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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시사정보(9)

구봉88 2013. 9. 22. 17:16


1.경기 바닥 쳤나?…정부·韓銀 "완만한 성장세" 한목소리

2.“中 경제회복 기초 여전히 취약… 더 노력해 年7.5% 성장 이룰것”

3.글로벌 자금 '불안한 대이동'

4.중국 성장속도 떨어져도 개혁 속도낸다

5.10억弗 극동개발은 한국 성장 모멘텀

6.[심층진단] 4% 성장률- 공약 구조조정- 지방재정 확충 '3대 난제' 풀어야

7.경기회복 3대 복병

8.러시아, 중동·亞 큰손 공략 성공..투자 유치 잇따라

9.[‘정부 3.0시대’ 권익위 행정혁신 앞장선다] (하) 참여와 소통행정,

   110 정부민원안내콜센터

10.[제3차 산업혁명, 융합이 이끈다] <4> 디자인 융합, 선택 아닌 필수

11.亞 "석유·가스 교역시장 신설"… 동북아 오일허브 '탄력'

12."셰일가스 2040년 생산분까지 다 팔아"

13."셰일가스, 석유화학산업 구조적 변화 촉발"-한신평

14. 기업경영

  -시안에 5억달러 추가 투자…삼성, 中내륙 더 깊게 파고든다

  -삼성 `타이젠 TV` 내년 나온다

  -'아이폰 혁신 실종' 비판, 과연 타당한가?

  -토요타, 수소연료 하이브리드로 달린다...프랑크푸르트 모터쇼서 개발

    현황 공개

  -“싸이월드 눈앞 이익집착 실패…페이스북은 공생 모델로 성공”

  -<이젠 DSR이다⑦> 디자인에 길을 물은 염리동…뒷골목이 ‘웃다’

  -연간 16억병 ‘폭풍 흡입’ 와인홀릭 차이나

  -퍼거슨 ‘8대 지도철학’… 1번은 “기초에서 시작”

  -아이언맨 실존 모델, 유럽 전기車 시장에 도전장

  -‘샐러리맨 신화’ 붕괴..6대 재벌가문은 승승장구

  -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방문객 20% 증가…죽어가던 야후 살아났다"

  -스토리 생생한 '나만의 자소서'…결론보다 과정을 써라

  -‘산은+정책금융公’ 개편안 여권마저 “NO” 입지 좁아지는 신제윤 금융

   위원장

  -[게임시장 급변,위기와 기회 공존] (중) 외국산게임 점령..

    중견게임사 위기

15.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日 아베 총리의 '국제적 거짓말'이 불길한 이유

   -한국 회계투명성 91위로 추락…곤혹스런 금융당국

   - ‘빙하기 오니 설국열차 타라’? 엉터리 기사의 전말

   -UBS·후룬硏 분석, 전세계 자산 1조 부자 2천명

   -‘창의경영 대가’ 게리 하멜 교수 “소셜 웹 활용한 21세기식 경영으로

     혁신 이뤄야 생존”

   -"북한 붕괴해도 국제법상 흡수통일은 불가능" 

 

경기 바닥 쳤나?…정부·韓銀 "완만한 성장세" 한목소리

◆ 한국경제 어디로 ◆

우리 경기는 바닥을 찍고 회복되고 있는 건가. 일단 3분기 경제성장률을 봐야 한다. 3분기 성장률이 다시 0%대로 떨어진다면 경기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은 지난 2분기에 전기 대비 1.1% 성장을 이루며 9분기 만에 0%대 성장률을 벗어났다. 시장예상을 다소 넘는 깜짝 실적발표여서 '경기가 완만히 회복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정부와 한국은행은 해석ㆍ발표해 왔다. 정권 초부터 강한 경제 드라이브를 걸던 정부도 자신감을 얻는 계기였다.

하지만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12일 "3분기는 전년 동기보다는 좋겠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다시 0%대로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며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여기에는 2분기 성장률 1.1%가 사실상 정부 재정지출 증가 때문에 가능했다는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전문가들은 2분기 성장률 1.1%를 분해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제학에서는 한 나라의 국내총생산(GDP)을 소비(Consumption), 투자(Investment), 정부지출(Government Expenditure), 순수출(Export-Import)의 합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런데 2분기 1.1% 성장 중에는 소비, 정부지출, 순수출이 각각 약 0.4%포인트씩 기여했다고 보면 된다. 투자는 그 규모가 1분기와 비슷했기 때문에 기여도가 없었다. 한은 관계자는 "반올림 과정에서 수치상 오류(-0.1%)로 1.1%의 성장률이 나왔다"고 말했다.

통상 정부지출이 분기 경제성장률에 기여하는 정도는 0.2%포인트다. 그런데 올해 2분기에 0.4%포인트 기여했다는 것은 재정집행이 많이 이뤄졌다는 뜻이다. 실제로 1분기에 비해 2분기 재정 투입 규모가 컸다. 여기에 건설투자 부문에서 재정효과 0.1%포인트를 더 감안하면 정부지출로 인한 경제성장률은 0.5%포인트에 이른다.

그런데 3분기부터 정부지출이 급격히 줄어드는 점이 문제다. 결론부터 말해 현재 정부의 계획대로라면 2분기 성장률을 0.4~0.5%포인트만큼 끌어올려줬던 정부지출 기여분이 '제로(0)'%가 된다고 보면 된다. 소비, 투자, 순수출 등의 증가율이 제자리걸음을 한다면 3분기 GDP는 1.1%가 아닌 0.7% 성장이 된다는 얘기다. 민간과 정부 일각에서 우려하는 '3분기 0%대 성장 우려론'이 나오는 이유다.

기대를 걸 수 있는 부분은 수출과 소비다. 수출은 다행히 8월에 특별하게 좋아졌고, 9월에도 수출물가는 오르는데 원유가격 등 수입물가는 떨어지고 있어 여건이 좋다. 소비도 승용차 판매, 휴대폰 신제품 출시, 추석 소비가 예년에 비해 급증한다면 기대를 걸 만하다. 하지만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기대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이에 반해 한은은 2분기보다 3분기가 나아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7월 경제전망에서 2분기 1.0%(실제로는 1.1% 달성), 3분기 1.1%, 4분기 1.0% 경제성장을 전망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2일 금통위에서 금리동결을 선언한 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 3.7%, 내년 4.0% 성장할 것이라는 종전의 경제 전망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김대영 기자 / 신현규 기자 / 전범주 기자] 


"한국 경제, 성장 경로 걷고 있다"는 김중수…전문가들은 "글쎄"



4개월째 기준금리 동결

"소비·수출 개선" vs "하반기 낙관 못해"


“한국 경제는 예상 경로, 다시 말해 미약한 성장 경로를 걸어가고 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사진)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이같이 드러냈다. 금통위는 이날 만장일치로 현재 기준금리(연 2.5%)를 유지키로 하면서 4개월 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최근 2개월 연속 소비와 수출이 증가한 데다 대외 여건도 나쁘지 않다는 게 동결 결정의 배경이다.

한은은 올해 2.8%, 내년 4.0%의 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김 총재는 “2분기에 (성장률이) 1.1%라는 것은 비교적 강한 성장세”라며 “이달 나온 잠정치는 (지난 7월) 속보치보다 내용이 좀 더 건실한 쪽이었다”고 평가했다. 성장 기여도 측면에서 속보치보다 재고 증감 기여는 낮아진 반면 수출과 민간소비가 높아진 것을 지목한 표현이다.

최근 지표도 좋아지는 모습이다. 7월 소매판매는 승용차를 중심으로 내구재 소비가 살아난 덕분에 전달보다 1.1% 증가하며 2개월 연속 늘어났다. 수출도 자동차와 선박 수출 호조로 7월 2.6%(전년 동월 대비)에 이어 8월 7.7% 증가했다. 김 총재도 “수출과 소비가 개선되는 등 완만한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하반기 전년 동기 대비 3.7% 성장 전망이 힘들 것이라는 일각의 지적에도 “어떤 근거를 갖고 그런 얘기를 하는 건지 모르겠다”며 “수출지표를 감안할 때 과거에 비해 여건이 결코 불리하다고 볼 수 없다”고 강조했다. 주요 수출 시장인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은 위기 이전 수준에 못 미치지만 프랑스 일본 등은 이미 이전 수준을 회복했고 독일 미국은 위기 전보다 더 나은 상황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 총재는 세수 부족으로 인한 재정지출 감소 우려에도 “재정지출 감소로 4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급속히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전기 대비 3분기 성장률은 2분기보다 조금 낮아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2분기가 (예상보다) 조금 높게 나와서 3분기가 2분기보다 수치 자체로는 조금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은은 7월 전망 때 2분기 1.0%에 이어 3분기 1.1%, 4분기 1.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 영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미국으로 자금이 회수될 경우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이 주요국 실물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총재는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와 양적완화에 대한 시장 반응을 고려해 미 중앙은행(Fed)이 (규모를) 정할 것”이라며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우리는 비교적 펀더멘털이 건전하기 때문에 이런 측면에서는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민간 연구소 전문가들은 다소 신중한 입장이다. 한상완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2분기 1.1% 성장 중 정부 기여도가 0.7%포인트나 됐다”며 “정부 지출 여력이 줄어들 경우 4분기 성장률 전망이 그대로 구현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수치 개선은 ‘기저효과’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지난해 하반기 나빴던 기저효과 때문에 숫자는 잘 나오는데, 정작 국민들은 회복을 느낄 수 없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반짝 반등했다 다시 주저앉을 수도 있다는 얘기다.

서정환/김유미 기자 ceoseo@hankyung.com

김중수 "금리 내릴 일보다 앞으로 올릴 일 더 많을것"

◆ 한국경제 어디로 ◆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넉 달째 동결하면서 2.5%를 유지했다. 시장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 금통위원 7인의 만장일치 결정이었다. 와화자금 유출이 일어나고 있는 일부 신흥국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있지만, 한은은 거기에 동조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한은의 향후 금리방향은 아래쪽(인하)이 아닌 위쪽(인상)이라는 점을 시사해 눈길을 끈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12일 금통위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올린 일부 신흥국은 급격한 자본 유출 위험이 있는 나라들로, 우리는 현재로서 잘 대처하고 있기 때문에 같이 움직이거나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시장금리는 정책금리와 무관하게 이미 열려 있기 때문에 이것(시장금리)과 정책금리 간에 조화를 잘 이뤄나가겠다"고 밝혔다.

미국 양적완화 축소가 시작되더라도 당장 기준금리를 올리진 않겠지만, 시장금리가 충분히 올라간다면 정책금리도 같이 올려서 보조를 맞추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날 김 총재는 하반기 경제가 상반기보다는 나아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적어도 금리를 추가로 내리긴 힘들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내비쳤다.

한은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9월에 당장 시작되더라도 한국에서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 총재는 "내년 상반기 전후로 테이퍼링(양적완화 규모 축소)이 끝나고 미국의 출구전략(금리 인상)은 2016년에 가서 시작할 것으로 본다"며 "주요 20개국 가운데 일관되게 경상수지 흑자를 내는 나라도 우리밖에 없는데 기존 자본유출입 3종세트 외에 새로운 규제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근 급격한 원화 절상에 대해 김 총재는 "올해 초에 비해 원화의 달러 대비 절하폭이 상대적으로 낮은 건 우리 경제의 펀더멘털이 건전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원화가치가 시장상황 대비 저평가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지속적인 경상수지 흑자를 낸다는 사실을 (외국에서) 좋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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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경제회복 기초 여전히 취약… 더 노력해 年7.5% 성장 이룰것”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11일 중국의 개혁이 “가장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12일 신화(新華)통신 등에 따르면 리 총리는 11일 다롄(大連) 국제회의센터에서 열린 제7회 세계경제포럼(WEF) 하계대회에 참석, “중국 경제 개혁의 중요한 한 부분이 금융”이라면서 “시스템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는 중국의 개혁이 심해(深海), 혹은 가장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사는 ‘하계 다보스포럼’으로 불린다. 중국이 다보스포럼처럼 세계 경제 문제 논의를 주도하기 위해 2007년 유치했다. 리 총리는 “중국 경제 회복의 기초는 여전히 취약하다”면서도 “더욱 적극 개혁에 나서 연 7.5% 전후의 지속적인 성장을 이룰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리 총리는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4분기 7.9%에서 올해 1분기 7.7%로, 또 2분기에는 다시 7.5%로 떨어졌다”면서 “투자와 소비, 무역 성장률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중앙 재정수입 역시 지난 수년 이래 드물게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경착륙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리 총리는 “그러나 중국은 현재 경제구조를 개선하는 중요한 단계에 이미 진입해 있으며 경기 하강의 압력에 직면해서도 안정을 유지하는 가운데 구조조정과 개혁 촉진을 위한 혁신적인 정책을 채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7.5%가량의 성장률은 과거 중국의 두 자릿수 성장률에 비하면 다소 낮지만 세계적으로 보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잠재성장률이 다소 하락하고 경제성장이 고속에서 중고속으로 전환하는 것은 경제발전 법칙에도 들어맞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리 총리는 “이런 방대한 경제체제가 장기간 중고속 성장을 지속하는 것 역시 쉽지 않은 일이며 이는 세계 경제에도 이바지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취업과 주민소득 증대가 맞물리는 성장을 추구, 개혁과 발전의 성과가 최대한 많은 국민에게 돌아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의 펑황왕(鳳凰網)은 이날 리 총리의 발언에 대해 ▲중국 경제 연착륙 ▲지속적인 개혁 ▲취업률의 하한선과 물가상승의 상한선 유지 등을 강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베이징 = 박선호 특파원 shpark@munhwa.com

 

[되살아나는 중국 경제] 낙관으로 돌아선 전문가들,中 4분기 8% 성장도 가능“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IB..성장률 전망 상향 잇따라

중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연내 8%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고 경제전문방송 CNBC가 11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티븐 로치 전 모간스탠리 아시아 회장과 도이체방크 등이 중국 경제에 대한 낙관으로 돌아섰다.

도이체방크는 10일 중국의 3·4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전년 동기비 7.7%에서 7.9%로, 4·4분기 전망은 7.8%에서 8.0%로 각각 높여 잡았다.

8%대 성장률은 지난해 1·4분기 8.1% 이후 가장 높은 성장률로 중국 정부가 내세운 올해 전체 성장률 목표 7.5% 달성을 가능하게 해준다.

도이체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 준은 분석 보고서에서 "이번 상향 전망을 촉발한 특정 요인은 8월 산업생산 통계이며 소매매출과 고정자산 투자 통계 역시 예상치를 웃돌면서 재고투자만이 지속적인 회복세의 유일한 원인이 아님을 시사했다"고 설명했다.

8월 중국의 산업생산은 전년 동월비 10.4% 증가해 9.9%를 예상한 시장 전망을 웃돌았고, 소매매출 증가율 역시 13.4%로 시장 기대치 13.2%를 상회했다. 그는 "소비자들의 수요와 투자활동이 경제 전반을 지지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유명 이코노미스트인 로치 전 회장도 중국 경제가 연말께는 8%대 성장률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기하강 위험은 시작부터 부풀려졌다"면서 "지난 10년 동안 경착륙 우려가 연착륙으로 귀결된 사례가 많았고, 내 계산으로는 이번이 다섯번째"라고 말했다.

지난 6월 중국의 그림자 금융(섀도 뱅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권에 현금 부족 사태가 몰아닥쳤지만 중국 중앙은행인 중국인민은행은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며 긴급 유동성 투입을 억제해 경기급랭 가능성이 고조됐다.

그러나 중앙은행의 메시지는 중국 금융권 체질 개선 기대감으로 이어졌고, 수출 증가와 중앙정부의 미니 부양책에 힘입어 이 같은 우려는 단기에 그쳤다.

골드만삭스도 6월 말 중국의 성장률 전망을 하향조정했지만 이달 초 곧바로 전망을 높인 바 있다.

그렇지만 하반기 상승 흐름이 내년까지 이어지지 않을 수 있다는 비관도 여전하다.

노무라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장지웨이는 "7월 회복을 이끈 부동산 투자가 부동산 부문 선행지표를 감안할 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고, 머니마켓과 채권 수익률이 여전히 상승 흐름을 타고 있어 투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게다가 경제가 회복되고, 정부가 목표로 하는 7.5% 성장세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임에 따라 정부의 추가 부양책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노무라 역시 이 같은 비관에도 불구하고 3·4분기 중국 성장률 전망치를 7.4%에서 7.8%, 4·4분기 전망치는 7.2%에서 7.5%로 상향 조정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되살아나는 중국 경제] 리커창 지수 개선에 소비도 상승곡선..“中 경기 맑음”

실물지표 예상치 웃돌아
코스피 하반기 7.5% 오를때,상하이지수는 13.2% 급등
자동차·기계·화학 등 국내 업종 수요 개선 전망


주 요 2개국(G2) 가운데 하나인 중국 경기가 되살아나고 있다. 중국 실물지표들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하면서 중국 경기에 대한 긍정적인 시그널들이 하나 둘씩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기 회복은 중국 증시는 물론 국제 증시에 추가적인 동력을 제공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하반기 들어 1979.21에서 전날 2241.27까지 무려 262.06포인트(13.24%)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1863.32에서 2003.85까지 140.53포인트(7.54%) 오른 코스피 상승률을 웃도는 수치다. 이는 지난해부터 둔화되기 시작한 중국 경제에 대한 경착륙 우려를 무색하게 만든 실물지표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날 발표된 주요 실물경제지표들은 일제히 전월보다 개선됐다. 8월 산업생산은 전년 대비 10.4% 증가해 기존 시장의 예상(+9.9%)을 웃돌아 작년 3월(+11.9%)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생산(+14.8%), 전력생산(+13.4%), 기계·전자(+12.8%), 화학(+12.3%) 등 주요 핵심 산업 부문 생산이 견조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지표에 대한 신뢰도가 낮다는 것을 감안해도 전날 발표된 중국 실물경기지표들은 예상치를 상회했다"며 "과거 리커창 총리가 제시한 중국의 철도 화물수송량, 전력수요량, 은행대출 등 중요한 세 가지 지표가 개선되면서 실물경기를 보여주는 리커창지수와 체감경기지수가 동반 상승해 하반기 중국 경기사이클 개선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민간소비 역시 완만하게 회복되고 있다. 8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13.4%를 기록하며 지난해 12월(+15.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소비자물가를 차감한 실질소매판매는 10.8%로 3개월 만에 반등했다. 식품·음료(+16.4%), 의류(+13.7%), 가전제품(+12.8%) 등의 개선세가 돋보였다.

실물지표들이 호전되면서 중국을 바라보는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시각도 상향조정되고 있다.

실제 이날 뱅크오브아메리카-메릴린치는 중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7.6%에서 7.7%로 상향 조정하기도 했다. 루팅 지샤오자 뱅크오브아메리카 연구원은 "중국의 올해 3·4분기 경제성장률은 7.9%, 4·4분기 경제성장률은 7.7%로 예상한다"며 "중국 물가상승률이 이달 3% 미만이었다가 다음 달부터 3%를 넘을 것으로 10월까지 호조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권가 역시 되살아나는 중국 경제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는 모습이다. 특히 한국 역시 최대 수출국인 중국 모멘텀 강화로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지는 동시에 기업 이익도 개선돼 주가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유익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 완화로 국내 자동차, 기계, 철강금속, 화학 등 소재업종의 가격 안정화, 수요 개선, 마진 개선 등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되살아나는 중국 경제] 중기, 中 내수공략 쉬워진다

정부 ‘4대 전략’ 마련
베이징 등에 전용매장,이르면 하반기내 설치


국내 중소기업들의 중국 내수시장 공략이 훨씬 수월해질 전망이다.

정부가 '중국 내수시장 진출을 위한 인프라 구축 4대 전략'을 마련, 지원에 적극 나서기로 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청은 중국 베이징, 칭다오, 시안 등 주요 거점에 안테나 숍 형태의 '중기제품 전용매장'을 이르면 올해 하반기 중 설치키로 했다고 12일 밝혔다.

한정화 청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안테나 숍은 참여기업들이 중국 내 일반 소비자들에게 직접 제품을 팔기도 하지만 현지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선보여 실질적인 구매가 일어날 수 있도록 하는 '테스트 마켓'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이와 함께 현지 진출 기업들을 위한 물류, 배송, 판매, 사후관리(AS), 재고처리 등을 지원할 수 있도록 현지법인도 설립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시장 공략도 돕는다.

정부는 우선 중국 내 온라인쇼핑몰인 야마순(Amazon)을 비롯해 타오바오, 알리바바 등에 '한국관'을 운영하기 위해 입점을 확정했거나 현재 접촉하고 있다. 또 홈쇼핑채널인 콰이러고우, 지아요우와 국내 홈쇼핑사인 CJ, GS, 롯데, 현대의 중국 내 채널을 통해 판매하는 것도 타진하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 진출기업들이 현지 정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플랫폼도 구축된다.

한 청장은 "재외공관과 코트라, 민간네트워크 등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해 지역별, 업종·품목별로 시장 정보를 조사·분석해 제공할 계획"이라며 "우선적으로 온라인 '중국 법령 정보센터'를 구축해 진출 기업들로부터 수요가 많은 세법, 외자기업법, 노동법, 보건식품등록관리방법 등을 제공하고 2017년까지 3000여개 필수 법령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대기업과 종합상사, 금융기관 등을 거친 중국 전문인력도 현재 136명에서 내년 말까지 300명까지 확대해 중국 진출 기업들의 애로사항 해결 지원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외에도 중기청은 △현지화·고급화를 위한 연구개발(R&D) 지원 △기술규제 긴급도움요청(SOS) 대응반 설치 운영 △서부지역 진출을 위해 시안지역에 중소기업지원센터 설치 등도 계획하고 있다.

bada@fnnews.com 김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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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금 '불안한 대이동'

출구전략 임박…신흥국·美 채권시장서 650억弗 이탈

코스피는 2000 '턱걸이'…외국인 '사자'에도 펀드 환매


“미국 국채금리가 연 2%포인트 추가 상승하면 150억달러의 손실을 볼 것이다.”(매리앤 레이크 JP모건 최고재무책임자)

양적완화 축소 규모와 시기를 결정하는 미국 중앙은행(Fed)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17~18일)를 앞두고 글로벌 자금의 ‘불안한’ 대이동이 벌어지고 있다. 채권에서 주식으로,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자금 이동이 급격히 진행되는 모습이다.

선진국 국채금리는 임박한 양적완화 축소에 요동치고 있다. 5월 연 1.6%대에 머물렀던 미국 국채 10년물은 11일 연 2.91%까지 상승했다. 4개월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2배 가까이 올랐다. 6월 초 연 2.21%였던 영국 국채 10년물은 연 3.05%를 나타내고 있다. 독일 국채 역시 지난 5일 연 2.03%까지 상승해 1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채권시장 급랭과 관련, 파이낸셜타임스는 11일 “빠르면 내년 초, 늦어도 2년 내에는 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방증”이라며 “벤 버냉키 의장은 2015년 이후에나 금리 인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시장은 믿지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자산운용의 러스 코에스테리치 최고투자전략가(CIS)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양적완화 축소 시기와 관련해 9월설과 11월설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면서도 “출구 전략을 잘못 써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대 이상이 되면 미국 경기가 급랭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채권시장에서 탈출한 자금의 행선지는 주식시장이다.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에 따르면 2008년 이후 미국채와 지수상장펀드(ETF)에 투자됐던 1조7000억달러의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 국채에서 8월 한 달 동안에만 303억달러의 자금이 빠져 나왔다. 메릴린치 분석에 따르면 이는 1981년 이래 가장 큰 규모며 역사상 세 번째로 국채시장 월별 자금 유출 규모다.

글로벌 주식시장은 선별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경기 전망이 긍정적인 선진국 시장으로만 돈이 몰리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선진국 주식형 펀드에는 1686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됐다. 반면 신흥국 주식형 펀드에서는 3월 이후 351억달러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동남아서 빠진 자금 한국으로 오지만…

한국 증시는 정중동(靜中動) 양상을 띠고 있다. 12일 유가증권시장은 0.21포인트 오른 2004.06으로 거래를 마쳤다.

전날과 엇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지만 외국인 투자자와 투신권의 치열한 힘겨루기가 벌어졌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날 6421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코스피지수 2000선을 지켰다. 외국인은 15거래일 연속으로 5조8000여억원을 국내 주식시장에 쏟아붓고 있다.

반면 자산운용사들은 투자자들의 펀드 환매 요청으로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코스피지수가 1950선을 넘어선 5일부터 12일까지 자산운용사들은 1조2426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특히 ‘삼성KODEX상장지수펀드’(9020억원),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1460억원) 등 레버리지 인덱스펀드의 자금 유출 속도는 더욱 가파르다. 지난 한 달 새 11.22%의 수익을 내면서 이 기간 설정액은 1조3271억원 쪼그라들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한동안 코스피지수가 2000선에서 박스권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외국인의 ‘사자’와 기관의 ‘팔자’ 주문이 한동안 엇갈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중장기적으로는 긍정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외국인이 매수세를 이어가면 기관과 개인투자자도 증시에 돌아올 것이라는 분석이다.

마크 탄 골드만삭스 아세안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동남아시아에서 빠진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되는 사인이 감지된다”며 “경상수지 적자 우려로 빠져나온 자금들은 동남아 경기가 회복될 때까지 한국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채원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부사장도 “신흥국 재정이 좋지 않지만 거기서 빠진 자금이 다 선진국으로 갈 수 없고, 미국에 다시 투자하는 것은 ‘중복 투자’가 돼 버린다”며 “경상수지 흑자국으로 상대적으로 안전한 데다 저평가된 한국 증시로 자금 쏠림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진단했다.

송형석/노경목/안상미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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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성장속도 떨어져도 개혁 속도낸다

리커창 '중속성장' 추진 강조 통화완화정책 통한 부양보다

그림자금융 해결 집중 전망 "7.5% 성장 목표 충분히 달성"

중국 경제를 이끌고 있는 리커창 중국 국무원 총리가 중국 경제의 고성장 시대가 끝났음을 선언하며 경제개혁을 통한 '중속성장'을 추진할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에 따라 한동안 성장률 하락에 흔들렸던 '시리체제'의 경제개혁이 한층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리 총리는 12일 하계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다롄의 세계경제포럼(WEF)에 참석해 "중국 경제는 (경제개혁을 통한) 제2의 성장기에 돌입했다"며 "금리와 환율을 계속 손보며 자본계정 개방을 통해 위안화 완전 태환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금융개혁의 어려움도 솔직히 토로했다. 그는 "시스템이 매우 복잡한 금융이 중국 경제개혁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중국 개혁이 가장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이 같은 말은 섀도뱅킹(그림자금융) 등 중국 경제개혁의 저항세력이 금융권에서부터 뿌리를 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전일 리 총리는 기업인 좌담회에서 통화완화정책을 계속 유지하지 않을 것임을 내비치며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신용팽창 리스크를 간과하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자를 늘리고 통화완화정책을 사용하는 것이 단기적인 효과를 볼 수는 있지만 미래 경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리 총리의 이 같은 말은 경기가 8% 성장 목표에 매달렸던 시기를 지나 고 중속성장 단계에 진입한 것을 인정한 만큼 경기가 어느 정도 하강국면을 지속한다고 하더라도 통화정책 변경을 통한 경기부양에 나서지 않을 것임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2008년 이후 풀려 있는 시중 유동성과 신용팽창 리스크를 키우는 그림자금융에 대한 해결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중국 금융시장은 경기회복의 시그널이 나타나며 신용팽창 리스크도 다시 커지고 있다. 인민은행에 따르면 8월 사회융자총액은 1조5,700억위안으로 전월(8,088억위안)의 두 배 수준으로 늘었고 광의통화(M2) 증가율도 14.7%로 지난 3개월 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리 총리는 최근 경기가 하락국면이라는 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도 7.5% 성장 목표는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리 총리는 "중국 경제회복의 기초가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투자와 소비ㆍ무역 성장률 모두 하락세를 보이고 중앙 재정수입 역시 지난 수년 이래 드물게 마이너스 성장하면서 국제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경착륙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리 총리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제개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7.5%의 성장률이 과거보다 낮은 것은 맞지만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은 것"이라며 "잠재성장률이 하락하고 경제성장이 고속에서 중속으로 바뀌는 것은 경제발전의 법칙에도 맞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경제발전의 단기처방을 거두고 '개혁'이라는 장기적인 처방을 선택했다며 ▦공업화 도시화를 통한 내수시장 성장 ▦개혁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 ▦불균형 해소를 위한 경제구조의 최적화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이와 함께 오는 11월 열리는 중국공산당 18기 당중앙위원회 3차회의(3중전회)에서 정부의 기능을 민간에 넘기는 정부와 시장의 역할조정이 있을 것임을 내비쳤다.

베이징=김현수특파원 hski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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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弗 극동개발은 한국 성장 모멘텀

12 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에서 매일경제신문과 한국외국어대 주최로 열린 `유라시아 정책포럼`에서 토론자들이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파루크 주마예프 아제르바이잔 대사대리, 비탈리 체펠리크 우크라이나 부대사, 바흐티요르 이브라기모프 우즈베키스탄 대리대사, 콘스탄틴 브누코프 러시아 대사, 박진 외국어대 석좌교수, 나탈리아 질레비치 벨라루스 대사, 아셋 이세날리 카자흐스탄 부대사, 카나트 투르순쿨로프 키르기스스탄 부대사.
"박근혜 대통령 러시아 방문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이 유라시아에 대한 투자를 최대한 확대해 달라."

12일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매일경제와 한국외국어대 주최로 열린 '유라시아 7개국 대사 초청 정책포럼'에 참석한 독립국가연합(CIS) 대사들은 한국과 경제 협력할 수 있는 잠재력을 크게 강조했다. 특히 최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러시아와 카자흐스탄 대사들은 양국 정상회담에서 언급한 협력사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첫 번째로 발표를 한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최근 한ㆍ러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간에 다양한 협력을 한 단계 높일 기회를 잡게 됐다"면서 "특히 철도 연결 등 극동시베리아 프로젝트는 10억달러가 소요되는데 개발이 되면 양국 경제에 큰 기여를 하는 만큼 (신속한)추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향후 양국 간 60일 동안 무비자 방문이 허용되면 비즈니스는 물론 인적 교류 확산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ㆍ러 양국은 11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방한 시 상대국을 무비자로 방문할 수 있는 협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포럼에 참석한 아셋 이세날리 카자흐스탄 부대사는 "박 대통령이 카자흐스탄 대통령과 만나 양국 간 깊이 있는 경협사업 추진을 언급했다"며 "카자흐스탄은 최근 전략적인 측면에서 한국 등 아시아ㆍ태평양 국가와 관계를 발전시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국과 구체적인 경협을 원하는 각국 대사들은 러브콜을 이어갔다. 나탈리아 질레비치 벨라루스 대사는 "벨라루스는 2005년 IT산업단지를 만들어 19개 기업을 유치했는데 한국 기업은 아직 없다"며 "우리 기술력이 높은 나노, 핵원자로, IT 등은 한국과 협력하는 데 유망한 분야"라고 소개했다.

이날 행사에는 주한 CIS 7개국 대사와 장대환 매경미디어그룹 회장, 박철 한국외대 총장, 안홍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 조태열 외교부 2차관,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 박진 전 의원(한국외대 석좌교수) 등을 비롯해 기업인, 학계, 공무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기획취재팀 = 박정철 국제부장 / 김병호(증권부) / 김기정(정치부) 기자 / 김세웅(국제부) 기자 / 이영욱(국제부) 기자 / 사진 =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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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진단] 4% 성장률- 공약 구조조정- 지방재정 확충 '3대 난제' 풀어야



■ 내년 예산안 관전 포인트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편성작업이 막바지에 이르면서 주요 이슈들의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내년에도 적자예산 편성이 불가피할 정도로 나라의 재정수입 전망은 녹록지 않다. 적자 탈출을 위해서는 긴축까지도 각오해야 할 정도이지만 그렇다고 무 자르듯 예산에 칼질을 하기도 힘든 상황이라는 게 재정당국자들의 고민이다.

정부의 이 같은 딜레마는 경기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재정의 뒷받침이 필요한데다 박근혜 대통령의 각종 공약이행에도 적지 않은 나랏돈이 투입되는 탓이다. 취득세율 인하와 무상보육 확대 등에 따른 재정 펑크를 하소연하며 정부에 손을 벌리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의 요구도 내년도 예산편성을 한층 난제로 만들고 있다.

따라서 2014년도 나라살림이 성공적으로 편성될지는 ▦적정 세입확보 여부 ▦대형 토목건설과 복지공약 구조조정 여부 ▦효율적인 정부-지자체 간 재원배분 여부 등 3대 관전 포인트에 달렸다고 분석된다.

① 4%대 성장률

경기시그널 좋지만 낙관 못해… 적극 투자유인책 마련이 관건


적정 세입을 확보할 수 있느냐는 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의 경기흐름에 크게 좌우된다. 국세수입 주축인 법인세의 경우 주로 매년 3월 말과 9월 말에 걷히는데 각각 전년도 12월 결산법인과 당해연도 6월 결산법인이 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올 상반기 경기가 나빴던 만큼 하반기에 경영실적이 호전돼야 내년 3월 법인세수가 양호하게 걷힐 수 있고 더불어 내년 상반기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면 9월 법인세수도 호조를 타게 된다.

다행히 최근 경기회복의 기대감이 수출ㆍ내수ㆍ고용ㆍ증시 등의 부문에서 고개를 들고 있어 올 하반기 경제성장률은 3%대로 회복될 것으로 주요 투자은행 등은 전망하고 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편성지침에서 전제로 삼은 2014년도의 경제성장률은 4.0%. 최근 이어진 경기회복 기대감이 본격적인 기업들의 투자로 이어진다면 달성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지만 아직은 낙관하기 쉽지 않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마저도 내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6%로 내다보고 있는 상황. 일반적으로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하락하면 재정수입이 1조원 정도 줄어들기 때문에 내년도 4% 성장률 달성을 위해서는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투자유인책 마련이 절실하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경제조사본부장은 "최근 고용 등이 살아나는 것은 기업들이 상반기에 미뤘던 투자 프로젝트들을 하반기에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내년에도 투자가 이어질지 여부는 기업들이 2014년도 사업계획을 짜는 앞으로의 두 달여간 정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규제를 풀고 대내외 경제불확실성을 해소해주느냐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② 공약 구조조정

복지는 가급적 원안틀 유지… SOC부문 일부 축소 가능성


정부가 적자살림을 최소화하면서도 경기대응을 위한 적정수준의 재정을 투입하려면 불요불급한 부문에 대한 예산 구조조정이 수반돼야 한다. 특히 대규모 재정이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공약사업의 선별이 필수불가결하다고 재정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정부가 내년도에 4대 국정기조사업이라고 명명한 분야에 투입하기로 한 재정은 15조3,000억원 규모.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 평화통일기반 확충 등을 명분으로 삼은 이들 국정기조사업은 대부분 공약용 프로젝트다. 정부는 해당 지출비용을 마련하기 위한 재원대책을 통해 17조4,000억원의 재정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세입확충(지하경제 양성화 등)으로 7조9,000억원, 세출절감(의무ㆍ재량지출 조정, 국정과제 재투자 등)으로 9조5,000억원을 조성할 수 있다고 기획재정부는 설명한다.

그러나 이 같은 재원대책이 계획대로 될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하경제 양성화 등이 과도할 경우 민간에 대한 무리한 세무조사 등으로 이어져 오히려 기업투자와 민간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고 의무지출조정은 관련 법률 등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이해관계가 걸린 지역구 의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또한 국정과제 재투자의 경우 내년도에 정부가 잡은 규모가 2조5,000억원에 달하는데 그 개념이 불분명하다. 국회예산정책처도 최근 '2014년 재정운용 방향 및 주요 현안' 보고서를 통해 "국정과제 재투자에 대한 상세내역 및 구체적인 조정 방법 등이 제시되지 않은 점이 발견된다"며 "면밀한 심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내년 예산안 편성이 순항하려면 일반 지출사업뿐 아니라 공약사업도 칼질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복지사업의 경우 워낙 박근혜 대통령의 추진의지가 강한 만큼 가급적 원안의 틀이 유지될 것이라는 게 기재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대신 여당이 지역구 등의 민원에 밀려 반영한 각종 지방 토목사업 등은 사업 규모 축소나 사업방식 변경, 추진시기 조절 등을 통해 구조조정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의 한 지방자치단체 관계자는 "철도나 도로 같은 대규모 건설사汰?기재부가 워낙 완고하게 심사하고 있어 재정사업보다는 민자사업으로 돌리거나 일부 시급한 구간만 먼저 개통시키는 방법 등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③지방재정 확충

국고보조율 상향 등 가닥… 인상수준 놓고 대립 여전


재정을 둘러싼 정부와 지자체 간 줄다리기는 일단 지자체의 재정을 확충해주는 쪽으로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취득세 영구 인하에 따른 지방세 감소는 지방소비세율을 인상해 보전하는 방식으로 정부와 지자체 간 논의가 진행 중이다. 무상보육 확대에 따른 지방재정 부족은 정부가 국고보조율을 상향조정하는 방식으로 메워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구체적인 인상 수준을 놓고서는 아직 양측 간 대립이 남아 있다. 지방소비세율의 경우 정부는 6%포인트 인상을 주장하는 반면 지자체들은 16%포인트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무상보육 국고보조율에 대해 정부는 10%포인트 인상을, 지자체는 20%포인트 인상을 제시하는 상태다.

정부는 이밖에도 지방에 대한 교부세 체계를 개편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보통ㆍ분권ㆍ특별ㆍ부동산교부세 중 지자체가 용도 제한 없이 재량껏 쓸 수 있는 보통교부세를 중심으로 체계를 손질하는 내용이다. 박 대통령도 이미 공약으로 보통교부세를 중심으로 지방재정을 형평화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민병권기자 newsroom@sed.co.kr

[심층진단] 세수 벌써 8조 펑크… 내년 살림 빨간불

■ 내년 예산안 관전 포인트

7월까지 진도율 58%… 5년래 최저

7월까지의 세수실적이 평소보다 8조원 가까이 떨어지면서 내년도 예산안에 빨간불이 켜졌다. 쓸 곳은 많은데 들어오는 돈은 더 줄어든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세율을 인상하는 증세 없이 복지예산을 충당하겠다고 강조했지만 현재로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국세청이 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낙연 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2013년 7월 세수 실적을 보면 116조4,590억원으로 지난해 7월보다 7조8,864억원이 줄었다.

올해는 각종 복지정책으로 인한 예산수요가 많아 정부의 세수목표도 높았다. 그러나 세수환경이 악화하면서 목표에 대비한 징수실적을 나타내는 진도비는 58.5%로 2008년 이후 가장 낮다. 금융위기로 타격을 입었던 2008~2009년에도 진도비는 65~70%를 유지했는데 현재는 그보다 나빠진 것이다.

매년 들어오는 세수 총액은 정부가 쓰려고 잡아둔 세입 예산을 넘기곤 했다. 정부가 재정건전성을 우려하면서도 넘어갈 수 있던 이유다. 그러나 올해 세입예산은 역대 최대인 199조원이 넘는 데 비해 세수실적이 저조하면서 자칫하면 세입 예산을 밑돌 가능성이 거론된다.

세수가 줄어든 가장 큰 요인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가가치세와 법인세의 실적이 5조원 이상 줄었기 때문이다. 법인세는 22조2,31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4조2,131억원이 줄었다. 부가가치세는 지난해 42조3,649억원에서 올해 41조3,326억원으로 1조323억원 덜 걷혔다. 이밖에 증권거래세와 교통에너지환경세ㆍ교육세와 농특세도 모두 2조원 이상 세수 실적이 줄었다.

지난해 납부 기한을 넘겨 올해 들어온 과년도 수입도 1조1,538억원 줄어든 2조1,856억원에 그쳤다.

반면 종합부동산세와 소득세 등 개인에 대한 세수입은 늘었다. 올해 7월까지 소득세 세수실적은 27조3,116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166억원 증가했다. 종부세는 4,064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86억원 커졌다.

세외수입 역시 실적이 나빠져 우려가 나온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세외수입 진도율은 46.7%다. 2008년 49.6%, 2009년 56.4%, 2010년 54%, 2011년 53.2%, 2012년 48.8% 등 최근 들어 가장 적게 걷힌 것이다. 여기에 정부가 세외수입으로 잡은 기업은행 주식매각 1조7,000억원이 주가하락으로 난항을 겪고 있어 결손폭은 2조원 이상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국세청 관계자는 "주요 세수입이던 법인세 등이 줄면서 종부세 등이 늘었다지만 원체 세수 자체가 적기 때문에 목표치 달성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세수입에 비상이 걸리면서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명목으로 세무조사가 늘어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임세원기자 why@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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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회복 3대 복병] 근로시간 축소, 연장근로 불가피한 업종 경쟁력 약화 불보듯

1주 근로시간 16시간 뚝

차 생산차질 연 10조 넘어

노사합의땐 연장 허용해야

근로시간 단축 문제 역시 경기회복의 불씨를 꺼뜨리는 '3대 걸림돌' 가운데 하나다. 정부와 정치권ㆍ노동계가 지난해 초부터 줄기차게 밀어붙이고 있는 법정근로시간 단축 관련 법안이 1년6개월여 만에 국회 통과를 눈앞에 두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12일 정부와 국회ㆍ한국경영자총협회 등에 따르면 휴일근로의 연장근로 포함을 핵심으로 하는 근로기준법 개정안의 9월 정기국회 통과가 확실시되고 있다.

현재 근로기준법상의 법정근로시간은 40시간이며 여기에 연장근로 한도를 포함하면 52시간이다. 하지만 휴일근로가 연장근로 한도에 포함되지 않아 1주일에 최대 68시간(주중 근로시간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휴일근로 16시간)을 일해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

그러나 휴일근로를 연장근로에 포함시켜 주당 최대 근로 가능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법 개정이 추진되면서 사정이 달라졌다.

다만 새누리당의 이완영ㆍ김성태 의원의 법안은 각각 예외적으로 1년에 3개월ㆍ6개월 동안은 노사 합의에 따라 주당 60시간까지 가능하도록 했으며 민주당과 정의당의 한정애ㆍ심상정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이 같은 예외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시행 시기는 김성태 의원의 경우 오는 2016년부터 세 단계로, 이완영 의원은 2015년부터 다섯 단계로 나눠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법안을 발의했으며 야당의 두 의원은 곧바로 내년부터 사업장 규모와 상관없이 일괄적으로 시행하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재계에서는 이처럼 세부적인 각론에서 차이가 있지만 정부와 정치권이 함께 추진 중인 급격한 근로시간 단축이 특정 시기에 집중적인 연장근로가 불가피한 업종의 경쟁력 약화를 초래할 뿐 아니라 신규채용 여건이 넉넉하지 않은 중소기업의 존립 기반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대표적인 장시간 업종으로 분류되는 자동차 산업의 경우 연간 생산차질만 10조원을 훌쩍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경총 관계자는 "연장근로는 경기변동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며 "경기회복을 가로막는 근로시간 단축법안이 통과될 경우 노사 합의에 따라 근로시간을 현행대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완충장치가 반드시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새로운 제도로 인해 경제주체가 절벽에서 추락하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며 "연착륙하기 위한 안전판으로 점진적으로 근로시간을 단축시키거나 노사 합의에 의해 연장근로를 가능하도록 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윤석기자 nagija@sed.co.kr

[경기회복 3대 복병] 화평법·화관법, 매출 5%까지 과징금… 사고땐 도산할 수도

소량 등록 면제조항 삭제

중기 등 막대한 타격 우려

영업비밀 유출 가능성도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률(화평법)'과 '유해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은 석유ㆍ화학 업체뿐 아니라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자동차ㆍ반도체ㆍLCD 업종 등도 영향을 받는다. 그만큼 파급효과가 큰 법안으로 산업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이들 법안이 원안대로 시행될 경우 중견ㆍ중소기업 등이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산업계가 지적하는 화평법 독소조항은 크게 세 가지로 ▦소량 화학물질 등록 ▦조사ㆍ연구용 화학물질 등록 면제조항 삭제 ▦화학물질 거래 당사자 간 정보 제공에 따른 영업비밀 유출이다.

우선 산업계는 소량 면제조항 삭제는 비용 증가뿐 아니라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화학물질 등록은 통상 9개월에서 1년에 가까운 시간이 걸린다. 비용뿐 아니라 새로 개발한 모든 물질을 일일이 등록하다 보면 시장 대응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ㆍOLED 등 미래 먹거리로 꼽히는 모든 제품들이 화학물질에 기반한 소재에서 이뤄진다"며 "이들 품목의 발전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연구개발(R&D)용 화학물질 등록 면제조항이 없어진 것도 논란거리다. 새로운 제품과 공정을 개선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개발하는 물질조차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등록 절차를 밟게 되면 연구개발 경쟁에서 경쟁기업에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업비밀 유출도 산업계가 우려하는 부분이다. 화평법에는 하위사용자와 판매자가 요청하면 안전에 관련된 정보 외에도 그 화학물질의 제조량ㆍ수입량까지 화학물질 제조ㆍ수입자가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석유화학협회 관계자는 "화평법이 유럽의 리치(REACH)를 근간으로 했다"며 "문제는 세계에서 가장 세기로 유명한 유럽의 리치보다 화평법 규제가 더 세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화관법에 대한 기업들의 걱정도 크다. 특히 산업계는 화관법에서 화학물질 유출사고시 매출액 대비 5%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한 조항에 반발하고 있다. 매출액 기준으로 과징금을 부과함으로써 한번의 사고가 도산으로 직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는 환경부를 중심으로 시행령 마련 과정에서 산업계의 의견을 수렴해 완화할 계획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화평법 하위법령에서 화학물질 등록시 제출자료는 양과 위해성 등을 고려해 차등화할 예정이며 소량 신규 화학물질에 대해서는 중국ㆍ일본 입법례와 유사하거나 완화된 수준으로 제출자료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산업계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환경오염피해구제법'에 대한 걱정도 크다. 유해ㆍ화학물질을 취급하는 업체에 대해 환경책임보험 가입 의무화와 유출사고시 업체가 무조건 책임지는 조항 등이 문제다. 이에 따라 산업계는 '환경오염피해 구제법'이 국회에서 논의되는 시점에 맞춰 반대 의견 전달 등 구체적인 법안 개정운동에 들어갈 방침이다.

이종배기자 ljb@sed.co.kr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경기회복 3대 복병] 통상임금, 상여금 포함땐 38조 부담… 소기업 인건비 비중 44%로 껑충


민 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 출범 정홍원(왼쪽 세번째) 국무총리가 12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의 회관에서 열린 민관 합동 규제개선추진단 출범식에서 박용만(〃두번째) 상의 의장 등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재계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 근로시간 단축, 화학물질 관련 규제법안 등이 새로운 규제로 작용해 기업활동 위축으로 연결될 수 있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김동호기자

임금채권 소멸시효 3년… 차액도 소급해서 지급해야

임금인상 억제·채용축소 등 근로자에도 피해 돌아갈 것

경기가 서서히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기업들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의 침체 국면에서 벗어날 경우 경영여건도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뇌관들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임금도 그 가운데 하나다. 이 문제는 현재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판결을 눈앞에 두고 있는데 만일 통상임금에 상여금까지 포함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올 경우 기업들은 수십조원의 비용을 떠안아야 한다. 이 때문에 기업들은 과연 메가톤급 악재가 어떤 식으로 결말이 날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통상임금과 관련해서는 2~3개월마다 지급되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는지를 놓고 노사 양측이 잇단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이르면 한두 달 안에 최종판결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만일 대법원이 통상임금의 범위를 대폭 넓혀주는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줄 경우 기업들은 수십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인 돈을 지불해야 한다. 적자냐 흑자냐를 고민하며 한 푼이라도 비용을 줄이려는 상황에 감당하기 힘든 비용 부담은 결국 기업들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밖에 없고 경기회복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걱정이다.

통상임금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월급이나 주급 등을 말한다. 통상임금은 연장근로와 야간ㆍ휴일근로, 유급휴가 때 지급하는 수당의 기준이 된다. 현재 노동계의 입장대로 1개월 주기를 넘어서 2~3개월마다 한번씩 받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통상임금이 많아지면서 덩달아 연장근로나 야간근무 수당이 뛰어오른다.

대법원이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하는 최종판결을 내릴 경우 기업은 근로자에게 새로운 통상임금 기준에 맞는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임금채권 소멸 시효는 3년이다. 이에 따라 과거 3년간 지급한 수당 역시 새로운 통상임금 기준을 적용 받기 때문에 기업은 기준 변화에 따른 차액까지 지불해야 한다. 재계는 이 같은 비용을 모두 계산할 경우 모든 기업이 마련해야 할 돈이 최대 38조원에 이른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 71개 상공회의소 회장단은 3일 대법원에 제출한 탄원서를 통해 "기업의 인건비가 감당 못할 정도로 오르게 돼 중소기업은 존폐의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기업의 정상적 경영활동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통상임금 범위의 확대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 등에 따르면 매출액 50억원 미만의 소기업들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시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이 36.2%에서 44.4%로 크게 오르면서 경영 악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기업의 부담은 결국 근로자에게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용노동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근로자들은 소송을 통해 당장 목돈을 쥘 수 있겠지만 기업들은 비용이 늘어난 만큼 다른 방법으로 허리띠를 졸라맬 것"이라며 "기업이 임금 인상을 꺼리거나 채용 규모를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경우 근로자들에게도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동근 대한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통상임금 논란을 떠나 지금까지 근로자들은 노사가 합의했던 근로의 대가를 모두 받아왔다"며 "노사 상생을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소송을 접고 협의에 나서는 것이 옳고 정부나 법원은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한 부분을 존중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진혁기자 libera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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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중동·亞 큰손 공략 성공..투자 유치 잇따라

- UAE 아부다비, 러시아 인프라에 5조원 투자키로
- 카타르 국부펀드의 투자 협력도 성사될 듯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러시아의 외국 국부펀드 투자 유치 노력이 잇따라 결실을 맺고 있다. 이같은 움직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가 러시아 인프라 프로젝트에 향후 7년에 걸쳐 50억달러(약 5조414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석달전에는 두바이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로부터 10억달러 투자 약속을 받아내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년전 설립한 100억달러 규모 국영펀드인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는 12일 아부다비의 투자 약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체적 내용은 연내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RDIF를 이끌고 있는 키릴 드미트리에프 CEO는 아시아와 중동의 큰손들로부터 투자를 따내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지난해 중국투자공사(CIC)로부터 협력 약속을 받아낸 데 이어 쿠웨이트투자청(KIA)과 5억달러 규모의 펀드 조성도 성공했다.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출신인 드미트리에프 CEO는 지난 7월 RDIF 자문위원회에 아마드 알 사예드를 지명하는 방안을 밀어부쳤다. 당시 알 사예드는 카타르투자청(QIA)의 새 CEO로 지명된 상태였다. FT는 이에 대해 “RDIF와 QIA의 협력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한편 RDIF는 세계적 사모펀드 블랙스톤 최고경영자(CEO) 스티븐 슈워츠먼,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의 공동설립자 리언 블랙, 아팩스 대표 마틴 할루사 등 유명 투자자들을 이사진으로 영입하며 투자 유치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성문재 (mjseong@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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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3.0시대’ 권익위 행정혁신 앞장선다] (하) 참여와 소통행정, 110 정부민원안내콜센터

하루 평균 8500건 상담… 세금·복지·행정불편신고 등 다양

난 8월 13일, 서울 남대문로 신용회복위원회 서울중앙지부. 농아인 김성이씨(가명)가 신용회복위원회 상담원과 화상 모니터를 사이에 두고 마주앉았다.

김씨가 어떻게 하면 신용등급을 올려 정상적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지 수화로 물었다.

웹캠을 통해 김씨의 수화를 읽은 110콜센터 화상 수화통역자 송현재씨가 이를 말로 신용회복위원회 상담원에게 전달해줬다.

상담원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 등 사용실적에 따라 등급이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하자 이를 다시 송씨가 모니터를 통해 수화로 김씨에게 알려줬다. 그렇게 김씨, 상담원, 수화통역자 송씨 간 3자 대화가 진행됐다. 등록된 인원만 30만명에 달하는 국내 청각장애인들을 대상으로 한 정부의 원격수화통역 서비스다.

12일 오후 기자가 찾은 정부과천청사 2동에 위치한 정부대표 상담민원 창구 110콜센터엔 쉴 새 없이 걸려오는 민원전화와 수화통역서비스 요청 전화에 상담원들은 자리를 뜨지 못했다.

110정부민원안내콜센터 염민경 매니저는 "많이 걸려오는 전화 중의 하나가 생활이 어려우니 도와달라는 내용들로 전체 콜의 약 10%나 차지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전화가 걸려오면 상담원들은 보건복지부나 시·군·구, 지역주민센터 등으로 상담 내용을 전달해주고 2차 상담이 가능하도록 연계해 준다.

그는 최근엔 일본산 수산물에 대한 안전성을 묻는 식품의약품안전처 관련 상담문의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110콜센터로 걸려오는 전화들이 민심의 동향을 읽을 수 있는 풍향계 같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걸려오는 전화들은 각종 기관 전화번호 문의부터, 세금·복지서비스 상담, 국가유공자 인정, 행정불편사항 신고 등 다양하다.

광범위하고 포괄적인 정부정책에 대한 즉각적인 전화대응이 가능해야 하다보니 상담원이 소화해야 하는 영역도 만만치 않다.

그는 "상담원들은 수시로 각 부처들의 정책보도자료들을 통해 내용을 숙지하고, 매월 내부적으로 시험을 치른다"고 귀띔했다.

주무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110콜센터로 걸려오는 전화는 하루 평균 약 8500건에 달한다. 110콜센터는 지난 2004년 통합민원상담 안내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지난 2007년 구축됐다.

지난해 총 응대전화는 213만8000여건에 달했으며 올해는 270만건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부터 본격 서비스된 화상수화 통역서비스도 연간 1만건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110콜센터로 걸려오는 민원들은 전화 응대 후 모두 키워드로 정리돼 일종의 정부정책에 대한 피드백(환류기능)으로 빅데이터로 활용되고, 그중 일부는 보이스피싱 민원경보 자료로 사용되거나 각 부처에 서민생활공감 정책 아이디어, 제도개선 발굴 과제 등으로 보내진다.

정책아이디어나 제도개선과제로 제공된 것만 올 들어 6월까지 465건이다.

현재 정부 내엔 110대표콜센터를 비롯해 각부처가 운영하는 콜센터만 총 35개다.

행정비용 낭비도 문제지만 당장 외우지도 못하는 콜센터 번호만 만들어 민원인들의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실제 각 부처가 운영하는 콜센터들은 번호도 외우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름들도 제각각이다. 대표적인 예가 'OOO부 CS센터 1355, OOO부 민원콜센터 1599-0001, OOO부 콜센터 1577-1203, OO청 고객지원센터 1577-8577, OOO부 콜센터 02-3210-0404' 등이다.

이 같은 지적에 따라 정부 내부에선 112, 119 등 긴급사안이 아닌 일반 민원은 110 단일번호로 통합한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지만 인원 및 예산 축소를 우려한 부처들의 반발로 통합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정부과천청사 2동 6층과 7층 두 개 층에 미래창조과학부, 교육부, 법무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등의 총 11개 부처의 콜센터들만이 공간적으로만 한데 모여 있을 뿐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미국의 경우 긴급성을 요구하는 경우엔 911, 일반 민원은 311 두개 번호로 운영하고 있다"면서 "국민들의 혼란을 방지하고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운영한다는 측면에서 단계적 통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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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차 산업혁명, 융합이 이끈다] <4> 디자인 융합, 선택 아닌 필수


글로벌기업 성패 디자인이 좌우… 제품개발 초기에 연구 병행해야

외관만 꾸미는 시대 이제 지나

영국 등 세계 곳곳 지원 경쟁

사용자 중심·협력 마인드 필요

# 조리기기 회사 '자이글'은 지난 2009년 디자인전문회사의 자문을 받아 숯에서 나오는 원적외선 기술을 활용해 양방향에서 고기를 구울 수 있는 기기를 개발, '대박'을 터뜨렸다. 이 회사는 본래 불판 기술만 갖고 있었으나 기존에 난방제품에나 쓰이던 원적외선 기술을 불판 위에 장착해 연기가 나지 않고 고기가 타지도 않는 기기를 개발한 것. 이 제품 출시로 자이글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 연속 매출액 200억원 이상을 달성했다. 이 가운데 수출이 60%로 지난해에는 일본시장에 진출, 일본 홈쇼핑시장 주방가전 분야 판매 1위를 기록했다. 디자인적 사고방식을 기반으로 서로 다른 기술을 융합한 대표적인 사례다.

과거 제품 외관을 꾸미는 정도로 인식됐던 디자인이 이제는 제품의 성패를 가늠하는 핵심 전략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디자인을 제품 전략 자체로 활용하는 기업들이 글로벌 트렌드를 주도하기 시작하면서 제조업 등 산업 전반에 디자인을 융합하는 전략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전문가들은 대기업은 물론 중소ㆍ중견기업 경영인들도 글로벌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디자인 융합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을 권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최근 각국 정부에서는 산업과 디자인 융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극적인 지원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중소ㆍ중견기업 비즈니스를 발굴ㆍ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프랑스 역시 지난해 1월 국립 디자인센터 설립을 공표하는 한편 기업의 디자인 활용 강화를 위한 디자인 정보제공 시스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또 일본은 지난해 1월 경제산업성내 디자인 정책실을 설치, 디자인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중국은 2011년 2월 베이징ㆍ상하이 등 5개 도시에 디자인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태국도 지난해 6월 수상 직속으로 창의디자인센터를 설치했다. 이에 질세라 우리나라 산업부도 연구ㆍ개발(R&D) 사업에 대한 디자인 참여 규모를 2010년 7억원에서 올해 537억원으로 대폭 늘린 바 있다.

이렇게 각국 정부가 디자인을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을 펼치는 이유는 최근 유수 글로벌기업들의 성패가 사실상 제품 디자인 경쟁력에서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최근 대다수 글로벌 선도기업들의 디자인 활용 수준이 과거 선 제품개발ㆍ후 디자인 방식의 '스타일링' 수준에서 제품 개발 초기부터 모든 과정을 관리하는 '전략' 단계로까지 진화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이제는 기업 전략과 정부 지원도 디자인 활용의 양적 측면을 넘어 질적 측면까지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기술 개발과 디자인적 사고방식을 따로 떼어놓지 않는 융합 디자인의 세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사실상 디자인회사라고 불리는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 때 개발 단계부터 새로운 디자인 감각을 강조하며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킨 것이 좋은 예다. 좁은 의미의 디자인은 잘 하고 있는 국내 기업이 많으나 제품 전략 자체로서 디자인을 활용하는 기업은 눈에 많이 띄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김용세 성균관대 창의적디자인연구소장은 "우리나라 기업 사이에서 통용되는 디자인의 개념은 여전히 매우 좁다"며 "재래적인 디자인 관점에 머물면서 융합은 도외시하는 게 아닌지 기업 스스로 객관적 시각에서 살펴보는 노력을 더 쏟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욱이 디자인 융합에 대한 이해도가 크게 떨어지는 중소ㆍ중견기업들의 경우 더 큰 분발이 요구된다는 의견이 많았다. 한국디자인진흥원이 2011년 발표한 산업디자인 통계조사에 따르면 대기업은 전체 1,033개 조사대상 기업의 절반이 넘는 576개(55.8%) 회사가 디자인을 활용하고 있다고 밝힌 반면 중기업과 소기업은 각각 23.0%, 11.3%에 그쳤다. 융합 디자인은 차치하고 전통적 의미의 디자인을 활용하는 기업 자체도 드문 상황인 셈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디자인에 대한 경영인들의 사고방식부터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영국 디자인협회에서 2009년 영국의 디자인 투자기업 450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디자인에 대한 본격 지원 후 3년 내 기업이미지는 91%, 제품 품질은 90% 가량 향상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디자인진흥원 관계자는 "미국 애플의 경우도 스티브 잡스 전후로 나뉘듯이 디자인에 대한 기업경영자의 마인드는 기업 혁신에 결정적"이라며 "디자인을 단순히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기보다 이제는 어떻게 기술과 융합할 것이며 제품 제조 과정의 어떤 단계에서부터 디자인을 적용할 것인가가 이제는 더 중요하다"고 밝혔다. 손웅희 국가산업융합지원센터 본부장은 "디자인과 기술 R&D 융합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사용자 중심의 디자인적 사고에 대한 훈련과 비기술분야와의 협력 마인드가 필요하고 외관 스타일링 디자인에서 벗어나 융합적인 사고를 키워야 한다"며 "앞으로는 디자인융합이 창조경제 구현에 있어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주장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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亞 "석유·가스 교역시장 신설"… 동북아 오일허브 '탄력'

[머니투데이 유영호,김평화 기자][(종합)아시아에너지장관회의 공동성언문… "LNG 가격체계 개선 합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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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알도 플로레스 퀴로가 IEF 의장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차 아시아에너지장관회의 개회식에 앞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뉴스1=최영호 기자
아 시아·중동 에너지장관들은 아시아 역내의 에너지공급 안정화를 위해 새로운 석유·가스 교역시장 설립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또 천연가스의 가격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하고 새로운 가격 구조의 도입을 위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아시아·중동 에너지장관들은 12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제5차 아시아에너지장관회의'를 마친 후 발표한 공동의장 선언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장관들은 "아시아 역내 석유·가스 교역량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석유·가스 거래 시장의 효율성과 기능을 유지·향상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신규 석유·가스 교역 시장 설립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이행한다는 데에 합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에 동의했다"고 강조했다.

이는 박근혜 정부가 산업 분야 주요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동북아 오일허브 프로젝트'를 반영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울산과 여수에 3660만배럴 규모의 상업용 석유저장시설과 국제석유거래소를 건설해 미국, 유럽,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 4대 오일허브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로 추진되고 있다.

이번 회의 공동 의장을 맡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새로운 국제 석유시장을 위해 공동의 노력하겠다는 것은 한국의 '동북아 오일허브 프로젝트'에 대한 아시아 에너지장관들의 공감대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장관들은 또 천연가스의 가격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하고 새로운 가격 구조의 도입을 위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합의했다. 플로레스 키로가 국제에너지포럼(IEF) 사무총장은 "산유국과 소비국이 서로 만나 가격 구조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한 것 자체가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 밖에도 장관들은 역내 산유국-소비국 간 에너지 시장 안정화를 위한 협력을 강화하고 신재생에너지 보급과 관련 산업 육성에 공동 노력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아시아 역내 산유국과 소비국 간 협력체계 구축'을 위해 열린 이번 회의에는 사우디, 카타르를 비롯한 13개국 에너지 장관과 일본 등 10개국 차관, 3대 에너지 국제기구 사무총장 등 26의 대표와 석유, 가스, 석유화학, 자원개발 글로벌 에너지리더 150여명의 대표단이 참석했다.

한편 제6차 회의는 2015년 카타르에서 열린다. 의장국은 개최국인 카타르와 태국이 함께 맡기로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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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2040년 생산분까지 다 팔아"

SK E&S 유정준 사장(오른쪽)이 프리포트의 마이클 스미스 최고경영자와 12일 셰일가스를 이용한 천연가스 액화시설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 제공=SK E&S>
"미국산 셰일가스를 원료로 한 액화천연가스(LNG)가 아시아에서 인기가 있는 이유는 가격 경쟁력 때문이죠."

미국 LNG 수출기업 프리포트의 마이클 스미스 최고경영자(CEO)는 12일 SK E&S와 20년짜리 셰일가스를 이용한 천연가스 액화시설 사용계약을 체결하고 이같이 밝혔다.

프리포트는 현재 미국 텍사스지역에서 LNG 생산시설(LNG Train) 2기를 가동 중이고 나머지 3기에 대한 허가를 받는 대로 우리나라 SK E&S와 일본 도시바에 LNG를 수출하게 된다.

이번 계약으로 SK E&S는 북미산 셰일가스를 현지에서 LNG로 액화시킨 뒤 싼값에 국내에 도입할 수 있게 됐다.

사실 미국 규제당국이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지 않은 나라에 셰일가스를 이용한 LNG를 수출할 수 있도록 허가한 회사는 9월 현재 셰니에르, 프리포트 등 세 곳뿐이다. 프리포트는 두 번째로 수출 허가를 취득한 기업이라 한국, 일본을 비롯한 에너지 수입회사들로부터 상당한 러브콜을 받아왔다.

스미스 CEO는 "지금도 아시아의 많은 기업들로부터 계약 요청을 받고 있지만 사실 2040년 생산 가능한 설비 물량까지 모두 매진됐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SK E&S를 택한 이유에 대해서 그는 "에너지 공급 계약은 20~30년짜리 장기계약이기 때문에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SK E&S가 가장 신뢰할 만한 파트너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사실 SK E&S 입장에서는 이번 거래에서 규제 리스크가 있다. 미국 규제당국이 3기 생산시설에 대한 허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미스 CEO는 "이르면 내년 초 허가를 취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이미 앞선 설비에 대해서도 모두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내다봤다.

그는 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산 셰일가스 LNG가 향후 꾸준히 인기를 끌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산이 경제성이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미국산 셰일가스는 기술 개발로 생산단가가 하락하면서 100만BTU당 3.5달러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아시아 지역에서 판매되는 다른 LNG 가격은 10~15달러 수준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운송 비용 등을 감안해도 경쟁력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아직 셰일가스 추출 기술이 덜 발달됐고 캐나다산은 미국산보다 비싸기 때문에 미국산 셰일가스가 아시아에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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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가스, 석유화학산업 구조적 변화 촉발"-한신평

한국신용평가는 12일 셰일가스로 석유화학산업에 구조적인 변화가 촉발됐다며 향후 중국시장에서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 유지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박상용 한신평 기업금융평가본부 실장은 이날 열린 '2013년 하반기 KIS 크레딧 이슈 세미나'에서 "중장기 관점에서 셰일가스 기반의 미국산 화학제품이 시장을 잠식할 전망이고, 국내업체들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셰일가스로 석유화학원료의 구조적인 변화가 촉발됐고, 그 수혜는 미국과 중국에 집중될 것이라고 박 실장은 예상했다.

셰일가스가 저비용의 에탄가스 추출과 에틸렌계 제품 생산이란 단기 관점에서의 변화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프로판 및 부탄 가스, 석탄가스화학제품까지 상업생산이 가능한 구조로 변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국내 기업들은 제 2의 내수시장인 중국시장에서의 경쟁력 유지가 관건으로 꼽혔다. 현재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중국시장의 주요제품군에서 품질과 지리적 이점을 기반으로 1~2위의 시장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박 실장은 "단기에는 운송비, 인프라 구축비용 등으로 셰일가스의 영향이 적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격과 품질 경쟁력을 보유한 미국산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잠식될 것"이라며 "현지생산, 고부가 제품 다각화, 신공정 기술개발, 원료발굴 및 개발참여 등을 통해 대응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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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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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에 5억달러 추가 투자…삼성, 中내륙 더 깊게 파고든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휴대폰과 TV, 냉장고, 세탁기 등의 점유율이 모두 두 자리 수를 넘으며 중국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 중 하나였다. 하지만 이후 수많은 중국 기업들이 값싼 제품을 쏟아내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2009년부터 농민들이 가전제품을 사면 보조금을 주는 ‘가전하향’ 정책을 펴면서 현지 경쟁사들이 빠르게 성장하며 삼성을 위협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2015년까지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전자업체 5~8개를 키우겠다는 중국의 구상은 삼성전자의 입지를 더욱 좁히고 있다.

결국 삼성전자는 휴대폰을 제외한 TV, 냉장고, 세탁기 등에선 5% 점유율에도 못 미치며 악전고투하고 있다. 그렇다고 중국 토종 업체처럼 값싼 가격으로 맞설 수도 없는 노릇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지위도 잃지 않고 점유율도 올릴 수 있는 삼성만의 전략이 필요했다.

지난 3월 중국삼성이 발표한 ‘삼성 CSR 시범지역 프로젝트’가 첫 번째 시도다. 중국 내 거점 지역에서 대규모 투자와 사회적 책임활동(CSR)을 병행하는 것으로 시안에서 첫 테이프를 끊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후공정 라인 건설까지 포함해 총 75억달러를 투자하는 시안을 ‘CSR 시범구’로 정하고 사회공헌 활동을 집중하기로 했다.

시안이 속해 있는 산시성이 지난해 중국 내 경제성장률 5위를 기록할 만큼 발전속도가 빠르고 다른 서부 내륙지역을 공략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삼성은 시안을 중국의 서부내륙 연구개발(R&D)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2010년 베이징에 통신연구소를 설립하는 등 중국에 8곳의 R&D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생산라인이 있는 동부나 남부 해안지역에 R&D 센터가 몰려 있다. 삼성은 이번에 ‘시안 R&D센터’를 완공해 이런 지역적 편중 문제를 일부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은 처음엔 시안에서 200여명의 연구인력으로 운영을 시작한 뒤 인원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반도체와 스마트폰, TV, 통신장비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시안 R&D센터에서 중국 특화 제품을 연구해 서부 내륙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전진기지로 활용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산시성 주변 대학에 반도체뿐 아니라 첨단 정보기술(IT)을 연구할 수 있는 고급 인력이 많아 이들을 채용해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삼성과 산시성은 또 ‘정부 지도, 기업 주체, 광범위한 협력, 조화로운 발전’이라는 원칙 아래 앞으로 5년간 CSR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양측이 첨단기술을 발전시키고 국가 발전에 함께 기여한다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인설 기자/베이징=김태완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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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타이젠 TV` 내년 나온다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 중인 모바일 운영체제(OS) 타이젠(TIZEN)을 탑재한 TV를 내년에 출시한다. 삼성만의 콘텐츠 생태계를 구축해 스마트폰을 포함한 가전기기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덩달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12일 삼성전자와 외신에 따르면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대표(사장)는 최근 한 외신과 인터뷰하면서 내년 안에 타이젠 TV를 출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그동안 소문만 무성했던 타이젠 OS 탑재 TV 출시 계획을 외부에 알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인 시기와 제품명을 놓고 막판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1년 삼성을 축으로 인텔, 리눅스재단 등이 공동 개발 계획을 발표한 타이젠은 구글 안드로이드에 대항하는 신개념 OS다.

삼성은 올해 2분기 기준 전 세계에 스마트폰 7600만대를 팔아 2위 애플(3120만대)과 격차가 상당하지만 이 중 대다수가 안드로이드 OS 버전이라는 약점이 있다.

모토롤라를 손에 쥔 구글이 단말기 사업 확대를 위해 안드로이드 OS를 폐쇄적으로 운영하며 삼성을 견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 때문이다. 삼성 자체 모바일 생태계를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삼성이 내놓을 타이젠 TV는 삼성판 모바일 생태계 한가운데에 있는 제품이다. 확고한 세계 1위인 삼성 TV를 축으로 타이젠 OS가 깔린 스마트폰, 냉장고, 세탁기를 줄줄이 내놔 기기 간 콘텐츠가 막힘 없이 흐르도록 만들겠다는 게 삼성 측 최종 시나리오다.

스마트폰으로 내려받은 영화를 보다가 집안 거실로 들어오면 자동으로 대형 TV에서 화면이 재생되는 식이다. 타이젠 OS가 깔린 스마트폰으로 집안 세탁기를 작동하고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식으로 타이젠 가전 생태계를 조성하면 삼성 스마트폰 역시 안드로이드 OS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타이젠 OS를 모든 삼성 가전기기에 적용해 서로 네트워킹하는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내년 출시되는 TV를 축으로 타이젠 보급에 본격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타이젠 OS 스마트폰은 올해 말께 첫선을 보일 것으로 시장에서는 예측하고 있다. 삼성은 스마트폰과 TV에 타이젠 OS를 우선 탑재하고 세탁기, 에어컨 등 다른 제품으로 보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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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혁신 실종' 비판, 과연 타당한가?

< 아이뉴스24>

[김익현기자] "감동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긴 하는 데…."

애플이 11일(현지 시간) 사상 처음으로 아이폰 2개 모델을 동시 발표했다. 고급형인 아이폰5S와 저가 모델인 아이폰5C를 함께 출시하면서 점유율 확대 야심을 강하게 드러낸 것.

하지만 각종 미디어들과 월스트리트 투자자들은 애플이 새롭게 공개한 아이폰에 대해 높은 평가를 하지 않고 있다. 일부에선 "애플 특유의 혁신이 실종됐다"면서 '사라진 잡스'를 그리워하기도 했다.

CNN은 12일 이 같은 분위기를 전해주면서 "과연 이런 비판이 합당한 걸까?"란 질문을 함께 던졌다. 이와 함께 CNN은 애플이 유례 없는 성공의 희생양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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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까지 실망감…이틀새 시총 350억 달러 증발

애플이 이번에 선보인 아이폰5S는 사상 처음으로 64비트 A7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덕분에 처리 속도가 기존 아이폰보다 최대 40배 가량 빨라졌다. 이전까지 최신 폰이었던 아이폰5에 비해서도 5배 이상 빨라진다.

GPU 역시 기존 제품의 56배에 이르는 등 나름대로 성능을 크게 개선했다.

저가 모델인 아이폰5C는 2년 약정 시 99달러(16GB)와 199달러(32GB)란 파격적인 가격에 공급된다. 플라스틱 재질로 된 아이폰5C는 5개 색상으로 제작돼 저가 모델을 선호하는 고객들을 유인할 전망이다.

애플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장과 언론의 반응은 싸늘하다. 와이어드는 이날 "아이폰 발표는 애플의 추락을 막기엔 역부족"이라고 평가했다.

와이어드는 특히 "더 빠르고 강력해진 아이폰이 신선하긴 했지만, 여전히 점진적인 향상 수준에 불과했다"면서 "(사람들이) 애플에 기대하는 것은 점진적인 향상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USA투데이는 저가 모델인 아이폰5C에 대해 강한 실망감을 나타냈다. 새 아이폰과 함께 잡스의 영혼이 애플을 떠났다는 혹평까지 서슴지 않았다.

풍자 전문 사이트인 디어니언은 팀 쿡의 프레젠테이션 소식을 전하면서 "애플이 아이디어도 없는 겁에 질린 사람을 내세웠다"는 제목을 달았다.

새 아이폰에 실망감을 나타낸 건 언론 매체들 뿐만이 아니다. 월가 투자자들의 반응도 싸늘했다. 아이폰 새 모델이 모습을 드러낸 11일 애플 주가는 5%나 폭락했다. 전날인 10일 2%에 이어 또 다시 주가가 5% 폭락하면서 애플 시가 총액은 이틀 사이에 350억 달러 가량이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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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형태의 혁신으로 받아들여야"

CNN은 이런 분위기를 전해주면서 "혁신 실종이란 비판이 타당한가?"란 질문도 함께 던졌다. 그러면서 CNN은 애플이 '자신의 성공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지타운대학의 로널드 굿스타인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혁신을 주도하는 회사란 이미지를 굳히게 되면 새 제품에서 혁신을 보여주지 못할 경우엔 시장에선 악몽을 겪을 수도 있다"면서 "지난 15년 동안 혁신에 계속 성공해 온 애플이 이전 제품과 비슷한 걸 내놓는 건 자신들의 이미지와 걸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굿스타인 교수는 특히 "아이폰 새 모델이 뛰어나지 않다는 얘기가 아니다. 새 제품의 품질은 훌륭하다"면서도 "다만 애플이란 브랜드에서 연상되는 이미지와 일치하지 않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더 이상 스마트폰 시장에서 혁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란 평가도 있다. 스마트폰 시장이 안정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씨넷의 찰스 쿠퍼 기자는 CNN과 인터뷰에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마법은 사라졌다"면서 "이젠 프로세서 속도를 높이거나 카메라 화질을 개선하고 배터리 속도를 높이는 정도의 개선에 만족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폰은 지난 2007년 첫 선을 보인 지 올해로 벌써 6년째에 이른다. 이번에 내놓은 제품은 7번째와 8번째 모델이다. 이쯤 되면 깜짝 놀랄 혁신을 내놓기 힘든 시점이 됐다는 평가에 동의할 수 있는 상황이 됐다.

CNN은 이런 분위기를 전해주면서 아이폰5S에 사상 처음으로 64비트 프로세서를 장착하면서 처리 속도를 높인 것을 새로운 형태의 혁신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익현기자 sini@inews24.com 

날개 단 페이스북…날개 꺾인 애플



페북, 17弗까지 떨어졌던 주가 45弗 돌파 '최고'

애플, 신제품 혹평에 급락…아이칸은 추가 매입


기업 운명에 영원한 것이란 없다. 미국 애플과 페이스북의 엇갈린 운명이 딱 그렇다. 지난해 5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페이스북이 뉴욕 증시에 기업공개(IPO)를 실시한 후 주가가 급락할 때만 해도 애플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아직 수익성도 검증되지 않은 페이스북은 소프트웨어(아이튠즈)와 하드웨어(아이폰·아이패드)를 겸비한 정보기술(IT) 전통의 강호 애플과 비교 대상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1년4개월이 지난 현재 두 회사의 주가는 상반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뚜렷한 수익모델이 없다는 이유로 상장 석 달 만에 상장가(38달러)의 절반도 안 되는 17달러대까지 하락했던 페이스북 주가는 11일(현지시간) 상장 후 최대인 45.04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상장 당일 기록했던 장중 최고가 45달러를 넘어섰다.

상장 이후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이던 페이스북 주가는 지난 7월부터 모바일 광고 수익 증가에 힘입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마크 저커버그 창업자는 주가 상승세를 의식한 듯 이날 “상장을 해보니 나쁘지 않다”는 소회를 밝혔다. IT 전문매체인 테크크런치가 주최한 한 콘퍼런스에서다.

저커버그는 상장 직전까지도 IPO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투자자들이 수익성을 잣대로 경영에 개입하면 혁신이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이날 인터뷰에서는 “돌이켜보면 (상장 후) 항상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IPO를 막연히 두려워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반면 애플은 지난 10일 내놓은 아이폰5S, 아이폰5C 등 신제품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면서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날 하루 동안 5.4%나 떨어졌다. 더 이상 혁신하기 힘들다고 시장이 판단한 탓이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이날 온라인판에 더글러스 매킨타이어가 쓴 ‘새 아이폰과 함께 스티브 잡스의 영혼이 애플을 떠났다’는 칼럼을 실었다.

그럼에도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칼 아이칸은 이날 “애플 주식을 많이 사들였다”고 밝혔다. 그는 “제품에 대한 실망보다는 큰 그림을 봐야 한다”며 “애플 주식은 극심하게 저평가돼 있다”고 말했다. 다만 아이칸은 애플이 사내에 쌓아놓은 현금을 (채권 발행을 통해서라도) 주주들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日 휴대폰, 도코모 아이폰에 초토화 위기

일본 휴대폰업계가 NTT도코모의 아이폰서비스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라고 니케이가 보도했다.

12일 니케이는 오는 20일 최초로 아이폰(5S,5C)을 출시해 서비스하게 된 일본최대 이통사 NTT도코모가 신규 가입자의 40%를 아이폰사용자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도코모는 아이패드공급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따라 그동안 NTT도코모에 휴대폰을 공급해 오던 일본산 휴대폰업체의 공급물량이 고스란히 잠식될 위기에 처했다. 도코모 신규가입자의 40%에 이르는 물량은 NTT도코모와 애플이 계약한 아이폰 물량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NTT도코모는 연간 2천350만대의 휴대폰을 판매한다. 따라서 아이폰 물량은 940만대 전후가 될 전망이다.
▲ 일본 휴대폰업계가 NTT도코모 아이폰서비스의 직격탄을 맞을 전망이다.<사진=애플>
니케이는 애플이 도코모가 파는 휴대폰의 40%를 아이폰으로 공급하게 된다면 애플은 일본 휴대폰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2위와 3위 이통사인 KDDI와 소프트뱅크는 이미 일본에서 아이폰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따라 NTTM도코모의 전략변화는 물론 일본 휴대폰시장 전체에도 거대한 지각변동이 발생할 전망이다.

도코모의 일본내 아이폰서비스에 따른 최대 피해자는 샤프, 후지쯔가 될 전망이다. 이전에 도코모와 거래했던 파나소닉과 NEC같은 휴대폰업체들은 이미 일반 소비자용 스마트폰사업을 접었다.

IT 거물기업 다시 희비 교차…애플 다운, 페북-야후 업

미국 IT업계 거물 기업들의 희비가 또다시 교차하고 있다. 지난 10일 신제품을 내놓은 애플이 여론의 뭇매를 맞는 동안, 페이스북과 야후 같은 회사들은 각기 실적 호조를 자랑하며 웃었다. 11일 애플의 주가는 전날보다 5.5% 하락하며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를 끌어내렸지만, 같은 날 페이스북의 주가는 기업공개(IPO) 이후 사상 최고치로 올랐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9~11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계 최대 창업 회의인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콘퍼런스에 참석해 “기업공개가 그다지 나쁜 일은 아니었다”고 흡족해 했다. 머리사 메이어 야후 CEO 역시 이날 “올해 초 인수한 텀블러를 제외하고도 모바일 이용자 수가 급증했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 애플 주가, 신제품 출시 후 이틀 만에 8% 하락

유독 애플에게 흐린 날이었다.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궁지에 몰렸다. 이날 야심차게 선보인 보급형 저가폰 아이폰5C의 가격은 예상보다 비쌌고, 전략형 스마트폰 아이폰5S는 혁신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금융 시장의 반응도 싸늘했다. 신제품을 발표한 10일 주가는 전날보다 2.3% 내린 주당 494.64달러를 기록했고, 11일에는 신제품에 대한 투자은행들의 혹평이 이어지며 주가가 5.4% 더 빠져 주당 467.74달러로 마감했다. 390달러선까지 내려갔던 6월말에 비하면 25% 높았다. 하지만 작년 9월 12일 700달러선을 넘긴 때와 비교하면 급락세다.

포천은 11일 기사에서 “애플의 신제품은 그야말로 유감이었다”며 “보급형 저가폰의 가격까지 비싸 국제 시장과 신흥국에서 소비자를 끌어올 수 있다는 기대를 버리는 편이 낫다”고 썼다. 혹평은 이어졌다. “그 밖에도 이날 신제품 발표회에선 이미 알려진 것보다 새로운 게 없어, 혁신은 죽었다고 표현해도 좋을 정도”라며 “그나마 아이워치를 출시하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 페이스북 2분기 실적 발표 후 승승장구

반면 페이스북엔 훈풍이 계속되고 있다. 2분기 실적 발표 후인 7월 25일엔 주가가 하루 만에 30% 급등했다. 그 뒤로도 내내 상승했다. 11일엔 주당 45달러를 돌파했다. 사상 최고치 경신이었다. 시가총액은 1096억달러(약 118조8064억원)에 이른다.

이날 테크크런치 디스럽트에 참석한 마크 저커버그 CEO는 “한때 상장하는 것을 굉장히 두려워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IPO가 그렇게 나쁜 일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IPO는 페이스북이 좀 더 다양한 사업의 측면을 이해하고 강하게 자라나도록 했다”며 자평까지 내놨다.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페이스북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의 순간이었다. 페이스북의 주가는 한때 공모가의 반 토막 수준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분위기는 급변했다. 2분기 광고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75% 늘었다고 발표한 것이 주효했다. 작년 2분기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 이용자로부터 전혀 수익을 내지 못했다던 비난을 씻어낸 결과였다.

로널드 조세이 JMP 증권 애널리스트는 로이터에 “페이스북의 2분기 실적발표 후 주가가 67% 뛰었다”며 “페이스북은 모바일 시장이 광고업자들이 눈독 들일 만한 곳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고 평했다. 페이스북은 조만간 모바일 앱 이용자 성장세가 웹사이트 이용자 성장을 앞지를 것으로 기대한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 야후 CEO “월간 활성 이용자 8억명…모바일 사용자 급증”

야후도 위기가 언제였냐는 듯 선전하고 있다. 메이어 CEO는 11일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콘퍼런스에서 “월간 활성 이용자 수가 8억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고 AP가 보도했다. 그가 야후에 갓부임한 작년 7월에 비하면 20% 가 늘었다.

그는 올해 초 인수한 인기 블로그 서비스인 텀블러를 제외하고도 야후 모바일 이용자가 3억5000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대부분의 이용자가 모바일을 통해 유입되고 있으며, 야후 홈페이지와 메일, 검색 등 야후의 핵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자랑했다. 메이어는 “모바일 부문 성장이 회사 성장의 핵심”이라며 “취임 후 모바일 팀원을 열 배로 늘려 앞으로 3년 정도면 원하는 수준의 매출 증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메이어 CEO가 부임한 이후 야후의 주가도 상승했다. 지난 11일 뉴욕 증시에서 야후의 주가는 주당 29.14달러로 마감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90% 상승한 수준이다.

[윤예나 기자 yen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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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타, 수소연료 하이브리드로 달린다...프랑크푸르트 모터쇼서 개발 현황 공개



[OSEN=강희수 기자] 토요타자동차가 수요 연료 하이브리드 차량 개발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토요타는 12일, 2013 프랑크프루트 모터쇼에서 2015년에 출시하는 수소 연료 하이브리드 차량(Fuel Cell Hybrid Vehicle, FCHV)의 현재 개발 단계를 공개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 된 자료에 의하면 토요타의 FCHV의 기술은 이제 어떤 유해성분의 방출 없이 휘발류와 디젤 파워트레인에 견줄만한 드라이빙 범위와 성능에 근접했음을 보여준다.

토요타가 추구하는 궁극적인 친환경 차량에 대한 솔루션은 결국 수소 연료 하이브리드 차량(Fuel Cell Hybrid Vehicle)이었는데, 연료 전지 스택이 가솔린 엔진을 대체 한다는 점에서 보면 수소 연료  하이브리드 차량(FCHV)은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연속성 상에 놓여 있다.

토요타는 연료 전지로 가솔린 엔진을, 고압 수소 탱크로 가솔린 연료 부문을 대체하는 방식으로 자사의 기술을 FCHV 개발에 적용했다. 풀 하이브리드 파워 트레인 안에서 작동하는 것과 같은 전기 부품을 사용하고, 하이브리드에서와 같이 21 kW 배터리가 재생 브레이크 시스템에 의해 복구된 에너지를 저장 하는데 사용된다.

토요타가 2011 도쿄 모터쇼에서 공개했던 FCV-R만 해도 연료전지 콘셉트 카 FCHV-adv를 넘어선 성능, 연료소비, 패키징을 보여 주었다. 전장 4,745mm, 전고 1,510mm, 전폭 1,790mm의 이 콘셉트 카의 항속거리는 약 700km 로 수증기 이외에는 이산화탄소나 다른 유해물질을 일절 배출하지 않는다.

연료전지와 수소탱크의 기술도 계속 발전하여 세계에서 가장 높은 리터 당 3.0kW의 높은 전력 밀도를 달성했다. 이는 2008년 공개한 FCHV-adv의 연료전지 스택보다 두 배 더 높아진 밀도로 연료전지 스택 역시 2008년의 FCHV-adv의 그것보다 상당히 작아졌다.


이 때문에 차량 내 수소 연료 탱크의 크기도 작아졌다. 기존 4 개의 탱크를 최신 기술의 2개의 탱크로 교체하여 비용 절감을 달성했다. 이 두 개의 수소탱크와 연료전지 스택은 바닥 아래에 위치해 실용적인 패밀리 세단으로써 승차공간과 적재공간을 극대화했다.

토요타 연료전지 스택의 성능은 연료전지 기술 안에서 지속적으로 주도적인 위치에 있어왔다. 토요타가 1992년 연료 전지 자동차 작업에 착수한 이래 연료전지 기술의 향상된 기능은 FCHV 성능의 모든 면에서 상당한 진보를 보여주고 있다.

높은 효율의 부스트 컨버터의 발전은 스택의 연료 셀들의 수와 전기 모터의 크기를 줄이기 위해 시스템 전압을 충분히 증가시켜 왔다. 그 결과, 낮아진 비용의 연료전지 시스템 공급이 성능을 향상시켰고 연료전지 스택의 무게는 2008년의 FCHV-adv의 그것에서 반으로 줄었다.

1992 년부터 연료 전지 에너지 효율에 있어서의 발전의 진도를 측정해 보면, 차량 범위는 330km에서 830 km로 개선되었고, 연료 전지 스택 건설에서 새로운 재료의 사용 덕분에 연료 전지 작동 범위도 섭씨-30도에서도 가능할 정도로 크게 확대되었다.

이와 함께, 토요타는 필수 비용 절감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FC 스택과 고압 수소 탱크를 포함 한 연료 전지 시스템의 비용을 2008년 FCHV-adv에 비해 10분의 1로 줄였다. 초기 대중화를 위해 앞으로 이보다 반을 더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차량 가격은 1000만 엔 이하로 예상하지만, 토요타는 대중화에 적합한 가격을 달성하기 위해 비용절감에 계속 힘쓸 계획이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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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월드 눈앞 이익집착 실패…페이스북은 공생 모델로 성공”

“싸이월드는 처음부터 자신들만 돈을 버는 작은 원을 그렸고, 페이스북은 모두가 함께 공생할 수 있는 큰 원을 그렸죠. 그것이 비슷한 아이디어의 성공과 실패를 가른 원인입니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렉싱턴 호텔에서 열린 한국-이스라엘 기업협의회장에서 만난 박현우<사진> 이노레드 대표는 우리 벤처ㆍ창업 기업의 한계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디지털 광고대행사 이노레드는 ‘모바일 동영상 합성 기술’을 이용한 인터랙티브 광고로 주목을 받은 업계의 신성이다. 소비자가 춤을 추는 모습을 광고 모델인 소녀시대와 즉석에서 합성, 광고 진행 한 달 만에 유튜브 조회수 120만건을 돌파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이후 이노레드는 세계적인 광고회사들로부터 잇따라 인수 제의를 받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창의력을 결합해 새로운 모델을 만든 박 대표가 싸이월드의 실패에 대해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이 7년 전 SK커뮤니케이션즈에서 직접 근무한 경험이 있기 때문.

박 대표는 이어 “싸이월드가 작은 원을 그렸더라도 사용자의 감정에 따라 배경음악을 설정하는 기능이나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쌓인 방대한 양의 사진 데이터베이스 등 충분히 자신만의 장점을 이용해 질적인 변신을 할 수 있는데, 뒤늦게 페이스북이 그린 큰 원을 따라 하려다 보니 부활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경제의 화두가 된 창조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서는 기업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창조경제는 사실 정부 주도가 아니라 기업인들 스스로가 깨닫고 움직여야 한다”며 “NHN을 성공시키고나서 주저 없이 밖으로 나와 다시 카카오톡을 만든 김범수 의장처럼, 새로운 시장의 틈새를 찾아 활성화 시키고 또 다른 시장을 찾아 나서는 선구자가 많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거 박세리의 성공을 보고 골프에 뛰어든 ‘세리 키즈’들이 최근 국제 골프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처럼 창조경제에도 신생 기업들이 따라갈 ‘선행 모델’이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박 대표는 이어 “전체 기업을 바꾸거나 대기업의 형태를 바꾸기보다는, 각 산업 분야마다 한두 개씩의 벤처 성공 모델이 나온다면 창조경제에 한 걸음씩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yesye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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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DSR이다⑦> 디자인에 길을 물은 염리동…뒷골목이 ‘웃다’

해질녘엔 인적드문 ‘어둠의 장소’…전봇대에도 범죄예방 ‘소금지킴이집’에도 노란옷 디자인
주민들 범죄공포 사라지고 지역공동체 유대감 강화·산책길로 대변신…학폭예방에도 효과



디자인은 이제 감각을 자극하는 눈요깃거리가 아니다. 디자인은 인간의 감성과 심리를 자극해 사회 변화까지 가져온다. 

오늘날의 디자인은 범죄를 예방하고 사회적 약자까지 돕는다. 갈수록 거대하고 첨단화되는 도시 이면의 문제, 도시화라는 난제 앞에 디자인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론 속 얘기가 아니다. 효과까지 입증된 실제다. 서울시는 지난해 10월 대대적인 실험에 나섰다. 

재개발 예정지역으로 낙후돼 대표적인 우범지역으로 꼽혔던 마포구 염리동 일대에 디자인을 ‘입힌’ 것이다.

단순히 알록달록하고 웅장한 조형물을 세워놓은 게 아니었다. 고도의 심리기법을 활용한 디자인을 도입했다. 바로 서울시의 ‘범죄 예방 디자인’이다. 범죄를 예방하는 환경 설계 이론인 ‘셉테드(CPTEDㆍCrime Prevention Through Environmental Design)’에 디자인을 접목시킨 것이다.

‘셉테드’가 도시가 설계되는 단계에서 진행되는 범죄 예방 디자인이라면 서울시의 ‘범죄 예방 디자인’은 이미 조성이 끝난 도시 안에 접목되는 범죄 예방 디자인이다. 예방과 함께 수용자들의 거부감을 없앤 디자인이라는 점은 ‘셉테드’와의 또 다른 차이점이다.

디자인은 세상을 바꾼다. ‘시티 디자인’은 그것을 사례로 입증하고 있다. 어두운, 약간은 우울한 도시가 있다면 이를 밝고 흥겨운 곳으로 디자인하는것, 그것을 통해 범죄 없는 안전한 도시를 견인하는 것이 시티 디자인의 역할이자, 책임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로 꼽히는 염리동은 거미줄처럼 나 있는 좁은 골목길에 조명시설까지 열악했다. 어스름 해 질 녘이면 인적이 끊겨 골목길을 지나는 사람들에겐 공포의 장소로 여겨졌다. 자칫 범죄의 타깃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범죄 예방 디자인은 미로처럼 연결된 골목길을 산책길로 변신시켰다. ‘소금길’이란 이름도 지어줬다. 과거 이 일대가 소금장수들이 많이 산 곳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1.7㎞ 산책 코스로 꾸며진 소금길 위 전봇대엔 노란 옷을 입혀 순서대로 숫자를 달았다. 총 69개의 전봇대다. 위험한 일이 생기면 전봇대 번호가 있는 위치로 경찰이 신속하게 출동할 수 있도록 했다.

범죄 발생 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소금 지킴이집’ 6곳도 만들었다. ‘지킴이집’은 대문을 노란색을 칠했고 사인 조명과 비상벨 등을 달았다. 누군가 범죄의 위험에 처했을 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골목길 파출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소금길 곳곳엔 신체 부위별 운동을 할 수 있도록 기구와 안내판을 설치했다. 더 많은 사람이 다니도록 유도해 범죄 가능성을 줄이겠다는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동네 곳곳에 밝은 조명과 감시카메라도 소금길을 밝혔다. 미혼 여성들이 살고 있는 다세대주택의 경우 외부 배관이나 창틀에 흔적이 좀처럼 지워지지 않는 형광페인트를 칠해 범죄를 예방했다. 골목길의 낡은 벽면은 밝은 느낌의 벽화를 그려 넣어 범죄심리를 위축시켰다.

범죄 예방 디자인이 적용된 뒤 염리동의 모습은 180도 바뀌었다. 뭔가 꺼리게 되던 골목길은 언제나 쉽게 다닐 수 있는 산책길이 됐다. 서울시가 지난해 10월과 올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염리동 주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개월간 주민 자신과 가족에 대한 범죄 두려움은 각각 9.1%, 13.6% 줄어들었다.

예상치 못한 변화도 있었다. 지역사회의 유대와 응집력이 커졌다. 동네 주민들이 직접 벽화를 그리고 마을을 꾸미면서 공동체 의식이 싹튼 것이다. 실제 소금길 조성 이후 주민들의 동네에 대한 애착은 13.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민들의 참여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을 그들 스스로 발견하게 했다.

범죄 예방 디자인을 도입한 강서구 공진중학교는 학교폭력이 크게 줄었다. 주변 4400여가구의 영구 임대 아파트 저소득층의 아이들도 전보다 밝아졌다.

시는 페인트칠이 벗겨질 정도로 방치되거나 흰색이나 회색이었던 교실과 복도를 채도가 높은 다양한 색과 그림으로 꾸몄다. 학교폭력과 흡연 등이 일어나던 어두운 구석의 탈의실이나 교내 후미진 곳엔 댄스 무대, 암벽 등반장, 샌드백 등을 설치했다. 폐쇄회로TV(CCTV)도 달았다.

변화는 서서히 나타났다. 사각지대는 아이들이 친구들과 놀며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어 갔다. CCTV 모니터를 학교 중앙현관에 설치해 춤추고 암벽 타는 아이들의 모습이 자연스레 공개될 수 있도록 하자, “감시받는다”며 반발하던 아이들은 CCTV를 놀이기구로 받아들였다.

시는 디자인이 범죄와 학교폭력 예방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해 말까지 중랑구 면목4ㆍ7동, 관악구 행운동, 용산구 용산2가동 등 세 곳에 범죄 예방 디자인을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DSR란?=헤럴드경제가 매주 게재하는 디자인면의 주제는 ‘이젠 DSR(디자인의 사회적 책임ㆍDesign’s Social Responsibility)이다’입니다. 단순한 제품과 상품 디자인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담은 디자인, 성과와 혁신을 넘어 공존의 가치를 담은 디자인, 그것이 바로 DSR입니다. 헤럴드경제가 연중 최대 행사로 10월 진행하는 ‘헤럴드디자인위크 2013(Herald Design Week 2013)’ 전까지 게재되는 이 지면에서 독자 여러분은 디자인의 미래 창(窓)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젠 DSR이다⑦> “사회적 책임을 입은 디자인이 시대정신”

디 자인에 ‘공공’이란 말이 붙으면서 사회적 책임과 서비스 정신은 공공디자인의 필수적인 요소가 됐다. 사람, 수용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디자인은 더이상 호응받을 수 없는 시대가 된 셈이다. 서울시 ‘범죄 예방 디자인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초대 한국서비스디자인협의회장을 지낸 이성혜 팀인터페이스 대표를 만나 ‘DSR(디자인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철학을 들어봤다.

-요즘 공공디자인은 감각적인 부분만 강조하는 시대는 끝난 것 같다. 최근 공공디자인 기조는 어떤가.

▶예전엔 시각적인 부분에 치우쳐 있었지만 이제는 ‘디자인’의 진정한 의미가 전파되고 있다. 소비를 부추기고 표피적인 감각에 국한된 ‘시각’ 일변도에서 사람들끼리 부대끼며 깊은 관계를 맺게 하는 ‘촉각’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것이다. 특히 공공디자인의 경우, 시설이나 건물 등의 외관이 아니라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의 욕구나 필요에 대해 헤아리고 그것을 지속 가능하게 운영,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대세로 자리 잡았다.

-디자인에 사회적 책임을 논하게 된 이유가 있나.

▶디자인도 시대 발전 과정을 반영한다. 사회적 책임이 갑자기 튀어나온 게 아니라 그동안 우리 사회의 발전 정도가 이를 논할 분위기가 아니었던 것이다. 선진 디자인을 모방하기 급급했던 초기 시절을 지나 외형에 대한 스타일에 집중하던 시절이 있었다면 이제는 ‘사람(소비자 혹은 사용자)’의 내면(경험)까지 살펴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디자인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시대가 된 것이다.

-앞으로 디자인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전망하나.

▶노력해야 할 방향은 아동, 노인, 여성 등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공공디자인을 확대하는 것이다. 사회 문제는 정부 부처나 부서 조직 하나로 감당될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또 공공디자인은 사람들이 실제로 접촉해 깊은 관계를 만들 수 있도록 디자인돼야 하는 만큼 일시에 업무 담당자 일방의 디자인이 아닌 장기간 다자 간의 협력 프로젝트로 추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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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간 16억병 ‘폭풍 흡입’ 와인홀릭 차이나

13억 중국인들이 와인 맛에 눈뜨기 시작하면서 세계 와인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11일 국제와인주류협회(IWSR)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들은 1억8054만 상자(9ℓ 기준)를 소비해 미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에 이어 5위를 기록했다. IWSR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지나면서 전반적으로 와인 소비가 감소했지만 중국만큼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지난 2007년에서 2011년까지 와인 소비량은 미국이 10.2% 증가한 것을 제외하면 프랑스가 7.2%, 이탈리아가 2.5% 등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그러나 중국만은 무려 142.1% 증가해 두 배 이상이 됐다. 중국인들이 연간 마시는 와인은 병으로 환산하면 16억 병에 이르며 2015년까지 10억 병 이상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BBC는 6일 ‘중국이 와인의 슈퍼파워가 될 것인가?’라는 기사를 통해 중국이 와인 소비 대국으로 떠올랐으며 와인 생산도 광범위해지고 질도 좋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처럼 급격하게 커진 와인시장은 중국 내 와이너리에게 기회다. 산시(陝西)성에 있는 그레이스 비니어드(포도농장)를 운영하는 주디 라이스너는 10년 전 처음 경영을 시작했을 때에 비하면 상전벽해의 변화라고 회고했다. 그는 “처음 프랑스에서 와인 장인을 고용해 생산에 들어갔지만 첫 빈티지는 맛이 너무 끔찍해서 거의 팔지 못했다”면서 “수백 만 병을 만들었지만 그 중 1만 병만 팔고 나머지는 공짜로 뿌렸다”고 말했다. 이후 맛도 나아지고 국내 수요도 높아지면서 이제는 유통업체에 물건을 다 대지 못할 정도로 빨리 팔려나가고 있다.

지난 2011년 국제와인대회에서는 자베이란(加貝蘭)이라는 중국 닝샤(寧夏)회족자치구 지역에 있는 작은 와이너리에서 만든 보르도식 그랑 리저브 2009년산 와인이 프랑스산 와인을 꺾고 금메달을 차지해 화제가 됐다. 심지어 자베이란에서 와인을 바꿔치기해서 대회에 출전한 것이 아니냐는 부정의혹이 일 정도였다. 유명 와인 평론가 잰시스 로빈슨은 이 와인을 맛보고 가장 촉망되는 와인 두 종 중 하나로 꼽았다.

불과 15년 전인 1998년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대회에서 중국산 와인이 “기침 시럽 맛”, “구역질난다”, “더 이상 나쁠 수가 없다”는 혹평과 함께 최하점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발전이다.

그러나 이는 일부의 성공일 뿐 중국 와인이 갈 길은 아직 멀다는 지적도 있다. 중국 베이징의 와인 비평가이자 ‘그레이프 월’이라는 블로그를 운영하는 짐 보이스는 “중국에는 아직 고급 품종의 포도가 부족하고 포도의 당도가 낮아 대부분의 와인 맛이 매우 얇고 드라이하며 탄닌이 강해 질이 좋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품평했다.

한편 중국인의 입맛은 날로 정교해지고 있다. 베이징의 와인 컨설턴트인 퐁예 워커가 개설하는 와인강좌는 수강자로 넘쳐난다. 워커는 “중국 엘리트 사이에서 와인은 가장 패셔너블한 아이템”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분간 수입 의존도는 높아질 전망이다. 중국은 지난해 2억6600만ℓ의 와인을 수입, 독일에 이어 세계 2위의 수입국으로 올라섰다. 이 같은 수입량은 전년 대비 10% 이상 증가한 것이다.

해외 유명 브랜드들은 중국에 와인 완제품을 판매하는 한편 중국 내 생산을 노리고 있다. 도멘 바롱 드 로쉴드가 윈난(雲南)성에 중국 업체와 합작한 와인 회사를 설립하는가 하면 모엣 헤네시도 닝샤 북부에 자리를 잡았다. 프랑스 기술로 중국에서 만든 와인을 맛보는 날도 멀지 않은 셈이다.

박세영 기자 go@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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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거슨 ‘8대 지도철학’… 1번은 “기초에서 시작”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12일(한국시간)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이 하버드 비즈니스리뷰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8가지 지도 철학을 정리해 보도했다.

①기초에서 시작하라= 맨유에 부임한 순간부터 생각한 것은 단 하나, ‘축구팀을 만드는 것’이었다. 바닥부터 제대로 세우고 싶었다.

②리빌딩을 두려워 말라= 성공적인 팀의 주기는 4년 정도라고 본다. 그 이후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3∼4년 앞날을 그려보고 그에 따라 결정하려고 했다.

③높은 기준을 정하고, 모든 사람을 그 기준에 맞춰라= 우리가 한 일은 축구팀으로서 세운 기준을 지키는 것뿐이었다. 스타 선수들에게는 더 높은 기대치를 뒀다.

④주도권을 절대 놓지 말라= 나는 나보다 더 강한 자를 용납하지 않았다. 훈련과 휴식, 규율과 전술 등을 결정할 때 맨유의 감독이 선수들에게 휘둘리는 날이 온다면 우리가 아는 그 맨유가 아닐 것이다.

⑤상황에 맞는 메시지를 전하라= 선수들은 격려를 좋아한다. 동시에 실수도 지적해야 한다. 감독은 상황에 따라 의사가 됐다가 선생님도 돼야 하고, 아버지가 돼야 할 때도 있다.

⑥이길 준비를 하라= 승리는 내 본성이다. 다른 선택은 없다. 내가 맡았던 모든 팀은 포기한 적이 없었다.

⑦관찰의 힘을 믿어라= 관찰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값지다. 가끔은 선수 자신도 알아채지 못한 부상을 이야기해 주기도 했다.

⑧항상 적응하라= 내가 감독을 시작할 때는 에이전트가 없었다. 미디어가 선수를 영화배우처럼 대한다거나 꾸준히 새로운 얘기를 취재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점차 보호받으며 살게 됐고, 25년 전보다 훨씬 더 약해졌다.

김성훈 기자 tarant@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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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맨 실존 모델, 유럽 전기車 시장에 도전장

- 테슬라자동차, 2014년말까지 전기차 충전소 유럽에 설치 계획
- 엘런 머스크 창업자 관심 높아져..무모한 도전 정신 높이 평가

엘런 머스크 테슬라자동차 최고경영자(CEO)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유럽 전역에 전기차 충전소를 세워 자동차혁명을 일궈내겠다.”

‘제2의 스티브 잡스’로 꼽히는 엘런 머스크(42·사진)가 벤츠, 아우디, 폴크스바겐, BMW 등 전통 자동차업체가 장악한 유럽시장에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미국 전기자동차 제조업체 테슬라모터스의 최고경영자(CEO)인 머스크는 10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전기자동차 충전소를 유럽 전역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설치 위치와 규모 등 구체적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2014년말까지 계획을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테슬라가 세단형 전기 자동차 ‘모델S’ 판매를 돕기 위해 이같은 계획을 발표했다고 분석했다. 모델S는 20분 충전에 주행거리 300km를 자랑한다. 완전 충전하면 480km까지 주행거리가 늘어난다. 테슬라는 모델S를 구매한 고객에게 따로 비용을 받지 않고 전기 충전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테슬라가 유럽 전기차시장 정복 계획을 밝히면서 머스크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지난 2월말 현재 유럽 전체 자동차시장에서 전기차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은 0.37%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머스크가 그동안 일궈낸 사업수완능력을 보면서 향후 전기차시장 판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실존 모델인 그는 스탠포드 대학원에 재학중 창업했던 도시정보를 제공하는 업체 ‘집투(Zip2) 코퍼레이션’을 1999년 컴팩컴퓨터에 팔면서 2100만달러(약 227억원)를 벌었다. 그는 매각 직후 온라인 은행 개념의 결제 대행 서비스를 창업했다. 그는 이 서비스를 키웠고 페이팔로 이름을 바꿨다.

온라인 경매업체 이베이는 2002년 페이팔을 15억달러에 인수했다. 이 거래로 머스크는 1억6500만달러를 손에 거머쥐었다. 서른살 나이에 억만장자 대열에 들어선 것이다.

머스크는 2002년 우주관광 사업 ‘스페이스X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스페이스X 프로젝트의 최종 목표는 화성 여행이다. 취미로 우주선을 만든다는 혹평이 있지만 이 사업은 미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 화물 운송 의뢰까지 받을 정도로 성장했다.

그는 2004년테슬라모터스를 창업했으며 2006년에는 화성에서도 자가발전을 할 수 있도록 솔라시티라는 태양광발전회사를 시작했다.

머스크의 대표 사업인 테슬라자동차 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300% 올랐다. 무모하다는 의견이 많았지만 머스크의 전기차는 미국을 넘어 유럽까지 넘보고 있다.

김유성 (kys4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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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샐러리맨 신화’ 붕괴..6대 재벌가문은 승승장구

웅진·STX 무리한 확장에 위기 관리능력 부족
출총제집단 내 6대 패밀리 비중 67.7%로 급등


대 한민국 '샐러리맨 CEO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지난해 웅진 윤석금 회장에 이어 STX 강덕수 회장까지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더 이상 대한민국의 샐러리맨 신화는 찾아볼 수 없는 형국이다. 반면 전통적인 6대 재벌 패밀리의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지며 뿌리가 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왜 그런 걸까. 전문가들은 샐러리맨 최고경영자(CEO)들이 일군 회사는 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물적·인적 자원이 취약한 데다 경영환경이 개방경제시대로 변화하면서 경쟁이 심화되고 리스크가 커진 것이 핵심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6대 가문 비중 67.7%로 '껑충'

반면 이미 대규모 군단을 이룬 범삼성, 범현대, 범LG, SK, 롯데, 범효성 등 6대 패밀리는 적절한 성장전략과 리스크관리로 한국 산업의 '뿌리'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12일 기업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지난 2007년부터 2012년까지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가 지정한 출자총액제한 일반기업집단 내 6대 패밀리의 자산 총액 비중을 조사한 결과 2007년 말 59.5%에서 작년 말 67.7%로 8.2%포인트나 급등했다. 이 기간 내 6대 패밀리의 자산 총액은 525조원에서 1054조원으로 2배(100.8%) 넘게 불어났다. 같은 기간 출총제 기업집단의 전체 자산 총액은 883조원에서 1558조원으로 76.4% 늘어나는 데 그쳤다.

한편 STX의 자산증가 속도는 6대 패밀리보다도 빨랐고, 웅진도 평균치 이상을 기록하며 고속성장세를 기록했다. STX는 자산이 2007년 10조9000억 원에서 작년 말 24조3000억원으로 122.9%나 늘었고, 웅진은 4조9000억원에서 최고점인 2011년 말 9조3000억원으로 89.7%를 기록했다.

CEO스코어 박주근 대표는 "경제구조가 고도화되면서 몸집 불리기식 고속성장 전략보다는 적절한 리스크관리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면서 "지난 5년간 중도 탈락한 그룹들은 하나같이 리스크관리와 지속가능경영 체제 구축에 실패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샐러리맨 CEO, 위기에 취약

윤 회장과 강 회장의 공통적인 실패원인은 '경영판단 미스'다.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일은 다른 재벌기업에도 흔히 있는 일이다. 문제는 위기대처능력이다.

숙명여대 경영학부 이형오 교수는 "STX의 경우 조선 중심으로 수직계열화된 회사인데 조선경기가 악화되다 보니 그룹이 위기에 빠졌고, 웅진 역시 태양광이나 건설 쪽에 적극적으로 투자했지만 해당 업종 경기침체로 무너졌다"면서 "어떤 기업이든 위기를 겪을 수 있지만 다른 쪽에서 커버할 수 있는 지원군이 부족해 그룹이 와해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대 경영학과 박원우 교수 역시 "기업의 역사가 짧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물적·인적 자원을 구축할 시간이 없었다"면서 "특히 위기에 대처할 조직을 키우는 역량이 부족했으며, 금융이나 정치권의 네트워크도 미약해 구조조정 강도도 세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과거 성공방식 안 통해

더 이상 옛 성공전략인 불도저식 경영이 통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과거엔 국가의 지원을 받으며 집중적으로 몸집을 키울 수 있었다. 시장에서는 경쟁자가 전무한 영역도 많아 수많은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그러나 이젠 개방형 시장경제체제로 바뀌면서 경쟁무대가 글로벌화됐고 그만큼 리스크도 커졌다.

한국경제연구원 황인학 선임연구위원은 "과거엔 우리나라 산업환경이 미흡해 확장전략을 펴도 위험이 적었지만 지금은 개방경제시대로 리스크가 매우 크다"면서 "과거 창업 1세대들이 기업을 고속성장시켜온 힘은 자신감이었지만 이젠 경제상황이 바뀐 만큼 새로운 성공모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aber@fnnews.com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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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사 메이어 야후 CEO "방문객 20% 증가…죽어가던 야후 살아났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 (CEO)가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세계적 창업기업 콘퍼런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13’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보영 기자

CEO투데이

서비스 초점은 '개인화'…이용자別 맞춤정보 제공

美포털 중 방문자 1위…모바일 서비스도 강화


“야후는 세상에서 가장 커다란 스타트업입니다. 기업가 정신으로 충만해야 하고, 지금보다 더 공격적인 방식으로 일해야 합니다.”

마리사 메이어 야후 최고경영자(CEO·38)는 11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디자인센터에서 열린 세계적 창업기업 콘퍼런스 ‘테크크런치 디스럽트 2013’에 연사로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야후는 지난해 7월 메이어가 CEO로 취임한 이후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오르고 5년 만에 미국 포털사이트 1위를 되찾는 등 부활의 발판을 마련했다. 하지만 이날 메이어는 침착하면서도 단호한 말투로 현실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메이어는 “야후는 모든 초점을 ‘개인화’에 맞추고 있다”며 “이를 통해 이용자들을 다시 야후 사이트로 끌어들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죽어가는 야후 되살린 장본인

야후는 지금 실리콘밸리에서 가장 주목받는 기업 중 하나다. 최근 5년간 주가가 50% 가까이 떨어지고 CEO가 다섯 번이나 바뀌어 ‘CEO의 무덤’으로 불렸던 야후다. 한때 반짝 성공했던 1세대 인터넷 벤처기업으로 잊혀질 수 있었던 이 회사가 최근 살아나기 시작한 것은 메이어를 CEO로 영입하면서부터다.

메이어가 1년 새 22개의 창업기업을 인수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서비스를 없애는 등 과감한 행보를 이어가면서 야후는 지난달 말 미국 포털사이트 방문자수 1위를 차지했다. 2008년 이후 구글에 1위 자리를 내준 지 5년 만이다. 1년 새 주가는 두 배나 뛰었다.

취임 당시 포천 500대 기업 최연소 CEO이자 여성 CEO였던 그에게 우려의 시선을 보내던 업계의 평가도 180도 달라졌다. ‘선택과 집중’에 능한 메이어가 야후의 방향키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돌려놨다는 얘기가 나온다.

메이어는 “매주 날아오는 이력서만 1만2000개나 된다”며 “텀블러를 제외해도 월 이용자 수가 8억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취임 당시에 비해 20%나 증가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모바일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홈페이지 메일 검색 뉴스 등 다양한 카테고리도 개편 중”이라며 “서비스를 혁신할 때마다 이용자들로부터 즉각적으로 반응이 온다”고 설명했다.

◆야후 나아갈 길은 개인화

야후는 지난 4일 창립 18년 만에 처음으로 로고(YAHOO!)를 수정하기도 했다. 날렵한 글씨체를 채택하고 느낌표 각도 등을 조절하는 등 디자인을 대폭 바꿨으나 업계에서는 별로라는 혹평이 잇따랐다. 메이어는 이에 대해 “세상에서 가장 큰 벤처기업으로서 공세적인 마음가짐이 필요해서 바꾼 것”이라며 “바꾼 로고와 우리가 큰 돈을 들이지 않고 로고를 바꾼 방식이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날 메이어는 이용자의 성향에 따라 맞춤 정보를 제공하는 ‘개인화’가 야후가 나아갈 방향이라고 제시했다. 그는 “최근 작업하고 있는 새로운 뉴스 스트림 서비스는 내가 본 것 중 가장 복잡한 개인화 알고리즘을 이용한다”며 “우리는 전적으로 개인화를 지향하는 기업”이라고 말했다.

최근 패션잡지인 보그 화보도 촬영한 메이어는 그가 표지모델로 나오는 보그 9월호를 들고 나온 대담자 마이클 애링턴 테크크런치 창업자에게 현장에서 친필 사인을 해주기도 했다. 구글의 20번째 입사자이자 최연소 여성 엔지니어로 13년간 일해온 메이어는 “구글을 사랑했지만 이곳 야후에서 그와 같거나, 그 이상의 멋진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열심히 일하는 것은 나의 즐거움이고 눈앞에 닥친 도전을 해결하는 것 역시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김보영 기자 w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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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생생한 '나만의 자소서'…결론보다 과정을 써라



자소서 쓰기 노하우

감정이입 되도록 이미지화

경험한 일에 의미부여 중요


KB국민은행이 서류 접수를 마감했지만 주요 은행들은 대부분 입사지원 서류를 받고 있거나 접수할 계획이다. 이들 은행 인사담당자들에게 지원자가 어필할 수 있는 ‘첫인상’은 자기소개서다. 자소서는 자신의 스펙을 뛰어넘을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담아 인사담당자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비법은 뭘까. KB국민은행 아모레퍼시픽 등 주요 기업 인사담당자들의 조언을 바탕으로 자소서 작성 노하우를 소개한다.

○‘직무 파악’이 우선과제

지원자들의 스펙은 ‘대단한 인재’라고 보일 수밖에 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그러나 아무리 대단한 경험이라도 지원 분야와 맞지 않으면 숫자 싸움에 지나지 않는다. 이때 필요한 것이 ‘선택과 집중’.

아무리 많은 경험이 있더라도 직무에 적용할 수 없다면 무용지물이다. 내가 지원하는 부서의 업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그곳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에 맞는 스토리를 선택해 들려줘야 의미 있는 스토리로 다가갈 수 있다.

○‘What’보다 중요한 것은 ‘How’

자소서 스토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장에 대한 ‘이유가 얼마나 타당한가’이다. ‘무엇’을 했다고 나열하기보다는 무엇을 ‘어떻게’ 해냈는지 이야기하는 것이 튼튼한 논거가 된다. 어학연수나 총회에 참여해 경력을 쌓고 수상한 얘기도 좋지만, MT에 가서 갈등을 해결했다는 이야기가 리더십을 표현하기에 더 적합할 수 있다. 그 경험에서 배운 것을 지원 기업에서 어떤 방식으로 활용할지를 밝히면 나무랄 데 없는 ‘스토리’가 완성된다.

○돋보기로 바라보고 표현하라

‘서포터스 활동을 통해 기획력을 키웠다’ ‘해외 봉사활동을 통해 글로벌 마인드를 얻었다’ 등 누구나 가진 경험으로 풀어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 경험을 말할 때는 ‘돋보기’를 이용해 구체적으로 제시하면 설득력이 높아진다. 예를 들어 대학생 토론대회에 참가한 이야기를 참가 이유부터 마지막 결론까지 다 쓰기보다는 그 과정에서 어떤 순간을 포착해 당시 느낀 점을 부각시켜 쓰는 것이다.

○자신만의 ‘인재상’을 만들어라

자소서 작성을 시작한 10명의 지원자 중 8명은 지원 기업의 홈페이지에서 ‘비전’과 ‘인재상’을 찾는다. 인재상이 ‘A’라고 하면 지원자들의 자소서에는 A가 난무한다. 인재상과 관련해선 본인만의 정의를 내려 재해석하는 것이 현명하다.

‘인간 중심’이라는 인재상을 갖고 있는 기업이라면 ‘대인관계가 원만하다’고 표현하기보다는 인간이 구체적으로 누구일지 생각해보고 그와 관련한 이야기를 서술하면 좋다.

김은진 한국경제매거진 인턴기자 skysung8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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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정책금융公’ 개편안 여권마저 “NO” 입지 좁아지는 신제윤 금융위원장



금융위원회의 각종 정책과 인사 문제가 잡음을 일으키면서 신제윤 위원장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 최근 한국산업은행(산은)과 한국정책금융공사(정금공)를 다시 합치는 금융위원회의 정책금융공사 개편안은 야당은 물론 여당에게까지 외면받은 상태여서 원안 통과가 불확실해졌다. 새정부 초기 관치인사 논란과 금융소비자보호원 독립문제에서의 좌고우면 행태까지 겹치면서 신 위원장이 대통령의 입만 바라보면서 여론과의 소통이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2일 새누리당 박민식 의원 주최로 열린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 이대로 좋은가’ 세미나에서는 금융위의 정책금융 개편안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박 의원은 “지난달 말 현 정부의 정책금융체계 개편안이 발표됐지만 장기 저성장 우려가 심화되는 상황에서 국회차원의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며 개편안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피력했다. 발제자로 나선 윤석헌 숭실대 교수는 “금융위의 안대로 통합할 경우 대내외 신뢰성이 상실되고 정책금융 책임소재가 불분명해진다”고 비판했다.

제도 입법의 키를 쥐고 있는 김정훈 국회 정무위원장도 “정책금융 관련 정부의 개편안 내용에 실망을 금치 못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위원장은 전날 ‘부산 금융현안 간담회’에서도 “정책금융 개편과 관련해 정부안이 발표됐지만 어디까지나 정부안”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금융위는 지난달 27일 2009년 분리된 산은과 정금공을 다시 합치고 산은 민영화를 전제도 만든 산은금융지주를 해체하는 내용의 정책금융 역할 재정립 방안을 발표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정책금융 개편 공약에 따른 조치였다.

정부와 한 배를 탄 여당의원 사이에서 정책금융 개편안에 대한 부정적 기류가 확산되자 금융위는 노심초사하고 있다. 법안 통과의 첫 문턱인 국회 정무위조차 제대로 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 때문이다.

정치권은 이와 관련, 신 위원장과 금융위가 금융정책의 철학과 통찰력 없이 대통령 한마디에 성급하게 움직이다 설익은 정책을 내놓은 것 아니냐고 해석한다. 실제 금융 정책 및 인사 부분에 있어 신 위원장의 시행착오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신 위원장은 현 정부 들어 “관료도 능력, 전문성이 있으면 금융그룹 회장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재무부 관료 출신의 금융지주 회장 입성을 지지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결국 청와대까지 나서 관치 논란 소지가 있는 공공기관의 인선을 중단하라는 지침을 내렸고, 약 2∼3개월 간 공공기관 업무 공백사태를 초래하기도 했다.

금융소비자보호원 독립의 경우 박 대통령이 직접 해당 사안을 반려하는 촌극도 벌어졌다. 지난 6월 금융위가 금융소비자원 독립을 3년 후 검토할 과제로 미루겠다고 보고하자 박 대통령은 금융소비자 입장이 충분히 반영됐는지 재차 검토를 요구하고 이 안을 반려했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금융위는 부랴부랴 금소원 독립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급선회했다.

한 여당 관계자는 “금융위가 굵직한 이슈를 두고 실패를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신 위원장이 임기를 제대로 채울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진삼열 기자 samue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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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시장 급변,위기와 기회 공존] (중) 외국산게임 점령..중견게임사 위기

美에 주도권 넘겨주고 中에 인력 뺏겨 ‘진퇴양난’

외산게임이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을 점령하고 '카카오톡 탑재 게임' 등 모바일게임이 흥행하면서 온라인게임에 치중해왔던 중견 게임사들이 위기를 맞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미·중국 등 외산게임들이 국내시장을 차지하면서 '개발사 위축→구조조정→우수개발자 해외업체 유출→콘텐츠 질 저하'로 이어지는 국내 게임산업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게임업계 한 고위임원은 "지난해 게임사, 정보기술(IT) 업체 등의 대규모 희망퇴직으로 나온 고급인재들을 중국이 무한대로 흡수했다"면서 "중국 등 해외업체의 개발력이 점차 높아지면서 국내 게임의 희소가치가 줄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시장 주도권 외산에 내줘

12일 시장조사기관 게임트릭스에 따르면 외산 게임업체인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LoL)'가 PC방 점유율 40.8%를 차지하며 59주째 1위 행진을 하고 있다.

LoL은 FIFA온라인3(8.7%·2위), 서든어택(7.4%·3위)과 시장점유율에서 4~5배 격차를 내며 국내시장을 장악했다. 2012년 3월에는 아이온, LoL, 서든어택이 각각 점유율 13.2%, 12.9%, 11.8%로 대등했지만 불과 1년여 만에 시장 지형도가 바뀐 것이다.

LoL이 견고한 지배력을 차지하면서 불어닥친 후폭풍은 만만치 않았다. 지난해 여름부터 출시된 대작 '블레이드&소울(블소·점유율 4.1%), 아키에이지(1%대)의 흥행부진으로 이어진 것. 게다가 국내 온라인게임 10위권에 LoL, FIFA온라인3, 스타크래프트(7위.3.1%), 워크래프트3(9위.1.4%) 등 4개 외산게임이 점유율 55% 이상 차지하면서 국내 개발사의 입지가 줄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LoL의 인기는 기대작인 엔씨소프트의 '블소'와 엑스엘게임즈의 '아키에이지'에도 영향을 미쳤다"면서 "수백억원이 투입된 두 게임이 기대에 못미치자, 다른 업체들은 대작을 개발할 엄두를 못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시장 상황이 급변하면서 온라인게임에 주력하던 중견개발사들은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한때 게임업계를 주도했던 웹젠, 엠게임 등은 잇달아 적자를 기록했고 드래곤플라이, 한빛소프트 등도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프로야구 매니저'를 흥행시킨 엔트리브소프트나 대작 '테라'를 개발한 블루홀스튜디오도 실적이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한 중견 게임업체 대표는 "게임시장이 급변하면서 온라인게임 개발에 주력하던 중견 게임사들이 힘든 시기를 버티고 있다"면서 "신작 투자가 어려운 시점이어서 기존 온라인게임으로 해외공략에 나서고 신시장인 모바일에 승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中 게임 '인해전술'식 한국공략

국내 대형사도 시장변화의 영향을 받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외산게임의 강세 등으로 국내 최대 개발사 엔씨소프트마저 온라인게임 점유율이 2012년 3.4분기 22.8%에서 올 1.4분기 14.6%로 8.2%포인트 하락했다. 네오위즈게임즈도 내수부진으로 2013년 1.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5.5% 감소했다.

국내 개발사가 어려움을 겪는 새 중국게임이 물량공세를 펼치고 있다.

지난 11일 서울에서 대규모 미디어데이를 열고 중국산 온라인게임 '라프'를 국내에 들여온 유니아나의 조남현 부장은 "중국게임들이 그래픽에서는 한국게임에 뒤지지만 전반적인 품질수준은 국산 게임의 80~90%까지 올라왔다"면서 "중국산 게임이 (공장에서 찍어내듯) 대규모로 개발돼 한 달에 고품질 게임은 1~2편, 웹게임은 10여편씩 한국으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게임산업을 홀대하고 규제 일변도인 국내 정책도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업계관계자는 "중국 정부는 판호(게임 서비스 허가의 일종·외산게임은 판호를 받는 데 최소 2~6개월 소요) 등으로 외국게임 진입을 어렵게 하고 자국산업을 보호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나친 게임규제로 산업이 위축되고 사기도 저하시키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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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lobal View(Eye) & Professional 몇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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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아베 총리의 '국제적 거짓말'이 불길한 이유

[편집국에서]죄의식은 물론 수치심마저 벗어던진 일본

 [프레시안 이승선 기자]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7일 2020년 올림픽 개최지를 결정하는 국제올림픽(IOC) 총회에서 경쟁국들을 물리치고 주최국으로 선정되기 위한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최대의 약점으로 꼽혔던 '후쿠시마 사태'에 대해 결정적인 거짓말을 한 것이다.

아베 총리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능 오염수는 항만 내부 0.3k㎡(제곱 킬로미터) 범위 안에서 완전히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에 올림픽이 열려도 방사능 문제에 대해 걱정할 게 전혀 없다는 뜻이다.

개최국 후보의 최고지도자가 국제무대에서 이렇게 단호하게 현재의 상황을 규정했다면 둘 중의 하나다. 방사능 유출을 의심한 다른 나라들이 일본에 사과할 일이 생긴 것이거나, 일본은 '상종 못할' 나라다.
▲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 아베 신조 총리가 10일 각료회의에서 경과 보고를 하고 있다. ⓒAP=연합

'수치심의 나라' 일본의 총리, 왜 '국제적 거짓말' 했나

아베 총리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최근 후쿠시마에서 방사능 오염수가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면서 후쿠시마 일대 수산물을 전면 수입금지시킨 한국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조치"라는 일본의 항의에 대해 할 말이 없게 된다.

하지만 고민할 일이 아니었다. 며칠 뒤인 10일 후쿠시마 원전 관리업체 도쿄전력은 양심선언을 했다. "방사능 물질인 삼중수소가 항만 밖으로 새어나가고 있다는 것이 도쿄전력의 공식 입장"이라는 것이다.

사실상 정부의 통제를 받는 도쿄전력이 과거는 공기업이지만 지금은 형식적으로 민간업체라고 해서 총리의 주장을 부정하는 근거로 '격'이 떨어진다면 멀리 갈 것도 없다.

지난 4일 일본 정부 기구인 원자력규제위원회의 다나카 순이치 위원장의 외신 기자 회견 내용을 보면 된다. 다나카 위원장은 "방사성 물질 농도를 낮춰 오염수를 바다로 방류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바로 전날 도쿄전력은 "오염수 저장 탱크 바닥에서 시간당 최대 2200밀리시버트(3시간 노출시 사망)의 방사선량이 측정됐으며, 5일 핵발전소 인근 지하수도 샘플 조사 결과 1리터(ℓ)당 650베크렐의 방사능에 오염된 사실을 처음으로 밝힌 데 이어 총리의 '거짓말'이 알려진 뒤인 9일 또다시 지하수 샘플 검사에서 1리터 당 훨씬 더 강한 3200베크렐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바다로 오염수가 흘러가고 있다는 것은 물론, 차단이 불가능한 지하수 오염까지 광범위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게다가 이미 다나카 위원장은 방사능 오염수 처리와 관련해, 국가 차원에서 새로 지원한 최강의 정화장치를 동원하면 62종류의 방사성 물질을 제거할 수 있지만, 이 장치로도 제거되지 않는 삼중수소는 희석해서 방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일본 국민 스스로도 총리의 발언을 믿지 않는다. <아사히신문>이 지난 7~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방사능 오염수 문제에 대해 일본 국민의 95%가 "심각하다"고 답변했다. "방사능 오염수 문제가 어느 정도 심각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 72%가 "매우 심각하다", 23%가 "어느 정도 심각하다""고 답한 것이다.

방사능 오염수 문제에 대해 "국가가 전면에 더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국가가 나서야 한다"는 답변이 89%에 달했다.

이쯤되면 아베 총리의 발언은 '거짓말'로 단정해도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궁금해지는 점이 있다. 아무리 올림픽 유치가 중요하다고 해도 한 나라의 최고지도자가 어떻게 국제올림픽 총회라는 공식적인 자리에서 대놓고 거짓말을 할 수 있는 것인가?

부총리 "나치 수법을 배우자"

아베 총리의 거짓말 사건뿐이 아니라, 요즘 일본 사회에서 목격되는 언행을 보면 이해하기 힘든 게 한 두가지가 아니다. 올림릭 유치를 위해 일정 기간 자제하던 일본 극우세력들은 올림픽 유치가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8일 곧바로 "조선인들을 모두 죽여라"며 반한시위를 벌였다.

일본의 극우세력이 군국주의를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현상도 심상치 않다. 지난 8월15일 A급 전범들의 위패가 있는 야스쿠니신사 주변에는 일본 우익 보수단체들이 태평양전쟁 당시의 군복을 입고 일본 제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흔들며 "대동아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다"고 외쳤으며, 심지어 독일 나치군을 상징하는 하켄크로이츠(갈고리 십자가)를 어깨에 새긴 제복을 입은 무리도 있었다.

정권의 2인자라고 할 아소 다로 부총리는 "독일 나치 정권의 헌법 무력화 수법을 배우자"는 말로 파문을 일으켰다. 정권의 1인자 아베 총리는 항공자위대를 방문해 생체실험으로 악명 높은 731부대를 연상케 하는 전투훈련기에 탑승해 물의를 일으켰다. 또한 히로시마 원폭 투하일인 8월6일 진수한 항모급 호위함의 이름은 일제 때 중국 상하이를 포격했던 기함과 같은 '이즈모'다.

군국주의 발호, 후쿠시마 사태, 올림픽 유치의 연결고리

일각에서는 2020년 도쿄올림픽이 1936년 나치 정권이 정치적으로 악용한 베를린올림픽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경고도 하고 있다. 당시 히틀러는 게르만족의 우월성을 세계에 과시하는 이벤트로 올림픽을 철저하게 이용하고 결국 전쟁을 일으켰다.

최고지도자가 거짓말을 해서라도 올림픽을 유치한 배경은 20년에 걸친 장기불황과 후쿠시마 원전 사태 등으로 우울해진 일본 사회가 현재 집단적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으며, 극우세력이 발호하고 군국주의적 성향이 노골화되는 과정이 이와 연결돼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일본은 섬나라로서 한계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력침공을 서슴지 않은 역사를 갖고 있다. 내부의 문제나 외세에 대한 대응으로 무력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지금 일본은 장기불황에 각종 재난으로 내부의 민심이 흉흉하며, 중국 등과의 경쟁에 뒤처지는 초조감에 빠져있다. 이런 상황에서 일본은 기회만 되면 과거사에 대한 사죄는커녕 전쟁으로 향하는 도발을 해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아베 정권은 '집단적 자위권'의 행사를 막고 있는 평화헌법 9조에 대한 재해석을 시도하고 있다.

집단적 자위권이란 '동맹국이 제3국의 공격을 받았을 때 자국이 공격당한 것으로 간주해 상대국에 반격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 유엔의 규정에 따라 모든 국가가 이 권리를 가질 수 있지만 일본은 2차 세계대전 패전의 산물인 평화헌법에 따라 이 권리에서 제외돼 있다.

그런데 최근 일본에서는 법 해석을 담당하는 법제국이 그동안 평화헌법에 따라 "일본은 집단적 자위권을 보유하고 있지만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는데, 이를 포기했다.

아베 총리는 법제국의 해석을 고수하려는 법제국장을 전격 경질하고 "헌법 해석 변경 여부는 법제국이 아니라 내각이 최종 결정하는 것"이라고 말하는 인물을 법제국장에 임명했다.

미국의 인류학자 루스 베네딕트가 일본 사람들은 집단적 문화가 강해 '수치심'이 의식을 지배한다고 분석한 이후 일본인들은 '수치심'은 있지만, 개인주의 문화가 발달한 사회에서 두드러진 '죄의식'은 잘 느끼지 못한다는 인식이 퍼졌다. 수치심은 집단의 시선을 강하게 의식하는 심리다. 일본인은 잘못을 저지르고 태연히 있다가 드러나면 '할복'까지 할 정도다.

하지만 수치심은 집단 전체가 잘못하는 길로 갈 때는 작동하지 않는 약점이 있다. 일본이 집단적으로 자신들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국제적인 피해를 주는 일을 해야 한다면 '수치심'마저 작동하지 않는 방향으로 치달을 수 있다. 아베 총리의 '방사능 오염수 완전 차단'이라는 거짓말 발언은 그런 의미에서 불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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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회계투명성 91위로 추락…곤혹스런 금융당국

세계경제포럼 평가 작년 75위서 다시 '미끄럼'

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한 한국의 회계투명성이 세계 91위로 다시 추락한 것으로 나타나 금융당국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한국채택 국제회계기준(K-IFRS)이 도입 2년을 넘으며 한국 회계기준에 대한 국제사회의 인식이 개선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는 것과 달리 순위는 떨어졌기 때문이다.

12일 WEF 국가경쟁력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회계투명성은 작년 75위에서 올해는 91위로 16계단 낮아졌다. 2010년 95위, 2011년 96위에서 작년 75위로 상승했으나 올해 다시 하락했다.

금융당국에선 IFRS재단 이사들조차 한국의 IFRS 도입 경험과 성공적인 정착을 높이 평가했는데 WEF 관련 순위는 되레 떨어져 고개를 갸우뚱하고 있다. 최진영 금융감독원 전문심의위원은 “회계투명성 법제 강화에도 불구,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한국의 회계현실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진단을 내린 셈”이라고 했다.

국회에는 주식회사 외부감사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감사인인 회계법인이 기업 재무제표를 대신 작성해주는 행위 △등기임원이 아니지만, 사실상 업무집행지시자(명예회장 등)의 분식회계 지시 책임을 묻는 조항 등이 신설됐다.

그러나 기업인들이 금융당국이나 금융 현실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정적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규제 강화로만 문제에 접근해선 안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회계장부기재 전문인력을 양성, 공급해 감사인의 재무제표 대신 작성 문제를 풀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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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하기 오니 설국열차 타라’? 엉터리 기사의 전말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북극해 얼음 위성 사진. 왼쪽은 지난해 8월 기록적으로 줄어든 면적을 오른쪽은 이보다 커진, 그러나 평균보단 훨씬 작은 얼음 면적을 보여준다. 사진=나사

[한겨레]

영국 타블로이드 신문 기자, 자신의 주장을 NASA의 발표처럼 보도

북극해 얼음 작년보다 늘어났지만 줄어드는 장기 추세는 변함 없어

▶ 물바람숲 더보기“북극해에 얼음이 60%나 늘었다네요. 언제는 전부 녹는다더니….”

북극해 얼음 증가를 다룬 <메일 온 선데이> 지난 8일치 온라인 판 모습.

11일 오후 동료 기자가 포털에 인기검색어로 ‘북극해 얼음’이 떴다며 이렇게 말했다. 과연, 포털에 줄줄이 올라 있는 기사는 충격적이었다. 지구가 더워지기는커녕 이제 곧 빙하기가 올 것이란 얘기도 있고, “영화 투모로우가 현실로” “설국열차 타야 하나” 등 흥밋거리 제목도 눈에 들어왔다. 인터넷 매체뿐 아니라 대부분의 중앙언론사와 방송사 인터넷판에도 이 뉴스가 실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모든 보도는 엉터리이다. 북극해의 얼음 면적이 지난해보다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얼음이 줄어드는 장기 추세는 흔들리지 않고 있으며, 더구나 지구 온난화가 중단되고 빙하기가 온다는 아무런 증거도 없다.

그런데도 이런 황당한 보도가 검증 없이 확산된 이유는 뭘까. 이 문제를 따져 보면 외신, 특히 기후 변화 문제를 다루는 언론의 문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첫 보도는 9월8일 오후 2시께 <뉴스1>이 한 것으로 <네이버> 뉴스 목록에 나와 있다. “북극 빙하 1년 새 오히려 60% 늘어…지구 온난화 맞아?”란 제목의 이 기사는 들머리에 “미 항공우주국(나사)의 위성사진을 비교한 기상 전문가들에 따르면”이라고 돼 있어, 마치 기자가 전문가들을 직접 취재해 작성한 것처럼 돼 있다. 하지만 지구 온난화 학설이 타격을 입고 빙하기가 올 것이란 엄청난 얘기를 하면서, 전문적인 해석을 한 그 기상학자의 이름은 기사에 나오지 않는다.

사실, 기상학자를 들먹일 것도 없이 이 기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단연 나사가 위성 촬영한 북극해 얼음 사진이다. 지난해 8월 조그맣던 얼음이 올 8월엔 제법 커다랗게 나와 있다. 이 얘기를 다룬 기사가 빠짐없이 나사의 위성사진 2장을 올려놓고 있는 것도 두 말이 필요없는 사진 효과 때문일 것이다.

1979~2013 사이 북극해 얼음 면적 변화. 그림=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

첫 보도 후 묻히는 듯하던 이 소식은 이틀 뒤인 10일 <세계일보> 인터넷판이 “온난화라더니… 북극 빙하 되레 60% 늘어”라는 기사를 계기로 다시 살아난다. 이 기사는 출처를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임을 밝힌다.

그러나 나사의 사진이 워낙 압도적인 인상을 주었기 때문인지 이후에도 <동아> <중앙> <한국> 등 상당수의 매체의 인터넷판은 이 소식의 출처를 나사의 발표인 것처럼 보도했다. 물론 <데일리 메일>을 출처로 명기한 <조선> <경향> 등의 인터넷판도 내용은 대동소이했다.

정확히 말하면, 나사가 북극해 얼음 위성사진을 매일 찍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내용의 발표를 한 적은 없다. 영국의 한 기자가 나사의 자료를 이용해 나사의 의견과는 무관한 자신의 기사를 작성한 것이다.

이 기사는 <데일리 메일>의 일요판인 <메일 온 선데이> 8일치에 실렸다. 보수적 논조의 이 신문은 약 200만 부를 발행하는 영국 최대의 일요판 타블로이드 신문이다. 정론지와 대중지로 성격이 명확히 구분되는 영국에서 대표적인 대중지이다.

다시 말해, <뉴욕타임스>나 <가디언>처럼 그 신문에 실린 것만으로 신뢰와 권위를 인정받는 그런 종류의 매체가 아니다. 당연히 이런 신문에 실린 뉴스는 조심해서 다루는 것이 기자들의 상식이다.

북극해 얼음 면적의 변화. 전체적인 감소 추세 속에 해마다 부침이 있다. 증가할 때마다 해빙이 회복되고 온난화가 중단됐다고 할 것인가. 그림=다나 누치텔리, <가디언>

게다가 <메일 온 선데이>라는 매체와 이 글을 쓴 기자인 데이비드 로즈는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근거가 부족한 회의론을 주로 다뤄 서구에선 ‘악명’이 높은 사람이다.

“이제 지구는 식고 있다! 북극해의 얼음이 1년에 60% 커지는 기록적 회복을 보였다”라는 제목을 단 로즈의 기사는 부제목으로 “2012년 비해 100만 평방 마일 면적의 바다가 더 얼음에 덮여” “<비비시>는 2007년 지구 온난화 때문에 2013년 여름에 얼음 사라진다고 보도”라고 적었다.

기사를 보면, 이제 북극 항로는 닫혀 열리지 못할 것이며, 저명한 과학자들은 이제부터 금세기 중반까지 지구는 한랭기로 접어든다고 보고 있고, 이런 새로운 사태 때문에 유엔 ‘정부간 기후 변화 위원회’(IPCC)는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는 것이다.

이 기사가 나가자 기후 변화 회의론이 간신히 잠잠해지는가 싶던 미국과 유럽에서 민감한 반응이 나왔다. 새로운 논란이 불거진 것이 아니라, 근거가 희박한 터무니 없는 내용의 ‘흘러간 옛 노래’가 다시 나온 데 대해 개탄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톰 율스만은 <디스커버> 온라인판 9일치에 올린 글에 “기후 언론이 이렇다면, 누가 소설을 사 볼까?”라는 제목을 달았다. 율스만은 미국 콜로라도 대 환경저널리즘센터 부소장인데, 30년 이상 <뉴욕타임스>를 비롯한 언론사에서 환경과 과학 담당 기자를 한 사람이다.

지구온난화의 장기 추세. 그림=다나 누치텔리, <가디언>

그는 로즈가 전모를 보여주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데이터만 골라 이야기를 만드는 전형적인 오류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 근거는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가 9월4일 발표한 자료이다. 이 자료는 마치 이런 오보를 예상하기라도 한 듯 이렇게 적고 있다.

(2013년 8월의 북극해 얼음 면적은) 1981~2010년 8월의 평균치보다 103만㎢ 작지만 전년도에 기록한 수준은 훨씬 넘어섰다. 2012년의 기록은 인공위성으로 9월에 관측한 기록 가운데 가장 작은 값이었다. 올해 8월의 북극해 얼음은 2008~2010년 사이와 비슷했다. 이처럼 해마다 얼음 범위에 나타나는 큰 차이는, 전반적으로 해빙 범위가 장기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나타나는 연간의 변동성을 도드라지게 보여준다."

이 센터가 발표자료에 첨부한 도표를 보면 북극해 얼음이 지난 30여 년 동안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지난해 기록적인 북극 얼음 감소를 보였다면 올해 얼음 면적이 작년보다 늘어나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고 많은 전문가들이 예견한 일이다. 지난해 데이터만을 가지고 올해와 비교해 놓고, 지구 온난화가 중단된다는 둥 한랭기가 온다는 둥 장기간의 추세를 얘기하는 건 억지에 가깝다.

다나 누치텔리 <스켑티컬 사이언스> 기자는 <가디언> 블로그에 기고한 글에서 기후 회의론자들이 어떻게 기후변화의 전체 양상 가운데 입맛에 맞는 부위만 잘라내 자의적 주장에 이용하는지를 그래프로 보였다.

장기적인 온난화 추세 속에서도 부분적(파란선)으로 온도 하락의 일시적 변동이 있다. 그림=다나 누치텔리, <가디언>

■ 기후 회의론자들이 데이터를 이용하는 편리한 방식  

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의 자료를 보면, 올해 북극해 얼음이 지난해보다는 넓지만 장기적인 평균보다 훨씬 작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올 8월 얼음 면적은 1979년 위성 관측 이래 6번째로 작은 수준이라고 이 센터는 밝혔다.

그 이유는 온난화 와중에도 우리나라의 겨울이 부쩍 추운 것과 마찬가지의 변동성 때문이다. 북극점 부근은 올 들어 매우 추워 1981~2010년 평균보다 0.5~3도가 낮았지만 북극해 해안에서는 평균보다 2도 높은 온도를 보였다.

제5차 평가보고서 발표를 앞둔 유엔 기후변화정부간위원회가 긴급회의를 열었다는 보도도 근거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누치텔리는 이 위원회에 참여하는 에드 호킨스 영국 리드 대 기후학자의 말을 이렇게 인용했다. “지난 목요일 로즈 기자에게 전화와 이메일로 IPCC 절차와 ‘긴급’ 회의가 없었다는 얘기를 했다.”

 

북극해 얼음의 면적과 부피를 함께 고려한 장기 추세. 그림=미국 국립빙설자료센터(NSIDC)

다행히 북극해 얼음 감소에 관한 보도는 12일 들어 잠잠해졌다. 이날 오전 <한국방송> 인터넷판은 나사의 얼음 증가 사진을 소개하면서도 오미림 국립기상연구소 박사를 인터뷰해 “북극 얼음 면적은 줄었다 늘기를 반복하면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고, 장기추세로 봤을 때 해빙의 면적이나 부피가 모두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올해 면적이 다소 늘어났지만, 일시적인 현상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아뿔싸, 어찌된 일인지 내용을 제대로 짚은 이 기사에도 전날의 모든 잘못된 보도와 똑같은 제목이 달렸다. 기사는 “지금 추세라면 지구 기온이 2도가량 상승하는 2040년대엔 북극의 빙하는 모두 사라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습니다”라고 마무리했는데, 제목은 “북극해 얼음, 지난해보다 60%↑…빙하기 오나?”라고 적고 있다.

그렇다면 이건, 기후 변화나, 외신 보도의 문제가 아니라 온라인 보도와 선정적 제목의 문제가 아닌가?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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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BS·후룬硏 분석, 전세계 자산 1조 부자 2천명

 

지구상에서 재산이 1조원이 넘는 부자가 2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은 지난 1년 동안 주식을 줄이고 부동산을 늘렸다.

또 세금 문제를 해결하려고 조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곳으로 자산을 이전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주의 국가인 중국에서도 시장경제가 발달하면서 세계적인 거부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UBS와 국제자산정보회사인 웰스-X가 최근 발표한 '세계 최고 자산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미화 10억달러 이상의 순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은 총 2160명에 달해 지난해 1975명보다 14%나 늘었다.

자산에는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 미술품 및 각종 상품 자산까지 포함한다. 이들이 보유한 자산가치는 총 6조1900억달러(70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순자산 3000만달러가 넘는 백만장자의 숫자는 18만7380명인 것으로 조사돼 지난해(18만6345명)보다 1035명 줄었다. 이들이 보유한 자산가치는 25조7750억달러로 지난해보다 1.8% 감소했다. 웰스-X는 또 "지난 1년간 거부들은 주식 투자를 줄이고 부동산이나 실물자산에 대한 투자를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국도 세계 거부명단에 속속 이름을 올리고 있어 눈길을 끈다.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 연구소는 지난해 주가상승 등에 힘입어 중국에서 재산이 10억달러가 넘는 자산가는 지난해보다 64명 늘어난 315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중국 상위 1~5위 부호의 재산 총액은 2배로 증가했다.

중국의 최고 거부는 부동산 재벌인 왕젠린 완다 그룹 회장(59)으로 개인 재산이 1350억위안(약 23조96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08% 늘었다. 군인 가정에서 다섯 형제 중 첫째로 태어난 왕 회장은 1990년대 부동산업에서 성공을 거둔 뒤 현재는 중국 문화 산업을 이끄는 대부로 불린다. 2위는 1150억위안을 보유한 식음료 회사 와하하 그룹의 쭝칭허우 회장(69)이 차지했다. 이 밖에 중국 네티즌 97%가 사용하는 메신저 QQ를 만든 IT 업체 텅쉰의 마화텅 회장이 3위, 웨이젠쥔 창청자동차 회장이 4위에 올랐다.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의 후계자인 양후이옌은 5위권에 포함된 유일한 여성이다. 이들도 모두 500억위안(8조8000억원) 이상의 재산을 보유했다.

올해 부자 명단에 오른 1021명이 재산을 불린 분야를 분석해보니 4명 중 1명은 부동산에서 돈을 번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제조업에서 돈을 번 부호가 가장 많았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노영우 기자 / 서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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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경영 대가’ 게리 하멜 교수 “소셜 웹 활용한 21세기식 경영으로 혁신 이뤄야 생존”

숭실대서 ‘창조경제’ 주제 강연

게리하멜 사진
' 창의 경영의 대가(大家)'로 불리는 게리 하멜 교수(사진)가 내한해 창조경제의 경영 혁신 해법을 제시했다. 12일 숭실대가 개최한 숭실석좌강좌에서 게리 하멜 교수는 '창조경제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경영 혁신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게리 하멜 교수는 현재 영국 런던 비즈니스스쿨 전략 및 국제경영 객원교수로 있으며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비즈니스 철학자'로 선정된 바 있다. 또 그는 창의 경영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손꼽힌다.

그가 제시한 '전략적 의도' '산업 혁명' '경영 혁신' 등의 개념은 전 세계 기업의 경영 판도를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게리 하멜 교수는 또 경영전략부문 전문가로서 IBM, 마이크로소프트 등 세계 유수 기업들의 경영 컨설턴트로 활약했으며 정부 지도자에게 정책 혁신과 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조언하기도 했다.

이날 강연에서 게리 하멜 교수는 △'창조경제시대' 경쟁력 있는 성과 추동(推動)을 좌우할 도전 △경영 1.0 실행상의 한계 △경영 2.0의 '설계 규칙' △정보기술(IT)로서 피라미드형 조직을 바꾸는 방법 등을 소주제로, 창조경제에 걸맞은 '경영 2.0 방식'에 대해 다양한 선진 사례들과 함께 소개했다.

최근 게리 하멜 교수는 경영 리더들이 인류에 가장 최적화된 조직을 구성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MIX(Management Innovation Exchange)'를 운영하며 개방형 혁신을 핵심으로 하는 새로운 경영 개념 창출에 집중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날 강연에서 그는 "소셜 웹의 힘을 사용해 21세기에 맞는 경영 방식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조직 내 깊숙이 박힌 기존의 경영 관습들을 철저히 재점검함으로써 실력주의·자유·개방 등과 같은 웹 중심의 원칙들로 재구축돼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조직 구성원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창의성을 고무시키는 근무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숭실대 관계자는 "게리 하멜 교수가 세계적인 조직들의 여러 사례들을 통해 미래사회에 적합한 조직이 무엇인지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했다"면서 "이번 강연에 참석한 숭실대학생을 비롯한 많은 학생이 더욱 높은 비전과 글로벌 마인드를 갖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dalee@fnnews.com 이다해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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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붕괴해도 국제법상 흡수통일은 불가능"

[30대 전문가들이 바라본 남북관계 현주소] <1>

 [프레시안 이재호 기자]

 이명박 정부 5년간 경색됐던 남북관계가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을 시작으로 조금씩 풀릴 기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사회 저변에 깔려있는 북한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여전히 강하게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반북 정서는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는 양상이다. 2008년 박왕자 씨 피살 사건, 2010년 천안함·연평도 사건, 2013년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혐의를 비롯해 북한 정권의 3대 세습, 3차 핵실험까지 최근 5년간 일어난 일련의 사태들은 젊은 세대들이 북한 혐오를 넘어 무관심으로까지 이어지게 한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하지만 2013년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에서, NGO 단체에서, 언론에서 북한을 연구하고 들여다보는 30대 젊은 전문가들이 있다. 제도권 내에서 북한을 처음으로 '공부'했던 이들 30대 전문가들은 현재의 남북관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프레시안>과 코리아연구원은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30대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남북관계 현주소'라는 주제로 모인 6명의 젊은 북한 전문가들은 자신들을 바라보는 주위의 시선, 북한 체제와 김정은에 대한 평가,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향후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까지 다양한 분야에 대한 자신들의 생각을 솔직하게 풀어놓았다.

이번 좌담회에서 사회를 맡은 팟캐스트 <남북상열지사>의 진행자인 정대진 씨는 현시대에서 시민들이 요구하는 남북관계와 북한 문제에 대해 함께 호흡하면서 통일의 기반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10일 여의도에 위치한 코리아연구원 사무실에서 진행된 좌담회에는 <통일코리아> 김성옥 기자, 연세대학교 통일학 박사과정을 수료한 박일수 씨, 동국대학교 북한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탁용달·이갑준 씨, 북한통일학대학원연구협의회 최순미 공동대표가 참여했다. 다음은 좌담회 주요 내용이다.<편집자>

▲ <프레시안>과 코리아연구원은 '30대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남북관계 현주소'를 주제로 6명의 북한 전문가들과 좌담회를 가졌다. ⓒ프레시안(최형락)

정대진 :
이석기 의원 사태와 더불어 최근 2~3년 전 상황을 복기해보면 천안함, 연평도 사건으로 남북관계가 경색돼있다. 국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안 좋은 상황이다. 6.25를 겪은 윗세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2,30대들 사이엔 이런 경험을 바탕으로 반(反)북한 정서가 고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학, 통일학을 공부하고 있는데 주변의 시선은 어떤가?

박일수 : 2004년에 학부를 법학으로 졸업하고 대학원 들어갔을 때 주변에 있던 선배들이 '넌 인생의 블루오션을 찾은 거다', '법과 북한을 연결하는 새로운 연구'라고 말했다. 그 때와 지금 사이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 단적인 예로 오늘 좌담회 준비하려고 지하철에서 자료를 보면서 오는데 좀 긴장되더라. 제 옆에 있는 할아버지가 힐끔힐끔 보는 게 느껴졌다. 예전에는 '나 전공자야' 이런 느낌이었는데 최근에 이런 사태들이 있으면서 스스로 좀 위축된 느낌이 있었다. 보고 있는 자료 목차에 북한, 김정은 뭐 이런 것들이 쓰여 있으니.(웃음)

김성옥 : 입학할 때 부모님이 왜 그런 공부를 하냐고 했다. 나중에 졸업 후 취직하는 것 보고 '굶어 죽지는 않는구나'라고 말씀하시며 안심하시기도 했다. 남북관계 경색됐던 때 이명박 정부가 통일부 재정의 많은 부분을 북한 이탈 주민 쪽으로 돌렸다. 그때 생긴 일자리였다. 운 좋게 들어간 건데, 부모님이 안도를 하시긴 했지만 지금 석사과정 졸업한 후배들이 여전히 일자리 찾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을 보면서 안타깝다. 남북관계가 좀 풀려야 지원해 볼 곳들도 생기는데 지금은 NGO나 관련 기관이나 특별히 하는 사업이 없으니까 지원할 곳도 없다.

탁용달 : 지금의 사태가 그렇게 생소하지는 않다. 이석기 의원 사태나 주변 상황에 별로 개의치 않는 편이다. 이런 일이 있을 때 예전에 전공자들이 '사람들이 북한을 몰라서 이야기하는 거다'라고 넘어가는 상황이었는데 요즘은 모든 사안을 북한 문제와 연결시키는 추측성 보도도 많아서 우려스럽다. 이석기 의원 문제도 그렇고 소위 북한과 연결되면 일단 판을 끊으려는 정치 공학적 사고를 하는 상황이 좀 답답하다. 그렇다고 이석기 의원을 지지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대진 : 90년대 중반부터 계속 북한학을 공부했으니 지난 20년 동안 여러 상황을 겪으셨을 것 같다. 20년을 뒤돌아보면서 이석기 의원 사태와 같은 공안정국 상황에 대해 본인이 느끼는 경중은 어떤가? 객관적으로 생각했을 때 지금 이 사태를 예전과 비교해보면 어떤지?

탁용달 : 1999년 서해교전(1차 연평해전)이 발발했을 때 모 교수님이 '본인은 꽃게를 좋아하는데 가격이 오르게 됐다'는 걱정을 하더라. 그렇게 말한 것은 곧 DJ 정부 들어선 이후 남북관계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다는 반증이었다. 그 뒤로도 부침이 있었지만 북한이 남한 진보정권에 대한 최소한의 관심, 존중, 약간의 신뢰를 갖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런 신뢰관계 속에서 연구자들은 남북관계 개선의 희망을 갖고 있었다. 어려워도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들어서고 박왕자 씨 피살 사건이 발생한 이후부터는 정부가 노골적으로 교류·협력 자체를 싫어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회담하는 양태, 방식, 언론 논조들이 굉장히 부정적이었다. 교류·협력 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이 싫다, 어차피 망할 정권인데 뭘 도와 주냐 이런 생각들이 굉장히 많이 녹아들어가 있더라. 이런 상황적 측면들이 있기 때문에 2000년대 초반과 지금 상황은 근본적으로 다른 것 아닌가 싶다.

▲ 팟캐스트 <남북상열지사> 진행자 정대진 씨 ⓒ프레시안(최형락)
정대진 :
정권의 의지나 성향에 따라서 상당히 많은 것이 달라진다는 인식 같다.

이갑준 : 고등학교 때 한 선생님께서 분단과정부터 결과까지 객관적으로 말씀해주셨다. 그런 말씀을 해주시는 분은 17년 만에 처음이었다. 그 분이 민족적인 측면과 경제적인 측면을 말씀해주셨다. 경제적인 측면은 남북관계가 진전된 이후의 국방비, 복지비용 같은 것들이었다. 그때 그 설명을 들으며 '아, 이게 단순한 민족 문제가 아니구나. 우리나라가 더 잘 살려면 남북관계와 통일문제까지 가야 겠구나'라는 생각이 생기기 시작했다.

다행인 것은 남북관계가 지금까지 이뤄왔던 가장 큰 성과로 경제적 측면이 부각됐다는 점이다. 남북관계를 고민하고 방향을 설정하고 정책대안을 내세우는 사람들에 대해 '종북좌파'라는 인식에서 벗어나서 이 사람들이 정말로 남북경제, 특히 남북이 더 발전할 수 있는 측면을 바라보고 있다는 방향으로 여론이 생겨나고 우리도 그런 쪽으로 고민해야 한다고 본다.

앞으로 2~30대에게 남북관계는 민족문제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남북 경제협력, 여러분들이 나아갈 수 있는 '또 다른 직업의 세계'라는 측면에서 남북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 중요하다고 본다.

젊은 세대가 통일문제 자체에 무관심하다?

최순미 : 젊은 세대가 북한문제, 통일문제, 남북관계문제에 무관심한 것이 사회현상처럼 되어 있는 것 같다. 친구들과 이야기해보면 굳이 내가 관심 가지지 않아도 되는 문제, 이것이 직접적으로 내 삶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것이라고 본다. 그랬을 때 통일 문제나 통일의 당위성 이야기를 꺼내면 가장 먼저 나오는 문제가 통일 비용과 관련된 경제적 문제다. 그 친구들은 '지금 당장 내가 버는 월급 고지서를 네가 봐야 한다'고 말하곤 한다. 그래서 이들에게는 북한 인권문제, 북한의 지도자, 권력 실세 등등의 문제들이 전혀 중요한 일이 아닌 것이다.

올해 초 전쟁 위험성에 대해 많은 이야기들이 나왔을 때도 30대의 주요 관심사는 전쟁 여부가 아니라 주식이었다. 아니면 나의 경제적인 손해에 관련된 것이었다. 이러한 세대적 특성이 북한 문제를 바라보는 30대 이하 세대들의 인식을 만든 가장 큰 배경이라고 생각한다.

정대진 : 북한 문제는 나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있다는 것인데, 그런데 그런 문제는 요즘에만 나오는 현상이었을까? 예전에도 북한 문제나 공공의 문제 등 특별히 자신이 연관되어 있지 않은 이슈들에 대해서는 그런 태도가 있었던 것 같은데.

박일수 : 지금은 관심을 안 가져서 문제인데 예전에는 오히려 북한, 통일과 같은 이런 단어들이 일종의 금기어였다. 북한을 연구한다고 하면 보통 국정원이나 국가 관련 기관에서 연구를 하지, 민간인이 북한을 연구하는 것은 굉장히 낯설었다. 특히 반공 세대에서 민간이 북한을 연구한다는 것을 이상하게 보는 것이 당연했다.

그런데 지난 DJ-노무현 시기를 거치면서 금기어가 일반어가 됐다. 그럼에도 무관심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은 아직 상품화가 덜 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재밌는 주제라면 사람들의 입에서 많이 오르내릴 텐데. 통일이라는 어젠다가 상품으로 나왔고 일반 시민들이 이야기할 거리가 됐는데 아직 제대로 된 상품화를 못 한 것이다. 오죽하면 남북관계에서 최고의 히트상품은 '퍼주기'라는 말이 있지 않나.(웃음) 그 이상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아직 나오지 못한 측면도 있다.

김성옥 : 좀 위험한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일반 시민들이 통일 문제에 관심을 갖고 남북관계를 깊이 알게 되는 것 자체를 윗분들이 싫어하시는 것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사실관계를 조금만 알면 엄한 것에 종북 논리 씌우고 '좌빨'이야기하는 것이 얼토당토않다는 것을 금방 알 수 있다. 그걸 일반 대중들이 구분해버리기 시작하면 기득권층이 싫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들이 매번 써먹던 논리인데 만약 그렇게 모두 똑똑한 시민이 되면 그게 더 이상 안 먹히게 될 테니까.

김정은과 북한 체제

정대진 : 여러 이야기가 나왔는데 현재 남북관계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개성공단 공동위위원회 2차 회의를 진행하는 등 남북관계는 전반적으로 호전된 것 같다. 국내적으로는 이석기 사태 때문에 발목이 잡혀있는 측면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대화 국면으로 잠깐 넘어왔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최순미 : 북한을 공부하다 보니 북한 원문을 많이 보게 된다. 특히 북한 언론을 많이 보게 되는데 항상 비슷한 양상을 띠어 왔다. 심지어 진보정권이 들어섰을 때도 북한은 적대적으로 나왔다. 햇볕정책 같은 경우에도 처음에는 (북한이) 반감을 가졌었고. 이러한 남북 사이의 밀고 당기기는 어느 정권이든지 있었다. 이것이 좀 더 위험하게 느껴진 것은 지난 정권 때 아무런 남북관계가 없었고 게다가 북한의 무력적인 도발도 있었기 때문이다. 현 상황이 새롭다거나 김정은이라서 이렇게 했다 라고 보기는 어렵다. 반감을 가지거나 적대적으로 나왔다가 다시 대화국면으로 돌아가는 것은 북한의 전술이다. 또 북한은 한국 정부가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대진 : 북한이 구사하는 대외전략의 패턴이라는 해석인데, 다른 분들은 어떻게 보나?

박일수 : 다른 때보다 좀 세게 나오지 않았나 싶다. 정전협정 백지화, 비핵화 공동선언 폐기했고 판문점 연락 채널 차단했다. 실제로 국민들의 불안감도 컸던 것 같다. 북한의 군부가 장악해왔던 정치 엘리트 집단에서 내부 교체가 있었다고 하던데, 이런 과정에서 군부가 자신들의 이권 유지를 위해 좀 더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켰던 것 아닌가 싶다.

정대진 : 김정은이 저희랑 나이 차이가 얼마 나지 않는다. 그런데 같은 세대의 사람이라고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김정은에 대한 생각, 혹은 후배나 주변에 비슷한 또래 분들이 갖는 김정은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탁용달 :
국책연구기관에 있는 모 박사가 김정은이 20대라는 이야기를 하면서, 20대의 특성인 자유스럽고 다혈질적이고 돌발적인 특성이 있어서 북한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말을 했다. 그 때 저 사람이 저기 왜 있나 싶었다.(웃음) 물론 퍼스낼러티(personality, 성격)가 중요한데 그건 정치 과정 속에서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또 정치적인 다이내믹스(dynamics, 강약)가 있을 때 중요한 것인데 그런 것이 거의 없는 북한에서 정치지도자의 성격이나 개인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된다고는 보지 않는다. 김정은은 북한 시스템에서 만들어낸 인물이다. 인물론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좀 위험하지 않나 싶다.

박일수 : 전 NBA 농구 선수인 로드먼을 초청한다든지, 이런 채널들을 활용하는 것은 퍼스낼러티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 부분 개인적인 측면 때문에 가능한 것 아니었나 싶다.

최순미 : 김정은 체제 이후에 가장 최대의 수혜자가 로드먼 아닌가 싶다.(웃음) 이론상으로도 북한과 같은 독재국가에서 지도자의 퍼스낼러티가 발현되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김정일 체제 때 김일성과는 다르게 문화적인 부분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듯이 김정은도 자신의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정치적인 곳에서 발휘하지 못하는 독특한 생각들을 사회문화적인 측면에서 발휘하려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이갑준 : 북한 지도자의 나이나 젊음, 이런 것이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대외 환경이나 주변 국가가 중요할 것 같다. 김정은 자체만 본다면, 처음에 김정은 후계체제에서 김정은에 대한 많은 경력이나 이력이 나왔을 때 가장 흥미로운 것은 김정은이 사춘기 때 스위스에서 유학을 했다는 것이었다. 북한에서만 성장했던 김일성, 김정일보다는 그래도 스위스에서 유학한 경험이, 지금은 드러나지 않지만 2~3년 뒤에는 그때의 경험과 당시의 생각이 어느 정도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 섞인 관측을 해본다.

북한이 붕괴될 것? 김정은 체제가 불안하다?

정대진 : 김정은 체제가 겉으로 드러나는 측면에서 이전과는 조금 다른 특성이 있다. 이걸 김정은 체제 안착의 자신감으로 보는 측면도 있고 아니면 코스프레 식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김정은 체제의 안착, 어떻게 평가하나? 앞으로 김정은 체제에 대해 전망해 본다면?

탁용달 : 안착됐다고 본다. 김정은 체제가 불안하다거나 위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희망이나 기우라고 본다. 이론적으로 말하자면 독재시스템이 붕괴하는 것은 내부부패 또는 외부효과인데, 실제로 외부효과라는 측면에서 보자면 미국의 대(對)북한 고립이 60년이나 됐는데 북한은 여전히 버티고 있다. 내부적으로 시민사회 역량이 성숙했느냐는 문제도 의문이다. 또 김정은의 유고나 급변사태가 일어난다고 해도 북한이 붕괴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그런 분석을 하는 데는 우리가 그만큼 저 체제를 잘 모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굉장히 안정되었을 수 있고 체제붕괴의 중요한 요소인 내부적 요인과 외부적 효과가 발휘할 수 없는 구조가 현실인 것 같다.

이갑준 : 북한 연구하는 사람이 아니라 일반사람들이 봤을 때 북한 체제를 불안하게 보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김일성이 사망했을 때 붕괴하지 않은 것으로 봐도 (붕괴 문제는) 이미 논의를 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다.

김정은이 안정적인 모습을 갖춰가면서 경제 분야에 치중하고 있는 것 같다. 김정일이 국방 쪽에 매진을 했다면 김정은은 박봉주를 내각총리로 끌어올리면서 경제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였다. 박봉주는 2007년 총리 자리에서 숙청됐던 인물이다. 이런 인물을 내각총리로 끌어올렸다는 것 자체로 봐도 김정은 체제가 안정됐고 경제 쪽을 바라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개성공단에서 연결고리를 놓지 않으려 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도 경제 쪽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에서는 경제 쪽을 중시하면서 연결고리를 이어가려고 하기 때문에 대북정책, 남북관계에서 그런 인식을 하면서 조절해 나가야 하지 않나 싶다.

정대진 : 어제 9.9절 노농적위대 열병식 때도 내각총리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군 중심의 통치에서 당 중심의 정상적 국가로 가고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여론에서는 북한이 불안하고 붕괴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

박일수 : 북한 붕괴 이야기는 그다음 시나리오가 있는 것 아닌가. 북한이 붕괴하면 우리가 흡수통일 한다는. 그런데 북한이 붕괴하더라도 우리 정부가 흡수통일을 한다는 것은 국제법상으로도 안 된다. 이를 지속적으로 이야기하는 이유는 북한붕괴 이후 흡수통일 시나리오가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국제법적으로 작동 되지 않는 매커니즘인데, 이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이미 1991년에 남북한이 동시에 유엔가입을 하면서 북한이라는 나라도 국제사회에서는 국가성이 인정되고 있다. 유엔에 가입했기 때문에 북한이 붕괴되면 유엔이 들어가게 돼 있다. 우리가 직접 올라갈 수 없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을 간과하고 북한 붕괴론에 희망적인 사고를 걸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도 든다.

최순미 : 김일성이 죽었을 때 매우 강력하게 붕괴론을 주장했다. 근데 보란 듯이 김정일 체제가 등장했다. 그런데 로열티(충성심)는 김정은 체제 들어와서 많이 떨어졌다고 한다. 다른 국가들의 사례를 봐도 사회주의 국가가 유지되는 기간이 평균 7~80년이라고 한다. 그렇게 따져봐도 김정은 체제를 봐서 안정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인데, 전문가 집단에서 보자면 일종의 트라우마가 있다. 김일성 사망했을 때 붕괴론 주장했다가 붕괴 안돼서 난처했던 사람들 많았다. 그래서 쉽게 붕괴론을 주장하지 못하는 측면이 있었던 것 같다.

체제가 안정적인 것은 맞지만 경제 부문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난의 행군까지는 아닐지라도, 우리도 마찬가지로 예전처럼 보릿고개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양극화 현상도 있지 않나. 북한도 그런 문제를 겪고 있고. 특히 화폐 문제가 여전히 심각하다. 휴대폰을 구입할 때도 유로나 달러를 내게 한다. 북한 돈 자체가 거의 통용이 되지 않는다.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확실히 어려움을 겪고 있지 않나 싶다.

정대진 : 현재의 경제위기가 붕괴로 까지 이어질 만한 어려움인지에 대해서도 평가가 다를 수 있지 않나?

탁용달 : 일단 북한의 무역량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무역량은 경제성장률을 구성하는 여러 지표 중 하나지 않나? 또 <데일리NK>나 여러 곳에서 나오는 자료들을 보면 물가가 오르는 현상을 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해 화폐를 엄청 찍어내서 인플레이션이 된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거보다는 지역적 불균형, 유통의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증거는 못 찾았지만 통화량 증발이라는 개념으로 현재의 북한 경제를 설명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있다. 실제 생산량은 확인할 수 없다는 전제하에 북한에 들어가는 양이나 이런 것을 생각해봤을 때 분배문제, 양극화 문제 인 것 같다. 쌀 생산량이나 고무생산량도 좀 늘었다. 경제는 좀 더 좋아진 것 아닌가 싶다.

중국, 북한을 버릴 수 있나

정대진 : 김정은 체제에 대한 내부적 이야기를 했다. 이번에는 외부적 이야기, 중국의 역할을 좀 짚어보자.

박일수 : 상반기 키리졸브 훈련 이후 북한이 계속 강공으로 나갔다. 그러다가 최룡해가 5월에 방중하면서 대화국면으로 전환됐다. 북한이 국면전환을 하기 위해 주도적으로 비춰진 측면도 있지만, 어떤 측면에서는 북한의 군사적 무력도발이 수위를 넘어간 것이다. 무력 도발 수위가 올라가니까 미국에서도 군사적 액션을 취하지 않았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을 명분으로 삼아서 미국이 MD 체제를 강화하는 군사적 액션들을 취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이것이 자국의 이익을 침해했다고 봤을 것이다. 이렇게 봤을 때 동북아지역에서는, 특히 북핵문제나 무력도발이나 향후 6자회담 등에 대해 키를 쥐고 있는 것은 중국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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