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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경영 정보모음3

구봉88 2011. 12. 20. 09:52

GMRI BI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1-332. 2011. 12. 16)

 

 

 

 

 

 

 

 

 

 

 

1.피치, 골드만·BoA·씨티·바클레 7개 은행 등급 강등

2.농어업 현대화에 10조 투입..농식품 수출 100억弗 달성

3.소비자단체가 피해자 모아 집단손해배상訴 가능해진다

4.전교 10등 ‘수재’ 여고생, 장래 희망은 9급 공무원… 통계로 본 2011 한국사회

5.로드릭 하버드대 교수,  중소기업 지원과 보호는 다른 문제…중기 지원한다며 퇴출 막는건 곤란

 

 

6. 기업경영

  -대기업의 진화하는 사회공헌 경쟁

  -기업과 예술의 협업 시대 … 맥주병·머그잔도 작품을 입는다

  -삼성 제친 현대차그룹, 순익 1위? 쉿!

  -삼성 제친 현대차그룹, 순익 1위? 쉿!

  -가입자 벌써 100만명… LTE폰 삼국지

  -차세대 표준 경쟁 삼성·LG '용호상박'

  -"스마트폰 2000만대 보급된 한국 매력적인 음향기기 시장입니다"

  -현대차·삼성·SK… 내비게이션 시장 노리는 큰손

  -전문가가 말하는 "제네시스 프라다가 실패한 이유"

  -폴크스바겐, 플랫폼 하나로 20가지 차종 300만대 생산

  -K팝, 니치시장을 잡아라

  -잡스 리더십은 ‘독이 든 성배’

  -‘빨간국물’ 시장은 갈망하고 있었다 ‘하얀국물’의 반란을…

  -‘코엑스몰 6배’ 용산 지하상업시설 디자인 공개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내년 전자산업 재편…위기에 선제대응"

  -"소셜네트워크 정보 분석으로 기업 내 정보 한계 넘을 수 있어"

  -'전자 대국'의 몰락 소니, TV서 손 떼나?

  -"미래 인터넷 광고는 정보… 우리 SW 통해 월 500만원 수익 올리는 블로거도 있어요"

  -'신선한 빵' 시스템의 기적… 파리바게뜨 매장 3000개 돌파

  -"K팝은 새로운 장르" 유튜브, 전용공간 마련

  -`新먹거리` 찾기위한 현대의 끝없는 고민

  -[매경MBA] 감성을 파는 기업 예술과 通하였느냐

  -[Case Study] 6년 연속 세계판매 1위 삼성 TV 남다른 세가지

  -[Hello CEO] 한스 파울 뷔르크너 보스턴컨설팅그룹 총괄회장

  -[Insight] 비싸도 사게 만드는 똑똑한 가격의 비밀

  -최·박의 판, 시사토크쇼 판 뒤흔들다

  -금감원 ‘론스타=산업자본’ 판단 연기…논란 재점화

  -외교부 문건에 '일본해' 표기 수두룩

  -학교 6년 비워도… ‘철밥통 교수님’

 

 

 

7.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다음엔 사회통합형 대통령 나와야”

   -기세등등했던 ‘미국 패권’ 급속 몰락

   - 푸틴이 또 나와? 러시아 '불만의 겨울'

   -美 올해의 단어는 `Pragmatic(실용적인)'

   -일본 올해의 한자는 '絆'(줄 반)

   -中 올해의 한자에 `控' `傷不起' 선정

   -"인도 경제, 20년 뒤 중국 따라잡을 것"

   -미무라 아키오 신일본제철 회장, 故 박태준 회장 빈소 찾아

   -[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392> 학술정보의 힘

   -어떤 중학교 황당한 국사 시험… 선생님 맞습니까

   -"청년재벌들 얼굴 뜯어보니 입꼬리 올라가"

   -강간죄(13세 이상 피해자), 美는 평균 14년·한국은 3년9개월

   -'철의 여인' 메르켈(독일 총리) 움직이는 고집불통 쇼이블레(독일 재무장관)

   -어떻게 입어야 할지…도통 모르겠다면…답은 ‘조지 클루니’

   -정치와 만난 패션…촌스러우면 진다

   -명언명구선` 펴낸 정현수 씨 "50년 독서, 5000권 정수 담았어요"

 

          G경영연구소(GMRI)

        박 두규드림 

       dgpark5909@hanmail.net

 (010-3616-3013)

 

주소 ; 서울시 강남구 도곡동 411-18 중앙빌딩 401호 (전화 02-3452-9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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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골드만·BoA·씨티·바클레 7개 은행 등급 강등(종합)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골드만삭스·뱅크오브아메리카(BoA)·씨티그룹·바클레이즈·도이치뱅크·크레디트스위스·BNP파리바 등 7개 주요은행의 신용등급(IDR)을 강등한다고 15일(현지시각) 밝혔다.

피치는 “은행권이 전반적으로 어려움을 직면하고 있다”며 “여러 가지 규제가 강화되고 있고 경제적 흐름이 불안한 것”을 등급 강등 배경으로 설명했다.

골드만삭스·BoA·씨티그룹의 장기 신용등급은 ‘A+’에서 ‘A’로 하향 조정됐고, 바클레이즈·도이치뱅크·크레디트스위스의 등급은 ‘AA-’에서 ‘A’로 하향 조정됐다. BNP파리바의 등급은 ‘A+’에서 ‘AA-’로 떨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은행들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질 수 있으며 증권 거래시 증거금을 내기 위해 수억달러까지 담보로 제공해야 한다.

피치는 이날 뉴욕 증시 마감 후, 7개 은행의 신용등급 강등 소식을 발표했다.

한편, 또 다른 신평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앞서 지난달에 골드만삭스·BoA·씨티그룹의 등급을 낮춘 적이 있다.

[박정현 기자 jen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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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업 현대화에 10조 투입..농식품 수출 100억弗 달성

- 농식품부 업무보고, 현대화지원 이차보전 방식 전환

[이데일리 윤진섭 기자] 정부가 농어업 시설현대화에 향후 10년간 1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또 내년 농식품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키로 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16일 이명박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안양 농림수산검역검사본부에서 열린 2012년도 업무보고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농식품부는 우선 보조와 융자로 이뤄졌던 시설현대화 사업지원 방식을 민간에서 자금을 받되 그 이자를 지원해주는 방식으로 변경키로 했다. 박현출 기획조정실장 "현행 방식으로는 10조원을 지원하는데 40년 이상이 걸리지만 지원방식을 변경하면 보다 많은 농어가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고 생산자의 책임의식도 강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또 내년 농식품 수출 목표는 100억 달러로 설정했다. 올해 76억 달러(예상치) 대비 31% 높인 목표다. 박 실장은 "농식품 분야에서 보면 24억 달러 추가는 상당히 높은 목표"라며 "농식품 수출의 취업유발효과가 제조업 등에 비해 커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 100억 달러 달성을 위해 중국 서부 내륙의 신시장 개척, 일본 중소도시 판촉 강화, 아시아 각 국가별 선호품목 지원 등에 나서고 인삼 김치 막걸리 굴 등 25개 전략품목을 집중 육성키로 했다.

농협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해 농식품부는 내년 2월 농협과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이행약정을 체결하고 경제사업평가협의회를 열어 매달 이행 정도를 점검키로 했다. 또 농협 및 수협의 경제사업 활성화와 연계해 품목별 수급 및 물가안정도 적극 추진키로 했다.

농식품부는 내년 120여명의 귀농·귀촌 상담사를 양성해 귀농인에 대한 현장실습 교육을 실시하고 농지, 어선, 주택구입, 시설건립 등 창업기반 마련을 지원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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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단체가 피해자 모아 집단손해배상訴 가능해진다



[동아일보]

소비자단체가 피해자들을 대신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한국판 ‘컨슈머 리포트’도 선보인다. 또 대기업의 복잡한 출자구조를 보여주는 지분구조도(圖)가 공개되고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감시가 강화된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15일 이 같은 내용의 ‘2012년 업무계획’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공정위는 우선 소비자단체 소송 범위를 손해배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소비자단체 소송은 50명 이상의 피해 소비자가 모이면 소비자단체가 소송을 대신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지금까지는 △판매 금지 △약관 시정 등으로 소송 대상이 제한돼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서는 피해자들이 다시 개별 소송을 제기해야 했다. 이 때문에 2008년 도입된 이후 관련 소송은 단 1건에 그쳐 사문화된 제도라는 평가가 많았다.

공정위는 소비자단체 소송 범위가 확대되면 가격 담합이나 허위광고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법률 비용 부담 없이 손해배상을 받을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기업들의 반발도 작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와 함께 공정위는 내년 1억 원의 예산을 편성해 공정위가 제재한 가격담합이나 허위광고 사건에 대해 소비자단체가 소송을 낼 때 피해자들을 모집하는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공정위는 또 내년 1월 개통하는 소비자종합정보망을 활용해 한국판 온라인 컨슈머 리포트를 개설할 계획이다. 컨슈머 리포트는 미국 소비자협회가 1936년 창간한 월간지로, 소비자의 구매 선택을 돕기 위해 매달 자동차와 가전제품 등 각종 공산품의 업체별 성능과 가격 등을 비교 분석하고 있다. 가격대별 제품 정보와 품질, 이용 후기는 물론이고 제품의 문제점을 상세하게 공개해 미국 소비자들로부터 공신력 있는 잡지로 인정받고 있다. 공정위는 소비자원, 소비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회를 구성해 분석 대상 품목을 정하고, 소비자들에게 제품 분석 정보를 공개할 방침이다.

가격거품 논란이 일고 있는 아웃도어 용품 등에 대한 감독도 강화하기로 했다. 아웃도어 용품처럼 국내외 가격 차가 크고 영업이익률이 높은 품목에 대해서는 가격 할인을 금지하거나 대리점을 상대로 일정 수준 밑으로 가격을 내리지 못하도록 하는 불공정행위를 집중 점검하겠다는 것이다. 학습지 교사 등 특수형태 근로종사자에게 너무 많은 회원 유치 목표를 부여하거나 고객 손해를 전가하는 불공정행위도 점검 대상에 올랐다.

대기업에 대한 감시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도 내놨다. 공정위는 일감 몰아주기 행태가 많았던 시스템통합(SI), 광고, 물류, 건설 분야에서 경쟁입찰을 확대하도록 하는 모범거래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대기업들이 계열사에서 높은 금액으로 일감을 따낸 뒤 중소기업에 낮은 금액으로 위탁해 수익을 올리는 일명 ‘통행세’ 관행에 제동을 걸 수 있는 대책을 만들기로 했다. 또 대기업별로 총수 일가와 주력 회사가 출자한 계열사 현황, 지분, 내부거래 비중을 분석하고 복잡한 출자구조를 보여주는 지분구조도도 공개한다. 금융사들의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도 집중 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공정위는 복잡한 금융상품에 대한 정보가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설명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 약관심사를 강화해 상품 출시단계에서 불공정성 심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 계약 체결 단계에서는 수익률을 과장하는 부당표시광고를 적발해내고 금융상품 비교정보 제공 범위도 확대하기로 했다. 휴대전화 소액결제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동 연장 결제나 무료 이벤트 후 자동으로 결제되는 부당행위도 조사해 시정할 계획이다. 이 밖에 공정위는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대형유통업체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종합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인터넷포털과 모바일운영체제(OS) 사업자들의 특정 콘텐츠 차단 등도 집중 감시할 방침이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한국형컨슈머리포트, 걱정부터앞서는이유는?



공정위, 계획 발표

"소비자단체와 함께 1월부터 상품평 제공 합리적 소비 도움 주겠다"

소비자단체 현주소

회장들 장기집권 수두룩… 정부 용역받아 조사 수준 역량 부족해 잘 될지 우려

내년 1월 '한국형 컨슈머리포트'가 선보인다. 15일 공정거래위원회는 2012년 업무계획 발표를 통해 소비자단체들과 함께 온라인 컨슈머리포트를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민들이 많이 사용하는 품목을 선정, 객관적인 상품평을 제공함으로써 합리적인 소비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다. 하지만 국내 소비자단체들이 제 몫을 못하는 상황이라 한국형 컨슈머리포트가 정부 의도대로 자리잡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 국내 소비자단체의 역할은 정부 용역을 받아 상품조사를 대행하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최근 소비자단체들이 발표한 태블릿PC 성능과 가격, 변액유니버셜보험 수익률, 프리미엄 우유 성분조사 등이 대표적인 상품 비교정보인데, 예외 없이 공정위 예산 지원으로 이뤄졌다.

소비자단체들이 소비자보호운동을 주도하기는커녕 오히려 보조적 역할에 머물고 있는 주원인은 주요 단체 수장들의 장기집권 때문이라는 지적이 많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에 가입한 10개 소비자단체 중 5곳의 회장이 10년 이상 장기집권을 하고 있다. 한 단체 회장은 무려 30년이 넘었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소비자단체 회장들이 수십 년간 자리만 지키다 보니 조직의 활력이 떨어지고 발전이 없다"고 꼬집었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들조차 "회장들이 고령이어서 현실감각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스마트폰, 하이브리드 자동차 등 첨단 제품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과거 마인드로는 소비자 주권을 챙기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내년 1월 출범하는 한국형 컨슈머리포트가 벤치마킹 대상인 미국 컨슈머리포트에 비해 상당히 조악한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관련 예산도 턱없이 부족하다. 공정위가 내년에 컨슈머리포트 생산을 위해 배정한 소비자단체 지원금은 2억2,000만원에 불과하다. 미국 컨슈머리포트의 경우 LCD TV 성능조사에만 5억원을 들인 것을 감안하면, 한 개 품목 조사도 어려울 전망이다. 단체들의 역량이 떨어지는데다 활동비도 부족한 셈이다.

공정위는 이런 내용을 포함, 대기업-중소기업-소비자로 이어지는 경제 주체들의 경쟁을 통해 상생발전과 상호감시 역량을 강화하는 내용의 내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내년에도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 감시활동에 주력하기로 했다. 총수 일가의 출자구조, 중소기업 진출업종, 내부거래 비중 등을 분석한 자료를 공개해 계열사 확장과 일감 몰아주기를 자연스럽게 억제할 방침이다. 특히 대기업의 복잡한 출자구조를 한 눈에 알 수 있도록 지분도(持分圖)를 만들어 공개한다. 대기업 소속 광고 및 건설사들이 계열사들에게서 사업을 수주해 수수료만 챙기고 중소기업에 위탁하는 '통행세' 관행에 대해서도 규제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백화점 시장 규모(24조원)를 뛰어넘은 전자상거래(27조8,000억원)의 신뢰성 확보를 위해 인터넷 쇼핑몰과 상품 정보를 담은 소비종합정보망도 구축할 계획이다. 아울러 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소비자단체의 소송 비용을 지원하고, 사업자가 스스로 소비자 피해구제 등 합당한 시정방안을 제시하면 공정위가 심의를 신속하게 종결하는 동의의결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계층별 소비자보호대책도 마련됐다. 젊은 층을 위해 온라인게임 표준약관을 제정하고 유학ㆍ여행을 집중 감시분야로 선정해 피해를 예방하기로 했다. 요양시설 표준약관 수립, 상조업체 현장점검 등은 노년층을 겨냥한 대책이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한국판 ‘컨슈머리포트’ 생긴다



공정위, 2012년 업무계획

[중앙일보 최선욱] 지난해 아이폰4의 수신 불량 문제를 지적해 당시 애플 최고경영자 스티브 잡스 명성에 일침을 가했던 미국 컨슈머리포트 같은 소비자 잡지가 우리나라에도 생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한국형 온라인 컨슈머리포트' 개설 등의 내용을 담은 '2012년 공정위 업무계획'을 발표했다.

상품의 품질을 테스트해 고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미국 컨슈머리포트(ConsumerReports)의 표지. 컨슈머리포트는 뉴욕에 본부를 둔 한 비영리단체가 발행하는 월간지다. 오프라인 잡지 구독자는 410만 명, 온라인 유료 가입자는 340만 명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잡지가 아이폰에 대해 보도하자 잡스가 휴가 중임에도 긴급 회견장에 나와 아이폰 수신 불량 논란을 해명했다. 지난해 4월 잡지가 “렉서스GX460은 달리다 뒤집힐 위험이 있으니 사지 말라”고 경고하자 도요타는 즉시 판매를 중단하고 리콜에 들어갔을 정도다. 모두 광범위한 독자를 보유한 데서 나온 영향력이다.

 공정위는 미국과 같이 소비자의 힘으로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이르면 내년 1월 개통되는 소비자 종합정보망에 컨슈머리포트 코너를 만들기로 했다. 운영 방식은 인터넷 이용자들이 각자 경험과 의견을 올려 사전을 만드는 위키피디아를 본떴다. 소비자들이 특정 상품에 대한 구매 경험과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온라인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우선 식료품 등 일상 물품을 대상으로 소비자 평가를 시작한 뒤, 진공청소기·가습기 등 생활가전제품으로 대상을 넓힐 계획이다. 이 서비스는 스마트폰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공정위 한철수 사무처장은 “품질 고급화를 명목으로 터무니없이 가격을 올리는 경우처럼 비합리적인 판매·소비 행태가 개선될 것”이라며 “소비자들이 다양한 정보를 나누면서 합리적 소비문화가 확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취지는 좋지만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일부 나온다. 미국 컨슈머리포트는 기업·정부의 영향력으로부터 철저히 독립돼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신뢰를 얻고 있다. 하지만 한국형 컨슈머리포트는 정부 주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자칫 '기업 길들이기'용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고려대 경영학부 박철 교수는 “기업과 상품을 감시하는 소비문화 역사가 미국에 비해 짧은 우리나라에서 정부 주도로 컨슈머 리포트를 만들면 독립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공정위 김정기 소비자안전정보과장은 “상품 평가를 원하는 소비자는 많지만 이들이 자발적으로 응집할 수 있는 여건이 부족해 정부가 지원하는 것”이라며 “평가 정보 생산은 전적으로 일반 소비자와 소비자단체의 몫일 뿐 정부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이 밖에 기업들의 담합·부당 광고 등으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기업에 손해배상을 청구할 때 소송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현재 소비자들은 공정위를 통해 기업의 부당 행위 금지 청구만 할 수 있다.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과 공정경쟁 환경을 만들기 위한 대책도 추진된다. 공정위는 우선 대기업들의 총수 일가·주력 회사 계열사 현황과 내부거래 비중을 분석해 공개한다. 또 대기업의 복잡한 출자구조를 쉽게 보여주는 지분도(持分圖)를 만들고, 30대 기업이 발주한 사업이 경쟁입찰을 거쳤는지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는지 알 수 있도록 기업 정보 공개를 강화할 방침이다. 김동수 공정위원장은 “올해보다 더 어려워질 내년 경제 상황에서 서민과 중소기업을 위한 대기업의 자발적인 동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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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 10등 ‘수재’ 여고생, 장래 희망은 9급 공무원… 통계로 본 2011 한국사회

직장 선호 1위 ‘국가기관’… 中企취업 희망자는 2.3%

청소년도 ‘연봉’부터 따져

[동아일보]

서울 강북구 수유동 A고 2학년 김유림 양(17)의 장래 희망은 ‘9급 공무원’이다. 전교 10등 안에 들 정도로 성적이 좋고, 특히 영어를 잘하지만 꿈은 소박하다. 김 양은 “회사에서 명예퇴직한 아빠가 안정적이고 1등 신붓감인 공무원이 최고라고 하신다”며 “부모님으로부터 일반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 대해 안 좋은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 그쪽은 생각도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을 통해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야심차게 밝혔지만 청년들의 인식은 여전히 차가운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청년 10명 중 4명은 선호하는 직장으로 국가기관과 공기업을 꼽았고 중소기업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3%에 머물렀다. 중소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이 시급한 실정이다.

○ 중소기업 선호도, 공무원의 20분의 1

통계청이 15일 발표한 2011 사회조사에 따르면 13∼29세 청년에게 가장 선호하는 직장을 물어본 결과 국가기관(28.7%), 대기업(21.6%), 공기업(15.6%), 자영업(9.8%), 전문직기업(9.1%) 순으로 많았다. 반면 중소기업(2.3%)과 벤처기업(3%)은 선호도가 가장 낮았다. 일자리가 가장 많고 정부가 집중 지원하겠다는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청년들은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었다.

청년들의 직업관을 보면 왜 중소 및 벤처기업이 인기가 없는지를 알 수 있다.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인으로는 ‘수입’(38.3%)과 ‘안정성’(29.2%)이 꼽혔다. 발전성 및 장래성이라고 답한 비율은 6%에 불과했다. 취업자 중 직장에 대한 불안감을 느끼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가 59.9%에 이르렀다. 다시 말해 정부가 아무리 중소기업이 좋다고 치켜세워도, 봉급이 낮고 고용이 불안한 곳에는 가기 싫다는 뜻이다. 백필규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중소기업 스스로 회사의 비전을 확실하게 펼쳐 보여 구직자나 직원이 일할 만한 직장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국민 중 45% “나는 하층민이다”

가구주 1만7000명에게 자신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어느 수준인지를 묻는 질문에 상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9%에 그친 반면 하층이라고 답한 사람은 45.3%였다. 같은 질문을 2009년에 했을 때는 각각 2.7%, 42.4%였다. 상층이라고 느낀 비중은 줄어든 반면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가구주는 더 많아졌다. 특히 여성 가구주의 61%가 자신을 하층이라고 했다.

60세 이상 노인에게 어떤 점이 어렵냐고 묻자 40.6%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37.8%는 건강 문제를 꼽았다. 자녀와의 동거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66.6%가 따로 산다고 답했다. 따로 사는 이유로는 ‘따로 사는 것이 편해서’(33.3%) ‘독립생활이 가능해서’(21.8%) ‘자녀에게 부담이 될까 봐’(21.6%) 순으로 응답했다. 앞으로 자녀와 함께 살고 싶은지에 대해서는 71%가 ‘따로 살고 싶다’고 밝혔다.

장애인 차별에 대한 설문조사에서는 ‘나는 문제없는데 사회가 문제 있다’는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우리 사회의 장애인 차별에 대해서는 72.3%가 ‘심하다’고 답했지만, 설문자 본인의 장애인 차별 정도에 대해 묻자 ‘없다’는 응답이 86.1%에 달했다. 집 근처 장애인 시설이 들어서는 것에는 93.8%가 반대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상훈 기자 january@donga.com

 

“일자리 불안해 일에 더 매달려” 직장인 55%, 가정보다 일 우선



통계청, 2011년 사회조사

[중앙일보 임미진.최선욱] “가족이 함께 하는 식사요? 글쎄, 일주일에 두 끼 정도…?”

 대기업 직장인 박경배(40)씨는 일주일에 사나흘은 야근을 한다. 평일엔 가족들과 함께 밥 먹는 일이 거의 없다. 아이 학교 행사도 거의 참석해본 적이 없다. “당연히 가정보다 일이 먼저죠. 가장이니 어쩔 수 없죠.” 외벌이인 박씨는 어깨가 무겁다. 혹시라도 회사를 그만두게 될까 두렵다. “저 하나 버는데 회사를 그만두면 가정이 무너지는 거죠. 스트레스 물론 큽니다. 자연히 일에 온 힘을 쏟게 되고요.”

 직장이 불안하다. 그래서 일에 더 매달린다. 가정은 뒷전이다. 한국 직장인들의 불안한 자화상이 통계에 고스란히 담겼다. 통계청의 2011년 사회조사 결과다.

 조사에 참여한 직장인 중 열에 여섯(59.9%)은 “직업(직장)에 대해 불안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남성(62.4%)이 불안감이 더 심했고 젊을수록 더 심했다. 가장 불안감이 심한 세대는 30대였다. 65%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50대는 56.2%가 불안해했다. 삼성경제연구소 손민중 연구원은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거치며 '평생 직장이란 없다'는 것을 뼈저리게 체험한 세대”라며 “육아 비용이 점점 많이 들면서 직업에 대한 스트레스가 큰 것”이라고 분석했다.

 심한 경쟁과 불안정한 노동 시장. 그래서 더 일에 파고드는 걸까. 직장인 절반 이상(54.5%)이 “가정보다 일을 우선시한다”고 답했으며 “둘 다 비슷하다”(34%)가 뒤를 이었다. “가정이 우선”이란 이들은 열에 한 명 남짓(11.5%)에 불과했다. 특히 남성 직장인(62.6%)들이 일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여성 직장인은 “일을 우선시한다”(42.4%)가 “둘 다 비슷하다”(41.2%)와 거의 비슷하게 나왔다.

 불안함이 없는 직장, 국가기관과 공기업에 대한 인기는 여전했다. 13~29세 청년들에게 “어떤 직장을 선호하느냐”고 물었더니 국가기관(28.7%)과 공기업(15.6%)이 각각 1, 3위를 차지했다. 2위는 대기업(21.6%). 번듯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갖고 싶다는 욕구가 높은 것이다.

 직업을 선택하는 기준도 돈과 안정성이었다. 직업을 선택할 때 “적성이나 보람, 장래성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응답자는 전체의 25.6%에 불과했다. 대신 수입(38.3%)과 안정성(29.2%)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훨씬 많았다. 10대 응답자의 39.4%가 “적성과 흥미를 고려해 직업을 택하겠다”고 답한 반면, 50대 응답자의 43.7%가 “수입을 보고 골라야 한다”고 답했다. 전주대 상담심리학과 김명식 교수는 “한국인들의 관심사가 온통 '어떻게 먹고사느냐'에 쏠렸다는 것을 보여주는 통계”라며 “돈보다 더 중요한 건 없다는 가치관이 사회 전체에 팽배해 '나는 돈을 많이 못 벌 것 같다'는 젊은이들은 패배감에 사로잡히곤 한다”고 지적했다.

 고령화와 관련해서도 가장 중요한 화두는 역시 '돈'이었다. 60세 이상 노인에게 “가장 어려운 점이 뭐냐”고 묻자 '경제적인 어려움'을 꼽은 이가 열에 넷(40.6%)꼴이었다. 건강(37.8%)보다 돈이 더 걱정이라는 것이다. “소일거리가 없다(6.2%)”거나 “외롭다(3.7%)”는 고민은 사치로 여겨질 정도였다.

임미진·최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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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릭 하버드대 교수,  중소기업 지원과 보호는 다른 문제…중기 지원한다며 퇴출 막는건 곤란


대니 로드릭 하버드대 교수에게 한국 산업정책의 길을 묻다

[중앙일보 조민근]

송병준 산업연구원장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장의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양극화가 화두가 되면서 미국 월가에서 시작된 '점령(OCCUPY)' 시위는 전 세계적으로 확산했다.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다. 내수와 수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를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로 교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점차 거세진다.

하지만 한편에선 지나친 개입이 시장의 효율을 떨어뜨릴 것이란 걱정이 나온다.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과 정부의 '보이는 손'이 충돌하고 있는 셈이다.

 대니 로드릭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정치경제학) 교수는 이 두 '손'이 조화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꾸준히 목소리를 내 온 대표적 학자다. 그는 산업연구원이 개원 35주년을 맞아 연 국제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이 자리에서 로드릭 교수는 “한국은 지난 30년간의 성공의 경험을 살리되 여건 변화에 맞춰 산업정책을 새로운 형태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기업과 기술 혁신에 집중됐던 자원을 혁신적 중소기업과 일자리에 배분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동시에 “중소기업 지원이 산업정책이 아닌 사회정책으로 변질돼 퇴출과 진입을 제약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14일 송병준 산업연구원장이 그와 대담을 나눴다. 다음은 주요 문답 내용.

 -한국은 산업 변방국에서 무역 1조 달러 규모의 산업강국으로 변모했다. 성공에 기여한 결정적 요인은 무엇이었나.

 “위로부터의 조정, 소수의 대기업 육성 그리고 승자 선택이라는 핵심 전략이 맞아떨어졌다. 한국의 성공은 산업정책의 필요성을 입증하는 대표적 사례다. 다만 30년 전과는 나라 안팎의 여건이 크게 바뀐 만큼 일부 수정해나갈 필요가 있다. 위에서 아래로 지시하는 식의 정책을 만드는 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과거처럼 섬유에서 중화학공업, 자동차 순으로 계속 새로운 유망 분야를 찾아나가는 것도 쉽지 않다. 정부는 보다 민간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정 산업에 대해 우선순위나 지원책을 내놓기보다는 민간과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과정에 더욱 주목해야 한다.”

 -내수 확대와 일자리가 한국사회의 화두다. 산업정책도 고용친화적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산업정책의 핵심은 경제 구조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가도록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러자면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이동하는 것과 함께 괜찮은 일자리(decent job)를 만드는 것에도 신경 써야 한다. 한국의 제조업 일자리의 비중은 점점 줄고 있다. 선진국들이 이미 경험한 탈산업화 과정을 겪고 있는 것이다. 제조업에서 빠져나온 인력이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은 서비스 분야로 가면 임금이 깎인다. 결국 소득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 일자리 창출 여력이 큰 유통·금융·사업 서비스 분야의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야 하는 이유다.”

 -한국 기업이 '빠른 추종자(Fast follower)'에서 '시장 선도자(First mover)'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지금과는 사뭇 다른 산업구조가 필요하다. 그간에는 소수 대기업들만이 산업을 주도해왔다. 새로운 시대를 주도해갈 수 있는 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신생 기업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가 핵심 과제다. 구글 등 미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들은 10~20년 전에 이름도 들어보지 못했던 곳들이다. 창조적인 중소기업의 창업 지원에 역점을 둬야 한다.”

 -한국은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정책을 펴고 있다. 시장의 실패를 보완하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나.

 “많은 나라들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중소기업을 위한 산업정책을 사회정책으로 변질시키는 것이다. 이런 정책은 중소기업의 시장 퇴출과 진입을 제약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사회정책은 실업보험, 연금 등 사회보장제도를 통해 실천하는 것이 원칙이다.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것과 보호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다.”

 -유럽과 미국의 상황이 어렵다. 앞으로 어떤 상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나.

 “유럽 위기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본다. 유럽은 각국이 보다 수준 높은 통합으로 갈 것인지, 아니면 실패를 인정하고 해산할 것인지 기로에 직면했다. 현재 논의되는 재정협약은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부족하다. 다만 미국에 대해선 덜 비관적이다. 이전 같은 성장은 어렵겠지만 더블딥(경기 재침체)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수출시장 다변화 효과로 타격이 덜하다. 다만 선진국 경기 둔화와 함께 보호주의가 대두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조민근 기자

◆대니 로드릭(Dani Rodrik)='좋은 경제 정책'과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좋은 정부'의 대안을 제시하는 데 주력해왔다. 정부가 너무 많이 개입할 때와 마찬가지로 너무 적게 개입해도 시장 기능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한다. 미국 사회과학연구소가 제정한 앨버트 허시먼상의 첫 번째 수상자이며 경제학의 지평을 넓힌 학자에게 주는 레온티에프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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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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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의 진화하는 사회공헌 경쟁

[서울신문]

국내 대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이 점차 진화하고 있다. 연말연시 일회성 지원이 아닌 취약계층의 자립 기반을 만들고, 그룹 내 전담조직을 만들어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활동을 시도하고 있다.

15일 재계 등에 따르면 국내 대기업 중 사회공헌 활동의 변화를 꾀하고 있는 곳은 LG그룹.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지주회사인 ㈜LG에 사회공헌 활동을 담당하는 CSR(기업의 사회책임)팀을 신설했다. 팀 책임자로는 LG전자 최고관계책임자(CRO)를 지낸 김영기 부사장을 선임했다.

CSR팀은 내년부터 그룹의 사회적 책임 방향을 설정하고 계열사별 활동을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방식으로 보완하게 된다. 1969년 LG연암문화재단 설립 이후 지금까지 6개 분야별 공익재단과 계열사별 사회공헌 유관부서에서 진행하던 사회공헌 활동의 ‘컨트롤타워’가 출범한 셈이다.

LG 관계자는 “그룹의 위상에 맞는 사회공헌 활동의 방향을 세우고, 계열사별로 추진되던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높이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면서 “계열사의 개별적인 활동을 인정하면서도 통일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SK그룹은 ‘물고기를 주는 대신 물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쳐주는’ 사회적 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서 한 단계 발전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SK가 2006년 설립한 행복도시락은 결식 이웃에게 도시락을 제공하고 조리사 등을 저소득층에서 채용, 사회적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2008년부터 지금까지 제공된 도시락 개수만 총 20만 9000여개에 달한다.

행복한 학교는 일자리가 없는 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고용, 초등학교 정규수업 이후에 양질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지난해 1월 설립됐다. SK는 사회적 기업 설립 및 지원을 통해 2010년까지 6000여개의 일자리를 창출했고, 2013년까지 추가로 4000여개의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재계에서도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이 단순한 시혜를 넘어서 새로운 비즈니스 영역을 개척하고, 활동범위 역시 국내뿐 아니라 해외로 넓힐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이날 서울 남대문 상의회관에서 개최한 ‘기업의 사회적책임 확장 세미나’에서 라준영 가톨릭대 교수는 “하루 2달러 미만의 돈으로 생활하는 사람이 전 세계 40억명에 달하며, 잠재적 시장 규모는 약 4조 8700억 달러에 이른다.”면서 “빈곤층이 수용 가능한 가격과 철저한 현지화로 사업 기회의 가능성은 물론 그들에게 필요한 소비를 창출, 질병퇴치와 생활환경 개선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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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기업과 예술의 협업 시대 … 맥주병·머그잔도 작품을 입는다


[중앙일보 심서현] 기업과 예술의 만남, '콜래보레이션(협업)'이 진화하고 있다. 협업은 더 이상 팝아트의 대가인 앤디 워홀이나 루이뷔통과 손을 잡았던 무라카미 다카시 같은 해외 거장, 아니면 레이디가가·비욘세 같은 외국 스타들의 전유물이 아니다. 최근 들어선 국내 신진·중견작가의 작품이 소비재 기업의 주요 파트너로 각광받고 있다. 중산층의 미적 취향이 성숙되고 다양해지면서다. '나의 개성에 보다 가까운 제품'을 찾는 소비자의 욕구도 신진 예술가들을 부르고 있다.

지난 8~11일 서울 청담동 '갤러리 더 스페이스(Gallery The Space)'에서는 특별한 전시회가 열렸다. 전시회의 주인공은 바로 '가방'. 그것도 튼튼하고 큼직한 여행용 가방이었다. 중견 사진작가 배병우의 작품 '소나무'를 전면에 프린팅한 제품이다. 이 전시회는 배 작가와 협업해 여행가방 1200개를 한정 제작한 쌤소나이트가 주최했다.

 전시장 내부에서는 배 작가의 소나무 사진을 3차원(3D) 이미지로 상영해 숲의 풍경을 연출했고 작가의 실제 작품도 전시했다. 작가가 직접 참석한 전시 첫날에는 수백 명의 관람객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배 작가는 “가방들의 디자인이 비슷비슷해 여행 중 찾기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특별한 제품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고 협업 계기를 설명했다. 판매 수익금의 일부는 아프리카 수단 톤즈 지역의 망고나무 심기 프로젝트에 쓰인다. 그가 현장에서 직접 서명한 여행용 가방(판매가 56만8000원)은 열띤 경매를 거쳐 500만원 가까운 가격에 낙찰됐다.

 콜래보레이션(협업)의 외연이 넓어지고 있다. 주로 명품 브랜드가 유명 디자이너나 작가·대중스타와 함께 제품을 내놓던 데에서 이제는 소비재 제품에 국내 신진·중견 작가들의 제품이 활용되는 식이다. 가방·핸드백·맥주·화장품까지 일상에서 사용하는 물건들이 예술의 옷을 입고 있다. 중산층의 예술 취향이 '유명 작가'만을 좇던 데에서 새로운 작가 작품에도 눈을 돌리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두·핸드백 업체 EFC(옛 에스콰이아)는 지난주 '신진 작가 콜래보레이션' 핸드백 5종을 출시했다. 지난 5월 창립 5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로 국내의 젊은 현대미술 작가들과 선보인 협업 핸드백이 '완판'되자 '앙코르 상품'을 내놓은 것이다. 이번에는 각 100개씩 출시한 제품에 고유번호와 작가 서명까지 새겨 넣었다. 개성 있는 디자인의 한정 제품이지만 가격은 30만원대로 비교적 저렴하다. EFC 마케팅팀 관계자는 “실험적으로 국내 신진 작가와 협업을 시도한 것인데 소비자 관심이 몰려 놀랐다. 앞으로도 다양한 신예 작가들을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BMW의 'M3 GT2'. 아트카 콜래보레이션 17번째 작품으로, 팝 아티스트 제프 쿤스와 협업했다.

 외국 명품 업체들은 활발하게 협업을 진행해 왔다. 자동차업체 BMW는 1975년부터 세계적 팝 아티스트들과 '아트카 콜래보레이션'을 내놓고 있다. 얼마 전에는 제프 쿤스와 협업한 'BMW M3 GT2'가 국내에 전시돼 화제가 됐다. 주류 역시 고급 위스키 제품들 위주로 협업이 이뤄지고 있다. 싱글몰트 위스키 '맥켈란'은 유명 사진작가의 작품으로 병을 꾸미는 'MOP(Master of Photography) 프로젝트'를 2년에 한 번씩 진행하고 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국내에서는 중저가의 대중적 제품들에도 협업이 속속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하이트진로가 지난가을 내놓은 '하이트 컬렉션 스페셜 에디션'에는 국내 현대미술가 이동기와 최윤정·여동헌 작가의 작품이 담겼다. 이동기 작가의 대표 캐릭터 '아토마우스'와 '도기독'이 꽃이 핀 동산에 서 있는 모습 등을 맥주병 라벨에 인쇄한 한정판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맥주가 예술작품이 되는 새로운 경험을 통해 주류도 문화의 한 장르가 될 수 있음을 알리려 했다”고 말했다.


 10만원 미만의 한정 상품들은 선물용으로도 인기다. 엔제리너스커피는 15일 서양화가 장은영 작가와 협업한 'Angel-in-Art' 머그잔과 텀블러를 선보였다. 장 작가의 '커피 향기 속으로' 연작 시리즈 중 일부를 커피잔에 프린팅했다. 지난 추석에 선물용으로 내놓은 원두커피·머그잔 세트에 장 작가 제품을 활용한 것이 인기를 끌자 이번에는 연말 선물용으로 재출시한 것이다. 색조화장품 브랜드 에뛰드하우스는 올가을 '수분가득 콜라겐 크림 점보' 2종을 리미티드 에디션으로 선보였다. 제품 패키지를 신예 일러스트 작가 이보라와 이고은의 작품으로 꾸몄다. 수분크림의 주성분인 바오밥나무를 표현한 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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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친 현대차그룹, 순익 1위? 쉿!

[동아일보]

《 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연간 순이익 규모가 삼성그룹을 추월할 것이 확실시된다. 재계 부동의 1위인 삼성그룹을 현대차그룹이 매출액 영업이익 순이익 등 어느 한 지표에서 앞선 것은 2000년 범현대가(家)에서 분리된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정보기술(IT) 업종 전망이 밝은 편이어서 삼성그룹과 현대차그룹의 순이익이 재역전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

○ 주력기업 성적표가 희비 갈랐다

15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 계열 8개 상장사의 올해 추정 순이익은 18조473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98조9373억 원, 18조2551억 원으로 추산됐다.

삼성그룹 12개 상장사의 매출액은 234조2582억 원, 영업이익은 20조227억 원으로 현대차그룹을 여전히 앞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순이익은 17조7534억 원에 그쳐 현대차그룹보다 3000억 원가량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집계에는 국제회계기준(IFRS) 연결재무제표 작성 대상 상장사 가운데 올해 연간 실적에 대한 증권사 추정치가 한 곳이라도 있는 12월 결산법인만 포함됐다. 삼성생명, 삼성증권, 삼성화재 등 금융계열사는 3월 결산법인이라 제외됐다.

현대차그룹이 삼성그룹을 제치고 ‘순이익 재계 1위’의 타이틀을 획득한 것은 그룹 주력 기업의 성적표가 엇갈렸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시장에서의 자동차 판매 호조와 3월 동일본 대지진의 반사효과로 올해 눈부신 실적을 거뒀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의 해외 판매가 두 자릿수 성장을 보였고 신차 출시로 브랜드 가치가 올라간 데다 환율 상승효과로 국제시장 지배력이 커졌다”고 평가했다. 반면 삼성그룹은 맏형인 삼성전자가 세계 휴대전화 시장에서 1위에 올랐지만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침체의 여파로 디스플레이 패널과 TV, 냉장고 등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내년에는 IT 업종 전망이 밝아 다시 삼성그룹이 순이익 왕좌를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삼성그룹의 순이익은 22조962억 원으로, 현대차그룹의 20조2272억 원보다는 많을 것으로 예측됐다. 한편 올해 순이익 규모 3위 그룹은 SK그룹(8개·11조5503억 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고 포스코그룹(6개·4조1739억 원), 현대중공업그룹(2개·4조1113억 원)이 뒤를 이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3위인 LG그룹은 LG디스플레이와 LG전자의 심각한 실적 부진으로 상장사(10개)의 순이익 합계가 6위로 내려앉을 것으로 전망된다.

○ “금융 포함 땐 삼성이 여전히 1위”

10년 만에 1위 타이틀을 얻은 현대차의 표정은 그다지 밝지 못하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번 조사와 별도로삼성그룹의 금융 계열사까지 포함한다면 여전히 삼성그룹이 순이익 1위”라며 “재계 순위 등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역시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현대차는 “국내에서 재계 순위 경쟁은 물론이고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도 생산량 순위 경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 그룹 방침”이라며 “세계 시장에서 더 좋은 활동을 펼치는 데 그룹의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반응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아무 실속도 없는 재계 1위는 피하고 싶다’는 의도도 있다.

당장 재계 1위가 되면 그에 따른 유·무형의 압력에 시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재계 관계자는 “쉽게 말해 재계에 대한 정치권, 시민단체 등의 압박에서 ‘1번 타자’가 되기 싫다는 것”이라며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자리를 둘러싼 그룹 총수들의 고사와 비슷한 맥락”이라고 촌평했다. 특히 내년도 경제 전망이 밝지 않은 탓에 일자리 창출, 사회공헌 등 대기업에 대한 요구가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굳이 재계의 대표로 나서고 싶지 않다는 뜻이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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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 벌써 100만명… LTE폰 삼국지

팬택 베가 LTE M
4세대 이동통신(4G LTE) 시장을 선점하려는 스마트폰 경쟁이 연말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LTE는 기존 3세대(3G) 통신보다 무선인터넷 속도가 5배 이상 빠른 신기술. 7월부터 서비스가 시작돼 전체 가입자가 100만명에 육박한다.

LTE 서비스를 사용하려면 스마트폰을 교체해야 한다. 거대한 새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요즘 사용자들에게 가장 주목받는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LG전자 ‘옵티머스 LTE’, 팬택(스카이)의 ‘베가 LTE M’이다.

팬택 베가 LTE M_밝고 선명한 고화질 스마트폰

LTE 스마트폰 중에서 가장 최신 제품은 지난 12일 출시된 팬택의 '베가 LTE M'이다. 지금까지 나온 LTE폰 가운데 가장 밝은 고화질 액정화면(소니 IPS HD LCD)을 탑재한 것이 특징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이 제품은 1㎡ 면적에 촛불 550개가 켜져 있는 정도의 밝기(550니트)를 갖고 있다. 4.5인치 화면에서 밝고 선명한 이미지와 영상을 보여주며 자연스러운 색감을 표현한다는 평이다.

모션인식 기능도 재미있다. 밀가루 반죽을 하다가 화면에 손을 대지 않고 손을 좌우로 흔들어 통화하는 광고로 화제를 모은 기능이다. 손동작만으로 음성통화는 물론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아기자기하고 깜찍한 새로운 사용자 환경(UI)인 플럭스(FLUX)를 탑재했다. 예를 들어 뮤직플레이어를 실행하면 SK텔레콤의 멜론과 연결돼 실시간 인기음악 차트를 보여준다. 문자메시지 잠금 기능을 제공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할 수도 있다. 전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절전 모드, 여러 인터넷 사이트를 동시에 열어보는 멀티 탭 기능을 지원한다.

LG전자 옵티머스 LTE
화이트·블랙·브라운 3가지 색상이 나와있다. 가격은 80만원대 후반이다. SK텔레콤을 통해 판매 중이며 LG유플러스에도 곧 공급할 예정이다. 팬택 김주성 상무는 "연말까지 LTE폰을 포함한 스마트폰을 300만대 이상 판매해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2위 자리를 확고하게 지키겠다"고 밝혔다.

LG전자 옵티머스 LTE_단일 모델 최다 판매

‘옵티머스 LTE’는 LG전자 휴대폰의 자존심을 지켜준 제품이다. 지난 10월 5일부터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에 공급된 지 2개월 만에 30만대가 팔렸다. LTE폰 중 단일 모델 기준으로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4.5인치 고화질(HD) 디스플레이를 최초로 탑재했다. ‘IPS 트루 HD’라는 이 액정화면은 자연에 가까운 색을 재현하고 선명도가 뛰어나 고화질 영상을 보기에 좋다고 LG 측은 설명한다.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두께는 10.4㎜로 얇은 편이다. LG전자는 2007년 세계 최초로 LTE 상용기술을 시연했다. 2008년에는 최초의 LTE 통신칩을 개발하는 등 LTE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다. LG전자 박종석 부사장은 “옵티머스 LTE는 초고속 무선인터넷으로 고화질 영상을 생생하게 즐길 수 있는 국내 최초의 HD 스마트폰”이라고 강조했다. 이 제품은 미국·캐나다에 이어 일본에도 수출한다.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_출시되자마자 매진 사태

지난달 28일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장점을 합친 제품이다. 화면이 5.3인치로 3.5~4.5인치인 일반 스마트폰보다 큰 것이 특징이다. 인터넷을 사용해보면 넓은 화면에서 LTE의 빠른 속도를 체감할 수 있다. 7인치 이상인 태블릿PC보다는 작아서 휴대성이 뛰어나다.

HD 수퍼아몰레드 화면을 사용해 선명하고 밝다. 시야각이 180도로 넓어 옆에서 봐도 화면이 또렷하다. 갤럭시 노트에 따라오는 S펜은 마치 종이에 글을 쓰듯이 섬세하고 자연스러운 필기감을 제공한다. 일정·메시지·이메일 등을 손글씨로 작성해 친구들에게 보낼 수 있는 ‘S메모(S-Memo)’, 사진 편집이 가능한 ‘포토에디터’, 일정 관리용 ‘S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플래너’ 등 S펜을 사용하면 편리한 특화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갤럭시 노트는 출시되자마자 초기 물량이 매진되는 등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신종

균 삼성전자 사장은 “갤럭시 노트는 스마트폰과 태블릿PC에 이은 새로운 개념의 스마트 기기”라며 “이제껏 경험하지 못한 스마트 환경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 LTE(Long Term Evolution)

현재 널리 사용하는 3세대 이동통신보다 무선 인터넷 속도가 5배 이상 빠른 4세대 이동통신 기술. 영화 1편(700메가바이트)을 1분15초에 내려받을 수 있다. 고화질 영화 감상, 원격 진료 등 새로운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3세대 기술에서 장기간에 걸쳐 진화했다는 뜻을 갖고 있다.

[김희섭 기자 firema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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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표준 경쟁 삼성·LG '용호상박'

3D TV 시장 주도하는 한국

전 세계 3D(입체영상) TV 시장은 올 한 해 '삼성 진영(셔터안경식)'과 'LG 진영(편광안경식)'으로 갈려 치열한 주도권 경쟁을 펼쳤다. 일본 TV 제조사가 쇠퇴하자 세계 1·2위인 국내 업체가 차세대 표준 규격 전쟁까지 이끌고 있는 것이다.

삼성 진영은 세계 1위인 삼성전자를 비롯해 일본의 소니·샤프·파나소닉 등이 참여하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세계 시장점유율 90% 이상을 장악해 사실상의 표준 기술로 여겨졌다.

삼성전자는 3분기에 3D TV 167만대를 팔아 점유율 29%를 기록했다. 하지만 같은 방식을 쓰는 일본 소니·샤프·파나소닉 등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예컨대 소니는 올 1분기 점유율 35%(57만대)에서 3분기엔 13%(75만대)에 그쳤다.

LG 진영은 올 3월 이후 중국 업체들이 잇따라 참여하며 세력을 불리고 있다. LG는 3분기에 81만대를 팔아 점유율 14%를 차지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올 2월 이후 모든 3D TV를 편광안경식으로 만들면서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어, 연초보다 7배 이상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무섭게 성장하는 스카이워스·하이센스·콩카·창홍·TCL·하이얼 등 중국 TV제조사들도 LG방식에 힘을 실었다. 이들은 올 1분기만 해도 3D TV 시장에서 전혀 존재감이 없었지만, 2분기 이후 중국 TV 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했다. 3분기에는 중국 상위 6개 TV제조사가 세계 3D TV의 30%를 차지했다.

중국 업체들은 삼성과 LG 방식을 모두 사용하지만 보급형 제품을 만드는 데 유리한 LG 방식을 선호하는 분위기다. 4분기에는 LG방식이 시장의 30~40%를 차지하며, 2개의 표준 경쟁이 호각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내년 최대 변수는 소니의 선택이다. 소니는 내년에 대대적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며, 제조 원가 감축을 위해 중국 업체에 TV 생산을 위탁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삼성 방식 이외에 LG방식도 택할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편광안경식

왼쪽 눈용 영상과 오른쪽 눈용 영상을 절반씩 나눠 한꺼번에 내보내는 방식이다. TV와 안경에 좌·우 영상을 각각 따로 내보내고 받아들이는 편광판이 있다. 시청자의 왼쪽 눈과 오른쪽 눈은 각기 다른 영상을 받아 입체 영상으로 인식한다.

셔터안경식

TV 화면에서 왼쪽 눈용 영상과 오른쪽 눈용 영상을 번갈아 내보내면 시청자가 낀 셔터 안경이 왼쪽·오른쪽 안경알을 번갈아 깜빡이면서 좌·우 영상을 보여주는 방식.

[성호철 기자 sunghoch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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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2000만대 보급된 한국 매력적인 음향기기 시장입니다"

응치순 젠하이저 아시아 총괄 사장
응치순 젠하이저 아시아 총괄 사장

한국서 처음으로 음향 체험 전시회 열어


독일계 음향기기 전문업체 젠하이저는 최근 서울 청담동에서 '사운드 오브 라이프'라는 행사를 열었다. 도시인이 하루 동안 만나는 다양한 상황에 어울리는 음향 기기를 주제로 꾸민 행사였다. 아침에 일어나 조깅할 때는 스포츠형 이어폰을, 업무 중에는 스마트폰에 연결한 마이크 이어폰이 어울린다는 식이다. 1만~2만원대의 저렴한 이어폰부터 100만원이 넘는 최고급 헤드폰까지 다양한 음향기기가 전시됐다.

행사 참석차 방한한 젠하이저의 응치순 아시아 총괄 사장은 "우리가 음향 체험을 위한 전시회를 연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 소비자들은 섬세하고 기술에 대한 이해 수준이 무척 높다"며 "한국 시장의 높은 수준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고품질 제품을 계속 선보이겠다"고 했다.

젠하이저는 1945년 설립됐다. 마이크 제조부터 시작해 50년 넘게 등 음향기기만 만들어왔다. 헤드폰 바깥의 잡음을 차단하는 '노이즈 캔슬링(noise canceling)' 등 특허도 많이 갖고 있다. 외국에서는 비욘세·리한나 등 유명 가수들이 애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국 시장에서 젠하이저의 판매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응 사장은 "소리에 대해 잘 아는 전문가들은 우리 제품을 선호하지만 일반인들은 젠하이저를 잘 몰랐기 때문"이라며 "지금은 시장에 많이 알려졌다"고 했다.

젠하이저는 지난 2009년부터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브랜드를 알리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대형 버스 전체를 젠하이저 광고로 도배하고 서울 명동·강남 등 사람들이 많은 곳을 누볐다. 올 초에는 스키장에서 헤드폰을 체험하는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응 사장은 젠하이저가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스마트폰이 2000만대 넘게 팔린 나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 보급은 2000만명이 항상 음악 재생기를 몸에 지니고 다닌다는 의미입니다. 그만큼 소리가 좋은 이어폰·헤드폰에 대한 수요도 많을 수밖에 없죠."

응 사장은 "최고의 소리를 내세워 한국 시장에서 경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디자인이 특출난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어도 음향 기기의 본질은 소리"라며 "디자인도 강화하겠지만 소리를 희생해가며 모양을 예쁘게 만드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묵 기자 redsox@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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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삼성·SK… 내비게이션 시장 노리는 큰손



대기업들 스마트카 시대에 대비해 내비게이션 사업 강화

새 시장 창출 기대감에 1세대 중소기업에 적극 투자, 기존 영세업체들은 울상


중소기업들이 개척해 온 내비게이션 시장이 대기업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아이나비' 내비게이션으로 유명한 업계 1위인 팅크웨어유비벨록스에 인수되면서 이런 움직임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팅크웨어 주식 20%를 사들여 1대 주주가 된 유비벨록스는 스마트카드와 스마트폰 솔루션 등의 사업을 운영하는 업체로, 현대자동차(지분 5.65%)가 2대 주주다.

국내 내비게이션 시장은 중소기업인 팅크웨어와 파인디지털이 2000년대 초반 차량 앞유리에 붙이는 거치형 내비게이션(PND)을 선보이며 시장을 만들어왔다. 현재는 시장규모가 6000억원대로 커졌다. 내비게이션 정보제공 사이트 '네비가'에 따르면 팅크웨어는 지난 한 해 88만대(51%)를, 파인디지털은 35만대(20%)를 각각 판매했다. 이들 기업의 뒤를 이어 대기업 브랜드인 만도마이스터(7%), SK마케팅앤컴퍼니(6%), 서울통신기술(4%), 웅진홀딩스(3%) 등이 있다.

스마트폰 보급 확산으로 어려움에 처한 내비게이션 시장에 현대차·삼성(서울통신기술)·SK 등 대기업이 잇따라 뛰어든 것은 "스마트카(지능형 자동차), 위치기반서비스를 활용한 신개념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는 이미 내비게이션 분야에서 다양한 영역을 확대해왔다. 현대엠엔소프트(현대차 지분 31.84%)는 '지니'로 알려진 내비게이션 지도 소프트웨어를 만들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매립형 내비게이션을 생산해 현대·기아차의 중대형급 신차에 장착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팅크웨어 인수로 현대차가 소프트웨어(현대엠엔소프트)-매립형(모비스)-외장형(팅크웨어) 내비게이션 시장에 모두 진출했다고 보고 있다. 만도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마이스터도 '만도마이스터' 브랜드로 내비게이션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만도는 정몽구 회장과 사촌인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2대 주주(7.54%)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45.8%)과 삼성전자(35.55%)가 대주주로 있는 서울통신기술은 지난 5월 기존 '엠피온' 브랜드 대신 '삼성'이라는 이름을 단 첫 내비게이션 출시 행사를 열었다. 지난달에는 매립 전용 내비게이션 모델을 공개했다. 서울정보통신기술이 내비게이션 사업을 강화하는 것은 앞으로 다가올 스마트카 시대를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이다. 자동차와 IT가 결합되는 스마트카 시대가 본격화되면 내비게이션의 중요성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이 각각 50%씩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SK마케팅앤컴퍼니도 2009년 '엔나비'를 출시하면서 내비게이션 단말기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올 초엔 계열사인 SK주유소 등에 설치된 무선랜(와이파이)존을 통해 자동으로 지도 등이 업데이트되는 통신형 '엔나비' 신제품을 선보였다.

이런 대기업 움직임에 중소업체 사장들은 울상을 짓고 있다. 파인디지털 등 중소 내비게이션 업체는 "현대차와 같은 완성차업체까지 뛰어들어 내비게이션을 제조·판매하면 우리는 말라죽을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지난 5월 내비게이션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하지만 대기업에 납품하는 한 업체가 막판에 신청의사를 철회하는 등의 난항을 겪으면서 결국 적합업종으로 선정되지 못했다.

2004년부터 내비게이션 시장에 뛰어든 A사장(48)은 "국내 시장은 점점 힘들어져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신은진 기자 momof@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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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말하는 "제네시스 프라다가 실패한 이유"


설문조사1

현대자동차(005380)의 ‘제네시스 프라다’는 왜 실패했을까?

현대차가 올해 5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제네시스 프라다는 이탈리아 명품업체 프라다와 2년간 공동개발해 개발한 대형세단이다. 현대차는 이 차량을 국내 시장에 1200대 팔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러나 지난달까지 판매량이 300여대에 그쳐 사실상 ‘실패한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제네시스 프라다 1호차의 주인공이던 배우 차인표씨마저 차량을 중고차 매물로 내놔 현대차로선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조선비즈는 경영·디자인·마케팅·자동차 전문가 20명에게 제네시스 프라다의 실패 원인에 대해 들어봤다. 전문가들은 현대차와 제네시스의 기업 및 브랜드 이미지가 독일 등 해외 고급차에 비해 여전히 낮고, 현대차의 고급차 판매 노하우와 제네시스 프라다 모델의 가격 경쟁력, 명품다운 ‘특별함’ 등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 “현대차는 아직 대중적인 브랜드…독자적인 고급브랜드 도입 필요”

전문가들이 제네시스 프라다의 실패 원인으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브랜드 이미지였다.

다양한 콜라보레이션(합작) 차량들. (왼쪽부터 시계방향)포르쉐 '911 마티니', 람보르기니 '640 로드스터 베르사체', 마세라티 '그란투리스모 카브리올레 펜디', 피아트 '500 구찌'

‘현대차’나 ‘제네시스’가 고객들에게 명품이라는 인식을 주기에는 기업(브랜드) 이미지가 너무 대중적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국내 시장에서 현대차의 시장점유율은 45%의 수준으로 차량 2대 중 1대는 현대차다. 희소성이 생명인 명품과는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한 이탈리아 명품업체의 임원은 “명품이라는 것은 단순히 제품이 럭셔리하고 비싼 것이 아니라 브랜드 자체의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현대차는 그런 면에서 약하다”면서 “만약 현대차가 아닌 ‘메르세데스벤츠 프라다’나 제네시스가 아닌 ‘BMW7 프라다’였으면 상황은 달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토요타가 별도의 고급차 브랜드 ‘렉서스’를 만든 것도 이 때문이다. ‘도요타’ 브랜드는 중저가의 대량생산 차량이라는 이미지가 고정돼 있어 차를 아무리 고급스럽게 만들어도 소비자들이 이를 ‘명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렉서스’라는 별도의 고급차 브랜드를 만들었다.

닛산의 인피니티, 혼다의 아큐라 등도 대량생산으로 성공한 자동차 회사들이 고급차 시장에 진입하는 과정에서 만든 브랜드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서 고급차 반열에 오르기 위해서는 독자적인 고급차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시급하다는 게 관련업계의 공통된 주장이었다.

◆ 현대차, 명품 마케팅 경험 부족

설문조사2

현대차가 고급차를 판매하는데 필요한 마케팅과 영업 노하우가 부족한 점도 실패 원인으로 꼽혔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VIP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럭셔리 잡지나 백화점 멤버십 잡지 등에 대대적인 광고를 진행했다. 하지만 독일계 고급 수입차와 비교하면 격차가 컷다는 지적이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제네시스 프라다의 실패 원인 가운데 고급차에 대한 마케팅·영업의 경험 부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만약 VIP고객이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기 위해 고급차를 구매할 의향이 있었다면 제네시스 프라다가 아닌 벤츠(E클래스)나 BMW(5시리즈), 아우디(A6)를 샀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네시스 프라다는 출시 때부터 7900만원이라는 가격이 너무 비싸다는 지적이 많았다. 일반 제네시스의 최상위 모델(6290만원)보다 1610만원이 더 비싼 가격이다. 이에 비해 메르세데스 벤츠 E300의 경우 6870만~8180만원, 신형 5시리즈 6840만~7190만원, 아우디 A6 TFSI가 6880만~7870만원이고, 수입차의 경우 판매과정에서 일정금액 할인도 가능하다. 고급차를 궁비하는 소비자 입장에선 갑자기 등장한 제네시스 프라다보다는 비슷한 가격의 수입차에 더 매력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수도권의 한 대학 경영학과 교수는 “명품은 소수를 위한 제품으로 구매자들에게 명품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다양한 마케팅 활동이 있어야 하는데, 제네시스 프라다의 경우 제품 기획과 실제 마케팅 활동 사이에 큰 격차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 프라다폰은 성공했는데 왜 제네시스 프라다는 실패했을까?

“명품이라면 남들에게 보여줘야 할 게 있어야죠. 제네시스 프라다는 보여줄 게 있나요?”

현대차의 제네시스 프라다(왼쪽)와 LG의 프라다폰

모 대학 산업디자인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명품을 사는 이유는 자기만족도 있겠지만 대부분 자신의 가치를 명품을 통해 표출하려는 욕구가 크다”면서 “제네시스 프라다의 경우 외관이나 스타일 등은 기존 제네시스와 큰 차이가 없어 소비자들에게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제네시스 프라다의 경우 일반 제네시스와 비교해 배기량만 3.8L(리터)에서 5.0L으로 올렸을 뿐 대부분 차량부품은 같다. 배기량 역시 차량을 직접 운전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달라진 것이 거의 없는 차를 놓고 단순히 배기량을 높였다는 영업사원의 말만 듣고 높은 가격을 지불할 소비자는 많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광고업계의 한 관계자는 “제네시스 프라다와 달리 과거 LG의 프라다폰이 성공할 수 있었던 점은 눈에 띄는 특별함이라는 요소가 많았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2007년에 LG전자가 출시한 프라다폰은 국내 최초의 풀터치폰 기능을 갖췄다. 프라다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제품 전면에 프라다 로고를 배치, LG를 숨겼다. 특히 휴대폰 화면 속 연못에 비단잉어가 나타나고 손가락을 따라 이동하는 등 당시에는 세계적으로 드물었던 UI(User Interface·사용자와 제품이 만나는 방법) 등으로 명품이란 느낌이 들기에 충분했다. 이로 인해 프라다폰은 첫번째 모델이 100만대 이상 팔리는 등 큰 성공을 거뒀다.

제네시스 프라다에도 현대 로고는 없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제품이었던 프라다폰과 달리 제네시스 프라다는 이미 널리 알려진 제네시스 차량과 외관이 똑같아 현대차 이미지가 프라다의 이미지를 압도했다는 평가다. 즉 제네시스 프라다라는 차량 자체가 현대차라는 이미지를 표출하고 있어 프라다의 느낌을 받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IT업계 관계자는 “LG 프라다폰이 출시될 당시 수입 핸드폰이 판매되지 않아 소비자들이 제품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았다는 점도 프라다폰의 성공 요인”이라면서 “하지만 자동차의 경우 이미 여러 종류의 수입차 브랜드가 진출해 있고 고객선택의 폭이 넓기 때문에 파격적인 인상을 주지 않는 이상 제네시스 프라다와 같은 차가 큰 인기를 끌기에는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고 말했다.

[박성우 기자 foxps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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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플랫폼 하나로 20가지 차종 300만대 생산

[김은정 기자의 자동차 세상] 세계 자동차 업계 메가 플랫폼 시대

부품 모듈화 덕에 플랫폼 공유, 1대당 약 100만원씩 절약

GM·포드 등 대형 업체들 매출·영업이익 상승 효과… 모델간 차별화 어려운 점과 대량 리콜 위험은 약점


GM의 올해 3분기까지 매출이 작년 대비 12.7%, 영업이익은 34.3% 올랐다. 포드도 비슷한 수준으로 실적이 개선됐고, 업계 1위를 넘보고 있는 폴크스바겐의 영업이익은 94.4%나 높아졌다. 최근 현대·기아차의 약진이 부각되고 있지만, 알고 보면 선두권 업체들도 만만찮게 선전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기 이후 체질 강화에 성공한 이들 업체는 공통적으로 '플랫폼 공유' 생산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세계 각지에서 하나의 플랫폼으로 각기 다른 차종을 생산해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다. 플랫폼은 차체 밑바닥인 플로어 패널에 조향·구동·제동장치, 서스펜션 등 각종 기본 장비들이 장착된 것으로, 차의 '뼈대'에 해당한다. 레고 블록을 조립할 때 넓적한 판 위에 작은 부속 조각들을 쌓아올리는 모습을 떠올리면 된다.

GM이 1960년대 중형 후륜구동 세단용 플랫폼으로 쉐보레·뷰익·폰티악·올스모빌 등 여러 하위 브랜드 차를 만들면서 이 방법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그만큼 역사가 오래됐다. 최근 들어 이 방식이 다시 주목받는 것은 부품 모듈화 덕분이다. 소형 플랫폼을 하나 만들고서 만들려는 차 크기에 맞게 변형하고, 여기에 주요 부품들을 덩어리로 얹는 기술이 발달하면서 수백만 대에 적용되는 '메가 플랫폼'이 속속 탄생하는 중이다.


뭉치고 합쳐 '메가 플랫폼' 부상

폴크스바겐그룹은 지난해 'A플랫폼(PQ35)'이라 이름 붙은 중소형차 뼈대로 폴크스바겐 브랜드의 골프·비틀·제타·티구안, 아우디 A3·TT·Q3, 스코다 옥타비아와 세아트 레온 등 20가지 차를 만들었다. 생산량이 총 312만대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복제'됐다. 이 플랫폼을 잡아 늘려 폴크스바겐 중형차 파사트와 아우디 A4도 만든다. 아반떼와 포르테 등을 구성하는 현대·기아차의 소형차 플랫폼도 작년에 231만대 생산됐다. 일본 자동차시장 분석기관 '포인(Fourin)'에 따르면 지난해 주요 자동차 업체에서 100만대 이상 생산한 메가(Mega) 플랫폼이 17개에 달했다.

마틴 빈터콘 폴크스바겐그룹 회장은 최근 중·장기 경영전략을 발표하면서 "2020년에는 모듈형 횡적 플랫폼(MQB)으로 95%의 차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1000만대에 달하는 규모다. 11개 브랜드를 거느린 거대 회사의 장점을 십분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다임러그룹과 르노·닛산이 지난 9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소형차 플랫폼 공동 개발을 선언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폴크스바겐만큼 덩치가 크지 않기 때문에, 경쟁사와 손을 잡아서라도 '규모의 경제'를 만들려는 움직임이다. 피아트가 크라이슬러의 지분을 사들인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현대차와 기아차도 앞바퀴 굴림 방식의 중형차 플랫폼 하나로 쏘나타·K5·그랜저·K7·싼타페·쏘렌토R 등 6개 주력 차종을 만들고 있다. 이 플랫폼을 약간 변형해 i40 같은 곁가지 모델도 생산한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약간의 디자인 변화만으로도 전혀 다른 소비자를 공략할 수 있어, 최근 이런 시도가 잦아지고 있다. 현대차는 2002년에만 해도 29개의 모델을 각기 다른 플랫폼으로 일일이 만들었지만, 불과 10년 만인 올해는 통합 플랫폼으로 전체의 67%를 만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2013년까지 플랫폼을 6가지만 남길 계획이다. 소형·중형·대형 플랫폼으로 웬만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비이클(SUV)을 모두 만들고, 나머지 차들을 쿠페와 소형 상용, 기타 SUV 플랫폼으로 제작한다.

진화하는 플랫폼… 양날의 칼

각 업체들이 최근 들어 플랫폼 통합에 더욱 매달리는 이유는,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선진국 수요는 급격히 쪼그라드는데 중국 등 신흥국에선 차가 없어서 못 파는 복잡한 수급 상황을 겪었기 때문이다. 하나의 뼈대로 전 세계 각지에서 요구하는 사양에 맞출 수 있는 유연한 생산체제가 절실해졌다. 실제 포드 CEO는 중형차 포커스를 만드는 'C카' 플랫폼으로 10가지 '월드카'를 만드는 '원(One) 포드' 전략에 매진하고 있다.

컨설팅 업체 AT커니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100만대를 만들 경우, 40만대를 만드는 것에 비해 한 대당 700달러(81만원)를 아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생산대수를 200대로 늘리면, 비용 절감폭은 대당 1000달러(116만원)로 커진다. 폴크스바겐은 플랫폼 공유로 차 제작비용의 20%를 줄이고, 조립 시간을 30% 단축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비용 절감에 치우친 나머지 플랫폼 통합의 정도가 지나치면 제 발등을 찍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 모델 간 차별화가 어려워 같은 브랜드 모델끼리 서로 경쟁하거나, 한 부분의 실수로 대량 리콜을 해야 할 우려도 있다. 현대차가 '신개념차' 벨로스터를 내놨지만, 아반떼와 같은 플랫폼에 같은 엔진을 장착해 '껍데기만 다른 복제차'라는 이미지가 굳어져 시장에서 큰 호응을 받지 못했다. 포드와 재규어도 후륜구동 플랫폼 하나로 포드는 최고급 세단 링컨 LS를, 재규어는 S타입을 만들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재규어는 영국 고급차의 멋을 잃었다는 비판을, 링컨은 어설픈 고급차 흉내로 미국차다운 넉넉함마저 잃어버렸다는 평가를 받고 결국 조기에 단종됐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주력산업팀장은 "개발비용을 줄이고 탄력적인 생산 증대를 위해 양산차 업체들이 플랫폼 통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그러나 역효과를 피하기 위해서는 차종별·시장별 면밀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플랫폼(Platform)

엔진과 변속기, 서스펜션 등 자동차의 주요 기능을 얹는 기본 골격(하부 판)을 말한다. 해당 차가 앞바퀴 또는 뒷바퀴 굴림식인지, 엔진이 앞 또는 뒤에 어떤 모양으로 배치되는지 등에 따라 이 골격이 바뀐다. 차를 만들 때 플랫폼부터 모두 새로 개발하려면 비용이 많이 들지만, 플랫폼을 그대로 두고 껍데기만 변형하거나(쏘나타와 K5), 플랫폼 구조를 소폭 변형하고 엔진 등을 바꿔달면(쏘나타와 i40) 적은 비용으로도 가능하다.

[김은정 기자 ejkim@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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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칼럼]K팝, 니치시장을 잡아라

[동아일보]

11월 23일 ‘빅뱅’ ‘2NE1’ 등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가 코스닥에 입성했다. 이로써 빅3 엔터테인먼트 회사라 불리는 SM과 JYP, YG가 모두 상장됐다. YG 주가는 상장 직후 7만8200원을 기록해 공모가(3만4000원)를 훌쩍 뛰어넘었다. 연초보다 3배 이상 오른 SM과 JYP의 주가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SM의 시가총액은 1조 원에 육박했다.

엔터주들의 초강세는 실적 향상과 종합편성채널 출범 등 호재도 겹쳤지만 무엇보다 최근의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한류’ 열풍이 반영된 결과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케이팝 한류는 미디어에 의해 형성된 기대감일 뿐’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반신반의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아이돌 가수들의 해외공연 흥행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이제는 케이팝이 서구 선진국 시장에도 안착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국 음악 산업의 수출액은 실제로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음악 산업(공연 포함) 수출액이 734억 원으로 전년 상반기보다 64% 늘었다. 그런데 한국 음악 산업의 총매출액에서 수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4%에도 못 미친다. 더욱이 엔터사들의 해외 매출은 음반이나 음원 판매보다는 주로 콘서트 등 공연 활동에서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이유로 케이팝이 해외시장에서 지속적으로 통할 만한 본원적 경쟁력을 갖췄는지 검증되기 전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체계적인 스타 발굴과 육성 시스템, 엄격한 관리, 이를 가능케 한 강력한 리더십은 엔터사들의 성공 원천이었다. 하지만 과연 이러한 핵심역량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희소하고, 쉽게 모방하기 어려우며,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 노래와 춤, 외모, 스타일, 퍼포먼스가 결합된 연희적 요소는 케이팝의 장점이다. 하지만 콘서트는 개최할 때마다 새로 투입되는 비용과 시간이 만만치 않다. 음악 자체만으로도 그 가수, 그 그룹만의 고유한 색깔과 매력을 갖추고 지속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조던 시겔 교수는 케이팝과 같은 아시아 음악이 미국시장에서 완벽한 주류 콘텐츠로 자리 잡기는 어렵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미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은 현지에서 대부분 자체 조달되기 때문에 케이팝과 같은 제3세계 음악은 ‘지역적 정통성’을 차별화 요소로 삼아 문화적인 새로움을 즐기는 니치(틈새) 계층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수요자 측면에서 케이팝의 경쟁력을 분석한 결과라는 데서 참고할 만한 가치가 있다. 김상훈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우선 ‘케이팩터’(한류만의 한국적 차별화 요소)를 공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세계 음악시장의 절반을 차지하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니치 시장이라 하더라도 그 규모가 결코 작지 않다. 인도 음악처럼 최근 니치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도 나오고 있다. 특정 영역에서만 확실히 자리매김하면 많은 세계인이 이름만 들어도 그 음악을 떠올리는 톱스타가 될 수 있다.

마케팅 강화도 시급하다. 한류 콘텐츠를 향유할 만한 타깃 계층을 골라내려면 철저한 시장조사가 선행돼야 한다. 한국적인 차별화 요소를 고수하면서도 현지인의 취향에 맞게 콘텐츠를 미세하게 변형시킬 수 있는 감각과 실력도 필요하다. 기존 스타 육성 시스템을 강화해 해외에서도 관심을 가질 만한 매력적인 스타를 더 많이 양성해 내야 함은 물론이다.

한인재 미래전략연구소 경영교육팀장 epici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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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스페셜]잡스 리더십은 ‘독이 든 성배’


따라하기엔 너무 위험한…

[동아일보]

올해 최고의 검색어로 스티브 잡스가 선정됐다. 많은 사람을 열광하게 만들고 애플이라는 위대한 회사를 두 번이나 일으켜 세운 그의 리더십의 요체는 무엇일까. 단순히 천재적 창의성이라는 한마디로 규정해 버리는 것은 그가 가지고 있던 인간으로서의 복잡성과 갈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그의 리더십에서 반드시 발견해야 할 리더로서의 보편타당한 역량을 살펴보자.

○ 통찰력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져라

그는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이 하고 있는 일과 회사의 미래에 대한 확신이 강한 리더였다. 이런 자신감은 그의 뛰어난 통찰력에서 나왔다. 그의 통찰력은 천재성과 관련이 있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한 것은 잡스의 미래에 대한 강박관념이었다. 그는 강박관념을 가지고 고객과 시장 기술을 끊임없이 관찰했으며 이를 통해 미래를 보았다. 그는 고객의 숨겨진 니즈와 기술 트렌드를 관찰하고 이를 바탕으로 위대한 제품을 만들면 고객의 수요는 언제나 따라온다고 굳게 믿었다. 잡스의 이런 노력이 그를 미래에 대한 통찰력이 가장 뛰어난 최고경영자(CEO)로 만들었다.

○ 완벽한 제품에 대한 예술가적 열정을 지녀라

잡스를 잘 아는 많은 리더에게 그를 한마디로 표현하라면 ‘열정’이란 단어를 사용한다. 그냥 삶에 대한 열정이 아니라 우주에 흔적을 남길 수 있는 위대하고 완벽한 제품, 영구적으로 지속될 수 있는 창의적인 회사에 대한 열정이다. 제품 출시 일자가 임박했음에도 잡스는 제품 포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수십 번씩 디자인과 색깔을 변경하게 했다. 잡스가 진정으로 위대한 이유는 그의 천재적인 창의성이 아니라 삶에 대한 처절한 고민과 위대한 제품에 대한 열망, 그리고 그것을 만들어내겠다는 열정이다.

○ 본질에 집착하고 선택과 집중력을 키워라

리더로서 잡스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제품과 일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과 이를 통해 가장 중요한 것을 파악하고 이에 집중하는 능력이다. 그는 항상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판단하는 게 해야 할 일을 판단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합니다”라고 이야기하며 선택과 집중에 매달렸다. 1997년 애플로 복귀한 잡스가 가장 먼저 한 일 중 하나는 20여 개로 불어난 애플 제품을 과감히 4개로 줄여 똑똑한 인재들이 시시하고 형편없는 제품에 시간을 낭비하지 않도록 한 것이다. 평생 적대적 관계였던 빌 게이츠조차 “몇 가지 중요한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위대한 제품을 만드는 잡스의 능력은 놀랍습니다”라며 그의 탁월한 선택과 집중력을 높이 샀다.

○ 일에 명확한 책임 소재를 부여하고 디테일에 집중하라

잡스의 또 다른 뛰어난 점은 명확한 책임 소재를 중시하는 태도와 디테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혁신이란 직원들을 자유로운 초장에 풀어 놓고 마음껏 뛰어놀게 한다고 이루어지는 게 아니다. 엄격한 책임감과 명확한 책임 소재, 그리고 성과에 대한 철저한 평가 없이 구글의 ‘20% 룰’ 같은 방식을 시행하다 조직 전체가 혼란에 빠지곤 한다. 경쟁 기업보다 더 빨리 고객의 니즈를 잘 해결할 혁신적이고 수익성 높은 제품을 만들려면 명확한 책임 소재를 부여하고 개발 과정 하나하나마다 리더의 숨결을 불어넣어야 한다. 그래서 잡스는 권한 위임을 하는 리더와는 거리가 멀었다.

○ 함부로 따라 하다가는 큰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렇게 위대한 점을 많이 지니고 있었지만 그의 리더십은 함부로 따라하다가는 큰 부작용을 유발할 만큼 너무 극단적이었다. 부하들의 약점을 공격해 위축되게 하고 이를 이용한 것, 타인에 대한 배려나 존중 없이 자기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했던 수많은 ‘또라이’ 같은 행동, 목표 달성을 위해 공동 창업자이자 가장 친한 친구인 스티브 워즈니악 같은 사람에게까지 거짓말을 하고 배신했던 비윤리적 행동들…. 하지만 잡스에게는 그가 지닌 이 모든 부정적인 면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카리스마와 재능, 그리고 매력이 있었다. 그리고 이런 모든 조합이 한데 어우러져 ‘스티브 잡스의 리더십’을 만들어 냈다. 이런 점을 무시한 채 그가 리더로서 보여준 단편적 행동들을 무조건 따라 하다가는 ‘위대한 리더’가 아니라 그냥 ‘또라이’가 될 확률이 훨씬 높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통찰력에 기초한 미래에 대한 확신, 예술가적 열정, 본질에 대한 집착, 명확한 책임 소재 부여 등 시대와 상황을 초월해 성공한 리더라면 반드시 실천해야 할 보편타당한 원리들이다.

잡스는 어쩌면 자신의 본질적 역할이 부하의 생각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친절하고 존경받는 리더가 되는 것보다는 인류에게 위대한 도구를 주는 일이라고 생각했을지 모른다. 자신이 이끌고 있는 조직에 진정한 영혼이 될 수 있는 리더가 언제 다시 나타날까. 영혼이 있는 리더에 대한 그리움. 이게 잡스가 우리에게 남긴 진정한 유산이다. 리더는 레거시(legacy·유산)를 남기는 존재다.

정동일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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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빨간국물’ 시장은 갈망하고 있었다 ‘하얀국물’의 반란을…



‘2011년 베스트 마케팅’ 꼬꼬면 성공비결

[동아일보]

《 3월 최용민 한국야쿠르트 F&B 마케팅1팀 차장은 KBS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의 ‘남자의 자격-라면 경연편’ 세 번째 녹화를 마치고 돌아와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녹화 당시에는 개그맨 이경규 씨가 출품한 ‘꼬꼬면’을 먹으면서 ‘거참, 맛있네’라는 생각만 했는데 집에 오자마자 ‘심사위원으로 함께 참여한 경쟁 기업에서 꼬꼬면을 상품화하면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자 갑자기 불안감이 엄습하면서 잠을 못 이뤘다. 그는 해가 뜨기만을 기다렸다가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꼬꼬면을 브랜드화하고 싶다고 말했다. 통화를 끝내자마자 최 차장은 회사로 출근해 경영진에게 꼬꼬면을 상품화하고 싶다고 보고했다. 경영진도 최 차장 못지않게 빨랐다. 바로 상품 개발에 착수하라는 지시가 떨어졌고 한국야쿠르트는 이 씨와 정식 계약을 체결했다. 》

8월 2일 선보인 꼬꼬면은 초반부터 돌풍을 일으켰다. 대형마트, 편의점 등 유통매장에서 주문이 쇄도했다. 폭주하는 주문량을 맞추지 못해 품절 사태도 벌어졌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월 평균 1500만 개씩 팔렸다. 꼬꼬면 판매 가격은 일반 라면보다 다소 비싼 1000원으로 프리미엄 제품에 속하지만 빨간 국물이 선점하던 라면 시장에서 하얀 국물 바람을 일으키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 95호(2011년 12월 15일자)는 ‘2011년 베스트 마케팅’ 사례로 꼬꼬면을 선정하고 성공 요인을 분석했다.

○ 변화 감수성과 기회 민첩성

‘달도 차면 기운다’는 말이 있듯 도저히 변할 것 같지 않은 고착화된 상황도 언젠가는 변하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런 변화의 전조를 예민하게 포착하고 이를 혁신의 계기로 신속히 전환시킬 수 있는 내적 역량을 보유하고 있느냐의 여부다. 라면 시장에서 하얀 국물로 대표되는 변화에 대한 요구는 이미 곳곳에서 감지할 수 있었다. 일본 라면이나 크림 파스타의 유행, 일본식 주점의 인기 메뉴로 부상했던 나가사키 짬뽕 등이 그 같은 징후였다. 고객은 단순한 신제품을 넘어 붉은 쇠고기 국물 맛과 대별되는 새로운 미각을 갈망하고 있었다.

한국야쿠르트는 이 같은 갈망을 예민하게 감지한 것에서 한발 더 나아가 남자의 자격이나 이경규 씨가 만들어 놓은 절호의 마케팅 기회를 누구보다 신속하고 민첩하게 활용했다. 최용민 차장은 방송 녹화 때 꼬꼬면을 먹는 순간 상품화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바로 실행에 옮겼다. 일반적으로 라면 신제품 개발에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이 걸리는데 한국야쿠르트는 꼬꼬면이 방송된 지 4개월 만에 제품을 출시했다. 후위 업체로서 의사결정 과정부터 실행까지 민첩하게 움직여 성과를 얻은 것이다.

○ 진정성-호혜성 기초한 개방형 혁신

첨단 기술이나 정보기술(IT) 산업에나 어울릴 법한 ‘개방형 혁신’이라는 화두는 사실 매우 다양한 업종과 업무 영역에 적용되고 있다. 한국야쿠르트는 이경규 씨가 만든 꼬꼬면이라는 브랜드와 레시피를 전적으로 존중하고 수용했다. 특히 이 씨의 아이디어를 단순히 홍보 관점에서 활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제품 개발 전 과정에서 긴밀한 협업을 전개함으로써 꼬꼬면의 맛을 재현하려 노력했다. 또 제품 성공의 결실이 협력 파트너인 이 씨에게도 호혜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공정한 배려를 했다는 점 역시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다.

국내 라면업계에서 4위인 한국야쿠르트는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외부와의 제휴를 통해 신제품을 선보였다. 최근에는 부대찌개 프랜차이즈 업체인 놀부BNG와 제휴해 놀부 부대찌개 라면을 내놨고, 2009년에는 강력한 매운맛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된 라면가게 ‘틈새라면’과 함께 ‘팔도 틈새라면 빨계떡’을 선보인 바 있다.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이전부터 외부와의 활발한 제휴와 협업을 통해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내부에서 갖고 있지 못한 자원을 개방형 혁신을 통해 보완함으로써 적시에 소비자의 니즈에 맞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 고객과의 수평적인 소통

꼬꼬면의 개발 및 출시와 관련해 한국야쿠르트는 고객과의 수평적인 소통에 상당히 주의를 기울였다. 제품 출시 이전에 파워 블로거들에게 시제품 시식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피드백을 수용함과 동시에 입소문을 창출하는 양수겸장의 효과를 얻을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화제를 이어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의 소셜미디어를 통한 고객과의 소통에도 상당한 공을 들였다. 제품 출시 초기에 조리 시 물 권장량을 일반 라면과 같이 550mL로 표기했다가 그럴 경우 국물이 싱거워질 수 있다는 고객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물 권장량을 500mL로 수정해 표기한 것은 수평적 소통의 대표적인 사례다.

○ 생생한 스토리텔링

꼬꼬면은 탄생부터 소비자들에게 생생한 이야깃거리를 선사했다. 이경규 씨는 ‘남자의 자격’에서 일반인 참가자들과 동등하게 토너먼트 방식의 요리 경연대회에서 경쟁했다. 사람들은 방송을 통해 꼬꼬면의 전 개발과정을 지켜보면서 마치 자신이 제품 개발 과정에 직접 참여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이는 꼬꼬면이라는 브랜드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하게 했다. 소비자들은 품절 사태를 빚었던 꼬꼬면에 대해 ‘레어템’(찾아보기 힘든 제품이라는 뜻으로 rare와 item을 합해 만든 조어)이라는 별명을 붙여 주면서 꼬꼬면 시식기 등을 자발적으로 자신의 블로그에 올려 이야기를 만들어나갔다.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브랜드들은 모두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다. 특별한 이야기는 평범한 제품을 특별한 것으로 바꿔놓는다. 제품에 덧붙여진 이야기는 곧 ‘내 이야기’가 되고 이는 정서적 일체감을 일으키면서 제품에 대해 각별한 애정을 불러일으킨다.

○ 향후 과제

사실 꼬꼬면의 성공은 제품 개발과 마케팅 관점에서 이경규 씨의 공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동일하게 주어진 조건과 상황 아래 그 어떤 경쟁자보다 결단력 있고 민첩한 실행력을 보여준 한국야쿠르트의 공 또한 가볍게 넘길 일이 아니다.

꼬꼬면이 수없이 명멸한 단기 히트 상품들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시장 조성자로서의 입지를 스스로 만들어가야 한다. 독특한 맛의 라면을 넘어 새로운 라면의 개념과 트렌드를 창출하고 이를 새로운 카테고리로 구체화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초기의 화제성에서 나아가 좀 더 진전된 화두를 고객과 공유해야 한다. 하얀 국물의 꼬꼬면이 기존 붉은 쇠고기 국물 라면과 무엇이 다른지, 그 다른 점이 고객에게 어떤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또 한국야쿠르트는 오늘의 꼬꼬면을 탄생시킨 핵심 성공요인들인 민첩성, 개방형 혁신, 수평적 고객 소통을 차별적 조직 문화로 구축해야 한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안상훈 마케팅인텔라이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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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엑스몰 6배’ 용산 지하상업시설 디자인 공개

[동아일보]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들어설 국내 최대 규모의 지하상업시설의 밑그림이 나왔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서울 종로구 부암동 AW컨벤션센터에서 기본설계 설명회를 연 뒤 15일 디자인을 공개했다. 용산역세권개발에 따르면 총면적 96만8000m² 규모로 짓기로 한 지하상업시설은 ‘럭셔리 존’ ‘월드 크로스 존’ ‘크리에이티브 라이프 존’ ‘넥스트 제너레이션 존’ ‘리버사이드 존’ 5개 구역으로 나뉘어 쇼핑과 문화, 엔터테인먼트 공간이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지하 2개층에 걸쳐 총면적 30만 m² 크기로 조성될 쇼핑몰 ‘리테일밸리’는 지하상업시설 가운데를 가로지르며 용산역에서 한강변까지 연결된다. 리테일밸리 설계는 미국의 설계업체 ‘5+Design’사가 맡았고, 지하층을 지상에서도 볼 수 있는 ‘선큰(sunken) 가든’ 형태로 건설된다.

용산역세권개발은 “지하상업시설의 크기가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총면적 17만8000m²)의 6배, 지난해 문을 연 영등포 경방 타임스퀘어 쇼핑몰(상업시설면적 27만 m²)의 3배 규모여서 계획대로 준공되면 국내 최대 지하시설로 자리 잡을 것”이라며 “세계적인 의류브랜드인 포에버21이 지하상업시설 내 매장 입주에 관심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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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내년 전자산업 재편…위기에 선제대응"

세트부문 내년 과제 확정

SW 강화·씨앗사업 발굴


삼성전자가 소프트 역량 확보와 씨앗 사업 발굴, 위기 선제 대응 등을 내년 경영 키워드로 삼았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사진)은 15일 수원 삼성디지털시티에서 열린 ‘2012년 세트(DMC)부문 글로벌 전략회의’에 참석, 올해 성과를 평가하고 내년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최 부회장은 “내년에는 경기위축이 지속되고 산업 간 영역파괴, 스마트 기기 보급 가속화 등으로 인해 전자 산업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며 “확고한 시장 리더십과 리스크 관리 체제를 구축해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최 부회장은 △소프트웨어 역량 확보로 신가치를 창출하고 △씨앗 사업 발굴로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며 △상시 리스크 경영 체제를 구축해 위기에 선제 대응하는 것을 내년 주요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삼성전자는 우선 모바일과 TV 등 주력사업에서는 하드웨어 경쟁력 기반 위에 차별적 소프트 역량을 확충, 확실한 시장 1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육성사업으로 분류되는 생활가전과 디지털이미징 부문에서는 차별화된 제품을 생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지켜나간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미래 씨앗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의료기기 등 신규 사업을 조기에 활성화하는 데 역량을 집중시킬 계획이다.

또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지속됨에 따라 상시 리스크 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위기 요인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 준법경영, 특허 이슈 대응 전략 다변화, 품질 강화 등을 구체적 실행방안으로 확정했다.

최 부회장은 올해 경영 성과에 대해 “세계 경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한 모바일 사업이 이머징 시장에서 급성장해 전체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DMC부문 회의는 16일까지 계속되며 부품(DS) 부문회의는 권오현 부회장 등 1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9일 기흥 삼성나노시티에서 열린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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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네트워크 정보 분석으로 기업 내 정보 한계 넘을 수 있어"

브렌다 디트리히 IBM 부사장

"미국에선 기업들이 분석 소프트웨어(SW)를 활용, 소셜네트워크(인맥관리) 서비스에 쏟아지는 정보를 경쟁적으로 수집하고 있습니다. 기업 내부에서 가진 정보만으로는 더 이상 의사결정과 사업전략을 수립하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IBM의 브렌다 디트리히(Dietrich) 연구담당 부사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이런 작업들은 가까운 미래에 일어날 소비자 선호도와 시장 트렌드를 알려준다"고 말했다. 디트리히 부사장은 IBM 내에서 정보분석·과학연구 집단 조직을 총괄하고 있다. 200여명의 수학자가 근무하는 이 조직은 데이터와 수학적 기법을 이용, 질병관리·항공사 일정표 작성 등의 업무를 지원한다.

디트리히 부사장은 "과거에는 IT기업들만 정보분석 업무에 관심을 가졌다면, 최근에는 정유나 은행 같은 기업들도 분석 소프트웨어를 활발하게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중국의 대형은행인 뱅크오브차이나(중국은행)는 방대한 대륙 중 어떤 도시·지역에 지점을 둘지 고민했다.

"인구와 도시정보, 수학적 알고리즘을 종합해 분석하면 어느 지역에 지점을 설치하는 것이 매출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뱅크오브차이나는 정보분석으로 자신이 가진 고민을 해결했습니다."

다국적 정유회사 셸오일 사례도 있다. 디트리히 부사장은 "가스전(田)이나 유전(油田)을 발굴하는 엔지니어들은 숫자가 많지 않은데도 업무량이 많다"며 "이들이 지형 관련 정보를 얻는 데 필요한 계산작업 등을 자동화된 소프트웨어로 대체, 시간낭비를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분석 소프트웨어가 기업에게 항상 유용할까. 디트리히 부사장은 "분석은 경쟁사의 제품이나 시장트렌드를 파악하는 데 유용하지만, 직관이나 창의력이 중요한 제품개발과 사용자경험(UI)에는 적용할 수 없다"며 "의사결정의 보조수단으로 활용해야지, 전적으로 의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설성인 조선비즈 기자 seo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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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 대국'의 몰락 소니, TV서 손 떼나?

일본 TV 제조사 적자 행렬

日 빅4, 2007년 이후 내리막길 투자금 회수조차 불투명

블룸버그 "소니, TV 철수하면 주가 상승" 소니 "절대 그럴 일 없다" 입장

늪에 빠진 日의 희망은 애플 내년 샤프에서 iTV 생산할 듯


한때 세계 TV 시장을 장악했던 소니·파나소닉·샤프 등 일본 TV 제조사들이 줄줄이 몰락하고 있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삼성전자와 치열한 1·2위 다툼을 펼치던 일본 업체들은 곧 3~5위로 밀려난 뒤 막대한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소니는 TV사업 철수설(說)까지 나돌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소니는 올 3분기까지 LCD(액정화면) TV와 PDP(플라즈마 디스플레이) TV를 포함한 평판TV 시장에서 1441만대를 팔아 점유율 9%를 기록했다. 그 뒤로 파나소닉·도시바·샤프가 뒤따랐다.

세계 TV 역사에서 일본 TV제조사가 모두 한 자릿수 점유율로 추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본 빅4를 합쳐도 31%로, 삼성전자·LG전자를 합친 점유율(32%)에 밀린다.

일본 TV산업 좌초 위기

일본의 3대 TV제조사로는 소니·파나소닉·샤프가 꼽힌다. 이들의 TV 매출은 1999년 1조엔(약 14조8600억원)대에서 2002년 1조5000억엔대로, 다시 2004년엔 2조엔대로 성장했다. 2007년엔 3조엔(약 44조5900억원)을 돌파하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3조엔 미만으로 떨어지며 내리막길이다. 일본 업계에선 3년 내에 2조엔대 초반까지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매출 축소보다 더욱 힘든 것은 손실 규모다. 소니의 TV 부문은 2004년부터 올해까지 8년 연속 적자다. 누적으론 무려 5600억엔(약 8조3200억원)의 손해를 봤다. 블룸버그는 올 8월 "소니가 TV 사업에서 손을 떼면 주가가 70%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소니는 "절대 TV 철수는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하지만 올해 TV 전략 발표회에서 흑자 전환 시점을 밝히지도 못할 만큼 무기력한 상태다. 소니는 작년만 해도 "2011년엔 TV 4000만대를 판매해 삼성을 잡겠다"고 장담했다. 실제론 겨우 판매량 2000만대를 넘기는 수준에 그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절반에 불과한 규모다.

소니의 TV 부문 수장은 지난 5년간 5명이 교체됐다. 매년 사람이 바뀐 셈이다. 하워드 스트링거 소니 회장(CEO)은 'TV가 위기'라는 지적이 나올 때마다, 사업 책임자 교체 카드를 내밀었다. 일본에선 스트링거 회장의 선택이 '소니다운 TV'를 개발할 시간적 여유를 뺏었다는 시각이 팽배하다. 이번엔 본인이 책임을 지고 물러날 차례다. 내년 3월 주주총회에서 스트링거 회장의 퇴진은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파나소닉의 한국식(式) 대규모 선행 투자 전략도 실패해

삼성전자·LG전자의 TV 시장 파상 공세가 한창이던 2005년, 파나소닉은 1조엔대의 TV 투자를 결정했다. "압도적인 생산 규모로 비용 절감 효과를 이끌어 전 세계 대형 TV 시장을 장악한다"는 전략이었다.

파나소닉은 한국보다 강점을 갖췄다고 판단한 PDP TV에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 2005년·2007년·2009년에 잇따라 오사카 부근에서 아마가사키 1·2·3공장을 가동했다. 여기에 들인 돈만 4400억엔(약 6조5400억원). 이것도 당초 계획(5700억엔)보다 줄인 금액이다. 같은 기간 LCD 투자까지 합치면 9000억엔 가까운 자금이 투입됐다. 파나소닉은 이런 물량전으로 2004년 100만대도 안 됐던 PDP TV 생산량을 작년에 650만~700만대 수준까지 끌어올렸다.

하지만 평판TV는 급격한 가격 하락기에 접어들었고, 막대한 투자금 회수는 불가능해졌다. 예컨대 LCD TV의 경우 2004년엔 대당 300만원(전 기종의 평균 판매가 기준) 이상이었지만, 지금은 100만원 미만으로 추락했다.

파나소닉은 지난 3년간 2000억엔의 손실을 봤다. 파나소닉은 'PDP TV의 성지'로 불리던 아마가사키 3개 공장 중 2개를 연내 폐쇄한다. PDP TV 생산능력을 연간 1420만대(42인치 기준)에서 절반인 720만대로 줄인다.

하지만 일본은 TV를 포기할 수 없다. TV는 반도체와 패널, 전자부품, 화질 엔진 등 각종 전자 기술이 하나로 만나는 총아이기 때문이다. 거실에 놓이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기업 브랜드와 직결된다. TV에서 퇴출당하면 머지않아 전자 대국이란 위상도 내놔야 한다는 위기의식이 있다.

애플이 일본 TV 재기의 발판될까

지난달 말 블룸버그는 "미국 애플이 내년 2월 일본 샤프의 공장에서 TV를 생산해 전 세계에 판매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의 'iTV(가칭)'는 인터넷에 접속해 영화·드라마를 보고, 응용프로그램을 내려받아 이용하는 스마트TV다.

엔고와 높은 제조비용의 늪에 빠진 일본 TV제조사에 애플은 희망이다. 한국·대만과의 저가 경쟁은 승산이 없어 애플의 최고급 TV와 손을 잡겠다는 것. 샤프는 작년 말 애플 측에 자사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패널인 60인치 크기의 '4K2K' 샘플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품은 풀HD TV보다 화질이 4배나 좋다. 애플이 iTV 주력 모델로 60인치 초대형 TV나 20인치의 미니TV를 선택할 경우 이 정도의 최고 화질이 필요하리란 것이 샤프의 기대다.

샤프가 가장 경계하는 대상은 세계 1위인 삼성전자다. 삼성전자도 작년 말 애플 측에 50인치 크기의 차세대 아몰레드 패널 샘플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애플·삼성전자 간 치열한 특허 전쟁이 터지면서 샤프가 반사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커지는 상황이다. 샤프는 주력 공장인 미에현의 카메야마 1공장 일부를 애플 제품 전용 생산라인으로 바꾸는 등 애플에 공을 들이고 있다.

[성호철 기자 sunghochu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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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인터넷 광고는 정보… 우리 SW 통해 월 500만원 수익 올리는 블로거도 있어요"

김연수 디엔에이소프트 대표

"내년에는 인터넷과 위치 정보 기술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광고만 골라보는 시대가 열릴 것입니다."

김연수(39) 디엔에이소프트 대표는 "기존의 PC에 이어 스마트TV·태블릿PC·스마트폰 등이 보급되면서 사람들이 보는 광고 화면의 60% 이상은 지능화됐다"고 말했다. 디엔에이소프트는 인터넷 '광고 네트워크' 회사다. 언론사 사이트나 블로그 등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인터넷 사이트와 광고주를 연결해 광고를 실어주고 수수료를 받는 것이 비즈니스 모델이다. 이 회사를 통해 3000개 사이트에서 하루 총 10억건의 광고가 노출된다. '리얼클릭'이라는 광고 상품이 회사 이름보다 더 알려져 있다.

김 대표가 구상하는 미래의 인터넷 광고는 '정보'에 가까운 형태다. 인터넷에는 이미 사용자의 행동을 알 수 있는 기술이 많이 적용돼 있기 때문에 각 사용자에게 꼭 맞는 맞춤형 광고를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원하지 않는 광고가 보기 싫은 형태로 나타나면 효과가 없습니다. 내가 궁금하고 알고 싶은 내용의 광고가 원하는 곳에 나타난다면 그건 정보입니다."

그는 사용자에게 맞는 광고를 적절한 곳에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기술을 보강하고 있다. 화면에 있는 내용이나 사이트의 특징에 맞춘 정보를 보여주는 식이다. 또, 광고 제작사가 보다 창의적인 광고를 만들 수 있도록 하는 보상책도 마련했다고 밝혔다. 사용자 눈에 잘 안 띄는 곳에 있는 광고인데도 사용자가 많이 클릭하면 광고비를 깎아주는 것이다. 이런 기술을 바탕으로 디엔에이소프트는 지난달 방송통신위원회가 주최한 '제6회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大賞)' 행사에서 방송통신위원장상을 받았다.

김 대표는 "우리 광고 상품을 이용하면 최근 논란이 된 상업성 파워 블로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사용자들을 속일 게 아니라 정식으로 광고를 보여준 만큼 대가를 받는 방식을 선택하면 문제가 없어진다는 것이다. 이미 디엔에이 소프트를 통해 월 500만원씩 광고 수익을 올리는 블로거도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내년 목표로 중국 시장 진출을 꼽았다. 국내 광고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도달했기 때문에 회사를 키우기 위해서는 외국 진출이 필수적이란 것이다. 이를 위해 투자 유치도 추진 중이다. 김 대표는 "인민일보·중국경제망·중국증권망 등 현지 사이트에서 시험 가동을 마쳤다"며 "3~4년 후에는 회사 매출의 80% 이상을 해외에서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묵 기자 redsox@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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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한 빵' 시스템의 기적… 파리바게뜨 매장 3000개 돌파

식품 프랜차이즈 중 유일 - 매장서 직접 굽는 시스템

23년 만에 점포 3010개 넘어… 中·美에도 87개 매장

상권 분석 능력 탁월 - "파리바게뜨 어디 있나" 다른 업체들, 점포 낼 때 참고


국내 대표적인 빵집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가 15일 매장 수 3010개를 돌파하며 3000 고지를 훌쩍 뛰어넘었다. 1986년 파리크라상이란 법인을 설립해 1988년 파리바게뜨 첫 점포를 낸 지 23년 만이다. 식품 프랜차이즈 중 점포 수 3000개를 넘긴 건 파리바게뜨가 유일하다. 커피 전문점 1위인 카페베네가 722개, 치킨 전문점 1위인 BBQ도 1800개를 넘겼을 뿐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파리크라상 최석원 사장은 "점주들이 업계 최고 브랜드라는 걸 믿고 선택해준 덕택에 올해 300개 가까이 새 점포를 열어 3000개를 돌파하게 됐다"며 "1일 3회 배송에, 매장에서 직접 굽는 신선 시스템이 소비자들에게 통했다"고 밝혔다.

'제빵 업계의 삼성'으로 불려

파리바게뜨는 첫 점포를 낼 때부터 '베이크오프(bake-off)' 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선보였다. 기존 빵집이 완제품을 진열해 판매하는 형태였다면, 매장에 냉동 휴면 상태의 '생지(밀가루와 일정량 재료를 비율대로 섞어 반죽한 뒤 얼린 것)'를 공급해 그곳에서 갓 구워 신선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전국 '1일 3회 배송'도 신선 식품 업계에서 드문 일이다.

파리바게뜨는 판매하는 제품 수만 600여 가지가 넘는다. 밀가루·견과류 등 필요한 재료만 1000가지를 상회한다는 것. 3000개 매장에서 필요한 빵을 본사에서 다 접수받아 일일이 배송하는데 오(誤)배송률·불만율이 0%에 가깝다. 파리바게뜨 김범호 전무는 "서울에서 제주도까지 맛·신선도 모두 표준적으로 유지해 공급하고 있으며, 이런 점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상권 분석의 지표 역할

파리바게뜨의 상권 분석 능력은 업계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 국내 대표적인 화장품 회사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숍 신규 점포를 낼 때 상권 분석 방법 중 하나로 파리바게뜨가 들어서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되는 상권'에 파리바게뜨가 출점해 있다는 설명. 최근 떡볶이 프랜차이즈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아딸의 신규 점포 오픈 전략도 '파리바게뜨 옆 매장 열기'다. 아딸의 이경수 사장은 "아딸의 잘나가는 점포는 대개 파리바게뜨 옆에 있다"며 상권 분석에 파리바게뜨가 유용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파리바게뜨는 가맹점 경쟁력을 높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해외 컨설턴트를 통해 점포 운영 선진 기법을 가맹점주에게 전달하고 있다.

중국 대륙의 입맛을 사로잡다

파리바게뜨는 2004년 9월 중국 상하이에 구베이(古北)점을 개설한 것을 시작으로 2010년 6월 국내 베이커리 업계 최초로 중국 가맹 1호점인 상하이 창더루점을 여는 등 현재 총 7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05년부터 고객들이 직접 참여하는 케이크 교실 행사는 현재까지 총 500회가 넘었다. 미국에선 현재는 LA와 뉴욕 중심으로 17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최석원 사장은 "현지인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다양한 이벤트를 실시하고 있다"며 "중국에선 1990년대부터 시장 조사를 나서 빠르게 현지화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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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은 새로운 장르" 유튜브, 전용공간 마련

특정국 음악 장르化는 처음, 관련 동영상 이미 500여만건

구글이 운영하는 세계 최대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YouTube)'에 한국 가요인 K팝(pop)을 모은 전용공간이 생겼다.

구글은 14일(현지시각) 유튜브 공식 블로그를 통해 "유튜브 음악 서비스의 새로운 장르 구분으로 K팝 코너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음악 서비스에서 팝·록·R&B·랩 등 장르별로 음악을 구분하고 있다. 유튜브가 특정 국가의 음악을 별도 장르로 구분한 것은 이번이 처음. K팝을 하나의 음악 장르로 인정한 셈이다.

에릭 슈미트(Schmidt) 구글 회장은 지난달 7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만나 "유튜브에 K팝 전용 채널을 만드는 것을 포함, 다양한 한국 문화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돕는 프로젝트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유튜브의 K팝 분류 개설은 이때의 말을 실현한 것이다.

K팝이 별도로 구분됨에 따라 외국 팬들이 한류 콘텐츠를 더 많이, 더 쉽게 즐길 수 있다. 유튜브에는 이미 동방신기 40만건, 소녀시대 34만건, 원더걸스 26만건 등 동영상이 500만건 이상 올라와 있다.

이 동영상은 각각 가수와 소속사 별로 흩어져 있었다. 외국 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가수 외의 다른 K팝을 찾아 듣기 어려운 구조였다. 이제 K팝 장르가 개설되면서 이들 동영상이 모두 한데 모였다. 여러 가수의 동영상을 이어서 볼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것이다.

구글은 유튜브의 라이브 방송기능을 이용해 콘서트 등 한류 콘텐츠를 전 세계로 생중계하고 있다. 지난 8월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를 시작으로, 지난달 말 케이블 채널 앰넷의 '아시안 뮤직 어워드 2011' 등이 유튜브를 통해 전 세계로 생방송됐다. 이 밖에 중소 콘텐츠 제작자들을 위한 영상 제작 스튜디오를 국내에 마련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구글은 "유튜브에서 나오는 K팝 영상은 한국뿐 아니라 유럽·미국·캐나다·호주·남미 등에서도 인기가 있다"며 "유튜브는 앞으로 K팝을 포함한 한국의 문화가 세계로 퍼져 나가는 창구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묵 기자 redsox@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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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먹거리` 찾기위한 현대의 끝없는 고민

☞ 이 기사는 12월16일자 이데일리신문 11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안재만 기자] `왕자의 난`에 이은 계열분리 직후까지 재계 서열 2위를 유지하던 현대그룹은 현대건설(000720)과 현대전자(하이닉스)의 워크아웃, 회장의 자살 등으로 2000년대 내내 내리막길만 걸었다.

현정은 회장 체제가 확고히 자리를 잡은 뒤에도 우울한 소식만 있었다. 범 현대가와 경영권 다툼을 벌였고 주축사업이던 금강산사업은 중단됐다. 의욕적으로 뛰어들었던 현대건설 인수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하지만 지난 일은 어차피 돌아올 수 없는 과거. 현대그룹은 신성장사업 발굴에 골몰하고 있다. 최근 벌어진 제4이동통신사업 진출 검토, 6성급호텔 반얀트리 클럽앤스타 서울 인수전 참여 등이 이같은 움직임의 하나다. 현대아산은 비무장지대(DMZ) 관광, 동남아 여행상품 등을 개발 중이다.

재계 관계자들은 현대그룹이 제4이동통신 사업 진출을 놓고 오락가락하는 듯한 행보를 보인 것도 그만큼 신사업에 목마른 현 상황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대그룹은 인터넷스페이스타임(IST) 컨소시엄 내 다른 투자자들과 경영진 구성에 마찰을 빚었고 투자금액을 놓고도 이견을 보였다.

컨소시엄측에서 충분한 교감 없이 `대기업 현대와 손잡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현대그룹측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렇게 마찰을 빚었음에도 막판까지 사업 참여를 검토했던 건 신사업이 필요한 현대그룹의 상황 탓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현대그룹 주력 계열사들이 업황에 민감한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상선(011200)은 해운업, 현대증권(003450)은 증권업에 크게 휘둘린다. 또 현대아산은 금강산사업이 언제 재개될 지 알 수 없고 현대엘리베이터는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하지만 고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룹이 신규사업에 목말라한다는 것은 최근 인사만 봐도 알 수 있다. 현대그룹은 전략기획본부를 2개 본부로 나누고 이남용 솔로몬투자증권 부회장을 전무로 신규 영입했다. 이남용 전무는 `구조조정의 전문가`로 재무와 미래성장, 경영관리 업무를 맡게 된다.

그간 현대그룹 전략기획본부는 대외 전략, M&A 업무를 주로 담당해왔다. 전략기획본부장이던 하종선 사장을 부회장으로 승진시키고 본부를 확대한 건 전략기획본부가 신사업을 고민해주길 바란다는 뜻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건설 인수 실패 후로도 다른 사업 진출에 대한 고민이 컸다"면서 "이번 조직 개편은 그룹의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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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MBA] 감성을 파는 기업 예술과 通하였느냐

회사 비전 詩로 쓰고 브랜드색깔 음악으로 표현
생각의 빈공간 많을수록 새로운 아이디어 샘솟아
연극·음악 프로그램 통해 창의력 키워 트렌드 이끈다


◆ 창의력의 힘 '예술경영' ◆

#. 최고의 변호사 300명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의 한 로펌. 이 로펌의 변호사들은 한 명 한 명이 출중한 능력을 갖고 있었지만, 각자 맡은 프로젝트를 독립적으로 수행하다보니 서로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지 않았다. 이에 A로펌 대표는 250명의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리듬밴드 워크숍을 개최했다. 각각의 팀들에 최소한의 가이드를 주고 서로 협력해 합주를 발표하게 했다. 변호사들은 연주할 곡목 선정부터 합주 방법 등에 대한 아이디어를 공유했고, 각자의 리듬악기와 자신들의 음성을 사용해 합주를 완성했다. 두 달 후 A로펌 대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고 깜짝 놀랐다. 변호사들은 매일 서로 정보와 지식을 교환하고 있었다.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는 함께 해결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그만큼 문제 해결 능력이 높아진 것은 물론이다.

미국의 종합법률사무소 '펜윅앤드웨스트(Fenwick & West)'의 사례다. 이처럼 예술을 활용해 조직의 창의성을 높이려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예술이 기업으로부터 일방적 도움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파트너가 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기업과 예술의 관계는 주로 시장에서 자생적인 생존이 어려운 문화예술인이나 단체를 위해 기업이 후원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예술을 기업의 마케팅 활동에 활용하기도 했다. LG그룹의 명화시리즈 광고나 구스타프 클림트의 명화를 활용한 펜잘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예술이 주로 제품디자인이나 마케팅 활동, 즉 조직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에 기여했다면, 최근에는 조직 내부의 고객인 조직원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이는 내부 조직원들의 역량을 향상시켜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핵심역량을 구축하려는 노력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글로벌 생활용품회사 유니레버는 회의 내용을 화이트보드나 종이에 문자와 도형으로 시각화하는 예술 기법인 ‘그래픽 퍼실리테이션’ 을 활용한다. <그림 제공=디자인진흥원>
마케팅의 구루 필립 코틀러는 그의 저서 '마켓 3.0'에서 "가치가 주도하는 '마켓 3.0'시대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자유롭게 도출되고 이에 따라 혁신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창조할 수 있는 가치사슬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 내부의 새로운 창조적인 에너지원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은 창조성의 원천인 예술활동을 경영에 적용하려 하는 것이다. 미국의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가 토이스토리, 몬스터주식회사 등 히트작을 연달아 내놓을 수 있었던 비결도 직원들을 상대로 한 예술교육에서 찾는 전문가들이 많다. 예술활동을 통해 사내 의사소통이 원활해지고 외부의 아이디어들을 계속해서 접하다보니 픽사 직원들이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예술이 경영에 접목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하다. 조직의 비전을 시와 그림으로 나타낼 수 있고, 직원들에게 재즈 즉흥 연주를 연습하도록 해 급격한 변화에 대처하는 관리능력을 함양시킬 수도 있다. 해외 글로벌기업들은 과감하게 예술적 방법론을 경영에 도입하고 있다.

일본의 글로벌 통신회사인 NTT커뮤니케이션은 미국의 대형 웹호스팅 회사인 베리오(Verio)를 인수했을 때 직면한 문화 차이를 조형물을 이용한 전략기획 워크숍을 통해 해결했다. 영국의 최대 민영방송인 ITV도 여러 회사를 합병한 뒤 어수선해진 조직 분위기를 연극 워크숍으로 극복했다. 인터콘티넨털 호텔의 경우 브랜드 관리자들이 음악 이론을 공부한 뒤 원하는 브랜드 가치를 나타내는 음악을 직접 만들기도 했다.

이들 성공 사례는 선진국의 경영 대학과 MBA에 개설된 예술기반 경영 관련 교육과정에서 소개되고 확산된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과 미국 컬럼비아 경영대학원에서는 리더십과 팀워크를 가르치기 위해 재즈, 연극, 음악 등 예술을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에 사용하고 있다.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있는 밥슨 대학 MBA에서는 첫 학기에 모든 학생에게 예술에 관한 강도 높은 수업을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의 컨설팅회사인 '아츠 앤드 비즈니스(Arts & Business)'는 기업의 요구에 맞게 예술을 활용할 수 있도록 컨설팅하고 있다.

반면 대부분의 한국 기업들은 아직 본격적으로 예술적 방법론을 경영에 접목하지 못하고 있다. 회사 내부에 예술품을 전시하거나 예술동호회를 지원하는 것이 고작이다. 아직 국내 성공 사례가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어서 기업들이 예술경영을 선뜻 시도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오픈 포럼 '기업과 예술의 새로운 만남'을 기획했던 전수환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과 교수는 "우리 기업들은 아직도 예술을 단순히 기업이 지원해야 할 대상으로 보는 '메세나 관점'에 사로잡혀 있다"고 지적했다.

예술적 지식과 직관은 경영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조적인 프로세스를 만드는 데 도움을 준다. 경영에 예술적 방법론을 접목시켜야만 시장에서 도태되지 않고 지속 성장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용환진 기자 / 황미리 연구원]

[커버스토리] 선진국의 예술경영 성공사례

시인과 함께 창의력 높이고…록·클래식으로 브랜드 가치 표현


◆ 창의력의 힘 '예술경영' ◆

벤처기업 대표들과 벤처캐피털 심사역들이 텔레콤 업계의 미래를 조형물로 표현하고 있다. n <사진 제공=센테니얼 벤처스>
미국, 영국,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연극, 시, 조형물, 음악 등 예술기법이 경영의 여러 분야에 성공적으로 접목되고 있다. 예술기반 경영이 동호회 활동 지원이나 업무공간 개선에 그치고 있는 한국과는 극명한 차이를 보인다. 장대철 카이스트 경영대학 연구교수의 도움을 받아 예술경영의 성공사례들을 유형별로 정리해봤다.

① 연극 통해 기업의 비전 및 행동규범 공유

영국 최대 민영방송인 ITV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여러 방송국이 합병돼 만들어진 회사다. ITV는 회사의 가치규범을 전달하고 새로운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연극 워크숍을 기획했다. 조직 구성원들을 인터뷰하고 관찰해 회사의 상황과 문제를 친숙하게 묘사하는 창작연극을 워크숍에서 공연한 것이다. 이후 조직 구성원들에게 연극에서 나타난 그 장면의 행동들을 어떻게 고치면 좋을지 의견을 모았고, 그들이 제안한 대로 연극의 장면을 고쳐서 다시 연기하는 방식으로 연극 워크숍이 진행됐다. 그 결과 동료들 간의 관계가 좋아졌고 이를 통해 협동이 증진되고 의사소통의 효율성이 향상됐다.

장대철 카이스트 경영대학 연구교수는 "남을 평가하기는 쉽지만 자기 자신을 평가하고 분석하는 것은 불편하고 어려운 과정"이라며 "이 연극 워크숍을 통해 조직 구성원들은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② 직원들이 직접 브랜드 표현할 음악 만들어

직원들이 기업의 브랜드 정체성과 포지션을 나타내는 음악을 직접 만들기도 한다. 전 세계 65개국 160여 개의 호텔과 리조트를 보유한 인터콘티넨털호텔은 호텔에 방문한 고객들에게 들려줄 음악을 만들었다. 특이한 것은 브랜드팀이 음악적 훈련을 받아 음악의 구조를 직접 만들었다는 점이다. 2007년 음악예술가들과 인터콘티넨털의 글로벌 브랜드팀은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워크숍에 참석한 영국 애비로드 스튜디오의 스태프와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은 브랜드팀이 음악적 요소에 따라 브랜드를 표현할 수 있도록 그들의 음악적 이해 수준과 분석능력을 높이는 교육을 실시했다. 브랜드팀이 브랜드 이미지와 특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청각적 형태에 대해 탐구하고 아이디어를 냈으며, 애비로드 스튜디오에서 아이디어의 구조를 좀 더 정교하게 다듬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음악은 호텔과 리조트 내부의 공공장소에 틀어졌다. 이 음악은 전 세계 160여 개의 분리된 호텔과 리조트의 조직문화를 일치시키는 데 사용됐다. 워크숍 참가자인 브랜드 관리자들은 자신들의 브랜드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고, 언어로 표현하는 것보다 더 간단하고 직관적인 표현방법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한다.

③ 협연을 통한 유대감 강화

예술 기반 경영은 개인적인 성향이 있는 변호사들의 협력을 증진시킨다. 약 300명의 변호사를 보유하고 있는 미국 종합법률사무소 펜윅 앤드 웨스트(Fenwick & West)는 소속된 변호사들이 각자 맡은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분리돼 일을 하기 때문에 서로 간에 지식이나 정보교환을 잘 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였다.

소통이 부족한 조직문화를 바꾸기 위해 이 회사는 250여 명의 변호사들을 대상으로 리듬밴드 교육을 기획해 추진했다. 변호사들은 이 교육에 참여하기 전에 각자 리듬악기를 준비했다. 회사 측은 연주에 앞서 리듬교육이 조직에 열정을 불러일으키고, 즉흥적 대처와 협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변호사들에게 주지시켰다. 또 리듬악기의 합주에 대해 간단하지만 강도 높은 교육을 실시했다. 이후 최소한의 가이드라인만을 주고 변호사들이 서로 협력해서 합주에 대한 아이디어를 짜내 연주하게 했다. 두 달 후 성과를 확인한 결과 리듬밴드 합주를 통한 상호작용활동 경험이 조직 의식을 바꾼 것으로 밝혀졌다. 변호사들은 서로 정보와 지식을 교환하기 시작했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해결책을 공동으로 모색하게 됐으며 창의력이 향상됐다.

④ 조형물 이용해 공동 목표 수립

일본의 글로벌 통신회사인 NTT커뮤니케이션은 2000년 미국의 웹호스팅회사인 베리오를 인수하고 나서 조형물을 이용한 전략수립 워크숍을 진행했다. 동양과 서양의 대형 회사가 합병하면서 발생한 가장 큰 문제는 문화와 경영철학의 이질감이었다. 문제 해결을 위해 NTT와 베리오를 대표하는 27명의 고위관리자들이 모인 것.

이들은 조형물에 베리오의 핵심적인 강점과 약점, 강점을 발휘하기 위한 방법, 제거해야 할 약점과 그 방법, 베리오가 세계적인 시장 지위를 가지기 위한 조직의 구조 등을 표현했다. 조형물을 만드는 동안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이 증진됐고 팀워크가 강화됐으며 공통의 목표와 미래에 대해 깊이 있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⑤ 시인 상주시켜 감성적인 직관 제공

도브, 립톤 등 세계적인 브랜드를 보유한 유니레버는 직원들의 창의력를 자극하기 위해 시인을 고용해 제품개발센터에 상주시켰다. 시인은 브랜드팀 직원들에게 계속해서 감성적인 직관을 제공했다. 그 결과 유니레버 내 여러 개 브랜드팀 중 시인이 속해 있던 섬유유연제 혁신그룹이 가장 창의적인 그룹으로 평가되면서 그 효과를 인정받았다. 유니레버는 혁신을 중시하는 진취적인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직원들과 관리자를 대상으로 예술 기반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연극, 그림, 시 등 여러 가지 형태의 예술이 창의력의 촉매로 사용되고 있다.

⑥ 밴드 경험 살려 경영관리 지표 개발

밴드 리더를 지낸 경험을 경영에 활용한 CEO도 있다. 미국의 직장건강보험 및 직원복지시스템에 대해 컨설팅하는 베네펙스의 스콧 펠로킨 사장이 주인공이다.

컨설팅회사의 실적은 컨설턴트들의 영업 활동에 따라 좌우된다. 영업 컨설턴트들은 자신의 영업능력과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독립적으로 활동하며 그들이 이직하면 회사의 자산인 영업 네트워크도 함께 유출되는 경향이 있으므로 사전에 충성도ㆍ몰입도(commitment)를 파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과거에 헤비메탈 밴드의 리더로 있었던 스콧 펠로킨 사장은 다른 밴드로 옮길 생각을 가진 멤버가 어떤 행태를 보이는지 잘 알고 있었다.

그들은 밴드 리더에 협력하는 데 적극적이지 않고, 변화나 새로운 아이디어에 반대하며, 리허설이나 공연에 지각하는 경향이 있다. 또 무례하고 실례가 되는 말을 자주하며, 밴드 내 계급이나 상하관계를 붕괴시킨다.

펠로킨 사장은 이를 활용해 컨설턴트의 충성도를 평가하는 관리지표를 만들고 다른 회사로 옮기고 싶어하는 컨설턴트들을 추출해 해고했다. 그 대신 베네펙스에 충성도가 높은 컨설턴트들에게 교육과 훈련을 집중해 교육비용을 50% 감소시켰고, 적은 인원으로 많은 이익을 창출하는 효율성 높은 컨설턴트팀을 보유하게 됐다. 그 결과 2000년도에 설립된 이 회사는 설립 5년 만에 순이익 900만달러, 직원 47명을 갖춘 회사로 성장했다.

※ 도움말=장대철 카이스트 경영대학 연구교수

[커버스토리] 사내 갤러리·동호회 지원…국내기업은 이벤트뿐

예술기법 효과 계량화할 필요…직원 만족도 조사도 활용할만


◆ 창의력의 힘 '예술경영' ◆

"화장품이 아니라 문화를 파는 기업이다. 감성을 터치하는 솔루션으로 고객에게 기쁨을 줘야 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대표가 강조하는 말이다.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기 위해서는 기업이 먼저 예술과 문화를 이해하고 감성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직원들을 상대로 감성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지난해 개설된 '미술에 마음을 열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직원들은 미술관 전시를 관람하고,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작가의 작품세계에 대한 강의를 직접 듣고, 작가의 공방을 방문한다. 유리공예 등을 간단하게 실습해 보기도 한다.

사옥은 갤러리처럼 꾸며졌다. 1층 입구에는 미국의 대표적 팝아티스트 로버트 인디애나의 '러브(Love)', 강형구 화백의 '우먼(Woman)', 백남준의 '당통' 등의 작품이 전시돼 있으며, 각 층에도 예술작품들을 전시해놓았다. 주기적으로 작품을 교체해 직원들이 다양한 예술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제조업체인 포스코도 2009년부터 사내 직원용 창의 놀이 공간인 '포레카(POREKA)'를 운영하고 있다. 포스코가 글로벌 선두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 기존의 폐쇄적이고 수직적인 문화를 개방과 공유의 문화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인식했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포레카 공간에서 다양한 인문ㆍ예술 동호회, 전시회 등을 체험한다. 창의적 발상과 이를 가시화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창작 패턴을 습득한다. 동호회와 개인의 활동 성과와 창작품을 조직 내외부에서 발표하고 전시하기도 한다.

포레카에서 운영하는 창의력 증진 교육 프로그램으로는 부서별로 격월 두 시간씩 진행하는 창의력 증진 워크숍과 인문예술 창작 프로그램, 격주 토요일마다 개인별로 신청하는 주말 가족 프로그램이 있다. 인문 예술 창작 프로그램은 수채화, 아트드로잉, 피아노 연주와 감상, 영화 등 다양한 예술 체험 프로그램으로 월 1회, 두 시간 동안 참여하도록 한다. 주말 가족 프로그램은 직원과 가족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일종의 복지 프로그램으로 미술치료, 마술, 음악감상, 무용창작, 연극체험 등 다중지능 개발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포레카는 개설된 지 얼마 안 됐지만 내부 고객인 직원들의 창의성 향상과 기업에 대한 애착, 만족도를 높이는 데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평가된다. 조직 내 커뮤니케이션과 업무 몰입도도 높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포레카를 방문하며 벤치마킹하는 기업과 정부 기관이 늘어나면서 기업 이미지가 제고되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

이처럼 최근 들어 많은 국내 기업이 문화예술을 경영에 접목하려고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부분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치고 있다"며 "조직의 비전과 연계된 전략적 활동으로 문화예술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수환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경영 교수도 "한국에서는 예술 기법이 경영 전략이나 운영, 프로세스에 결합되지 않고 직원 복지 차원에서만 도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도 예술경영의 효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는 경영인이 많기 때문이다. 대부분 경영인이 예술 기법의 도입이 성과 개선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직원들도 예술경영을 '불필요하게 시간만 잡아먹는' 업무 외 활동으로 인식하고 형식적으로 임하는 경우가 많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의 예술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임직원들이 경기도 광주에 있는 영은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관람하고 있다.n<사진 제공=아모레퍼시픽>
포스코가 2009년부터 운영 중인 창의적 놀이공간 ??포레카??. 이곳에서 직원들은 문화예술을 감상하고 창조적 혁신을 위한 교육도 받고 생각도 가n다듬는다. <사진 제공=포스코>
이 때문에 예술 기반 경영활동의 효과를 계량화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술 경영의 가치 또는 혜택은 조직 구성원들의 행동 변화, 경영 프로세스의 효율성 제고, 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유무형의 자산 형성으로 나타나는데 대부분 측정하기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직원 만족도 조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2006년 미국의 한 회사가 진행한 '연극을 이용한 리더십 개발과 협력 증진' 프로젝트는 예술 경영이 분명한 성과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2006년 위험했던 이 회사의 재정 상태는 프로젝트 실시 후 바로 다음해에 회복됐다. 직원 만족도 조사에서도 프로젝트 이후 △직원 중 74.2%가 팀내 협동이 잘되고 있다고 답변했고(전년 대비 25% 증가) △직원 중 76.2%가 회사의 전략적 목표가 성공할 것이라고 믿었다(전년 대비 30% 증가) △또 79%가 회사가 긍정적으로 변했다고 생각했고(전년 대비 35% 증가) △77%가 직장 내 고위관리자의 리더십을 신뢰(전년 대비 34% 증가)했다.

장대철 카이스트 경영대학 연구교수는 "예술 기반 경영은 생각보다 비용이 많이 들지 않으면서도 효과가 크다"며 "글로벌 기업 유니레버는 단지 한 사람의 시인을 고용해 브랜드팀에 영감을 주도록 했지만 소비자의 감성을 파고드는 브랜드 마케팅에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용환진 기자]


[커버스토리] 사내 예술교육 고갈되지않는 창의성의 원천

엘리스 클라이드먼 픽사대학장 인터뷰


◆ 창의력의 힘 '예술경영' ◆

'토이스토리,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라따뚜이….'

누구나 한번쯤은 봤거나 들어본 영화 제목들이다. 바로 컴퓨터 애니메이션 제작사 픽사의 작품들이다.

픽사는 외부 컨설팅이나 아웃소싱을 이용해 아이디어나 스토리를 만들어내거나 조직 내부에 있는 몇 명의 천재 두뇌 집단에 의해 창조성을 발휘하는 회사가 아니다. 조직원 전체의 협업을 통해 고갈되지 않는 창조성을 구현하는 독특한 조직 시스템을 갖고 있다. 이처럼 픽사가 지속적으로 창조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바로 '픽사 대학(Pixar University)'이라고 불리는 사내대학이 있기 때문이다.

픽사 대학은 약 1200명의 조직원이 조직 내 장벽을 없애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원활하게 교류하도록 돕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이 대학의 커리큘럼은 소프트웨어 디자이너, 마케터, 의상 디자이너, 요리사 등 각기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모두 평등한 위치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픽사 내부 직원들은 일주일에 최소 4시간씩 교육을 받고, 교육 참여는 업무의 일환으로 간주되고 있다.

매일경제는 엘리스 클라이드먼 픽사 대학 학장과 전화 인터뷰하면서 예술 교육이 회사 내부의 협업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들어봤다. 클라이드먼 학장은 "예술 교육(예술을 통한 교육)이 커뮤니케이션 스킬을 높이고 자아 실현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볼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또 "개성이 강한 조직 분위기를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픽사 대학은 픽사의 사내 교육기관이다. 굳이 '대학'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왜인가.

"픽사 대학은 픽사의 교육을 담당하는 하나의 부서로 정식 학위 대학은 아니다. 대학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대학과 같은 이념의 교육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계속적인 교육을 통해 심도 있는 배움의 길로 인도하고자 한다. 그리고 '대학'하면 즐거운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는가. 즐겁게 교육을 받다 보면 직원들은 좀 더 창의적인 관점을 가질 수 있다."

-픽사 대학은 왜 설립됐는가.

"1930년대 월트디즈니는 애니메이션 미술의 기초가 없었던 직원들을 위해 강사를 초빙해서 교육시켰다. 디즈니 출신들이 힘을 합해 설립한 픽사도 이러한 전통을 이어받았다. 1980년대 초반부터 사내 교육을 시작했다. 정식으로 '픽사 대학'이 시작된 것은 1996년이다. 당시 픽사 사장이었던 에드윈 캣멀(Edwin Catmull) 사장은 과학자, 행정 사무직원 등 전 직원들에게 데생 클래스를 들을 의향이 있는지 이메일로 물어봤다. 무려 90%의 직원이 긍정적인 대답을 했다. 10주 과정의 데생 클래스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예술 강좌가 시작됐다. 사내에 예술 교육과정을 만든 것은 픽사 대학이 처음이다. 이러한 프로그램이 발전을 거듭하면서 '픽사 대학'으로 발전했다."

-직원들에게 예술 교육을 시키는 이유가 무엇인가.

"캣멀 사장이 처음으로 시도한 데생 클래스를 예로 들어보겠다. 데생을 하기 위해서는 사물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캣멀 사장은 관찰하는 습관이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데생뿐 아니라 모든 예술은 같은 사물을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보게 한다. 창의력을 기르는 데 예술 교육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다."

-픽사 대학을 설립한 후에 픽사의 성과는 어떻게 달라졌는가.

"우리는 성과를 채점하지 않는다. 창조를 위해 만든 공간에서 점수를 매기고 채점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채점을 위해서는 하나의 기준이 필요한데, 창조성은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분야다. 단지 창조성에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직원들에게 교육시킬 뿐이다. 우리는 채용할 때부터 창의적인 직원들을 선별해서 뽑는다. 예술 교육은 이들이 가진 창의성이 조금 더 쉽게 표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영화 제작에 직접 참여하지 않는 재무 행정, 컴퓨터 시스템 담당자, 심지어 사내 경비원, 요리사들도 수강한다는데.

"맞다. 존 레스터(John Lasseter) 픽사 사장은 모든 직원이 실제 액션 영화 제작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지시했다. 사무직도 영화 제작자가 돼봐야 자신의 업무가 전체 영화에 어떤 기여를 하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교육을 받은 직원들은 영화 제작자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한 픽사 대학에서는 매년 한 차례씩 영화 전문가가 아닌 일반 직원이 실제 액션 영화를 제작한다. 극본도 일반 직원들이 쓴다. 일반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와 상관없는 새로운 분야에서 활동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런 아이디어들은 픽사 내부에서 공유된다. 이들이 영화 제작 전반에 대해 배우고 작업을 알게 되면 애니메이션 작품에 대한 평가를 잘할 수 있게 된다. 픽사의 영화 제작자들은 내부 직원들이나 외부 일반인에게 피드백을 받는 것을 환영한다."

-픽사 대학이 픽사에 왜 중요한가.

"픽사 대학은 픽사에 있어서 '영감' 그 자체다. 창의적인 직원들이 지식의 범주를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또한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 차원에서도 중요하다. 예술을 매개로 커뮤니케이션과 팀워크를 증진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픽사 대학이 존재하는 정확한 이유다. 픽사 대학의 예술 교육 과정에서 직원들은 다른 부서의 직원들뿐 아니라 조각가, 화가 등 예술가와도 교류한다. 이 과정에서 직원들은 자신과 다른 스타일의 사람들과 협업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된다. 다른 사람들과 교류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알게 된다. 픽사 직원들은 하나하나가 창의적인 인재들인데 이들이 예술 경영을 통해 커뮤니케이션하는 방법을 배우게 되면 이들이 가진 아이디어들이 서로 연결되면서 우수한 결과물이 나오게 된다."

-픽사 대학이 픽사 직원들 간의 협업에 어떻게 기여하는가.

"협업을 하기 위해서는 서로 건설적인 비평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술 수업을 수강하는 참여자들은 퍼포머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으면서 퍼포먼스에 대해 비평을 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예술 수업을 통해 연습한 비평 기술을 통해 원활하게 협업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진다. 또한 영화제작팀과 그외 스태프들이 함께 예술 교육을 받는 동안 공통된 언어를 사용하게 된다. 말이 서로 잘 통하게 되면 일상 업무를 할 때도 당연히 상호작용이 원활해진다."

-픽사는 애니메이션 제작에 필요한 모든 아이디어를 픽사 내부에서 공급받는다고 한다. 픽사 대학이 그 비결인가.

"지속적인 교육이야말로 픽사 대학의 핵심이다. 픽사 대학은 픽사 직원들이 계속해서 외부 아이디어에 노출되도록 한다. 협업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것이 픽사 직원들의 특징이다. 픽사 대학은 직원들이 평범한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더라도 훌륭한 아이디어로 개선시킬 수 있도록 훈련시킨다."

-애플 대학, 구글 대학 등 픽사 대학과 유사하게 사내 교육기관을 갖춘 기업이 많아지고 있다. 그 이유는.

"이들 대학은 사람들에게 창조성을 심어주고 배움의 중요성을 깨닫게 해주는 곳이다. 본능적으로 사람은 배우고 싶어한다. 기업이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면 직원들은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 행복한 직원들은 보다 좋은 성과를 낸다. 픽사 대학의 교육 과정은 애플 대학, 구글 대학보다 더 다양하다. 드로잉, 프린팅, 조각, 제스처 등 일주일에 10~30차례의 클래스가 열린다. 즉흥 연기를 할 수 있는 클래스도 있다."

-픽사 대학을 벤치마킹하고 싶어하는 기업이 많을 것 같다. 어떤 점에 특별히 신경 써야 하나.

"두 가지다. 첫째,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 무엇이 직원들에게 영감을 주는지, 그들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항상 들을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내 방 문이 항상 열려 있는 이유다. 둘째, 더 넓은 시야로 세상을 봐라. 아티스트만 예술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니고, 기술자들만 특별한 기술을 배워야 하는 것은 아니다. 어시스턴트라도 배우고 싶어하면 가르쳐줘야 한다. 픽사 사장도 배우고 싶을 때 언제든 참여할 수 있다."

 

■ She is…

엘리스 클라이드먼(Elyse Klaidman) 픽사 대학 학장은 미국 뉴욕에서 태어나 뉴욕, 워싱턴DC, 프랑스 파리, 스페인 등 다양한 곳에서 성장했다. 어려서부터 예술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그림 그리기, 연기하기, 박물관 관람을 특히 좋아했다. 그의 어머니는 아티스트, 아버지는 작가였다.

클라이드먼은 1982년 미국 웨슬리안 대학에서 순수미술로 학사 학위를, 1985년 미국 아메리칸 대학에서 교육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졸업 직후에는 예술을 이용해 학습장애가 있는 아이들을 가르쳤으며, 1987~1991년 킴벌리 아트 갤러리에서 디렉터를 맡았다. 1991년부터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그림 강의를 했다. 1996년 이 강의를 수강한 픽사 아티스트가 에드윈 캣멀 픽사 사장에게 유능한 미술강사라며 클라이드먼을 추천했다. 캣멀 사장은 면접을 마치자마자 클라이드먼을 픽사의 파트타임 미술강사로 임명했다. 클라이드먼은 1년 반 동안 강의한 뒤 1998년 픽사의 정식 직원으로 채용됐다. 첫 임무는 픽사 대학의 예술 커리큘럼 책임자. 그 후 예술과 영화 커리큘럼 책임자, 고문서 관리실 책임자를 거쳐 2009년 픽사 대학 학장이 됐다.

[황미리 연구원 / 용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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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e Study] 6년 연속 세계판매 1위 삼성 TV 남다른 세가지

디자인, 심플하고 세련된 미니멀리즘
기술력, LED·3D·스마트…기술 선도
마케팅, 매년 새로운 이름의 TV 출시


★ 생각열기

"지난 두 달간 사상 최다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기네스북에 등재될 만하다." 정답을 얘기하려면 아이폰, 명품백, 소셜커머스 상품 등 여러 제품을 떠올릴 수 있다. 대체 어떤 제품의 이야기일까. 이 제품은 북미와 유럽 등 선진 시장에서 부동의 1위, 이란 싱가포르 우크라이나 등에선 40% 이상의 시장점유율, 중국 프리미엄 TV 시장에서도 60%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보유 중이다. 6년 연속 글로벌 시장 1위다. 주인공은 '보르도, 크리스털 로즈, 파브, LED, SMART' 등의 다양한 이름으로 변신해온 삼성TV다. 매일경제 MBA팀은 새로운 기술을 접목해 매년 창의적인 브랜드와 디자인으로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준 삼성TV의 성공 비결을 알아봤다.

 

◆ 틀을 깬 디자인, '미니멀리즘'을 TV에 구현하다

2006년은 삼성전자에 기념비적인 한 해로 기억된다. TV 산업에 뛰어든 지 34년 만에 세계 1위로 등극한 것. 소니와 파나소닉 등 기존의 강자를 깨뜨린 첫 주역은 보르도 LCD TV다.

'밀리언 셀러'로 기록된 보르도 TV의 가장 큰 강점은 바로 디자인이었다. 전통적인 TV의 전형은 무덤덤한 느낌의 검은색 박스형. 보르도는 이러한 틀을 깨고 파란색과 와인색이 적용된 와인잔 모양의 전시물 같은 디자인으로 시장에 나타났다.

색감과 외형뿐만 아니라 히든(Hidden) 스피커 장착, 전면과 테두리, 후면까지 고려한 세련된 디자인이 구현됐다. 패션과 미술 등 여러 분야에서 2000년대 중반부터 부상하던 '미니멀리즘(minimalism)'이 TV에 고급스럽게 표현된 것이다.

미니멀리즘이란 '최소 한도의, 최소의'라는 의미로 단순함과 간결함을 추구하는 예술과 문화적 흐름을 가리킨다.

삼성전자는 2007년형 보르도 LCD에서 와인잔의 감성적 디자인을 더욱 극대화시켰다. 크리스털 와인잔을 표현하기 위해 투명한 곡선을 넣고 색감으로만 표현했던 파란 부분을 LED 조명으로 바꿔 물속에서 퍼지는 듯한 느낌을 더했다.

2008년 출시된 크리스털 로즈는 삼성에서 직접 개발한 크리스털 느낌의 신소재에 친환경적 디자인을 활용하는 '아트 테크 디자인'이 컨셉트다. 투명한 검은색에 빨간색이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진짜 크리스털 공예작품 같다는 찬사를 받았다. 여기에 미를 추구하는 것을 넘어 환경을 생각하는 단계로까지 TV의 생각을 발전시켰다.

2009년 LED TV를 선보일 때는 핑거 슬림(finger slim) 디자인으로 승부했다. 이전까지 가장 얇은 TV가 10㎝(100㎜)였는데, 핑거 슬림으로 인해 44.44㎜의 얇은 벽걸이형 TV가 탄생했다.

2010년 풀HD 3D LED TV와 2011년 SMART TV는 기술적인 측면을 훨씬 강조했다. 이를 보면 더욱 슬림하고 미니멀한 디자인을 끊임없이 추구했음을 알 수 있다. 2011년 삼성 TV 광고에서 현빈이 TV 테두리를 떼면서 "철봉할 거야?"라고 묻는 것은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고 심플하면서 세련된 미니멀리즘이 광고에서까지 표현되었음을 의미한다.

정헌수 건국대 마케팅담당 교수는 "요즘은 그 어느 때보다 디자인이 중요하다. 어떤 제품이든 디자인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자리를 잡았다. 디자인에서 밀리면 시장에서 1위가 될 수 없다"며 삼성TV 일등 공신이 디자인임을 강조했다.

 

◆ 후발 주자 삼성, TV에서만큼은 기술 리더

휴대폰에서는 아이폰의 후발 주자, 컴퓨터나 TV에서는 소니의 후발 주자, 의료기기에서도 여러 기업들의 후발 주자로 설명되는 게 삼성이다. 하지만 6년 연속 전 세계 1위를 사수하고 있는 TV에서만큼은 후발 주자라고 할 수 없다.

정헌수 교수는 "한국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을 제치고 세계 전자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지 오래됐다"며 삼성과 LG 등 국내 기업들을 후발 주자로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디자인의 중요성을 잘 살린 삼성에 기술은 가장 중요한 기본이다. 보르도의 LCD 고화질 영상을 시작으로 풀 LED, 그리고 3D까지 섭렵하면서 삼성 TV는 최신 기술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LCD로 전 세계 시장을 석권했지만 안주하지 않고 빛을 내는 반도체로 불리는 발광다이오드(LED)를 연구한 끝에 빠른 응답속도와 우수한 색 재현성, 슬림, 무수은 등 LED 특유의 장점에 화질 기술을 총망라함으로써 실물 이상으로 선명한 화질을 구현했다.

뿐만 아니라 2007년 3D DLP TV와 2008년 3D PDP TV 등 세계 최초로 3D TV를 차례로 출시하면서 3D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올해 나온 3D SMART TV의 경우 삼성의 기술력과 인터넷 포털과의 서비스 제휴를 통해 TV 이상의 엔터테이닝 가전으로 탄생했다.

 

◆ '해법 제공, 관계 형성, 성취 약속'의 삼박자 마케팅

과거 마케팅이 단순한 광고였다면 현대 마케팅은 고객과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마케팅, 가치에 집중하라'의 저자 밥 길브리스에 따르면 성공적인 마케팅은 소비자에게 "해법을 제공하고, 관계를 형성하고, 마지막으로 성취를 약속해야 한다"는 것.

이 이론은 2006년부터 6년간 삼성TV가 이뤄온 성취와 상당히 들어맞는다. 집안 인테리어를 망치는 검은 상자 TV를 세련된 전시품처럼 바꿈으로써 해법을 제공하고, 여러 나라 공항에 삼성 TV를 설치함으로써 소비자와 외부에서 관계를 형성하고, 한자리에서 인터넷 서핑과 TV 프로그램 시청까지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성취감을 약속한다. 지속적인 판매 1위로 '1위 브랜드 사용'이라는 성취감까지 소비자에게 제공했다. 정헌수 교수는 "매년 새로운 이름의 TV를 출시하는 것도 '변화'를 주는 마케팅이다. 이렇게 새로운 것을 추구함과 동시에 전 세계 각국에 맞게 비표준화를 실행하면서 프리미엄을 추구하는 크로스컬처(Cross-Culture) 마케팅을 구사하고 있다"고 했다.

물론 삼성TV도 약점은 있다. 세계에서 가장 까다롭다는 한국 소비자가 극복해야 할 과제다. 삼성 휴대폰은 사더라도 가전제품은 역시 LG가 낫다는 인식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시장에서 삼성 TV의 위상은 여전히 높기만 하다. 디자인ㆍ기술ㆍ마케팅의 삼박자로 세계 시장 정상을 지켜나가고 있는 삼성 TV의 빛나는 행보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여전히 세계적인 관심사다.

[황미리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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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CEO] 한스 파울 뷔르크너 보스턴컨설팅그룹 총괄회장

한국기업이 강해진 건 해외로 눈돌린 덕, 시장 지배하려면 지금 이대로 밀고 나가라

'하늘에서 사는 남자(A man in the air)'.

 

유럽 출신으로는 최초로 총괄회장이 된 한스 파울 뷔르크너 보스턴컨설팅그룹(BCG) CEO를 세계 주요 언론에서는 이렇게 부른다. 해외 출장을 위해 비행기를 타는 횟수만 일주일 평균 4회. 1년 내내 전 세계를 돌아다니고 주요 고객을 직접 만난다. 푸른색 셔츠만 10여 장 구비하고 아주 간단한 복장을 선호한다. 넥타이도 착용하지 않는다. 옷 고르는 시간, 출장 가방을 꾸리는 시간마저 아끼기 위해서다.

어느 때보다 그를 찾는 사람이 많아졌다. 고객(기업)들이 세계 경제위기 장기화 국면에서 그에게 위기경영에 대한 조언을 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BCG는 내년 경영 화두와 관련한 보고서에서 "지금의 위기는 경제위기의 근본 원인을 방치해온 대가다. 각국 정치인과 중앙은행이 상당한 정도의 인플레이션을 유발해 위기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왔는데 이것이 또 다른 위기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실시한 유동성 공급의 부작용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발생해 중산층의 고통이 심해지고 경영 환경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매일경제 MBA팀은 이 같은 보고서를 제시한 BCG의 뷔르크너 회장을 직접 만나 위기에 대한 진단과 해법을 들었다. 뷔르크너 회장은 "비즈니스 모델이 변하고 있다"며 "성장 속도가 다른 선진시장과 신흥시장의 특성을 이해하고 신흥시장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함께 차별화 전략을 구사해 지금의 위기를 헤쳐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 위기에 유럽 재정위기까지 심각해지면서 세계 경제가 장기 침체로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문제는 무엇이고 어떤 해결 방법이 있나.

"원인을 다들 복잡하게 설명하려고 하지만 생각보다 간단한 얘기다. 전 세계적으로 각국이 버는 것보다 쓰는 돈이 많아서 생기는 문제다. 여기에 고령화 문제가 더해진 것이다. 선진국, 신흥국 모두 당면한 문제다. 한국만 해도 일단은 엄청나게 생활수준이 높아졌고 소득이 올라갔지만 고령화 문제를 풀지 못하면 성장이 멈출 것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해 한국도 지금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해결책이라는 것도 결국 원칙을 다시 잘 세우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시장을 열고, 노동시장도 유연하게 다시 구성해야 한다. 사회가 아니라 사람들 스스로 자기 삶에 책임을 질 수 있도록 원칙을 세우라는 말이다. 경쟁을 유도하더라도 비효율적이고 쓸데없는 경쟁을 하지 말고 집중화되고 효율적인 경쟁을 통해 사회 전체의 경쟁력이 올라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그리스에 왜 위기가 왔을까. 이 원칙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경쟁력 향상에 투자를 하지 않고 사람에게 그냥 돈을 쏟아부었다. 그리스뿐 아니라 위기가 찾아온 유럽은 다 그래서 문제가 생겼다. 유럽 각국은 규모가 작기 때문에 결국 결집해서 함께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이다."

-2008년 이후 사실상 위기가 3년째 지속된다고도 볼 수 있다. 상시 위기상황으로 인해 경영의 흐름은 어떻게 바뀌었나.

"우선 기업들이 차입경영을 많이 줄인 상태다. 위기니까 당연하다. 이건 단순한 현상이고 지난 3년간 선진국은 지지부진했다. 계속되는 위기를 겪으면서 신흥시장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신흥시장의 고도성장이 2008년 경제위기 1단계를 벗어나는 데 기여했다. 기업들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것이 신흥시장 덕분이었다는 뜻이다. 이 신흥시장에는 새로운 소비자들이 있고 새로운 기회가 있다. 신흥국에서 나타난 기업이 산업계를 재편하기도 한다. 이게 지난 3년간의 경영 트렌드다. 물론 그 이전부터 시작된 변화가 가속된 측면이 있다. 온라인 판매, 미디어의 큰 변화, 신기술로 인해 쉬워진 커뮤니케이션 등이다. 이로 인해 비즈니스 모델 자체가 변하고 있다. 이 흐름에 따라가지 못하면 기업들은 곧바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신흥시장을 계속 강조하시는데, 좀 더 구체적인 전략을 알려달라.

"우리는 저성장과 고성장 지역, 즉 두 개의 다른 속도를 가진 시장으로 구성된 세계에 살고 있다. 이것에 대한 인식을 확실히 해야 한다. 저성장과 구조조정이 경제정책의 핵심이 되는 선진국과 고도성장의 잠재력을 가진 신흥국으로 나뉘어 있다. 공격적 성장전략을 짜고 투자확대를 한다면 어디에다 해야 할까. 이건 선진국 기업들에 더 중요한 문제다. 유럽이나 일본이 국가적으로는 성장이 멈췄다고 해도 그 나라에 기반을 둔 기업들이 성장을 안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신흥시장이 줄 수 있는 기회를 수치로 한 번 따져보자. 매년 5000만명에서 1억명의 사람들이 주요 소비계층으로 등장하고 있는 국가들이 바로 신흥시장이다. 글로벌 경제의 일원으로 편입해 들어오고 있다. 여기에서 차별화 전략이 필요해진다. 신흥시장 소비자들은 선진국과 같은 수요를 가진 소비자들은 아니다. 작은 집에 살면서 전자제품도 좀 아담한 게 필요하다. 이런 걸 따져서 잘 공략해야 한다. 이걸 잘하면 성공하는 기업이 된다. 자동차 회사들 중 이러한 차별화를 잘한 경우가 꽤 있다. 전략을 짜기 전에 경영자는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잘 살펴야 한다. 잘되는 기업일수록 스스로에게 아주 비판적이다."

-한국 기업들은 세계경제 변화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보나.

"위기에 강한 기업들의 특징은 경쟁지형의 변화를 잘 읽고 부상하는 지역이나 시장에서 공격적인 성장전략을 펼친다는 것이다. 이는 단순히 성장의 문제가 아니라 사실 생존의 문제다. 이런 면에서 한국 기업들은 아주 잘하고 있다. 두산의 인프라스트럭처 사업이나 롯데의 다각화 등이 세계시장, 특히 신흥시장에서 먹히고 있다. 내가 지금 한국에 와서 얘기를 하기 때문에 하는 입에 발린 칭찬이 아니다. 한국 기업들이 세계 기업의 모범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걸 알려주고 싶다. 한국 기업들이 강해진 건 한국 시장의 한계가 명확해 해외에서의 경쟁과 성장을 모색했기 때문이고 이게 신흥시장에서 잘 통하고 있는 것이다. 공격적인 투자성향을 갖고 있는 한국 기업들이 시장의 리더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시장을 지배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 이대로 밀고 나가라."

-불안한 시대이다 보니 각종 미래예측 서적이 난무하고 있다. '중국의 부상과 미국의 약화'라는 건 전문가들이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부분인 것 같다. '약한 미국'의 세계에서 글로벌 경제환경은 어떻게 변할 것으로 보는가. 경영환경은 어떻게 변할까

"세계 권력, 그게 시장권력이든 정치권력이든 힘의 축이 서쪽에서 동쪽으로, 북쪽에서 남쪽으로 가고 있는 경향성은 맞다. 하지만 어떤 한 세력이나 한 국가가 지배하는 게 아니다. 브릭스(BRICs)도 중요하고 중동도 중요해지고 있다. 세기 단위로 끊어보면 원래 힘의 축은 항상 이동해왔다.

강대국의 흥망성쇠나 권력 축의 이동은 역사적으로 계속돼온 변화라는 것이다. 세계는 다극화되고 있다. 미국의 시대였다고는 하지만 꼭 그런 건 아니었다. 한 나라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관점 자체가 사실 오류가 있는 것이다. 1960년대에는 미국이 세계를 오랫동안 지배할 것이라고 하는 예측이 난무했고 1980년대에는 일본이 그럴 것이라는 주장이 쏟아졌다. 과연 그랬나? 이제는 중국이 지배할 것이라고 하는 데 20년 전 역사만 돌아봐도 그렇게 한 국가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관념이 잘못됐다는 걸 알 수 있다. 중국은 20년 후에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접어들 것으로 본다. 해안도시와 서부 내륙지방 간 격차, 도농격차, 소득불평등은 중국 내부의 불안정성을 가속시키고 있다."

-'인재전쟁'이라 할 정도로 인재영입 경쟁이 치열하다. 더군다나 회장께서 운영하는 회사는 '인재가 곧 전부'인 컨설팅사다. 경영자들에게 어떤 조언을 해주실 수 있나.

"모든 비즈니스가 그렇다. 기계가 아니라 사람이 일을 한다. 일반론이라고도 할 수 있지만, 정말 당연한 얘기다. 지금 기업들이 당면한 문제를 얘기해보자.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의 실업률이 20%를 넘어가고 젊은이들의 절반이 실업자다. 그런데 기업들은 사람이 부족해서 난리다. 결국 여기에서의 실업이란 훈련되지 않은 혹은 적게 훈련받은 사람들의 실업이다. 고숙련 노동자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이걸 해결하는 게 글로벌한 시각에서 채용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여러 곳에서 인재를 데려다가 써야 한다. 또한 기업 자체가 사람을 잘 교육해 키워낼 필요가 있다. 최고경영진, 중간관리자들이 사람들을 채용하고 교육하는 법을 다시 한번 공부해야 한다."

-세계 최상위 컨설팅 그룹의 경영자로서 최근 컨설팅 시장의 트렌드, 기업들의 관심사를 알려달라.

"더 이상 특정한 전략을 컨설팅해주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다양한 형태로 '가치'를 제공하는 컨설팅을 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기업과 함께 고민하고 제품이나 기업의 컨셉트를 함께 만들어내는 것이다. 또 그 실행을 지원하는 일을 해야 한다. 조직을 민첩하게 개조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개조된 조직이 뿌리를 잘 내리고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우리 역할이다. 최근 기업들의 주된 관심사는 당연히 '신흥시장에 어떻게 진출할 것인가'이다. 우리는 기업의 가치가 현지에서 통할 수 있도록 현지에 맞는 조직을 구성하고 배치하도록 돕는다. 이렇다 보니 요즘 기업들은 우리에게 리스크를 어떻게 분산시킬지, 조직을 어떻게 바꿔야 할지 등을 주로 물어온다. 생산관리와 배치, 인사관리도 신흥시장 진출에 맞춰 재구성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고 우리는 고객들에게 전 세계에 뻗어나가 있는 사무소를 연결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전 고객들은 유행하는 특정 전략을 알려달라는 식이었지만 최근에는 정말 다양한 주제에 대해 서비스를 요구한다. 이를 제시할 수 있는 컨설팅사만 앞으로 살아남을 것이다. 한 부분에만 집중하는 컨설팅사는 매출이 20~50%씩 줄어들고 업계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He is …

한스 파울 뷔르크너 회장은 1952년 독일 바렐에서 태어나 보쿰에 위치한 루어대학에서 경제학, 경영학, 중국어를 공부했다. 예일대에서 석사 학위, 옥스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독일 코메르츠방크에서 경력을 쌓았다. 1981년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입사한 그는 BCG 뒤셀도르프와 프랑크푸르트 지사 창설 멤버로 일했고 BCG 금융서비스를 담당하다 1987년에 파트너가 됐다. 30년간 세계 최고 금융기구들의 확장 및 재구성 계획을 주도했다. 유럽 출신으로는 최초로 2004년 1월 BCG 회장에 취임한 그는 언제나 단정한 차림새를 유지하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푸른색 셔츠만 10여 벌을 들고 해외 출장을 다니는 것으로 유명하다. 바쁜 와중에도 500명이 넘는 파트너들에게는 생일에 반드시 직접 전화를 해 축하하는 인간적인 면모로 사내 신망이 두텁다.

[고승연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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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sight] 비싸도 사게 만드는 똑똑한 가격의 비밀

가격 1% 개선하면 이익 7% 영향받아 원가 아닌 가치가 가격 전략의 핵심


모니터그룹과 함께 하는 新 경영트렌드 ⑦ 브랜드와 가격

국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대외적으로는 국제 유가 및 각종 원자재 가격의 가파른 상승에 따른 원가구조 악화와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가로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내수경기 침체의 장기화 조짐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에서 한국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계속 성장해 가려면 무엇보다 기본에 충실한 경영을 해야 한다.

경영의 기본은 결국 이익을 지속적으로 창출하는 기업을 만드는 것이다. 그럼 과연 어떠한 방법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을까? 'S&P 500'기업을 대상으로 한 모니터그룹의 분석 결과에 의하면 이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가격'이다. 1%의 가격 개선효과가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그 7배에 가까운 6.8%로, 원가나 판매량의 동일한 비율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보다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가격은 최고경영자가 마음대로 올린다고 해서 수익성 개선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가격전략은 제품, 원가, 브랜드 전략 등과 밀접히 연결되어야 하며, 따라서 가격이 가지고 있는 속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필요로 한다.

 

◆ 가격이 가진 진실

일반적으로 가격은 크게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지는 가치, 시장 내 경쟁강도의 정도, 그리고 기업이나 제품이 가지는 브랜드 속성에 의해 크게 좌우된다. 고객에게 전달하는 가치가 크고, 경쟁 강도가 작으며, 좋은 브랜드 이미지를 가진 제품이나 서비스일수록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이다.

소비재 제품의 조립에 쓰이는 접착제를 만드는 한 외국 화학회사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회사 제품이 속한 시장은 경쟁 강도가 높은 상품(commodity) 시장이며 브랜드 가치는 경쟁사와 대비해 비교적 높았으나 아주 차별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지는 못했다. 최근 이 회사는 더 접착력이 강하지만 밀도는 낮으며 고온에서도 매우 안정적인 신제품 접착제를 개발했다.

기존에는 신제품 개발 및 제조에 소요된 원가에 근거하여 가격책정을 해왔던 회사는 신제품이 고객사에 어떠한 가치를 전달하며 이것이 가격책정에 어떻게 반영될 수 있는지를 새로이 조사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다음의 3가지 정량적ㆍ정성적 효과가 확인됐다.

첫째, 강한 접착력은 고객사가 사용하는 접착제의 양을 줄임과 동시에 고객사 제품의 접착불량률을 떨어뜨릴 수 있었다. 둘째, 낮은 밀도는 접착제가 들어가는 노즐 및 호스에 접착제가 덜 들러붙게 하여 고객사의 장비 유지보수 비용을 절감할 수 있었다. 셋째, 고온에서의 높은 안정성은 고객사 제품 표면의 색상 및 모양을 더 좋게 만들 수 있었다.

이는 제품 표면 색상 및 모양 향상과 같이 측정하기 어려운 효과 외에 고객사에 연간 약 5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됐다. 회사는 이러한 신제품의 가치에 근거하여 제품가격을 책정하고 이에 대해 최종적으로 고객사와 협의를 진행했고, 원가 중심의 가격책정 방식에 따를 경우보다 무려 30%나 높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었다.

결국 가격은 그 자체로만 의미를 가지는 것이 아니라 제품, 브랜드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선순환의 고리를 이루어야 하는 것이다.

 

◆ 이익 창출을 위한 브랜드 전략

그렇다면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브랜드 전략은 과연 어떠한 방향으로 수립해야 할 것인가? 모니터그룹의 경험에 따르면 적어도 3가지의 광범위하게 적용 가능한 수익성 극대화 브랜드 전략이 존재한다.

첫째, 브랜드는 회사 그 자체가 아니라 고객ㆍ제품ㆍ가격ㆍ메시지의 복합체임을 인식하라.

브랜드 특성은 회사가 아니라 고객과 제품에 의해 정해진다. 특정 제품에 대하여 고객은 그들의 관심 정도에 따라 크기, 성능, 가격, 디자인 등에 대한 다양한 브랜드 특성을 만들어내고 개별 기업들이 이를 그들의 제품에 적용시켜 그들만의 독특한 제품 브랜드로 개발해낸다. 고객의 제품 특성에 대한 관심 정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를 자사 제품 브랜드의 특성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이익극대화를 위한 브랜드 전략의 출발점인 것이다.

둘째, 고객의 의사결정 기준을 겨냥하라. 브랜드는 고객의 의사결정을 돕는 일종의 정보 집합체다. 따라서 고객의 의사결정 기준에 근거하여 브랜드 전략을 타기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1990년대 네트워크 장비 전문업체인 시스코(Cisco)는 FGI(Focus Group Interview)를 통해 고객사 IT 매니저들의 라우터 구매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 요인이 지원되는 프로토콜의 범위이며 자사 제품의 지원 범위에 대하여 고객들이 매우 만족해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점은 시스코의 제품개발 및 브랜딩 전략에 지속적으로 반영됐고, 추후에도 IT 매니저들 사이에서 "내가 내려본 가장 손쉬운 결정"이라는 평가를 받는 브랜드로 자사 제품을 자리매김하기에 이르렀다.

셋째, 브랜드 홍보비용 지출시에는 까다롭고 선택적이어야 한다.

많은 기업들이 브랜드에 대한 광고비 지출이나 투자를 늘리는 것이야말로 매출 증대에 가장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사실이 아니다. 제품이나 고객의 특성에 대한 분석 근거도 없이 정확히 타기팅 되지 않은 브랜드에 대한 지출이야말로 수익성을 저해하는 요소다.

매우 다양한 특성을 지닌 제품 라인업을 가진 회사라면 브랜드에 대한 광범위한 마케팅 활동을 통해 통일된 메시지를 고객에게 전달하기란 더욱 더 어려워진다. 혹 이러한 지출이 인지도 상승에는 영향을 미칠지 모르지만 반드시 더 많은 비즈니스 기회와 매출과 이익을 가져다주는 것은 아닌 것이다. 따라서 광고ㆍ홍보활동 등 브랜드에 대한 지출을 할 때에는 그 제품 홍보에 가장 효과적인 매체를 선택하여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통해야만 그 기대효과를 얻을 수 있다.

[장승세 모니터그룹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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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박의 판, 시사토크쇼 판 뒤흔들다

[월~목 밤 11시 통쾌한 시사토크]

원로배우 신성일 나오자 "내 남편이라면 얼굴 안봐"

'개그맨 고소' 강용석 의원엔 "이상한 사람일 줄 알았다"

출연자들 발끈, 당황하지만 그 속에서 진심을 털어놔


"선생님이 제 남편이었다면 얼굴을 안 볼 것 같고 아버지였다면 집을 나갔을 것 같은데요. 선생님 발언으로 가족이 정서적 상처를 입었을 거란 생각은 안 하십니까?" (박은주 조선일보 문화부장)

"정서적으로 뭐가 문젭니까? 그래서 난 이미 집을 아예 나왔어요. 우리 아이들과 마누라도 독립적이고요. 어차피 내가 집에 들어가면 마누라(배우 엄앵란)는 담배를 맘대로 못 피우니까 오히려 불편해합니다."(영화배우 신성일)

기존 방송 토크쇼에선 보기 힘들었던 직격탄. TV조선 시사토크쇼 '판'이 토크쇼 문법을 새로 쓰고 있다. 굳이 돌려 말하는 법이 없다. 출연자는 때론 발끈하고 때론 당황하면서 '진심'을 털어놓는다. 이런 매력과 맛 덕에 종편 시사토크쇼들 중 항상 시청률 1위다.

14일 밤 11시 방송됐던 '신성일' 편은 '판'의 정체성이 '정공'과 '토로'에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켰다. 최희준 앵커가 "책에 불륜 사실을 고백했다"고 하자 신성일은 "뭐가 불륜이냐. 대체 누가 불륜이라고 하냐. 불륜은 치부를 드러내는 것을 말하는데, 난 감옥 갔다 온 게 치부다. 그 이상 치부가 뭐가 있느냐. 게다가 벌써 35년 전 일이다"라고 항변했다. 박은주 부장이 "늙으면 다 용서되는 거냐"라고 하자 노(老)배우는 "사랑이란 다 아름다운 거 아니냐. 사랑은 죄가 아니다. 난 사실은 사실대로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으로 밝혔을 뿐이다"라고도 했다. "피자 광고 모델을 하고 있는데 내가 이런 얘기 하고 다녀서 매출 떨어진다고 광고 모델 빼겠다는 말도 들었다. 딸이 그 말 듣고 방송 출연 다 취소시키려고 했다. 그래서 딸에게 '난 배우지 광고로 먹고사는 사람 아니다'라고 했다"는 뒷얘기도 나왔다.

방송이 끝나고 트위터·페이스북 등엔 '신성일 대답이 충격적이다' '질문에 속 시원했다' '방송 보면서 처음엔 화가 났지만 나중엔 저런 사람도 있구나 싶었다' 같은 시청자 반응이 속속 올라왔다.

앞서 6일 강용석 무소속 의원이 출연했을 땐 "국회의원이 법 가지고 장난치는 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당신의 행동(개그맨 최효종 고소) 때문에 개그맨이 느꼈을 공포에 대해선 생각 안 해봤느냐" "굉장히 이상한 사람일 줄 알았다" 같은 진행자들의 날 선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강 의원은 "나 같은 찌질이가 역사를 이끌어 간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출연자 섭외에도 '금기와 벽'이란 없다. 13일엔 대학생 신보라(28·명지대)씨와 공명욱(23·경희대)씨를 출연시켜 반값 등록금·취업난·안철수 신드롬 같은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12일엔 '아덴만의 영웅' 석해균 삼호쥬얼리호 선장을 초대했다.

'판'의 권기덕 PD는 "우린 항상 정공법으로 간다. 너무 대놓고 물어서 출연자가 당황할 때도 있지만 그 표정이나 더듬거림도 대답이 될 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정파와 계층, 나이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을 모시고 이야기를 나눌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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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론스타=산업자본’ 판단 연기…논란 재점화



[한겨레] 4조원 일본 골프장 소유문제로 안건 상정 미뤄

“산업자본 판정땐 배당·외환은 매매계약에 영향”

야당, 적격성 부실심사 ‘국정조사 요구서’ 제출


론스타 펀드를 상대로 한 금융 당국의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 여부 판단이 늦어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시민단체 쪽에선 줄곧 론스타에는 애초 은행 대주주 자격이 없었다는 새로운 증거와 자료를 내놓으며 막판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여기에 야당도 가세해 지난 13일 외환은행 인수 당시 론스타에 대한 자격 심사 부실과 최근 론스타 지분매각 명령의 적법성 의혹 등에 대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당초 금융감독원은 지난 13일 열린 금융위원회 정례회의 때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결과를 승인할 예정이었다가 금융위의 제동에 안건 상정을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15일 “금감원이 올린 검토 자료를 상정했지만, 논란의 소지가 있는 대목이 있어 상정이 연기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론스타가 지난 2004년 이후 소유한 일본 골프장 탓에 산업자본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사정과 얽혀 있다. 지난 9월 말 기준 론스타 보유 골프장의 자산 규모는 4조490억원으로 은행법상 산업자본 시비를 피할 수 있는 기준(2조원)을 넘어선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비금융주력자 요건은 대주주 자격을 유지하기 위한 전제조건”이라며 “만약 금융당국이 론스타가 골프장을 사들인 직후부터 산업자본 상태였다고 판단할 경우, 이후에 이뤄진 외환은행의 주주총회 결의 등에 법률적인 하자가 발생하게 돼 배당은 물론 하나은행과의 매매계약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승인 당시 비금융주력자 심사를 하지 않았다는 정황이 뚜렷해지고 있는 것도 뜨거운 감자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시민단체는 “2003년 9월 금감위가 제대로 된 심사 없이 승인을 해줬다”며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주장했다.

<한겨레>가 입수한 ‘2006년 론스타 재판 기록’도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검찰은 당시 “론스타 펀드의 국내 투자현황을 보면, 론스타는 국내에서는 명백하게 비금융주력자이며 (금감위가) 국제적인 현황을 면밀하게 파악해 전체 자본의 투자내역상 금융주력자인지 여부를 가렸어야 함에도 이러한 논의나 고민이 있는 금감원 및 금감위의 내부 검토자료가 전무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당시 금감위 실무 담당자의 법정 진술도 마찬가지다. 송아무개 사무관은 공판 과정에서 검찰이 “당시 국내에 진입한 론스타가 극동건설, 스타타워 등을 소유하고 있어 국내에 금융부분보다 비금융부분에 훨씬 많은 자산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러한 점을 모두 감안해 비금융주력자 여부를 검토한 사실이 전혀 없냐”고 묻자 “그렇다”라고 답했다.

금융당국은 이날 “그동안 론스타의 비금융주력자 여부를 대주주 본인(론스타IV), 외환은행 주식취득과 직간접으로 관련된 계열회사 및 국내 소재 계열회사를 대상으로 확인해 왔다”면서도 “외국법인의 국외 계열회사를 모두 확인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국내는 직접 조사했지만, 국외법인은 삼정회계법인이 제출한 자료만을 토대로 심사했다는 것이다.

최근 시민단체 쪽에서 외환은행 인수 당시 심사에서 누락된 론스타의 특수관계인들을 새로 밝혀내고, 인수 자격 여부를 가리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삼정회계법인의 확인서가 금융당국의 요청에 의해 이뤄졌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심사가 부실했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외환은행 되찾기 범국민운동본부’(범국본)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03년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금융당국이 나서서 삼정회계법인에, 론스타가 금융주력자라는 확인서를 미리 만들어준 문안대로 요구해 몇 시간만에 받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금감원 쪽은 “금감원의 요청에 의해 삼정회계법인 확인서가 제출된 것은 맞다”면서도 “객관적 3자의 확인을 받고자 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시민단체가 “스타타워 등 국내외에서 새로 밝혀진 론스타 특수관계사가 196곳에 이른다”며 론스타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다시 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도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은 시민단체가 주장한 특수관계사는 대주주 본인인 ‘론스타IV’와 이해관계를 같이 하지 않는 론스타의 다른 펀드여서 법률이 정한 동일인으로 볼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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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문건에 '일본해' 표기 수두룩


유네스코와국제수로기구가 공동 지원해 제작된 '일반해저지형도'(General Bathymetric Chart of the Oceans, GEBCO)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한반도 부근 지도. 2011.8.8 << GEBCO 홈페이지 캡처 >> (자료사진)

외교문서와 외교부ㆍ주일공관 사이트 등서 잇단 발견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강병철 기자 = '동해'를 '일본해'로 표기한 우리 정부의 외교문서와 재외공관 웹사이트의 게시물들이 잇따라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연합뉴스는 16일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1980년 외무부(구 외교통상부)의 외교문서 '한국의 방사성 폐기물 일본해 투기, 1980' 전문을 입수했다.

'JAW-10672' 번호가 매겨진 본문에는 당시 주일대사가 외무부 장관에게 보고한 착신전보가 담겨 있는데 "한국이 저레벨의 방사성 폐기물을 일본해에 투기하였다는 정보에 따라"라는 문구가 나온다.

이 문서는 일본 언론의 보도를 번역해 보고하는 내용이긴 하지만 일본이 주장하는 일본해 명칭을 여과없이 객관적 사실인양 기술하고 있다.

1980년은 우리 정부가 동해 표기를 위한 외교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이란 점을 감안하더라도 일본 측으로부터 우리 정부도 동해를 일본해로 인정했다는 오해의 소지를 제공하기에는 충분해 보인다.

외교통상부 웹사이트 게시물에도 일본해란 표현이 여과없이 등장했다.

외교부 홈페이지의 검색코너에서 일본해를 키워드로 입력한 결과 홈페이지에 게재된 뉴스가 등장했다.

그중 '정부의 동해표기 확산 노력'과 '언론보도 해명' 등 2건은 내용상 오해의 소지가 없었으나 지난 4월 21일자로 게재된 일본 니가타 주재 총영사의 현지 언론 인터뷰에는 총영사가 일본해라고 발언한 것으로 돼 있다.

일본 언론의 보도를 전문번역하는 과정에서 일본해라고 표현한 것을 그대로 가져다 옮겨놓은 것이다.

외교통상정책 코너에도 중국 언론보도를 정리해 통상기획홍보과에서 올려놓은 게시글이 5건이 확인됐다.

일본 주재 공관의 게시물에도 일본해란 표현이 수두룩했다.

주일 대사관의 홈페이지에서 일본해로 검색한 결과 '일본해 연안 동북자동차도 溫海 터널공사'란 2007년도 6월 4일자 게시물이 검색됐다.

일본 동북지방정비국의 입찰정보를 담은 이 글은 동해를 병기조차 하지 않은 채 일본의 주장(일본해)을 그대로 올려놓았다.

주니가타 총영사관 홈페이지의 공지문에는 일본해라고만 표기한 글이 227건이나 됐다.

그 중 관리자가 인용 없이 자체적으로 올린 글만 해도 28개였고 본문과 함께 글 제목에 일본해가 등장한 것만 해도 '일본해 횡단항로 금년여름 취항 절망적'(2008년 6월 3일), '일본해 횡단항로 내달 시범 운항'(2009년 2월 23일) 등 16건이나 됐다.

모두 일본 현지 언론보도를 번역했다고 출처를 밝혔거나 회사ㆍ단체명 등 고유명사의 일부로 일본해가 사용된 것을 제외한 수치다.

일본내 다른 총영사관에서도 일본 정부의 발표 자료와 한인 주간정보지, 관광지 정보 등을 게재하면서 동해란 표현 없이 일본해라고 쓴 글들이 상당수 확인됐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외교부와 재외공관 게시글의 일본해 표기는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문제가 있다면 적절한 시정조치를 하겠다"고 밝혔다.

니가타 총영사관 측은 "일본 언론을 인용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한 것 같다"면서 "사실확인 뒤 시정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정부와 민간단체, 재외동포 등 각계각층은 일제 강점기에 빼앗긴 동해란 명칭을 되찾기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 가장 앞장서야 할 외교부 스스로 동해를 병기조차 하지 않고 일본해를 그대로 사용한 것은 민간의 노력에 오히려 찬물을 끼얹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워 보인다.

김호동 영남대 독도연구소 교수는 "독도는 우리 땅이며 동해는 일본해가 아니라 동해란 것이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이라면서 "일본 언론 보도를 인용한 글이더라도 우리 정부 기관의 홈페이지에는 당연히 동해로 정정해서 올렸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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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6년 비워도… ‘철밥통 교수님’

[서울신문]

#지난달 기초과학연구원장으로 취임한 오세정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장기 고용휴직 중이다. 지난 1월 한국연구재단 이사장에 임명됨에 따라 휴직했다가 다시 기초과학연구원장에 발탁되면서 2016년까지 연장됐다. 6년 가까이 대학을 떠난 셈이다. 하지만 여전히 사무실과 연구실을 두고 있다. 박사과정 학생 3명과 박사후연구원 1명이 연구하고 있다. 원장의 임기가 끝날 땐 63세로 정년이 2년 남는다.

#박준택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는 2008년부터 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올해 3년 임기의 9대 원장으로 연임돼 2014년까지 대학에 갈 수 없다. 임기를 마치면 정년인 탓에 대학 복귀가 어렵지만 교수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대학교수들의 공공기관 진출이 활발하다. 지방자치단체들도 교수를 영입, 각종 과학기술 사업을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때문에 해당 대학의 연구실에는 주인이 없다. 문제는 교수들의 장기 고용휴직이나 파견을 막을 별다른 제한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또 장기 휴직하면서도 사무실과 연구실을 유지, 대학의 예산집행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다. 특히 휴직 교수들을 지도교수로 둔 대학원생들은 제대로 교육을 받지 못해 연구기간이 길어지는 일도 잦다.

15일 ‘전국 국립대 교원 장기고용휴직 및 파견 현황’에 따르면 2008년 이후 95명이 교수 신분을 가진 채 다른 기관에 근무하고 있다. 서울대가 15명으로 가장 많고 경북대 9명, 부산대 8명, 충남대 7명, KAIST 5명 등이다.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구체적인 통계가 잡히지 않는 사립대까지 포함하면 최소한 3배 이상은 될 것”이라고 추산했다.

최소 2년 이상 휴직해도 교수직을 갖는 이유는 강제할 조항이 없어서다. 게다가 대학들이 교수들의 파견에 호의적이다. 대학의 홍보 및 위상과 연계시키기 때문이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기관장이나 지자체 사업단은 연구비나 사업지를 갖고 있는 만큼 자신의 소속 대학에 적어도 불리한 판단을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장관이나 청와대 비서관 등으로 나가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솔직히 말했다.박재완(성균관대) 기획재정부 장관, 이주호(KDI 국제정책대학원) 교과부 장관, 곽승준(고려대) 미래기획위원장 등 현 정부 각료 상당수도 교수직을 가진 채 적게는 4년에서 7년 이상씩 대학을 떠나있는 상태다. 장기휴직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의 몫이다. 정부기관에 나간 지도교수를 둔 한 학생은 “주말에 교수가 있는 지방으로 내려가 결과를 지도받으며 학위 논문을 쓰고 있어 어려움이 많다.”면서 “후배들은 내년까지 실험실과 전공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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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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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엔 사회통합형 대통령 나와야”



[한겨레] 경총, 242개 기업 CEO 조사

‘통합형’ 37%…‘성장형’ 33%

지난 대선땐 ‘성장형’이 1위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지역·계층간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는 사회통합형 지도자’가 다음 대통령이 되길 희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5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242개 기업(대기업 71곳, 중소기업 181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37.3%의 최고경영자가 차기 대통령으로 사회통합형 지도자를 원했다. 이어서 ‘성장잠재력 확충 등 성장지향형’(33.5%), ‘균형감각을 갖춘 안정중시형’(21.5%) 등 순서로 차기 대통령 유형을 선호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선출되기 전과는 한참 다른 결과다. 2007년 17대 대선을 1년 앞두고 시이오들은 43.9%가 ‘성장잠재력 확충 등 성장지향형 지도자’를 지지하겠다고 했다. 안정중시형(23.9%)과 사회통합형(20.1%)은 각각 2·3위에 머물렀다. 사회통합형이 5년 만에 1위로 올라선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구분하면 차기 대통령 선호 유형은 확연히 달라졌다. 대기업 시이오들은 이번에도 성장지향형 지도자(38.1%)를 가장 지지했고 사회통합형(35.7)이 2위, 안정중시형(16.7%)은 3위였다. 반면 중소기업 시이오의 37.9%는 사회통합형 지도자가 다음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답했고, 31.9%는 성장지향형, 23.3%는 안정중시형 지도자를 꼽았다. 이들은 이명박 정부가 가장 잘한 정책으로는 무역정책(63.8%)을 꼽았고, 잔여 임기의 최우선 정책은 서민경제 안정(32.9%)이라는 답이 가장 많았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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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세등등했던 ‘미국 패권’ 급속 몰락



[한겨레] 이라크전쟁 9년 ‘시작과 끝’

9·11 빌미 침공…더러운 전쟁으로


이라크 전쟁은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함께 미국한테 베트남전쟁의 악몽을 떠올리기에 충분하다.

2001년 9·11 동시테러의 충격에 빠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과 ‘대량파괴무기(WMD) 제거’라는 구실로 두 나라를 잇따라 침공했다.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전세계를 “내 편 아니면 적의 편”으로 갈라놓았다. 부시 전 대통령은 이라크 침공 43일 만인 2003년 5월 항공모함 에이브러햄 링컨호에서 “(미군의) 임무가 완수됐다”는 승전 선언을 했다. 그해 12월엔 이라크의 한 토굴에 숨어 있던 사담 후세인을 생포했다. 그때만 해도 전쟁이 8년 넘게 지속되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사태는 미국의 기대와는 전혀 딴판으로 흘러갔다. 이라크 반군은 게릴라 전술로 끈질기게 저항했다. 이라크 정국은 정파·종파·민족 갈등이 격화하면서 극심한 혼란으로 빠져들었다. 2004년 4월엔 이라크 주둔 미군이 현지 아부그라이브 교도소에서 저지른 모멸적인 포로학대 사진과 동영상들이 폭로되면서 이라크 침공은 일찌감치 ‘혐오스런 전쟁’의 상징이 됐다.

미국은 이라크 전쟁으로 4800여명의 군인이 목숨을 잃었고, 8000억달러(약 932조원)가 넘는 전쟁비용을 쏟아부었다. 막대한 사회적 비용은 수치로 환산할 수조차 없다. 참전 장병의 30%가 정신질환과 사회 부적응에 시달리고 가정 파탄을 겪었다. 자살한 참전 군인도 수백명에 이른다. 2009년 1월엔 이라크 파병을 앞둔 무슬림 군의관이 부대 안에서 총기를 난사해 13명이 숨지는 참사를 빚었다. 1990년대 초 냉전 종식 이후 절대적이던 미국의 패권은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치르면서 급속하게 퇴락하기 시작했다. 조일준 기자 ilj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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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이 또 나와? 러시아 '불만의 겨울'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column of the week - 테레세 라파엘 前 월스트리트저널유럽 국장

부패· 권력남용에 시달린 국민

反정부 시위 격해졌지만…

아랍권보다 결속력 약한 편

투쟁 대신 '이민' 택할 가능성


러시아에서 진행 중인 시위는 최근 총선에 대한 반항적인 정서가 입소문을 타고 퍼질 수 있다는 점을 러시아 정부 측에 알려주고 있다. 크렘린은 이 메시지에 긴장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폭동을 진압하기 위해 경찰이 동원됐고 군중이 체포되기도 했으며, 일부 친 푸틴 지지자들도 거리로 나섰다.

대부분의 민주주의 국가에서 한 정당이 거의 4분의 1 의석을 잃으면 집권당에는 큰 위기가, 반대 진영에는 막강한 약진의 신호가 된다. 그러나 내년 3월 대통령 선거에서 복귀를 준비 중인 블라디미르 푸틴 전 대통령은 러시아는 다른 민주주의 국가들과는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는 좋은 신호인 이런 결과를 무시해 버렸다. 광범위한 의혹과 많은 투표 관련 서류 자료들, 위반 사례들도 또 다른 조짐들이다.

모두 기억하듯이 러시아인들은 오랫동안 불만이 많았다. 하지만 그들은 부당함에 맞서 머리를 흔들었지 주먹을 휘두르지는 않았다. 만약 이번에 상황이 더 심각하다면 그것은 불법행위의 뻔뻔함과 범위가 인내의 한계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총선 결과가 러시아의 정치 지형을 전면적으로 바꾸지는 못하겠지만, 정치적 변화를 갈망하는 러시아 ‘풀뿌리’ 민중들의 커져가는 열망을 드러냈다. 만연한 부패와 불법행위, 권력 남용과 광범위한 부정선거, 푸틴 체제에 대한 피로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상할 정도로 현재 상태를 선호해왔던 러시아인들을 휘저었다.러시아인들은 매일 벌어지는 부패를 사회 안정과 삶의 수준을 더 높이기 위해 치르는 대가로 생각했다. 하지만 백주대낮에 벌어지는 범죄와 관료들에 의해 보호를 받는 범죄자들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까지 급증했다. 푸틴의 통합러시아당은 ‘사기꾼과 도둑들의 당’이라고까지 불리고 있다. 이는 풍자와 패러디에서부터 잘 만들어진 비디오와 블로그까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는 사회적 반응의 일각일 뿐이다.

지난 9월 푸틴이 대통령 선거에 다시 도전하겠다고 발표한 이후 이런 현상은 본격화됐다. 푸틴이 12년 더 집권할 수 있다는 전망이 기정사실로 굳어지자 모멸감이 반(反)정부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폭발했고, 멈추지 않고 있다. 블로그 사이트에서 (이런 반응이) 몇 개월 더 지속되면 지난 100여년간 러시아 사회를 원자화(原子化)했던 불신과 공포, 무관심의 장벽의 일부를 무너뜨릴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러시아인들은 관리들의 광범위한 탈세를 고발했다가 2009년 투옥돼 고문끝에 사망한 허미티지캐피털 소속의 37세의 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최근 반정부 집회에서도 마그니츠키를 언급한 포스터와 비디오들이 등장했다. 마그니츠키가 투옥된 뒤 고문에 의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담은 75페이지짜리 보고서가 최근 공개됐다. 며칠 만에 러시아에서 20만명 이상이 이 보고서를 내려받았다.

2006년 피격당한 기자 안나 폴리코브스카야와 2009년 암살당한 인권변호사 스타니슬라브 마르켈로프의 경우처럼 마그니츠키의 사례는 부패를 드러낸 용기와 잔인한 피살로 러시아인들 사이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윌리엄 브라우더 허미티지 창업자는 “마그니츠키 사건은 러시아에서 법의 붕괴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7월 마그니츠키의 죽음에 연루된 러시아 관리들에 대해 비자 제재를 가했다. 벤 카딘(민주당), 존 매케인(공화당) 두 상원의원이 발의하고 26명의 의원들이 지원한 일명 ‘세르게이 마그니츠키 법안’은 청문회를 앞두고 있다.

캐나다와 유럽연합(EU) 11개국에서도 비슷한 법안이 추진 중이고, 지난 7월 네덜란드 의회는 마그니츠키의 투옥과 죽음에 연관된 러시아 관리들에게 네덜란드 정부가 비자를 제한하도록 요구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러시아의 ‘불만의 겨울’을 ‘아랍의 봄’과 연결짓고 싶겠지만, 러시아의 사회적 결속은 아랍권에 비해 훨씬 약하고 가족 구성원도 적고 불만의 목소리는 석유와 가스 판매에 묻혀 무감각할 수 있다.

변화를 위한 투쟁과 이민 사이에서 선택하라고 하면 대다수 러시아인들은 이민을 택할 것이다. 실제로 볼셰비키가 정권을 잡은 이후 해외 이주 바람이 가장 강하게 불고 있다. 여론조사회사 레바다센터의 지난 5월 설문에서 응답자 22%가 영구적인 해외 이민을 원했다. 2년 전에는 13%였다. 국가회계국의 보수적인 추정으로도 지난 10년간 123만명의 러시아인들이 해외로 나갔다.

경제적 이유만은 아니다. 런던 스위스 스페인 등의 부동산업자와 사립학교 교장들은 모스크바 최고 상류층 시민들도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고 증언한다. 과거 이민과 달리 요즘 러시아인들은 평화와 정상상태를 위해 떠난다.

후원과 불법으로 권력이 유지되는 시스템을 바꿀 수 없는 정부는 과거 공산주의자들처럼 주제를 바꾸려는 것에 열중하고 있다. 푸틴이 최근 격투기 경기장을 방문했다가 야유를 받자 TV 방송사들은 그 장면을 편집해 잘라냈다. 관영 언론들이 이집트와 중동의 시위를 축소 보도한 것처럼 최근의 시위에 대한 보도는 그 중요성을 경시하고 있다. 반면 웃통을 벗고 선글라스를 끼거나 무술 도복을 입고 있는 푸틴의 모습은 종종 언론에 등장한다.

푸틴은 의심의 여지없이 몇개월 전부터 자신의 정부가 안정적이고 공정하고 관대하게 비치기를 원할 것이다. 그러나 평범한 러시아인들과 부유층 사이의 타협의 문화에 반대 의견이 선수를 치고 있는 것 같다. 내년 3월 대선 결과는 이미 정해졌을 수도 있다. 민주주의가 형식적인 나라에서 정권 교체가 선거 일정을 꼭 존중할 필요는 없으니까.

정리=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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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올해의 단어는 `Pragmatic(실용적인)'

(뉴욕 AP=연합뉴스) 미국 사전 출판사인 메리엄웹스터는 올해의 단어로 `Pragmatic(실용적인)'을 선정했다.

메리엄웹스터는 자사 온라인 영어사전에서 가장 많이 검색된 단어를 살펴본 뒤 유용하고 논리적이라는 뜻의 이 형용사를 올해의 단어로 뽑았다고 밝혔다.

메리엄웹스터 대표인 존 모스는 사전 사용자들이 일상 대화에서 `Pragmatic'이라는 단어를 듣거나 실용성을 장려하는 현 미국사회의 분위기와 관련해 이 단어를 찾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메리엄웹스터는 지난 2003년부터 매년 올해의 단어를 선정해왔다.

세계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에는 '구제금융(bailout), 2009년에는 'admonish(훈계하다, 주의를 주다)', 작년에는 `긴축(austerity)'이 올해의 단어로 뽑힌 바 있다.

k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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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올해의 한자는 '絆'(줄 반)


일본 올해의 한자는 '絆'(줄 반)자 (교도=연합뉴스) 일본의 한 해를 상징하는 한자로 '絆'(줄 반)자가 선정됐다. 사진은 교토시의 절 기요미즈(淸水)사 간스(監寺.일본 선종에서 주지 대신 사무를 통솔하는 사람)인 모리 세이한(森淸範)씨가 이 절에서 일본한자능력검정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한자를 발표하는 모습. 2011.12.12

(도쿄=연합뉴스) 이충원 특파원 = 일본의 한 해를 상징하는 한자로 '絆'(줄 반)자가 선정됐다.

일본한자능력검정협회는 12일 교토(京都)시의 절 기요미즈(淸水)사에서 올해의 한자를 발표했다.

이 단체는 매년 엽서와 팩스, 홈페이지 등으로 글자 한 자짜리 올해의 한자(漢字)를 모집한 뒤 12월에 기요미즈사 간스(貫主.큰스님)가 대형 붓으로 응모 수가 가장 많은 글자를 써내리는 방식으로 발표한다.

올해는 응모자 49만6천997명 중 6만1천453명이 '반'자를 골랐다.

일본어로 '기즈나'라고 읽는 반자는 인간의 정리(情理)나 유대, 인연을 의미한다.

올해는 동일본대지진과 원전 사고, 태풍 등 재해가 잇따르는 와중에 일본인들이 가족이나 동료의 정을 새삼 중요하게 느꼈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됐다.  

2위는 '災'(재앙 재.2만8천648표), 3위는 '震'(떨 진.2만6천972표)자였다.

이밖에도 쓰나미(지진해일)와 관련 있는 '波'(물결 파)자나 서로 돕는다는 의미의 '助'(도울 조), 부흥을 의미하는 '復'(다시 부), '協'(모을 협), '支'(지탱할 지), '命'(목숨 명), '力'(힘 력)자 등 대재진과 관련있는 글자를 꼽은 이들이 많았다.

올해의 한자는 1995년부터 선정하기 시작해 이번이 17회째다. 여름 평균 기온이 통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에는 '暑'(더울 서)자가 뽑혔다.

chung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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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올해의 한자에 `控' `傷不起' 선정

올해 물가상승, 대형참사 빈발 현상 반영

(베이징=연합뉴스) 신삼호 특파원 = 중국에서 올해의 한자로 `공'(控)과 `상불기'(傷不起)가 선정됐다.

중국 국가언어자원조사연구중심, 상무출판사, 중국청년보는 14일 누리꾼들의 추천과 전문가 심사, 누리꾼 투표 등을 통해 이같이 선정된 올해의 한자를 발표했다고 중국신문망(中國新聞網)이 보도했다.

`관리하고 통제한다'와 `좋아한다'는 두가지 의미로 쓰이는 `공'이 올해의 한자의 하나로 선정된 것은 올해 중국 물가가 급격히 인상돼 일반인들의 삶이 힘들어진 상황을 반영한다.

급격히 치솟는 물가와 집값 등을 정부가 제대로 잡아주고 통제해 달라는 시민들의 염원이 이 글자에 함축돼 있다고 중국 매체들은 평가했다.

아울러 집값과 물가 상승으로 생활이 힘들어지고 정부나 사회 곳곳의 통제도 날로 심각해지는 가운데서도 일상생활을 지탱할 수 있게 해주는 취미나 오락거리를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하겠다는 심리가 커지는 현상도 `공'이란 단어에 담겨 있다.

중국에서 웨이보를 잘하고 좋아해서 종일 웨이보에 접속해 글을 읽고 답글을 쓰는 사람을 가리키는 `웨이보(微博)공(控)'이 많아지고 있으며 `전영(電影)공(控)'(영화광) 등 스스로가 선택한 취미나 오락,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상불기'는 주로 좋지 않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정말 납득하기 힘들다' `마음이 아프다'는 등의 뜻으로 사용된다.

이 말이 선정된 것은 올해 중국에서 원저우(溫州) 고속철 사건이나 스쿨버스 참사 등 납득하기 힘든 대형사고가 여러차례 발생했다는 사실이 반영돼 있다.

또 국민을 충격에 빠뜨린 이런 대형참사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인간의 존엄성과 자유를 파괴하는 일이 다반사로 생겨나면서 일반백성들이 비통한 마음과 함께 분노의 감정을 `상불기'라는 단어를 통해 표출했다고 전문가들은 밝혔다.

한편 유럽 정부채무 위기 등 각종 채무 위기가 불거지면서 `채'(債)가 올해의 국제어로 선정됐다.

또 올해의 중국 매체가 가장 많이 쓴 10대 단어로는 `공산당 건당 90주년' `12.5규획(제12차 5개년 개발계획) 개막' `문화강국' `식품안전' `도킹'(텐궁1호와 선전우 8호 도킹을 의미) `일본대지진' `유럽채무위기' `리비아 정세' `스티브 잡스' `더반 기후회의'가 꼽혔다.

s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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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경제, 20년 뒤 중국 따라잡을 것"

/허영한 기자
홍인기 카이스트 교수 '中에 견주어 본 印경제' 발간

중국과 더불어 '친디아 경제'로 주목받는 인도 경제 및 인도 금융 시장을 아우르는 책이 나왔다. 한국거래소 이사장을 지낸 홍인기(73·사진) 카이스트 금융전문대학원 교수가 펴낸 '중국과 견주어 본 인도 경제 인도 금융'(출판사 기파랑)이 그것. 홍 교수는 재무부(현 기획재정부) 국장을 거쳐 대우조선 사장, 한국거래소 이사장 등을 지냈다.

저서는 중국에 비해 국내에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인도의 경제 성장 정책부터 통화 정책, 은행·증권시장 등을 다루고 있다. 홍 교수는 "2030년이 되면 노동인구, 소득, 소비시장 규모에서 인도가 중국에 매우 가깝게 접근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인도 경제 역시 세계 최강이 될 여러 요인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최형석 기자 cogit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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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무라 아키오 신일본제철 회장, 故 박태준 회장 빈소 찾아

“기업인을 넘어 국가 경영한 큰 분”

[동아일보]

1973년 포항제철소 1기 준공 기념으로 포항제철(현 포스코)과 신일본제철 간의 첫 친선 축구경기가 벌어졌다. 신일본제철에 제철소를 짓고 쇠를 만드는 가장 기초적인 기술을 배운 포스코였지만 축구만큼은 질 수 없었다. 흑백TV를 통해 전국에 중계된 이 친선경기에서 이회택 선수의 환상적인 골로 포항제철은 신일본제철을 꺾었다. 축구를 좋아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은 이회택을 비롯해 석효길 황종현 등 당시 내로라하는 축구 스타들로 실업팀을 꾸렸고 번번이 신일본제철을 이겼다.

박 명예회장은 이나야마 요시히로(稻山嘉寬) 신일본제철 사장에게 “오늘은 우리를 한번 이겨보라”며 약을 올리기도 했다. 박 명예회장은 신일본제철과의 축구 경기에 대해 “(우리가) 큰소리 칠 게 하나라도 있어 좋았다”고 회고했다. 지금은 대등한 파트너지만 당시 신일본제철은 포스코에 여러모로 ‘큰형님’이었다.

신일본제철의 미무라 아키오(三村明夫) 회장이 15일 방한해 박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미무라 회장은 빈소에서 “박 명예회장은 하나의 기업을 일으킨 훌륭한 경영자이기도 하지만 거기서 그치지 않고 국가 그 자체를 걱정하고 경영했던 큰 인물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그는 “‘철(鐵)이 곧 국가’라는 박 명예회장을 비롯한 포스코와 신일본제철 선배들의 사상은 철로 국가에 공헌을 한다는 정신으로 양사 철강인들의 유전자에 남아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은 전략적 우호관계로 포항제철소 설립 이전부터 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최근 무역 1조 달러 달성에 도움을 줘 동탑산업훈장을 받은 일본인 아리가 도시히코(有賀敏彦) 씨는 포항제철 건설 당시 신일본제철 소속으로 일본자문단 단장을 맡아 포항제철소 설립에 기술 전수를 담당했다.

포항제철소 건립 이후 양사는 활발한 기술 교류를 통해 현재는 세계 최고의 철강기업으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동남아 등 신흥시장에서는 서로 맞붙는 강력한 경쟁자이지만 원료 구매, 자원 개발 등의 분야에서는 협력하는 오랜 파트너이기도 하다. 현재 포스코가 신일본제철의 지분 3.5%를, 신일본제철은 포스코 지분 5.04%를 서로 보유하고 있다.

김선우 기자 sublime@donga.com  

:: 미무라 회장이 동아일보에 보낸 朴회장 추도문 ::

고 박태준 명예회장은 포항종합제철의 초대 사장으로 취임하셔서 탁월한 경영 능력으로 세계 굴지의 철강 메이커로까지 성장시키셨습니다. 박태준 명예회장님께서 창업 당시부터 일관되게 견지해 오신 정신, 즉 철강업 발전을 위한 강한 의지는 포스코에서 대대로 계승돼 현재의 번영까지 연결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 명예회장은 기업경영자로서의 활약뿐만 아니라, 한일경제협회의 회장 역임, 포항공대의 설립 등 교육자로서도 진력하심과 동시에, 정치가로서 제32대 국무총리를 지내시는 등 한국의 발전뿐만 아니라 한일 양국의 우호 관계 구축에도 지대한 공헌을 하신 분이셨습니다.

제가 박 명예회장과 세계 철강업 발전을 위해, 세계철강협회에서 각종 활동을 함께한 경험은 유의미한 시간으로 남아있습니다. 당사는 포항종합제철 창립 시부터 현재의 전략적 제휴관계에 이르기까지 긴 시간 동안 라이벌로서, 또 좋은 파트너로서 절차탁마(切磋琢磨·학문이나 덕행을 배우고 닦음)의 관계를 이어왔습니다.

앞으로도, 철강업이나 한일 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 아직 많은 활약을 하셔야 하는데 정말 유감으로 생각합니다. 진심으로 고인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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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클립] Special Knowledge <392> 학술정보의 힘

국내 190개 대학 해외 학술지 보는 값 1년에 1000억 넘는다

[중앙일보 강홍준] 요즘 대학 도서관에 가보셨나요. 겉모양은 물론 내부 설비까지 첨단을 걷습니다. 온라인으로 전 세계 학술 정보를 검색하고, 필요한 자료는 그 자리에서 다운받을 수도 있답니다. 여기서 학술정보란 학술지에 실린 최신 연구 동향이나 연구 결과를 뜻합니다. 교수나 대학생이 주로 이용하는데 이 정보가 없으면 연구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이 정보는 공짜일까요. 물론 그렇지 않습니다. 한국의 대학도서관들이 정보 사용 대가로 외국 학술정보회사에 지불하는 비용만 연간 1000억원이 넘는다고 합니다. 외국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학술정보 시장에 대해 알아봅니다.

강홍준 기자

연세대 도서관에서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학술정보를 검색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전자저널을 찾고 연구와 수업에 활용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이 도서관은 전자 저널 구입비로 지난해 18억원을 썼다.

네덜란드 엘스비어, 미국 엡스코가 학술시장 주도

서울대 의학도서관은 지난해 말 네덜란드 RBS은행(The Royal Bank of Scotland N.V.)의 계좌에 3억1000여만원을 입금했다. 계좌 주인은 세계 최대 규모의 과학·의학 분야 학술정보제공 회사인 네덜란드의 엘스비어(Elsevier)다. 이 회사가 발행하는 생명과학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셀(Cell)'을 보거나 의학·과학분야 논문 데이터베이스(DB)인 '사이언스 다이렉트'에 접속해 학술정보를 얻으려면 매년 구독료를 내야만 한다. 엘스비어를 포함해 서울대 의학도서관이 해외 출판사에 지불하는 돈은 연간 13억 9800여만원이다.

서울대 의학도서관 서정욱 관장(의대 교수)은 “해외 학술지 구독료가 매년 15%가량 증가하고 있다”며 “해마다 늘어나는 구독료가 도서관 운영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교육과학기술부 산하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과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의 조사 결과, 국내 190여 개 대학이 국제 학술지에 실린 지식을 얻기 위해 해외 출판사에 송금한 돈만 지난해 1000억원이 넘는다. 이 중 34.9%는 엘스비어가 가져간다. 2위는 온라인 학술정보 DB회사인 미국계 엡스코(28.6%)였다. 두 회사가 60% 넘게 차지하는 것이다.


연세대 작년 전자저널 구독료만 18억5000만원

오픈 액세스를 표방하는 대표적인 리포지터리(인터넷 상의 전자 서고) PMC. 미 보건부 산하 국립의학도서관이 운영한다.성균관대 화학과 4학년인 한승호(26)씨는 졸업논문을 쓰기 위해 100편이 넘는 해외 논문을 DB에서 내려받았다. 미국 화학회지(JACS)와 독일 화학회지(Angewandte) 등 전자저널도 도서관에서 확인했다. 그는 “해외 논문 DB를 활용할 수 있는 사이트(SciFinder)를 통해 논문 주제에 맞는 해외 논문을 찾은 다음에 원문 내려받기를 했는데 원하는 자료는 대부분 다 봤다”고 말했다. 성균관대에서 지난 한 해 전자저널을 이용한 건수는 400만 건을 넘었다. 이런 학술지를 묶어 파는 곳이 바로 학술정보 제공회사다. 국내 대학들이 가장 많이 구독하는 건 엘스비어의 사이언스 다이렉트(과학분야 학술정보 DB)다. 여기에 수록된 2000여 종의 전자저널 중 일부를 보기 위해 다른 저널까지 포함된 패키지를 구입하기도 한다. 수준 높은 학술지가 다수 포함돼 있는 DB이기 때문에 대학들은 구입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연세대는 2006년 전자저널 구입비가 4억1000여만원(국내외 저널 포함)이었으나 2010년엔 해외 전자저널 구입에만 18억 5000여만원을 썼다. 불과 4년 만에 4배가 넘은 것이다. 물론 국내에도 몇몇 학술정보 제공회사가 있기는 하지만 자료 수나 수준에서 경쟁력이 많이 떨어진다.

배영찬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교수들은 연구를 위해 해외 지식 정보를 검색하고, 논문을 보지 않을 수 없다”며 “국내 회사 수준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내 대학 도서관, 연구소로서는 해외 정보회사의 입김에서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부 학술지 구독료 2년새 29% 올려 … 대학들 비명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엘스비어 한국지사는 지난해 국내 대학들에 사이언스 다이렉트의 연간 구독료를 5.5%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물론 대학이나 연구소마다 구독 조건이 다 달라 일률적으로 5.5%가 인상되는 건 아니다. 엘스비어가 보유한 인쇄학술지를 구독하다 중단한 비율에 따라 재구독 때 인상률이 훨씬 올라간다. 일부 해외 출판사들은 2011년 구독료를 전년 또는 2년 전에 비해 최고 29%까지 올렸다. 이처럼 학술정보의 가격 결정은 공급자 위주로 이뤄지는 게 현실이다. 대학이나 연구기관들은 구독료가 오른다고 해서 구독을 중단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미 전 세계 수만여 종의 학술지 중 60% 이상이 해외 출판사들에 의해 온라인으로 출간되고 있어 구독을 중단하면 당장 학술정보를 얻을 수 없다. 복사마저 힘들다. 저작권이 출판사에 있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도 이런 현상을 학술지 위기(serials crisis)라고 부른다.

하버드, 구독료 인상 맞서 한때 구독중단 발표

미국에서도 대형 다국적 정보제공회사의 학술정보 구독료 인상 때문에 예산 부족으로 학술지 구독을 포기하는 일이 벌어졌다. 미국 연구중심 대학 도서관 협회에 따르면 미국 113개 대는 1986년 학술지 구독료로 150만 달러를 지불했으나 2008년엔 710만 달러를 내는 등 부담이 4배 넘게 늘어났다. 하버드대 등에서 2004년 엘스비어의 학술지 구독료 인상 조치에 맞서 구독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실제 구독 중단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최현규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정보서비스실장은 “학술 논문 같은 고급 지식은 갈수록 온라인을 통해 유통되고 있는데 중간유통업체가 없다면 당장 지식을 얻을 방법이 없다”며 “국내 대학들의 해외 지식 의존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학술논문 게재한 학자도 논문 내려받기 못 해

교육과학기술부 등 정부 부처가 매년 1조원이 넘는 연구비를 쏟아 부은 결과, 한 해 1만여 건의 논문이 SCI(과학논문인용색인)급 학술지에 실리고 있다. 하지만 정부 지원금으로 연구가 이뤄져 나온 논문이라 하더라도 아무나 쉽게 활용할 수는 없다. SCI급 학술지의 출판·배포 등 저작권이 해외 학술정보 제공회사에 있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업체 소속 연구소에 근무하는 김모(43) 박사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자신이 2009년에 쓴 간염바이러스와 관련된 논문 원문을 인터넷에서 마음대로 내려받을 수 없다. 이 논문의 출판· 복사 등 저작권이 엘스비어에 있기 때문이다. 그는 “연구소가 학술지를 구독하지 않아 원문을 다운받을 수 없었다”며 “후배를 통해 대학 도서관에서 복사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저작권 위반이어서 포기했다”고 말했다.

국내 유명 학술지 출판·배포권도 외국에 넘어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I) 조사 결과, 한국약학회 등 36개 학회가 학술지의 출판·배포 권한을 외국 학술정보 제공회사에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다국적 출판사인 스프링거는 국내 학술지 21개종을 묶어 1년에 212만~260만원을 내면 온라인 등으로 볼 수 있게 했다. 이들 학회가 각 대학도서관 등에 보내는 인쇄 학술지를 제외하고 온라인으로 학술지를 보려면 국내 연구자들도 똑같이 돈을 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출판·배포 권한을 이들 업체에 넘길까. S대 정모 교수는 “해외 업체가 출판·배포를 맡게 되면 외국 교수나 연구자들이 우리 학술지를 더 많이 보게 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막대한 데이터베이스를 갖춘 외국 학술정보 제공회사가 국내 학술지의 출판·배포권을 갖게 되면 국내 학술지의 피인용 횟수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학술지의 피인용 횟수가 늘어나면 질 좋은 논문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정보 누구에게나 공개 … 오픈 액세스가 대안

전 세계 학계에서는 2000년대 들어 오픈 액세스 운동이 활발하다. '모든 학술 논문은 누구에게나 무료로 공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운동이다. 학자들이 자신의 논문을 오픈 액세스를 표방하는 사이트나 리포지터리(Repository· 인터넷 전자서고)에 올려 많은 사람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미국 코넬대가 운영하는 물리학 분야의 대표적 리포지터리인 'arXive', 미국 보건부 산하 국립의학도서관(NLM)이 운영하는 의학분야의 'PMC(PubMed Central)'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에서도 의학 분야의 KoreaMed 리포지터리, KAIST의 KOASAS, 서울대의 S-space 등이 있다. 아직 이 운동에 참여하는 국내 연구자의 논문이 많지는 않지만 그 수는 점차 늘고 있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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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중학교 황당한 국사 시험… 선생님 맞습니까



'나꼼수' 발언 예문으로 출제

"현재까지 답은 이승만인데 이명박 쓰는 애들도 ㅋㅋ" 교사 스스로 트위터에 공개


경기도의 한 중학교 교사가, 인터넷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에서 이승만 전 대통령과 이명박 대통령을 싸잡아 조롱하려는 목적으로 인용된 발언들을 3학년 국사 시험문제에 예문으로 출제하고, 이를 트위터에도 공개했다.

'junomind'라는 아이디의 한 트위터 이용자는 13일 트위터에 자신을 '중학교 역사 교사'라고 소개한 뒤 "09년 5월 시사자키 오프닝멘트를 기말고사에 출제했어요. 분명히 답을 알려줬는데도 이명박이라 쓰는 애들이 있네요…ㅋㅋ"라는 글과 함께 자신이 낸 시험 문제지를 찍은 사진을 올렸다.

사진 속 시험지에 나타난 문제는 '(A)은 교회 장로입니다', '(A)은 대표적인 친미주의자입니다' 등과 같이 괄호속 A에 대한 설명 8개를 제시한 뒤, 학생에게 이 인물이 누구인지를 찾아내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열거된 나머지 설명들은 ▲친일파와 손잡았다 ▲정적을 정치적 타살 했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북한을 자극해 결국 도발하도록 조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사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일어나자 경찰을 앞세워 가혹하게 탄압했다 ▲그러다가 권좌에서 쫓겨났다 ▲해외로 망명한 뒤 그곳에서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등이었다.

이 내용은 나꼼수의 공동 진행자인 김용민씨가 2009년 CBS 라디오 방송의 ‘시사자키’라는 프로그램에서 “정답은 이승만 대통령. 현재까지는”이라고 처음 소개했으며, 김씨는 이후 나꼼수에서 이를 반복했다.

본지 확인 결과, ‘junomind’는 경기 구리시의 S 중학교에서 국사를 담당하는 이모(32) 교사이며, 그의 트위터 글(트윗)에 소개된 시험 문제는 실제로 지난 13일 이 학교의 3학년 기말고사 시험 문제로 출제된 것이었다.

이씨는 자신의 트윗이 많은 사람에게 리트윗(재전송)돼 큰 관심을 끌자, 같은 날 다시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그는 “트위터 왕초보인 제 글이 갑작스레 많은 관심을 받게 되니 놀랍기도 하고 솔직히 좀 쫄리기도(‘겁나기도’라는 뜻) 하네요”라며 “이 문제는 중3 국사 마지막 현대사 단원에서 팩트를 근거로 출제한 것이며 정답은 이승만 대통령입니다. 현재까지는…”이라고 했다.

이씨는 15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해당 시험 문제가 정규 교과 과정에서 가르치는 내용과 부합하느냐’는 질문에 “교과서 본문 내용은 아니지만,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배포한 교육용 CD에도 같은 내용이 나오므로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 학교 김모 교감은 “(기자에게 해당 내용을) 듣고 보니 문제가 황당하다”며 “시험 문제를 해당 교과 교사들이 공동으로 사전 확인하게 돼 있지만, 이 교사가 그런 문제를 냈다는 사실은 보고받지 못했다. 내일 회의를 열어 징계 여부 등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김 교감은 “이 교사가 전교조 소속은 아니지만, 젊어서인지 (정치와 관련해) 비판적인 발언이 많아 구두로 경고한 적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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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재벌들 얼굴 뜯어보니 입꼬리 올라가"


'얼굴경영’에 관한 논문집을 낸 원광디지털대 교수와 학생들. 왼쪽부터 주선희 교수, 김종상·김향숙·송충현·권순재씨. /이덕훈 기자 leedh@chosun.com

얼굴연구 논문 낸 교수·학생

"성공한 이들 특성 알고 싶어 연예인부터 유명인 인상 분석, 노력하면 인상도 바뀌더군요"


"자수성가형 연예인들은 처음에는 인상이 안 좋은 부분도 있죠. 하지만 인기를 얻고 나서는 얼굴색이 좋아지고 매끄러운 인상을 띠게 돼요. 어려운 환경에 처한 보통 사람들에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살면 인상이 바뀌고 성공할 수 있다는 걸 얘기하고 싶었어요."

원광디지털대(총장 성시중) 얼굴경영연구소가 15일 저녁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얼굴경영학술대회 및 논문집(얼굴경영& 3) 출판기념회'를 열었다. 인기 연예인, 청년 재벌, 멘사 회원, 역대 대통령 부인, 재벌 부인 등의 인상학적 특성이 발표됐다. 얼굴경영학과 주선희(52) 교수와 학생들이 연구한 12편을 담았다.

주 교수는 일반인이 관심을 많이 갖는 인물 위주로 '재밌는 연구'에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사람들이 닮고 싶어하는 유명인의 인상을 연구해 그 모습을 갖기까지 어떻게 생활하고 노력했는지를 검토했다. "50년 넘게 해로한 부부는 아내 얼굴에 주름살이 적어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며 사이좋게 지냈기 때문이죠. 모든 연구의 공통적 결론은 중요한 건 배경이 아니라 노력과 긍정적 마음이란 겁니다."

대표적인 것이 해외에서 성공한 한인들의 인상이다. 송충현씨 등 5명이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신호범 미 워싱턴주 상원의원, 한창우 마루한 회장 등 5명을 분석했다. 그 결과 눈두덩이 넓어 인정이 많고, 힘 있는 콧대에 탄력이 있어 강한 에너지와 의지가 있으며, 턱선이 발달해 추진력이 뛰어난 인상이 많았다. 송씨는 "청년 실업이 문제인 요즘 해외에서 성공한 분들의 특성을 알고 싶었다"며 "애초 환경은 어렵고, 타고난 인상도 그리 좋진 않았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며 가꾸어 갔다" 했다.

청년 재벌이 된 해외 유명인의 인상 연구도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김향숙씨 등 7명은 마크 저커버그, 래리 페이지, 스티브 잡스 등 30세 이전에 창업해 일찍 부자가 된 5명을 연구했다. 이마가 넓고 둥글며, 눈은 맑고 빛나며, 긴 입술선이 뚜렷하고, 입꼬리가 올라간 특성이 있었다. 김씨는 "유산이 많지 않지만 자기 재능을 집중 개발해 성공한 사람들이고 좋은 친구들이 있었다"고 했다.

또 홍라희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부인, 윤송이 엔씨소프트 김택진 대표 부인, 김영명 현대중공업 정몽준 대주주 부인 등 재벌가 부인 9명의 인상도 분석됐다. 눈동자가 맑고 선명하며, 재물과 남편을 상징하는 코와 이마가 발달하고, 많이 웃어 입꼬리가 올라간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멘사 회원들은 대체로 이마가 발달하고. 눈썹이 수려하며, 광채가 있는 눈과 큰 귀를 가졌다. 역대 대통령 부인들은 이마가 둥글고 턱에 탄력이 있어, 참고 견디며 내조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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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죄(13세 이상 피해자), 美는 평균 14년·한국은 3년9개월



너무 관대한 성범죄 양형기준

우리 법원이 성범죄자를 처벌할 때 잣대로 삼는 양형(量刑·형량 결정)기준이 미국·영국에 비해 지나치게 관대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박철현 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16일 한국사회학회 후기사회학대회에서 발표할 논문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의 국제 비교'에서 "국내 성범죄에 대한 양형기준은 미·영에 비해 아주 낮고 집행유예의 여지도 커 대부분 성범죄자들에게 아주 관대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적했다.

가령, 13세 이상 피해자에 대한 단순강간의 경우 미 연방법원의 양형기준은 평균 14년, 영국은 5년인데 비해 한국은 3년9개월에 불과하다. 13~16세 청소년 강간죄도 미국은 22년, 영국은 8년인데, 한국은 평균 6년6개월. 미성년자의 동의를 전제로 일어나는 의제강간죄의 경우 피해자가 13세 미만일 때 미국은 평균 22년인 반면, 한국은 평균 3년으로 7분의 1 수준이다.

강간범이 실형을 살 가능성도 한국이 훨씬 낮다. 미국은 모든 성범죄에 대해 실형이 원칙이다. 영국은 성추행과 의제강간에 한해서만 예외적으로 사회봉사명령·벌금형 등을 내릴 수 있다. 반면 한국은 모든 성범죄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할 수 있는 양형기준을 따로 뒀다.

'관대함'의 결과는 통계에서도 나타난다. 지난해 주요 성범죄자에 대한 1심 법원 처리 결과, 유죄를 받은 사람 2221명 중 징역형은 40.2%인데 비해 집행유예는 41.9%, 벌금형은 17.9%였다. 성범죄자 10명 중 6명은 실형을 면했다는 얘기다.

본래 '양형기준'은 과거 판사 재량에 일임했던 형량 결정을 규격화해서 개별 편차를 줄이자는 취지에서 나온 선진 제도이다. 국내에서도 살인·성범죄 등에 대한 기준을 마련해 2009년 7월부터 시행해왔다. 그러나 이 기준이 대법원 주도로 작성되는 과정에서 그전까지 문제로 지적됐던 특정 범죄에 대한 전반적인 낮은 형량과 지나치게 넓은 판사의 재량 범위가 그대로 유지됐다는 비판이 많았다. 최근 '도가니 사건'에 대해 쏟아진 분노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박 교수는 "판사들의 재량 범위가 너무 넓은 것은 '고무줄 재판', 전관예우의 발단이 된다. 그걸 막자는 것이 양형기준인데 우리나라는 종전 판사들의 양형 관행을 그대로 답습한 결과 본래 취지에서 벗어났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양형 개혁에서는 국민 법감정을 반영해 강간죄 및 의제강간 형량을 올리고 법관의 재량도 대폭 줄이는 방향으로 조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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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의 여인' 메르켈(독일 총리) 움직이는 고집불통 쇼이블레(독일 재무장관)

과거엔 메르켈 참모로 쓴 上司

정책 입안과정서 결정권 행사… 휠체어 앉아 하루 17시간 근무


지난달 초 앙겔라 메르켈(Merkel·57·사진 왼쪽) 독일 총리는 독일의 재정 위기 대응 방안을 기자들에게 설명하면서 "그리스에 추가 대출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때 볼프강 쇼이블레(Schaquble·69·오른쪽) 재무장관이 메르켈의 말을 자르고 나섰다. 쇼이블레는 "사실 이 방안은 내 아이디어"라며 "이미 그리스에 통보했다"고 말했다. 서열상 엄연히 아래인 장관이 총리는 안중에도 없다는 듯 끼어들었지만 메르켈은 화를 내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말이 맞다"며 조용히 수긍하고 넘어갔다.

재정위기에 빠진 유럽은 요즘 경제 대국 독일을 이끄는 메르켈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그런 메르켈을 움직일 수 있는 유일한 정치인으로 쇼이블레가 주목받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메르켈과 쇼이블레의 관계가 유럽의 미래에 결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쇼이블레는 정책 입안 과정에서 메르켈보다 큰 영향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메르켈과 쇼이블레의 특별한 관계는 과거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변호사 출신의 쇼이블레는 1984년 헬무트 콜(Kohl) 총리에 의해 특임장관 겸 총리 비서실장으로 발탁됐다. 1989년에는 내무부 장관으로 동독과의 통일 작업을 지휘해 대중적 인기를 얻었다. 1998년 기독민주당 대표가 된 그는 메르켈을 자신의 참모로 기용했다. 잘나가던 쇼이블레는 2000년 기민당이 무기거래상으로부터 기부금을 받은 것이 문제가 되자 책임을 지고 물러났고, 메르켈이 그의 바통을 이어받았다.

쇼이블레는 고집불통 원칙주의자로 통한다. 그는 내무장관이던 1990년 한 정신병자의 총격을 받아 척추를 다쳤다. 이 사건으로 반신불수가 돼 20년째 휠체어 신세를 지고 있다. 사건 당시 그는 최소한 2년간 입원해야 한다는 의사의 권고를 무시하고 몇 개월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돌아온 그는 휠체어가 집무실 책상 모서리에 걸리자 책상 서랍을 톱으로 잘라내고 하루 17시간씩 일을 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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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입어야 할지…도통 모르겠다면…답은 ‘조지 클루니’

경제관료 중에서도 수준급 평가를 받은 사람이 있는 걸 보면 결국 개인의 노력이 중요한 셈이다.

도무지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모르겠다면 우등생 점수를 받은 할리우드 스타 조지 클루니 패션을 벤치마킹하는 것도 방법이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과 할리우드 유명 배우 조지 클루니는 각각 ‘A-’와 ‘A’의 점수를 획득,패션감각에서 호평받았다.

버냉키 의장은 현 시대의 비즈니스 슈트로 보수의 우아한 기품을 잘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됐다. 잡지는 버냉키 의장의 슈트 어깨 라인이 강함과 위압 사이에서 적절한 균형을 갖췄다고 호평했다.

특히 상의 옷깃과 넥타이의 너비가 완벽하게 조화되고, 일반 대학생이 좋아하는 믹스 체크 넥타이는 세련돼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상의 핏은 그의 체형에 딱 들어맞고 투 버튼이 한층 젊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바지 길이는 구두와 정확히 일치하지만 단지 구두 소재가 너무 부드러워 영국 윙팁슈즈(구두 코 바늘땀이 W자형)를 신을 것을 조언했다. 특히 버냉키 의장의 산타클로스 같은 수염은 손질이 필요해 보인다고 충고했다. 


이탈리아 베니스영화제에 참석했을 당시의 조지 클루니는 늠름해 보인다는 호평과 함께 후한 점수를 받았다. 잡지는 클루니의 옷차림이 옛 할리우드 명배우 캐리 그랜트를 연상시킨다며 그가 우아하게 나이를 먹고 있다고 평했다.

클루니의 머리 스타일은 희끗희끗하지만 충분한 볼륨감으로 멋스러워 보이며, 동안 얼굴이 편안한 인상을 준다고 호평했다. 또 얼굴의 절묘한 주름선은 보톡스 혹은 피부관리가 전혀 필요없다고 설명했다.

그의 클립식 보타이(나비넥타이)는 평범한 듯하지만 클루니의 멋을 드러내는 데 완벽했고, 상의와 대비되는 색상의 실크 소재 옷깃과 낮은 위치의 단추는 몸을 더 날씬해 보이게 했다고 분석했다.

바지 핏은 치수를 맞춰 너무 몸에 딱 붙어 보이지만 오히려 클루니에는 더 좋은 선택이었다. 특히 끈을 매지 않는 슬립온 구두보다 전통적 스타일의 끈으로 묶는 구두가 더 어울렸다고 평했다.

하지만 단추가 보이지 않는 플래킷 셔츠로 깔끔한 이미지를 좀 더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잡지는 조언했다.

민상식 인턴기자/mss@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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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와 만난 패션…촌스러우면 진다

깅리치 前 의장 ‘C-’

반소매 셔츠에 주름바지 혹평

불룩한 허리에 벨트까지 낙제점

날씬해 보이려면 슬림한 셔츠를


릭 페리 주지사 ‘B+’

슈트 상의 어깨선 강인함 표현

빨간넥타이로 정통 공화당 강조

조이는 소매는 불편한 인상 심어


패션전문가들의 조언

색상 이미지 결정에 가장 중요

대중 앞에 설 땐 녹색은 금물

옅은 보라색이 젊은 층에 어필



1960년 9월 26일 미국 시카고. 존 F 케네디 민주당 대선 후보와 리처드 닉슨 공화당 후보가 격돌했다. 사상 최초의 TV 토론회다. 모든 미국인의 이목이 쏠린 ‘이벤트’였다. 승자는 케네디였다.

얼굴이 잘나고 못난 게 승부를 가르지 않았다. 흑백 TV였지만, 이들의 패션 센스가 유권자의 표심에 적잖은 영향을 줬다. 케네디는 검은색 슈트와 푸른색 셔츠로 멋스러움을 강조했다.

반면 닉슨은 회색 셔츠와 슈트를 입고 수염도 깎지 않은 채 브라운관에 얼굴을 내밀었다. 케네디는 시종일관 자신감을 뿜어냈다. 방송용 메이크업도 하지 않은 닉슨은 초췌하고 지쳐 보이는 이미지를 심어줬다.

▶정치가 패션을 만나다= 바야흐로 정치와 패션이 만나는 시즌이다. 내년엔 러시아ㆍ프랑스ㆍ중국ㆍ미국에 이어 한국까지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다. 정책과 이데올로기를 아우르며 처절한 승부를 벌여야 하는 정치판은 이미지 전쟁을 통해 대중에게 어필해야 한다. 이미지는 시각에 의해 구체화한다.

정치와 이미지, 시각의 접점은 패션이다. 진보든 보수든 ‘세련된’이라는 수식어가 붙길 원하는 정치인이라면 패션 센스는 필수 덕목이다. 좌(左)도 아니고 우(右)도 아닌 부동층을 공략해 중원싸움에서 이기려 한다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정치인의 현실은 아득하다. 미국 패션전문지 우먼스웨어데일리(WWD)는 최근 공화당 경선 후보자의 패션에 점수를 매겼다. 내로라하는 인물이 낙제 수준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총체적인 패션 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단순히 넥타이 색깔로만 자신의 이미지를 어필하려는 초보적인 수준의 전략을 쓰는 듯한 인상이다.

한국의 대선후보를 가늠하긴 힘든 형국이지만, 대권 레이스에 뛰어들려는 정치인과 이들을 평가하게 될 유권자 모두 참고할 만하다. 


▶공화당 경선후보의 패션은 낙제=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은 최근 치솟는 인기 속에 공화당 대선후보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패션에선 낙제점을 받았다.

WWD는 깅리치 전 의장의 사진 한 장을 분석하며 ‘C-’를 줬다. 캐주얼 셔츠와 바지 차림을 놓고 제대로 된 게 거의 없다고 했다. 반소매 셔츠와 베이지색 주름바지를 가르는 검은색 벨트가 혹평의 발단이다. 가뜩이나 불룩한 허리를 더 튀어나와 보이게 한다고 했다. 한 발 더 나아가 연말이 되면 빨간 옷을 입고 수염을 달아 완벽한 산타클로스로 변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WWD는 깅리치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일단 날씬하게 보이려면 짧고 슬림한 셔츠를 입고 좀 더 짙은 색의 주름없는 바지를 착용하라고 했다. 또 짙은 브이넥 스웨터를 입으면 허리가 더 얇게 보일 것이라고 했다. 통 넓은 바지는 금물이라고도 했다.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의 사정은 조금 나았다. 최신 유행의 정장과 빨간색 넥타이의 힘을 알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B+’를 줬다. 또 카키색 슈트와 블루 셔츠를 입은 페리 주지사의 슈트 상의 어깨선은 그의 강인함을 보여주고, 잘 정돈된 머릿결은 완벽한 메이크업이라고 호평했다. 살짝 좁은 듯한 바지통은 그의 다리 실루엣을 길어보이게 했다고 평했다.

하지만 슈트 상의 스리 버튼은 갑옷 한 벌을 입고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 셔츠 끝단이 보이지 않는 너무 꽉 조이는 듯한 상의 소매 역시 불편해 보이는 인상을 줬다고 잡지는 평가했다.

▶넥타이 컬러로 이미지 홍보=세계적 디자이너 크리스찬 디올은 상대방의 이미지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색상이라고 했다. 미국 공화당 경선후보 역시 넥타이 색으로 이미지 홍보에 나서고 있다.

전형적 자수성가 정치인 릭 페리 주지사는 원색적인 빨간 넥타이로 정통 공화당임을 강조한다. 그는 지난 네 번의 TV 경선 토론회에서 모두 빨간 넥타이를 맸다.

페리 주지사는 화려한 넥타이와 프렌치커프스(소매단을 접은 후 화려한 커프스링크로 장식하는 스타일) 등으로 자신이 자수성가했다는 점을 부각시키려 한다고 뉴욕포스트(NYP)는 설명했다.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 전 주지사는 평화와 안정을 상징하는 연한 푸른색 넥타이를 즐겨 맨다. 연한 푸른색이 정치인에겐 가장 무난하고 안전한 색깔이기 때문이다. 대신 그는 대중의 눈길을 끌기 위해 사선의 스트라이프 넥타이를 자주 착용한다.

롬니 전 주지사는 최근 열린 경선후보 토론회에서 타 후보와 다르다는 인상을 주려고 파랑ㆍ노랑ㆍ흰색의 삼색 줄무늬 넥타이를 맸다.

깅리치 전 하원의장은 지난 11번의 TV 토론회 중 9차례를 칙칙한 밤색 넥타이를 매고 나왔다. 깅리치 전 의장은 넥타이 색보다는 지적 능력과 언변으로 이목을 끌어야 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다행인 것은 공화당 후보 모두 녹색 넥타이를 피했다는 사실이다. 한 정치 컨설턴트는 설득력을 감소시킨다며 대중 앞에 서는 사람은 녹색 넥타이를 매지 말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공화당 후보 모두 최신 유행 패션과는 거리과 멀다. 한 패션 전문가는 “공화당 후보가 매는 넥타이는 모두 폭이 약 9.5㎝로 요즘 유행하는 스타일(6~7.5㎝)보다 넓고, 최근 각광받는 옅은 보라 색상의 넥타이를 매는 후보도 없다”고 말했다.

한 정치 컨설턴트는 패션이 자신을 드러내는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최신 스타일의 넥타이를 착용한 정치인을 원하는 젊은층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홍성원 기자ㆍ민상식 인턴기자/hongi@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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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마을]

`명언명구선` 펴낸 정현수 씨 "50년 독서, 5000권 정수 담았어요"

입력: 2011-12-15 17:38 / 수정: 2011-12-16 05:51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라지만 이건 너무했다. 1년에 200권 정도라니, 한 달이면 적어도 15권, 이틀에 한 권꼴이 아닌가. 그렇게 50여년 읽고 또 읽은 책이 5000여권을 헤아린다. 마음곳간의 너른 책장도 더 이상 빈 데를 찾을 수 없을 정도가 됐다.

옛 재무부 이재국(현 재경부 금융정책국)과 외환은행 등 평생을 금융인으로 살아온 정현수 씨(76·사진)의 ‘습관적 독서’ 이력이다. 그런 정씨가 펴낸 첫 책이라서일까. 《名言名句選(명언명구선)》(토트, 720쪽, 2만9000원)의 무게가 만만치 않다.

“직장생활에서 은퇴한 지 햇수로 15년쯤 됐네요. 은퇴하고 책을 더 많이 읽었어요. 젊어서부터 문학에 대한 향수랄까 그런 게 있어서 독서량이 많은 편이었죠. 책은 제 50년 독서 인생이나 마찬가지예요. 그동안 읽은 5000여권 책 속에서 감명받은 구절을 뽑아 모았어요.”

《名言名句選》은 가히 ‘인생이라는 책’이라고 할 만하다. 얼기설기 얽힌 인생의 실타래를 풀어주는 ‘지혜의 진수성찬’에 다름없다. 아름다운 문장과 시문(詩文), 위대한 인물들의 명언, 울고 웃기는 해학과 속담, 농세(弄世)적인 풍자와 풍류의 짧은 글들이 때론 무릎을 치게 만들고, 때론 깊은 사색의 길로 이끈다. ‘부부십계명’ ‘나이들어 대접받는 일곱 가지 비결’ 같은 현실적인 자기계발 덕목들도 재미있다.

머리맡에 책과 펜, 메모지를 놓아두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했어요. 좋은 문구를 보는 대로 메모했지요. 이를 다 모으면 4000쪽 분량이 넘어요. 대학 교수와 함께 세 달에 걸쳐 인생·지혜, 종교·명상, 행복·불행 등 13개 항목으로 분류했네요. 책에 싣지 못한 게 더 많아 아쉬워요. 저술은 인간이 하고 편집은 신이 한다니 어쩌겠어요.”

그는 ‘일기광’으로도 유명하다. 일기를 쓰고부터 하루도 빼먹은 적이 없다. 올해로 63년째다. 무릎을 꿇고 사서삼경을 읽게 한 엄한 한학자 아버지 영향이 컸을까.

“‘범생이’타입인 거죠. 외국에서는 일기를 10년 쓰면 성실하다고 해서 신원보증도 필요없다고 한다는데 저는 60년 넘게 썼네요. 나름 마음을 다잡고 성실하게 살려고 노력했다는 표시겠죠.”

그는 조붓한 산길을 걸으며 하는 ‘행선(行禪)’을 즐긴다. ‘극기, 그것은 가장 외로운 인생의 안내자다’란 오래된 경구를 새기며 ‘뚝배기보다 장맛’인 인생 걸음을 내딛는다.

“인생에서 감성적인 희열이 없다면 충만한 행복을 느낄 수 없어요. 꽃이 피기까지의 저 아름다운 침묵, 그걸 볼 수 있어야죠.”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책머리에

1. 인생/지혜 013
2. 종교/명상 085
3. 독서/교육/인물 137
4. 성공/실패 203
5. 결혼/남녀/가족 253
6. 사랑/우정/인간관계 323
7. 행복/불행 369
8. 재물/나눔/비움 423
9. 여행/성찰 463
10. 자연/예술/역사 495
11. 삶/죽음 553
12. 해학/풍자/웃음 613
13. 속담과 처세 655

이 책을 읽고 - 정호승(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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