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사업

온라인쇼핑몰 비지니스

구봉88 2011. 1. 5. 07:47

온라인쇼핑몰 비즈니스로 수출하는 사람들

매경이코노미 | 입력 2011.01.05 04:07

 
◆중소기업·개인, 국외에서 '길'을 찾아라◆ 알리바바닷컴, 이베이 등 온라인쇼핑몰이 국외시장 진출의 새로운 수단으로 각광받고 있다. 국외 진출 방법을 몰라 고민하던 국내기업들은 온라인 무역을 통해 새로운 활로를 찾는다. 아예 직접 외국어 홈페이지를 개설해 국외 진출을 노리는 경우도 있다.


삼원특수, 수출기업화사업으로 100만달러 수출


농기구와 건설기계를 주로 수출하는 업체 블루드라는 온라인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아프가니스탄에 제품을 수출한다. 오프라인에서 수출이라곤 해본 적이 없던 블루드라가 이름도 생소한 두 국가에 수출할 수 있었던 것은 '알리바바닷컴' 덕분이다. 알리바바닷컴은 B2B 전문 사이트. 기업용 G마켓 정도 된다. 알리바바닷컴에는 영문 사이트 1490만개 업체를 포함해 모두 5670만개 기업이 회원사로 등록돼 있다. 황선봉 블루드라 대표는 "중소기업이 신규 바이어를 발굴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며, 국외에서 개최되는 각종 투자 상담회에 참석한다 하더라도 상담이 실제 거래까지 연결되는 경우가 드물다"며 알리바바닷컴을 통한 수출에 만족해했다. 실제 블루드라는 2010년 한 해 동안 알리바바닷컴을 통해 2곳의 신규 바이어와 연결됐고 총 6만달러 규모 계약 3건을 체결했다.

대전에 위치한 중소기업 삼원특수도 알리바바닷컴을 잘 활용해 재미를 톡톡히 본 사례다. 삼원특수는 3년 전 알리바바닷컴을 알게 됐다. 당시 삼원특수는 수출에 기업 사활을 걸고 중소기업청 산하 중소기업수출지원센터에서 실시하는 수출기업화사업에 참여했다. 수출기업화사업은 창업 초기 단계 기업이나 내수 위주 중소기업을 수출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정부에서 지원금을 제공하고 수출실무 지도 및 교육을 실시하는 프로그램이다. 수출기업화사업 프로그램 최종 단계에서 삼원특수는 알리바바닷컴에 기업 회원으로 등록할 경우 온라인을 통해 손쉽게 수출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수출기업화사업 참여 기업 중 알리바바닷컴에 등록하는 기업에 정부가 회원 등록비 중 300만원을 지원해주기 때문에 삼원특수로서는 기업 회원으로 가입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큰 기대 없이 알리바바닷컴 회원사로 가입했지만 이메일을 통해 제품 주문 문의가 매달 평균 70여건이나 들어올 정도로 효과가 있었다. 삼원특수가 지난 3년 동안 알리바바닷컴을 통해 거둔 국외 수출 실적은 총 100만달러 이상. 주로 호주나 캐나다 등지의 바이어들이 소규모로 계약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2009년에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바이어가 한 번에 연 50만달러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요즘엔 시장조사 과정에서도 알리바바닷컴을 활용한다. 워낙 제품 문의가 많이 오기 때문에 제품 문의가 오는 지역만 분석해도 어느 지역 바이어가 어느 제품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통계를 얻을 수 있다.

"2005년 2억8000만원이던 매출이 정부 지원과 인터넷 무역 덕분에 2009년 8억9000만원으로 늘었습니다. 정부 지원과 인터넷 무역을 잘만 활용하면 수출 경험이 부족한 초보기업도 수출기업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죠."
사커24엔닷컴, 일본 축구용품시장 공략
축구 관련 제품 쇼핑몰업체 사커24엔닷컴(www.soccer24n.com)은 2009년 3월부터 일본어 홈페이지를 만들어 일본에 축구 관련 용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사커24엔닷컴은 원래 2001년부터 10여년 동안 한국에서 축구 관련 용품을 판매하던 업체. 월드컵 기간에는 연매출이 15억원을 웃돌기도 했다. 그러나 국내 온라인 스포츠용품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에는 제 살 깎아 먹기 상황으로 전락했다. 출혈경쟁을 피하기 위한 돌파구로 사커24엔닷컴은 일본 진출을 선택했다.

다른 나라도 많지만 굳이 일본에 제품 판매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환율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최근 원/엔 환율은 1350~1380원대를 오르내리고 있다. 도매가로 판매해도 우리나라에서 소매로 판매하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다.

한국어와 일본어를 자동 번역해주는 시스템이 있다는 사실도 일본시장 진출을 시도하는 계기가 됐다. 지재훈 사커24엔닷컴 대표는 쇼핑몰제작전문업체 메이크샵이 메이크트랜스(www.maketrans.com)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걸 알게 된다. 메이크트랜스는 쇼핑몰 운영자가 한글로 제품 정보와 이미지를 올리면 이를 실시간으로 일본어로 번역해주는 자동번역 시스템. 그래서 일본어에 능숙한 웹사이트 운영자가 아니더라도 일본에 제품을 판매할 수 있다. 야후재팬, 구글재팬 등 검색 엔진에도 등록된다는 장점이 있다. 일본 은행인 eBank, 전자결제전문업체 이니시스와 제휴해 안전한 결제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실도 믿음이 갔다.

번역서비스가 붙어도 최대 난관은 언어였다. 축구 관련 용품은 전문적인 용어나 약어가 주로 쓰이다 보니 이를 번역하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특히 일본 젊은이들이 사용하는 모바일 용어가 문제였다. 우리나라에선 우는 모습을 'ㅠㅠ' 로 표현한다면 일본에서는 'テ,,テ'라고 하는 식. 이해하기 어려운 약어나 이모티콘을 볼 때마다 저장해놓고 일본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해결했다.

첫 달은 40만엔(약 550만원) 매출을 올리는 데 그쳤지만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 성수기에는 매출 규모가 월 150만엔(약 2000만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단시일에 매출을 급격히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은 일본에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축구화를 판매했기 때문. 일본시장에 진출하던 2009년만 해도 일본 사람들은 축구화에 이름을 새기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 사커24엔닷컴은 축구화에 주문자 이름을 새겨줬다. 이게 입소문을 탄 이후 매출이 급상승했다.


태권도 용품·남녀 의류 등 한국형 상품 특화


조성환 제네럴코리아 사장(35)은 이베이를 통해 태권도, 검도, 공수도 등 각종 무술 도복과 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범상치 않은 아이템이지만 태권도 공인 5단, 유도 3단에 도장까지 운영한 그로서는 전공 분야를 제대로 살린 셈이다.

무술인인 그가 처음 사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도장에 입관한 제자를 통해서다. 오픈마켓을 통해 직접 디자인한 카메라 가방을 판매하고 있던 제자와 함께 무술인들이 쓸 수 있는 스포츠용품을 만들면 어떨까 얘기를 나누다 사업을 시작했다. 태권도, 공수도 등 아시아 무술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국외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극진공수도 본부가 있는 일본에 먼저 선보이고, 일본 본부를 통해 국외 진출을 계획했다. 마침 일본에서 열리는 대회에 30개 정도 제품을 갖고 가 선보였다. 외국 선수들 반응이 예상보다 뜨거웠다. 준비해간 제품은 바로 다 팔려나갔다. 직접 국외 소비자들에게 팔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이베이를 접하게 됐다. 이베이 판매는 2007년 말부터 시작됐다. 그가 판매하는 무술 도복·용품들은 대부분 국내 생산 제품. 지금까지 30개 이상 국가에 팔려나갔다. 특히 태권도 도복은 유럽 지역에 인기가 높다. 요즘에는 러시아에서도 주문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한국과 아시아의 무술을 세계에 알린다는 자부심을 갖고 경쟁력 있는 상품을 팔다 보니 고객들의 호응도 높다. 'Kamsahamnida(감사합니다)'라고 메일로 인사를 전하는 고객들은 물론이고 한국을 방문하게 됐다며 직접 찾아와 인사하는 고객도 있다. 최근에는 아디다스와 공수도용품 한국 총판 계약까지 체결했다. 2010년 매출은 첫해 대비 120%가량 성장한 15만달러에 달한다.

"앞으로는 자체 브랜드 도복을 론칭해 국외시장에 알리고 싶어요. 유럽시장 기반은 닦은 만큼 캐나다에 지사를 세워 한국 제품을 알리는 한편 캐나다에 도장을 열어서 틈틈이 지도자 생활도 하고 싶습니다." 국산 태권도 도복, 유럽에서 인기 이베이에서 남녀 패션 잡화를 판매하고 있는 손창범 와가마마 사장(36)의 원래 직업은 프리랜서 휴대전화용품 디자이너였다. 프리랜서 휴대전화용품 디자인에 한계를 느끼고 2007년 남성복전문쇼핑몰 '와가마마'를 열었다. 평소 남성 코디에 자신이 있었던 것은 물론 디자이너로서 익힌 감각적인 눈썰미가 있어 사업은 순탄했다. 첫해인 2007년에 약 5억여원 매출을 올렸다.

사업 2년 차인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면서 매출이 첫해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불안감이 엄습해올 때쯤 '글로벌셀러 이베이' 교육 안내가 눈길을 끌었더. 시간이 날 때마다 옥션이 진행하는 교육, 정기 사업설명회 등에 참석하며 감각을 키웠다. 처음에는 모든 게 생소했다. 틈틈이 영어를 공부했지만 구매자와 메신저 거래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국가마다 다른 통관제도와 세제도 낯설었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는 터. 참을성을 갖고 외국 고객 응대를 하나하나 처리해 나가기 시작했다. 2009년 8월 독일 바이어가 대량주문을 해왔다. 결제와 대량배송에 대한 두려움이 컸지만 모험을 시도했고 이후 독일 바이어와 정기적으로 거래하는 관계가 됐다. 대량주문 물꼬가 트인 덕분에 2010년 매출액은 4억원이나 된다.

손 사장은 2010년 2월부터 이베이코리아 공식 교육기관(ESM-Start up)에서 이베이 마케팅 강좌도 진행 중이다. 이베이에서 상품 판매를 시작한 지 약 1년 남짓밖에 안 됐지만 어느새 국외 판매를 시도하는 사람들을 돕는 위치까지 올라왔다.

한류 열풍 타고 동남아서 '메이드인코리아' 브랜드 주효

이베이에서 남녀 의류를 판매하는 엄재경 부광의류 사장(39) 별명은 '원더우먼'이다. 남편이 운영하는 주유소 챙기랴, 아들 둘 키우랴, 거기다 얼마 전부터 시작한 이베이 판매까지 1인 3역을 척척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2009년 6월 이베이에서 의류 판매를 시작한 후 일 년이 지난 지금 엄 사장은 월 매출 3000만원 이상을 올리는 사업가다. 처음에 혼자 시작했지만 지금은 직원이 3명이나 있어도 일손이 부족한 상황이다. 불과 1년 전까지는 평범한 전업주부였다. 일 년 전 남편 주유소 거래처 외상값을 받으러 업체 몇 곳을 돌아다니면서 인생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업체들이 제때 처분하지 못하는 재고품을 보며 '저걸 처분할 방법은 없을까'라는 생각을 가진 것.

이베이 CBT(Cross Border Trade) 프로그램이 눈을 사로잡았다. CBT 프로그램은 이베이를 통해 누구나 물건을 사고팔 수 있는 거래 모델. 시간 날 때마다 CBT 교육, 정기 사업설명회 등에 참석하며 감각을 키웠다. 어느 정도 자신감이 생기면서 선택한 첫 번째 아이템은 '의류'였다. 의류는 경쟁이 치열하지만 수요도 많고, 한국이 생산하는 다양한 상품군은 외국 수요자 구미를 당기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컴퓨터 실력도 좋지 않고 영작 한 줄 만들어내는 것도 힘겨웠다. 무조건 가격을 대폭 깎아달라 조르는 고객, 물건 못 받았다고 항의하는 고객 등 온 사방이 적군 천지였다. 한번은 세관 신고를 안 하고 물건을 보냈다 250% 세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맨땅에 헤딩하면서 각종 어려움을 이겨내는 동안 사업은 계속 번창했다. 외국에서 인터넷으로 물건을 사는 이유는 저렴한 가격과 함께 메이커라고 판단해 메이커 덤핑 물건을 잡기 위해 시장을 샅샅이 훑고 다녔다. 낱장 판매와 홀세일 동시 진행, 많이 구매하면 할수록 할인되는 배송정책(30장 이상은 무료) 등 신선한 구매 방식도 도입했다. 반품이나 환불은 늘 실시간으로 응대했다.

처음에는 저렴한 가격을 의심해 중국 제품이냐, 중고냐 하며 막말을 하던 고객들이 차츰 단골이 됐다. 특히 한 캐나다 고객의 경우 스스로 홍보업자를 자청하고 친인척을 모두 단골로 끌어들였다. 거래 국가도 어느새 20여개국 이상으로 늘어났다. 덕분에 2010년 4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그동안 미국 판매량이 가장 많았지만 최근에는 태국 등 동남아 국가들 판매량이 늘었죠. 특히 태국에서는 '메이드인코리아' 브랜드를 붙이면 한 번에 3000벌 이상 구매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김경민 기자 kmkim@mk.co.kr / 문희철 기자 reporter@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588호(11.01.05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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