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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경영 정보모음 2015-692

구봉88 2015. 10. 26. 07:04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5- 641호.   2015.   10.   24)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1.한국은행, 3분기 실질GDP 전분기比 1.2% 성장…'5년3개월來 최고'

  2.[토요 FOCUS] 제16회 세계지식포럼 10대 메시지

  3.TPP가입 못한 중국 인도 인니...EU에 러브콜

  4.시진핑 "中·英문화 환상적인 화학반응"…캐머런 총리와 '펍 회동'도

  5.한손엔 SNS, 한손엔 오일머니… '칼리프 제국' 부활 노리는 IS

 

기업경영

  1.LG화학, 세상에 없던 소재로 '글로벌 톱10' 도약

  2.구글·아마존·MS '깜짝 실적'…IT '빅3' 승승장구 비결은?

  3.Best Practice - 알디

  4.Let's Master - 노동개혁 대응법 (3) 정년연장

  5.[LGERI 경영노트] 떠나려는 고객을 붙잡는 서비스

  6.'주목받는' 실리콘밸리 삼성GIC…"이재용 시대 M&A 가속화할 것"

  7."벼랑에서 밀면 새는 날아오른다"…위험 처해봐야 숨은 힘 드러나

  8.컴퓨터 제조 공급망 혁신으로 한때 세계 PC시장 제패…이젠 클라우드 기업 '승부수'

  9.삼성 미래 新수종 `바이오사업` 본궤도

  10.전자·전기·SDS…삼성 IT계열사 약진

  11.슈미트 알파벳 회장 2년 만에 방한…한국서 신규사업 기회 찾나

  12.화웨이, 3분기 中시장서 점유율 1위…샤오미 제쳤다

  13.MBK파트너스, 2년간 1조원 투자…’진짜 홈플러스’ 도약 적극 지원

  14.삼성 '동남아 가전 기지' 베트남으로 일원화

  15.엔진서 페달까지… ECU 업그레이드로 잡음 '싹' 성능 '업'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1.음악 유산도 부모의 올인도 없다 …‘클래식 신인류’ 조성진

  2.대선 꿈 접은 바이든… “힐러바마의 시대 열렸다”

  3.[파워정치인]원희룡의 '지속가능한 신성장동력' 제주 실험 

 

국내외  경제.산업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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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 채선희 기자 ] "내수 골고루 좋아지며 성장 견인…수출 성장기여도는 여전히 '-'"

출처-한국은행

국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1%대를 회복하며 5년여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23일 3분기 국내 실질GDP(속보치)가 전분기 대비 1.2% 성장했다고 밝혔다. 6분기만에 1%대 성장세를 회복한 것으로, 성장률(1.2%)은 2010년 2분기 1.7%를 기록한 이후 5년3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로는 2.6% 성장했다.

한국은행은 내수가 전반적으로 회복세를 나타내며 성장을 이끌었다고 내다봤다.

박민수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국민계정부 과장은 "소비가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서 점차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라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등이 모두 증가세를 확대하면서 성장을 견인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 투자 등 내수가 골고루 좋아지는 모습"이라며 "다만 글로벌 경기 둔화가 지속되면서 수출은 여전히 '마이너스(-)' 성장기여도인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부문별로 살펴보면 민간소비는 내구재와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전분기(-0.2%)대비 1.1% 증가 전환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어나면서 전분기(1.6%) 대비 4.5%나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가 늘어나면서 2.0% 성장했고 지식생산물투자는 소프트웨어 투자를 중심으로 0.2% 늘어났다.

수출은 액정표시장치(LCD), 화학제품, 선박 등이 줄면서 0.2% 감소한 가운데 수입은 석탄과 석유제품, 전기, 전자기기 등이 늘어나면서 1.3% 증가했다.

경제활동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의 성장세가 둔화된 가운데 전기가스수도사업과 건설업은
큰 폭으로 늘어나고 서비스업은 증가세를 회복했다.

제조업은 반도체와 휴대폰이 선방하면서 0.1% 증가했고 전기가스수도업은 7.9% 성장했다. 8~9월 중 평균기온 상승으로 전력판매량이 늘어나고 발전단가가 낮은 원자력발전 비중이 높아진 영향을 받았다.

건설업은 건물건설을 중심으로 5.3% 증가했다. 서비스업도 1.0% 성장하며 회복세를 나타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로 전분기 감소했던 도소매·음식숙박업,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 등이 모두 증가 전환했다.

한편 국민들의 실질구매력을 보여주는 소득지표인 실질국내총소득(GDI)은 전분기대비 1.0%, 전년동기대비 7.1% 증가했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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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 FOCUS] 제16회 세계지식포럼 10대 메시지

'새로운 시대정신을 찾아서'를 주제로 사흘간 열린 제16회 세계지식포럼이 22일 막을 내렸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티머시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 폴 케네디 예일대 교수를 비롯한 세계적 리더와 석학들이 포럼 기간에 쏟아냈던 새로운 시대정신을 위한 해법을 10대 메시지로 정리했다.

1. 개혁은 지옥같은 싸움

"개혁은 박수를 받으며 시작하지만 추진에 들어가면 지옥 같은 싸움이 시작된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기조연설을 통해 한국의 구조개혁에 대한 시사점을 남겼다. 처음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면 많은 사람들이 지지하지만, 막상 각론으로 들어가 개혁이 구체화하면 이익집단들의 거센 저항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 같은 저항 속에서도 개혁은 묵묵히 추진해야 한다는 게 그가 밝힌 메시지의 핵심이다. 그는 "아무리 저항해도 언젠가는 변화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변화를 막는 것은 결국 시간을 놓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2. 인구절벽, 공동체 위기

인류공동체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과제가 낮은 출산율로 인한 인구절벽의 도래다. 세계적 인구학자 해리 덴트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강력한 출산 장려 및 은퇴 연령 연장, 노인 근로 장려, 이민자 포용 정책 등을 제안했다. 그는 특히 한국에 대해 "2018년 인구절벽을 경험할 마지막 선진국"이라고 예측했다. 이미 인구절벽을 맞은일본이나 독일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작년 기준으로 1.21명에 불과한 합계출산율을 끌어올리는 작업을 시작해야 하고, 고령화로 줄어드는 소비 진작을 위해 은퇴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3. 中성장에 달린 세계경제

3%대 초반에 불과한 글로벌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또 한 번의 위기를 피하려면 중국의 견조한 성장세가 뒷받침돼야 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 시각은 크게 엇갈렸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중국은 경착륙도 아니고 연착륙도 아닌 난착륙(Bumpy Landing)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루비니 교수는 그러나 한국 등 신흥 국가들에 미국 금리 인상보다 중국의 난착륙이 훨씬 큰 위험 요소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반면 인구학자 해리 덴트는 중국을 향해 "세계 최대 버블 국가"라며 "버블을 더 키우지 말고 조기에 터뜨리는 게 낫다"고 말했다.

4. 소유 대신 '공유'하는 시대

집과 차는 물론 지식까지 공유하는 공유경제의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2008년 로런스 레시그 하버드대 교수가 제시한 '공유경제' 개념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에어비앤비로 호텔 대신 '남의 집'에서 숙박을 해결하고 카셰어링으로 차를 사지 않고도 필요할 때마다 편리하게 이용한다. 프랑스·포르투갈 등 국가에서는 이미 기존 제도와 규정마저도 공유경제에 맞게 변화하고 있다. 네이선 블레차르지크 에어비앤비 공동창업자는 "공유경제의 시대에는 신용(Credit)이 아닌 평판(Reputation)이 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5. 행복찾기 열풍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인 기시미 이치로 씨와 고가 후미타케 씨는 이 시대의 행복을 위해서는 미움받을 용기를 갖고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 어느 시대보다도 일생 동안 만나는 사람들 숫자가 방대해져 대인관계로 고민하는 사람 또한 많아졌지만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사람과의 관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미국 하버드대에서 행복 열풍을 일으킨 탈 벤샤하르 심리학과 교수는 "당연한 것처럼 보이던 사람과 주변 환경이 사라지기 전에 소중함을 깨달아야 한다"는 행복론을 펼쳤다.

6. 가속화되는 G2 패권 경쟁

G2(미국·중국)는 과연 협력할 수 있을까. 슈퍼차이나 등장으로 미국 중심의 국제사회 질서가 흔들릴 조짐이 보이고 있다. 미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앞세워 아시아 지역의 경제패권까지 장악하려 하고 있다. 중국은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으로 국제금융시장을 주도하겠다는 태세다. 유럽, 아시아 그리고 아프리카까지 연결하는 일대일로를 통해 중국식 제국주의의 욕망도 드러내고 있다. 티에리 몽브리알 프랑스 국제관계연구소장은 "미국과 중국이 똑똑하다면 서로 주도하는 AIIB와 TPP에 상호 가입해 협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국 양국이 협력해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지만 주도권 싸움이 관건이다.

7. 전통산업 흔드는 사물인터넷

사물을 연결하는 사물인터넷(IoT)이 발달하면서 전통 산업들이 새롭게 개조되고 있다. 마티위 판 빌선 IBM 아태지역 총괄 대표는 "예전에 정보기술(IT)은 전통 산업군에서는 후방 지원만을 했었다"며 "이제는 IT 발전이 전통 산업의 구조 자체를 뒤흔들고 있다"고 밝혔다. 자동차 산업이 대표적이다. 미래의 자동차는 모든 자동차가 인터넷으로 연결된다. 운전자들에게 교통체증 지역, 사고 지역, 날씨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해준다. 모건스탠리는 자동차를 연결하는 IoT가 실현되면 연료 절감, 생산성 증가, 자동차 사고 최소화 등을 통해 총 1조3000억달러(약 1480조원)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8. 평가 엇갈린 아베노믹스

아베노믹스에 대해 경제전문가들은 절반의 성공이자 실패라고 평가했다. 하마다 고이치 예일대 명예교수는 "2012년 말부터 시작된 아베노믹스 이후 일자리도 늘어나고 물가도 점차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리처드 쿠 노무라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금 아베노믹스가 시작됐으니 최소 10년은 더 기다린 뒤에 평가를 내려야 한다"고 유보했다. 반면 대니 라이프치거 조지워싱턴대 국제경영학 교수는 "일본이 미국이나 유럽보다 강력한 양적 완화를 했지만 투자는 전혀 늘지 않고 있다"며 "창업과 혁신이 일어나기에는 기존 산업의 진입장벽이 높고 여성 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이 낮아 장기적 전망이 어둡다"고 실패로 규정했다.

9. 원아시아 경제통합 기대감

"경제통합 수혜에 대한 요구가 아시아 국가들 간 통합을 의미하는 '원아시아(One Asia)'를 이끌 것이다." 아세안 주요 언론사 편집장은 역사, 문화, 언어 등 통합의 걸림돌이 있지만 경제통합에 따른 이득을 서로 공유할 수 있기 때문에 '원아시아'는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필리핀 마닐라불러틴의 이사벨 드 레온 편집장은 "필리핀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놓고 중국과 분쟁을 벌이고 있지만 경제적으로는 막대한 투자자인 중국과 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태국 방콕포스트의 우메시 판데이 아시아 포커스 편집장은 "치앙마이 이니셔티브 등 아시아 국가들 간 협력은 그동안 진행돼왔다"고 전했다.

10. 공유·협업의 디지털 시대

번영을 가져오는 건 기술이 아니라 사람이다. 미래는 예측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달성해야 할 대상이다. 미래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노력하는 대로 만들어진다. 돈 탭스콧 탭스콧그룹 CEO는 디지털 시대 번영을 위해서 인류는 네트워크를 통해 단순히 정보를 주고받는 게 아니라 가치를 주고받아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의식을 공유할 수 있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맞는 '새로운 사회적 계약'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나아가 "기술 진보로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의 양이 줄어든다면 그 일은 골고루 공유해야지 독점돼선 안 된다"며 '신사회계약'에 부의 편중성을 막는 방법이 제시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병득 기자 / 송성훈 기자]

 


#G2:글로벌 룰세팅 중국 세션.

세계지식포럼 둘째날인 21일 미국과 중국 패널끼리 2대2로 갈라져 치열한 설전을 벌이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중국 측 패널들은 미국 중심으로 돌아가는 국제사회의 룰은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미국 측 패널은 중국이 경제성장을 등에 업고 국제사회에서 무리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고 몰아붙였다. 청중 한 사람이 손을 들었다. "그럼 우리는 어느 나라랑 친해져야 하는가?" 후안강 칭화대 교수는 "(정치권과 달리) 양국 과학계에서는 이미 많은 공동 협력연구로 성과를 내는 등 엄청난 시너지를 내고 있다"며 "양국이 충돌이 아니라 협력에 나선다면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이 어느 한쪽을 택할 필요가 없게 된다"고 말했다.

#세계를 움직이는 도시들 세션.

지난 20일 서울시와 도쿄도 두 수장이 손을 맞잡았다.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도지사와 박원순 서울시장은 즉석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 기간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두 도시를 함께 방문하는 공동 관광상품을 만들고, 서울시도 공용 자전거에 도쿄올림픽 홍보 스티커를 붙이는 등 홍보를 함께하자는 데 합의했다.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도지사는 "양국 관계가 아무리 안 좋아도 도시가 협력해 나간다면 갈등과 분쟁 억지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도가 없던 시절. 우리는 별을 보고, 길을 찾고 항해를 했다. 한 시대를 관통하고 이끄는 시대정신(Zeitgeist)은 길을 잃지 않게 해주는 별과 같은 것이다. 지난 20일부터 사흘간 서울 신라호텔과 장충체육관에서 230여 명의 글로벌 리더와 석학들이 '새로운 시대정신을 찾아서(Mapping the Zeitgeist)'를 대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제16회 세계지식포럼은 '별'을 찾기 위한 노정이었다.

지금 세계는 기존 글로벌 시스템을 유지해온 패러다임이 힘을 잃어가고 국가 간 힘의 역학관계에 근본적인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석학들은 이 같은 불확실성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시대정신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대정신에 대한 철저한 분석 없이는 임기응변식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대정신은 독일 철학자 게오르크 헤겔의 '역사철학강의'에서 유래했다. 헤겔은 어느 시대(Zeit)를 규정 짓는 정신(Geist)이란 것이 존재하며 개인이 시대정신을 뛰어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정의했다.

20세기 초 시대정신은 민족주의였다. 냉전시대로 접어들면서 자본주의와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의 대립이 바로 시대정신으로 수년간 자리 잡았다. 소련 붕괴 후 미국 독주시대가 열렸고 이 시기의 시대정신은 신자유주의와 세계화로 귀결됐다.

이런 시대정신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시대정신의 큰 흐름을 파악하는 것은 가능하다는 것이 석학들의 진단이다.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는 "냉전시대 종식 후 세계는 초강대국 간 경쟁을 끝내고 평화로운 시대를 맞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며 "지금 세계는 어떻게 해야 평화를 촉진하고 국가 간 협력을 도모할 것인지 길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 길을 찾는 것이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이번 포럼에 참가한 글로벌 리더들과 석학들에게 '혼돈의 시대를 이끌 시대정신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라는 공통 질문을 던졌다. 글로벌 석학들은 2차 세계대전 종식 후 국가 간 갈등과 반목을 일으키는 경쟁의 시대를 접고 공영하고 협업하는 시대로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권과 국가 간에 큰 갈등이 여전하지만 도시끼리 교류하고 학계와 산업계가 협력하면서 사회적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고 공영의 길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앞선 두 사례는 경쟁과 반목에서 벗어나 공영과 협력의 시대로 접어드는 단초로 읽힌다.

슈퍼차이나를 역설한 후안강 칭화대 교수는 "중국은 창조, 조화, 녹색, 공익, 공영이라는 5개 키워드를 중심으로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며 "이 중에서 공영은 함께 이익을 얻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앨런 윌리츠 카길 아시아태평양 회장도 '공생'을 주창했다. 그는 "경쟁을 통한 배제보다는 함께 길을 만들어간다는 생각과 행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리샹양 중국 사회과학원 아태연구소장도 "산업혁명 이후 200여 년간 현대화의 성과는 전 세계적으로 볼 때는 15% 정도만 누리고 있다"며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더 많은 나라가 공영 발전하도록 틀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평화와 협력을 시대정신으로 제시한 석학도 있었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지금의 시대정신은 평화, 화해, 협력이다. 이를 위해선 빈곤이나 차별, 인권 침해 등을 극복해야 한다"며 "평화적인 수단으로, 비폭력적인 수단으로, 대화와 협력을 통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마스조에 요이치 도쿄도지사도 "세계 인구의 60%가 대도시에 사는데 서로 살기 좋은 도시 경쟁하고 있다"며 "서로 강점을 가진 기술을 알려주면서 경쟁하다 보면 전쟁이나 분쟁 억지 효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즉 도시 간에 교류가 국가 간의 분쟁을 막아 평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적 통합을 시대정신으로 지적하는 리더들도 많았다.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는 플라톤이 기원전 5세기에 지적했던 '데모크라티아'를 시대정신으로 되살리자고 주창했다. 그는 "데모크라티아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대등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며 "남녀, 부모와 자식, 직장 상사와 부하직원 등 사람들이 대등한 수평적 관계를 복원해야 정치와 세계의 존재방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스포츠가 바꾸는 세상' 세션을 주재한 나경원 새누리당 국회의원은 "장애인, 비장애인뿐만 아니라 선진국과 개도국, 대기업과 중소기업 등 양극화된 사회에서 갈등이 많다"며 "같이 가는 '통합'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기술혁신을 시대정신으로 꼽았다. 그는 "아직 기술혁신이 생산성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지만 미래 성장은 결국 기술혁신에 달렸다"며 "조지프 슘페터가 말한 '창조적 파괴'는 여전히 유효한 시대정신"이라고 말했다. 용기와 희망을 얘기하는 석학도 있었다.

라구 크리슈나무르티 GE크로톤빌 원장은 "과감하고 용기 있게 미래를 지금부터 만들어나가는 정신 자체가 시대정신"이라고 일갈했다. 에스워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이 시대의 기술적인 혁신은 인간의 생활을 크게 변화시킨다"며 "이 과정에서 소외되는 이들에게 희망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리더와 석학들의 이 같은 지적은 남과 북, 여와 야, 계층 간 양극화로 몸살을 앓고 있는 국내 정치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전 미국 재무장관은 "사회적 불평등 문제 해결이 가장 큰 문제인데 세계 정치권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도 "세계화가 제대로 작동하도록 협업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며 "정치권이 이 과정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데 변화를 막으면 시간을 놓치게 된다"고 정치권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했다.

[전병득 기자 / 송성훈 기자]
매일경제

시대정신(Zeitgeist·자이트가이스트)은 사실 영어로는 'Spirit of the Times'라는 의미인데 말 자체가 긍정적이면서 부정적 측면을 함께 품고 있다.

독일어 'Geist'라는 말 안에 'Spirit(영혼)'외에 'ghost(나쁜 일에 대한 기억)'라는 뜻도 품고 있다. 결국 시대정신이라는 단어 자체에 이중적인 의미가 있다고 해석해 볼 수 있다. 밝은 측면도 있지만 숨겨져 있는 이면의 뜻도 있다는 얘기다.

원래 18세기 구체제에 저항하는 유럽 계몽주의 시대(time of the European Enlightenment)에 탄생한 어휘로 제2차 세계대전의 종결이나 냉전시대 종식처럼 거대한 전 세계적인 담론과 공통의 위기가 있을 때는 하나의 시대정신이 존재할 수 있었다. 냉전의 붕괴나 평화가 하나의 이슈가 되고 시대정신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오늘날처럼 동시다발적으로 거대한 이슈들이 터져나오고, 혼돈이 가중되는 시대에서 하나의 시대정신(One single Zeitgeist)이라는 건 사실 불가능하다고 본다. 어찌 콩고 할머니와 아일랜드 축구선수가 동일한 시대 정신을 공유할 수 있을까.

오히려 오늘날의 시대정신은 다양하게 분화되고 있다. 이제는 '느리지만 꾸준한 개혁(slow and steady reform)'을 이뤄내는 방식으로 나와야 할 것이다. 그렇게 접근하는 것이 실용적이면서도 세상을 근본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오늘날의 상황을 보면 동아시아 역사 논쟁을 비롯해 우크라이나 사태나 중동의 봄처럼 여러 가지 이슈들이 산발적으로 계속 터져나오는 양상을 볼 수 있다. 이런 각각의 사태에 걸맞은 시대정신이 각각 필요하다는 얘기다. 이제는 시대정신이라는 것 자체가 과거처럼 하나로 모든 것을 아우르는 유니버설한 처방이 될 수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

더 이상 하나의 솔루션은 없다. 오히려 국경을 넘어 성별과 연령 인종에 관계없이 함께 서로 협력해서 세상을 낫게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바위를 끊임없이 굴려 올리는 시시포스의 운명처럼 참을성 있게 노력해 나가야 한다.

앞으로는 개별적이면서도 책임감 있는 행동이 필요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적인 이슈들을 협력 관점에서 조정할 수 있는 국제기구의 필요성이 더 커질 것이며, 국제연합(UN) 같은 기구가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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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하지 못한 중국 인도 인도네시아 등이 미국 또는 유럽연합(EU) 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5일 협상이 타결된 TPP에 참여하지 못한 이들 국가는 향후 예상되는 충격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EU에 러브콜을 보내는 등 대응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 21일 열린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 간 런던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EU FTA’ 협상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고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가 23일 보도했다. 양국이 정상회담 뒤 발표한 공동성명에는 영국이 중국과 EUFTA 체결을 지지한다는 문구가 들어갔다.




TPPRCEP 비교/ 조선일보DB



중-EU FTA는 미국과 일본이 주도하는 TPP의 '대항마’ 성격이 짙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분석했다. 순용푸(孙永福) 중국 상무부 전 유럽 담당 국장은 SCMP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 정책과 함께 EU와의 협력 강화로 TPP 시행에 따른 충격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도 TPP 협상 타결 이후 미국 및 EU와의 FTA 체결을 서두르고 있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국빈 일정(25~29일)에 맞춰 미국 및 EUFTA를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네시아는 수출이 전체 경제의 24%를 차지한다”며 “인도네시아의 경쟁국인 싱가포르와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이 TPP에 참여하고 있어 직접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토머스 렘봉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EU와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맺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과제”라고 밝혔다. CEPA는 개방보다 경제 협력에 무게를 두는 협정으로 준(准) FTA로 불린다. “EU와의 CEPA 조항 가운데 80~85%는 TPP에도 적용 가능하기 때문에 CEPA가 타결되면 TPP에도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이 된다”는 설명이다.




TPP 타결 이후 인도 정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인도상공회의소는 지난 20일 정부에 EU와의 FTA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고 이코노믹타임스가 보도했다. TPP가 인도 섬유 산업에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인도상공회의소는 강조했다.




인도평가연구소(Ind-Ra)는 TPP가 발효될 경우 인도 섬유류 제품 수출 물량이 최대 400억 달러(약 45조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Ind-Ra 보고서는 “TPP 핵심 가입국인 미국 일본 캐나다가 인도에서 수입하는 섬유 및 의류 제품 물량은 연간 115억 달러(약 3조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TPP에 추가 가입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TPP 협상 타결 이후 미국을 방문한 박근혜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TPP 가입 의사를 밝혔다.




일본 정부가 22일 공개한 TPP 협정 세부 사항에는 공공조달 시장 개방, 저작권과 특허와 상품 등 지식재산권 보호, 근로 조건 개선, 국유기업 우대 제한, 환경 보호 등 과거 FTA 조항에서는 볼 수 없었던 규칙이 대거 포함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중국과 인도 등의 경우 근로환경 개선과 지식재산권 보호 분야에 취약한 현실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빠른 시일 내 TPP 가입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중국 재정부 부부장(차관) 출신인 진리췬(金立群)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초대 총재 지명자는 22일 “미국이 AIIB에 가입하면 중국도 미국이 주도한 TPP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김명지 기자 maeng@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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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서울=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가 22일(현지시간) 영국식 전통 펍(pub)에서 '맥주 회동'을 가져 주목을 받았다. (사진출처: 데일리 익스프레스) 2015.10.23
【런던=신화·AP/뉴시스】박준호 기자 = 영국을 국빈방문하고 있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2일(현지시간) "중국과 영국 문화의 본질이 인적 교류를 통해 양국 자국민의 사고 및 생활 방식에 환상적인 '화학 반응(chemical reaction)'을 가져왔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이날 영국의 공자학겨에서 열린 연례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이 같이 말했다.

공자학교 학생들이 중국 노래와 시 주석이 쓴 시를 인용해 시 주석의 방문을 환영한 가운데, 시 주석은

중국 문화를 소개하고, 전 세계 주변 사람들과 중국인의 우정을 쌓고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공자 수업과 공자학교 직원들이 이룬 성과와 열정, 공들인 노력을 환영했다.

'2015 중국-영국 문화교류의 해' 덕분에 최근 중국과 영국 사이의 인적 교류는 급증하는 추세이다.

시 주석은 "너무나 많은 교사와 학생들이 중국어를 가르치고 배우며 이 곳에 관심을 갖고 모여있어 기쁘다"며 공자학교는 세계가 중국을 이해하기 위한 중요한 플랫폼이라고 했다.

이어 시 주석은 "공자학교와 수업은 중국과 세계 사이의 언어와 문화 교류의 창과 가교로써 전 세계 사람들이 중국어를 배우고 문화를 이해하도록 촉진하는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또한 세계와 중국의 인적 교류에 중요한 기여를 했을뿐만 아니라 다양하고 다채로운 세계 문명의 발전을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시 주석은 공자학교의 교사들이 중국과 영국 관계와 세계 문명의 다양성에 기여해줄 것도 부탁했다.

영국 랭커스터 대학의 스티브 브래들리 교수(경제학)는 "시 주석이 영국 전역의 공자학교 수업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것이 향후 수십년간 영국과 중국 관계를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라고 말했다.

【체커스=AP/뉴시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이 22일(현지시간)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함께 런던 외곽의 체커스에 있는 한 펍을 찾아 맥주를 마시고 있다. 2015.10.23
현재 영국에는 15만 명의 중국인이 유학하고 있으며, 공자학당 29곳과 126개의 공자학당 교실이 운영되고 있다. 영국은 유럽에서 가장 많은 공자학교를 갖추고 있다.

2012년 높은 수준의 문화 교류를 위한 중국-영국 메커니즘의 도입 이후, 두 나라는 교육, 기술, 미디어, 스포츠, 보건, 관광, 청소년 및 다른 분야에서 활발하게 교류해오고 있다.

한편 이날 시 주석과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시골의 영국식 전통 펍(pub)에서 '맥주 회동'을 가져 주목을 받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시 주석이 국빈 방문기간 동안 영국식 맥주를 마시고 싶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펍(The Plough at Cadsden)은 캐머런 총리의 공식 별장인 체커스 하우스에서 몇 분 밖에 안 걸리는 가까운 곳으로 시 주석과 캐머런 총리는 맥주와 함께 피시 앤 칩스에 타르타르 소스를 곁들여 20분 동안 즐겼다고 가디언, 데일리 익스프레스가 보도했다.

캐머런 총리는 "나는 오늘 내 가족을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시 주석에게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고 영국 언론들은 전했다.

시 주석은 이날 저녁 캐머런 총리의 공식 별장에서 회담과 만찬을 갖기 위해 체커스를 방문했다.

두 정상은 공동 성명에서 "강한 영국-중국 관계는 세계거인 중대성과 전략적인 중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pjh@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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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국경 없는 테러' IS "한국도 안전지대 아니다"]

이라크서 한국인 참수살해한 '유일신과 성전'이 前身

SNS로 사회 불만세력 자극… 원유·유물 팔아 年2조 수입

한반도 3배 면적 장악한 뒤 국경 넘나들며 '무차별 테러'… 알카에다와 한 차원 다른 집단

국가정보원은 지난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슬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가담하려던 2명을 적발해 출국금지했고, 우리나라에 폭탄 원료를 들여오려던 IS 연계 외국인 5명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한국이 더 이상 IS 테러의 안전지대가 아닌 게 드러난 셈이다.




2011년 이후 급격히 세력을 불린 IS는 현재 조직원 7만~8만명이 시리아·이라크 일대에서 한반도 면적의 3배에 이르는 62만3000㎢를 장악한 뒤 인질 참수 등 잔혹 행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미국·캐나다·호주 등 전 세계로 테러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인남식 국립외교원 교수는 "IS는 국경을 무시하고 중동 지역 전역으로 활동 범위를 넓히는 한편, 전 세계를 상대로 테러 행위를 벌여 기존 알카에다, 탈레반 등의 조직과는 성격이 다른 테러집단"이라고 말했다.




/그래픽=김현국 기자

IS는 어떻게 생겼나




2004년 이라크에서 한국인 김선일씨 등 외국 인질들을 잇따라 참수 살해한 이슬람 수니파 무장 단체 '유일신과 성전'이 전신(前身)이다. 이 단체는 이라크 전쟁 당시 미군에 체포·처형당한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의 추종 세력을 광범위하게 모아 이라크의 대표적 반(反)정부 무장 세력이 되었다. 특히 2010년 말 시작된 중동의 민주화 열풍인 '아랍의 봄'으로 독재 정권이 무너지면서 사회가 혼란해진 것이 힘을 키울 수 있는 배경이 되었다.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미군이 빠져나가며 이라크가 정파 간 권력 투쟁으로 혼란해지고, 시리아가 내전으로 무정부 상태가 된 틈을 타 급속하게 세력을 불렸다. 2014년 6월 무렵 이라크·시리아 영토 34%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세를 넓혔다.




기존 테러조직과 무엇이 다른가




IS(이슬람국가)는 말 그대로 '국가'를 지향한다. 알 카에다가 반미(反美)와 이슬람 근본주의로 뭉친 아랍 지역 테러 결사이고, 탈레반의 집권 목표가 아프가니스탄에 국한된 데 반해, IS는 유럽·아프리카·인도 일대까지 세력을 뻗쳤던 중세 이슬람 전성 시절의 '칼리프(이슬람 정치·종교 지도자) 제국'의 부활을 목표로 삼고 있다. IS는 중동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온라인을 통해 지구촌 전역에서 세력을 규합하고 있다. SNS 선동을 통해 전 세계의 사회 부적응·불만 세력 등을 자극해 자생 테러리스트로 키웠다. 유럽·미주 등 서방세계에서도 IS 추종 세력의 자생적 테러가 벌어졌다.




특히 인질을 참수하고 산 채로 불사르거나 폭사시키는 장면을 근접 촬영해 영화처럼 편집한 동영상을 SNS에 유포하며 서방세계의 공포감을 극대화시켜 존재감을 키웠다. 점령 지역에선 나름의 입법·사법·행정 체계를 갖추고 영문 월간지(다비크)까지 정기 발행하는 것도 이전 테러단체와는 다른 모습이다.




어떻게 운영되나




IS는 점령 지역의 원유 판매 및 은행·문화재 약탈 등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IS는 지난해 6월 이라크 서북부 모술을 침공하면서 은행 금고에 있던 현금 4억달러(약 4500억원)를 챙겼다. 이라크 님루드와 시리아 하트라 등 고대 유적을 '우상'이라며 파괴하는 한편, 다른 루트로는 유물을 밀매해 최소 1억달러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섭 기자] [예루살렘=노석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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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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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Cover Story - LG화학

악조건 뛰어넘고 깜짝 실적
정보전자소재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
국제유가 하락에 중국 수요부진 불구
2분기 연속 5000억대 영업이익 올려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영업이익의 절반 R&D에 투입
무기·태양전지·나노 소재 개발 도전
글로벌 인재확보에도 적극적



[ 송종현 기자 ]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LG화학은 한국을 대표하는 화학기업이다. 미국화학학회(ACS, American Chemical Society)가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 및 증감률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최근 발표한 ‘2014 글로벌 톱50 화학기업’에서 LG화학은 13위에 올랐다. 한국 기업 중 최고 순위로, ‘글로벌 톱10’ 진입을 눈앞에 뒀다.

LG화학은 올 들어 중국수요 둔화, 유가 하락 등의 요인으로 경영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에도 2, 3분기 연속 5000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리는 저력을 보였다. LG화학은 한국을 대표하는 화학기업을 넘어 새로운 진화를 꿈꾸고 있다.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세상에 없는 소재를 만드는 기업’이 LG화학이 추구하는 목표다.

경영환경 악화에도 꾸준한 실적

지금 한국 석유화학 업계엔 ‘먹구름’이 짙게 끼어있다. 우선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 부진으로 수요가 감소했다. 중국 석유화학 기업들의 생산량 확대로 인해 상당수 제품 가격이 약세를 보이는 것도 악재다. 정부와 업계에선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업과 제품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그나마 2분기까지는 석유화학산업의 기초 제품으로 꼽히는 에틸렌의 스프레드(제품 가격과 원재료 가격의 차이)가 확대돼 업계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3분기 들어 국제 원유가격이 출렁이는 등 경영환경이 또 다시 불투명해졌다. 3분기를 시작하는 시점에서 많은 증권업계 애널리스트들이 “석유화학 기업들이 3분기에 고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LG화학은 이런 악조건 속에서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최근 발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2.8% 증가한 5463억원, 영업이익률은 10.55%였다. 3분기 실적발표 전 증권업계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추정치 평균)는 5000억원 수준이었다. 시장의 예상을 깬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이다.

시장에선 기초소재, 정보전자소재, 전지 등 3개 사업부문이 조화를 이룬 게 LG화학이 불투명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선전한 주요 원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 기업 중 LG화학만큼 제품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곳도 찾아보기 힘들다.

기초소재 부문과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영업이익은 각각 4844억원과 102억원으로, 전년 동기 ㅈ대비 59.0%와 95.1% 증가했다. 전지부문의 영업이익이 64.3% 감소하기는 했지만,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감내할 만한 수준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LG화학은 내년부터는 전지부문도 견조한 성장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박진수 LG화학 부회장은 “어떠한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된 게 성과”라고 밝혔다.

세상에 없는 소재 만든다

LG화학은 올해 초 현존하지 않는 차별화된 미래 소재들을 2018년부터 상용화해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발표했다. LG화학이 상용화하겠다고 지목한 ‘현존하지 않는 소재’는 무기 소재, 태양전지 및 연료전지용 나노소재, 혁신전지 등이다. LG화학은 이들 제품의 매출을 2020년에 1조원 이상, 2025년에는 10조원 이상으로 키울 계획이다.

로드맵 달성을 위해 LG화학은 연구개발(R&D) 강화와 인재 양성이라는 두 가지 카드를 꺼내들었다. 올해 LG화학의 R&D 투자 금액은 6000억원으로, 3년 전인 2012년 3600억원에 비해 60% 넘게 늘었다. 지난해 영업이익(1조3107억원) 대비 R&D 투자금액 비율은 50%에 가까운 수준으로, 독일 바스프, 미국 다우케미컬 등 세계적 화학회사와 비슷한 비율이다. LG화학은 R&D 투자규모를 2018년에 9000억원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최고경영자(CEO)인 박 부회장이 직접 뛰고 있다. 박 부회장은 평소 “CEO의 가장 큰 사명은 기업의 지속 성장 기반인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100년을 넘어 영속하는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대기업이라는 큰 조직 시스템을 움직여 고객의 마음을 여는 차별화된 가치를 창출해야 하는데, 그 원동력이 바로 인재”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박 부회장은 2012년 CEO 취임 이후 매년 해외 인재채용 행사를 주관하며 글로벌 인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올해에도 지난 6월에 일본 도쿄, 9월에 중국, 10월 초에는 미국에서 각각 이 행사를 직접 주관했다.

박 부회장이 CEO를 맡은 이후 LG화학의 정규직 임직원 수는 20%가량 증가해 올해 상반기 말 기준으로 1만3800여명이 됐다. 올해 초에는 무기소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이진규 서울대 교수가 서울대 종신교수직을 떠나 LG화학 기술연구원 중앙연구소에 입사했다.

최근 기업 정보 사이트 잡플래닛이 5대 그룹을 다니는 직장인 9164명을 대상으로 자기 회사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물어본 결과 LG그룹에서는 LG화학이 선호도 1위에 올랐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한국경제

Cover Story - LG화학

중국 시장 공략



[ 송종현 기자 ]

 

LG화학은 국내 화학기업 가운데 최초로 중국 현지에 고객지원 전담조직인 테크센터를 설립, 지난 14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100억원을 투자해 설립한 ‘화남 테크센터’는 지하 1층, 지상 2층에 연면적 4000㎡ 규모로 지어졌다. 첨단 분석 및 가공 설비 마련에 30억원을 투입했다. 40여명의 연구인력이 상주한다.

테크센터는 LG화학 기초소재사업본부 산하의 기술 서비스 및 개발 전문 조직이다.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고객사와 의견을 교환한다. 품질 개선, 생산성 향상, 설비 개조에 이르기까지 토털 솔루션을 제공, 고객사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석유화학 업계 관계자는 “LG화학이 고객 지원 전담 조직을 중국에 세운 것은 중국시장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LG화학은 현재 세계 15개국에 32개의 현지 법인 및 지사,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은 60%에 달한다. 특히 중국은 2013년부터 한국시장을 제치고 국가별 매출 규모 면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중국에서만 약 10조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40%에 해당한다.

LG화학은 1995년 국내 석유화학 기업 중 최초로 톈진에 폴리염화비닐(PVC) 생산법인을 설립해 중국시장에 진출했다. 현재 중국지주회사를 포함해 13개의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이다.

중국 현지 위상도 높다. 초박막액정표시장치(TFT-LCD)용 편광판은 중국시장 점유율 30% 이상을 확보해 1위를 달리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는 중국 완성차 업체 상위 10개 중 절반 이상을 고객으로 확보했다.

LG화학은 중국시장 추가 확장을 위해 전 사업부문에서 생산설비 신·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기초소재부문은 쓰촨성 충칭시에 내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 공장을 신설하고 있다.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는 장쑤성 난징시에 있는 ‘남경 테크노파크’에서 편광판 3호 라인과 4호 라인 증설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한국경제

Cover Story - LG화학

인터뷰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

차별화된 기술로 성장
고흡수성수지 등 소재 개발
2018년까지 R&D에 9000억…중국 후발주자 추격 따돌릴 것

미래 성장동력 수처리 사업
미국 수처리 필터업체 작년 인수
전세계 시장 1조3000억원 규모…LG화학, 2020년 10% 점유 목표



[ 송종현 기자 ]
박진수 LG화학 부회장(63)은 LG그룹 안팎에서 외유내강(外柔內剛)형 최고경영자(CEO)라는 평가를 받는다. 박 부회장은 전남 여수, 충남 대산공장 등을 방문할 때 수행원 없이 작업화를 신고 4~5시간 동안 공장 구석구석을 누빈다. 현장에서 마주치는 직원과는 꼭 악수를 한다. 그는 ‘직원들과의 부드러운 소통’을 CEO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는다.

스스로에게는 엄격하다. 중국 고전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신기독(愼其獨·혼자 있을 때도 삼갈 줄 알아야 한다)’이라는 문구를 평생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1980년대 초 여수공장 생산과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막 준공한 폴리스티렌(PS) 공장에 문제가 생기자 6개월이 걸릴 것이라던 수리를 3주 만에 끝냈다. 이때 “회사에 손해를 끼치게 됐다”며 사표를 써두고 밤낮없이 일한 것으로 유명하다.

오는 12월로 LG화학 CEO가 된 지 만 3년이 되는 박 부회장은 경영에 자신감이 붙은 듯했다. LG화학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올린 것에 대해 “어떠한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해서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들어 석유화학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에도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2.8% 증가한 546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습니다.

“연초에 ‘세찬 바람이 불어봐야 비로소 억센 풀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 뜻의 ‘질풍경초(疾風勁草)’라는 고사성어를 임직원에게 소개했습니다. ‘어려운 환경을 넘어 사업 목표를 꼭 달성하자’는 의미였지요. 올해의 가장 큰 성과를 꼽자면 어떠한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 성장할 수 있는 능력이 한층 강화됐다는 점입니다.”

▷대외여건이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좋은 실적을 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가요.

“석유화학 사업을 담당하는 기초소재부문은 시장이 전반적으로 레드오션화 돼가고 있지만 LG화학만이 할 수 있는 차별화된 기술을 발굴해 성장했습니다. 고흡수성수지(SAP) 및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P)이 대표적입니다. 정보전자소재부문에서는 엔저에 따른 일본 경쟁기업들의 공세 속에서도 중국 편광판 라인 증설 등을 통해 시장 1등 지위를 공고히 했다고 생각합니다.”

▷전지사업부문은 어떻습니까.

“전기차배터리는 세계 어느 업체도 따라올 수 없는 기술력을 바탕으로 업계에서 가장 많은 일감을 수주해 뒀습니다. 소형전지 분야에서는 육각형, L자(字)형, ㅁ자형 등 다양한 형태의 배터리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중국 내 수요둔화와 자국 기업 제품을 우선적으로 쓰려는 중국의 자급률 상향노력 등으로 석유화학 사업에 대한 미래가 어둡다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중국의 자급률 상승과 후발기업들의 높아진 기술력, 변동성이 커진 유가 등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석유화학 산업의 미래를 전망하는 게 매우 어려워졌습니다. 미래를 예측하는 데 힘을 쏟기보다 세상에 없던 새로운 제품을 선보여 시장을 새롭게 창출해 나가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라고 봅니다.”

▷어려운 시장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LG화학만이 만들 수 있는 제품과 솔루션을 만들어 낸다’는 게 기본적인 전략입니다. 특히 에너지 분야에 연구개발(R&D) 역량을 집중할 계획입니다. 미래에 주로 쓰일 것으로 예상되는 에너지의 생성부터 재활용까지, 전 분야에 필요한 핵심 소재를 개발한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신다면요.

“무기 소재, 태양전지 및 연료전지용 나노소재, 혁신 전지 등에 대한 R&D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습니다. 연간 R&D 투자 금액을 올해 6000억원에서 2018년까지 9000억원으로 늘릴 계획입니다. R&D 인력도 현재 3100여명에서 2018년까지 4100여명 확대한다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가전 등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정보전자소재 부문의 경영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압니다.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수요둔화 등으로 사업환경이 만만치 않은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고화질 TV 시장이 커지고 있어 실적 개선 여지가 많다고 봅니다. 실제로 LG화학은 3분기 패널가격 하락 등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초고화질·대형TV 시장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났습니다.”

▷배터리 부문의 고객사 확보현황을 간단히 정리해주시죠.

“소형 전지 분야에서는 세계 IT기업 대부분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습니다. 전기자전거, 무선청소기, 전동공구 분야에서도 글로벌 톱 기업들로부터 수주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고요. 전기차 배터리분야에서는 세계 10대 완성차 업체 중 6곳을 고객사로 확보했으며, 20여곳의 완성차 업체로부터 수백만대의 차량에 탑재할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올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도 작년보다 2배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은 LG화학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육성 중인데,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사실 소형전지까지 포함해 전지 사업 전체적으로는 이미 흑자기조에 접어들었습니다. 전기차배터리 사업은 내년부터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미래 성장동력 중 하나로 수(水)처리 사업에도 힘을 쏟고 있지요.

“2014년 4월 미국의 수처리 필터 전문업체인 나노H20를 인수해 수처리 필터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충북 청주에 400억원을 투자해 역삼투압(RO) 필터 생산라인을 완공, 지난 8월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갔지요.”

▷수처리사업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세계 RO필터 시장은 2014년 말 기준 1조3000억원 규모로, 앞으로 수년간 연 10% 이상씩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은 미국 다우케미칼과 일본의 닛토 덴코, 도레이가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LG화학은 점진적으로 생산량을 늘려 2018년엔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2020년에는 총 2조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달성할 계획입니다.”

LG화학의 CEO이자 석유화학 업계의 ‘맏형’이시기도 합니다. 중국이 무섭게 장악하고 있는 범용 석유화학 제품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미래가 있다고 보십니까.

“걱정스럽지요. 중·장기적으로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이 포트폴리오를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전환해나가는 게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전환은 지금도 이뤄지고 있습니다.”

▷시장규모가 크지 않은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무작정 늘리기도 어려운 게 사실이지 않습니까.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항상 사용하는 범용 제품 수요 또한 계속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의 원가경쟁력과 생산성을 갖추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요. 한국 석유화학 기업들은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설비 에너지 효율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고부가 제품 위주로 포트폴리오 전환을 지속하면서 범용 제품에서도 경쟁력을 계속 확보해 나가는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합니다.”

▷궁극적으로 한국 석유화학산업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한국 석유화학 업계의 생산규모는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습니다. 앞으로 그 격차는 더 벌어질 겁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앞서 있는 원가경쟁력을 더 강화하고, R&D를 통해 차별화된 고부가 제품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수밖에 없습니다. 덧붙이자면 중국 시장 이외에 부상 중인 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필요가 있습니다.”

■박진수 부회장 약력

△1952년 인천 출생 △1977년 서울대 화학공학과 졸업 △1977년 (주)럭키 입사 △2003년 현대석유화학 공동대표이사 부사장 △2005년 LG석유화학 대표이사 부사장 △2006년 금탑산업훈장 △2008년 LG화학 석유화학사업본부장(사장) △2012년 LG화학 대표이사 사장 △2014년~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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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강점 분석



그래픽 = 신택수 기자 ♣♣shinjark@hankyung.com
LG화학은 올 3분기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53% 늘어난 546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시장 기대를 크게 뛰어넘었다. 유가 하락에 따른 재고평가손실에도 불구하고 환율 효과와 기초소재·정보전자소재·전지 등 모든 사업 부문에서 전반적으로 물량이 늘어난 게 주효했다. 계절적 비수기인 4분기 실적도 폴리올레핀 생산 부문 호조, 비(非)석유화학 부문 실적 개선 등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돌 전망이다.

○세계 평균 대비 40% 낮은 에너지 소모량

LG화학은 원재료 가격 하락 등 외부 환경이 좋아지는 가운데 나프타크래커를 지속적으로 증설하고 원재료를 다변화하면서 원가 개선 효과를 보고 있다. 작년 여수 크래커 15만t을 증설했고, 올 2분기엔 대산 크래커 5만t을 늘리면서 총 220만t의 에틸렌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플랜트당 평균 생산능력은 110만t으로 국내 나프타크래커 가운데 가장 크다.

여수 나프타크래커는 지난해 증설 이후 세계 최초로 에너지 원단위 3000㎉대에 진입했다. 전 세계 나프타크래커들이 에틸렌 1㎏을 생산하는 데 평균 7500㎉의 열량을 사용하는 것을 감안하면 세계 평균 대비 40% 넘게 에너지 소모가 적다. 나프타크래커는 제조원가에서 나프타 등 원재료 비용을 제외하면 에너지 비용 비중이 60%를 넘는다. LG화학은 지속적인 증설과 다양한 에너지 절감 활동을 통해 에너지 원단위를 세계 최고 수준까지 높였다.

공격적인 연구개발(R&D) 투자를 통해 내부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것도 강점이다. LG화학의 작년 R&D 비용은 5112억원으로 국내 주요 석유화학업체(7개) R&D 비용을 합한 것보다 2.5배 이상 많았다. 올해는 약 6000억원, 2018년에는 9000억원 수준까지 R&D 비용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과감한 투자는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고부가 제품 비중을 높이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덕분에 폴리올레핀 설비 등은 범용과 고부가 제품을 병행할 수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도 경쟁력이다.

○비(非)폴리올레핀 이익 개선 전망

최근 유가 하락에 따른 나프타 가격 동반 하락으로 폴리올레핀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재료 가격을 뺀 수치)가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LG화학은 폴리올레핀 사업 부문에서 규모의 경제를 갖추고 있는 만큼 올해 화학 부문 실적 개선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석유화학 부문에서 기존의 폴리올레핀 실적 호조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부가합성수지(ABS)·합성고무·폴리염화비닐(PVC) 등 비(非)폴리올레핀 제품군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ABS는 수급 측면에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세계 ABS 수요는 2018년까지 연평균 30만~40만t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증설은 올해 5000t, 내년 7만t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LG화학의 ABS 생산능력은 세계 2위, 판매는 세계 1위로 ABS 수급 개선의 대표 수혜주다. 지난 3~4년간 지속됐던 합성고무 공급 과잉도 내년부터 해소될 전망이다.

LG화학의 전체 매출에서 PVC 부문 비중은 약 10%로 중국 공장을 포함한 생산능력은 약 130만t이다. 그동안 중국 카바이드 공법의 공격적 증설로 최근 몇년간 PVC 부문 수익성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PVC의 대규모 증설이 작년을 기점으로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화학 부문의 약점으로 지적되던 PVC 부문 실적도 점진적 개선이 기대된다.

○고객·제품 다변화로 변동성↓

LG화학은 R&D 비용 증가에 따른 영향으로 올해 중대형 전지 부문 수익성이 크게 좋아지진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배터리 적용 모델 수의 확대 및 2세대 전지 준비에 따른 선제적 비용이 집행된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LG화학의 배터리 적용 모델 수는 작년 10개 수준에서 내년 이후 40개를 넘어 네 배 이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기존 GM,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 등 일부 업체 생산량에 좌우되던 중대형 전지 실적 변동성이 내년 이후 크게 감소할 전망이다. 모바일 등 소형 전지도 비슷한 양상이다. 과거에는 일부 업체 생산량에 따라 실적 변동성이 컸지만 고객과 용도 다변화에 나서면서 그 영향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LG화학은 올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내년 중대형 전지 매출 전망치를 기존 1조원에서 1조2000억원으로 20%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LG화학은 2003년 중국 후가공 공정에 진출한 이후 2012년 외국계 업체로는 최초로 중국에 편광판 일관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성공적인 현지화와 증설을 통해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올 3분기 편광판 시장 점유율을 40% 이상까지 끌어올렸다.

또 중국 난징 공장 편광판 생산능력의 추가 증설(3, 4호기)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난징 공장의 편광판 생산능력은 현재 4000만㎡에서 내년 상반기 6400만㎡, 내년 하반기 7800만㎡로 증가하게 된다.

이동욱 <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 treestump@hi-ib.com >
한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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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 업황 전망



화학업종은 올해 부정적인 영업 환경 속에서도 선전했다. 올 들어 국제유가 하락세가 이어졌지만 화학업체 상당수가 지난 2분기 사상 최대에 가까운 양호한 실적을 올렸다. 최근 몇년간 저조한 실적을 냈지만 올 상반기엔 확실히 개선된 성적표를 내놓은 것이다.

○상반기 ‘맑음’ 하반기 ‘흐림’

화학제품 가운데 ‘에틸렌’ 시황 개선이 두드러졌다. 올 상반기 에틸렌 판매가격은 물론 마진(제품가격과 원재료가격의 차이)도 화학업체의 최고 호황기였던 2004~2005년 수준과 비슷했다. 에틸렌 계열 제품 가운데 폴리에틸렌(Polyethylene) 시황 개선이 특히 두드러졌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 대한유화 등 화학업체들이 ‘깜짝 실적’을 보인 것도 폴리에틸렌에서 양호한 실적을 낸 덕분이다.

하지만 하반기엔 새로 고려할 변수가 많다. 에틸렌 실적 호조세가 얼마나 이어질지 미지수이기 때문이다. 상반기엔 중국 및 인도 화학공장이 정기보수를 하면서 일시적으로 공급 경쟁이 완화된 덕에 업황이 개선됐다. 하반기엔 경쟁국 설비들이 속속 가동을 시작하면서 상반기만큼의 수급 개선은 나타나지 않을 전망이다. 화학제품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가 흔들리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황이 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더 이상 이어가긴 어렵다.

하반기 들어 에틸렌 가격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선 안 된다. 올해 말이나 내년을 기점으로 에틸렌 강세가 꺾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에틸렌 가격이 하락하면 화학업계 실적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프로필렌과 부타디엔 등 제품은 공급과잉으로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아로마틱스(Aromatics, BTX) 제품도 상황은 비슷하다. 2015년의 전반적인 화학업황 호조가 2016년에도 이어질 것이란 근거가 강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국제유가는 단기간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저유가 국면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국제유가에 연동되는 범용 화학제품은 근본적으로 좋은 수익을 내기 어려운 형국인 셈이다. 따라서 범용 화학제품 매출 비중이 높은 종목은 상승세가 주춤할 수 있다. 중장기적으로 범용 화학제품 생산 경쟁력을 갖춘 중국이나 중동 석유화학기업과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차별화·신사업으로 돌파

화학업을 둘러싼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한국 화학업체들이 앞으로 닥칠 난국을 타개할 대안은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하거나 신사업을 추진하는 것이다. 이런 점을 주목할 때 LG화학과 한화케미칼 SKC 국도화학 등이 유망하다고 본다.

LG화학은 범용 제품뿐 아니라 폴리에틸렌, 엔지니어링 플라스틱(engineering plastic), SAP(Super-Absorbent Polymer) 등 고부가 제품도 생산하고 있다. 합성고무 ABS(Acrylonitrile Butadiene Styrene) 폴리카보네이트(Polycarbonate) 등의 제품도 생산 중이다. 이런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해 실적 변동성을 낮췄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도 눈길을 끈다. 전기차의 혁신을 가능케 한 것이 GM ‘볼트’ 등에 납품하고 있는 LG화학의 배터리다.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실적 회복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태양광 자회사인 한화큐셀이 지난 4월 미국 전력회사인 넥스트에라에너지(NextEra)에 총 1.5GW의 모듈을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고, 올 4분기 들어서도 태양광 모듈 공급 계약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도 급성장하고 있다. 세계 에너지 업체들이 잇따라 태양광 발전설비를 구축하면서 발전소 건설과 운영에서 노하우를 갖춘 한화케미칼도 수혜를 입고 있는 것이다.

SKC도 올 들어 실적 호조세가 이어지고 있다. PO(폴리프로필렌 옥사이드) 제품 실적이 견조하고 필름, 바이오 소재, 반도체 소재 등 틈새시장을 성공적으로 파고들면서 성과를 올리고 있다. 사업 다각화로 연간 2000억원의 영업이익을 안정적으로 올리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국내 에폭시(페인트 등의 원료) 시장점유율 1위 업체인 국도화학도 유망 종목이다. 국도화학은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66.3% 많은 205억원으로 추정된다.

손지우 < SK증권 연구원 jwshon@sk.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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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하세린 기자, 뉴욕=서명훈 특파원] [(종합)3Q 예상 외 실적 호조에 주가 급등…베조프 아마존 CEO, 美 3위 부자 등극]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IT(정보기술) '빅3'가 22일(현지시간) 모두 예상 외의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미국 기업의 실적 침체 우려에도 빅3가 선방하면서 뉴욕증시에 다시 활기가 돌았다.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이날 미국 IT 빅3의 깜짝 실적과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추가 양적완화 시사 발언에 힘입어 1.6-1.8% 넘게 올랐다.

◇구글, 온라인 광고 매출 19%↑…51억달러 자사주 매입
우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온라인 광고 매출 증가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3분기 실적을 내놨다. 순이익은 39억8000만달러(주당 5.73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7억4000만달러(주당 3.98달러)에 비해 45% 늘었가.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주당순익(EPS)는 7.35달러로 예상치인 7.20달러, 지난해 같은 기간의 6.25달러를 훌쩍 웃돌았다.

매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어난 186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급결제 시스템인 '구글 페이'를 통한 송금과 애플 등에 지불한 비용 등을 제외한 매출은 151억달러를 기록했다. 이 역시 전문가들의 예상치 150억4000만달러를 웃돈 것이다.

알파벳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은 것은 온라인 활동이 늘어나면서 구글 사업부가 선전한 덕이다. 온라인 광고 시장조사업체 인터랙티브애드버타이징뷰로에 따르면 올 상반기 미국의 온라인 광고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9% 증가했다. 이 가운데 검색 광고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구글이 시장을 지배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날 뉴욕증시 정규장에서 알파벳 주가는 1.43% 상승한 데 이어 시간외 거래에서 10% 넘게 급등했다.

아울러 알파벳은 51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바이백) 계획도 발표했다.

◇아마존, 최악 딛고 '깜짝 실적'…베조스, 美 3위 부자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 아마존도 3분기에 기대 이상의 실적을 뽐냈다. 덕분에 이 회사의 제프 베조스 CEO(최고경영자)는 미국 3위 부자로 등극했다.

아마존은 이날 3분기 순익이 7900만달러(주당 17센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주당 13센트 손실을 예상했다. 지난해 3분기 아마존은 설비 확충, 음악 및 비디오 콘텐츠 등에 큰 돈을 투자하면서 14년 만에 최악의 실적을 내놨었다.

아마존의 3분기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3% 늘어난 254억달러로 예상치인 249억달러를 뛰어 넘었다.

이날 정규장에서 아마존 주가는 1.46% 상승한 데 이어 실적 발표 후 시간외 거래에서 13% 급등했다. 이에 따라 지분 18%를 보유한 베조스 CEO의 지분 가치는 약 550억달러로 증가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이로써 베조스 CEO는 미국 에너지기업 코크인더스트리의 공동 소유주인 데이비드와 찰스 코크 형제를 제치고 미국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다음 가는 부자가 됐다.

MS, 클라우드 실적 견인…시간외 거래 '15년래 최고'
마이크로소프트(MS)는 클라우드 서비스 부문의 선방에 힘입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했다.

MS는 이날 올 3분기 순이익이 46억2000만달러(주당 57센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5억4000만달러(주당 54센트)에 비해 2% 가까이 늘었다. 일회성 비용을 제외한 조정 EPS는 67센트로 한 해 전 같은 기간의 65센트는 물론 시장 전망치인 59센트를 웃돌았다.

환율 등을 반영한 조정 매출액은 217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 줄었지만 시장 예상치(210억 달러)는 넘어섰다.

MS는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비용 절감 노력에 따라 순익이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화 지향 컴퓨팅'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줄어든 93억8000달러로 나타났다. 반면 클라우드 서비스를 총괄하는 '지능 클라우드' 부문 매출은 8%, '생산성 및 업무 프로세스' 부문 매출은 4% 증가했다.

이날 MS의 주가는 정규장에서 1.76% 올랐고 시간외 거래에서는 7% 넘게 급등, 2000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치인 51.50달러까지 올랐다.
매일경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등 미국 대형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3분기 실적을 거뒀다.

기업별 강점을 살리고 사업 재조정과 비용 절감 등을 적절히 추진한 게 주효한 것으로 풀이된다. 글로벌 경제 부진과 중국발 쇼크 등으로 3분기에 처참한 성적표를 받아든 월가 금융기관들과는 대조를 이룬다.

세계 최대 인터넷기업 구글 지주회사인 알파벳은 3분기에 187억달러(약 21조2800억원) 매출을 기록했다고 2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늘어난 것이다. 이번 실적 발표는 구글이 알파벳이라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처음이다.

3분기 순이익은 39억8000만달러(주당 5.73달러)로 작년 동기 27억4000만달러(주당 3.98달러)보다 45%나 증가했다. 일회성 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EPS)은 7.35달러로 집계돼 월가 예상치(7.20달러)를 상회했다.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구글의 검색광고 관련 실적이 무엇보다 양호했다. 광고 플랫폼의 주요 기반이 PC에서 모바일로 순조롭게 이동하고 있는 점도 향후 광고사업 미래를 밝게 만들고 있다. 알파벳 이사회는 51억달러 자사주 매입도 승인했다. 이날 알파벳 주가는 1.4% 상승한 데 이어 장 마감 후 시간외거래에서 9%나 상승해 주당 740달러를 돌파했다.

아마존은 22일(현지시간) 3분기 순이익이 7900만달러(주당 17센트)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주당 13센트 손실)를 크게 웃돈다. 클라우드 컴퓨팅 부문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8%나 증가했고 5억달러가 넘는 순이익을 거둔 게 주효했다.

지난해 3분기 4억3700만달러(주당 95센트) 순손실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환골탈태'에 가깝다.

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업체인 MS는 2016회계연도 1분기(7~9월)에 일회성 요인을 뺀 주당순이익이 67센트였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59센트)를 훌쩍 웃도는 수치다. 이 기간 중 조정 매출액은 217억달러로 역시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클라우드 서비스를 총괄하는 '지능 클라우드' 부문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 올랐다.

[뉴욕 = 황인혁 특파원]
서울경제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 MS·구글·아마존 주가 시간외거래서 10% 가까이 폭등



미국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모처럼 깜짝 실적을 발표하며 미국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이틀 전 야후가 부진한 성적표를 내놓으며 IT 업계 전반에 위기감이 확산됐으나 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기대 이상의 3·4분기 성적을 발표하며 미국 IT 산업의 건재함을 확인시켜줬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실리콘밸리 거인들이 불확실한 글로벌 경제와 달러 강세 등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해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구글·MS·아마존 등이 22일(현지시간) 정규 증시 마감 이후 당초 예상을 뛰어넘는 3·4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이들 기업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무려 10% 가까이 폭등했다.

특히 MS는 전일 대비 8.95% 오른 주당 52.33달러(5만8,866원)를 기록해 지난 2000년 이후 15년 만에 최고가를 경신했다. 예상 밖의 실적호조가 주가급등을 이끌었다. MS의 3·4분기 순이익은 전년 대비 1.7% 상승한 46억200만달러로 집계됐으며 주당순이익(EPS)도 시장 전망치인 59센트를 훌쩍 뛰어넘은 67센트를 기록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클라우드컴퓨팅, 온라인게임 광고 등 서비스 사업이 MS의 실적개선을 주도했다. '오피스365' '아주르' 등 기업을 고객으로 하는 상업용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사업 수입이 지난 분기보다 70%나 성장했고 검색엔진 '빙'의 광고 수익도 10억달러 늘어 사상 첫 수익을 기록했다. 다만 개인용컴퓨터(PC) 시장 부진으로 PC 제조사로부터 받는 라이선스 수입은 6%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 공룡 구글의 선전도 돋보였다. 8월에 출범한 구글 지주회사 알파벳의 3·4분기 매출은 187억달러로 전년 대비 13% 증가했고 순이익도 39억8,000만달러로 45%나 급증했다. EPS도 7.35달러로 시장 예상치 7.20달러를 웃돌았다. 주력사업인 모바일 검색광고 매출이 167억8,000만달러로 총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에 따라 알파벳의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8.8% 급등해 745.75달러를 기록했다.

순다 피차이 CEO는 "구글의 모바일 분야가 약진하고 있다"며 "구글 모바일 검색이 데스크톱 검색을 앞질렀다"고 밝혔다.

주주를 위한 자사주 매입계획도 주가에 힘을 실어줬다. 알파벳 이사회는 주주 이익 환원을 위해 이날 51억달러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승인했다. 앞서 구글의 현금 보유액이 700억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장은 곧 구글의 주주 환원 조치가 나올 것으로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다.

클라우드컴퓨팅 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좋은 성적을 낸 아마존의 주가도 시간외거래에서 9.61%나 급등했다. 이 덕분에 제프 베저스 아마존 CEO는 순식간에 미국 3위 부자로 올라섰다. 아마존의 3·4분기 매출은 253억6,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23% 늘었고 EPS는 주당 17센트로 -13센트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어버렸다.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618.10달러로 급등하면서 베저스 CEO의 지분 평가액도 50억달러나 늘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전 블룸버그가 집계한 억만장자 순위에서 베저스의 자산은 550억달러로 미국 7위에 올랐으나 시간외거래 주가까지 반영하면 베저스가 미국 3위 부자에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최용순기자 seny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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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Best Practice - 알디

쓸데없는 데 돈 낭비 않는다
취급 품목 수 1600여개 불과
제품은 박스째 쌓아두고 안내직원은 배치 않해

금융위기 이후 급성장
영국선 테스코 위협하고 호주 유통업계 양강구도 흔들고
미국선 '잠자는 거인' 평가받아

[ 임근호 기자 ]
독일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알디(Aldi)가 세계 소매유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영국 1위 대형 할인마트인 테스코는 올 2월 말 끝난 2014회계연도에서 세전 기준 63억8000만파운드(약 11조원)의 손실을 냈다. 1919년 창사 이래 최악의 실적이었다. 위기에 빠진 테스코는 매장 47곳을 폐쇄하고, 신규 매장 43곳 개설 계획을 포기하는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아야 했다.

여러 요인이 있지만 1990년대 초반 영국에 진출한 알디에 꾸준히 고객을 빼앗긴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알디는 고품질의 상품을 초저가에 판매하는 전략을 쓰고 있다. 테스코보다 약 20% 낮은 가격에 물건을 판다.

2000년대 초 진출한 호주에서도 알디는 약 10%의 시장점유율을 확보하며 호주 슈퍼마켓 시장에서 오랫동안 이어진 올워스와 웨스트파머스의 양강 구도에 균열을 일으키고 있다. 미국에선 ‘잠자는 거인’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에서도 점차 인지도를 높여가 어느 순간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알디는 현재 17개국에서 1만여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초저가 고품질’ 전략

알디의 기원은 19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카를과 테오 알브레히트 형제의 어머니가 독일 에센에 연 작은 식료품 가게가 시작이다. 1920년 태어난 카를과 1922년생인 테오는 어머니의 가게 일을 도우며 자랐다. 1946년 성인이 된 그들은 어머니의 가게를 물려받아 독일 전역으로 사업을 넓혀 나갔다. 알디라는 이름은 1960년 회사 이름을 바꾸면서 생겨났다. ‘알브레히트 형제의 디스카운트 스토어’란 뜻이다.

형과 아우는 1962년 회사를 쪼갰다. 형인 카를은 독일 남부에서 ‘알디 쥐트(Sud)’를, 동생인 테오는 독일 북부에서 ‘알디 노르트(Nord)’란 이름으로 회사를 경영했다. 해외 진출도 각각이다. 영국과 아일랜드, 호주 등 영어권에 진출해 있는 알디는 알디 쥐트다. 알디 노르트는 프랑스와 스페인 등에 진출해 있다. 미국엔 쥐트와 노르트가 모두 진출해 있다. 대신 알디 노르트는 미국에서 ‘트레이더스 조’라는 이름으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알디는 독일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슈퍼마켓이다. 저가 상품을 내세운 탓에 처음엔 가난한 사람들이 이용하는 곳이란 이미지가 강했다. 알디에서 쇼핑하는 소비자는 자신들이 이런 저가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구매한다는 사실을 부끄러워해 알디에 와서 물건을 사면서도 다른 슈퍼마켓의 쇼핑백에 담아가는 일도 있었다.

하지만 1990년 통일 이후 독일 경제가 부진의 늪에 빠지자 사람들은 싼 물건을 찾아 알디로 갈 수밖에 없었다. 한번 써보니 제품 상태가 나쁘지 않았고, 독일 경제가 회복한 뒤에도 사람들은 계속 알디를 찾게 됐다.

판매 상품의 90% 이상이 PB제품

알디의 핵심 가치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낮은 가격, 높은 품질, 고객 신뢰다. 세상의 모든 슈퍼마켓이 이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목표 달성이 말처럼 쉽지 않다는 게 문제다. 알디는 이를 자체 브랜드(PB) 상품과 PB상품에 대한 철저한 품질관리로 해결했다.

알디 매장에선 코카콜라나 펩시, 하이네켄, 하인즈케첩 같은 브랜드 상품을 찾아볼 수 없다. 판매 상품의 90~95%가 PB 제품이다. 공급가를 일방적으로 정하는 대형 브랜드가 아닌 중소형 업체와 손을 잡고 제품을 만들다보니 최소 15%에서 최대 30% 싼 가격에 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PB제품은 값은 싸도 질은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다. 이런 소비자의 염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알디는 100% 환불제도를 도입했다. 제품을 구입한 고객이 아주 조그만 부분이라도 만족해하지 않으면 알디는 흔쾌히 전액을 환불해준다. 언제든지 돈을 돌려줄테니 일단 써보라는 뜻이다.

동시에 알디는 PB상품 제조업체에 대한 엄격한 품질관리를 한다. 의심이 드는 제품이 있으면 불시에 공급처를 방문해 경위 조사에 들어간다. 개선의 기미가 없으면 거래처를 바꾼다. 자신들의 사업이 고객 신뢰를 기반으로 한다는 사실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제품의 질에 대한 자신감을 갖자 정부의 품질 평가에도 적극적으로 응해 자사의 PB제품이 유명 브랜드 제품과 비교해도 질적으로 차이가 없음을 알렸다. 독일 정부는 매달 제품 평가보고서를 발행하고 있다. 여기서 알디의 PB제품은 글로벌 브랜드인 P&G나 유니레버에 결코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유럽 사람들 사이에선 “알디 산다”라는 말도 생겨났다. 알디에서 쇼핑한다는 뜻으로, 그만큼 알디 PB제품에 대한 소비자 충성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품목당 한 브랜드만 진열

값을 낮추기 위한 알디의 또 다른 방법은 ‘쓸데없는 데 돈을 낭비하지 않는다’이다. 알디 매장의 상품 진열대엔 품목마다 한 가지 브랜드밖에 놓여 있지 않다. 대개 자사 PB제품 한 가지만 가져다 놓는다. 고객의 선택 폭은 좁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모든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으면, 가격을 가장 민감하게 생각하는 고객은 결국 알디로 올 수밖에 없다는 점에 착안했다.

취급 품목 수는 1000~1600개가량이다. 대형마트의 취급 품목 수가 3만~10만여개에 달하는 것과 비교하면 거의 동네마트 수준이다. 평균 매장 크기도 약간 큰 동네마트 수준인 1000㎡ 정도다. 제품은 박스째 쌓아놓는다. 한국의 대형 마트처럼 진열대마다 안내 직원을 배치하지도 않는다. 그만큼 인건비와 매장 유지비가 적게 든다.

이런 전략은 특히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빛을 발했다. 상대적으로 견조한 경제 회복을 보인 영국과 미국에서도 실질 임금은 정체되거나 감소했다. 체면보다 절약이 더욱 중요해졌다. 전통적으로 세인즈베리, 웨이트로즈 등에서 장을 봤던 영국 중산층도 알디로 발걸음을 돌리는 계기가 됐다. 최근 한 시장조사기관 보고서에서는 독일계 슈퍼마켓인 알디와 리들의 고객 3명 중 1명이 중산층 또는 상위 중산층이란 결과가 나왔다.

짐 프레보 페리셔블펀딧 애널리스트는 “알디는 문화적 티핑포인트(갑자기 상황이 변하는 순간)를 지나고 있다”며 “처음에는 알디에서 쇼핑하는 것을 비웃던 사람들도 이제 알디를 즐겨 찾는 상황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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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Let's Master - 노동개혁 대응법 (3) 정년연장

임금피크제는 과도기적 과정…장기적으론 '직무급제' 필요

근로부담 경감·시간 단축 등 '점진적 퇴직제'도 효과적 대안




“음악가들은 은퇴가 따로 없습니다. 음악이 사라지면 멈출 뿐 제 안에는 아직 음악이 남아 있습니다.” 70세 시니어 인턴과 30세 젊은 여성 최고경영자(CEO)를 다룬 영화 ‘인턴’에 나오는 대사다. 60세 정년제 시행이 이제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그런데 60세 정년제가 시행된다고 해서 근로자들이 ‘생애 주된 일자리(한 직장에서 10년 이상 근무할 수 있는 일자리)’에서 그때까지 고용이 보장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동안 한국 기업에서 규정상 평균 정년은 57세 정도였지만 정년퇴직자는 5% 정도이고, 실제 퇴직연령은 53세에 불과했다. 법정 정년제가 제대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임금제도 개선과 노·사·정 각 주체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방증이다.

지금은 60세 정년을 이야기하지만 조만간 65세 정년, 나아가 정년제 폐지가 주장되고 현실화될 것이다. 정년 연장과 관련해 이슈가 되고 있는 ‘임금피크제’는 성과주의 임금제도로 이행하는 과정 중 나타난 과도기적인 임금체계로 임금체계 개편의 한 부분에 불과하다. 따라서 보다 장기적인 인력대책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 그렇다면 정년연장과 관련해 기업은 어떤 대책이 필요할까.

직무가치 평가하는 직무급제 필요

첫째, 임금제도의 개편 및 직무급제 도입이다. 정년 연장이 ‘주된 일자리’에서 장년층(노동법에서는 55세 이상을 고령자, 50세 이상 55세 미만을 준고령자라고 하는데, ‘고령자’라는 용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 ‘장년층’이라고 쓰기도 함)의 고용기간을 연장시키는 효과를 발휘하면서도 청년층의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기 위해서는 임금제도의 보완이 요구된다. 그 대안으로 장기적으로는 직무급제 도입이, 과도기적으로는 임금피크제가 거론된다.

외환위기 이후 ‘한국형 연봉제’ 형태로 성과급제가 도입됐지만 고직급화로 인한 인건비 증가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이 직무급제다. 직무급이란 직무 내용과 중요도·난이도 등을 측정(직무 분석), 상대적 가치를 평가해(직무 평가) 임금을 결정하는 것을 말한다. 정부도 임금제도를 직무 중심 임금제도로 변경하도록 권장하면서 홍보와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그런데 직무급 도입은 임금피크제와 달리 임금체계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으로, 시간과 비용이 많이 소요되다 보니 필요성을 인식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도입을 검토하는 기업은 많지 않다.

둘째, 점진적 퇴직제(gradual retirement)의 도입이다. 고령화 대책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면 점진적 퇴직을 보장하는 ‘근로시간 단축형’ 임금피크제(피크 연령에서 임금을 감액하며 동시에 근로시간도 단축해 주는 것)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근무일과 근로시간을 그대로 둔 채 임금만 삭감하는 방식보다 근로자의 수용성이 높고, 신체적 노화에 따른 작업부담 경감과 퇴직 이후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한다는 측면에서도 그렇다. 더군다나 임금피크제 적용자의 대부분이 비보직자로 전환되고 마땅한 대체직무개발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면 더욱 유용한 제도가 될 수 있다.

장년층 경력·대체직무 개발해야

셋째, 장년층 경력개발과 대체직무개발이다. 피할 수 없는 고령화 시대에 기업의 경쟁력을 유지·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장년 근로자의 효율적 관리가 필수 과제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2000년에 이미 고령화사회(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로 진입했고, 2018년이 되면 고령사회(65세 이상이 14% 이상), 2028년에는 초고령사회(65세 이상이 20% 이상)가 될 전망이다. 향후 10년 이내에 한국은 일본, 대만에 이어 노동력 부족 국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영화 ‘인턴’에서 보여준 것처럼 사내·외에 적용할 수 있는 시니어 인턴프로그램 개발(20~30대 젊은 세대에 그동안 쌓은 경험·지식을 전수해 주는 것), 역(逆)멘토링제도(reverse mentoring·젊은 직원이 장년 근로자에게 소셜미디어나 문화트렌드 등을 가르쳐 주는 것)를 통한 역량 개발, 사회적 기업 육성 등 퇴직전문인력에 적합한 사회공헌형 일자리 발굴, 이직 후를 대비한 경력개발계획 수립, 창업 지원이나 교육과정 운영 등의 퇴직지원프로그램 운영, 상담·자문·컨설팅·교육·홍보·계약·조사·민원처리 등 장년 친화적 직무개발 등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장년층 고용전략과 관련해 전직준비형 겸업(투잡)도 고려할 만하다. 최근 조사자료에 의하면 직장인의 10% 정도가 겸업하고 있으며, 86.3%가 겸업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많은 기업에서 재직 근로자의 겸업을 이중 취업으로 보고 금지하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인데, 앞으로는 퇴직 이후의 삶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최영우 < 고용노동연수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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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액센츄어의 작년 조사에 따르면 작년 약 64%의 글로벌 고객은 자신이 사용하던 브랜드에서 다른 브랜드로 이동했다. 액센츄어는 이런 ‘전환 경제(switching economy)’의 규모를 6조2000억달러(7440조원)에 육박한다고 추산했다. 이 수치는 5년 만에 약 26% 증가세를 보인 것이다. 앞으로도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고객이 기존 브랜드에서 이탈하는 현상은 첫째, 제품의 본질적 가치측면에서 기존 혹은 신규 경쟁 브랜드들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안이 기존의 그것보다 더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면 고객은 냉정하게 이동할 것이다. 둘째, 고객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의 고객 서비스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다. 따라서 비슷한 경쟁 브랜드에 한눈을 파는 고객이라면 전환 비용보다 조금만 높은 가치의 창의적인 서비스가 추가로 제공된다면 얼마든지 고객의 마음을 돌릴 수 있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보급률이 급격히 올라가면서 이제 고객들은 수요가 발생함과 동시에 탐색, 고려, 평가를 원스톱으로 해결하기 원한다. 글로벌 온라인 유통 업체인 아마존은 태블릿 PC인 킨들 파이어의 특정 모델을 구매한 고객을 대상으로 ‘메이데이(Mayday)’ 서비스를 시작했다. 미리 등록을 마친 고객은 사용 방법에 대한 문의나 기타 여러 이슈가 발생할 시 24시간 언제나 메이데이 버튼을 누르면 15초 이내로 아마존의 테크 어드바이저(Tech Advisor)와 연결될 수 있다. 테크 어드바이저는 고객의 태블릿에 직접 접속해 사용방법에 대해 설명해주고 문제들을 실시간으로 해결해 준다.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도 차별화 포인트를 만들 수 있다. 미국 피자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피자헛은 파나마와 말레이시아에서 ‘오븐 딜리버리(Oven Delivery)’ 서비스를 시작했다. 오토바이 뒤에 오븐을 설치하고 배달하는 동안 피자가 요리돼 도착과 동시에 방금 나온 따뜻한 피자를 제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네덜란드의 진스온라인과 러시아의 라모다라는 온라인 패션 쇼핑몰에서는 고객이 온라인으로 일정 금액 이상의 제품을 주문하면 배달원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맞춰 찾아온다. 고객은 입어보고, 맞지 않거나 맘에 들지 않는 옷들은 밖에서 기다리고 있던 배달원에게 바로 돌려줄 수 있다.

쇼핑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플레이슈머(playsumer·play+consumer)의 증가와 더불어 재미있는 고객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시도들도 생겨나고 있다. 글로벌 가구 업체인 이케아(IKEA)는 증강현실 기술을 통해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한다. 원하는 가구가 있는 카탈로그 페이지를 펼친 뒤 원하는 위치에 놓는다. 그 다음 앱(응용프로그램)을 실행해 카메라를 통해 카탈로그를 스캔하면 화면 속에서 실제 존재하지 않는 가구가 나타난다. 이런 서비스는 흥미를 유발할 뿐만 아니라 실제 가구가 집의 공간과 잘 맞는지 미리 체크해 볼 수 있기 때문에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별로 혁신적이지도 않은 신제품 출시에 들어가는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줄여, 실용적이면서 흥미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오히려 고객을 붙잡는 데 더 유리할 수도 있다. 이제 과거와 달리 고객은 사용하고 있는 브랜드를 무작정 추종하지 않는다. 고객들은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는 경쟁 브랜드 혹은 실망스러운 고객 서비스로 인해 언제든 매몰차게 돌아서곤 한다. 이들을 붙잡기 위해서는 고객의 시각에서 상품을 접하는 순간순간에 예상치 못한 흥미롭고 실질적인 가치를 추가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진상 < LG경제硏 책임연구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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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미국 실리콘밸리에 있는 삼성글로벌이노베이션센터(Samsung Global Innovation Center·GIC)가 주목받고 있다. GIC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 일대에서 삼성전자(005930)의 기업 인수합병(M&A)을 주도하는 조직으로 2013년 설립됐다.




23일 삼성전자와 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GIC의 인력이 출범 당시 10여명에 불과했으나 2년여 만에 200명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GIC가 최근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액셀러레이터(창업 초기 기업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이나 조직)를 만들고 스마트싱스 등 삼성전자가 인수한 현지 기업을 관리하면서 GIC 산하 인력이 수원 본사 100명, 미국 실리콘밸리와 뉴욕 100명으로 구성됐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인수한 사물인터넷(IoT) 기술 기업 스마트싱스, 올해 인수한 삼성페이 결제 솔루션업체 루프페이 등을 발굴해 투자를 주도한 곳이 바로 GIC다. 삼성전자는 두 회사를 각각 2억 달러(2260억원) 넘게 주고 사들였다.




삼성전자는 스마트싱스의 기술을 활용해 2017년까지 TV, 프린터, 냉장고 등 삼성전자 제품의 90%를 사물인터넷으로 연결하겠다는 계획이다. 삼성페이는 루프페이의 마그네틱전송기술(MST)을 바탕으로 순항하고 있다. 국내 가입자는 출시 두달 만에 100만명에 육박했고 미국 서비스도 지난달 시작됐다.




GIC는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에서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 삼성전자 본사가 있는 수원에는 GIC가 발굴해 투자한 기업을 관리하고 삼성전자 내부 개발팀과 연결하는 관리 조직이 따로 있다.




올해 GIC가 투자한 유망 스타트업으로는 ‘유니키(Unikey)’와 ‘빈리(Vinli)’ ‘퍼치(Perch)’ 등이 꼽힌다. 유니키는 스마트폰을 만능키로 만들어주는 잠금장치 솔루션을 개발한 회사다. 빈리는 센서를 부착하면 일반 차량도 스마트카로 변신시켜는 기술을 갖고 있다. 퍼치는 ‘라이브 홈 모니터링 시스템(Live Home Monitoring System)’을 개발 중인 회사다.




 

삼성전자는 최근 공식 블로그 ‘삼성 투모로우(samsungtomorrow.com)’에서 “GIC는 삼성전자 소프트웨어 전략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면서 데이비드 은 GIC 센터장 사진과 GIC 현황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블로그에서 “GIC가 투자·파트너십·인수·액셀러레이터(미국 샌프란시스코∙뉴욕 소재) 등 4 가지 방식으로 삼성전자와 첨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기업들을 연결시키고 있다”면서 “삼성전자가 소프트웨어 분야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GIC를 통해 가상현실·빅데이터·디지털 건강 관리·보안 등 다양한 스타트업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GIC의 역할과 규모가 커지면서 이재용 부회장 시대에는 국내 독자 연구개발 보다는 실리콘밸리를 거점으로 한 연구개발과 기업인수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간판급 연구소인 수원의 DMC연구소 등에서 근무중인 연구개발 인력 1000명~1500명을 사업부로 보내는 등 국내 연구개발 인력 규모를 줄이는 중이다. 이번 조직 개편으로 삼성전자 내부 직원들은 DMC연구소가 사실상 해체됐다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해외 기업 인수합병은 GIC와 더불어 2012년 실리콘밸리에 설립한 전략혁신센터(SSIC)가 주도하고 있다. GIC는 전사 소속으로 소프트웨어 기업의 인수 합병을, SSIC는 반도체 등 부품을 담당하는 디지털솔루션(DS) 부문 소속으로 하드웨어 기업의 인수 합병을 담당하는 것으로 역할을 분담하고 있다.




두 센터의 사령탑은 모두 외부에서 수혈된 인물이다. GIC 수장은 구글 본사 부사장 출신인 데이비드 은이 센터장을 맡았고, SSIC는 인텔코리아 초대 사장, 애질런트테크놀러지 사장 등을 지낸 손영권 사장이 이끌고 있다. 데이비드 은 GIC 센터장은 미국에 거주하지만, 수원 본사에 근무하는 직원까지 총괄하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이건희 삼성 회장을 대신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삼성 그룹을 진두지휘하면서 해외업체 인수합병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면서 “올 연말 삼성전자 인사에서도 인수합병

부문에서 역할을 한 외부 수혈 인물들이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류현정 기자 dreamsho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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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경영학 카페

한국사회 헬리콥터 맘…자녀 고민·경험 기회 뺏어

추락가능성 큰 병아리 말고 독수리를 밀어 날게 해야


어느 왕이 새끼 매 두 마리를 선물로 받았다. 매를 길들이기 시작했는데, 한 마리는 날지 못했다. 매는 궁에 들어온 날부터 나뭇가지에 앉아있을 뿐이었다. 의사도 불렀지만, 매를 움직이지 못하고 돌아갔다. 나라에 방을 붙여 해답을 구하자 한 농부가 나타나 문제를 해결했다. 왕이 물었다. “네가 어떻게 매를 날게 했느냐?” 머리를 조아린 농부는 답했다. “어려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항상 앉던 나뭇가지를 잘라 버렸을 뿐입니다. 매는 자기에게 날개가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날기 시작했습니다.”

이 옛이야기는 형세의 중요성을 강조한 손자병법과 맥을 같이한다. 군사들이 열심히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전투의 승패를 좌우한다는 말이다. 손자는 “목석의 성질은 편안한 곳에 두면 가만히 있고, 위태로운 곳에 두면 움직인다. 모가 나게 하면 멈추고, 둥글게 만들면 구른다. 그러므로 군사가 잘 싸우게 하는 형세란 마치 둥근 돌을 천 길이나 되는 산 위에서 굴리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자신을 위태로운 곳에 놓아두면 숨은 가능성이 드러난다는 가르침은 사회에서도 효력을 발휘한다. 최근 지인에게서 캐나다를 여행하던 중 원주민 행사에 초대받았던 경험을 들었다. 유서 깊은 마을 행사라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갔던 그는, 건물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밤새도록 원주민과 어울려 춤을 추었다고 했다. 그 날은 청소년들을 마을 밖 먼 곳에 떨구어 놓고 스스로 길을 찾아 돌아오게 하는 성인식을 치르는 날이었다. 어느 부모도 길을 헤매고 있을 아이를 도와주지 못하도록 마을 안의 모든 어른을 한 건물에 가두어 두는 것이 마을 전통이라고 했다. 외부에서 온 손님들도 마찬가지다.

지인의 경험을 들은 사람들은 한국 사회를 걱정했다. 한국 사회는 다음 세대를 강인하게 키우지 않는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헬리콥터 맘이라 불리는 학부모들은 자녀의 주변을 맴돌면서 일거수일투족에 관여한다. 학원을 정하고 교재를 사고 학원으로 데려가는 일 모두 부모가 직접 한다.

시간이 흐른 뒤, 자녀 경험과 고민을 제한한 부모는 제 방 하나 정리하지 못하는 대학생을 걱정한다. 그러다가도 자녀가 아프다고 하면 대신해서 회사에 전화해서 출근을 못 하니 양해해달라고 부탁까지 한다.

노동시장 유연화로 일자리를 만들어 청년고용을 유도한다는 주장은 세대 간의 상생이라는 희망을 제시한다. 하지만 청년 일자리가 생기고 있을까. 대기업의 사내 유보금이 수백조원에 이른다고 하지만, 해마다 고용을 줄여가는 추세다.

우리는 ‘벼랑에서 밀면 새는 날기 시작한다’는 가르침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 사회는 계속해서 힘없는 병아리들만 벼랑에서 밀고 있다. 반면 이 사회가 벼랑에서 밀어내야 하는 독수리는 큰 가지 위에 자리 잡고 앉아 꿈쩍도 않는다. 대규모 기업그룹이 계열사 간 일감 밀어주기로 매출을 확보하고, 이익금 일부를 총수 가족 승계를 위한 운영자금으로 돌리는 모습을 보면 병아리들은 독수리를 존경하지 않는다. 급기야 한숨과 낙담 끝에, 독수리가 앉아있던 가지가 아니라 나무 자체를 송두리째 찍어버릴 벌목꾼을 꿈꾸기 시작한다.

세계 최대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에서 자칭 사회주의자 버니 샌더스가 민주당의 막강 대선후보 힐러리를 밀어붙이는 모습을 보라. 그는 “재벌은행을 해체하고 조세제도를 개혁해서 부를 중산층과 빈곤층에 재분배하자"고 단언한다. 지금 미국은 병아리들이 선거자금을 모아 독수리가 앉아있는 나무를 찍어낼 벌목꾼을 대선후보로 추대하고 있는 형국이다. 우리 사회도 이제는 멋진 날갯짓을 기대하면서 독수리를 벼랑에서 밀어내자. 그리고 병아리들은 밀어내더라도 벼랑이 아닌 언덕에서 밀자. 그리고 믿어보자, 하늘은 모든 새가 함께 날아도 될 만큼 넓다고.

김용성 < IGM 세계경영연구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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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마이클 델 델 컴퓨터 회장

타고난 장사꾼 유대인
고교때 신문 텔레마케팅으로 한해동안 1만8000달러 벌어
19세때 컴퓨터 회사 창업

컴퓨터 유통시스템 혁신
고객의 주문을 즉각 반영해 제조…물건 직접 배송해 효율성 높여
27세때 포천 500대 기업 CEO

IT 역사상 최대 인수합병
스마트폰 등에 밀려 PC 수요 줄자 상장폐지후 스타트업 정신으로 회귀
IT기업 EMC 670억달러에 인수…"세상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될 것"


[ 이상은 기자 ]
“안녕하세요. 휴스턴 포스트를 구독하실 생각이 있으신가요?”

한여름이었다. 전화기 앞에 앉아 무작위로 신문을 볼 생각이 있느냐고 묻는 일은 지루하기 짝이 없었다. 고교생의 여름 아르바이트는 기껏해야 친구들과 놀러갈 비용을 마련하려는 것 아니던가.

그렇지만 이 까만 곱슬머리 고교생의 표정은 진지했다. 그는 어떻게 하면 휴스턴 포스트의 구독자를 많이 확보할 수 있는지 실마리를 잡아가는 참이었다. 처음엔 무작위로 전화를 돌리는 텔레마케팅에 불과했지만 그는 구독을 승낙하는 사람들에게 어떤 패턴이 있다는 것을 시나브로 깨달았다. 일정한 지위를 얻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었고, 지역적·사회적인 특징을 갖고 있었다. 이 인구군을 타깃으로 삼기 위해 그는 결혼식 참가자나 모기지 신청서에 적힌 신상정보를 수집했다.

단순한 무작위 텔레마케팅을 벗어나 목표고객을 정확히 겨냥하자 신문 구독률은 훨씬 높아졌다. 그해 그는 1만8000달러를 벌어들였다. 그의 역사나 경제교사 연봉보다 더 많았다.

어릴 때부터 강했던 사업가 기질

미국의 컴퓨터 제조업체 델을 설립한 마이클 델 회장은 1965년 미국 휴스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 알렉산더 델은 치과교정 전문의였고 어머니 로레인 샬럿은 주식중개인이었다. ‘델’이라는 이름은 이디시어로 ‘계곡’이라는 뜻에서 유래했다. 독일계 유대인인 이들은 마이클이 태어나기 전 미국으로 이주해 정착했다.

유대인에게 장사꾼 기질이 있다는 선입견은, 마이클 델 같은 사람 때문에 심화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는 정말로 어릴 때부터 돈 버는 데에, 특히 컴퓨터로 돈 버는 데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했다.

10대 초반부터 파트타임 일자리에서 번 돈을 주식과 귀금속에 투자했다. 자기 사업을 빨리 하고 싶어서 8세에 고교 검정고시를 치러봤을 정도였다. 첫 계산기를 7세에 샀고 15세에는 애플Ⅱ 컴퓨터를 구입했다. 그리고 그 애플 컴퓨터는 사자마자 분해됐다. “안에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너무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검정고시에는 성공하지 못해 메모리얼고교에 진학했고 이곳에서 교사의 연봉 이상을 벌어들이는 재간을 발휘했다.

텍사스대에 입학한 뒤로 그의 재능은 꽃폈다. 자취방에서 개인용컴퓨터(PC)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키트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이윽고 텍사스 주정부에 부품을 공급할 수 있는 자격을 따냈다. 컴퓨터 매장이라곤 하나도 없이, 그저 살던 집 주소(도비센터 방번호 2713)를 적어냈다.

1984년 1월, 19세 청년 델은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PC를 매장에서 간접적으로 팔 것이 아니라 직접 고객에게 팔 수 있다면 엄청난 사업 기회가 있을 것 같았다. 처음에는 ‘피시즈 리미티드(PC’s limited)’라는 이름으로 회사를 설립했다가 4개월 뒤 ‘델 코퍼레이션’으로 바꿨다. 컴퓨터 거물 델 제국의 시작이었다.

공급망 혁신으로 ‘델 제국’ 만들어

자본금 1000달러로 시작한 사업은 처음엔 초라했다. 북부 오스틴에 정식으로 사무실을 냈는데 정말 필요한 최소한의 인원만 있었기 때문에 번듯한 느낌은 나지 않았다. 마이클 델은 “스크루드라이버를 든 세 명의 남자가 커다란 책상에 앉아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렇지만 점차 사업은 번성했다. 만들어놓은 컴퓨터를 매장에서 고객에게 파는 구식 공급사슬 대신 고객의 주문을 즉각 반영해 컴퓨터를 제조하는 방식으로 효율성을 크게 높였다. 대형 매장을 잔뜩 거느리고 종업원과 재고를 관리하느라 씨름하는 대신 고객에게 직접 물건을 배송하는 유통 시스템으로 업계의 혁신을 주도했다.

8년이 지난 1992년, 미국 경제잡지 포천은 500대 기업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가장 어린 CEO로 꼽힌 사람이 마이클 델이었다. 당시 스물 일곱살이었다. 그로부터 4년 뒤에는 인터넷으로 제품을 팔았다. 서버 사업도 시작했다.

EMC 인수…또 다른 시작

하지만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이 등장하면서 컴퓨터 수요는 2000년대 들어 급감했다. 중국 등 경쟁자들도 늘었다. 창업자 델은 2013년 자신의 돈과 사모펀드 실버레이크의 돈을 합해 244억달러(26조원)를 들여 자발적으로 회사의 상장을 폐지한다. 주가가 자꾸 떨어지니까 투자자들이 부양책을 내놓으라고 압박하는 것이 싫어서였다. 그는 델이 기업공개(IPO) 이전의 스타트업이 된 셈이라고 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 기업이 됐다”면서 스타트업과 기업가 정신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이사회 멤버가 3명뿐”이라며 “회사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단 1분 만에 내릴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고 했다.

이후 2년간 델의 실적은 정확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시장 상황이 별로였기 때문에 썩 좋지는 않았을 것으로 월가에선 추정한다.

그러나 이대로 가만히 늙어갈 마이클 델이 아니다. 그는 최근 정보기술(IT) 역사상 최대 인수합병(M&A)을 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데이터 저장과 클라우드 컴퓨팅 등에 강점이 있는 IT 회사 EMC를 670억달러(약 76조6000억원)에 사들이기로 했다. 이걸 위해 그가 지긋지긋하게 여겼던 월가에서 다시 대규모 자금을 끌어들여야 할 전망이다. EMC를 이끌어온 조 투치는 합병을 마친 뒤 물러나고 마이클 델이 합병 후 회사의 회장직을 맡을 예정이다.

이 승부수가 통할지 안 통할지 아직 판단하기는 이르다. 경쟁사 휴렛팩커드(HP)의 멕 휘트먼 CEO는 델과 EMC가 대규모 합병을 하느라고 경쟁에서 되레 뒤처질 것이라고 했다. 경쟁자의 악담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대규모 M&A가 가진 필연적인 리스크이기도 하다. 성패는 EMC의 기술력과 신사업을 얼마나 빠르게 델이 흡수해서 자기 것으로 만드느냐에 달렸다. 이 많은 일을 겪고도, 마이클 델은 아직 50세에 불과하다. 얼마든지 성공도 실패도 더 겪을 수 있는 나이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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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삼성이 만든 첫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다국적제약사 MSD를 통해 시장에 본격 출시된다. 삼성이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심혈을 기울여 육성하고 있는 바이오산업이 본궤도에 오르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한국MSD는 삼성의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 국내 출시를 앞두고 2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브렌시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가 개발한 첫 번째 바이오시밀러다. 삼성이 개발해 품목 허가를 받은 제품을 세계적인 제약사가 본격적으로 판매에 나선 것이다. 삼성이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선정한 바이오 사업이 구체적인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제품 개발을 위해 총 2000억여 원을 투자해 그동안 10개국 73개 병원에서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596명을 대상으로 24주 동안 임상 3상을 진행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지난 3월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판매 허가를 신청했고 6개월 만인 지난 9월 허가를 받았다. 판매사인 한국MSD는 한국 정부와 약가 협상을 마치고 이르면 올해 말, 늦어도 내년 초 브렌시스를 국내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브렌시스는 글로벌 제약사 암젠이 개발하고 화이자가 판매하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복제약이다. 엔브렐은 지난해 전 세계에서 9조5000억원어치가 팔린 세계적인 '블록버스터' 의약품이다.


이날 행사에서 최정윤 대구가톨릭대병원 류머티즘내과 교수는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 전략과 바이오시밀러의 가치' 발표를 통해 "브렌시스는 효과와 안전성 측면에서 오리지널 제품과 비교해 동등함이 입증된 가장 최신 치료제"라며 "완치가 어려운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달 미국 류머티즘학회에서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라며 "허가 시점보다 장기간 비교 임상 데이터를 축적해 효과와 안전성에서 더욱 탄탄한 근거를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이 제품이 내년 초 유럽에서도 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글로벌시장에서는 다국적 제약사 바이오젠이 '베네팔리'라는 이름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바이오 사업은 삼성이 미래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는 분야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바이오 사업장을 종종 방문하는 것은 물론 수시로 관련 임원들로부터 보고를 받거나 직접 전화를 걸어 현안을 챙기고 있다. 이 부회장 자신도 바이오 전문가들과 교류하며 상당한 수준의 전문 지식을 갖췄다는 평가다. 삼성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미국 나스닥 상장 아이디어를 낼 정도로 글로벌 비즈니스에도 관심이 많다"고 전했다.

이번에 브렌시스를 개발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내년 상반기 미국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준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간사는 골드만삭스와 씨티증권이며, 모건스탠리와 크레디트스위스(CS)가 자문사로 활동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상장 후 시가총액을 8조~10조원 규모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은 나스닥 상장으로 확보한 자금을 바이오 부문 연구개발(R&D)에 투입할 예정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와 함께 삼성 바이오 사업을 이끌고 있는 기업이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CMO)을 담당하는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최대주주(90.3%)이기도 하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미 세계적인 바이오 기업인 미국 BMS, 스위스 로슈와 계약을 체결했으며, 내년 1분기 단일 설비로는 세계 최대인 15만ℓ 규모 송도 2공장을 가동할 계획이다. 또 15만ℓ 규모 3공장 착공을 검토하고 있다.

■ <용어 설명>

▷ 바이오시밀러 : 원조 바이오의약품을 본떠 만든 복제약이다. 생물학적 반응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일반 복제약과 달리 원조 의약품과 성분이 100% 일치하지는 않는다. 고도의 기술력을 통해 안정성과 동등성을 확보함으로써 환자에게 나타나는 임상적 차이를 줄여 제품화하는 능력이 핵심이다.

[정승환 기자 / 이동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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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일경제


그동안 부진했던 삼성그룹 정보기술(IT) 계열사들이 맏형의 깜짝 실적 발표 이후 힘을 내고 있다. 2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56% 오른 130만원에 거래가 시작됐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129만원 밑으로 내려가긴 했지만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가 장중 130만원을 회복한 것은 지난 7월 20일 이후 약 석 달 만이다.

23일 종가 기준으로 3분기 실적 발표 이후 삼성전자 주가는 12% 상승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부문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것이 이번 실적 발표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김록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과 낸드플래시 부문에서 안정화된 미세공정으로 경쟁사보다 먼저 전환한 덕분에 차별화된 수익성이 돋보인다"며 "이를 바탕으로 내년까지 삼성전자의 반도체 시장 지배력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여러 가지 주주환원정책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도 투자심리 개선에 도움을 줬다. 지난 22일 삼성전자는 "주주중시 경영의 일환으로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해 자사주를 포함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공시했다.

주주환원정책의 세부적인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일부 투자자들은 삼성전자가 오는 29일 예정된 확정 실적 발표 때 자사주 매입 등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함께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주가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삼성SDS 주가도 이날 장중에 30만원을 돌파했다. 삼성SDS 주가가 30만원을 넘은 것은 지난 6월 3일 이후 4개월여 만이다. 삼성SDS의 매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70%가 넘는다. 특히 물류 BPO(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부문에서 삼성전자 물동량은 100%를 차지한다. 삼성SDS의 전체 매출에서 물류 BPO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4년 30%에서 2018년 41%까지 빠르게 확대될 전망이다. 공영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궁극적으로 삼성전자와 삼성SDS는 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SDS의 펀더멘털(기업가치)과 투자심리가 모두 삼성전자에 좌우되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삼성SDS 주가도 삼성전자와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기는 삼성전자 주가 상승률에 버금가는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이후 23일까지 삼성전기 주가는 11.8% 올랐다.

삼성전기의 3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28일로 예정돼 있다. 아직 실적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삼성전자의 어닝 서프라이즈를 지켜본 투자자들이 삼성전기 역시 깜짝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미리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조성은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기 실적이 삼성전자 스마트폰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중저가 스마트폰과 갤럭시노트5가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이고 있어 삼성전기 전망이 나쁘지 않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부품과 함께 삼성전기 실적을 이끄는 차량용 전장부품 사업의 성과물도 하나둘씩 등장하고 있다는 점도 삼성전기 주가에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다만 지나친 낙관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경우 호조를 보이고 있는 부품과 달리 완제품에서는 수요 위축이 본격화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2015년 16.4%, 2016년 7.7%로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성장률이 둔화될 전망"이라며 "그나마 스마트폰의 출하량 성장이 기대되는 국가들이 중동·아프리카·인도 등인 점을 감안할 때 고사양 스마트폰의 매출 증가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도 "완제품 수요 위축은 부품 가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당분간 삼성전자 주가가 박스권에 갖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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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오는 29일부터 한국서 구글캠퍼스·국회·미래부 행사 참석
구글 회장서 지주사 알파벳 회장으로 ‘역할’ 바뀐 후 첫 방문
삼성전자 등 국내기업과 회동 이뤄질 지 관심

구글의 지주회사 알파벳을 총괄하는 에릭 슈미트 회장(60·사진)이 2년 만에 우리나라를 방문한다. 이번 방한은 구글이 올해 알파벳 지주 체제로 전환해 검색 엔진 이외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가속화한 이후 처음 이뤄지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주요 기업 및 스타트업들과 신규사업 협업을 본격적으로 모색하는 기회가 될 지 주목된다.

23일 구글코리아에 따르면 슈미트 회장은 오는 29일 방한해 국내 정·관·재계 인사,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만난다. 구체적인 체류 일정은 비공개이지만 최소한 30일까지는 머물 예정이다.

슈미트 회장은 방한 첫날 구글이 서울 대치동에 취이한 ‘구글캠퍼스 서울’을 찾아간다. 구글캠퍼스 서울은 구글이 IT 등의 분야 창업자들과 교류하고 돕기 위해 아시아에 유일하게 만든 창업지원 공간이다. 그는 이곳에서 국내 스타트업 창업자들과 만나 ‘스타트업의 미래와 글로벌 전략’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그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민병주 새누리당 의원과 정호준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준비한 ‘에릭 슈미트 회장과 함께하는 테크 토크’ 행사에도 참석한 뒤 정의화 국회의장을 만날 것으로 전해졌다. 행사의 주제는 ‘정보통신(IT)의 미래’다.

30일 오전에는 경기도 과천에 있는 국립과천과학관 개관식 참석 일정이 잡혔다. 구글과 과천과학관은 어린이를 위한 창작 공작실인 ‘키즈메이커 스튜디오’를 국립과천과학관 내에 만들었다. 이날 행사에선 이석준 미래창조과학부 제1 차관 등 미래부 고위 관계자도 참석한다.

슈미트 회장은 지난 2013년 구글 회장 직함으로 방한했던 당시 삼성전자 등 주요 제휴업체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에도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주요 업체들과 회동이 이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을 사고 있다. 슈미트 회장은 지난 8월 구글 회장에서 지주사 알파벳 회장으로 선임됐다. 알파벳은 미래 핵심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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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비즈

스마트폰 제조사 화웨이가 3분기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출하량 기준으로 1위를 차지했다.




22일(현지시각) 영국 시장조사 기관인 캐널리스에 따르면 화웨이의 지난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4년 3분기에 비해 81% 증가해 경쟁사인 샤오미를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오른 것이 확실시된다.




 

이 조사기관에 따르면, 샤오미의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은 작년보다 8% 감소했다. 샤오미의 분기 출하량이 감소한 것은 2010년 창업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캐널리스 측은 정확한 시장 점유율 수치를 아직 공개하지 않았다. 3분기 상세 보고서는 이달 말에 나온다. 지난 2분기 화웨이와 샤오미의 시장 점유율은 15.7%와 15.9%였다.




미국 경제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샤오미가 저가 스마트폰의 온라인 판매와 소셜미디어 마케팅으로 수년 간 급성장해왔지만, 지난 3분기를 기점으로 판매 속도가 둔화됐다고 평가했다.




화웨이는 중국 업체 최초로 연간 출하량이 1억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화웨이는 올해 3분기까지 7609만대를 출하했다. 이는 분기당 평균 2536만대를 내놓은 것으로 화웨이가 4분기에 평균치만 판매해도 연간 출하량이 1억대를 넘어선다.




[박성우 기자 newbismarc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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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 2년간 1조원 투자…’진짜 홈플러스’ 도약 적극 지원

테스코와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홈플러스 그룹 주식양수도 절차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6년간 한국 유통산업발전과 내수진작, 협력회사 판로확대와 고용창출에 기여해온 테스코가 한국시장을 떠나게 됐다. 테스코는 1999년, 외환위기로 휘청거리던 우리나라에 대규모 외화를 들여와 경제위기 극복에 일조했다. 또 당시 점포 2개로 업계 12위였던 홈플러스를 3년 반 만에 2위로 성장시켰고 현재 141개 대형마트, 375개 슈퍼마켓, 327개 편의점, 홈플러스 베이커리, 9개 물류센터, 아카데미, 홈플러스 e파란재단 등을 갖춘 대형 유통그룹으로 키워냈다.

1999년 당시 800명이던 홈플러스 직원은 현재 2만6000명으로 33배, 2000억원이던 매출은 11조원으로 55배 커졌다. 현재 2000여 협력회사, 7000여 몰 임대매장, 용역회사, 건설회사 등 유관 산업 운영과 고용에도 기여하고 있다.

그러나 테스코는 최근 과다한 부채 상환을 위해 눈물을 머금고 가장 큰 알짜사업인 홈플러스를 내주게 됐다.

새롭게 홈플러스 대주주가 된 MBK파트너스 컨소시엄은 현 고용조건의 유지와 임직원의 고용안정을 약속했으며, 앞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회사의 가치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그동안 국내 경기 악화와 유통산업 규제, 테스코 자금 사정으로 인한 투자 축소 등으로 성장이 정체됐던 홈플러스를 재도약시키기 위해 적극 지원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대형마트 신규 출점, 기존 점포 리모델링, 고객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따른 소규모 점포 및 대형마트 업계 최고의 온라인 비즈니스 확대 등 핵심경쟁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며, 이를 위해 향후 2년간 1조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관련해 홈플러스는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23일 특별 격려금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홈플러스는 이번 주주변경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보고 있다. 우선 지난 수개월간의 매각과정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 또한 홈플러스로서는 투자여력을 상실한 기존 주주 대신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적극적인 투자를 해주기를 절실히 바라는 입장이었다.

특히 한국 시장의 특수성을 잘 이해하는 토종 사모투자전문운용사를 파트너로 만나게 된 홈플러스로서는 온전한 한국의 유통회사가 되었고 이제부터는 국내 실정에 맞는 ‘진짜 홈플러스’를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미화 100억달러(약 11조3000억원) 자산 규모의 국내 최대 사모투자펀드로, 코웨이, KT렌탈 등 다수의 국내 소비재 및 유통 기업에 투자해 성공적으로 기업가치를 증대한 경험이 있다는 것 역시 기대되는 부분이다.

도성환 홈플러스 사장은 “한국 유통산업 역사상 가장 빠른 성장신화를 기록해온 홈플러스의 주역이 2만6000명 임직원인 것은 변함이 없다”며 “이번 기회를 통해 ‘진짜 홈플러스’의 모습을 재창조하면서, 고객과 직원, 협력회사와 사회 모두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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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동남아 가전 기지' 베트남으로 일원화

호찌민 CE 복합단지 내년 완공
태국 이어 말레이 TV 생산 축소
휴대폰·생활가전 핵심거점 부상

삼성전자가 동남아 생활가전의 생산거점을 베트남으로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초 태국 TV 공장의 생산을 중단한 데 이어 말레이시아 공장의 TV 생산도 내년 상반기까지 점차 줄여 그 물량을 베트남 공장에 몰아주기로 했다.

23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동남아 지역에서 판매되는 TV를 내년부터 베트남 공장에서 대부분 생산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현재 베트남 호찌민 사이공하이테크파크(SHTP)에서 소비자가전(CE) 복합단지를 짓고 있으며 내년 하반기 완공을 앞두고 있다. 단지 규모는 70만㎡ 규모로 우선 TV 생산라인이 먼저 들어서고 이후 2020년까지 14억달러를 투자해 냉장고·세탁기 등 기타 생활가전 라인을 추가할 예정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동남아 생활가전의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베트남 CE 단지를 중심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의 TV 사업을 담당하는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올해 초 경영진단을 받기도 했다.

이번 일원화 결정에 따라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휴대폰과 생활가전 두 부문의 핵심 생산거점으로 부상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베트남 북부 박닌성과 타이응우옌성에 휴대폰 공장 두 곳을 가동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전체 휴대폰의 약 40%가량을 생산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임금이 인접 국가들에 비해 싼 데다 직원을 채용하기도 쉽다"며 "베트남 정부가 삼성전자 공장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면제 등의 혜택을 주고 있어 투자 매력이 큰 곳"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생산설비를 한 곳으로 일원화하면 각종 물류비와 보관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서일범기자 squi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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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자동차 두뇌 ECU의 진화
변속기·출력·토크·브레이크도 전자장비로 제어 가능
현대기아차·쌍용차 등 "소비자 만족도 높이자" 일상화
튜닝 위해 임의 조작 땐 성능저하·수명 단축 독 될수도



부산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배모(31세)씨는 최근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에서 '아반떼MD'의 ECU(Electronic Control Unit)를 업그레이드 받았다. 평소 운행 중 차량 엔진에서 발생하는 잡음(노킹)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였다. 배씨는 "ECU를 업그레이드 받았더니 신기하게도 엔진 잡음이 줄었다"며 "가속페달 역시 예민해져서 살짝만 밟아도 차가 잘 나가고 매우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자동차도 스마트폰처럼 소프트웨어를 업그레이드해 성능을 개선하는 시대가 왔다.

완성차 업체들은 ECU를 업그레이드해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동차가 점점 전자장비화 되면서 업그레이드가 일상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자동차 두뇌 업그레이드로 성능 개선=최근 폭스바겐은 미국 등 주요국에서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조작해 논란이 됐다. 주행 상황에 따라 다른 배기가스를 배출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ECU에 있다.

자동차의 두뇌라고 할 수 있는 ECU는 엔진이나 변속기, 출력 및 토크, 브레이크 상태 등 자동차의 모든 부분을 제어하는 역할을 한다. 자동차 기술이 발전하면서 ECU로 통제할 수 있는 사항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ECU를 업그레이드해 자동차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아반떼MD의 점화플러그 작동 시점 문제로 엔진 출력이 떨어지는 것을 해결하기 위해 ECU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제네시스 등 전 차종에 대해 필요시 수시로 ECU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

기아차는 2015년형 쏘렌토 모델에 대해 오토홀드(정차 시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작동되는 기능)와 ISG(정차 시 시동이 꺼지고 출발하면 켜지는 기능)가 동시에 작동되지 않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ECU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객들이 불만족스러워하는 부분 중 ECU 업그레이드로 개선할 수 있는 내용은 적극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5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변속 충격 문제에 대해 ECU 업그레이드로 엔진 회전수 적정값을 재설정해 문제 증상을 개선했다.

ECU 업그레이드 정보는 완성차 업체가 고객에게 직접 문자로 알리거나 정기 점검을 통해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자동차 커뮤니티를 통해 문제가 되는 내용을 공유하고 이를 자동차 업체들이 ECU 업그레이드를 통해 개선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ECU 임의조작은 오히려 차에 독=일부 자동차 애호가들은 같은 차로 더욱 높은 성능을 내기 위해 ECU 튜닝이라고 불리는 맵핑을 하기도 한다. 별도로 튜닝된 ECU를 판매하기도 한다. 자동차 동호회 등에는 ECU 튜닝을 통해 성능이 훨씬 좋아졌다는 후기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ECU 튜닝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완성차 업체들은 1만시간 이상 주행 테스트 등을 통해 최적의 ECU 상태를 설정해 차량을 출고한다. 하지만 임의로 ECU를 조작해 특정 성능을 극대화 시킬 경우 오히려 차량 성능이 떨어지고 수명이 단축되기도 한다. 임의로 ECU를 조작할 경우 공식 AS센터에서 서비스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자동차가 점점 전자장비화되면서 하드웨어가 아닌 소프트웨어의 개선을 통해 만족스러운 품질을 주고 있다"고말했다.

강도원기자 theone@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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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일보

21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필하모닉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17회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시상식장에서 우승자 조성진(가운데)씨가 2등상을 받은 캐나다 샤를 리샤르 아믈랭(오른쪽)과 손을 맞대고 있다. 왼쪽은 5등상을 받은 캐나다의 야이크 양. [사진 쇼팽 콩쿠르 2015]

20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필하모닉홀. 제17회 쇼팽 국제 콩쿠르 입상자가 발표되는 순간이었다. 10명의 결선 진출자 옆에는 대부분 부모와 가족들이 있었다. 하지만 가장 주목받았던 우승자 조성진(21)씨는 혼자 서 있었다. 감격하는 부모의 모습은 생중계 화면에 보이지 않았다.

조씨의 어머니는 같은 장소에 있었다. 하지만 혹시라도 사진에 찍힐까 걱정해 멀찌감치 떨어졌다. 조씨의 아버지는 “1차부터 결선, 수상자 발표까지 성진 엄마는 멀리서 지켜보기만 했다. 연주는 성진이가 하는 거고, 부모는 앞에 나서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익명을 요청했고 기사화도 원하지 않았다. “성진이가 어렸을 때부터 한 결심”이라는 말만 전했다. 아이가 스스로 음악을 하고 부모는 돕기만 하겠다는 뜻이다. 조씨의 아버지는 대기업 건설사 직원이고 어머니는 주부다. 둘은 ‘그림자 부모’로 유명하다. 조씨의 스승인 피아니스트 신수정씨는 “아이가 스스로 알아서 공부하고 성장해 나가면 뒷받침만 조용히 하는 부모”라고 소개했다.

지난 시대 한국을 빛낸 음악가 뒤에는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부모가 있었다. 또 부모의 음악적 유전자를 물려받아 재능을 빛내는 연주자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공식이 바뀌고 있다. 쇼팽 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한 조성진씨가 대표적이다. 조씨의 부모는 아이의 성장을 도울 뿐 나서지는 않는다.

고(故) 이원숙 여사는 헌신적 어머니의 상징과 같은 인물이었다. 정명화(71)·경화(67)·명훈(62)의 ‘정 트리오’를 키워냈다. 서울에서 잘되던 음식점을 접고 아이들을 위해 미국으로 이주해 한식집을 하는 고생도 마다하지 않았다. 딸이 연주할 홀의 객석 의자 하나하나를 직접 고치는 일도 어머니의 몫이었다. 음악 유전자를 물려받는 것도 하나의 공식이었다. 첼리스트 장한나(33)의 어머니는 작곡을 공부했고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35)은 아버지가 바이올리니스트다.

이제 ‘클래식 신인류’는 비교적 부모들과 독립적으로 성장한다. 피아니스트 손열음(29)씨는 초등학교 6학년 때 혼자 비행기를 타고 러시아 모스크바에 갔다. 청소년 콩쿠르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손씨는 “고등학교 선생님인 어머니가 내 뒷바라지를 위해 모든 일정을 포기할 순 없었다”고 기억했다. 2006년 리즈 콩쿠르에서 우승하고 스타로 떠오른 김선욱(27)씨는 직접 차를 몰고 공연장에 도착해 연주를 한다. 그의 부모 또한 음악가가 아니고, 초등학교 선생님이다. 지난달 부조니 국제 콩쿠르에서 우승한 문지영(20)씨의 아버지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음악 영재의 탄생 공식이 바뀐 것은 상당 부분 시스템 덕이다. 우선 영재 발굴 제도가 자리 잡았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1998년부터 14세 이하의 재능 있는 연주자를 뽑아 연주 기회를 주고 있다. 지금껏 배출한 영재가 1000여 명이다. 조성진·손열음·김선욱·문지영씨 역시 금호 영재 출신이다. 문지영씨는 또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재원에 지원했다가 김대진 교수에게 발탁됐다. 이런 시스템을 통해 실력 있는 선생님과 연결되는 루트가 일반화했다. 조성진씨 또한 피아니스트 신수정씨와 만난 후 국제 콩쿠르 입상 소식을 전하기 시작했다. 연주자 한 명을 집중 지원하는 기업도 눈에 띈다. 조성진씨는 제조업체 자강산업에서 매해 2000만원을 후원받는다.

해외 음악계와 접속이 원활해진 점도 부모의 부담을 줄였다. 지휘자 발레리 게르기예프는 2011년 일본 도쿄에서 조성진씨의 연주를 들었다. 게르기예프는 세계 음악계에서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인물. 조씨의 실력을 보고 후원자를 자처했다. 연주자 부모의 변화는 시대 변화와 맥을 같이한다. 김용배 전 예술의전당 사장은 “조성진 세대 음악가들은 유튜브에서만 100가지 연주를 찾아 들을 수 있다. 어린 연주자라도 스스로 공부하고 성장할 수 있는 기술이 발달한 덕”이라고 말했다.

김호정 기자, 류태형 객원기자 wiseh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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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일보

[동아일보]
힐러리, 대세론 다시 불 지펴… 대선주자 토론회 이후 지지율 회복뒤졌던 뉴햄프셔서 샌더스에 역전… 오바마, 사실상 힐러리 손 들어줘

 

공화는 트럼프 대세론 굳혀가… 힐러리 대 트럼프 대결 가능성 커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21일 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서지 않겠다고 전격 선언하면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e메일 스캔들로 잠시 주춤했던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주 민주당 TV토론회 이후 지지율을 회복하기 시작해 최근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무소속·버몬트)에게 뒤졌던 지역에서도 앞서 나가고 있다. 바이든 부통령의 표는 샌더스 의원보다는 클린턴 전 장관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여 민주당 후보로서 ‘힐러리 대세론’이 굳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WBUR 라디오방송이 15∼18일 뉴햄프셔 주의 민주당 지지자 4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클린턴 전 장관은 지지율 38%로 34%의 샌더스 의원을 앞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대선 풍향계’로 불리는 뉴햄프셔 주에서 줄곧 샌더스 의원에게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다 13일 민주당 토론회에서 ‘준비된 후보’임을 보여준 뒤 역전에 성공한 것. 여기에 바이든이 불출마 결정으로 도와주면서 클린턴 전 장관의 상승세는 더욱 탄력을 받게 됐다.

불출마는 바이든 부통령의 개인적인 결정이라기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그동안 만지작거리던 ‘바이든 카드’를 접고 클린턴 전 장관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민주당 정권 재창출을 위한 이른바 ‘힐러바마(Hillabama)’의 시대가 왔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 오바마 대통령은 바이든 부통령의 입을 빌려 클린턴 전 장관에게 ‘나의 업적을 훼손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 바이든 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오바마 대통령 및 부인 질 바이든 여사가 지켜보는 가운데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보가 되지 않는다고 조용히 있겠다는 것은 아니다. 누구라도 오바마 대통령의 업적을 없던 것으로 하려고 시도한다면 적극 막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중동 정책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중요 이슈들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클린턴 전 장관을 향한 경고로 해석되기에 충분했다.

바이든 부통령은 공식적으로는 장남인 보 바이든이 뇌종양으로 숨진 올해 5월 이후 가족들이 애도 기간을 보내고 있어 현실적으로 대선에 출마할 준비가 돼 있지 못한 점을 불출마 이유로 밝혔다. 그는 “나와 가족이 (장남의 죽음을) 애도하는 과정에 처해 있어 현실적으로 선거운동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닫혔다”며 “대선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필요한 시간이 별로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편 공화당 진영에서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지지율과 경선 승리 가능성 등 모든 면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면서 역시 대세론을 굳히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미국 대선이 ‘힐러리 대 트럼프’의 대결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여성 대 남성, 정치인 대 경제인, 전 퍼스트레이디 대 정치 신인의 흥미로운 대결이 펼쳐질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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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 '탄소 제로' 제주 만들기 "15년 뒤 제주도에 전기車만 다니게 만들 것"
- 도정 운영 철학은 '공존'…관(官) 주도 아닌 민간이 앞서는 '협치' 중요
- "국가 전체 '파이' 키우는 게 우선이지 '제로섬' 분배투쟁 관심 없어"

[이데일리 김진우 기자] “제주도로 갈 때는 이미 모든 걸 각오한 겁니다. 제 운명으로 받아들입니다.”

40대의 나이에 3선 국회의원, 대통령선거 경선 후보, 정당 최고위원·사무총장을 거치며 숨 가쁘게 달려온 원희룡(51) 제주도지사. 그랬던 그가 지천명(知天命)의 나이에 크게 한숨 들이쉬고 제주도를 2030년까지 ‘탄소 제로’ 청정지역으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니라 신재생 에너지를 활용해 기존의 화석 에너지를 대체하고 전기자동차 보급과 산업화의 선봉에 서겠다는 포부다. 제주에서 지속가능한 신성장동력을 실험하고 대한민국 발전으로 접목하겠다는 긴 안목의 사실상 ‘대권 프로젝트’다.

원 지사는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2030년까지 모든 전기를 신재생 에너지로 하겠다”며 “지금 제주도에 휘발유 차가 37만대 돌아다니고 있는데 2017년까지 2만 9000대, 2020년까지 13만 5000대, 2030년까지 100% 전기차로 전환해 보급하겠다”고 밝혔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제주도서울본부에서 이데일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사진 한대욱 기자
◇“대한민국 전기차 보급의 50%는 제주로 갈 것”

제주도는 세계적으로 ‘전기차의 가장 완벽한 시험장’으로 평가받고 있다. 제주도의 총 면적은 남한의 1.8%에 불과해 산업 집적도가 높고, 풍력·태양광 등 신재생 에너지 인프라가 잘 갖춰지는 등 천혜의 조건이다.

원 지사는 “대한민국 전기차 보급의 50%는 제주로 간다. 제주가 예뻐서가 아니라 한 지역의 보급률이 빨리 올라가야 새로운 비즈니스가 생긴다”며 “제주는 지역이 좁고 인프라가 깔려있다. 한 지역에서 전기차가 많이 진전됐을 때 새로운 인증을 비롯해 산업이 탄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지난 8일 한국전력, LG와 함께 ‘글로벌 에코 플랫폼 제주’ 사업의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사업은 정보통신기술(ICT)을 기반으로 도내 신재생 에너지와 전기차 인프라를 확산하고 기존 전력망과 연계해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제주도는 사업을 전담할 민관 합동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고 2016년까지 150가구로 구성된 시범마을인 ‘에코 타운’을 조성한 후 도내 여러 지역으로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원 지사는 “신재생 에너지를 에너지 저장장치(ESS)로 저장했다가 가로등이나 가전제품에 사용하는 등 ‘스마트 그리드’(지능형 전력망)로 하겠다는 것”이라며 “전기차도 가정용으로 충전할 정도로 시스템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7시간 가량 전기를 충전하는 완속 충전소를 7만 1000개, 20분 걸리는 급속 충전소를 4000개 세우는 등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32년 만에 돌아온 고향…“직장생활 힘들게 하고 있다”

서울대 법대 82학번인 원 지사는 대학에 입학하면서 고향인 제주를 떠난 후 2014년 6·4 지방선거에서 당선되면서 32년 만에 ‘금의환향’했다. 제주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고향에서 마쳤지만 30년 이상 서울에서 생활하며 ‘제주에서 태어난 서울 사람’이란 편견을 받기도 했다.

원 지사는 32년 만의 귀향에 대해 “고향이니까 푸근하다. 뿌리로 돌아간 느낌이라 좋다”면서도 “도민들의 기대치가 높다. 도지사, 행정책임자로 갔으니까 직장생활 ‘빡세게’(‘힘들다’는 뜻의 속된 말) 하고 있다”고 소회를 풀었다.

원 지사는 “기본적으로 기대하는 건 얽힌 게 없으니까 사심 없이 깨끗하게 할 것이란 것과 중앙무대에서 나름대로 폭넓게 (정치)하던 사람이니까 대외적인 위상을 높이는 데 상대적으로 낫지 않겠느냐는 기대치는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에 서로 얽히고설킨 관행이 있는데 이걸 바꾸자는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개혁주의자라 부딪히는 부분들이 좀 있다. 개혁을 하면 좋은데 소통도 많이 하고 포용의 정치력을 많이 발휘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 있다”고 민심을 전했다.

원 지사는 당선된 후 도정 운영시스템으로 ‘협치’를 제시했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원조 소장파 그룹인 ‘미래연대’의 맴버이자 대권 경쟁자이기도 한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연정’으로 주목받는 것과 비교가 된다.

원 지사는 “연정은 정당끼리 하는 것이다. 경기도는 새정치민주연합 출신 부지사를 임명하고 실·국장을 추천으로 임명했는데 우리도 새정치연합·시민단체 출신을 일부 임명해 연정 개념이 있다”면서 “협치는 국민의 절차적 참여를 키우고 권한을 주민과 나누겠다는 것으로 정당끼리 연립정부를 하는 개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지자나 소속 정당 내지는 이념적인 성향을 뛰어넘어 ‘공존의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은 일관된 철학”이라며 “협치는 행정을 관(官)이 일방주도로 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이 앞서 나가고, 민간이 주인이 되는, 단순히 국민참여 수준이 아니라 국민의 주권을 높이는 것이다. 계속적인 추진방향이고 실험은 계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주에서 과감히 실험해 그 열매는 나눠도 좋아”

제주특별자치도가 출범한 지 10년째 접어들었지만 도민들의 체감지수는 높지 않다는 평가다. 특별자치도를 만들 때의 국가적 전략과 초심으로 돌아가 과감한 실험을 해야 한다는 게 원 지사의 생각이다.

그는 “한꺼번에 대한민국 체제를 바꾸기에는 위험성이 있고 검증이 덜 된 부분에 대해 제주도에서 국제적 개방이나 규제 완화 등 새로운 실험을 과감히 해야 한다”며 “실험을 하려고 하면 (다른 지자체와)형평성이 안 맞아 못하게 하는 게 있다”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세금이나 제도 면에서 멀리 가려고 하는데 지금은 집 문 앞에서 가다만 듯한 상황”이라며 “역대 정권의 지방분권에 대한 온도차가 있고 제주도민들은 이를 민감히 느끼고 있다”며 지금은 과감한 시도가 필요한 때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기차의 경우도 그렇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겠다고 하면 규제를 다 풀어야 한다. 이중규제가 돼선 안 된다”며 “특히 부딪히는 게 조세제도의 경우 저희만 돈을 벌겠다는 게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지사는 도내 중국인 관광객을 위한 면세구역을 늘리는 것을 예로 들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을 끌어들여 전체 ‘파이’를 키우는 게 우선이지 다른 지자체와 경쟁을 하자는 게 아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만 혜택을 누리겠다는 게 아니다. ‘제로섬 게임’으로서의 분배투쟁은 관심이 없다”며 “국가 전체의 파이를 키울 수 있는 조세나 금융이나 산업제도와 관련한 부분을 과감히 실험해 열매는 중앙정부, 다른 지자체와 나눠도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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