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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시사정보(3-5)

구봉88 2013. 4. 5. 12:32

-기업경영정보관련 모음입니다.

(GMRI  Business Intelligence 2013-104호,   2013. 3. 11.)

 

 

 

 

 

 

 

 

 

1.갈 길 먼 코스피 北風에 풍전등화

2.`물가와의 전쟁` 中 내리고, 日 올리고

3.印尼 수라바야 "싱가포르 비켜라" 亞 물류허브 도전장

4.‘엔低 공세’… 日부도위험 韓보다 낮아져

5.원자재시장 한겨울 계속된다

6.기업 '몽골 리스크'…투자 올스톱

7."노후는 57세부터…생활비는 한달 150만원"

8.'고용률 70%' 위한 민·관협의체 만든다

9.사실상 백수 20~30대 ‘쉬었음’ 인구 10년새 2배↑

10.창조경제 성장엔진 / 스타트업의 눈물

11.토종 특허방어벽 높인다

 

 

12. 기업경영

  -“올 사업계획도 못짠 판에…”…재계 ‘대북리스크’ 설상가상

  -아이폰5 때문에…삼성, 스마트폰 1위 내줬다

  -애플병(病), 인재가 떠난다

  -구글, 이번엔 '말하는 신발' 공개

  -스마트폰에 눌리고 태블릿PC에 치이던… ‘노트북의 반격’

  -“애플 ‘아이워치’ 내놓는 순간 웃음거리”

  -"창조산업 핵심은 지재권…'해리포터' 매출 300조원"

  -"외식업, 해외서 경쟁하라고?…국내서 돈 못벌면 투자 못해"

  -핀란드서 또…'제2 앵그리버드 대박' 터졌다

  -스마트폰 글로벌 시장 점유율 엎치락 뒤치락…주가는? 잘 달리던 삼성 주춤…LG는 약진

  -“삼성 제품은 엘레강스”..美 대륙에 부는 ‘디지털 한류’

  -삼성판 실리콘밸리 '수원 R5'…갤S4 출시 맞춰 두달 빨리 가동

  -구글 ‘말하는 신발’ 공개.. 입는 컴퓨터 개발 박차

  -'플레이스테이션의 아버지' 구타라기 겐 질타 "대마불사·관행 중시가 혁신의 소니를 죽였다"

  -"죽음보다 수술" 日후지필름 제2전성기 비결은

  -10대그룹 8만5천명 뽑는다

  -직장 내 또다른 갈등 '하극상'

  -[朴대통령 첫 국무회의] 朴 "대형국책사업 철저 점검"…4대강 첫 언급 파장 일듯

  -朴대통령, 공공기관 '대대적 물갈이' 예고

   

 

13.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시진핑의 中, 외교라인 강화… ‘對美’ 방점

   -<北·中 균열 조짐>“北, ‘검은돈 통로’로 中 악용”…‘혈맹 재고’까지 꺼내든 中

   - "미국인 싫어하는 국가 이란-북한-파키스탄 순"<갤럽>

   -카르자이 대통령 "미국, 탈레반과 짜고 아프간 테러"

   -숫자로 보는 일본 대지진 2년

   -'가장 위험한 철학자' 지제크…경희대 석좌교수로 온다

   -“김병관만큼은 NO”野 뒤늦은 반발

   -안철수의 새 정치 키워드는 ‘링컨과 레미제라블’

 

 

 

 

                  박 두규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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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먼 코스피 北風에 풍전등화

코스피가 11일 북한의 '정전협정 파기' 위협에도 우정사업본부를 필두로 한 기관 매수 덕분에 2000선을 지켰다.

장 초반 외국인 매도세가 확대되면서 한때 낙폭이 1%를 넘었지만 기관의 방어로 하락세가 다소 완화됐다. 외국인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21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하며 북한 리스크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고, 기관이 이 물량 대부분을 받아내며 3912억원 순매수를 보였다. 이 때문에 당초 우려했던 북한 리스크로 인한 증시 패닉 현상은 일단 없었다.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66포인트(0.13%) 떨어진 2003.35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은 지난 1월 28일 이후 각각 가장 많은 순매도와 순매수를 기록했다. 현대ㆍ기아차를 중심으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거 하락한 가운데 기관 매수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은 소폭 상승 마감했다.

코스피는 개장부터 긴박하게 돌아갔다. 북한이 한ㆍ미 연합훈련인 '키 리졸브'에 대해 '정전협정 파기'와 '전면전' 등 강경 발언을 이어가면서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란 예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북한발 리스크'가 지속성과 강도 측면에서 과거와는 다르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또 이날 증시가 향후 '북한 리스크'가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력을 알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거론됐다.

실제 코스피는 개장 직후 5.44포인트 떨어진 2000.57로 출발한 뒤 낙폭을 키워 3분 만에 2000선이 무너졌다. 외국인 매도가 몰리면서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대부분 주가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20분 뒤 북한이 판문점 직통전화를 차단했다는 소식이 시장에 날아들자 불안감은 커졌다. 매도세에 가속도가 붙어 9시 40분에는 코스피 하락폭이 1% 선을 넘었다.

이와 함께 지난 8일 엔ㆍ달러 환율이 지지선이라 여겼던 95달러를 넘은 것도 장 초반 낙폭을 부채질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장 초반 북한 리스크와 실적 우려 등 악재가 겹쳐 2% 넘는 하락폭을 보였으며 현대모비스도 1.14% 떨어졌다.

폭락하던 코스피를 구한 것은 우정사업본부를 포함한 국가ㆍ지자체 등 기관투자가였다. 이 때문에 시장에는 국가가 직접 지수 방어에 나섰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오전 10시 20분께부터 1시간여 만에 국가ㆍ지자체로부터 1000억원 가까운 매수세가 몰린 덕분에 코스피는 빠르게 하락폭을 만회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북한 리스크가 겹치면서 코스피가 다른 나라 증시에 비해 너무 적게 올랐다고 판단해 자금을 풀었다"며 "장기 성장주를 중심으로 오전에만 900억원 정도 집행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두되고 있는 '코스피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이 북한 리스크 때문에 장기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게 우정사업본부의 예측인 것이다.

프로그램을 통해 자금이 들어온 것도 증시 방어에 힘을 보탰다. 곽중보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가ㆍ지자체와 프로그램을 통해 차익 460억원, 비차익 2100억원가량 자금이 들어와 지수를 방어했다"고 전했다. 장 종료 직전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주가조작의 자금 출처를 밝혀 투명화해야 한다"고 밝혔지만 시장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했다.

일단 이날은 한숨 돌렸지만 북한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북한 이슈가 사라졌다는 신호가 없다는 점과 외국인 매도 금액이 지난 1월 28일 이후 가장 많았다는 점에서 오히려 '위험의 크기'를 확인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오승훈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북한이 마땅한 액션을 취하지 않고 있는데 이것이 더 시장에 안 좋다는 생각"이라면서 "오늘 오전 장이 꺾였다가 회복했지만 불안이 사라지지 않으면 이 같은 양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윤수 기자 / 윤재언 기자] 

[남북 전쟁긴장 고조] '출렁'하던 금융시장, 오후엔 '차분'…北 리스크 학습효과

"달러 사자" 환율 장중 한 때 1100원 돌파

낙폭 키우던 코스피, 매수 유입 2000 지켜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11일 국내 금융시장이 출렁였다. 주식과 채권, 원화 값이 일제히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를 연출했다. 금융당국과 한국은행은 비상대책반을 가동하면서 국내 금융시장에 대한 24시간 점검체제에 돌입했다. 하지만 오전 한때 급락했던 원화 값과 주가는 오후 들어 낙폭을 상당부분 만회했다.

○환율 한 달 만에 최고치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원50전 오른 1094원80전에 마감, 3일 연속 상승했다. 지난달 11일(1095원70전) 이후 최고치다. 이날 환율은 5원20전 오른 1095원50전에 출발해 장중 한때 작년 10월25일(1103원50전) 이후 처음으로 1100원을 넘기도 했다. 오후 들어 역외 외국인의 달러 매수가 주춤한 데다 수출업체 달러매물이 나오면서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코스피지수도 2.66포인트(0.13%) 하락한 2003.35로 마감, 겨우 2000선을 지켰다. 증시는 오전 한때 외국인 순매도로 20포인트 넘게 급락하면서 1980선 붕괴 위기에까지 몰렸다. 외국인은 1월28일(4907억원) 이후 최대인 2000억원어치를 순매도, 3일째 매도우위를 보였다. 하지만 북한 리스크를 저가 매수의 기회로 삼으려는 기관투자가들의 ‘사자’세로 낙폭을 줄이며 2000선을 회복했다.

안전자산인 채권 가격(금리)도 떨어(상승)졌다.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은 2.66%로 보합에 마감했으나 5년물은 2.78%로 0.01%포인트 올랐다.

○금융시장 부담은 지속

금융시장이 널뛰기를 보인 건 북한의 대남 도발 가능성이 커진 탓이다. 한·미연합 군사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된 이날 북한은 정전협정 백지화를 발표했다. 유한종 국민은행 외화자금부 팀장은 “북한의 발언 수위가 이전보다 강해 금융시장에 지정학적 우려가 더욱 커졌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경제지표의 호조로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의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미국의 2월 고용자 수는 23만6000명 증가했고 실업률도 7.7%를 기록해 2008년 12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 반등으로 거주자들의 달러 보유가 늘며 외화예금은 4개월 만에 증가했다. 2월 말 외국환은행 거주자 외화예금 잔액은 346억5000만달러로 전월 말(325억1000만달러)보다 21억4000만달러 늘어났다.

북한 지정학적 위기가 지속될 경우 원·달러 환율은 좀 더 오를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위원은 “북한의 위협이 더 커지면 단기적으로 1120원 선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우 KDB대우증권 연구위원도 “북한이 실질적인 핵 보유국 인정을 요구하며 단순히 보여주기식 도발만 해도 증권시장은 큰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국가부도지표는 ‘잠잠’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 리스크로 인한 환율 상승 폭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증시도 추세가 돌아설 정도의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험적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장기화되지 않았다는 판단에서다.

손은정 우리선물 연구원은 “외환시장에는 북핵 리스크의 영향이 오래 가지 않았다는 학습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보다는 주중에 나올 미국 경제지표와 14~15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이탈리아 연정 구성 등의 영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도 한국의 신용등급에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지정학적 리스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이날 잠잠했다.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시장에서 한국 5년물 CDS프리미엄은 지난 8일 뉴욕시장과 같은 63bp(1bp=0.01%포인트)에 거래됐다. 고승희 SK증권 연구원은 “일시적으로 코스피지수가 1950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지만 1980선 밑에서는 분할 매수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환/안재광/김주완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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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와의 전쟁` 中 내리고, 日 올리고

중국과 일본이 같은 소비자물가를 놓고 상반된 고민에 빠졌다.

중국은 소비자물가 급등에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을 염려하고 있지만 일본은 반대로 디플레이션에서 벗어나기 위해 총력전을 펴고 있다.

11일 중국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신규 대출은 6200억위안(약 110조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07억위안(14.6%) 감소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 7700억위안에 못 미치는 것으로 춘제(설)를 맞아 대규모로 자금을 방출했던 지난 1월 1조700억위안에 비해서는 4500억위안(42.1%) 줄어든 것이다.

이에 따라 시중 유동성도 다소 줄어들었다. 지난달 말 현재 협의통화(M1)는 29조61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비 9.5% 증가에 그쳤다. 지난 1월에 비해 증가율이 5.8%포인트 떨어졌다. 광의통화(M2)는 99조8600억위안으로 15.2% 늘어났으나 증가율은 전월에 비해 0.7%포인트 둔화됐다.

이 같은 유동성 감소는 금융당국이 물가 상승세를 감안해 선제적인 조치를 취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3.2%를 기록하면서 시장 예상치(3.0%)를 훌쩍 뛰어넘었다. 지난달에는 춘제를 맞아 식료품 수요가 급증한 영향이 컸지만 앞으로는 보다 다각적인 요인이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임금과 환경비용 상승에 따른 공급 측 인플레이션 요인과 함께 경기 회복에 따른 수요 인플레 요인이 겹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중국 정부가 올해 물가상승률을 3.5% 이내에서 관리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여의치 않다는 분석이 많다. 리웨이 스탠다드차타드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중반에는 인플레이션이 중국 새 지도부의 걱정거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은 기준금리나 은행 지급준비율 인상을 검토해야 하지만 부담이 크다. 올해 들어 소비와 산업생산 등 일부 지표가 둔화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장즈웨이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성장이 취약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부담이 가중되고 있어 정책 입안자들이 딜레마에 빠졌다"고 말했다.

이와 정반대로 일본은 물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른바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아베 신조 정권의 경제회생책의 궁극적인 목표도 '물가상승률 2% 도달'이다.

20년 가까이 장기 디플레이션을 겪어온 일본은 물가상승률도 제로 또는 마이너스를 오가고 있다. 2009년과 2010년 물가상승률은 -1.6%와 -0.8%를 기록했고, 2011년에는 겨우 제로 수준을 맞췄다. 2012년에도 플러스 전환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아베 경제정책은 저성장-저물가로 대표되는 전형적인 디플레이션 경기를 살려내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때문에 디플레이션을 탈피하는 상징의 하나로 '물가 상승'이 목표로 설정됐다.

이를 위해 일본은행은 재정을 통해 공공사업을 공격적으로 전개하는 등 돈을 푸는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래서 물가가 올라간다면 기업의 매출과 이익이 늘어나고, 임금이 상승하면서 민간소득이 증가해 소비가 증가하는 선순환구조를 형성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가 물가 상승을 위해 전력하는 사이에 세계적으로 높기로 유명한 공공요금이 먼저 들썩이고 있어 일본 서민들의 가계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

야마구치현 이와쿠니시가 오는 5월부터 수도사용료를 23% 인상키로 결정하는 등 각 지자체들이 공공요금 인상 움직임을 보이면서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이처럼 장기 디플레이션 속에서도 공공요금이 오르는 것은 각종 비용을 모두 가격에 반영해 곧바로 회수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총괄원가방식' 때문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이 때문에 1998년 이후 일본의 소비자물가는 4% 하락했지만 가스요금은 30%, 하수도요금은 20%, 택시요금은 6% 상승했다.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 / 도쿄 = 임상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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印尼 수라바야 "싱가포르 비켜라" 亞 물류허브 도전장

◆ 아시아 성장존 핫스팟을 가다 ③ ◆

인도네시아가 7% 이상 성장을 거듭하는 동부자바 지역의 중심도시 수라바야 항만을 중심으로 경제 성장의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9일 수라바야의 대표적인 항구인 탄중페락으로 수많은 컨테이너 트럭들이 오가고 있다. <박용범 기자>
인도네시아에 첫발을 디딘 지 17년이 넘은 조진석 씨(49). 그는 기자를 만나자마자 숨 가빴던 올해 첫 두 달간 일정을 소개했다. 인도네시아 제2 도시인 수라바야에서 선박과 발전기기 엔진 수리업체인 '인코 아르타 사무드라'를 경영하고 있는 조 대표는 올해 들어 지방 각지로 출장을 다닌 기간이 5주나 된다. 인도네시아의 한전에 해당하는 'PLN'이 운영하는 발전소들의 엔진 수리 계약을 위해서다.

지난 9일 그를 따라 수라바야 시내에서 북쪽으로 20분을 달려 대표적인 항구인 탄중페락으로 들어섰다. 항구에 들어서기 전부터 컨테이너 야적장이 끝없이 펼쳐졌다. 컨테이너가 가득한 베를리안 부두로 들어서자 수많은 크레인들이 컨테이너 하역 작업에 한창이었다. 부두에서 나오니 한편으로는 거대한 공단이 펼쳐졌다. 수리물야공단은 수라바야 경제의 활력을 대변하는 듯했다. 토요일인데도 불구하고 수많은 근로자들이 철근 공장, 선박 기자재 공장 등에서 작업에 한창이었다.

조 대표는 "인도네시아 전역을 영업 대상으로 삼기 위해서 물류ㆍ교통의 허브인 수라바야로 거점을 옮겼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인도네시아에는 실질적으로 수도가 2개 있다"며 "서부 수도가 자카르타라면 동부 수도는 수라바야"라고 말했다.

수라바야는 싱가포르를 통해 이뤄지던 화물환적 수요를 잠식해 나가고 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수라바야를 네덜란드 로테르담과 종종 비교한다. 로테르담은 유럽 최대 항만이다. 역사는 수레바퀴처럼 돈다. 동부자바는 13~16세기 번성했던 마자파힛왕조의 근거지다. 해상무역으로 번영을 이뤘던 이 지역은 한때 네덜란드의 식민지배를 받았다. 이제 역설적으로 인도네시아 항구가 빠른 성장세를 바탕으로 네덜란드 핵심 항만을 따라잡겠다고 나선 것이다.

인도네시아는 자바섬이 가장 경제권이 크지만, 면적은 전 국토의 7%에 불과하다. 서부자바, 수마트라섬을 중심으로 한 서부 인도네시아와 동부자바, 칼리만탄섬, 술라웨시섬, 파푸아섬 등이 있는 동부 인도네시아로 나눠서 접근해야 한다. 지리적으로 볼 때 가장 중심에 있는 도시가 수라바야다.

김군기 KOTRA 수라바야무역관장은 "인도네시아는 필리핀의 2배인 1만3700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다"며 "수라바야는 이렇게 다양한 지역을 촘촘히 이어주는 물류 허브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수라바야를 중심으로 한 동부자바 지역 성장률은 전국 평균보다 1%포인트 이상 높은 7.27%에 달한다. 이 지역 연간 총생산은 약 1001조루피아(약 120조원)에 달한다.

이 지역이 각광받게 된 것은 자카르타가 있는 서부자바 지역이 만성적인 인프라 병목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네시아 다나몬은행의 안토 구나완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동부자바 지역은 좋은 항구를 갖고 있기 때문에 가장 빨리 성장하는 지역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부자바 지역은 이제 서서히 중화학공업단지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토니 프라세티안토노 인도네시아 가자마다대학 경제학과 교수는 "수라바야는 동부의 관문 역할을 하면서 석유화학, 조선업, 시멘트 등 제조업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며 "올해나 내년에는 자카르타 경제규모를 추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국제협력기구(JICA)는 이미 1965년에 서부지역과 별도로 '동부 재팬클럽'을 만들어 일본 기업들의 인도네시아 동부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소수의 화교들은 이미 이 지역 상권을 장악했다. KOTRA는 지난해 10월 이곳에 무역관을 만들고 한국 기업 진출 지원에 나섰다.

동부자바주(州)정부는 최근 한국, 중국, 일본 등 3개국 기업인을 외국인투자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위촉해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 담당 민간위원인 임택선 전 한인회장은 "수라바야에는 인도네시아 국영 최대 조선소인 PAL이 있고 인도어즈스프링 등 자동차부품 분야 세계적인 업체들이 진출해 있다"며 "인도네시아 진출은 늦지 않았고, 조선, 철강 분야 업종의 회사라면 적극적인 진출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 조선·철강·유화 투자에 최적"

"지난해 인도네시아 전체 성장률은 전년보다 둔화됐지만 동부자바 지역은 오히려 성장률이 올라갔습니다. 자카르타 지역보다 인프라 여건이 좋은 것이 최대 장점입니다."

지난 8일 수라바야에서 만난 와르노 하리사소노 동부자바주(州)정부 투자청장은 이달 초 스위스와 터키에 들러 유럽계 투자자를 상대로 투자설명회를 열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각종 통계를 빼곡히 적은 메모를 갖고 인터뷰에 응했다. 하리사소노 청장은 "인도네시아 성장률이 2011년 6.5%에서 2012년 6.23%로 둔화됐지만 동부자바 성장률은 7.22%에서 7.27%로 더 올라갔다"며 "외국인 투자 등으로 소득이 올라가면서 소비가 성장을 이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동부자바 지역총생산(GRDP)의 66%가 소비이며, 정부 지출은 7%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투자는 20%를 차지한다.

동부자바주정부는 수라바야공항의 활주로 1개를 추가해 공항 수용 능력을 배가시킬 계획이다. 또 자바섬 서쪽 끝단에 있는 아녜르와 동쪽 끝단인 바뉴왕이를 잇는 900㎞ 도로 건설 계획을 소개했다. 하리사소노 청장은 "수라바야 항만의 수심을 더 깊게 파서 대형 선박이 싱가포르를 거치지 않고 인도네시아로 직접 들어오는 길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이 투자하기 유망한 분야로 자동차, 오토바이, 철강, 조선, 금속, 석유화학, 제약, 식품 등을 꼽았다. 특히 인근 술라웨시섬, 칼리만탄섬 등이 가진 풍부한 자원을 가공하는 데 수라바야가 최적의 장소라고 강조했다.

그는 "동부자바주에는 3800만명의 인구가 있고, 인도네시아 동부에는 1억2000만명의 인구를 가진 시장이 있다"며 "인도네시아 동부로 가는 관문인 수라바야를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라바야(인도네시아) = 박용범 아시아순회특파원]

 

인니 수라바야, 외국인 직접투자 3년새 6배

◆ 아시아 성장존 핫스팟을 가다 ③ ◆

수라바야 인근을 차로 달리다 보면 낯익은 글로벌 기업들이 자주 눈에 띈다. 세계적인 식품회사인 네슬레는 42년 전에 인도네시아의 잠재력을 보고 진출했다.

네슬레는 수라바야 인근 동부자바 지역을 포함해 인도네시아 3곳에 공장을 갖고 다양한 제품을 생산 중이다. 2600여 명을 고용 중인 네슬레는 유아용 시리얼, 마일로 등을 생산하기 위한 공장을 칼리만탄섬 카라왕지역에 추가로 짓고 있다. 연내 이 공장이 완공되면 네슬레는 인도네시아에 4개 공장을 갖게 된다.

필립모리스는 동부자바 지역에 생산시설을 둔 대형 담배회사를 인수해 인도네시아 시장 거점을 마련했다. 스위스계 시멘트 회사인 홀심(Holcim), 일본계 식품회사인 아지노모도, 유니레버 등 각 분야에서 세계적인 명성을 쌓고 있는 기업이 진출했다.

특히 아지노모도는 1960년대 동부자바 지역에 진출해 인도네시아 밥상을 사로잡았다.

국내 기업으로는 CJ제일제당이 수라바야 인근 도시에 사료공장 등을 갖고 있다. 대상그룹은 미원 브랜드로 40년 전에 진출해 현지에 뿌리를 내린 기업이 됐다.

지난 9일 수라바야 시내에서 남서쪽으로 26㎞를 달려 드리요레즈에 위치한 미원 수라바야공장을 찾았다.

임덕진 미원 인도네시아 수라바야공장장은 "생산량의 70%는 인도네시아 내수로 판매하고 30%는 33개국을 대상으로 수출하고 있다"며 "사탕수수 등 원료 산지가 가까이 있고 물류가 발달했기 때문에 최적의 입지"라고 말했다.

임 공장장은 "연소득이 300만원 이상인 인구가 7000만~8000만명이 있기 때문에 마요네즈 등 소득이 증가하면 수요도 늘어나는 제품이 폭발적으로 팔리고 있다"며 "최근 4~5년간 연매출이 20~30%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KT&G도 2011년에 1400억원을 들여 현지 담배회사 트리삭티(Trisakti) 지분 60%를 인수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 동부자바는 시장 선점을 위한 세계적인 기업들의 대거 진출로 최대 활황을 맞고 있다.

동부자바주(州)정부 투자청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인 직접투자(FDI) 유입액은 26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3년 전에 비해서 6.6배나 늘어났다.

동부자바로 들어온 외국인 직접투자액은 2010년 17억6000만달러, 2011년 21억1000만달러 등으로 매년 급증하고 있다.

2008~2012년 연평균 외국인투자 증가액은 94%에 달하고 있다.

이 수치보다 더 주목해야 할 것은 동부자바 소재 기업들의 투자액이다. 투자 주체는 현지 기업으로 잡히고 있으나 상당수는 현지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의 투자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2009년 40억8000만달러였던 현지 기업 투자는 지난해 83억7000만달러로 증가했다. 여기에 동부자바가 아닌 인도네시아 진출 기업들의 투자액까지 합치면 지난해 투자는 140억3000만달러로 집계됐다. 3년 전에 비해서 2.8배로 늘어난 것이다. 노조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점이 투자 매력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수라바야(인도네시아) = 박용범 아시아순회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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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低 공세’… 日부도위험 韓보다 낮아져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엔저 공세 등 강력한 경기부양책 영향으로 한국과 일본의 부도 위험 지표가 5개월 만에 재역전됐다.

11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의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프리미엄은 지난 5일 67bp(1bp=0.01%포인트)에서 6일 62bp로 떨어졌다. 한국 CDS프리미엄은 5일에는 65bp로 일본보다 낮았으나 6일 64bp를 기록해 일본보다 높아졌다. 7일에는 일본 CDS프리미엄이 61bp로 더욱 하락한 데 반해 한국 CDS프리미엄은 64bp로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격차가 확대됐다.

일본 CDS프리미엄이 한국보다 낮아진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5개월 만이다. CDS프리미엄은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파생상품(CDS)에 붙는 가산금리다. 따라서 이 수치가 떨어진다는 것은 발행 주체의 부도 위험이 그만큼 낮아진다는 뜻이다.

한국의 부도위험은 통상적으로 일본보다 높은 편이다. 지난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때 일본 CDS프리미엄이 급등해 5거래일(3월 15∼21일)간 한국보다 높았지만, 이는 대지진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었다. 이후 일본 CDS프리미엄은 한국보다 낮게 유지됐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3대 국제신용평가사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일제히 상향조정하면서 역전현상이 발생했다. 2012년 10월 12일 한국 CDS프리미엄은 81bp를 기록해 일본(83bp)보다 낮아진 뒤 이달 5일까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됐다.

일본 CDS프리미엄은 아베 총리의 엔저 정책에다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까지 커지면서 올 1월 한때 90bp까지 올랐다. 하지만 최근 엔저 정책이 일본 경기 부양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하락세로 전환했다.

일본 주가지수 역시 엔저 정책 영향으로 한국보다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닛케이지수는 8일 현재 전년말 대비 18.2%나 급등한 반면, 코스피지수는 같은 기간 0.4% 오르는 데 그쳤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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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재시장 한겨울 계속된다

구리·커피·밀·천연가스 등 중국 재고 늘며 공급과잉

헤지펀드 하락 베팅 증가

경기회복 기대감에 미국 등 글로벌증시가 상승세를 보이지만 원자재시장은 여전히 '한겨울'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주요 헤지펀드들은 경기회복에 힘입어 원자재 수요가 다소 늘더라도 공급과잉 우려로 상품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투자자산을 대거 처분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원자재시장 랠리 가능성을 예측한 헤지펀드가 4년 만에 최저 수준"이라며 "주요 18개 상품 중 12개가 공급과잉 상태를 보여 당분간 랠리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헤지펀드들은 5일 기준으로 한 주 동안 18개 미국 상품선물ㆍ옵션에 대한 순매수 포지션을 9.2% 줄였다. 이는 2009년 3월 이래 최저 수준이다.

헤지펀드들은 구리 투자규모를 4년 만에 최저치로 줄였으며 커피ㆍ설탕ㆍ밀ㆍ천연가스 등 다른 원자재도 팔아 치우고 있다. 시카고 소재 BMO사모뱅크의 잭 앨빈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경기회복으로 상품수요가 증가하더라도 공급이 더 늘어나면서 가격을 끌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 자산투자 통계기관인 EPFR글로벌에 따르면 올 들어 투자가들은 상품시장에서 46억6,000만달러를 회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50억5,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던 것과 대조된다. 비록 골드만삭스가 최근 상품시장에 대한 3개월 투자전망을 '중립'에서 '비중확대'로 상향했지만 대다수 투자은행(IB)은 가격하락에 베팅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경기 회복세가 지지부진한 반면 원자재 재고는 갈수록 쌓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원유소비 1위국인 미국의 원유 재고는 지난해 6월 말 이래 최고 수준이고 구리 공급량은 2003년 12월 이후 최고치다. 밀ㆍ콩의 글로벌 재고 전망도 한달 전보다 수치가 높아졌다.

세계 최대 금속수입 국가인 중국의 상황도 좋지 않다. 중국의 철강 재고는 올 들어 86% 증가했고 구리 수입은 1년 전보다 38% 추락해 20개월 만의 최저치를 보이고 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전세계 금속 공급량이 5만6,000톤가량 수요를 능가하고 아연은 27만3,000톤, 알루미늄은 182만톤가량의 공급우위가 예상된다고 관측했다.

블룸버그는 "곡물ㆍ금 등 주요 원자재시장의 상황이 모두 비슷하다"며 "(달러 하락기였던) 지난 몇 년 동안에는 리스크 회피를 위해 상품 등으로 투자자산을 다양화했지만 공급과잉 우려에다 최근 달러 절상으로 (달러화로 표시된 상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오르면서) 투자가들의 이탈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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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몽골 리스크'…투자 올스톱

野 총선 승리후 '자원민족주의' 바람…포스코에 "발전소 계약 재입찰"

민간 발전회사인 포스코에너지는 지난달 몽골 정부로부터 황당한 공문을 받았다. 작년 7월 프랑스, 일본 기업 등과 공동으로 수주한 몽골 석탄열병합발전소(450㎿급) 계약이 부지 변경으로 효력을 잃었다는 내용이었다.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테니 관심이 있으면 재입찰에 응하라는 통보에 이 회사는 부랴부랴 다른 기업을 끌어들여 몽골 정부에 다시 서류를 제출했다. 포스코에너지 관계자는 “지난해 6월 몽골 총선에서 자원민족주의를 내세운 야당이 승리한 이후 외국 기업들의 개발사업에 제동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에 몽골의 ‘정치 리스크’ 비상등이 켜졌다. 작년 6월 몽골 총선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집권당인 인민당을 누르고 제1당을 차지하면서 공무원이 대폭 물갈이된 이후 몽골 정부가 외국 기업들의 투자계획을 백지화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몽골 측의 정책 결정이 늦어지면서 국내 기업들이 현지에서 추진 중인 주요 사업도 줄줄이 표류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부터 몽골에서 10억달러 규모의 화력발전소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해가 바뀌어도 감감무소식이다. 회사 관계자는 “작년 총선 이후 정부와 정치권에서 외국 기업의 투자에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면서 발주가 지연되고 있다”며 “향후 일정도 알려진 게 없어 무작정 기다리고만 있다”고 하소연했다. 작년 9월 몽골 현지 법인과 건설기계 독점판매 계약을 맺은 두산인프라코어는 6개월이 지나도록 아무런 실적을 내지 못했다. 몽골의 주요 광산 개발이 지체된 데다 계절적 비수기가 겹친 탓이다. 몽골 풍력발전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현지 업체에 지분 투자 의향서를 낸 한국전력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작년부터 몽골 취항을 추진하고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몽골 정부의 소극적인 태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6월 한국 정부의 항공회담 요청에 몽골 측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9개월이 지나도록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해외 주요 기업도 속을 태우고 있다. 몽골 최대 광산인 오유톨고이를 인수한 호주 광산업체 리오틴토는 몽골 정부가 투자 협상을 재검토하자고 요구해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알루미늄공사, 일본 마루베니상사 등도 현지 투자 사업이 가로막혔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민주당 승리 이후 외국 기업들이 자원만 노리고 앞다퉈 들어온다는 시각이 몽골에 퍼졌다”며 “5월 대선을 앞두고 몽골 정치권이 민족주의를 부추기고 있어 당분간 정치 리스크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해영/남윤선 기자 bon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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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는 57세부터…생활비는 한달 150만원"


서울청계천 장통교 부근에서 시민들이 퇴근길을 재촉하고 있다.(자료사진)

직장인 376명 설문…노후 생활비 눈높이 하향추세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직장인은 노후의 시작을 57세로 보고 있으며 노후 생활비로 한 달 평균 150만원이 필요하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잡코리아는 4∼7일 직장인 376명에게 노후 계획을 설문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1일 밝혔다.

2010년과 2012년 같은 내용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노후 연령은 각각 56세와 57세로 비슷했으나 노후 생활비는 181만원과 166만원으로 점점 감소했다.

잡코리아 관계자는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직장인의 노후 생활비 눈높이도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인의 절반 가까이(54.5%)는 노후 준비를 하고 있으며 노후 자금으로 한 달 평균 38만원을 모으는 것으로 조사됐다.

노후에 수입이 있을 것(82.4%)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지만 없을 것(17.6%)이라고 답한 직장인도 상당수였다.

노후에 하고 싶은 일로 가장 많은 응답자가 임대 사업(21.3%)이라고 답했고 공인중개사나 직업상담사(16.0%), 취미와 여가 생활(16.0%), 정규직으로 직장생활(13.8%), 창업(11.7%) 등이 뒤따랐다.

engi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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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고용률 70%' 위한 민·관협의체 만든다

[머니투데이 정진우,이현수 기자][방하남 고용부 장관 11일 취임, 5년간 일자리 240만개 추진 구심체]

정부가 '고용률 70% 달성' 국정 핵심 과제를 위해 민·관 협의체를 만든다.

10일 정부에 따르면 방하남 고용노동부 장관은 11일 취임식에서 가칭 '고용률 70% 달성을 위한 협의체' 구성 계획을 밝힐 예정이다.

고용부 노동시장정책과 주도로 진행중인 협의체 구성 실무방안이 마무리되면 이르면 이달 말 협의체가 가동될 수 있을 전망이다. 방 장관은 취임에 앞서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사무실에서 협의체 구성 작업을 지휘해왔다.

협의체는 정부를 비롯해 기업 및 각종 협회와 단체 등이 참여한 '범정부 일자리 창출 기구'로 운영된다.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신규 일자리 현황 점검과 현장 지도 등에 나선다. 또 기업들의 일자리 창출을 독려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드는 기업에 각종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고용률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노사정위원회가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위한 범정부적 기구였다면, 이번 협의체는 고용률에 집중한 기구로 운영될 예정이다.

방 장관은 또 이날 취임식에서 고용 수요측면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 산업 중심으로 일자리를 늘리고,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와 틈새시장인 사회적 기업 등의 일자리도 강조할 방침이다. 아울러 각 부처별로 예산이 많이 들어가는 주요 사업에 대해 고용률을 평가 기준으로 삼는 '고용영향 평가제도'를 주요 정책 과제로 삼는 등 실질적인 일자리 창출 계획을 언급할 작정이다.

방 장관이 취임과 동시에 최우선 과제로 설정한 '고용률 70%'는 박근혜 정부의 국정 핵심사항으로,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늘지오(새 일자리를 '늘'리고, 기존 일자리는 '지'키고, 일자리의 질은 '올(오)'리겠다)를 구체화한 것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고용률 70%'을 달성하기 위해선 매년 48만 개 정도의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

고용부 핵심 관계자는 "이제까지 인력 육성 등 공급적 측면에 신경을 썼다면, 앞으로는 일자리를 만드는 수요 부분을 강화할 것"이라며 "창조 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위해 타 경제부처와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 장관은 이마트 등 현재 논란이 되고 있는 기업의 노사관계도 지속적으로 점검할 방침이다. 이마트에 대한 특별감독은 끝났지만, 3차례 압수수색 결과물에 대한 수사가 들어갔고, 삼성전자 화성공장 불산 누출은 시정 여부를 감독 중이다. 쌍용차 정리해고 문제도 여전히 현안으로 남아 있다.
고용부 또 다른 관계자는 "방 장관이 대화를 통한 노사관계의 해결을 강조한 만큼 법의 테두리 안에서 현안이 해결되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의견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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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백수 20~30대 ‘쉬었음’ 인구 10년새 2배↑

1월 현재 53만8000명


한국 경제의 엔진이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 올 우리나라 경제활동참가율이 1980년대 수준으로 주저앉을 전망인 가운데 심신이 정상인데도 취업 의욕을 상실, 구직이나 취업준비 등의 활동 없이 마냥 쉬고 있는 청년층 규모도 10년 만에 배로 껑충 뛰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월 20~30대 중 ‘쉬었음’ 인구는 53만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10년 전인 2003년 1월(28만명)의 배 규모다. 연령별로 나눠서 보면 20대는 17만4000명에서 30만2000명 수준으로 크게 뛰었고, 30대는 10만6000명에서 23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쉬는 청년층의 증가는 우리나라의 고령화 현상이 10년간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50~60대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아지면서 상대적으로 청년층의 일자리 수가 줄었고, 여기에 10년 전보다 경기활력이 저감되면서 청년층이 선호하는 신규 일자리 창출이 미진했던 것에 원인이 있다는 분석이다. 

또 한국 사회가 고(高)학력화되면서 ‘편한’ 일자리를 찾는 수요가 늘었고, 재학기간 자체도 길어지면서 젊은층의 노동시장 진입도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란 관측이다. 김정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980년대에 비해 최근 대학 입학률이 크게 상승했다”며 “취업이 어려워 노동시장을 떠나는 학생이 늘어났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아예 취업을 포기해버린 구직단념자 수(전 연령 기준)는 2003년엔 6만8000명에 그쳤던 것이 지난 1월엔 21만2000명으로 훌쩍 뛰었다.

한편 경제활동참가율 하락과 청년층의 취업의욕이 하락하는 현상은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다른 생산자원을 고정변수로 놓고 학생 및 노인 인구의 경제활동이 부진할 경우 노동투입량이 그만큼 감소하기 때문이다.

통계청 조사기준에 따르면 비(非)경제활동인구에 속하는 쉬었음 인구는 큰 질병이나 장애가 없으나 퇴직 등으로 조사 시점으로 기준으로 지난 1주간 쉬는 상태인 사람으로 구직, 가사, 육아, 취업준비, 등교 등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사실상 놀고먹는 백수 상태인 인원을 가리킨다. 쉽게 말해 일을 시작하기 위해 특별한 활동 없이 무위(無爲)의 생활을 보내고 있는 인구를 뜻한다.

서경원 기자/gi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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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피털 횡포에 `아마추어 창업` 좌절

◆ 창조경제 성장엔진 / 스타트업의 눈물 (上) ◆

지난해 모바일 쇼핑몰 구축 사업을 시작한 A씨(32)는 최근 황당한 일을 당했다. 한 벤처캐피털로부터 투자 의사를 전달받고 사업계획서를 보냈는데 한 달이 넘어도 소식이 없었다. 기다리다 지친 A씨가 벤처캐피털에 연락하니 "이미 경쟁 업체가 있어 투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다 자신의 서비스와 거의 비슷한 모바일 쇼핑몰이 등장한 것을 보고 A씨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업계 관계자는 "투자를 미끼로 받은 기업 자료를 경쟁사에 파는 벤처캐피털도 있다"며 "이런 정보는 2000만~5000만원 선에서 암암리에 거래된다"고 말했다.

서울 유명 대학 경영학과 출신인 B씨는 학창 시절 몸담고 있던 컨설팅학회 동기 4명을 설득해 애플리케이션(앱) 개발 업체를 창업했다. 창업 1년째를 맞은 요즘 의욕만큼 일이 진행되지 않아 초조하기만 하다. 부모님에게 받은 돈은 물론 서울시에서 받은 자금도 이미 바닥이 났는데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제품은 엄두도 못 내고 있다.

B씨는 "직원들 월급을 주기 위해 대기업에 찾아가 프로젝트 구걸을 하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새로운 국가 성장동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스타트업(startupㆍ갓 창업한 벤처기업)'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기업가정신 전문기관인 카우프만재단의 조너선 오트만 이사는 "미국은 해마다 기존 기업에서 일자리 100만개가 사라지는 반면 창업 기업에서 300만개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진다"고 했다. 이는 국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아마추어식 스타트업은 곤란하다. 시장을 등한시하고 장밋빛 미래만 좇다가 실패한 스타트업이 너무 많다. 일부이긴 하지만 악덕 벤처캐피털의 행태가 스타트업들 가슴에 대못을 박고 정상적인 벤처캐피털의 투자 의지도 의심하게 만든다. 정부의 생색내기식 지원 정책도 문제다.

이미순 벤처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준비된 창업이 스타트업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투자 활성화를 이끌어낸다"며 "스타트업의 생성과 발전, 퇴출이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용어 설명>

스타트업(startup) :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술을 기반으로 갓 설립된 창업 기업. 10인 이하 기업이 많고 흔히 정보기술ㆍ모바일ㆍ미디어 기반의 회사를 일컫는다.

[최용성 기자 / 원요환 기자 / 손유리 기자]

 

패자부활 보장돼야 창업 활성화

◆ 스타트업의 눈물 / ① 생명줄 VC들의 횡포 ◆

창업을 해서 살아남을 스타트업 생존율은 높지 않다.

미국 실리콘밸리 벤처도 생존율은 20%에 불과하다. 성공 확률은 더 떨어진다. 통상 0.2% 정도에 불과하다. 1000개 중 2개 정도가 '성공 신화'를 쓸 가능성이 있다.

국내 사정도 비슷하다. 통상 스타트업은 창업 후 3~7년 동안 이른바 '죽음의 계곡'을 지나게 된다.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고 본격적인 상용화가 개시되느냐 마느냐의 갈림길이다. 이 시기를 잘 넘기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볼 수 있다. 중소기업청은 창업 후 5년까지 기업활동이 활발하다면 '생존'한 것으로 본다. 그 이전까지는 연구개발(R&D)이나 외부 투자금 등으로 연명하는 게 가능하다. 그러나 5년 후에도 버텨내려면 매출이 발생하고 자금이 돌아야 한다. 중기청 자료에 따르면 이런 현황을 감안해 2001~2010년 국내 전체 창업기업의 5년 생존율은 39%에 불과하다. 7년 후에도 생존하는 창업기업 비율은 30%로 뚝 떨어진다. 이런 구조를 보면 "과연 스타트업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전체 창업기업 생존율에는 숙박ㆍ음식점 등 생계형 서비스업 창업이 포함돼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IT, 모바일 분야 등을 아우르는 첨단기업 생존율은 상대적으로 높다. 중기청에 따르면 첨단기술 분야 스타트업 5년 생존율은 58%에 달한다. 같은 기간 생계형 창업 생존율(33%)보다 훨씬 높다. 생존율이 높은 만큼 양질의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진다는 얘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업은 불안하고 실패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 해답을 실리콘밸리에서 찾을 수 있다. 실리콘밸리에는 있지만 한국에는 부족한 게 있다. 바로 스타트업의 패자부활 여부다.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기업가의 평균 창업 횟수는 2.8회에 달한다. 실패해도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진다. 한국에서 도전 기회는 단 한 번에 불과하다. 이민화 카이스트 초빙교수는 "재도전이 허용되지 않는 사회에서 청년들은 안정지향적일 수밖에 없다"며 "실패한 청년들에게 재도전의 기회를 주는 것이 최선의 복지"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지난해 대선 유세 때 "성실한 실패는 성공으로 인정하는 제도를 정착시키겠다"며 패자부활에 적극 나설 뜻임을 밝혔다.

[최용성 기자]


주먹구구식 스타트업 자금지원

◆ 스타트업의 눈물 / ① 생명줄 VC들의 횡포 ◆

새로 출범한 정부의 '아이콘'이 창조경제이고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국민들이 거는 기대감이 큰 게 사실이다. 창조경제의 뿌리는 바로 스타트업 육성이다.

그런데 그동안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책은 생색내기용이 많아 이것부터 바로잡아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스타트업을 위한 지원이 아니라 '일하고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사업이 많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올해 스타트업 활성화를 위해 대대적으로 자금을 투입한다. 1조6000억원 규모 예산이 책정됐다. 지난해보다 4%가량 늘었다. 정부 출자 모태펀드와 각종 벤처캐피털의 창업벤처 투자까지 합치면 그 규모는 3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각종 기금, 신보ㆍ기보의 보증서 지원, 은행 등 민간 금융회사 지원사업까지 더하면 국가 전체적으로 스타트업에 쏟아붓는 돈은 거의 17조~18조원에 육박한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창업지원사업도 예산이 직접 투입되는 것만 90여 개에 달한다. 정부 산하 기금 등을 활용한 사업까지 포함시키면 그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 지원금은 '눈 먼 돈'이란 인식이 생기면서 창업지원금만 노리는 '지원금 헌터'가 등장할 정도"라며 "컨설팅 명목으로 스타트업 대표와 그럴싸하게 사업계획서를 같이 꾸며 정부지원금을 타서 나눠갖는 이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관건은 이처럼 다양한 사업과 엄청난 자금이 투입되는 정부 스타트업 정책을 주도할 컨트롤타워가 등장할지 여부다. 현재 정부 창업지원사업의 90% 이상은 중소기업청이 담당하고 있지만 주도권은 새로 출범할 미래창조과학부로 넘어갈 공산이 크다. 그러나 미래부는 출범하기도 전에 '호랑이'에서 '고양이'로 위상이 쪼그라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부분 정부와 각급 기관들이 투입하는 예산인 만큼 성과를 내려 할 것"이라면서 "중복지원, 전시 행정 등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염려했다.

지원대상인 스타트업들 표정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한 스타트업 관계자는 "정부 지원사업은 조건이 좋아 스타트업이라면 누구나 받고 싶어 한다"면서도 "지원 후 말도 안 되는 일을 갖고 사사건건 간섭할 때면 차라리 안 받는 게 낫겠다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창업지원 담당 기관의 자질 논란도 여전하다. IT 분야 스타트업의 모 대표는 "창업자금 지원 심사 담당자가 전문가가 아니라 설명하는 내내 답답했다"면서 "정부 지원도 전문성을 갖고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전 위주 지원행태도 문제점이라는 지적이다.

한 벤처캐피털 관계자는 "정부 지원의 가장 나쁜 예가 선택과 집중을 하기보다 잡음을 없애려고 나눠주기식 예산 집행을 하는 것"이라며 "이런 허점을 파고들어 정부 지원사업을 악용하는 도덕적 해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최용성 기자 / 원요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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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템 과신해 망하고…베낀 앱으로 창업대회 상금 챙겨

◆ 스타트업의 눈물 (中) / 벤처는 동아리가 아니다 ◆

이공계 수재들만 들어간다는 명문대 출신 이수연 씨(가명ㆍ25)는 대학 3학년 때 벤처 창업 수업을 듣고 스타트업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굳혔다. 많은 선배들의 성공신화는 창업에 대한 불안감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담당 교수에게 사업계획서 점검을 부탁하고 'OK' 사인까지 받았다. 함께 수업을 들었던 선배 한 명과 같은 학교 친구 두 명 등 모두 4명으로 팀을 꾸렸다. 각자 500만원씩 출자해 초기 자본 2000만원으로 시작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소통문화를 바꾸는 웹포털을 만들어 키운 뒤 회사를 매각하는 게 목표였다.

오피스텔을 사무실로 차려놓고 보니 당장에 뭐든 이룰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창업 반년이 지나면서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선배가 사사건건 시비를 걸면서 갈수록 의견충돌이 심해졌다.

이씨는 "뚜렷한 비즈니스 모델이 없어 자주 다퉜던 것 같다"며 "웹을 개발하면서 초기자금이 이미 바닥이 났는데 개발기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면서 결국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고 포기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 벤처 버블 붕괴 이후 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에도 스타트업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새 정부 출범 이후 다양한 창업지원책이 쏟아질 것으로 보이자 '취직 대신 창업하자'는 분위기가 대학 캠퍼스를 물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씨처럼 엔지니어 출신 구성원과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뛰어들었다가 어려움을 겪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연세대 창업지원센터 관계자는 "대부분 창업을 하려는 학생은 자기 아이템에 대한 맹목적 믿음이 있다"면서 "시장이 무조건 자신의 아이템을 원할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말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스타트업에 팽배한 모럴해저드다. 지난해 모 대학 창업동아리는 '장애인을 위한 스마트폰 길안내 프로그램'으로 한 창업경진대회에 참가해 대상을 수상했다. 심사위원들은 이구동성으로 "매우 창의적인 아이템"이라고 극찬했다. 그런데 이들의 수상 소식이 업계에 알려지면서부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기존 내비게이션과 별반 다를 바 없는 프로그램을 '장애인용'으로 포장한 데 불과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지난해 열린 `대한민국 학생창업페스티벌`에 참가한 학생들이 스타트업에 대한 희망을 종이비행기에 적어 날려보내고 있다. 최근 창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철저한 준비 없는 `묻지마 창업`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매경DB>
대상을 받은 창업동아리 학생들도 창업에 나서기는커녕 상금으로 받은 5000만원을 개인적으로 나눠 갖고 수상 경력은 취업할 때 활용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업계 관계자는 "창업경진대회 심사위원들의 공정성도 문제지만 창업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마음가짐도 문제"라고 씁쓸해 했다.

이미순 벤처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과거 IT 버블이 한국을 인터넷 강국으로 만든 것이 사실이고 부작용이 있더라도 벤처 열풍이 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도 "거품의 부작용이 한국의 벤처투자 문화를 심각하게 훼손한 것도 사실인 만큼 일찍부터 기업가정신 교육을 강화하고 창업 생태계가 자연스럽게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늦깎이 창업은 상황이 더 심각할 수 있다. 30대에 휴대폰을 제조하는 대기업을 박차고 나와 유사 직종에서 창업한 김 모씨는 현재 교도소에 수감 중이다. 2년 정도 10명이 넘는 직원을 데리고 가족 같은 회사를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해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가격에 외주를 받기 시작했고 회사는 어려워졌다. 임금이 체불되면서 직원들과 충돌이 불가피해졌다. 2억원 가까운 체불 임금이 생기자 직원들이 그를 고소해 실형까지 선고받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사실 임금 체불이 실형까지 이어지는 사례는 많지 않다. 합의를 통해 해결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는 악성 채무에 시달린 탓에 합의금 얘기를 직원들 앞에서 꺼내지도 못했다.

소셜 음악공유 사업으로 창업한 이 모 사장은 "사업을 하는 데 가장 중요한 건 돈과 사람인데 사람을 찾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고 토로했다. "10년 이상 숙련된 개발자 연봉이 거의 억대인데 스타트업이 무슨 수로 이들을 모시겠나"라고 반문한다. 결국 1~2년 된 비숙련 개발자로 채울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창의성이 제일 필요한 고급 개발자들은 대우가 좋은 포털업계에 몰려 있어 스타트업을 더욱 궁지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초고속 모바일과 광대역 통신망이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한국은 인프라스트럭처 측면에선 창업하기 좋은 나라다. 다만 창업 생태계가 척박한 게 문제다.

미래의 '마크 저커버그'를 꿈꾸는 젊은 층의 도전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서울 지역에 있는 한 대학에서 만난 오영철 씨(가명ㆍ24)는 졸업하자마자 창업하겠다며 자신감이 넘쳤다. "티켓몬스터 같은 소셜커머스가 정말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내가 훨씬 먼저 생각한 아이템인데….학생 때라 창업 생각을 못한 게 지금도 후회됩니다. 지금 생각해둔 아이템도 상당히 비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용성 기자 / 손유리 기자]

창업교육도 달라져야

◆ 스타트업의 눈물 (中) / 벤처는 동아리가 아니다 ◆

스타트업을 꿈꾸는 서울 소재 대학 경영학과 3학년 안 모씨(24)는 지난해 공대에서 인터넷 전자상거래 관련 창업 수업을 듣고 오히려 더 답답해졌다.

다양한 전자상거래 모델을 분석하고 자신만의 아이템으로 인터넷 상거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수업이었는데 한 학기 내내 이론 수업만 듣고 사이트를 직접 만들어보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직접 현장에서 인터넷 비즈니스로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도 만났으면 했는데 그마저도 이뤄지지 않았다.

스타트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해선 대학이 체계적인 교육시스템을 갖추고 현장 경험을 키워주는 창업사관학교로 거듭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국내 대학들도 1990년대 초부터 창업 관련 과목이 개설되면서 창업교육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1999년 대학 정규 과목에 창업 과목이 생겨나면서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현재 국내 대학 스타트업 관련 교육은 주로 교양과목이나 경영학, 산업공학 분야 벤처 창업, 창업 경영, 기업가정신 등 다양한 이름으로 개설돼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국내 대학의 창업 교육이 현실에 맞지 않은 '한물 간' 케이스나 단편적 정보만을 나열하는 정도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창업 마인드를 키워주는 효과는 있으나 스타트업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교육 프로그램으로 발전하지는 못했다는 평가다.

최근 외부 전문가와 교수가 공동 강의하는 형태로 진행되는 수업이 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런 수업도 보통 시험기간에 사업 아이디어와 최종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는 경우로 끝나는 일이 많아 실질적으로 사업 아이템을 실현시켜 검증할 수 없는 실정이다.

한국과 달리 '스타트업의 국가' 미국은 진작부터 대학이 창업사관학교였다. 벤처캐피털 경력 20년이 넘는 교수가 다양한 창업 사례를 통해 기업의 창업과 투자 유치, 투자 회수 등 창업 후 전 과정을 구체적으로 가르친다. 학생들이 내놓은 사업 아이템도 아이디어 차원이나 시험 성적을 매기기 위한 것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창업으로 이어지게끔 한다.

HP와 구글 등 벤처를 대거 배출한 것으로 유명한 미국 스탠퍼드대는 학생들이 수준별로 다른 창업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서 공대와 경영대생이 함께하는 융ㆍ통합 프로젝트로 창의적 아이디어를 발산한다.

1980년대부터 스탠퍼드대는 UC버클리 등 벤처 창업 전통이 강한 대학 중심으로 창업경진대회를 열면서 신사업 아이디어를 발굴해왔다.

뉴욕대는 경영대학원에 버클리창업지원센터를 설립했다. 여기서 창업 진흥을 위한 각종 행사를 열어 학부생은 물론 인근 학교 학생들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해 활성화시키고 있다. MIT는 사업계획서 경연대회 총상금이 무려 10만달러에 달한다. 하버드대 경영대학원도 창업 교육을 강화해 내년부터 신입생들은 8주 동안 3000달러를 초기 자본금으로 창업하는 프로젝트를 수행해야 한다. 우수자로 뽑히면 투자를 받게 된다.

[손유리 기자]

핀란드, 노키아 몰락하자 휘청…스타트업이 일으켜

◆ 스타트업의 눈물 (中) / 벤처는 동아리가 아니다 ◆

'스타트업은 가장 강력한 성장 동력이다.' 이 문구를 증명하는 나라가 있다. 스마트게임 '앵그리버드'를 빅히트시킨 '로비오'가 태어난 나라, 바로 핀란드다.

핀란드 경제는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글로벌 대기업인 노키아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 핀란드 국가총생산(GDP)의 4분의 1가량을 노키아 1개 기업이 담당할 정도였다.

그러다 2007년 이후 노키아가 스마트폰 경쟁에서 삼성, 애플에 뒤지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15년 만에 첫 영업적자를 기록한 노키아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노키아의 고통이 핀란드 고통이 되고 있다'는 기사를 통해 특정 기업에 과도하게 집중된 핀란드 경제 구조의 취약성을 지적했다.

그러나 핀란드는 이 같은 위기를 기회로 삼았다. 핀란드 정부는 노키아 출신 엔지니어들을 주목했다. 정부는 이들을 스타트업 생태계로 불러들였다. '노키아 살리기'보다는 '스타트업 붐'을 택한 것이다. 핀란드 기술혁신투자청(TEKES)은 노키아가 직원의 창업을 전문적으로 돕는 '이노베이션 밀'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하도록 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노키아 퇴직자들이 세운 신생 기업만 300개가 넘었다. 앵그리버드의 주인공 로비오도 이 기업들 중 하나였다.

핀란드 정부는 또 정부 주도 벤처캐피탈인 '핀베라'를 통해 스타트업 지금 지원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핀베라는 26억유로(약 3조7500억원) 기금으로 매년 벤처기업 3500여 개를 지원해 새 일자리 1만여 개를 만들었다.

[손유리 기자] 

보청기업체 딜라이트 김정현 대표 "계란으로 바위치면 가끔 깨져요"

◆ 뛰는 벤처 나는 벤처人 ◆

"올해는 인도 등 저소득층이 많은 지역에 저가형 보청기를 수출할 계획입니다. 국내 시장에는 최신 기술이 적용된 고급 제품을 출시하려고 합니다."

벤처는 많지만 사회 문제 해결에 발벗고 나서는 소셜 벤처는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딜라이트의 김정현 대표(27ㆍ사진)는 최근 주목받는 사회적 기업인이다. 2월 말 대학을 마친 김 대표는 대학 2학년 때 창업에 뛰어들었다. 빈민층에 인공수정체를 싸게 공급하는 인도 기업에서 모티브를 얻어 보청기 사업에 뛰어들었다.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라는 염려도 있었지만 불과 2년 만에 글로벌 브랜드들의 독무대인 보청기 시장에서 점유율 5% 고지에 오르며 '겁 없는' 벤처기업이 됐다.

대기업들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는 "올해 시장점유율 10%가 목표"라고 밝혔다. 우선 직영점 10개를 추가로 개설해 고객과의 접점을 넓힐 계획이다. 최고급 하이엔드(high-end) 제품과 해외 시장 개척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이를 위해 딜라이트는 현재 블루투스형 보청기와 보청기를 귀에서 뽑지 않아도 되는 무선충전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미 사회적기업으로서 연결고리를 유지해오고 있는 세계 난청협회나 인도 정부 등을 통해 저가형 보청기 수출에 나설 방침이다.

성공 창업인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김 대표의 꿈은 돈에 있지 않다. 김 대표 연봉은 회사 직원보다 낮은 수준이다. 그리고 딜라이트에 안주하지도 않는다. 그는 "연말까지 회사를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시킬 계획"이라며 "공부나 다른 일을 조금 더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딜라이트가 지금처럼 순항할 경우 종합 헬스케어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딜라이트의 성공비결은 크게 원가절감과 신속한 사업 다변화를 꼽을 수 있다. 우선 기존 보청기 회사들이 사람들 각자의 귀에 일일이 맞춤제작한 비싼 제품을 판매하는 것과 달리 딜라이트는 철저한 표준화와 대량생산를 통해 원가를 낮췄다. 양복으로 치면 '기성복' 시장을 처음 개척한 셈이다.

가격차등화 전략은 정부 지원 정책과도 연계시켰다. 현재 정부는 기초수급 청각장애인을 대상으로 34만원의 보청기 구입비를 지급하고 있다. 딜라이트는 이런 정책에 발맞춰 34만원의 저가(2채널) 보청기를 내놨다. 소비자 입장에선 사실상 공짜로 제품을 살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최고 500만원에 달하는 고가 보청기가 장악했던 시장 반응은 뜨거웠다. 출시 첫 달 만에 200개에 가까운 보청기를 팔았다. 이런 딜라이트의 전략은 실제 매출로 이어지고 있다. 2010년 불과 2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42억원을 넘었다.

[전정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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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 특허방어벽 높인다

개별 특허들을 한데 모아 중소ㆍ중견기업이 꺼내 쓸 수 있도록 고안된 민관 공동 '특허풀(Pool)'이 대폭 확대된다.

종전 발광다이오드(LED)에 국한됐던 특허풀이 이달부터 이동통신, 근거리통신, 보안, 스마트카 등 4개 분야로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중소ㆍ중견기업 특허 분쟁을 방어할 수 있는 안전판이 확대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식경제부와 삼성전자 등이 합동 출연한 토종 지식재산전문기업 '인텔렉추얼 디스커버리(ID)'는 최근 이 같은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ID는 특허풀 확대를 위해 롱텀에볼루션(LTE) 이동통신 등 부문별 특허권을 200건 이상 확보한 상태로 금명간 특허풀 참여기업 공모를 시작한다. 이를 위해 정부와 업계는 2015년까지 총 5000억원 자금을 매칭펀드 방식으로 마련한다.

특허풀이란 쉽게 말해 기업들이 기술특허 등 지식재산권을 '품앗이'하는 것이다.

될성부른 특허권을 ID가 미리 수집해 특허풀을 구성하면 기업들이 참여해 공동으로 특허권을 사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제도다.

기업들은 일정 부분 가입비를 내고 특허풀에 들어올 수도 있고 이미 갖고 있는 특허를 양도한 후 '물물교환' 형식으로 특허풀에 참여할 수도 있다.

특허풀 참여 기업들이 받을 수 있는 혜택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특허풀에 대한 사용권(실시권)을 갖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다량의 특허를 이용할 수 있다.

특허 분쟁이 발생했을 때 대응할 만한 특허권을 들고 있다는 것을 상대방에 보여주면서 함부로 소송을 제기하지 못하도록 하는 '억지 효과'도 볼 수 있다.

IP 관계자는 "지난해 국내 정보기술(IT) 업체와 국외 업체 간 특허분쟁이 50% 이상 급증했다"며 "중소ㆍ중견기업에서 분쟁 이슈가 큰 특허 분야를 중심으로 풀 구성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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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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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사업계획도 못짠 판에…”…재계 ‘대북리스크’ 설상가상

남북긴장이 고조되면서 재계가 또 하나의 경영리스크인 ‘북풍(北風)’을 맞고 있다. 경영리스크의 중심을 북풍에 맞추고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언제 터질지 모를 북한발(發) 폭풍에 다양한 경영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다.

재계는 “가뜩이나 경영환경이 불안해 올해 투자나 일자리 창출 계획을 준비도 하지 못하고 있는 판에 북풍까지 겹치다보니 좌불안석”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남북긴장으로 남북교역이 더 얼어붙으면서 섬유, 수산물업계 등 일부 북한사업 업체는 대북사업을 접어야 할 기로에까지 서게 됐다.

삼성 등 대기업은 북한 관련 동향을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특별히 경영과 관련해 다른 움직임은 없지만 북한 관련 상황은 워낙 돌발성이 있고 럭비공처럼 방향성을 몰라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며 “대북리스크에 대한 점검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강산관광 중단 등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던 현대그룹은 새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초긴장상태로 돌아가자 상당히 실망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한반도 프로세스 등 남북관계 진전에 기대를 걸고 있었는데, 상당기간 긴장국면이 계속될 것 같다”고 밝혔다.

철강ㆍ조선 등 중대형 업종 일부 기업은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대한 면밀한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대북 상황이 심상치 않자 수주에 영향을 미칠지 세심한 체크에 돌입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초긴장 상태가 되면 늘 해외에선 ‘코리아 디스카운트’ 조짐이 있어왔는데 이것이 가장 큰 걱정”이라며 “대북리스크에 관해선 늘 조심하고 있지만, 혹시나 하면서 주시하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대북 관련 사업을 하는 중소기업은 체감도가 훨씬 민감하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남북교역액은 19억8000만달러로, 59억3000만달러를 기록한 북중무역의 3분의 1 수준에 그쳤다. 2000년대 후반 이후 남북관계가 급격히 경색되고 천안함 피격사건 이후 남북교류협력과 관련된 인적ㆍ물적 교류가 잠정 중단되면서 개성공단에 대한 신규 진출 및 투자 확대 등이 금지되자 이 같은 타격이 점점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09년 전후 약 4억~7억달러에 달했던 일반교역과 위탁가공교역은 현재는 거의 전무한 상태로, 북한사업 성장동력 실종마저 우려될 정도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북한의 위협이 한국경제를 요동치게 할 정도로 우리 경제가 허약하지는 않지만, 외국인 투자와 수주 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것은 사실”이라며 “북한은 도발 위협에서 벗어나 하루라도 빨리 협상테이블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영상 기자/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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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5 때문에…삼성, 스마트폰 1위 내줬다

4분기 글로벌 매출액 점유율 28%
애플 42.7%…판매 대수도 1위



애플이 지난해 4분기 아이폰5에 힘입어 글로벌 전체 스마트폰 매출액의 40% 이상을 차지하며 1위에 올라선 것으로 조사됐다.

11일 시장조사업체 SA(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애플의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부문 매출액 점유율은 42.7%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28.7%로 애플에 14.0%포인트 뒤졌다. 삼성전자는 직전 분기인 3분기에 스마트폰 출하 대수와 매출액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4분기 아이폰5 출시에 영향을 받으며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애플은 이 기간 아이폰5를 2740만대 판매하면서 LTE(롱텀에볼루션) 스마트폰 판매 대수 1위에도 올랐다. 삼성전자가 같은 기간에 출하한 LTE 스마트폰은 1160만대로 애플의 절반 이하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3분기 LTE 스마트폰 출하 대수 1위를 차지했으나 4분기 애플에 뒤지면서 연간 1위 자리도 애플에 돌아갔다. 업계에서는 오는 14일(현지시간) 삼성전자가 갤럭시S4를 발표하면 2분기부터 이 같은 양상이 뒤바뀔지 주시하고 있다.

이와 함께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매출액 기준 세계 3위에 올랐다. LG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은 3.2%로, HTC(2.9%)와 소니(2.8%), 블랙베리(2.3%) 등 글로벌 제조사들을 모두 제쳤다. 전년 동기 8위에서 1년 만에 5단계 상승한 셈이다.

이는 LG전자가 고성능 스마트폰 특히 LTE폰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집중시킨 것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LG전자는 밀리언셀러를 기록한 옵티머스 G를 앞세워 옵티머스 뷰시리즈, 옵티머스 L시리즈, 옵티머스 F시리즈 등으로 올해 4000만대 스마트폰 판매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정태일 기자/killpass@heradl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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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병(病), 인재가 떠난다

"인재 유출이 결국 애플 무너뜨릴 것" 지적

[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스티브 잡스 사망 이후 혁신을 잃은 애플이 처한 가장 큰 문제는 '인재 유출'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잡스 시절 핵심 임원들이 연이어 회사를 떠나면서 애플 특유의 철학이 퇴색되는 것을 애플 직원들조차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에 정통한 블로거 존 그루버는 아이폰과 맥 개발에 참여한 애플 직원과의 토론을 가진 뒤 "인재 유출은 결국 회사(애플)를 무너뜨릴 것"이라고 꼬집었다. 애플 팟캐스트를 통해 이어진 1시간40분간의 토론에서 애플 직원들조차 주요 임원들의 이탈을 우려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실제로 잡스 시절 애플을 떠받치던 임원들이 줄줄이 이직하고 있다. 최근에는 제리 맥두걸 애플 소매 부문 부사장이 애플호에서 내렸다. 애플스토어의 아버지로 불렸던 론 존슨의 오른팔이자 차기 애플 소매 담당 책임자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핵심 인재였다.

론 존슨도 앞서 미국 소매업체 JC페니 최고경영자(CEO)로 스카우트돼 애플을 떠났고, 맥 운영체제(OS)의 아버지인 버트랜드 설렛도 애플에서 사임했다. 모바일 운영체제 iOS를 책임지던 스콧 포스톨도 더이상 근무하지 않는다. 급기야 잡스의 오른팔로 불리는 팀 쿡 CEO 교체설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쿡의 후임이 될 것이라는 설이 떠도는 등 악재가 끊이지 않는다.

한편 애플 주가는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주식시장에서 431.72포인트를 기록해 9월 최고점 대비 40% 빠지는 등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권해영 기자 rogue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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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이번엔 '말하는 신발' 공개

구글의 입는 컴퓨터 프로젝트가 머리에서 발끝으로 옮겨갔다. 구글이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음악, 콘텐츠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 2013'에서 스포츠용품 전문 브랜드 아디다스와 함께 스마트 기능을 접목한 신발을 소개했다. 구글은 '말하는 신발'이라고 설명했다.

말하는 신발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OS) 블루투스로 연동된다. 신발 속에 탑재한 가속센서와 압력센서, 자이로스코프센서 등 다양한 센서가 사용자의 움직임을 감지한다. 신발을 신은 사용자가 걷고 있는지 혹은 농구경기 등 격렬한 운동을 하는지 신발이 분석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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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모바일 기기가 나이키 신발에 연결해 운동량을 측정하는 기능과 비슷한 것 아니냐고? 구글 신발이 다른 점이 있다면, 사용자 의지와 관계없이 말을 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실제 생활에서 별로 도움되는 기능을 담당하는 것처럼 보이지도 않는다.

이를테면 사용자가 구글 신발을 신고 움직이지 않으면 신발이 "매우 지루하다"라고 투덜거린다. 걷기 시작하면 "아까보다는 좀 낫군"이라고 말한다. 뛸 때는 "스치는 바람이 기분이 좋네"라고 떠드는 식이다. 신발이 쉴새없이 쏟아내는 수다는 신발에 달린 스피커를 통해 나온다. 구글이 공개한 동영상을 보면, 말하는 신발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비기능적인 영역에서 작동하는 것처럼 보인다. 기능을 위한 기술이라기보다는 즐거움과 감정을 위한 기술처럼 보인다.

구글이 말하는 신발을 이같이 설계한 데는 이유가 있다. 말하는 신발은 구글의 '아트, 카피&코드(Art, Copy&Code)' 프로젝트에서 출발했다. 아트, 카피&코드 프로젝트는 구글이 새로 도전하는 광고 기획이다. 늘 같은 광고를 보여주는 대신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활용해 상황에 맞는 광고를 보여주겠다는 게 목표다. 말하는 신발 이전에는 자동차업체 폭스바겐과 함께 만든 프로젝트가 공개되기도 했다. 운동량을 분석하거나 달린 거리를 알려주는 신발도 좋지만, 마치 친구와 수다를 떠는 느낌이 들게 하는 신발로 개인형 광고를 시도하겠다는 의지다.

말하는 신발은 실제 제품은 아니다. 아직 개발 중이고 실험적인 성격이 강하다. 진짜 제품으로 나올지조차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이와 비슷한 제품은 여럿 꼽을 수 있다. 입는 컴퓨터가 차세대 모바일 기기 영역으로 들어오려 하고 있다.

구글의 스마트 안경 '구글글래스'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구글글래스는 얼굴에 안경처럼 쓰는 기기다. 구글의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 '구글플러스'와 연동되기도 하고,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해 내비게이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안경에서 바로 구글 검색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구글글래스는 현재 개발 중이다. 시제품은 이미 개발자에게 전달됐다. 뉴욕타임즈는 구글글래스 가격을 160달러 정도로 예측하기도 했으니 이르면 올해 안에 실제 제품을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안경뿐이랴. 손목시계도 차세대 입는 컴퓨터의 유력한 후보다. 애플과 삼성전자 등이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시계를 만들고 있다는 소문이 장안에 파다하다.

말하는 신발이 광고 프로젝트에 그치지 않고, 진짜 입는 컴퓨터가 돼 출시되면 어떨까. 스마트 안경 구글글래스와 연동되는 시나리오도 그럴 듯하다. 신발이 말을 하는 대신 구글글래스 안경알에 메시지를 띄워 보여주는 식이다. 사용자가 남긴 족적을 구글이 보관하고 분석해 광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소 얼마나 걷고 뛰는지, 격렬한 운동은 한 주에 몇 시간이나 하는지 등 구글이 사용자들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자료가 많다. 말하는 신발의 등장은 다양한 형태의 입는 컴퓨터가 가까이 왔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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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에 눌리고 태블릿PC에 치이던… ‘노트북의 반격’

최근 등장해 전 세계에서 무섭게 팔려 나가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과 달리 노트북PC는 요즘 찬밥 신세다. 주위에서 너무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데다 판매량은 정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어 관심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것이다.

집이나 사무실에 놓여진 일반 PC에 이동성까지 가미해 한때 디지털 정보기기의 총아로 이름이 높았던 노트북PC는 과연 태블릿PC에 밀려 소멸될 것인가. 실제로 개인휴대단말기(PDA), 넷북 등의 디지털 정보기기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과 함께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진 점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더욱이 PC 시장에 집중하던 미국 휴렛팩커드(HP)·델, 중국 레노버 등의 실적이 급전직하하고 위기 타개책으로 스마트폰·태블릿PC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정보통신기술(ICT)업계에선 노트북PC의 고유 시장이 있기 때문에 노트북PC와 태블릿PC의 공존 형태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태블릿PC가 노트북PC의 엔터테인먼트 수요를 대체할 순 있지만, 기기 특성상 문서 작업 등 업무 수요까지는 가져가지 못할 것이라는 말이다.

이는 이동성이 떨어지는 데스크톱PC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즉 개인용 디지털 정보기기는 최근 애플시계, 구글안경 등 몸에 부착하는 형태의 웨어러블PC가 주목받고 있지만 크게는 스마트폰·태블릿PC·노트북PC·데스크톱PC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나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한편 노트북PC업계에선 태블릿PC의 공세에 맞서 업무 기능을 기본적으로 갖추되, 태블릿PC의 편리성을 추가하거나 혹은 이동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반격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반격의 중심축에는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와 인텔이 있다. MS와 인텔은 한동안 ‘윈텔’(MS 윈도 운영체제·OS+인텔 중앙처리장치·CPU)이라는 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PC 시장의 절대 아성이다.

하지만 최근 개인용 디지털 정보기기 시장이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쪽으로 급격히 기울자 이러한 추세를 늦추기 위해 ‘태블릿PC에 대응할 수 있는’ 노트북PC를 만들기 위해 절치부심하고 있는 것이다.

MS는 지난해 10월 윈도8 OS를 출시했다. 데스크톱PC, 노트북PC, 태블릿PC 등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구동 시간이 종전의 절반 정도로 짧아졌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터치 스크린 방식으로 PC를 제어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다 보니 노트북PC의 모양에 변화가 생겼다. 전통적인 노트북PC 모양에서 한 단계 발전한 것으로 PC 제조회사별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탈착 방식의 노트북PC를 선보였다. 노트북PC의 상판과 하판이 버튼 하나로 분리되는 것으로 상단부를 떼어내면 태블릿PC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LG전자는 탈착 방식 대신 밀어 올리는 슬라이드 형태를 택했다. 태블릿을 사용하고 싶을 때는 키보드가 제품 안으로 들어가고 노트북PC로 사용하고 싶을 때는 화면을 들어 올리는 방식이다.

중국 레노버의 360도 회전 방식도 있다. 노트북PC의 윗부분을 360도 뒤집어서 태블릿PC로 사용하는 방법으로 윗부분이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돌아간다는 장점이 있다.

또 하나는 인텔이 주도하는 울트라북 노트북PC다. 기존 노트북PC의 성능을 지니면서도 대단히 얇고 가볍다. 인텔은 ‘13인치 화면에 두께 20㎜ 이하로 얇고 가볍다. 성능은 뛰어나며 최소 5시간 이상 연속으로 쓸 수 있어야 한다’며 울트라북 노트북PC 표준을 제시했다. 인텔은 울트라북 인증을 해주며 마케팅 비용을 일부 지원하고 있다.

유회경 기자 yoology@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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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아이워치’ 내놓는 순간 웃음거리”

애플 스마트시계 ‘아이워치’, 득보다 실 많을것

애플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손목시계인 이른바 '아이워치'가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것이라고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포브스에 정기적으로 기고하는 헤이든 쇼네시는 기고문에서 애플의 시계개발은 가치가 떨어지는 무의미한 프로젝트라며 웃음거리가 될 수 있으며 애플의 주가를 더 하락 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당초 아이워치 개발에 대한 소문은 전직 애플 직원의 추측에서 나온 것에다 애플 소식에 굶주린 업계에서 만들어낸 것이라는 여론이 컸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와 블룸버그 통신을 비롯한 외신들이 소식통을 인용해 100명으로 구성된 애플 디자인팀이 손목시계를 개발 중에 있으며 시험단계도 거친 상태라고 보도하면서 신뢰성이 높아졌다.

그렇지만 쇼네시는 독일 자동차 업체 BMW가 자동차 말고도 커피제조기와 요트, 항공기 인테리어까지 디자인한 것을 예로 들며 아이워치는 애플 엔지니어들이 답답한 나머지 시험 삼아 만들어보는 것일 가능성도 높다고 밝혔다.

또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스포츠 용품 업체 나이키의 이사회 소속이라는 점도 아이워치 개발에 대한 의문이 생기게 한다고 설명했다. 나이키는 이미 착용이 가능한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애플이 출시할 경우 나이키와 갈등을 일으킬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워치는 스마트폰용 액사서리 기능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게 쇼네시의 주장이다.

쇼네시는 애플이 아이폰과 앱스토어를 통해 자사의 제품과 제공되는 서비스를 서로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며 이는 개발과 구축, 관리에 수십억달러 소요되는 단순하지만은 않은 것이라며 시계를 비롯한 착용 제품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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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조산업 핵심은 지재권…'해리포터' 매출 300조원"


< 英 창조산업 사절단 > 영국의 창조산업을 소개하기 위해 11일 한국을 방문한 에드 베이지 영국문화커뮤니케이션 창조산업부 부장관(왼쪽 두번째), 존 소렐 런던디자인페스티벌 대표(맨 왼쪽) 등 영국 창조산업 사절단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창조산업 전도사 에드 베이지 英 문화창조산업부 부장관

영국 정부가 숨은 공신

미혼모 조앤 롤링에 보조금…전담부서 만들어 지원 '팍팍'

교육은 창조경제 성공의 씨앗…재능 발견 프로그램 '뭉칫돈'


조앤 K 롤링의 판타지소설 ‘해리포터’는 1997년 출간 이후 지금까지 세계에서 4억부가 팔렸다. ‘해리포터’가 거둬들인 매출은 300조원. 동명 영화는 5조9076억원에 이르는 누적수익을 기록했다. 지난 10년간 한국의 반도체 수출액 230조원보다 많다.

‘해리포터’가 성공한 데는 영국 정부의 역할이 컸다. 1998년 해리포터 전담팀을 뒀다. 미혼모로 4개월 된 딸을 키우던 소설가 롤링에게 매월 창작 보조금을 지급했다. 출판된 소설이 영화 등 다른 미디어와 만날 수 있도록 다리를 놔줬다. 이렇게 ‘해리포터’가 창출한 경제적 부가가치는 영국 정부가 주도하고 지원해온 ‘창조산업’의 상징이자 성과다.

2010년부터 영국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에서 창조산업 및 문화커뮤니케이션 부문 수장을 맡고 있는 에드 베이지 부장관(45)을 11일 서울 정동 영국대사관에서 만났다. 그는 영국투자무역청 지원을 받아 15개 영국 창조기업 종사자, 영국디자인재단의 존 소렐 경과 함께 3박4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베이지 부장관은 “영국 정부는 15년간 ‘창조적 영국(Creative Britain)’을 슬로건으로 창조산업 육성에 힘써왔다”며 “현재 150만명의 창조산업 종사자가 1분당 7만파운드(약 1억1430만원)를 벌어들이며 연간 360억파운드(약 58조7890억원) 이상의 경제적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국 정부가 정착시킨 창조산업은 ‘지식재산권을 만들거나 사용해 고용이나 부를 창출할 수 있는 분야’다. 광고 영화 건축 음악 소프트웨어 디자인을 아우른다.

영국의 창조산업은 현재 영국 국내총생산(GDP)에서 7.4%를 차지한다. 연간 수출액은 90억파운드(약 14조6972억원)에 이른다. 10파운드어치 상품이 수출되면 이 중 1파운드어치는 창조산업 몫이다. 전통 제조업 강국이던 영국이 서비스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창조산업을 강조한 건 1998년부터다. 영화 건축 미술 디자인 음악 등 따로 떨어져 성장하던 문화콘텐츠들의 접점을 찾아내 ‘창조산업’으로 이름붙였다.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건 10년 후다. 2009년부터 3년간 창조산업 분야가 배출한 최고경영자는 2010명이며, 지난 10년간 창조산업 성장률은 영국 경제성장률의 2배를 웃돌았다.

영국 정부가 창조산업 육성을 위해 가장 힘을 쏟는 분야는 교육이다. ‘재능 발견 프로그램’에 3년간 2500만파운드(약 509억원)를 투입해 청소년이 전시회, 연극 관람 등 10개 분야의 문화활동을 1주일에 5시간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창조산업에서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전국에서 ‘기술캠프’와 ‘재능경로 제도’도 만들었다.

DCMS 산하 기술전략위원회는 연 1000만파운드(약 204억원)를 투입해 지식을 공유하고 창조상품을 공동개발할 수 있게 했다. 중소기업에는 일정 거리를 두고 지원하는 ‘팔길이 원칙(Arm’s length principle)’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베이지 부장관은 “창조사업 시작 단계에 있는 기업에 연 600만파운드(약 97억9818만원)를 지원하고 있다”며 “창의적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중소기업에 많은 기회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창조산업 육성을 위해선 세금 지원 정책도 필요하다. 베이지 부장관은 “애니메이션, 영화 등 일부 문화 장르 지원금에 대한 세금을 전액 면제하고, 투자에 대한 세율은 낮춘 덕분에 창조산업 부문 외국인 투자 자본은 현재 연 45억파운드(약 7조3486억원)에 이른다”고 덧붙였다.

영국 정부는 창조산업의 다음 성장 엔진으로 ‘과학기술’을 꼽고 있다. 지난 1월 영국 정부는 대입시험에 컴퓨터공학을 필수과목으로 지정했다. 올해 1억5000만파운드(약 2449억5450만원)를 브로드밴드 펀드에 투입하기로 했다. 베이지 부장관은 “콘텐츠만 있는 기술은 텅 빈 것과 같지만 콘텐츠만 갖고 있으면 (창조자가 아닌) 기술의 사용자에 불과하다”며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

 

디자인社 탠저린 이돈태 사장 "英정부 지원 덕에 현대重 뚫었어요"

“3년 전부터 현대중공업의 제품 디자인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광고 등 모든 분야의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대중공업과 만나기까지 영국 정부의 덕을 많이 봤습니다.”

영국 창조산업 사절단으로 한국을 방문한 디자인 업체 탠저린의 공동대표 이돈태 사장(사진)은 “영국 정부가 영국의 대표 디자인기업으로 탠저린을 소개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탠저린은 조너선 아이브(1992년부터 애플 수석 디자이너로 활동)가 1989년 설립했다. 20년 전 한국에 진출했지만 당시 한국에서 탠저린을 아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인지도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도움을 준 것이 대사관 등 영국 정부였다. 금전적인 도움보다는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는 데 도움을 주고 활동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줬다.

탠저린은 현대중공업의 브랜드 통합 작업에 참여했으며 삼성, LG, SK텔레콤, 도요타, 영국항공 등 세계적인 기업과 디자인 계약을 맺고 있다. 이 사장은 “서울 사무소 개설 기념 파티를 영국대사관저에서 할 수 있도록 개방하는 등 언제든 도움을 요청할 수 있게 대사관 문턱이 낮은 것도 영국 정부 지원의 장점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기업 간 협력을 통해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것도 영국 창조산업의 특징이다. 영국에는 런던, 미들랜드 동부, 미들랜드 서부, 요크셔·험버사이드 등 총 12개의 지역 창조산업 클러스터가 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영국 창조경제 통해 ‘제2의 산업혁명’,한국 신설 미래부 관심갖고 지원해야”

에릭 베이지 부장관 등 英 창조산업 사절단 방한
해리포터 300조 매출 기록..한국 반도체 10년매출 넘어
문화·산업·IT가 만날 때 국가경제 시너지 효과 창출


에드 베이지 영국 문화커뮤니케이션 창조산업부 부장관(앞줄 왼쪽 두번째) 및 런던 디자인 페스티벌 대표 존 소렐경(앞줄 왼쪽 첫번째), 크리스틴 로스캇 영국 무역투자청 창조 산업 사절단 단장(앞줄 왼쪽 세번째) 등 영국 창조산업사절단이 11일 방한했다. 이들은 오는 14일까지 3일간 정부기관과 삼성, KT 등 기업체들을 방문해 영국 창조산업 분야의 우수성을 홍보하고 협력 관계를 모색할 예정이다.
"영국의 경우 문화와 크리에이티브 산업, 정보기술(IT)이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다. 각각 달라 보이는 산업간의 접목과 융합을 통해 금전적 가치 이상으로 국가 경제에 공헌할 수 있다."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면서 창조경제의 방향과 국가 기여 가능성에 대해 의견이 분분하다. 이러한 가운데 영국의 에드 베이지(Ed Vaizey) 문화커뮤니케이션 창조산업부 부장관이 11일 한국을 방문해 이종 분야의 결합을 통한 시너지 효과에 대해 강조했다.

에드 베이지 부장관은 11일 서울 정동 주한영국대사관 관저에서 열린 창조산업사절단 기자간담회에서 "각 분야별 통합을 통해 흩어져 있는 것을 하나로 모으고 공통분모를 찾아내면서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는 일종의 우산 효과(Umbrella Effects)를 기대할 수 있다"며 "각기 달라보이는 문화, 예술, 크리에이티브 산업과 IT가 만났을 때 영국의 경제를 이끄는 새로운 시너지 동력산업을 발굴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해리포터 시리즈 등으로 대변되는 영국의 창조 산업은 현재 영국 경제에 있어 금융 분야 이상의 가장 큰 공헌을 하고 있다. 1997년 영국에서 처음 출간된 해리포터 시리즈는 4억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려 300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우리나라가 지난 10년간 판매한 반도체 수출 총액 230조원보다 많다. 영국은 창조 산업의 활성화를 통해 '제2의 산업혁명'을 맞이했다는 평을 얻었고 영국 내 150만명 이상이 창조 산업 분야에 고용돼 분당 7만파운드를 벌어들이는 등 매년 360억파운드 이상의 경제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베이지 부장관은 새롭게 출발하는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미래창조과학부가 신설부처라는 것 자체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새 부처라서 사람들이 의욕과 관심을 갖고 기대할 것이기 때문에 그만큼 최고의 인재가 수장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경기불황 등 외적인 악재가 있는 상황에서도 장기적인 관점에서 정부가 관심을 갖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가 어렵지만 크리에이티브 산업에 대해서는 정부가 관심 갖고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국 정부는 영화, TV, 비디오게임 분야에 세제혜택 지원하고 있으며 지식재산권법 개혁도 추진하고 있다"며 창조산업을 위한 환경조성에도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노력이 전개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영국 정부는 한국의 IT를 본받아 디지털 인프라스트럭처에 대한 투자와 초고속통신망을 강화하려고 한다"며 "영국의 창조산업 발전을 위해 한국을 참조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실제로 에드 베이지 부장관 및 영국 창조 산업분야의 대표적인 15개 기업 대표들로 구성된 영국 창조 산업 사절단은 오는 14일까지 정부관계자와 삼성, KT 등 기업체들을 방문하고 협력 관계를 모색할 계획이다.

jhpark@fnnews.com 박지현 기자.........................................................................................................

"외식업, 해외서 경쟁하라고?…국내서 돈 못벌면 투자 못해"



흔들리는 외식 전문기업 (中) 신규 영업 '올스톱'

애슐리·빕스·사보텐 등

신규출점 사실상 불가능

CJ푸드빌 해외출점 축소


프랜차이즈 빵집들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을 놓고 사회적인 관심이 집중됐던 올해 초만 해도 중견 외식 전문기업 A사 관계자들에게 이 이슈는 남의 집 얘기였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동반성장위원회가 지난달 5일 한식·중식·일식·양식 등 7개 음식점업을 중기적합업종으로 지정, 내달 1일부터 3년 동안 확장을 자제토록 한 이후 이 회사는 기존 매장 운영을 제외한 출점 관련 영업활동을 중단했다.

○영업활동 중단한 외식 전문기업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이 회사는 1990년대 중반 설립 이후 이탈리안 레스토랑 20여곳 등을 운영 중이다. 작년 말까지만 하더라도 올해 사상 처음으로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금은 매출목표를 8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올해 5~6개로 잡았던 신규출점 목표도 백지화했다.

이처럼 외식 전문기업들의 신규 출점전략에 급제동이 걸렸다. 외식 관련 전문기업과 자영업자 대표 등으로 구성된 음식점업동반성장협의회에서 이달 말까지 확정키로 한 세부 규제기준이 나와야 향후 경영전략을 새로 짤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영업활동이 한 달 이상 중단됨에 따라 올해 경영목표 달성은 힘들어졌다.

사보텐·싱카이 등을 운영하고 있는 아워홈도 사정은 비슷하다. 올해 외식매장을 20곳가량 새로 열 계획이었던 이 회사는 규제가 현실화되면 신규 출점이 어려워질 것으로 보고 있다.

패밀리레스토랑 애슐리를 운영하는 이랜드도 자영업자들의 요구대로 연면적 10만㎡(서울 삼성동 코엑스몰 수준) 이상인 복합몰에만 들어설 수 있게 되면 국내에서의 신규 매장 개점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21개 매장을 운영 중인 이 회사는 유통업과의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형 복합쇼핑몰에 애슐리를 집중 출점하는 차별화된 전략을 구사해왔다.

○해외사업도 타격 불가피

한식 브랜드 비비고를 앞세워 글로벌 영토 확장에 나서고 있는 CJ푸드빌은 지난달 말 비상 경영전략회의를 가졌다. 이 회사는 회의에서 당초 30여개로 잡았던 올해 비비고 해외 매장 출점목표를 20% 이상 하향 조정했다.

이 브랜드는 해외 13개 매장이 자리를 잡을 때까지는 적자를 감수하고 국내에서 벌어들인 돈을 투입하고 있었지만 계획에 차질이 빚어졌다. 동반위 규제로 국내 사업이 위축되면 해외사업 확장 규모를 축소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동반위 측은 외식 전문기업들에 “내수시장에서 경쟁하기보다 해외로 나가라”는 주문을 하고 있지만, 외식 전문기업 관계자는 “속사정을 전혀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하소연했다.

구조적으로 국내시장에서 돈을 벌어들이지 못하면 해외 진출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해외 진출을 타진할 때 현지 관계자들이 가장 먼저 따지는 게 ‘현재 한국에서의 성과가 어떠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내에서 적어도 10호점 이상은 내야 해외 진출이 가능하며, 동반위의 규제방안이 엄격하게 확정되면 국내 외식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송종현/임현우 기자 screa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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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서 또…'제2 앵그리버드 대박' 터졌다

슈퍼셀, 설립 2년 만에 게임매출 하루 5억원 넘어

창업자 "우린 실패에 능숙"


“이번엔 화난 새가 아니라 소와 용으로 돈을 벌고 있다.”

핀란드의 스타트업(신생 기업) 슈퍼셀(Supercell)이 세계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 보도했다. 슈퍼셀은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한 전략 게임 ‘클래시 오브 클랜(부족들의 충돌·사진)’과 농장에서 작물과 가축을 키우는 게임 ‘해이 데이(Hay day·건초하기 좋은 날)’를 앞세워 ‘로비오(Rovio)’와 함께 핀란드를 대표하는 게임 개발기업으로 부상했다. 로비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모바일 게임 ‘앵그리 버드’를 개발한 업체다.

2010년 창업한 슈퍼셀은 두 개의 게임을 통해 올 들어 하루 50만달러(약 5억5000만원)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 지난해 여름 두 게임을 무료로 내놓은 이후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애플 앱스토어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애플리케이션 부문에서 클래시 오브 클랜은 1위를, 해이데이는 3위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클래시 오브 클랜은 지난해 1억달러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이 회사의 성공 비결로는 우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기업문화가 꼽힌다. 공동 창업자 일카 파나넨(34)은 “두 게임이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출시 전에 폐기한 4개의 게임이 있었던 덕분”이라며 “우리는 사실 실패하는데 매우 능숙하다”고 말했다.

관료주의를 최소화한 것도 성공 요인이다. 이 회사는 ‘세포(cells)’라 불리는 10명 이하의 프로젝트팀 단위로 구성돼 있다. 각 팀은 상사로부터 거의 간섭을 받지 않는다. 회사에서 별다른 승인을 받지 않고 운영된다. 브라질 출신의 개발자인 드루실라 홀랜다는 “회사의 정책이나 규율이 거의 없기 때문에 승인얻는 것에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창업 2년여 만에 성공을 거둔 슈퍼셀은 작년 11월 휴대폰 업체 노키아가 떠난 사무실에 입주했다. 직원 80명이 입주한 이 사무실은 그동안 핀란드 헬싱키의 상징으로 불려왔다. WSJ는 슈퍼셀이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 게임 개발업체 일렉트로닉아츠(EA), 징가(Zynga)와 같은 위치에 올랐다고 평가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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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글로벌 시장 점유율 엎치락 뒤치락…주가는? 잘 달리던 삼성 주춤…LG는 약진



삼성, 4분기 애플에 선두 뺏겨…시장 포화 우려도 주가에 발목

LG, 시장 점유율 계단식 상승


삼성전자와 애플, LG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생산업체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요동치면서 관련 업체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상승세가 확인된 LG전자는 심리적 상한선으로 불리는 8만원대 벽을 뚫을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액 기준으로 애플에 스마트폰시장 선두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나면서 본격적인 반등이 발목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엎치락 뒤치락 스마트폰 시장

1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0.60% 오른 150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7일과 8일 북한리스크 부각으로 외국인 매물이 몰리면서 각각 2.56%와 1.38% 빠진 데 따른 기술적 반등 성격이 강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우려가 퍼지면서 150만원 선에서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최근 시장상황도 삼성전자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애플은 ‘아이폰5’ 출시에 힘입어 글로벌 스마트폰 매출액의 42.7%를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28.7%에 머물러 애플에 14.0%포인트 뒤졌다.

이승우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가 연중 고르게 분포된 반면 애플은 신제품 출시에 따른 일시적 효과가 컸던 만큼 점유율 변화가 큰 의미는 없다”면서도 “스마트폰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삼성이 애플이 간 길을 따라갈 것이란 우려가 상당하고 차익실현 매물도 많이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지난해 4분기 스마트폰 시장 순위가 3위로 올라선 LG전자는 이날 1.42% 오른 7만8800원에 마감했다. 매출액 기준으로 LG전자는 지난해 1, 2분기 7위, 3분기 5위, 4분기 3위로 상승세가 뚜렷하다. LG전자는 2월 이후 9.3% 상승했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2년간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글로벌 점유율이 5%를 넘지 못했지만 올해는 5%를 넘어 글로벌 3위 업체 위상을 확고히 굳힐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LG전자에 불안요인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글로벌 신용평가업체 피치는 이날 LG전자 신용등급을 기존 ‘BBB’에서 ‘BBB-’로 하향 조정했다. 스마트폰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등급전망은 기존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조정했다고 밝혔지만 앞으로 주가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눈치 보는 부품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격전이 계속되면서 관련 부품주도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초까지 상승세가 뚜렷했던 갤럭시S4 관련주들은 최근 들어 주춤하고 있다. 이날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용 부품업체인 대덕GDS는 1.56% 떨어졌다. 파트론은 1.16%, 비에이치는 2.33%, 멜파스는 1.46% 하락했다. 삼성전기(-1.03%), 코스모신소재(-0.51%), 뉴프렉스(-3.29%)도 동반 하락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LG, 스마트폰 첫 세계 3위

애플, 아이폰5 호조 1위

삼성, 2위로 밀려나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 세계 3위에 올랐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는 3.2%의 점유율(매출 기준)로 애플 삼성전자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4분기 LG전자는 23억1500만달러어치의 스마트폰을 팔았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엔 HTC(3위) 소니(4위)에 이어 5위권(3.5%)에 머물렀으나 4분기 두 업체를 한꺼번에 밀어냈다. 1년 전인 2011년 4분기엔 2.9%의 점유율로 8위였다. 판매량 기준으로는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점유율 8.6%로 7위에 머물렀다.

LG전자의 매출 기준 세계 순위가 올라간 것은 옵티머스뷰와 옵티머스G 등 고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세계 시장에서 인기를 얻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42.7%의 점유율로 매출 기준 세계 1위를 차지했다. 2위로 밀려난 삼성전자(28.7%)와 14%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3분기까지 스마트폰 출하 대수와 매출 부문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던 삼성전자가 애플에 ‘왕좌’를 내준 것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아이폰5의 영향이 컸다. 애플은 지난해 4분기 아이폰5를 2740만대 팔아 롱텀에볼루션(LTE) 스마트폰 판매 대수 1위에도 올랐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오는 14일 미국 뉴욕에서 공개하는 신제품 갤럭시S4를 시장에 내놓으면 세계 순위가 또다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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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제품은 엘레강스”..美 대륙에 부는 ‘디지털 한류’

뉴욕 베스트바이 매장 전자제품 절반이 삼성
콜롬비아 할인마트 엑시또서 최고 판매실적


삼성전자, 뉴욕 타임스퀘어에 갤S4 광고판 설치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퀘어에 '다음 갤럭시를 준비하라(Be Ready 4 the Next GALAXY)'라고 적힌 대형 광고판이 걸려있다.
【 뉴욕(미국)·보고타(콜롬비아)=양형욱 기자】 "창고에도 삼성 제품은 재고가 부족하다. 없어서 못 판다."(미국 뉴욕 베스타바이 매장 직원)

"삼성 제품은 엘레강스하다. 정말 사고 싶다."(콜롬비아 보고타 파라벨라 매장 고객)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디지털 한류'로 아메리카 대륙을 강타하고 있는 삼성전자의 활약을 엿볼 수 있는 일면이다.

삼성은 미국의 심장부인 뉴욕 맨해튼 중심가에 대형 광고판을 설치해 신제품 광고를 하고, 뉴욕 전자유통매장인 베스트바이의 최고 브랜드로 인정받으면서 제품이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다. 삼성은 콜롬비아 보고타 소재 엘도라도 공항의 입출국장에 'SAMSUNG' 로고가 부착된 항공일정 안내용 디스플레이 100여대와 대형 비디오월(디스플레이 70여개로 구성)을 설치하고, 현지 최대 전자유통점인 엑시토에서 최고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이 전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북남미 아메리카 대륙 곳곳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활발하게 펼치면서 '디지털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뉴요커가 반한 삼성

지난 2010년 3월, 삼성전자는 뉴욕 맨해튼에서 세계 최초로 출시한 초고화질(풀HD) 3차원(3D) 발광다이오드(LED) TV 출시행사를 열었다. 이 행사에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과 영화 '아바타'를 제작한 제임스 캐머런 감독 등이 참석했다. 특히 인기절정의 팝그룹 '블랙 아이드 피스'가 이날 '삼성의 3D 기술을 세상에 알린다'는 콘셉트의 공연을 펼쳐 지구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2년 후인 2012년 12월, 뉴욕에서 가수 싸이가 맨해튼 타임스스퀘어에 등장했다. 싸이는 미국 ABC 주최 새해맞이 공연에서 100만 인파 앞에서 '강남 스타일'을 열창하면서 한류의 정점을 찍었다. 그후 3개월여가 흐른 지난 4일(현지시간),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위치한 대형 광고판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광고가 뉴요커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삼성이 일으키는 디지털 한류는 현지 전자매장에서 그대로 확인됐다.

이날 찾은 뉴욕 브르클리 베스트바이 매장에는 전체 전자제품의 50%가량이 삼성 제품들로 채워져있다. 매장 중심부에는 삼성전자 스마트TV가 벽면을 도배하다시피 진열되어 있다. 현장에서 101.6㎝(40인치)대 삼성전자 스마트TV가 담긴 상자를 카트에 실어서 나가는 고객도 눈에 들어온다. 이곳에선 불황인데도 삼성의 101.6㎝(40인치)∼127㎝(50인치)의 프리미엄 TV가 연일 팔려나간다는 것.

특이하게도 삼성 TV가 진열된 곳곳에 이가 빠진 듯 빈자리가 보였다. 이에 대해 현지 삼성전자 프로모터인 톰 레씨는 "삼성 TV에 대한 반응이 좋아 매장에 전시할 제품마저 부족하기 때문"이라며 "창고에도 재고가 동이 나다시피해서 신제품 공급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들려줬다.

톰 레씨의 안내로 매장 뒤편 베스트바이 창고로 이동했다. 그곳에 국내외 경쟁사 제품들은 재고가 가득 쌓여있다. 그러나 삼성 제품이 보관되는 공간에는 텅 비어있다. 톰 레씨는 "매장에 내놓기 무섭게 팔리고 있다"며 "물론 3월이 신제품 교체시기라서 신제품이 출시되기 전 구제품을 모두 판매한 것도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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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현지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현지 에머랄드광산업자인 카를로스씨가 삼성전자의 75인치 스마트TV를 시연하고 있다.
■비바! 삼성

지난 5일(현지기간) 콜롬비아 보고타 시내 타이탄 플라자 내 전자매장인 파라벨라 매장. 이곳에 들어서자 전자매장 중 TV 전시장의 절반 이상을 삼성 TV가 차지하고 있다. 이곳에서 팔린 삼성 TV가 지난 주말의 경우 하루 만에 25대. 이날은 101.6㎝(40인치)∼127㎝(50인치) 제품이 5∼6대나 팔린 상태. 이날 매장을 찾은 에메럴드 광산업자인 카를로스씨는 190.5㎝(75인치) TV를 살펴본 뒤 "삼성 TV는 고급스럽다"며 "정말 사고 싶은 제품"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이곳에서 삼성 제품의 가격이 가장 비싸다. 매장 직원인 레시드씨는 "81.28㎝(32인치) 기준으로 삼성 제품이 소니보다 5∼6%가량 비싸다"고 들려줬다. 현지 할인마트 격인 엑시토로 이동했다.

이곳은 평일 낮시간인데도 고객들로 북적댔다. 전자 매장의 벽면에는 온통 파란색 삼성 로고 물결이다. 이곳에서는 주말 기준으로 하루에 60대 정도 팔린다는 것. 옆쪽 백색가전 매장으로 갔다. 매장 직원인 후아나씨는 "삼성이 최근 출시한 2개 모델(FT35F, RT29F)이 잘 팔리고 있다"며 "두 제품은 모두 팔리고 매장에 전시된 2개 제품만 남은 상태"라고 소개했다.

삼성전자 콜롬비아법인 윤홍규 차장은 "두 제품은 상단에 얼음을 얼려 제공하는 위스키용 얼음 공간이 따로 있어 파티를 즐기는 현지인들에게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hwyang@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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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판 실리콘밸리 '수원 R5'…갤S4 출시 맞춰 두달 빨리 가동

현장리포트

이 쌍둥이 빌딩에서 삼성 스마트폰 신화 새로 쓴다


“완공일을 두 달 당기기 위해 주말도 반납했습니다.”

11일 경기 수원시 매탄동에 있는 삼성전자 디지털시티. 삼성 스마트폰의 새 전진기지가 될 ‘R5’를 짓는 공사가 한창이었다. 단일 연구소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전용으로 쓰게 될 R5는 삼성전자의 다섯 번째 연구소(research)라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지상 27층 규모의 쌍둥이빌딩을 당초 계획보다 두 달 앞당겨 오는 18일 완공하기로 했다. 공사 현황판에 ‘완공 목표일 3월18일’이라고 써놓았다. 공사를 맡고 있는 삼성물산 관계자는 “5월에 완공하기로 했는데 작년부터 공사를 두 달 빨리 끝내자고 해서 주말도 없이 일했다”며 “내부 인테리어 공사를 마무리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R5 완공을 서두르는 것은 신형 갤럭시S4 출시에 맞춰 차세대 스마트 시장에 전력을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해마다 5월 전후로 내놓던 갤럭시S 시리즈를 올해는 두 달 앞당겨 선보인다. 14일 미국 뉴욕에서 갤럭시S4를 공개한 뒤 곧바로 스마트폰 핵심 기지인 R5를 가동하게 된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신형 갤럭시 시리즈를 공개하면 15일에서 두 달 정도의 시차를 두고 국가별로 제품을 투입했다. R5에도 스마트폰 최정예 인력이 두 달에 걸쳐 모두 입주한다.

R5엔 연구원만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주변에 있는 3층 규모의 정보통신동과 27층 규모의 정보통신연구소(R3)에 흩어져 있는 스마트폰 상품 전략과 기획, 마케팅, 영업 인력도 이곳에서 일하게 된다. 연면적이 30만㎡인 R5에 스마트폰 핵심 인력이 총집결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6000명이 있는 R3와 9000명이 일하고 있는 디지털연구소(R4)에서 수용할 수 없는 무선사업부 인력 1만여명이 R5에서 일하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상품 기획부터 개발, 판매까지 모두 책임질 수 있는 R5를 스마트폰 전진기지로 활용할 계획이다.

수원시 매탄동에 들어서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전진기지 'R5'. 오는 18일 완공과 함께 무선사업부 연구원과 상품기획, 마케팅, 영업인력 1만여명이 이곳에 집결한다. /정성택 기자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판매량에선 지난해부터 애플을 제치고 1위를 지키고 있으나 매출 기준으론 작년 3분기 처음 세계 스마트폰 1위에 올랐다. 지난해 6월 나온 갤럭시S3 활약에 힘입어 3분기 반짝 1위를 차지했다가 아이폰5가 출시된 4분기엔 다시 애플에 1위 자리를 내줬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4로 재역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향후에 나올 아이폰5S 효과를 어떻게 잠재울지 고민하고 있다.

애플의 홈그라운드인 미국 내 움직임도 주시하고 있다. 애플은 그동안 미국 내 이동통신사 중 유일하게 거래하지 않던 4위 통신사 T모바일과도 거래를 트기로 했다. 다음달 중 처음 T모바일을 통해 아이폰을 판매할 것으로 알려졌다. T모바일에서 판매하는 휴대폰 중 삼성 제품 비율은 60%대였으나 애플이 들어오면 삼성 비중이 40% 선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수원=정성택/정인설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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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말하는 신발’ 공개.. 입는 컴퓨터 개발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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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입는 컴퓨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스마트안경 '구글글래스'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추진하기 위해 체험단을 모집한 데 이어 이번에는 '말하는 신발(Talking Shoe)'을 공개했다.

구글은 지난 9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디지털콘텐츠 컨퍼런스 '사우스 바이 사우스 웨스트(SXSW)'에서 스피커, 가속도계, 자이로스코프, 압력센서가 장착된 말하는 신발을 선보였다.

구글은 이날 초기단계로 개발중인 말하는 신발 시제품과 영상을 공개했다. 이 신발은 블루투스가 채택되어 착용자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연결, 각종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구글 지도 앱을 이용해 위치와 방향 정보도 제공한다. 또한 자신의 움직임에 따라 착용자와 관계없이 구글플러스 계정으로 '이야기'를 한다.

영상을 보면 말하는 신발은 착용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지루하다'고 말하고, 사람이 신고 걷기 시작하면 '좀 낫다'고, 뛰기 시작하면 '바람이 스치는 느낌이 좋다'고 이야기한다.

구글의 말하는 신발은 과거 애플과 나이키가 함께 추진했던 '나이키플러스'가 운동량을 측정하고 사용자의 건강 상태를 점검했던 것과 달리 메시지 전달에 중점을 두고 광고 수익을 창출하는데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말하는 신발에 대해 IT전문매체 테크크런치는 "이동이나 움직임 데이터를 이용해 착용자나 친구들에게 재미있는 메시지를 보여주는 것이 말하는 신발 프로젝트의 목표"라며 "끈을 조이고 나면 신기하게도 신발이 착용자에게 '새로운 인공지능 코치' 역할을 하려 드는 느낌을 받는다. 생명이 없는 데이터와 로봇의 코칭을 결합하니 의외로 동기부여가 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구글은 아직까지 이 말하는 신발을 시장에 내놓을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onnews@fnnews.com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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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스테이션의 아버지' 구타라기 겐 질타 "대마불사·관행 중시가 혁신의 소니를 죽였다"



거대기업으로 성장하면서 세상 놀래킨 혁신 실종…효율 앞세운 가이젠만 남아

임원들 자신이 잘 모르면 창의적 아이디어 거부


“제품 개발 엔지니어들은 5~10년 앞을 내다보며 시장을 분석하고 새로운 연구에 힘썼다. 그러나 임원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것은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일본의 간판 전자업체 소니의 히트 상품인 비디오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을 개발한 구타라기 겐 소니 전 부사장(63·사진)이 10일 아사히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토로한 말이다. 1994년 첫 출시 후 지금까지 3억대 이상 판매된 PS는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 워크맨과 더불어 소니의 혁신을 상징하는 제품 브랜드다. 구타라기는 세계 게임업계에서 ‘비디오 게임계의 구텐베르크’란 찬사를 받았다. 그런 그가 32년간 몸담았던 소니의 몰락 원인을 날카롭게 지적해 눈길을 끈다.

○“‘가이젠’만 있고 혁신은 없었다”

1975년 소니에 들어온 구타라기는 입사 초반 소니에 대해 ‘직원들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도록 도와 주는 자유로운 공간’이었다고 표현했다. 그는 “브라운관 TV가 대세였던 1980년대에 소니 엔지니어들은 액정TV를 개발하고 있었으며, 회사에서도 연구재료비를 아낌없이 지원해 줬다”고 회상했다. 당시 일본 전자업계엔 “위험을 감수하고 진검승부를 거는 창업주들의 혁신정신도 살아있었다”고 덧붙였다.

상황이 달라진 것은 소니가 관료화와 무사안일주의, 관행 중시 등 이른바 ‘대기업병(病)’에 걸리면서부터였다. 구타라기는 “소니 임원들이 단기적 성과에만 집착하기 시작하면서 직원들에 대한 간섭이 심해졌다”며 “비용 절감을 이유로 아웃소싱을 지나치게 늘려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렸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제조 공정을 효율화하는 ‘가이젠(改善)’은 있어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혁신은 없었다”는 것이다.

구타라기가 PS의 첫 번째 버전인 PS1을 내놓았을 때였다. 소니 내부에선 “천하의 소니가 어떻게 한낱 오락기를 만들 수 있느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다행히 오가 노리오 당시 소니 사장이 비디오 게임시장의 잠재 성장력을 내다보고 PS1의 출시를 전격 승인했다.

오가는 도쿄 필하모닉교향악단의 지휘자 출신이었다. 소니 창업자 이부카 마사루 회장이 과감하게 스카우트한 인물이었다. 구타라기와 오가는 하드웨어 기술과 예술적 감각이 결합했을 때 나오는 시너지 효과를 중시했다. 두 사람의 예상은 적중했고, PS 시리즈는 세계적인 인기 상품이 됐다.

○“개성과 용기 되찾아야 살아남는다”

구타라기 켄
구타라기는 PS 출시 이후 승승장구하며 2003년 소니의 전자사업 전략부문 부사장까지 올랐다. 하지만 2006년 내놓은 PS3가 경쟁사 닌텐도의 ‘위(Wii)’ 제품에 밀려 판매가 부진했다. 그의 사내 위상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2005년 소니 사상 최초의 외국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하워드 스트링거와도 심한 갈등을 겪었다. 결국 구타라기는 2007년 소니를 떠났다.

구타라기는 “소니를 비롯한 일본 전자기업들이 부활하려면 직원 개개인의 개성을 존중하고, 위험 부담을 기꺼이 감수하는 용기를 되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혁신은 처음 탄생될 때는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다”며 “대단한 일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에서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불우한 인재들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니는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까지 4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2012회계연도 1~3분기에도 순손실이 508억엔에 달했다. 지난해 11월 신용평가사 피치는 소니의 신용등급을 투자 부적격인 ‘BB-’로 낮추고 전망도 ‘부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구타라기가 지적했듯이 극한의 체질개선 없이는 소니가 부활하기 어렵다는 게 강등의 주된 이유였다. 실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작년 3월 CEO직을 내놓았던 스트링거는 지난 8일 “오는 6월 소니 이사회 의장직에서도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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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보다 수술" 日후지필름 제2전성기 비결은

- 기존 본업 노하우 살린 사업 다각화
- 다각화 후엔 공격적 M&A로 덩치 키워
- 리더 덕목으로 '지성·용기·체력·설득력' 강조

[이데일리 성문재·김태현 기자]]“죽는 것보다 차라리 수술을 하더라도 사는 것이 낫다는 생각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고모리 시게타카
고모리 시게타카(古森重隆·74·사진) 후지필름홀딩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지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03년 CEO 취임 당시를 회상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CEO 자리에 오른 이후 강도 높은 경영개혁을 통해 후지필름 제2의 전성기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고모리 CEO는 기존 기술을 이용한 사업다각화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2000년 1조4403억엔에 머물렀던 매출을 2007년 2조8468억엔까지 끌어올렸다. 이후 리먼브러더스 사태와 엔고(高) 장기화로 매출 규모가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 2011년 2조2500억엔(약25조6875억원)에 달하는 매출을 올렸다.

◇“본업과 무관한 분야는 NO”

고모리는 사업다각화 대상을 선정할 때 “본업과 무관한 분야는 절대 진출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철저히 지켰다. 그는 후지필름이 설립된 이후 80년 가까이 필름을 제작하며 쌓아온 노하우(know-how)를 사업다각화에 적용했다.

그 결과 후지필름은 의료기기와 의약품, 화장품부터 광학렌즈와 액정패널(LCD)용 필름까지 다양한 사업을 섭렵했다. 얼핏 보면 기존 사업인 카메라와 무관한 분야가 일부 포함된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그동안 필름을 연구하며 터득한 약 20만개의 화학물질 데이터와 기술이 모두 적용되는 분야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2007년 필름의 주요 재료인 ‘콜라겐’을 화장품에 적용시키는데 성공해 매출 최고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고모리 CEO는 “단순히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만 찾았다면 후지필름이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각화 후엔 공격적 M&A로 덩치 키워

고모리의 사업다각화도 공격적인 M&A의 뒷받침 속에 힘을 발휘했다. 고모리는 CEO로 취임한 이후 10여년간 약 7000억엔을 투자해 40여개 회사를 사들였다. 이는 후지필름이 가지고 있는 기존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는 밑거름이 됐다.

2008년 일본 유명 제약사 도야마화학과 세계 2위 제약사 독일 머크의 바이오제약 사업부문을 인수하며 의약품 사업의 덩치를 키운 후지필름은 최근 분식회계로 허덕이고 있는 올림푸스에 손을 내밀며 의료기기 사업 확대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후지필름은 올림푸스 지분 인수를 통해 현재 10%에 머물고 있는 내시경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올림푸스는 전 세계 내시경시장에서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험난한 개혁파도 넘어선 고모리의 리더십

후지필름이 단행한 경영개혁의 결과는 훌륭했지만 과정은 험난했다. 후지필름은 지난 2005~2006년 필름사업에서 철수하면서 동고동락하던 직원 5000여명을 떠나 보냈고 2009~2010년에는 1750억엔 규모의 추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이런 강도높은 경영개혁 과정을 큰 탈 없이 거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고모리 CEO의 리더십이 있었다. 리더는 ‘지성·용기·체력·설득력’의 덕목을 반드시 갖춰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성문재 (mjse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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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그룹 8만5천명 뽑는다

매일경제신문이 30대 그룹의 올해 채용 계획을 조사한 결과 학점ㆍ외국어 평가 점수 등 이른바 스펙 위주의 선발이 크게 줄어들고, 다양한 재능과 끼를 중시하는 경향이 채용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그룹들의 올해 채용 방향은 '직행(Direct), 적성(Aptitude), 재능(Talent), 균등(Equality)' 4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직행'은 그룹 총수가 채용에 직접 참여하거나 비효율적인 채용 절차를 과감하게 폐지해 인재를 선발하는 경향을 말한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대표적이다. 구 회장은 국내외에서 석ㆍ박사급 신입사원을 채용하기 위한 행사에 주요 임원과 함께 참석해 일류 인재 선발에 전력투구하고 있다.

정몽구 현대차 회장도 그룹이 석ㆍ박사급 인재를 겨냥해 국내외에서 실시하고 있는 채용로드쇼를 직접 챙기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람이 미래다'라는 그룹 광고 카피를 직접 만든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은 대학에서 열리는 채용설명회에 직접 참여하는 열성을 보인다.

또 다른 키워드는 '적성' 중시다. 학점과 출신 학교, 외국어 평가 점수, 해외 어학연수 경험 등 화려한 스펙보다는 지원자가 좋아하는 분야가 무엇이고 인성ㆍ사회성ㆍ열정은 어떤지를 점검하는 데 기업이 주목하고 있는 것.

실제로 적지 않은 기업이 지원자의 '스펙'을 공개하지 않는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한다. 지원자에 대한 편견을 배제하고 사회인으로서의 '깜냥'을 알아 집중적으로 알아보기 위해서다.

GS그룹 효성그룹 등이 대표적이고, 삼성그룹과 LG그룹도 면접에서 이런 방식을 적용한다.

다언어 구사자나 특허 보유자, 리더십을 갖춘 군 출신 인재, 차별화한 경험을 쌓은 다소 엉뚱한 인재 등 다양한 '재능'도 선호된다. SK그룹은 이런 인재를 '바이킹형 인재'로 부르면서 전체 중 15%가량을 채용할 계획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재계 채용 시장의 변화로 구직자들이 더 이상 도서관에만 앉아 있어서는 기업이 원하는 인재가 될 수 없다"며 "외국어나 전공 분야에 대한 지식은 기본이고 자신의 관심 분야에 적극적인 자세와 경험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10대 그룹의 채용 규모는 8만5000여 명으로 집계됐다.

올해 30대 그룹은 대내외 기업 환경의 악화 속에서도 지난해와 비슷한 규모의 채용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업황이 좋지 않은 조선ㆍ기계 분야와 고용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는 유통 분야에서는 채용 인원을 소폭 줄이거나 아직 계획을 확정하지 못했다.

[김은표 기자] 

"벼락치기 안통해" 삼성, 그룹토론도 없애

'기업 경영환경 악화 속에서도 인재 확보와 발굴에 소홀할 수는 없다.' 올해 30대 그룹의 채용 계획과 방향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알려진 것처럼 많은 기업들이 내수시장의 침체 지속과 글로벌 경기의 완만한 회복으로 올해 경영환경을 보수적으로 예측하고 있다. 채용시장에도 이런 영향이 미치고 있다는 것이 재계 전언이다. 사실상 지난해에 비해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줄여야 할 처지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기업의 고용창출을 강조하는 박근혜정부의 기조와 '경제민주화'에 대해 거는 국민들의 기대가 큰 상황에서 국내 주요 그룹들은 채용 규모를 줄이기 어려운 모습이다.

실제로 지난해 2만6000명을 채용했던 삼성그룹은 올해도 비슷한 수준의 채용 규모를 유지할 계획이다. 삼성이 2009년 2010년 2011년에는 각각 1만6700명, 2만2500명, 2만5000명을 뽑았고, 지난해에는 2만6000명을 뽑았던 것을 생각하면 4년 만에 신규채용에 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엔저의 영향으로 해외시장에서 고전이 예상되는 현대차그룹은 올해 채용 규모를 오히려 소폭 확대했다. SK그룹과 LG그룹은 올해 보수적인 경영계획을 세웠지만 채용 규모는 지난해 선을 유지할 계획이다.

대부분의 그룹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대답을 내놓고 있지만 올해 채용 규모를 확정하지 못한 기업이 적지 않다. 김승현 회장이 구속수감 상태인 한화그룹은 그룹 전체에서 약 6000명을 채용할 계획이지만 대졸사원 채용 규모는 확정짓지 못했다.

한편 채용시장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30대 그룹의 인재선발 정책이 급격한 변화와 함께 다양해지면서 구직자들의 혼란도 커지고 있다. 3~4년 전만 해도 전공 분야에서 높은 학점과 외국어 평가점수 등이 취업의 확률을 높여주는 주요 요인이었지만 최근 들어 주요 대기업이 급격하게 채용방식을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올해는 그룹토론을 선발과정에서 폐지했다"며 "몇 해 동안 선발과정에서 실시했더니 이를 고시공부를 하듯이 준비하고 오는 면접자가 많아졌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입사를 결정적으로 좌우하는 면접은 그룹과 계열사별로 다양화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셀프 홍보'와 '채용콘서트'를 통해 인재를 선발하고 있다. SK그룹은 '슈퍼스타K' 같은 오디션 방식으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재를 선발한다. 영어면접이나 그룹토론으로 대변되던 면접도 인성면접, 직무심화면접, 사회성 면접 등으로 다양화하고 있어 다양한 사회 경험을 쌓은 구직자가 유리하다는 평가다.

[김은표 기자]

삼성, 지방대 출신 35%나 뽑는 이유

달라진 채용 방식
열린채용, 마케팅 아닌 일할 사람 뽑겠다는 의미


기업 ‘스펙’ 대신 ‘스토리’ 본다

"삼성이 지방대 출신을 35%나 뽑는 이유가 궁금해서 인사 담당자를 직접 만나봤습니다. 이유는 이랬어요. 삼성이 스카이(SKY: 서울대·연대·고대) 출신들을 뽑은 후 수년간 이들을 추적조사했더니 기대만큼의 퍼포먼스를 보이고 있지 않았다는 겁니다. 스펙이 다가 아니라는 걸 깨달은 겁니다."(이범 교육평론가)

기업들의 인재채용 방식이 변하고 있다. 과거 20년간 스펙 위주의 채용방식이 주를 이뤘다면 이제는 근성과 자기개성, 그리고 '끼'를 중시하는 인재채용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것. 어찌 보면 마케팅전략처럼 보이는 파격 채용 방식은 기업들의 인재 선택 방식이 '스마트'해지고 있다는 증표로도 볼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과 현대차그룹, 한화그룹 등이 면접 서류에 사진란까지 없애는 등 채용의 틀을 깬 데 이어 SK그룹 역시 이날,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바이킹(Viking)형 인재 채용'을 진행키로 했다.

■'스토리'만 남고 '껍데기'는 가라

바이킹형 인재란 스펙보다는 개개인의 독특한 이력과 창의성이 뛰어난 인재를 지칭하는 말이다. SK는 지원서류에 학력 등의 스펙을 없애고 홈페이지(www.skviking.com)를 통해 독창적인 자신의 스토리를 담은 서류를 받는다. 여기서 강한 인상을 준 인재는 전국 6개 거점에서 10여분간의 개인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결선 과정에 진출하고 2~3일간 합숙을 통해 진행된 다양한 미션을 통해 우수한 사람을 걸러내게 된다. 또 한 번의 관문이 남아있다. 선발된 사람들은 7월부터 2개월간 인턴코스를 밟고 여기서 우수 평가를 받은 사람들만이 나비 모양의 SK로고가 새겨진 명함을 팔 수 있다. 지원자는 11일부터 22일까지 홈페이지에서 접수하면 된다. 지난해에는 50여명 정도를 뽑았지만 SK측은 우수한 사람이 많을 경우 인원을 늘릴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능력도 있고 열정도 있고 근성도 있지만 좋은 스펙을 제때 쌓지 못해 대기업에 취업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많다는 데 초점을 맞춰 바이킹형 인재 채용을 기획하게 됐다"면서 "작년에 이렇게 뽑은 인재 50여명은 주로 글로벌 신사업이나 신성장동력과 관계된 계열사 쪽으로 전진배치했다"고 말했다.

■사진 없애고 맞춤형 지원서까지

기업들은 다양한 시험을 거쳐 올해에도 파격적인 채용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대기업 브랜드 1위인 삼성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 공채의 3분의 1이 지방대 출신이었다. 3급 신입공채 합격자 4500명 중 36%에 해당하는 1600명이 지방대 출신으로 채워진 것. 지방대 출신 채용 비중이 전년도보다 10%가량 늘어난 것이다.

여기에 삼성은 고졸 채용에도 적극 나섰다. 지난해 처음으로 고졸 공개채용을 시작한 삼성전자는 올해도 고졸 공채를 이어갈 예정이다. 그만큼 지난해 뽑은 고졸 출신들 중에 인재가 많았다는 내부 평가다.

삼성은 올해 고졸 공채를 지난해 700여명보다 조금 늘어난 인원을 채용할 예정이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대졸채용 이후인 4월 중에 채용이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삼성그룹은 오는 18일부터 22일까지 대졸 신입사원 원서 접수를 진행한다.

앞서 현대자동차는 올해 채용에서 서류에 사진을 없애고 5분간 온라인 화상면접을 실시하는 방식으로 채용의 틀을 깼고, 한화그룹은 아예 인성검사와 적성검사까지 없앴다.

롯데그룹은 상반기 대졸 채용에서 '서약서'를 도입한다. 신동빈 롯데회장의 이름이 명기된 이 서약서는 선발 과정 중 청탁 사실이 발견될 경우 지원자를 탈락시킨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홈페이지에서 입사 지원을 할 때 먼저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효성그룹은 2년 전부터는 1인당 20분 정도 주제를 던져주고 진행하는 프레젠테이션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또한 지난 1998년부터 수험표와 이름을 제외한 학력.출신 지역.전공 등의 정보를 배제한 '블라인드 면접'을 보고 있다.

코오롱은 창의, 도전정신 등 네 가지 인재 유형을 카테고리로 나누고 지원자들이 자신에게 강점이 있는 카테고리를 골라 1개 카테고리의 유형으로만 서류를 작성토록 하고 있다. 모든 방면에 우수한 사람보다는 한 가지 분야에 특출난 인재를 뽑겠다는 전략이다. 코오롱 관계자는 "과거에 모든 분야에 자신의 강점을 적도록 해 신입 지원자들의 부담이 컸는데 이렇게 바꾸고 나서 훨씬 더 다양한 인재를 뽑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이병철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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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내 또다른 갈등 '하극상'

-부하직원 77% "반말 충동 느꼈다"

-비도덕적인 상사 14%, 가장 미움 많이 사

-선배들 58%가 "부당한 대우 받았다" 지만

-그냥 참는다가 21%…세대 공존 어려워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 지난해 상반기 바늘구멍 같은 취업문을 통과한 A씨는 1년간의 직장 생활 끝에 회의감만 남았다. 그만 둘까 고민하길 수백 번, 가슴 속에 늘 사표를 품고 다녔다. 꿈에 그리던 직장 생활과 전혀 달라서다. 직장 상사는 자기 책임을 떠넘기려고만 하고 일과는 담을 쌓았다. '무능력의 극치'였다. A씨는 "불합리한 상황을 맞닥뜨릴 때마다 직장 생활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왔다"면서 "순간 말대꾸를 하거나 무시하고 싶은 충동이 수차례 일기도 했다"고 말했다.

# 올해로 직장 4년차인 B씨도 최근 녹록치 않은 직장 생활에 하루에도 수십 번 한숨을 내쉬고 있다. "모두가 내 마음 같지 않다"부터 "나 때는 저러지 않았는데…"라는 분노 섞인 푸념까지 온갖 감정이 뒤섞인다. 무능력한 직장 상사와 예의 없는 후배 사이에 끼어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처량한 신세가 돼 버렸다. B씨는 "후배는 점점 말대꾸를 하며 지시를 어기고 상사는 아무것도 모르고 채근하기만 한다"고 털어놨다.

A씨처럼 직장 생활의 이상향과 현실이 달라 공황 상태에 빠진 새내기 직장인들이 생각보다 많다. 보통 신입사원이 입사 후 회사에 적응하기까지 평균 5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회사의 조직문화에 공감하기 어렵다는 게 주된 이유다. 실제로 좁디좁은 취업문을 어렵게 통과했지만 회사나 직무 적응을 하지 못하고 조기 퇴사를 선택하는 비율도 꽤 된다. 지난 2009년 취업에 성공한 신입사원 중 1년 이내 그만 둔 비율은 대기업 13.9%, 중견기업 23.6%, 중소기업 39.6%에 달했다.

이렇듯 새내기 직장인이 현실과 이상 사이 괴롭게 오갈 때 '하극상'의 형태가 나타나기 쉽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직장인 377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77.3%가 '하극상을 일으키고 싶은 충동을 느낀 경험이 있다'고 했다. 주로 '비도덕적인 상사'(14%), '주관 없이 말을 계속 바꾸는 상사'(13.6%), '책임을 계속 떠넘기는 상사'(12.5%), '불합리한 일을 지시하는 상사'(12%), '무능력한 상사'(11.9%), '언어 폭력을 가하는 상사'(8.6%), '팀원들의 의견을 무시하는 상사'(7.2%), '권력을 남용하는 상사'(6.5%) 등이 대상이었다.

새내기 직장인 10명 가운데 4명은 충동을 참지 못하고 상사에게 반기를 들었다. 대부분 말대꾸를 하거나 상사의 실수·잘못을 지적하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무시하는 형태였다.

후배들만 할 말이 있는 것은 아니다. 선배들이 겪는 고충도 만만치 않다. 직장 후배에게 하극상을 당한 경험이 있는 직장인들은 그 정도가 과거에 비해 심해졌다고 느끼고 있었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대리급 직장인 55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보면, 36.7%가 '직장 후배에게 하극상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했다. 과거에 비해 직장 내 하극상 정도가 심해졌다고 답한 비율은 58.5%나 됐다. 이들이 경험한 하극상 유형은 말대답, 지시사항 무시, 다른 사람들 앞에서 무시하거나 대드는 행동, 회식자리에서 무례한 행동, 반말 사용, 직속상사를 무시하고 상부에 직접 보고, 욕설 사용 등 다양했다.

그러나 대응 방식은 강경함과 거리가 멀었다. '참는다'가 21.5%로 가장 많았고, '큰소리로 야단친다'(18.5%), '잘 타이른다'(17.6%), '무시한다'(17.1%), '같은 행동을 할 때마다 지적한다'(16.6%) 등의 순이었다. 면전에서 야단을 치거나 지적하기 보다는 일이 악화될까 혹은 달라질 게 없다는 이유로 그냥 넘기고 있는 것.

이처럼 조직 내 예의가 사라지고 있는 것은 다양한 세대와 가치가 충돌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조직 구성원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뛰고 있지만 다양한 구성원들이 한 데 모인 만큼 갈등의 불씨는 꺼지지 않고 살아있다. 새로운 세대와의 공존, 성과 지상주의 등은 갈등의 불씨를 살리는 바람으로 작용한다. 특히 엄격한 위계질서와 충성문화가 뿌리 깊이 박혀있는 기성세대와 신세대는 불협화음을 낼 확률이 높아진다.

과거엔 이런 문제를 당사자끼리 풀어야 할 문제로 여겨왔다. 하지만 더 이상 개인 차원의 문제로 치부해선 안 된다. 조직 내 무례한 분위기는 전염병처럼 확산돼 조직 단합과 성과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조직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타인에 대해 배려하기 보다는 '나 먼저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존 의식이 우선시됐고 다양한 세대가 공존하는 조직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서로에 대해 이해하지 못한 탓이 크다"며 "공동의 목표를 위해 나아간다는 목표 의식 아래 서로 양보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혜정 기자 par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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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첫 국무회의] 朴 "대형국책사업 철저 점검"…4대강 첫 언급 파장 일듯


< 빈자리는 언제 채울까 >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첫 국무회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 지연으로 미래창조과학부 해양수산부 등 신설 부처의 장관 자리가 비어 있다. /김병언 기자 misaeon@hankyung.com

박근혜, 국무회의서 던진 메시지는…

"주가 조작땐 자금 출처 규명…뿌리 뽑아야"

"국정철학 공유 못하면 기관장 될 생각말라"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새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무회의 자리에서 여러가지 국정 화두를 던졌다. 관심이던 공기업 기관장 인사와 관련,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해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해석에 따라선 대대적 물갈이 인사를 예고한 것으로도 받아들여진다.

이명박 정부가 추진했던 4대강 등 대형 국책사업에 대해서도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할 것”을 주문했다.

○기관장 물갈이 예고?

박 대통령은 그동안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 관행을 여러 차례 비판했지만 새 정부의 인선 기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전문성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 보내는 것은 문제가 있다”(작년 12월27일)거나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는 새 정부에서는 없어져야 한다”(1월30일 인수위 정부문과 토론회)는 원칙적인 발언을 해왔다.

이런 가운데 박 대통령은 이날 공기업 기관장 인선에 관한 분명한 원칙을 제시했다. 원칙은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지 여부’다. 청와대 관계자는 “무리하게 낙하산으로 내려간 인사중 새 정부의 국정철학에 맞지 않는 사람은 엄정한 공과를 가려 교체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관계자는 “그렇다고 5년전 이명박 정부 초기처럼 공기업 기관장을 일괄 교체하는 식의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날 “문화예술계 산하 단체장의 임기는 원칙적으로 보장하겠다”면서도 “기관장의 공과는 엄격하게 재평가하겠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유 장관은 “문제가 있는 기관장도 있기 때문에 엄격하게 평가해서 책임을 지우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낙하산이 문제가 아니라 업무 능력과 청렴도라는 잣대로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4대강 등 국책사업 ‘칼’ 들이대나

박 대통령은 4대강 등 이명박 정부 때 추진했던 대형 국책사업에 대해서도 분명한 원칙을 밝혔다. “각 부처에 예산 낭비가 없도록 일체 점검하고 대형 국책사업들에 대해서도 제대로 점검해 달라. 예산 낭비와 국민적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점검해 앞으로 예산 낭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4대강 사업 검증 필요성을 제기한 적이 있지만 당선 이후에는 가급적 언급을 삼갔다. 이명박 정부가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4대강 사업에 대한 점검 필요성을 직접 거론할 경우 신구(新舊)정권간 갈등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부담 때문이었다.

하지만 새 정부의 방향을 가늠할 첫 국무회의에서는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원점부터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형 국책 사업에 대한 원칙을 밝힌 것일 뿐”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 장관으로 취임한 서승환 장관도 국회 청문회 과정에서 “보의 안정성과 환경영향평가 등을 포함해 전반적으로 4대강 사업을 점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종태/송태형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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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공공기관 '대대적 물갈이' 예고>-1,2


첫 국무회의 주재…"새정부 국정철학 공유 인사 임명하도록 노력해달라"

靑, 대대적 공직기강 점검 착수 병행…정권 초기 '군기잡기'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새 정부 출범 초기 해이해진 공직사회 기강을 다잡으면서 각 부처 산하기관 및 공공기관 인사에 있어 대대적 '물갈이'를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각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 인선과 관련,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을 중심으로 임명할 것임을 분명히했다.

이는 당선인 시절 전(前) 정권의 막바지 '낙하산 인사'에 제동을 건데 이은 것으로, 특히 청와대가 공직기강의 대대적 점검에 착수한 것에 맞춰 나온 언급이어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공공기관장 등 새 정부 국정철학 공유 인사로 임명" =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새 정부가 이런 막중한 과제들을 잘 해내려면 인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국무회의 개회하는 박근혜 대통령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11일 오후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박근혜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회의를 개회하고 있다. 국무회의에는 이날 임명장을 받은 13명의 장관과 기재부차관, 국방부 차관 등이 참석했으며 새 정부가 출범한지 15일만에 열렸다. 2013.3.11 dohh@yna.co.kr

박 대통령은 그러면서 "각 부처 산하기관과 공공기관에 대해 앞으로 인사가 많을 텐데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통령의 이날 언급을 놓고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대해서는 새 정부의 국정목표와 과제를 이행하기 적합한 새로운 인물을 임명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특히 박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이나 당선인 시절 공기업이나 공공기관의 '낙하산 인사'를 직접적으로 비판한 바 있어 지난 정권에서 임명된 공공기관장들은 대부분 교체될 것으로 보인다.

각 부처 산하기관 및 공공기관에서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의 수는 140곳 정도다.

한국관광공사와 한국전력공사, 한국조폐공사, 한국철도공사, 한국마사회 등 공기업 17개와 국민연금관리공단, 한국주택금융공사 등 준정부기관 29개까지 총 46개 기관의 기관장과 감사 등 80여명에 대한 인사권을 갖고 있다.

여기에 서울대병원,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동북아역사재단 등 18개 기타 공공기관의 기관장 및 위원 30여명과 한국은행 총재 등 기타 법률에 의해 임명할 수 있는 인원 20여명까지 합하면 공공기관 전체에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하는 인원은 140여명이 이른다.

◇靑 "직무수행 철저 점검"…공직사회에 '경고음' = 박 대통령의 공공기관 대대적 물갈이 예고와 함께 청와대는 공직사회 기강 잡기에도 시동을 걸었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전 허태열 비서실장 주재 수석비서관회의 결과를 브리핑하면서 "청와대는 정부 이양기에 나타날 수 있는 공직기강 해이 문제에 대해 각별히 주목하고 있으며 공직자들의 직무수행을 철저히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정권 초기 발생할 수 있는 공직사회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다잡아 조기에 공무원들의 '일하는 분위기'를 형성, 국정을 신속히 안정시키려는 시도로 읽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장기간 표류하면서 여느 정권 초기에 비해 공직사회 전반의 분위기가 흐트러진 것으로 판단하고 청와대가 나서서 공무원 사회에 '경고음'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다른 부처로 이관되는 부서의 공무원들은 사실상 일손을 놓는 등 공무원 사회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뒤숭숭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북한의 도발 위험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공직사회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점을 차단해야 한다는 점도 청와대가 직접 공직기강 점검을 언급한 배경으로 보인다.

지난 주말 서울 노원구의 군(軍) 전용 골프장에 고위직 현역 군인들이 몰렸다는 일부 언론의 보도와 관련,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진상조사에 들어간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윤 대변인은 "민정수석실은 군 골프 관련 보도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갖고 관계부처와 진상 파악에 즉각 착수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감사원도 이날 복무기강 특별점검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공직감찰본부 소속 정예 감찰인력 85명을 동원, '비상시기 복무기강 특별점검'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지난해부터 전환기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공직기강 특별점검 등을 실시해왔지만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정부조직법이 아직 통과되지 않아 행정 공백 발생이 우려되고, 최근 북한의 군사도발 위협 등이 고조돼 더욱 철저한 공직 복무기강 확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min22@yna.co.kr


국민의례하는 '박근혜정부' (서울=연합뉴스) 도광환 기자 = 11일 오후 청와대 세종실에서 열린 '박근혜정부' 첫 국무회의에서 박 대통령과, 정홍원 총리 및 신임 장관들이 국민의례하고 있다. 국무회의에는 이날 임명장을 받은 13명의 장관과 기재부차관, 국방부 차관 등이 참석했으며 새 정부가 출범한지 15일만에 열렸다. 2013.3.11 dohh@yna.co.kr

공공기관장 인사 기준 제시…대대적 물갈이 '신호탄'

[머니투데이 김익태,이상배 기자]['낙하산' 비판 朴대통령 "국정철학 공유자 임명해야"…2000여 명 도마 위에]

 

박근혜 대통령이 각 부처 산하 공공기관장 인사에 대한 기준을 제시했다. 새 정부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거다. 주요 국정과제 달성과 복지공약 실행을 위해서다. 기존 공공기관장들이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인물임을 감안할 때 향후 대대적 물갈이가 불가피함을 예고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안보위기 속 군 장성들의 골프 라운딩을 계기로 청와대가 대대적 공직기강 감찰에 착수한 것과 맞물려 상당한 파장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취임 후 처음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를 열거한 뒤 "이런 막중한 과제들을 잘 해내려면 인사가 중요하다"며 공공기관장 인사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인사가 많을 텐데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윤병세 외교장관 등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한 13개 부처 장관들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이에 따라 각 부처 차관급과 1∼3급 고위직 공무원들에 대한 인사도 곧 이뤄질 전망이다. 청와대는 특히 조만간 열릴 장·차관 워크샵 이전에 새로운 차관들을 내정 또는 임명하기 위해 차관급 인사를 일단락 한다는 방침이다.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은 "장·차관 간의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 국정목표, 국정과제 등에 대한 공감대를 조기에 착근시키기 위해 조만간 장·차관 워크샵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정부 직제상 위원장을 포함한 장관급은 27명, 청장을 포함한 차관급은 총 90명이다. 또 차관보 또는 실장급인 1급부터 과장급 3급까지 고위직 공무원은 약 1500명 수준이다. 대법원장을 비롯한 대법관 14명, 헌법재판소장과 헌재 재판관 9명, 중앙선거관리위원 3명 등 헌법기관 고위직 26명과 국립대 총장 44명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는다.

각 부처 고위직에 대한 인사와 함께 공공기관장에 대한 인사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현행법상 대통령이 인사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직위는 정부와 공공기관을 합쳐 총 7000여 개에 달하며 이 가운데 검찰, 경찰, 외교관 등 특정직 공무원 약 5000명을 제외한 약 2000명이 실질적인 인사 대상이다.

박 대통령이 사실상 '인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에 따라 공공기관장 상당수가 교체 대상에 오를 전망이다. 무엇보다 '낙하산'에 대한 박 대통령의 평소 부정적 인식을 고려할 때 전문성이 떨어지는 기관장들이 우선순위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물론 내각 인사에서도 박 대통령은 '전문성'을 최우선 기준으로 삼은 바 있다.

박 대통령은 당선 직후 "최근 공기업, 공공기관 등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서 보낸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는데 국민께도 큰 부담이 되는 것이고, 다음 정부에도 부담이 되는 일이고 잘못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1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국정과제 토론회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는 새 정부에서 없어져야 한다"며 "낙하산 인사라든가 근본적인 원인이 제거될 수 있도록 아예 아주 시스템을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낙하산 인사 근절에 대한 대통령의 의지는 여전히 강하다"며 "세밀한 평가를 통해 전문성 결여는 물론 경영성과가 떨어지는 공공기관장들은 임기와 상관없이 교체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감사원은 이날부터 공직감찰본부 소속 정예 감찰인력 85명을 투입, 비상시기 복무기강 특별 점검을 실시키로 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정부) 전환기 공직기강 확립을 위한 공직기강 특별점검 등을 실시하여 왔다"며 "그런데 새 정부 출범 이후에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아직까지 통과되고 있지 않아 행정공백 발생이 우려되고 있고, 최근 북한의 군사도발 위협 등이 고조되고 있어 더욱 철저한 공직 복무기강 확립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낙하산 대못 뽑겠다" … 임원 포함 땐 교체폭 500여명 될수도


박근혜 대통령과 정홍원 국무총리가 11일 오후 청와대에서 새 정부의 첫 번째 국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회의실로 향하고 있다. /고영권기자

■ 공공기관장 대대적 물갈이 예고

전문성·경영성과 떨어지는 기관장 우선순위

금융지주회장 등 금융수장도 대상될까 촉각

이명박(MB) 정부가 출범한 지 3개월이 지난 2008년 5월, 청와대는 공공기관 경영진에게 '일괄사표'를 받았다. 평가 뒤 재신임을 묻겠다는 취지였다. 강만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현 산은금융지주 회장)도 2008년 7월 국회에서 "공공기관장 일괄사표는 정치적 재신임 차원"이라면서 "업무성과, 전문성, 경영자로서의 역량 등을 참작해 유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절차를 거치면서 기관장 상당수가 옷을 벗었다. 민주당은 2008년 국정감사에서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공기업(24곳), 기금관리형(14곳), 위탁집행형(63곳), 기타 공공기관(202곳) 등 303개에 달하는 공기업·공공기관의 기관장 가운데 32%가 일괄사표 강요로 임기 중 교체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 정부는 공공기관장의 거취에 대해 좀처럼 명확한 입장을 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유임 신호'라고 해석하는 시각도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11일 낙하산 공공기관장의 교체를 사실상 천명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산하 공공기관장의 인사는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명박 정부의 최대 실패작이 인사 정책이었고 '인사 대못'을 뽑지 않고는 새로운 국정철학을 심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낙하산 논란 컸던 곳부터 교체=박 대통령이 사실상 '인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함에 따라 공공기관장 상당수가 교체 대상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박 대통령은 당선 직후 "최근 공기업ㆍ공공기관 등에 전문성이 없는 인사들을 낙하산으로 선임해서 보낸다는 얘기가 많이 들리고 있는데 국민께도 큰 부담이 되는 것이고 다음 정부에도 부담이 되는 일이며 잘못된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국정과제 토론회에서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의 사기를 떨어뜨리는 낙하산 인사는 새 정부에서 없어져야 한다"며 "낙하산 인사라든가 근본적인 원인이 제거될 수 있도록 아예 시스템을 그렇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평가를 통해 전문성 결여는 물론 경영성과가 떨어지는 공공기관장들은 임기와 상관없이 교체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청와대를 거쳐 공공기관 기관장이나 고위임원으로 재취업한 인사는 최소 44명, 정부 부처에서 산하 기관 고위직으로 옮긴 인사는 지난 한해 동안에만 250명에 달한다. 특히 청와대 출신 40명은 이명박 정부가 집권 후반기에 들어선 지난해 이후 임기를 시작했다. 결국 이들부터 교체 대상이 되지 않겠느냐는 게 관료들의 판단이다. 여기에 임기가 줄줄이 도래하는 고위직 인사들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500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지주 회장 등 금융계 수장 교체 여부 촉각=정부 안팎에서는 요즘 박근혜 정부가 금융지주 회장에 대한 평가는 모두 끝마쳤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심지어 "○○ 회장은 충분히 컨트롤 가능해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거나 "△△ 회장이 교체의 첫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등의 말이 떠돌 정도다.

그런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지자 금융계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공공기관의 수장은 물론 정부의 지분이 많거나 영향력이 큰 금융지주 역시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명박 정부 때도 우리금융지주는 물론 정부 지분이 없는 KB금융지주도 숱한 논란을 거치면서 교체 절차를 밟았다. 금융지주 회장 가운데 어윤대 KB금융 회장은 올해 7월에 임기가 끝나고 강만수 KDB금융 회장과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은 임기가 1년 이상 남아 있다. 하지만 이들 세 금융지주 회장은 대표적인 금융계의 'MB맨'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임기를 마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철균기자 fusioncj@sed.co.kr

공기업 부채관리 강화…낙제점땐 CEO 해임

앞으로 자산 2조원 이상 대형 공공기관에 대한 부채관리 감독이 강화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 부문 부채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데 따른 후속 조치다. 내년부터 대형 공기업들은 스스로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넘어 이를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그러지 않을 경우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감점 등 불이익을 받는다.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으면 성과급 지급이 금지되고 기관장은 경우에 따라 해임 권고된다.

1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자산 2조원 이상 공공기관 41곳이 제출하는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에 대해 성과 평가를 실시할 방침이다. 중장기 재무관리계획이란 LH, 수자원공사, 철도공사, 한전, 석유공사, 가스공사 등 공공기관 41곳(공기업 22곳, 준정부기관 10곳)이 '선 자구 노력-후 정책 지원' 원칙 아래 스스로 수립하는 재무관리방안이다. 작년에 처음 도입됐으며 현재는 이를 지키지 않더라도 불이익은 없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경영평가에 반영되므로 이를 준수해야 한다. S, A, B, C, D, E등급 6단계에서 D등급과 E등급 판정을 받으면 성과급 지급이 금지된다. 2011년 말 기준으로 이들 41곳 자산은 659조원, 부채는 444조원에 달한다. 2011년 부채는 전년보다 61조원, 자산은 51조원 각각 늘어났다.

아울러 정부는 2014년 3월까지 공공부문 부채 종합관리시스템을 구축 완료하고 공공부문 부채 규모를 발표할 방침이다. 현재 국가채무(420조5000억원), 일반정부부채(468조6000억원)를 발표하고 있지만 공공기관 부채를 포괄한 관리방안을 마련하라는 박 대통령 지시에 따라 공공부문 부채까지로 관리영역을 넓히는 것이다.

[이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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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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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의 中, 외교라인 강화… ‘對美’ 방점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새 지도부가 외교의 급을 격상하며 대미통(通)을 전진배치할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 중국이 명실상부한 주요 2개국(G2)외교를 펼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있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오는 17일 폐막을 앞두고 이뤄질 국무원 핵심 인선에서 10여년 만에 공산당 중앙정치국 위원이 외교라인 총책을 맡으며 국무원 부총리도 다시 신설될 전망이 높아지고 있다. 국제정치학자 출신인 왕후닝(王?寧) 중앙정치국 위원이 외교담당 총사령탑 역할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1998년 이후 사라졌던 외교담당부총리직이 다시 부활해 왕 위원이 부총리로서 외교라인을 지휘할 지 주목된다. 상하이(上海)에서 태어난 왕 위원은 푸단(復但)대 국제정치학 교수로 이름을 날렸으며 중국 공산당 내 최고의 ‘브레인’으로 꼽히며 장쩌민(江澤民)과 후진타오(胡錦濤)의 외교 책사 역할을 했다. 지금까지 외교라인 총책은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원 외교담당 국무위원이었으나 중국공산당 내 핵심 의사결정기구인 중앙정치국 위원이 아니었다.

한편 양제츠(楊潔) 외교부장은 현재 다이빙궈 국무위원의 후임으로 외교담당 국무위원에, 양 부장의 후임으로는 주일본 대사를 지낸 왕이(王毅)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주임이 각각 임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주미 중국대사관 수석 부국장 및 주미대사 등을 역임하며 중국정부내 대표적 미국통으로 불리는 양 부장이 국무위원으로 승진하면서 중국의 대미외교는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또 일본통인 왕 주임을 외교부장으로 임명하면서 일본과의 관계도 더 중시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새지도부가 외교책사인 왕 위원을 외교총괄역으로 선임하고, 대미통과 대일통을 전진배치하는 것은 미국 버락 오바마 2기의 행정부 아시아 중시외교를 겨냥한 행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과거에는 1949년 중국 건국 이후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가 외교부장까지 겸직하며 외교정책 전반을 지휘했고, 이후 부총리였던 천이(陳毅)와 지펑페이(姬鵬飛)가 외교부를 이끌었다. 그러나 부총리와 외교부장을 겸임했던 첸지천(錢基琛)이 1998년 외교부를 떠난 이후 외교 수장의 격은 낮아져 왔다. 구수(법철학) 난징(南京)대 교수는 “중국은 지난 20여년간 내부의 경제성장에 치중하느라 외교는 뒷전이었다”면서 “이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높아진 위상에 걸맞게 외교라인을 격상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높아진 국제사회의 위상과 달리 외교수장의 격이 낮아 다른 부처와의 조율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도 외교라인 격상의 배경이다. 미국이 아시아로의 회귀 전략을 쓰고 있고 중국이 주변국들과 영토갈등을 빚고 있는 등 중국이 풀어야 할 중대한 외교 현안이 늘어난 상황에서 외교 컨트롤타워의 부재로 엇갈린 메시지를 전달함으로서 주변국들을 혼란스럽게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다이 국무위원이나 양 부장은 군부쪽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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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中 균열 조짐>“北, ‘검은돈 통로’로 中 악용”…‘혈맹 재고’까지 꺼내든 中

중국이 북한을 대하는 태도가 심상찮다. ‘2·12 북한 3차 핵실험’ 이후 나타난 변화 조짐이 최근 북한의 도발 위협 고조와 맞물리면서 더욱 뚜렷해지는 기류다.

북한이 중국을 검은돈의 통로로 악용하면서 국제사회의 대중국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는 상황을 더 이상 두고볼 수 없고, 북한을 방치할 경우 동북아 핵무장 도미노 현상을 초래해 중국 국익을 저해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높아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지난해 ‘12·12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대응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결의 2087호를 철저히 집행하라는 지시가 내려가는가 하면, 북·중 국경지대에서 통관·검색 강화설도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과거와 달리 아예 공개적으로 “북한은 중국에 전략적 부담”이라는 주장이 학계에서도 나오고 있다. 오는 14일 공식 선출되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위시한 5세대 지도부의 대북정책에는 대대적 변화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중국의 미묘한 변화 계기는 지난해 장거리미사일 발사와 올해 2월 3차 핵실험이다.

중국 관영 환추스바오(環球時報)가 2월 초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원조 축소 등 심각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이례적으로 사전 경고하는가 하면, 3차 북핵 실험 이후에는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기관지인 쉐시스바오(學習時報)의 덩위원(鄧聿文) 부편집장이 “중국은 북한을 포기할 준비를 해야 한다”며 ‘북한 포기론’까지 터져나오고 있다. 자오추(趙楚) 중국 상하이(上海) 국방전략연구소 부소장도 최근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6자회담이 무용지물이 된 상황에서 중국은 대북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전환해야 한다”고 밝혔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도 “중국 교통운수부가 최근 유엔 안보리 결의 2087호를 엄격히 집행하라는 지시를 내렸고, 이 같은 사실을 홈페이지에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라며 “중국의 대북정책이 이미 좀 바뀌고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이 이처럼 북한에 ‘매’를 드는 것은 더 이상 북한의 도발 행위로 중국 이미지를 깎아내릴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불법기업 70개, 차·가명계좌 150여 개가 주로 중국에 밀집되면서 중국이 마치 검은돈 통로로 비쳐지는 것을 참을 수 없는 것. ‘시진핑 체제’가 내건 외교정책 ‘신형대국관계(新型大國關係)’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결국 북한으로 인해 미국과의 관계나 다른 분야에까지 외교적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이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중국연구센터장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은 핵개발이 완성단계로 동북아 안보에 지각 변동이 생길 수 있는 엄중한 사항”이라면서 “북한 3차 핵실험을 전후해 과거와 달리 중국이 강력히 비난하고 반대 목소리를 높인 것도 이 같은 정세 변동에 대한 우려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 내 반북(反北) 여론도 시진핑 체제가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 외교부 관계자는 “중국이 과거보다는 더 제재를 충실히 이행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신보영 기자 boyoung2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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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 싫어하는 국가 이란-북한-파키스탄 순"<갤럽>

우호적 국가 加-英-獨-日-佛 순…한국은 조사대상서 빠져

(서울=연합뉴스) 미국 국민은 이란과 북한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10일(현지시간) 나타났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2월 7∼10일(현지시간) 미국 성인 1015명을 상대로 전세계 22개국에 대한 선호도 전화조사를 실시, 지난 7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21위, 이란이 22위로 최하위를 차지했다.

특히 북한의 경우 미국인들이 우호적으로 느낀다고 답한 의견은 12%에 불과했고, 84%가 비우호적 느낌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지난달 12일 이전에 실시한 것이어서, 10일 현재 미국인들의 실제 여론은 이보다 더 악화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은 이번 조사의 대상에서 빠졌다.

이란에 대해서는 무려 87%가 비우호적이라고 답한 반면, 9%만이 우호적이라고 답했다. 북한 다음으로 미국인들이 싫어한 국가는 파키스탄(20위), 시리아(19), 팔레스타인자치정부(18), 아프가니스탄(17), 이라크(16), 리비아(15), 쿠바(14), 사우디아라비아(13), 이집트(12), 베네수엘라(11위)가 차지했다.

반면 과거 조사에서 하위권을 맴돌았던 중국은 전체 순위에서 우호 43%, 비우호 59%로 10위를 차지, 미국인들의 시각이 많이 개선됐음을 보여주었다.

러시아는 우호 44%, 비우호 50%로 중국보다 한단계 높은 9위를 차지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조사에서도 이란이 역시 최하위를 차지했고 중국이 그다음이었다. 이어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순으로 비우호적 국가에 이름을 올렸었다. 이란은 지난 2006년 이후 매년 미국인이 가장 자주 꼽는 최대 적대국 자리를 차지해 왔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인이 가장 우호적으로 생각하는 국가는 캐나다(우호 91%, 비우호 5%)였고, 영국(88%, 8%), 독일(85%, 10%), 일본(81%, 15%), 프랑스(73%, 22%) 순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최근 비중을 두고 있는 인도(우호 68%, 비우호 23%)가 우호국 6위를 차지했으나, 전략적으로 가장 중요시하는 국가들 중 하나인 이스라엘(우호 66%, 비우호 29%)은 7위에 그쳤다.

갤럽은 "비우호적인 시각이 우호적인 견해보다 많은 국가는 22개국 중 북한과 이란 등 총 15개국이었다"면서 "반면 영어를 사용하는 캐나다와 영국, 2차대전 당시 적국이었던 독일과 일본에 높은 호감도를 보인 게 큰 특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번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p였다.

cb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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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자이 대통령 "미국, 탈레반과 짜고 아프간 테러"

하미드 카르자이
하미드 카르자이(사진) 아프가니스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 자국을 방문한 척 헤이글 미국 신임 국방장관 면전에서 미국을 강력하게 비난했다.

10일(현지시간) 카르자이 대통령은 TV연설을 통해 전날 발생한 자살폭탄 테러가 "탈레반이 미국을 위해 봉사한 것"이라며 미국과 탈레반이 짜고 아프간의 불안을 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9일 수도 카불 등지에서는 탈레반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자살폭탄 테러로 18명이 숨졌다.

그는 "미군이 2014년 아프간 철수를 약속했지만 아프간의 천연자원을 노리고 이후에도 계속 주둔하기를 원한다"면서 "탈레반의 테러 행위는 미군의 아프간 주둔을 지속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의 연설 후 이날로 예정됐던 헤이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은 '보안상의 이유'로 취소됐다.

그러나 헤이글 장관은 곧바로 사태수습에 나섰으며 기자들에게 "(카르자이 대통령에게) 미국과 탈레반 사이에 어떤 협상도 이뤄지지 않았음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카르자이 대통령의 이 같은 대미 강경발언이 차기 대선을 의식해 반서방 세력을 결집하려는 행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9일 미 중앙정보국(CIA) 산하 아프간인 요원들이 대학생을 불법 감금해 심문했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군 산하 국제안보지원군의 대학 및 학교 진입을 금지하는 대통령령을 내렸다. 또 지난달에는 와르다크주에 주둔한 미군 특수부대 소속 아프간인들이 주민들을 고문, 살해했다며 부대 철수를 공식 요구하는 등 잇따라 미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종혁기자 2juzs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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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숫자로 보는 일본 대지진 2년

(서울=연합뉴스) 이재윤 기자 = 11일 일본 부흥청에 따르면 동일본대지진이 일어난 지 2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31만명이 피난 생활을 하는 등 재해의 상흔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yoon2@yna.co.kr

日대지진 2년…31만명 아직 피난생활

일본 대지진 발생 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31만명이 피난생활을 하는 등 복구가 크게 지체되고 있다. 일본 행정 곳곳에 숨어 있는 각종 규제와 관료주의가 지진 복구를 더 지연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11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지난달 7일 현재 일본 피난 중인 사람은 31만5196명에 이른다. 1년 전 34만4290명에 비해 고작 8.5%인 2만9094명만이 살 곳을 찾아 정착한 것이다.

이처럼 피해주민들 정착이 늦어지는 것은 새로운 주택단지 건설을 위한 부흥주택 건설이 토지 소유주와 협상 지연, 농지과 건설 관련 각종 규제 등으로 지지부진하기 때문이다.

8일까지 신원이 밝혀진 대지진 사망자는 1만5881명이다.

1년 전에 비해 27명만 추가로 신원이 확인됐고 아직 생사 여부를 확인할 수 없는 실종자도 여전히 2668명에 달한다.

특히 지진과 쓰나미, 원전 폭발 등이 아닌 이후 피난 과정에서 사망한 재해 관련 사망자도 2303명에 달하는 것으로 일본 부흥청은 집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같은 재해 관련 사망자 규모를 자체 집계를 통해 2601명이라고 보도하는 등 실제 숫자는 이보다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방사능 오염 제거는 후쿠시마현 오염지역 중 3분의 2 정도에서 시작도 못할 정도로 지체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이 자체 조사에 따르면 후쿠시마현 내 11개 시정촌 중 진척도가 수치로 나올 수 있는 곳은 3곳에 불과했다. 2곳은 아예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신문은 "오염토지 임시보관소 설치를 두고 인근 주민과 마찰이 심한 데다 방사능 제거 경험이 없어 당초 계획보다 크게 시간이 지체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회 인프라스트럭처 복구도 늦어지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제방 등 해안대책은 지진 이전 수준과 비교해 26%만 복구됐다. 이 밖에 공영주택 27%, 수도시설 46% 등 진척도를 보일 뿐이다.

특히 각종 쓰레기 처리는 총 1628만t이 발생했지만 지난 1월 말까지 754만t(46%)을 처리하는 데 그쳤다. 일본 환경성은 "내년 3월 말까지는 모두 처리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피해지역 복구지연 사례를 전하면서 "일본 행정 시스템이 얼마나 마비됐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이라고 보도했다.

[도쿄 = 임상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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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위험한 철학자' 지제크…경희대 석좌교수로 온다

라캉·마르크스·헤겔을 접목한 독특한 철학으로 서유럽 학자들이 ‘동유럽의 기적’으로 지칭한 슬로베니아 출신의 세계적인 철학자 슬라보이 지제크(사진)가 경희대 교수로 온다.

경희대는 최근 지제크를 외국어대학 글로벌커뮤니케이션학부 ‘에미넌트 스칼러(ES·Eminent Scholar)’로 임용하기로 하고 통보 절차를 마쳤다고 11일 밝혔다. 지제크는 7월부터 이 대학 교직원으로 정식 임용된다. ES는 석좌교수와 유사한 제도다.

지제크는 대중문화 현상, 국제정치 이론에 철학을 접목한 ‘스타 철학자’다. 9·11테러, 이라크전, 금융위기 등 현실 정치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후기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신랄한 비판으로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철학자’로 불리기도 한다. 현실 정치에도 적극적인 관심을 보여 1990년 슬로베니아 첫 다당제 선거에서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도 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일단 1년 계약이지만 연속 계약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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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관만큼은 NO”野 뒤늦은 반발

“임명 강행땐 관계 쉽지않을것”
민주, 의혹 거론하며 靑·與 압박

정부조직법 맞물려 낙마전략 좌초
경과보고서 없이도 靑 임명방침



청와대의 김병관 국방부 장관의 임명 강행 방침에 민주통합당이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임명을 강행하면 앞으로 (청와대와) 민주당의 관계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경고장도 꺼내들 정도다. 애초 ‘2+α’의 장관 낙마를 목표로 했던 민주당으로서는 김 장관 후보자만은 결단코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청와대는 청문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12일 김 후보자를 임명하기로 내부 방침을 확정했다.

민주당 측 국방위 간사인 안규백 의원은 11일 김 후보자의 각종 의혹을 거론하며 “이런 상황에서 임명을 할 수 있겠느냐”며 “그래도 강행한다면 앞으로 야당과의 관계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겨냥했다.

민주당은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작성 자체를 저지한다는 방침이다. ‘야당은 부적격, 여당은 적격’으로 별도 표기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채택을 묵인했던 여타 장관 후보자와 달리, 국방위 차원의 보고서를 만들지 않음으로써 민주당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의미다.

국방위 소속 의원인 진성준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의 해명이 전혀 설득력이 없다”며 “여러 정황으로 볼 때 로비를 했다는 사실은 명확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지도부도 김 후보자 낙마에 가세했다. 박기춘 민주당 원내대표는 “국방부 장관은 무기장사꾼이 넘볼 자리가 아니다”며 “말 바꾸기와 궤변의 국방부 장관은 국군의 수치”라고 원색적인 비난을 아끼지 않았다. 또 임명 강행 의사를 밝힌 청와대를 향해서도 “국군의 명예와 사기를 위해서라도 ‘김병관 구하기’를 접길 바란다”고 화살을 돌렸다.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과 박기춘 원내대표가 11일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열린 비상대책회의에 참석했다. 문 위원장은 지상파방송국 사장 선임방법 재조정 등을 거론한 박 원내대표의 정부 조직 개편안 원안 통과 3가지 조건에 대해 이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에서도 문 위원장은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와대 임명 강행을 비난하는 발언만 했고, 박 원내대표는 정부 조직법 개편안에 대한 청와대와 여당의 양보를 요구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이 같은 민주당의 반발은 난항을 겪고 있는 정부조직법 협상과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 후보자를 포함해 2명 이상의 장관 후보자를 낙마시키겠다는 애초 전략을 접고 정부조직법 협상에서 방송 중립성 확보장치를 얻어내겠다던 전략이 어긋나면서, 다시 김 후보자에게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민주당의 수정 전략에 대해 ‘만사지탄’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국회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 경과보고서를 작성하지 않아도 대통령이 임명을 강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행 법률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경과보고서 채택 여부와 상관없이 장관 임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즉, 민주당이 진심으로 ‘김명관 낙마’를 원했다면 청문회 일정 자체를 합의해주지 말았어야 했다는 의미다. 

최정호ㆍ홍석희 기자/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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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의 새 정치 키워드는 ‘링컨과 레미제라블’

소통 창구 닫아버린 정치권
한국사회·경제 극심한 양극화…
영화 두편 언급하며 화두 던져
‘安風 시즌2’ 정치권 돌풍 예고



영화 ‘링컨’과 ‘레미제라블’. 링컨은 미국 남북전쟁 시 여야 갈등으로 얼룩진 정치적 양극화, 레미제라블은 프랑스 혁명기의 극심했던 사회계층 간 양극화를 그린 영화다. 지난 대선 후 미국에서 숙고의 시간을 보낸 안철수 전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1일 귀국길에 이 영화 두 편을 새로운 화두로 던졌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두고 여야가 끝없는 대치를 벌이고, 최근 교육비 지출 양극화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통계가 나온 대한민국 한복판에.

안 전 교수는 전날 미국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 귀국에 앞서 “링컨이 어떻게 여야를 잘 설득하고 어떻게 전략적으로 사고해서 일을 잘 완수해내는가. 결국 정치는 어떤 결과를 내는 것이다. 그런 부분을 감명깊게 봤다”고 전했다. 노예제 완전폐지를 담은 헌법 제13조의 수정안은 여야의 치열한 대립국면에 부딪혀 난항을 겪고 있는 오늘 이 시각 대한민국 국회의 장면과 완벽히 일치한다. 소통의 창구를 닫아버린 청와대와 여야 지도부와 달리, 링컨은 직접 여야의 반대의원을 만나 설득에 나선다. 확고한 원칙과 소신뿐만 아니라, 소통과 포용이 정치의 핵심이라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증명한다.

안 전 교수는 이 자리에서 영화 ‘레미제라블’도 언급했다. 영화의 무대인 19세기 프랑스는 오늘날 한국의 극심한 사회 경제적 양극화를 떠올리게 한다. 신자유주의로 인한 양극화의 부조리는 산업혁명 이후 200년을 넘나드는 시대의 아픔이다.

안 전 교수는 미국 체류 기간 한국의 정치상황을 시시각각 접했다고 한다. 대선이 끝난 지 불과 3개월 만에 새 정치에 대한 약속과 희망이 사라진 한국정치를 보며 ‘새로운 정치’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불태웠던 것으로 알려졌다. 새 정부는 공식출범했지만 국정공백은 장기화하고 있고, 당리당략은 판을 치고, 정작 중요한 민생ㆍ경제법안은 뒷전으로 밀리는 상황을 보면서 정치일정을 앞당겼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구태를 벗어나지 못한 정치권에서 ‘안철수 바람’은 다시 한 번 거센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안 전 교수는 향후 원내진입과 신당창당 등을 거쳐 ‘새로운 정치’와 관련한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확립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안 전 교수 측 관계자는 “안 전 교수는 새 정치에 대한 국민의 열망으로 정치권에 들어온 사람”이라면서 “앞으로도 정치쇄신을 둘러싼 과제들을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대선 당시 안 전 교수에게 지지층 일부를 잠식당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도 무한경쟁에 돌입하게 됐다. 새누리당은 중도보수성향의 지지세력 일부가 안철수 신당에 합류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처했다. 민주당은 쪼개질 공산도 있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철수 신당’ 등장 시 민주당 지지율은 20.1%에서 10.6%로 급락해 안철수 신당(23.6%)의 반 토막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안풍(安風) 시즌2’의 1차 관문은 오는 4월 재보궐선거에서 노원병에 출마해 승리하는 것이다. 4파전이 예고돼 있다. 쉽지 않은 싸움이다. 당선 가능성에 대해 안 전 교수 측근은 “허공에서 땅바닥으로 내려왔다고 보면 된다”면서 “직접 부딪치고 깨져도 보고, 이겨도 보는 안철수정치의 시작”이라고 당락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김윤희 기자/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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