적이고 빠를수록 좋을 것이라는데 잘못되면 파장이 크지 않겠나. 사고 예방 노력도 병행되고 있나.

"빅데이터는 고도의 분석 수단을 사용하게 된다. 자동화, 네트워크된 경우 잘못되면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런데 확실하게 말하자면, 아직 이런 시스템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이해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5~6년 전 금융위기도 급작스러웠지만, 왜 그랬는지 확실하게 짚어내진 못했다. 에너지 관리 분야에서도 자동화된 의사결정 시스템을 따라가고 있기는 하지만 관리 및 공급 실패가 이전보다 많아진 경우도 있다. 이는 시스템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그렇다고 자동화된 시스템 개발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 MIT에서도 연구소인 '데이터 시스템즈 앤드 소사이어티(Data, Systems, and Society)'라는 기관이 사고 예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빅데이터의 역기능을 방지하기 위해 세계 차원의 감시 거버넌스가 필요하다는 말도 나온다.

"데이터 관련 두려움과 사생활 침해에 관한 소문들이 과장된 측면이 있을 수 있다. 가장 중점 두는 것은 거버넌스를 만들 때 전 세계적 접근법을 취해야한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긍정적으로 변하는 움직임 아닌가 생각한다. 이전에 사기업들이 경제적 목적으로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이런 우려를 잠재우는데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새로운 지배구조를 만들어가자는 게 신선하다고 생각한다."

-빅데이터가 의사결정을 돕는다고 했는데, 정책을 수립하는 것 같은 큰 의사결정에도 쓰일 수 있을까.

"주체가 정부든 기업이든 빅데이터를 활용하려면 고위 지도자층이 빅데이터에 기반을 둔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는 수요를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 다만 정부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나 체제 자체를 어떻게 바꿔야한다는 건 어려운 얘기다. 확실히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게다가 빅데이터가 모든 결정에 도움 되는 통찰력을 제공할 수는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빅데이터가 쓰일 수 있는 좋은 예는 작거나 범위가 좁거나, 전술적이거나, 되풀이되는 결정 등이다. 모든 결정에 영향 줄 수 있는 가장 높은 단계의 결정에는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어떤 제품을 소비자의 구미에 맞출까, 가격은 어떻게 산정할지 같은 저차원적인 질문에 적합하다. 분사를 해야 할지, 신상품에 어느 정도 투자를 해야 하는 지에 관한 전략적 결정에는 (빅데이터가)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자본시장은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다. 전략적인 판단을 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자본시장에서 빅데이터 분석이 효과적이라고 보나.

"한국 금융시장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편이다. 예를 들면 미국, 영국 같은 경우 헤지펀드 같은 금융 투자기구(비이클)이 많다. 이 것들을 활용하면서 발전했고, 앞으로도 활용도가 늘어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빅데이터가 활용 시도가 있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말씀하신 것처럼 투자자 심리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다. 빅데이터를 활용해서 투자 상품을 만드는 것이 초기 단계다. 그래서 투자자 심리가 매도나 매수 결정에서 많은 영향을 미치는 데 그걸 이해하는 것도 초기단계다. 그래도 과거에 없는, SNS라는 대중 심리를 파악할 수 있는 도구가 생겼다고 생각한다. 향후 수십 년간 진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예전만 해도 그런 게 없었다. 야성적 충동(animal spirit)이 투자나 자본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었지만, 알아낼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이런 툴이 등장했다는 것은 흥미 있고, 가슴이 들뜨는 일이다."

-한국의 빅데이터 산업의 미래, 어떻게 보나.

"한국에서 빅데이터가 공급 측면에서는 충분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필요한 역량도 충분하다고 본다. 업계에서도 이미 많은 데이터가 생성되고 있다. 또한 한국인은 근면 성실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 기술도 뛰어나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은 수요가 있을 것인가라는 것이다. 빅데이터에 관심 갖는 리더가 필요하다. 1인 경영체제, 1인 중심의 의사결정을 넘어 팩트 기반으로 넘어갈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그게 한국 빅데이터의 성공을 좌우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의 빅데이터 산업이 발전하기 위한 조언을 해 달라.

"한국은 제조업에서 좋은 성공사례로 꼽힌다. 그런데 빅데이터 관련 산업은 제조와 다르다. 서비스에 중점이 있다. 제조에서 성공을 거뒀던 기업은 빅데이터 관련 산업이 제조업 중심이 아니라는 것 깨달아야 한다.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하고, 어떻게 하면 보다 서비스를 잘 이용하게 할 수 있을지 알도록 해줘야 한다. 한국은 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둘 것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탄탄한 기반이 있고 목적을 세우면 달성하더라.

미국이 소프트웨어와 빅데이터와 기술에서 성공 거둔 건 기술적 역량 때문이기도 하지만, 때론 말도 안 되는 리스크 있어도 추진하려는 점도 크게 작용했다. 한국은 리스크 감내하는 문화가 예전부터 있지는 않았다. 한국은 교육시켜 서울대 보내려하고, 미국은 교육 잘 받지 않은 잡스나 델 처럼 교육을 적게 받은 사람들이 성공하기도 하지 않은가.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기업가 정신을 발현하는 사람들이 많아져야 한다."

s.won@newsis.com

...............................................................................................

 

  한국경제

글로벌 인재포럼 2015 11월 3~5일

인터뷰 / '로봇 공학 권위자' 데니스 홍 美 UCLA 교수

로봇 개발 프로젝트는 인간·사회 이롭게 하기 위한 것
로봇으로 대체 불가능한 창의력·비판적 사고 키워야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에게 실패는 하나의 과정일 뿐



[ 이지훈 기자 ]
“로봇 개발은 인간과 사회를 이롭게 하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로봇은 재난 현장에서 사람을 구하고, 고령화 시대를 맞은 인류의 벗이 될 것입니다.”

데니스 홍 미국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사진)는 18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로봇 연구는 인간에게 행복을 주는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로봇이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고 인류를 위협할 것이라는 가설은 과장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동차가 나오자 정비소 주유소 등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다”며 “로봇의 등장은 파생되는 새로운 직업들을 창출하기 때문에 인재 수요가 오히려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달 착륙 이후 최고 성과를 낸 과학자라는 평가를 받는 로봇공학계 권위자 중 한 명이다.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로봇계의 다빈치’로도 불린다. 그는 세계 최초로 시각장애인을 위한 무인자동차를 개발했다. 2009년에는 ‘과학을 뒤흔드는 젊은 천재 1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홍 교수는 교육부 한국직업능력개발원 한국경제신문이 공동으로 오는 11월3~5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파르나스호텔에서 여는 ‘글로벌 인재포럼 2015’에 참석해 ‘로봇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요’라는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로봇을 연구하고 개발하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로봇을 개발하는 목적은 단 하나입니다. 인간을 이롭게 할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지요. 사회를 이롭게 하고 사람에게 행복을 주는 기술을 개발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2007년 시각장애인용 무인자동차를 개발해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자유와 독립의 계기를 줄 수 있었던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손이 없는 사람을 위한 저가의 의족 의수도 마찬가지입니다. 공사장에서 죽거나 다치는 인부들을 보고 만든 공사장 탐지 로봇도 ‘인간을 이롭게 할 기술’을 고민하다가 개발했습니다. 나는 로봇이 미래의 인류를 구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로봇 과학자가 된 계기는 무엇입니까.

“일곱 살 때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로봇 ‘C3P0’와 ‘R2D2’에 매료됐습니다. 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커서 로봇 과학자가 될 거야”라고 부모님께 말했습니다. 그 이후로 한 번도 로봇 과학자라는 꿈을 버리지 않고 그 꿈을 좇아 여기까지 왔습니다.”

▷최고의 로봇 전문가가 되도록 한 창의력의 원천은 무엇입니까.

“내가 최고의 로봇 과학자라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다만 기존에 아무도 생각하지 못한 새로운 로봇 메커니즘을 만들어내는 아이디어와 창의력을 지녔다는 것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습니다. 내가 가진 상상력의 원천은 호기심과 질문을 허용한 부모님의 영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덕분에 지금도 스스로에게 항상 ‘왜’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게 됐습니다. 사실 내게 로봇 연구는 일이 아니라 취미입니다. 그래서 언제나 즐겁습니다. 실패할 때도 거기서 배워 다음 단계로 나아가죠. 한 가지 불만은 하루가 24시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로봇 시대에 필요한 인재상은 무엇입니까.

“로봇 기술이 발전하면 로봇이 사람의 일자리를 가져갈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은 산업혁명 이후 기계가 사람의 일자리를 대체한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공장의 단순 노동은 자동화 기계로 대체됐습니다. 인공지능의 발달로 새로운 분야에서도 기계와 로봇들이 우리의 일자리를 가져갈 것입니다. 우리가 이런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로봇이 할 수 없는, 로봇이 하기 힘든 분야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로봇의 계산 능력이나 작업 속도를 인간이 따라잡을 수는 없습니다. 대신 인간은 로봇에는 없는 감성, 창의력, 비판적 사고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능력을 더 키우는 인재에게는 더 많은 기회가 열릴 것입니다. 그리고 기존에 없던 좋은 직업이 많이 생겨날 것입니다. 로봇 개발, 프로그래밍, 수리 등이 그것입니다.”

▷폭발사고가 났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 직접 들어간 이유는 무엇입니까.

“지난해 일본 정부가 저를 초청했을 때 목숨을 걸고 후쿠시마 원전 안에 들어갔습니다. 어떤 기술을 개발할 때 그 기술을 사용할 사람들과 환경을 제대로 이해해야만 효과적인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에 내린 어려운 결정이었습니다. 원전 사고 당시 처음 24시간 안에 밸브 하나만 열었더라도 이 같은 재난은 막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방사능 때문에 아무도 이 일을 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개발한 로봇이 재난구조 로봇 ‘토르’입니다. 이런 기술들을 진짜 재난 현장에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합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이기도 합니다.”

▷한국 이공계 학생들에게 관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한국을 방문하면 보통 하루에 약속이 4~5개 있습니다. TV에 출연하거나 강연하는 것도 한국 젊은이들에게 꿈을 심어주고, 이공계가 얼마나 중요하고 보람된 일인지를 알리기 위해서입니다. 가끔 페이스북 등을 통해 즉석 만남을 하기도 하는데, 최대 250명까지 모인 적이 있습니다.”

▷한국의 20~30대에게 전할 메시지가 있습니까.

“한국의 젊은이들이 꿈이 없다고 고민한다는 소식을 많이 듣습니다. 저는 좁은 연구실에서 먹고 자고 매일 실패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따분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낍니다. 그것은 세상의 기준이 아닌 저만의 기준이 있기 때문입니다. 꿈이 있는 사람에게 실패는 그저 과정일 뿐입니다.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고 자기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찾는 것이 먼저입니다. 그리고 그 일이 가치 있는 일이라면 그 꿈을 향해 나아가십시오. 꿈의 소중함을 알면 노력은 수반됩니다. 꿈을 찾고, 꿈을 좇고, 그 꿈을 이루십시오.”

데니스 홍 교수 약력 △1971년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출생 △서울고 졸업 △고려대 기계공학과 중퇴 △미국 위스콘신대 기계공학과 졸업 △퍼듀대 기계공학 박사 △2003~2013년 버지니아공과대 기계공학과 교수 △현재 UCLA 기계항공공학과 교수(로멜라로봇연구소장)

이지훈 기자 lizi@hankyng.com

한국경제

로봇시장 2020년 400억달러


[ 이지훈 기자 ] 미래 기술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아이템이 로봇이다. 로봇 기술의 발전이 앞으로 인류의 생활환경을 크게 변화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로봇산업은 급성장을 거듭해 2020년에는 시장 규모가 400억8000만달러(약 47조4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시장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로봇은 지금까지 산업현장을 비롯해 군사, 의료 분야에서 주로 활약했다. 앞으로는 인간의 모습을 닮은 휴머노이드 등 고도로 발달한 로봇이 등장하면서 원자력발전소,화재 현장 등 위험한 재난 현장에서도 로봇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고령화 시대 지능형 서비스 로봇이 주목받고 있다. 이들 로봇은 몸이 불편한 노인의 손과 발이 돼줄 수 있을 것이란 설명이다.

후발주자인 한국의 로봇기술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사고를 계기로 탄생한 로봇대회 ‘DARPA 로보틱스 챌린지(DRC)’에서 오준호 KAIST 교수팀이 로봇 ‘휴보’(사진)로 지난 6월 우승을 차지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휴보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AIST) 등 세계적인 로봇산업 강자들과의 경쟁을 뚫고 우승을 차지해 큰 주목을 받았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

 

  파이낸셜뉴스

앱으로 음식 시키고 車 수리까지.. 中을 보면 미래가 보인다
中 온라인 고객 10명 중 7명 오프라인 혜택 앱으로 누려 알리바바 등 중국 IT '빅3' 유통업체 손 잡고 시장 선점
텐센트, 카카오 2대 주주 등 한국 진출 카드 꾸준히 검토 국내 업계 벤치마킹 시급해



"알리바바는 오프라인 업체와 융합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 온라인 상거래와 오프라인을 결합한 O2O(온라인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가 차세대 유력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싸게 주문한 물건을 당일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거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른 물건을 온라인 쇼핑몰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게 O2O 서비스다.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배달음식은 물론 차량 및 숙박 공유와 집안 청소, 세탁물 수거, 자동차 수리까지 모든 것을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로 해결할 수 있는 세상이다. 이제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영역구별이 사라졌다. 중국 기업들은 O2O 시장을 적극 공략하며 세계의 주목을 받는 IT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적어도 O2O 산업에서는 중국이 우라니라보다 한 발 앞서고 있는 것이다. 총 3회의 기획연재를 통해 중국의 O2O 시장을 들여다보고, 한국이 O2O 산업의 주도권을 되찾을 수 있는 길을 찾아본다.

<편집자 주>

#1. 중국 인터넷 업계의 양대산맥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지난 8일 온라인.오프라인 연계(O2O) 사업에서 전격 제휴를 선언했다. 이들이 각각 투자한 중국의 대표 소셜커머스 업체 메이투안과 디앤핑의 합병을 결정한 것.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앞서 올해 초에도 각자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택시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콰이디다처와 디디다처를 합병한 바 있다. 세계 최대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 우버가 중국 검색업체 바이두와 손을 잡고 중국 내 서비스를 강화하자 알리바바와 텐센트 역시 연합군을 형성해 적극적인 방어에 나선 것이다.


#.2 중국 벤처캐피털 고비 파트너스는 최근 몇 개월간 문을 닫은 중국 O2O 스타트업이 30~40%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최대 90% 할인쿠폰 등을 남발하며 과도한 가격경쟁을 펼친 탓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알리바바나 바이두, 텐센트 등은 끊임없이 O2O 스타트업을 발굴, 그들의 성장잠재력을 믿으며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O2O 분야에서 우리나라보다 3~4년가량 앞서 있는 중국의 현주소다. 중국의 온라인 소비자 10명 중 7명은 스마트폰 앱 하나로 택시 호출과 자동차 수리, 음식 주문 등 각종 오프라인 서비스를 누릴 정도로 생활 깊숙이 O2O가 자리 잡은 상태다. 이제 막 싹을 틔운 국내 O2O 업체들이 중국을 주목하는 이유다. 즉 우리 경제정책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반면교사로 삼고 있는 것처럼, 현재 중국은 한국의 미래 O2O 산업을 가늠할 수 있는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국내 한 인터넷 업체의 O2O 서비스 개발자는 "최근 중국을 수시로 오가며 그들의 O2O 세계를 직접 체험하며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며 "현지 호텔에서는 룸서비스 대신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음식과 과일 주문은 물론 헤어스타일링과 네일아트까지 받는다"고 전했다. 그는 또 "중국에서는 다양한 분야에 걸쳐 O2O 서비스가 성행하고 있다"며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O2O 역시 지속적으로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전 산업 영역에 걸쳐 더 빠르고 편리한 변화가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IT업계 빅3-유통업체와 손잡고 시장지배력 강화

특히 중국 정보기술(IT) 업계 3인방인 알리바바(전자상거래), 바이두(검색엔진), 텐센트(메신저)는 치열한 O2O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는 동시에 총 100억달러(약 11조4500억원)를 투입, 경쟁적으로 O2O 스타트업(창업초기기업)을 인수하고 있다.

1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IT업계 빅3는 최근 O2O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부터 오프라인 업체 인수까지 보폭을 늘리고 있다. 이들은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기존 오프라인 서비스를 간편하게 제공하는 '온디맨드(주문형) 서비스' 경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국내 택시호출 앱인 '카카오택시'와 배달음식 주문앱 '배달의민족'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알리바바는 지난 8월 중국 전역에 1600여개 매장을 두고 있는 전자제품 유통업체 쑤닝윈상에 46억달러(약 5조5039억원)를 투자해 약 20%의 지분을 확보했다. 즉 쑤닝의 전국 단위 물류네트워크를 알리바바의 물류업체 차이냐오와 결합, 오프라인 유통망을 강화해 최근 급팽창하고 있는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이다.

또 쑤닝은 알리바바의 e-커머스 플랫폼인 티몰(Tmall)에 오프라인 매장 전시제품을 전용으로 판매하는 채널을 개설하고 티몰 고객을 위한 제품 유지보수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알리바바는 쑤닝의 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알리페이 월렛'을 이용해 제품을 구매하도록 지원하게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알리바바는 △전국 배송 인프라 확보 △고객 사후관리 강화 △알리페이 확대라는 1석3조 효과를 얻게 됐다.

바이두는 최근 데스크톱에서 모바일 플랫폼으로 인터넷 산업이 전환되자 주요 수익원인 검색광고 매출을 올리기 위한 매개체로 O2O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소셜커머스 '바이두 누오미', 음식배달앱 '바이두 와이마이', 여행 관련 서비스 '취날' 등을 중심으로 O2O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 특히 바이두는 향후 3년간 누오미에 32억달러(약 3조6275억원)를 투자해 O2O 사업을 집중 육성할 방침을 밝혔다.

중국 최대 상업 부동산 및 유통업체인 완다그룹은 지난해 8월 바이두, 텐센트와 합작으로 전자상거래 기업을 출범시킨 바 있다. 완다그룹 측은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 바이두의 검색 서비스와 연계한 O2O 전자상거래 플랫폼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외서비스 유치&중국 IT 혁신사례 벤치마킹 나서야"

이 가운데 텐센트를 비롯한 중국 최대 유통업체인 뉴월드그룹 등이 국내 O2O 시장 진출 카드를 만지작 거리고 있다.

텐센트는 카카오의 2대 주주로서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뉴월드그룹은 최근 국내 O2O 업체 얍컴퍼니에 220억원이란 거금을 투자했다. 알리바바 역시 꾸준히 한국 진출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국내 한 O2O 커머스 플랫폼 업체 관계자는 "국내 O2O 시장 규모도 약 300조원 규모까지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 많지만 대형 IT 업체들은 아직도 자기 입맛에 맞는 먹거리만 찾아다니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는 O2O 플랫폼으로서 매력적이지만 핵심기술이 없고, 네이버는 지도상 위치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한 온.오프라인 연계에만 집착하고 있다는 게 이 관계자의 주장이다. 또 "기업 내부의 역량을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O2O 시장에서는 유통업계 등 오프라인 업체와의 협력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며 "최근 급증하고 있는 O2O 스타트업들 중에서도 옥석을 가려 활발한 투자와 대형 인수합병(M&A)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조선비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인 알리바바그룹이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유쿠투더우(優酷土豆)' 주식을 주당 26달러 60센트에 전량 인수한다. 매입 규모는 46억달러(약 5조원)에 이른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은 13억 명 인구의 중국 온라인 비디오 시장을 두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됐다고 1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유쿠투더우 모바일 앱/블룸버그 제공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구융장(古永鏘) 유쿠투더우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해 투자자와 이사회 지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융장 CEO는 알리바바 요청에 따라 인수합병 후에도 CEO를 유지하게 된다. 알리바바는 지난해 전략적 투자 방식으로 유쿠투더우 지분 18.3%를 확보했으며 이번에 매입하는 지분은 나머지 81.7%다.




유쿠투더우는 중국 최대 동영상컨텐츠 업체로 총 사용자 숫자가 약 5억 명에 달한다. 아직까지 흑자를 낸 적은 없지만 지난 1분기 기준 중국 온라인 동영상 시장 광고수입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알리바바의 장용 CEO는 인수합병을 발표한 자리에서 “유쿠투더우가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전략의 핵심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디오와 같은 디지털 상품은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판매되는 공산품과 마찬가지로 중요하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지난 6월 알리바바는 미국의 HBO와 넷플릭스를 본 딴 티몰박스오피스(TBO)서비스를 출시했다. SCMP는 “TBO출범 당시에 알리바바가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지 예측이 난무했으나 이번 인수합병으로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 강화 의지가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중국 아이리서치(IResearch)에 따르면 중국 온라인 비디오 시장 규모는 지난해 38억6000만달러(약4조3700억원)에서 2018년 140억달러(약15조8600억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TBO는 바이두의 ‘iQiyi’, 텐센트 홀딩스의 텐센트 비디오, 소후닷컴(Sohu.com), 레쉬 인터넷 인포테크 등과 함께 중국 온라인 비디오 시장에서 경쟁하게 된다. 경쟁업체들이 대부분 무료로 컨텐츠를 제공하는 것과 달리 TBO는 유료가입자를 대상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차이점이다.




로이터통신은 알리바바의 유쿠투더우 인수에 따라 넷플릭스의 중국 진출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넷플릭스는 지난 9월 일본에 진출해 아시아의 교두보로 삼고 한국 중국 인도 시장 진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번 인수금액에 대해선 ‘가치에 비해 싸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유쿠투더우 인수가격을 평가할 때 사용자 1인당 가치를 10달러로 계산했다. 블룸버그는 “페이스북이 2014년 모바일 메신저앱인 왓츠앱을 인수할 때 사용자 1인당 42달러, 구글이 2006년 유튜브를 인수할 때 1인당 23달러를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알리바바의 유쿠투더우 인수 소식이 전해진 16일(현지시각) 뉴욕 증시에서 알리바바와 유쿠투더우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각각 0.29%, 21.9% 올랐다.




[김명지 기자 maeng@chosunbiz.com]

한국경제
'중국판 유튜브' 유쿠투더우 지분 전량 인수
JD닷컴과 제휴…전자상거래 컨설팅 사업



[ 김동윤 기자 ] 중국 인터넷업계 라이벌인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하루 차이를 두고 굵직한 사업 계획을 잇따라 발표했다. 알리바바가 ‘중국판 유튜브’로 불리는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 유쿠투더우의 전체 지분을 인수해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하겠다고 발표하자 텐센트는 중국 2위 전자상거래업체 JD닷컴과 손잡고 전자상거래 마케팅 컨설팅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텐센트가 알리바바의 ‘고유 영토’인 전자상거래 분야 공략을 강화하자 알리바바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외연을 넓혀 추가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리바바, 엔터테인먼트가 새 동력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알리바바는 지난 17일 중국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유쿠투더우의 지분 82.5%를 42억달러(약 4조758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알리바바는 작년 5월 유쿠투더우의 지분 18.5%를 12억달러에 사들였다. 이번 제안은 나머지 지분을 모두 인수해 유쿠투더우를 100% 자회사로 두겠다는 것이다. 알리바바가 제시한 가격은 유쿠투더우의 최근 종가에 약 30%의 프리미엄을 얹은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쿠투더우가 2009년 이후 계속 적자인 점을 감안하면 알리바바가 제안한 가격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키우려는 알리바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은 여전히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속도는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알리바바의 지난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알리바바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세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강화해왔다. 작년 6월에는 홍콩 미디어그룹 차이나비전을 인수했고, 11월엔 중국의 미디어그룹 화이브러더스에 15억위안을 투자했다. 올해 6월에는 월정액 회원제 방식의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 티볼박스를 곧 론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알리바바의 이번 유쿠투더우 인수 제안은 바이두 LETV 소후닷컴 등이 경쟁하고 있는 중국 동영상 스트리밍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것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분석했다. 장융 알리바바 최고경영자(CEO)는 “유쿠투더우와 알리바바가 보유하고 있는 고객 데이터베이스를 결합하면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나올 것”이라며 “온라인 비디오와 같은 디지털 콘텐츠는 향후 알리바바그룹에 전자상거래 못지않은 핵심 상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알리바바 고유 영토 잠식하는 텐센트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텐센트는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텐센트는 18일 JD닷컴과 제휴해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제품 판매를 원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컨설팅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텐센트는 모바일 메신저 ‘위챗’과 ‘큐큐’를 통해 총 14억명에 달하는 월간 활동 사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이들에 대한 빅데이터 정보와 JD닷컴이 보유한 고객 거래정보를 융합해 기업에 전자상거래를 통한 마케팅에 필요한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텐센트는 지난해 3월 JD닷컴의 지분 15%를 인수한 것을 시작으로 전자상거래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11월에는 알리바바에 대항하기 위해 바이두 완다그룹과 손잡고 전자상거래 전문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이 합작사는 올해 8월 온·오프라인 연계(O2O) 전자상거래 플랫폼 ‘페이판’을 선보였다. 차이나데일리는 “텐센트가 JD닷컴과의 제휴를 강화해 알리바바의 고유 영토를 잠식해들어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김동윤 특파원 oasis93@hankyung.com
.................................................................................................

 

파이낸셜뉴스

손바닥에서 거실, 주방으로… 통신사 IoT 전장 확대
초기 TV 연동 수준에서 현재 가전제품 제어 가능 통신-건설사 협력 늘면서 집 전체 제어도 눈앞으로
SK 플랫폼 강화 잰걸음 LG U+, B2C 시장 선점 KT 글로벌 협력 팔걷어


손바닥 전쟁을 펼치던 통신사들이 거실과 주방 등 가정으로 전장을 확대하고 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각종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는 서비스를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아예 아파트 건설사와의 제휴를 추진하는 등 통신사들의 사물인터넷(IoT) 시장 공략의 보폭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들의 홈 사물인터넷(IoT) 서비스가 다양해지고 있다. IoT 서비스 초기에는 스마트폰과 TV를 연동해서 스마트폰 콘텐츠를 TV로 즐길 수 있는 수준의 서비스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 서비스가 발전해서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조명이나 가전제품을 제어할 수 있게 됐다. 최근에는 통신사와 건설사의 제휴협력 추진도 활발해지면서 집 전체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하는 시대도 조만간 열릴 것으로 보인다.

서비스가 다양화되면서 통신회사들은 일제히 미래 먹거리로 홈 IoT를 낙점했다. 이 시장에서 경쟁에 이기려면 각종 장비나 단말 제조사와 건설사들이 통신회사의 홈 IoT 플랫폼에 쉽게 접목할 수 있어야 한다. 이렇게 형성되는 생태계가 풍부한 통신사가 홈IoT 시장의 승자가 되는 것이다.

특히 국내 홈 IoT 시장이 기존 예상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통신사들의 생태계 주도권 경쟁은 더욱 가열되고 있다.

18일 KT경제경영연구소가 발간한 '스마트홈 시장을 선도하는 통신사 홈 IoT'에 따르면 국내 홈 IoT 시장은 올해 10조원 규모를 돌파해 오는 2018년에는 18조9122억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이미 제조사와 건설사들이 사이에선 통신사들이 만든 IoT 플랫폼을 접목시켜 제품과 서비스 가치를 높이고자하는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SKT, '플랫폼 강화' 자체가 전략

SK텔레콤은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는 통신사다. SK텔레콤은 '스마트홈'이라는 브랜드를 지난 5월 선보이면서 도어락(아이레보), 제습기( 위닉스), 보일러( 경동나비엔), 가스밸브차단기(타임밸브) 등을 선보였다. 지난 7월에는 '스마트홈 인증 아파트를 도입하기 위해 정우건설산업과 손을 맞잡기도 했다.

SK텔레콤은 개별 상품이나 서비스를 만든다는 개념을 넘어 '플랫폼' 구축 자체에 전략을 맞추고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취임한 장동현 SK텔레콤 사장이 피력한 '차세대 플랫폼' 혁신을 주도해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해 나가겠단 포부를 밝힌 부분과 맥을 같이 한다.

SK텔레콤 은 특히 기업간 거래(B2B)에 초기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초기에 플랫폼을 강화해 생태계의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의 일활이다. SK텔레콤은 31개 제조사와 함께 41개 제품을 연동해 출시하거나 이미 상용화 한 상황이며, 제품들 중 절반 가량은 오는 2016년 1.4분기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중 SK텔레콤이 직접 생산하는 제품은 없다. 모두 기존 제조사들과의 접촉을 통해 자사 IoT 기술을 접목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일부 건설사들과도 아파트 분양시 홈 IoT 기술을 접목시키는 방법을 논의 중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직접 홈IoT 제품을 양산해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것도 가능한 일이지만 궁극적인 목표인 플랫폼 사업자가 되기 위해서는 생태계를 만들어가는데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며 "최근에는 국내 중견 제조사들을 중심으로 자발적으로 SK텔레콤 스마트홈 브랜드를 자사 제품에 부착해 판매하는 등의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보폭 넓히는 KT, 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홈 IoT 시장에서 B2B 보다는 기업과 소비자간 거래(B2C) 영역에 더 공을 들였었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을 통해 제품을 제작해 자사 IoT 플랫폼을 적용시켜 직접 판매하는 형식을 택하고 있다. LG유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7월 선보인 IoT@홈 서비스가 출시 두 달만에 3만명이 몰리기도 했다. 이 수치는 일 평균 500명 이상이 꾸준히 IoT 서비스를 신청한 것으로, IoT 서비스가 열림감지센서, 가스락, 스위치, 에너지미터, 플러그, 허브 등의 6종임을 감안하면, 판매된 기기수는 수 만대다.

KTIoT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KT는 삼성전자, 노키아, 차이나모바일 등 국내외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참여한 국내 최대규모의 IoT 사업자 연합체 '올레 기가 IoT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가전회사 넘어 건축회사와도 제휴, 전 생활에 스며드는 IoT

통신사들이 IoT를 위해 접촉하고 있는 기업들의 영역이 넓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SK텔레콤은 정우건설산업 등 다양한 아파트 건설사와의 접촉을 늘리고 있다. 그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국제가전전시회(IFA)에 부스를 내고 가전회사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8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건축박람회에 단독 부스를 내고 홈 IoT 제품들을 선보였다.

LG유플러스 류창수 홈솔루션사업담당은 "통신사로서 이례적으로 건축박람회에 참가한 것은 향후 주택 건설 시 홈 IoT가 필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건설사와의 협력을 적극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통신사들은 단순히 가전제품 하나를 제어하는 것이 아니라 집 자체를 언제 어디서나 제어할 수 있는 세상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이 지난 3월 스페일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선보인 개인비서 플랫폼인 '비미 플랫폼'과 스마트폼의 연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개인비서가 내가 도착하기 전에 집안의 각종 가전제품을 스스로 움직여 가장 쾌적한 환경을 구축하는 등 스마트홈과 개인비서 플랫폼의 연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oT 서비스는 나아가 자율주행자동차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보다 더 빠른 속도와 지연시간이 없는 5세대(5G) 네트워크가 구축되면 자동차가 다른 자동차와 도로와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자동으로 주행하는 차량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율주행자동차는 스마트홈과도 정보를 주고받아 집에 도착하기 전에 온도와 습도를 조절할수도 있는 시대가 멀지 않았다.

황창규 KT 회장은 "5G가 상용화되는 2020년에는 자율주행자동차가 움직이는 사무실이 되고 운전면허증은 사라질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수많은 기기가 실시간으로 연결되고 대용량의 데이터가 오고갈 수 있는 5G 통신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허준 기자

..................................................................................................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

 

  디지털타임스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다음 세대의 직업은 미래산업에 있다. 2030년이 되면 우리는 3D프린팅 된 옷을 입고, 개개인을 위해 만들어진 약을 먹고, 드론(무인기)을 통해 물건을 받으며 무인자동차를 이용하게 될 것이다."

세계 최고의 미래학자로 손꼽히는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장(사진)은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일자리의 절반인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로봇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사람이 하는 일을 로봇이 대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통적인 일자리가 빠른 속도로 없어지는 상황에서 우리의 직업과 일상생활은 어떻게 변할 것인가 궁금증이 생긴다.

지난 16일 LG유플러스 용산사옥에서 프레이 소장을 직접 만났다. 프레이 소장은 "직업이 사라진다고 해서 실업자가 생기는 것은 아니다"며 "로봇 때문에 사람이 필요 없어지는 것이 아닌, 미래기술로 더욱 많은 기회가 생기게 될 것"이라며 웃었다. 미래에는 로봇, 소프트웨어가 일자리를 장악한다지만 그것을 조종, 운용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라는 얘기다.

그는 "우리는 생각의 넓이를 넓히고, 기술적 역량을 넓히며 혁신에 대비해야 한다"며 "실제로 지난 30년간 미국에서 생긴 직업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이 창립 5년 이하 기업에서 생긴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그가 꼽은 주목받을 미래산업은 사물인터넷(IoT), 3D프린터, 드론 등 다양한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산업이다. 각각의 구체적인 사례를 함께 보며 프레이 소장은 "3D프린터로 예쁜옷, 개인용 약 등 맞춤형 제품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야구장, 배, 병원 등 엄청난 규모의 건물을 찍어내는 등 여러가지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드론 역시 긴급상황 발생, 농약살포, 우편물 배송뿐만 아니라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서빙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가 내년 말에는 제타바이트(ZB) 시대에 들어설 것으로 예상하며, 앞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컴퓨터가 아닌, 머리에 쓰는 웨어러블 기기 등 다른 기기로 주고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제타바이트는 1조1000억 기가바이트(GB)에 달하는 데이터양이다. 프레이 소장은 "데이터의 급증과 연결이 여러 미래기술의 발전을 촉진하는 동시에 보안, 사생활 보호 역시 중요한 이슈로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 인프라를 극찬하며 '협력'이 미래의 큰 기회이자 자산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과거 빈곤했던 한국이 짧은 시간 내 눈부신 발전을 이루면서 그만큼 국내외에서 치열한 경쟁에 매몰돼왔다는 지적이다. 그는 "제2의 실리콘밸리가 되겠다는 목표는 혼자서 달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서로 의존하고 협력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협력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윤희기자 yuni@
이데일리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지나친 경쟁이 문제다. 협력이 미덕이 돼야 한다.”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 연구소 소장 (사진=김유성 기자)
2014년 기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자살률 1위(인구 10만명당 27.3명) 국가 한국. 한국은 OECD 회원국 34개 국가중 10년째 자살률 1위를 달린다.

세계 최고 수준의 정보통신 인프라에 선진국 문을 두드릴 정도로 생활 수준은 향상됐지만 왜 많은 한국인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까.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은 ‘지나친 경쟁’이 한국인들의 삶을 힘들게 만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2009년 구글이 세계 톱 미래학자로 뽑았던 프레이 소장은 “한국은 경쟁 덕에 압축 성장을 했지만, 이 경쟁 때문에 한국인들의 삶이 피곤해졌다”고 말했다.

16일 프레이 소장은 LG유플러스 사내 강연이후 “IT가 최고 수준으로 발달한 한국에서 자살률이 높은 이유는 뭔가?”라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50년전 세계 빈곤국가중 현재 유일하게 번영하는 나라가 바로 한국”이라며 “각 개인은 물론 기업, 전세계 다른 나라와 경쟁을 했기 때문에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고도 성장기를 지난 현 시점에서는 경쟁보다는 협력에 더 무게중심을 둬야한다고 전했다.

프레이 소장은 “미래 산업에서는 협력과 각 역량있는 개인을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서로간의 협력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경쟁에만 치중하는 우리나라 기업들의 문화에 대해서는 따끔하게 충고했다.

그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지나치게 경쟁을 치중하다보니 타사와의 협력을 두려워한다”며 “기술을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를 여전히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프레이 소장은 “협력을 우선시 하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가야 한다”며 “그래야 제2의 실리콘밸리도 한국 안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자살률을 줄이기 위한 방안에 있어 프레이 소장은 “결국 협력과 커뮤니케이션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이를 실행해야 자신의 삶을 스스로 끊는 경우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이데일리
- LG유플러스 사내 강연
- "일자리 700개중 47% 기계로 대체"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2030년에만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진다. 직업의 47%가 상실된다.”

미래 기술의 발전은 현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축복일까, 재앙일까. 세계 정상급 미래학자 토마스 프레이 다빈치연구소 소장이 이같은 화두를 던졌다. 이데일리가 6월 주최한 세계전략포럼의 메인 연사였던 프레이 소장은 지난 16일 LG유플러스 사내 강연에 참석해 드론·3D프린팅 기술 발달에 따른 미래 산업의 변화 구도에 대해 설명했다. 프레이 소장은 현재보다 빠른 무선네트워크 시대에 기술은 더 고도화되면서 상당수 직업과 이에 따른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다른 학자와 연구소 등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2030년이면 20억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며 “오늘날 대표적인 일자리 700개중 47%가 기계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견했다.

우리 미래는 실업자가 넘치는 암울한 시대일까. 이에 대해 프레이 소장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는 “직업이 사라진다고 해서 우리가 할 일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며 “인간의 능력 범위도 넓어져 인간이 할 수 있는 일 또한 많아진다”고 했다.

예컨대 철도·항공 등 교통 수단의 발달은 인간의 활동 영역을 넓혔다. 통신의 고도화는 세계를 하나의 네트워크로 엮었다. 혁신이 진행되면서 구시대 직업은 사라지겠지만 또다른 영역의 ‘할 일’이 생긴다는 뜻이다.

프레이 소장은 “우리 다음 세대의 직업은 어디에 있을까, 바로 미래 산업에 있다”며 “이 미래 산업을 이끄는 것은 젊은 기업들”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 30년간 새로 생긴 직업 대부분은 설립된지 5년 미만의 기업에서 나왔다”며 “모바일과 앱, 센서 등이 이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같은 변화와 함께 드론, 3D프린팅 등의 신기술은 기존 산업의 판도를 바꿔놓게 된다.

프레이 소장이 예상한 2030년은 센서에 둘러싸인 세계다. 한 사람당 평균 1만개가 넘는 센서에 둘러싸인다. 이 센서들은 상호작용을 하고 엄청난 데이터를 생산·분석한다. 통신과 교통은 지금보다 더 비약적인 발전을 한다. 기업의 근로자는 프리랜서들이 대체한다.

프레이 소장은 “지금 우리는 알 수 없는 기회의 시대에 살고 있다”며 “앞으로 20년간은 역사상 가장 큰 변화를 겪을 것”이라고 말다. 또 “스티브 잡스는 지금 이순간이 당신의 미래에 영향을 미친다고 했다”면서 “아이들의 미래를 밝게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당신들을 지지한다”고 부연했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

 

 

중앙일보

하워드 가드너 미 하버드대 교수는 신간 ?인간은 어떻게 배우는가??에서 심리학과 인지과학을 아울러 지능·문화·배움의 상관관계를 예리하게 파헤친다. ⓒStephanie Mitchell/Harvard University

하워드 가드너(72) 하버드대 심리학과 교수는 ‘다중지능 이론’의 창시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80년대 그가 『다중지능: 인간 지능의 새로운 이해』에서 제시한 이 이론은 당시까지 절대적이라 여겨졌던 IQ(지능지수) 테스트에 문제를 제기하며 보다 폭넓은 관점으로 인간의 잠재능력을 탐구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다중지능 이론을 포함해 교육심리학자로서 그의 관심은 진정한 배움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하면 이를 이뤄 갈 것인가에 집중돼 있다. 최근 한국에서 출간된 『인간은 어떻게 배우는가?』(원제 The Disciplined Mind·사회평론)는 이런 그의 교육철학을 집대성한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학문적 소양을 갖추고 잘 훈육됐으며 비판적이면서도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 문화에 대한 폭넓은 지식을 갖추고 새로운 발견과 대안들에 대해 토론할 수 있는 적극성을 갖춘 사람,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기꺼이 위험을 감수할 사람”(31쪽)을 길러내는 것이 교육의 목표가 돼야 한다고 말한다.

가드너 교수를 e메일로 만났다. 인터뷰를 진행하며 교육심리학자인 김동일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로부터 질문 구성과 답변 해석 등에 자문을 받았다. 가드너 교수는 “한국은 학업의 성취와 성과 면에서 돋보이긴 하지만, 그만큼 스트레스도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며 “자기 자신에게 지나치게 엄격한 한국 학생들의 태도는 자기 파괴적으로 흐를 수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Rose Lincoln / Harvard University
-당신은 일반인들에게 다중지능 이론의 아버지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인간은 어떻게 배우는가?』를 비롯한 주요 저작을 살펴보면 보다 폭넓은 의미로 ‘마음(Mind)의 작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당신의 전체적인 이론 중 다중지능이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다중지능 이론을 개발한 지 30년이 훌쩍 넘은 오늘에도 전 세계에서 다중지능 이론을 문의하는 e메일이 날아온다. 다중지능 이론의 아버지로 인정받는 것에 매우 감사하고 행복하다. 하지만 그 이후 나는 다양한 연구작업을 해왔다. 특히 지난 20년 동안 나는 인간의 존재를 질적으로, 윤리적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하기 위한 ‘더 굿(the good)’에 대해 연구해 왔다. 예를 들면 누가 선한 근로자일까, 선한 시민(성)이란 무엇일까 등이다. 이 연구를 시작하게 된 동기 중에는 ‘다중지능’이 오용된 것도 있다. 한국에서도 이러한 오용의 사례가 있다고 본다. 다중지능이 ‘선한 방향(good way)’으로 사용되지 못한 것에는 이 이론을 발표한 나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다.”

-당신이 연구하는 인간의 마음이란 무엇이며,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마음의 작용은 무엇인가.

“나는 인간의 마음을 광범위하게 이해하고 있다. 물론 모든 정신 활동은 인간의 뇌에서 이루어진다. 하지만 인간의 마음이란 뇌를 훌쩍 뛰어넘어 우리가 사용하는 과학기술 영역, 함께 일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인적 영역, 역사와 문화와 예술의 영역까지도 포괄하는 광의의 개념이다. 지능, 창조성, 리더십, 윤리 그리고 더 나아가 인간은 어떻게 경험으로부터 의미를 학습하는가와 같은 ‘고급’ 인지까지, 인간 인지의 복잡하고 다양한 면들이 나의 관심 분야다.”

-당신의 책은 창조적 능력을 지닌 많은 위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많은 나라와 기업이 창조적인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현대사회에서 창의력이란 과연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창조적인 사람들은 문제를 해결하고, 의문을 제기하고, 사람들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무언가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오늘날의 창조성은 백년 전, 천년 전, 만년 전의 창조성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먼저 우리는 기술, 특별히 디지털 기술로부터 이미 상당한 도움을 받고 있다. 둘째로 우리는 자신과 친밀한 사이든, 낯선 사람이든 혼자보다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를 더 선호한다. 어두컴컴한 다락방이나 동굴에서 홀로 작업하거나 연구하는 창조적 개인의 이미지는 오늘날의 창조성에는 적절하지 않다.”

-이번에 출간된 『인간은 어떻게 배우는가』는 학문적 사고체계를 익히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흔히 기존의 지식체계를 익히는 것은 창의성과는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의 책 『미래 마인드(Five Minds for the Future)』에 이와 관련된 설명이 있다. 창조적이 된다는 것은 고정된 틀에서 벗어난 사고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하려면 우선은 그 틀이 있어야 한다. 인생에서 의미 있는 기간을 통해 습득하고 학습한 훈련된 지식이 그 틀 안에 담겨 있는 것이다. 기존의 지식을 습득하는 데 과도하게 시간을 쏟는다면 역효과를 낳을 것이다. 하지만 과거에 무엇을 배워왔고 어떻게 배웠는지를 알아야 참신하고 독창적(혁신적)이며, 유용하고 흥미로운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한국에도 여러 차례 방문했는데, 한국 교육을 어떻게 보는가.

“한국 학생들은 획일화되고 표준화된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획득하고, 문제풀이에 능하다. 하지만 규격화되고 획일화된 시험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더 뛰어나고 재주가 있는 청소년과 젊은이에게 이것은 엄청난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한국은 학업의 성취와 성과 면에서 돋보이긴 하지만, 그만큼 스트레스도 눈에 띄게 두드러진다. 한국 부모들은 자녀들을 자주 엄하게 대하는데, 아마 그들이 어렸을 때 이런 스트레스를 받았기 때문일 것이다. 내 경험상 한국 학생들은 자기 자신에게도 엄격하며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이런 태도는 어느 정도는 필요할 수 있지만 자기파괴적으로 흐를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한편 동아시아인들은 서양 사람에 비해 창조적이지 않다는 통설이 있는데, 나는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이미 한국 출신의 창조적 예술가, 음악가, 과학자들이 한국과 해외에서 활발하게 창조적 능력을 펼치고 있는 것이 그 증거다.”

-한국 교육의 가장 큰 문제로 입시 문제와 함께 최근 학교폭력 문제가 대두됐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인성교육진흥법이 실행되고 있는데, 당신이 생각하는 인성교육의 핵심은 무엇인가.

“인성교육(Character Education)은 무엇을 해야 하고,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규정하고 훈련시키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즉, 다른 사람에게 거짓말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고, 해를 입히지 말아야 한다 등이다. 하지만 복잡하게 얽히고설킨 일상생활에서 어떤 행동이 적절한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예를 들어 친구가 부정행위를 저지른 것을 알았을 때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이런 복잡한 상황에 처하면 교과서 정답을 듣는 것으론 해결되지 않는다. 위에서 소개한 ‘더 굿 프로젝트’가 주목하는 점도 이 지점이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에서는 ‘툴 키트(Tool Kit)’를 개발해 왔다. 이 툴 키트는 학교폭력, 부정행위, 의미 없는 경쟁 등 다루기 어려운 상황과 딜레마와 씨름하는 학생·학부모·교사들을 돕기 위해 고안된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묻는 것이 아니라 ‘왜’ 사람들은 약자를 괴롭히는가를 성찰해 보고,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공동체에 무엇이 악하고 해로운 것인지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취업률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대학에서 인문학 등 기초학문을 가르치는 학과가 폐지되는 ‘대학의 붕괴’ 현상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이 있을까.

“기초학문과 교육이 본질적으로 왜 중요한지를 지도자들은 알아야 한다. 그것은 직업인으로서나 시민으로서의 자질을 기르기 위해 필수적이다. 학생과 학부모들을 면담할 때가 있는데, 그들에게 교육의 목적을 물으면 ‘취업’이라고 답한다. 그러면 나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일자리가 사라진다면 어떨 것 같습니까?” 과학, 예술, 철학, 역사와 같은 기초학문 교육을 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는 2015년 바로 오늘을 열심히 살 수 있도록 하는 동시에 2020년 혹은 2050년의 세상이 어떻게 되더라도 또한 열심히 살 수 있도록 학생들을 준비시키기 위함이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이 정보를 얻는 방식은 물론이고 필요로 하는 정보의 종류도 변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학교 교육의 의미와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아무리 미래를 예측해 봐도 학교가 있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아이들, 청소년, 젊은이들에겐 동료를 사귀고 시민의 자질을 익히고, 관계 맺는 법을 배우고 사회성을 발달시키는 장소가 있어야 한다. 또 부모가 직장에서 일하는 동안 그들을 돌볼 곳이 매우 필요하다. 미래의 교사들은 코치나 큐레이터 같은 역할을 하게 될 것이며, 정보를 편리하게 제공하는 일은 검색 엔진 같은 기계가 대체할 것이다. 몇 년 전 ‘똑똑한’ 학생 한 명이 이런 질문을 했다. “가드너 교수님, 이제 스마트폰만 있으면 모든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는데, 왜 학교가 존재해야 할까요?”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맞네요. 스마트폰으로 그렇고 그런 모든 질문에 대해 답할 수는 있겠네요. 그러나 정말 중요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을까요?’ 바로 이러한 이유 때문에 학교나 인문학이 영원히 지속할 수 있으리라 본다.”

-다중지능 이론이 발표된 지 30여 년이 됐다. 30년 후에 다중지능 이론은 어떻게 평가받고 있으리라 생각하는가.

“‘다중지능’이 유익했던 것은 모든 사람에게 그들 자신만의 고유의 잠재력이 있다는 희망을 주고, 부모와 교사들에게 아이들을 다르게 보는 통로를 제공했다는 점이다. ‘지능’이란 용어를 복수형으로 만들어 부모와 교사와 아이들이 한 가지 방식 이외의 더 다양한 방식으로 똑똑해질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이든, 놀이든, 무엇이든 내가 열정을 가지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고,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사람들과 조화롭게 최고의 방식으로 그 강점을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 나는 더 이상 ‘다중지능’과 내 이름이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것에 관심도 없고 신경 쓰지 않는다. 하지만 진실로 희망하는 것은 ‘사람은 여러 가지 방식으로 똑똑할 수 있다’라는 것이 상식이 되고, 이 사회의 지혜가 되는 것이다.”

[S BOX] “다중지능 개발” 사교육업체 교재에 혹하지 말라

하워드 가드너 교수의 ‘다중지능 이론’은 인간의 지능이 언어·음악·논리수학·공간·신체운동·인간친화·자기성찰·자연친화 등 독립된 능력들로 이뤄져 있으며, 이런 지능의 조합으로 개인의 다양한 재능이 발현된다는 이론이다. 따라서 인간의 잠재력을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이를 키울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어떻게 배우는가?』에서 그는 자신의 이런 주장이 예기치 않은 여러 오해를 받았다고 말한다.

그의 이론에 비판적인 이들은 그가 엄격한 교육에 호의적이지 않으며, 교육적 기준을 높게 설정하는 것을 회피하고 있다고 말한다. 즉, ‘평가’ 자체에 대해 부정적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가드너 교수는 다중지능 이론은 언어 및 논리수학적 능력만을 강조하는 표준화된 전통적 시험을 비판하는 것이지 교육에서의 ‘기준’이나 ‘엄격함’, ‘기대’를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오히려 다중지능 이론이 주장하는 교육은 “학생과 교사, 개인과 사회, 그리고 독자와 저자에게 더 많은 것을 요구하는” 교육이다.

한국에서 그의 이론은 주로 사교육 업체들에 의해 이용돼 왔다. 그의 이론이 알려진 후 ‘다중지능을 개발시켜 준다’고 홍보하는 학원이나 영·유아용 교구가 인기를 끌기도 했다. 대부분은 아이들 개개인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규격화된 상품이었다.

그는 지난해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과 주고받은 e메일을 통해 자신의 이론이 왜곡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우려하며 “한국의 부모와 교사들은 사교육업체의 다중지능 이론 주장을 거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

 

서울경제

한국기업 구조적 위기… 4대 성역 규제 개혁·좀비기업 퇴출해야
비용·기술 경쟁기업에 밀려… 삼성도 제조업만으론 1등 힘들어
정책 담당자 자리걸고 한계기업 정리·벤처로 자금 지원 돌려야
기업은 자발적 사업재편… 정부도 M&A위한 稅부담 축소 등 필요


권태신(사진) 한국경제연구원장은 18일 한국 기업들이 처한 위중한 현실에 대해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한국 기업들이 비용·기술 등에서 경쟁 기업들에 비해 갈수록 밀리면서 일시적인 위기가 아닌 '구조적인 위기'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한국 경제에 병이 난 상황에서 정책결정권자들이 책임지고 4대 성역 규제 개혁, 좀비기업 퇴출 등 근본적인 처방을 내놓아야 하는데 '연명'에만 신경 쓰고 있다"며 "목숨(職)을 걸고 일하는 공무원이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상황 변화에 대응해 산업재편에 나설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제도를 개선해주고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원장을 서울 여의도 한경연 집무실에서 만나 최근의 화두를 들어봤다.

권 원장은 우리 기업이 처한 현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그리고 현금장사하는 대형 유통업체들을 제외하고는 30대 기업 중 제대로 돈을 버는 곳이 없어요. 그나마 삼성전자가 선전하고는 있지만 하드웨어 제조업 위주입니다. 이에 반해 애플·페이스북·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정보통신(IT) 기업들은 소프트웨어에서 고수익을 내고 있어 삼성과는 차이가 커요. 삼성전자가 제조업만으로 1위 자리를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현대차 역시 매년 반복되는 노사 갈등으로 현 상태로는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습니다. 간판업종이었던 철강·조선·석유화학은 이제 공급 과잉으로 구조조정 대상이 돼 오히려 우리 경제의 부담요인이 되고 있어요."

특히 중국 기업들의 추격은 한국 산업 기반을 잠식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 원장은 "중국은 공산당의 지도 아래 산업구조 재편이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중국에 중간재를 수출하면 이를 중국이 조립·가공해 해외에 수출하는 식이었는데 이제 중국이 저임금과 기술력을 앞세워 중간재 생산역량을 급속하게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같이 서서히 식어가는 한국 경제의 엔진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4대 성역 규제를 수술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이와 동시에 좀비기업들은 과감하게 구조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권 원장은 수도권, 중소기업 보호, 대기업, 환경 등과 관련한 규제를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정부와 정치권이 건드리지 못하는 '4대 성역 규제'로 지목했다.

"중소기업에서 대기업이 되면 총 240여개의 규제를 받게 됩니다. 이 같은 규제는 중소기업을 보호하는 게 아니라 중소기업의 숫자만 늘려 결국 대부분의 중소기업이 피해를 보게 됩니다. 대기업에 대한 규제와 기득권 중소기업에 대한 보호를 늘리다 보니 균형 잡힌 산업발전이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는 "경제를 인체에 비유하면 중견기업과 대기업이 대동맥이라고 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는 대동맥은 얼마 안 되고 실핏줄만 숫자가 엄청나게 많은 기형적인 구조"라고 진단했다. 기업의 숫자로 보면 현재 중견기업과 대기업을 합친 숫자 대비 중소기업 수가 0.1대99.9 수준이다. 이에 반해 독일은 중견기업과 대기업의 숫자 비중이 10%, 중소기업이 90% 수준이다. 권 원장은 "나도 해봤지만 공무원은 규제가 있을수록 좋다"며 "그러나 이제는 공무원들이 판단해서 기업들한테 뭐는 되고 뭐는 안 된다고 지시하는 것은 전근대적 사고이며 공무원들 손에 규제를 맡겨서는 안 된다"고 일갈했다.

권 원장은 갈수록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는 좀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도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공무원들이 부실기업 정리하려고 하면 그 기업과 원수가 되고 국회의원 압력 때문에 힘들어요. 또 정권이 바뀌면 나중에 책임 추궁을 당할까 봐 두려워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무도 손에 피를 안 묻히고 후임자에게 이월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청와대와 정부부처의 수장 등이 총대를 메고 비난을 받더라고 구조조정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아서 신속히 구조조정에 나서야 합니다."

권 원장은 특히 신용보증제도에 대한 수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신용보증제도를 통해 10~20년씩 연명하는 부실기업이 많다"며 "창업 초기 어려울 때 한 5년 정도 정부가 지원해주는 것은 필요하지만 그 이상 해준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실기업에 들어가는 정책자금을 끊고 이를 벤처기업으로 돌려야 유망한 신사업이 발전한다"고 강조했다.

기업들에 대해서도 과감한 변신을 주문했다. 그는 기존 제조업으로 한계에 봉착한 상황에서 첨단산업으로 변신한 제너럴일렉트릭(GE)과 소프트뱅크를 예로 들었다. 권 원장은 "GE의 경우 지난 15년간 제프리 이멀트 회장이 1,000억달러어치 회사를 팔고 샀다"며 "그 과정을 통해 GE는 가전회사에서 첨단 제조업과 소프트웨어 등으로 사업 업종을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제조업체들도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M&A)을 통해 신사업으로 재편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제는 정부가 기업들이 산업재편을 위해 과감한 M&A에 나설 수 있도록 세제와 행정지원을 제대로 해주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해 사업부와 자산을 사고팔 때 막대하게 부과되는 세금이 대표적인 걸림돌이다.

"오래된 사업을 팔다 보니 매도기업 입장에서는 양도세가 어마어마하게 나오고 매수기업 입장에서도 취득세와 등록세 부담이 커요. 당장 세금이 수백억, 수천억원씩 나오다 보니 기업들이 구조조정을 위한 M&A를 하고 싶어도 못합니다. 사업을 전환할 때 이 같은 세금 부담을 줄여주고 행정 절차를 간소화해줘야 합니다."

권 원장은 이 같은 현실을 감안해서라도 '기업 활력 제고를 위한 특별법(원샷법)'의 조속한 국회 통과와 시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에 계류 중인 '원샷법'이 기업에 대한 특혜라는 이유로 심의가 계속 늦어지고 있다"며 "가급적 빨리 국회를 통과시켜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사업재편에 나설 수 있도록 길을 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경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