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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의 눈] '진짜 같은 가짜' 미래 산업이 되다

구봉88 2015. 12. 18. 06:22

[앵커의 눈] '진짜 같은 가짜' 미래 산업이 되다

MBC | 입력 2015.12.17. 20:50 | 수정 2015.12.17. 21:35

[뉴스데스크]
◀ 앵커 ▶

최근 중국에서 화제가 된 가짜 달걀입니다.

삶은 달걀노른자가 고무공처럼 튕기기까지 하는데, 먹어도 괜찮은 걸까요?

오늘 앵커의 눈에서는 이 기상천외한 가짜 음식의 세계를 들여다보겠습니다.

먼저 베이징 김대경 특파원입니다.

◀ 리포트 ▶

짝퉁 제품이 범람하는 중국에서 특히 가짜 먹거리 수준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알긴산나트륨과 염화칼슘을 섞어 색깔과 맛까지 흉내 낸 가짜 달걀은 공안 기관조차 그 기술이 아깝다는 평을 내놓을 정돕니다.

[양계장 주인]
"이건 닭에게 다른 사료를 먹여서 낳은 것일 뿐, 진짜 달걀 맞아요."

비닐로 만든 미역과 골판지로 만든 무, 플라스틱으로 만든 쌀은 실제 요리하기 전까진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합니다.

말랑말랑한 식감의 타피오카 펄 알갱이가 든 버블티입니다. 폐타이어로 이 검은 알갱이를 만든 곳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버블티를 마신 뒤 소화불량으로 병원을 찾은 사람의 위를 촬영했더니 폐타이어 성분 알갱이들이 그대로 발견됩니다.

[중국 의사]
"억지로 토해내거나 배를 열어 수술하기 전에는 소화시킬 수 없습니다."

◀ 앵커 ▶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가짜 식품들.

사람 몸에 '해를 끼치는' 가짜라면 당연히 사라져야겠지만, 몸에 '좋은' 가짜식품은 어떨까요?

◀ 앵커 ▶

'비건푸드'라고 들어보셨죠

식물성 원료만 가지고 고기 같은 맛과 향을 내는 식품들인데요,

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큰 인기라고 하는데,

이주훈 특파원, 직접 사서 조리까지 해 봤다고요?

◀ 리포트 ▶

지금 제가 다녀온 곳은 미국에서 가장 흔한 대형마켓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런 인공고기를 아주 손쉽게 구할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사실 저도 좋아합니다.

햄버거 패티와 소시지 그리고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가 많은 닭가슴살을 구입했는데요.

가격은 개당 5달러 정도로 진짜 고기보다 비슷하거나 조금 비쌉니다.

한번 맛을 비교해 보려고 진짜 고기로 만든 햄버거 패티와 함께 구워봤습니다.

오른쪽이 인공고기, 왼쪽이 진짜고기입니다.

모양과 생김새, 조리시간이 거의 비슷합니다.

"제가 음식전문가는 아니지만 인공고기가 약간 깊은맛이 덜한 거 같네요. 하지만 사람에 따라서는 더 맛있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티나]
"매일 아침마다 다른 음식들과 함께 (인공 고기를) 먹으려고 하고 있어요."

채식이 아닌 육식을 위한 인공고기의 약진이 식품업계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 앵커 ▶

인공 고기가 채식이 아닌 육식을 위한 거다, 무슨 뜻일까요.

◀ 앵커 ▶

보통 이런 콩으로 만든 고기는 채식주의자들만 먹는 걸로 생각하기 때문일 텐데요

그런데 한번 보실까요.

요즘 미국에서 주목받는 마요네즈입니다.

주재료인 달걀 대신 완두콩이나 카놀라유 같은 식물성 재료로만 만들었는데, 맛과 향으로는 구분하기 어렵다고 하고요.

또 이 햄버거용 고기는, 씹을 때의 질감까지 진짜 고기와 비슷한데다

영양성분도 다 갖춘 반면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처럼 나쁜 성분은 하나도 없다고 합니다.

채식주의자를 위한 대용식품이 아니라 진짜 고기와 경쟁해도 경쟁력 있는 제품들이라는 겁니다.

해외 유명 연예인들까지 입소문을 내면서 일반 소비자들에게까지 확산되고 있습니다.

◀ 앵커 ▶

자, 그래서일까요.

남들보다 시장을 앞서 본다는 빌 게이츠, 새버린, 홍콩의 리카싱 같은 세계적인 부호들이 이런 대체식품 개발회사에 수백억에서 수천억 원씩을 앞다퉈 투자하고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35년 뒤 세계 인구는 100억 명에 육박하고식용 고기는 지금의 두 배가 필요한데 공급량이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이미 IT와 자동차 분야보다 더 큰 세계 식량시장, 돈이 안 되려야 안 될 수가 없을 겁니다.

자, 우리나라도 한때 웰빙 바람을 타고 쌀고기, 콩고기가 유행했는데요.

지금은 어떨까요?

김재영 기자가 살펴봤습니다.

◀ 리포트 ▶

서울의 한 채식식당.

튀김에, 전골에, 구이에 식당 안은 온통 고기냄새뿐입니다.

[박근태]
"보통 고기랑은 좀 달라서 약간 거부감이 들었는데요, 전체적으로 음식이 굉장히 깔끔하고 담백해서…"

국내에서 개발한 인공고기가 재료로 쓰이는데 맛과 향에서 내외국인에게 모두 만족스런 평가를 받았습니다.

[키맷니 로린]
"보세요, 이거 완전 고기 같죠."

서울의 한 햄버거 가게.

쌀로 만든 고기가 들어간 햄버거를 파는데 영양식품일 것이란 기대가 높았습니다.

[송태선]
"(인공고기 찾게 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건강이죠. 아이들 건강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하지만 연간 수십억 원대 남짓한 국내시장에서 투자와 성장을 이어가기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구건모/쌀고기 제조업체 본부장]
"(사회적) 인식변화가 굉장히 늦는 것 같아요. 그래서 그 부분이 저희들 (신제품) 만드는데 있어서도 (좀 주저하게 되고…)"

최근 한중FTA 등으로 수출길이 열린 곡물류로 새로운 제품개발에 나서야 할 적기라고 지목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향재/비건푸드 편집장]
"(결국 승부처는) 일반인들 대상으로 한 대체식품으로 확장될 때인데, 그럴 즈음이 시기적으로 됐다고 생각합니다."

◀ 앵커 ▶

1932년, 영국의 전 총리 윈스턴 처칠은 50년 후의 세계는 이럴 거라고 썼습니다.

"닭고기를 먹으려고 동물을 사육하는 시대는 가고, 필요한 식품을 만들어 내는 시대가 올 것이다."

80년 전에 알려준 투자처를 우리만 놓치고있는 건 아닐까요.

앵커의 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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